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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알몸 공연/이용원 논설위원

    무대 위에서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펼쳐지는 행위 가운데 신체 노출은 어느정도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 국내에서 노출 공연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대표적 사례는 1994년 발생한 ‘미란다’사건이다. 주연 여배우가 10여분간 전라로 출연한 연극 ‘미란다’는 항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연출자는 공연음란죄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의 유죄판결을 받았다. 공연예술이 사법의 잣대로 벌을 받은 첫번째 기록이었다. 이후 대학로에는 ‘벗는 연극’이 한동안 판을 쳐 중년 남성들이 공연장 입구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벗는 공연은 일상화했다.2003년에 불어닥친 누드 공연 바람이 그 전환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해 가을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 오페라 ‘리골레토’에서는 남녀 한쌍이 성기를 드러낸 채 열연했고, 뒤이어 공연된 무용 ‘봄의 제전’‘애프터 에로스’와 뮤지컬 ‘풀 몬티’등에서 나신은 거리낌없이 무대를 누볐다. 당시에도 이 작품들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지만 예술·외설을 둘러싼 논란은 더이상 없었다. 공연에서 옷을 벗는 것은 표현의 한 방법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TV 생방송 쇼에 출연해 하체를 노출한 카우치의 멤버 2명이 홍대 앞 일대 공연장에서 같은 짓을 여러차례 벌였다는 뉴스를 접하고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연극·춤 등은 신체를 수단으로 한 표현예술이다. 또 공연 전과정을 나체로 하건, 일정 부분만 나체로 하건 그 흐름으로서 옷을 벗은 상태가 이해된다. 반면 록 공연에서 퍼포먼스가 필수요소이기는 하지만 본질은 어디까지나 음악이다. 게다가 흐름에 상관없이 불쑥 성기를 노출한다면 이는 관객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행위로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철없는 인디밴드의 멤버들이 저지른 돌출사건을 놓고 홍대 앞으로 상징되는 언더 문화를 매도할 이유는 전혀 없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성기 노출과 같은 공연 행태가 존재하는 것이 결국은 언더 문화 발전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행여 그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종사자들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정화해야 할 것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임혜리의 色色남녀] 일대일은 지루해

    최근에 친구에게서 뜻밖의 통보를 들었다. 그녀는 얼마 전 4년에 걸친 ‘권태로운 연애’(?)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한다. 그녀에게 술이나 한잔하자고 권했더니 차나 한잔 마시자고 했다. 차를 마시면서 자신의 이별사건에 대해 간략하게 전하는 그녀의 태도는 의외로 담담하게 보였다.“그래도 그 남자는 너한테 잘해주고 성격도 그만하면 좋은데…. 네가 유난하고 까탈스러운 것 아니?” 물론 그 남자가 그녀와 어울리는 짝이라는 생각은 절대 해본 적이 없었지만 막상 헤어졌다는 말을 들으니 오히려 내 마음이 더 짠해지는 것이었다. 그녀의 이별성명은 이랬다.“한 때는 한 남자에게 완전히 사랑받는다는 느낌으로 엄청 행복했고 그래서 사랑한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의 감정보다는 그냥 정(情)으로 묶여 있는 것 같고 그 정 속에는 서로의 몸에 길들여진 성적 욕망이 늘 고리를 잡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런데 세월이 흐를수록 섹스는 사랑의 필요조건이 될 수는 있어도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결론이 났어. 도대체 사랑이 뭘까?” 그녀는 그 남자와 잠깐 같이 있으면 휴식이 되고 오래 있으면 뇌가 퇴화되는 걸 느낀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 내가 보기에도 백치미(白痴美)를 가진 남자였던 것 같았다. 그리고 어제 모처럼 짬을 내어 영화를 보았다. 노 화가의 누드모델을 하면서 애인노릇을 하다 정사 중에 죽게 만든 17살의 여자에게 중독된 40대 이혼남의 연애담이자 사랑과 섹스, 인간의 권태와 소외 등을 표현한 영화였다.“한 남자만 사랑하는 것은 따분해요!”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여자는 동시에 두 남자를 사랑하는 것이 왜 안되냐고 반문하고 그녀와 이별준비로 선물을 사던 40대 철학교수는 전혀 분석이 안되는 그녀에게 점점 집착하며 결혼하고 다른 남자를 만나도 좋다는 굴욕적인 제안까지 한다. 그 순간 그녀가 던지는 한마디는 “우리 섹스하자!”였다. 주인공 남자는 다른 남자와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그녀에게 많은 돈을 쥐어주고 교통사고를 당한다.“너는 창녀야!”라고 절규하고 언젠가 여자의 목을 조이던 남자에게 나중에 그녀는 조용히 말한다.“당신이 돈을 주지 않았을 때도 나는 당신에게 갔었다.” 스토커 수준으로 변한 그가 마지막으로 그녀의 집에 찾아갔을 때 그녀의 엄마는 그의 등에다 칼을 꽂는 대사를 날린다.“세실리아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아요!” 영화를 보고 난 후 광화문 길을 걸었다. 사랑한다고 느낄 때는 그 남자와 섹스도 황홀했는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서로에 대해 깊이 알수록 허무함이 생겼고 점점 섹스도 하기 싫어졌다는 친구의 얼굴과 영화 속 여주인공의 얼굴이 겹쳐지는 듯했다. 흔히 여자는 섹스보다는 감정을 중시하고 남자는 동물적 본능인 섹스에 집착한다고들 한다. 그런데 남자들에게 물어보면 자기들도 정신적 교감이 통해야 섹스에 대한 욕망이 생긴다고 한다. 그러면 섹스는 뇌로 하고 사랑은 마음으로 하고 결합은 생식기로 하는 인간은 도대체 무엇인가? 섹스하기 전 아님 한 뒤에 고민해볼까?성칼럼니스트 sung6023@kornet..net
  • 공포영화 ‘첼로’ 주연 성현아

    공포영화 ‘첼로’ 주연 성현아

    “옴싹달싹 못하던 저를 자유롭게 뛰놀도록 손잡아 준 고마운 존재가 영화예요. 제가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이죠. 이 안에 계속 있고 싶고, 절대로 나가고 싶지 않아요.” 그녀의 얼굴에 생기가 돈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녀에겐 ‘공포’영화가 아니라 공포‘영화’가 고팠던 게다. 여전히 따라다니는 ‘마약’과 ‘누드’라는 유쾌하지 못한 이미지. 그로 인한 여러 빗나간 추측과 오해들. 이를 극복하는 심적인 여유는 영화를 향한 열정속에서 찾을 수 있었기에, 장르와 역할 비중에 상관없이 카메라 앞에만 서면 행복하다는 그녀다. 성현아(30)가 다시 관객들을 찾는다. 새달 18일 개봉하는 공포 영화 ‘첼로-홍미주 일가 살인사건’(감독 이우철·제작 영화사 태감)를 통해서다. 데뷔 이후 첫 공포물, 그것도 첫 단독 주연이다.‘첼로’는 서로 다른 시간·장소에서 일가족이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에 얽힌 죽음의 실체를 공포의 선율로 풀어내는 영화. 성현아는 유일한 생존자이자 목격자인 첼리스트 홍미주 역을 연기했다. 서울 광화문의 한 커피숍에서 마주한 그녀에게 먼저 “왜 자꾸 음침하고 무거운 이미지로만 치닫나?”“밝은 배역을 맡지 못해 서운하지는 않나?”라고 물었다. 이번 영화에서 그녀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주홍글씨’에 비해 더 침울하고 핏기 없는 얼굴을 보여준다. 이내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핀다.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된 측면도 있지만…후회는 없어요. 좋은 감독님과 배우 등 최적의 스승을 만나는 게 더 중요한 일이죠. 아직 시작단계니까 앞으로 기회는 많을 거구요, 다음엔 밝은 역할을 해볼 수 있겠죠.” 그녀는 처음 대본을 보고 ‘공포물임에도 드라마틱한 색깔이 짙은 작품’이라는 느낌이 너무 좋아 꼭 출연하고 싶었다고 했다. 엉뚱하게 시작해서 엉뚱하게 끝나는 여느 공포 영화들과는 다르다는 것. 또 “연기경력에 공포 영화 출연 경험을 새겨 넣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라며 미소지었다. 북치고 장구칠 정도는 아니지만, 영화속 그녀의 역할 비중은 독보적이다. 하지만 그녀는 “심리적 부담보다는 힘든 연기에 더 신경이 쓰였다.”고 말한다. 공포 영화이다 보니 일상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감정을 뽑아내야 하는 일이 많아 힘들었단다. 촬영 내내 핏물을 뒤집어 써야 했던 일도 무척 고생스러웠다. “주고 받는 대화는 별로 없고… 혼자 연기가 많았어요. 게다가 주어진 상황에 대한 표정, 행동 연기가 중요했죠. 혼자 상상속을 헤매며 연기해야 했어요.” 특히나 단순 피범벅의 영화가 아닌, 관객의 감정 이입이 필요한 공포영화라 ‘오버’하지 않는 절제된 무서움을 표현해내는데 주력했단다. 그녀는 ‘첼로’가 개봉하기도 전인 새달 7일 낯선 남녀가 우연히 만나 벌이는 꿈같은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그린 차기작 ‘애인’ 촬영에 들어간다. 지난 1년반 동안 영화 3편을 찍었고, 올 10월이면 또 한편의 그녀 영화가 개봉된다.2년 만에 4편을 찍는 강행군인 셈.“욕심이 아니라면, 무언가에 쫓기는 ‘조급함’으로 보인다.”고 말했더니 목소리 톤이 올라간다. “오래 쉬는게 성격상 맞지 않아요. 아직 여유를 찾지 못해 그렇다고 말씀들 하시는데… 성격이 예민해서 쉬다보면 자꾸 잡생각이 떠오르고, 활력도 줄어들면서 병이 나더라고요. 힘들어도 일하면서 집중하는 게 더 편하답니다.(웃음)” 미스코리아에서 탤런트로, 가수에서 다시 영화배우로… 하지만 ‘인기 연예인’이라는 말을 듣기보다는 그냥 ‘배우’라는 수식어를 오래 간직하고 싶다는 그녀. 이번에도 자신의 연기가 “여전히 생경한 느낌”이라고 겸손해 한다.“전 아직 완벽한 영화 배우가 아니에요. 하다보면 제게 꼭 맞는 옷을 입을때가 있겠죠. 그때까지 제 연기실험은 계속될 거예요.” 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김대환 박물관’ 등 운영 ‘문화지킴이’ 유재만씨

    ‘김대환 박물관’ 등 운영 ‘문화지킴이’ 유재만씨

    두 손에 6개의 북채를 쥐고 연주한 신화적인 드러머, 쌀 한 톨에 반야심경 283자를 새겨 넣어 기네스북에 오른 세서(細書)의 달인, 오로지 음악으로만 얘기하겠다며 혀끝을 두번이나 잘랐던 기인, 오토바이를 목숨처럼 사랑한 영원한 보헤미안…. ‘한국 프리재즈의 최고봉’ 흑우(黑雨) 김대환은 우리에게 이렇게 각인돼 있다. 지난해 봄 그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의 소리는 남아 많은 이들의 가슴에 울림을 낳고 있다. 도도한 도올 김용옥도 “나는 그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흑우의 예술은 너무도 정직하기 때문이다.”라고 고백하지 않았던가. 김대환은 누구보다 폭넓고 견고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이 시대의 작가임에 틀림없다. ●年100회 日공연… 김대환선생 한류원조 서울 인사동에서 ‘아리랑 명품관’과 함께 ‘흑우 김대환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유재만(59·김대환후원회 회장) 씨는 김대환에 관한한 마니아 중의 마니아다. 얼굴이 알려지기를 한사코 거부하는 그를 26일 인사동 김대환 박물관에서 만났다. 아리랑 명품관 매장 안에 있는 작은 계단을 올라가면 2층이 바로 김대환 박물관.1989년 유씨가 가난한 예술가 김대환에게 연습실 겸 작품전시실로 제공했던 곳이다. “20평이 채 안되는 조그만 공간이지만 선생의 예술과 삶의 자취가 그대로 녹아 있는 곳이지요. 선생은 새벽부터 자정까지 여기서 지내며 북을 울리고 깨알같은 글씨를 새겼습니다.” 박물관에는 드럼세트와 스틱, 현미경 없인 해독할 수 없는 초정밀 미각(米刻)작품,1000개의 불자(佛字)로 이뤄진 관음대위력 도장 등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다. “나를 보고 ‘김대환 맹신도’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럴 만도 하지요.30여년전 대학 1학년때 김대환 선생의 타악 연주를 듣고 팬이 된 이래 지금까지 한번도 그의 정신세계를 떠나본 적이 없으니까요.” 유씨가 말하는 ‘김대환 정신’의 핵심은 연습. 이는 ‘연습은 장엄한 구도의 길이었다’(현암사)라는 김씨 자신의 책 제목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선생은 늘 ‘연습하지 않는 예술인은 사기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게 된 것도 ‘시간을 길가에서 소비하는 것은 죄악’이라는 선생의 독특한 시간철학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김대환은 미세각과 독특한 필체의 좌서(左書)로도 일가를 이뤘지만, 그의 궁극적인 관심은 음악에 있었다. 유씨 또한 이 점을 인정한다. 김대환이 작곡가 신중현과 가수 조용필로부터 ‘한국 그룹사운드 음악의 맏형’으로 추앙받았음을 상기시키는 그는 “선생의 인생에서 모든 것은 원 비트 음악, 곧 타악으로 귀일한다.”고 강조한다. “80년대 중반부터 1년에 100회 이상 일본에서 공연하며 폭발적 인기를 끈 김대환 선생이야말로 한류의 원조”라고 말하는 유씨는 앞으로도 김대환의 예술적 위업을 이어나가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작정이다. 지난 3월에는 김대환 타계 1주년을 맞아 그의 예술혼을 기리는 전국타악경연대회를 열었다. 그동안 녹음해 둔 1000여 편의 김대환 라이브 음악을 CD로 만드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아직 구상단계지만 일본측 후원회와 함께 ‘흑우 김대환 기념관’을 세워 선생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유씨는 김대환 박물관을 운영하는 것 말고도 ‘인사동 문화지킴이’로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적없는 상품이 흘러넘치는 인사동은 더이상 인사동일 수 없다는 게 그의 소신. 그는 이를 자신의 아리랑 명품관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천해오고 있다.“지금 인사동에는 대형 민속품점 몇군데를 빼고는 모두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에서 주문제작방식으로 만든 제품을 팔고 있어요.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물건인 줄 알고 샀다가 그렇지 않으면 얼마나 당황하겠어요. 인사동이 이태원마냥 ‘짝퉁거리’가 되고 ‘삐끼거리’가 되면 너도 나도 다 망합니다. 김대환 선생의 성공 비결이 자기만의 음악을 찾은데 있듯, 인사동도 고유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아리랑 명품관은 물론 외제품은 취급하지 않는다. 전국아리랑보존연합회 후원회장이기도 한 유씨는 ‘아리랑’이라는 이름을 더없이 소중히 여긴다. 밀양·정선·진도아리랑 등 민족의 소리 축제때는 어김없이 참가해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제품 즐비 “문화는 후원자 없이는 결코 발전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나름대로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지요.”인사동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뒤풀이 자리는 항상 그의 몫.“연극인이든 화가든 시인이든 한 데 모여 뒤섞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장르만 고집하면 발전이 없어요. 이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게 내 역할입니다.” 유씨가 경영하는 인사동 명품요리점 ‘아리랑’은 그런 풍류를 누리기에 안성맞춤인 문화사랑방이다. 유씨는 틈나는대로 화가들의 작품도 구입한다. 그동안 이럭저럭 모은 그림과 서예, 조각작품 등이 300점은 족히 된다는 그는 기회가 닿으면 소장품전도 한번 열고 싶다고 한다. 김대환 예술에 대한 감동으로부터 비롯된 유씨의 문화후원 행보는 거침이 없다. 최근엔 새로 발족한 전국록발전협의회 고문을 맡았다.“1960,70년대 화려했던 록그룹이 사라져가는 현실이 안타까워 참여하게 됐단다. 오는 11월쯤엔 경기도 가평군 대성리 홍익마당에서 누드 크로키전도 열 예정이다.10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대형 퍼포먼스다. “예술에 대해서는 원래 무지렁이였어요. 그런데 두 눈 두 귀 활짝 열고 전시장이고 연주회장이고 열심히 찾아다니다보니 예술애호가가 됐지요. 특히 베트남전 참전 당시 그룹 ‘코리아나’를 이끌고 위문공연을 온 김대환 선생의 타악과 세계 유명팀이 연주하는 컨트리·힐빌리 뮤직 등을 들으면서 나의 음악적 귀가 좀 트인 것 같아요.” ●사업하는 사람들 ‘문화예술휴식´ 취해야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아직 진정한 문화 패트론이 되기는 멀었다는 유씨.“사업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문화예술 쪽에 관심을 갖고 거기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일본의 예를 들어 문화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바뀌기를 희망했다.“김대환 선생이 일본에서 공연하기 위해 나리타 공항에 내리면 헬리콥터가 떠 짐 하나 들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만큼 예술인에 대한 배려를 한 것이지요. 선생은 일본 상류사회에서 특히 인기가 있었어요.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문화예술인을 후원하는 사람도 똑같이 그렇게 극진히 대접해준다는 점이었습니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생쥐,인간 게놈을 구하러 가다/카트린 부스케 지음

    2차대전 중이던 1942년의 추운 겨울. 젊은 여자가 자전거를 타고 한 농가에 다다랐다. 그녀는 아이들을 위해 계란을 살 수 없냐고 물었고, 특히 영양가가 많다는 이유로 수정란을 원했다. 그녀는 독신이였고, 물론 아이도 없었다. 수정란이 든 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돌아간 그녀는 실험도구를 가지고 작업을 시작했다. 계란 속에서 닭의 배아를 채취했다. 이 젊은 여자가 30대의 리타 레비-몬탈치니다. 의사이자 신경과학자인 그녀는 몇십년 후 수천 시간 동안 닭의 배아를 관찰, 신경 세포 형성 매커니즘에 관한 연구를 인정 받아 노벨 의학상을 수상했다. ●생명체 연구의 파트너인 실험실의 동물들생쥐, 인간 게놈을 구하러 가다(카트린 부스케 지음, 심영섭 옮김, 시아출판사 펴냄)에서 저자는 실험실의 동물들을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서 세포의 연구까지 현대 생물학을 발전 시킨 공로자라고 말한다. 과학의 발전을 위해 초파리는 눈의 색깔을 바꾸었고, 개구리는 바지를 입었고, 생쥐는 그들의 유전자를 경매에 부쳤다. 집쥐는 미로를 헤맸고, 닭은 메추라기처럼 노래를 불렀다. 이들의 과학 경력을 보면 발톱 개구리와 닭의 근속 연수는 약 3세기이고, 생쥐는 퇴직 나이보다 두배나 더 일했으며 노랑초파리는 100년에 이른다. 이들은 과학 발전을 위해 몸을 바쳤을 뿐 아니라 과학자들이 생명에 관한 지식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논쟁, 가설, 이론을 고안하도록 했다. ●인간 게놈을 밝힌 생쥐 2차대전 이후 기상천외한 돌연변이를 가진 새로운 생쥐들이 탄생했다. 비만 쥐, 털이 전혀 없는 누드 쥐, 난쟁이 쥐 등 종류가 다양하다. 유전공학은 생쥐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기회를 제공했다. 배아에 성장 호르몬이 주입된 생쥐는 보통쥐의 두배나 큰 슈퍼 마우스. 이처럼 생쥐를 통해 유전자 조작이 성공하자 인간 질병의 모델로서 생쥐의 열풍이 불었다. 특히 인간 유전자와 비슷한 쥐의 유전자가 분리되고 복제됨에 따라 생쥐의 게놈을 해독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게 됐다. 연구 결과 인간과 생쥐 유전자의 90%이상이 유사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고, 약 80%는 동일한 유전자다. 쥐는 우리와 공동의 조상을 가진 사촌인 셈이다. 인간에 의해 태어나 인류를 위해 생을 마감하는 실험실의 동물들. 그들의 생명과 권리에 대한 문제는 아직 풀리지 않은 인류의 숙제이다.1만 20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아빠 학창시절 그방엔…] 청춘의 타임캡슐 선데이 서울

    삶은 몇편의 추억과 몇장의 앨범을 재구성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우린 70,80년대를 떠올리면 하나의 영상을 빼놓고 지나칠 수 없다. 여행 갈 때나, 학교 갈 때나, 젊은이들 손엔 언제나 선데이서울을 들고 있었다. 몰래 수업시간에 수영복 차림의 여배우에 침 흘리며 가슴 두근거렸고, 골방 벽지에 쇼생크 탈출에 나오던 리타 헤이워드 브로마이드처럼 당대 잘나가던 여배우들을 붙이곤 환상의 나래를 펴곤 했다. 누드사진이 판치는 요즘 e세상, M세대들에겐 다소 낯선 풍경처럼 촌스러운 기억이라 말할지 모르나, 그땐, 정말 그땐 선데이서울 하나만으로도 젊음은 보상됐었다. we는 피서철을 맞아 먼지가 쌓이고 세월에 퇴색된 선데이서울 잡지를 꺼내 몇 편의 추억과 몇 장의 앨범을 재구성하여 70,80년대의 향수에 빠져보려 한다.
  • [마광수의 섹스토리] (8)한국에선 그저 내숭을 떨어야…

    [마광수의 섹스토리] (8)한국에선 그저 내숭을 떨어야…

    생면부지의 그를 만나기로 한 날 아침부터 나는 긴장하고 있었다. 그렇게 긴장을 한 날은 이제껏 많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런 날은 없을 듯싶다. 전화 목소리로만은 그는 내게 진정한 ‘남자’로서 다가왔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최대한도로 예쁘게 보이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에게 좋아하는 여자 취향 같은 것을 물어본 적이 아직은 없었기 때문에 한참동안 고민을 했다. 생각 끝에 나는 이렇게 결정했다. 그가 ‘청순한 여자’를 좋아할 것 같아서 내린 결정이었다. 그래서 나는 화장도 투명 메이크업으로 하고 깨끗하고 귀여우면서도 약간의 섹시함을 풍기는 ‘로리타’ 스타일의 여자로 치장하기로 작정했다. 어려보이는 것이라면 나는 자신이 있다. 피부가 하얗고 눈은 똥그랗고, 키는 적당하면서도 마른 체구, 그런 이미지라면 나는 자신이 있었다. 어려보이는 것이나 귀여워 보인다는 얘기는 평소에도 자주 듣던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합쳐 ‘섹시함’을 갖춰야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긴 생머리를 잘 드라이해서 늘어뜨리고 하얀색 민소매 원피스를 입었다. 메이크 업 베이스는 평소의 연두색과는 달리 좀더 화사해 보이는 하늘색을 썼다. 평소에 바르던 트윈케이크 대신 21호 파운데이션과 가수 ‘엄정화’가 선전하는 빨간통 파우더를 발라 피부를 화사하고 깨끗하게 표현한 후, 눈에는 하얀색과 은색이 섞인 펄 섀도를 발랐다. 펄 빛 화이트 펜슬로 눈밑을 그려넣어 주어 눈매가 좀더 또렷하게 보이게 하고, 아이라인에 신경을 써서 평소보다 뚜렷하게 그려 넣었다. 입술은 누드 베이지 색으로 라인을 그린 다음 더 투명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립스틱 대신 립글로스를 발랐다. 내가 좋아하는 ‘메이크 업 포에버’ 상표의 립글로스…. 초콜릿 향기가 나서 예전의 남자 친구도 키스를 할 때 초콜릿을 빨아먹는 느낌이 난다며 다 쓰면 또 사주곤 했던 립글로스였다. 참, 손톱도 아주 중요하다. 우선 손톱 영양제를 바른 후 끝의 길고 뾰족하게 튀어나간 부분만 하얀색으로 칠하고 그 위에 투명 매니큐어를 바른다. 그래서 이른바 ‘프렌치 네일’이 완성되었다. 굽 높은 진주빛 샌들을 신을 것이므로 길게 자란 발톱들에도 손톱과 같이 프렌치 네일 스타일로 발랐다. 그와 만나기로 한 곳은 압구정동에 있는 ‘씨네 플러스’ 앞이었다.4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5분 정도 일찍 도착한 나는 그가 타고 올 것이라는 빨간색 ‘티뷰론’을 기다리고 있었다. 티뷰론 윗 덮개를 열고 온다고 했는데,4시 정각이 되자 그가 정확히도 시간을 맞춰 나타났다. 그는 마땅히 주차할 곳이 없으니 빨리 타라고 내게 손짓을 한다. 나는 재빨리 그의 차에 몸을 실었다. 사실 얼굴도 모르는 남자의 차를 덥석 탄다는 것은 좀 위험한 일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벌써 그에게로 간 후였다. 그의 옆 모습이 보였다. 선글라스를 쓴 그의 옆 모습은 구릿빛 피부에 잘 깎여들어간 턱 선을 자꾸 훔쳐보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들었다. 그날 우리는 둘이서 야한 영화 한 편을 봤다. 그런 다음에 ‘델리’라는 이름의 인도풍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경복궁 옆에 있는 재즈바 ‘재즈 스토리’로 갔다. 그를 처음으로 정면으로 본 것은 ‘델리’에서 였다. 키는 180㎝ 정도의 건장한 체격. 면바지에 니트 소재 반팔 티를 입고 목에는 반짝이는 금목걸이를 둘렀다. 쌍꺼풀이 없는 적당한 크기의 눈에 잘 깎여진 코, 그리고 입술. 나는 남자를 처음 볼 때마다 입술부터 보는 버릇이 생겼다. 입술을 봐서 키스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면 그에게 호감이 있다는 증거다. 그의 입술은 키스하기에 적당한 입술 같았다. 너무 얇지도 않으면서 너무 진한 분홍빛과 갈색 빛도 감돌지 않는 적당한 색깔의 입술이었다. 그의 입술에서 시선을 옮겨 그의 눈가로 가져가면서, 나는 그의 자신감 넘치게 빛나는 눈빛에 압도되고 말았다. 그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돌연히 두려워졌다. 좀처럼 열등감 따위는 빠져들지 않는 나이지만 나는 그에게 빠른 속도로 매료되고만 나 자신을 숨기고 싶었다. 밤이 점점 깊어갔다. 그가 나를 집에까지 데려다주겠다고 말했다. 그 때까지 우리는 영어로 얘기하고 있었다. 헤어지는 순간, 그가 처음으로 한국말을 썼다. 서투른 한국어였다. “너와 있으면…정말 즐거워….…이런 기분은…정말 오랜만이야. 다음에도…만날 수…있겠지?”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그날 우리는 나눈 적이 없었다. 갑작스럽게 터져나온 그의 말에 놀란 나는,“정말이에요? 나만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니었군요.”라고 말하면서 말꼬리를 흐렸다. 그는 다시 내게 이렇게 대답해왔다.“왜 그렇게 정중한 경어체를 쓰고 그래? 그냥 반말로 편하게 얘기해. 이제부턴 경어체로 얘기하기 없기다. 약속!” 그렇게 말하는 그가 나이에 안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속으로 쿡쿡 웃었다. 그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는 나를 덥석 안고 키스를 했다. 당황할 겨를도 없이 나는 그의 혀 움직임을 따르게 되었다. 처음에는 입술만 부드럽게 빨던 그는 내 꾹 다문 이들을 벌리고 나서 그 사이에 자기의 혀를 디밀어 넣었다. 그러고 나서 혀를 내 입 안에서 자유롭게 휘저어댔다. 그런 다음 곧 내 혓바닥을 빨아들여 자신의 입속으로 가져갔다. 나는 온 몸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당연히 ‘첫 키스’는 아니었지만, 남자마다 키스 테크닉이 다르다는 것을 그를 통해 절실히 깨달았다. 그가 내 허리를 감고 있던 손을 내 가슴으로 가져갔다. 그러는 순간 내 휴대전화 벨이 울리는 바람에 무드가 깨져버렸다. 따라서 우리의 동작은 모두 정지되고 우리는 내일을 기약하고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날 이후 우리는 1년 동안 매일 만났다. 그와의 첫 섹스는 그를 처음 만난 지 1주일 후에 이루어졌다. 전에 사귀었던 다른 남자들과 비교해 보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가까워진 것이었다. 첫 섹스를 하기 전, 우리는 밤마다 한강 고수부지나 인적이 드문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키스와 페팅을 나누었다. 스킨십은 한번 선을 넘으면 절대로 그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그는 처음에는 옷 위의 내 가슴을 만지고, 그 다음에는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내 몸을 만졌다. 그 뒤에는 내 상의를 위로 올려 브래지어 끈을 풀고 나서 내 유방과 유두에 키스를 했다. 그러고는 치마와 바지 속으로 손을 넣고서 내 엉덩이를 만지다가 결국은 질 속에 손을 집어넣는다. 나도 처음에는 괜스레 수줍어하는 체하며 그의 행동에 따랐지만, 결국엔 나도 내 본능에 충실해져 버려 그의 성감대를 서서히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의 귓속에 키스하고 겨드랑이에 키스하고 유두에 키스하고 그리고 옆구리에, 그런 다음에는 그의 성기까지…. 좁은 차 안이 불편했는지 그가 어느날 갑자기 스킨십 동작을 멈추고 내게 이렇게 물어왔다. “나를 믿지? 나는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우리는 그대로 양평으로 갔다. 이른바 러브호텔엘 가게 된 것이다. 우리는 깨끗하게 보이는 예쁜 분홍색으로 칠해진 한 러브호텔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거친 섹스였다. 나의 첫 섹스는 대학교 1학년 때였다. 다른 여대생보다 빨랐던 것인지 아니면 늦었던 것인지 그것은 잘 모르겠다. 여자애들은 체질적 속성상 남자와는 다르게 ‘내숭’이 많다. 남자애들은 자기가 여러 여자들과 잔 것을 자랑스럽게 떠벌려댄다. 하지만 요즘 여자애들은 입으로는 ‘성 해방’을 부르짖으면서도 자신의 성경험을 축소·은폐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네들은 남자친구와 잤다고 절대로 공공연하게 말하지 않는다. 아주 친한 친구 사이가 돼야 비로소 자기의 경험 얘기를 털어놓는다. 그것도 상대방 친구가 남자하고 자본 애가 확실하다는 확신이 들 때에 한해서 말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굉장히 어려 보이는 나. 지금 대학 4학년이지만 사람들은 나를 1학년생으로 착각하고 나이트클럽 같은데 들어갈 때 신분증 보기를 요구할 때도 많다. 그리고 어려보이는 얼굴 탓에 순진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런 적도 있다. 야하기로 유명한 M교수의 강의를 듣던중 남자 후배 애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누나, 누나는 교수님이 말하는 것 다 이해해? 누나는 너무 어려서 충격을 받을 것 같아….” 나는 그 말을 듣고서 속으로 쿡쿡 웃었다. ■마광수는1951년 경기 수원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 ▲저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장편소설 ‘권태´ ‘즐거운 사라´ ‘불안´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사랑의 슬픔´
  • [책꽂이]

    ●82들의 혁명놀음(우태영 지음, 선 펴냄) 80년대 중반 ‘강철’이라는 필명으로 강철시리즈를 제작해 대학가와 재야운동권에 주체사상을 전파했던 김영환 등 서울대 지하운동권에서 주역으로 활동했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주체사상은 현재까지도 사회 변혁운동 그룹의 주요한 지도이념의 하나로 권위를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9500원.●엽서의 그림 속을 여행하다(이형준 지음, 시공사 펴냄) 여행 사진작가인 저자가 20여년간 119개국을 누비며 취재한 여행지중 25곳을 골라 담았다. 그림엽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스위스 융프라우부터 에게해의 진주 미코노스, 일본의 눈덮인 온천 등 그림처럼 아름다운 여행지들을 120여장의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1만 5000원.●교양한국사1,2,3(이덕일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지난 2003년 저자가 ‘한국사의 대륙성과 해양성 복원’이란 숙제를 품고 펴냈던 ‘살아있는 한국사’의 개정판. 그 중요성이 점차 더해가고 있는 고조선사와 백제사를 크게 보강했다. 각권 1만6000∼2만원.●끝나지 않는 신드롬(천정환 지음, 푸른역사 펴냄) 순종 인산, 손기정 일장기 말소사건 등 식민지 시대 한반도에서 일어난 대중적 신드롬을 통해 조선인들이 ‘민족’으로 거듭나게 되는 과정과 민족주의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작동됐는지 살펴본다.1만 5000원.●남자를 보는 시선의 역사(에드워드 루시-스미스 지음, 정유진 옮김, 개마고원 펴냄) 회화·조각 등 서양미술사에서 다루어진 남성 누드를 통해 미술사적 의미를 짚어보고, 사회적·정치적·성적 맥락을 훑어내려가면서 남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본다.1만 8000원.●우리에게 일본의 의미는?(김필동 등 지음, 살림 펴냄) 광복 60주년을 맞아 일본이 걸어온 길과 오늘의 일본을 만든 정신을 살펴보기 위해 펴낸 살림지식총서 10권(186~195호). 각각 일본의 정체성과 서양문화 수용사, 전쟁국가 일본, 일본 누드 문화사, 주신구라, 신사,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일본 등의 내용을 담았다. 각권 3300원.
  • 아이~ 쪽 팔려! 아이 부끄럽게…

    “어린애한테 성인주간지를 팔아?” 인천 부평경찰서는 6일 초등학생인 딸에게 누드사진이 실린 주간지를 팔았다는 이유로 편의점 주인을 때린 권모(43·회사원)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지난 5일 오후 9시50분쯤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A편의점에서 “누드 사진이 실린 주간지를 초등학생에게 팔 수 있느냐.”며 편의점 주인 최모(33)씨와 실랑이를 벌이다 이 주간지로 최씨의 뺨을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권씨의 딸(11·초등학교 4학년)은 신문 내용의 일부를 스크랩해오라는 학교숙제를 하려고 며칠 전 이 편의점에서 성인용 주간지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영규기자whoami@seoul.co.kr
  • [마광수의 섹스토리] (7)나는 탐미주의자

    [마광수의 섹스토리] (7)나는 탐미주의자

    나는 탐미주의자이고, 또한 성에 있어서는 미식가이다. 나는 성적 잡식가들을 혐오한다. 그들은 질보다 양을 더 따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혼(1990년) 후 한번도 여자와 육체관계를 가져본 적이 없다. 이혼 후 ‘즐거운 사라’ 필화사건(1992년)이 터져 쓸데없는 시간의 ‘소모전’을 치러야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는 나의 탐미적이고 페티시즘적인 취향에 맞지 않는 여자하고는 절대로 성관계를 갖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또 나는 돈을 주고 여자를 사서 같이 자본 적이 한번도 없다. 그런 나에게 최근 어떤 여성이 하나 다가왔다. 그래서 짧은 기간이나마 멋진 유미적 섹스 관계를 갖게 되었다. 그녀를 나는 내가 20년째 단골로 다니고 있는 이대 앞의 카페 ‘볼 앤 체인(Ball and Chain)’에서 보게 되었다.‘볼 앤 체인’(이름이 얼마나 에로틱한가! 죄수가 차는 족쇄와 사슬을 가리키는 말인데, 사도마조히즘을 연상시켜 주어 무척이나 도착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에는 긴 바(bar)가 있어 혼자서 오는 손님들이 많은데, 어느날 거기에 혼자 갔다가 역시 혼자 와 술을 마시고 있던 그녀를 발견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녀는 정말 신비롭게 아름다웠다.170㎝쯤 되는 적당한 키에 전체적으로 약간 마른 듯이 보였지만 앙상하게 마른 것은 절대 아니었다. 왜…. 골격이 작은 여자들이 있지 않은가? 비교적 큰 키에도 불구하고 자그마한 골격에 적당히 살이 붙어서 부드러움을 더해주는 그런 ‘여성스러운’ 몸매를 가진 여자들 말이다. 그녀는 칠흑같이 숱 많은 머릿단을 등의 날개뼈까지 늘어뜨리고 있었다. 물론 요즘에는 블루블랙이니 하는 색깔을 인공적으로 넣는 여자들도 많지만, 그녀의 머리카락이 천연의 것인 것만은 의심할 나위가 없었다. 얼굴은 정말로 조각만 했는데, 귀 아래서 턱으로 이어지는 선이 깨질 것처럼 너무도 가냘퍼서 그만 두 손으로 감싸주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느라 나는 한참동안 진을 빼야 했다. 너무나 투명해서 그 안이 다 비칠 것만 같이 새하얀 피부는 칠흑같은 머릿단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뺨 아랫부분은 싱그러운 청록빛을 띤 핏줄들이 관능적인 지도를 그리고 있었다. 나는 보통 아이섀도를 짙게 칠한 여자들을 ‘어색하다’고 보는 편이었는데, 그녀는 화장을 완벽하게 잘 해 화려한 아이섀도가 정말로 잘 어울렸다. 그녀의 눈은 앙증맞은 고양이의 그것 같았다. 눈동자는 흑옥(黑玉)처럼 까맣고, 흰자위는 푸른빛이 돌 정도로 하다. 눈 모양도 단순히 둥그렇기만 한 게 아니라 마치 송편 모양처럼 기묘한 곡선미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또 그렇게 도발적으로 보일 수 없었다. 입술에는 간단히 누드 핑크빛이 도는 립그로스를 발랐을 뿐이었는데, 약간 작은 듯한 입술은 그대로도 완벽한 모양새를 이루고 있어 입술선을 교정하기 위해 립라이너를 할 필요가 없었을 터였다. 내가 그녀에게 온 정신을 다 빼앗기게 된 이유는 이렇게 신비롭고 이국적인 얼굴 탓도 있었지만, 역시 길고 가느다란 목과 자그마한 어깨가 보여주는 지극히 아름다운 곡선미 때문이었다. 물론 어두운 조명 때문에 확실히 볼 수는 없었지만, 옷 위로 드러난 어깨의 맵시하며 가끔씩 보이는 하얀 목선으로 미루어보아 내 상상은 틀림없었을 것 같았다. 그녀는 패션감각 또한 너무나 뛰어난 것 같았다. 그녀는 온통 보라색으로 온몸을 휘감고 있었는데, 보라색이 이토록 사람을 매혹적으로 보이게 하는지는 여태껏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다. 상의는 니트로 된 반코트쯤 되어 보였다. 목 주위의 여밈새와 손목 주위는 온통 보라색 깃털로 화려하게 장식돼 있었고, 풍만해 보이는 깃털 장식은 그녀의 정말로 가는 허리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나중에 들은 거지만, 그녀의 허리는 한 20인치쯤 되었나 보았다. 20인치만 돼도 이렇게 인간의 허리가 아닌 것처럼 가느다란데,‘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유명한 여배우 비비언 리의 허리가 17인치였다는 건 말짱 거짓말일 것이다. 그녀의 화려한 반코트 아래에는 발목까지 오는 긴 스커트를 입었는데…. 그게 또 몸에 몹시도 착 달라붙어 있는 게 아닌가. 살짝이 난 트임 사이로 살짝살짝 엿보이는 그녀의 날씬한 다리 또한 몹시도 인상적이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패션의 완성’은 신발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신발에 신경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런 점에서 본다면 그녀의 패션은 완벽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이 얇싹한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나는 그때까지 15㎝의 ‘울트라 하이힐’을 신은 여자를 실제로 본 적이 없었다. 소위 명품이니 뭐니 해서 샤넬이나 구치, 겐조, 셀린 같은 옷으로 쫙 빼입고 다니는 여자들은 어디에나 널려 있다. 하지만 요즘 유행은 ‘울트라 하이힐’은 아닌 것이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큼직한 리본이 달린 단화를 신고 다니는 게 보통이다. 하여튼 나는 말 그대로 그토록 높은 굽의 ‘뾰족구두’를 실제로는 처음 보았다. 그녀는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그래서 높은 하이힐이 오히려 그녀의 다리 전체에 위태위태함을 더해줘서 아이로니컬하게도 금세 부러질 것만 같은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다. 구두 앞모양도 너무나 뾰족해서 분명 안에 있는 발가락들이 짜부라들지 않고서는 걷지도 못할 구두였지만, 전체적으로 그 위태위태한 아름다움은 정말 사람을 오싹하게 할 만큼 치명적이었다. 구두 앞은 깊게 파여서 발가락만 간신히 가릴 정도였고, 그 발등 위를 가느다란 금색 메탈 줄이 사선으로 가로지르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와인 잔을 질금거리면서 긴 시간 동안 숨을 멈추고서 그녀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서 그녀 바로 옆자리에 가서 앉았다. 난 진짜로 ‘야한’ 여자 앞에서는 사족을 못 쓴다. 나는 그녀와 가까워지고 싶어서 장(腸)이 다 꼬일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녀도 내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걸로 봐서 나한테 쬐끔은 관심이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서로의 반응을 염탐하던 중에 다시 눈이 마주친 그녀는 내게 살짝 미소를 지어주었다. 기회는 이 때다 싶어 나는 그녀의 오른쪽 허벅지에 손을 갖다 댔다. 신기하게도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든가 하는 식의 촌스러운 반응을 나타내보이지 않았다. 나는 다시 손을 빼어 그녀의 두 가랑이 사이로 찔러 넣었다. 그래서 내 손바닥은 그녀의 사타구니 사이에 포근하게 갇혔다. 내 손에 전달돼 오는 맨살의 따스한 온기와 ‘노 팬티’로 인한 음모의 부드러운 감촉 때문에 나는 너무나 너무나 행복했다. 나는 더욱 용기를 내어 그녀의 귓바퀴에 혀를 갖다대 보았다. 그래도 그녀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나는 그녀의 귓바퀴와 귓불, 그리고 귓속을 철부덕 철부덕 핥았다. 그래도 그녀는 조용했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그런 야한 매너에 진심으로 감복했다. 여느 여자 같으면 버럭 소리를 지르거나 가만히 있다손쳐도 조금씩 폼을 잡거나 생색을 냈을 것이었다. 나는 그녀와의 ‘이심전심’이 가능하다는 것을 즉발적(卽發的)으로 느꼈다. 그래서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갖다대 보았다. 퍼들거리는 그녀의 혀가 금세 내 입안으로 쳐들어왔다. 혓바닥과 혓바닥의 부딪침, 그리고 타액과 타액의 섞임. 나와 그녀는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않고 은밀한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어깨를 얼싸 안았다. 그러고는 그녀의 몸과 내 몸을 밀착시켰다. 그녀의 몸뚱어리는 따스했다. 나는 몸이 차가운 소음인(少陰人)인지라 몸이 뜨거운 소양인(少陽人) 여성을 좋아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바로 소양인인 것 같았다. 카페의 음악이 바뀌었다. 올리비어 뉴턴 존이 부르는 ‘Phisical’이었다. 그 노래 속의 가사인 ‘Let Me Hear Your Body Talk’가 우리 두 사람을 자리에서 일어서게 했다. 나와 그녀는 조용한 걸음걸이로 카페를 빠져나왔다. 역시 아주 높은 굽인지라 그녀의 걸음걸이는 우아하게 느렸다. 달리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우리는 자연스레 어느 장소로 이동했다. 멀리서 명멸하는 붉은 색 네온사인이 ‘장미호텔’을 표시해주고 있었다. ■마광수는 1951년 경기 수원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 ▲저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장편소설 ‘권태´ ‘즐거운 사라´ ‘불안´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사랑의 슬픔´
  • “인천공항 은밀한 곳까지 多알려드리죠”

    “인천공항의 24시간을 낱낱이 알려드리겠습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근무하는 세관 직원이 공항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묶어 책으로 펴냈다.‘누드공항’이란 제목으로 책을 펴낸 사람은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인 인천공항세관 김병중(51·6급)씨. 김포공항이 우리나라 대표 공항이던 1990년대 초반 공항 세관에서 근무를 시작해 근무경력이 15년에 이르는 김씨는 여행객과 직원들이 겪는 일을 실제 사례를 곁들여 재미있게 소개한다. 책에 따르면 인천공항 1층 중앙홀에 있는 약 15m 높이의 키다리 소나무 22그루는 모두 인조나무다. 최근 행방이 묘연하지만 인천공항에 까치가 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공항 4층에 기도하는 방이 있다.’ ‘인천공항에도 국내선 항공기가 뜬다.’ ‘비싼 밍크코트나 고급 스카프를 두르고 세관 검색대로 오면 휴대품 검사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등 실제 공항이용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도 많다. 황우석 교수처럼 직원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 악수까지 청하는 인사가 있는 반면 “내가 누군지 아나. 감히 나를 이런 식으로 대해도 되나.”라며 고압적 자세로 세관을 빠져나가는 고위층도 많다고 한다.국제펜클럽 회원이자 한국시인협회 회원으로 한국순수문학상 등 3차례 수상경력도 있는 김씨는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끼는 공항의 재미있는 면을 알리자는 생각에 책을 쓰게 됐다.”면서 “많은 여행객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고르느라 2년여간 집필에 매달렸다.”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멋있다” “꼴불견이다” 내가 생각하는「누드·루크」

    “멋있다” “꼴불견이다” 내가 생각하는「누드·루크」

    매력적「무드」에의 노력 가상(嘉賞), 예방주사처럼 유익한 것이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은 꽃, 하늘, 그림 따위를 감상하는 것과는 다르다. 여성은 남성의 이성으로서 그 아름다움이 감상되어야 한다. 여성은 입든 벗든 남성에게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꾸미는 것이 아닌가. 물론 사진으로만 봤지만「시폰」이나 다른 투명 헝겊의 투명의상은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보다 여자를 더욱「에로틱」하게 만든다. 여성의「에로틱·무드」는 불결하지만 않으면 남성에게 항상 더없이 흐뭇한 기분을 안겨준다. 그러면서 남성에게 좀더 매력 있게 보이려는 여성들의 노력을 느끼게 한다. 이런 노력을 가상하게 즐겁게 생각하지 않을 남성이 있을까. 이런 의상의 환상적이고「에로틱」한 분위기를 살려줄 사람·장소·때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설마「디자이너」가 속옷없이 알몸이 들여다 보이는 의상을 사무실이나 거리에서 입으라고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살롱·드라마」가 공연되는 아담한「살롱」에서 공연초야에 입고 나타날 여성「팬」이 있다면…. 아마도 도덕군자들은 이런「쇼킹」한 옷의 악영향을 논할 테지만 나는 아무때나 그리고 도처에서 입지만 않는다면 이런 작품은 예방주사처럼 유익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어차피 우리나라도「에로티시즘」을 받아들여야 할 처지인 모양이니 이렇게 꼭지를 따주고 우리 눈에 예방을 시켜주는 사람이 있는 것은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김정옥(金正鈺) 중앙대 교수·연출가> 입을 수 있는 자신 정말 없다, 언제 후회할는지 모르지만 「비키니·스타일」의 수영복이 처음 우리에게 소개되었을 때 난 아직 어린 학생이었다.『어마 저런 걸 창피하게 어떻게 입을까? 배꼽이 다 나왔잖아』하며 속으로 그런 옷을 입은 사람을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아버린 때가 있었다. 어쩌다 보니「패션·모델」이 되었고 난 지금「패션·모델」이 된 것이 무척 재미있다. 난 비틀거리는「패션·모델」이 되어「모델」들 전부를 욕되게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래도 나의「스커트」는 모두「미니」이고 가끔「패션·쇼」를 열 때는 너무 할 정도의「비키니·스타일」을 아무런 생각도 없이 입어내는 나를 어릴 때의 안경을 씌워서 객관적으로 보면 무척이나 비틀거리는 여자가 되어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대담한「누드·루크」또는 투명의상을 입어낼 수 있는 자신은 정말 없다. 그리고 그렇게 대담한 것은 남이 입은 것을 쳐다보고 눈을 즐기는 일로 끝내고 싶다. 지금 같아선「누드·루크」를 입지 않으면「모델」을 그만두라면 그만두겠다는 마음이다. 그래도 사람의 눈은 간사한 것이라 모두의 눈에 지금의「미니·루크」가 자연스럽듯「누드·루크」가 그렇게 자연스러워지면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말을 또다시『너무 어려서 바보 같은 소릴 했구나』하고 후회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럴 날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나의 심정이다. 하늘하늘하는 면사포같이 고운 옷감 사이로 또는 기하하적인 원형이나 굵은 밧줄로 얽어맨 사이사이에서 내비치는 여체는 어쩌면 여자인 내 눈으로 보아도 무척 아름다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못 생긴 다른 부분을 맨 몸의 노출로 시선을 분산시키는 마술사 같은 작용으로 감춰줄지도 모른다. <홍정임 패션·모델> 비틀거리는 것처럼 보기 싫어, 이런「놀라운 소식」이 없었으면 「누드·루크」라니 듣기만 해도 이상한 기분이다. 외국의「패션」잡지에서 사진으로 보기는 했지만 한국여성에게 그것을 입힌다니 있을 수 있는 일일까? 유행은(적어도 우리나라의 유행은) 입는 사람의 의도와는 동떨어져「디자이너」의 강요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그러므로「디자이너」는 자기가 입히는 대상의 체형이나 성격을 생각해 주어야겠다. 지난 봄에「매티니티·드레스」를「트라피즈·라인」으로 착각하고 강권하는 일부「디자이너」들 때문에 귀여운 여대생들이 임신복을 유행으로 알고 입었던 일이 기억난다. 원래 부끄럼 잘 타는 한국여성들이므로 그럴 리는 없겠지만 속옷 없이 비치는 옷을 입는 이「누드·루크」가 정말 유행이라도 한다면 어쩔 것인가. 이런 일이 제발 자주는 일어나지 말았으면 싶다. 이 작품의 발표자에게는 남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창의성과 용기에 대한 찬사만은 보내고 싶지만…. <김혜경(金惠敬) 연세대 가정대 교수> [ 선데이서울 68년 11/17 제1권 제9호 ]
  • 한국 최초로 누드·루크·쇼 마련하는「디자이너」

    한국 최초로 누드·루크·쇼 마련하는「디자이너」

    <말하는 분> 김비함(金毘含)씨 한국여성의 양장(洋裝)연령은 이제 겨우 20여년이다. 1년에 열 다섯 사람쯤의「디자이너」가 발표회를 갖는「패션」계의 실정은 그 어린 나이에 비하면 숙성한 걸까. 겨우 스무 살의 어린 나이지만 우리「패션」계에도 작품에「오리지널리티」를 주려는 몸부림은 있다. 12월초의 첫 발표를 앞두고「오리엔털·누드·루크」를 준비하는「디자이너」비함(毘含)여사의 변을 들어보자. “열등감 해소작전 펴겠다” 세 벌의 투명의상 만들어 혈색이 몹시 나쁘다. 며칠동안 의상제작과「보디·페인팅」의「패턴·디자인」에 몰두한 피로감 때문인가 보다. 세 벌의「누드·루크」의상 중 하나는「체인」이 6개 가슴에 매달려 안이 들여다 보이는「칵테일·드레스」, 또 하나는 앞은「타크」로 주름을 넣어 1cm폭의 투명 직선이「웨이스트」까지 내려오고 등은 완전한 투명인「롱·드레스」, 다른 하나는 전신에「보디·페인팅」을 하고「히프」이상을 완전히 투명하게 한「미니·드레스」. 모두 흑색(黑色). - 첫 번 발표회에 이처럼「쇼킹」한, 이를테면 벗기는 작품을 만드시는 특별한 이유라도…. 『내가「살롱」을 가지고 손님들의 옷을 만들기 시작한 지 벌써 2년 반이에요. 비록 장사이지만 이만큼 손님들의 몸을 소재로 하는 제작활동을 해왔으면 무슨 철학이든 나와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우리 여성들의 육체관을 이제 알아낸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나를 찾아 오는 손님,「모델」들 가운데 자기 몸에 대한「콤플렉스」를 갖지 않은 사람은 딱 2명 밖에는 못 보았습니다. 어떤 옷을 입고 어쩐지 어색해 보이는 사람. 그 사람은 반드시 그「디자인」의「키·포인트」가 되는 부분을 의식하고 또 거기「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이에요.』 -「미니·스커트」를 입고 치맛자락을 잡아 당기는 사람은 다리「콤플렉스」이겠네요. 『그렇죠. 다리가 고운 사람이 입은「미니·스커트」, 아주 예쁘잖아요?「콤플렉스」가 심한 사람의 옷은 만들기도 힘들어요. 대담한 것은 못 입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이「콤플렉스」를 없앨 수 있을까 늘 궁리하고 있었어요. 더러는 설득도 하고. 그런데 지난 가을「파리·콜렉션」에서「누드·루크」의 의상을 입은「모델」들은 절대로 B·B나「소피아·로렌」같은「글래머」는 아니더군요. 다리가 밉든 곱든, 가슴이 크든 작든, 생긴대로의 자기가 누구든 그 자신으로서는 최선의 모습이라고 난 생각해요. 가슴에 딱딱한「패드」넣고「히프」에는「거들」입고 하는 것 얼마나 불편합니까? 아, 이런 의상을 이번 발표회에 내놓아서 육체의「콤플렉스」해소 작전을 펴볼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더군요.「콤플렉스」가 있으면 입든 벗든 그 여성은 거북스럽고 추해요』 전신「페인팅」착상하고 전위미술인과 공동작업 - 그렇지만 살을 감추는 것이 동방예의지국인 우리나라 여성의 미덕이 아니겠어요? 『물론 그래요. 가리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렇게 할 수 있는「디자인」이 얼마든지 있지요.「노·슬리브」,「미니·스커트」로 좀 노출하고 싶은데 그것을 멋있게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걱정인 거죠. 그렇다고 서양사람들처럼 완전투명은 발표가 불가능할 것 같고 우선「모델」이「콤플렉스」없이 입어줄 수 있을지 의문이었죠.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보디·페인팅」입니다. 운이 좋아서 전위미술 동인인 정찬승(鄭燦昇)씨, 정강자(鄭江子)양을 만나게 됐죠』 -「페인팅」의「디자인」도 선생님이 하셨나요? 『전신에 칠한다는 착상은 제가 했어요.「디자인」은 셋이 같이 하고. 동양적으로 청결한「이미지」를 만들어 내려고 했던 것인데 그 점에서는 성공했어요』 「버스트」에는「데이지」모양의 은색, 녹색, 진달래색 꽃이 그려졌고 발에는 같은 꽃의「슬리퍼」를 그렸다. 그리고 하반신 전체에 녹색을 입혔는데 그처럼 식물적일 수가 없었다. 전혀「누드」의 느낌이 오지 않았다. 『발표된 것만 따진다면 몸 전체를 한 개의「모티브」로 다룬 전신「보디·페인팅」으로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그림이 모두 눈, 입술, 이파리 따위로 매우 구체적인 것밖에는 본 기억이 없거든요』 한국「패션」계엔「노·코멘트」“묵묵히 자기 일만 하겠다” -「액세서리」「디자인」도 직접 하신다는 소문 정말이에요? 『제가 원래 이대 미술과 출신이에요. 자수가 제 전공이었죠. 이번「모델」들에게 입힐 옷에 맞추어「액세서리」를 전부「오리지널」로 장만했어요. 놋과 구슬을 많이 썼습니다.「모티브」는 한국의 가구장식에서 얻었죠』 1959년에는 한국 최초의 추상자수전시회, 62년에는「액세서리」전시회를 가진 일이 있다. 목각의 단추며「펜던트」「벨트」들이 호평을 받았었다. - 다시「누드·루크·드레스」얘기인데요. 그것을 입고 갈 장소와 때를 어떻게 권하십니까. 『「시폰」이라는 옷감 자체가 평상복으로 입힐 수 없는 것이에요. 그러니까「파티·드레스」로 마련한 의상입니다. 허물없고 탈속한 친구들이 모이는 동인회「파티」같은 곳에서는 입을 수 있는 것이겠죠. 물론 발표회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옷이지 이런 옷이 보편화될 형편은 아닙니다. 소매만 투명한 동체에 안을 대서 입는 형식의 옷은 이미 입혀지고 있잖아요? 만일 안을 대고「파운데이션」을 벗어 버리는 것은「호스테스·드레스」로 가능하겠죠』 - 이「누드·루크」이외에 이번 발표회를 위해서 마련한 다른 작품의 얘기도 좀…. 『첫 발표회서만이 아니라「오리지널리티」가 없는 작품 발표회는 안하니만 못하다고 생각해요. 서양에도 동양에서「모티브」를 얻은 새「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이를테면「헴·라인」을 누르지 않는 것은 우리의 진솔옷과 같거든요. 이런 조그만 부분에서라도「모티브」를 한국 것으로 잡고 싶어요.「포멀·드레스」는 한국의 건축이 갖는 곡선을 살리고 싶은데「아리랑·드레스」와「이미지」가 다른게 나올 것도 같아요』 한국「패션」계로 화제를 돌리려 하자「코멘트」를 거부. 그것이 동업자간의「에티케트」라고 했다. 묵묵히 각기의 작의(作意)에만 충실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다른「디자이너」에게는 그들의 문제가 있을 것이다. 비함여사에게는 육체에 대한「콤플렉스」가 눈앞의 문제이다. 이번에 시도하는「오리엔털·누드·루크」가 여사의 문제를 풀어줄 수 있을까. 대담한「디자인」을 입어낼 숙녀가 느는 것은 즐거운 일일 수밖에 없으니 성공을 빌어야겠다. [ 선데이서울 68년 11/17 제1권 제9호 ]
  • 내「누드」는 예술작품의 재료

    내「누드」는 예술작품의 재료

    “왜 그렇게 신경쓰는지 모르겠다” 대구서 원예과 다니다 단신 상경 지난 봄『투명풍선과 누드』란「해프닝·쇼」에서「팬티」만 걸친「99%라(裸)」로「데뷔」- 일약 장안의 저명인사가 되어버린 정강자(鄭江子)양. 『왜 벗었다는데 그렇게 신경을 쓰는지 모르겠어요.「누드」자체가 하나의「오브제」(물체)로 쓰여지고 있을 뿐인데…』라면서 속안(俗眼)을 탓한다. 올해 26세. 대구산(産), 조숙하여 일찍이 여고시절부터「괴물」이란 칭호를 얻었다. 대구 효성여대 원예과를 1년쯤 다니다가『암만해도 그림 그리고 싶어 미칠 것 같아서』단신 가출- 홍대 서양화과로 적을 옮긴 것이「괴물회화-해프닝」에 발을 담그게까지 발전했다. 현재는 마포「아파트」근처 조촐한 2층을 전세 내어「미술연구소」를 개설,「먹는 일」과「자는 일」과「그리는 일」을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 이상이「괴물」정강자양의 신상조서 전부. 『「해프닝」이란 말하자면 표현방식과 재료의 해방이랄 수 있어요. 그러니까「누드」도 재료해방의 한 부산물일 뿐예요』라는 정양은, 『언제든지 내「누드」가 예술작품의 한 재료로 쓰여진다면 기꺼이 벗겠다』는 것. 유명해진 건 지난 봄「99%라(裸)」부터, 친오빠인 가수 남일해(南一海)는 이해깊어 정양의 이「파격적인 용기」는 67년 12월 가두「데모」까지 벌이고 연 청년작가연입전(聯立展)에 작품『「키스」해줘요』를 출품하면서 본격화했다.「포프」「오프」색채가 짙은 이 작품은「클로즈업」된 여인의 반쯤 버린 입속에 이빨 대신 색채간막이와「선·글라스」눈동자 등을 그려 넣은 것. 그러나 무엇보다도 정양을 유명하게 한 건 지난 5일「세시봉」에서 열린『투명풍선과 누드』에서「99%라(裸)」가 되면서부터이다. 『부끄럽지 않았다 하면 좀 여자답지 못하고 부끄러웠다면 예술이 망쳐지고…』하면서 정양은 애교 정도의 부끄러움 뿐이었음을 고백한다.「예술을 위해선 뭐든 할 수 있는」순교자적 용기가 정양의 가난한 재산목록 중 가장 으뜸가는 것이라고나 할까? 한때는 신촌 부근에서 지하실을 빌어 꼭 석 달 동안「지하여장군」생활도-.「괴짜」취미 때문이냐고 물으니까 그게 아니라「돈이 없어서」란다. 현재의「그럴듯한」「아틀리에」를 갖게 된 데는 바로 웃오빠가 되는 가수 남일해씨의 물질적 정신적 도움이 컸다고. 4남 1녀 중 넷째가 되는 정양은 자신의 말을 빌면「정신적인 고아」인데 그래도 가장 자기를 이해해주려고 노력하는 오빠가 남일해씨라는 것.(그러니까 남일해씨의 이름은 예명. 본성은 정(鄭)씨이다.) 그래서 남일해씨가 준 10만원 중 5만원 보증금에 8천원의 월세로 마포에「아틀리에」를 마련, 10명의 국·중·고생들에게 미술지도, 월수 1만 5천원 ~ 2만원을 얻고 있다. 남은 돈 5만원으로는 작품 2점을 완성하고. “평생 결혼은 안 하겠다” 하루 담배 1갑의 골초 『오빠한텐 전세 10만원이라고 하고 받아냈는데 그 얘기 쓰면 큰일 나요』하는 정양은 별로 큰일 날 것 같지도 않은 표정이다. 가지고 있는 옷은 10여 점 뿐.『옷 살 돈 있으면 작품 하나 더 하겠다』는 정양은「슬랙스」를 무척 즐겨입고 머리엔「스카프」를 잘 쓴다.「시몬느·시뇨레」「아구크·에메」「마리네·디트리히」등이 좋다는 정양은「프랑스」영화「팬」이기도 하다. 애인은 없지만 남자친구는 많다는 정양은『일생 결혼은 안 할 생각』이며 하루 담배 1갑을 피우는 골초. 술은 많이 못하지만「마신다는 분위기가 좋아서」명동의「은성」엘 1주일이면 두어 번 들르는 정도이고 가장 좋아하는「슬로·진」은 상대가 남성이고 얘기가 통하며 멋이 있으면 밤이 새도록 마셔 줄 용의가 있노란다. [ 선데이서울 68년 11/17 제1권 제9호 ]
  • 백화점 ‘가격파괴’ 무한경쟁

    백화점 ‘가격파괴’ 무한경쟁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 등 백화점들이 1일부터 일제히 여름 정기세일에 들어간다.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 명품관·삼성플라자는 오는 17일까지, 갤러리아백화점 콩코스·수원점, 경방필백화점, 그랜드백화점 일산·수원 영통점은 하루 뒤인 18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정기세일 참여율은 백화점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롯데의 경우 85%, 신세계 85%, 현대 88%, 갤러리아가 점포별 80∼85%로 예년보다 높은 편이다. 롯데의 상품군별 참여율은 신사정장이 95%로 가장 높고 여성정장 85%, 아동스포츠와 여성캐주얼이 각각 76% 및 72%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 ‘가격인하´ 크게 늘어 세일의 특징은 예년에 비해 해외 유명 브랜드의 가격인하(세일기간이 끝나면 정상가로 회복되는 세일과는 달리, 인하된 가격으로 계속 판매)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주요 가격인하 브랜드는 훌라가 30∼50%로 가장 높고 구찌·세린느·펜디·페라가모·보테가베네타·YSL이 30%, 에트로(핸드백 제외)·테스토니·케이트스페이드·롱샴 등이 20∼30%이다. 세일률이 30%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브랜드는 에스카다(40%, 스포츠), 아스트라·김영주·캘러웨이·트루사루디·무브먼트(30%, 스포츠), 카운테스마라·아쿠아스큐텀·닥스·니나리찌·파코라반(넥타이), 아이그너·겐조·베르사체·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아르마니(의류), 타미진·미스식스티(유니섹스), 크렌시아·아나카프리·미아오(멀티캐주얼), 국제·우단·동우(모피), 프로스펙스·아식스·르까프(스포츠의류)·나이키(스포츠의류·신발), 키친아트·퀸센스·풍년·삼미·백산(주방), 손석화·이동수·클리오·이광희·디젤·게스(여성의류), 갤럭시·로가디스·캠브리지·케네스콜(남성의류), 크리스천 디오르·게스 키즈(아동의류)·나인웨스트·발레베르데(구두)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백화점들은 다양한 할인·행사를 마련, 침체된 소비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롯데는 세일기간내 ‘골든벨 상품전’·‘다다익선 상품전’·‘상반기 히트 원피스 균일가전’을 진행한다. 10일까지 펼쳐지는 ‘골든벨 상품전’에서는 수영복·티셔츠·반바지·원피스·미니스커트·대자리·선풍기 등 여름 인기품목을 정상가보다 50∼80% 할인한 파격적인 가격으로 선보인다. ●이색 이벤트로 고객 발길잡기 안간힘 ‘다다익선 상품전’은 17일까지 티셔츠+반바지, 재킷+원피스, 비치수영복+아동수영복, 넥타이+넥타이 등 2개 상품을 묶은 패키지 상품을 40∼70%나 인하해 내놓는다.‘상반기 히트 원피스 균일가전’은 5일까지 본점·잠실점·영등포점에서만 진행하는데, 리넨(마)·시폰(하늘하늘하게 얇은 천)·데님(청바지)·코튼(면) 등 올 상반기 인기소재 원피스를 40∼60% 깎아 출시한다. 신세계는 세일기간에 ‘누드상품전’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여성패션·남성의류·잡화 등의 품목에 대해 최고 60%까지 할인 판매한다. 브랜드별로 한정 수량을 판매하는 행사여서 세일 초반에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본점은 4∼7일 ‘여름 디자이너 뷰틱 대전’, 강남점은 7일까지 ‘서머 선글라스 페스티벌’·6∼10일 ‘남성 바겐세일 특종 상품전’ 등도 각각 곁들인다. 현대는 세일기간내내 매일 오후 6시 50% 이상 할인된 상품을 선보이는 ‘6시에 만나요(압구정 본점)’, 네잎 클로버가 붙은 상품을 초특가로 판매하는 ‘클로버 상품전(신촌점)’을 비롯해 점포별로 ‘타임세일’(특정 시간에 짧은 시간동안 초특가로 판매),‘특정 숫자 균일가’ 행사 등을 진행한다. 갤러리아백화점도 같은 기간 ‘수영복 초대전(콩코스점)’·‘바캉스용품 제안전(콩코스점)’·‘익스트림 스포츠초대전(콩코스점)’, 신사 매장에서 해당 브랜드에 한해 일별 선착순 5명에게 세일가에 추가 10% 할인 서비스를 시행하는 ‘선착순 세일+추가세일 10% 할인(3일까지, 수원점)’, 이월상품을 50∼60% 할인 판매하는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 초대전(4일까지, 명품관 웨스트)’·‘비비안웨스트우드가방 특가전(8∼11일, 명품관 웨스트)’을 마련했다. ●50~70% 할인판매 미끼 상품 노릴만 우인호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 판매촉진팀장은 “아직까지 소비심리가 침체된 상태이지만 주 5일 근무제 실시와 무더위가 지속됨에 따라 여름상품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타임세일’과 보통 이월상품 등을 50∼70% 할인 판매하는 ‘미끼상품’을 노리는 것도 알뜰 쇼핑을 하는 노하우”라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할인점들도 맞불작전 롯데마트 등 할인점들도 ‘맞대응’ 세일에 나선다. 백화점들이 일제히 여름 정기세일에 들어감에 따라 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리려는 소비자들을 잡아두기 위해서다. 롯데마트는 10일까지 상반기 히트상품 및 가공식품 40여종, 생활용품 40여종, 신선식품 30여종 등 모두 110여종의 매출 상위 품목을 선정해 최고 50% 할인 판매하는 ‘상반기 할인점 히트상품 총결산전’을 진행한다. 농협 하나로클럽도 같은기간 ‘더위탈출 파격가전’을 열고 인기 농축수산물을 20∼30% 할인 판매한다. 지리산 청매실·비트·노블레 올리브유·영암 보리차·금산 인삼주·내린천 두부 등의 품목에 대해 한개 사면 한개를 덤으로 주는 ‘1+1’행사를 실시한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13일까지 여름철 생필품을 최고 50% 할인 판매하는 ‘최고 50% 할인전’, 에어컨 스탠드형을 구매할 때 판매가에서 5% 할인된 금액에 추가로 5만원을 에누리해 주는 등의 ‘가전 빅추가 증정 행사’, 똑같은 상품을 2개 구매하면 30∼4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2개 구매시 1000원/2000원전’을 마련했다. 그랜드마트도 17일까지 여름 시즌상품 및 최고 인기상품을 선정해 최고 50%까지 인하된 가격으로 내놓는 ‘세일보다 저렴한 가격파괴전’을 실시한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임해리의 色色남녀] 자보고 잡아라

    몇 년 전에 성인 사이트에서 조사한 설문지 중 이런 것이 있었다. 첫 경험은 언제가 적당할까라는 질문에 ‘당연히 결혼할 때’가 29%가 되었다. 그런가 하면 속 궁합이 안 맞을까 걱정된다는 것은 18%가 되었다. 한편 결혼 후 다른 남자와 섹스를 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여성은 43%가 되었다. 성에 대한 가치관은 시대와 사회에 따라 변화하며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청소년기를 보낼 때만 해도 여성의 처녀막은 목숨과도 같은 것이라고 교육받았다. 그런 가부장적 남성우위의 이데올로기 덕분에 목숨을 끊은 내 친구도 있고, 억지로 성관계를 하여 자포자기로 결혼한 친구도 있고, 마흔이 넘도록 사랑하는 ‘님’을 못 만나 순결을 사수하는 친구도 있다. 애정 없이 결혼을 한 그 친구는 평생을 분노와 우울증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말로 짠한 인간들은 서른 다섯을 넘기면서도 독하게 ‘수도(修道)’생활하는 친구들이다. 그렇다고 그녀들이 남자에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며 섹스에 대한 유머는 눈을 반짝이며 듣기도 한다. 문제는 그녀들에 머릿속에 파편처럼 박여있는 성에 대한 무지와 편견 이데올로기에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내 친구의 후배가 고민하는 얘기를 들었다.28살인 그녀는 보수적인 가정에서 성장하였는데 남자와 교제한 지 1년 만에 첫 관계를 가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 후로 여러 번 섹스를 했는데 느낌이 상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로맨틱하지도 않고 뭐 황홀하다든지 그런 것도 없어서 굉장히 실망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그녀의 고민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사실은…. 저기요…. 얼마 전에 초딩 동창회에 갔었는데요…. 거기서 내 짝꿍을 만났거든요…그랬는데….” 그러고는 잠시 말을 끊었다. 내 친구(본인은 남자 물건 구경도 못하고 늙어 가고 있다)가 답답하다고 독촉을 하는 사이 그녀는 한숨을 푹푹 내쉬는 것이었다. 내가 그랬다. “그러니까 그 짝꿍과 어린 시절 추억을 나누다가 술도 한 잔 먹고 어쩌고저쩌고 하다가 사고 쳤다는 것 아니니? 뭐 할 수 없지. 쓸데없이 너무 자책하지 마!” 그랬는데 그녀의 말이 걸작이었다.“그게 아니고요. 글쎄…. 그 애와 해보니까 너무 다르더라구요. 너무 자상하고 부드럽게 기분을 맞춰주는데 진짜 내 몸이 붕붕 떠다니는 걸 느꼈다니까요! 아, 어쩜 좋을지 모르겠어요….” 그녀는 그 후 결혼하려던 남자와는 같이 있기도 어색하고 만나기도 부담스럽다고 토로하였다.“제가 이러면 안 되는 줄 알지만 그 남자와 결혼할 생각을 하면 앞날이 아득하게 느껴져요. 아마 그래서 다들 성생활이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나는 그녀가 결혼하려던 남자에 대해 꼬치꼬치 물어 보았다. 내가 보기에 그녀는 남자의 성적인 능력보다 그 태도에 더 실망을 했던 것 같다. 그녀는 티코를 타다가 벤츠를 타 보니 눈이 확 떠지는 것이었다. 남녀가 누드로 서로 얘기를 하고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그런 과정 속에서 서로를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핸드폰을 사고 옷을 사더라도 꼼꼼히 살펴보고 따지면서 연애나 결혼은 대충 운명에 몸을 맡기는 사람들이 있다. 무엇이 더 중요한 일일까? 섹스는 연애의 절정이 아니라 시작에 있는 것이다. 성칼럼니스트 sung6023@kornet..net
  • 軍 ‘알몸 인권유린’ 만연

    벌거벗은 군인들의 사진 수십장을 한 시민단체가 공개했다. 군이나 경찰은 인터넷 등에서 알몸사진이 한두 장씩 드러날 때마다 ‘장난수준’ ‘자발적 촬영’이라고 해명해 왔지만 알몸사진이 대량으로 공개됨에 따라 군·경의 해명과 달리 이런 가혹행위가 만연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인 인권실천시민연대는 29일 군인들의 전신 나체사진과 하반신 나체사진, 속옷만 입은 사진 등 각종 누드 장면이 찍힌 알몸사진 88장을 공개했다.가장 흔한 유형은 장병들이 알몸으로 얼차려를 받고 있는 사진으로, 연병장 가득 열을 지어 소위 쪼그려 뛰기를 하고 있는 모습부터 내무반에서 대여섯명이 얼차려를 받고 있는 모습까지 다양했다. 눈이 쌓인 혹한기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얼차려를 받고 있는 사진도 많았으며, 개펄에서 전신이 흙투성이가 됐거나 소변기 또는 흙탕물에 속칭 ‘원산폭격’을 하는 사진도 눈에 띄었다. 병사들이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는 사진도 일부 있지만 후임병으로 추정되는 병사가 옷을 벗고 난처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사진도 상당수 있었다. 선임병으로 보이는 한 병사가 후임병으로 보이는 병사의 팬티를 내리며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고 있는 가운데 ‘당하는’ 병사는 모멸감이 섞인 괴로운 표정을 짓는 사진도 있다. 병사들이 소변을 보거나 단체로 샤워를 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도 얼차려 장면과 더불어 다수를 차지했다. 이밖에 알몸에 탄띠만 두른 사진, 한 장병의 엉덩이에 치약으로 낙서를 해놓은 사진 등 다소 엽기적인 사진도 있었다. 사진 중에는 ‘스마일 표시’나 모자이크 처리로 ‘중요부위’를 가린 사진도 꽤 있고 ‘후임들아 미안하다 -선임-’ ‘안되는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 ‘이럼 곤란한데…’ 등 문구가 적힌 사진도 발견됐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명백한 범죄와 인권유린에 해당하는 일들이 만연해 있는데도 이를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군대문화가 더 문제”라면서 “군은 알몸 사진을 철저히 조사해 국민에게 더는 군대의 부끄러운 면을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 性가시게 군 바바리 노인

    등굣길 여중생들을 상대로 누드쇼(?)를 벌이던 50대 후반의 ‘바바리맨’이 부산 지역에 시범 배치된 스쿨 폴리스에 붙잡혔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여학생 수십명을 앞에 두고 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한 김모(58)씨를 공연음란죄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모(58)씨는 지난 22일 오전 8시쯤 부산 북구 덕천동 A여자중학교 근처에 있는 모 아파트 앞에서 여중생 수십여명이 보는 가운데 바지를 내리고 성기를 흔드는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놀란 여학생들은 올해 학교에 배치된 스쿨 폴리스들에게 “학교 앞에 변태가 나타났어요. 빨리 와주세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스쿨 폴리스 이세근(62·전직 경찰)씨와 이창식(67·전직 교사)씨는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500여m 추격한 뒤 격투 끝에 김씨를 붙잡았다. 이 과정에서 이세근씨는 오른손 손바닥이 찢어지는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 (7)

    사연 : 누드 보는 고교생 아들, 불량해진 게 아닐까요 저의 외아들은 올해 16세의 고등학생입니다. 지금 같아서는 성격이 쾌활하고 공부는 보통보다 상(上),「스포츠」도 몇 가지 취미로 하고 있는 데다가 친구들도 모두 집안이 좋고 어른들에게 사근사근한 모범소년입니다. 누이도 없이 자란 외아들이어서 어떨까 싶어 가끔 교회의 학생회(남녀)를 집에 초대하는 정도로 여학생 교제를 허락하고 있어요. 그런데 몇 달 전부터 저에게는 심각한 고민이 생겼습니다. 얘가 글쎄「누드」가 실린 잡지나 책을 탐독하는 것을 알아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서재에서 그 애가 훔쳐다 보는 명화집을 열어보니 맨 나체화예요. 요즘은 또 아버지가 하 오시는 어른 잡지(물론 그 중에는 선데이서울도 끼어 있음)를 열심히 보는군요. 아이가 갑자기 불량소년으로 변신한 것 같아 견딜 수가 없습니다. <서울 정릉 김(金)> 의견 : 강압적으로 막지 말고 자꾸 사주는 것이 좋아 애지중지 곱게 키운 외아드님에 대한 그런 걱정은 어머니로서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어느 틈에 여자의 나체사진을 보고 싶어 하는 나이가 되었구나 싶어서 아마 퍽 놀라셨겠죠. 그러나 벌써 열 여섯 살이라니 자기 일은 자기가 하고 싶어할 나이입니다. 강압적으로 금서(禁書)목록을 제시하거나 책을 압수해 버리려 들지는 마셔요. 아드님 같은 모범소년이 반항적인 소위 불량소년으로 변하는 첩경은 바로 어른의 강압적인 명령이니까요. 아무「힌트」도 주지 말고 당신이 원하시는 양서를 자꾸 사주시는 길 밖에는 없을 것 같군요. 그리고 한 가지 김부인, 성범죄나 폭력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춘화도 같은 것을 즐기는 층이 아닙니다. 오히려 외설물을 즐기는 층은 건전한 상식인이라고 미국의 심리학자「데오도어·루빈」박사가 말하고 있으니 이 일 한 가지 때문에 아드님의 불량성을 걱정하는 것은 기우가 아닐까요. <Q> [ 선데이서울 68년 11/3 제1권 제7호 ]
  • [현대미술의 향수] (3)클림트가 그려낸 ‘벌거벗은 진실’

    [현대미술의 향수] (3)클림트가 그려낸 ‘벌거벗은 진실’

    오스트리아에서는 클림트의 작품을 손쉽게 접하게 된다.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만이 아니라 마치 오스트리아 ‘공식상표’인양 갖가지 복제화와 상품의 형태로 전세계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빈의 레오폴드 미술관에서 열린 (벌거벗은 진실)전을 계기로 그의 여성적이고 관능적인 작품세계가 사람들에게 주는 기쁨의 의미를 찾아본다. #1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작품 중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키스)(1907-8)는 굳게 포옹하고 있는 연인의 모습이 커다란 정사각형의 화면을 가득 채운 그림이다. 연인을 다룬 그림이야 미술사 속에 넘치도록 많지만,(키스)의 연인은 특별하다. 비잔틴 모자이크에서 신성함의 표지였던 황금빛 반짝임이 여기서는 에로틱한 황홀경의 시각적 표현이 되었고, 평범할 수도 있었을 연인의 결합이 거의 신성에 버금가는 가치를 획득한다. 서로 다른 두 존재가 근원적 합일을 통해 영원한 화해와 조화의 세계에 도달한다는 메시지는 정치, 사회, 문화의 격변기였던 클림트의 시대는 물론이고, 모든 것이 분절되고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까지 그의 작품이 국적과 연령을 초월하여 사랑 받는 까닭일 것이다. ●클림트는 오스트리아의 회화적 자부심 지금 빈의 레오폴드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벌거벗은 진실)(5월13일-8월22일)전은 클림트가 활동했던 1900년 무렵의 오스트리아 회화와 드로잉 180여 점을 전시한 대규모 전시이다. 큐레이터 토비아스 나터의 전시 기획안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쉬른 미술관에서 받아들여 준비하면서 레오폴드 미술관이 합류했다. 두 미술관이 오랜 준비단계를 거쳐 유럽 각국은 물론이고 미국, 일본의 미술관과 개인소장자들의 도움으로 준비한 작품들은 먼저 쉬른 미술관에서 성황리에 전시를 마치고(1월28일-4월24일), 레오폴드 미술관으로 옮겨왔다. 레오폴드 미술관의 넓은 지하전시장에 7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전시된 작품들은 마치 전체 주제를 한 눈에 보여주려는 듯 긴밀한 짜임새로 구성되어 전시 기획자들의 세심함이 두드러진 전시였다. ‘클림트, 실레, 코코슈카, 그리고 다른 스캔들’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전시의 출발점은 클림트이다. 클림트는 오스트리아의 회화적 자부심과 결부된다. 빈 근교에서 태어나 계속 빈에서 교육받고 활동한 그가 파리, 로마 등에서 인정받고 국제적 명성을 획득한 덕분이다. 모차르트, 슈트라우스, 쇤베르크 등 걸출한 음악가를 배출한 오스트리아는 무엇보다 ‘음악의 나라’이고, 미술 장르 중에서는 건축 쪽이 강세를 보인다. 적어도 클림트 이전의 오스트리아 회화는 국제적 흐름과는 단절된 채 과거의 영광과 전통을 되뇌는데 급급한 수준이었다. 물론 클림트가 국제적 명성만으로 오스트리아 대표화가의 역할을 얻은 것은 아니다. ●자위·임신등 금기로 여기던 소재 끌어내 1897년 클림트를 중심으로 젊은 예술가들이 결성한 빈 분리파는 오스트리아 미술이 자기만족의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술전통을 추구함으로써 현재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근간이 되었다. (벌거벗은 진실)이라는 전시 제목도 위선적인 치장에 가려진 ‘진실’을 벌거벗은 여인으로 형상화한 클림트의 (누다 베리타스)(1899)에서 따온 것이다.‘인간의 벗은 몸’과 ‘공적인 전시공간’을 중심으로 1900년대 보수적인 빈 사회의 권위에 도전했던 젊은 예술가들의 반항과 그들을 향한 당시 사람들의 거센 비난에 초점을 맞춘 전시에 잘 어울리는 제목이다. 전시작품들도 성과 욕망, 동성애, 자위, 임신, 어린 소녀의 누드 등 당시의 도덕관이 금기로 여기던 소재를 내세운 것들이다. 그 중에는 상대적으로 허용의 폭이 넓어진 오늘날 볼 때 그리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는 작품들도 있지만, 몇몇 작품들, 특히 클림트의 에로틱 드로잉이나 실레를 감옥에까지 가게 했던 에로틱 수채화와 드로잉들은 아직도 전시실이 아닌 공공 장소에 걸어두거나 전시 포스터로 사용하기 힘든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에서 특이한 점은 1층 중앙홀에 클림트의 그림 세 점을 복제하여 걸어둔 일이었다.1894년 국가의 주문으로 클림트가 제작에 착수한 이 그림들은 스케치 단계에서부터 거의 10년간 오스트리아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격렬한 논쟁을 불러 이후 빈의 미술흐름을 바꿔놓았다고 평가된다. 원작은 1945년에 소실되어 흑백사진자료로만 남았는데, 이 그림들이 흑백이긴 하지만 실제 크기로 복제되어 함께 전시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불에 타서 망각 속으로 사라진 그림을 굳이 전시장으로 불러들인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또 다른 망각을 지적하기 위함이다. 클림트, 실레, 코코슈카 등이 오스트리아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사랑 받게 되면서 그들의 작품이 불러일으켰던 사회적 논쟁과 갈등이 잊혀지고 있는 것이다. 레오폴드 미술관에서는 (벌거벗은 진실)전과 별도로,1층 전시장에서 방대한 소장품 중 선별한 작품들로 (1900년대의 빈)전(3월25일-8월30일)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소장품이었다가 최근 레오폴드 미술관이 소장하게 된 클림트의 (죽음과 삶)(1916), 그의 풍경화들, 콜로만 모저, 요제프 호프만, 오토 바그너 등 빈 분리파와 빈 공방 주역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1900년대의 빈)전까지 둘러보고 전시장을 나서자 마치 100년 전의 세계에서 순식간에 현재로 뽑혀온 듯 현기증이 난다. 우화와 신화의 베일을 벗기고 꾸밈없는 진실을 드러내고자 했던 클림트와 불멸의 반짝임 속에 꿈결같은 충만의 세계를 보여주었던 클림트 사이의 간극 역시 이 현기증을 더해준다. 하지만 클림트 작품의 매력은 바로 이 간극 속에 있다. 헐벗은 현실에 대한 자각과 불만이야말로 조화로운 구원의 세계를 더 갈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갈망은 어떻게 성취되는가. 바로 예술과 사랑의 만남을 통해서, 클림트 식으로는 ‘전 세계를 위한 키스’를 통해서. #2●빈의 이질적 건물 대화나누듯 마주서 빈은 신기한 도시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루프레흐츠 성당, 고딕 양식의 슈테판 성당, 바로크 양식의 칼스 성당 등의 역사적인 건축물, 유겐트스틸의 선두주자 오토 바그너의 기하학적 건물들, 장식과잉의 역사주의 건축에 반발한 아돌프 로스의 금욕적인 건물들이 시내곳곳에 뒤섞여 있다. 물론 웬만한 유럽도시는 다양한 양식의 건물이 혼재하기 마련이지만, 빈에서는 유독 서로 이질적인 건물들이 대화라도 나누는 듯 마주보고 있다. (벌거벗은 진실)전에서 1900년대 가장 소란스러웠던 건축스캔들의 사례로 다루었던 로스의 ‘벌거벗은 건물’은 황제가 생활하는 화려한 왕궁에서 내다보이는 곳에 지어졌다. 두 건물은 지금도 서로를 비난하고 있을 것이다. 한편 1985년에는 빈의 상징 성 슈테판 대성당 바로 앞에 한스 홀라인의 하스하우스가 들어섰다. 현대판 성채 같은 하스하우스의 유리로 된 전면에 성 슈테판 대성당이 비치는 광경을 보면 마치 현대의 신(하스하우스 안에는 쇼핑센터와 식당, 카페 등이 있다)과 과거의 신이 서로 의지하면서 다독이는 느낌이 든다. 이질적인 두 건물이 마주보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빈의 명물이 되어 더 많은 사람이 몰려들지 않는가. 바로 이런 도시이기에 훈데르트바서 같은 건축가가 태어날 수 있었나보다. 바르셀로나가 가우디를 배출했다면 빈에는 훈데르트바서가 있다. 서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훈데르트바서하우스(1985)와 쿤스트뮤지엄빈(1991)을 찾았다. 공동주택이어서 거주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바깥에서만 봐야하는 훈데르트바서하우스와 달리 쿤스트뮤지엄빈은 화가이기도 한 훈데르트바서의 환상적인 회화작품들이 상설 전시되어 있어 여러모로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가장 흥미로운 작품은 건물에 대한 통념을 여지없이 깨뜨리는 미술관 건물 자체이다. 제각기 다른 모양의 창틀, 건물 곳곳에 넘쳐나는 알록달록한 색채, 다양한 곡선을 만들며 점점이 박힌 서로 다른 크기의 총천연색 타일, 그리고 가장 놀라운 부분인데 벽도 바닥도 천장도 모두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동화의 세계나 아이의 꿈속에서 꺼내다 찌그러진 성 같기도 하고 서툰 요리사가 망쳐놓은 화려한 케이크 같기도 하다. 이런 건물은 자연에는 직선이 없으며 인간은 이 땅의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살아가야 한다는 신념에서 나왔다. 그래서 훈데르트바서의 건물은 그 자체가 화려한 꽃밭인가 보다. 이건 비유적인 의미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건물 지붕에 잔디를 깔고 나무를 심어 정원으로 꾸몄고, 건물 안에도 자연을 형상화한 타일모자이크 뿐 아니라 실제 자연을 끌어들였다. 이 자연에는 나무와 물, 그리고 아이들이 포함된다. 쿤스트뮤지엄빈의 또 하나 특이한 점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주눅들고 긴장해야하는 공간이 아니라 편안하게 머물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된 미술관을 보면, 건축가의 철학이 건물 외관뿐 아니라 그 운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문명주의자에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훈데르트바서의 건물은 다른 형태의 대화를 꿈꾼다. 다른 건물과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대화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이 대화는 어쩌면 생활과 예술의 결합을 추구했던 빈 분리파와 빈 공방의 의지를 확장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신성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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