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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인 애환 담긴 곳… 베이스캠프서 2시간 반 ‘최장거리’

    고려인 애환 담긴 곳… 베이스캠프서 2시간 반 ‘최장거리’

    한국 대표팀의 F조 두 번째 멕시코와의 경기는 인구 113만명으로 러시아 10대 도시에 들어가는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치러진다. 러시아 문학과 음악 배경에 잔잔한 물결로 자주 등장하는 돈강이 유유히 흐르는 곳에 자리했다. 긴 도시 이름은 러시아 북동부 로스토프와 구분하기 위해 ‘나도누’를 붙였는데 쉽게 말해 ‘돈강의 로스토프’란 뜻이다. 모스크바에서 1109㎞ 떨어져 있어 비행기로 2시간 정도 걸린다. 대한민국 베이스캠프가 차려지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르는 경기장 가운데 가장 멀어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돈강 하류와 마니치강 유역을 가로질러 넓은 범람원이 펼쳐진다. 돈강 유역의 볼고돈스크에는 대규모 원자로 생산공장이 있다. 볼가강으로 이어지는 볼가돈 운하와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등 카프카스 지역과 러시아 중앙지대를 연결하는 철도, 석유 및 가스 송유관이 지나가 ‘카프카스의 관문’으로 통한다. 농업의 발달로 밀과 보리 옥수수, 해바라기, 겨자, 멜론 등이 많이 생산되고 무연탄, 철광석 등 천연자원도 풍부하다. 표트르 대제(재위 1682~1725)의 딸 엘리자베타 여제가 1749년에 세운 무역도시다.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았을 때의 감동보다 더한 즐거움을 안긴다는 길손들의 체험담이 숱하다. 유려한 강변 풍경과 멋진 체메르니츠키 교량, 고색창연한 제정 러시아 건물들이 조화를 이뤄서다. 196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미하일 숄로호프(1905~1984)의 대하소설 ‘고요한 돈강’이 이곳을 무대로 제정 러시아로부터 달아나 독립을 꿈꿨던 코사크 민족의 슬픈 역사를 담았다. 스탈린 시대 연해주에서 이곳으로 강제 이주해 쌀 농사 등을 강요받은 고려인이 무려 2만 5000명에 이르러 지금도 이곳에 드리운 애환과 삶의 흔적을 되짚어 보는 것도 뜻깊겠다. 흑해와 연결되는 아조프해와 가까워 습한 대륙성 기후로 6월 평균 기온이 섭씨 22도로 따듯하다. 6~7월 비 오는 날은 나흘, 강수량도 70㎜ 정도로 경기를 하거나 관람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건을 제공한다. 습도는 63%, 해발 고도는 50m밖에 안 된다. 멕시코와 결전을 펼칠 장소로 지난해 개장한 ‘로스토프 아레나’는 4만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곳에선 E조, A조, D조 예선 한 경기씩과 16강전 한 경기가 열린다. 현재 러시아 프로축구 FC 로스토프의 홈 구장으로 쓰이고 있다. ’신태용호’를 응원하러 로스토프나도누를 찾는 이라면 표트르 대제가 멀지 않은 아조프 해변에 세운 당찬 계획도시 타간로그도 들러보자. 극작가 안톤 체호프(1860~1904)의 고향이어서 여기저기 그의 흔적이 남아 있다. 아울러 위대한 시인 알렉산드르 푸슈킨(1799~1837)이 산책한 아조프 해변을 거니는 것도 좋겠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주말에 맥주 1잔 권리 보장” 멕시코 총선후보 이색 공약

    [여기는 남미] “주말에 맥주 1잔 권리 보장” 멕시코 총선후보 이색 공약

    총선을 앞둔 멕시코에서 한 여성후보가 이색적인 공약을 내놔 화제가 되고 있다. 누에보레온주에서 무소속 연방하원의원후보로 출마한 발렌티나 트레비뇨가 그 주인공. 트레비뇨는 최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당선되면 누구나 주말엔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SNS에 올린 영상에서 트레비뇨는 "우리나라(멕시코)의 다른 주에 가서 맥주를 마셔본 분들이라면 모두 알겠지만 다른 주의 맥주 값이 누에보레온보다 더 싸다"면서 "맥주를 만들어내는 누에보레온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가 찾아낸 답은 바로 세금. 트레비뇨는 "세금 때문에 우리가 맥주를 생산하면서도 다른 곳보다 비싸게 맥주를 마시고 있다"면서 "당선되면 우선적으로 세금을 낮춰 누구나 돈 걱정 없이 맥주를 마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멕시코에서 맥주엔 특별세 26.5%가 붙는다. 여기에 지방세까지 합하면 가격 중 상당 부분은 세금이라 감세로 맥주 값을 낮출 수 있다는 게 트레비뇨의 설명이다. 트레비뇨는 "주 5일 열심히 일한 뒤 피곤한 몸으로 맞는 주말엔 누구나 맥주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면서 당선되면 꼭 공약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약엔 찬반론이 엇갈린다. "정말 가격이 내린다면 환영할 일" "맥주가 정말 비싸긴 하다. 감세라는 발상이 좋다"고 찬성하는 유권자도 많지만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유권자도 상당수다. "알코올 중독자들의 지지를 얻고 싶은가요?" "술주정뱅이를 위한 국회활동을 약속하고 있네"라는 등 냉담한 반응도 나오고 있다. 트레비뇨는 이에 대해 "절대 술주정뱅이들을 위한 입법활동을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 "이건 세금정책과 관련된 매우 신중한 문제"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맥주 값 인하와 같이)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이득이 되는 공약을 더 내놓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멕시코에서 맥주산업은 14대 제조업 중 하나다. 누에보레온은 멕시코의 대표적인 맥주 생산지 중 한 곳이다. 사진=트레비뇨 SNS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볼리비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케이블카 타워 설치

    볼리비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케이블카 타워 설치

    세계에서 가장 높은 케이블카 타워가 남미 볼리비아에 세워졌다. 볼리비아의 국영 케이블카회사 미텔레페리코가 21일(현지시간) 라파스에 세운 이 타워의 높이는 59.18m. 회사는 "케이블카를 연결하는 타워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고지대인 볼리비아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케이블카 타워를 설치한 건 마치 하늘을 손으로 만진 것과 같다"고 말했다. 타워는 라파스와 엘알토를 연결하는 케이블카 퍼플라인 운영을 위해 설치된 시설이다. 볼리비아는 고산지대의 도시를 연결하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케이블카를 개발, 운영하고 있다. 지하철처럼 환승도 가능한 케이블카는 노선을 색깔로 구분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타워에 띄운 케이블을 이용해 공중을 달리게(?) 되는 퍼플라인의 운행 길이는 세계 최장인 2.3km에 달할 예정이다. 케이블을 연결한 타워와 스테이션은 해발 3640~4000m에 위치해 있어 개통을 앞둔 퍼플라인은 '세계에서 가장 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케이블카'라는 기록을 동시에 세우게 된다. 퍼플라인은 초당 6m의 속도로 운행된다. 회사는 "시간당 최대 4000명이 각각 쌍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어 대중교통환경이 획기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블카는 볼리비아 국민에겐 이제 낯설지 않은 대중교통 수단이지만 외국인관광객에겐 이색적인 명물로 사랑을 받고 있다. 현지 언론은 "볼리비아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케이블카가 외국인관광객들에게 다른 도시에선 절대 체험할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을 안겨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볼리비아가 대중교통 수단으로 케이블카를 개통한 건 2014년이다. 6개 노선이 운영되고 있는 현재 누적 이용자 수는 1200만 명을 넘어섰다. 볼리비아는 케이블카를 총 10개 노선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사진=엘누에보디아리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현장 행정] 조선의복서 藝를 만나다…조선왕비의 禮를 엿보다

    [현장 행정] 조선의복서 藝를 만나다…조선왕비의 禮를 엿보다

    “선조들의 의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선잠박물관입니다.”누에치기를 처음 시작했다는 신, 선잠(先蠶). 과거 서울 성북구 성북동은 조선시대 왕비가 누에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던 선잠단이 있던 곳이다. 지난 10일, 선잠단 터 인근에 선잠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개장식에 참석한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그동안 성북동을 역사문화지구로 지정하고 체계적인 보존과 개발을 위해서 전문가,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선잠박물관 인근에는 한양성곽 중 가장 걷기 좋은 구간의 입구가 있고, 현재 근방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으로 앞으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3개의 전시실과 개방형 수장고로 조성된 선잠박물관은 선잠제와 선잠단, 비단 관련 유물을 보존하고 전시한다. 옥상은 한양도성을 구경할 수 있도록 하늘정원으로 꾸몄다. 1전시실은 ‘터를 찾다’를 주제로 양잠을 처음 시작했던 선잠 서릉씨를 신으로 모시고 한 해의 풍요를 기원했던 선잠제와 조선 초기부터 현재까지 같은 자리를 지키는 선잠단지의 역사를 담았다. 2전시실은 ‘예를 다하다’를 주제로 중요한 국가의례였던 선잠제의 구체적인 장면을 생생한 모형과 최신 기술의 3차원(3D) 입체 영상으로 구현했다. 왕비가 주관한 친잠례를 기록한 ‘친잠의궤’ 모형을 관람객이 손으로 넘기면 책 속의 이미지를 3D로 구현한 ‘신친잠의궤’를 볼 수 있다. 기획전시실은 왕실 여성의 예복과 큰머리를 꾸몄던 장신구를 전시했다. 개관 기념 특별전으로 ‘비단실의 예술 매듭장 김은영전’도 열리고 있다. 서울시무형문화재 김은영 매듭장이 만든 노리개와 비단 주머니, 매듭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선잠박물관은 특이하게 수장고를 개방형으로 구성해 누구나 내부를 직접 들여다볼 수 있다. 앞서 구는 주민과 함께 1993년부터 중단됐던 선잠제를 재현, 문화 행사로 확대해 왔으며 2016년부터는 선잠단지를 정밀 발굴조사해 선잠단의 원래 위치와 전체 규모를 밝히는 등 역사적 가치를 규명하고 원형 복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김 구청장은 “역사문화지구로 지정된, ‘지붕 없는 박물관’인 성북동에 앞으로 많은 박물관이 문을 열 것”이라며 “기존 가구박물관이 주거 문화를 알 수 있는 곳이라면 선잠박물관은 의복 문화를, 삼청각 일대는 식문화를 알 수 있는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닥터 K’ 류현진 2승 저격

    ‘닥터 K’ 류현진 2승 저격

    류현진(31·LA 다저스)이 ‘닥터K 본색’으로 샌디에이고를 저격했다. 주전이 다 바뀌어 완전히 다른 색깔의 샌디에이고 타선이지만 여전히 천적임을 뽐내며 시즌 2승을 수확했다.류현진은 17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10-3 대승을 이끌었다.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48㎞에 그쳤지만 스트라이크존 곳곳을 찌르는 제구력으로 시즌 한 경기 최다 삼진 9개를 뽑아냈다. 지난해 5월 1일 필라델피아전 이후 1년 만이자 통산 여덟 번째 9탈삼진 경기다. 지난주 오클랜드전(6이닝 1피안타 8탈삼진)을 포함해 2경기 연속 8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것은 MLB 진출 이후 두 번째다. 다만 2회말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비야누에바에게 좌월 투런포를 허용한 게 옥에 티였다. 4회말에도 비야누에바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들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해 이닝을 마쳤다. 평균자책점은 2.79에서 2.87로 좀 올랐다. 펫코파크 통산 4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했다. 타선도 일찍 터져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특히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이 ‘그랜드 슬램’(만루 홈런) 포함 5타점을 올려 최고 도우미로 나섰다. ‘친정’으로 돌아온 맷 캠프도 3점포로 지원 사격을 해 줬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커터와 체인지업, 직구, 커브 제구력 모두 좋았다. 오늘 류현진의 투구는 몇 년 전 (전성기) 모습을 생각나게 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류현진은 “제구만 되면 스윙이나 삼진도 많이 잡을 기회를 맞는다. (삼진을 많이 잡아) 기분 좋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어서 제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매체 SB네이션은 “류현진이 강력한 6이닝을 이끌면서 예전 모습을 보여 줬다”고 치켜세웠고 MLB닷컴은 “지난주 오클랜드전에서 펼친 호투를 재현했다”고 평가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퍼블릭 詩IN] 자반고등어

    [퍼블릭 詩IN] 자반고등어

    갈길 잃은 흩어짐으로 아직 남은 늦더위가 오후 두시 골목시장 좌판을 훑고 간다 비린내 가득한 좌판 위로 자반고등어가 지친 늑골의 육신을 내려놓고 외마디 외침으로 공양의 길을 가고 있다 검은빛 감도는 허파 사이로 오대양 심해 온갖 세월을 유영하던 움직임들이 이젠 숨죽여 발가벗은 몸으로 미소 같은 그윽한 편안함이 묻어 있다. 소금에 염장(鹽藏)되어 자신의 마지막 한 점 살점까지도 몸 보시(布施) 하는 인자한 황금빛 웃음에는 한여름 그 길고 험한 물길질 대신, 이젠 모든 생리작용을 마치고 세월의 빗장을 열어둔 채 죽음의 정원을 짓는 늙은 누에의 거룩한 영혼의 입놀림같이 자식들의 굶은 배를 위해 물배 채우시는 늙은 어매의 얼굴이 있다.박정훈(서울시 성북구청 문화체육과 성북동역사문화팀장) 제19회 공무원문예대전 동상 수상작
  • 한강 뱃길 따라 성지순례 가자

    한강 뱃길 따라 성지순례 가자

    한강에서 배를 타고 역사 유적을 유람할 수 있는 탐방 코스가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운영된다.서울 마포구는 ‘양화진 성지’라고 불리는 양화진 선교사묘원과 절두산 순교성지를 돌아보는 근대사 뱃길탐방 ‘돛을 올리다’를 시작한다고 5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마포구 양화대교 북단 어귀에 있는 절두산 근처는 조선시대 서경 8경 중 하나로 누에의 머리를 닮아 ‘잠두봉’이라고 불렸다”면서 “과거 한강유람의 극치라 불렸던 ‘잠두봉’에서 ‘선유봉’으로 향하는 뱃놀이를 오늘날 재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화진 선교사묘원에는 우리나라 종교·언론·교육 등 각 분야에 공헌한 외국인 500여명의 묘가 있다. 절두산 순교성지는 1866년 천주교 탄압으로 참수된 천주교인을 기리는 곳이다. 이 밖에 유람선을 타고 상암선착장으로 이동한 뒤 월드컵 평화의 공원 인근에 자리한 에너지드림센터를 견학하는 이른바 ‘에코투어’도 운영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설욕’·울산 ‘맹폭’… 현대 형제, 16강 진출

    전북 송범근, 가시와에 ‘거미손’ 울산, 멜버른에 6골… 조 2위 프로축구 현대 형제가 나란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K리그1에서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울산 현대는 4일 울산문수구장으로 불러들인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6-2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울산은 2승2무1패(승점 8)로 조 2위를 기록하며 3위 멜버른(1승2무2패·승점 5)에 승점 3이 앞서 16강행을 확정했다. 오는 18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의 마지막 경기를 남겨 뒀지만 멜버른과 승점이 같아져도 승자승 원칙에 따라 조 2위를 지킨다. 울산은 전반 12분 주니오의 선제골, 20분 임종은의 왼발 슈팅, 38분 오르샤의 추가골 등 전반에만 세 골 폭죽을 터뜨렸다. 후반 10분에도 김승준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12분 뒤에는 주니오가 이명재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 대세를 일찌감치 결정지었다. 울산은 후반 27분과 29분 멜버른에 거푸 실점하며 쫓겼지만 1분 뒤 정동호의 패스를 받은 오르샤가 다시 쐐기골을 꽂았다. 전북 현대는 일본 히타치 가시와스타디움을 찾아 벌인 E조 5차전에서 로페즈와 이동국의 연속골을 앞세워 가시와 레이솔을 2-0으로 따돌렸다. 4승1패로 승점 12를 쌓은 전북은 조 1위를 확정, 18일 전주 홈에서의 키치SC(홍콩)와의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16강에 합류했다. 골키퍼 송범근의 슈퍼 세이브가 빛났다. 전북은 전반 3분 크리스티아누에게 결정적인 헤딩슛을 내줬지만 송범근이 가까스로 걷어 내 실점하지 않았다. 전북은 전반 16분 로페즈의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온 것을 본인이 달려들어 해결했다. 전북은 전반 25분 아타루 에사카의 헤딩슛을 송범근이 다시 걷어 내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14분 뒤에는 류타 고이케의 날카로운 슈팅이 다행히 골대 위로 지나갔다. 후반 2분 가시와 김보경의 왼발 슈팅을 다시 송범근이 막아 냈다. 전북은 후반 22분 김신욱 대신 들어간 이동국이 10분 만에 쐐기골을 넣어 승리를 매조졌다. 전북은 가시와에 2연승을 거둬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1무5패의 열세를 만회해 기쁨이 갑절이 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하늘궁전’ 하나가 사라져도 그곳엔 여전히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하늘궁전’ 하나가 사라져도 그곳엔 여전히

    ‘톈궁(天宮ㆍ하늘궁전) 1호’의 ‘추락’ 때문에 지구촌이 떠들썩했다. 2001년에도 러시아의 ‘미르’가 추락한 바 있으니 처음 있는 일은 아니고, 그것이 대기권으로 진입하면 거의 다 타버린다고 했으니 겁낼 일은 아니지만, 어쨌든 사람들은 긴장했다. 그런데 우리가 ‘추락’이라는 단어에만 집중해서 그렇지 사실 그것이 단일 국가 소유로는 유일한 우주정거장이며, 그것이 떨어져도 ‘톈궁 2호’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는 점은 잘 알지 못한다. 2016년 ‘톈궁 2호’에 우주인이 30일이나 머물렀고, 그 안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두 개의 키워드인 ‘비단’과 ‘차’(茶)에 관련된 실험을 했다는 점 역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톈궁 2호’의 우주실험실에서 누에가 고치를 만들었으며, 우주인들이 차를 우려냈다. 채소를 기르는 정도가 아니라 중국인의 자부심을 보여 주는 실험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미 ‘톈궁 3호’를 만들고 있으니, 국제우주정거장이 임무를 마치는 2024년이면 중국은 아마도 세계 유일의 우주정거장 보유국이 될 것이다. 그들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큰 지름 500m의 전파망원경을 보유하고 있고, 달에 ‘위투’(玉兎ㆍ옥토끼)라는 이름의 로버를 내려보내어 현무암까지 가져왔으며, 미국의 GPS에 맞서는 ‘베이더우’(北斗ㆍ북두칠성) 위치추적 시스템(BDS) 위성을 쏘아 올렸다. 지난 3월 30일에는 ‘베이더우 3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해 2018년 말이면 ‘일대일로’(一帶一路) 연도 국가들에 서비스를 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온 상황이다. 거대 국가 중국이 그야말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우주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련의 우주 프로젝트에서 눈에 띄는 것은 우주선이나 위성의 이름이다. 우주정거장 ‘톈궁’은 ‘하늘궁전’이라는 뜻인데, 이것은 중국의 달 탐사위성 ‘창어’(嫦娥)의 이름과 맞물린다. ‘창어’, 즉 ‘항아’는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천상의 여신이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 열 개의 해가 떠올라 사람들이 고통에 빠졌을 때, 그의 남편인 명사수 예와 함께 지상으로 내려온다. 예가 아홉 개의 해를 쏘아 떨어뜨리고 난 후 하늘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자 머나먼 곤륜산에 가 불사약을 구해 온다. 좋은 날을 택해 함께 먹기로 했으나, 자신이 살던 하늘궁전으로 돌아가지 못할까 봐 걱정하던 항아는 홀로 불사약을 마시고 하늘로 올라갔다. 하지만 차마 하늘궁전으로 돌아가지는 못하고 방향을 틀어 달 속으로 날아갔는데, 그곳에 계수나무와 토끼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곳에서 달의 여신이 된 것인데, 그 이야기를 가리켜 ‘항아분월’(嫦娥奔月ㆍ항아가 달로 날아가다)이라 한다. 그러니 달을 향해 날아가는 탐사위성에 ‘항아’라는 여신의 이름을, 달에 착륙한 로버에 ‘옥토끼’라는 이름을 붙이고, 우주선과 도킹하는 우주정거장에 ‘하늘궁전’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야말로 탁월한 작명이다. 위성 위치추적 시스템 위성의 이름에 ‘북두칠성’을 붙인 것은 또 어떠한가. 북두칠성은 일 년 내내 하늘에 떠 있는 별이고, 국자 모양의 별 손잡이 방향의 변화에 따라 계절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지역에 북두칠성에 대한 신화가 전승되는데, 중국에서 북두칠성은 원래 일곱 명의 자매 여신을 의미했다. 밤이면 언제나 볼 수 있는 별이기에 장수를 뜻하기도 했고, 그 생김새가 국자나 그릇, 창고처럼 생겨 풍요를 의미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밤하늘의 길잡이 역할이었으니, 위치추적 시스템의 명칭으로는 제격이라 하겠다.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들의 이름을 최첨단 우주과학기술의 영역에 소환하는 그들은 우주에서도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우리도 우리가 쏘아 올린 우주선에 제주도 북두칠성의 여신 ‘칠성아기씨’의 이름을 붙일 수 있는 날이 오길 꿈꾸며.
  • 오멸 감독이 전하는 세월호 레퀴엠…‘눈꺼풀’ 4월 개봉

    오멸 감독이 전하는 세월호 레퀴엠…‘눈꺼풀’ 4월 개봉

    세월호 희생자들을 잘 배웅하기 위한 진혼곡과 같은 영화 ‘눈꺼풀’이 4월 개봉한다. 망망대해 위 외딴 섬 ‘미륵도’에서 떡을 만들며 저승으로 긴 여정을 떠나는 사람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는 노인의 이야기를 담은 ‘눈꺼풀’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향한 작품이다. 오멸 감독이 제사를 지내는 마음으로 연출에 임했다. 오멸 감독은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세월호가 제주로 향했기에 더 큰 무게감으로 시나리오를 썼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그는 희생자들을 가슴에 묻고, 잘 배웅해주기 위해 슬프고도 아픈 마음을 은유적으로 담아냈다. 영화는 제20회 부산영화제, 제41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관객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냈다. 여기에 ‘아이 캔 스피크’, ‘누에치던 방’ 등 다양한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이상희 배우가 학생들을 이끌고 섬에 도착한 선생님 역을 맡아 열연했다. 갑작스럽게 먼 길을 떠나야만 하는 아이들에게 한 끼라도 먹이고픈 마음을 담은 세월호 헌정 영화 ‘눈꺼풀’은 오는 4월 12일 개봉한다. 15세 관람가. 85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김응교 교수-작가의 탄생] 한 명의 독자 위한 성찰의 편지… 고흐의 ‘뿌리 깊은 고뇌’ 담겼네

    [김응교 교수-작가의 탄생] 한 명의 독자 위한 성찰의 편지… 고흐의 ‘뿌리 깊은 고뇌’ 담겼네

    알다 이전에 ‘본다’가 있다. 쓰다 이전에 ‘본다’가 있다. 세상을 바로 보는 시선은 너무도 중요하다. 김수영은 “이제 나는 바로 보마”(공자의 생활난)라며 ‘보다’라는 행동을 강조했다. 작가란 대상의 본질을 보는 사람이다. 보는 시선에 따라 표현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본다’라는 동사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낸 작가를 떠올리면 단연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떠올릴 수 있다.인물화나 풍경화에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감상적이거나 우울한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고뇌야. 사람들이 내 그림에 대해, 화가가 깊이 날카롭게 느끼고 있다고 말할 정도의 경지에 이르고 싶어. (1882년 7월 21일 / 반 고흐, 신성림 옮김,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예담, 2005) 고흐는 자신이 본 풍경을 ‘뿌리 깊은 고뇌’로 새롭게 표현하고 싶어 했다. 그의 고뇌는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에 써 있다. 그의 편지에는 자연과 종교를 대하는 태도, 안부를 묻는 내용이 가득하다. 에밀 졸라, 도스토옙스키 등 소설가에 대한 평과 렘브란트, 밀레 등 화가에 대한 간단한 인상주의 비평문도 들어 있다. 그는 화가이지만 ‘편지문학 작가’로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일기는 자기만 읽는 글이지만, 편지는 한 명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독특한 문학 장르다. 한 명을 독자로 삼는 편지는 일기 못지않게 속내를 드러내는 솔직한 글이다. “그래, 내 그림들, 그것을 위해 난 내 생명을 걸었다. 그로 인해 내 이성은 반쯤 망가져버렸지. 그런 건 좋다.”(1890년 7월) 당찬 다짐이 들어 있는 편지글은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열정을 느끼게 한다. 그림에 “생명을 걸었다”는 속내는 일기처럼 편지글에서도 드러난다.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맘대로 써도 되는 일기와 달리, 편지는 한 명의 독자를 위해 성찰하며 이야기를 정리해 보내야 한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4)이나 도스토옙스키의 장편소설 ‘가난한 사람들’(1946) 등은 편지문학의 대표작이랄 수 있겠다. 편지작가인 고흐가 전하고 싶었던 것은 ‘뿌리 깊은 고뇌’였다. 영어로는 6권, 일본어로는 3권짜리 고흐 서간문 전집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말로 고흐 편지 전체가 번역된 적은 없다.●고흐가 본 시엔 한 통계를 보면 미술관에 걸린 누드화의 85%가 여성 누드라고 한다. 누드를 주문하는 자도 남자요, 그림을 그리고 만든 이도 남자였다. 천사처럼 성스러운 존재만을 누드로 그렸던 미술사를 에두아르 마네가 ‘풀밭 위의 점심식사’(1863)를 그려 흔들어 놓았다. 벌거벗은 여성 곁에서 넥타이에 정장을 갖춘 두 사내가 편안히 정담을 나누는 상황은 황당하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누드의 여성은 그림 밖의 관람자를 태연하게 응시한다. 마네의 ‘올랭피아’(1865)는 더 도발적이다. 흑인 여성을 배경으로 하는 백인 여성의 흰 살은 조금은 외설적이다. 슬리퍼, 보석, 머리의 꽃 장식을 보자. 흑인 하녀가 든 향기로운 꽃다발은 누가 선물로 보냈을까. 고흐도 누드를 그렸다. 다만 고민 없이 혹은 그림을 팔려는 의도에서 그린 누드와 다르다. 고흐는 여성의 성적인 육체보다는 여성이 견딘 ‘뿌리 깊은 고뇌’를 그리려 했다. 고흐의 편지를 읽으면, 여성을 대하는 그를 화가로서뿐만 아니라 작가로서도 충분히 평가할 수밖에 없다. “지난겨울, 임신한 여인을 알게 되었어. 남자에게 버림받은 데다 그 남자의 아이를 배고 있었지. 겨울에 길을 헤매는 임신한 여자가 빵을 얻으려면 어떻게 했을지 너는 알겠지. 나는 그녀를 모델로 삼아 겨울 내내 그녀와 함께 일했어. 나는 그녀에게 모델료를 충분히 주지 못했지만 그래도 방세는 내 주었어. 그리고 다행히도 빵을 그녀에게 나누어 주어 그녀와 아기를 굶주림과 추위로부터 지켜주었어. … 그녀와 결혼하는 것보다 좋은 일이 있을까? 결혼은 그녀를 구제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야.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다시 가난해지고, 과거의 구렁텅이로 내몰리는 생활로 돌아가야 해.”(1882년 5월 3~12일)매독에 걸린 채 임신해 있고, 딸까지 데리고 있는 세 살 연상 매춘부 시엔과 고흐는 1년 넘게 함께 살았다. 그녀 때문에 목사인 아버지는 고흐에게 다시는 오지 말라고 야단쳤다. 친척이자 존경하던 스승이었던 안톤 모베도 인연을 끊었다. 시엔을 모델로 그린 ‘슬픔’(1882)에서 고흐의 ‘뿌리 깊은 고뇌’를 만날 수 있다. 우키요에(일본 에도시대 화풍)의 영향을 받았으나 외설적이거나 에로틱한 면이 없다. 오히려 힘없이 헝클어진 머리카락, 볼품없이 나온 뱃살이 지저분하고 추한 느낌마저 든다. 앞서 본 마네의 여인들은 팽팽한 곡선, 탐스러운 머리칼, 풍요한 젖가슴을 갖고 있지만, ‘슬픔’에 앉아 있는 시엔은 전혀 반대다. 모든 것을 잃었다는 박탈감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고흐는 37년을 살면서 많은 그림을 그렸지만 ‘슬픔’은 고흐 개인사를 넘어 여성의 누드를 ‘슬픔’으로 보는 전복적인 작품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그린 것 중 최고”라고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말했다. “나 같은 사람은 정말이지 아파서는 안 된다. …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싶으니까. ‘슬픔’은 그 작은 시작이다.”(1882년 7월 21일) 그가 편지에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바람을 뚜렷하게 나타낸다. 시엔은 60여점의 데생과 수채화를 위한 모델에 지나지 않았을지 모르나, 시엔을 그린 ‘슬픔’은 여성을 보는 전혀 다른 세계를 제시했다.●감자 먹는 사람들… 빈자의 성찬식 솔직히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어두컴컴하고 지저분한 느낌 외에 달리 감흥은 없었다. 이상하게도 보면 볼수록 그 분위기에 점점 빠져들어 갔다. 집안은 온통 어둡고 감자가 놓인 테이블에만 빛이 모여 있다. 초라한 식탁에 등만 보이는 소녀 앞에 찐 감자의 김이 금빛으로 오르고 있다. 당시 유럽에서 감자는 가난한 사람들의 주식이었다. 왼편에 그려진 광대뼈가 나온 사내는 거칠게 살아온 황소를 닮았다. 고흐는 왼쪽 사내의 손을 가장 공들여 그렸다고 편지에 썼다. “나는 램프 불빛 아래에서 감자를 먹고 있는 사람들이 접시로 내밀고 있는 손, 자신을 닮은 바로 그 손으로 땅을 팠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 주려고 했다. 그 손은, 손으로 하는 노동과 정직하게 노력해서 얻은 식사를 암시하고 있다. … 언젠가는 ‘감자 먹는 사람들’이 진정한 농촌 그림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1885년 4월 30일 편지) 이 작품을 위해 고흐는 고향 누에넨에서 겨울을 보내며 농부들의 초상화 40여점을 그렸다. 고흐는 이 작품을 오랜 친구인 반 라파르트에게도 석판화로 보냈다. 걸작을 제작했다는 확신 때문에 고흐는 라파르트의 부정적인 반응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라파르트는 ‘감자 먹는 사람들’이 예술의 규범을 모두 훼손했다고 생각했다. 굴하지 않고 고흐는 이 작품을 자신이 그린 그림 중에 가장 독창적이고 뛰어난 작품이라고 테오에게 편지를 보냈다. “나는 ‘감자 먹는 사람들’이 아주 좋은 작품이 되리라 믿는다. … 너도 이 그림이 독창적이라는 걸 확실하게 알게 될 것이다.”(1885년 4월 30일) 인도 콜카타에서 태어난 가야트리 스피박 교수는 돈도 없고 배운 것이 없어 자신들의 아픔을 표현할 줄 모르는 이들을 하위주체, 즉 서벌턴(Subaltern)이라고 명명했다. 이들은 왜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을까. 스피박 교수는 구조적 문제에 주목하라고 요구한다. 고흐의 그림은 스피박의 서벌턴 이론에 호응한다. 고흐의 ‘슬픔’에 나오는 창녀 시엔이나 ‘감자 먹는 사람들’에 나오는 가난한 가족은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하는 서벌턴들이다. 탄광 지역 보리나주에서 썼던 그의 편지를 읽으면 빈자에 대한 심려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예수 그리스도는 괴로운 생활을 보내는 노동자에게 힘을 주고 위로하며 계몽할 수 있는 주님이기 때문이라고. 왜냐하면 그 자신이야말로 우리의 병을 안 위대한 슬픔의 사람이고, 그가 신의 아들이기는 하지만 목수의 아들로 불린 존재이며, 병든 영혼을 치료하는 주님이기 때문이라고.”(1878년 12월 26일) 고흐의 편지를 읽는 독자나 그림을 보는 관객은 잠시라도 그가 제시한 슬픔과 가난을 만드는 메커니즘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의 편지와 그림이 따스한 이유는 낮고 천하고 볼품없고 쓸데없는 것들을 ‘보는’ 그의 시선이 우리를 따뜻하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쓸쓸하고 낮은 것과 같이하려는 시선에서 ‘편지작가’ 고흐는 탄생했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19일마다 1명꼴로 여성운동가 피살…콜롬비아서 테러 표적

    19일마다 1명꼴로 여성운동가 피살…콜롬비아서 테러 표적

    콜롬비아에서 인권운동가들이 테러의 표적이 되고 있다. 2016년부터 올 2월까지 콜롬비아에서 인권운동가 282명이 살해됐다고 콜롬비아 국민보호위원회가 7일(현지시간) 밝혔다. 국민보호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134명, 2017년 126명, 올 1~2월 22명 등 콜롬비아에선 매월 평균 10건 이상 인권운동가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가장 많은 사건이 발생한 곳은 75명이 살해된 카우카주였다. 안티오키아(38명), 산탄데르(17명), 나리뇨(15명), 초코(14명) 등도 인권운동가들에겐 위험한 지역으로 분류됐다. 표적엔 남녀 구별이 없었다. 2년간 콜롬비아에선 트랜스젠더 2명을 포함해 여성 인권운동가 40명이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국민보호위원회는 "평균 19일마다 1명꼴로 여성 인권운동가가 공격을 받고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인권운동가가 테러의 타깃이 되는 건 내전 종식에도 불구하고 무장세력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국민보호위원회의 설명이다. 콜롬비아 정부와 무장혁명군(FARC)은 2016년 평화협정을 체결했지만 국가해방군(ELN)은 오히려 그 세력이 커지고 있다. 평화협정에 반대한 무장혁명군의 일부 세력도 여전히 게릴라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민보호위원회는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보호대책이 시급하다"며 특히 여성운동가에 대한 보호를 당국에 촉구했다. 관계자는 "인권운동가, 특히 여성 인권운동가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평화협정 후에도 무장세력의 득세로 치안이 극도로 불안한 곳은 코르도바, 수크레, 마그달레나, 초코, 안티오키아, 리사랄다, 칼다스, 나리뇨 등지다. 사진=디아리오누에보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순금 권총’에 ‘핑크 소총’까지…주인은 누구?

    ‘순금 권총’에 ‘핑크 소총’까지…주인은 누구?

    멕시코의 한 고급 주택에서 명품(?) 총기류와 시계가 무더기로 쏟아져나왔다. 하지만 주인이 누군지는 확인되지 않아 궁금증만 증폭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경찰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누에보레온주의 한 주택을 압수수색했다. 주택에선 뜻밖의 물건과 동물이 대거 발견됐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총기류다. 집에선 순금으로 도금한 45구경 권총 6정이 나왔다. 은을 입힌 권총도 2자루, 핑크색으로 무늬를 넣은 '패션 소총', 심지어 방탄조끼까지 나왔다. 경찰은 "핑크 무늬가 들어간 총기는 아마도 여성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외에도 총기류가 다수 발견됐다"고 말했다. 주택에는 명품시계도 무더기로 보관돼 있었다. 롤렉스, 까르띠에, 오데마 피게, 위블로 등 명품 시계 21개가 발견됐다. 시계의 가격만 약 2500만 페소(약 14억원)로 추정된다. 주차장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10대와 오토바이 10대가 줄지어 주차돼 있었다. 정원엔 암시장에서 비싼 값에 거래되는 야생동물이 우리에 갇혀 있었다. 과카마야(앵무새의 일종) 등 모두 거래가 금지된 희귀종이었다. 경찰은 구체적으로 종과 수를 밝히진 않았지만 암거래가로 약 400만 페소(약 2억3000만원) 상당의 동물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압수수색을 받은 주택은 대지가 10헥타르에 달하는 고급 대형 주택이다. 주택의 소유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이 주택을 압수수색한 건 우연히 수상쩍인 움직임을 목격하면서다. 현지 언론은 "총을 든 남자가 주택을 지키는 걸 본 우연히 목격한 경찰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아 압수수색을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붙잡힌 사람은 없었다. 경찰이 들이닥쳤을 때 주택은 아무도 없는, 텅 빈 상태였다. 경찰은 "짐작되는 건 있지만 아직까진 확인된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사진=멕시코 경찰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정찬주의 산중일기] 호(號)를 지어 선물하기

    [정찬주의 산중일기] 호(號)를 지어 선물하기

    홀가분한 마음으로 읍내를 나간다. 손님방을 사용할 수 없게 돼 마음이 심란했는데 기술자를 불러 방바닥 배관 속의 언 물을 녹였기 때문이다. 아내는 걱정이 가득했다. 설을 쇠러 광주에 계신 어머니와 서울에 사는 둘째딸 아이가 곧 올 텐데 마음이 어수선했을 터. 실제로 평창동계올림픽 취재의 일로 스위스에서 온 교포 임인옥씨가 내 산방을 찾아왔지만 아래 절의 객사 방에서 이틀 동안 머물러야 했다. 기술자는 광주에서 쉽게 생각하고 왔다가 결국 방바닥을 뚫고 작업했다. 하루는 작업 장비가 적당치 않아 2시간만 작업하고 돌아갔다가 다음날에야 언 배관 속을 완벽하게 녹였다. 호스를 배관 속으로 밀어 넣고는 뜨거운 스팀을 쏘아 주는 것이 해결 방법이었다. 두세 시간 스팀을 쏘자 플라스틱 배관 반대편 쪽에서 얼음이 가래떡처럼 나왔다. 봄이 되면 녹겠지 하고 낙관적으로 생각할 일이 아니었다.읍내로 나가는 이유는 지인들에게 호(號)를 선물하기 위해서다. 지인들의 성품에 합당한 호(號)를 지어 운당 정영채 서예가에게 글씨를 받아 두었던 것이다. 나는 지인 세 분의 호를 한 달 동안 뜸을 들이며 지었다. 서재필 박사와 외사촌 형제인 일봉 이교문 선생의 고손자인 이남섭 시인의 호를 먼저 은강(隱江)이라고 지었다. 고향집을 월백당(月白堂)으로 삼고 사는 시인의 인품이 은거한 선비를 연상시키는 ‘숨은 강’ 같아서였다. 이 시인의 시들 중에 ‘강 하나 내 가슴 깊숙이 흐르게 하고 싶다’는 시구도 있다. 더구나 고향집 앞의 개울인 가내가 보성강의 지류라고 하니 더없이 계합하는 호가 아닐까 싶었다. 두 번째로 생각한 호는 태백산맥문학관 관장을 지낸 위승환 선생의 것이었다. 위 선생은 성품이 강직하여 내가 농담으로 일제강점기에 태어났다면 독립투사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던 분이다. 내가 위 선생에게 꼭 호를 주고 싶었던 것은 3년 전에 큰 선물을 받았으므로 답례하는 차원이었다. 위 선생은 한글 창제의 비밀을 추적한 내 소설 ‘천강에 비친 달’을 200자 원고지에 1104장이나 필사해서 나에게 가져왔던 것이다. 소설 내용에 깊이 공감했다지만 가슴이 뜨겁지 않으면 그럴 수 없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위 선생의 호는 의정(義井)이라고 했다. 또 작년 가을에 위의 두 분과 함께 북인도를 여행했던 보향다원 최영기 대표의 호도 생각했다. 최 대표는 차밭을 조부 때부터 3대째 일궈 오고 있다는 분이다. 북인도 여행 중에 간간이 받은 인상이지만 언행이 진중하고 차처럼 맑았다. 여행하는 동료에게 차 누룽지를 나눠주는 등 베풀기도 좋아했다. 나눔에는 공허함이 없는 법, 반드시 덕의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는 게 나눔의 문법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조용한 성품의 최 대표 호를 다선(茶禪)이라고 지었다. 운당 선생께는 다선향실(茶禪香室)이라는 글씨를 부탁했다. 추사 김정희가 차 마시는 방을 화로가 하나 있는 일로향실(一爐香室)이라고 명했던 데서 착안했다. 세 분의 호를 서예 작품으로 받는 데 나로서는 적잖은 경비가 들었지만 그래도 마음은 흐뭇했다. 내가 친근하게 여기는 분들에게 주는 선물이고, 무엇보다 운당 선생의 행초서가 살아 꿈틀거리는 듯했기 때문이었다. 과천 현충탑에 새긴 운당 선생의 글씨를 보고 흠모하게 됐지만 도무지 80세 된 노서예가의 필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멋들어지고 힘찼다. 온몸으로 쓰는 추사의 현완법(懸脘法)을 되살려 낸 분이라고 평하니 그럴 만도 했다. 추사의 글씨를 보면 에너지가 넘치는데 운당 선생의 글씨도 내 마음을 격동케 했다. 세 분을 만나기로 한 식당에 들어가 호가 쓰인 서예 작품을 내미니 모두가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벌써 이름을 부르지 않고 호칭이 호로 바뀌어 있다. 마음에 든다는 방증이리라. 조선의 선비들이 부모가 지어 준 이름을 쓰지 않고 성년이 됐을 때부터는 각자 개인의 사연이나 신념, 낭만과 각오 등이 담긴 아호, 별호 등을 썼던 까닭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터. 그렇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철없을 때 부르던 이름을 누에 허물 벗듯 접고 마음에 드는 호를 하나씩 가져 보는 것도 어떨까 싶다.
  • [우주를 보다] 암흑 속 빛나는 두 개의 점…지구와 달 포착

    [우주를 보다] 암흑 속 빛나는 두 개의 점…지구와 달 포착

    암흑의 우주 속에서 보이는 두 개의 밝은 점은 무엇일까?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무인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촬영한 천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서 밝게 빛나는 점의 정체는 바로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 그리고 그 옆에 놓인 작은 점은 당연히 달이다. 우주에서는 티끌같은 우리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이 사진은 지난달 17일 NASA의 무인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촬영한 것이다. 촬영당시 지구와 오시리스-렉스의 거리는 3950만㎞로 지구와 달의 거리보다 100배는 더 멀리 떨어져있다.   현재 초속 8.5㎞로 비행 중인 오시리스-렉스는 소행성 탐사선으로 지난 2016년 9월 발사됐다.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소행성의 궤도를 돌며 연구하는데 그치지 않고 표면까지 하강해 로봇팔을 쭉 뻗어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온다는 사실이다. 목적지는 지구 근접 소행성 ‘베누’(Bennu·1999 RQ36)다. 베누는 지름이 500m 정도인 작은 소행성이지만 태양계 생성 때의 원형 물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태양계의 형성과 진화, 나아가 생명의 기원인 유기물의 출처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시리스-렉스는 오는 12월 베누에 도착할 예정으로 1년 여의 일정으로 그 궤도를 돌며 관측한다. 2020년에는 표면의 샘플을 60g이상 채취하며 이듬해에는 다시 지구로 귀환한다. 지구 도착은 2023년 9월로 샘플을 담은 캡슐은 낙하산을 이용해 미국 유타 주에 떨어진다.  사진=NASA/Goddard/University of Arizona/Lockheed Martin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냥개들에 쫓겨 피신한 퓨마…밀렵 영상 논란

    사냥개들에 쫓겨 피신한 퓨마…밀렵 영상 논란

    멸종위기에 놓인 맹수를 사냥하고 영상을 찍어 자랑한 남자들이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 멕시코 경찰이 불법으로 퓨마를 사냥한 밀렵꾼 3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현지 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은밀했던 불법행위를 세상에 노출한 건 밀렵꾼들이다. 세 사람은 퓨마사냥을 동영상으로 찍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곤 자랑을 늘어놨다. 누에노레온주와 코아우일라주 사이 경계지역의 한 밀림에서 찍은 영상은 사냥개들이 퓨마를 발견하고 쫓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최소한 4마리 이상으로 보이는 사냥개들이 달려들자 퓨마는 나무 위로 도망친다. 나무 아래는 사냥개들이, 반대쪽은 하천이 흐르고 있어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어진 퓨마는 바짝 긴장한 듯 몸을 움츠린다. 밀렵꾼들은 그런 퓨마를 총으로 쏴 나무에서 떨어뜨렸다. 밀렵꾼들은 활짝 웃는 얼굴로 "신의 은총에 감사한다. 정말 기분 좋은 경험"이라며 죽은 퓨마를 등에 업는다. 사건은 영상을 발견한 한 동물보호단체가 멕시코 야생동물보호국에 신고하면서 조사가 시작됐다. 야생동물보호국은 멕시코 연방검찰에 조사를 의뢰하고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멕시코 형법에 따르면 야생동물을 불법으로 사냥한 사람에겐 최고 징역 9년이 선고될 수 있다. 벌금도 최고 24만 페소(약 140만원)를 내야 한다. 덩치로 따지면 지구상에서 4번째로 큰 맹수다. 아메리카에선 재규어에 이어 2번째로 덩치가 크다. 퓨마는 캐나다 북서부에서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까지 전 미주대륙에 서식하지만 자연이 파괴되면서 개채수는 갈수록 줄고 있다. 특히 콘콜로르종 퓨마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무역에 관한 협약(CITES)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 사진=영상 캡처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평창에 뜬 배구 여제, 스노 발리볼 알린다

    평창에 뜬 배구 여제, 스노 발리볼 알린다

    14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인근 ‘오스트리아 하우스’ 앞에서 스케이팅이나 스키, 썰매가 아닌 이색 경기가 펼쳐졌다. 바로 눈 위에서 하는 배구 ‘스노 발리볼’이다.●동계 정식 종목 채택 위해 시범경기 국제배구연맹(FIVB)과 유럽배구연맹(CEV)이 마련한 이 경기에는 ‘배구 여제’ 김연경(30·중국 상하이)을 비롯해 지우베르투 필류, 이마누에우 헤고(이상 브라질), 블라디미르 그르비치(세르비아) 등 배구 스타들과 비치 발리볼의 니콜라스 베거(오스트리아) 등이 총출동했다. 아직 생소한 스노 발리볼을 세계에 알려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이끌기 위한 노력이다. 쉬에천(중국), 필류(브라질)와 한 팀으로 나선 김연경은 세트스코어 1-2로 아쉽게 패한 후 “눈 위에서 경기를 처음 해보는데 재밌다”고 말했다. 이어 “실내 배구보다 지면이 미끄러워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실내 배구와 비슷하나 나처럼 기본기가 강한 선수가 잘할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김연경 “스노 발리볼 채택 땐 꼭 뛰고파” 그는 “겨울에는 밖에서 배구를 못 할 것이라고 많은 분이 생각한다. 눈 위에서 눈싸움하듯 배구도 밖에서 할 수 있다”며 “많은 사람이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밖에서 보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노 발리볼이 언젠가 동계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고 기회가 된다면 꼭 뛰고 싶다”고 밝혔다. 전날 쇼트트랙 경기를 지켜본 김연경은 “분위기 등 모든 게 다 좋았다. 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는 것이 감격스러웠고 이 자리에 함께 있다는 것이 영광”이라며 기뻐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한해 수천 명 피살…멕시코 마약 카르텔은 전쟁중

    한해 수천 명 피살…멕시코 마약 카르텔은 전쟁중

    멕시코 할리코주의 치안이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다. 마약카르텔 간 전쟁에 불이 붙으면서 살인사건이 폭증하고 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할리코주에서 62명이 살해됐다고 현지 언론이 검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로써 올 들어 할리코주에서 총격 등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174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10일에만 할리코주에선 8명이 피살됐다. 이 가운데 6명은 마약카르텔 간 싸움에서 목숨을 잃은 조직원이다. 익명을 원한 검찰 관계자는 "밴을 타고 이동하던 카르텔 조직원 7명이 경쟁관계에 있는 또 다른 조직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7명 중 6명이 사망하고 1명은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심한 부상을 당했다. 할리코주에선 이날 손발이 묶이고 입에 재갈을 문 채 자택에 피살된 남자,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한 여자 등 살인사건 2건이 더 발생했다. 검찰 관계자는 "살인사건으로 죽어가는 사람의 수가 거의 학살 수준"이라며 "이젠 정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할리스코주는 멕시코에서도 치안이 불안하기로 악명 높은 곳이다. 지난해 할리스코에선 주민 1369명이 피살됐다. 멕시코에서 4번째로 살인사건이 많이 발생한 주다. 올 들어 1월에만 100명 이상이 피살되는 등 살인사건이 꼬리를 물자 멕시코 연방정부는 경찰 1000명을 할리스코주에 긴급 투입했다. 하지만 경찰력 증원에도 치안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은 "할리스코주의 지배권을 놓고 범죄카르텔 '할리스코 누에바 헤네라시온'과 또 다른 조직 '골포'가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이면서 강력범죄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이런 추세라면 올해 할리스코가 불명예 신기록을 세우면서 멕시코에서 가장 치안이 불안한 지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사진=솔데아카풀코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화성 전곡항에 해상케이블카와 함께 수변공원 조성

    화성 전곡항에 해상케이블카와 함께 수변공원 조성

    경기 화성시 전곡항 주변에 3만 6000㎡ 규모의 수변공원이 조성된다. 화성시는 5일 시청 접견실에서 동명기술공단종합건축사사무소와 이런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협약에 따라 동명 측은 53억원을 들여 전곡항 뒤편 고렴산 주변에 광장, 초화원, 수변산책로, 쉼터, 주차장 등을 갖춘 공원을 조성해 시에 기부채납하고 나서 직접 운영을 맡게 된다. 공사는 올 5월에 착공해 내년 12월 준공될 예정이다. 전곡항 수변공원은 동명 측이 추진하는 제부도 해상케이블카 조성 사업과 연계해 추진된다. 동명 측은 지난해 4월 14일 민자 42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제부도와 전곡항까지 2.15㎞에 이르는 국내 최장 해상케이블카를 건설하는 내용의 협약을 화성시와 체결하고 개발절차를 진행중이다. 동명측은 2020년까지 제부도와 전곡항에 각각 승ㆍ하차가 가능한 정류장과 시간당 약 1500명을 수송할 수 있는 8인승 곤돌라 54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바닥과 벽이 투명한 크리스탈 케빈 형식의 곤돌라는 바다 위 30m 상공에서 왕복 20분 동안 제부모세길, 전곡항 요트, 누에섬, 해상풍력, 서해 낙조 등 서해안 조망을 제공할 예정이다. 시는 제부도 해상케이블카로 연간 60만 명 이상의 탑승객을 유치해 고용창출효과와 더불어 기존 관광자원들과 연계로 2020년 한해 약 7000억 원 이상의 경제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서 채인석 시장은 “해양경관을 보호하면서 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을 선사할 수 있도록 전곡항 수변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관광 콘텐츠 개발을 통해 서해안 관광벨트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멕시코서 언론인 총격 사망… 올해 들어 두번째 피해자

    멕시코서 언론인 총격 사망… 올해 들어 두번째 피해자

    멕시코에서 언론인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피살됐다.14일(현지시간) 아니말 폴리티코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언론인이자 교수인 카를로스 도밍게스 로드리게스(77)가 전날 북동부 타마울리파스 주의 누에보 라레도 시에서 피살됐다. 도밍게스는 피살 당시 그의 딸과 함께 차로 이동하던 중 변을 당했다. 무장 괴한들은 도밍게스에게 수차례의 총격을 가하고 흉기로 공격했다. 동행했던 딸은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밍게스는 과거에 디아리오 데 누에보 라레도 신문 등 여러 인쇄 매체에서 활동하다가 최근에는 독립 언론인으로 여러 뉴스 웹사이트에 칼럼을 기고해왔다. 주 사법당국은 이번 피살이 도밍게스의 언론인 활동과 연관됐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언론인이 피살되는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최근 유력 일간지인 엘 우니베르살의 전 편집자인 호세 헤라르도 마르티네스가 멕시코시티 코요아칸 지역에서 총격을 받았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던 중 사망했다. 헤라르도는 피격 전에 당국에 강도 위협을 받고 있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약범죄 조직이 창궐하고 정관계에 부패가 만연한 멕시코에서 지난해 언론인 13명이 피살됐다. 비판적인 보도를 했다가는 직접 살해하거나 청부살인을 의뢰하는 일이 잦다. 이에 유엔과 미주인권위원회는 언론인의 피살에 대한 적절한 진상 조사와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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