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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세청, 효성그룹 1000억대 수익 누락 혐의 조사

    김현준 후보자 “체납자 재산조회 확대” 효성그룹이 베트남을 비롯해 해외 생산법인들로부터 기술사용료 등을 덜 받는 방법으로 1000억원대 수익을 누락한 의혹이 포착돼 세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4일 재계와 조세 당국에 따르면 국세청은 효성이 베트남 등 해외 생산법인으로부터 로열티를 덜 받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세청은 효성이 이를 통해 줄인 수익이 1000억원대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생산법인이 단순 생산 기능만 수행할 경우 제품 연구개발과 마케팅 등 무형자산 이전에 대한 대가를 본사에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해외 생산법인이 무형자산 사용료를 본사에 덜 보내면 본사의 이익이 줄어 법인세 등을 줄일 수 있다. 반면 기업들이 많이 진출하는 신흥국들은 해외 투자에 세제 혜택을 많이 주기 때문에 무형자산 관련 비용을 줄여도 세금 부담이 늘지 않는다. 국세청 관계자는 “최근 국내 기업들이 신흥국에 생산법인을 설립하면서 이러한 사례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17년 삼성전자도 베트남 생산법인이 무형자산 이전에 따른 비용을 본사에 덜 지불해 수천억원대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효성 관계자는 “매년 배당을 통해 해외 생산법인의 수익을 본사로 회수하기 때문에 해외 법인의 수익 누락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에서 악의적 상습적 체납자를 엄단하기 위해 체납자 재산조회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국세청은 그동안 호화생활 체납자를 포함해 재산 은닉 혐의가 있는 고액 체납자를 대상으로 사해행위 취소 소송, 체납처분 면탈범 고발 등을 통해 엄정 대응해 왔다”면서 “앞으로 지방청 재산추적팀을 통해 은닉재산 추적 조사를 강화하고, 체납자의 재산조회 범위를 친인척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금융실명법 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 제보자가 지목한 용의자 정체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 제보자가 지목한 용의자 정체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는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이 방송을 통해 재조명됐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22일 18년 만에 나타난 제보자의 진술을 토대로 사건의 흔적을 다시 추적했다. 지난 2001년 3월 충북 영동군의 한 신축 공사장 지하창고에서 변사체가 발견됐고, 시멘트 포대에 덮인 채 발견된 시신의 신원은 공사장 인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정소윤(당시 만 16세) 양이었다. 전날 저녁 아르바이트하던 가게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행방이 묘연했던 정소윤 양은 하루 만에 차가운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발견된 시신은 아르바이트 당시 입고 있던 교복 그대로였지만 양 손목이 절단되어 있었다. 절단된 양손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고 시신 발견 다음 날 인근 하천에서 발견됐다. 발견된 정소윤 양의 손은 손톱이 짧게 깎여있었다. 평소 손톱 꾸미는 걸 좋아해 늘 손톱을 길게 길렀다는 정소윤 양. 당시 경찰은 공사현장 인부와 학교 친구 등 57명에 달하는 관련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사건 초기, 최초 시신 발견자인 공사장 작업반장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그는 살인과 관련된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고, 이 사건은 18년이 지난 현재까지 장기미제로 남아 있는 상태다. 그리고 공소시효를 1년여 앞둔 지난 2014년 12월 13일. ‘그것이 알고 싶다’는 방송을 통해 제보를 요청했고 제작진 앞으로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사건이 일어났던 그 날, 자신이 정소윤 양과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목격한 것 같다는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내용이었다. 몇 번의 설득 끝에 만난 제보자는 당시 초등학생이던 자신이 사건 현장 부근에서 마주한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가 공사장 옆 가게에서 일하던 한 여성에게 말을 걸었고, 가게에서 나온 여성이 그 남자와 함께 걸어가는 것까지 목격했다는 것이다.제보자는 “옷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계절감이 조금 안 맞네, 이 날씨에 왜 저런 옷을 입고 있었지?”, “가방 좀 메고 있었다 뭐 그 정도. 등산 가방 비슷한 건데…”라고 말했다. 제보자는 두 사람이 사라진 뒤 여자 비명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조금 센 비명 소린데 중간에 끊기는 소리였다”며 “그 남자가 검은 봉지를 들고 다시 나타난 걸 봤다. 라면이라고 하기엔 조금 더 묵직한 느낌이었다. 동그랗고 납작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검은 봉지 안에 피해자의 손목이 들어 있었을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전문가들 역시 사건의 범인이 공사현장이 익숙한 인물, 즉 공사장 관계자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부검의 서중석 전 국과수 원장은 “거기(공사장 지하 창고)를 전혀 모르는 외지(외부)의 사람이 들어간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고, 적어도 거기에 와서 뭔가 한번 해본 사람…”이라고 말했다. 프로파일러 김진구 역시 “이 사건의 범인은 당시에 공사를 했었던 인부들 중에 하나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당시에 완벽하게 이 공사장 인부들에 대한 조사를 다 했느냐? 그렇지 않은 부분을 다시 한번 찾아봐야 된다”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당시 수사기록을 어렵게 입수해 원점에서부터 검토하던 중 현장 인부들 가운데 어떠한 조사도 받지 않고 사라진 인부가 한 명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건 당일, 눈을 다쳐 고향으로 간다며 동료들에게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는 목수 김 씨. 김씨는 제작진에게 사건 당일 등산 가방을 메고 있었다고 말했다. “90kg정도 나가서 겨울에도 그리 두껍게 (입고) 안 다닌다”고 말했다. 제보자의 진술과 일치하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김씨는 여고생을 죽이지 않았다고 반박하면서 입술을 떨었다. 김씨는 살인 사건을 설명하며 “내가 강간 안 했다”고 발언했다. 제작진은 성범죄라는 설명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발언을 듣자 “어떻게 성범죄인 것을 알았느냐”고 물었다. 김씨는 “사진 속 여고생의 모습을 보면 누구든 성범죄라 생각할 것”이라는 이유를 댔지만 제작진이 김씨에게 보여줬던 사진에는 교복을 단정히 착용한 채 숨을 거둔 여고생의 시신만이 존재했다. 해당 경찰청 미제사건 수사팀은 인력난 등을 이유로 사건 재검토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재수사를 촉구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법서라] 검찰총장 인사마다 이어지는 ‘줄사퇴’ 문화…왜 유독 검찰만?

    [법서라] 검찰총장 인사마다 이어지는 ‘줄사퇴’ 문화…왜 유독 검찰만?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작별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난 20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 가운데 1명이었던 봉욱(54·사법연수원 19기) 대검 차장검사가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앞서 송인택(56·21기) 울산지검장도 다음 달 사의를 표명할 예정이라고 언론을 통해 밝히기도 했죠. 연수원 후배인 윤석열(59·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이들을 비롯한 많은 19~22기 고검장·검사장급 고위 검사들의 ‘줄사퇴’가 예고된 상황입니다.사실, 낯선 풍경은 아닙니다. 검찰총장 인사 시즌마다 늘 있어왔으니깐요. 2017년 문무일(58·18기) 현 검찰총장이 취임할 때에도 이명재 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 김희관 전 법무연수원장, 오세인 전 광주고검장 등 문 총장의 선배·동기 검사들이 줄줄이 검찰 조직을 떠났습니다. 과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만 윤 후보자의 경우 문 총장보다 다섯 기수나 낮기 때문에 검찰에 남아있는 선배·동기 검사들이 통상보다 더 많을 뿐이죠. 일각에선 젊은 검사들이 고위직에 올라오면 인적 쇄신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경험 많은 고위 검사들이 일제히 사퇴하는 문화가 아쉽다는 평도 나옵니다. 이른바 ‘조폭 문화’에 비유하며 경직된 검찰 조직에 대한 비판도 많고요. 왜 새로운 검찰총장이 임명될 때마다 ‘줄사퇴’ 문화가 반복되는 것일까요? ■검찰의 조직문화, ‘검사동일체(檢事同一體) 원칙’ 원칙적으로 검찰 조직은 검찰총장 1명이 나머지 모든 검사를 지휘하는 구조입니다. 검찰청법 제6조는 ‘검사의 직급은 검찰총장과 검사로 구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무적으론 검찰총장-고검장-검사장-차장검사-부장검사-부부장검사-평검사로 이어지는 피라미드 조직체계 속에서 지휘명령 하달 및 승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연수원 몇기까지는 부장검사 승진 대상, 몇기까지는 검사장 승진 대상, 이렇게 승진 후보군도 철저하게 기수에 따라 구분됩니다. 이렇듯 ‘기수 문화’가 강한 검찰 조직에선 검찰총장·검사장 승진 인사에서 누락된 연수원 선배가 후배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스스로 용퇴를 결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후배 입장에서 선배를 지휘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죠. 특히 검찰과 같이 상명하복(上命下服)이 뚜렷한 조직에선 더욱 그러합니다. 앞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서도 당시 특별수사팀이 대검의 방향과 다르게 움직이자 즉각 ‘항명 사태’로 규정되기도 했죠. 이것이 연수원 23기인 윤 후보자보다 선배인 19~22기 고검장·검사장들이 대부분 사의를 표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나아가 동기를 지휘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동기 기수까지도 스스로 사퇴하는 편입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다음과 같이 귀띔했습니다. “선배 입장에선 남아있고 싶어도 후배 검찰총장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후배 총장 입장에서도 남아있어 달라하고 싶어도 막상 지휘하기는 불편하고. 결국 선후배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길은 선배가 조직을 떠나는 것 뿐이지.” ■경찰은 ‘4기 후배’가 ‘2기 선배’를 지휘…기수보단 계급 그렇다면 다른 조직은 어떨까요? ‘기수’가 존재하는 대표적인 사법조직으로 경찰, 법원을 꼽을 수 있겠네요.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은 검찰만큼 기수를 엄격히 따지지 않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요? 우선 경찰 간부는 ▲경찰대학교 ▲간부후보생 ▲일반(순경) ▲고시(행정고시·사법시험) 등 다양한 경로로 들어옵니다. 사법연수원을 통해서만 들어오는 검찰 조직과 다르죠. (최근 로스쿨 출신 검사도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검찰 간부 중엔 없으니 논외로 하겠습니다.) 물론 현재 경찰청 간부 대부분은 경찰대 출신으로 구성돼 있고, 당연히 그들에게도 기수가 있고 학교 선후배 관계가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경찰은 ‘기수’보다 ‘계급’을 더욱 중요시하기 때문에 기수에 크게 얽메이지 않습니다.실제로 민갑룡 현 경찰청장은 경찰대 4기지만, 바로 밑에 있는 임호선 경찰청 차장은 2년 선배인 경찰대 2기입니다. 일선 경찰청 국장들도 2~4기로 다양하게 분포해있죠. 오히려 민 청장보다 후배인 경찰청 간부를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물론 기수가 아닌 계급으로만 따지고 보면 이상하지 않습니다. 경찰청장-치안총감, 경찰청 차장-치안정감, 경찰청 국장급-치안감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검찰 기준으로 볼 때 후배가 선배보다 먼저 승진하고 지휘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듭니다. 경찰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죠. “경찰은 기수 문화가 없습니다. 워낙 조직이 크고, 입직 경로로 다양하기 때문에 기수를 하나하나 신경 쓰면 경찰처럼 거대한 조직은 운영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계급’으로만 따지는 거죠. 경찰대에선 후배였다고 해도 계급상 상관이니 지휘를 받는 것에 불만이 없습니다. 사석에서야 형님 동생할 수 있겠지만요.” 덧붙여 현실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생계 문제를 무시 못하죠.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검사는 그만두면 변호사로 개업해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정년을 채우지 않고 그만두면 당장 생계가 막막하죠. 그러니 경찰은 후배가 먼저 승진했다고 무조건 그만 두거나 하지 않고, 대부분 정년을 채우고 나가는 편입니다.” ■‘지휘 관계’ 없는 법원…원로법관 제도도 한 몫 검찰과 마찬가지로 사법연수원을 거쳐오는 법원에도 후배 기수가 대법관, 대법원장에 오른다고 해서 줄사퇴하는 문화는 전혀 없습니다. 검찰과 달리 상명하복 지휘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죠. 김명수 현 대법원장은 연수원 15기이지만, 검찰 출신인 박상옥 대법관은 훨씬 선배인 11기입니다. 지난해 대법관 자리에 새로 오른 김상환 대법은 20기고요. 이처럼 기수가 다양하게 분포해있지만 대법원장이 다른 대법관을 ‘지휘’하진 않기 때문에 기수 차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진 않습니다. 일선 법원에서도 마찬가지고요.이는 법관 개개인이 하나의 법률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수사 과정을 상관의 결재를 맡아야 하는 검찰과 달리, 법원에선 수석부장판사, 법원장이라 해도 판결에 함부로 개입할 순 없죠. (물론 아닌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기도 했지만요.) 법원이 운영하는 ‘원로법관’ 제도도 기형적인 줄사퇴 문화가 없는 데에 한몫을 한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원로법관 제도란 법원 고위직 판사들이 정년 안에 지방 1심 법원에서 근무하는 제도로, 대법관이나 법원장 자리에서 물러나도 계속 일선에서 법관 일을 이어갈 수 있죠. 한 법원 관계자는 “판사는 설사 고위직에서 물러나더라도 계속 일선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만, 검찰은 고검장·검사장까지 올랐는데 더는 승진할 가능성이 없다면 검찰 일을 이어갈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처럼 원로검사가 경험을 살려서 법원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다른 얘기지만, 우리나라 대법관을 구성할 때도 박상옥 대법관처럼 검찰 출신 1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관례죠. 그러나 ‘원로검사’ 활용 방안은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줄사퇴’ 반복될까 그래서, 이번에도 관행을 따라 윤 후보자의 선배·동기들이 모두 조직을 나갈까요? 이미 사의를 표명하거나 예고한 이들도 있지만, 여전히 상황을 지켜보는 검사장들도 많습니다.현재 윤 후보자의 선배 검사장급은 21명, 동기 검사장급은 9명이 있습니다. 모두 30명으로, ‘줄사퇴 후보군’으론 상당히 많은 숫자죠. 다만 늦은 나이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윤 후보자가 기수에 비해 나이가 훨씬 많기 때문에 선배를 지휘하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실제로 윤 후보자는 21~22기 선배들을 대상으로 ‘검찰에 남아달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하죠. 이들이 한꺼번에 나갈 경우에 조직 운영이 부담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검사장들은 그대로 검찰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선배들이 남는다면 윤 후보자의 동기들도 대부분 남을 수 있겠죠. 특히 신임 검찰총장의 동기가 남는 것은 선례가 없지 않습니다. 연수원 7기인 정상명 전 검찰총장이 임명될 당시엔 일부 동기들이 대검에 그대로 남아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되기도 했죠. ■미국은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 역할…일본은 ‘자동 승진’ 우리나라와 비슷한 기수 문화를 가진 일본 검찰은 전통적으로 최고위급인 도쿄고검장이 검사총장(우리나라의 검찰총장)으로 자연스럽게 승진하기 때문에 ‘줄사퇴’ 문화가 없습니다. 대부분 검사들이 정년까지 채우고 나가는 편입니다. 미국은 별도 직책을 두지 않고 법무부 장관(Attorney General)이 검찰총장 직권을 함께 행사합니다. 또한 검찰이 연방검찰(Attorney‘s Office), 주검찰(State Attorney General’s Office), 지방검찰(District Attorney‘s Office) 등 3개의 독립적인 조직으로 분할돼 있어 우리나라의 ‘검사동일체’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상호견제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상명하복 체제가 있을 수 없죠. 이번 우리나라 검찰 인사에선 ‘전원 사퇴’가 실현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검찰총장 인사가 날 때마다 고위 검사들이 일제히 사의를 표명하고 나가는 문화가 국민의 시선에선 탐탁지 않아 보입니다.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면 정상적인 인사를 통해 이루어야 하지, 단지 후배가 높은 자리에 올랐다고 모두 나가버리는 것은 총장 인사에 대한 ‘불만’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법기관과 비교해서 살펴보면 더더욱 그렇죠. 국민의 시각에서 납득할 수 있는 조직 운영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김예나 세무사의 생활 속 재테크] 6월 해외금융계좌 신고의 달…올부터 신고대상 10억→5억

    사업 때문에 해외를 자주 오가는 A씨는 미국에 7억원 규모의 금융계좌를 갖고 있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아들의 생활비를 넣어 두고 해외 금융자산에 투자도 한다. A씨는 지난달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면서 미국 계좌에서 번 이자와 배당금을 신고했다. 그런데 세무사로부터 올해부터는 소득세와 별도로 해외계좌 정보도 신고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지난해까지는 한 번도 신고한 적이 없어서 혹시 세금을 더 낼까 봐 걱정부터 앞선다. 거주자는 해외 금융계좌의 잔액이 5억원 이상이면 관련 정보를 다음해 6월 안에 국세청에 신고해야 한다. 역외 소득과 세원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정부가 2011년부터 소득세 신고와는 별도로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6월 30일이 일요일이어서 7월 1일까지 신고하면 된다. ‘해외 금융계좌 신고서’를 작성해 관할 세무서에 내거나 국세청 홈택스 사이트에서 전자 신고를 할 수 있다. 계좌 보유자의 이름과 주소 등 신원 정보와 금융기관명, 계좌번호, 매달 말일 중 최고액 등을 적어서 내면 된다. 신고 대상에는 예금은 물론 주식과 펀드, 채권, 보험뿐 아니라 선물·옵션 파생상품 등 금융거래를 하는 모든 해외 계좌가 포함된다. 기존에는 신고 대상 계좌의 기준이 잔액 10억원 이상이었는데 올해부터 5억원 이상으로 낮아졌다. A씨처럼 계좌 잔액이 5억~10억원으로 새로 신고 대상에 포함된 거주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신고하지 않으면 계좌 잔액에 따라 10~20%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계좌 잔액은 자주 바뀌기 때문에 5억원 이상을 판단할 기준일이 필요하다. 지난해 매달 말일의 계좌 잔액을 따져 봐서 하루라도 5억원 이상이라면 신고 대상이다. 계좌 잔액은 배우자나 동거 가족의 계좌를 합치지 않고 개인별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A씨의 경우 아내가 3억원의 해외 계좌를 갖고 있어도 A씨 명의로 된 계좌만 신고하면 되고, 아내 계좌는 신고 대상이 아니다. 해외 계좌는 국가별로 따지지 않는다. 한 사람이 미국과 유럽, 홍콩 등 여러 나라에 계좌를 갖고 있다면 잔액을 다 합쳐서 5억원 이상이면 신고해야 한다. 국내 은행의 해외 사업장에 개설한 계좌는 해외 계좌에 포함된다. 반면 미국 은행의 국내 지점에서 만든 계좌는 해외 계좌가 아니다. 만약 신고를 여러 해 누락했다면 과태료가 연도마다 더해지고 누락액이 50억원을 넘으면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신고 기한을 놓쳤거나 과거에 신고하지 않은 계좌를 발견했다면 수정 신고나 기한 후 신고를 하면 된다. 자진 신고하면 과태료를 최대 70% 깎아준다. 삼성증권 SNI사업부 세무전문위원
  • 밀가루 투척·단상 점거… 제주2공항 보고회 파행

    밀가루 투척·단상 점거… 제주2공항 보고회 파행

    반대 주민들, 국토부 ‘최종보고회’ 저지 “외부 보고서 고의 누락… 공익감사 청구” 찬성 단체 맞불 집회… 조기 건설 요구 정부, 오는 10월 건설기본계획 확정 고시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찬반 대립 속에 국토교통부의 기본계획 수립 최종 보고회가 무산됐다. 국토부는 19일 제주도농어업인회관에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수립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었으나 반대 측이 저지해 파행으로 끝났다. 국토부와 도 관계자는 안전상의 이유로 보고회 시작 전 주 출입문을 걸어 잠그고 출입을 막았다가 오후 3시 보고회 개최를 위해 행사장 문을 열었다. 하지만 반대 단체 관계자들이 행사장에 진입해 밀가루를 뿌리고 보고회장 단상을 점거한 채 진행을 막아서면서 보고회는 시작조차 못했다.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 등 200여명은 입지 선정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났으나 국토부가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지 않은 채 도민공론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정부 측을 규탄했다. 특히 기존 제주공항을 확장하면 항공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보고서와 연구 결과를 국토부와 용역진이 고의 누락한 의혹이 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제2공항 건설 찬성 단체는 맞불 집회를 갖고 기존 제주공항의 안전 문제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제2공항 조기 건설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날 국토부가 공개한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용역을 맡았던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제주지역 항공수요를 2026년 3440만명, 2030년 3569만명, 2035년 3696만명, 2040년 3833만명, 2045년 3890만명, 2050년 3974만명, 2055년 4108만명으로 예측했다. 제2공항은 부공항으로 국내선 50%를 맡는 방안을 제시했다. 활주로는 3200m×45m 1본, 평행유도로 3200m×23m 2본, 여객계류장 65곳이 건설된다. 소음 피해지역은 성산읍 5개 마을 2062가구로 예상했다. 제주도가 요구해 왔던 제2공항 운영권 참여와 광역연계도로 건설은 이번 기본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 같은 내용의 제주 제2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오는 10월 확정해 고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2015년 11월 성산읍 일대 500만㎡ 부지에 2025년까지 4조 8700억원을 들여 연간 최대 25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인연인가 악연인가…지금의 윤석열을 만든 채동욱과 황교안

    인연인가 악연인가…지금의 윤석열을 만든 채동욱과 황교안

    윤석열(59·사법연수원23기) 검찰총장 후보자는 검사 생활을 하면서 많은 부침을 겪었다. 대검 중앙수사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등 ‘특수통’ 주요 요직을 모두 거쳤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국정원 댓글 수사 이후 한직을 전전했다. 윤 후보자의 운명을 바꾼 국정원 댓글수사 사건은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채동욱(60·14기) 전 총장과의 인연은 2006년 대검 중수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대 법대 선후배인 이들은 중수부에서 현대차와 론스타를 수사했다. 박영수 중수부장 밑에 채동욱 수사기획관이 있었고, 윤석열 후보자는 부부장검사였다. 2013년 4월 채동욱 검찰총장이 취임했다. 당시 ‘특수통’ 검사가 검찰총장에 오른 것은 이명재 전 총장(2002년) 이후 11년 만이었다. 채 총장은 취임하자마자 경찰이 송치한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던 윤석열 후보자를 팀장으로 지명했다. 공안 사건에 ‘특수통’ 검사를 앉힌 것을 두고 뒷말이 나왔다. 정작 윤 후보자도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안 사건이기도 하고, 늦장가를 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윤 후보자는 이 사건으로 고초를 치렀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구속 영장 청구를 두고 법무부와 검찰 갈등이 극에 달했고, 결국 수사팀은 6월 원 전 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곧이어 채동욱 총장의 혼외자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채 총장은 취임 6개월만에 낙마했고, 직후 국정감사에서 윤 후보자는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수사 외압을 폭로했다. ‘항명 파동’ 이후 윤 후보자는 정직 1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국정원 수사 과정에서 지휘·결재권자인 조영곤 지검장에게 보고를 누락하고 공소장 변경 과정에서 절차를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윤 후보자는 이후 대구고검과 대전고검 등 한직을 전전했다. 채 총장은 퇴임 이후 변호사 개업도 하지 않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8월 법무법인 서평을 설립했다. 황교안(62·13기) 자유한국당 대표는 ‘미스터 국보법’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공안통’ 검사였다. ‘특수통’인 윤 후보자와는 분야가 달라 근무 인연이 없다. 기수 차이도 많이 나고 학교도 다르다. 황 대표는 성균관대를 졸업했다. 그러다 황 대표가 2013년 법무부 장관에 오르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황 장관이 채 총장의 혼외자 의혹이 불거지자 감찰을 지시한 것이다. 그해 국정감사에서 윤 후보자는 황 장관이 수사에 외압을 행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박범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수사 외압이) 황교안 법무부 장관도 관계가 있는 이야기냐”고 묻자 윤 후보자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황 장관은 압력을 넣거나 수사를 못하게 한 일이 없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자가 박근혜 정부에서 핍박받고 문재인 정부 들어 빛을 봤다면, 황 대표는 반대로 노무현 정부에서 빛을 못 받다가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 들어 승승장구했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 임수경 방북 사건 등을 담당하고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출판한 대표적인 공안 검사인 황 대표는 2006~2007년 두차례 검사장 승진에서 밀려났다. 이명박 정부 들어 검사장, 고검장에 오른 뒤 2011년 9월 검사 생활을 그만 두고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고문으로 일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이후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예적금 상품 적고 금리 다르고… 금융 변화 못 쫓아가는 금감원

    예적금 상품 적고 금리 다르고… 금융 변화 못 쫓아가는 금감원

    직장인 A씨는 18일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 한눈에’에서 가입할 예적금 상품을 검색했다. 최근 예적금 상품 이자가 낮아지고 있다는 소식에 이곳에서 이자가 높은 상품을 조회해 더 유리한 상품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조회하니 해당 상품들은 이달 초 이미 금리가 0.1~0.3% 포인트씩 떨어진 경우가 적지 않았다. 확인하지 않고 은행 영업점에 방문했다면 헛걸음할 수 있었던 것이다. A씨는 “‘금융상품 한눈에’ 홈페이지에 해당 금융기관에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적혀 있지만 이 정도로 많은 정보가 한발 늦게 올라오는지 몰랐다”면서 “바뀐 주요 정보를 바로 알려야 상품을 고를 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여러 금융권의 금융상품 정보를 한 곳에서 조회할 수 있도록 도입된 금감원의 금융상품 한눈에가 금융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최근 시장 금리가 하락세를 타면서 한 달에 한 번 매달 20일 기준으로 업데이트되는 정보가 ‘사후 공시’가 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다. 금융상품이 복잡해지고 늘어나면서 소비자에게 공신력 있는 주요 상품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시작됐지만 빠르게 바뀌는 시장금리에 연동된 상품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유통되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시차는 더 커지고 있다. 이달 초 주요 시중은행은 주요 예금 금리를 일제히 내렸지만 금융상품 한눈에는 지난달 20일에 공시된 이전 금리를 표시하고 있다. 지난 10일 우리은행이 1.9%로 금리를 낮춘 1년짜리 ‘위비SUPER주거래예금2’는 2.0%로 조회됐다. KEB하나은행이 지난 3일 ‘369정기예금’의 1년제 기본금리를 0.2% 포인트 낮췄지만 이 상품은 공시 자체가 되지 않고 있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도 연 1.84%에서 1.76%로 금리가 떨어졌지만 찾을 수 없었다.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각각 4개와 3개의 정기예금을 ‘금융상품 한눈에’에 공시하고 있는데, 오히려 공시하지 않은 금융상품들의 금리가 소비자에게 더 유리한 셈이다. 은행연합회의 ‘은행상품 통합비교’ 사이트에 공시되지만 금감원의 금융상품 한눈에는 없는 상품들도 있다. 정기예금을 기준으로 금융상품 한눈에는 은행의 65개 상품이 조회되지만 은행상품 통합비교 공시에는 74개 상품이 나온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엔 41개 상품이 공시된다. 소비자포털은 상품군별로 대표 상품 3개까지 공시하도록 하다 보니 개수가 가장 적다. 이달 초 신한은행이 금리를 내린 ‘쏠편한 정기예금’은 은행연합회의 비교 사이트에서만 지난달 금리로 조회가 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감원과 은행연합회의 상품 비교 공시 사이트를 관리하고 있다”면서 “온라인 전용상품인 ‘쏠 예금’은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금리가 바뀌다 보니 금감원 사이트에는 업데이트를 위해 상품을 지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여러 상품 비교 공시 사이트마다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감원 관계자는 “모든 상품 정보는 각 협회를 거쳐 금감원에 전달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별도의 관리자 사이트로 운영되다 보니 누락되기 쉽고, 공시 기준도 다르다. 금감원은 매달 20일을 기준으로 상품 정보를 올리도록 한다. 반면 은행연합회는 매달 셋째 주에 확인하도록 한다. 금감원은 이자율 등 변경이 있으면 수시 공시를 하도록 권고하지만 대체로 한 달에 한 번 정보를 갱신한다. 수시 공시 횟수가 얼마나 되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은 “은행연합회 등 각 협회에서 원천 데이터를 관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고,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수시 공시 횟수 관련 통계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에서는 은행연합회의 비교 공시 사이트에 새로운 상품 정보를 올리지만 금감원 쪽에는 올리지 않는 사례도 있다. BNK경남은행은 지난 12일 소비자포털 정기예금을 업데이트했고, KDB산업은행도 17일 상품 정보를 갱신했다. 금감원 비교 사이트의 경우 글자 크기가 더 크고 백분율과 금액 기준 숫자가 함께 표시돼 가독성이 상대적으로 더 좋다. 개인용 계산기 기능도 추가돼 활용성도 좋다. 그러나 실제 정보는 각 협회의 공시 사이트가 더 많은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은행 상품에 가입하려고 상품을 찾으면 금감원이 아니라 은행연합회를 찾는 사례가 많아 은행연합회에 더 빨리 상품 정보를 올리기도 한다”면서 “현실적으로 여러 공시 사이트를 동시에 운영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품 정보 공시는 법적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은행 등 금융사의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대출 관련 규제도 수차례 바뀌었지만 부동산 관련 대출 상품 관련 공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가격과 대출 금액, 대출 기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주택 종류, 변동·고정 금리, 상환 방식을 입력하도록 한다.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 지구 등 지역에 따라 적용되는 LTV가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미리 자신이 주택을 거주하려는 지역에 적용되는 LTV를 따로 찾아본 다음에 공시를 찾아야 한다. 실제 대출은 소득 수준에 따라 대출 금액도 제한되지만 소득을 입력하는 칸도 없다. 신용평가도 신용등급제에서 신용점수제로 바뀌었지만 신용대출 관련 공시는 2개 등급씩 묶어서 평균 금리를 공시한다. 지나치게 상세한 정보를 공시하면 오히려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핀테크(금융+기술)가 금융상품 비교 공시 서비스를 대체할 대안이 될 수도 있을까. 실제로 여러 핀테크 앱은 여러 금융상품을 비교하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개인 상황에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거나 상품 가입까지 바로 가능한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오픈뱅킹도 도입되면 유사한 금융 서비스 간 비교가 쉬워진다. 금감원이 금융상품 한눈에를 출시할 때 참고했던 영국의 금융자문기구(MAS)는 여전히 여러 은행 계좌를 비교하는 서비스도 제공하지만 영국에 오픈뱅킹이 정착되면서 금융상품 비교 공시보다 가격 비교 서비스에 대한 이용 방법을 상세히 설명하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다. 오픈뱅킹을 통한 금융상품 통합 플랫폼이 나오기 위해서는 전자금융거래법 등 금융혁신 3법이 개정돼야 한다. 안정성이나 보안성에 대한 논의도 남아 있다. 지금 핀테크 업체들은 제휴를 맺은 금융사에서 제휴 상품 정보를 받아오는 형태여서 제공되는 정보도 제한적이다. 금융위원회가 지정한 금융 샌드박스에서 대출 상품 비교 플랫폼이 통과됐지만 비대면으로 대출이 가능한 신용대출에 집중해 주택담보 대출까지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핀테크는 금감원 사이트의 상품 정보 등을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전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사실상 금감원이 금융 상품정보 원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어 정확한 정보 관리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네이버나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나 핀다 등 29개 회사가 이용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이 세부적인 공시 사안을 결정하면 금융회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각 협회 시스템을 통해 정보가 제공되고 있어 각 협회가 개선 사항을 정해 운영한다면 금감원이 이를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여명 서울시의원 “서울시교육청, 급식실 스마트세척기 특정 업체 몰아주기 의혹” 제기

    지난 3년간 서울시 교육청 관내 학교 급식실에 설치된 2500만원에서 3000만원 이상 고가의 ‘스마트세척기’ 전부가 특정 업체인 ㄷ사의 제품으로만 구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7일 제287회 정례회 교육감을 대상으로 한 질의에서 여 명 의원(자유한국당·비례)은 서울시 교육청이 제출한 ‘최근 3년간 스마트세척기 구매현황’자료를 근거로 학교 현장에서 특정 업체 구매를 강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ㄷ’ 사는 1000만원 이상 급식조리기구의 30%, 세척기의 75% 점유중이며, 최근 3년간 이 스마트 세척기를 고가에 구매한 학교는 74개교이며 이중 70개교가 공립이었다. 여 의원은 이어 “몇몇 학교는 급식실 식기세척기를 구매하려고 예산 신청서를 보내고 나서 그 중간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시 수정해 특정업체의 스마트세척기 가격으로 예산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고 지적했다. 서울 ‘ㅁ’ 초등학교는 2017년 예산편성과정서 누락된 긴급 예산이라며 ‘ㄷ’ 업체의 3500만원 짜리 스마트세척기로 특별교부금 신청을 했다. 다른 학교의 경우 애초에는 1900만원 제품을 신청했으나 추후 2900만원 제품으로 변경하면서 다른 급식실 조리기구 예산을 줄여야만 했다. 여 의원은 또 “이미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급식조리기구를 강매하는 ‘모 교육지원청의 모 팀장’이라는 식으로 특정이 돼있다. 이지경이 됐다는 것은 의혹이 실체가 있다는 뜻이다“ 라고 발언했다. 이에 조희연 교육감은 “특정사 제품을 강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면서 “단호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18당시 미국 기밀문서 확보 속도 낸다

    5·18민주화운동 관련 미국 기밀문서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5·18기념재단 산하 ‘5·18 진실규명 자문위원회’(자문위)는 최근 미국 기밀문서 확보를 위한 체계적인 연구에 나섰다고 18일 밝혔다. 미 기밀문서엔 5·18 당시 발포·학살 경위, 헬기 사격과 암매장 관련 내용 등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문위에 소속된 군 기록물 분석 전문가와 5·18 연구진들은 미국 정부에 요청할 기밀문서 ‘목록’을 특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1980년 5월 전후 한·미 양국의 정보기관,군 당국,대사관 등의 전문·상황일지·회의록·보고서 내용을 검증해 공개 요구 문서명을 세분화한다. 또 기존에 공개된 미 기밀문서 3530쪽(체로키 파일 등)의 누락·삭제된 내용 등도 두루 살펴 공개 요구 목록에 추가한다. 특히 문서를 생산 기간별로 분류하는 작업과 키워드(진상규명 핵심 단어, 한미 군사 용어 등)를 지목키로 했다. 발포 명령 등 5·18 핵심 의혹별로 필요한 자료의 목록도 따로 만들 계획이다. 아르헨티나가 ‘범정부 차원의 기밀해제 프로젝트’를 추진해 군부독재 정권의 탄압·만행과 관련한 미국 자료(16개 기관 보유 5만여 쪽)를 이관받은 것처럼 5·18 미 기밀문서 확보의 당위성도 제시한다. 자문위는 현재 한국 정부와 협의해 이같은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위는 연구를 마치는 대로 정부와 향후 출범할 5·18 진상조사위원회에 문서명·가이드라인을 제공할 방침이다. 조진태 5·18재단 상임이사는 “미 기밀문서 원본을 이관받기 위한 연구를 촘촘하게 진행하겠다”며 “이같이 체계적인 연구를 진행한다면 기밀문서 확보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5·18 단체·재단 등은 최근 청와대와 주한 미국대사관에 미 기밀문서 원본 확보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외교 채널을 통해 미 기밀문서 확보에 주력할 방침을 세운 정부는 관련 실무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인천 ‘붉은 수돗물’ 총체적 대응부실…상수도본부장 경질

    인천 ‘붉은 수돗물’ 총체적 대응부실…상수도본부장 경질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정수장에서 가정까지 물을 공급하는 관로를 바꿔주는 과정에서 부실하게 대응해 빚어진 인재(人災)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는 18일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상수도사업본부장과 공촌정수사업소장을 직위해제했다. 환경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인천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고에 대한 정부 원인 조사반의 중간 조사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지난달 30일 이후 20일째 계속되고 있다. 서구·영종·강화 지역 1만 가구와 150개 학교가 피해를 봤다. 환경부에 따르면 인천 붉은 수돗물 발생 사고는 공촌정수장에 물을 공급하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이 전기 점검으로 가동을 중지하고 인근 수산·남동정수장에서 정수한 물을 수계 전환 방식으로 대체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수계전환 작업을 할 때에는 물이 흐르는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녹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시간을 두고 토사나 물을 빼줘야 한다. 또 물의 흐름을 제어하는 제수밸브를 서서히 작동해 녹물이나 관로 내부에 부착된 물 때가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인천시는 수계를 전환하기 전에 이런 사항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밸브를 조작하다 문제가 발생했다. 아울러 밸브를 조작하는 단계별로 수질 변화를 확인하는 계획도 세워두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수돗물의 이동 경로였던 북항분기점에서 밸브를 열었을 때 일시적으로 정수탁도가 0.6NTU로 먹는물 수질기준(0.5NTU)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수장에서는 별도의 조치 없이 물을 공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환경부는 “수계전환에 따라 탁도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는데도 초동 대응이 이뤄지지 못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을 놓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무리한 수계전환도 문제였다. 평소 공촌정수장에서 영종지역으로 수돗물을 공급할 때는 물이 흐르는 방향을 그대로 살리는 ‘자연유하방식’을 사용하지만 이번에 수계를 전환할 때는 압력을 가해 역방향으로 공급했다. 역방향으로 수계를 전환하려면 흔들림이나 충격 등의 영향을 고려하고 이물질이 발생하는지를 따져 보면서 정상 상태가 됐을 때 공급량을 서서히 늘려나가야 하는데 지난달 말 초기 민원이 발생했을 당시 유량은 평소 시간당 1700㎥에서 3500㎥로 오히려 증가하는 등 주의사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공촌정수장이 재가동되자 기존 방향으로 수돗물이 공급되면서 관로 내 혼탁한 물이 영종도 지역으로까지 공급됐다. 정수지와 흡수정의 수질은 이상이 없었지만 탁도계가 고장 나 정확한 탁도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공촌정수장 저수지와 흡수정이 이물질 공급소 역할을 정황도 밝혀졌다. 환경부는 “흡수정의 이물질이 사고발생 이후 지속해서 정수지, 송수관로, 급배수관로, 주택가로 이동했다”며 “이로 인해 사태가 장기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환경부는 인천시와 함께 이물질을 완전히 제거해 사고 이전 수준으로 수돗물 수질을 회복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촌정수장 정수지 내의 이물질부터 우선 제거한 뒤 송수관로, 배수지, 급수구역별 소블럭 순으로 오염된 구간이 누락되지 않도록 배수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22일부터 단계적으로 수돗물 공급을 정상화해 늦어도 29일까지는 정상 공급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인천시는 이날 ‘붉은 수돗물’ 사태 책임을 물어 김모 상수도사업본부장과 이모 공촌정수사업소장을 직위해제했다. 아울러 정부합동감사단 등 외부 감사기관에 감사를 의뢰하고 결과에 따라 추가 인사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날 환경부 조사결과 발표 후 “오늘 정부 발표에는 시민들이 가장 걱정하시는 수돗물 이물질이 관로 내 침전물 또는 물때임이 확인됐다”며 “모든 단위에서 관로 정화가 제대로 이뤄지면 피해 지역 수질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환경부는 현재 필터를 착색시키는 성분이 인체 유해성은 크지 않지만 필터 색이 바로 변할 단계라면 직접 음용은 삼가도록 권고했다”며 “시민께서 안심할 때까지 생수를 계속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은수미 시장 2차 공판…검찰. 은 시장 측 ‘최씨 자원봉사’ 여부 놓고 공방

    은수미 시장 2차 공판…검찰. 은 시장 측 ‘최씨 자원봉사’ 여부 놓고 공방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운전기사 최모 씨는 코마트레이드로부터 차량 지원과 월급을 받는다는 사실을 은수미 시장에게 밝힌적 없다고 진술했다. 17일 오후 2시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7형사부(부장판사 이수열)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은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중원구지역위원장 시절 운전기사였던 최씨가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검찰과 은 시장 측이 ‘최씨의 자원봉사’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검찰측 증인으로 출석한 최씨는 “일이 없어 힘든 시기 지인 배모 씨의 소개로 돈을 벌기위해 성남 중원구 선거사무실에서 은 시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최소 주 3일 많게는 5일 가량 운전을 해주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코마트레이드로부터 차량과 월 200만원을 매달 통장으로 계좌이체 받고 식대와 기름값 등은 영수증을 제시하고 정산하는 조건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코마 회장이 급여를 준다고 친구 배 모씨에게서 들었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또 “구글 캘린더 스케줄에 따라 은 시장을 대학 강의와 방송 출연을 위해 서울 목동과 상암동 지역 등에 차를 태워 오갔다”면서 “은 시장이 집과 사무실 출퇴근은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코마트레이드로부터 매달 말일 들어오던 급여가 끊기자 운전일을 그만두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측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자료중에 ‘자봉’(자원봉사) 이라는 표현이 담긴 은 시장에게 유리한 내용이 빠진 이유를 묻자 최씨는 단순 누락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최씨는 은 시장이 외부인에게 자신을 자원봉사로 소개했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4월 은 시장의 운전기사를 한 사실을 언론과 민주당 중앙당에 제보한 데 대해서는 “코마트레이드 이 대표가 구속돼 제게도 피해가 올까 불안해서 배씨와 상의해서 한 것이다”고 말했다. 운전기사 일을 그만둔 후 성남시 시간선택제 마급 공무원으로 채용되고 배우자는 성남시 산하기관 비서실에 근무하게 된 데 대해서는 “은 시장과는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씨는 “노무를 코마트레이드에 제공했나, 은 시장에게 제공했나”라는 재판부의 질문에 답변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이날 증인 최씨는 재판부에 비공개 신문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다만 가림막으로 차단 신문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성남지원 앞에는 은 시장의 지지자와 반대자 100 여명이 찬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열어 경찰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8일 오후2시에 열린다. 차량을 운전한 최씨를 은수미 시장에게 소개한 배모 씨등 4명이 증인으로 나온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대형 분식회계 터져도… 기업 회계 부담 줄인 금융위

    대형 분식회계 터져도… 기업 회계 부담 줄인 금융위

    감리 통한 제재→재무제표 사전심사로 상장 준비기업 대상 감리는 아예 빠져 회계부정 근절할 근본 대책 미흡 지적금융위원회가 회계감독 강화가 아니라 되레 기업들의 회계 부담을 줄여 주겠다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금융위는 13일 회계감독 방식을 감리를 통한 사후제재에서 재무제표 심사를 통한 사전예방 중심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상장 준비 기업을 대상으로 한 감리는 아예 폐지된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논란을 계기로 외부감사에 관한 법(외감법)을 전부 개정하면서 추진해 온 회계 개혁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는 이날 ‘회계감독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감리 대신 심사 중심의 감독 시스템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회계처리 기준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해당 기업을 정밀감리 대상으로 삼았다. 감리는 금융감독원이나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외부 감사의 공정성을 위해 감사보고서를 검사하는 것을 말한다. 심사는 기업이 공시한 재무제표를 모니터링해 오류가 발견되더라도 경미한 경우에는 제재 없이 수정공시 권고로 종결해 기업의 부담이 더 적다. 재무제표 심사 기간은 3개월 이내로 한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감리를 없애는 대신 한국거래소와 상장주관사(증권사)의 책임을 강화한다. 상장주관사는 기업 재무제표 등 중요 사항의 허위 기재와 기재 누락을 적발할 책임을 갖게 된다. 상장 준비 기업 입장에서는 감리의 부담을 덜게 됐다. 기존에는 상장 준비 기업의 약 60%가 감리를 받았다. 이를 두고 대우조선해양,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굵직한 분식회계 사건이 연달아 터진 가운데 ‘시장 친화적’ 회계감독으로 전환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재정세제위원 안병선 세무사는 “2017년 10월 신외감법 이후 회계 개혁을 위한 올바른 방향 설정을 했는데 갑자기 뒷걸음질치는 느낌”이라면서 “회계법인이 피감사기관인 기업들로부터 비용을 받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구조를 바꿔야 분식회계가 근절될 수 있는데, 이런 내용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김정각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신외감법 이후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도입하고 분식회계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 기업들의 애로 사항이 많았다”면서 “바뀐 회계제도하에서 감독을 시장 친화적으로 하고 무조건 ‘회초리’만 들지 말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안이 대형 회계부정 사건을 근절할 근본 대책으로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갑순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경우 우리나라 재벌 지배구조 문제도 배경에 깔려 있다”면서 “기업은 물론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전반적인 제도 개혁 없이 회계감독 하나만 바꾸는 건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상장 준비 기업에 대해 주관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상장 준비 기업들이 주관사에 좋은 점을 보여 주고 나쁜 점을 감추니까 100%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권영준 한국뉴욕주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회계법인들은 감사와 함께 기업 컨설팅 업무도 함께하고 있는데, 미국의 사베인스옥슬리법(상장회사의 회계 개선 및 투자자 보호법)처럼 회계의 독립을 위해 컨설팅과 감사의 분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웹하드 카르텔’ 집중 단속…운영자·헤비업로더 등 759명 적발

    ‘웹하드 카르텔’ 집중 단속…운영자·헤비업로더 등 759명 적발

    경찰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웹하드 카르텔’을 집중 단속하면서 불법행위를 저지른 웹하드 운영자와 헤비업로더(음란영상물이나 불법촬영물을 대규모로 업로드한 사람) 등 759명을 적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웹하드 카르텔이란 웹하드 사업자와 헤비업로더, 필터링 회사, 디지털 장의사가 결탁해 음란영상물 또는 불법촬영물을 유통하면서 피해촬영물 삭제를 요청한 피해자들한테 돈을 받고 삭제해주는 등의 방식으로 대규모 범죄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가리키는 말이다. 경찰청은 1·2차 집중 단속 기간에 불법을 저지른 웹하드 업체 55곳을 적발해 웹하드 운영자 112명을 검거하고 이 중 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웹하드 업체 14곳은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또 헤비업로더 647명을 검거해 이 중 17명을 구속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헤비업로더 60명에게 음란영상물 자동 업로드 프로그램을 팔아 6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 4명을 검거해 이 중 1명을 구속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음란영상물 150만건을 웹하드에 올리고 6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웹하드 업체 운영자 등 7명을 검거해 이 중 1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경찰이 헤비업로더 접속 IP(인터넷 프로토콜) 자료를 요청하자 허위자료를 제출하는 등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특히 경찰은 웹하드에 올라온 불법촬영물이나 음란영상물이 돈벌이가 되지 않도록 116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했다. 또 세금 신고 누락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수사자료를 국세청에 통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웹하드 등록업체는 지난해 7월 기준 50개에서 집중 단속 이후인 올해 5월 기준 42개로 감소했다. 또 이 기간 7개 웹하드 사이트와 2개 성인게시판이 자진 폐쇄됐다. 다만 국내 불법촬영물 유통은 줄어들고 대신 모자이크 처리된 일본 성인비디오(AV)와 중국·서양 음란영상물 유통이 늘고 있으며, 음란영상물 유통 플랫폼이 웹하드에서 해외 소셜미디어(SNS)나 음란물 사이트 등으로 바뀌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청은 1·2차 집중 단속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연말까지 집중단속을 연장할 계획이다. 또 음란영상물 추적 시스템을 활용해 해외 SNS와 음란물 사이트도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기고] 대북 식량지원, 인도 요구에 집중해야/김영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고] 대북 식량지원, 인도 요구에 집중해야/김영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5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의 식량수급 사정에 관한 긴급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올해 북한이 필요로 하는 식량이 575만톤인 데 비해 국내 생산량과 해외 도입분이 439만톤에 불과해 136만톤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족량은 10년래 최대이며 그만큼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에서는 북한의 식량부족 전망치가 과장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근거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국제기구의 북한 식량수급 평가 결과가 실사보다는 북한이 제공한 통계수치에 더 의존해 신뢰도가 낮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시장의 곡물가격이 안정돼 있어 식량수급 사정이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잘못이라는 것이다. 불투명한 창을 통해 북한 내부의 사정을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제3자의 추정과 전망에 오류도 있을 것이다. 개인의 소토지 농사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상당량의 식량이 보고에서 누락됐을 수 있다는 의구심도 있다. 그러나 또 다른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는 북한 주민의 빈곤문제를 걱정하면서 경고를 거듭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북한 취약계층의 건강과 삶을 걱정하고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영유아와 아동의 영양실조와 발육부진을 우려하고 있다. 국제적십자사는 여름과 가을철에 또 닥칠지 모를 자연재해와 그 파장을 경고하고 있다. 중장기 식량수급 추이를 봐도 북한의 식량부족이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국제사회와 우리가 지원사업을 활발히 수행하던 2000년대 초중반을 제외하고 19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북한은 식량부족 상태를 벗어난 적이 없다. 평균적으로 보면 북한 주민은 정상적 소비는커녕 최소한의 기초소비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식량을 공급받고 있다. 이 가운데 식량부족의 여파가 가장 먼저 도달해 집중되는 곳은 취약계층이다. 영유아, 임산부, 어린이, 노인, 환자들은 식량부족으로 인해 한층 더 감축될 배급에 그들의 삶을 의지해야 하는 위험에 처해 있다.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논의와 준비, ‘생색이나 내고 있다’며 얼굴을 붉히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비난은 잠시 접어두고 북한 주민이 처해 있는 인도적 상황과 그들을 돕자는 인도적 요구에 조금 더 집중할 수는 없을까?
  • 금융당국, 토스뱅크에 재도전 숙제 “인터넷은행 전략적 투자자 구하라”

    檢, 김범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항소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 난관 금융권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가 되겠다며 인터넷 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낸 사업자들이 부침을 겪고 있다. 예비 인가 심사에서 탈락한 토스는 전략적투자자(SI)를 구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고, 카카오는 자본 확충을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표류하고 있다. 9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제3인터넷은행 예비 인가에서 고배를 마신 토스·키움뱅크와 지난주 실무 미팅을 진행하고 심사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설명했다. 특히 금융 당국은 토스뱅크에 전략적투자자를 구해야 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토스의 자본 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단기 차익을 실현하고 빠질 수 있는 재무적투자자(FI)에 집중된 자본 조달 계획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예비 인가 심사 당시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전체 지분의 60.8%를 차지하고 나머지 대부분을 외국계 벤처캐피탈(VC)이 차지하는 주주 구성안을 제출했다. 결국 토스가 장기적으로 믿을 만한 전략적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가 향후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로 올라서기 위해 신청한 적격성 심사는 사실상 멈춘 상태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법원의 1심 무죄 판단에 검찰이 항소했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2016년 카카오 계열사 5곳의 공시를 누락한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일차적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법제처의 법령 해석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 당국은 이르면 이달 중순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장의 위반 혐의를 카카오의 범법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금융위는 법원 결정과 관계없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재개할 전망이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심사가 미뤄질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법제처의 판단이 나온 뒤 심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 심사를 진행한 선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미국에 저항한다는 이란… “전쟁날라” 복잡한 속내

    미국에 저항한다는 이란… “전쟁날라” 복잡한 속내

    이란이 연일 대미 강경 투쟁 방침을 밝히며 미국과의 긴장 강도를 높인다. 그러나 이란이 겉으로 위협적인 제스쳐를 취하는 것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전례 없는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중동 일대의 친이란 무장단체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긴장 고조와 잇달은 상황 악화가 어느 한 쪽의 돌발적 행동으로 이어져 전면전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AP통신 등은 4일(현지시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미국의 지나친 요구와 괴롭힘에 저항하는 것이 그것을 멈추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미국은 이란의 미사일 능력을 빼앗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이란이 현재의 지도자들과 함께 발전을 이룰 수 있다며 이는 그들이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과 이란의 관리들은 이러한 정치적 속임수에 속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의 상황은 녹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제재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직격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는 지난 수십년간 이란의 막대한 자금 지원으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군비를 확충했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헤즈볼라에 연평균 7억 달러(약 8256억원)를 주며, 이는 헤즈볼라 예산의 70%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제재로 이란 경제가 위축되면서 이란이 헤즈볼라에 지급하는 지원금 규모가 많이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헤즈볼라 전투원들이 봉급을 전혀 받지 못한다는 설도 있다. 이와 관련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지금의 극단적 대치가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포린어페어스는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빼면 미국과 이란 양측에서 진심으로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면서도 “계산 착오, 신호 누락 등으로 이한 사소한 충돌이 미국 및 중동 전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지역 충돌로 번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자산운용 안정성 강화하면서 시장수익률 이상 성과 내겠다”

    “자산운용 안정성 강화하면서 시장수익률 이상 성과 내겠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던 지난해 4월 취임한 김동현(59)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은 안정적 수익 창출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최근에는 200억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운용할 위탁사 선정 작업에 나서며 수익률 제고를 위해 노력 중이다. 김 이사장은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자산 운용의 안정성을 강화하되 시장수익률 이상의 성과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960년 전남 순천 출신으로 전주고와 한양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9회(1985년)로 입직해 광양만경제자유구역청 투자유치본부장, 전남도 경제산업국장, 국민안전처 기획조정실장 등을 두루 거쳤다.-한국지방재정공제회는 어떤 곳인가. “태풍이나 화재 등으로 피해를 입은 공유재산(지방자치단체 재산)을 복구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1964년 만들어졌다. 한국지방재정공제회법에 근거한 특수법인으로 보험 대신 상호부조 공제사업을 통해 여러 재해에 대처한다. 다른 공제회들과 차이점이 있다. 우선 회원이 공무원 개개인이 아니라 지자체다. 다른 공제회는 개인에게 회비를 받은 뒤 이를 증식해 돌려주지만 우리는 (보험사 성격이 강해) 그럴 의무는 없다. 이 때문에 부채가 거의 없어 우리나라 공제회 가운데 재정이 제일 튼튼하다고 볼 수 있다. 다른 공제회는 자산운용 한 분야에 특화돼 있지만 우리는 업무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보험사뿐 아니라 1조원이 넘는 돈을 굴리는 자산운영기관, 지자체에 개발자금을 빌려주는 공적금융기관 역할을 모두 한다. 지방재정 정책이나 법령·제도 개선 연구 기능을 수행하고 예산·결산·계약·회계업무 담당 공무원 교육도 맡는다. 고속도로 주변 옥외광고 사업을 통해 해마다 400억원이 넘는 기금을 조성하는데, 이 돈으로 지자체가 치르는 국제행사를 지원하거나 광고물 정비, 간판 개선사업 등에 쓴다. -올해와 내년 금융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는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제 상황을 고려해 시장 변동성이 큰 주식 비중을 줄이고 안정적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채권과 대체투자(부동산 등) 비중을 확대하는 쪽으로 전략을 세웠다. 우리는 회비 환원 의무가 없다. 공격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기보다는 꾸준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데 중점을 둔다. 그래도 시장의 기준수익률(BM)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자산운용 목표수익률을 4.3%로 잡고 있다. 여기서 400억원가량 수익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 공제사업까지 모두 합치면 당기순이익이 800억원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고 들었다. “우리는 1964년 내무부 재정과에 책상 하나를 두고 직원 한 사람으로 시작했다. 50여년이 지난 지금은 직원 130여명에 자산 1조 4000억원 규모의 조직으로 성장했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글귀 그대로다. 하지만 현재에 만족하고 안주해선 안 된다. 지난해 9월 창립 기념식 때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지나온 반세기에 걸친 ‘창업 1세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반세기를 내다보고 있다. ‘제2의 창업’이 추상적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구체화될 수 있도록 공유재산 위탁관리와 지방계약 업무대행 등 신사업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들을 성공시키려면 지자체의 참여와 협조가 절실하다. -지자체를 위해 공제회가 특별히 준비 중인 혜택이 있다면. “지자체는 공제회와의 관계에서 두 가지 성격을 갖는다. 우선 이들은 공제회의 가장 중요한 고객이다. 또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총회·이사회에 참여해 경영에도 간여해 지방재정공제회의 사실상 주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처럼 공제회의 고객이자 주인인 지자체에 대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준비 중이다. 올해부터 지방재정컨설팅과 안전진단 사업을 새로 시작하려고 한다. 지방재정컨설팅은 지방재정을 분석·진단해 개선 방안을 제시하거나 지자체 소유의 공공시설을 원가분석해 적정한 사용료를 제시해 주는 사업이다. 안전진단은 지자체 소유 시설물 가운데 현행법상 의무적 안전진단 대상시설로 지정된 것들을 공제회가 대행해 주는 사업이다. 지자체가 추진하는 지역개발사업에 대한 장기저리 융자도 확대하고자 한다. 공제회 자체 자금과 공제회가 위탁관리 중인 지역상생발전기금을 활용해 올해 최대 4000억원가량을 지자체에 융자할 계획이다. -1년 넘게 공제회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과거에는 (직원 역량과 관계없이) 승진 심사 때 빈자리가 있으면 무조건 올려 주기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온 뒤로는 자리가 난다고 해서 무조건 승진시키지 않았다. 자격이 되는 인물만 엄선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실제로 지난해는 승진 대상자들의 공적기술서를 받았고 인사심위위원회서 심의도 거쳤다. 이 결과 티오(직제상 정원)에 여유가 있었지만 일부는 승진에서 누락됐다. 노조가 이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가졌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문제 삼진 않았다. 노조의 합리적 판단에 감사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부진 프로포폴 투약 의혹 병원 의료진 2명 추가 입건

    이부진 프로포폴 투약 의혹 병원 의료진 2명 추가 입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이 사장이 이용한 성형외과 직원 2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H 성형외과 직원 2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이 사장을 비롯해 다른 환자들의 진료기록부를 조작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3월 이 병원 원장을 의료법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H 병원 전직 간호조무사 A씨의 인터뷰를 통해 이 사장이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경찰은 곧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세 차례에 걸쳐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 해 진료기록부와 마약류 관리 대장 등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마약류 관리 대장이 조작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016년 4월 14일 A씨와 다른 직원들이 함께 있는 대화방에서는 “난 몰라, 마약 장부 파업”, “못해, 힘든 정도가 아니라 수량이 맞지 않는다” 등 마약류 관리 대장이 조작된 정황이 담긴 대화가 오간 점이 확인됐다. 경찰은 의료진이 프로포폴 수급 내역을 관리 대장에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진료기록부에 투약 사실을 누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기록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후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이 사장과 병원장을 소환 조사한 뒤 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육군 35사단 참전용사 아들에게 훈장

    육군 35사단은 한국전쟁에서 전공을 세운 고(故) 황인석 옹을 대신해 그의 아들인 황성배(62)씨에게 무성화랑무공훈장을 수여했다고 3일 밝혔다. 고인은 한국전쟁이 한창인 1952년 입대해 5사단 포병으로 근무하며, 강원 양구 도솔산 전투와 피의 능선 전투 등에서 용맹을 떨쳤다. 이후 전투에서 총상을 입어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다 1955년 8월 상병으로 제대했다고 사단은 전했다. 35사단은 이날 전북 완주군에 사는 황 옹의 유족을 부대로 초청해 훈장을 수여하고 조국을 위해 희생한 고인과 유족에게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했다. 황씨는 “늦게나마 아버지의 훈장을 받게 돼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가까운 시일에 묘소를 찾아 아버지께 훈장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석종건 육군 35사단장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은 조국을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우리 장병도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조국 수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육군은 한국전쟁 당시 전공을 세웠지만 급박한 전황으로 누락된 수훈자를 찾아 훈장을 대신 수여하는 ‘6·25전쟁 참전자에 대한 무공훈장 찾아주기 사업’을 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용산참사 진상규명위 “과거사위, 수사권고 없어 매우 실망”

    용산참사 진상규명위 “과거사위, 수사권고 없어 매우 실망”

    檢과거사위 조사결과에 양쪽다 반발용산참사규명위 “특검 재조사해야”당시 수사팀 “의심을 사실처럼 발표”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31일 용산참사와 관련한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수사 권고가 내려지지 않아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이날 2009년 1월 용산참사 당시 경찰이 무리한 진압을 펼쳤는지와 관련한 검찰 수사가 소극적이고 편파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또 검찰총장의 사과와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이에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검찰총장 사과와 제도 개선만 권고하고, 수사 권고가 내려지지 않은 점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는 “검찰 조사단은 수사검사 외압 논란으로 지난 1월 말에 새로 구성됐다”면서 “강제 수사 권한도 없고 조사 기간도 짧아 애초부터 충분히 조사를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국회와 정부가 나설 때”라면서 “철저한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특검을 비롯한 수사·기소의 권한이 있는 특별조사기구를 통해 제대로 된 재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당시 검찰 수사팀은 “과거사위가 법원 확정판결을 부정한 채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의심을 객관적 사실처럼 발표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수사팀은 입장문을 내고 “기소된 농성자 16명은 화재원인과 형사책임을 모두 인정하고 불복하지 않았으며 상고한 9명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면서 “농성자가 던진 화염병에 의해 화재가 발생했다는 객관적으로 입증된 사실은 과거사위가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사팀은 “경찰 진압의 많은 문제점을 밝혀내고 경찰로부터 잘못까지 시인받았으나 객관적 사실관계와 법리에 따라 형사처벌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향후 사법절차를 통해 수사팀의 명예를 훼손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밝혔다.앞서 검찰과거사위는 대검찰청 산하 진상조사단으로부터 용산참사 사건 조사결과를 보고받은 뒤 31일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사건 관련 철거민들과 유족들에 대한 사과를 검찰에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화재 가능성 등을 충분히 예상하고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진압작전을 강행한 경찰지휘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지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경찰지휘부는 철거민들이 소지한 염산과 화염병 등 위험물질을 파악하고 있었고, 극단적인 돌출 행동도 우려되는 상황임을 이미 파악한 상태였다. 그러나 경찰특공대원들은 농성장에 다량의 시너 등 인화물질이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됐고, 소방차도 단 2대만 출동하는 등 화재 발생에 대한 대비가 미흡하게 이뤄졌다. 과거사위는 “당시 무리한 직업 작전을 결정·변경한 경찰지휘부에 대한 수사가 필요했음에도, 검찰은 최종 결재권자인 당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을 주요 참고인 또는 피의자로 조사할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전 서울청장에 대해 서면 조사만을 한 뒤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무리한 진압 작전의 이유와 배경을 확인할 수 있는 통신사실확인자료 요청 대상에서도 김 전 청장의 개인 휴대전화는 누락됐다. 검찰 수사에 청와대 등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당시 청와대 행정관은 경찰청 홍보담당관에게 ‘용산 사건으로 인한 촛불시위 차단을 위해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을 적극 활용하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철거용역업체 직원의 불법행위 및 경찰과 유착관계에 대해서도 검찰이 소극적 수사를 펼쳤다고 과거사위는 판단했다.과거사위는 “용역업체 직원의 살수(撒水) 및 방화 행위에 대해 묵인·방조한 경찰의 위법행위(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전혀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망자들의 시신을 유가족 동의 없이 긴급부검하도록 구두 지휘한 부분, 용산참사 당시 화재를 일으켜 경찰관 등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철거대책위 관계자들의 재판에서 변호인들의 수시기록 열람·등사를 거부한 부분 등도 사건에 대한 의혹과 불신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당시 검찰 수사가 기본적으로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거나 왜곡시켰다고 보긴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거리로 내쫓긴 철거민들이 요구하는 ‘정의로움’을 충족하기엔 부족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과거사위는 유족들에게 사전통지 없이 진행된 긴급부검과 수시기록 열람·등사 거부 등에 대해 검찰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수사기록 열람·등사에 관한 교육 및 제도 개선, 긴급부검 지휘에 대한 검찰 내부의 구체적 판단 지침 마련, 검사의 구두 지휘에 대한 서면 기록 의무화 등도 권고됐다. 과거사위는 이날 심의를 끝으로 약 1년 6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19일 철거민 32명이 재개발 사업 관련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 빌딩 옥상에 망루를 세우고 농성하던 중 경찰 강제진압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경찰관 1명과 철거민 5명이 숨진 사건이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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