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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공주·부여·익산 古都지구 지정

    경주·공주·부여·익산 古都지구 지정

    국내 대표적 4대 고도(古都)인 경주·공주·부여·익산에 고도 지구가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2004년 ‘고도 보존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8년 만에 이들 고도 가운데 핵심지역을 ‘특별보존지구’와 ‘역사문화환경지구’로 나누어 지정했다고 5일 밝혔다. 4개 지구의 지정 총면적은 1만 3097필지 894만 3000㎡. 이 중 특별보존지구가 전체 61.8%인 552만 8000㎡이며 나머지 38.2%인 341만 6000㎡가 역사문화환경지구다. ‘특별보존지구’는 원형(原形)을 보존해야 하는 절대 보전 지역에 가까운 곳이다. 반면 ‘역사문화환경지구’는 특별보존지구 주변 지역 가운데 현상의 변경이 제한되는 곳을 말한다. 경주 고도지구(277만 1000㎡)에는 황룡사지·월성·읍성·대릉원 등 중요 유적지가, 공주 고도지구(203만 6000㎡)에는 공산성·송산리 고분군·정지산 유적이 각각 포함됐다. 부여 고도지구(292만 4000㎡)는 부소산성·관북리 유적·부여 나성 등이, 익산 고도지구( 121만 3000㎡)에는 금마 도토성(都土城)·익산 향교 등이 들어간다. 향후 10년에 걸쳐 총 81건(경주 24건·부여 21건·공주 19건·익산 17건)의 보존사업도 추진된다. 경주는 황룡사지 정비·경주읍성 복원·신라 도심고분공원 조성 등을 추진하고, 공주는 공산성 발굴·고마나루 경관 회복사업을 벌인다. 부여는 사비왕궁터 정비·부소산 경관 정비사업 등을, 익산은 금마 도토성 발굴과 익산향교 정비사업을 각각 추진한다. 문화재청은 “이번 고도보존사업을 통해 그간의 규제 위주 문화재정책에서 벗어나 문화재보호와 함께 주민을 위한 지원 사업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재미+감동’ 고성 공룡엑스포 30일 개막

    공룡 화석의 세계적인 유적지인 경남 고성에서 공룡의 신비를 체험하는 공룡세계엑스포가 오는 30일 시작해 6월 10일까지 73일간 열린다. 당항포 관광지와 상족암 군립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고성군은 올해 공룡엑스포의 주제를 ‘하늘이 내린 빗물, 공룡을 깨우다’로 정해 6500만년 전 공룡의 신비와 빗물 등 환경의 중요성을 체험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행사를 준비했다고 4일 밝혔다. 주제관을 비롯해 한반도 공룡발자국 화석관&공룡테마 과학관, 공룡콘텐츠 산업관 등 모두 8개의 전시관이 당항포 행사장에 설치된다. 전시관은 공룡의 발자취를 찾는 과거, 지구의 환경과 생명의 의미를 되새기는 현재, 공룡문화 산업으로 부활을 꿈꾸는 미래 등으로 나누어 꾸며진다. 국내 최대 규모(180석)인 360도 5D 입체 영상관도 설치돼 백악기 공룡의 생활상을 담은 10분짜리 영상물을 상영한다. 빗물을 비롯한 환경의 중요성을 관람객들이 보고 느낄 수 있도록 빗물수영장, 빗물화장실 설치 등 행사장 주요 수원을 빗물로 활용하는 빗물이용시스템과 태양광발전시설 등도 갖추었다. 중국 기술팀이 제작한 대형 공룡유등 50여점이 행사장에 전시돼 토·일요일 야간에 불을 밝힌다. 동춘서커스 공연도 마련된다. 챌린지고성공룡로봇대회, 국제공룡학술심포지엄, 국제빗물협회(IWA) 빗물관리국제콘퍼런스 등 여러 부대행사가 열린다. 고성군은 개막식에 자매 우호도시를 비롯한 35개 나라 관계자 110명을 초청하며 행사기간에도 12개 나라 43명을 초청한다고 밝혔다. 고성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한국 최초 비언어극 ‘난타’ 제작자 송승환 뮤지컬협회 이사장

    [김문이 만난사람] 한국 최초 비언어극 ‘난타’ 제작자 송승환 뮤지컬협회 이사장

    두드리면 열린다. 그래서 온몸으로 힘차게 두드렸다. 결국에는 열렸다. 말 그대로 난타(打)로 세계의 문을 활짝 열었던 것이다. ‘난타’는 한국 전통 가락인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코믹하게 표현한 한국 최초의 비언어극(Non-verbal performance)이다. 칼과 도마 등 주방기구로 무대에서 신명난 예술로 승화시켜 세계인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해외 첫 데뷔 무대인 1999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최고의 평점을 받았으며 이후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일본, 싱가포르, 네덜란드, 호주 등으로 이어지는 해외 공연의 성공을 발판으로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2004년 3월부터 1년 6개월 동안 장기 공연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기록을 되짚어 보면 더욱 흥미롭다. 1997년 10월 첫 공연 이후 지금까지 무려 700만명(외국인 80%)이 관람했다. 초연 당시 1개였던 공연팀이 10개로 늘어났고 출연 배우는 5명에서 현재 50명에 이른다. 그동안 2만 1000여회(세계 270개 도시) 공연하는 동안 야채 소모량을 따져 보니 대략 오이가 19만여개, 양파가 6만여개, 당근이 19만여개, 양배추가 10만여개나 된다. 또한 칼이 약 1만 6000자루, 도마가 1만 7000개 소모됐다. 전용관만 해도 국내 4곳(서울 3, 제주 1), 국외 1곳(방콕) 등 모두 다섯 곳에 이른다. 지금도 이 전용관에서는 연중 상설 공연 중이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됐다. 중국 상하이나 베이징에도 전용관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아가사 크리스티처럼 50년 장기 공연하고파 이런 ‘난타’를 떠올릴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난타’를 기획하고 만들어 낸 송승환씨다. 그는 현재 공연기획사 PMC 프러덕션 대표이사, 성신여대 융합문화예술 대학장, 한국 뮤지컬협회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카드 사외이사로 추천됐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PMC프러덕션 사무실에서 송 대표를 만났다. 15년을 맞는 소감이 어떤지 묻자 “아직 15살이다. 영국에서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연극이 50년 넘게 공연되고 있다.”면서 “우리의 ‘난타’도 그 이상으로 공연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의욕을 밝혔다. ‘난타’는 초연 때부터 화제가 됐다. 비언어극이라는 생소하고 실험적인 ‘난타’가 작품 선정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호암아트홀에서 초연 무대를 올렸던 것이 우선 그랬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원래는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 올리기로 했는데 바로 직전의 다른 작품이 흥행에 실패하는 바람에 호암아트홀을 생각했다.”면서 “처음에는 대관 담당이 반대했지만 연습실로 데리고 와 직접 작품을 보여 주면서 꾸준히 설득했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이렇게 해서 어렵게 호암아트홀에서 초연이 성사됐고 언론의 관심에 힘입어 곧바로 동숭아트센터로 무대를 옮겨 바람몰이를 시작했다. 관객들의 발길이 계속되면서 자신감을 얻은 송 대표는 2년 뒤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도전했고 기대와 달리 최고의 찬사를 받으면서 단숨에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난타’가 됐다. “사실 처음 난타를 만들 때부터 세계 시장을 노렸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언어의 장벽이 문제였고 고민 끝에 언어가 없는 공연을 만들게 됐지요. 외국에서 이 작품이 호평을 받는 이유는 우선 언어가 없기 때문에 스토리를 다 이해할 수 있고 한국적인 사물놀이 리듬을 사용한 것이 외국인들에게 독특하게 다가갔습니다. 또 주방이라는 공간, 요리사의 등장은 아주 자연스럽고 글로벌한 보편성입니다. 게다가 한국적인 특성이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세계시장 노려 비언어극 만든 것 주방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공간이고, 그 공간에서 음식을 만들고 나누어 먹는 과정에서 관객들을 참여시키기 쉽다는 것이 ‘난타’의 특징이다. 특히 이런 과정에서 비트와 리듬, 신명이 곁들여지기에 더욱 흥미롭다. 그렇다면 송 대표는 어떻게 해서 ‘난타’와 인연을 맺었을까. “1989년 극단 ‘환퍼포먼스’를 만들어 공연 제작을 쭉 해 왔지요. 그런데 하는 것마다 빚을 지게 됐습니다. 고심 끝에 1996년 친구와 함께 ‘극단 PMC’를 만들면서 넓은 시장을 노크할 비언어극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결국 사물놀이와 주방을 떠올리며 작품을 만들어 갔고 그 과정에서 하루는 스태프 중 한 사람이 ‘이건 정말 매일 난타다, 난타!’라고 푸념 비슷하게 툭 말을 던지더군요. 그래서 제목을 어지럽게 두드린다는 뜻의 ‘난타’로 바로 정하게 됐습니다.” 초연 이후 ‘난타’는 꾸준히 진화를 거듭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요리는 더욱 화려하고 다양해졌다. 철판요리, 국수, 통돼지 요리에 칵테일 쇼까지 등장했다. 주방에서 빠질 수 없는 불을 이용한 쇼까지 생겨났다. 다시 말해 ‘난타’의 퍼포먼스는 주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더욱 극대화하면서 볼거리와 웃음을 생산해 냈다. 이는 창작 뮤지컬 중 마케팅 면에서 아주 흥미로운 접근 방식을 보여 준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결국 사물놀이와 비언어극의 절묘한 접목이라는 힘이 세계 시장에서 먹혀들어 갔다. “초기에는 스토리가 별로 없었습니다. 에든버러 축제에 참가하면서 스토리를 만들었고 그 이듬해 스토리 면에서 완벽할 정도로 달라지게 됩니다. 이후에도 부분적으로 수정하면서 템포를 더욱 빠르게 업그레이드를 시켰지요. 난타의 특징은 드라마틱한 코미디라는 겁니다. 또 대중적인 면에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패밀리 쇼’인 셈이지요. 그것이 아마 성공 비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외국 공연을 갈 때마다 송 대표는 관객들과 자연스럽게 만난다. 그러면 “아주 재미있다.”, “시원하고 스트레스가 풀린다.”, “파워풀하고 에너제틱하다.”, “마음에 움직임을 준다” 등등의 얘기를 자주 듣는다. 언론의 반응도 이와 비슷하다. ‘난타’ 15년을 얘기하던 송 대표에게 초연 당시 배우가 아직까지 있느냐고 하자 “김문수라는 배우가 있는데 처음에는 주방장 역할이었으나 지금은 지배인이 됐다. 그 친구는 기네스북감이며 곧 등재시킬 예정”이라며 웃는다. 15년 동안 한 작품을 계속해 온 배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외국 관객들 “스트레스 확 풀린다” 칭찬 ‘난타’의 후속작은 없을까. “올해 비언어극 두 편을 무대에 올릴 예정입니다. 하나는 ‘난타2’ 격인 ‘드림’이고 다른 하나는 결혼식장을 무대로 한 ‘웨딩’이라는 작품입니다. 둘 다 현재 연습 중이며 ‘웨딩’은 오는 6월, ‘드림’은 10월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특히 ‘웨딩’은 결혼식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모아 춤과 노래를 곁들인 작품이어서 아마 또 다른 재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난타’는 상업적으로 성공하면서 한류의 원조가 됐다. 이에 대해 “그런 얘기를 자주 듣는다. 드라마나 K팝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인기를 유지하면 한류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1년에 100편 창작뮤지컬… 지원 절실 화제를 바꿔 우리나라 뮤지컬의 위상에 대해 물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시장이 굉장히 커졌지요. 그런데 대부분 외국 작품, 다시 말해 라이선스를 통해 수입하는 뮤지컬에만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년에 150편의 뮤지컬이 공연되는데 그중 100편이 창작 뮤지컬입니다. 큰 극장에서는 주로 수입 뮤지컬들이 공연되고 언론을 통해서도 그런 작품만 소개하다 보니 소극장 뮤지컬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제는 창작 뮤지컬에도 많은 관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그는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발전하고 있지만 스토리를 창조해 낼 인력이 부족해 사실상 뿌리가 약하다. 이를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 우리 창작 뮤지컬이 활성화되면 외국의 비싼 작품을 들여올 필요가 없을 것”이라면서 “드라마와 영화가 제자리를 찾고 있듯 뮤지컬도 그렇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아역 배우를 한 것이 계기가 돼 일찍부터 배우의 꿈을 키워 나갔다. 상급 학교에 진학하면서 대사 외우고 방송국 분장실에서 시험공부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대학에 진학할 때는 주위의 권고로 아랍어과를 선택했으나 끼를 버리지 못해 연극반에 가담했다. 그러다 신촌에서 76소극장을 만들면서 본격적인 기성 연극에 뛰어들었다. 송 대표는 지금도 영화와 드라마, 연극 등에 가끔 출연한다. 앞으로의 꿈에 대해 “난타를 들고 세계 무대를 누볐듯이 우리 창작 뮤지컬로 브로드웨이에 가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나 드라마에도 계속 출연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다 나이에 맞는 배역이 있게 마련이며 그쪽의 끼는 접을 수 없을 것”이라며 웃는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송승환 이사장은 초등3년 아역배우 → 대학2년 연극무대 → 1996년 공연제작자로 1957년에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 때 아역 배우로 일찌감치 연예의 길에 들어섰다. 학창 시절에도 방송반과 연극반 등에서 활동했다. 1976년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외국어대 아랍어과를 다니면서도 연극을 했고 대학 2학년 때 신촌에서 76소극장을 만들어 기성연극 무대에 뛰어들었다. 1989년부터 1995년까지 극단 ‘환퍼포먼스’ 대표로 일했으며 1996년 ‘PMC프로덕션 대표이사’를 맡아 ‘난타’를 제작했다. 현재 성신여대 융합문화예술대학장과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수상 작품으로는 1968년 동아연극상특별상 ‘학마을 사람들’을 비롯, 백상연기대상 남자연기상 ‘에쿠우스’(1982), 서울연극제 남자연기상 ‘영원한 제국’(1994), 동아연극상작품상 ‘남자충동’(1998) 등이다. 이 밖에 2007년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 프로듀서상과 제56회 서울시 문화상을 수상했다.
  • “출연硏 개편, 정치 이슈화 아쉽다… 과학은 정치와 멀어져야”

    “출연硏 개편, 정치 이슈화 아쉽다… 과학은 정치와 멀어져야”

    “과학기술은 정치와 좀 멀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출연연구소 개편 같은 중요한 문제를 정치 이슈화해서 찬성과 반대를 오락가락하는 과학기술자와 그걸 이용하는 정치인들. 정말 아쉬울 따름이다.” 다음 달 1일로 취임 1주년을 맡는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국과위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년여에 걸쳐 법안이 마련된 ‘출연연 단일법인화’가 2월 국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한 데 대한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5월 국회에서 다시 법안 통과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또 “과학자들이 시대가 변한 걸 너무 모른다.”며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16조여원에 이르는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의 조정과 배분, 출연연 구조개편 등을 진두지휘한 김 위원장의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 대담 박홍기 사회부장 →출연연 단일법인화가 2월 국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오랜 기간 공들인 작업인데. -3년 동안 민간위원회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두 한목소리로 출연연 단일법인화를 주장했고, 부처 간 이견 등 수많은 과정을 거쳐 간신히 법안이 만들어졌다. 정책연구만 4번이나 진행됐다. 출연연에서는 부처들이 이기주의를 내세워 단일법인화를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런데 정작 합의가 이뤄지니까 연구소들이 ‘우리는 가장 전통 있는 연구소다.’, ‘우리는 제일 큰 연구소다.’라면서 반대하기 시작했다. 결국 의견이 흩어지니까 국회도 애써 추진하려는 의지가 없어진 거고…. →연구소나 연구원들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구원 입장에서는 당장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불안감이 가장 큰 것 같다. 과학기술 분야에 있어서는 혁명적인 변화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다. 출연연 개편은 혁명적인 변화가 아니다. 하지만 꼭 필요한 변화다. 정치 이슈화시켜서 다루면 절대 안 된다. 과학기술은 정치와 멀어져야 한다. 정권이나 대통령이 누구인가 하는 부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컴퓨터를 리셋하듯이 5년마다 과학기술을 리셋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다음 계획은 어떻게 되나. -플랜B도 국회 상정과 법안 통과다. 5월에 다시 국회가 열리면, 국회의원들도 좀 여유로워지지 않겠나. 그때까지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설득 작업도 계속할 계획이다. →국과위가 출범한 지 1년이 됐다. 그동안 중점적으로 진행해온 부분은. -우리나라 연구개발 투자규모는 정부 16조원, 민간 40조원으로, 세계 7위 수준이다. 하지만 R&D 사업을 30여개 부처에서 나누어 수행하고 있고, 핵심인 출연연은 27개로 분산돼 있다. 융합연구의 시너지를 발휘하기 어렵고, 유사중복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다. 이게 바로 국과위가 출범한 이유고, 지난 1년간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해왔다. →중복투자를 어떻게 효율화하고 있는지. -정부 R&D 예산은 2008년 11조원이었는데, 2012년에는 16조원이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 예산을 따내기 위해 각 부처에서 원하는 연구사업 계획을 제출하고, 이를 나눠주면서 전체적으로 난삽했던 측면이 있다. 연구 성과와 국민의 체감은 확실히 다르다. 경제적인 혜택으로 돌아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연구 성공이 산업화가 되려면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건너야 한다. 95%는 죽는다. 지금까지는 연구비가 급증해왔기 때문에 원하는 연구를 다 지원해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내년이나 내후년으로 넘어가면 꺾이는 시점이 올 것 같다. 결국 여태껏 했던 것보다 훨씬 치밀하게 보고 조정하지 않으면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특정 분야에 연구비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 위해서는 그걸 설득할 수 있는 기반도 만들어야 한다. 올해 우선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부분은 태양광, 로봇, 바이오다. 삭감보다는 연구 과제를 조정하고 중복 부분을 합쳐주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과학비즈니스벨트처럼 기초과학에 대한 신규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다. 기존 연구자들에게는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지 않나. -과학벨트의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과 가속기에 내년부터 6000억~7000억원씩이 새로 들어간다. 하지만 전체 예산이 그만큼 쉽게 늘어나는 건 아니니까 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고, 기존 연구영역에서 나눠 써야 한다. 다만, 국가적 기조는 명확하게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기업·대학·출연연 연구가 개방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는데. -1970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달러였는데 지금은 2만 달러다. 문제는 10년 가까이 2만 달러에서 정체돼 있다는 거다.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얘기다.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이제는 한 사람이나 한 개의 연구분야로는 살 수 없다. 전기와 기계가 합쳐져야 전기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연구 주체들이 개방하고 협력하는 것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이다. 같은 맥락으로 문과, 이과도 없어져야 하고 제도도 바꿔야 한다. 과학을 많은 사람들이 공부할수록 합리적인 사회가 된다. 현재 우리나라 제도로는 미국 하버드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아도 중학교에서 물리 가르치면 불법이다. 이런 것들이 다 벽이다. 연구소 간의 벽, 연구소와 대학 간의 벽, 사회적 통념에 대한 벽을 모두 허물어야 한다. →이번 정권 들어서 과학기술계가 홀대받는다는 불만이 많다. 과학기술부를 부활시켜야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우선 과기부가 생긴다고 해도 국과위는 존치하는 것이 맞다. 전체 부처를 총괄하고 조정하는 기능을 직접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과기부가 한다면 불합리하지 않은가. 전체 R&D 중 교과부의 영역은 현재 25~30% 수준에 불과하다. 과기부 부활은…, 글쎄. 꼭 과기부가 과기부라는 부처의 역할을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그런 이름의 부처가 있다는 것은 그 나라의 국민들이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집권자가 반영했다는 뜻 아닌가. 외교부나 할 수 있는 일을 통일부라는 이름의 부처가 별도로 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런 것 아닌가. 과학자들이 이번 정권에서 교과부와 과기부가 합쳐지는 과정이나 그 이후에 섭섭했던 부분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도 변해야 한다. 과기계는 박정희 시대의 향수에 지나치게 젖어있다. 지금은 대통령이 홍릉(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부근을 지나다가 방문해서 금일봉을 하사하던 시절이 아니다. 과학자라고 해서 특별히 대접받기를 원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과학계 원로의 입장에서 국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복지의 시대라고들 한다. 하지만 과학은 미래 복지다. 한국은 지나치게 과학기술을 경제발전의 도구로만 생각해 왔다. 경제가 꽤 먹고 살게 되니까, 발전을 이끌고 온 과학의 리더십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과학기술은 분명 미래에 혜택을 갖고 온다. 사실, 수천년간 인문사회가 인류를 이끌어 왔지만, 불과 수백년 동안 과학이 일궈낸 것들을 봐야한다. 지금 과학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바로 미래에 우리와 후대가 누릴 혜택이 될 것이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김도연 위원장은 누구]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프랑스 블레즈-파스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르노자동차 중앙연구소 연구원, 아주대 공대 조교수를 거쳐 1982년 서울대 공대로 옮겼다. 세라믹 소재의 미세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규명하고 이를 이용한 소재를 개발, 세계적인 학자 반열에 들었다. 재료미세조직창의연구단장, 서울대 공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첫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이어 울산대 총장과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을 거쳐 지난해 3월부터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한국공학한림원 젊은 공학인상, 대한금속재료학회 학술상, 서울대 공대 훌륭한 교수상, 과학기술훈장 진보장을 받았다.
  • [프로농구] KCC-인삼공사 ‘PO 점검전’

    [프로농구] KCC-인삼공사 ‘PO 점검전’

    23일 전주체육관. 허재 KCC감독은 “이미 플레이오프(PO)도 결정났는데 뭘 보러 왔느냐.”고 물었다. “그냥 빨리 PO했으면 좋겠다. 선수도 나도 맥이 빠졌다.”고 했다. 이상범 KGC인삼공사 감독도 마찬가지. “(부상인) 오세근-양희종이 안 뛴다. PO 때 요긴하게 쓸 멤버들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인삼공사는 2위를 확정지었고, KCC도 4위가 유력한 상황. 1-4-5위, 2-3-6위로 나누어 치르는 PO에서 인삼공사와 KCC는 챔피언결정전까지 만날 일이 요원하다. 그래서 승패는 중요치 않았다. 팀 패턴을 점검하고 슛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맞춰졌다. KCC는 골밑을 뚫었고, 인삼공사는 외곽을 공략했다. KCC는 지난 18일부터 뛴 외국인 선수 자밀 왓킨스(204㎝)와 하승진(221㎝)의 ‘트윈타워’를 가동했다. 느렸지만 확실히 높았다. 크리스 다니엘스 혼자 상대하기 벅찼다. 인삼공사는 승리에 대한 부담 없이 무려 21개의 외곽포를 던졌다. 은희석, 김종학, 차민석 등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던 식스맨들도 몸을 풀었다. 2쿼터 중반에는 하승진마저 3점포를 시도했다. 허재 감독은 그저 웃기만 했다. 쇼타임 같은 화려한 경기 끝에 KCC가 인삼공사를 98-85로 눌렀다. 인천에서는 전자랜드가 삼성을 88-73으로 눌렀다. 다시 단독 5위(26승25패)다. 전주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신의 직장도 고졸 인턴은 뽑을 수 없었다

    신의 직장도 고졸 인턴은 뽑을 수 없었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국거래소가 1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이 가능한 고졸 인턴 사원 모집에 처음으로 나섰지만 계획인원의 20%만 뽑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졸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인턴직의 선호도가 떨어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선진국과 같이 직무를 분석한 후 고졸 직무를 추천하고 기업은 필요에 의해 고졸을 채용토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졸 인턴 사원을 10명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2명만 채용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대기업 등에서 고졸 정규직 채용을 늘린 탓에 고졸 인턴 지원자는 25명으로 적었고, 채용 도중 포기자도 속출했다. 함께 선발한 대졸 정규직은 40명 모집에 750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18.8대1이었다. 거래소의 고졸 인턴은 대졸 인턴과 마찬가지로 1년간 생활하면 평가에 따라 정규직이 될 수 있는 자리다. 다른 금융공기업은 고졸 정규직의 경우 대졸자보다 4호봉이 낮지만 거래소의 고졸 정규직은 대졸자와 차별 없이 3000만원 이상의 초봉을 받는다. 하지만 고졸 응시자들은 다소 불안정한 인턴 지위에 부담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인턴은 11개월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고 월 110만원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 공업계 고등학교 전산·컴퓨터 관련 학과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해 인문계가 지원하지 못한 것도 저조한 경쟁률의 원인으로 꼽힌다. 거래소는 지난해 말 첫 고졸 정규직을 2명 선발했다. 올해부터는 대졸 인턴과 함께 고졸 인턴을 선발해 능력을 검증하고 채용할 계획이었다. 고졸 정규직의 경우 본인이 원할 경우 대학 학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 일각에서는 대졸 역차별 논란도 있다. 한 직원은 “대학을 다니면서 4년을 투자한 셈인데 호봉을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과 산업은행 등은 고졸 직원들의 대학 진학 지원을 놓고 고민 중이다. 학비 지원 비율이나 진학 전공 제한 여부 등을 아직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공을 금융에 한정하지 않고 무제한으로 하거나 학비를 전액 지원할 경우 대졸자와의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고졸 채용은 장벽 없는 사회를 위해 필요하지만 정부 주도 정책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의 입김으로 기업은 필요해서가 아니라 단지 대졸자의 자리를 나누어 주는 풍선효과를 만들고 있으며, 정부 주도 정책은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면서 “캐나다나 스웨덴처럼 직무평가기구를 만들어 직무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학력을 추천해 시장 스스로 학력 차별을 없애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긴테쓰 레일패스-미에三重에서는 코끝이 차갑다, 찡하다

    긴테쓰 레일패스-미에三重에서는 코끝이 차갑다, 찡하다

    TRAIN PASS 긴테쓰 레일패스 미에三重에서는 코끝이 차갑다, 찡하다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제맛이라 생각했지만 영하로 뚝뚝 떨어지는 서울의 겨울이 밉살스러워질 무렵, 미에에 발을 내디뎠다. 겨울에도 좀처럼 영하로 내려가는 일은 없다지만 미에의 겨울도 두툼한 옷매무새를 매만지게 할 만큼 차갑긴 하더라. 그것도 잠시. 밤하늘에 꽃핀 나바나노사토의 일루미네이션과 일본인들이 일생에 꼭 한 번 걸음해 태양신의 기운을 받는다는 이세신궁 그리고 수많은 눈의 보살핌으로 별이 되어 뭍으로 돌아온다는 해녀들의 이야기 등 미에의 겨울은 마음을 먼저 스르르, 이내 몸도 사르르 녹아들게 했다. 나는 어깨가 맞닿은 낯선 사람들과 함께 두 손을 모으고 읊조리기 시작했다. ‘나를 기꺼이 보살펴 주세요.’ 마음을 토닥여 주는 미에의 겨울에 안겨 본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일본 정부 국토교통성 긴키 운수국 하늘의 별이 부럽지 않은 나바나노사토의 일루미네이션 터널. 반짝이는 불빛 아래서 나지막이 소원을 빌어 본다 #1 반짝반짝, 고운 빛깔 머금은 미에의 품에 안기다 겨울철 일루미네이션만큼 좋은 볼거리가 또 있을까마는 내심 이 인공의 불빛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화려하게 빛을 발할수록 그 사이를 흐르는 전류가 떠올라 머리카락이 더욱 쭈뼛 서고, 낮 동안에 그대로 드러나는 가느다란 전선들 또한 곱게 보이지가 않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데 입이 딱 벌어졌다. 찬란했다. 낮에는 해를 머금은 미에의 산과 들, 그 안에 소복이 들어앉은 꽃과 나뭇잎이, 밤에는 그 위에서 반짝이는 색색의 전구들이 또 다른 빛깔을 자아냈다. 나가라가와 강변의 아름다운 정원 ‘나바나노사토’의 하루는 그렇게 물들어 있었다. 이른 봄, 매화와 벚꽃을 시작으로 수국, 창포, 코스모스가 피고 지는 마을 나바나노사토는 화려함 그 자체다. 1년 내내 1만2,000포기의 베고니아로 가득한 온실은 짐짓 떠름하게 지었던 표정마저 활짝 피게 했다. 땅은 물론 온실 천장에도 주렁주렁 맺힌 꽃송이가 신기했는지 입을 헤벌린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이 허공을 찌른다. 어째 하늘에 꽃이 피었는지 신기한가 보다. 이 순간을 추억하려는 카메라 셔터 소리도 끊이질 않는다. 뒤로 핀 꽃처럼 함박웃음 띈 자연스러운 모습이면 좋을 텐데, 어쩐지 기념사진을 찍는 모양새들이 약속이나 한 듯 부동자세. 그렇게 한 번 더 웃는다. 나바나노사토는 아름다운 꽃 가까이에서 여유롭게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공원으로 곳곳에 레스토랑과 카페, 먹을거리 노점이 있어 노니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요기를 해볼까 하고 가게 마루에 걸터앉았다. 먹기 좋게 구운 찹쌀떡 한 입 그리고 따끈한 차 한 모금. 채플 뒤쪽에 있는 노천족탕에 발을 담그고 산책의 노곤함을 달래는 것은 또 어떤가. 차가운 공기에 부르르 떨리던 몸이 스르르 풀리고 만다. 그러는 동안 짧은 겨울 해가 조금씩 사그라지고 꽃송이 뒤로 새치름한 불빛이 새어나온다. 낮 동안 해님을 머금고 있다 날이 어두워지자 한꺼번에 터뜨리는 것은 아닐까. 엉뚱한 상상. 나바나노사토의 일루미네이션은 11월 초부터 3월 중순까지 580만개의 불빛으로 연출하는데, 특히 200m 가량의 일루미네이션 터널을 지나 꽃 광장에 펼쳐지는 일루미네이션 쇼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올해는 일본의 사계를 주제로 쇼를 선보였다. 새순이 돋고 꽃잎이 흩날리는 봄과 여름을 지나 단풍이 물들고 낙엽이 지는 가을과 겨울까지 계절의 흐름을 알알이 맺힌 불빛으로 표현한 것. 탄성을 내뱉는 것도 멈추고 그저 한참을 바라다봤다. 하늘의 별빛마저 흐릿하게 만든 미에의 마법에 걸려들고 말았다. 스즈카산맥의 주봉인 1,212m의 고자이쇼다케로 오르는 길도 덜하지 않았다. 유노야마온센역에서 로프웨이로 연결된 이곳은 최고봉까지 케이블카가 오간다. 1,300년 역사의 온천마을 유노야마온센 뒤로 병풍 두른 스즈카산맥, 그 가운데를 지나는 고자이쇼다케의 빨간색 케이블카. 해발 400m에서 출발해 1,200m고지를 향하는데 마치 산의 품안으로 파고드는 것만 같다. 산기슭을 뛰어다니는 야생 동물과 고산 식물의 속살이 이따금씩 드러날 때마다 공중산책의 묘미는 더해 간다. 고자이쇼다케의 수려함에 반한 산악인들은 등산로를 이용해 산의 정기를 담뿍 받기도 한다. 산 정상에는 작은 불상과 사당이 있는데 이는 산사람들을 보살펴 주는 신을 모신 곳이라 했다. 마침내 오른 정상에서 맨 먼저 신에게 인사하는 산사람들. 정상뿐 아니라 산 곳곳에 이처럼 작은 사당이 있다. 모두 고자이쇼다케를 찾는 산사람들의 흔적이다. 멀리 이세만의 바다가, 화창한 날엔 후지산까지 내다보이는 곳.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 더 길게 내뱉는다. 나도 모르는 사이 속 깊은 곳에 맺혔던 응어리들이 도르르 굴러 나온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어둑해지자 새치름한 불빛을 내비추는 나바나노사토. 이 순간을 기억하고픈 이들의 카메라 셔터가 더욱 바빠지기 시작한다 2 꽃잎이 흩날리고 낙엽이 지고 눈이 나리는 모습이 알알이 맺힌 불빛으로 연출되는 나바나노사토의 일루미네이션 쇼 3 정원 산책의 노곤함을 풀어줄 노천족탕에 두 발을 담가 본다. 발끝이 따뜻해지니 코끝을 스치는 겨울 바람도 반갑다 4 편안할 안安 길 영永 떡 병餠. 길어서 먹기 좋은 떡이 “안녕”하고 부르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다 5 나바나노사토의 베고니아 온실에서는 시선이 어디를 향하든 베고니아가 반겨준다 6 스즈카산맥의 주봉 고자이쇼다케로 이어지는 로프웨이에 빨간 케이블카가 오간다 7 고자이쇼다케 정상에서 마주한 작은 돌상. 산사람들의 흔적이다 나바나노사토 찾아가기 긴테쓰 나고야역 또는 구와나역에서 미에교통 ‘나가시마온센’행 버스로 환승 이용시간 오전 9시~오후 9시(겨울 밤 10시) 이용요금 1,000~2,000엔(시즌별로 다름) 문의 83-594-41-0787 고자이쇼 로프웨이 찾아가기 긴테쓰 유노야마온센역에서 버스로 산코유노야마온센에서 하차 후 걸어서 10분 거리 이용시간 오전 9시~오후 5시(10~3월은 오후 6시까지) 이용요금 2,100엔 (편도 1,200엔) 문의 83-59-392-2261 #2 일생에 꼭 한 번, 태양신을 만나러 가는 길 헛헛해진 마음을 이세신궁으로 옮긴다. 흔히 이세신궁이라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신궁神宮’. 하나의 신사가 아니라 내궁과 외궁, 별궁으로 구성된 125개의 신사를 모두 아우른다. 일본 신사의 중심이자 절정이다. 예부터 많은 일본사람들이 생애 꼭 한 번은 이곳 신궁에 오길 소망한단다. 신궁에 발걸음 하는 것만으로도 신의 혜택을 받는 것이라 믿는다고. 평일 이른 아침임에도 안내원이 높이 든 깃발 뒤로 순례자들의 줄이 끊이지 않는다. 참배하기 전에는 반드시 오초즈를 행해야 한다. 오초즈는 참배 전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의식으로 우물가에 엎어놓은 물푸개 ‘히샤쿠’에 물을 퍼 왼손 한 번, 오른손 한 번을 깨끗한 물에 씻는다. 그런 다음 왼손에 물을 받아 입을 가시고 입에 댄 왼손을 다시 물로 씻어낸다. 마지막으로 히샤쿠를 세워 남아 있는 물로 손잡이 부분을 씻는다. 요즘은 이렇게 5번으로 나누어 간소한 예를 갖추지만 옛날엔 신궁 곁으로 흐르는 강에 들어가 심신을 가다듬었다고 한다. 우물쭈물하는 이방인과 달리 일본사람들의 몸가짐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지금으로부터 2,000여 년 전, 일본 인구가 반으로 줄어들었을 정도의 큰 자연재난이 닥쳤다. 일본인들은 이 대재앙을 계기로 자신들을 따뜻하게 보살펴 주는 태양신이자 황실의 조상신 아마테라스오미카미를 모셔 왔다. 내궁의 정궁에 모신 이 신은 오직 천황만이 마주할 수 있다. 수상이나 황실 사람들도 문 앞까지만 갈 수 있다고 한다. 이세신궁은 20년을 주기로 원형을 그대로 살려 개축하는 전통이 있다. 현재 정궁 옆에 똑같은 크기의 부지를 두고 새 정궁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개축을 하는 동안에도 참배는 지속되어야 하기에 바로 옆에다 새로 짓는 것이다. 개축이 될 때마다 정궁의 위치가 바뀌는 이유다. 이 전통은 약 1,300년 전부터 이어져 왔는데 신에 대한 정성과 함께 문화유산으로도 가치가 높은 신궁의 건축술을 후대에 전하기 위한 노력이 더해진 성스런 의식이다. 이는 단순한 건축 기술의 전수를 넘어 전통문화가 시공을 초월해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다. 이세신궁 참배 길에 빠지지 않는 곳이 있으니 ‘오하라이마치 오카게요코초’이다. 풀이하면 ‘오하라이 읍내에 있는 오카게 골목’인데 내궁이 위치한 마을 이름이 오하라이, 오카게는 일본어로 ‘신의 보살핌 덕분’이라는 뜻이다. 신궁과 가까운 이스즈가와 강변을 따라 형성된 약 800m의 골목길로 지붕과 담장을 맞대고 나란히 들어선 상점들은 모두 2층집의 구조이나 우리의 한옥과 같이 기와를 사용한 맞배지붕과 합작지붕의 형태이다. 에도시대부터 메이지 시대에 이르기까지 전통가옥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일본 근세문화의 거리. 가옥의 1층은 대부분이 음식점과 기념품가게로 우리의 인사동길이 떠오른다. 이세신궁 순례자들이 오카게요코초에서 꼭 먹고 간다는 아카후쿠는 오늘날의 오카게 골목이 형성된 이유이기도 하다. 아카후쿠는 ‘붉은 행복’을 의미하는 찹쌀떡이다. 먹으면 복이 들어온다는 뜻이 아닐까. 특이한 것은 보통의 찹쌀떡과 달리 팥앙금이 떡의 표면을 감싸고 있는 것인데 원래는 일반 찹쌀떡과 같은 모양새였지만 이세신궁을 찾는 참배객들이 너무 많아 팥앙금을 찹쌀떡 속에 넣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고 한다. 바쁜 탓에 속성으로 떡 표면에 앙금을 발라 준 것. 300년 역사의 아카후쿠 떡집은 날로 번창했고 이 모든 것이 태양신의 보살핌이라 여긴 떡집 주인이 자본을 내 이 오카게 골목이 조성되었다. 이래저래 복덩어리 아카후쿠가 명물이 되자 요즘엔 이스즈가와 아래의 조약돌 모양을 본뜬 것으로 속은 맑게 흐르는 강물이라는 새로운 이야기도 덧입혀졌다. 아카후쿠 한 입을 베어 물었다. 태양신의 온기가 아카후쿠에도 스며든 것일까. 빈속에 달콤함이 퍼진다. 떡집 마루에 앉아 이세신궁과 오카게 골목 사이로 잔잔하게 흐르는 이스즈가와를 내다본다. 이보다 더 평온할 수 없다. 떡 한 입에도 그저 행복해할 줄 아는 마음, 그 속에 신의 보살핌이 있다. 결국 내 안에 있는 믿음을 만나는 것.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맞배지붕과 합작지붕 등 전통가옥의 모습이 남아있는 근세문화의 거리 오카게요코초 2 이세신궁 입구. 이제 이스즈가와가 흐르는 다리를 건너면 태양신을 모신 사당에 조금 더 가까워진다 3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오초즈를 해야 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4 오카게요코초는 신궁 순례자들이 잠시 쉬어 가던 작은 마을의 작은 골목. 이젠 이곳을 부러 찾는 이들이 생겨날 만큼 명소가 되었다 5 오카게요코초를 거니는 순례자. 기모노를 곱게 차려 입은 모습이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했다 6 강과 바다가 가까워서인지 오카게 골목에서는 즉석에서 어류를 조리해 주는 가게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생선구이 달인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7 먹으면 복이 들어와요. 붉은 행복을 뜻하는 찹쌀떡 아카후쿠는 오카게요코초에서 꼭 맛보아야 할 주전부리다 이세신궁 찾아가기 긴테쓰 우지야마다역, 이스즈가와역, 이세시역에서 버스·택시 이용 홈페이지 www.isejingu.or.jp/shosai/korean 오카게요코초 문의 83-596-23-8838 (토산품가게 종합안내소) 홈페이지 www.okageyokocho.co.jp/ #3 그녀, 수많은 눈의 보살핌으로 별이 되어 돌아오다 그녀들을 만난 후 나를 위해 신의 보살핌을 바라는 일이 어쩌면 사치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세의 해녀. 뭍으로 나와 바닷물을 짜내는 그녀들에게 안쓰러움이 배어 나온다. 차가운 물에 살이 에이지만 오늘도 묵묵히 물질하는 여인네들. 이세만에 접한 이세지역에는 지금도 1,300여 명의 해녀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세의 해녀는 생업으로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와 관광객들을 위해 해녀의 작업을 재연하는 관광해녀로 구분되는데 이세에서도 오사쓰는 해녀를 생업으로 삼은 여인들이 많아 ‘해녀의 고장’이라 불리는 마을이다. 오사쓰의 아마고야 ‘오사츠가마도’에 들어서자 하얀 해녀 복식으로 단장한 해녀 두 분이 다소곳이 앉아 숯불을 피우기 시작했다. 아마고야는 해녀들이 운영하는 작은 오두막으로 원래 해녀들이 물질하다 추워지면 잠시 뭍으로 나와 쉬던 공간인데 요즘에는 갓 잡은 신선한 해산물을 해녀들이 직접 숯불에 구워 주는 관광명소로 개발되어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색색이 고운 조개와 전복, 소라, 이세새우 등의 해산물이 숯불 위에서 익어 간다. 쫄깃하면서도 특유의 짭조름한 맛이 식욕을 북돋운다. 여기에 미소 된장국과 성게로 요리한 밥까지 한 그릇씩 비우고 오두막 너머 바다를 바라볼 때의 기분이란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프랑스의 한 기자가 고무재질의 검은 잠수복을 입은 제주 해녀를 보고 무장공비로 착각했다는 일화가 있는데, 일본의 해녀는 전통적으로 흰색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물에 들어간다. 상어 등 다소 큰 바다생물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검은색보다 흰색 옷을 입었을 때 몸의 부피가 상대적으로 크게 보이기 때문이라고. 해녀들과 얼굴을 마주하는데 흰색 복식만큼이나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두건에 수놓인 2개의 표식, 별과 격자무늬. 별은 한 꼭짓점에서 시작해 반드시 그 꼭짓점으로 돌아오는 도형이고 격자무늬의 네모 칸은 ‘눈’을 상징하는데 여기에 깊은 뜻이 담겨 있다. 12개나 되는 많은 눈이 나를 지켜봐 주고 있어 바다에 나갔다가도 다시 안전하게 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이다. 오사쓰가마도에서 나와 해안을 따라 마을 깊숙이 걸어 들어가면 오사쓰 해녀의 역사와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해녀문화자료관이 있고 그 옆으로 난 골목을 따라 3분여를 더 걸으면 해녀들을 굽어살피는 신메이신사에 다다른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힘겨운 해녀 일. 해녀들은 신메이신사에 모신 ‘이시가미상(돌신)’에게 안녕을 빌어 왔다. 최근에는 이 이시가미상이 특별히 여성의 소원을, 그것도 딱 한 가지만 들어준다고 해 일본 전역에서 부러 찾아오는 여인들이 많다. 이곳을 찾은 여인들은 하나의 소원을 종이에 적어 신사 앞에 놓인 함에 넣고 정성을 들인다. 세계 최초로 진주 양식에 성공한 미키모토 진주섬에서 재연하는 해녀쇼는 해녀의 일상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느껴 볼 수 있게 한다. 작은 어선의 갑판에 맨발로 디디고 서서 바다를 향해 동그란 나무통을 던지고 이내 자신도 따라 들어간다. 다리를 굴러 바다 속에 들어가기를 몇 차례. 거친 숨을 고르며 물속에서 잡은 무언가를 있는 힘껏 들어 보인다. 그녀의 발끝이 물속으로 사라지고 다시 머리가 보일 때까지 마음속으로 별을 그려 본다. 쇼지만 쇼만은 아닌. 얼마간의 뭉클함이 올라온다. 미에의 겨울은 엄마 품처럼 포근하게 나를 감쌌다. 코끝을 스치는 공기는 차지만 고운 빛깔 뽐내는 미에의 자연, 예를 갖추어 전통을 이어가는 미에의 일상, 스스로를 지켜내는 미에의 사람들은 추위에 언 몸과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자연이든, 신념이든, 사람이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소중히 여기는 미에. 미에의 겨울이 투명하게 빛나는 이유다. 1 이세의 해녀를 만나러 가는 길. 오사쓰 마을 해녀들의 작은 오두막은 오사쓰마을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2 오사쓰 마을의 해녀문화자료관 입구. 바다 속 해녀의 모습을 표현한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3 해녀쇼를 위해 배를 타고 등장하는 미키모토 진주섬의 해녀들 4 디딤판 없이 물속에서 발을 구른다. 이내 사라지는 발끝으로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별을 그려 본다 5 해녀오두막 너머로 보이는 이세만의 바다 6 해녀오두막에서는 해녀들이 직접 싱싱한 해산물을 숯불에 구워 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오사쓰가마도 찾아가기 긴테쓰 도바역에서 버스로 약 40분. 오사쓰 정류소에 내리면 도보로 오사쓰가마도, 오사쓰 해녀문화자료관까지 각 5분, 신메이신사까지는 10분 거리. 이용시간 오전 9시~ 오후 5시 이용요금 무료. 티타임 | 하루 2회 오전 10시와 오후 3시, 4명 이상 예약 가능. 1인당 2,000엔. 조개, 떡, 차 제공. 브런치 | 낮 12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4명 이상 예약 가능. 1인당 3,500엔부터 문의 81-599-33-7453(2일 전 오후 5시까지 예약 가능) 미키모토 진주섬(해녀쇼) 찾아가기 긴테쓰 도바역에서 걸어서 5분 이용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5시(12월 두 번째 화요일부터 3일간 휴관) 입장요금 성인 1,500엔, 어린이(7~15세) 750엔 해녀쇼 1시간 간격으로 약 10분간 양식 진주를 캐내는 작업을 실연한다(한국어 해설 제공) 문의 81-599-25-2028 Travel to JAPAN 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한 특별한 혜택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 KINTETSU RAIL PASS WIDE 간사이지방 여행자들을 위한 철도 패스. 승차개시일로부터 5일간 간사이지방의 철도와 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5,700엔. 철도와 버스 이용 외에도 관광시설 우대권 등 외국인 개인여행자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참고로, 일본 내국인은 구매할 수 없다. 국내 취급처(여행사)에서 구입한 후 긴테쓰 노선의 역에서 실물 패스로 교환하여 사용하면 된다. 일본에서는 간사이국제공항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혜택 1) 긴테쓰전철, 이가철도 자유 이용(좌석이 배정되는 긴테쓰 특급 교환권 3장 포함) 혜택 2) 미에교통버스, 도바시 가모메(갈매기)버스 자유 이용 혜택 3) 공항에서 긴테쓰전철을 이용할 수 있는 역까지 무료 이용 - 중부국제공항을 이용할 때는 메이테쓰전철 - 간사이국제공항을 이용할 때는 난카이전철 혜택 4) 오사카, 나라, 교토, 미에, 나고야 지역 관광시설 우대권 10매 1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를 이용하면 5일간 간사이지방의 철도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2 중부국제공항 센트레아Centrair의 테라스식 전망대 ‘스카이 덱sky deck’ 3 간사이국제공항의 SST Satellite AIRPORTSTORE. 간사이국제공항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팬시류를 전시, 판매하고 있다 4 5종의 사케를 시음해 볼 수 있는 나라의 하루시카 양조장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일본 - 간사이關西지방 - 미에현三重縣 일본 열도의 중앙부. 오사카부를 중심으로 교토시, 나라현, 미에현 등이 속하며 메이지유신때 도쿄로 천도하기까지 일본의 중심이었던 곳. 일본에서는 이 지역을 간사이關西 또는 긴키近畿지방이라 한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 위에 유수한 역사와 문화유산을 수놓은 지역이다. 한국에서는 간사이국제공항과 중부국제공항으로 직항이 운항되고 있으며 오사카-교토-나라-미에-나고야로 이어지는 도시간 이동은 철도를 이용할 경우 소요시간이 1시간 이내며 5일간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는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를 이용하면 더욱 발걸음 가벼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 여행의 시작과 끝을 위한 효과적인 공항 이용법 중부국제공항 센트레아 Centrair 2005년 2월 문을 연 중부국제공항은 공항 입구Access Plaza에서 탑승구까지 계단이나 오르막이 없다. 모든 승객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여 설계한 것. 내부 인테리어에 있어서도 이벤트 플라자를 중심으로 한 쪽은 일본의 전통미를 살린 아케이드, 반대편은 서구적인 디자인의 아케이드로 조성해 보는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공항 활주로 방향으로 조성한 테라스식 전망대 스카이 덱sky deck과 이벤트 플라자 내에 위치한 공중목욕탕은 여행의 피로를 덜어 주는 중부국제공항만의 명소.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를 제시하면 메이테쓰전철을 이용해 나고야까지 이동할 수 있다. 메이테쓰 나고야역까지 약 30분. 간사이국제공항 KIX 오사카만의 바다를 매립한 인공섬에 만든 해상공항. 오사카 도심은 물론 버스, 철도, 페리 등의 교통편을 이용해 교토, 나라, 고베 등 인근 도시로 이동이 용이하다. 공항의 다양한 편의시설도 눈에 띈다. SST 세틀라이트 에어포트스토어 SSTSatellite AIRPORTSTORE는 간사이국제공항을 모티브로 각종 팬시류를 전시·판매하는 상점으로 간사이국제공항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24시간 이용이 가능한 라운지KIX AIRPORT LOUNGE에서는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인터넷, 음료, 만화책과 잡지, 영화, 마사지 체어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여럿이 함께 쉴 수 있는 리빙룸, 씨어터 룸, 다다미룸과 비즈니스 지원이 가능한 미팅룸은 물론 흡연실과 샤워부스, 파우더룸까지 갖추고 있어 환승 또는 탑승대기 시간이 다소 긴 이용객들에게 더욱 반가운 공간이다. + 패스로 간사이를 한번에! 중부국제공항을 이용한다면 미에현으로 가는 길에 나고야를, 간사이국제공항을 이용한다면 오사카를 기점으로 교토와 나라를 두루 여행할 수 있다. 일본의 철도요금이 비싸다는 선입견은 금물.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를 이용하면 합리적인 비용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 간사이 대표 음식, 대표 명물 나고야 스카이 프롬나드SKY PROMENADE 메이테쓰 나고야역에서 횡단보도만 건너면 나고야의 새로운 랜드마크 ‘스카이 프롬나드Sky Promenade’가 있다. 미들랜드스퀘어Midland Square 1층에서 전망엘리베이터를 이용해 42층 티켓로비에서 발권하면 44~46층에 조성한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360도 전면 유리창에 천장이 없는 옥외 데크deck의 형태로 건물 가장자리를 걸으며 나고야 시내를 감상할 수 있다. 나고야 최고의 야경 포인트. 이용시간 오전 11시~ 밤 10시(오후 9시30분까지 입장) 이용요금 중학생 이상 700엔, 65세 이상 500엔, 어린이 300엔 교토 게이샤의 기모노를 입고 그 옛날 게이샤의 기모노가 새 주인을 찾았다. 교토의 오랜 목조 타운하우스에 위치한 ‘쿠노치쿠 텐쇼칸’은 기모노를 재활용하여 끼메꼬미 인형을 전시·판매하고 있는 공예상점. 오래되었지만 일본의 문화유산으로 가치를 지닌 기모노를 재활용하고 또 현대적 디자인을 접목한 다양한 액세서리로 개발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대로 기모노를 갖추어 입고 고즈넉한 교토의 거리를 거닐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단장을 하고 교토에서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기모노 대여 비용은 1일 약 5,000엔. 대여방법 긴테쓰 교토역에서 지하철로 한두 정거장 거리의 고조, 시조역 인근 대여점에서 대여가 가능하다. 오사카 오감이 즐거운 오사카의 밤 오사카의 밤은 유난히 화려하다. 난바 거리에 서서 색색의 불빛을 발하는 거대한 네온사인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기분이 드는데 더욱 강렬한 일본을 원한다면 우에혼마치역에 위치한 유후라를 추천한다. 유후라 6~8층, 2010년 9월 개관한 ‘오사카 신가부키자’에서 가부키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요금은 3,000엔부터 1만5,000엔까지. 가부키는 현대 일본인들도 상당히 어려워해 관람을 망설이기 쉬운데 이곳에서는 외국인들을 위해 특별한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니 과감하게 도전해 보자. 오감이 즐거운 오사카의 밤이 깊어만 간다. 나라 부드러운 사케 한 모금 그리고 나라마치 산책 일본의 고도 나라는 흔히 사케라 불리는 일본 술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봄사슴이란 뜻의 양조장 ‘하루시카’에서는 이곳에서 생산하는 사케를 사슴 무늬를 바닥에 넣은 잔으로 시음할 수 있다. 5종의 사케를 한 잔씩 시음하는데 비용은 400엔. 시음 후 잔은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다. 사케 시음 후엔 골목길을 따라 ‘나라마치’ 산책을 나서 보자. 나라마치는 행정지명상엔 없지만 19세기 민가가 나란히 들어선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이다. 차분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일본 특유의 마을 분위기가 발걸음을 붙잡는다. 찾아가기 긴테쓰 나라역에서 하차 도보로 10여 분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520 복권의 진화] 해외 연금복권은

    연금복권은 미국, 캐나다, 유럽 등에서 보편적으로 자리 잡은 복권 형태다. 매주 또는 분기, 연도마다 당첨금을 지급하는 다양한 상품이 출시돼 있어 구매자의 선택 폭이 넓다. 미국은 각 주(州)가 복권 발행과 당첨금 지급을 관리한다. 여러 주가 윈포라이프 등의 연금복권을 발행한다. 메가밀리언, 파워볼처럼 당첨금 수령 방법을 연금식으로 선택할 수 있는 복권도 있다. 번호 선택과 추첨식을 섞은 ‘잭팟’ 게임방식(우리나라의 로또와 유사)으로 운영되는 윈포라이프는 2006년 2월부터 버지니아, 조지아, 켄터키, 노스캐롤라이나 주 등에서 발행되고 있다. 이 복권은 당첨자에게 평생 매주 1000달러를 지급한다. 뉴욕 주는 평생 매주 1000달러, 2000달러를 지급하는 윈포라이프와 매주 5000달러를 주는 셋포라이프 등의 즉석식 연금복권을 발행하고 있다. 메가밀리언은 잭팟 방식의 당첨금을 25년 동안 연금식으로 나누어 받을 수 있다. 뉴저지와 조지아 주에서는 연금 수령권을 나중에 일시금으로 바꿀 수도 있다. 파워볼도 잭팟 당첨금을 29년 동안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캐나다는 4개 복권 공사가 13종류 이상의 연금형 복권을 발행하고 있다. 대부분 즉석식 복권이지만 추첨식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1등 당첨자에게 평생 또는 25년 동안 매주 1000~2000달러를 주거나 매달 5000달러, 매년 100만 달러를 지급하는 등 다양한 상품이 있다. 온타리오 복권공사에서 발행하는 페이데이는 매주 목요일 추첨하는 복권으로 4명의 1등 당첨자에게 매주 1000달러의 연금을 지급한다. 1등 당첨자가 5명 이상이면 연금 대신 일시불로 270만 달러를 당첨자 수로 나눠 지급한다. 독일에는 글루크스피랄레와 아누이티 요커 등 2종의 연금복권이 있다. 글루크스피랄레는 매달 7500유로 이상을 지급하는 추첨식 복권인데, 당첨자의 성별과 나이 등에 따라 수령액이 달라진다. 아누이티 요커는 연금 수령 기간 동안 상속 및 양도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 밖에 영국, 이탈리아 등도 연금형 복권을 발행하고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열린세상] 재판은 대중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재판은 대중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재판은 경찰과 교도관 또는 집행관을 통하여 실현되니 본질적으로 물리력의 발동이다. 따라서 민주적 정당성의 뒷받침을 받아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폭력이 된다.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 따르는 것은 정당한 재판이라고 인정받기 위한 기초적 요건일 뿐이다. 나아가 재판은 대중의 심정적 지지를 받아야 한다. ‘양심에 따라’ 심판하라고 할 때의 양심은 주관적인 도덕관념이 아니고 일반인의 상식이다. 남의 양심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는데 그것을 어떻게 적용하는가. 재판에서 이긴 자는 당연히 자신의 권리가 실현되었다고 생각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패소한 당사자는 불만을 터뜨리고 쉽게 ‘피해자’로 동조화한다. 물론 현명한 법관이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여 합당한 결과를 낸다는 신화가 재판의 제3자들인 일반 대중 사이에 존재한다면, 법원은 공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반대라면, 존경받아야 마땅한 법관에 대하여 재판이 아니라 개판이라는 막말 뱉기나 폭력행사에까지 동정적인 여론이 압도하는 상황이 생긴다. 1988년 인질사건을 일으킨 탈옥수들이 남긴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라는 말이 시정의 속된 말로 뿌리내렸다. 사실 그럴 만한 계기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수천억원의 공금을 횡령한 사람을 경제발전에 공이 있다는 이유로 석방한 사례가 있는 반면, 그 만분의 일 정도 되는 신용카드 대금을 내지 못한 자에게는 쉽게 사기죄가 인정되었다. 대기업의 임원이 직무상 어쩔 수 없이 한 연대보증은 간혹 효력이 부인되었지만, 채권추심인이 신용불량자의 가족을 압박하여 서명을 받아낸 연대보증에 대하여는 불공정하니 무효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사례가 보이지 않는다. 채무자가 신청한 파산절차가 별 이유 없이 지연되는 현상에 대하여, 그들은 자신들이 ‘덜 평등’한 처우를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예외적 사례라고 하더라도 대중은 쉽게 일반화한다. 부패 스캔들이 발생하면 어느 집단에나 변종은 있게 마련이라는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대중이 권력 없는 부자와 엘리트들에게 이유 없는 반감을 가지게 마련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지난 6일 국민과의 소통을 위하여 개최한 국민과의 대화 행사조차도 방청객의 호평을 받았다는 말이 안 들린다. “사실은 전혀 다르다.”는 주장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파시스트의 거짓말을 믿지 않았음에도 대중이 열광하였던 역사를 보면 분명하다. 또 19세기 말 프랑스의 유대인 장교 드레퓌스가 조작된 증거로 유죄 판결을 받고 몇 년 뒤 진범이 밝혀졌음에도 원상회복되지 못한 채 수십년간 당파 간에 구태의연한 무죄 주장과 반론이 계속되어 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재판이라는 것은 정치적 갈등을 해결할 수 없고 국민들에게 마음의 평온을 제공하지 못한다. 이제 법원은 대중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학식과 덕망이 증명된 우리 시대의 현인들인 노련한 법관들이 적절하고 충분한 절차를 진행하여 준다는 믿음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미 중요 형사사건에 시행되는 배심제는 대중의 지지를 얻고 사실인정의 부담을 대중과 나누어 법관의 부담을 덜어주니 속히 거의 모든 민·형사 재판에 확대하여야 한다. 전임 검찰총장이 제안한 바 있는 기소배심제도 공소를 제기하기 위하여는 배심의 승인을 받아야 하니 정치적 동기로 제기된 사건을 법원이 떠안는 부담을 제거해 줄 것이다. 우리 헌법의 기초자들은 법관의 임기를 10년으로 정하였다. 소통과 화합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하였기 때문이리라. 탈락의 동기에 관하여 이런저런 소문과 변명이 있겠지만, 젊은 법관에 대한 적용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 조직은 능력을 필요로 하고 젊은 사람은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생업을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오랜 기간 재판에 전념해 온 법관들은 바로 그 사실 때문에 다른 직업을 찾기에는 너무나 늦게 된다는 점에서 평생법관제는 바른 방향인 것 같다. 대중은 퇴직한 법원장, 대법관이 대형로펌이나 대학에 가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 [씨줄날줄] 바보 3주기/임태순 논설위원

    바보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지적 능력이 떨어져 제 앞가림도 못할 때 흔히들 바보라고 놀린다. 그러나 바보가 항상 남에게 속고 이용당하고 놀림만 당하는 것은 아니다. 똑똑한 사람의 꾐에 빠져 제 것을 나누어 주고, 상황변화에 대처하지 못해 앞만 보고 가지만 오히려 강자가 되고 승자가 된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한 길을 가는 ‘바보의 역설’이다. 이러한 바보의 양면성은 이솝 우화에도 잘 나타나 있다. 먹이를 물고 다리를 건너다 물가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뛰어드는 ‘어리석은 바보’ 개가 있는가 하면 토끼와 경주를 벌여 이기는 ‘우직한 바보’ 거북이도 있다.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바보 이반’에 나오는 이반도 우직한 바보다. 악마는 잘난 형들을 괴롭히고 골려 주지만 묵묵히 일하는 이반에겐 끝내 당해내지 못하고 도망가고 만다. 우리 주위엔 우직한 바보가 적지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바보 노무현’이라고 불렸다. 부산에 출마하면 떨어질 줄 알면서도 눈치 보지 않고 여러 번 나가 고배를 마셨다. 결국 지역감정을 타파하려는 진정성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 그를 대통령의 길로 이끌었다. 정계의 ‘원조 바보’는 얼마 전 우리 곁을 떠난 김근태 전 의원이다. 그는 옛 민주당 경선 때 스스로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고 고백했다. 말 바꾸고 불의와 타협하는 현실에서 그는 손해 볼 줄 뻔히 알면서도 원칙은 양보하지 않는 바보였다. 지난해 숨진 애플사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도 바보 반열에서 빼놓을 수 없다. 그는 2005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 축사를 하면서 ‘항상 갈망하고 우직하라.’(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한눈 팔지 않고 파고드는 집요함이 없었다면 정보기술(IT)분야에서의 그의 성공은 요원했을 것이다. 노자는 ‘대지약우’(大智若愚)라고 했다. ‘큰 지혜는 어리석음과 같다.’는 말이다. 버릴수록 채워지고 아낌없이 베풀수록 더 많은 것이 돌아오는 게 세상이치다. 바보가 아니면 도저히 얻을 수 없는 큰 깨달음이다. 김수환 추기경은 파스텔로 듬성듬성 그린 자신의 자화상에 ‘바보야’라고 적어놓은 자칭 바보다. 약자와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면서 사랑을 실천해온 평생 바보였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도 16일이면 어언 3년이 된다. 김 추기경 선종 3주기를 맞아 서울 명동 등지에서 자선음악회, 사진전, 전시회 등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그가 더욱 그리워진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카드사 기름값 인하전 불붙나

    카드사 기름값 인하전 불붙나

    일반주유소보다 50원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알뜰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경우 ℓ당 최대 200원까지 포인트 적립을 받는 ‘통큰 주유 카드’가 다음달 출시된다. 현재 ℓ당 최대 60~120원가량 할인하거나 포인트 적립하는 여타 카드사들이 가격 인하 경쟁에 뛰어들지 주목된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3개월간 한시적으로 휘발유 가격을 ℓ당 100원씩 할인하고도 7조원 정도의 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NH카드, 새달 출시 예정 NH농협카드는 알뜰주유소에서 ℓ당 최고 200원 혜택을 제공하는‘채움 알뜰주유카드’를 오는 3월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알뜰주유소는 휘발유 등의 유통 과정을 줄여 여타 주유소보다 ℓ당 최대 100원까지 싸게 파는 곳으로, 2월 중에 250여곳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NH카드는 알뜰주유소와 농협이 직접 운영하는 주유소 등 총 540여곳에서 ℓ당 최대 200원의 포인트를 적립하는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일반주유소에서는 80원의 혜택을 준다. NH카드의 전략은 카드사가 최대한 비용을 부담하고 분산된 카드 혜택을 기름값에 집중한 점이다. 또 월 카드 이용액을 ▲20만원 ▲50만원 ▲100만원 ▲150만원 이상으로 나누어 등급마다 포인트 적립액을 차등 적용할 예정이다. 이외 현재 1회 10만원씩 월 4회까지(40만원 상한) 포인트를 주는 구조를 횟수와 상관없이 월 30만원까지로 축소했다. 고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서민들이 적은 액수로 자주 기름을 넣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의 기름값 인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NH카드의 ‘통큰 주유 카드’가 예정대로 출시되려면 이달 안에 금융감독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그간 주유 할인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ℓ당 기름값 할인은 60원, 포인트 적립은 80원의 가이드라인을 운영해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상품 신고서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카드 허가는 수익성과 과당경쟁 여부가 모두 고려된다.”고 말했다. ●이달 금감원 허가 여부 고비 또 브랜드 주유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반발도 무시하기 힘들다. 산술적으로 주변 주유소와 ℓ당 최대 200원(원유가격 100원+카드 할인차 100원)까지도 가격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물 잔에 담기는 달빛/윤범모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물 잔에 담기는 달빛/윤범모

    우물을 판다 한 삽만큼 비워지는 땅 그만큼 채워지는 바람 (하기야 우리네 삶, 바람이 왔다 가는 일이지) 우물 한 두레박 퍼 올린다 보름달도 덩달아 끌려온다 친구들 잔에 물을 따른다 잔 가득히 나누어 주어도 달빛은 줄어들지도 상처를 남기지도 않는다 그대 잔 속에 담긴 달빛 우물 초승달인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보름달인가 (아니, 우물 팔 땅만 필요하다고?)
  • [바늘구멍 취업난에… 우울한 청년실업 2제] 취업 종합학원 등장

    [바늘구멍 취업난에… 우울한 청년실업 2제] 취업 종합학원 등장

    청년 실업이 극심해지면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취업 전문 종합학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스펙’을 쌓기 위해 학원에서 영어나 컴퓨터 등을 배우는 것을 넘어 ‘맞춤형 취업 과외’까지 등장한 셈이다. 취업까지 사교육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에 취업 준비생과 미취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학원가에 따르면 서울 강남의 A학원은 구직자들이 취업에 필요한 과목을 한꺼번에 수강할 수 있도록 취업종합반을 설치했다. 영어 말하기 테스트인 오픽(OPIC)과 토익(TOEIC) 스피킹, 프레젠테이션 기법, 인·적성시험은 물론 자기소개서 작성에 이르기까지 취업에 필요한 모든 기법을 망라해 강의하고 있다. 강의료도 과목당 20만원 선에 이르며 종합반은 60만원 선이다. 26일 현재 이 학원 홈페이지 가입자만 1만 7000여명에 이른다. A학원 관계자는 “자신 없는 분야를 골라 듣는 학생도 있지만 종합반 형식으로 모든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예 패키지로 묶어 종합반 형태의 취업 강의만 하는 학원도 있다. 강남의 B취업학원은 등록 직후 취업 희망자의 스펙에 따라 어느 회사에 합격이 가능한지를 진단해주는 자기평가까지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다 자기소개서 작성법, 인·적성검사, 면접 이미지 메이킹, 실무·임원 면접, 프레젠테이션 기법 등을 패키지로 묶어 8주에 96만원의 수강료를 받는다. 강의도 대기업반과 금융회사반 등으로 나누어 실시한다. 또 해외 유학파를 위한 과정도 개설했다. 학원 측은 강사 대부분이 전직 대기업과 금융권 인사 부서 출신이라고 말했다. 학원 관계자는 “수업이 5명 이내의 소규모로 이뤄져 강의 질이 보장된다.”면서 “이미 다음 달 신청은 마감돼 3월 수강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반응은 엇갈린다. 대학생 황모(24)씨는 “취업이 고시처럼 어려워진 현실에서 취업만 된다면 투자 가치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대학생 이모(25)씨는 “등록금 마련하기도 힘든데 수십만원씩 들여 취업학원까지 다녀야 한다는 현실에 울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김동현·이성원기자 moses@seoul.co.kr
  • 새만금 첨단농업단지 올 상반기 첫 삽

    새만금 첨단농업단지 올 상반기 첫 삽

    새만금지구 첨단농업단지 조성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 추진된다. 26일 전북도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가 새만금지구 농업용지 8570㏊를 7개 공구로 나누어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올해는 1차로 개발 여건이 좋은 김제시 광활면 지역 5공구 1513㏊를 상반기 중에 발주할 계획이다. 새만금 농업용지 가운데 처음 개발되는 5공구는 2015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대규모 농업회사와 수출원예단지, 첨단농업시험단지, 농산업클러스터 등이 배치된다. 농업테마파크, 복합곡물단지 등도 함께 들어서 첨단 수출농업단지로 육성될 예정이다. 대규모 농업회사법인 3곳이 입주하는 700㏊는 2013년까지 기반 조성공사를 마무리하고 2014년부터 농업시설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규모 농업회사 법인은 농산·새만금팜·초록마을 등이다. 올해 착공하지 않는 나머지 농업용지 6개 공구 7057㏊는 국내외 농업전망과 주변 여건 변화, 기후변화협약 등을 고려해 세부 토지 이용 계획을 보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첨단농업단지 조성을 위한 ‘새만금 농업용지개발 자문위원회’를 설치한다. 민·관 공동으로 구성된 자문위는 각계 전문가, 정책 입안자와 수요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와 함께 새만금 방수제 54.2㎞ 9개 공구 가운데 지난해 착공한 7개 공구 49.5㎞는 공정률을 올해 안에 34.5%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아직 착공하지 않은 방수제 2개 공구 4.7㎞도 상반기에 공사를 발주해 2015년 모두 완공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방수제 공사를 착공한 데 이어 올해 농업용지 조성 사업이 첫 삽을 뜨게 됨으로써 새만금 내부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면서 “방수제가 완공되는 2015년부터는 바야흐로 새만금시대가 활짝 열리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새만금지구 내부 개발 사업비는 방수제공사 1950억원, 농업용지 조성 200억원 등 모두 21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00억원이 늘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상습 체임업주 명단 공개

    상습 체임업주 명단 공개

    악의적이고 상습적인 임금체불 사업주의 명단이 공개된다. 또 도급사업 근로자의 임금 보호를 위해 체불 임금지급 연대책임의 범위를 귀책 사유가 있는 모든 상위 수급인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25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개정된 법은 명단 공개 기준일 이전 3년 이내에 임금·보상금·수당 등을 체불해 2회 이상 유죄가 확정된 사업주(법인인 경우 그 대표자)가 또다시 3000만원 이상의 임금 등을 명단 공개 기준일 이전 1년 이내에 체불할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인적 사항 등을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악의적이고 상습적인 임금체불을 예방하고, 다단계로 이어지는 도급공사에서 영세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체불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 밖에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있는 대기시간 등도 근로시간으로 산정토록 했다. 또 1년 동안 80% 미만을 출근한 근로자에게도 1개월 개근 시 1일의 연차 유급휴가를 주도록 했다. 유산, 사산 등의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산전후 휴가를 출산 전에 나누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무회의는 대학 통폐합 요건 중 교원 확보 기준을 낮추고 입학정원 감축 기준도 전문대학 수업연한에 따라 완화해 통폐합을 촉진하는 대학 설립·운영 규정도 통과시켰다. 김 총리는 “공직자가 정치적 분위기에 편승해 눈치를 보거나 업무를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다.”며 국무위원들에게 소속 공무원과 산하기관·단체 직원의 기강 확립을 주문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열린세상] 매뉴얼사회 일본의 함정/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열린세상] 매뉴얼사회 일본의 함정/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지난 14~15일 일본의 2012년도 ‘대학입학자 선발 대학입시센터시험’(센터시험,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에서 문제지가 잘못 배포되어 4500명의 수험생에게 영향을 미친 최악의 입시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는 매뉴얼 사회 일본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입시사고의 발단은 수험과목 선택의 신(新)방식에 있었다. 종전에는 세계사, 일본사, 지리 과목(각각 A, B로 되어 있어 6과목)을 같은 시간대의 ‘지리역사’라는 교과로 묶어 이들 과목 중 복수 과목을 선택할 수 없었다. 2002년 국립대학협회는 학생들의 역사나 지리 분야 지식 부족을 우려해 대학입시센터에 이 분야를 강화하도록 요청했다. 이를 받아들여 대학입시센터는 ‘지리역사’ 교과에서 두 과목을 선택하거나(예컨대 일본사A와 세계사A) 또는 한 과목은 ‘지리역사’ 교과에서 선택하고 다른 한 과목은 ‘공민’(公民)(현대사회, 윤리, 정치경제, 윤리·정치경제 과목으로 구성) 교과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예컨대 일본사A와 윤리) 신방식을 2012년도부터 적용하였다. 이번 사고에서는 입시 운영이나 감독 실책이 컸다. 신방식 하에서는 두 과목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에게 오전 9시 30분~10시 30분 한 과목(제1과목)의 답안을 작성하여 10시 30분~10시 40분 10분 사이에 제출하도록 하고, 계속해서 10시 40분~11시 40분 다른 한 과목(제2과목)의 답안을 작성하도록 하였다. 이때 신방식의 두 과목 선택을 위해서는 별도 책자로 되어 있는 ‘지리역사’와 ‘공민’ 교과 문제지를 9시 30분 시험 시작 전에 함께 배포해야 했다. 그럼에도 48개 시험장에서 ‘지리역사’교과 문제지만을 나누어 주었는데 시험이 시작되어 한동안 시간이 지난 뒤 ‘공민’교과 문제지를 배포하는 실책을 범하였다. 센터시험 감독요령에는 전반적 주의사항, 교과·과목별 지시내용, 사고대응 등이 자세하게 실려 있다. 상세 매뉴얼은 ‘확실하게 대처하기 위해’라는 이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책임회피’의 전형이기도 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사고에 대해 대학입시센터 측은 기자회견에서 “각 시험장의 매뉴얼에는 감독 방법이 모두 기재되어 있었으나 주지시키는 것이 부족하였다. 죄송하다.”고 해명하였다. 즉, ‘우리는 매뉴얼에 모두 적어 놓았으니 우리 책임이 아니다.’는 발뺌이 표면화되어 나타났다. 센터시험의 매뉴얼 분량을 보자. 우선 ‘감독요령’이 210쪽, 다음으로 각 ‘시험장에서 만든 책자’(시험교실 배치, 연락표·일시퇴실기록부 등 각종 양식 견본을 싣고 있음)가 42쪽, 여기에 ‘센터시험에서 나타난 사례와 대응’ 책자가 52쪽으로, 이들을 합하면 300쪽이 넘는 분량이다(모두 A4 크기). 지루하고 복잡하여 다 읽기도 어렵고 대부분은 사전설명회에서 입시위원의 설명을 듣고 이해한다. 또 매뉴얼은 대학입시센터에서 전국 시험장에 일률적으로 배부하는 것이므로 행여 어떤 잘못을 지적하여도 금방 고쳐질 리 만무하다. 그러다 보니 매뉴얼상에 까다로움이 있어도 구태여 지적하지 않고 침묵하며, 응당 그 매뉴얼에 따라야 하는 것으로 길들여져 있다. 예컨대 부정행위 적발은 단계별로 되어 있고 따로 카드가 준비되어 있다. 우선 부정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는 수험자에게 보여주고 수험번호와 함께 그 원인이 되는 행동을 기록해야 하는 흰색 경고카드가 있다. 그 다음 실제로 부정행위를 하였을 때 별실로 데려가기 위해 사용하는 노란색 경고카드(부정행위보고서)가 있다. 한국의 아줌마 부대라면 ‘왜 이렇게 복잡한가?’라며 들고 나섰을 것이지만 일본에는 아줌마 부대도 없어 항의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대학입시센터는 세세한 규율을 정해놓고 제 덫에 결려 자신의 행동을 제약했다. 일을 복잡하게 얽어 놓음으로써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이려 했다. 그렇게 얽매이다 보니 일의 맥을 잡을 수 없어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였고 책임 회피를 위한 형식론으로 흘렀다. 이번 입시사고는 명료함을 꺼리는 일본 관료주의가 자승자박의 함정에 빠진 것을 보인 사건이었다.
  • “중요 문화재복구, 전통방식으로 작업”

    중요 국가 문화재의 복구·복원은 전통적인 자재와 도구를 이용해 전통 방식 그대로 작업하게 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문화재 복구·복원은 전동 공구를 사용한 비전통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복구·복원은 ‘전통 품셈’(노임)과 ‘기계 품셈’으로 엄격히 나누어 발주된다. 최종덕 문화재청 문화재보존국장은 13일 서울신문기자와 만나 “문화재 복원·복구와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은 전통적인 자재, 도구, 방식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1974년 전통방식에 의한 목수 품셈을 마련해 놓고도 그대로 적용하지 못한 것이 숭례문 복구공사 중단과 같은 사태의 단초가 됐다.”고 말했다. 전통 방식으로 품셈을 잡아놓았지만, 문화재 복원 및 복구공사에서 전동공구가 도입돼 공공연하게 사용된 것은 1960년대 말부터라는 것이 최 국장의 설명. 전동공구가 문화재 복구에 쓰였는데도 수십 년 동안 문화재청이 묵인한 것이 문제였다고 최국장은 덧붙였다. 그러나 이 문제는 결국 2010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광화문 복원 공사에서 왜 기계 대패 등을 사용하느냐.”라는 질의를 통해 공론화됐다. 최 국장은 “결국 2010년 전통방식에 의한 목공사와 전동공구를 활용한 목공사의 품셈을 나누어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새 품셈표를 복구 작업에 적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재 복구 현장에서 30~40년 동안 관행처럼 전동공구를 활용해 왔는데, 관행을 단번에 뒤집고 전통 도구에 의한 전통 방식을 적용하면 목수 등 현장의 반발과 혼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숭례문 복구 목공사의 경우는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고, 문화재청이나 시공을 맡은 명헌건설, 신응수 대목장 등이 모두 전통도구를 활용한 전통방식을 고집했기 때문에 실제 전통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 국장은 “올해부터 발주 단계에서 전통방식의 품셈을 적용할지, 기계품셈을 적용할지를 분리해 결정하고, 전통방식의 품셈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손으로 만든 기왓장’이나 ‘숯불로 만든 못’과 같은 전통기법의 전승자들이 거의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기법과 재료의 복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숭례문 복구 목공사와 관련해 대목장, 목수들과 갈등을 겪었지만 어차피 한번은 겪고 넘어가야 할 진통이었다.”면서 “숭례문 복구가 향후 문화재 복원·복구의 원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정보화사업 상반기 발주… 중소 IT업체 ‘숨통’

    행정안전부 정부통합전산센터가 중소 규모의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숨통을 틔우는 데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부통합전산센터는 11일 “IT 관련 대·중·소기업이 균형 있게 참가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올해 센터 예산 2920억원 중 2400억원을 상반기에 발주할 계획”이라면서 “정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실행하는 데 필요한 자원 통합 사업과 정보보호 강화 사업, 시스템 운영·유지 보수 사업 등 31개 세부 사업이 해당된다.”고 밝혔다.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도 중소업체 참가 비율에 따라 1~5점으로 차등 평가해 중소기업의 공동 수급 확대를 유도키로 했다. 5000만원 이상 소프트웨어 포함 사업은 소프트웨어 부문을 나누어 발주하며 중소기업의 사업 참여 비율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김경섭 센터장은 “21개 사업, 1212억원을 이달 중에 발주해 계약까지 마치고 나머지도 상반기에 모두 발주할 것”이라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기획]최고경영자=⑥롯데그룹 신격호(辛格浩)씨

    [기획]최고경영자=⑥롯데그룹 신격호(辛格浩)씨

     종양장(種羊場)의 양털깍이 소년이 맨주먹으로 현해탄을 건넌 지 30년- 지금은 부동산만 3천억「엔」(한화 4천억원)어치를 가진 대재벌로 자라났다. 4천억원이면 우리나라 1년 총예산의 절반. 지난 해 2천억원의 매상을 올린「롯데」의 신격호(辛格浩·53)씨는 이 어마어마한 부(富)가 오직『신용과 의리』로 쌓아올린 것이라 했다.  차분하게 외곬 파고들어…신용과 의리로 쌓아올려 『저는 운이라는 걸 믿지 않습니다. 벽돌을 쌓아 올리듯 신용과 의리로 하나하나 이루어나갈 뿐이죠』  「롯데」종업원들은 아직 신(辛) 사장이 웃거나 화내는 것을 본 일이 없다고 한다. 화가 나면 오히려 음성이 낮아지고 차분해지는 것이 신(辛) 사장의 성격. 이런 내성적인 성격이기에 오늘의「롯데」를 만드는 데도 다른 경영자들과는 달리 화려하게 남의 눈에 드러나는 일 없이 차분하게 외곬으로 파고 드는「인·파이팅」전번(戰法)을 써왔다.  재일교포 사회에선『관동(關東)에 롯데, 관서(關西)엔 판본(阪本)』이란 말이 자랑스럽게 쓰여지고 있다. 신격호(辛格浩)씨와 서갑호(徐甲虎)씨가 교포 중 가장 성공한 사람일뿐더러 일본의 어느 기업과 견주어도 결코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의 본거지인「도꾜·롯데」는 지난 해 제과부문에서 1천2백억「엔」,「레저」와 부동산부문에서 6백억「엔」을 벌어 들였다.「도꾜·롯데」는 모두 11개의 기업체를 거느리고 있는데 이 중에는「검」「초컬리트」「캔디」「아이스크림」공장이 들어있으며「볼링」「골프」시설을 갖춘「레저·센터」인「롯데」회관,「프로」야구의「롯데·오리온즈」구단 등이 있다.「롯데」소유 부동산의 일본 은행 감정 가격은 총 3천억「엔」.  한편 12년 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롯데」는 지난 해 총 2백억원의 매상을 기록했다. 라면, 새우깡 등을 만들어내는「롯데」「검」「초컬리트」「캔디」공업이 90억원,「검」「캔디」의「롯데」제과가 45억원, 일본에 우리나라산 백삼(白蔘)을 독점 수출하고 있는「롯데」물산이 60억원어치를 팔았다. 다수 산매점 주의로 맞서…콧대센 일본 「하리스」눌러  「도꾜·롯데」에 비교하면 아직 한국「롯데」는 걸음마를 배우는 단계지만 어마어마한「도꾜·롯데」의 후광을 갖고 있는 한국「롯데」의 장래는 밝다.  「롯데」의 경영 방침은 간단하다. 첫째 질 좋은 상품을 만들어 낼 것, 둘째 제품이 많은 상점에 진열되어 있을 것, 세째(셋째) 선전에 힘쓸 것.  그러나 신(辛)사장의 경우는 보다 철저하다.  『평범한 속에 의외의「아이디어」가 있는 법입니다. 그「아이디어」를 찾아내고 한번 일에 손대면 철저히 하는 것-그게 성공의 비결이겠죠』  평범한 속에서 의외의「아이디어」를 찾아낸 대표적「케이스」가 바로「롯데·검」이다. 종전 직후 일본「긴자」뒷골목에서 GI들이 던져주는「검」을 줍는 일본 어린이들을 보고「힌트」를 받아「롯데·검」이 탄생된 것.  전후 일본엔 50여종의「검」이 생산되었으나「롯데」가 지금처럼 시장 점유율 65%를 자랑하는「톱·메이커」가 된 건 우수한 품질 때문이었다고 신(辛) 사장은 말한다.  또「롯데」의 평범한 경영 방침이 기업 경쟁에서 이긴 경우가 바로「하리스」와의 싸움이다.「롯데」와 함께 일본의「검」시장을 나누어 갖고 있는「하리스」는 당초엔「롯데」로선 쳐다보지도 못할 만큼 큰 기업이었다. 그러나 도매상 중심으로 콧대 센 장사를 하고 있는「하리스」에 비해「롯데」는 다수(多數) 산매점주의로 맞서 끝내 이기고 말았다.  가정 부인들을「세일즈」에 동원, 시장 개척을 한 것도「롯데」의 기발한 판매「아이디어」의 하나였다. 다음은 선전. 「하리스」가 TV에 30분짜리「프로」를 만들면「롯데」는 1시간짜리로 맞섰다.  지금도「롯데」는 한해에 65억「엔」을 선전비로 쓰고 있다. 결국「검」싸움에서「하리스」는 「롯데」의 평범한 경영 방침에 져 현재까지 주인이 3번이나 바뀌고 말았다.  『팔리는 건 제품이지만 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제 인사 관리는 간단해요. 일단「롯데」에 들어온 사람이면 스스로 사표를 내고 나가기 전엔 절대로 해고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잘못이 있으면 감봉 처분이 고작이죠. 직장을 믿고 일할 수 있을 때 일이 제대로 되는 것 아닙니까?』  현재「도꾜·롯데」산하 기업체의 부사장 중 67살이 된 노인이 한분 있다. 하는 일이라곤 출근했다 퇴근하는 것뿐. 그리곤 부사장 월급을 타간다. 신(辛)씨가 종전 직후「크림」장사를 사작할 때 썼던 종업원 10명 중 유일하게「롯데」에 남아 있는 사람이란 이유 때문. 종업원은 해고 않고 전문분야 일만 시켜  한국「롯데」의 경우 이런 인사 방침은 마찬가지지만 또 하나 특징은 종사자의 업무를 바꾸지 않는다는 것. 이는 신(辛) 사장이『우리나라에선 전문 기술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신(辛)사장의 과거는 한마디로『배 고팠다』는 것.  언양(彦陽·현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에서 몇 10리 들어간 경남(慶南) 울주(蔚州)군 삼남(三南)면이 신(辛) 사장의 고향. 바로 이웃 마을이 서갑호(徐甲虎)씨의 고향이다, 신(辛)씨는 울산농업실습학교를 졸업하고 곧 어느 종양장으로 양털깎이 소년으로 취직했다. 농사만 지어서 5남5녀의 10남매를 먹여 살리긴 힘든 일. 신(辛)씨는 장남으로 가장의 역할까지 겸해야 했다.  21살 되던 해『언제까지 양털만 깎고 살 수는 없지 않으냐?』는 각오로 집을 뛰쳐 나왔다. 일본의 종양장을 돌아 본다는 명목으로 현해탄을 건넜지만 신(辛) 청년의 뜻은『배고픔』을 면해 보자는 것이었다,  우유 배달을 하기도 하고 무거운 철판을 져 나르기도 했다, 그 돈으로「와세다」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나 제2차대전으로 대학도 문을 닫자 어느 군수기름공장의 기술자로 취직했다가 동료의 모함으로 쫒겨났다. 신(辛)씨는「커팅·오일」을 만들어 내는 공장을 차렸다. 꼭 두번 납품하고 나자 공장이 미군기의 폭격으로 산산조각이 났다. 남은 건 빚 5만「엔」뿐.  종전이 됐다. 신(辛)씨는 폐허가 된 일본에서 이제 이길 것은『평화』뿐이라고 생각했다. 소위「평화산업」이란 화장품에 처음 손댄 것도 이 때문이다. 다시 빚을 얻어(어느 일본 의사였는데 오직 신(辛)씨만 믿고 돈을 대준 것. 그 뒤 신(辛)사장은 이 의사에게 병원「빌딩」을 지어 주어 은혜를 갚았다) 종업원 10명으로「크림」이며 머리기름을 만들어 냈다. 수익은「크림」이 2~3배, 머리기름은 10배가 남았다.  화장품으로 중소기업인이 된 신(辛)씨는 다시『평화산업』인「검」생산에 착수했고 오늘의「롯데」를 세워 놓았다. 50년대의 부동산「붐」에서 크게 한 몫을 잡은 것도「롯데」성장의 성장제 역을 했다.  1948년 자본금 1백만「엔」으로 시작한「롯데」가 지금은 그 3백배 이상으로 자라났고「롯데·검」은 6대주 어느 곳에도 수출되지 않는 곳이 없게 됐다.  한국에 금의환향한 것은 5·16 직후. 햇수로는 12년이 되지만 가정 분규로 신장개업을 한 지는 이제 5년째다. 그 5년 동안「롯데」경쟁 기업인 삼양(三養), 해태 등과 맞먹을 정도로 자라났다.  5형제 중 맏이자 총수인 신격호(辛格浩)씨는「롯데」의 회장. 4째인 선호(鮮浩·40)씨가 형님을 도와 일본에 있으며「도꾜·롯데」산하 공장의 전무·상무직을 맡고 있다. 한국「롯데」는 3째인 춘호(春浩·44)씨가「롯데」공업 사장, 막내인 준호(俊浩·33)씨가「롯데」제과 전무로 있으며 4째 매부인 최현열(崔鉉烈·전 부산(釜山)시장 최두열(崔斗烈)씨의 동생)씨가「롯데」물산의 전무로 있다.  시작은 화장품…부동산 투자로 한몫보고 한국「롯데」의 사장인 유창순(劉彰順)씨는 인척 관계는 없으나 유(劉)씨가 한국은행「도꾜」지점장으로 있던 시절부터 신(辛)사장과 막역하게 지내던 사이. 경영의 실무는 동생들에게 맡겨 놓고 있으나 신(辛) 사장은 유(劉)씨의 인품과 경영 수완을 높이 사고 있다고. 한때 말썽을 빚기도 했던 집안의 불화는 이제 말끔히 가시고 신(辛)씨가 한국에 나오면 형제가 모두 모여 술을 나누곤 한다.  『나이 드신 탓인지 요즘은 보다 많이 모국에 투자하고 싶어하십니다. 반도「호텔」애기도 그래서 나온 것 같아요』막내 준호(俊浩)씨가 전하는 말이다, 신(辛)씨는 완전히 기틀이 잡힌「도꾜·롯데」는「레저」산업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부동산을 처분해 한국에 투자할 생각. 반도「호텔」을 인수해 객실 1천개의「딜럭스·호텔」을 지을 단계에 와 있고 74년께는 제철제강 분야에도 손을 댈 생각으로 현재 수익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모리나가」「메이지」등 대「메이커」들과 과자 싸움을 벌일 땐 1주일에 겨우 하루 집에 들어 갈까 말까 였읍(습)니다. 한번 매달리면 철저한 게 제 성격이죠』  오랜 일본 생활로 일본 정계의「기시」(전 수상(首相))「후꾸다」(행정관리청 장관·전 대장성 장관)「오히라」씨(현 외상(外相)) 등 정객과도 교분이 두터워 이따금 한·일 정계의 막후에서 다리를 놓기도 한다.  술은 잘 하는 편이며 즐기는 것은 바둑. 우리나라「아마」2단의 실력으로 같은 급수인 막내 준호(俊浩)씨가 좋은 상대. 일본인 부인과 2남(男)1녀(女)를 두고 있다.  <김창웅(金昌雄) 기자> [선데이서울 73년 2월11일 제6권 5호 통권 제226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황금똥 보셨습니까

    무채색 일색인 한겨울에 만나는 찬란한 금빛. 그 오롯한 쾌감을 기억하시는지요. 고구마가 주는 배설의 기쁨입니다. 이른 아침, 얼요기 삼아 막 퍼올린 샘물을 몇 모금 마시면 뱃골이 싸 한게 인체라는 유기체와 융합하려는 자연의 의지가 느껴집니다. 페트병에 담긴 ‘비싼 물’이 아니라, 정수기가 걸러낸 ‘인조 물’이 아니라 지층의 위엄이 빚어낸 그 물 한모금의 은혜를 안다면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깨우침일 수 있습니다. 공복에 마신 정화수, 아직 남은 잠의 찌꺼기를 씻어내더니 혈관을 타고 심신의 말단으로 스며들어 마침내 대장의 끝 괄약근에 힘을 미칩니다. 괄약근을 압박하는 그 묵직하고 은근한 힘이야말로 살아 숨쉬는 생명의 징후이지요. 측간에 들어앉아 자리를 잡으면 가래떡 같은 고구마똥이 호기롭게 밀고 나옵니다. 똥 얘기가 황당하다고요. 천만에요. 구린 똥이야말로 자신의 건강일지입니다. 그것만 잘 챙겨봐도 오장육부의 건강 상태를 꿸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대장이 안 좋으면 물똥을 쨀쨀 누고, 붉은 피가 섞여나오면 대장이나 항문 쪽에 문제가 있으며, 검은 혈변을 눈다면 위·십이지장 출혈을 의심할 수 있다는 식입니다. 그런 점에서도 황금빛 고구마똥은 위장관의 복음입니다. 황금똥, 심심파적으로 고구마 한두 개 먹는다고 누어지는 게 아닙니다. 아침은 거무튀튀한 보리밥으로, 점심은 삶은 고구마에 익은 김치 척척 얹어 먹고, 저녁은 청국장에 동치미와 밑반찬 두어 가지로 때웁니다. 저녁 먹고 두어 식경이 지나면 출출해 소쿠리에 담긴 삶은 고구마를 몇개 얼렁뚱땅 해치웁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식간에 주전부리 삼아 날고구마 깎아 먹는 건 덤입니다. 이렇게 하루 먹거리의 절반 정도를 고구마로 채우면 똥이 달라집니다. 싯노랗게 숙성해 우직하게 밀고 나오는 그 쾌변의 기쁨은 도시풍의 얄팍한 식사를 기꺼이 포기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똥을 누고 나면 뱃속이 텅 빈 듯 가뿐해 뭔가를 먹어야 한다는 식욕의 당위가 느껴지고, 그렇게 건강한 하루가 시작됩니다. 우리가 살아내야 할 1년은 그 하루의 누적일 뿐입니다. 임진년 새해, 그 삼백 예순 닷새를 잘 먹고 잘 싸는 해로 만들어 보는 건 어떨는지요.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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