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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뱅크] 학교소식

    ●초등·중학생 선착순 모집 대안학교인 간디학교(gandhischool.net)에서 올겨울방학을 맞아 계절학교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계절학교는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간디학교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경남 산청 지리산 자락에 있는 간디학교 교정에서 5박6일간 펼쳐진다. 학생들은 일주일 동안 농사와 음식 만들기, 숲과 친구되기, 목공, 수화 배우기, 뮤지컬, 풍물, 등산, 우리꽃 공부, 별자리 공부, 연극, 민속놀이 등을 경험하게 된다. 기간은 ▲중등 1기 12월30일∼내년 1월4일▲중등 2기 내년 1월7∼12일▲초등1기 내년 1월16∼21일▲초등2기 내년 1월24∼29일이다. 모집 인원은 초등과 중등이 각 60명,45명이며 참가비는 23만원이다. 초등학생 3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참가할 수 있다. 선착순 모집.(055)973-2191,011-9441-4205. ●내일 강남어린이 토론대회 10일(수)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동초등학교에서 ‘제5회 강남 어린이 토의·토론대회’가 열린다. 강남교육청의 특색 사업의 하나로 열리는 이 대회에는 지구별 예선대회를 통과한 10개교에서 30명이 참가해 토론 실력을 겨루게 된다. ●남부교원 미술작품 전시회 서울 남부교육청은 15일(월)∼19일(금) 금천구 금천구민 문화체육센터 금천갤러리에서 ‘제1회 남부교원미술작품전시회’를 개최한다. 관내 초등·중학교 교원 40명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서울교육연수원서 뮤직콘서트 서울 리라컴퓨터고는 12일(금) 오후 6시 서울 방배동 서울교육연수원 강당에서 ‘2004 리라 뮤직콘서트’를 연다.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1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는 자리로 뮤직비디오 상영과 록 밴드 공연을 펼친다. 선착순 입장. 무료. ●10일 특수학교 학예발표회 2004 특수학교 종합학예발표회가 10일(수) 오후 2시 서울 방배동 서울교육연수원 대강당에서 열린다.‘아름다운 도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서울 시내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는 시각·청각장애, 정신지체, 지체부자유, 정서장애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 등 270여명이 출연해 실력을 선보인다. 주몽학교의 휠체어댄스를 비롯해 서울농학교의 부채춤, 밀알학교의 핸드벨연주 등 10여개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고1·2학년 연합학력평가 경기도교육청은 9일(화) 전국 고1·2학년을 대상으로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실시한다. 고1은 전국 1686개교에서 49만 733명이, 고2는 1736개교에서 49만 1322명이 치른다. ●고3 격려 브라스밴드 공연 지난 2일 점심시간에 건대부고 교정에서 고3학생을 위한 브라스밴드의 깜짝 라이브 공연이 펼쳐졌다. 수능을 앞두고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고3 수험생들을 위한 공연이었다. 무대와 객석도 없이 교정 한복판에서 깜짝 공연을 펼친 밴드는 서울퓨전오케스트라 소속 여성 금관 5인조인 ‘부니’(BOONI)였다. 점심식사를 마친 학생들은 언니·누나들의 신나는 퓨전 음악 공연에 모처럼 웃음꽂을 피웠다. 이 학교 오성삼 교장은 “시험이 다가오면서 점심을 먹을 때조차 긴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의 안정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공연을 마련했다.”면서 “앞으로도 점심시간을 활용한 야외 음악회를 마련해 학생들의 머리를 식혀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결혼이야기]김병수(28·페어차일드 코리아 반도체) 이윤영(28·주부)

    [결혼이야기]김병수(28·페어차일드 코리아 반도체) 이윤영(28·주부)

    1996년에 처음 만났습니다. 둘 다 대학 신입생이었을 때였죠. 저는 재수를 했고 아내는 다른 대학을 다니다 다시 들어온 탓에 둘다 늦깎이였습니다. 한 해 차이지만 왠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들어온 친구들과는 우리 둘 다 서먹했죠. 이런 공통점 때문인지 우리는 어렵지 않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생일이 빨라 한 해 빨리 학교에 들어간 아내를 저는 ‘누나’라고 부르며 다른 친구들과 함께 어울렸습니다. 인연이 되려고 그랬는지 뒤에 알고 보니 ‘누나’는 초등학교 선배이기도 해서 더욱 더 친해질 수 있었죠. 하지만 이때까지 제가 느꼈던 감정은 그저 마음씨 착하게 주위 사람들을 잘 챙겨주는 그냥 ‘친누나’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특별한 계기는 없었어요. 단지 가랑비에 옷이 젖듯 시간이 지날수록 ‘누나’는 단순한 친구라기보다는 제가 아껴주고 보호해 주어야 할 상대가 되어 갔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만남은 잠시 시간을 접어둬야만 했습니다. 조심스레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감정이 싹틀 무렵 1학기가 끝나고 여름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다른 대학으로 가기로 결심하고 아내와 같이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었습니다. 즐거웠던 추억들을 마음 속에 담아둔 채 돌아설 수밖에 없었죠. 결국 다른 학교에 입학한 저는 또 새로운 학교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지기 위해 애썼고 각자의 생활에 바쁜 관계로 그 뒤 2년동안 우리는 서로에 대해 생각할 여유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정신차려 보니 저는 입영열차 창문에 비친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죠. 대부분의 예비역은 아시겠지만 군에 가면 정신없는 훈련 생활만 있는 것은 아니지요. 시간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아주 짧은 시간의 짬이 나도 자기 인생을 천천히 돌아보는 기회를 자주 갖게 된답니다. 저도 제 아내와 1996년 봄에 함께했던 3개월 동안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었는지를 알 수 있었고, 당시 느꼈던 감정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역한 직후 전 바로 제 아내의 연락처를 수소문했습니다.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녀의 연락처는 제 마음을 태웠죠. 결국 2년이 흐른 2002년이 되어서야 그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바로 그녀에게 프러포즈했고 2년 뒤 우리는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우리의 사랑을 은은한 국화향에 비교하고 싶습니다. 오랜시간 신중하게 함께한 우리의 사랑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국화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이 축하해 주시고 예쁘게 잘 사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공간을 빌려 결혼식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우선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김병수(28·페어차일드 코리아 반도체) 이윤영(28·주부)
  • ‘카지노 대부’ 전락원 회장 타계

    ‘카지노 대부’로 불렸던 전락원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이 3일 지병으로 타계했다.77세. 고 전 회장은 서울 워커힐 호텔에 세워진 국내 최초의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1973년 관광공사로부터 인수, 이를 기반으로 호텔과 면세점, 건설 등 관광·레저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지금의 파라다이스그룹을 일궈냈다. 파라다이스 그룹은 현재 11개 영리법인과 5개 비영리법인을 두고 있으며, 연간 매출은 6000여억원, 전체 종업원은 3000명 가량이다. 그는 계원조형예술대학과 계원예고를 설립해 예술 교육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또 파라다이스 문화재단과 파라다이스 복지재단 등 비영리 법인을 통해 사회사업에도 앞장섰다. 누나인 소설가 전숙희씨를 통해 문인들의 문학활동에도 적지않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회장은 1978년부터 5년간 한국스키협회장으로 재임하면서 국내 스포츠 발전에 기여했다. 또 케냐 명예총영사로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민간 외교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고인은 이같은 공로로 1988년 정부로부터 사회발전유공포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전필립 ㈜파라다이스 부회장과 원미, 지혜씨 등 1남 2녀. 발인은 6일 오전 7시30분 서울아산병원. 영결식은 같은 날 오전 9시 경기도 의왕시 계원조형예술대학 우경예술관에서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장지는 경기도 광주 선영.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박근혜 “동생 결혼한다니 눈물 나”

    “오늘만큼은 모든 걸 다 잊고 동생 결혼을 축하해주고 싶습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3일 오전 0시38분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올렸다. 동생 지만(46)씨의 결혼을 축하하는 마음을 실었다. 박 대표는 “동생이 부모님을 잃고 외롭고 힘든 삶을 살아가느라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좋은 짝을 이제야 만나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라며 기뻐했다. 이어 “부모님이 안 계신 지금 큰 누나인 저는 동생의 결혼이 너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지나온 날들에 대한 생각 때문에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사람이 살면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때를 지나면 행복과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는 날이 오는 것 같습니다.”라며 “동생은 서로 사랑하면서 아름다운 삶을 살아 나갈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지만씨보다 16살 연하로 미모의 변호사인 예비 올케 서향희(30)씨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표시했다.“동생과 아주 잘 어울리는 아름답고 좋은 사람인 것 같다.” 박 대표는 아울러 200만번째 홈페이지 방문자를 대화방에 초대하는 일정과 관련해서는 “결정이 되면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홈페이지에는 지만씨 결혼을 축하하는 대글들이 쏟아졌다. 박대출기자 dcpark@seoul.co.kr
  • “누나는 내 여자야” CF에 연상女 바람

    “누나는 내 여자야” CF에 연상女 바람

    연상녀-연하남 커플이 등장하는 영화, 드라마가 심심찮게 나오더니 광고계에도 연상연하 커플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고교생 가수 이승기가 부른 “누난 내 여자니까.”하는 노래가 인기를 끈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다른 무엇보다 사회분위기 적응에 발빠른 광고계가 이 야릇하고 매력적인 코드를 놓칠리가 없다. 실제 세상도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한 연상연하 커플은 모두 2만 7674쌍으로 전체 신혼부부의 11.7%를 차지했다. 이는 1994년의 8.4%에서 3.3%포인트 증가한 것. 같은 기간에 연상남-연하녀 커플은 81.8%에서 73.6%로 줄어들었다. 사람사는 ‘정’을 줄곧 강조해 온 오리온 초코파이 광고도 연상연하 바람을 비껴가지 않았다. 늦은 하교길. 여학생이 힘 없이 걸어간다. 그 때 자전거를 탄 남자친구가 장난스럽게 “어이∼아가씨!”하며 다가온다.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남자친구를 보자 여자친구의 놀란 얼굴이 이내 반가움으로 변한다. “뭐하러 왔어….”,“누난 내가 지켜 줘야지.” 둘 사이에 오고가는 대화에서 묻어나는 사랑의 감정은 자전거 뒤에 탄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초코파이를 먹여 주는 장면에서 정으로 상승한다. ●초코파이 광고도 연상연하 커플광고 내용만으로는 이들이 친남매인지 연상연하 커플인지 정확하지 않다. 광고제작을 맡은 제일기획측은 “연상연하 커플을 염두에 뒀지만 친남매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다. 제일기획 남상일 차장은 “초코파이가 그동안 강조해 온 정이 너무 어른들에게 치우쳐 있다는 점을 감안,10대들을 파고들 수 있는 ‘풋사랑’에 연상연하 코드를 입혔다.”고 말했다. CJ의 인조이 라이스데이 광고도 드러내 놓고 연상연하 코드를 사용한다.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여자 선배를 바라보는 남자 후배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샴푸편에서는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창가에 서 있는 선배에게 “선배는 머리를 푼 게 더 예뻐요.”라고 한마디 던지더니 비누편에서는 세수한 뒤 맨 얼굴로 사무실에 들어온 여자에게 “선배는 화장 안 한 얼굴이 더 보기 좋아요.”라고 툭 내뱉는다. 실제로도 여자모델 아키야마 아카리(28)가 남자모델 고주원(24)보다 4살위다. 라네즈의 ‘아이디얼 스타루즈’ 광고에는 더욱 적극적인 여자선배가 나온다. 무용연습실에서 윗몸일으키기를 하던 전지현이 발목을 잡아주고 있는 남자 후배에게 “너 어제 여자랑 가더라. 누구야?”라며 반말로 ‘질투심’을 드러낸다. 남자후배 역시 “선배, 입술 예쁘다.”라며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대중문화 전반 ‘누나­동생’ 부각 삼성전자의 DVD콤보 레코더 광고도 광고내용상으로는 연상녀-연하남이 떠오르지 않지만 드라마 ‘천생연분’에서 연상연하 부부로 출연한 조미령-권오중 커플이 모델로 나와 자연스레 분위기를 끌고 갔다.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영화 ‘S다이어리’에도 연상연하 커플(김선아-공유)이 등장하는 등 대중문화 전반에 누나-동생 관계가 부각되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서는 마냥 귀엽고 착하기만 하던 연상연하 커플의 남성이 믿음직하고 자상함을 지닌 오빠 같은 이미지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日, 기적에 ‘환호’ 비보에 ‘눈물’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니가타현 주에쓰지진이 6일째를 맞은 28일 일본 열도는 여진공포 속에서 휴먼드라마에 온통 시선이 쏠려 희비 쌍곡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전날 지진 산사태 현장에서 92시간 만에 두살배기 미나가와 유타군이 바위와 토사의 보온효과 등 ‘기적의 조건’에 따라 극적으로 구조돼 1억 2000만 일본인들이 환호한 바 있다. 유타군은 구조 이틀째인 이날 집중치료실에서 의료진의 정성스러운 보살핌을 받아 탈수증과 저체온증이 해소되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여 열도에 기쁨을 선사했다. 유타군은 이날 아버지(37)·의료진과 건강하게 말도 주고받았다. 반면 전날 모친(39)이 숨진 채로 수습된 데 이어 유타군의 누나 마유(3)양도 이날 이미 숨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본인들의 눈물 샘을 적셨다. 구조대는 이날 정오 직후 마유양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철야로 진행한 구출 작업을 중단했다. 현장의 의사는 “다리를 만져보니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다. 아이는 수직으로 처박힌 차체의 맨 아랫부분이 돌더미에 눌리면서 끼여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이날 강력한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위험을 무릅쓴 아슬아슬한 구조작업이 이뤄져 유타군을 살려낸 구조대원들의 활약상도 부각됐다. 유타군을 구조할 당시 현장에서는 1차 지진 때 산사태로 무너져내린 거대한 바위들이 여진 때마다 흔들려 TV생중계를 보던 시청자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다. 특히 1995년 1월 한신대지진 이후 대형 지진재해에 대비해 설치된 124명 규모의 재난구조대 중에서 17명이 유타군 구조현장에 파견돼 맹활약한 것도 찬사를 받았다. 지진 6일째를 맞았지만 여진경고도 여전하다. 기상청은 이날 “앞으로 3일이내에 진도 6강의 강력한 여진이 발생할 확률이 20% 정도”라며 엄중 경계를 요구했다.23일 진도 6강의 첫 지진이 일어난 뒤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여진도 500회를 넘어섰다. 안타까운 사망소식도 이어졌다. 지진 이후 줄곧 차내에서 피난생활을 하던 48세 주부가 과로성 스트레스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당국이 밝혀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지진 피난생활 중 차내에서 숨진 사람도 3명이 됐다. taein@seoul.co.kr
  • 초선의원들 첫 국감 소회

    “저녁 9시,10시까지 국정감사장에 머물려면 대단한 인내와 체력이 필요하다.…하루 15분씩의 질의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식사 시간에는 당을 초월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며칠전 버스 속에서는 마이크 잡은 모 의원이 ‘애실 누나, 말 좀 빨리하세요.’라고 말해 순간 폭소가 터졌다.” -한나라당 김애실 의원의 국감 일기 중에서- 17대 국회의 첫 국감이 지난 23일 막을 내렸다. 금배지를 달고 처음 국감을 치른 187명 초선 의원들은 우선 “시험 끝났다.”며 기쁜 표정이다.2∼3일 달콤한 휴가를 즐기면서 ‘국감 증후군’을 털어버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막상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무대 위에서 내려오는 게 영 섭섭하다고 했다. 열심히 했는데도 ‘구태’라는 화살이 돌아오면 울컥 언짢아지기도 했단다. 문화관광위 소속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정치부 기자로 10년 가까이 지켜본 국감을 직접 치러보니 소회가 남달랐다고 전했다. 민 의원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헌신적으로 일하는 동료 의원을 보면서 (정치입문 전)밖에서 평가하던 것과는 많은 차이를 느꼈다.”면서 “그런데 전반적으로 국감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지 않았고, 특히 언론 평가는 너무 인색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처음 다짐한 대로 투쟁·폭로·정쟁의 구태는 버리고, 희망·대안·미래로 가득찬 정책국감을 끝까지 고집한 것은 큰 위안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카드대란을 비롯한 굵직굵직한 이슈로 ‘바람 잘 날’ 없던 정무위 국감을 마치고 “정책 질의를 하다가도 정쟁과 관련된 말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몇 달 밤을 세우며 준비한 것은 모두 정쟁으로 비화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보좌진들과 밤늦게까지 토론하며 준비했는데 공(功)보다 과(過)가 많다니 조금 서운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주제네바 대사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 등을 지낸 열린우리당 정의용 의원은 ‘친정’인 통외통위 국감을 마치고 나니 벌써부터 다음 국감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그는 “아직 정치인이라는 새로운 역할에 익숙지 못해 비판적인 시각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면서 “건설적인 비판으로 피감기관인 외교부의 역량을 키워주고 대안도 제시했어야 했다.”고 아쉬워 했다.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의 수행비서 도기천씨가 쓴 ‘보좌후기’는 정쟁에 휘말려버린 국감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다음은 한 대목.“오늘(23일)은 국감 마지막 날. 대통령비서실 국감을 보좌했습니다. 국감을 위해 정 의원과 보좌진들은 여러 날 머리를 맞댔습니다. 그동안 주고받은 자료만 해도 책 몇권 분량은 될 겁니다. 바쁜 와중에 준비했는데, 정작 행정수도 이전 위헌논란에 휩쓸려 아무 것도 못했습니다. 참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이렇게 첫 국감을 끝낸 의원회관은 대부분 짧은 휴가에 들어갔다. 앞으로 남은 내년도 예산안 심의와 상임위 활동을 위해 체력을 비축해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4일 국회에서 마주친 보좌관 A씨는 “난 이제 시작이야. 의원 눈초리가 심상찮으니 다른 방 찾아야지.”라고 나지막한 한숨을 내뱉었다.‘첫 국감의 추억’이 막을 내린 ‘여의도 극장’에는 곧 ‘일자리를 찾아서’가 개봉될 모양이다. 박지연 김준석기자 anne02@seoul.co.kr
  • [사회플러스] 김선일씨 유족, 국가상대 17억 손배소

    이라크 무장세력에 의해 피살된 김선일씨의 아버지와 누나, 여동생이 20일 국가를 상대로 모두 17억 5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원고들은 소장에서 “국가는 헌법에 따라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면서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관이 교민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 김씨의 피랍사실을 뒤늦게 알았고,AP통신 기자가 외교부에 실종여부를 문의했는데도 확인하지 않는 등 보호 의무를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 문화계의 사랑방 주점 ‘시인통신’ 대표 한귀남 여사

    문화계의 사랑방 주점 ‘시인통신’ 대표 한귀남 여사

    10월 한낮의 서울 인사동에는 여름과 가을이 공존하고 있다.활짝 핀 길가의 황국과 아직은 반팔 차림인 젊은이들이 대조적이다.종로쪽에서 인사동 방향으로 100m쯤 올라가다 보면 왼쪽의 작은 골목에 보일듯 말듯 ‘시인통신’ 간판이 나타난다.간판 이름이 꽤 길다.‘피맛골의 시인통신-예술의 광장’. 재개발에 밀려 종로통의 피맛골에서 인사동으로 흘러들었지만 상호는 옛그대로 ‘피맛골 시인통신’이다. 문을 밀고 들어서자 주인 한귀남(60)씨가 웃는 얼굴로 맞는다.‘지하 문화계의 대모’‘문인들의 영원한 누님’이라는 별칭들이 어울리는 부드러운 표정이다. “인사동은 너무 재미없어.편한 자리 골라서 앉으세요.뭐 드시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하고.”고향후배라도 만난듯 질박하게 맞아준다. “쫓겨난 심정을 묻기엔 너무 늦었어요.작년 1월이었으니 이젠 뭐….당시엔 어디에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요.처음 두달 동안은 아무 일도 못했어요.재개발이라는 걸 우리가 직접 겪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거든.싸우고 버텨도 봤지만 스스로 무력한 존재라는 걸 확인했을 뿐이지요.이 간판이라도 지키기 위해선 빨리 추스르고 새 출발을 할 수밖에.” ●80~90년대 격변기를 살아온 사람들의 휴식터 시인통신.젊은사람들에게는 인사동이나 홍익대 주변 등의 그렇고 그런 전통찻집이나 술집의 하나쯤으로 보이겠지만,1980∼90년대 격변기를 살아온 이들에겐 마음의 고향같은 존재로 기억된다.암울한 시대를 향해 종주먹질 해대고,울분을 노래로 삭이던 곳.그래서 ‘문화예술인의 사랑방’으로 불리던 곳이 바로 시인통신이다. “80년대 초에는 문청(문학청년)들이 주로 자리를 차지했어요.그러다 자연스럽게 문인·화가,가난한 노동운동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그 곳에서 많은 노조가 태동했어요.학생들도 자주 오고.덕분에 정보부 사람들에게 주목 받았지요.무슨 비밀결사대라도 만드는 것으로 알았던지,그 사람들이 손님 틈에 끼어 앉아 대작하는 경우도 있었어요.누가 누군지 아무도 따지지 않을 때였으니까.결국 몇몇 사람은 끌려가기도 하고.그래도 밤 아홉시만 되면 하나 둘 모여들어 자리를 채우곤 했지요.두 평 남짓한 공간에 두 셋 테이블이었으니 낯선 사람들끼리 엉덩이를 붙일 수 밖에 없었고.” 이른바 전두환 정권의 칼날이 서슬 푸르던 시절,그리 오래되지 않은 이야기가 아득한 옛날의 전설처럼 들린다.그러나 평범하게 살았을지 모를 그를 ‘문화 사랑방’ 주인 자리에 앉힌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암울한 시대였다. ●남편, 사업실패로 아이셋 남겨두고 종적 감춰 그는 정식으로 데뷔한 시인(1993년)이자 소설가(2000년)이다.95년에는 ‘간큰 남자 길들이기’라는 수필집을 내기도 했다.요즘은 시인통신을 거쳐간 인간 군상을 소재로 한 소설을 쓰고 있다. “나도 이런 삶을 살 줄은 몰랐어요.제품(의류사업)에 실패한 뒤 남편이 종적을 감추면서 졸지에 아이들 셋을 거느린 가장이 되었지.참 막막하더군요.어디 일할 곳이 없나 싶어서 종로의 먹자골목을 기웃거렸지요.” 먹고 살려고 종로 뒷골목을 탐색하던 그는 민속찻집에서 차 끓이는 일을 하게 된다.그런 중에 시인통신에 우연히 들른 게 ‘제2의 청년기’를 맞는 계기가 되었다.뜻하지 않게 시인통신을 물려받게 되지만,경험도 밑천도 없는 그에게 술 파는 장사는 고난 그 자체였다.오죽했으면 그는 수필집 ‘간큰 남자‘에서 그 시절을 “외상은 60년대 식이었고 격한 분노는 80년대 식이었다.”고 적었을까. “처음엔 정말 어려웠어요.술 마시고 도망가는 사람,쌓여 가는 외상.집세조차 나오지 않는 판에 아이들 학교는 보내야 되고.그 고생을 하는 중에 모 신문사 기자 하나가 들렀다가 우리 집 이야기를 조그맣게 쓴 적이 있어요.그 때부터 손님이 밀려들기 시작하는데….” 덕분에 몇년 동안 장사가 꽤 짭짤했다.찾는 사람들이 다양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도 되고.그러나 그의 표현대로 “사랑하는 전우들이 쓰러져간” IMF는 그에게도 타격이었다.그리고 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터진 재개발의 파고.그렇게 연속된 악재가 결국 ‘피맛골의 시인통신’을 인사동으로 밀어낸 것이다. ●드나들던 사람중 금배지 단 이도 일곱명 기억에 남는 사람들 얘기를 해달라고 하자 “그들도 지금은 다 쉰 살이 넘었겠지?”라며 지난 시간을 더듬는다.누구보다도,힘들던 시절에 후배들 쫓아다니며 외상값 갚아주고 따끔하게 야단치고 하던 이들이 가장 오래 남아 있단다.다같이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있어서 훈훈했다고 한다.또 외상값은 쌓여 가는데 갚을 길은 없고,그래도 술은 마시고 싶어서 꾸준히 드나들던 한 시인이,첫 원고료를 받자마자 몇년 치를 갚겠다며 찾아온 일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한다. “홀씨 같던 미미한 존재를 그들이 다 키워줬지요.시인통신을 드나들던 분 중에 금배지를 단 이도 일곱이나 돼요.나로서는 그들에게 더이상 해줄 게 없어진 거지요.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도 그 중 한 분입니다.자신이 힘든 가운데에도 ‘귀남아,힘내래이.단디 해라’라며 다독이던 모습이 지금도 선합니다.모두 어려운 시절에도 어른스러움을 잃지 않았지요.회고담을 이야기하려면 며칠을 해도 부족해요.” 그동안 다녀간 문인·화가 등 예술가와 기자….무슨 수로 다 헤아리랴.시인통신의 벽에는 드나든 사람들의 사진이 빼곡히 걸려 있다.언뜻 보아도 알만한 얼굴이 널렸다.문인으로는 이외수 김병총 윤후명 마광수 신세훈 오인문 구인환 김홍성….화가 강찬모와 이목일,그리고 철학자 황필호,전위예술가 무세중의 얼굴도 보인다.한 시대가 술에 취해 고스란히 그곳에 걸려 있다. “요즘요? 글쎄….젊은 사람이 많지요.아베크족도 있고,각 분야의 마니아들도 오고.언론에 계신 분들도 자주 들릅니다.하지만 과거에 비해 없어진 게 많아요.정이 없어졌고,외상 달라는 사람이 없어졌고,싸울 일이 없어졌고….재미가 없어요.탁자는 늘어났으되 얼굴들은 사라진 거지요.그래도 보람이 아주 없는 건 아닙니다.한 달에 한두 번씩 시낭송회도 열고,가까운 시인들의 출판기념회도 하고….” 피맛골과 인사동 시절이 어떻게 다르냐는 물음에 그는 “재미가 없어졌다.”고 했다.그래도 가끔 찾아오는 옛 얼굴을 볼 때마다 시인통신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더 굳어진다고 말한다. “요즘은 막내 아들하고 장사를 같이 해요.어느덧 그 애의 시대가 온지도 모르지요.또 그만큼 내 몸은 편해지기도 했고.하지만 가끔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이 자리에 있을랍니다.그들을 만날 때마다 흘러버린 세월에 그들도 놀라고 나도 놀라지요.얼마나 멀리 떠났다가 돌아온 것인지….지금도 옛날 외상장부를 보관하고 있어요.기록돼 있는 사람이 700명이 넘지요.” “이 곳으로 이사온뒤 한 사람이 왔어요.내가 우스갯 소리로 ‘너,누나한테 진 외상값이 얼만 줄 알아?’라고 했는데,자리를 비운 사이에 아들에게 10만원을 주고 갔더군요.부끄럽다면서….그들에게 그저 영원한 누님이고 싶어요.” ●그의 희망은 다시 피맛골로 돌아가는 것 그는 요즘 어렵다고 한다.집세가 넉달 째 밀렸다.“올해까지는 슬럼프가 계속될 모양이네요.경기가 너무 안 좋아요.옛날로 돌아간 것 같아요.전에는 술 마시고 도망가는 사람들 때문에 힘들었는데….지금도 모르는 사람들이 집세를 내주겠다고 해요.하지만 거절하지요.그럴 수는 없잖아요.아들도 잘했다고 하고.” 그의 희망은 피맛골로 돌아가는 것이다.시인통신이 끝까지 사랑방으로 남았으면 하는 소망 때문이다.그 근처를 서성이다 그냥 돌아갈 사람들 생각을 하면 안타깝다는 것이다. “이젠 기업들도 문화를 껴안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큰 빌딩 한쪽에 조그맣게 자리잡은 문화공간도 괜찮지 않아요? 이사 올 때 시인통신 벽에 있던 낙서를 전부 뜯어 가지고 왔어요.언젠가 다시 붙일 날을 기다리며 보관해두고 있지요.” 시인통신을 나서는데,벽에 걸려 있는 시 한 줄이 눈길을 끈다.시인 이창년의 ‘낙서는 술에 젖어’라는 시다.땅거미 슬슬 내리면/허수아비로 찾아드는 골목/너절한 낙서도 술에 젖어 주정하면… 이호준 인터넷팀장 sagang@seoul.co.kr
  • [길섶에서]황톳길/오풍연 논설위원

    “황톳길에 선연한/핏자욱 핏자욱 따라/나는 간다 애비야(중략)낡은 짝배들 햇볕에 바스라진/뻘길을 지나면 다시 모밀밭(중략)부줏머리 갯가에 숭어가 띌 때/가마니 속에서 네가 죽은 곳(김지하의 ‘황톳길’)”“천안(天安) 삼거리를 지나도/수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숨막히는 더위 속으로/절름거리며 가는 길(중략)가도 가도 천리(千里)/먼 전라도 길(한하운의 ‘소록도 가는길’)” 암울했던 시절 시인들은 황톳길을 주제로 민중의 애환을 읊었다.이 시들을 읽노라면 눈물이 앞선다.왠지 숙연해지고 가슴 속 깊이 북받쳐 오름을 느낄 수 있다.척박한 식민지의 땅과 그 속에서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온 민중의 체취가 와닿는 듯하다.현대사에 조명된 민중들은 시련과 고난의 연속이었다.수난의 역사라고 할까. 소년의 동네에도 황톳길이 있었다.보리밭과 밀밭을 사이에 둔 길은 끝을 알 수 없었다.특히 도회지로 떠난 누나와 함께 걷던 기억은 잊혀지지 않는다.이젠 어디를 가도 붉은 흙길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고향의 황톳길도 빛 바랜 시멘트로 포장돼 있었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깔깔깔]

    ●어금니를 영어로 말하면? 영어캠프 학원에서 아이들이 셔틀버스 타고 내리는 거 도와주는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다. 한 여자애가 남자애한테 물었다. “오빠,어금니가 영어로 뭔 줄 알아?” “아니.” “몰라다.몰라∼.” 순간 어금니가 영어로 뭔지는 모르지만 ‘몰라’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 남자애가 말했다. “웃기네.어금니가 무슨 몰라냐?” “아냐 몰라 맞아.내가 어제 할머니한테 어금니가 영어로 뭐냐고 물어 보니까 ‘몰라’라고 그랬어.” 그러자 답답해하던 남자애가 갑자기 내게 물었다. “누나.어금니가 영어로 몰라야? 아니지? 뭐야?” 아무 생각 없이 아이들의 얘기를 듣던 나는 당황스러워 이렇게 말했다. “몰라!” 곧바로 의기양양해진 여자애. “그것 봐, 몰라 맞잖아!”
  • 화폭에 핀 ‘들꽃 세상’

    “가을날 눈이 부시게 푸른 하늘을 보았다.문득 그 하늘에 코스모스 몇 송이를 그려 넣고 싶어졌다.실오라기처럼 가느다란 몸으로,그러나 온 마음으로 가을 하늘을 바라보는 코스모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한국화가 창원(菖園) 노숙자(61)는 이처럼 코스모스를 노래한다.그리고 그 감성을 화폭에 고스란히 담아낸다.꽃은 그에게 평생의 화두다.그동안 자연을 찾아다니며 그려온 야생화만 200여종.굳이 사진을 찍지 않아도 스케치만 하면 어엿한 한 폭의 꽃그림이 완성된다.이쯤되면 당당히 ‘들꽃 화가’라 불릴 만하지 않은가. 탤런트 노주현의 누나로 종종 소개되기도 하는 그가 8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노숙자-꽃의 세상’전을 연다. 노숙자의 꽃그림은 회화적인 기교를 배제한다.그런 바탕에서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관조적인 미의식을 보여준다.단순한 외형 묘사에 그치지 않고 꽃의 마음까지 파고들어 내면의 아름다움을 그려낸다.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꽃이 강렬한 생명의 기운을 뿜어내는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언젠가 이탈리아 여행 때 본 ‘모네의 정원’을 꿈꿨던 작가는 자신의 집 마당에 150여종의 꽃을 심어 직접 가꾸기도 했다.꽃을 사랑하는 것은 이미 그에겐 고황에 든 병.그는 가정에서 그림을 그리려니 꽃그림밖에 없더라는 얘기도 들려준다. 작가는 특히 무리지어 피어 있는 꽃을 즐겨 그린다.꽃무더기를 그저 막연히 바라만 보고 그리는 게 아니라 그 속에 들어가 거닐고 즐기며 그린다.소요유(逍遙遊)의 세계라고나 할까.이처럼 대상과 하나가 된 그의 그림이 꽃의 본질을 담아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자운영,개양귀비,산수국,꽃다지,부처꽃,까치밥,참꽃마리,싸리국화,코스모스….그의 꽃그림 밭엔 많기도 많은 꽃이 피었다.(02)549-3112.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해외로 가는 ‘남대문표’…쇼핑몰 접속 급증

    해외로 가는 ‘남대문표’…쇼핑몰 접속 급증

    남대문시장의 인터넷쇼핑몰 ‘e-남대문시장’이 남대문시장의 해외진출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4일 ㈜디지털남대문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한 ‘e-남대문시장’이 개통 1개월만에 일 평균 방문자 수가 두배 이상 늘어나 5000명에 이르며,이 중 100여명이 미국·홍콩·호주·일본 등 해외에서 접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홈페이지에 게시된 상품을 보고 해외 현지에서 판매하고 싶다는 거래 제의도 늘어나고 있다. ●e-남대문 변신 성공 강도현(35) e-남대문시장 운영팀장은 “한국까지 직접 상품을 보러 올 수 없었던 현지 교포들이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볼 수 있게 되자 미리 견적을 내본 뒤 개별업체로 연락해오고 있다.”며 “외국인들에게도 사이즈가 잘 맞는 유아동복과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액세서리를 중심으로 거래 제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남대문시장의 유아동복과 액세서리는 아시아와 미국에서 오는 ‘보따리상’들에게 전통적인 인기품목이었다.그러나 e-남대문시장이 개통되면서 현지에서 인터넷으로 상품을 보고 견적을 낼 수 있게 되자 거래 대상이 동유럽,중동,호주 등 장거리 지역의 상인들로 확대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 8월 시범운영 기간에 인터넷을 통해 남대문시장의 네일아트 재료를 검색한 뉴질랜드의 상인은 1200여만원어치의 견적을 낸 후 1차로 600만원어치의 상품 구매를 완료했다.강 팀장은 “열흘 전쯤에도 ‘누나가 스위스에서 유아동복 판매가게를 하고 있는데 남대문시장의 제품을 팔도록 연결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e-남대문시장에서 업체와 연결해준 적이 있다.”고 전했다. 남대문시장에서 3년째 아동복가게 ‘쁘띠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안병윤(46)씨는 ‘e-남대문시장’ 사이트가 개통되면서 처음으로 해외 수출에 성공한 경우.안씨는 “일본과 미국 LA지역으로 수출하는 데 성공했고,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홈페이지를 보고 연락한 상인과도 거래를 추진 중이다.”며 “예전에는 샘플을 직접 보내거나 이메일을 통해서만 해외 상인들과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었는데,e-남대문시장이 생기면서 상품을 직접 보며 상담을 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고 거래 성공률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부도 지원채비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오용관(33)씨는 “해외거래가 매출의 70%를 차지한다.”며 “인터넷이 브라질,미국,영국 등지와의 거래를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수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해외 거래 실적이 호조를 보이자 e-남대문시장에 대한 상인들의 호응도 높아지고 있다.현재 e-남대문시장에 등록한 점포는 570여곳,등록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가가 2개로 200여 점포가 넘는다. ㈜디지털남대문 장성길(41) 이사는 “남대문시장의 해외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e-남대문시장을 영어·일본어·중국어로 된 다국어 사이트로 만들 계획”이라며 “중소기업청과 중구청 및 서울시로부터 비용을 지원받기 위해 내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청 재래시장대책반 문상규(40) 주임은 “다른 시장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e-남대문시장의 실적을 현실적으로 검토한 후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에듀 in] 초중고생 대상 과학캠프도 풍성

    [에듀 in] 초중고생 대상 과학캠프도 풍성

    ‘과학을 즐기는 학생이 없으면 신과람도 없다.’ 신과람 교사들은 해마다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방학 과학 캠프를 열어 학생들에게 과학을 재미있고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93년 신과람 교사 5명은 서울시 초등생 30명을 모아 처음으로 ‘신나는 과학열린 교실’ 이벤트를 열었다.‘공기탐험·관성탐험·작은 세상 크게 보기·과학공작’이라는 4개의 주제로 2박3일 동안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 청소년 수련관에서 열린 실험 교실은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더 많은 학생들에게 과학 실험 교실 참여 기회를 주기 위해 신과람 교사들은 이를 여름·겨울 방학 과학캠프로 확대 운영했다. 94년부터 10년째 이어져 온 신과람 여름캠프 ‘사이언스 잼버리’는 과학을 사랑하는 중·고생들이 창의력과 호기심을 뽐내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잡았다.캠프에 참여한 20여개 중·고 과학동아리 회원들은 한해 동안 동아리별로 실험한 내용 중 가장 창의적인 것을 발표하고 참가자들은 발전적인 실험방법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등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캠프는 수도권 인근 청소년 수련관에서 교사 30여명과 학생 200여명이 함께 야영하며 2박3일 동안 진행된다. 겨울에는 초등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신나는 과학 놀이 마당’을 한양대 자연대에서 개최한다.학생 한 명이 하루 3∼4시간,3일 동안 8∼9개의 실험을 체험한다.실험 교사는 신과람 여름 과학캠프 사이언스잼버리에 참여했던 중·고생들이다.100여명의 학생실험교사들은 5∼6명의 초등생들과 팀을 이뤄 직접 실험수업을 진행한다.교사 입장이 된 중고생들은 가르치는 것이 곧 배우는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우치게 되고,오빠·형·언니·누나들에게 과학을 배우는 초등생들은 과학수업을 더욱 친근하게 느끼게 된다. 겨울 과학 교실에 마련되는 실험도 다양하다.필름통에 알코올을 담아 알코올의 폭발 힘으로 움직이는 ‘알콜종이 자동차’,구두솔에 작은 모터를 달아 솔을 움직이게 만드는 ‘부르르 진동벌레’,지문·DNA감식 등 범죄 수사에 사용되는 과학원리를 배울 수 있는 ‘도둑 딱 걸렸어’ 등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실험 30여가지가 개설된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깔깔깔]

    ●검정고시 초등학생인 동생과 점심 먹다가 나눈 대화입니다. 동생 : 누나야,검정고시가 뭐야? 나 : 갑자기 웬 검정고시? 동생 : 버스광고판에 붙어 있는 거 봤어. 나 : 아,학교 안 다닌 사람들 그거 보면 졸업 자격이 생기고…. 한참 설명을 늘어 놓으려는데 동생이 말을 중간에서 끊더니 묻더라고요. “아∼ 그런데 왜 검정이지? 분홍은 안되나?” ●궁금합니다 유치원에서 소풍을 갔는데,아이들이 경찰서 옆에 붙어있는 현상 수배범들의 사진을 보게 되었다. 한 아이가 선생님에게 물었다. “선생님,경찰 아저씨들이 저 사람을 찾고 있어요?” “그렇단다.” 그러자 아이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물었다. “그럼 저 사진 찍을 때는 왜 안 잡았어요?”
  • [어린이 책꽂이]

    ●영어 못하면 똥도 못 누나(김혜인 글,곽진영 엮음) 홀로 캐나다 유학을 떠난 초등학생 5학년 혜인이의 유학일기.낯선 환경,낯선 친구들과의 만남과 영어 때문에 좌충우돌하면서 보낸 힘겨운 생활을 통해 독립심과 자신감을 키운 혜인의 성장기가 솔직담백하게 실려있다.인컴.9500원. ●꼬마 원시인(재키 니비시 글·그림,선우 미정 옮김) 구석기 시대 어린이들은 무엇을 하며 놀았는지 상상해보는 동화.요즘 어린이들이 병원놀이,선생님놀이,소꿉놀이 등 어른세계를 흉내내며 놀듯 구석기 시대 아이들도 매머드 사냥 놀이를 하며 어른들을 따라한다는 내용이 흥미롭다.느림보.7500원. ●그 섬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이창형 글·김재홍 그림) 인류의 무분별한 자연 파괴를 경고하는 생태환경 동화.칠레에서 서쪽으로 3000㎞으로 떨어진 남태평양에 있는 ‘이스터’라는 섬에서 일어난 실화를 소재로 했다.아름답고 풍요롭던 작은 섬이 어떻게 사람들의 욕심으로 무참히 훼손되는지를 보여준다.바우솔.6800원. ●앗,어떻게 하지?(종이비행기 글·강산 그림)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화재,홍수,태풍,천둥과 번개,지진 등 자연 재해에 대해 아이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고,대처 요령을 일러주는 유아 안전동화.긴박한 상황과 대피 방법을 원색의 그림으로 생동감있게 묘사해 이해를 돕는다.중앙출판사.7500원.
  • [28일 TV 하이라이트]

    ●오픈스튜디오(SBS 오후 4시10분) 바쁜 현대생활에서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한가위.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절을 위한 특별한 제안이 있다.이 시간에는 한가위를 맞이하여 온 가족 누구나 쉽고 재밌게 따라할 수 있는 다양한 명절놀이를 살펴보고,한가위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갖는다. ●사람과 자동차(YTN 오전 8시30분) 전에 없었던 대규모 지각변동을 경험한 세계 자동차 업계.사라질뻔 했던 90여년 전통의 미쓰비시 자동차와 기아자동차.지난 5년간 두 회사는 구조조정과 부활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그 과정을 통해 위기관리 경영과 기업회생의 방법을 찾아본다. ●일과 사람들(EBS 오전 7시10분) 공압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이고,공압을 다루는 직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국기계연구원 유공압연구실의 김형의 박사와 함께 알아본다.‘탈출!청년실업’에서는 2002년 19세의 나이로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조적분야에 출전하여 조적분야 최초의 금메달을 딴 안성원씨를 만나본다. ●리얼TV(경찰24시)(iTV 오후 10시50분) 10년 전의 환자로부터 협박을 받는 병원 원장.그는 아들의 신변까지 위협받고 있다.그런데 검거된 범인은 원장의 피해사실과는 전혀 다른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다.치료 중에 마약에 중독 된 범인이 10년만에 원장을 향한 복수를 시작하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영웅시대(MBC 오후 9시55분) 국대호의 무역업은 날로 번창하지만 대호는 장사꾼으로만 만족할 수 없다며 새로운 사업을 구상한다.친일파를 청산하기 위한 반민특위가 활동하게 됨에 따라 강철근은 친일 행적으로 인해 반민특위에 붙잡혀 들어간다.금동광산일로 인해 친일로 몰린 태산도 반민특위에 끌려가게 된다. ●달래네 집(KBS2 오후 9시20분) 시장에 갔던 청은 거리에서 부딪힌 꽃미남 피자 배달원이 자기를 누나라고 부르자 황홀해한다.나이 들어 보인다는 주위사람들의 반응에 청은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하지만,어느 누구도 청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억울한 청은 다시 그 꽃미남을 찾아나설 것을 결심한다.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희수와 진국의 의도대로 덕배는 집으로 오지 않겠다는 영실을 괘씸하게 여기고 이혼할 마음을 먹는다.진수 만날 방법을 고민하던 영실은 희수의 연락을 받고 집으로 갔다가 덕배와 마주치고,둘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지혜는 재민과 외출하던 중에 소꿉친구 방대를 만난다.
  •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 골형성부전증 남주희어린이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 골형성부전증 남주희어린이

    “뱃속에서부터 팔이 부러진 채 태어난 주희가 장애의 아픔을 참아가며 밝게 자라주고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할 뿐입니다.” 골형성부전증을 앓고 있는 남주희(4·여)양은 그동안 15차례나 뼈가 부러지는 아픔을 겪었다. 잠을 자다 몸을 뒤척일 때도,뭔가에 부딪히기만 해도,심지어 기침을 해도 뼈가 부러지는 주희를 지켜보는 어머니 김완기(34)씨는 안타깝기만 하다. ●뱃속에서 팔 부러진 채 태어나 ‘앞으로 또 얼마나 뼈가 부러지는 아픔을 감내해야 할지….’ 혹시 넘어지지나 않을까,어디에 부딪히지나 않을까 잠시도 주희 곁을 떠나지 못하는 어머니 김씨는 마음 졸이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동생 영찬(3)이가 뜀박질을 하기 시작하면서 누나를 건드리지나 않을까 더 불안해졌다. 그래도 주희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이런저런 위험이 닥칠 때면 소리를 질러 그나마 다행이다. 골형성부전증은 뼈를 형성하는 조직생성이 미진해 발육이 불완전하고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되어 몸의 불균형과 신체활동에 지장을 불러오는 병이다. 25만명당 1명꼴로 발병하고 근본적인 치료가 안된다. 대부분 유전적인 요인이 많지만 주희는 돌연변이성으로 판정되고 있다.척추측만증과 청력손실을 동반하는 합병증이 우려된다. 팔,다리 등 뼈가 자주 부러지는 곳에 금속 핀을 박아 뼈를 보조해주고 정기적으로 뼈를 강하게 하는 주사와 약물처치를 받는 것이 치료의 전부다. 두 달에 한번꼴로 병원을 찾아 한번에 15만원씩 소요되는 ‘파노린’ 뼈 강화주사를 맞고 있다. ●다리 4곳 금속핀 박고 걸음마 주희는 아직 나이가 어려 특수(장애인)유치원을 다니고 있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수많은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다. 당장 또래들과 어울려 지내야 하는 것부터가 부담이다.친구들과 부딪히기만 해도 골절되는 중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양쪽 다리 4곳에 금속 핀을 박는 수술을 한 뒤로 처음으로 조금씩 걸음마를 하는 주희가 대견스럽다. 김씨는 “주희에게 멸치와 우유 등 음식을 통해 칼슘 공급을 하려 하지만 몸에서 흡수를 하지 못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두뇌발달은 오히려 또래보다 좋아 커서는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후원계좌번호는 국민은행 480001-01-158778 사단법인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희귀난치성환자돕기 사랑의 전화는 060-700-1369(1통화 2000원).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하남 ‘장애인 사랑쉼터’ 건축비 못구해 발동동

    하남 ‘장애인 사랑쉼터’ 건축비 못구해 발동동

    “우리 가족들이 흩어지지 않고 함께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 15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 초이동 재개발구역 한구석에 위치한 ‘사랑쉼터의 집’.이곳에서 32명의 장애인 가족과 함께 사는 승미(4)와 승희(6)자매에게는 소원이 하나 있다. ‘가족이 지금처럼 함께 사는 것’이라는 기도는 사정 모르는 이들에겐 소박하기 이를데 없지만,자매는 매일저녁 간절하게 고사리 손을 모은다.난방조차 되지 않는 낡은 비닐하우스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주었던 이곳이 올겨울이면 철거되어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비닐하우스에서는 중증장애인부터 독거노인까지 30명이 넘는 식구들이 살아가고 있다.열악한 환경으로 ‘비신고시설’이 되어버린 사랑쉼터의 집은 원칙대로 철거할 수밖에 없다는 하남시청과 지루한 싸움을 벌여왔다. 사랑쉼터의 집은 지난해 공동모금회와 보건복지부를 통해 1억의 기금을 융자받아 이사할 부지를 마련했지만 쉽지 않았다.부지 주변 주민들이 “장애인 시설이 들어오면 주변 땅값이 떨어진다.”며 들고 일어났기 때문이다.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한은희(40)씨는 “장애인보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정상인’들이 많은가 봐요.함께 공간을 나누고자 하는 것뿐인데 욕심이었나 보지요?”라며 아쉬워했다. 이들은 결국 이웃에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을 포기하고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조그마한 땅을 새로 찾았다.하지만 이번에는 집지을 비용이 문제다.이미 기금을 융자받았다는 이유로 올해 450억원이 배정된 복지부 융자기금은 받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원장 김상희(40) 목사는 “무허가 건물인데다 화재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시청 앞에서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면서 “주위 도움으로 모금을 하고는 있지만 겨울이 오기 전 보금자리를 짓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김 목사는 13년 전 부인 김진희(37)씨와 갈 곳 없는 중증장애인,독거노인들을 모아 사랑쉼터의 집을 만들었다. 김 목사는 하반신마비 장애를 갖고 있는 김씨를 만나면서 평생 장애인과 함께 할 것을 결심했다. 고난은 처음부터 시작됐다.어렵사리 마련한 공간에서는 주민들의 반발로 쫓겨나기 일쑤였고,먹을 것이 떨어져 쉼터가족들과 굶기도 밥 먹듯이 했다.그럼에도 상처를 품고 있는 이들에게 가족만한 울타리는 없다는 생각에 가족공동체를 꾸려가고 있다.이곳에서는 환갑에 가까운 노인부터 4살짜리 꼬마까지 형과 누나,동생일 뿐이다.쉼터 가족은 나이가 많건적건 김 목사부부에게 “아빠”“엄마”하며 다가간다. 마침 이날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국제로터리클럽 회원 20여명이 식기세척기와 가스레인지 등 4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들고 왔다.지난 1997년부터 이 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한 로터리 클럽 회원이 사랑쉼터 소식을 전한 것이 계기가 됐다. 김 목사 부부는 “도시 한 편엔 아직도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돈으로만 살 수 없는 마음들이 아직은 남아 있기에 우리는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후원전화 (02)428-7422. 하남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공연리뷰] 뮤지컬 ‘안악지애사’

    고구려사를 소재로 삼아 화제가 된 창작뮤지컬 ‘안악지애사’가 지난 10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막을 올렸다.‘안악지애사’는 황해도 안악군에 있는 고구려 고분 안악3호분을 둘러싼 미스터리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품.무덤의 주인이 누구냐를 놓고 아직까지 학계에서 논란이 분분하지만,극은 고구려 미천왕(극중 호양왕)의 무덤이라는 가정하에 역사적 사실과 픽션을 뒤섞는다. 호양왕의 아들 국강(엄기준)이 아버지의 죽음 이후 연나라의 속국처럼 변해버린 고구려의 모습에 환멸을 느끼고 빼앗긴 아버지의 시신을 찾기 위해 연나라에 적극 대항하려고 하는데 비해 국강의 누나 태랑공주(이영미)는 전쟁대신 실리외교를 추구하면서 서로 갈등을 빚는 과정이 극의 주된 얼개.여기에 국강과 정혼녀 가희,태랑과 장군 묘충 등 두 연인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가 또다른 축을 이룬다. 만주대륙을 누비던 고구려 무사의 호쾌한 기세를 보여주듯 하늘에서 비천녀가 등장해 ‘대륙의 혼’을 부르는 첫 장면과,무예를 다지는 병사들의 힘찬 군무는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선사한다.고구려 고분벽화의 문양을 활용한 무대세트도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카르멘’ 등에서 고전적인 음악들을 선보였던 정민선 연세대 교수의 창작곡들도 극의 비장함과 서정성을 잘 살려냈다. 하지만 역사적 무게를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너무 지나쳤던 탓일까.곳곳에 끼워넣은 유머는 진지함과 조화를 이루기보다는 불협화음으로 작용해 극의 흐름을 툭툭 끊어놓았다.국강왕을 비롯한 주인공들의 단선적인 캐릭터도 문제다.우유부단하던 국강왕이 어느 순간 ‘고구려의 힘을 보여주겠다’며 전쟁을 불사하는 대목은 설득력이 떨어져 불굴의 용기보다는 무모함으로 비쳐진다.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명성황후’이후 모처럼 의욕적으로 만들어진 역사 소재의 창작뮤지컬인 만큼 앞으로 보완과 수정을 거쳐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거듭 나길 기대해 본다.10월2일까지(02)558-785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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