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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트시그널3’ 이가흔 측 “학폭 의혹 사실 무근...법적 대응”

    ‘하트시그널3’ 이가흔 측 “학폭 의혹 사실 무근...법적 대응”

    ‘하트시그널 시즌3’ 이가흔 측이 학폭 의혹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밝히며 최초 의혹 제기자와 악성 댓글 작성자들에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29일 이가흔 대리인 법무법인YK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이가흔 학교폭력 의혹을 처음 제기한 데 대해 “이가흔이 왕따를 주도했다거나 A씨 부모님 욕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YK는 지난달 31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A씨를 고소했으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해명 조처를 할 경우 이가흔은 과거 친분을 생각해 A씨를 선처할 생각도 있어 형사 고소 이후 언론 대응도 자제했다”며 “그러나 A씨는 오히려 자신의 잘못된 행위를 반성하지 않고 익명성 뒤에 숨어 전날(28일) 인터뷰를 통해 또다시 이가흔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가흔은 억울한 누명을 벗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선처 없이 끝까지 모든 법적 조치를 진행할 것이며 허위사실과 모욕적 발언을 내용으로 한 악성 댓글 작성자들에 대하여도 모니터링을 통해 예외 없이 강경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가흔에게 학폭을 당했다는 A씨의 글이 공개됐다. 이후 지난 28일에는 A씨의 인터뷰가 공개, 거듭 이가흔의 학폭을 주장해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이가흔은 채널A 리얼리티 예능 ‘하트시그널 시즌3’에 출연 중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檢, 고유정 ‘의붓아들 살해 혐의 무죄’ 재판부에 “비논리적”

    檢, 고유정 ‘의붓아들 살해 혐의 무죄’ 재판부에 “비논리적”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고유정(37)에게 검찰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형사부(부장판사 왕정옥)는 22일 오전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고유정 사건 항소심 1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고씨의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1심 재판부의 판결을 ‘왜곡’, ‘억측’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검찰은 의붓아들 홍모군(5) 사망 사건의 핵심적인 쟁점으로 피해자의 사인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홍군의 사인을 ‘기계적 압착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했다. 즉 누군가 고의로 살해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밀폐된 집안에 홍군과 아버지, 고유정 3명만 있는 상황에서 범인은 아버지나 고씨, 둘 중 한 명일 수밖에 없다고 검찰은 강조했다. 홍군이 감기약을 먹은 상태에서 아버지 다리에 눌려 질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던 1심 재판부의 판단도 문제 삼았다. 홍군의 나이와 발달상태, 전세계적인 감기약 부작용 사례 등을 고려했을 때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막연한 의심에 불과하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검찰은 “홍군의 사인은 이번 사건의 선결적이고 핵심적인 쟁점인데도 1심 재판부는 부차적인 쟁점의 하나로 생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심 재판부가 무죄 이유를 21페이지에 걸쳐 설명하면서 홍군의 사인과 관련된 부분은 불과 2페이지밖에 안된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마저도 사실을 왜곡하고 억측했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재판부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치열한 고뇌가 담긴 판결을 기대했다”며 “우회적, 회피적, 비논리적인 승복할 수 없는 판결”이라고 밝혔다. 반면 고씨 측은 남편 살해 혐의에 대한 1심 무기징역형이 과하다는 입장이다. 졸피뎀을 피해자에게 투약한 증거가 부족하지만 1심 재판부가 이를 인정, 계획적 살인 누명을 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씨의 변호인은 의견서를 제출해 향후 공판기일에서 다퉈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법정에는 피해자 유족과 변호인들도 자리했다. 재판부는 5월20일 오후 2시 2차 공판을 열고 증거조사를 하기로 했다. 한편 고씨는 지난해 5월25일 오후 8시10분에서 9시50분 사이에 제주시 조천읍의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사망당시 36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후 바다와 쓰레기 처리시설 등에 버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같은 해 3월2일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자고 있는 의붓아들의 등 위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에 파묻히게 눌러 살해한 혐의도 받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황제의 옥새7] 넝마옷 입고 베델 찾아 온 조선의 우국지사

    [황제의 옥새7] 넝마옷 입고 베델 찾아 온 조선의 우국지사

    서울신문은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들 소설은 일제 병합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베델이 조선 독립을 위해 모험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에 이어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그녀는 식사를 마치자 곧바로 등을 가져 달라고 하더니 비걱거리는 계단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나와 베델은 서울의 외로운 밤에 지쳐 있었다. 루이가 천장에 달아놓은 단 하나의 등불에 의지해 그림자의 정글에서 당구를 쳤다. 9시가 조금 지났다. 거실에 우리 둘만 남았다. 호텔 밖 거리에서 야경꾼들이 돌아 다녔다. 그들이 발에 차고 다니는 작은 물체가 부딪치며 고드름이 우지직 떨어지는 듯한 금속성 소리를 냈다. 게임 열기 때문인지 크지 않은 공간이 금세 더워졌다. 우리는 바에 있던 창문 3개를 모두 열었다. 그러자 이 도시의 온갖 냄새가 호텔 안으로 들어왔다. 11시쯤 됐을까...그때까지도 우리는 당구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갑자기 작지만 다급한 목소리로 누군가가 “베델”을 불렀다. 열어놓은 창문을 통해 뭔가가 들어왔다. 베델이 곧바로 입으로 바람을 불어 램프를 껐다. 침묵과 어둠만이 가득했다. 베델의 거친 목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용 남작께서 오셨습니까?” “예, 접니다.” “용 남작, 이리로 와서 내 친구 빌리와 인사하시오, 이제 두 분은 제 손을 잡고 이동하시죠.” 나는 어둠 속에서 베델의 손이 내 손을 찾으려고 테이블 가장자리를 따라 더듬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쉿! 밖에서 일본인들이 우릴 감시하고 있는 거 다들 아시죠?” 그는 속삭이며 말했다. 그는 나와 어둠속의 유령같은 낯선 이의 손을 잡고 당구대를 떠났다. 베델이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도 그와 보조를 맞춰 계단을 걸어갔다. 침실이 있는 긴 복도를 기어가듯 지난 뒤 베델의 방으로 들어 갔다. 지독한 담배 냄새 덕분에 일부러 알려주지 않아도 그의 방임을 알 수 있었다. 성냥을 그어 불을 켠 뒤 침대 옆 램프 심지에 작고 약한 불을 붙였다. 베델이 방문을 걸어 잠갔다. 호주머니에서 자물쇠를 꺼내 문 손잡이 위에 올려놓은 뒤 정교하게 균형을 잡았다. 그만이 할 수 있는 아주 오래된 스파이 탐지 방법이었다. “누구라도 엿듣는 사람이 있으면 바로 알아 챌 수 있어요. 문 밖에서 손잡이를 조금만 움직여도 이게 밑으로 떨어지니까.” 꼭 코미디 오페라의 한 장면 같았다. 악당이 나오고 으시시한 음악이 나오는 오페라 말이다. 작고 아늑한 방 5개와 욕실, 어수룩한 웨이터와 관리인, 그리고 으스스한 분위기까지...이런 것들이 코믹 오페라의 필수 조건이니까... 나와 베델은 언제 터질 지 모를 일촉 즉발의 화염에 성냥을 들이 댄 바보들이었다. 자신의 능력은 생각지 않고 정의감에 약자부터 보호하겠다고 큰소리치는 앵글로 색슨 특유의 으스댐과 건방짐으로 대한제국 일에 무모하게 뛰어들었다고나 할까. 희미한 불빛 아래서 나는 베델을 찾아 온 미지의 손님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용 남작’(baron)으로 불리던 조선의 유명 지식인이었다. 야간 작업자들이나 입는 더러운 흰색 넝마를 입고 왔으니 그의 실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더러운 누명 옷을 반쯤 걷어 올리고 양말도 신지 않았다. 옷에는 하층민의 직업을 뜻하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머리에 튼 상투가 그의 신분을 말해줬다. 그는 잘 생겼고 키도 커 눈에 확 띄었다. 정장을 입고 이리로 왔다면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의 본명은 ‘용치선’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흥선대원군 시절 영의정을 지낸 거물이다. 치선은 미국 남부의 가장 큰 대학 가운데 한 곳에서 공부하고 프랑스 파리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머물며 국제 정세를 익힌 뒤 귀국했다. 그는 조선에 얼마 남지 않은 애국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한때 그는 일본이 조선을 점령한 암흑 속에서도 애국단체인 ‘일진회’에 가입해 열정을 바쳤다. 원래 일진회는 이웃 섬나라에서 들어온 점령자(이토 히로부미)를 비난하려고 설립됐지만 언제부터인가 일본의 자금력에 굴복해 지금은 침략국을 옹호하는 단체로 타락했다. 그는 나와 베델을 만나고자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일본인들이 이 영국인 편집장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던 터라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번역자주:소설에 등장하는 일진회는 1904년 8월 독립협회 관계자들이 주축이 돼 사회개혁을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러일전쟁 뒤로 일본에 매수돼 친일행각을 일삼는 단체로 전락했습니다. 조선 병합의 뜻을 이룬 일제는 1910년 9월 이를 해산시켰습니다. 일진회는 조선의 망국을 이끈 대표적 매국집단으로 평가됩니다.) ‘황제의 옥새’는 8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래통합·더불어민주, 도종환 후보 채팅방 놓고 설전

    미래통합·더불어민주, 도종환 후보 채팅방 놓고 설전

    미래통합당과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청주 흥덕구에 출마한 민주당 도종환 후보측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통합당은 도 후보 선거사무원과 지지자들이 모여있는 이 채팅방에서 포털사이트 여론조작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침소봉대라고 맞섰다. 양당의 말을 종합하면 도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 A씨가 이날 오전 10시44분쯤 오픈채팅방에 기사검색 방법을 설명하며 도 후보 기사만 클릭하자는 글을 올렸다. 이어 A씨는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된 도 후보 기사 사진을 찍어 채팅방에 올리며 클릭을 주문했다. 그러자 7분 뒤 민주당 권리당원이라고 밝힌 B씨가 “이런 방법은 좋지 않다. 여론조작 누명을 쓸수 있다”며 반대했다. 채팅방에 논란의 우려가 있는 글들이 올라온 사실을 알게된 도 후보 보좌관 C씨는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도록 해당 글을 모두 가렸다. C씨는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글이 게시돼있던 시간은 10여분에 불과하다”며 “오픈채팅방은 글이 게시되고 5분이 지나면 삭제가 안돼 가린 것”이라고 전했다. 오전 11시8분쯤 도 후보 관련 기사를 소개하며 선플을 달아달라는 A씨 글도 가려졌다. 이런 사실이 전해지자 미래통합당 충북도당은 성명을 통해 “도 후보는 여론조작 의혹을 낱낱이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어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여론조작으로 재판에 넘겨진 마당에 또다시 여론조작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시도는 공명선거를 해치는 작태”라며 “관계당국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엄벌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충북도당은 “채팅방에 올라온 수많은 의견 중 하나를 마치 조직적으로 여론조작을 한 것처럼 몰아가는 미래통합당 작태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응수했다. 민주당은 “곧바로 삭제해 메시지가 실행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채팅방 당원들의 반응만 봐도 실무자 돌발행동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침소봉대로는 민심을 얻지 못한다”고 충고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운동이 가능한 사람은 기사 읽기나 댓글을 부탁할 수 있다“며 ”선거법위반에 해당되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주 흥덕 선거구에는 도 후보, 미래통합당 정우택 후보, 국가혁명배당금당 서동신 후보 등 3명이 출마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또 세월호 막말…통합당, ‘세월호 텐트’ 발언 차명진 제명

    또 세월호 막말…통합당, ‘세월호 텐트’ 발언 차명진 제명

    OBS 후보자 초청 토론회서 부적절 발언김종인 “후보자 발언이라는 게 믿기지 않아”미래통합당은 광화문 세월호 텐트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보도한 기사를 TV토론에서 언급한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를 제명키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차 후보는 지난 6일 녹화된 OBS의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혹시 ○○○ 사건이라고 아세요? ○○○ 사건”이라며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녹화분은 8일 오후 방송될 예정이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차 후보의 발언을 보고받고 즉시 “공직 후보자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이라며 “방송 전에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정권을 심판해달라는 국민의 여망을 받아 전국에서 노력하는 모든 후보자들을 분노케 한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고 선대위 측은 설명했다. 차 후보가 언급한 기사는 한 인터넷 언론이 보도한 것이다. 그는 토론회에서 해당 보도를 거론하며 “세월호를 이용해서 억지 누명을 씌워 대통령을 쫓아내고, 그것을 이용해 권력을 획득한 자들, 그리고 지금까지 그것을 우려먹는 자들, 세월호 국민의 동병상련을 이용해서 세월호 성역 텐트에서 있지 못할 일을 벌인 자들, 그들을 향해 그런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 후보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두고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세월호 유가족들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쪄 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는다”고 막말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이후 당에서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단독] 군사정권에 땅 뺏겼던 농민들도 ‘라임 사태’ 피해자였다

    [단독] 군사정권에 땅 뺏겼던 농민들도 ‘라임 사태’ 피해자였다

    1960~70년대 군사정권에 의해 농지를 강제로 빼앗기고 범죄자가 된 이후 50여년이 지나 누명을 벗고 권리를 되찾은 피해자들과 그 후손들도 이번 ‘라임자산운용(라임)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피해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구로 분배농지 사건’ 피해자들과 그 후손들의 모임인 ‘구로 군용지 명예회복 추진위원회’(추진위)는 “신한금융투자(신한금투)가 위험한 상품을 마치 안전한 상품인 것처럼 속였다”면서 피해사실을 적은 신고서와 진술서를 각각 금융감독원과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했다고 29일 밝혔다. 신한금투는 라임자산운용(라임) 사모펀드 판매사 19곳 중 한 곳으로, 라임의 무역금융펀드(모펀드 중 하나인 플루토 TF-1호)에서의 부실 발생 사실을 은폐하고 정상 운용 중인 것으로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구로 분배농지 사건’은 1961년부터 박정희 정권이 지금의 서울 구로구 구로동 일대의 농지에 공업단지와 주택 등을 조성하기 위해 해당 농지에서 경작하던 농민들을 쫓아내고 형사처벌한 사건이다. 농민들은 해당 농지는 자신들의 소유하며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1968년 대법원으로터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후 박정희 정권은 1970년 피해자들을 불법으로 긴급체포 또는 연행하고 가혹행위를 가해 농지 소유권을 포기할 것을 강요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소송사기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2008년 7월 국가가 이 사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화해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2006년 결성된 추진위 회원들은 민·형사 재심을 청구했고, 2017년 11월 대법원은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승소 판결금을 받은 회원 650여명은 2018년부터 추진위 회비를 납부하기 시작했다. 회원의 약 40%는 70~80대 고령의 노인이다. 이렇게 모인 회비 일부를 한무섭(77) 위원장 등 추진위 임원들은 2018년 초에 신한은행 A지점 계좌에 넣었다.“선조들 한 서린 돈인데…” 그런데 2018년 12월 신한은행 A지점장이 “매우 안전한데 수익률도 높다”며 라임 펀드 가입을 적극 권유했고, 그 후에 만난 신한금투 B지점장도 라임 펀드를 안내하며 “목돈을 1년 정도만 맡겨놓으면 높은 수익을 돌려주고 원금도 지켜준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단 한 번도 펀드에 투자한 적이 없는 추진위 임원들은 안전한 상품이라는 말을 믿고 라임 펀드에 총 40억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라임 사태가 터졌고, 신한금투는 지난해 12월로 예정된 환매일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추진위에 통지했다. 한 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회비는 모두 사회에 기부할 계획이었다”면서 “투자 목적으로 돈을 넣은 게 아니라 안정적으로 돈 관리가 가능하고 이자가 4% 이상이라고 해서 넣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안전이 이유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돈은 국가 공권력에 의해 탄압받은 선조들의 한이 서린 돈이다. 이자는커녕 원금도 거의 사라질 수도 있다는데, 이런 일이 생겨서 정말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에 신한금투 관계자는 “라임 펀드 판매사들의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해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금감원이 현장 조사를 할 예정이어서 구체적인 입장을 말하기 어렵다”면서 “소명 절차에서 최대한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라임 사태’ 관계자 잇따라 구속 한편 라임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지난 27일 임모 전 신한금투 본부장을 구속했다. 임 전 본부장은 신한금투를 통해 라임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에게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직접 투자를 하는 것처럼 속여 480억원을 가로챈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는 라임 펀드 구조를 설계할 때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본부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서울남부지법은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면서 “사안이 매우 엄중하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또 라임 사태의 주범인 이종필(42·수배) 전 부사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한모씨, 성모씨를 전날 구속했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행방을 감췄고 현재까지 도주 중이다. 이 전 부사장은 출국이 금지돼 있으며 출국한 기록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이 전 부사장이 밀항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경찰청을 통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아무 이유 없었다…여성만 골라 폭행한 30대 남성 징역형

    아무 이유 없었다…여성만 골라 폭행한 30대 남성 징역형

    아무 이유 없이 여성이나 할머니만 골라 무차별 폭행을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A(32)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미 여러 차례 폭행 전과가 있는 A씨는 2019년 3월 서울 종로구의 한 편의점에서 피해자인 여성 B(25)씨가 자신과 어깨를 부딪쳤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쫓아가 벽에 밀치고 주먹과 발로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같은해 1월에도 다른 편의점에서 자신에게 인사를 한 여성 아르바이트생 C(23)씨를 아무 이유 없이 다짜고짜 밀쳐 넘어뜨리고 얼굴을 마구 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범행을 말리는 할머니 C(68)씨까지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법정에서 폭행 장면이 찍힌 CCTV 영상이 증거로 제출됐는데도 “상해를 가하거나 폭행한 사실 자체가 없다”면서 범행을 부인했다. 또 자신이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구속됐다면서 재판부에 석방을 요청하기도 했다. 법원은 이런 A씨의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에 정신감정을 벌였지만 특별한 정신적 질환이 발견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에게 상해를 가한 사람이 A씨라는 게 분명한데도 A씨는 일관되게 피해자들을 만난 적이 없고, 사건 발생 장소에 간 적조차 없으며, 동영상에 나타나는 범인의 얼굴이 자신과 닮기는 했지만 본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가 동종 범행으로 누범 기간 중에 있는데도 다시 죄를 저질렀고, 여러 번의 처벌 전력이 있다”면서 “유리한 양형 사유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면서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A씨는 불특정 여성들을 대상으로 특별한 이유 없이 폭행을 해 왔다”면서 “A씨의 폭행 이유가 ‘어깨를 부딪쳐서’, ‘특별한 이유 없이’, ‘눈이 마주쳐 기분이 안 좋아서’ 등이고, 피해자들이 반항이나 저항 자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해 이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이 엄청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코로나19 ‘은폐 의혹’ 이란, 치사율 100%에서 3%로

    코로나19 ‘은폐 의혹’ 이란, 치사율 100%에서 3%로

    검사키트 지원에 확진자 급증 이란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자 대비 사망자 비율(치사율)이 세계 평균치 수준으로 하락했다. 다른 발병국보다 유독 높은 치사율 탓에 확산 규모를 은폐한다는 의혹을 받았던 이란이 일단 수치로는 ‘누명’을 벗을 전망이다. 4일 이란 보건부의 집계에 따르면 3일 밤 12시를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2336명, 사망자는 77명으로 치사율은 3.3%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3일 발표한 치사율 3.4%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모집단이 적긴 하지만, 이란의 코로나19 치사율은 감염자가 처음 나온 지난달 19일엔 100%였다. 이날 확진자 2명이 공식 발표된 뒤 불과 서너시간 뒤에 2명 모두 사망했기 때문이다. 이후 확진자가 100명을 넘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란의 치사율은 13.7%에서 매일 1~2% 포인트씩 줄어들었다.이란의 치사율이 세계 평균치로 낮아진 것은 치사율 계산의 분모가 되는 확진자가 매일 60% 이상 급증했기 때문이다. WHO, 중국, 유럽에서 지난달 말 검사키트가 대량으로 도착해 그만큼 감염 여부를 검사한 의심 환자수가 증가했다. 이란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달 27일 245명에서 닷새만인 3일 10배로 늘어났다. 이란 보건부는 지금까지 의심환자 5737명을 검사했다고 집계했다. 검사 수 대비 양성 판정 비율은 41%에 달한다. 3일까지 한국의 확진율 1.7%(대구·경북 제외)보다는 훨씬 높고, 3일 0시 기준 대구신천지 교회 출석교인의 확진율 62%보다는 낮다.하메네이, 통계 투명공개 ‘특별 지시’ 이란의 코로나19 치사율이 평균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서방 언론은 이란 당국이 치사율을 낮추려고 사망자 수를 실제보다 많이 줄인다면서 여전히 불신을 거두지 않는 분위기다. 또 미국의 제재로 의약품과 의료장비가 충분치 않은 이란의 완치자가 3일 밤 12시 현재 435명으로 중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는 점도 의심을 받는 부분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병원에서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코로나19 환자가 며칠 뒤 사망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돌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3일 국영방송에 직접 나와 담당 부처에 코로나19 통계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특별 지시했다. 그러면서 서방 매체가 이란의 인도적 위기인 전염병까지 끌어들여 대외 이미지를 훼손하고 이란 국민을 불안케 하려고 심리전을 벌인다고 비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고아 XX라더니” 대사 논란된 드라마...제작진 사과 요구 빗발

    “고아 XX라더니” 대사 논란된 드라마...제작진 사과 요구 빗발

    KBS2 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이하 ‘사풀인풀’)이 고아 비하 발언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일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사풀인풀’에서는 전과자란 사실이 밝혀지고 아르바이트 음식점에서 해고된 강시월(이태선 분)이 잃어버린 친동생 문해랑(조우리 분)를 따라갔다가 홍화영(박해미 분)이 파놓은 함정에 빠지는 모습이 그려졌다.김기사는 홍화영이 시킨 대로 강시월에게 “고아 XX”라며 시비를 걸었다. 해당 장면에서 김기사는 “고아 XX라더니 아주 그냥 쓰레기구만. 부모한테 배워쳐먹은 것이 없으니 저 모양이지. 고아XX들은 어떻게든 티가 나요 티가 나”라고 말했다. 강시월은 결국 참다 못해 주먹을 날렸다. 바로 그때 경찰들이 들이닥쳤고, 강시월은 동생 문해랑 눈앞에서 경찰에 체포돼 연행되고 말았다. 강시월은 어린 시절 뺑소니 누명을 쓴 것도 모자라 직장도 잃고 경찰서까지 가게 되면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방송 이후 ‘사풀인풀’ 시청자 게시판에는 “아무리 재미를 위해서라도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언행은 처음 본다”, “꼭 그런 대사로 그렇게 표현했어야 했나” 등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제작진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에 드러난 중국 지도부 민낯/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에 드러난 중국 지도부 민낯/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는 주요 2개국(G2)을 자처하던 중국 지도부의 민낯을 참담하게 드러낸 사실상의 인재다. 이젠 살 만해졌나 생각하던 평범한 중국인의 소박한 꿈도 무참히 짓밟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지도부는 모든 중국인이 안심하고 살도록 내치를 가다듬는 것이 절박한 현안임을 보여 줬다. 코로나19 발생 석 달째인 지난달 29일 현재 글로벌 54개국에서 확진자 8만 5641명에 사망자 2933명이 발생했다. 중국은 사망자 2870명에 확진자 7만 9824명이다. 이는 1989년 발생한 비극인 톈안먼 사태의 희생자보다 피해가 훨씬 심각한 것이다. 당시 베이징 당서기 리시밍은 사망자는 군인·학생을 포함해 241명, 부상자는 7000여명이라고 보고했다. 중국 정부 발표대로라면 코로나19 희생자는 깊은 트라우마인 톈안먼보다 사망자가 12배 이상이다. 우한에서 의문의 바이러스가 발생한 초기 베이징은 무기력했다. 코로나19의 발생은 누구도 예견하지 못했겠지만, 초기 대응을 제대로 했다면 이렇게까지 키울 일은 아니었다. 우한 주민들이 ‘폐렴 같은’ 질병을 앓기 시작한다는 보고가 처음 나온 지난해 12월 초 중국 민간의 대응은 빨랐다. 2003년 사스와 2009년 신종 플루 사태를 경험한 현장은 기민하게 대응했다. 현지 전문가들이 문제의 바이러스 유전자 코드를 분석하고, 진단 시약을 준비하고, 백신을 찾느라 바빴다. 초기 우한 현장 의료진은 말 그대로 ‘사투’를 벌였다. 환자들이 고통을 호소하며 처절하게 스러지자 현장 의료진은 하루도 쉬지 못하고, 화장실에 갈 틈이 없어 기저귀를 차고 24시간 환자를 돌봤다. 초창기 외부 지원도 없었다. 마스크가 부족해 손수건을 두르고, 방역복이 없어 비옷을 입고 환자를 치료하는 식의 눈물겨운 싸움을 계속했다. 고립무원의 현장 의료진이 ‘살인 바이러스’와 고군분투하는 동안 지도부는 비밀주의와 매체 검열과 같은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해 세계적 대유행을 막을 ‘골든타임’과 같은 발생 첫 수주를 허비해 버렸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지 거의 한 달 만인 세밑 31일 베이징은 세계보건기구(WHO)에 통보했다. 그러나 정작 우한 주민에겐 알리지도 않았다. 특히 중국 통치를 떠받치는 한 기둥인 공안은 되레 쪽박을 깼다. 환자를 치료하던 리원량이 지난해 12월 30일 의대 동문 채팅방에 우한의 화난해산물시장에서 온 환자 7명이 사스와 유사한 진단을 받아 격리했다는 점을 알렸지만 오히려 그는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공안에 끌려가 곤욕을 치렀다. 현지 실태를 취재하던 시민기자 천추스와 팡빈은 행방불명됐고, 비밀주의 관행을 비판한 쉬장룬 칭화대 교수는 종적이 묘연해졌다. 베이징의 침묵은 1월 20일 시진핑 주석이 발병을 통제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깨어졌다. 발생 후 약 40일이 흐른 너무나 때늦은 시점이었다. 저우셴왕 우한시장은 TV에서 시당국이 적절한 시기에 주민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 이유를 상부의 승인이 없어서라고 밝혔다. 들끓는 민심에 불을 붙였다. 책임 모면에 급한 지도부는 공산주의 특유의 선전, 즉 여론전에 강한 면모를 살려 애먼 나라에 누명을 씌워 격리 조치를 하고 있다. 중국이 모기를 잡는다며 창문을 활짝 열고 살충제 뿌린 격이 아니었던가. 정치적 곤경을 타개하고자 희생양을 만들거나 애꿎은 의료진과 권한 없는 공무원만 사냥해 민심을 달랠지 지켜볼 일이다. 덩샤오핑 이후 최강 권력자로 군림한 시진핑 주석이 다음달에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 한다. 한국 방문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시 주석은 해외 방문에 앞서 사신(死神)을 지구촌에 확산시킨 책임부터 사과할 일이다. chuli@seoul.co.kr
  • 31번 신천지 확진자 “저 때문에 많은 이들 목숨 건져 다행”

    31번 신천지 확진자 “저 때문에 많은 이들 목숨 건져 다행”

    한때 잠잠하던 국내 코로나19 감염이 폭증하는 변곡점에 서 있는 31번 확진자가 방송 인터뷰에서 “저 때문에 많은 이들이 목숨을 건져 다행이다”라고 언급해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31번 확진자, JTBC 인터뷰서 “저로 인해 많은 사람 생명 건져” 대구 신천지 교인으로 지난 18일 확진 판정을 받은 31번 환자는 27일 방송된 JTBC 시사 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전화 인터뷰를 통해 “참 다행스러운 게 일단은 제가 (슈퍼 전파자라는) 누명을 쓰든 어쨌든 저 때문에 많은 사람이 생명을 건질 수 있잖아요”라고 말했다.이는 자신이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의 원인이 아니라 감염 피해자일 뿐이며, 자신을 통해 더 많은 확진자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즉, 신천지는 코로나19 확산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이며, 정부 조치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본부 측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지난 23일 김시몬 신천지 대변인은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신천지와 성도는 코로나19 최대 피해자다. 신천지 성도에 대한 혐오와 근거 없는 비난을 자제해 달라”면서 “신천지는 보건당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으며, 이 사태의 조기 종식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도 수 속였다”…대구시, 신천지 책임자 고발 이러한 공언과 달리 신천지는 전체 신도 명단 제출을 놓고 정부 및 지자체와 여전히 갈등을 빚고 있다. 신천지는 지난 25일 밤에서야 신도 21만 2000명의 명단을 정부에 전달했지만 이후에도 명단의 진위 여부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틀 뒤인 27일 정식 신도가 아닌 교육생을 포함한 31만여명의 명단을 정부에 제출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여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급기야 대구 신천지를 중심으로 지역감염이 대량 발생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대구시는 “교인 1983명을 숨겼다”면서 대구 신천지 책임자를 고발하기로 했다. 이에 대구 신천지 관계자는 “교육생은 신도가 아니라서 애초에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가 최근 총회본부와 정부 당국이 협의해 새로 제출하게 된 것일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생 1761명은 신도가 아니라 성경 공부를 하는 일반 대구시민이다”라며 “자기가 신천지 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도 많을 텐데 일방적으로 교인 취급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서울시 “신천지 신도 1485명 연락두절…68명 조사 거부” 문제는 각 신천지 본부뿐만 아니라 일부 신도들 역시 역학조사나 코로나19 검사에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역학조사에서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숨기거나 허위 진술을 해 감염병 방역대책에 혼선을 초래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전원 고발 조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방역당국의 전수조사 연락에 응하지 않거나 연락이 두절된 신도들도 각 지자체별로 적지 않게 보고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서울 소재 신도 2만 8317명 중 1차 전수조사에서 1485명이 전화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신도 68명은 전화 연결이 됐으나 통화 취지를 듣자마자 전화를 끊거나 답변을 거부한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들에 대해 2차 전화를 시도해 조사를 계속 거부하면 법률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음을 안내한 뒤 경찰과 협력해 조사할 계획이다. 또 신천지가 서울에 설립한 법인의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룸살롱 황제’ 뒷돈 수수 의혹…전직 경찰관 무죄 확정

    ‘룸살롱 황제’ 뒷돈 수수 의혹…전직 경찰관 무죄 확정

    동료가 불법 성매매를 하는 유흥업소로부터 챙긴 뇌물을 나눠 가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경찰관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뇌물을 건넨 인물로 지목된 ‘룸살롱 황제’ 이경백(48)씨가 해당 경찰관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우려 했을 가능성 등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박모(49)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근무하면서 불법 성매매 유흥주점 단속 업무를 담당하던 박씨는 동료 경찰 정모씨가 10여개 업소로부터 단속 무마 등을 명목으로 정기적으로 금품을 상납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박씨는 정씨로부터 자신이 관리하는 불법 업소를 단속하지 말고, 단속하더라도 잘 봐달라는 명목으로 총 360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대해 박씨는 “정씨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면서 “2010년 이경백씨를 수사해 구속하는 데 일조했는데, 이씨가 이에 앙심을 품고 정씨를 사주해 내가 뇌물을 받은 것처럼 허위 진술하게 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1·2심은 박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박씨의 공소사실을 증명할 직접 증거가 정씨의 진술뿐인 상황에서 정씨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신빙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도 이 같은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이름·나이 비슷” 신분확인도 안 해… 엉뚱한 할머니를 폭행범 만들어 놓고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이름·나이 비슷” 신분확인도 안 해… 엉뚱한 할머니를 폭행범 만들어 놓고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폭행 피의자가 경찰 조사에서 남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대 엉뚱한 노인이 범죄자로 전락했다. 경찰과 검찰은 성명모용(범죄수사 과정에서 타인의 이름을 자기 이름처럼 사용하는 일)을 걸러내지 못했고 법원은 애먼 사람에게 벌금형 판결을 내렸다. 서면으로 간략하게 처리하는 약식명령 제도의 허점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부터 검찰·법원까지 거짓 신원 못 걸러 24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 김제에 사는 김영순(81)씨는 날벼락 같은 벌금 선고를 받고 속앓이를 한 지 6개월 만인 지난해 5월 공소기각 판결을 받아 폭행 혐의를 벗었다. 서울북부지법은 약식명령서에 김씨가 2018년 10월 5일 서울 동대문구에서 물건을 환불하려는 손님의 옷을 잡아당기고 간이달력으로 머리를 1차례 때렸다는 범죄 행위를 담았다. 그러나 김씨는 사건 당시 서울에 없었고, 거동이 불편해 누구를 폭행할 수 있는 몸 상태도 아니었다. 시골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김씨는 경찰서나 법원 한 번 가본 적이 없었다. 자녀들은 심장병을 앓고 있는 김씨가 법원 선고에 크게 놀라자 ‘혹여 앓아눕진 않을까’ 마음을 졸였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당시 폭행 피의자 A(81)씨를 조사하면서 성명모용을 확인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주민등록증을 가져오지 않고 지문 조회도 되지 않았다”면서 “이름과 생년월일을 불러줬는데 김영순씨와 생일이 단 하루 차이이고 이름까지 비슷해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본인이 아닐 것이라 합법적으로 의심할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A씨의 지문을 종이에 찍어 보낸 만큼 검찰 단계에서 걸러질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일처리”라고 고개를 저었다. A씨의 성명모용은 검사직무 대리의 약식기소를 통해 법원에 인계됐다. 서울북부지검 관계자는 “송치 기록에 피의자 지문 채취에 장애가 있었다는 내용이 전혀 없어 검찰에서는 지문 신원 대조가 미비한 상태로 송치됐는지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따라서 검찰도 별도의 수사 지휘를 하지 않았다. ●누명 벗으려면 부담은 오로지 피해자 몫 김씨의 아들 박모(49)씨는 “경찰과 검찰, 법원이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기본적인 확인도 안 된 상태로 한 사람의 죄를 결정짓고 통보만 보내는 것이 맞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차 단속 일을 하며 매일 생계를 이어가는 입장에서 경찰과 검찰, 법원을 찾아다니며 어머니에 씌워진 누명을 벗기는 것도 가족으로선 큰 부담이 됐다. 박씨는 “우리와 상관없는 황당한 사법 처리에 생업을 팽개치고 불려다녀야 했다”면서 “이런 오류가 애초에 없어야 하고 일방적 통보 전에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가족을 대리해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공소기각을 이끌어낸 건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의 국선변호인 김상현 공익법무관이었다. 김 법무관은 “가해자가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벌금 사안이라 경찰이나 검찰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법원에서도 ‘(조사 내용이) 맞겠지’ 하고 판결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의 벌금형이 공소기각 판결이 난 뒤, A씨에 대한 폭행 처벌은 원점에서 다시 진행됐다. 그러나 남의 이름을 가져다 쓴 성명모용 사건은 사법기관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은 것으로 서울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단독] ‘환자 불법 격리’ 인권위에 폭로했다고…정신병원, 내부고발자에 치졸한 보복

    [단독] ‘환자 불법 격리’ 인권위에 폭로했다고…정신병원, 내부고발자에 치졸한 보복

    과실 누명 등 직장 내 괴롭힘도 겪어 결국 3개월 정직… “맷돌에 갈린 기분”경기 지역의 한 정신병원이 환자 불법 격리를 폭로한 간호사를 징계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병원은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환자를 과도하게 격리·강박한 사실이 확인된 곳이다. 피해 간호사는 병원 징계가 부당하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다. 23일 인권위 등에 따르면 간호사 A씨는 지난달 22일 ‘병원 간호사가 복통을 호소하는 미성년 환자를 의사에게 보고하지 않고 안정실(환자 격리 장소)에 격리해 1시간 이상 방치했다’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고 경찰에도 신고했다. 현행 정신보건법은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의사의 지시 없이 격리 또는 강박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A씨는 병원의 묵인 아래 간호사들이 임의로 환자를 격리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말했다. A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간호사들이 주치의에게 보고도 안 하고 ‘야, 저거 집어넣어’, ‘저 인간 눈 또 뒤집힐 것 같으니까 데려가’라며 환자를 안정실로 데려간다”며 “의사들도 담당 환자는 많은데 다 진료할 수 없으니 모른 척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불법 격리 문제를 처음 제기한 후 A씨는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급자들이 툭하면 제게 소리를 질렀고, 업무상 실수를 병동 내 모든 직원이 볼 수 있는 기록에 적었다”며 “일부러 환자 기록을 숨기고 마치 제 과실로 분실된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병원은 지난달 25일 A씨를 기존 병동 간호 업무에서 외래 간호 업무로 전보했다. 내원객 접수·수납 업무를 하는 안내데스크 끝자리가 A씨의 새 근무 장소였다. 책상도, 컴퓨터도, 업무용 전화도 없었다. 의자 하나가 뒤늦게 지급됐을 뿐이다. 수간호사 경력이 있는 A씨에게 병원은 내원객의 혈압·체온을 재는 일을 지시했다. 병원은 지난 11일 A씨를 징계위원회에 넘겼고 그다음 날 3개월 정직을 통보했다. A씨는 “지나가는 직원들이 절 보면서 피식 웃고, 제가 인사를 해도 모른 척한다”면서 “맷돌에 갈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A씨는 병원의 인사발령과 징계가 부당하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다. 서울신문은 병원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병원은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살인자에게(김선미 지음, 연담L 펴냄) ‘부모의 자녀 살해 후 자살’을 동정해야 할 비극이 아니라 경계해야 할 범죄로 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뿌리를 둔 소설. 생활고 때문에 가족을 죽인 뒤 자살하려다 실패해 아내만 죽이고 감옥에 간 아버지와 또 다른 살인 누명을 쓰고 떠났던 형이 집으로 돌아온 날 마을에서 또다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제3회 추미스(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356쪽. 1만 4000원.대한민국철학사(유대칠 지음, 이상북스 펴냄) 고려, 조선의 양반 철학이 아니라 우리말, 우리글로 사유한 민중이 주체가 되는 철학을 ‘한국철학’이라 정의한 저작. 성리학 이후 사민평등 사상을 가진 양명학부터 한국철학의 등장 배경을 살핀다. 저자는 동학을 만든 수운 최제우의 한글 사상서 ‘용담유사’가 한국철학의 출산을 알렸다고 말한다. 600쪽. 3만 2000원.시베리아를 건너는 밤(송종찬 지음, 삼인 펴냄) 시인의 눈으로 본 광대한 러시아의 속살. 세 권의 시집을 낸 중견 시인은 2011년 재직 중이던 회사가 추진한 천연자원 개발 프로젝트에 뛰어들며 4년간 러시아에 체류했다. 직접 목도한 러시아인들의 삶과 문화를 산문집으로 엮어 냈다. 308쪽. 1만 7000원.진리의 발견(마리아 포포바 지음, 지여울 옮김, 다른 펴냄) 여성이며 성소수자였던 사상가들의 삶을 엮은 전기. 행성 운동 법칙을 발견한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여성 과학자의 길을 연 천문학자 마리아 미첼, ‘뉴욕타임스’ 최초의 여성 편집자인 마거릿 풀러, 환경운동을 촉발한 해양생물학자이자 작가인 레이철 카슨에서 끝을 맺는다. 840쪽. 4만 4000원.대지의 슬픔(에리크 뷔야르 지음, 이재룡 옮김, 열린책들 펴냄)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공쿠르상 수상 작가 에리크 뷔야르가 쓴 서부 개척 시대 잔혹사. 1890년대 미국을 무대로 유명한 총잡이이자 쇼맨이었던 버펄로 빌이 만든 공연 ‘와일드 웨스트 쇼’를 통해 인디언들의 수난사와 초창기 쇼 비즈니스의 단면을 짚어 냈다. 176쪽. 1만 2800원.소양강의 봄(최기종 지음, 백산출판사 펴냄) 춘천시 명예홍보대사인 저자가 1년간 춘천시를 오가며 쓴 시집. 인내, 희망, 태양, 결실 등 네 가지 주제로 시 101편을 수록했다. 누구나 고난과 역경을 견디고 인내하면 반드시 희망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184쪽. 1만원.
  • 제주4·3 행불인 수형자 가족, ‘불법 군사재판’ 재심 청구

    제주4·3 행불인 수형자 가족, ‘불법 군사재판’ 재심 청구

    제주 4·3 당시 불법 군사재판으로 억울한 수형생활을 한 뒤 행방불명 된 피해자 가족들이 18일 제주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이번 불법 군사재판 행불인 수형자 재심에 나선 청구인은 행방불명 된 아버지 백운기(나이 미상·대전형무소)씨의 딸 백여옥(79)씨를 비롯한 330여명이다.청구인들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수형 피해자의 유족들이다. 재심 청구된 수형 피해자는 모두 341명으로 대부분 행방불명됐으며,일부는 제주로 돌아와 명예를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이들 피해자는 주로 1947∼1949년 내란죄 등의 누명을 쓰고 징역 1년에서 최대 사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심청구인 대표 김필문 제주4·3희생자유족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 회장은 “72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많은 유족이 원통함을 가슴에 품고 돌아가셨거나 나이가 들어 병들고 쇠약해져 있다”며 “앞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유족들은 죽기 전에 명예회복을 하기로 뜻을 모아 재심청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주4·3은 1947년 3·1절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통행금지령이 해제될 때까지 7년 7개월간 제주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군경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양민이 희생된 사건이다. 이 중에서도 4·3 수형인은 당시 불법 군사재판으로 영문도 모른 채 서대문형무소와 대구·전주·인천 형무소 등 전국 각지로 끌려가 수감된 이들을 말한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여기는 남미]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 재임시절 마약사업 대부?

    [여기는 남미]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 재임시절 마약사업 대부?

    재임 시절 종종 코카잎을 씹던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 그는 정말 마약사업의 대부였을까? 4선 욕심을 내다가 불명예 퇴진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마약장사에 깊숙하게 연루돼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볼리비아의 하원의원 토마스 모나스테리오는 최근 미 마약단속국(DEA)에 모랄레스의 마약 의혹에 대한 수사를 공식 요청했다. 볼리비아 주재 미국대사관을 통해 전달한 문서에서 모나스테리오는 "(모랄레스가 집권한) 지난 14년간 볼리비아는 '나르코 스테이트'(마약국가)로 전락했다"면서 "모랄레스가 국가를 이용해 거대한 마약장사를 했다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주장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권력을 이용, 각종 의혹을 은폐하면서 마약밀매를 뒤에서 후원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모나스테리오는 "모랄레스 정부 때 대통령과 최고위층이 마약사업에 손대고 있었다는 의혹을 갖게 한 사건이 최소한 100건 이상 발생했지만 모두 진실이 은폐됐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모랄레스 정부의 적극적인 비호 아래 볼리비아에선 다국적 네트워크를 가진 마약카르텔이 태동했다. 모나스테리오는 "브라질과 콜롬비아, 멕시코 등과 연결돼 있는 마약조직들이 볼리비아에서 결성됐으며 지금도 이들 조직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DEA가 볼리비아에서 철수하게 된 것도 마약사업을 마음껏 전개하기 위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기획한 일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008년 필립 골드버그 당시 볼리비아 주재 미국대사와 DEA를 추방했다. 볼리비아의 정부를 와해시키려는 불순한 음모에 가담했다고 주장하면서다. 당시 일각에선 코카인을 생산해 판매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DEA를 제거하기 위해 모랄레스 정부가 누명을 씌운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모랄레스 당시 대통령은 사실무근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그의 집권기간 동안 볼리비아의 코카인 생산능력을 크게 늘어난 게 사실이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으로 볼리비아는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능력을 가진 3대 국가 중 하나였다. 한편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진 후 망명길에 올라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를 전전하고 있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쿠바를 향해 출국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쿠바에서 성대결절수술을 받았다. 이후 3개월마다 1회 쿠바를 방문해 건강을 체크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우한 영웅’ 리원량의 마지막 말 “정의는 사람의 마음속에”

    ‘우한 영웅’ 리원량의 마지막 말 “정의는 사람의 마음속에”

    “억울한 누명을 벗는 것은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정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으니까요.” 중국 우한(武漢)에서 서서히 전염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을 맨처음 세상에 알린 뒤 끝내 이 병에 걸려 숨진 ‘우한의 영웅’ 리원량(李文亮·34)이 생전 마지막 매체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은 말이다. 우한 시 당국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들의 집단 발병을 공개할 수밖에 없게 만든 우한시 중심병원의 안과 의사 리원량이 격리 병동에 입원 중이던 지난달 30일 중국 매체 차이신(財新)과 원격 인터뷰를 가졌다. 이 때만 해도 신종 코로나 감염으로 확진받기 전이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건강한 사회에서는 하나의 목소리만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당국을 정조준했다. 아울러 그는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해 다시 의료 일선에 나서 환자를 돌보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7일 새벽 2시 58분(한국시간 새벽 3시 58분) 자신이 경종을 울렸던 신종 코로나로 인한 중증 폐렴 증세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같은 의사인 아내와 다섯 살 아들을 남겼는데 둘째를 임신한 아내는 우한을 떠나 처가에 있다가 우한이 봉쇄되는 바람에 돌아오지 못한 채 병원에 입원했고, 부모 역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상태라 장례 준비조차 막막한 형편이다.다음은 연합뉴스가 정리한 차이신 인터뷰 일문일답 가운데 일부. -- 대중들이 단체 대화방을 통해 ‘7명 사스 환자 확진’ 소식이 알려진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 당시 상황은. △ 그때는 (의대) 동창생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외부 유출을 하지 말라고 했다. 임상 업무에 임하는 동창들이 자기 보호에 주의해 달라고 알리려던 것이었다. 당시 환자가 아주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동창들은 보호에 주의해야 했다. 이 바이러스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바이러스와 매우 비슷했기 때문에 질병이 유행하기 시작하면 폭발적으로 퍼질 것을 걱정했다. -- 사스처럼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하다고 지적한 것인가. △ 1월 8일을 전후로 급성 녹내장 환자가 병원에 왔다. 환자는 그날 식욕이 떨어졌지만 체온은 정상이었다. 다음 날 정오부터 그 환자가 열이 나기 시작했고 CT 촬영 결과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진단됐다. 그날 저녁 그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 열이 나기 시작했고, 환자의 다른 딸도 열이 났다. 명백한 사람 간 전염이다. 나는 즉시 병원에 보고했고 전문가 회진을 거쳐 환자를 격리 치료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 당신의 감염도 이 환자와 관련이 있는가. △ 내가 부주의해 보호 장구를 쓰지 않았다. 그 결과 환자가 집으로 돌아가고 나서 (지난달 10일쯤 나도)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다음날에는 열도 났다. 이때부터 N95 마스크를 쓰고 보호를 시작했다. 같은 달 12일 호흡기 바이러스 검사, CT 촬영을 거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고도 의심 환자로 분류돼 입원했다. 이후 나빠져 매일 항바이러스제, 항생제가 필요하다. -- 처음에 단체 대화방에서 사람들에게 외부에 전파하지 말라고 했는데 결국 전파가 됐다.어떻게 생각하는가. △ 그날 밤 많은 사람이 (내 글이 올라간 대화방의) 캡처 사진을 들고 나에게 물어왔다. 이걸 보고 난 망했구나, 처벌을 받게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건 민감한 정보였다. 그때는 화가 났지만 지금은 담담해졌다. (정보를 또 다른 사람들에게 돌린) 다른 사람들도 친구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급해서 그랬을 것이다. -- 그 후에 처벌을 받았나. △ 캡처 사진이 널리 퍼진 그날 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철야 회의를 열었다. 병원 간부가 내게 상황을 물었다. 이어 병원 감찰과에서 조사를 나와 (SARS 의심 환자 발생) 정보를 어디서 얻었느냐고, 잘못을 인정하느냐고 물었다. 뒤에 공안까지 날 찾아올 줄 몰랐다. 지난달 3일 공안이 파출소에 나와 ‘훈계서’에 서명을 하라고 했다. 서명을 하지 않으면 옷을 벗어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공안에 나가 서명했다. 가족들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병원이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 훈계서에는 인터넷에서 사실과 다른 얘기를 했다고 적혀 있다. 당시에도 스스로 헛소문을 퍼뜨렸다고 생각했나. △ 헛소문을 퍼뜨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직접 본) 보고서에는 명명백백하게 ‘SARS’라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동창들에 주의하라고 촉구하려던 것이었지 공황을 초래하고자 한 것이 절대 아니었다. -- 헛소문을 퍼트렸다고 인정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법적 경로를 통해 바로잡고자 하는가. △ 그렇지 않다. 법적 해결은 매우 번거로울 것이다. 난 번거로운 것을 매우 싫어한다. 모든 사람이 진상이 더욱 중요하다고 알고 있다. 억울한 누명을 벗는 것은 내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 정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다. -- 1월 28일 최고인민법원이 8명의 ‘헛소문 유포자’에 관한 처벌이 정당했는지 평론하는 글을 발표했다. △ 최고법원의 글을 보며 마음이 매우 편해졌다. 내가 보낸 글을 직접 인용했다. 난 건강한 사회라면 하나의 목소리만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임창용 칼럼] 경찰개혁이 더 중요하다

    [임창용 칼럼] 경찰개혁이 더 중요하다

    설 연휴에 고향을 찾았다가 너덧 살 아래의 동네 후배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하나 들었다. 30여 년 전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막노동과 트럭 운전 등을 하면서 힘겹게 살아온 후배다. 학교를 그만둔 사연이 놀라웠다. 동네 친구 한 명이 읍내에서 오토바이를 훔쳐 타다가 후배의 집 앞에 세워뒀는데, 그게 빌미가 돼 후배가 범인으로 몰린 것이다. 훔치지 않았음에도 그는 자백을 강요당하며 폭행에 더해 전기고문까지 당했다고 했다. 오래된 일이긴 하나 시골 경찰서에서 학생을 잡아다가 고문을 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폭행이나 고문 등 과거 수사기관의 불법적 수사 행태는 주로 언론 보도를 통해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보도는 주로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같은 시국사건이나 간첩조작 사건 등에 집중됐다. 실은 후배 사례처럼 건수 자체가 훨씬 많은 일반 형사사건에서 강압수사가 이뤄졌음에도 일반인들이 이를 인식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일반 형사사건에서 불법 수사행태는 영화 ‘재심’의 소재로 쓰인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등을 통해 비교적 최근에야 일반인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선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과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재심과 재심 개시가 결정됐다. 법원은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증거 조작과 불법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삼례 나라 슈퍼 강도치사사건’, ‘수원 노숙소녀 살인사건’도 수사기관의 강압수사가 드러나 수년 전 재심이 이뤄진 사건들이다. 재심 대상이 된 이들 형사사건에는 중요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자기 방어에 취약한 사회적 약자들이 범인으로 몰렸다는 사실이다. 그 과정에 공권력의, 특히 경찰의 인권 침해가 많았다. 약촌오거리 사건에선 15세 소년이, 이춘재 사건에선 다리를 저는 왜소한 장애인이, 수원 노숙소녀 사건에선 지적장애인이 누명을 쓰고 장기간의 옥살이를 했다. 하나같이 자기 방어가 어려운 약자들이 타깃이 됐다. 경찰 입장에선 재심 사건들이 대부분 오래된 사건이고, 지금은 달라졌다고 항변할 수도 있겠다. 물론 과거처럼 일선 경찰에서 폭행이나 물고문, 전기고문이 행해질 것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그러나 앞서 소개한 사건들의 재심을 이끌어낸 박준영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강압 수사가 있게 했던 본질은 달라진 게 없다”고 꼬집은 적이 있다. 경찰이 사회적 약자들을 대하는 자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폭행이나 고문이 있어야 강압수사였지만, 시대가 바뀐 지금은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수사도 강압수사로 봐야 마땅하다고 본다. 이들의 방어력이 너무 취약하기 때문이다. 사실 반인권적 수사를 막기 위한 규정과 장치는 곳곳에 마련돼 있다. 심야조사 때는 피조사자의 동의를 받게 돼 있고, 진술거부권이나 조서열람권, 증언거부권도 갖춰져 있다. 하지만 일선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이다. 일반인들은 이런 규정이 있다는 사실도 잘 모른다. 하물며 미성년자나 노숙인, 지적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는 어떻겠나. 이런 장치들은 약자들이 강압적 수사에 의해 진술하는 걸 막으려 도입됐다. 한데 현실에선 돈 많고 힘센 사람들의 방어수단이 돼버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 가족들의 잇단 진술거부권 행사가 대표적이다. 조사·재판에 툭하면 불응해온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최서원씨도 마찬가지다. 검찰개혁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제 경찰개혁에 관심이 쏠린다. 거론되는 개혁안은 자치경찰제 실현과 수사·정보경찰 분리, 국가수사본부 도입 등 주로 비대해진 권한 분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아쉬움이 크다. 일반 국민, 특히 사회적 약자들 입장에선 이런 큰 담론보다 일선 수사기관에서 자신의 인권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느냐가 훨씬 절실해서다. 인권 관점에서 보면 검찰개혁보다 경찰개혁이 훨씬 중요하다. 대부분의 수사를 경찰이 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약자일수록 적극적인 배려와 보호 속에 조사를 받도록 경찰개혁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은 검사의 수사지휘 없이 1차 수사종결권까지 갖게 됐다. 수사과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느슨해져 수사가 왜곡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그 피해는 방어력이 없는 약자들이 입기 쉽다. 모든 조사·수사과정에서 이들을 배려·보호하도록 깨알같이 규정을 정비하고, 규정을 어기는 수사 담당자 처벌을 분명히 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듬뿍 담긴 경찰개혁을 기대한다. sdragon@seoul.co.kr
  • 美서 독립군 지휘관 양성… 변절 누명 썼던 ‘이승만의 정적’

    美서 독립군 지휘관 양성… 변절 누명 썼던 ‘이승만의 정적’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한 주요 인물 세 사람을 꼽으라면 안창호, 이승만, 그리고 박용만이다. 박용만은 두 사람을 뛰어넘는 독립운동의 거목이면서도 변절 누명 등의 이유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우성(又醒) 박용만 선생은 1881년 7월 2일(음력) 강원 철원군 중리에서 태어나 숙부 박희병 슬하에서 자랐다. 박희병은 1895년 일본으로 유학을 갔는데 선생도 따라가 게이오의숙(慶應義塾)에서 2년간 정치학을 공부했다. 갑신정변으로 일본에 갔던 박영효와 사귀었고 그의 활빈당에 가입한 뒤 체포돼 1차 감옥살이를 했다. 출옥 후 선생은 보안회(輔安會)에 가입해 일제의 황무지 개발권 요구에 반대하다 2차 옥살이를 했다. 이때 감옥에서 정순만과 이승만을 만나 의형제를 맺었는데 세 사람은 ‘삼만’이라고 불렸다.1905년 선생은 상동청년회의 지원으로 도미 유학길에 올랐다. 정순만과 이승만의 아들도 데리고 배를 탔고 선생이 교사로 일한 평남 순천 시무학교 제자인 유일한, 정한경, 이종희, 이관수 등도 뒤이어 박희병의 인솔로 미국에 도착했다. 선생은 이국 땅에서 독립군을 양성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있었다. 우선 숙부와 함께 네브래스카주를 답사한 뒤 데려온 소년들을 학교에 입학시켰다. 일제의 침략이 본격화하자 선생은 서둘러 무장 투쟁을 준비해 나갔다. 콜로라도 덴버에서 열렸던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대회에 맞춰 1908년 7월 미국과 하와이, 러시아 등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인애국동지대표자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의 큰 성과는 둔전병(屯田兵)제에 바탕을 둔 군사교육기관 설립안 통과였다. 이에 따라 1909년 6월 주정부의 인가를 받아 ‘한인소년병학교’가 네브래스카주 커니에서 출범했다. 첫해 입학생은 13명이었는데 함께 간 소년들이 중심이었고 하와이 노동 이민의 자녀도 있었다. ●한때 정순만·이승만과 ‘삼만’으로 불려 이듬해 학교는 헤이스팅스로 옮겼다. 헤이스팅스대학은 학교 건물과 땅을 빌려주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독립군을 양성하는 사관학교인 소년병학교를 미국인들은 ‘한국의 웨스트포인트’라고 불렀다. 소년병학교는 2년 후 만주에서 문을 연 신흥무관학교에 교재를 보내 주는 등 영향을 미쳤다. 학생들은 군사훈련과 학업, 노동을 병행하며 독립군 지휘관 수업을 받았다. 실제로 졸업생들은 연해주에 파견된 적이 있다. 선생 자신도 1908년부터 네브래스카 주립대학에서 군사학과 정치학을 공부하고 졸업했다.소년병학교는 1914년 6기 생도를 받고 폐교의 운명을 맞았다.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의 방해였다. 일본이 미국 정부에 거세게 항의하자 압박을 받은 헤이스팅스대학이 지원을 끊은 것이다. 소년병학교에는 6년 동안 170여명이 입학해 40여명이 졸업했다. 이들은 미국 각지의 대학에 진학해 공부를 계속해 큰 재목으로 성장했다. 독립운동에 투신하기도 했고 학계에도 진출했다. 유일한은 유한양행을 창립했고, 구영숙은 초대 보건사회부 장관이 됐다. 선생은 재미 한인단체인 국민회 기관지 신한민보 주필로 초청받아 1911년 2월 샌프란시스코로 갔다. 논설을 통해 헌법을 제정하고 해외 자치정부인 가정부(假政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5000여명의 한인이 살던 하와이의 신한국보 주필로 초청받아 갔다. 선생은 자치 규정을 개정해 삼권분립 체제를 갖추고 특별경찰권을 얻어 냈다. 또 1914년 6월 오아후섬 카훌루에 대조선국민군단과 사관학교를 창설하고 파인애플을 재배하며 300여명의 군인을 훈련시켰다. 선생은 1913년 2월 마땅한 소속이 없던 의형 이승만을 하와이로 초청했다. 두 사람이 앙숙이 되는 시발점이었다. 무장론의 박용만계와 외교론의 이승만계로 교민들은 분열됐지만, 박용만계가 월등하게 우세했다. 이승만은 독자적 활동을 펴려 했지만 교민단체인 국민회의 지원을 받지 못해 불만이 많았다. 이승만은 나중에 무죄 판결이 난 박용만계 총회장 김종학의 공금 횡령 사건을 빌미로 판세를 뒤집으려 했다. 박용만 지지파에게 테러를 가하기도 했다.●이승만의 음해공작으로 법정싸움까지 일제는 1915년 미국에 항의해 주정부로 하여금 특별경찰권을 취소하도록 했다. 결국 대조선국민군단은 1917년쯤 문을 닫고 말았다. 이승만은 국민회를 완전히 장악, 조직과 재정의 사유화를 시도했고 법정 싸움으로 이어졌다. 1918년 2월 재판에서 이승만은 “박용만이 위험한 배일 행동으로 일본 군함인 이즈모호가 호놀룰루에 도착하면 파괴하려 한다”며 음해 공작을 감행했다. 이 때문에 선생은 법정에 서는 수모를 겪었고 이승만과 완전히 절연하기에 이르렀다. 두 사람의 노선 차이는 이전부터 드러났다. 이승만은 안중근, 장인환, 전명운 의사를 형법상 살인범이라고 비난하고 일본과 싸우는 것은 망상이라며 선생의 독립운동관을 비판했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났을 무렵 선생은 하와이에서 대조선독립단을 조직했고 그해 9월 상하이 임시정부의 외무총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임시정부를 해체해야 한다는 창조파에 속했던 선생은 독자 노선을 걸었다. 1921년 국내외 10개 독립운동단체를 규합해 베이징에서 군사통일회를 개최했고, 이듬해 1922년 11월 독립운동 기지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흥화은행을 창립했다. 1928년 10월 17일 일이 벌어졌다. 선생이 베이징에서 의열단원 이해명이 쏜 총에 절명한 것이다. 47세의 아까운 나이였다. 보도에는 이해명이 선생에게 독립운동 자금 1000원을 요구하다 언쟁을 벌였다고 했지만 의열단은 선생을 변절자로 총살했다고 주장했다. 선생의 죽음에는 복잡한 배경이 있다. 선생은 1923~1924년 두어 번에 걸쳐 국내에 들어왔다. 이것이 변절 논란을 불렀다. 선생은 총독부의 누군가를 만나고 블라디보스토크로 가서 국민위원회 비서장에 임명됐다. 그전부터 ‘자유시 참변’ 등을 통해 공산주의와 접하며 제국주의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생각, 일제를 이용하려 했던 것 같다. 선생은 과연 변절자일까. 그렇지 않다. 1924년 이후 행적을 봐도 선생의 생각과 행동은 변함이 없었다. 1925년 선생은 6년 만에 하와이로 가서 1년 가까이 머무르며 1만 달러의 독립군 기지 개척자금을 모금했다. 1926년 6월 베이징으로 돌아와 지금의 베이징역 근처의 땅을 사들여 대륙농간공사를 설립하고 수전(水田)과 정미소를 경영했다. 독립운동 근거지를 마련하고 독립군 양성 자금을 마련할 목적이었다.●작년 ‘박용만 선생 기념사업회’ 발족 정부도 선생의 죽음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결론짓고 1995년 국민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선생에게는 딸 하나와 외손녀가 있었는데 딸은 중국에서 사망하고 외손녀도 일본으로 건너간 뒤 소식이 끊겼다. 중국 부인 웅씨 사이에서 낳은 아들도 행방불명됐다고 한다. 여러 이유로 선생의 업적은 잊혔다. 지난해 말에야 ‘박용만 선생 철원기념사업회’가 발족돼 기념관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들과 함께 찾은 중리 109번지 생가터는 군부대 안에 있었다. 철원 노동당사에서 남쪽으로 약 1㎞ 떨어진 곳으로 군부대 연병장과 통행로가 돼 있었다. 사업회 측은 조만간 민간에 반환될 생가터를 확보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기념사업회 연구위원장 이우형씨는 “선생이 총을 맞아 사망한 뒤 5일이나 시신이 방치돼 있었다고 한다. 그 후에 누가 시신을 거뒀는지는 알 수 없고 묘소도 없다”고 말했다. 1967년에 세운 애국선열추모비 속의 이름 석 자와 마을 사람들이 돈을 모아 세워 놓은 안내판이 있었지만 업적에 비하면 너무 초라해 보였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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