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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상선 1조4513억 분식 확인

    대북송금사건이 발생한 지난 2000년 이후 현대상선의 분식회계 규모가 1조 451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상선의 자진신고분 외에 6251억원이 추가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2일 전체회의를 열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현대상선의 회계기준 위반(분식회계) 규모를 1조 4513억원으로 확인, 현대상선에 과징금 20억원을 부과했다. 노정익 현대상선 대표이사와 장철순 전 대표이사에 대해서도 각각 2000만원과 10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통보했다. 현대상선의 부문별 분식회계 규모는 ▲2000회계연도 매출채권 허위계상 6231억원 ▲대북송금액 2억달러를 포함한 선박 등 유형자산 허위계상 6021억원 ▲매입채권 누락 420억원 ▲단기금융상품 허위계상 1841억원 등이다. 이에 따라 대북송금액 2억달러와 현대상선이 전기오류수정 방식으로 분식회계 사실을 자진신고한 6224억원 외에 이번 감리를 통해 6251억원의 분식회계 규모가 추가로 드러났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남총장 ‘부하 구속’에 심기 불편

    최근 군 검찰의 수사가 육군 수뇌부쪽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남재준 육군 참모총장과 국방부내 검찰 고위 관계자가 극비리에 회동한 사실이 밝혀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방부 소식통에 따르면 남 총장은 육군회관에서 열린 주한 외국 무관단 초청 송년행사 참석차 지난 13일 상경했다가 밤늦게 한남동 육군총장 공관을 방문한 유효일 국방차관·박주범(육군 준장)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만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남 총장은 육본 인사참모부 소속의 영관급 장교 2명이 특정인의 진급을 돕기 위해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최근 구속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사참모부 소속 차 중령이 ‘유력 경쟁자 현황 자료’를 준비한 것은 관행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진급자 사전 내정 의혹과는 무관하며 음주 측정 거부 기록을 고의로 누락시켰다는 군 검찰의 발표도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법무관리관은 이 자리에서 “이번 사건 수사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육군 수뇌부에 대한 계좌추적 방침이나 수사 확대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날 회동에 대해 군 주변에서는 최근 수사가 진행되면서 군 검찰과 육군간의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고, 그에 따라 국방부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중간에서 중재를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육군 관계자는 “육군 인사참모부의 한 장성은 결백을 입증하겠다고 스스로 국방부 검찰단에 출두해 참고인 진술을 했지만, 언론에는 범죄 혐의가 있어 강제 소환돼 조사받은 것처럼 보도됐더라.”며 군 검찰을 비난했고, 군 검찰측은 육군측이 언론과의 접촉을 통해 범죄혐의에 대한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양측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군 안팎에서는 이날 군 통수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이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 앞서 이례적으로 “적법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수사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수사 상황을 공개하여 여론의 힘을 빌려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윤광웅 국방장관을 통해 전달한 것도 상황의 심각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어느 경우라도 국방부 법무책임자가 수사의 불똥이 어디로 튈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육군의 인사 총책임자인 남 총장을 만나 수사진행 상황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국방부 신현돈 공보관은 “유 차관과 박 법무관리관이 남 총장을 찾아간 것은 육군과 군 검찰간의 갈등이 국민들에게 나쁜 모습으로 비춰져 우려가 된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자리에서 남 총장이 군 검찰의 수사에 반발했다는 것은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간첩’ 공방 확산] ‘이철우戰’ 국보법으로 불똥

    [‘간첩’ 공방 확산] ‘이철우戰’ 국보법으로 불똥

    여야가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의 ‘조선노동당 가입 의혹’을 둘러싸고 사흘째 ‘혈투(血鬪)’를 벌이고 있다. 이번 사태는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와 맞물려 있는 탓에 여야 모두 한치도 물러설 기색이 아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모두 이번 사태를 국보법 폐지와 개정의 명분으로 각각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파문의 향배에 따라 여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거센 후폭풍으로 후유증마저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10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정형근 의원을 ‘간첩조작사건’의 주범으로, 주성영·박승환·김기현 의원을 종범으로 각각 지칭하는 등 대야 압박을 강화했다. 이부영 의장은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에서 “남의 집 하룻강아지 얘기하듯 간첩이라고 해놓고 이제와서 ‘정치적 수사에 불과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정신이 있는 사람들인가.”라며 박 대표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박 대표를 ‘폭로정치의 중심’으로 끌어들임으로써 박 대표의 대선 가도에 흠집을 내고, 열린우리당이 추진 중인 국보법 폐지의 명분을 쌓겠다는 의도를 엿보이게 하고 있다. ‘간첩조작사건’ 비상대책위장인 배기선 의원은 “국보법을 지켜내기 위해 저지른 색깔론 단막극인 것으로 다 드러났다.”며 한나라당의 국보법 개정 주장에 일침을 가했다. 이미경 상임중앙위원도 “빨갱이 되면 일생을 망치는구나 하는 공포심이 들게 하는 것이 국보법의 가장 큰 해악이란 생각”이라며 국보법 폐지의 명분을 보탰다. 한나라당도 여당 지도부에 대해 이 의원의 공천 배경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국정조사 필요성을 거론하는 등 대여 공세를 이어갔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태의 진위에 따라 국보법 처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전날 의총에서 “이번 일은 국보법 처리문제와도 무관치 않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의 ‘조선노동당 입당 및 간첩활동’ 의혹을 확인시켜줄 결정적 단서를 확보하는 데 당력을 쏟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의원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에 대한 압박도 이어갔다. 이 의원 스스로 공개한 대법원 재판기록 가운데 노동당기와 김일성 및 김정일 초상화 등에 대한 압수내용이 포함돼 있는 2페이지를 누락한 경위 등을 추궁하면서 “조선노동당에 입당했는지 여부를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고문에 의한 조작’이라는 이 의원의 반박과 관련,“재판 당시 항소이유서 등을 통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며 역공을 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에서 조선 노동당기, 김일성 초상화, 김정일 초상화를 소지할 필요가 있는 사람이 누구겠느냐.”며 이 의원을 몰아세웠다. 국회 법사위 간사인 장윤석 의원도 “당시 수사와 재판기록을 통해 국민적 의혹을 풀어야 한다.”면서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정형근 의원은 “수사를 했다고 해서 배후에 있다는 것은 책임없는 주장”이라며 “해방 이후 최대 간첩사건인 중부지역당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 과장이나 왜곡이 있었다면 관련자나 수자 지휘자인 나는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수능부정수사 사이버수사대 “18일 동안이 수년 같았어요”

    수능부정수사 사이버수사대 “18일 동안이 수년 같았어요”

    사상 초유의 314건에 이르는, 휴대전화에 의한 수험 부정을 적발해내며 입시철 한국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경찰 수사는 과연 누구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을까. 이 수사는 경찰의 집요한 추적에 의해 어느 이동통신사 직원이 “문자메시지는 일정기간 보관한다.”는 귀띔을 하면서 출발했다. 곧 특별수사팀이 뜨고 3주 가량의 짧은 기간에 대규모 부정을 적발해낸다. 개별적인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던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를 9일 서울신문 사건팀이 만났다. ●서울신문 보도에서 수사 힌트 얻어 수능시험 이틀 뒤인 11월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사 2층 사이버범죄수사대 사무실. 수사대 5팀 직원 5명이 머리를 맞대고 묘수가 없는지 골몰하고 있었다. 광주에서 터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부정사건이 한국의 ‘과학수사대’라고 불리는 사이버범죄수사대 직원들의 자존심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회의는 진전이 없었다. 이때 5팀의 ‘맏형’ 정충로(43) 경사가 한 마디를 툭 던진다.“이동통신사에 문자메시지가 저장되는지를 한번 물어볼까.” 정 경사는 지난 10월 15,16일치 ‘개인정보가 줄줄 샌다.’는 서울신문의 보도에 힌트를 얻어 SKF 직원을 상대로 업계의 실태와 유출 의혹을 조사하고 있던 인물이었다. 정 경사의 한마디로 수사대에는 돌연 활기가 돌았다. 정 경사는 사흘 뒤 SK텔레콤 고객정보센터 직원을 만나 “문자메시지 요금 부과 기록을 고객에게 확인해주기 위해 6바이트 분량의 메시지를 일주일 동안 저장한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 직원들은 환호했다. 서울경찰청이 수능부정 특별수사팀을 구성한 것이 바로 이날 오후였다. 26일 오후부터 3개 이통사들로부터 문자메시지 25만 6000여건이 수사대 이메일로 속속 들어오기 시작했다. 잠 한숨 자지 못하고 데이터 분류 명령어로 문자메시지를 분석하기 시작한 지 30여시간이 흐른 28일 오전 4시쯤. 수능시험 시간대에 발신자에서 수신자로, 이 수신자에서 또다른 수신자로 치밀하게 오간 문자메시지 550여건의 윤곽이 드러났다. 긴장과 초조, 그리고 피로 탓에 붉게 충혈된 눈으로 컴퓨터를 응시하던 직원들 사이에 일제히 “이건 장난이 아니야.”라는 외침이 터졌다. ●“학생 안쓰러워… 제도가 더 큰 문제” 하지만 수사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개인정보보호라는 민감한 사안과 맞물린 여론의 주시도 부담이었지만 무엇보다 수사를 받는 사람들이 10대 학생들이라는 사실이 큰 짐이 됐다. 수사대로 불려온 학생들이 눈물을 흘리며 “늘상 학교에서 해오던 커닝이 이렇게 큰 죄가 될 줄은 끔에도 몰랐다.”고 털어놓으면 직원들도 함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5팀 팀장 최형욱(28) 경위는 “법을 집행하는 수사관으로서 냉정을 유지해야 했지만, 혐의를 받고 있는 학생들을 만나 보면 이들을 부정과 범죄로 내몬 제도가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고 되돌아봤다. 수사 형평성을 따지는 일부 여론도 수사대원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지난달 30일 청주에서 학원장이 개입된 문자메시지 부정이 적발되자, 수사대가 왜 모든 부정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느냐는 부실수사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장흥식(37) 경사는 “수십만건의 메시지를 불과 29명의 수사대 요원들이 짧은 시간에 검색하다 보니 어쩌다 누락된 것이지, 절대 고의가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그때는 모든 직원들이 숨죽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몸무게 5kg 줄고 눈은 벌겋게 충혈 18일간의 수사기간은 몇 년이 흐른 것처럼 길게만 느껴졌다. 대다수 요원들이 수사대에게 숙식을 해결했다. 워낙 민감하고 파장이 엄청난 사안이라 24시간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가족들을 볼 낯이 없게 됐다. 수사기간 내내 집에 한번도 들어가지 못한 김재규(42) 수사대장은 집 근처에 사는 요원에게 속옷을 배달받기도 했다. 김 대장은 “이번 수사에서 가장 큰 소득이라면 수험생 몇명을 입건했다는 사실보다 다시는 시험 부정을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모두가 함께 깨닫게 돼 시험의 투명성을 높이게 된 것”이라며 바짝 마른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이철우 우리당의원 北노동당 당원” 파문

    “이철우 우리당의원 北노동당 당원” 파문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8일 국회 본회의 5분발언에서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이 북한 노동당원으로서 ‘대둔산 820호’암호를 부여받고 지금까지 암약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 의원이 이를 부인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주 의원은 특히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발의한 의원 161명 가운데 이 의원이 포함돼 있는데 그 속에 몇명의 노동당원이 더 포함돼 있느냐?”고 열린우리당 측에 포문을 열어 여야간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앞서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기사에서 “열린우리당 이 의원이 92년 북한 조선노동당에 현지입당했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의원이 연루된 ‘남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사건’은 북한이 조선노동당 서열 22위인 간첩 이선실을 남파,95년 공산화 통일을 이룬다는 전략 하에 남한에 북한 조선노동당 하부조직인 중부지역당을 구축해 온 건국 이후 최대간첩사건”이라면서 “이 의원은 북한 조선노동당의 하부조직인 중부지역당 총책 황인오 등에게 포섭돼 다른 주사파 핵심분자들과 함께 북한 조선노동당에 가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92년 (‘남한 노동당사건’)재판부가 검찰의 기소사실을 누락하고 반국가단체 가입 혐의만 적용해 4년 동안 복역했다.”면서 “오늘 인터넷 매체에 나온 사실은 모두 무죄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밝혀진 사실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하고 사실관계는 당시 판결문을 통해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의 폭로 발언 이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본회의에서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파문이 커지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각각 긴급 의총을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열린우리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9일 한나라당의 폭로를 냉전세력의 백색테러로 간주, 규탄대회를 여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종수 김준석기자 vielee@seoul.co.kr
  • [사설] ‘유력자 명단’ 96%가 진급했다면

    육군의 장성진급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군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를 보면 지난 10월 진급심사가 있기 전에 대상자를 내정했다는 문제제기를 부인하기가 어렵다. 군 검찰이 찾아낸 ‘유력 경쟁자 명단’은, 지난 3월부터 대상자를 압축해 오다 7월에 이미 최종 대상자를 선정한 것으로 판단할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별을 단 인원은 50명(기무사 몫 2명은 별도)인데, 그 가운데 96%에 이르는 48명이 명단에 포함돼 있다. 탈락한 2명도 진급심사에서 제외된 것이 아니고 청와대 인사검증위원회가 마지막 단계에서 개인 비리를 이유로 걸러냈다고 한다. 따라서 명단에 있는 50명 모두가 일단 육군의 진급심사를 통과한 것이다. 이를 두고 명단 작성자인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의 한 중령은 부문별 빈 자리를 미리 판단하고자 개인적으로 만들었으며 공식 인사기구에는 넘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한 개인이 진급자 전원을 예측할 정도로 장성 선발이 단순한 일이라면 네 차례에 걸친 엄격한 진급심사는 불필요할 것이다. 장성 자격을 판단하는 데는 객관화한 수치 이상의 기준이 적용됨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진급 대상자 1151명의 인사기록 검증작업을 9월23일 하루에 끝냈다든지, 진급자의 인사자료 가운데 불리한 기록을 고의로 누락한 일 등도 의혹을 부추기는 사실들이다. 이번 수사와 관련, 군의 일각에서 상당한 불만을 토로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이는 옳지 않은 태도이다. 인사에 비리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드러났으므로 군은 수사 결과를 묵묵히 지켜보면 될 일이다. 의혹을 명쾌하게 풀어내는 것이야말로 대다수 군인들의 명예와 사기를 유지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 “장성진급자 굵은 글씨로 별도 관리”

    올 10월 육군 정기인사에서 준장으로 진급한 52명 대부분이 진급심사 이전부터 육군본부 실무 장교가 작성한 문건에 이름이 특정부호로 표시된 채 별도 관리돼 온 사실이 밝혀졌다. 군 검찰단 관계자는 7일 “육본 실무 장교가 3월부터 작성한 ‘임관 부문별 유력 경쟁자 현황’ 문건에 7∼9월부터 준장 진급 정원 52명 중 50명의 진급 대상자가 동그라미(○) 또는 음영 처리 등 특정 부호로 표시되기 시작했으며, 실제로 이들이 전부 장성에 진급됐다.”고 밝혔다. 이는 10월5일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가기도 전에 진급 대상자들이 내정됐고, 이들이 그대로 진급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군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군 검찰은 “진급 심사 직전인 10월3일 기무사 추천 몫 2명을 포함해 준장 진급 정원 52명의 명단이 정해졌고, 심사 당일인 5일 오전 이 명단에서 2명만 바뀌었다.”며 “실제 진급자 50명과 완전히 일치하는 명단이 사전에 작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군 검찰은 “육본측은 지난해 인사 때도 이같은 유력 경쟁자 명단을 작성했는데, 당시에는 진급 적중률이 40%에 불과했다.”며 “올해 100% 적중률을 기록한 배경을 찾는 게 수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군 검찰은 또 인사자료 기록 중 일부를 고의로 누락 또는 오기한 의혹을 받고 있는 육본 영관급 장교 3명에 대해 모두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육본 인사참모부 차모 중령은 “임관 부문별 공석(TO)을 판단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매년 이같은 ‘유력 후보’ 명단을 작성해 왔지만, 선발위원회 등 공식 인사기구에 이를 넘기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모르면 손해!] ‘연말정산 누락’ 환급해준다

    [모르면 손해!] ‘연말정산 누락’ 환급해준다

    지난 1999년 이후 연말정산 공제신청에서 빠뜨린 부분을 내년 5월까지 신청하면 환급받을 수 있다. 국세청은 7일 ‘고충청구’ 제도에 따라 부과제척기간(5년)에 해당하는 99∼2002년 연말정산 결과에 대해 내년 5월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때까지 환급을 신청하면 돌려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연말정산 누락분은 작년 도입된 ‘경정청구’ 제도를 활용할 경우, 원천징수의무 회사가 국세청에 연말정산을 신고한 올해 2월로부터 2년 이내, 즉 2006년 2월까지 환급받을 수 있다고 국세청은 덧붙였다. 연말정산 누락분 환급은 근로소득자가 직접 세무서를 방문, 신청하거나 회사에 환급신청을 대리해줄 것을 요청할 수도 있다. 만약 연간 근로소득금액 100만원(작년 기준 총급여 690만원) 이하인 배우자가 있는데도 지난해 근로소득금액을 총급여 개념으로 잘못 이해해 배우자 공제를 받지 못했다면 내년 2월까지 경정청구를 통해 환급신청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근로소득자의 과세표준(총급여-총소득공제)이 1000만원 이하라면 100만원에 기본세율 9%를 곱해 9만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또 같은 과표의 근로소득자가 부모 모두 작년 현재 만 65세이상(38년 12월31일 이전 출생) 경로우대자이고 생계를 같이 하는데도, 동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제대상에서 누락했다면 부양가족공제(1인당 100만원)와 경로우대자 추가공제(1인당 100만원)를 합쳐 400만원의 소득공제를 신청,36만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한편 한국납세자연맹(02-736-1930)은 연말정산 누락분에 대한 환급신청을 대행해주고 있으며, 환급받을 경우 환급금의 10%를 특별후원금으로 받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작년·재작년 수능도 수사 가능”

    “작년·재작년 수능도 수사 가능”

    경찰의 수능부정 수사가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문자+숫자’ 메시지에 웹투폰 방식까지 합쳐 1625명이 추가 수사대상 리스트에 올랐다.1차 숫자 메시지 수사 때 103명의 15배가 넘는 것이다. ●수능부정 수사, 꼬리자르기 없다 아직 원론 수준이지만,2003∼2004학년도 수능 부정도 거론되고 있다. 허준영 서울경찰청장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부정 사례도 막연한 루머가 아닌, 명백하고 구체적인 제보가 접수되면 수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동안 수사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의혹이나 루머가 불거지는 바람에 적당한 선에서 수사를 멈출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대리시험 조사 대상을 출신고교에 원서를 접수한 응시생으로 확대해 교육부에 협조를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찰은 “일선학교에 응시원서를 제출한 수험생들도 대리시험자의 사진을 붙여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답과 숫자 3개만 같아도 수사대상 추가 수사에 나선 경찰은 1차 수사 때 걸러지지 않은 메시지 가운데 의심이 가는 1872건과 ‘문자+숫자’ 조합에서 가려낸 438건을 추려냈다. 이들 메시지를 전송한 휴대전화 소지자는 1625명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찰은 26만건의 숫자메시지를 대상으로 한 1차 수사 때 청주 학원장이 개입한 ‘웹투폰 커닝’사례가 누락되는 허점을 보였다는 지적에 따라 더욱 폭넓은 기준을 적용했다. 숫자 6개나 문자 3개에 해당하는 6바이트만 보관한 SK텔레콤은 1차 때는 5개 이상의 숫자가 정답과 일치하거나 4개가 일치하더라도 정황상 의심이 가는 메시지를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3개만 일치해도 확인대상에 포함시켰다. 문자와 숫자가 조합된 메시지는 ‘언어12’,‘언짝12’ 등과 같이 해당 과목명이나 과목명으로 유추가 가능한 제시어도 포함시켰다.80바이트의 메시지를 보관하는 KTF와 LG텔레콤은 제시어에 이어 정답과 유사한 숫자가 연결되는 메시지가 포함됐다. ●추가 리스트 고강도 조사 추가 수사리스트에 오른 1625명은 휴대전화 가입자 조회와 메시지 전송 위치추적 등 경찰의 고강도 수사를 거치게 된다. 가입자 인적사항의 개별확인 작업이 마무리되면, 관련자 전원이 해당 지방청별로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웹투폰’ 부정사례는 전화번호만으로 적발할 수는 없지만, 개인이 아닌 문자메시지 대행서비스 회사가 휴대전화 가입자로 올라 있기 때문에 가입자 조회를 거치면 쉽게 가려낼 수 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장성 진급 사전 내정 의혹

    장성 진급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국방부 검찰단은 육군본부 인사담당 부서가 유력 진급 대상자 명단을 심사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작성, 보관해 온 사실을 밝혀냈다고 6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육군이 장성 진급 심사와는 별도로 사전에 진급 예정자를 내정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검찰은 또 인사담당 실무자들이 진급 대상자의 일부 인사 서류 내용을 누락한 사실을 확인하고 영관급 장교 3명을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국방부 김석영(공군 대령) 검찰단장은 이날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육군본부 진급과가 장성 진급 심사가 시작되기 훨씬 전인 지난 3월부터 유력 진급 대상자 명단을 만들어 보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수차례 보완끝에 지난 10월3일 최종 작성된 이 명단은 올해 진급한 장성 진급자와 거의 일치했다.”고 밝혔다. 군 검찰 발표에 따르면 육본 진급과는 3월11일 유력 진급자 명단을 처음 작성한 뒤 7월14일 2대1로,9월10일 1.5대1로 각각 압축했으며, 진급 심사가 시작되기 이틀 전인 10월3일에는 50명(기무사 추천자 2명 제외)을 확정했고 심사에 들어간 이후부터 2명을 순차적으로 확정했다. 이 문서는 군 검찰이 압수한 육군본부 인사 부서의 컴퓨터와 캐비닛에서 찾아냈다고 군 검찰은 밝혔다. 군 검찰은 “문서 작성 행위 자체를 위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선발자 압축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혀 명단 압축 과정에서 비리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금품수수 장성 계좌추적

    군 검찰은 29일 육군본부 인사운영실 차장 P준장을 지난 26일에 이어 다시 소환, 진급 심사 과정에서 특정인을 위해 인사자료를 누락시키거나 왜곡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하지만 군 검찰은진급자료 정리나 진급심사 과정에서의 부정을 확인할 결정적 증언이나 물증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합동조사단은 괴문서에 등장하는 진급자 J준장이 괴문서 유포자를 밝혀 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이날부터 이동통신회사의 협조를 받아 용의자 30여명에 대한 통화 내역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군 검찰은 이 사건과 별도로 민간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육군 N소장에 대해 계좌추적을 실시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군 검찰 관계자는 “지난 4월 민간인의 고소로 시작된 이 사건으로 당시 수도통합병원장 조모 대령이 보직해임됐으며, 현재는 상부와의 연결 여부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2)순천만 갈대숲의 교훈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2)순천만 갈대숲의 교훈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아는가.“무진(霧津)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문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그 순간,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를 떠나고 없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恨)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女鬼)가 뿜어 내놓은 입김같다.” ●사람과 동식물 공존하는 평화의 낙원 김승옥은 ‘무진기행’에서 무진의 안개를 그렇게 묘사했다. 소설 무대를 순천만에서 빌려온 이유를 알 만 하다. 만추(晩秋)의 마지막 순간에 찾아간 순천만의 아침도 온통 물안개에 젖어 있었다. 안개는 노천온천의 김처럼 연신 올라와서 카메라의 렌즈를 적셨다. 아침 6시50분. 해가 뜨려면 족히 30여분은 더 있어야 한다. 대대포구 선착장에서 배에 오른다. 모터의 굉음이 퍼지면서 물살을 가르자 오리떼가 갈대밭에서 물을 박차고 난다. 장관이다. 천연기념물 흑두루미가 사람을 경계하며 저만치 물러서 있다. 망원경이 아니라 육안으로도 얼마든지 새떼들이 잡힌다. 새떼들은 알고 있다. 사람들이 자신들처럼 자유롭게 나다닐 수 없으며 오로지 갯골로만 다닐 수 있음을. 갈대밭으로 배를 들이밀지 않는 한 한가롭게 자신들의 일에만 몰두할 뿐이다. 그래서 순천만의 일상은 사람과 동식물이 공존하는 ‘평화’ 그 자체다. 순천만이 이토록 ‘낙토’가 되기까지는 굴곡도 많았다. 시청부터 사태의 중요성을 잘 몰랐다. 보호습지 지정으로 재산권 불이익을 염려한 주민 반발도 뒤따랐다. 역시 세월이 필요했다. 수많은 이들이 순천만의 중요성을 국내외에 알렸다. 드디어 순천시의 결단이 내려졌다. 최덕림 주민과장은 ‘시민들도 서서히 중요성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새만금이나 시화호 같은 실패작만 봐오다가 모처럼 순천만 같은 성공작을 만나는 것은 ‘기쁨’ 그 자체다. 세상에 더할 나위 없는 하구습지로 알려졌기에 신문, 방송은 물론이고 외국에서까지 찾아온다. 생태관도 만들었다. 대대포구 바로 옆에 갓 개관한 ‘순천만비지터센터’가 그것이다. 잠깐, 한마디 하고 넘어간다면, 그냥 순천만 ‘생태문화관’ 정도로 이름 지으면 될 것을 하필이면 비지터(visiter)란 말인가! 하여간 순천만은 뜨는 중이다. 충분히 뜰 만한 자격도 갖추고 있다. 생태보존의 본질적 측면에서 본다면야 이른바 생태관광조차도 허구에 지나지 않겠지만 이만한 정도의 평화를 확보해낸 것만 해도 대견할 뿐이다. ●갯벌 200만평 중 20여만평 정도가 갈대밭 순천만 갯벌은 줄잡아 200만평. 개략적으로 20여만평 정도가 갈대밭이다. 사람 손길이 닿지 않자 갈대밭은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다. 짝지어 사랑을 하고 가족을 꾸리는 새들, 새꼬막 맛 낙지 짱뚱어 갯지렁이 숭어 뱀장어 같은 주인공들이 번성한다. 갈대는 과다한 유기물질을 뽑아올려 나날이 건강한 펄지대로 정화, 갱신해 내고 있다. 1인당 5000원을 내면 대대포구에서 작은 유람선을 탈 수 있다. 왕복 30여분 뱃길, 선장은 이따금 배를 세우고 새소리를 듣게 한다. 바닷바람이 갈대에 부딪치면서 전투라도 벌이듯 사각거리는 소리는 직접 들어보지 않으면 그 묘미를 이해할 길이 없다. 유람선은 일단 성공적인 것 같다. 양동의 문화관광과장의 말로는 “주말에는 순번을 기다려야 탈 수 있다.”고 한다. 철새들도 유람선이 갯골로만 다닐 수 있음을 잘 아는지라 별로 겁을 내지 않는다. 새와 인간의 영역이 적절하게 균형잡혀 있다. 만의 생태계가 차츰 안정화되는 증거이리라. 허남채 비지터센터장을 길라잡이로 내세워 해룡면의 용머리산에 올랐다. 농로로 이어진 데다 간판도 없어 외부인이 홀로 찾기란 불가능하다. 얕은 산이기는해도 일단 정상에 오르면 일망무제다.“혼자 보기는 정말 아깝다.”고 했더니 “조만간 갈대밭에서 바로 넘어오는 환경친화적인 조망다리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귀띔한다. 순천만 관해의 으뜸 절경이니 시가 절로 나온다. 옛 시인들이 이런 풍경을 보면서 절경(絶境)보다 차라리 절창(絶唱)으로 표현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해가 뉘엿뉘엿 서산에 걸치자 칠면초가 한결 붉은빛으로 타든다. 일곱 색깔로 변한다고 하여 이름조차 칠면초라는데, 진홍빛 낙조 앞에서는 아예 단풍잎처럼 갯벌을 물들인다. 봄에는 갈대의 초록빛 새순이 햇솜같은 꽃과 대비를 이루며, 여름에는 초록의 섬처럼 무리지어 회갈색의 갯벌 위에서 피어난다. 가을 노란빛이 짙어져 가면서 눈발이라도 날리면 순천만의 사계는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제자리에 다가서 있다. 바다에 물감을 풀어놓은 수채화라고나 할까. 통상적으로는 갈대밭 우거진 기수대를 순천만, 열려진 바다쪽은 여자만이라고 부른다. 지도에는 여자만으로 올라있으나 특별히 순천만을 떼내어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멀리 고흥반도가 펼쳐져서 여자만은 흡사 호수 같은 인상이다. 옛 사람들은 여자만 내의 여자도 주변에서 잡은 고기를 싣고서 순천만을 거쳐 강을 거슬러 올라왔다. 일제시대까지만 해도 대대포구는 물산이 넘쳐 흘렀다. 그들은 짚줄로 엮은 전통어법 ‘방’으로 고기를 잡아들였다. 근자에까지 남아 있는 전통어법으로는 ‘덤장’과 ‘발’을 꼽을 수 있거니와 지금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물 깊은 곳에는 길게 덤장을 설치하여 봄·여름에는 칠게, 가을에는 민물장어를 잡는다. 비교적 얕은 내만 쪽으로는 V자형의 발을 설치하여 숭어 새우 문절어 등을 잡아낸다. 물이 썰면 낚시로 짱뚱어를 잡는다. 짱뚱어는 말뚝망둥어와 유사하다. 작은 갑각류나 규조류를 먹으면서 기수대에서 서식하는 짱둥어는 눈딱부리 머리꼴이 재미있게도 생겼다. 남도의 별미 짱뚱어탕으로 더 잘 알려졌지만, 짱뚱어야말로 갯벌의 주인공이다. 어느덧 겨울 냄새를 맡았는지 놈들은 모두 갯벌로 숨어들었다. ●강·바다 오가는 왕복성 어류의 천국 강과 바다를 오고 가는 왕복성 어류의 천국이기도 하다. 숭어나 뱀장어들이 그곳의 주인이다. 한때는 장어들이 갈대밭마다 그득 차서 시쳇말로 ‘물반 고기반’이었다. 수중보 따위를 막지 않아 어로가 보장되었기 때문이다. 전주천과 더불어 관리를 잘하여 천의 오염도도 낮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의 황선도 박사는 재미있는 비유를 들이댔다.“갯벌은 자동차로 치면 범퍼지요. 범퍼가 사라진다면 조금만 스쳐도 큰 상처가 나겠지요.” 육지와 바다의 점이적 완충지대로서 갯벌의 중요성은 온갖 생물종들의 보육장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그는 “만이 유치원이라면, 유치원이 잘 되어야지만 바깥 바다인 초등학교도 잘되겠지요.”란 비유법도 썼다. 수많은 사진작가들과 탐조객들이 몰려드는 모습을 보노라면 경관 가치를 새삼스레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간척하면 오로지 땅의 부가가치, 아니면 고작해야 어획물의 경제적 이득부터 계산하기 마련이고 여기에서 경관가치 계산법은 누락되기 십상이다. 만약에 지금의 순천만이 매립되어 아파트나 공단이 들어섰다면? 아름다움 자체가 사회적 재산이란 생각을 못하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는 아직도 돈을 제대로 모르거나 아니면 아름다움을 모르거나, 그도 아니면 둘 다 모르는 것 아닐까. 순천만의 교훈은 ‘불이(不二)’이다. 연기법에서 말하는 인간(正業)과 자연(依報)은 둘이 아니라 큰 생명체라고 하는 의정불이설(依正不二說)이 아니더라도, 어찌 바다와 강이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으랴. 갯벌에 의지해서 몸을 부대끼면서 살아가고 있는 짱뚱어라거나 갈대밭, 온갖 새들은 갯벌 그 자체와 떼어놓을 수가 없다. 하구 갯벌은 바다도 강도 아니고, 육지도 바다도 아니며, 모든 것이기도 하고 모든 것이 아니기도 하고, 인간이 발을 딛고 서 있을 만한 공간이기도 하고 전혀 그렇지 않기도 하다. 그래서 불이이며, 아름다움 조차도 ‘경계의 미학’ 그 자체다. 경계는 늘 불안하고 조마조마하다. 그러나 경계는 그 긴장감으로 생명력을 잃지 않고 지켜낸다. 온갖 물고기와 패류, 조류, 심지어 순천만의 사람들까지도 생명으로 엮여 하나가 되고 있다. 갯고랑으로 노를 저어가는 유장한 물살만큼이나 순천만 사람들의 삶도 유장하다. 그래서일까. 순천만이 빚어내는 먹을거리들은 쩍쩍 입에 붙는다.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최선 높이 2m를 넘는 순천만 갈대숲은 더운 지방의 망그로브숲에 비견된다. 망그로브숲도 경계에 서 있다. 갯벌이 드러나고 숲의 뿌리도 드러난다. 물이 차고 빠지기를 거듭해 오면서 조간대의 삶을 살아오고 있다. 망그로브숲이 사라지자, 전 세계적으로 나무심기 운동이 벌어졌다. 숲 보존 비용보다 조성 비용이 훨씬 많이 먹힘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갈대밭이나 칠면초 등이 연출하는 아름다움을 인공으로 만든다면, 계산해볼 것도 없다.‘있을 때 잘하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독일 북해의 홀슈타인주에 있는 갯벌국립공원에서는 늘상 ‘문화적 경관’을 내세운다. 홀슈타인 갯벌의 새와 어민, 잡초류가 모두 동참하는 경관을 내세워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들에게 갯벌은 당연히 국립공원이다. 우리는 국립공원은커녕 ‘막느냐, 마느냐.’를 두고 멱살잡이가 한창이다. 갯벌에 입장료 내고 들어가라면, 한국의 시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사실, 순천만도 조금은 위태로워 보인다. 생태보존정책 속에서도 조금씩 인공적으로 가꾸고 싶은 욕망이 꿈틀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욕구를 한사코 누르고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 그것이야말로 순천만의 미래를 담보하는 최선의 원칙이자 해답이 아닐까.
  • 陸本 인사담당 준장 소환

    육군 장성 진급 비리의혹을 수사 중인 국방부 검찰단의 군 장성들에 대한 소환이 본격 시작됐다. 군 검찰단은 26일 장교 보직 업무를 담당하는 육군본부 인사운영실 P준장을 소환, 특정 진급예정자의 불리한 인사 자료를 고의로 빠트렸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다. 또 지난달 단행된 장성 진급인사 당시 로비나 청탁이 있었다면 진급심사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육군본부 인사책임자 Y소장에게 뇌물이 제공됐을 것으로 보고, 군사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그의 금융계좌 추적에 나섰다. 검찰은 특히 혐의 확인을 위해서는 Y소장 등 인사 분야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혀 장성들에 대한 ‘줄소환’을 예고했다. 군 검찰 관계자는 “P준장은 괴문서에 등장하는 일부 준장 진급자의 인사자료를 분류하면서 이들에게 불리한 내용이 담긴 자료를 누락시킨 의혹이 있어 확인하고 있다.”며 “괴문서에 무원칙하다고 되어 있는 보직 심의는 물론 진급심의위원회의 심사과정이 녹화된 폐쇄회로 TV 테이프가 없어졌다는 주장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음주운전 관련 기록이 변조된 것으로 알려진 J준장(진급 예정) 등 장군 2∼3명의 진급 과정에 일부 의혹이 있다고 보고 이들의 인사자료도 집중 점검키로 했다. 이들은 군 검찰이 이달 12일 청와대로부터 넘겨받은 첩보 자료와 22일 국방부 청사 부근에서 발견된 괴문서에도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군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한 군 검찰의 수사와 관련한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의 사의가 노 대통령에 의해 반려됐지만 수사는 원칙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남 총장의 사의를 반려한데다 군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열흘이 넘도록 뚜렷한 혐의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여서, 육군 수뇌부에 대한 수사는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군 검찰이 이날 Y소장의 계좌 추적에 들어간 것도 비리의혹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한 데 따른 수사확대 차원이 아니라 이번 수사를 봉합하기 위한 모양새 갖추기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南총장 사표 반려 이후 ‘투서’ 출처 추적으로 급선회

    장성 진급비리 의혹 괴문서 사건에 대한 군 당국의 수사는 현재 두 가지 방향에서 이뤄지고 있다. 괴문서의 ‘출처’는 군내 최고 헌병기구인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진급비리 등 괴문서의 ‘내용’은 군 검찰이 각각 맡고 있다. 사건이 남재준 육군 참모총장의 사퇴 파문까지 불러오면서, 괴문사 작성 및 살포자와 이를 밝히는 수사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국방부 청사 인근 장교숙소 지하주차장에서 발견된 괴문서는 지난달 정기인사에서 준장으로 진급한 육군 대령 20여명을 비롯, 남 총장과 인사참모부장 등 육군의 인사담당 관계자들을 집중 겨냥하고 있다. 특히 괴문서 발견 이후 진급비리에 대한 군 당국의 공개수사 천명과 창군 이래 최초로 육군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등 군 검찰의 수사가 활기를 띠면서 괴문서 작성자의 의중대로 사태가 전개되는 듯했다. 하지만 남 총장의 전격적인 사의 표명을 통수권자가 반려라는 형식으로 사실상 그를 재신임하면서 군 검찰의 수사가 다소 탄력을 잃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군 주변에서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괴문서 작성자의 의도가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평지풍파만 일으킨 채 애시당초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괴문서의 내용대로 올해 준장 진급에서 누락된 육사 출신 장교들이 이 문건을 작성했다면, 괴문서에 대한 내용이 게속 문제가 돼 진급심사를 다시 하는 상황까지 전개돼야 하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비교적 적어보인다. 지금까지 투서의 경우 당국의 강력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작성자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군 수사당국은 유력한 용의자에 대한 통화기록 내역 조회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괴문서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인사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거나 과거 사조직 관련자 등 상당수 장교가 개입된 것으로 보고 용의자를 압축하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한국核’ 의장성명으로 매듭

    |빈 함혜리특파원|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는 26일(하오) 한국 핵물질 실험에 대해 7개항의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IAEA의 문제제기로 촉발된 한국 핵실험 파문은 3개월 만에 일단락됐다. ●막판 진통 끝 최종합의 이사회는 당초 이날 속개된 회의에서 이사국간 합의를 기초로 한국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하지 않되 정오(한국시간 오후 8시쯤) 미신고 사항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포함한 의장성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의장이 이사국들과 문안을 놓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국가가 특정 문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회의를 일시 중단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이사회는 이날 채택한 의장 성명에서 한국의 핵물질 실험과 이를 IAEA에 보고하지 않은 사실은 명백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실험들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았고 ▲그동안 모든 미신고사항들에 대한 시정조치가 적절하게 이뤄졌으며 ▲한국이 적극 협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사무총장이 이사회에 적절한 방식으로 보고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례적인 결정 빈의 외교 소식통들은 이번에 이사회가 한국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보고하지 않기로 결정한 점을 이례적인 결정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안전조치 위반으로 IAEA에서 의제로 다룬 나라 가운데 안보리에 회부되지 않은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다. 막판까지도 불투명했던 한국 핵실험 처리 방향이 최종 단계에서 미국 등 주요국들의 입장변화로 이사회 차원의 종결로 급선회한 것은 우리 외교 관계자들 자신도 놀랄 정도였다. 이는 우리 정부가 외교망을 총동원해 ‘원자력 외교’를 펼친 것이 효과를 발휘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 문제를 안보리에 보고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도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추가확인 작업 적극 협력” 국제사회는 그동안 한국문제를 접하면서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실험이 실시된 것을 한국정부가 몰랐을 리 없고 이는 정부차원에서 핵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이사회의 결론으로 이같은 의혹은 벗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핵확산금지조약(NPT) 당사국이며 핵발전율 세계 6위의 국가로서 투명성 측면의 신뢰도에 금이 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더욱이 IAEA 이사회가 앞으로 미진한 부분에 대해 추가적인 사찰을 실시해 적절한 방식으로 보고할 것을 주문한 것은 한국정부에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한다. 오는 12월 실시될 추가 핵사찰 등 앞으로의 사찰결과 지금까지 확인된 사항 이외의 심각한 사안들이 드러날 경우 안전조치 위반에 대한 논의 강도는 이번보다 훨씬 강해질 것이 확실시된다. 한국 대표인 최영진 외교통상부 차관은 “우리로선 핵실험 문제가 공정하고 균형있고 적절한 방식으로 IAEA 내에서 평가됐으며 일단락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이어 “앞으로 IAEA 이사회 틀 내에서 미확인 안전사항 등의 확인작업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추가 조사에서 새롭고 특별한 사항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otus@seoul.co.kr ■ IAEA 이사회 의장성명 7개항 ▲공정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진행된 IAEA의 사무총장 보고서에 감사한다. ▲한국의 핵실험 보고 누락이 심각한 우려 사안이라는 사무총장의 보고서에 동의한다. ▲그러나 한국의 핵실험 관련 물질이 소량이고 실험이 계속된 징후가 없다는데 주목한다. ▲한국정부의 시정조치를 환영한다. ▲한국정부는 IAEA 핵투명성 관련조치에 계속 협력해 달라. ▲추가의정서의 효과와 유용성을 입증한 사례다. ▲사무총장은 추후 조사결과를 적절한 방식으로 이사회에 보고해 달라.
  • ‘軍투서’ 수사 장성급 확대…인사장교 소환

    ‘軍투서’ 수사 장성급 확대…인사장교 소환

    육군장성 진급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국방부 검찰단은 창군 이래 처음으로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데 이어 24일 전·현직 인사참모부 소속 영관급 장교 2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잇따라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군 검찰은 이날 준장 진급 심사때 실무 역할을 맡았던 이들을 상대로 투서에 적시된 진급 부적격 사유를 심사 과정에서 확인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특히 이날 소환된 대령의 경우 지난해 인사참모부에 근무할 때 장성 진급심사를 앞두고 투서에 등장하는 준장 진급이 예정된 대령의 음주운전 관련 기록을 조작한 혐의를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군 검찰은 문제점을 확인하고도 진급을 시켰다는 단서가 확인될 경우 영관급 장교의 상관으로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장성급 ‘줄소환’ 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군 일각에서는 육군본부에 대한 군 검찰의 압수수색에 반발하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어 과거 문민정부의 ‘하나회 척결’ 때 이후 군 내부에서 가장 큰 파문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특히 윤광웅 국방부 장관의 군 개혁에 따른 갈등설도 불거져 나오고 있어 청와대-국방부-군 수뇌부간 갈등으로 비화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은 진급비리 사건의 국회 국정조사를 검토하기로 했다. 육군의 한 장성은 “진급 인사를 하다 보면 항상 인사의 뒷말은 있는데도, 검찰이 익명의 음해성 투서를 놓고 압수수색부터 실시한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반발했다. 국방부의 다른 장성은 “이번 사안은 윤 장관과 육군 수뇌부간의 갈등이 결국 폭발한 것”이라며 “윤 장관이 육군 수뇌부를 개혁의 걸림돌로 보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진급장성의 경우 인사 줄대기 차원을 넘어 음주운전·축첩 등 접수된 투서 내용이 워낙 구체적이어서 군검찰에 확인하도록 한 것”이라면서 “인사 고과 과정에서 이런 내용을 고의로 누락했는지를 당연히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은 자료협조를 지시했으나, 실무선에서 자료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군 수뇌부간 갈등설로 비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번 사건이 수뇌부간 갈등설로 비쳐지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고 신현돈 국방부 공보관이 전했다. 박정현 조승진기자 jhpark@seoul.co.kr
  • [사설] 한국 핵연구 안보리 회부 막아야

    한국의 핵물질 실험을 다룰 국제원자력기구(IAEA)이사회가 25,26일 열린다. 우리 정부의 당면목표는 이번에 우리의 실험이 핵무기개발과 무관한 단순 연구차원의 실험이었음을 입증해 면죄부를 얻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현지에서 들리는 소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아 걱정이다. 미국과 유럽국 일부를 중심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해, 안보리 회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사무총장의 보고서에 우리가 신고 누락한 몇차례 실험과, 소량이지만 무기급 플루토늄과 농축우라늄 생산사실이 적시되는 등 여건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영진 외교부차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현지에서 이사국들을 상대로 막바지 외교노력을 벌이고 있으니 지레 낙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누가 뭐래도 우리가 한 실험은 핵무기개발과 전혀 무관한 단순 학술차원의 실험이다. 이사국들도 이 점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는다. 다만 신고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게 문제인데, 그렇다고 안보리에 가져가는 것은 지나치다는 우리의 호소가 차츰 먹혀들고 있다고 하니 희망을 가져 본다. 차라리 안보리로 가서 결백을 증명하는 게 더 낫지 않으냐는 말도 있으나, 절대 수용할 수 없는 논리다. 우리 정부의 대처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핵무기 개발과 무관하다는 점만 강조하다가 신고의무를 위반한 부분에 너무 소홀히 대처한 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IAEA가 의혹을 제기하면 뒤따라 해명하는 식이 돼, 결과적으로 문제를 더 키운 셈이 됐다. 더구나 북한이 6자회담에 이 문제를 결부시키려 하고 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이 문제는 이번에 깨끗이 털고가야 한다.
  • 이혼할때 재산 못 빼돌리게 조회제도 도입

    이혼할때 재산 못 빼돌리게 조회제도 도입

    이혼 때 부부중 한쪽이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이혼소송에서도 재산명시, 재산조회제도가 도입된다. 한쪽이 재산을 빼돌리는 경우 현재는 다른 한쪽이 이를 확인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법원이 조회하겠다는 것이다. 서울가정법원 산하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회는 지난 8일 열린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부부재산 파악의 효율화 방안’에 합의했다고 18일 밝혔다. 필요할 경우 관련 법률도 개정할 방침이다. 건설업자 최모(51)씨와 전업주부 이모(48)씨는 지난 2월 이혼을 하려고 법원을 찾았다. 다른 여성을 만나던 남편이 1년 전부터 집을 나가 동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내는 이혼 뒤 자녀 2명을 양육하는 데 합의하고 재산을 나누는 과정에서 깜짝 놀랐다. 사업하던 남편이 재산을 몽땅 관리해 자세한 내역은 모르지만, 최씨가 전 재산이 시가 2억원짜리 아파트 한 채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남편의 사업규모나 동거녀의 씀씀이로 미뤄볼 때 터무니없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아내가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아내는 “1년 전 남편이 집을 나갈 때만 해도 이혼하리라 생각지 않아 남편 명의재산에 가압류 등 법적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사소년제도개혁위는 “이혼소송과 함께 제기된 재산분할청구에서 한 배우자가 재산을 은닉, 부부의 재산 파악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어 민사집행법에 규정된 재산명시·재산조회제도를 가사소송까지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재산명시는 법원이 돈을 갚지 않는 채무자에게 재산내역과 재산 처분 현황을 적은 재산목록을 제출하도록 명령하는 제도다. 정당한 이유없이 재산목록을 내지 않으면 처벌할 수 있고, 재산목록이 거짓일 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재산조회는 채권자의 요청에 따라 법원이 채권자의 재산·신용상황을 전산망을 통해 조회하는 제도다. 채무자가 재산을 누락해도 법원이 적극적으로 재산을 찾아내는 방안이다. 여성계는 오랫동안 부부공동명의가 일반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방이 재산을 숨겼다는 사실을 당사자에게 입증하도록 요구하는 현행 법률은 여성에게 큰 불이익을 안겨주고 있다며 미국처럼 이혼재판에서 부부의 재산을 숨기면 형사처벌을 받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가정법률사무소 박소현(44) 상담위원은 “이혼할 때 남편이 재산을 빼돌려도 확인하기 어렵고, 금융기관을 일일이 쫓아다니며 찾기란 불가능하다.”면서 “재산명시·조회제도를 도입하면 은닉재산을 한결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지은 변호사는 “이혼재판의 주요 쟁점인 부부재산 파악에 법원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은주 김효섭기자 ejung@seoul.co.kr
  • “장애인 승진 누락은 인권침해”

    국가인권위원회는 16일 장애인을 승진에서 누락시키는 것은 장애인 차별금지 조항을 위배한 인권 침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부산대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김모(52·여)씨가 지난 2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20년 동안 6급 승진에서 누락되고 있다.”며 부산대 총장을 상대로 낸 진정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부산대 총장에게 “김씨에 대한 차별행위를 중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근무성적평정지침 등에 장애인 차별금지 조항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3급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2급 정사서 자격을 갖고 있는 김씨는 1977년 부산대 도서관에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된 뒤 열람과와 정리과에서 도서의 분류·정리·수정 업무를 했다. 1984년 7급 공무원으로 승진된 뒤 현재까지 20년 동안 같은 직급으로 근무하며 도서 정리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나 2004년 3월 현재 부산대 도서관 사서 직원 34명 가운데 6급은 11명으로,7급으로 임용된 뒤 6급으로 승진하는 데 소요된 기간은 6년8개월∼13년으로, 평균 9년 반이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20년이 지나도록 승진이 되지 않은 김씨는 지극히 예외적이다. 인권위는 “김씨가 장기간의 근무 경력과 도서정리 업무에 필요한 언어능력 등을 갖추고 있고, 김씨의 업무 능력을 평정한 평정자도 특별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못하는데도 지속적이고 예외적으로 낮은 평정점수를 주어 승진에서 누락시킨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이같은 장애인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장애인 공직임용 확대를 위한 ‘장애인공무원인사관리지침’과 같은 제도적 노력과 함께 실효성있는 시행 의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한국 핵물질 무기급 아니다”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이지운기자|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2일(한국시간) 한국의 핵물질실험에 대한 최종 사찰보고서를 각 이사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기밀로 취급되는 보고서에는 우라늄 동위원소 분리, 플루토늄 추출실험과 신고 누락 등을 사실 위주로 기술했으며 사무국의 평가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외신보도와는 달리 ‘무기급 핵물질 추출’이라는 표현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사용된 ‘생성된(Produced)’이라는 표현이 ‘추출된’으로 잘못 해석된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보고서는 다만 “한국 정부가 핵물질 실험 자체를 제때 보고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우려 사항”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다. 이사국들은 보고서를 검토한 뒤 오는 25일부터 빈에서 열리는 이사회에서 한국 핵실험 문제 처리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이사회에서 일이 종결되길 희망하고 있으나, 안보리 회부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미국 국무부의 존 볼턴 군축·국제안보담당차관이 유엔 안보리 회부를 강력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상당한 가운데, 볼턴 차관은 미국 행정부 내에서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미국측 IAEA 당사자다. 볼턴 차관은 “유엔 안보리 회부가 한국의 결백을 밝히는 방안의 하나”라고 제안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지금까지 핵안전조치 위반협정 위반으로 안보리에 회부된 나라는 북한, 이란, 이라크, 루마니아 등 4개국뿐인 데다 이런 사례와 한국의 상황은 명백히 달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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