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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파킨슨센터 소장 이명종 박사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파킨슨센터 소장 이명종 박사

    “안타까운 얘깁니다만 적어도 파킨슨병에 대해서만은 진단하는 의사들이 더 진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진료환경에 문제가 있다지만 환자와 고작 2∼3분 얘기하고 나서 확진하고, 마구잡이로 약을 먹이는데, 이래서 되는 일이 아니지요.” 서울아산병원 파킨슨센터 소장 이명종(65·신경과) 박사. 그는 인터뷰 서두에서 진료의 문제를 먼저 거론했다. 파킨슨병과 환자, 그리고 의사들을 향한 안타까움과 관심을 에둘러 한 말로 들렸다.“사실 파킨슨병만큼 유사 질환이 많은 병도 흔치 않고, 그만큼 오진도 많지요. 예컨대 소화불량 약을 먹어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데, 이걸 파킨슨병으로 진단하고 아무리 약을 써봐야 낫질 않습니다.” 20년이 넘는 미국 미네소타의대 교수 생활을 접고 지난 1991년 귀국한 그는 이 무렵부터 근육 질환을 앓아 이제는 휠체어에 의지하면서도 진료 일선을 지키며 후학들의 길잡이를 자처해 존경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와 파킨슨병을 두고 얘기를 나눴다. ▶파킨슨병이란 어떤 질병인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무하마드 알리, 영화배우 마이클 제이 폭스 등이 앓아 잘 알려진 이 병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합성하는 신경세포가 사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정확한 발생 경로와 증상을 설명해 달라. -도파민성 신경세포와 함께 감정, 수면, 기억 등을 담당하는 신경세포가 사멸하면서 움직임이 느려지는 서동, 근육이 뻣뻣해지는 경직, 몸의 일부가 떨리는 진전,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는 자세 불안정이 나타나고 덩달아 우울, 불안, 치매, 불면증과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원인은 무엇인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전체 환자의 10% 정도가 유전 소인을 갖고 있으며, 농사일로 살충제 같은 유해물질에 노출된 경우에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미뤄 환경적인 요인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파킨슨병으로 정확히 진단된 경우와 포괄적으로 파킨슨증후군에 포함되는 경우는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나. -정확하게 파킨슨병으로 진단된 경우 외에도 신경안정제 같은 정신과 약제, 소화장애에 먹는 소화기계통의 약제, 뇌경색, 자동차 배기가스에 많은 일산화탄소 중독 등에 의한 증상이 있으며, 고령자에게 많은 퇴행성 파킨슨병에도 유사 증상이 있다. 이를 폭넓게 증후군에 포함시키는데, 이 경우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의 유병률과 발병 추세는 어떤가. -전국에 현재 10만∼12만명의 환자가 있으며,65세 이상된 노인의 1∼1.5%가 이 병을 갖고 있으나 고령화로 유병률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 병원을 찾는 환자가 10년 전의 2배에 이른다고 전한 이 박사는 이 병의 최근 발병 경향을 이렇게 설명했다.“파킨슨병은 다른 병과 달리 인종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비슷한 유병률을 보이며, 전체 환자의 15%는 40세 이전에 발생합니다. 더러는 20세 이전에도 생기는데 이는 유전성이 강한 반면 고령에 발생하는 경우는 대부분 퇴행성인 게 특징이지요.” ▶진단은 어떻게 하나. -진단이 매우 중요하나 피검사나 뇌영상검사 분야가 개척되지 않아 쉽지는 않다. 이 병을 가졌어도 피검사나 MRI에서는 정상 소견을 보인다. 그러나 다른 질환 여부를 판별해야 하므로 이런 검사과정을 거쳐야 한다. 확진에는 진찰과 면담, 핵의학검사가 주로 활용된다. ▶자가진단은 어렵다는 뜻인가. -그렇다. 이상하다고 여기면 빨리 전문의를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면 치료가 가능한가. -사실 파킨슨병은 완치가 어렵다는 게 한계다. 퇴행성 질환이라서 병변은 계속 진행된다. 그러나 정확하게 진단해 적절한 약물을 투여하면 병증의 진행을 상당 부분 통제할 수 있다. ▶치료법을 상세히 소개해 달라. -치료는 레보도파 제제, 도파민 제제, 항콜린제 등을 투여하는 약물치료와 운동치료, 식이요법, 수술치료 등이 있다. 대표적 치료제인 레보도파의 경우 5년 이상 사용하면 절반 이상의 환자에게서 이상운동증 같은 합병증이 나타나는데, 이게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대목이다. 정확하고 꾸준한 운동은 사실, 약제 한두가지 복용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약제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심부자극술이라는 수술치료법을 적용하는데, 효과는 확실하나 역시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행스러운 것은 약제와 수술에 보험이 적용돼 치료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약제와 수술 부작용은 어떤가. -수술은 드물게 보이는 뇌출혈과 감염 문제만 배제하면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약제는 뇌에 작용하므로 특히 부작용을 조심해야 한다. 진단을 소홀히 해 엉뚱한 약을 투여하는 사례도 없지 않은데, 이 경우 의사 입장에서는 ‘약주고 병 준 꼴’이 되기 쉽다. ▶일부에서는 줄기세포 치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데…. -기대가 크지만 난제도 많다. 줄기세포가 도파민성 신경세포로 온전하게 자라 뇌 안에서 정상적으로 기능할 것인지, 또 이 줄기세포가 혹 뇌종양을 유발하지는 않을 것인지 등을 동물실험을 통해 면밀히 검증해야 하므로 아직은 지난한 과정이다. 이 박사는 끝으로 “파킨슨병은 현실적으로 완치가 어렵지만 치료법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 병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환자와 가족, 의사가 일체가 되어 장기적인 치료계획을 수립해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파킨슨병 운동과 식이요법 이 박사는 파킨슨병이 완치에 이르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훨씬 나은 삶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운동이 굳은 근육을 효과적으로 이완시켜 주고, 체력을 향상시키며, 치료 적응력과 의욕을 돋워주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운동은 스트레칭입니다. 또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따뜻한 수건으로 근육을 마사지해 주면 더 좋습니다. 운동은 심호흡을 크게 하면서 한 동작을 15초 이상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유산소운동인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 중 적당한 것을 골라 일주일에 3∼5회 꾸준히 하면 심박수를 늘리고, 지구력과 심폐기능을 강화해주므로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파킨슨병은 식이요법도 중요하다. 육식과 채식의 균형을 맞추되 단백질이 많은 육류는 레보도파 제제의 약효를 저해하므로 저녁 식사 때만 제한적으로 먹거나 약을 식사 1시간 전후에 먹어야 효능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으면 환자들에게 많은 변비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항산화작용을 하는 비타민-E·C도 건강에 도움을 준다. 또 동물성 기름이 많은 삼겹살, 닭껍질, 오리고기와 흡연, 음주도 가능한 한 피하는 게 좋다. 파킨슨병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다른 질환과 함께 오면 그만큼 치료가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이명종 박사 프로필 ▲연세대의대▲미국 피츠버그 세인트 프란시스병원 인턴▲미국 하트퍼드병원 레지던트▲미국 미네소타 대학병원 수련의 및 교수▲미국신경과학회 및 심장학회 회원▲한국신경과학회 회원▲국제운동장애학회 회원▲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주임교수 및 뇌신경센터 소장▲현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파킨슨센터 소장.
  • [Doctor & Disease] ‘태교전도사’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박문일 교수

    [Doctor & Disease] ‘태교전도사’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박문일 교수

    “흔히 깜짝 놀랄 상황에서 ‘애 떨어지겠다.’고 말하는데, 이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닙니다. 습관성 유산의 30∼40%는 원인이 드러나지 않는 스트레스성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좀 극단적으로 말해 임산부는 태교를 몰라도 주변 사람들은 반드시 태교를 알아야 합니다.” 국내외에서 습관성 유산과 고위험 임신 부문의 권위자로 꼽히는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박문일 박사의 태교론은 이렇듯 일반적인 상식과는 전혀 다른 곳에다 방점을 찍고 있다. 안팎에서 ‘태교 전도사’로 통하는 그를 만나 ‘좋은 태교’를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박 박사께서는 ‘태교는 과학’이라고 했다. 그 근거는 무엇인가. -태교가 비과학적이라는 시각에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 현대 과학의 근간인 뉴턴의 에너지론은 눈에 안 보이는 현상을 설명하기 어렵다. 이런 맹점을 극복하기 위해 태동한 학문이 양자물리학인데, 태교를 포함한 심신의학(心身醫學)은 이 이론으로 비로소 설명이 가능하게 됐다. 또 다른 측면은, 과학은 실용성 관점에서도 평가되는데, 수천년 동안 효용이 인정돼 온 태교의 실용성을 누가 부인하겠는가. ▶그 과학성은 동·서양의학 중 어디에 근거한 개념인가. -사람을 세분화된 장기로 보지 않고 하나의 유기체로 보는 시각은 동양의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심장이 아플 경우 심장 뿐 아니라 간 등 다른 장기와의 연관성, 나아가서 인체와 마음의 상태까지도 살피는 것이 참 의사가 추구해야 할 길 아니겠는가. ▶의학자가 다분히 동양적 태교의 중요성을 주창하는 이유가 궁금한데…. -중요한 계기가 있었다. 습관성 유산을 다루다 보면 원인불명의 환자들이 많은데, 그들 대부분이 몸보다 마음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았다. 여기에서 만들어진 의학용어가 바로 ‘TLC(Tender Loving Care:사랑으로 감싸는 것)´인데, 실제로 ‘임산부를 이해하고 사랑하면’ 습관성 유산이 대부분 치료된다. 알고 보니 이 TLC가 우리의 전통 태교방식과 놀랍도록 일치했다. 이후 관심있는 교수 50명이 모여 지난 99년에 대한태교연구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한 인간의 품성이나 능력, 자질이 얼마나 태교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는가. -당연히 전인적인 영향을 받는다.97년 미국 피츠버그대학 연구팀의 ‘인간의 IQ는 부모의 유전자보다, 임신 중 자궁 환경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는 ‘인간의 IQ는 부모의 유전자 영향이 가장 크다.’는 기존 하버드대학 연구팀의 이론을 뒤집고 지금까지도 정설로 통용되고 있다. ▶태교 때문에 우스꽝스러운 상황도 연출되곤 한다. 이런 작위적 태교가 태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가. -천재를 만들겠다는 등 임산부의 과욕이 앞서 웃지못할 일들이 빚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임산부의 욕심이 스트레스가 되고, 스트레스는 태반 혈관을 수축시켜 저체중아를 만들며, 저체중아는 정상인에 비해 훨씬 많은 질병 가능성을 갖고 태어난다고 보면 된다. ▶일부에서는 태교의 기능을 부정하기도 하는데, 태교의 효능은 무엇인가. 예컨대 태아가 영어 음악 미술 등의 잠재적 자질을 가질 수 있는 것인가. -태교는 효험을 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임산부가 태아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것처럼 원초적 사랑이고 자연스러운 관심의 발현이다. 특정 분야의 천재를 만들겠다는 욕심을 가진다면 그것은 이미 태교가 아니다. ▶그러면 좋은 태교란 무엇인가. -좋은 태교란 한마디로 ‘아기의 마음, 아기의 모습으로 10개월을 사는 것’이다. 이밖에 의도를 가진 잡다한 방법론은 모두 바른 태교가 아니다. ▶좋은 태교와 나쁜 태교를 어떻게 가르는가. -태교의 과학성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우선이다. 부담을 느끼거나 강요된 태교를 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태교를 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주변 환경이다. 우리의 환경은 대부분 임산부에게 적절하지 않다. 남편은 물론 시댁 식구와 직장 동료들은 소음과 스트레스 등으로부터 임산부가 보호되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우리의 태교 실태는 어떤가. -결코 임산부를 우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IMF때도 임산부가 직장에서 가장 먼저 쫓겨났지 않았나. ▶이런 일이 왜 나타났다고 보는가. -배려심의 결핍이다. 국민 모두가 임산부를 자기 가족처럼 생각하고 배려해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지금의 저출산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다. ▶그 문제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태교는 국민교육이 되어야 한다. 태교를 임산부와 가족만을 위한 일로 보는 건 소아적이다. 사회의 구성원이 될 아기에 대한 책임은 사회와 국가 모두에 있는 만큼 성장기부터 이런 점을 교육해야 옳다. 그때가 아니면 정말 할 수 없는 것이 태교 아닌가. ▶좋은 태교를 위한 제언을 달라. -다시 말하지만 태교는 ‘본인이 원하는 아기의 모습으로 10개월을 사는 것’이다. 임산부를 욕심이나 부담, 강요에서 벗어나게 해줘야 한다. 또 환경이 좋은 태교의 기본임을 인식해 생활환경은 물론 제도개선 등을 통해 모두가 태교에 동참해야 한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사회를 위해서도 매우 의미있는 투자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박문일 박사는 ▲한양대의대 및 대학원(박사) ▲미국 유타대의대에서 생식면역학 연구 ▲영국 옥스퍼드의대에서 태아심박동 연구 ▲한국모자보건학회 부회장 ▲대한성의학회 정보위원장 ▲대한태교연구회 회장 ▲대한민국 과학기술우수논문상(1990,1991)·세계주산의학회 우수논문상·대한의용생체공학회 의공학상·대한주산의학회 최우수논문상·세계산부인과학회 최우수 임상연구논문상 등 수상 ▲‘태교는 과학이다’‘엄마와 아이를 위한 출산혁명’‘산과학 전자교과서’등 저술 ▲현, 한양대의대 부학장·한양대 의생명과학연구원장 ■ 산모에 스트레스는 유산·저체중아등 고위험 임신 요인 박 박사는 “태교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임산부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태아를 포함한 인체가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돼 혈압을 올리며, 호흡수 증가, 체온 상승, 전신의 근육 긴장과 함께 혈액의 산성화를 초래한다. 산성 혈액은 ‘태아곤란증’을 초래, 자연분만을 어렵게 하며, 기형 등 갖가지 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임산부의 스트레스는 혈관을 수축시키는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해 태아의 뇌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동물실험 결과 강한 스트레스가 유산·사산·조산과 저체중아 등 고위험 임신의 직접적인 요인임이 확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태교의 완성이라는 출산에 이르기까지 임산부가 우선 배려받고, 보호되는 문화를 갖지 못했다. 박 박사는 “이런 거친 문화는 필연적으로 세계 최고의 저출산과 제왕절개 수술, 세계 최저의 모유수유로 이어지게 됐다.”며 “중요한 것은 임산부보다 주변 사람들이 임신의 신성함과 태교의 중요성을 더 잘 알아야 한다는 점이며, 이런 차원에서 태교 및 출산문화의 기틀을 새로 세우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펴오고 있는 ‘임산부 사랑운동’이 국민운동으로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암환자 다른병 진료비 혜택?

    Q:암 등 중증질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줄이는 여러 가지 혜택 가운데 법정본인부담률이 절반으로 된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다.A:환자가 진료를 받을 경우, 총 진료비의 일부분을 환자 본인이 그리고 나머지는 건강보험에서 부담하게 된다. 이 때 환자가 부담하는 비율을 ‘법정본인부담률’이라고 한다.일반적으로 환자가 진료를 받을 경우에는 병·의원·약국의 종류에 따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비 중 20∼50%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암을 포함한 희귀 난치성 질환자에 대해서는 특례제도를 두어 20%만 부담하도록 정해져 있다(단 CT·MRI 등은 30∼50%). 그런데 9월부터는 이 비율을 또 반으로 줄여서 10%만을 부담하도록 했다. 암의 경우에는 등록일로부터 5년간, 심장 뇌 질환의 경우는 1개월 간 이 비율대로 환자부담비용이 정해진다. Q:암환자의 치료비 전액도 본인은 10%만 부담하면 되는 건지. A:치료비 중 보험적용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만 적용이 된다. 보험적용이 안되는 항목(선택진료비, 입원환자 식대, 상급병실료 등)은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또한 암환자가 치료 중에 암과 전혀 관련 없는 다른 질환(환자가 과거에 경험한 다른 질병 포함)으로 진료를 받은 건에 대해서는 본인부담 특례혜택을 받을 수 없다. 다만, 외래 진료의 경우 동일한 의사에게 대상 상병과 동시에 진료를 받았다면 특례혜택을 받을 수 있다.
  • [Doctor&Disease]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신종철 박사

    [Doctor&Disease]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신종철 박사

    “조산 등 이른바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임신이 늘고 있지만 임산부들의 생각은 예전과 크게 바뀌지 않고 있으며, 이 때문에 산모는 물론 새로 태어나는 어린 생명이 불행해지는 악순환이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조직위원으로 지난 28일 막을 내린 우리나라 첫 ‘여성의학·건강엑스포’를 성공리에 이끈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신종철(51) 박사는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다는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안팎에서 말하는 산부인과의 위기보다 더 심각하고 중요한 것은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입니다. 그런 점에서 엑스포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산부인과를 찾고, 그 과정에서 여성들이 건강과 정체성을 얻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는데 수확도 있고, 아쉬움도 큽니다.” ▶먼저, 고위험임신에 대해 알고 싶다. 어떤 상태를 뜻하는가. -산모나 태아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합병증이나 후유증 등의 요소를 가진 경우를 말한다. 어림잡아 전체 임신의 20∼30%가 여기에 해당될 정도로 심각하다. ▶고위험임신의 문제는 무엇인가. -유산 및 기형아 출산 가능성과 조산으로 인한 태아의 사망이나 손상 확률도 높다. 또 거대아 분만에 따른 자궁 손상, 산모의 뇌 및 간출혈, 신장 손상 등으로 생명을 위협받거나 평생 후유증을 겪는 경우도 많다. ▶유형은 어떻게 분류하며, 증상은 어떤가. -대표적인 유형은 조산과 임신중독증이다. 임신 20∼37주 사이에 반복적인 진통이 오거나 조기 양막파열로 양수가 흐른다면 조산, 임신 20주를 전후해 임산부에게 고혈압과 단백뇨가 있으면 임신중독증 가능성이 높다. ▶어떤 사람이 이런 질환에 주로 노출되는가. -대상 유형은 많다. 적령기에서 벗어난 임신, 즉 35세 이상이나 19세 이하의 산모는 물론 유산, 기형아, 조산·사산·거대아를 출산한 경력, 유전질환 등 가족력, 당뇨와 고혈압, 갑상선질환, 심장·신장병, 자가면역질환 등 임신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자가 주로 문제가 된다. 저체중이거나 비만한 산모, 산전검사에 이상 소견이 있는 임산부도 마찬가지다. 또 태아 발육제한이 있거나 양수 과다·과소증, 조기 양막파열, 조기 진통과 임신중독증 등 임신성 합병증을 가진 사람도 문제가 된다. 신 박사는 고위험임신의 주종인 조산과 임신중독증의 원인도 짚었다.“조산은 대부분 조기 진통이나 조기 양막파열이 원인이고, 임신중독증은 안타깝게도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이런 질환 소견을 가진 사람일수록 자주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유기적인 호흡을 맞춰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점이 너무 미흡해 안타깝지요.” ▶최근의 발병 추세와 경향상 두드러진 특성은 무엇인가. -전체 임산부의 7∼10%에서 나타나는 조산은 최근 20∼30년간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35세 이상 고령임신과 시험관 임신에 따른 다태임신이 주요 원인이다. 임신중독증은 전체의 5∼7%에서 나타나며, 최근에는 전반적인 경제수준 향상에 따라 중증의 자간전증이나 자간증은 줄고 있다. ▶고위험 임신의 주종인 조산과 임신중독증의 경우 치료는 어떻게 하나. -조산을 초래하는 조기진통에는 자궁수축 억제제를 투여한다. 조기양막파열의 경우 임신 34주 이전에는 자궁내 감염 예방을 위한 항생제와 자궁수축 억제제를 함께 사용하나 최근에는 인공양수를 주입해 치료하기도 한다. 임신 34주 이상이면 대부분 태아의 폐성숙도가 만삭에 가까워 분만을 시도한다. 혈압 조절이 필요한 임신중독증은 평활근이완제나 칼슘길항제 등 항고혈압제를, 중증에는 마그네슘 설페이트를 투여해 경련을 막아주는 치료를 한다. ▶약제 투여에 따른 문제는 없나. -모든 약제가 일정한 부작용을 갖고 있어 상황에 따른 의사의 판단이 중요하다. 자궁수축 억제제는 혈압을 떨어뜨리고, 인공 양수주입은 조기진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항고혈압제는 사실 대증적 요법이며, 고용량의 마그네슘 설페이트를 잘못 사용하면 호흡 및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 신 박사는 고위험 임신의 위험부담이 크지만 예방이 가능한 것은 희망이라고 강조했다.“임산부가 자신의 건강상태와 과거력, 가족력을 알아야 하고, 신뢰할 수 있는 주치의를 정해 모든 문제를 상의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주치의 관리 하에 임신 전후에 꼭 필요한 각종 검사와 적절한 조치를 통해 예상되는 문제를 차단하거나 최소화한다면 설령 문제가 있더라도 성공적인 임신과 출산이 가능합니다.” ▶지금의 산부인과 진단 및 진료시스템에 문제는 없나. -임신과 출산 관련 지침이 부실해 임산부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보조식품이 여과없이 홍보되거나 보건소에서 일반의가 산부인과 진료를 함으로써 고위험 임신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또 산모와 신생아 관리가 중요한 의료행위임에도 산후조리원이 비의료기관으로 분류된 것도 문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고위험 임신에 대한 3차 진료기관의 진료를 제도화해야 하고, 일본처럼 의료기관에서 의사 관리 하에 전문간호사가 산후 관리를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신 박사는 최근의 저출산 문제가 향후 국가경쟁력과 밀접한 상관성이 있다며 이에 대한 획기적 발상의 전환을 촉구했다.“산과 분야의 특수성을 감안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특별한 수가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 보세요. 자연분만에 소요되는 400만∼500만원의 80%를 해당 지자체가 지원하고 있지 않습니까.”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신종철 박사는 ▲가톨릭대의대 및 대학원(박사)▲미국베일러의대 교환교수▲미국유전의학회·세계주산기학회·세계태아의학회 정회원▲대한산부인과학회 홍보위원▲대한태아의학회 사무총장▲대한산부인과초음파학회 국제협력분과 위원장▲대한주산의학회·대한심신의학회 회원▲보건복지부 모자보건심의위원▲현, 가톨릭의대 산부인과학교실 교수
  • [Doctor & Disease]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지훈상 박사

    [Doctor & Disease]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지훈상 박사

    “발전은 이끄는 누군가가 있어야 합니다. 세브란스의 발전이 곧 한국의료의 발전을 이끈다는 믿음을 갖고 우리 병원을 아시아 의료허브로 키우겠습니다.” 연세의료원장 겸 연세대 의무부총장 지훈상(60) 박사는 그의 그늘에서 자란 많은 후학들로부터 ‘범털’로 불릴 만큼 엄격해 지금도 “의사 하려면 제대로 하라.”는 호령을 입에 달고 살지만 여전히 그의 품에 깃드는 사람이 차고 넘친다. 가슴이 따뜻한 까닭이다. 이렇게 외과 전문의로 한 시절을 풍미한 그였지만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격세지감이지요. 요즘 의대 졸업하는 젊은 세대는 외과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쉽게만 가려고들 해요. 힘겨운 과정을 거쳐 뭔가를 쟁취하려는 도전의식이 없는 탓이지요.” 사실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닌 외과 기피현상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는 이런 현상을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사태’라고 진단했다. ▶이런 현상이 외과의 역할과 맞물려 더 크게 부각될 텐데, 의료 분야에서 외과가 차지하는 비중과 의미를 설명해 달라. -외과 없이 의료를 말할 수 없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인 암의 경우 환자의 80∼90%는 치료 중 1회 이상 외과적 수술을 거친다.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다. ▶실태는 어떤가. -최근 전공의 모집현황을 보면 피부과 안과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등은 지원자가 넘쳐나는데 일반외과나 흉부외과는 매년 미달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런 외과 전문의 기근이 벌써 10년을 넘겼다. 원인은 어디에 있나. -외과 전문의의 고난도 의료행위가 현행 의료보험 체계에서 적절한 보상을 못받기 때문이다. 이들이 숙련된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오랜 교육 및 수련기간을 거치는데, 막상 수입은 기대에 턱없이 못미쳐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인 박탈감이 크다. 물론 매사에 쉽게 가려는 젊은 의학도들의 자세에도 문제는 있다. ▶그 결과 현상적으로 의료 현장에서 나타난 부작용과 문제는 무엇인가. -외과는 약제가 아니라 기술과 지식으로 환자를 다뤄야 하며, 이 때문에 잘 훈련된 전문의의 수적인 부족은 응급환자나 암 등 중요한 질환자에 대한 처치 지연과 부실로 이어지고, 결국 국민건강에 대한 위협으로 나타난다. ▶산술적 형평에 집착한 ‘정책적 불평등’을 외과 기피의 주요 원인으로 짚었는데, 다른 이유는 없는 것인가. -대학병원의 외과 전문의들은 스태프로서 수련과 전공의 교육을 담당하는가 하면 진료와 연구도 병행해야 한다. 정신적·체력적인 고충이 크고 시간도 태부족해 교육 부실로 이어지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지 박사는 외과 수련의로 수입이나 건강을 돌보지 않고 오로지 일에 매달려 보낸 젊은 시절을 회고했다.“그런 열정이 필요한데, 요새는 오로지 ‘easy-going’하잖아요? 예전에 소위 메이저과로 불렸던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가 공히 기피 대상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책 대안이 필요합니다. 제가 교환교수로 있던 80년대의 미국도 지금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때 미국 정부가 위기의식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지원정책을 편 결과 90년대 들어 조금씩 개선되더군요. 우리나라도 마찬가집니다. 정책부재로 유능한 인력이 사장되고 의료인력의 균배가 깨어지는 현실은 빨리 바로잡아야지요.”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해법은 사회적 인식 전환과 의료제도의 보완에 있다고 본다. 정부가 실상을 면밀히 파악하고 평가해 이에 걸맞은 정책을 제시한다면 틀림없이 반향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일부에서는 기기 첨단화와 기술화로 이런 현상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데…. -그런 측면이 없지는 않다. 이는 대세이고 점차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영향으로 당장 외과 의사의 수요가 줄지는 않을 것이며, 기기도 외과 의사가 다루기 때문에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의학도들의 생각도 중요할 텐데…. -생명을 지키는 사명을 다하기 위해 의학을 선택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의학의 꽃’이라는 외과학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주기를 바란다. 내가 지나온 발자국이 지금의 그들에게 길이 되고 방향타가 됐을 거라고 생각하면 어깨가 무겁다. ■뇌·암 ‘선택과 집중’… 아시아 의료허브로 지 박사는 지금 ‘한국의 세브란스’를 ‘세계의 세브란스’로 키워내 이곳을 아시아의 의료허브로 자리잡게 하는 일이야말로 120년 세브란스 역사의 대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변화는 3개월 전의 세브란스 새 병원 개원이 직접적인 동인이자 계기가 됐다. “새 병원이 이젠 안정기에 들었습니다. 새 병원 개원은 환자 중심의 통합진료 시스템을 실현하게 했으며, 유비쿼터스 시스템 등 첨단시설과 로봇수술, 첨단 iMRI와 PET-CT 등으로 국제경쟁력을 갖춰 감히 우리나라 의료의 표준을 제시했다고 자부합니다.” ▶아시아의 의료허브로 성장할 구체적인 전략은 무엇인가. -그 방법론은 ‘선택과 집중’이다. 우선, 우리는 암치료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축적해 왔으며, 이를 토대로 세계 굴지의 암 전문병원을 건립, 운영할 계획이다. 이어 세포치료를 포함한 뇌신경분야에도 에너지를 집중해 육성할 것이다. 또 늘어나는 외국 환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새 병원에 국제진료소를 설치, 운영 중이다. 이런 일련의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최근 미국을 방문해 존스홉킨스,MD앤더슨 암센터 등 세계 굴지의 병원들과 의료협력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어 일본과도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발전적 관점에서 선진국과 우리의 의료 수준을 냉정하게 비교해 달라. -대한의학회는 최근 세계 상위 10%의 의료기관과 우리나라 상위 10% 의료기관을 비교한 결과 우리가 세계의 83% 수준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아직 갭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나 위암, 간암, 간이식과 심장질환 치료 등은 세계 최고수준에 올라 있다. ■의료·교육등 지식서비스산업 과감한 육성을 지 박사는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해서도 비교적 냉철하게 문제를 짚었다. “참여정부가 표방하는 의료정책의 핵심은 공공성 강화와 의료산업화인데, 이는 공공의료의 사회적 기능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지나친 규제로 국제경쟁력을 저해한다는 문제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향후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의료와 교육분야에서 얻어야 하고, 이는 싱가포르의 성공 사례에서도 확인되는 대목입니다. 이런 구상을 구체화하려면 정부가 과감한 인센티브 정책을 제시하고 이에 따라 민간이 부담없이 의료의 공공기능을 담당할 수 있도록 친시장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의료도 결국 경쟁력으로 말하는 시대 아닙니까?” ■ 지훈상 박사는 ▲연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영동세브란스병원장▲미국외과학회 정회원▲미국외상학회 명예회원▲미국 쇼크-소사이어티(Shock Society)정회원▲국제 외상 및 중환자협회·국제외과학회 정회원▲현, 대한응급의학회·대한외상학회 명예회장, 한국의료QA학회 부회장▲대한병원협회 전국 전공의 전형위원장▲현, 의학교육발전추진실무위 실무 및 기획위원▲현, 연세대 동문회 상임부회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Doctor & Disease] 차병원 산부인과 이정노 박사

    [Doctor & Disease] 차병원 산부인과 이정노 박사

    “노화의 일부인 여성 요실금은 누구도 피할 수 없고, 방치할 수도 없는 질환입니다. 인생이 새고, 자존심이 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성에게 나이의 증거처럼 나타나는 요실금. 시도 때도 없이 오줌이 새는 바람에 운동은커녕 소리내 웃거나 재채기도 할 수 없는 이 질환은 확실히 모욕적이다.“이런 질병을 당장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다고 그냥 지나칠 수 있겠습니까. 치료가 안 되는 것도 아닌데….” 22년의 미국생활을 접고 지난 1993년 고국으로 돌아와 정착한 차병원 이정노(61·포천중문의대 교학부총장) 박사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새는 요실금이야말로 ‘삶의 질’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드러나는 증상은 무엇인가. -가장 보편적인 증상은 복압, 즉 배에 힘이 들어가는 기침이나 재채기, 줄넘기 정도의 가벼운 운동이나 웃는 것만으로도 오줌이 샌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소변 양이 적고 다 누어도 개운치 않아 자주 화장실을 찾게 된다. 과민성 방광을 가진 사람은 이런 동기 없이도 방광이 저절로 수축돼 오줌이 새기도 한다. ▶원인은 무엇인가. -골반조직의 약화가 문제라고 보지만 왜 골반조직이 약화되는지는 아직 명쾌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과민성 방광은 비만하거나 당뇨병, 척추 및 뇌신경 이상인 사람에게 특히 많아 이런 질병이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요실금도 세분할 수 있을 텐데…. -크게 복압성과 절박성, 일류성이 있으며 이런 증상이 섞인 혼합형도 있다. 요실금의 70∼80%를 차지하는 복압성은 임신, 출산과 폐경 후 여성호르몬 감소, 비만 등의 영향으로 생기는데 방광, 요도, 자궁 등 골반 내 장기가 자꾸 아랫쪽으로 처지면서 요도괄약근을 약화시켜 나타난다. 절박성은 방광이 저절로 수축해 생긴다. 때문에 요의를 느끼면 참지 못하며 숙면도 취하지 못한다. 뇌졸중, 파킨슨병, 치매, 뇌 및 척수손상, 남성의 전립선비대 등이 원인이다. 일류성은 역류성이라고도 하는데, 전립선 비대나 요도 협착, 당뇨병 등 말초신경질환, 변비 등으로 방광 출구가 좁아져 있거나 방광의 수축기능이 약해 소변이 넘쳐 흐르는 경우다. 이 박사는 사람들이 다소 애매하게 여기는 골반근육을 간명하게 설명했다.“이게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고 싶다면 소변을 보다가 갑자기 소변을 멈춰 보면 됩니다. 이 때 소변을 멈추게 하는 근육이 바로 골반근육이며, 이 근육을 포함한 유기체가 골반조직입니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환자의 병력과 함께 요역동검사를 통해 요실금의 종류는 물론 수술 여부 등 치료 방법까지 결정할 수 있다. ▶발병 추세는 어떤가. -예전과 발병 추세가 다르다고 보지는 않으나 고령화와 삶의 질에 대한 각성, 여성의 자존감 향상 등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크게 늘었다. 경향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패드로 처리했으나 요새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려고 한다. 통상 40대 후반의 30∼40%,65세 이상된 여성의 50% 이상이 요실금을 가졌다고 보면 된다. ▶발병원이 다양한 만큼 치료도 어렵지 않겠는가. 완치가 가능한 질환인가. -발병원이 다양할 뿐 아니라 자연적인 노화현상이기도 해 완치는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에는 진단 및 치료기술이 좋아져 95%는 완치가 가능하다. 나머지 5%는 조직이나 괄약근에 문제가 있어 치료가 상당히 어렵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 방법은 약물, 골반근육운동, 전기자극술 같은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눌 수 있다. 가장 흔한 복압성 요실금의 경우 젊은 환자는 운동요법이나 전기자극을 이용한 바이오 피드백 등으로도 치료하지만 고령에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다. 슬링수술법, 버취수술법에다 최근에는 인공조직을 이용한 테이프식 수술도 유효하다. 예전과 달리 수술도 15∼30분이면 끝난다. 이밖에 절박성은 근이완제, 복압성은 요도괄약근을 조여주는 약물로 치료하기도 한다. ▶수술치료 예후는 어떤가. -테이프식 미드슬링 수술법의 경우 85∼95%는 치료되며 노화의 진행에 따라 재발률은 15% 정도 된다. 치료 후 일시적인 배뇨장애가 오기도 하나 자가 방광훈련으로 개선되며, 출혈이나 염증이 나타날 수도 있으나 별 문제는 아니다. ▶약제의 부작용도 없지 않을 텐데…. -심각하지는 않다. 절박성 요실금 치료에 쓰이는 약제의 경우 구강 건조, 소화불량, 메스꺼움, 안구건조증 등이 나타나나 최근에는 이런 부작용을 개선한 약제도 많이 나와 있다. ▶예방책은 무엇인가. -노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케겔운동이라 불리는 골반 근육운동을 일상화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양 발을 어깨 너비로 벌린 채 바닥에 누워 아랫배와 엉덩이의 근육을 5초가량 최대한 수축시켰다가 이완시킨다. 다음은 똑바로 누워 무릎을 당겨 구부린 상태에서 숨을 들이마시면서 동시에 엉덩이를 들어올리며 역시 5초가량 골반근육을 수축시켰다가 서서히 힘을 뺀다. 또 가부좌자세로 앉아 두 손으로 무릎을 짚고 하복부에 힘을 줘 골반근육을 오므리는 운동도 좋다. 이 동작을 매일 규칙적으로 되풀이하면 된다. 이 박사는 대화 말미에 우리의 보험수가 체계를 거론했다.“예컨대 인조조직을 이용한 치료법은 효과가 탁월한데도 수가 반영을 안 해줍니다. 요역동검사도 심평원에서 미리 틀을 정해 놔 충분한 검사나 진단이 현실적으로 어렵고요. 이런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니 환자들이 치료받으러 외국 나가고, 또 의료를 불신하게 되는 것 아닙니까.” ■ 이정노 박사는 ▲연세대의대▲미국 미시간대 부속 연합 폰티악병원 인턴, 레지던트 및 어텐딩-스태프, 산부인과 개원▲캘리포니아주 레세다에서 산부인과 개원▲미국 남가주의대 산부인과 임상교수▲캘리포니아 시미벨리병원 산부인과 과장▲미국산부인과학회 회원▲대한부인비뇨기과학회 창립 회원▲대한산부인과학회 학내이사▲차병원 병원장▲현, 포천중문의대 교학부총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건강칼럼] 건강검진 허와 실

    근래 많은 사람들이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무료 검진부터 가격이 깜짝 놀랄 정도로 비싼 종합검진까지 천차만별이며, 종합검진도 검사 종목에 따라 가격과 종류가 다양하다. 이 대목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번 검사로 한 10년쯤 모든 병의 안전을 보장받는 검사는 없을까?’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검사는 없다. 건강검진이란 검사 당시 자신의 몸 상태가 어떤가를 알려줄 뿐 미래의 건강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가장 정밀하다는 PET-CT도 뇌나 방광암을 다 찾아내기는 어렵고, 크기가 2㎜에 못 미치는 암은 어떤 검사로도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더 좋은 장비란 정확도가 더 높을 뿐 이걸로 모든 암을 다 찾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과욕이다. 중요한 것은 정기검사를 통해 지난 번과 다른 점을 파악해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검사상의 수치가 정상일지라도 자신이 불편하게 느끼는 점이 있다면 주치의와 의견을 교환하는 것도 건강관리의 지혜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사례도 있었다.3개월 전 제법 큰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이 환자는 내게 유방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초음파로 확인한 결과 왼쪽 유방과 액와부 임파선이 크게 만져져 암이 최소 3기는 넘어보였다. 의사가 환자의 유방을 살피지 않고 단순히 X선 필름만 보고 정상이라고 판정한 결과이다. 또 다른 필자의 환자는 검사 때마다 암지표가 높아졌으나 초음파나 컴퓨터 단층촬영으로도 이상이 없었다. 그래도 의구심을 지우지 못해 3차 병원으로 옮겨 검사한 결과 복강에서 난소암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 사례에서 보듯 검사 결과가 좋다고 맹신하지 말고 불편한 점이 있으면 꼭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일반인들이 가볍게 생각하는 것도 의사에게는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급격한 체중 감소나 빈혈, 변비, 심한 피로는 빠뜨리지 말고 주치의와 상의해야 치명적인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낼 수 있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원장
  • [Doctor & Disease] 사는 기쁨 신경정신과 김현수 원장

    [Doctor & Disease] 사는 기쁨 신경정신과 김현수 원장

    “많은 부모들이 ‘요즘 애들 인터넷게임 예사지, 뭘 그래.’라고 여기고, 애들도 예사로 ‘재밌잖아요. 그러면 됐죠.’라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그랬던 많은 사람들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게임은 입맛으로 중독되는 패스트푸드와 같습니다.” 치유적 대안학교인 ‘성장학교 별’교장이자 인터넷중독 치료센터에서 활동하는 등 정신장애, 특히 인터넷중독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 헌신적으로 뛰는 ‘사는 기쁨 신경정신과’ 김현수(40) 원장. 그는 요즘의 인터넷 환경을 두고 “외적 통제의 과잉과 내적 통제의 부재 속에 500만 청소년들이 정서적·정신적으로 방치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와 인터넷중독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인터넷중독은 어떤 질환이며, 그걸 질환으로 구분해도 되나. -인터넷중독이 우울증이나 충동조절장애에 의한 질환이냐, 아니면 독립 질환이냐를 두고 아직 논란이 많아 지금 딱부러지게 규정하기는 곤란한 측면이 있다. 분명한 것은 생물학적·심리적 측면은 더 많은 논란과 연구를 거쳐야겠지만 행동적 징후는 이미 다양하고 농후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중독은 어떻게 구분하나. -학문적으로 정형화된 것은 아니지만 사이버 게임중독과 채팅에 빠지는 사이버 관계중독, 성적 음란물을 탐닉하는 사이버 성중독으로 나눌 수 있다. 증상의 특이성은 무엇인가. -행동상 두드러진 특징은 인터넷에의 과도한 집착, 밤낮이 바뀌고 소요 시간에 관대해지는 시간감각의 왜곡, 지나친 공상이나 사이버공간에 대한 터무니없는 의미 부여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특징은 사회적 관계를 기피하는 등 대인관계 패턴의 변화와 소통의 단절 등 가족관계의 변화로 구체화된다. 인터넷중독의 원인과 발병 기전을 설명해 달라. -중독을 과거에는 약물처럼 직접 뇌에 주입되는 경우에 국한해 이해했으나 요즘에는 도박, 쇼핑중독에 이어 인터넷중독,TV중독 등 반복적이고 강박적인 행위가 뇌의 생리적 상태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간주한다. 실제로 게임중독자의 뇌가 알코올 등 약물중독자의 뇌 상태와 흡사한 변화패턴을 보인다는 보고도 있다. 그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인터넷 강국이지만 뚜렷한 목적의식 없이 기술만 가르쳐 ‘500만 게임족,100만 채팅족’을 낳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한 조사 결과 어린이와 청소년의 80%가 컴퓨터를 게임이나 음악, 채팅 등 흥미나 오락용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가 100만 주부에게 인터넷을 가르치겠다고 했을 때 어떤 용도로, 어떻게 활용하게 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됐던 거죠.” 발병 추세는 어떤가. -당연히 증가 추세다. 검사법에 논란은 있으나 일반적으로 전 국민의 5∼10%, 청소년 이하 연령대의 10∼30%는 위험사용자 집단으로 본다. 단, 스타크래프트처럼 단지 오래 한다고 중독으로 분류하는 건 아니고 인터넷이 부적응행동패턴을 유발해야 한다. 인터넷중독에 반영되는 사회상은 어떤 것인가. -대화와 소통, 어울림의 실종이다. 커뮤니케이션과 여가 및 문화생활 양상의 변화라고 압축할 수 있다. 인터넷은 전화가 초래한 커뮤니케이션 패턴의 변화보다 훨씬 크고 충격적이다. 김 박사는 인터넷을 두고 벌이는 논란의 한 양태를 이렇게 소개했다.“인터넷이 개인의 대인관계를 좁혔나, 넓혔나를 두고도 각기 주장이 다릅니다. 한쪽에서는 ‘개인을 더 외롭고 고립적인 존재로 만들었다.’고 하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동호회 활동에서 보듯 확장됐다.’고 합니다. 이렇듯 인터넷에는 ‘고립’과 ‘확대’가 동시에 존재합니다. 물론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이긴 하지만….” 진단과 질환 판정기준을 설명해 달라. -미국의 심리학자 킴벌리 영이 제시한 설문과 면접이 중요한 진단 방법인데, 통상 다음 4가지 질문으로 판정을 합니다. 첫째 평균적으로 1일 4시간 이상 인터넷을 하는가, 둘째 인터넷을 하느라 학업이나 직장의 과제를 처리하지 못한 적이 있는가, 셋째 주로 인터넷 친구들과 어울리는가, 넷째 인터넷 사용을 두고 가족과 갈등을 겪은 적이 있는가 등이다. 여기에 모두 해당되면 심각한 상태, 한 가지만 해당되면 중독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 환자의 말을 경청하고 조언하는 지지적 상담과 인지교정 및 행동수정을 적용하는 인지행동적 상담이며, 잠재적 위험집단에는 집단상담 방식을 적용한다. 약물로는 제한적으로 항우울제와 충동조절제 등을 병용하나 의존도는 크지 않다. 김 박사는 치료 효과를 묻자 ‘어렵다.’며 운을 뗐다.“인터넷중독도 다른 중독처럼 금단현상이 있고, 치료 동기가 약한 것도 문젭니다. 예컨대 부모나 의사는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본인은 ‘컴퓨터 좋아하는 게 왜 병이냐?’고 항변합니다. 이런 문화적 세대차와 이에 따른 편견이 치료 과정에서 극명하게 노출되는데, 이걸 극복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인터넷 중독도 조기발견이 의미가 있나. -모든 중독은 예방과 조기발견이 중요하며, 일단 중독상태에 이르면 치료를 위해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현행 정책상의 문제는 없나. -우리 사회가 게임문화와 관련 산업에 지나치게 관대하며, 인터넷 중독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려는 것은 바른 태도가 아니다. 경제·산업논리의 지나친 옹호가 청소년의 정신과 몸을 병들게 하고 있다는 점을 정부와 관련 업계가 빨리 깨우쳐야 한다. ■ 김현수 박사 ▲중앙대의대, 아주대의대 대학원(박사)▲정보통신부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전문위원▲청소년보호위원회 매체물분과 자문위원▲청소년보호위원회 인터넷 피해청소년 지원센터 센터장▲정보통신부 정보문화원 자문위원▲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사▲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 홍보위원▲청소년보호종합지원센터 운영위원▲저서 ‘아이들이 인터넷게임 때문에 너무 아파요’(2005)외▲현 성장학교 별 교장▲현, 사는기쁨 신경정신과의원 원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 [Doctor & Disease]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승봉 박사

    [Doctor & Disease]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승봉 박사

    “간단하게 말해 인생의 절반은 잠이며,‘낮=일’‘밤=잠’의 등식은 인위적 패턴이 아니라 섭리에 해당합니다. 그러니 수면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오히려 새삼스럽죠.” 뇌파와 간질, 수면장애 분야에서 국내 굴지의 전문가로 꼽히는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승봉(46) 박사. 그는 잠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하고 “잠(밤)이 없으면 일(낮)도 없다.”고 단언했다.‘불량한 잠은 곧 불량한 일’이라는 그를 만나 수면건강에 대해 들었다. ●“잠이 없으면 일도 없다” 의학적으로 수면을 어떻게 정의하나. -주변의 일을 감지, 반응하지 못하는 가역적인 상태를 뜻한다. 가역적이라는 것은 주기성에 따라 각성 상태, 즉 깨어난다는 의미이며, 불가역적 상태는 혼수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면 건강한 수면이란 어떤 잠을 말하는가. -수면은 크게 난렘(non-REM)수면 4단계와 렘(REM)수면으로 나뉜다. 난렘수면 1단계는 선잠 상태,2∼4단계는 깊은 잠에 든 상태이고, 렘수면은 뇌 활동이 각성상태와 비슷한 단계로 꿈은 이 때 꾸게 된다. 잠이란 이 난렘과 렘을 정상적으로 반복하는 사이클로,1사이클에 약 90∼100분 정도가 소요돼 하룻밤에 4∼5사이클을 되풀이한다. 이 순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양질의 수면이다. 그렇다면 이 범주에서 벗어난 수면은 문제가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개인차는 있지만 성인은 7시간30분, 중·고생은 8시간, 초등생은 9시간을 자야 하는데, 수면시간이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거나,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등 수면 위상이 바뀐 경우, 시간은 충분하지만 질이 나쁜 수면 등이 문제가 있는 수면이다. 예컨대 심하게 코를 골아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은 수면 중 잠깐씩 잠을 깨는 각성상태가 정상인의 5회를 훨씬 초과해 하룻밤에 30회를 넘기도 한다. 이런 잠은 심신의 병을 부른다. ●성인 7시30분·초등생 9시간 자야 홍 박사는 수면의 기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잠은 난렘수면이 75∼80%, 렘수면이 20∼25%를 차지하는데, 난렘수면 때는 신체 피로가 회복되고 활동에너지가 재충전됩니다. 또 렘수면 때는 기억 정리, 정신적 피로 회복, 꿈을 통한 욕구불만 해소 등이 이뤄집니다. 평소 누군가를 보고 싶어 하면 꿈에 나타나는 것이 바로 수면의 욕구불만 해소 기능입니다.” 수면 관련 질환도 소개해 달라. -대표적인 질환이 불면증이다. 또 비만 등으로 기도가 막혀 나타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등 수면과다증, 수면위상이 바뀌거나 시차로 잠을 못자는 1주기리듬수면장애, 몽유병 등 사건수면, 주기적 사지운동 등도 있다. ●불면증·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 증가 각 질환의 병증과 특성은 어떤가. -잠들기 어렵거나 잠을 유지하기 어려운 불면증은 지속 기간에 따라 급성(4주 이하), 아급성(4주∼6개월), 만성(6개월 이상)으로 나누는데, 급성은 대부분 스트레스성이어서 자연히 개선되나 만성은 전문 치료가 필요하다. 수면무호흡증은 비만하거나 턱이 작고 목이 굵은 사람에게 흔한 질환으로, 수면 중 숨이 막혀 컥컥거리다가 ‘푸’하고 숨을 몰아쉬는 것이 특징이다.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횟수가 시간당 5회 이상이면 여기에 해당된다. 낮에 수시로 졸리고 잠에 빠져드는 기면증 등 수면과다증은 한 순간 잠이 쏟아지는 수면발작과, 갑자기 전신의 힘이 빠지면서 주저앉는 탈력발작이 특징이다. 또 1주기리듬수면장애는 심야 인터넷 등으로 수면위상이 바뀐 청소년에게 흔하고, 수면 중 다리를 떠는 주기적 사지운동은 65세 이상 노인의 40%가 갖고 있다. 각 질환의 발병 추세는 어떤가. -스트레스와 식생활 서구화에 따른 비만인구 증가, 게임과 인터넷의 보급 등으로 불면증과 수면무호흡증,1주기리듬수면장애 환자는 느는 추세다. 또 노령화로 주기적 사지운동 환자도 늘고 있다. 기면증은 우리나라에 7만∼8만명의 환자가 있다고 보나 치료받는 사람은 1000명도 안된다. 홍 박사는 수면건강에 대한 일반의 관심 부족이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우리나라의 수면장애 유병률이 20∼30%나 되지만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 의대에 수면의학 강의 자체가 없었습니다. 이런 정도니, 일반인들이 병인 줄을 몰라 치료를 못받는 게 이상할 것도 없었지요. 그러는 사이에 병은 커지고….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챌린저호 폭발사고가 잠 때문에 빚어졌다는 사실을 알면 결코 잠을 소홀히 할 수 없겠지요.” 수면과 다른 질환의 상관성은 어떤가. -의외로 심각하다. 수면부족에 따른 집중력 저하로 발생하는 교통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는 논외로 치더라도 근골격계 질환을 비롯, 고혈압, 뇌졸중, 심근경색, 우울증, 당뇨병 등이 모두 수면과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또 치료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환자의 수면력과 배우자 등 베드파트너를 통해 수면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에는 신경학적 검사 외에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구체적인 수면장애의 종류와 정도가 모두 파악된다. 수면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진단이 되면 각 질환과 개인별 특성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를 하게 된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수면질환 하면 수면제를 떠올리나 행동치료가 우선이며, 수면제는 보조적 약물일 뿐이다. ●‘아침형 인간’은 주먹구구식 발상 잠과 꿈의 구체적인 연계성을 한창 연구 중이라고 근황을 소개한 홍 박사는 최근의 ‘아침형 인간’ 붐을 ‘문제 있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수면위상을 유지하려면 취침시간이 거의 일정해야 하는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는 것은 수면시간을 줄이라는 뜻이고, 이는 불가피하게 낮 동안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집니다. 결국 ‘아침형 인간’이라는 건 수면의 중요성을 간과한 주먹구구식 발상일 뿐입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홍승봉 박사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미국 존스홉킨스병원 간질센터 임상전임의▲미국 클리블랜드병원 클리닉 임상전임의▲서울대의대 신경과 외래교수▲대한신경과학회 학술위원▲미국 수면장애학회·신경과학회·간질학회·임상신경생리학회 정회원▲대한간질학회 이사▲세계 최초로 Radial surface rendering기법을 개발해 간질병소 진단율 제고 및 기면증의 뇌활동 지도를 세계 최초로 PET를 이용해 제작▲현,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 [Doctor&Disease] 서울대학병원 강남건진센터 조상헌 박사

    [Doctor&Disease] 서울대학병원 강남건진센터 조상헌 박사

    사람들의 뇌리에 건강검진은 ‘집단 검사’와 ‘부정확성’으로 각인돼 있다. 줄지어 차례를 기다렸다가 받은 검진이지만 결과는 전문의 상담 한번 없이 종이 한장에 어려운 수치로 기록돼 전달되기 일쑤다. 전문의의 설명이 없다 보니 별 것도 아닌 수치에 놀라거나, 치명적인 질환의 징후가 감춰져 “건강검진 받은 게 불과 얼마 전인데….”하며 낙담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런가 하면 건강검진의 ‘정상’ 판정을 과신해 자신의 몸을 혹사하는 경우도 많았다. 건강검진은 이렇듯 ‘불신’과 ‘맹신’의 경계에 있는 거울이다. 사람들은 이 거울 앞에서 자신이 원하는 표정을 지으며, 스스로 답을 구하곤 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아니 지금도 건강검진은 이런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위암 조기 발견땐 95% 완치 그러나 이런 세간의 인식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항변하는 이가 있다. 바로 서울대병원 건강검진 센터인 ‘헬스케어시스템 강남센터’ 부원장인 내과 조상헌(47) 박사다. 그는 “제대로 된 건강검진이 개인의 건강에 얼마나 유효한지는 수치로도 입증이 된다.”고 말한다.“예컨대 위암의 경우 조기발견하면 95%가 완치되지만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 경우 5년 생존율이 20∼30%로 떨어집니다. 건강검진의 필요성은 여기서 확인됩니다.” 필요성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우리나라 성인의 사망원인 1∼5위가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당뇨병, 만성 하기도질환인데, 이게 전체의 3분의2나 된다. 바로 암과 생활습관병(성인병)으로, 이는 조기발견해 잘만 관리하면 대부분 치료되지만 조금만 늦어지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 문제는 진단 시기인데, 이런 질환의 조기 발견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건강검진이다. 그렇다면 그런 건강검진의 유효성은 어떻게 입증되는가. -질병의 조기발견은 개인의 건강, 생명 유지에도 큰 의미가 있지만 의료경제적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실제로 진행된 암의 생존율 증가치를 보면,97%의 돈을 들여 얻는 효과는 11%에 불과하지만 조기발견한 경우에는 고작 3%의 경비로 이보다 최고 6∼7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비용, 환자 및 가족의 고통, 건강과 생명의 유지라는 점에서 이보다 더 의미있는 결과가 있겠는가. 암 발견율도 마찬가지다. 지난 1년 동안 우리 센터의 암 발견율은 1.09%, 즉 100명 중 1명 꼴이었는데, 이 중 진행된 암은 단 1건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조기 암이었다. ●건강검진 국가차원서 제도화 필요 덧붙여 이런 사례도 소개했다.“우리 병원의 저명한 교수 한 분이 최근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기능저하증 진단을 받았는데, 그 분이 ‘내가 의사지만 건강검진 후 인생이 달라졌다.’고 하시더군요. 이런 유효성에도 불구하고 건강검진이라는 게 의사들도 선뜻 챙기기 어려운 점이 없지 않은데, 이런 점에서 제대로 된 건강검진을 국가 차원에서 제도화할 필요가 절실합니다.” 건강검진의 종류는 어떻게 나뉘나. -크게 봐 기본검사와 종합검진으로 나눈다. 기본검사에는 혈압측정, 빈혈, 백혈구 수치, 혈중 지질, 간염, 당뇨, 갑상선 기능, 각종 암 표지자 등을 파악하는 혈액검사와 대·소변검사, 심전도, 흉부 X선, 골밀도 검사와 복부 초음파검사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여자는 유방암 정밀검사, 남자는 협심증 정밀검사 등 특정 항목을 더한 것이 종합검사다. 더 특화된 검진으로는 MRI(자기공명영상)를 이용한 뇌 촬영, 내시경 등을 이용한 대장검사와 암 발견에 효과적인 PET-CT검사가 있다. 일반인의 경우 검진프로그램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나. -전문의와 상담해 기본검사 외에 연령, 성별, 병력, 가족력, 생활습관 등을 두루 따져 특정 검진을 추가하면 된다. 건강검진은 질병의 조기진단과 위험요소를 미리 찾아내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이런 관점에서 검진 항목을 선택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나쁜 식습관 교정하는 기회 될수 도 조 박사에게 건강검진을 몇 번이나 받아봤느냐고 물었더니 지난해 처음 받아봤다고 했다.“결과가 좋다는 점이 생활에 엄청난 활력소가 되더군요. 그런 점 말고도 건강을 해치는 위험요인인 음주와 흡연, 나쁜 식습관이나 생활양식을 교정하는 기회가 된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솔직히 건강검진을 어느 정도 신뢰해야 하는가. -분명히 말하지만 건강검진이 ‘보장보험’은 아니다. 질병을 조기에 찾아 치료하고, 위험 요인을 미리 제거·관리하며, 혹 질병이 확인되면 전문 치료시스템과 연계해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여기에 문제가 없다면 예외적으로 문제가 불거질 확률은 아주 낮다. 그동안 일반인이 건강검진에 가졌던 불신의 근거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일률적인 검사의 반복이 문제였을 것이다. 여기에다 장비와 전문인력도 부족했고, 또 나날이 바뀌는 질병의 패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과 크게 다르다. 건강검진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대학병원급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복부 초음파와 위내시경이 포함된 기본검진이 40만∼60만원선인데, 여자는 검사 항목이 많아 약간 비싸다. 직장내시경과 협심증검사가 포함된 종합검진은 70만∼100만원 선이다.10대 암 중심의 암 정밀검사와 흉부·복부CT 등이 포함된 프로그램은 150만∼200만원선,PET-CT는 단일 항목이 100만원 정도다. 건강검진은 장비나 진단 키트, 시약 등의 가격차가 커 비용만을 선택 기준으로 삼는 것은 불합리하며, 최근에는 개인별 맞춤검진 프로그램이 마련돼 보다 저렴하게 필요한 검진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조 박사는 “일부에서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두고 위화감 운운하며 문제시하기도 하나 이는 의료정책이나 건강검진의 콘텐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결과에 대한 지나친 ‘불신’과 ‘맹신’만 경계한다면 건강검진은 건강을 지키는 가장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 조상헌 박사는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대한천식 및 알레르기학회 학술이사▲대한면역학회 재무이사▲서울대 의대 교무부학장보 역임▲국내 최초로 만성기침 클리닉 개설(1996년)▲국내 최초로 건강검진 분야에 천식 도입▲현,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겸 강남건진센터 부원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Doctor & Disease] 서울대병원 신경과 노재규 박사

    [Doctor & Disease] 서울대병원 신경과 노재규 박사

    “뇌졸중이라는 질환은 자신의 삶을 투영하는 거울입니다. 병력은 물론 스트레스와 술, 담배, 운동 여부와 무슨 음식을 즐기는지 등 개인의 삶을 되짚어 볼 수 있는 흔적이 이 병증에 모두 함축돼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노재규(56) 박사. 우리나라에서 뇌졸중에 관한 한 그만큼 자신있게 말할 수 있고, 그 말에 그만큼 무게가 실리는 사람도 흔치 않다. 뇌졸중 분야의 수많은 전문의를 길러냈는가 하면 국내 첫 경두개초음파검사법을 도입했고, 역시 국내 의사로는 처음으로 미국두통연구회에 가입해 두통에 관한 학문적, 임상적 업적을 남겼으며, 지난 92년에는 서울대병원이 뇌사판정 기준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최형우씨를 치료했던 바로 그 의사다. 그를 만나 우리나라에서 단일 질환으로는 사망률이 가장 높은 뇌졸중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인사를 나눈 뒤 대뜸 “뇌졸중이 주로 겨울에 발생하는 질환이라서….”라고 운을 뗐더니 뜻밖에 그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병증의 발현에 있어 계절적인 요인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얘기가 시작됐다. 뇌졸중이란 어떤 질환인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 기능에 문제가 초래되는 질환을 말한다. 뇌는 혈액을 통해 산소와 포도당 등을 공급받는데 이게 손상되면 뇌의 해당 부위에 따라 다양한 병증이 나타나게 된다. 문제가 병증으로 나타나는 경로를 설명해 달라. -뇌 조직이 괴사하면 괴사 부분이 담당하는 신체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예컨대 뇌의 중심구 중 앞부분은 전신의 운동기능, 뒷부분은 시각정보를 담당하는데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신체의 일부가 마비되거나 감각 이상, 시각 및 시야장애가 나타나는 식이다. 발병 추세와 경향은 어떤가. -과거 우리나라에 많았던 뇌출혈은 주는 반면 동맥경화와 경동맥질환에 의한 허혈성 뇌졸중이 급증하고 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뇌졸중 환자의 30%가량은 이 경동맥질환을 가질 정도다. 유형에 따른 종류도 많을 텐데…. -뇌졸중은 혈관이 터지는 출혈성과 혈관이 막히는 허혈성(뇌경색)으로 나뉘는데, 출혈성은 다시 뇌내출혈인 뇌실질 출혈과 뇌를 감싼 지주막 밑의 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었다가 터지는 지주막하출혈로 구분한다. 허혈성은 동맥경화로 아예 혈관이 꽉 막히는 뇌혈전증, 심장이나 동맥의 혈전이 혈관 속을 떠돌다가 뇌혈관을 막는 뇌색전증, 뇌의 모세혈관 격인 직경 0.2∼0.4㎜ 정도의 관통혈관이 막히는 열공성 뇌경색도 허혈성이다. 이밖에 혈관이 잠시 막혔다 풀리는 일과성 허혈증도 있다. 노 박사는 자칫 사소하게 여기기 쉬운 열공성뇌경색을 다시 거론했다.“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동맥경화성 뇌졸중이 많아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열공성이 많아 학자들이 그 경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또 일과성 허혈증은 중요한 뇌졸중의 예고증상이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게 상책입니다.”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뇌졸중은 한 순간 증상이 나타나지만 그것은 오랜 기간 증상이 발전해 온 결과일 뿐이다. 여기에 작용하는 원인질환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고혈압과 고지혈증, 당뇨병이다. 흡연과 과음, 비만, 운동부족도 중요한 위험인자다. 흡연도 문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뇌졸중 발병 가능성이 최고 3배나 높다. 증상은 어떤가. -증상은 뇌의 손상 부위에 따라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는 반신 운동 및 감각마비, 언어장애, 시야장애, 어지럼증, 물체가 둘로 보이는 복시와 걸음걸이 이상, 갑작스러운 두통과 구토, 의식장애,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연하장애 등이 대표적이다. 진단이 특별히 어렵지 않은가. -예전에는 병력과 신경학적 검사만으로 진단했지만 최근에는 신경학적 검사나 신체검사 말고도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기술이 발전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노 박사는 진단을 얘기하면서 적잖은 일선 의사들이 뇌졸중의 유형에 무관심해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뇌졸중은 병인과 병소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의사라면 반드시 어떤 경로를 거쳐 발병한 뇌졸중인지를 알아내는 진단을 해야 합니다. 그걸 모르면 치료가 안되는데도 의사들이 그걸 간과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치료법에 대해서도 얘기해 달라. -뇌졸중 치료의 핵심은 얼마나 빨리 의료조치를 취하느냐이다. 뇌출혈의 경우 출혈과 혈압, 뇌압을 통제하면서 혈액이 저절로 흡수되도록 하거나 출혈이 심해 뇌사상태에 이른 경우는 수술로 혈종을 제거하기도 한다. 허혈성은 증상 정도와 최초 발병 이후 처치 때까지의 시간을 따져 혈관을 뚫거나 혈전용해제, 항응고제 등을 투여한다. 이런 급성기 치료를 끝내면 2차로 위험인자에 대한 치료를 시작해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최소화해야 한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뇌졸중 치료와 관련, 중요한 연구 과제를 수행중이며 이르면 1년 이내에 가시적 성과를 밝힐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소개한 그는 기존 연구에 대해, 성급한 성과 발표에 앞서 사례 연구를 더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줄기세포를 이용한 뇌졸중 치료는 임상적으로 아직 검증된 것이 없습니다. 모든 것은 아직 가능성 단계이므로 섣부르게 결과를 제시하기보다 더 깊이있는 탐구가 필요하겠지요.”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노재규 박사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미국 하버드의대 교환교수▲대한신경과학회 수련고시위원·총무이사·교육위원장·감사 등 역임▲대한뇌졸중연구회장▲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분당서울대병원 건립본부장▲청와대의무실 신경과 자문의▲경찰병원 신경과 자문의▲현, 서울대의대 신경과학교실 교수
  • [메디컬 라운지]

    ●천식환자 여름나기 권고사항 발표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는 최근 ‘천식 환자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한 권고사항’을 발표했다.협회가 발표한 권고 사항은 ▲냉방기구 및 차가운 음식의 과용 자제와 적정 실내온도(실내·외 기온이 5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유지 ▲오존경보 발령시 외출 금지 ▲운동 전후에 증상 악화 조심 ▲흡입용 스테로이드의 꾸준한 투약,기도염증 치료 등 꾸준한 질환 관리 ▲습도를 50% 이하로 낮추는 등 깨끗한 주거환경 확보 ▲휴가 등 여행시 응급용 기관제확장제 준비 등이다. 김유영(서울대 교수) 협회장은 “평소 관리가 소홀한 상태에서 에어컨 바람을 오래 쐬거나 갑자기 운동을 할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며 “휴가철이라도 천식 환자들은 증상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13~14일 척수기형환자 가족캠프 대한이분척추증학회는 오는 13∼14일 용인 민속촌 유스호스텔에서 이분척추증(척수기형) 환자와 전문의가 함께 하는 가족캠프를 연다.이분척추증은 척추뼈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해 척수가 노출되는 선천성 장애.이번 캠프에서는 의료진과의 상담은 물론 가족과 함께하는 놀이,환자들끼리의 모임을 통해 투병 의지를 격려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기회도 마련한다.(02)361-6320. ●파킨슨증 치료제 ‘미라펙스’ 시판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난치성 질환인 특발성 파킨슨증 치료제 ‘미라펙스’를 이달부터 국내 시판한다.미라펙스는 도파민 수용체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제제로,팔다리가 떨리는 진전현상과 운동불안정현상을 현저하게 개선시키며,간대사율을 최소화해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이 적고 식사와 무관하게 투약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파킨슨병은 진행성 운동장애로,우리나라에서는 치매 다음으로 발병 빈도가 높은 퇴행성 뇌질환이다. ●다중단층촬영장치 도입 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은 다중단층촬영장치인 ‘MD 16 SliceCT’를 도입했다.이 기기는 일반 CT(컴퓨터단층촬영장치)에 비해 해상도가 10배 이상 뛰어나고 촬영시간이 10분의1 정도로 짧아 심장과 대장·항문질환,폐암 조기진단에 효과적이며,촬영시간이 3∼5분으로 짧고 X-레이 피폭양도 기존의 4분의1 수준으로 줄인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031)780-5486. ●소아·청소년 스트레스클리닉 개설 을지병원은 소아 및 청소년의 정신질환을 집중 치료하기 위해 ‘소아·청소년 스트레스클리닉’을 개설했다.클리닉은 학업 스트레스를 비롯,시험 불안,대인관계 문제,가정 불화로 인한 소아와 청소년의 정서불안과 인터넷 중독,주의력 및 학습장애,야뇨증 등 소아 정신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한다.
  • [Doctor & Disease] 서울 상계백병원 박상근 원장

    아직도 뇌는 신(神)의 영역이 넓다.그만큼 뇌 질환은 치명적이다.특히 ‘중풍’으로 불리는 뇌졸중은 죽음에 가장 근접한 질환이거니와 다행히 죽음의 터널을 벗어나더라도 남은 삶이 오로지 힘겨워서 더욱 무서운 질환이다.오죽했으면 다른 병처럼 ‘걸린다.’는 말 대신 ‘중풍을 맞았다.’거나 ‘중풍이 왔다.’고 할까. 뇌졸중에 관해 국내 최고의 임상 사례와 치료이론을 축적한 서울 상계백병원 원장인 신경외과 박상근(56) 박사는 “뇌졸중이야말로 개인과 사회가 함께 병을 부르는 대표적 질환”이라고 말한다.‘먹는 게 남는 것’이라는 식의 무차별 육식과 운동기피 등 분별없는 생활습관,병원더러 환자의 장기입원을 꺼리게 하는 보험 수가,중환자 요양시설 하나 없는 복지정책이 어우러져 ‘뇌졸중의 시대’를 열었다는 뜻이다. 뇌졸중의 의학적 정의는 무엇인가. -뇌졸중은 뇌 혈류장애에 의한 의식소실,반신마비,언어장애 등 신경장애를 유발한 상태를 뜻한다.운좋게 회복되어도 대부분 행동·언어장애 등 치명적인 후유증을 겪는다.크게 뇌혈관이 막히는 허혈성(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출혈성(뇌출혈)으로 나누는데,허혈성은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뇌동맥 및 경동맥의 혈전 및 색전과 심인성 색전류,출혈성은 고혈압에 의한 뇌출혈과 혈관 기형,뇌동맥류 파열 등 혈관 질환이 주요 원인이다. ●98년 이후 국내 사망원인 1위 우리나라의 발병 추세는 어떤가. -최근들어 국내에서 허혈성 뇌졸중이 급증,서구 패턴을 보이고 있다.서구형 식생활과 고령화가 원인이다.국내 유병률은 인구 1000명당 5명으로 해마다 6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현재 20만명이 넘는 환자가 영구적인 뇌손상으로 고통받고 있다.98년 이후 국내 사망원인 1위다.무서운 질병이다.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역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육류 및 가공식품의 무절제한 섭취와 이에 따른 비만,음주와 흡연,과로와 운동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원인질환도 짚어 달라. -고혈압과 심장병이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다.뇌경색 환자의 50% 이상,뇌출혈 환자의 60∼90%는 고혈압이 동반된다.또 뇌졸중 환자의 75%는 심장병을 갖고 있다.당뇨병과 고지혈증,비만도 간과할 수 없다. ●전조증상 무시… 더 큰 위험 초래 증상은 주로 어떻게 나타나나. -사실,증상을 체감할 정도면 늦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불행히도 이런 증상마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혈압,동맥경화 등 원인질환이 있지만 이것도 환자 자신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또 증상이 있더라도 평소에는 ‘이게 무슨 문제가 될까?’하고 여기기 십상이다.그러다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더 구체적으로 보면,뇌출혈은 갑자기 두통,현기,구토 등으로 시작해 뇌의 병변 위치에 따라 시력 및 시야장애,반신 혹은 신체 일부의 마비나 언어장애,안면신경장애,운동장애와 경련,의식장애 등을 보인다.뇌경색은 뇌의 일과성 허혈 발작을 빼면 뇌출혈과 비슷한데,이걸 방치하면 40% 정도가 뇌졸중으로 진행한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크게 문진과 이학 및 신경학적검사,특수검사법이 있다.최근에는 CT(컴퓨터 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장치),SPECT(단일광자방출 전산촬영),PET(양전자 단층촬영) 등 첨단 진단장비가 많이 보급돼 병증의 위치와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자가진단도 가능한가. -뇌졸중은 뇌혈관 장애가 원인이기 때문에 미처 감지하지 못하더라도 발병 전에 신체 특정부위의 부자연스러움이나 시력장애,두통과 언어장애 등 다양한 조짐이 나타난다.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전조 증상을 가볍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치료 방법도 함께 소개해 달라. -발병 원인이나 병기,증상에 따라 약물치료냐,수술치료냐를 결정하는데,판단 기준이 다양해 일률적인 설명이 어렵다.중요한 것은 약물이든,수술이든 적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최근 효과가 좋고 부작용을 줄인 약제가 많으나,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이다.간혹 뇌수술이 위험하다며 그릇된 치료나 민간요법에 의존해 병을 키우기도 하는데,그건 불행을 자초하는 일이다. ●국가차원 중증환자 관리대책 절실 여기에 덧붙여 그는 뇌졸중 환자를 관리하는 국가 차원의 복지시책 부재를 꼬집었다.“위험도에 비해 의료수가가 턱없이 낮아 전공의도 많지 않습니다.게다가 질환 특성상 장기입원 환자가 많아 병원 고충도 말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이 정도면 이제 국가에서 중증환자 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아직도 일반의 뇌졸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예방책을 소개해 달라. -위험인자의 조절이 중요하다.비만관리와 함께 고혈압,심장병,당뇨병,고지혈증 등의 착실한 치료가 필요하다.금연은 필수고,폭음도 경계해야 한다.필요하다면 약물 사용을 주저할 필요는 없다.적절하게 항응고제 등을 사용하되 규칙적인 운동과 싱거운 섭생 등 생활요법을 곁들이면 좋을 것이다. ●“평가는 신의 몫 아니겠습니까” 박 박사는 인터뷰 도중 스스로 오래 살 것이라고는 믿지 않는다고 푸념했다.“뇌혈관 질환을 다루는 의사들은 평생 긴장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합니다.응급상황이 많아서죠.혼신을 다해 수술을 마치고 나면 마치 혼이 빠져나간 듯 탈진하곤 하는데,평생 이 일을 하면서 어떻게 오래 살기를 바라겠습니까?” 그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에 얼핏 우수가 어렸다.항상 병증과 그 병이 주는 고통을 열린 가슴으로 품어 온 그였지만,어느덧 초로에 접어든 지금 어찌 일말의 소회가 없을까.“누군가 해야 될 일이라면 내가 하자고 다그치며 열심히 살아왔고,평가는 신의 몫 아니겠습니까?” ■ 박상근 박사 ▲연대의대 및 대학원,고대의대 대학원(박사) ▲연대의대 및 인제의대 교수 ▲미국미네소타의대 신경외과 연구강사 ▲대한뇌종양학회 회장,대한뇌종양연구회 회장,대한의학레이저학회 학술이사 및 이사장,대한 신경외과학회 상임이사 등 역임 ▲대한신경외과 학회,대한뇌혈관질환연구회,대한 뇌종양연구회,미국신경외과학회 및 미국뇌종양·뇌혈관질환 분과학회 정회원 ▲현,상계백병원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오정식기자 oosing@seoul.co.kr ˝
  • 방사선치료 어떤게 있나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을 치료에 이용한다는 특성 때문에 첨단 기기를 이용하는 게 필수다.CT(컴퓨터 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 영상촬영),PET-CT(양전자 단층촬영) 등 첨단 진단장비를 이용해 병소의 영상을 확보한 뒤 집중적,선택적으로 방사선을 투사하는 방식이다.여기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치료법이 선형가속기를 이용한 강도변조 방사선치료(IMRT)로,정상조직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암 등 질병 부위에 방사선을 집중시켜 치료하는 방식이다.불규칙한 병변 부위를 마치 가위질하듯 따라가며 방사선을 투사할 수 있어 치료 효과는 높지만,너무 정밀한 작업이어서 보통의 경우 일정 부분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는 기기가 바로 감마나이프라는 상품명으로 알려진 감마선을 이용한 정위방사선치료.3차원 영상을 통해 뇌의 병소를 관찰하면서 여러 위치에서 방사선을 쪼여 치료하는 방법이다.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소기의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으나,신체의 움직임 등으로 방사선이 병소를 벗어날 경우 의외의 부작용이 우려돼 고정이 가능한 두부 질환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선보여 국내에는 원자력의학원과 강남성모병원에만 설치돼 있는 장비가 바로 사이버나이프로 불리는 차세대 치료기기.선형가속기의 발전된 형태로,최신 병소 위치확인시스템을 갖춰 일단 병소가 잡히면 단 1회에 많게는 1248개 방향에서 미량의 방사선을 쏴 종양 등 병인을 제거한다. 기존 감마나이프로는 치료할 수 없는 신체 깊은 곳의 종양은 물론 치료시 움직임 때문에 방사선 투사가 어려운 몸통 부위의 병소도 3차원 영상으로 통제되는 로봇 팔이 자유자제로 따라가며 방사선을 투사해 ‘꿈의 기기’로 불린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Doctor & Disease] 뇌정위 수술 국내 첫 도입 강남성모병원 김문찬 박사

    현대의학에서도 아직까지 뇌는 성역이다.그래서 뇌를 다루는 의료인들은 수술이든,시술이든 모든 치료행위에 임해 스스로 겸손하고 진지하지 않을 수 없다.“뇌는 어떤 예단도 허용하지 않으며,어떤 오만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의료인들의 고백은 차라리 절박하다.이처럼 뇌를 신앙처럼 여기며,뇌에서 존재의 의미를 구하는 의료인 가운데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신경외과 김문찬(57) 박사는 단연 우뚝하다.그가 뇌에서 구한 고뇌와 업적이 이를 증명한다.그는 우리나라 최초로 뇌정위(定位) 방사선수술을 성공시켜 한국 의학의 위상을 바꿨다. “그 때가 지난 87년이었는데,뇌혈관 기형을 가진 환자가 대상이었습니다.이 수술의 성공은 두개골을 열지 않고 뇌질환을 치료하는 시발점이었다는 점,환자의 고통은 물론 심리·경제적 부담까지 덜었으며,치료 효과가 예전의 두개골을 열어 수술하던 때에 비해 놀랄 만큼 좋아졌다는 점에서도 획기적이었습니다.”그를 만나 ‘신의 영역’에 도전한 뇌정위 방사선수술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얘기했다. ●단1회 투사로 외과수술보다 효과 먼저,김 박사의 경력을 보면 ‘뇌정위 기능적 신경외과’라는 용어가 눈길을 끄는데…. ­정상적인 뇌는 기능적으로 억제와 항진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그런데 병변에 의해 이 균형이 깨지면 몸의 특정 부위가 떨리는 진전증,운동이상증,경직증,통증,간질처럼 기능항진 상태가 되거나,감각 및 운동마비,안면마비같은 기능저하 상태가 오게 된다.이럴 경우 병적으로 기능이 항진된 부위를 파괴하든가,기능을 억제하도록 신경계를 자극해 특정 증상을 치료하는 전문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그런 병증에 적용하는 첨단 수술법이 바로 정위 방사선수술이라는 뜻인데,그 원리를 설명해 달라. ­이온화된 방사선의 세포 소멸효과를 이용한 치료법이다.방사선을 2∼6주에 걸쳐 병변 부위에 쏠 경우 복구가 가능한 손상을 입는 정상세포와 달리 종양세포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 괴사한다.정위 방사선수술은 이런 일반적 원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병변 부위에 고선량(高線量)의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쏘아 1회 시술로 외과적 수술 이상의 효과를 얻는 것이다. 정위 방사선수술의 효용은 무엇인가.또 이 수술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은 어떤 것이 있나. ­1회 방사선 투사로 치료하며,기존 치료법과 달리 중요 장기의 병변에 최대한 접근할 수 있다.또 정상조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반면 병변 세포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쳐 기존 방사선으로 치료가 어려운 종양에도 효과가 크다.악성 및 양성 뇌종양,뇌혈관 기형,간질 등 뇌의 기능성 장애 등이 치료 대상이다. ●뇌종양 진단·치료… 정신질환도 대상 치료 대상을 거론하자 김 박사는 “뇌의 기능항진이 초래하는 통증,운동이상증,경직증,간질,정신질환,신경내분비질환을 주요 대상으로 했으나 최근 정위수술법이 발달하면서 뇌종양의 진단 및 치료,뇌동맥류,뇌혈관 기형,뇌 속의 이물질 제거 등이 모두 치료 대상”이라고 설명했다.그의 설명은 마치 맑은 물속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거침없었고,이 대목에서 정위 방사선수술을 국내 최초로 성공시켰는가 하면 중증 신경병성 통증 환자에게 역시 국내 처음으로 ‘뇌운동 피질자극수술’을 성공시킨 그의 임상 이력이 돋보였다. 예를 들어,이 수술법을 이용한 간질 치료법을 소개하면 ­약물치료가 한계에 이른 환자의 경우 정위수술법으로 뇌 속에서 병변 부위를 찾은 뒤 이 부위를 제거해 항진된 신경흥분도를 정상화시키는 파괴술이나,소뇌피질 혹은 치상핵을 자극해 위축된 뇌의 억제기능을 활성화해 증상을 개선하는 자극술을 적용한다. 정신이상은 어떤가. ­정신이상은 사고,정서,행동에 관여하는 뇌 부위(변연계)의 기능항진이 초래하는 질병으로,주로 정위수술을 이용한 고주파 응고술을 적용하는데 갈수록 결과가 좋아지고 있다.병증별로는 우울증,불안신경증,강박반응성 신경증은 예후가 좋은 반면 정신분열증은 그렇지 못하다. ●청력·시력장애 정복할 날 머잖아 김 박사는 지금까지 두개골을 열어 수술했던 방식과 달리 뇌정위 방법으로 각종 뇌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했다.“병증이 뇌의 깊은 곳에 있는 경우 3차원 방식에 의한 고주파 응고술을 이용하며,전극을 뇌의 특정 부위에 이식해 만성적으로 뇌를 자극,병증을 치료하는 심부뇌자극술도 적용할 수 있다.또 첨단 장비인 감마나이프나 사이버나이프같은 정위적 방사선을 이용해서 뇌종양이나 파킨슨씨병 등을 치료한다.”이처럼 활용예가 다양한 정위적 방사선치료법은 별도의 마취없이 두개골에 작은 구멍 하나만 내면 시술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뇌종양,뇌출혈이나 뇌경색 등 각종 뇌질환의 발병 추세는 어떤가. ­크게 늘고 있다.서구화된 식습관과 다양화한 사회의 영향에다 병증을 찾는 의학기술의 발달로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예전에는 뇌질환의 경우 미리 치료를 포기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미 그런 시대는 아니다.발병률도 높지만 치료율도 높다.완치는 별개로 하더라도 이제는 어떤 뇌질환이든 임상적으로 접근할 수는 있다.그것이 희망이다. 현재까지 적용하고 있는 뇌질환 치료법의 한계와 이후의 가능성을 설명해 달라. ­어떤 치료법도 나름의 한계를 갖고 있다.따지고 보면 병증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정상의 한계를 일탈한 것 아닌가.그러나 의학기술의 진보도 눈부셔서 최근에는 청력이나 시력장애에 대해서도 미세전극을 감각중추에 이식해 치료하려는 시도가 진행중이다. 김 박사는 그러면서 “아마 기능적 신경외과 분야의 경우 섣불리 미래를 예측하는 일도 쉽지 않을 만큼 놀라운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뇌수술의 불모지였던 우리 의학계에 뇌정위 수술법을 알렸듯 이제는 또다른 신기원을 향해 가야 한다.”며 넉넉하게 웃었다. ■ 김문찬 박사는 ▲가톨릭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영국버밍햄의대 뇌정위기능 신경외과 및 통증클리닉 senior-registrar▲대한뇌종양학회장▲대한 뇌정위기능 신경외과학회장▲대한 신경외과학회 학술상임위원장▲대한신경외과학회 WFNS 국제대표위원 등 역임▲현,대한 신경외과학회 국제교류 위원장▲가톨릭대 의대 신경외과학교실 주임교수▲대한신경외과학회 차기 이사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김영설박사가 말하는 뇌파의 세계

    “뇌파(腦波·electroencephalogram)란 뇌 부위에서 자발적으로 나타나는 전기적 에너지를 말한다.통상 0.5∼18㎐의 주파수 대역에 전압은 10∼100㎶ 정도지만 뇌의 상태에 따라 확연하게 주파수 대역이 달라진다. “예컨대 간질의 경우 경미한 발작일 때는 진폭이 큰 극파와 주파수가 느린 서파가 교대로 나타나지만 심각한 발작일 때는 극파가 연속해서 나타납니다.뉴로피드백 치료법은 이런 변화를 기록해 의학적 치료의 방편으로 삼는 기술입니다.” 뇌파는 국제뇌파학회의 기준에 따라 델타파(4㎐ 미만),시타파(4∼8㎐),알파파(8∼13㎐),베타파(13㎐ 이상)로 구분하는데,뉴로피드백 체계에서는 이를 더욱 세분화해 델타파(0.5∼4㎐),시타파(4∼7㎐),알파파(8∼12㎐),SMR(12∼15㎐),베타파(15∼18㎐),하이베타파(18㎐ 이상) 등으로 나눠 각 상태에 따라 뇌의 상태를 구분한다. “각 주파수 대역에 따라 델타파는 숙면 상태,시타파는 졸립고 산만하거나 백일몽 상태,알파파는 편안하고 외부 집중력이 느슨한 상태,SMR는 움직이지는 않으나 집중력이 유지되는 상태를 말하며,베타파는 사고하거나 활동적으로 집중력을 유지하는 상태이고 하이베타파는 극도로 긴장되고 불안한 상태를 뜻한다고 보면 됩니다.” 뉴로피드백은 이런 뇌파를 조절한 뒤 최적의 상태를 뇌가 기억,유지하도록 해 질병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그는 실제로 외국에서는 당뇨병 환자에게 뉴로피드백 치료법을 적용한 결과,약물 복용때보다 훨씬 더 혈당치가 떨어져 연구자들을 놀라게 한 적도 있었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뉴로피드백 시스템이 의학의 새로운 개안(開眼)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근거가 여기에 있습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Doctor & Disease] 경희대의대 김영설 박사

    신경계의 오작동이나 고장이 초래하는 질병이 인간에게 주는 고통은 말로 형언하기가 쉽지 않다.종류가 많고,그 고통이 상상을 초월하는 까닭이다.이런 점에서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서구형 대체의학 ‘뉴로피드백 시스템(Neurofeedback system)’을 국내에 처음 도입해 신경계 질환 정복에 나선 경희대의대 내분비내과 김영설(55) 박사의 시도는 의학계 안팎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서구 대체의학 ‘바이오피드백’의 신버전 뉴로피드백 시스템은 한마디로 뇌파를 활용한 신경치료법.이전에 서구에서는 뇌파와 심전도,근전도 등을 이용한 바이오피드백(Biofeedback)이라는 대체의학이 한 흐름을 형성했었다.뉴로피드백 시스템은 이 바이오피드백 시스템의 새로운 버전으로,뇌파를 통해 인체의 문제를 파악,조절해 질병의 단계에서 정상의 범주로 유도하는 치료법이다.“인체는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는데,이런 특성이 바로 내분비계의 핵심인 피드백 기능입니다.뉴로피드백은 이런 기능을 임상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고 보면 됩니다.” 이 뉴로피드백 시스템이 국내 대학병원에 첫 도입된 것이 지난달로,아직은 충분한 임상 결과가 축적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이 시스템을 처음 접하고는 저도 놀랐어요.미국이나 일본의 텍스트를 통해 접했을 뿐인데,제가 직접 임상에 적용해 보니 당장 드러난 성과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성과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지난 5년 간 수면제 없이는 잠을 이루지 못했던 환자가 단 한번의 치료로 숙면을 취했는가 하면,뇌졸중으로 언어중추가 마비돼 말을 못하던 사람이 한번 치료받은 뒤 다섯 개의 단어를 말하기도 했다.이는 중요한 변화라고 봐야 한다. 다른 사례는 없나. -당뇨합병증으로 발가락을 절단한 환자가 심한 통증을 호소한 적이 있다.일종의 감각과잉 증상인데,이 증상이 오면 이미 제거한 발가락이 아픈 것처럼 느껴진다.인체의 기억중추가 오작동을 일으키는 건데,이 환자도 뉴로피드백 치료후 안정을 되찾았다. ●반복된 훈련 통해 뇌기능 정상화 뉴로피드백은 치료법이지만 한편으로는 뇌 훈련법이기도 하다.“인간의 뇌는 반복된 훈련을 통해 뇌파를 조절할 수 있고,이는 곧 뇌 기능의 자기조절능력이 향상됨을 의미합니다.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른 훈련을 반복해 뇌기능이 정상화되고,질환이 치료되면 마치 자전거를 타는 것처럼 뇌가 이 상태를 기억해 스스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 나가는 겁니다.” 구체적인 치료원리를 설명해 달라. -병증에 따라 접근 방법이 달라 일률적인 설명은 곤란하다.예컨대,좌뇌와 우뇌의 기능이 불균형 상태에 빠지면 불면증이 나타나는데,이런 환자의 뇌파를 측정해 인위적으로 불균형을 해소하면 숙면이 가능하게 된다.또 당뇨합병증 가운데 당뇨신경증이 나타나면 특정 부위가 아파 견디지 못하는 고통을 겪는다.이때는 통상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데,이런 환자에게 뉴로피드백 시스템을 적용,뇌의 통증중추인 시상 부위가 안정되도록 치료하면 통증을 느끼는 강도가 현저히 달라진다.다시 말해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신경상을 만들고 이런 상태를 뇌가 기억하도록 하는 원리다. ●불면증·학습장애·만성피로에 효과 그래도 이해가 안된다는 기자의 푸념에 김 박사는 뇌파를 들어 설명했다.“뇌파에는 다양한 주파수 대역이 존재하는데,이 주파수를 읽으면 뇌의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예를 들어 델타파가 활성화 돼 있으면 숙면상태이고,하이베타파가 활성화하면 긴장,불안상태를 뜻합니다.이걸 모니터로 보면서 환자를 가장 적합한 상태로 유도해 들어가는 훈련입니다.즉,약물이나 물리적 힘이 아니라 스스로가 가장 안정된 뇌파를 찾아 그걸 기억시키는 치료법이지요.이해가 되나요?” 그러면서 김 박사는 치료 장면을 공개했다.간단한 뇌파 측정기구를 머리 부위에 연결한 고령의 환자가 안락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보면서 팩맨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고,옆 모니터에는 환자의 뇌파가 지진계처럼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약물·물리적 힘없이 게임하듯 치료 담당 의사는뇌파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안정하라거나 숨을 크게 들이쉬라는 등의 주문을 하고 있었다. 치료효과에 대한 검증은 있었나.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적용중이고,미국 일본 등 외국에서는 집중력,기억력,어린이나 성인의 충동장애,각종 중독증,자폐증,불면증이나 간질에 대한 치료효과가 이미 검증됐다. 우리나라의 임상 결과는 언제쯤 제시되는가. -기본적으로 6개월간 이 프로그램을 적용한 뒤 결과를 제시할 것이다.상당히 전향적이고 놀라운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적응증이 많은데…. -뇌의 기능에 영향을 받는 질환이 많기 때문이다.아직 국내에서는 적용한 병증이 많지 않지만,의료 선진국인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어린이나 어른의 정서·충동장애(ADHD),학습장애,불면증,두통 등 만성 통증이나 만성피로증후군,틱장애,뇌졸중 후유증,고혈압,폭식증,당뇨병은 물론 간질이나 약물중독에 대해서도 주목되는 임상시험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내 경험으로는 불면증의 경우 3회,뇌졸중장애나 폭식증은 20회 정도의 치료로 뚜렷한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가 스스로 놀랐다고 평하는 뉴로피드백 시스템은 한의학과 함께 현대의학이 드러낸 역량의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보였다.치료 과정도 까다롭지 않다.전문의 상담을 거쳐 치료방법과 목표가 결정되면 환자는 컴퓨터게임을 하듯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면 된다.김 박사는 “이 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치료 효과를 정밀하게 분석한 뒤 각 전문과가 공조하는 센터 설립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질병을 이겨내려는 모든 시도는 의미가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김영설 박사는 ▲경희대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 ▲일본 동경여자의대 연구원 ▲경희대 부속병원 내분비분과장,경희의료원 의학정보센터 소장 등 역임 ▲대한내과학회 학술상,대한당뇨병학회 학술상 등 수상 ▲현,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장 ˝
  • [Doctor & Disease] 美워싱턴의대 소아신경외과 박태성 박사

    ●‘뇌성마비에 의한 강직’에 있어선 1인자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뇌성마비는 절망에 가깝다.뇌가 척수신경을 통제하지 못해 팔다리는 물론 전신의 근육이 강직과 경련으로 뒤틀리고 일그러지기 일쑤여서 배아파 난 부모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천형(天刑)으로 간주되었다.이 뇌성마비 수술치료법을 개발해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재미 한국인 의학자 워싱턴대의대 소아신경외과 박태성(57) 박사.뇌성마비 치료의 새 장을 열어 환자들로부터 ‘세인트(The Saint)’라며 존경을 받는다는 그를 만났다. 우리에게는 좀 생소한 분야인데. -소아신경외과학은 뇌수종,뇌종양,뇌손상,선천성 척수질환 등 어린이의 뇌질환을 외과적으로 다루는 분야다.한국에는 많이 보급되지 않았으며 미국에서도 역사가 30년에 불과하다.이 중 내가 자신있고,관심있는 분야는 걷거나 앉지 못하는 뇌성마비에 의한 강직(强直)을 다루는 일이다.단언컨대,이 분야에서는 1인자라고 자임한다.자랑이 아니라 자부심이다. ●17년간 세계 25개국 환자 1200명 수술 스스로를 ‘1인자’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대가의 무게가 느껴졌다.지금까지 17년동안 그는 세계 25개국의 뇌성마비 환자 1200명을 수술했다.이 수술법은 이렇게 세계의 관심을 끌면서 의료 최선진국인 영국,이탈리아 등 각국에서 강연 요청이 줄을 이어 쉴 틈이 없다고 털어놨다. 박 박사가 뇌성마비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선택적 등배신경절단술’에 대해 알고 싶다. -뇌성마비에 의한 신체의 강직,특히 하체의 강직을 해소하는 치료법이다.너무 정교해 항상 두렵고 부담스러운 수술이지만 지금까지 1200건의 수술을 모두 성공시켰다.재수술은 단 1건에 불과했다.이 수술법이 개발되기 전에는 보통 척추를 6∼7마디나 들어내고 수술을 했었지만 성과에 비해 부작용이 심각해 문제가 많았다.이에 비해 절개 부위를 최소화한 최소침습적 등배신경절단술은 수술은 어렵지만 강직 제거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척추 한마디 들어내 감각신경 조작 수술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허리의 척추 뼈를 한마디 들어내 척수에 이어진 신경다발을 현미경적으로 분류하는 게 우선이다.직경 5㎜ 정도의 신경다발 속에는 감각신경,운동신경,대·소변과 발기에 관련된 신경 등이 얽혀 있는데,이 가운데 하지에 연결된 감각신경을 찾아 조작,강직이나 비정상적인 운동을 제어하는 방법이다.매우 좁은 공간에서 이뤄지는 수술이라 자칫 발기부전이나 치명적인 마비를 초래할 수 있기도 하다. 효과는 어떤가.수술 후 환자가 자기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가. -이 수술은 뇌성마비 자체를 치료하는 게 아니라 뇌성마비로 특정 신체 부위가 굳거나 운동중추의 통제를 받지 못하는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이다.이걸 전제로 얘기하면,많게는 연간 150건씩 지금까지 모두 1200건을 수술했지만 한건도 부작용이 없었다.대부분의 경우 수술 후 바로 강직이 해소된다.분명한 것은 이 수술법이 어떤 방법보다 강직 제거에 효과적이라는 점이다.기본적으로는 다리 부위의 강직을 대상으로 하지만 더러 팔운동이 정상화되거나 말문이 트인 경우도 봤다. ●수술은 어릴 때 하는 게 좋아 그는 실제로 수술 전후의 환자 상태를 촬영한 동영상을 보여 주었다.사지를 늘어뜨리고 부모에게 들려 힘겹게 걷는 시늉만 내던 어린이가 거실을 팔짝거리며 뛰거나,정상인처럼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그는 “평생을 불구로 살아야 하는 자녀가 수술후 멀쩡하게 걷는 모습을 본 부모들의 심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한 수술인가. -초기 방식의 수술은 가능하겠지만 최소침습적 등배신경절단술은 아직 어려울 것이다.내가 직접 서울에서 수술 시연을 하기도 했다. 모든 뇌성마비 환자가 다 수술 대상인가. -그렇지 않다.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환자의 상태를 알 수 있는 비디오테이프와 X-레이 사진 등 기본적인 의학정보를 근거로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지금까지 내가 한 수술은 2∼5세가 68%로 가장 많았고 6∼10세 24%,11∼18세 6%,19∼38세 2% 등이었다.그러나 이 수술은 빠를수록 좋다.늦으면 몸이 기형으로 굳어지기 때문이다. ●의료기술 수준·출산환경과도 밀접한 관계 그는 뇌성마비의 실태도 덧붙였다.“미국의 경우 1000명 중 2명 정도가 뇌성마비로,전국에 50만명의 환자가 있는데,우리나라는 이보다 많을 것이다.실제로 뇌성마비는 의료기술의 수준이나 임신,출산환경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출산때의 호흡곤란증이나 출산 직후 인큐베이터에서 산소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 뇌 조직이 괴사해 발병한다.다른 원인도 있지만 이 경우가 많으며,이는 의료사고의 개연성도 높다.”며 이런 환자는 80% 정도가 신체 강직을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환자들도 박 박사로부터 수술을 받을 수 있나. -당연하다.수술 대상만 된다면 다른 조건은 없다. 관심사는 수술비일 텐데…. -입원비 포함 3만 달러 정도 소요된다.입원 기간은 5일 정도며,외국 환자는 예후를 관찰하고 물리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수술후 2∼3주 정도 현지에 체류해야 한다. ●“두려워 말고 희망을 갖고 치료해 보라” 28년 전,혈혈단신으로 도미해 오로지 자신의 능력으로 워싱턴의대 소아신경병원을 설치해 세계 3대 전문병원으로 일군 장본인. 그 분야의 엘리트답게 미국신경외과 기관지 논문심사위원에 선임됐는가 하면 미국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22년 동안 연구비를 지원받은 몇 안되는 석학으로,저명한 시 후앙 석좌교수까지 겸하고 있는 그는 “뇌성마비에 의한 신체 강직을 해소하는 것은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 모두의 삶의 질을 바꾸는 중요한 문제”라며 “두려워 하지만 말고 누구나 새 세상의 문을 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치료에 도전하라.”며 말을 맺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박태성 박사 △연세대의대 △미국 버지니아대학병원,오하이오주립대 콜럼버스아동병원 레지던트 △사우스캘리포니아대 의대,버지니아대 의대,워싱턴대 의대 교수 등 역임 △현,워싱턴대 의대 소아신경외과 과장,세인트루이스아동병원 신경외과 주임교수,버지니아대 의대 외래교수 △워싱턴대 의대 신경외과 시 후앙(Shi H Huang) 석좌교수 △미국국립보건원 제이콥 자비츠상 수상 외. ■ [뇌성마비란] 뇌 손상으로 운동장애 나타나는 질환 박 박사는 뇌성마비 어린이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삶을 송두리째 빼앗기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그래서 그의 존재가 더욱 절실한 구원으로 다가오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가 필생의 업으로 삼아 연구하고 시험해 이룬 등배신경절단술은 이제 워싱턴대 의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의술의 하나로,미국 의대 교과서에도 기술돼 있지만 뇌성마비의 실체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한마디로 뇌성마비는 뇌가 손상을 입어 주로 신체 운동기능에 장애를 나타내는 질환.수태에서 생후 4주 이내의 신생아때 집중적으로 발생한다.즉,선천성이라기보다 외부 요인에 의한 경우가 많다.예전에는 소아마비와 구별해 뇌성소아마비로 불렸으나 최근에 뇌성마비로 정리됐다. 원인으로는 신생아가사(新生兒假死)·미숙아·중증황달 외에 최근에는 잦은 유산이나 임신중독증,자궁내 발달장애와 함께 출산 직후 유아기때의 관리 소홀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이를테면 인큐베이터에 있는 신생아의 경우 정전 등으로 수분만 산소 공급이 멈춰도 뇌조직 괴사를 초래,뇌성마비로 이어진다. 증상은 운동 및 자세 이상이 대표적이다.주로 몸의 한쪽에만 나타나는 편마비,하지에만 나타나는 대마비가 동반되며 정신박약이나 간질,언어장애,사시 혹은 약시 등 눈의 이상,치아와 지각이상 등도 흔하다. 박 박사는 “이 수술법에 자부심을 갖는 것은 수많은 사람의 삶을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환원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며 “국내에도 이 수술법이 빨리 보급돼 많은 사람들이 구제를 받았으면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 [Doctor & Disease] 한설희 충북대병원 신경과 교수

    치매,누구나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삶의 사막이다.오죽했으면 ‘노망(老妄)’이라고 했을까만,그러나 이처럼 무지한 편견도 없다.마치 신열처럼 치매 역시 그 자체가 병이 아니라 다른 병적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군이며,조기 발견해 적절하게 치료하면 치료도 가능하기 때문이다.“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치매를 노화의 한 과정으로 생각합니다만,그렇지 않습니다.치매는 노화가 아니라 반드시 치료받아야 하는 병증입니다.” 한국치매학회장인 충북대병원 신경과 한설희(51) 교수는 “지금까지 이런 웃지 못할 오해와 무지 때문에 숱한 사람들이 소중한 삶을 망쳐왔다.”며 이렇게 강조했다.지난 2002년 한국치매학회를 태동시켜 지금까지 회장을 맡는 등 우리나라 치매 치료의 선구자 격인 그를 만나 치매 얘기를 들었다.그는 우리나라의 심각한 고령화 문제부터 거론했다.“통상 65세 노인 인구가 인구 대비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14% 이상이면 고령사회로 분류하는데,우리나라는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의 전이가 너무 빠르다.당연히 치매 문제가 심각하지 않겠나.” ●65세 이상의 10%가 치매 앓아 고령화가 치매와 직접적인 상관이 있나. -통계로 보면 65세 이상 인구의 10%가 치매를 앓고 있으며,60세를 넘기면 5년마다 유병률이 배로 늘어나 85세가 되면 전체 인구의 절반이 치매환자가 된다.이 점 때문에 고령사회가 문제가 된다.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넘어가는 데 프랑스는 115년,미국은 75년,일본은 26년이 걸렸다.그런데 우리는 지난 2001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해 불과 19년만인 오는 2019년이면 고령사회가 된다. 치매란 어떤 병이며,실태는 어떤가. -치매란 정상인의 인지기능이 떨어져 사회생활에 문제가 되는 경우다.기억력,주의집중력,계산능력,동작수행능력,언어능력 등을 인지기능이라고 하는데,이런 기능이 정상 이하로 떨어진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단,기억력만 나빠진 경우는 양성인지장애라고 해서 치매와는 구별한다.실태를 보면,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400만명 가운데 10%인 40만명이 치매환자인데,중요한 건 이 가운데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전체의 5%인 2만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나머지는 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다. ●치료받는 사람은 5%에 불과 쉽게 말하자면,결혼기념일이나 사물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지난번에 샀던 그거,뭐였더라.”라고 하거나 용변을 보고 물을 내리지 않는 일이 반복되고,공간감각이 떨어져 외출을 했다가 집을 찾지 못하는 일도 생긴다.더러는 헛것을 보거나 헛소리도 하며,피해의식이 발동해 “며느리가 나를 굶겨 죽이려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약속 장소가 어디였지?”하는 정도는 건망증으로 보지만 “나는 그런 약속 한 적이 없다.”고 하면 치매 쪽에 무게를 둔다. 치매를 초래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에 앞서 유형을 먼저 보는 게 좋다.서구에서는 미국의 레이건 전 대통령이 앓았대서 유명한 알츠하이머병이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반면 뇌졸중 등이 원인인 혈관성 치매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반면,우리나라는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각각 40% 정도 된다.혈관성 치매의 대부분은 뇌 혈관에 문제가 생긴 경우다.즉,뇌의 이상이 치매의 주요 원인인 것이다. ●잘 먹기만 하고 운동 안 하면 위험 혈관성 치매의 주요 원인이 뇌 혈관의 문제라면 원인이 생활습관과 관련이 있다는 뜻인가. -당연하다.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 등 뇌졸중의 주요 원인이 혈관성 치매의 위험요인과 정확하게 일치한다.실제로 고혈압만 제대로 치료하면 치매 발병률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결국 혈관성 치매도 당뇨병처럼 너무 잘먹고,운동을 소홀히 해 생기는 병이다. 치매도 유전인가.더러는 가족 중에 치매 환자가 생기면 집안 망신이라며 쉬쉬 하기도 하는데…. -알츠하이머의 경우 5% 미만에서 가족력이 작용한다고 본다.지질을 뇌로 옮겨주는 운반체인 아포지질단백의 유전자에 치매 발현유형이 따로 있음이 밝혀졌다.문제는 혈관성 치매인데,이건 유전적 소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그만큼 후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하루 포도주 2잔 마시면 발병률 줄어 한 교수가 전하는 치매 얘기는 몇몇 흥미로운 대목도 있었다.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줄어드는 폐경기 이후의 여자가 남자보다 2배 정도 발병률이 높으며,학력이 낮을수록 발병률이 높다.또 흔히 알고 있듯 ‘고스톱’은 뇌의 신경세포를 자극해 치매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1일 포도주 2잔 정도를 마시면 아예 안 마시거나 과음한 경우보다 치매 발생률이 낮다고 했다. 치료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최근 증세를 개선시키는 약제가 개발됐어도 여전히 치료가 쉽지 않은 알츠하이머병은 그렇다 하더라도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질환이 진행돼 2차적으로 오는 치매로,조기발견할 경우 진행을 억제하거나 치료가 가능하다.지금까지 드러난 90여 가지의 치매 원인 중 알코올 등의 중독성 장애와 대사장애,감염질환과 내분비질환,뇌종양과 결핍성 장애에 의한 치매는 치료가 가능하다.이런 유형은 전체의 20∼25% 정도 된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의 관심과 사랑이다. 예방도 가능하다고 했는데. -비만을 경계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생활이 중요하다.노인들이 노인정에서 무료하게 소일하는 것보다 의미있는 봉사활동을 통해 신체적 건강을 지키고 심리적 만족감을 얻는 것도 좋은 예방법일 것이다.최근 개발 중인 치매예방주사제도 머지않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머잖아 치매도 정복될 것이다. ●치매약조차 보험 안되는 현실이 문제 그는 끝으로 이런 문제를 제기했다.“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바깥 출입은 물론 용변조차 볼 수 없는 치매 환자가 장애인으로 분류되지 않고 있으며,심지어는 치매 치료약조차도 보험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며 “수십만명의 치매 환자가 가난 때문에 치료는커녕 요양조차 못받는 현실을 정부는 바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한설희 교수는 △서울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 △미국 듀크의대 알츠하이머병 연구센터 연구원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 알츠하이머병 연구소 방문교수 △국방부 의무자문관 △대한치매학회장 △국제 치매학회 기관지 편집위원 △충북의대 신경과 과장 ˝
  • 지난달 30일 문 연 대전 을지대학병원 하권익 원장

    “그동안 대전이나 충남·북 등 중부권 지역의 많은 환자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서울로 갔지만 앞으로는 그럴 필요 없습니다.” 국내 스포츠의학계의 개척자로 알려진 하권익(64) 박사는 ‘병원 전문경영인’으로 유명하다.삼성서울병원의 2,3대 병원장을 연임하면서 400억원 적자의 재정구조를 단번에 흑자로 돌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중부권 최대의 을지대학병원장(둔산)을 맡으면서 ‘의료 지방화 시대’라는 새로운 기치를 내걸었다.의료계 안팎에서도 그의 출발을 놓고 의료계의 수도권 편중 현상을 어느 정도 해소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전체 면적 3만평에 1053병상의 시설로 중부권에선 최대 규모라는 상징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하 원장은 “삼성서울병원 재직 당시 환자 통계를 내보면 90% 정도는 지역에서 치료가 가능한 환자였다.”며 “을지대학병원이 이같은 의료 편중화를 막고 지방화를 여는 선봉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프랑스와 스위스처럼 도시특화 전략의 개념으로 병원과 온천을 적절히 연계한 ‘온천병원호텔’ 프로그램을 실현할 계획”이라면서 국내 의료시장에서 ‘허브 도시화’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즉,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생겨날 ‘의료특구’를 의미한다. 하 원장은 이를 위해 의료진도 국내최고 수준으로 구성했다.뇌수술 분야의 김한규(고신대),폐·식도암 분야의 김길동(연세대),핵의학 분야의 양승오(울산의대) 교수 등을 초빙했다.뿐만 아니라 ‘페트시티(PET-CT)’나 사이클로트론,선형가속기 같은 초고가의 의료장비도 갖췄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검사 결과 등 의학정보를 디지털로 전달하는 PACS시스템이나 자동처방전전달시스템(OCS) 등 진료체계를 완전 디지털화함으로써 환자들의 편의성을 최대한 높였다고 자랑했다.또한 300여억원을 들인 국내 최첨단 암센터가 곧 들어설 예정이라고 했다.이밖에 골관절센터,척추센터,뇌신경 정신센터,소화기센터,심폐센터,불임 및 폐경기연구센터,모자보건센터 등 7개의 특성화 센터를 개설,진료-검사-결과확인 과정을 ‘원스톱’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란다. 하 원장은 1963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74년 이 대학에서 의학박사(정형외과) 학위를 받았다.2년 동안 베트남전에 참전했으며,74년 대한배구협회 팀닥터를 맡으면서 우리나라 스포츠의학계를 이끌어왔다.이후 82년부터 연속 3회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단 책임의무요원,LA와 서울올림픽 국가대표단 책임의무요원을 맡았다.또 대한스포츠의학회장·골절학회장·관절학회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세계인명사전 ‘마르퀴스 후즈 후’에 2차례 등재되는 등 세계 의학계에도 명성이 알려졌다. 김문기자 k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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