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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입학금 2023녀부터 폐지

    국회 교육위원회는 26일 고액등록금의 원인으로 꼽혀 왔던 대학교 입학금을 전격 폐지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2023년부터 대학교 입학금을 폐지하고 학기별 등록금을 2회 이상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등록금 분할 납부는 법 공포 후 6개월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본회의 의결시점에 따라 이르면 내년 1학기부터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위는 “개정안 통과로 대학생과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대학원은 학부과정에 비해 보편성이 낮고 입학금 폐지를 유도할 재정적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이 고려돼 입학금 폐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교육위는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하는 유아교육특별회계를 3년 연장하는 내용의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 일부 개정 법률안도 의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전국 교육감들 “교육부와 신뢰 관계 재검토”

    학교 비정규직 처우 등 정책 엇박자 우려 전북교육감, 내주 상산고 부동의訴 제기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를 둘러싸고 교육부와 갈등을 빚어 온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이 “교육부와의 신뢰 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선포했다. 이에 따라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고교 무상교육 재원 분담 등 여러 현안을 놓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 ‘엇박자’가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7일 충북 청주시 한국교원대에서 협의회 임시총회를 진행한 뒤 발표한 입장문에서 “대통령 공약과 국정과제로 제시된 고교 체제 개편 등을 교육부가 이행하지 않고 사문화시켜 깊이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누리과정 대란 속에서 교육감들은 큰 고통을 감내했고, 그럼에도 고교 무상교육 실시를 위해 먼저 팔을 걷어붙였다”며 “교육감은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교육 자치 정책 협의는 여전히 답보 상태”라고 주장했다. 앞서 협의회장인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모두 발언에서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에 대한 교육부 장관의 부동의 결정은 어느 한 지역, 해당 교육청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교육 체제 전반의 문제”라며 “교육부와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11월 총회에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장 2차 파업 가능성이 큰 학교 비정규직 문제에서부터 교육감들이 비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정규직 문제는 사용자인 교육감들이 교섭 당사자이지만 예산 한계를 이유로 처우 개선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반면 교육부는 파업 등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양측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내년부터 5년간 교육청이 절반 부담하는 것으로 정리된 고교 무상교육 재원 문제도 교육청이 비협조로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총회 이후 열린 ‘교육 자치 콘퍼런스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부가 교육 자치를 가로막는 악의 근원이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서로 신뢰를 무너뜨리거나 한뜻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육감은 다음주쯤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에 상산고 지정 취소 부동의 관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전국 시도교육감들 “신뢰 관계 재검토”…교육부와 갈등 고조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를 둘러싸고 교육부와 갈등을 빚어 온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이 “교육부와의 신뢰 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선포했다. 이에 따라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고교 무상교육 재원 분담 등 여러 현안을 놓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 ‘엇박자’가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7일 충북 청주시 한국교원대에서 협의회 임시총회를 진행한 뒤 발표한 입장문에서 “대통령 공약과 국정과제로 제시된 고교 체제 개편 등을 교육부가 이행하지 않고 사문화시켜 깊이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누리과정 대란 속에서 교육감들은 큰 고통을 감내했고, 그럼에도 고교 무상교육 실시를 위해 먼저 팔을 걷어붙였다”며 “교육감은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교육 자치 정책 협의는 여전히 답보 상태”라고 주장했다. 앞서 협의회장인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모두 발언에서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에 대한 교육부 장관의 부동의 결정은 어느 한 지역, 해당 교육청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교육 체제 전반의 문제”라며 “교육부와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11월 총회에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장 2차 파업 가능성이 큰 학교 비정규직 문제에서부터 교육감들이 비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정규직 문제는 사용자인 교육감들이 교섭 당사자이지만 예산 한계를 이유로 처우 개선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반면 교육부는 파업 등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양측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내년부터 5년간 교육청이 절반 부담하는 것으로 정리된 고교 무상교육 재원 문제도 교육청이 비협조로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총회 이후 열린 ‘교육 자치 콘퍼런스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부가 교육 자치를 가로막는 악의 근원이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서로 신뢰를 무너뜨리거나 한뜻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육감은 다음주쯤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에 상산고 지정 취소 부동의 관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만 3~5세 예산 39% 부족… 새 보육체계 시작부터 ‘삐걱’ 우려

    만 3~5세 예산 39% 부족… 새 보육체계 시작부터 ‘삐걱’ 우려

    당정, 연장 추진 불구 여야 합의 필요 연장반 전담교사 배치 추진… 돈 더 들어 유치원·어린이집 예산 차별도 대책 필요정부가 내년 3월 실수요자에게 추가 보육 시간을 제공하는 새 보육체계 도입을 앞두고 예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유치원·어린이집 공통보육·교육 과정인 ‘누리과정’에 있는 만 3~5세 어린이들의 보육 예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현행 ‘맞춤형 보육’제도를 대체해 도입하는 새 보육체계가 시작부터 삐걱거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1일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유특회계)에서 지원하는 만 3~5세 보육료가 2013년 이후 6년째 동결돼 표준보육비용(보육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비용)보다도 39%가량 적다”며 “내년부터는 연장보육시간에 전담교사를 추가 배치해야 하는데 별도로 추가 지원을 하지 않으면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이집에 별도 예산을 주지 못하면서 새로운 보육제도를 적용해 연장반을 운영하라고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누리과정 비용을 지원하는 특별회계인 유특회계마저 3년 한시 시행이어서 올해 일몰된다. 유특회계 연장 여부, 전담교사 배치에 따른 추가 예산 지원 여부에 새 보육제도의 성패가 걸린 셈이다. 유독 만 3~5세 보육료가 문제인 것은 보육료 지원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누리과정은 만 3~5세 유아를 대상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공통 교육·보육과정을 도입하고 보호자의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모든 계층에 유아학비와 보육료를 무상 지원하는 제도를 말한다. 2012년 제도 도입 당시 정부는 누리과정 비용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전액 충당할 계획이었으나 시도 교육청은 교육기관 운영 재원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보육기관인 어린이집에 지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크게 반발하며 예산 편성을 거부했다. 결국 정부는 2016년 말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를 설치하고 누리과정 비용을 이 특별회계에서 지원하도록 했다. 문제는 이 특별회계가 올해 말이면 끝난다는 것이다. 지난 5월 당정은 특별회계 일몰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관련법이 국회 교육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그러나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 만약 특별회계가 연장되지 않는다면 누리과정 문제로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 간 갈등이 다시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새 보육제도는 거대한 암초를 만나게 된다. 용케 특별회계가 연장되더라도 만 3~5세 연장보육반 예산을 무엇으로 지원할지가 관건이다. 정부는 맞춤형보육을 폐지하는 대신 보육시간을 기본보육시간(오전 9시~오후 4시)과 연장보육시간(오후 4시~오후 7시 30분)으로 나누고 연장보육시간에 전담교사를 배치할 계획이다. 전담교사가 없으면 담임교사의 업무 피로도가 커지고 질 좋은 보육을 보장하기도 어렵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장보육은 별도 수요가 있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것이어서 기본보육시간 외에 연장보육과 전담교사 인건비까지 유특회계에서 지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유특회계에서 지원하는 누리과정 보육료는 만 3~5세 어린이 1인당 월 22만원이다. 여기에 운영비로 7만 8000원을 더 주고 있다. 물가는 오르는데 보육료는 6년째 동결이어서 보육과 교육에 쓰기에도 빠듯하다. 연장보육 전담교사를 1명 배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120만~130만원으로 추산된다. 유특회계에서 전담교사 인건비마저 충당한다면 어린이집 운영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그 피해는 결국 어린이집 이용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나마 유치원은 누리과정 보육료 외에 다른 교육 재원으로 교사 처우개선비 등의 부족분을 충당해 왔으나 어린이집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외에는 끌어다 쓸 돈이 없다. 몇몇 지자체는 유치원의 급식비가 어린이집보다 5배가량 많은 곳도 있다. 예산 차별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김종필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정책연구소장은 “어린이집은 어린이 1인당 추가로 주는 운영비 7만원에서 2만 5000원씩 떼어 교사 처우개선비로 쓰고 있지만 유치원은 부족분을 메울 재원이 따로 있어 운영비 7만원을 오롯이 아이들을 위해 다 쓰고 있다”며 “인건비 지원은 물론 유특회계의 유효기간만 연장할 게 아니라 중장기적인 재원 대책과 발전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고교무상교육 달랑 한 학기만 하고… ‘제2 누리사태’ 오나

    고교무상교육 달랑 한 학기만 하고… ‘제2 누리사태’ 오나

    고3 대상 올 2학기는 추경 편성했지만 정부 예산 배정 안 되면 내년 중단 위기 교육청 부담 커져 정상 운영 어려울 듯고교무상교육이 당장 올 2학기부터 부분 도입되지만 정부 재원 마련을 위한 관련법이 국회에 묶여 있어 당장 내년부터 정상 운영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회 파행이 이어질수록 고교무상교육이 ‘누리과정 사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내년 고교무상교육이 정상 시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부담하기로 한 재원의 법적 근거가 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2학기 고3부터 고교무상교육을 순차 시행하기로 결정하며 2학기는 우선 각 시도교육청이 추가경정예산으로 부담하고, 내년부터 정부가 절반 가까이 분담키로 했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실이 교육부를 통해 각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7개 교육청은 모두 2학기 고교무상교육 예산을 확정(6곳)하거나 확정이 예정(11곳)됐다. 이에 따라 올 2학기 고교무상교육은 차질 없이 시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고2, 3으로 확대되는 내년 고교무상교육은 ‘시계 제로’다. 정부 재원 분담 관련 법안이 국회 파행으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 제출 시한인 9월 3일까지 법 통과가 안 되면 고교무상교육 시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증액교부금 제도를 신설해 내년부터 2024년까지 정부 47.5%, 교육청 47.5%, 지자체 5%씩 고교무상교육 예산을 분담하기로 했다. 또 관련 개정안은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여영국 의원이 발의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증액교부금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정부가 계획한 예산을 내려보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안 통과가 불발되면 시도교육감들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정부 예산이 내려오지 않으면 무상교육 재원을 모두 교육청에서 부담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교육감들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한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정부는 각 시도교육청 소관인 유치원 누리과정 외에 보건복지부 소관인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까지 시도교육청의 몫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충당하려 했다가 보육대란 직전까지 갔었다. 현재 시도교육감들은 고교무상교육 제도 취지에 공감해 당분간 재원을 분담하겠지만 원칙적으로는 헌법상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하는 정부가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 의원은 “법 통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부터 고교무상교육이 잠정 중단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2주 남았다 유치원 3법 논의할 시간

    2주 남았다 유치원 3법 논의할 시간

    학부모들의 여망을 담아 사립유치원 비리를 막기 위한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천신만고 끝에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다. 일부 사립유치원의 반대와 자유한국당의 비협조로 지난해 마지막 본회의에 올리는 데는 실패했지만 패스트트랙을 강행하면서 유치원 3법은 올해 말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하지만 유치원 3법은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100일 넘게 단 한 번도 논의되지 못했다. 이 와중에 비리 사립유치원을 비호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설립허가가 취소된 데 반발해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5일 각하했다. 하지만 한유총은 7일 재신청하는 등 여론이 잠잠한 틈을 타 반격에 나서고 있다. 유치원 3법은 과연 올해 안에 빛을 볼 수 있을까.●국회 정상화 계속 지연 될 경우 6월 25일 교육위서 법사위로 패스트트랙 지정이 곧 법이 통과됐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그것은 패스트트랙 제도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패스트트랙 제도는 여야 합의로 법안 처리가 어려운 것을 대비해 상임위원회에서 재적의원 5분의 3 찬성으로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지정해 일정 기간 후 본회의에 자동 상정해 표결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상임위에서 120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90일을 심사한 뒤 본회의에 부의되어 60일을 거쳐 모두 330일이 지나면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한다. 유치원 3법은 지난해 12월 27일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이후 교육위에 오는 24일까지 머문 뒤 다음날인 25일 법사위로 넘어가게 된다. 이어 9월 22일까지 법사위를 거친 뒤 9월 23일부터 본회의에 부의돼 11월 21일까지 60일을 거친 뒤 11월 22일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고 그때 이후로 열리는 본회의에서 표결된다. 유치원 3법이 소관 상임위인 교육위에서 논의될 수 있는 시간은 2주가량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가장 큰 원인은 국회가 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정상화가 계속 지연되면 유치원 3법은 단 한 차례도 논의되지 못한 채 법사위로 넘어가게 된다. 법사위는 법안의 체계 및 자구를 심사하는 상임위이기 때문에 유치원 3법을 체계적으로 논의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교육위 관계자는 9일 “법사위 위원의 유치원 3법에 대한 전문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국회가 열리지 않는 한 논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발의한 의원·학부모들 “체계적인 논의·수정 필요한데 국회 멈춰” 일부 사립유치원이 교비로 명품가방, 성인용품 등을 구매한 사실이 알려진 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기간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을 폭로하면서부터다. 여론이 들끓자 박 의원은 당론으로 유치원 3법을 발의했다. 지원금 명목으로 각 유치원에 주는 누리과정 예산을 보조금 형식으로 변경하고 보조금을 교육 목적 외에 쓰면 횡령죄로 처벌하도록 했다. 형법상 횡령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하지만 사립유치원 원장의 사유재산을 인정해야 한다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반대에 박 의원의 유치원 3법은 합의 처리가 어려웠다. 결국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중재안으로 발의한 3법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임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지원금을 유지하되 교비를 교육 목적 외에 쓰면 형사처벌하도록 했다. 처벌 수위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해 박 의원의 3법보다 수위가 약하다. 또 유치원 3법이 실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문제를 저지른 사립유치원 원장에 대한 처벌은 약 2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치원 3법에서 처벌규정을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패스트트랙이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기까지 330일이라는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실제 법이 적용되는 시기는 최소 2020년 11월 21일 이후가 될 수 있다. 학부모들이 하루빨리 법이 시행되는 것을 바라는 여론과도 배치되는 상황이다. 박 의원은 “형사처벌 강화 여부는 앞서 합의해 임 의원 안으로 하기로 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며 “유치원 3법 패스트트랙 처리 이후 사립유치원에서 교비 사용 등에 좀더 주의하는 등 예방적 효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유예기간을 1년으로 둔 것은 법의 시행이 늦어지는 문제가 있으니 6개월 정도로 조정하는 안을 논의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지금 당장 법안심사소위를 열어서 공포 기간 축소 등 법안을 다듬어야 할 부분이 꽤 있다”며 “여야가 협상을 해야 하는데 지금 대화가 전혀 안 되고 있으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처벌 수준이 약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한메 전국유치원학부모비대위 위원장은 “유치원 3법을 어떻게든 처리하는 게 중요한 걸 알지만 지금 올라와 있는 3법은 앙금 없는 찐빵 수준”이라며 “누리과정 예산을 보조금으로 변경해 횡령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그 부분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은 교비를 다른 목적으로 쓰면 사기죄를 적용하는데 재판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리는 일이 많다”며 “사립유치원 감사를 해봤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 법을 만들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치권이 제자리걸음만 반복하는 동안 한유총은 설립허가 취소로 표면적 행동력만 위축됐을 뿐 “사립유치원의 자율성을 국가가 침해하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에서는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은 채 판세 역전을 노리고 있다. 한유총 관계자는 소속 사립유치원 원장을 포함한 167명이 에듀파인의 위법 행정소송을 낸 것과 관련해 “한유총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소송 취지는 한유총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한유총은 지난 3월 에듀파인을 전면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이 소송을 낸 것은 유치원 3법에 대한 법적 갈등을 만들어 위법 소지가 있다는 여론을 조성해 국회에서 법 통과 자체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유치원 3법이 끝내 오는 24일까지 상임위에서 논의되지 못하고 법사위로 넘어간다고 해도 법안 수정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9~11월이 정기국회 기간이기 때문에 반드시 국회가 열리게 되는 만큼 현재의 유치원 3법이 본회의에 올라가게 되면 그때 수정안을 내서 바꾸는 방법도 있다. 박 의원은 “수정안으로 바꾸게 되면 별도 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며 “끝까지 유치원 3법이 수정되지 않는다면 여야가 논의해 수정안을 만들어서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우려스러운 건 실제 통과 여부… 총선 전 처리해야 그나마 안심” 유치원 3법이 본회의에서 표결된다 하더라도 본회의 문턱을 넘는 것은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다. 11월 21일 이후 열리는 본회의는 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열리기 때문에 지역구 내 힘 있는 사립유치원 원장의 눈치를 보게 돼 의원들이 무더기로 반대표를 던지게 되면 힘겹게 올라온 유치원 3법이 부결될 가능성도 크다. 그동안 일부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가 암암리에 알려졌지만 공론화되지 못했고 또 공론화된 이후에도 법안 마련과 심사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도 사립유치원 원장의 지역 내 영향력이 컸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근 경기도에 있는 한 대형 사립유치원에서 교비 20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나 검찰에 고발당했지만 해당 유치원이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실에서 교육청에 연락을 하기도 해 압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의 장하나 활동가는 “패스트트랙 법안 자체가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라면서도 “애초에 한국당 등의 반대가 컸던 법안이었기 때문에 패스트트랙 처리 이후에도 논의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장 활동가는 “가장 우려스러운 건 실제 통과 여부”라며 “지난해 말 여론에 이끌려 찬성했던 것과 달리 총선을 앞두고 입장을 바꾸는 의원들이 있을 수 있고 또 올해 말 또 다른 주요 법안에 묻혀 흐지부지되는 것은 아닐지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기 지역 사립유치원 문제 등을 감사한 내용을 발간한 최순영 전 대표시민감사관(현 경기도민관협치 부위원장) 역시 “현재의 유치원 3법이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나마 차선책이기에 통과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 전 감사관은 “총선을 앞두고 실제 부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고 이탈 움직임도 있는 것 같다”며 “결국 여론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여성단체들과 대책 항의 집회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경기, 7월부터 영유아 급식비 지원 추진

    경기도는 영유아들이 먹거리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오는 7월부터 급식비 지원을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도는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고자 1회 추가경정예산에 224억원을 편성해 도의회에 의결을 요청했다. 그동안 어린이집 급식비는 지역 재정 여건에 따라 지원하는 시군(18곳)과 미지원하는 시군(13곳) 간 차별이 있었다. 의회 심의를 통과하면 올해 확보한 210억원의 과일 지원사업 예산을 포함해 모두 434억원을 어린이집 급식 개선에 투입한다. 지역 어린이집은 지난해 12월 기준 1만 1682곳이며 39만 3149명의 영유아가 다닌다. 도는 1인당 월 7400원씩, 7월부터 12월까지 급식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어린이집 급식비는 정부 지원 보육료에 포함돼 1인당 일일 영아 1745원, 유아(누리과정) 2000원이 지원되지만 2009년 이후 12년간 동결됐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평소 “어린이는 좋은 먹거리를 차별 없이 골고루 먹을 권리가 있다”며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정책 개발을 확대간부회의 등을 통해 주문해 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檢 ‘정보경찰 불법사찰’ 수사 칼끝 윗선 겨누나

    박근혜 정부 때 치안비서관 지낸 ‘정보통’ 세월호 특조위 감시·보수단체 동원 방해 누리과정 진보교육감 성향 파악한 정황 2014년~2016년 주요 정치인 동향 수집 선거 관여 드러나면 선거법 위반 소지도 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청 정보국의 불법 사찰을 수사하는 검찰이 현직 경찰 고위 간부를 소환 조사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정보경찰의 불법 사찰건도 경찰로부터 송치받아 보강 수사 중인 검찰이 경찰청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박모 치안감을 불러 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청 정보국에서 생산한 문건에 관해 조사했다. 박 치안감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치안감은 2014년 정보2과장을 지내고 정보심의관, 청와대 치안비서관 등을 역임한 ‘정보통’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12월, 지난 9일 세 차례에 걸쳐 경찰청 정보국을 압수수색하며 정보경찰이 생산한 문건을 확보했다. 그중에서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관련 정책 정보를 수집하는 정보2과가 생산한 문건에 주목하고 있다. 정보2과가 수집한 정보는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청와대로 전달된다. 검찰은 경찰청 정보국이 2014~2016년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감시하면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를 동원해 위원회 활동을 방해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들은 보수 언론 등을 통해 여론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과정 예산 갈등이 있던 2016년에는 교육청 부교육감들의 성향을 파악한 의혹도 받는다. 2014년 지방선거와 2016년 총선에서 주요 정치인의 동향을 수집하고 판세를 분석한 정황도 있다. 정보경찰 문건 수사는 지난해 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 의혹’ 수사 과정에서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을 압수수색한 검찰이 정보경찰의 청와대 보고 문건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청은 같은 해 3월 진상조사단을 꾸려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66건과 보고되지 않은 70여건 등 총 130여건의 문제성 정보 문건을 확인하고, 4개월 뒤 영포빌딩 문건 수사팀을 출범시켰다. 이후 정보경찰이 박근혜 정권에서도 이 같은 문건을 생성·보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찰청은 같은 해 8월 박근혜 문건 수사팀도 새로 가동했다. 경찰청은 이명박 정부 시절 영포빌딩 문건팀은 지난해 말 이모 경무관과 정모 치안감 등 정보2과장 출신의 현직 경찰 고위 간부들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면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반면 박근혜 정부 문건에 대해선 아직 경찰 자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경찰 수사와 별개로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2과장을 지낸 경찰 고위 간부를 소환한 것을 시작으로 윗선 파악에 들어갈 예정이다. 검찰은 정보경찰의 세월호 특조위 등 정보수집이 본연의 업무인 치안유지와 상관없다고 판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선거 관여의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다. 전직 경찰 고위 간부는 “정보 수집 업무라는 게 정권 입맛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다”며 “잘못한 건 처벌받아야겠지만 정보 경찰의 업무를 도매금으로 불법이라고 규정하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2년짜리 고교 무상교육 재원… 정권 바뀌면 공수표?

    2년짜리 고교 무상교육 재원… 정권 바뀌면 공수표?

    올해 2학기 고3을 시작으로 2021년 전면 시행되는 고교 무상교육의 안정적 운영이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2021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재원 분담에 협조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이 치러지는 2022년부터는 모든 예산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게 지역 교육당국의 입장이다. 교육부는 늦어도 2024년까지 확실한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해 교육청 부담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중간에 정권이 바뀌면 ‘공수표’가 될 수 있다고 교육청은 보고 있다. 14일 각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2021년 고교 무상교육을 위해 교육청별로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 전국에서 학생수가 가장 많은 경기교육청의 경우 무상교육이 고2까지 확대되는 2020년 981억원, 고1까지 확대되는 2021년 1460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이는 2021년 학생수를 기준으로 전체 필요 예산 1조 9951억원(교육부 추산) 중 기초수급자와 공무원 자녀 등에게 지급되는 기존 지원금을 제외하고 교육청이 부담할 47.5%를 계산한 액수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2021년 고교 무상교육 추가 예산이 관내 전체 학교 운영 예산의 6분의1수준으로 교육청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기존 예산에서 재원을 끌어오면 그만큼 다른 분야에 써야 하는 예산이 줄어드는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시도교육청은 교육부가 재원 조달 방안 마련 기한으로 제시한 2024년까지도 안정적으로 재원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교육청 재정 담당 관계자는 “2022년 대선에서 정권이 바뀔 경우 현재 교육부가 한시적 재원 확보 방안으로 제시한 재정교부금 지원도 갑자기 중단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그럴 경우 이미 시작한 무상교육을 취소할 수도 없으니 부담은 고스란히 교육청이 떠안아야 한다”고 했다. 교육청의 반대에는 중앙정부의 책임을 왜 교육청에 떠넘기느냐는 불만도 깔려 있다. 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현 정부가 공약으로 내건 무상교육 실현을 위해 교육청이 재원을 부담하라는 것은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11일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고교 무상교육은 헌법의 평등 원칙에 기반한 교육받을 권리를 최대한 보장해야 하는 국가적 책무”라며 정부의 전액 부담을 주장했다. 정부가 예산 집행 주체인 시도교육청과 충분한 소통 없이 성급하게 정책을 추진해 불협화음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정부 정책은 지속가능성이 중요한데 제도와 예산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무리하게 추진되면 과거 ‘누리과정 사태’와 같은 혼란이 반복된다”면서 “다만 고교 무상교육은 국민에게 꼭 필요한 제도인 만큼 교육청에서도 기존 예산 운영의 효율을 높여 추가 예산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재원 불확실한 고교 무상교육, 시작부터 삐걱대서야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고교 무상교육이 시작부터 진통을 겪는 모양새다. 지난 9일 당정청은 올해 2학기 고교 3학년부터 시작해 2021년까지 전 학년으로 무상교육을 확대하기로 발표했다. 정부가 갑작스럽게 시행 일정을 앞당긴 바람에 재정을 부담해야 하는 일선 교육청들은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고교 무상교육에 들어갈 연간 2조 원의 예산을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절반씩 부담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시도교육청들은 “협의된 바 없다”고 당혹스러워한다. 그제는 17개 시도교육감들이 모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고교 무상교육의 소요 예산을 우리한테 떠넘기지 말라”고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가 재원 확보 방안을 시도교육청들과 제대로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했다고 교육감들이 반발하는 것이다. 정부 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2024년까지는 중앙정부와 교육청이 절반씩 부담하되 당장 올해 2학기의 예산(3856억원)은 전액 교육청들이 부담하도록 했다. 발등의 불이 떨어진 교육청들은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추가로 예산 승인이 나더라도 실제 예산 집행은 2학기가 시작된 이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절반 부담 원칙도 일선 교육감들은 당초 예상치(30%)를 넘는 규모라고 반대한다. 무상교육이 실시되면 입학금, 수업료, 교과서비 등이 전부 면제된다. 고교 무상교육은 문재인 정부가 구상한 ‘포용국가’ 정책의 주요 과제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이 확대되는 것은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 실현 등 여러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다. OECD 국가들 가운데 고교 무상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뿐이다. 그렇더라도 시작도 하기 전에 이렇게 삐걱대니 정책이 과연 안착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원래 내년부터 시행하려던 계획은 지난해 취임한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갑자기 올해로 앞당겼다. 자질 논란이 심각했던 유 장관의 체면을 살려 주려는 정치적 셈법, 총선용 선심 정책 등 여러 뒷말이 많았다.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정부가 부담할 무상교육 재원은 임시예산인 증액교부금 방식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당장 2학기 예산도 그렇지만, 2025년 이후의 재원 확보 대책은 지금으로서는 전무하다. 딴 것도 아니고 무상교육을 중간에 돈 없다고 철회할 수는 없다. 그런데 차기 정부에서는 그때 알아서 해결하라고 팽개쳐 놓은 셈이다. 무상교육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가 그래서다. 지난 정부에서는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얼마나 시끄럽게들 싸웠나. 그 난감한 사태가 반복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아무런 재원 대책도 없으면서 무상교육 실시를 덜컥 앞당기라고 어느 국민도 조른 적 없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시도교육청, 국회와 협의해 장기적인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사설] 단계적 고교 무상교육, 재정 확보 관건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올해 2학기에 고등학교 3학년부터 단계적 무상교육을 시행하기로 어제 확정했다. 2021년에는 고등학생 전원이 무상교육을 받게 된다. 무상교육 지원 항목은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 대금 등이다. 올해 기준 적용 학생은 137만명이다. 고교생 자녀 1명을 둔 국민 가구당 연평균 158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고교 무상교육을 하지 않는 나라가 우리나라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교의 무상교육 실시는 늦었지만 바람직하다. 문제는 재원이다. 2021년에 고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교육을 전면 시행하면 매년 약 1조 9951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필요하다. 정부는 내년부터 2024년까지 지방자치단체의 기존 부담금을 제외한 고교 무상교육 총소요액을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청이 절반씩 부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가에서 별도로 지원할 수 있는 ‘증액교부금’을 빼면 시도 교육청이 매년 떠맡아야 하는 액수는 약 9466만원이다. 올해 2학기 고교 3학년 무상교육 예산부터 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편성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일부 교육청은 재원 세부 분담안을 놓고 벌써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고 한다. 교육감들이 재원 부담을 거부한다면 박근혜 정부 때처럼 ‘누리과정 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다. 정부는 고교 무상교육이 전면 시행되는 2021년에는 실소요금액의 47.5%를 ‘증액교부금’ 방식으로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내국세의 20.27%인 지방교육재정교부율을 21.14%까지 끌어올리면 약 2조원을 교육재정으로 더 끌어올 수 있다고 보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을 추진한다. 하지만 일부 장관의 임명 강행으로 국회가 공전하고 있는 데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간 힘겨루기가 한창이어서 관련법 통과가 순조롭게 진행될지 의문이다. 특히 2024년 이후의 실행 재원은 확정되지 않아 추가 과제로 남는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 치밀하게 연구하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고교무상교육 코앞인데 재원 오리무중… 제2누리과정 사태 될까

    고교무상교육 코앞인데 재원 오리무중… 제2누리과정 사태 될까

    “1인당 160만원씩 지원 땐 年 2조 더 필요…지방교육재정교부금 0.8% 인상하면 가능” 기재부 “학령인구 감소… 세율 조정 어려워” 교육청 재정 상황 따라 복지격차 벌어질 수도고교 무상교육 시행이 반년도 남지 않은 상황인데도 재원 마련 방안은 ‘오리무중’이다. 재원 마련을 놓고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갈등했던 ‘누리과정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무상급식과 무상교복 등 교육복지의 지역 격차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세종시 사무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 무상교육 실시가 제2의 누리과정 사태로 비화하지 않도록 국가가 책임지고 예산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헌법 정신의 구현이자 국민적 합의가 끝난 무상교육이 예산 문제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면서 “국가 정책의 재정 부담을 교육감에게 떠넘기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로, 오는 2학기 고3 학생들을 시작으로 2021년 전면 시행된다. 입학금과 수업료, 교과서비, 학교운영지원비 등 1인당 연간 160만원가량의 교육비가 지원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유일하게 고교 무상교육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정책이다. 그러나 연간 2조원가량 소요되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교육당국과 재정당국 간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의 71%를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매년 내국세의 20.46%를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나눠 주는 재정으로, 교부세율을 0.8% 인상하면 연간 2조원의 재정을 추가로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세수 호황으로 현재 수준의 교부금만으로도 충분히 여력이 있으며, 학령인구 감소로 교부세율을 인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 무상교육의 2학기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여러 방안을 놓고 합의점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기재부에서 난색을 표명해 교육부가 국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교부세율 인상 등 정부 차원의 재정 확보 없이 지자체가 기존 재정으로 무상교육을 실시할 경우 2016~17년에 전국적으로 일었던 ‘누리과정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게 교육감들의 지적이다. 당시 박근혜 정부가 만 3~5세 누리과정을 시행하면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투입되는 지원금을 모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부담하도록 하자, 시도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해 전국적인 ‘보육 대란’이 예고됐다. 각 시도교육청의 재정 상황에 따라 무상급식과 같은 교육복지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재정에 여유가 없는 지역에서 무상교육에 막대한 예산을 편성하게 되면 다른 교육복지가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면서 “무상급식과 무상교복, 수학여행비 지원 등 지자체별로 제각각 시행되고 있는 교육복지의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중앙정부 마음대로 지방에 재정부담 전가 못한다

    중앙정부 마음대로 지방에 재정부담 전가 못한다

    각 부처 법령 바꿀 때 행안부 장관과 협의 자치권 침해 여부 확인 절차 거쳐야 시·군·구청장협 논의 참여 근거도 마련 지자체 사무 자율성 확대·분쟁 예방박근혜 정부는 ‘0~5세 보육과 유아교육의 국가완전책임제’를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 아이 기르는 비용을 국가가 지원해 만 5세까지 무상보육과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게 핵심이었다. 하지만 중앙정부가 이렇다 할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지방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에 추가 비용을 일방적으로 떠넘긴 것이 화근이 됐다. 사업비를 감당할 수 없는 지역들은 “유치원에 누리과정 예산을 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들의 혼란도 커졌다. 정부가 재원 마련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지자체에 책임을 전가하려다가 사달이 난 것이다. 앞으로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마음대로 재정 부담 등을 지울 수 없게 된다. 정책 시행 전 반드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 과거 정부의 ‘누리과정 보육대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조치다. 행안부는 자치분권 사전협의제 도입 등을 담은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안이 5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자치분권 사전협의제란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소관 법령을 제·개정할 때 해당 법령이 지방자치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행안부 장관과 협의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회가 마련한 ‘자치분권 종합계획’에 포함된 것이다. 지금도 법령 제·개정 때 지자체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있지만 구속력이 부족해 지방자치권 보장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우선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지자체의 행정·재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사무를 신설·변경·폐지할 때 행안부 장관에게 사전 협의를 요청해야 한다. 행안부 장관은 전문가 등과 자치조직·인사·입법·재정권 침해 소지 등을 검토해 그 결과를 중앙행정기관에 통보한다. 검토 의견을 받은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그 내용을 법령안에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반영이 어려우면 그 이유를 행안부 장관에게 알려줘야 한다. 자치분권 사전협의제는 약 4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연간 1700여건에 이르는 정부 발의 제·개정 법령에 대해 검토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논의 테이블에 시군구청장협의회 등이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마련된다. 윤종인 행안부 차관은 “국가사무와 자치사무 간 구분이 명확해져 지자체 사무 수행의 자율성이 확대되고 사무 처리에 있어 중앙과 지방 간 분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한유총의 무기한 개학 연기 방침 철회 촉구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장인홍 위원장, 구로1, 더불어민주당)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한유총’)의 주도로 사립유치원 개학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사태와 관련하여, 한유총이 아이들을 볼모로 진행 중인 불법적인 단체행동을 즉각 철회하고 사학의 공공성 강화에 힘써 줄 것을 촉구했다. 한유총은 지난 2월 28일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적폐몰이 독선적인 행정에 대해 2019학년도 1학기 개학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는 준법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히고 오늘부터“개학연기 투쟁”에 들어간 바 있다. 이들은 “△유치원 3법과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철회, △사립유치원 사유재산권 인정, △유치원 예산에서 시설사용료 비용처리 인정, △사립유치원 원아 무상교육과 교사 처우개선, △누리과정 폐지”등을 주장하며 집단행동에 들어갔고 교육부와 교육청은 시정명령과 행정처분 그리고 감사와 긴급 돌봄서비스 시행으로 맞서고 있다. 이로 인해 유아를 둔 시민들의 불안감은 날로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서울특별시의회 장인홍 교육위원장은“금번 사립유치원의 무기한 개학연기 조치는 사립유치원이 개학연기 등 교육과정의 운영방법에 관해 유치원운영위원회의 자문을 의무적으로 거치도록 규정한 「유아교육법」 제19조의4 제2항을 위반한 불법적인 행동”임을 강조하면서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아이들을 볼모로 유아 학습권을 침해하고 학부모들에게 피해를 준 이번 사태에 대해 반드시 형사고발 등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장인홍 위원장을 비롯한 교육위원들은 비록 개학을 연기한 사립유치원이 전체 650곳 중 21곳(3.2%)으로(4일 오전 11시 기준) 소수에 불과하지만 신학기 첫날부터 유아교육에 공백이 발생하는 사태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에 우려를 표시하고 “어떤 경우에도 돌봄 공백과 유아들의 학습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하면서 “사학의 공공성 강화”에 힘을 모으기로 하였다. 또한 현재 교육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 관련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이상이 국회에 계류 중인 ‘유치원 3법’에 대해 찬성하고 있고, 사립유치원 회계관리를 위한 에듀파인 도입 역시도 80%이상 찬성하고 있는 상황으로 “사립유치원의 금번 집단행동은 아이들을 볼모로 몽니를 부리는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장인홍 교육위원장은 집단행동중인 사립유치원에 대해“개학을 연기한 사립유치원은 지금이라도 입장을 철회하고 유아교육기관으로서의 본연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유아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길”임을 강조하면서 이에 따르지 않는 유치원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에서“불법적 단체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유아를 둔 학부모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청이 업무추진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요구하였다. 한편 장인홍 교육위원장은 교육청이 5일 오후, 금번 사태를 주도한 한유총에 대한 법인설립허가 취소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는 것과 관련해서 “어린 아이들을 볼모로 반교육적 행태를 일삼은 한유총에게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임을 강조하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유총 “유치원 개학 무기한 연기” 정부에 선전포고

    한유총 “유치원 개학 무기한 연기” 정부에 선전포고

    사립유치원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다음 주로 다가온 유치원 개학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한유총은 28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1학기 개학을 무기한 연기하는 준법투쟁을 전개한다”면서 “정부의 입장변화가 있을 때까지 개학을 미룰 것”이라고 밝혔다. 한유총은 “끊임없이 대화를 요구했지만 교육부는 이를 거부하고 사립유치원 마녀사냥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법 테두리 안에서 사립유치원 생존과 유아교육 정상화를 위한 투쟁에 나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유총은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과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철회 ▲사립유치원 사유재산 인정 ▲유치원 예산에서 시설사용료 비용처리 인정 ▲사립유치원 원아 무상교육과 교사 처우개선 ▲누리과정 폐지 등을 요구했다. 다만 한유총은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은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한유총은 “에듀파인은 사립유치원에 맞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도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에듀파인 도입 논란에 묻히는 것 같아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정은 이날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에듀파인 안착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교육부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등과 함께 에듀파인 안착을 위한 정책협의 TF 첫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는 한유총의 온건파가 떨어져 나와 설립한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한사협) 박영란 대표와 법인 유치원이 주로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전사연) 위성순 회장도 참석했다. 박 대표와 위 회장은 유치원 회계 투명성 확보를 위해 에듀파인 도입이 필요하다는 정부 방침에 공감을 표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유치원 단체들은 유치원 개·보수 등 목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회계적으로 적립금을 마련할 수 있게 돼 있지만, 한도액 등 기준이 시·도 교육청마다 다른 점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건축적립금은 물론 통학차량·놀이시설 적립금 등에 관해 유치원 환경 개선에 필요한 부분인 만큼 제도 개선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경기도교육청, 나무 3000만 그루 심는다…“학생건강과 미세먼지 문제 해결”

    경기도교육청, 나무 3000만 그루 심는다…“학생건강과 미세먼지 문제 해결”

    경기도교육청이 미세먼지로부터 학생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미세먼지 전담기구를 운영하고 향후 10년간 학교교정에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26일 정례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기도교육청은 170만 학생이 재학하는 동안 10년간 3040만 그루를 목표로 학교 숲을 조성하겠다. 땅이 있는 곳마다 빈틈없이 나무를 심어 학생의 건강과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 한 명이 한 학기에 한 그루씩만 심어도 1년에 두 그루를 심는다. 1년이면 340만 그루, 10년이면 3400만 그루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교육청은 산림청과 협의해 나가면서 조만간 학교 숲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 교육감은 미세먼지대응 전담팀을 꾸려 그동안 여러 부서에 분산되어 있던 미세먼지 업무를 통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세먼지 전담팀은 실내 체육시설, 공기정화장치 설치 내실화, 공기안심학교 모델 개발 등에 주력하며 실내 청소 활동과 미세먼지 민감군 학생보호를 강화해 나간다. 이 교육감은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에듀파인’ 도입과 관련해서는 “이를 거부하는 사립유치원에 대해서 유아교육법에 따라 시정명령 및 행정처분(시정명령 불이행) 등 엄격한 기준으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도교육청의 역할은 징계나 불이익을 주는 게 목적이 아니라 모든 유치원이 에듀파인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인 만큼 일차적으로는 사립유치원이 파인을 도입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지원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고교 무상교육 시행을 앞두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 인상도 촉구했다. 이 교육감은 “교육은 국가의 근간으로 유초중고의 교육비를 제공할 책임 국가에 있다. 고교 무상교육 재원 마련을 위해 현재 내국세의 20.46%인 지방교육재정교부율을 21.14%로 상향조정해야 한다”며 국회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고교 무상교육이 전면 도입되는 2021년 국정 과제 대상인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대금 등에만 6158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 도교육청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교복비, 급식비, 체험학습비, 체육비 등 무상교육 사업에는 3916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도교육청은 보고 있다. 이 교육감은 “도교육청은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에 의해서 부담해서는 안 되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5600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고교무상 교육비를 계상한다면 적어도 1조원 이상의 예상 증액이 원만한 학교교육에 있어서 필요하다”며 “교부율을 당연히 상향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학부모 부담금·정부 보조금 짬짜미 차단… 회계비리 꼼짝마

    학부모 부담금·정부 보조금 짬짜미 차단… 회계비리 꼼짝마

    모든 수입·지출 이력 투명하게 관리 현장체험 등 남은돈 빼돌리기 불가능 원아 200명↑ 581곳 의무… 한유총 반발 오는 3월부터 원아 200명 이상의 사립유치원이 의무 도입하는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이 공개됐다. 학부모 부담금과 정부 보조금 및 지원금 등이 목적에 맞게 지출되도록 관리해 ‘회계 부정’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교육부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시연한 에듀파인은 학부모 부담금과 정부 보조금 및 지원금 등 각각의 재원별로 예산을 편성, 집행하도록 한다. 사립유치원이 학부모들의 부담금을 국고지원금인 누리과정 교육비와 같은 계좌에 넣어 두고 혼용하며 학부모 부담금을 적게 쓴 뒤 이윤을 남기는 식의 비리가 불가능해지는 구조다. 사립유치원의 회계규정인 ‘사학기관재무회계규칙’의 세입·세출 항목을 시스템에 적용해 인건비와 운영비, 일반교육활동비, 시설설비비 등 정해진 항목에만 지출을 집행할 수 있다. 물품을 구입하는 경우 에듀파인에 등록된 거래업체만을 통해 지출할 수 있다. ‘클린재정’ 기능은 회계 처리 과정에서 오류나 부정 의심 사례가 발생할 경우 경고 팝업을 띄운다. 서로 다른 거래처에 예산을 지출했으나 예금주가 같은 경우, 학부모들에게 걷은 부담금이 남아 반환할 때 학부모 계좌가 아닌 다른 계좌로 들어가는 경우 등 20여 가지의 시나리오가 포함됐다.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사립유치원의 모든 수입·지출 이력이 투명하게 관리돼 회계 비리가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국공립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총 12개 기능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교육부는 사립유치원의 회계 특성과 사용 편의를 위해 5개 필수기능(사업현황·예산편성·수입관리·지출관리·예산결산)으로 간소화했다. 19일 예산편성 기능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개통하며 전국 시도교육청이 유치원에 사용법 교육과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원아 200명 이상의 사립유치원 581개는 올해 의무 도입해야 하며, 원아 200명 미만인 유치원 105곳(2월 15일 기준)도 도입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이 반발하며 헌법 소원까지 검토하고 있어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In&Out] 고교 무상교육, 누리과정 전철 밟지 말아야/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

    [In&Out] 고교 무상교육, 누리과정 전철 밟지 말아야/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

    지난 정부에서 공약했다가 파기했으나 문재인 정부가 다시 공약해 기대를 모으는 교육계 숙원사업이 있다. 고교 무상교육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2020년부터 실시하기로 계획했으나 유은혜 교육부총리가 취임하면서 올해 2학기부터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금년도 국가예산에 사업 자체가 반영되지 않아 또 무산되는 것이 아닌가 교육계는 우려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6곳 중 고교 의무 또는 무상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뿐이다. 그럼에도 “굳이 무상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 있다. 중학교 졸업생의 99.7%가 고교에 진학하는 현실임에도 이런 의견이 나온다. 언뜻 보면 현행 고교 교육비 부담 체계가 별문제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지 않다. 저소득층은 정부로부터 교육비를 지원받는다. 부모가 공무원 또는 사립교직원이거나 공기업, 대기업, 견실한 중소기업 등에 재직하거나 농어촌에 거주하고, 학생이 특성화고에 재학해도 교육비를 지원받는다. 등록금을 직접 부담하는 사람은 도시 자영업자, 소상공인, 영세 중소기업 재직자뿐이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은 등록금을 지원받지만 중하위층만 교육비를 스스로 부담하는 기형적 구조다. 2017년 결산 기준으로 공립고교 수업료 미납액은 72억원에 이른다. 이를 대도시 일반고의 수업료 단가 141만원으로 나누면 적어도 5100명 이상 수업료를 내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여기에 사립고까지 포함하면, 수업료 미납자는 연간 9000여명으로 추정된다. 또 고교의 연간 학업중단자 수는 2만 4500명(학업중단율 1.5%)에 달한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우리 교육의 현주소다. 현재 등록금을 부담하는 계층만 교육비 지원 대상으로 하면 되지 않느냐는 반문도 있다. 하지만 이는 무상교육의 취지를 오해한 것이다. 고교 무상교육의 취지는 고교 교육까지는 국가가 책임진다는 의무교육의 정신과 일맥상통한다. 이 때문에 부모의 소득·계층이나 직업에 관계 없이 고교 교육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제공돼야 한다. 이미 등록금을 지원받는 대상은 그대로 두고 지원 못 받는 학생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국가의 교육적 책임을 기업이나 기관에게 떠넘기는 꼴이 된다. 또 일부만 지원하게 되면 대상자 선정 때 행정적 어려움이 예상된다. 고교 무상교육의 성공 여부는 소요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 최근 세수 호황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늘었고, 전년도 세계잉여금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기존 교부금으로도 고교 무상교육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교부금 재원으로 지원이 가능하다며 밀어붙여 몇 년간 극심한 대립과 갈등을 겪었던 누리과정이 떠오른다. 기존의 교부금 재원으로 고교 무상교육을 밀어붙이면 누리과정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 시·도교육청의 부채가 17조원에 이르는 상황을 고려하면 일시적으로 세수가 늘어났다고 해서 매년 2조원 이상 소요되는 고교 무상교육을 기존 재원으로 감당하는 건 불가능하다. 누리과정과 같은 갈등이 재연되기 전에 교부금 인상과 같은 안정적인 재원 확보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현행 유상교육 체계에서도 거의 모든 중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한다는 사실은 ‘앞으로 무상교육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완전 취학에 다다를 때까지 국가가 교육적 책임을 방기했다는 부끄러운 자화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라도 특단의 재원 확보책을 강구해 고교 무상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국가의 책임을 완성하기 바란다.
  • [단독] 보육교사 처우개선비 ‘713억 핑퐁’… 제2 누리예산 사태 오나

    [단독] 보육교사 처우개선비 ‘713억 핑퐁’… 제2 누리예산 사태 오나

    국회, 교육세로 처우개선비 분담 결정 교육청 집행 거부… “국고로 지원해야” “열악한 처우 피해 학부모·아동에 전가” 정부·시도교육청 예산 갈등 재현될 수도올해 어린이집 교사들의 처우개선비 명목으로 증액된 예산이 국회와 보건복지부·교육부·교육청의 핑퐁게임으로 제대로 지급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의 갈등이 재현될 조짐도 보인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2019년도 교육부 예산 중 유아교육지원 특별회계에서 어린이집 누리교사 처우개선 명목으로 713억원이 증액됐다. 현재 어린이집 교사들의 평균 월급은 178만 2000원으로 유치원 교사의 평균 월급 223만 5000원보다 45만원가량 적다. 현재 어린이집 교사들은 월 30만원가량의 처우개선비를 국고(보건복지부)에서 지원받고 있다. 이는 교육부가 사립유치원 교사들에게 지급하는 처우개선비(59만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문제는 국회가 지난 연말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어린이집 교사 처우개선비를 기존 보건복지부 국고 예산이 아닌 교육부의 유아교육지원 특별회계에 포함시킨 데 있다.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교육청은 집행 거부를 선언했다. 전국 시·도교육감들은 지난 17일 성명서를 내고 “국회와 정부는 보육교사 처우개선비(713억원)를 보건복지부 국고로 편성해 직접 지원하라”고 주장했다. 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만일 내년에 관련 예산이 증액되지 않으면 늘어난 처우개선비는 시·도교육청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도교육감이 해당 예산에 대한 집행을 거부하고 교육부가 내려보낸 예산을 반납하면 713억원은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지급되지 않는다. 권남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은 “어린이집 교사 중 국공립 소속을 제외한 20만명이 최저임금 수준으로 급여를 받고 있다”면서 “교사들의 열악한 처우는 아동들에게 전가될 위험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보육대란을 불렀던 누리과정 예산 갈등이 재현될 수도 있다. 박근혜 정부는 무상보육 대상을 확대하면서 만 3~5세 과정인 누리과정을 실시했고, 지원금을 모두 교육청이 집행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부담하도록 했다. 당시 시·도교육감들은 보건복지부 관할인 어린이집 지원금은 국고로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로 지원금 예산 집행을 거부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6년 말 한시적으로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를 신설해 유치원 지원은 교육세로, 어린이집 지원은 국고로 부담하도록 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문재인 정부도 “어린이집 누리과정은 전액 중앙정부가 책임진다”는 원칙을 세웠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국회의 ‘깜깜이 예산’ 편성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정부와 시·도교육청 간 갈등이 다시 촉발됐다”면서 “원칙 없는 정책은 결국 보육 예산의 안정성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국회의원 왜 잘 뽑아야 하는지 학부모들 뼈저리게 느꼈을 것”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국회의원 왜 잘 뽑아야 하는지 학부모들 뼈저리게 느꼈을 것”

    사람들은 말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달걀로 바위 치기라고. 달걀에 맞은 바위는 역시나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치명적으로 금이 갔다. 이만하면 달걀의 승리다. 사립유치원 비리를 세상에 조목조목 드러나게 했던 진짜 주역은 ‘정치하는 엄마들’이다. 페이스북으로 회원들끼리 교감해 교육청마다 정보공개 청구를 하고, 안 되면 될 때까지 부딪히고, 어디서든 피켓을 들고. 사립유치원 비리를 막기 위한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은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지난달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끝내 처리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 교육위원회는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 최장 330일 뒤에나 본회의 표결에 다시 부쳐지게 된 것이다.장하나(42)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를 만났다. “절반의 성공이니 시원섭섭하겠다”고 했더니 뜻밖의 답을 돌려줬다. “섭섭하지 않고 시원할 뿐”이라는 대답은 “이제 시작”이라는 의미로 들렸다.→‘유치원 3법’은 처음 민주당이 내놓았던 개정안에서 사실상 후퇴했다. 누구보다 안타까웠겠다. -마음을 진작에 비웠다. 한국당의 반대가 극심해 개정안이 온전히 처리되리라는 기대는 일찌감치 접었다.(웃음) 국회의원을 왜 잘 뽑아야 하는지 학부모들이 뼈저리게 느꼈을 거다. 그것만도 작지 않은 소득이다. →개정안으로 지정된 바른미래당 중재안은 향후 국회를 통과해도 한계가 있을 거라고들 걱정한다. -중재안은 국가지원금을 지금처럼 지원금 형태로 두되 학부모 부담금과 단일회계로 관리하자는 것이다. 교육 목적 외 사용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형사처벌하자는 게 골자다. 원래 민주당 안은 국가지원금을 국가보조금으로 바꿔 학부모 부담금과 단일회계로 관리하며, 잘못 사용하면 횡령죄를 적용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자는 거였다. 지원금 형태가 계속 유지되면 앞으로도 사립유치원들은 사유재산과 혼동할 수밖에 없다. 처벌 수위도 크게 낮아졌고. →국회의원(19대 민주당 비례대표) 경험이 이번 일에 큰 밑천이 됐을 법하다. -도움이 됐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아이 엄마가 아니었더라면 유치원 비리에 무감각했을 것이다. 의원 시절에도 환경이나 노동 문제에 관심이 많아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었다. 그러니 ‘김용균법’에 정신없이 매달렸을 거다. →육아나 교육정책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이유가 현장의 목소리가 정치세력화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말 그렇다. 학부모는 어떤 순간에도 ‘을’이다. 문제 제기했다가 내 아이가 탈이 나면 안 되니까 불합리를 참고 견딘다. 그러다가 이번에 일이 터진 거다. 우리가 나서긴 했지만 어찌보면 한심한 이야기다. 정치가 믿을 만하고 정책이 제 기능을 다했다면 학부모가 왜 나서야 했겠나. →유치원 3법은 일단락된 철 지난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교육 현안이다. 국회가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과 감시의 시선을 거둘 수 없는 문제 아닌가. -당연히 예의주시할 것이다. 백 번을 다시 생각해도 분통 터지는 일이다. 2012년 누리과정 지원금으로 국가 예산이 투입되면서 교육청이 사립유치원들을 감사할 구실이 생겼다. 그 이전에는 유치원이 자영업으로 인식돼 말도 안 되는 비리를 저질러도 아예 통제권 밖이었다. 유치원의 요지경 비리를 정작 아이들을 맡기는 엄마들만 몰랐던 거다. →유아교육의 구조화된 비리나 문제점들을 생생히 목격했을 것이다. -전달체계가 심각하게 붕괴돼 있다는 사실이 좌절스러웠다. 교육부 장관이 아무리 강한 개혁의지를 보인들 민선 교육감들의 컨트롤타워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전국의 17개 시·도교육청마다 정책을 반영하는 의지도 다 제각각이다. 무엇보다 개혁에 무반응인 ‘벽’은 유치원들과 접촉하는 교육청의 실무진이다. 유치원 비리로 온 나라가 시끌시끌한데도 그들은 천하태평이다. 그들 입장에서 보자면 민선 교육감들은 뜨네기다. 유치원들을 지도 감독해야 할 실무자들이 유치원들과 한편인 게 현실이다. 유치원 비리를 신고하면 문제의 유치원에 누구 엄마가 무슨 제보를 했는지 귀띔해 주는 어이없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정치하는 엄마들’의 뚝심이면 뭐든 해낼 거라는 기대가 있다. 새해에 역점을 둘 일은. -유아교육이나 청소년 문제는 국회에서 언제나 관심권 밖이다. 청소년들은 선거권이 없고, 정치에 관심을 쏟을 여력이 없는 30~40대 학부모들에겐 공을 들여봤자 수지가 안 맞는다는 계산들이다. 지난해 달걀로 바위를 쳤던 안타까운 이슈가 ‘스쿨 미투’였다. 어마어마한 학교 권력을 상대로 어린 학생들이 용기 있게 입을 열었지만, 언론의 가십거리 수준으로 소비되고 끝났다. 스쿨 미투가 의미있는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너무나 중요한 문제다. 용기 있는 증언이 외면당하면 누구든 입을 닫게 되고, 그런 현실을 경험한 학생들은 사회에 나가서도 결국 입을 닫는다. 끔찍한 일이다. →다시 정치를 하고 싶은 욕심이 들 것 같다. -이번 일을 진행하면서 반드시 국회로 들어가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그런데 나는 돈이 없다.(웃음) 의원 수를 늘리더라도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정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난한 시민들에게 정치의 문을 열어주는 논의는 여전히 하지 않고 있다. 최근 어느 농민 모임이 우리를 본떠 ‘정치하는 농부들’을 결성하겠다고 하더라. 궁극적으로는 시민들이 누구나 정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국회의원 평균 재산이 41억원이다. 이들이 비정규직, 실업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는 있겠으나 죽었다 깨어나도 내 일처럼 매달릴 수는 없다. →집으로 돌아가면 평범한 엄마 아닌가. -한유총(한국사립유치원총연합회)을 상대로 싸우면서 다섯 살 딸아이한테는 미안했다. 어떤 원장이 좋아하겠나. 다니던 어린이집에서도 나와야 해서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다. 미안해 하지 않으려고 번번이 마음을 고쳐 먹는다. ‘딸아, 너를 위해서 엄마가 싸웠다’ 이렇게 혼잣말을 한다.(웃음)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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