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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의 손, 침팬지 손보다 덜 진화했다”

    “인류의 손, 침팬지 손보다 덜 진화했다”

    바늘에 실을 꿰는 것과 같은 세밀한 작업에서 인류의 손은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기에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이런 손의 전문화가 인류 진화에 있어 큰 이득이 됐을 것이라고 여겨왔다. 그런데 오늘날 인류의 손은 현존하는 가장 가까운 근연종인 침팬지보다 덜 발달했을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세르지오 알메시자 박사가 이끄는 미국과 스페인 공동 연구팀은 “현생 인류의 손 구조는 석기 제작 등 상황의 선택적인 압력에 의해 진화한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덜 발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류의 손은 수백만 년 전에 존재했던 인류와 침팬지의 ‘마지막 공통 조상’(Last Common Ancestor, 이하 LCA)인 LCA의 손에 가까웠을 가능성이 크다. 인류의 손은 침팬지와 같은 유인원의 손과 비교하면 엄지가 다른 손가락들보다 상대적으로 길다. 엄지를 나머지 손가락과 붙이면 정확하게 물건을 잡을 수 있는 것이 특징. 그런데 인간이 동물의 계통수(진화 과정을 수목의 줄기와 가지의 관계로 나타낸 것)에서 새로운 분기를 형성하기 위해 공통 조상에서 갈려져 나온 이후,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은 침팬지와 오랑우탄의 손이다. 이들의 손은 나뭇가지에서 다른 나뭇가지로 점프하며 이동하기 위해 엄지보다 다른 손가락이 길게 진화했다. 인류와 유인원의 마지막 공통 조상인 LCA의 정체는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는 침팬지와 비슷한 손을 가진 원시적인 침팬지였다는 가설이 고생물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런 가설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연구팀은 진화 역사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현존하거나 화석으로 남은 원숭이의 손가락 길이 비율을 인류의 것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인류의 엄지와 다른 손가락 길이의 비율은 LCA 이후 거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알메시자 박사는 “호미닌(고인류)이 체계적인 방법으로 뗀석기(떼어 만든 석기) 제작을 시작했던 시기는 아마 330만 년 전쯤으로, 그들의 손은 전체적인 비율 측면에서 현생 인류의 손과 매우 비슷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만일 인류의 손이 거의 덜 발달한 것이 확실하다면 인류는 지금까지 손이 아닌 머리(뇌)를 사용해 적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리처드 니스벳 ‘생각의 지도’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리처드 니스벳 ‘생각의 지도’

    질문 하나. 당신 자신을 소개해 보자. 질문 둘. ‘닭, 소, 풀’ 중 서로 가장 관련 있는 두 개를 고른다면 당신은 무엇을 고르겠는가? 이 책은 동양과 서양의 생각 차이가 어떻게, 왜 다른지를 기술하고 있다. 동양과 서양의 교육, 사회, 경제, 생활, 의학, 언어습관 등을 해부하는 비교문화 연구서로 두 문화권에서 발생한 철학의 내용이 어떻게 세계를 다르게 인식하게 했는가를 탐구한다. 그 탐구 과정에서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 차이를 다양한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증명 과정에서 보여 주는 것은 인간 사고는 사회화 방식에 의해 영향받는다는 것이다. 위의 두 질문은 그 실험 중 하나다. 첫 번째 질문은 동양인과 서양인의 자기개념에 대한 것이다. 또 다른 키워드는 동양의 사회와 서양의 개인이다. 이 실험 결과 많은 동양인은 가족관계나 사회적 맥락 속의 자신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나는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한다. 직장에서 열심히 일한다, 가족이 어떻다’ 등으로 자신을 소개한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서양인은 주로 ‘나는 친절하다, 근면하다, 캠핑을 자주 한다’ 등 자신과 관련된 속성과 행동을 서술했다. 이 밖의 다른 여러 실험들도 동양에서는 사회와 관계를 중요시하는 반면 서양에서는 개인과 자기 자신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두 번째 질문은 관계와 범주 중에 더 중시하는 것이 무엇이냐를 알아보는 실험이다. 이 질문에 많은 동양인은 ‘소와 풀’을 하나로 묶었다. 그 이유는 ‘소가 풀을 먹기 때문’이라는 관계에 주목한 것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많은 동양인들은 전체와 그 안의 사물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개체 간의 유사성에 더 집중한다. 반면에 서양인은 ‘닭과 소’를 하나로 묶었는데 그 이유는 닭과 소가 ‘동물’이라는 같은 범주에 더 주목했기 때문이다. 범주화에 민감한 서양인들은 어떤 사물을 구조로 나누어서 질서 있게 정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따라서 일련의 규칙이 있는 시스템에서 서양인들은 동양인들보다 더 적응을 잘하며 범주를 이용한 귀납적 추리를 잘 수행한다. 그렇다면 동양과 서양의 생각이 다른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리처드 니스벳은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 차이 나는 것은 생물학적 차이에서 기인하는 게 아니라 문화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고대 중국과 고대 그리스의 서로 다른 생태 환경이 경제적인 차이를 가져왔고, 경제적인 차이는 사회 구조와 규범, 육아방식을 결정했다. 서로 다른 관심의 방식은 우주의 본질에 대한 다른 이해와 사고과정의 차이를 가져왔다고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대 중국에서는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중시해 행복이란 화목한 인간관계를 맺고 평범하게 사는 것으로 여겼다. 반면 고대 그리스에서는 개인의 자율성을 강조해 행복이란 자신의 자질을 자유롭게 발휘하는 것으로 보았다. 자연을 이해하는 방법 또한 고대 중국의 관점은 사물의 관계를 중시해 인간과 자연의 융합(도교), 인간들 사이의 화목(유교), 불교 철학의 융합으로 조화를 강조했다. 우주 또한 개별적인 사물들의 조합이 아니라 서로 연결돼 있는 하나의 거대한 물질로 보았다. 그에 비해 고대 그리스에서는 사물의 본질을 중시했고 인간보다는 자연계에 더 큰 관심을 가져 사물의 속성을 분석, 범주화하고 규칙에 근거해 사물의 특징과 행위의 원인을 설명하려고 했다.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는 고정된 것으로 보는 직선적 사고와 이분법적 사고를 지닌 것이다. 과학과 수학 분야에서도 고대 중국에서 자연계와 인간계를 구분하는 개념을 갖지 못하고 우주나 사물을 전체 맥락에서 파악하려고 한 반면 고대 그리스에서는 자연계와 인간계를 구분해 개체를 범주화하고 공통의 규칙을 부여하는 사고가 발달했다. 그러한 점은 과학발달과 논리학의 발달로 이어졌다. 동양인들은 형식과 내용을 따로 떼어 놓지 않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양인들이 형식논리에 얽매여 범하는 실수를 좀처럼 하지 않는다. 또한 서양인들이 어떤 결과에 대해 한 가지 원인만 생각하는 경향에 비해 동양인들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해 판단하는 능력도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앞선다. 서양인들이 유리한 점은 형식논리에 익숙해 모순을 더 잘 찾아내고 개인주의적이고 자기표현이 강해 논쟁과 수사학에서 뛰어나다는 것이다. 너무 복잡하고 거시적으로 생각하는 동양인들과 달리 서양인들은 단순하게 생각하고 한 가지 요인만을 주시하는 편이다. 그러한 점은 어떤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이나 혁신을 일으키기 쉽게 한다. 이러한 점은 현대에 오면서 동양은 종합적 사고가 발달하고 서양은 분석적 사고가 발달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의술만 보더라도 19세기 전까지 동양에서 해부라는 개념은 생소했다. 건강은 몸 안 기들의 균형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수술 개입은 최소화했다. 서양에서 해부학이 발달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신체부위를 찾아내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과는 다르다. 종교에서도 동양은 함께, 모두를 지향하고 타 종교에 대해 관대하고 서로의 교리를 흡수하는 특징이 있다. 반면 서양은 옳고 그름의 구조를 지니며 유일신 사상이다. 이 책에서 기술된 동양과 서양의 사유방식 차이는 상호 배타적이고 이분법적으로 나누려는 것은 아니며, 어느 쪽이 더 우세한 생각을 한다고 주장하기 위함은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문화적 차이나 다른 사고방식은 동전의 양면 같아서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음을 강조한다. 동양인들이 앞선 부분도 있고 서양인들이 앞선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 모두는 어떤 경우에는 동양인처럼 행동하고 어떤 경우에는 서양인처럼 행동한다. 마치 요리의 재료들이 각각의 속성은 그대로 지니면서 서로 어우러져 하나의 요리를 만들어 내듯이 두 문화는 섞여 있다. 외부 환경의 영향은 생물학적 기질 차이에 따라 달리 수용될 수도 있다. 더구나 현대처럼 타 문화와 소통이 활발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는 동서양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은 모호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생각의 기원이 다름은 우리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쳐 왔고, 그 영향 아래 우리 삶이 놓여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내재해 있는 사고방식과 심리구조를 이해하는 과정은 나와 다른 사고를 이해하는 데 나침판이 될 수 있다. 더불어 더욱 온전해지는 사회를 만드는 데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과 함께 EBS 다큐프라임 ‘동과 서’를 시청하는 것도 생각의 기원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좀 더 인간 사고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다면 스티븐 핑거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추천한다. 동서양의 구분이 아니라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진화의 부산물이자 인간 사회의 필수 요소인 마음의 구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풀어내고 있다. 뇌의 활동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에 이 책과는 다른 관점에서 내 생각의 구조를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신운선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책임연구원 ●‘읽어라 청춘’은 격주로 게재됩니다.
  • “달거나 기름진 음식 기억력엔 毒입니다”

    피곤에 지쳐 있을 때 달콤한 음식의 유혹은 좀체 뿌리치기 어렵다. 육즙이 살짝 배어나도록 구워진 특급 마블링의 꽃등심을 생각하면 침이 꼴깍 넘어간다. 그러나 단 음식이나 고지방 음식을 즐겨 먹으면 기억력 감퇴 등 머리가 나빠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리건주립대 수의학과·화학과 공동 연구진은 단 음식이나 고지방 음식을 즐겨 먹을 경우 장내 미생물이 급격하게 변화돼 인지 장애까지 생긴다는 연구 결과를 신경과학 분야 권위지인 ‘뉴로사이언스’ 6월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생쥐들에게 4주 동안 고지방 음식과 단 음식을 섭취하도록 한 뒤 정신적·육체적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달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은 생쥐들은 일반적인 식사를 한 생쥐들에 비해 장내 미생물의 종류가 줄어들고 군집형태, 모양도 변한 것이 발견됐다. 이와 동시에 새로운 상황이나 변화에 적응하는 ‘인지적 유연성’과 ‘공간 기억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소화뿐만 아니라 신경전달 물질과 감각신경 등 전체 생물학적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케시 마그누슨 수의학과 교수는 “장내 미생물의 변화가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 “스마트폰 보느라 생각할 틈도 없어져…뇌는 멍청해진다” ‘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 “스마트폰 보느라 생각할 틈도 없어져…뇌는 멍청해진다” ‘

    이홍석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 1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이 성장기 유아와 청소년들에게 끼치고 있는 폐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한 5년 전부터 게임이나 채팅 등 인터넷에 중독된 아이들이 병원을 찾는 횟수가 잦아진 것을 진료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는 이 교수는 “정부와 교사, 학생 등 각계각층을 아우르는 태스크포스를 조속히 구성해 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을 많이 쓰면 인간의 뇌가 파충류처럼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하셨는데, 과학적 근거가 있나. -뇌과학에서는 인간의 뇌는 가지치기를 통해서 경로가 생기고 이런 과정을 거쳐 인간의 독특한 철학이나 감성이 만들어진다고 본다. 자극에 의해 뇌가 형성돼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인간이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에서 급변한 새로운 자극 형태다. 결국 뇌의 기능적인 경로가 새로 만들어져서 바뀌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단순히 말한다면 인간의 지능이 파충류처럼 저능한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뜻인가. -그런 얘기는 아니다. 지능지수(IQ)는 순발력, 즉 단순한 판단이 빠르면 빠를수록 높게 나온다. 따라서 (스마트폰 덕에) 지능은 좀 더 높게 나올 수 있다. 실제 요즘 아이들이 일하는 거나 자료 찾는 거나 하는 것은 기성세대와 비교도 안 되게 빠르다. 반면 감성지수(EQ)나 인생을 전반적으로 관조할 수 있는 능력 자체는 많이 약해질 것이다. 그런 아이들과 대화하면 허공의 유령을 상대하는 느낌이다. 대화가 잘 안 통한다. →유령 같은 느낌이라니. -요즘 아이들은 친구끼리 얼굴을 보고 대화하기보다는 카톡으로 한다. 카톡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게 몇 개나 되겠나. 인간의 뇌에는 상대방의 마음을 그리려고 하고 상상해서 맞추려고 하면서 발달하는 부분이 있다. 대화를 많이 하면서 호감도 느끼고 뜻도 맞아 가면 심장 박동수도 비슷해지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카톡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요즘 대학생들만 하더라도 자기 감정 얘기를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할 얘기가 없고 대화는 스마트폰 카톡 수준이다. →그건 인간의 뇌가 기술변화에 적응하는 것일 뿐 퇴보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아닐까. 새로운 인간형으로 진화하는 것을 아날로그적 시각으로 재단하니 이상하게 보이는 건 아닐까. -디지털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문화가 학문 발달에 큰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게임과 관련된 부분이나 카카오톡 등에서 벌어지는 왕따(집단 따돌림) 같은 것은 아이들한테 치명적이다. 우리나라처럼 왕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는 스마트폰이 이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영·유아와 초등학생의 경우 스마트폰을 통해 계속 단순한 자극만 받게 되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중독성이 높아질 수 있다. →게임 등 일부 부작용을 제외하면 스마트폰 때문에 인류가 더 똑똑해질 수 있다고 볼 수 있나. -그렇게 보지 않는다. 똑똑하다는 의미를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는다’로 정의한다면, 스마트폰으로 인류는 더 똑똑해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똑똑하다는 의미를 ‘생각이 깊고 창의성이 있다’로 정의한다면 똑똑해졌다고 볼 수 없다. 창의력을 위해서는 깊이 있는 뇌가 필요하다. 직관적으로 상상하고 이를 위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모으고 검증하고 또 다시 새로운 직관적 상상을 하는 등 순환해 가면서 접근하는 게 과학의 사고 방식인데, 디지털 문화는 ‘내’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 얼마전 하버드 대학에서 실험한 결과가 있다. 학생들이 수업 도중에 스마트폰을 많이 활용하는 것을 보고 교수가 이 학생들의 학업 수행 능력을 테스트해 봤는데 이전 세대에 비해 집중력, 아이디어, 판단력 등 기본능력이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능이 발달한 게 아니고 스마트폰 사용이 습관화돼 있는 것이다. →검색 능력만 발달하고 창의력은 떨어진다는 것인가. -창조라는 것은 상상력과 치밀한 논리, 이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안 되면 다시 해보는 끈기 같은 것들로 이뤄지는 것이다. 그런데 즉각적인 부분에 반응이 오도록 습관이 돼 있으면 아주 오래 걸려야 만족을 느끼는 것을 견뎌 내지 못한다. 마약에 빠지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인류가 갈수록 스마트폰에 빠지면 스티브 잡스 같은 창의적 인물은 앞으로 나오기 힘들다고 봐야 하나. -(스마트폰을 보느라) 바빠서 무엇을 생각할 틈이 없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죽기 전에 지인들에게 “창조의 가장 큰 원천은 지루함인데, 내가 그것을 사람들한테서 빼앗았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잡스는 자기 막내딸한테는 대학교 입학할 때까지 스마트폰을 못 쓰게 했다고 한다. →듣고 있자니 인류의 미래가 암담해 보인다. -창조라는 것은 지루함을 즐길 수 있는 데서 나온다. 뇌활성화를 측정하는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뇌를 촬영해 보면 뇌의 일부분만 반짝반짝한다. 다른 부분은 모두 꺼진다. 반면 창조하고 명상하고 집중할 때는 뇌의 엉뚱한 부분이 열린다. 심야의 무의식에서 꺼내오는 식이다. 그래서 과학자들끼리는 발명이나 인류한테 도움 되는 발견은 ‘훔쳐 오는 것이다’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뇌의 엉뚱한 문이 열려 (무의식의) 안에 들어가서 꺼내 오는 것이라는 얘기다. →예전에 TV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인류에 해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기우였다는 반론도 있다. -TV에 따른 폐해는 아주 소수였다. 지금은 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에게서 스마트폰을 뺏으면 아주 착했던 아이가 돌변해 부모를 때리고 욕한다. 그 위협감은 차원이 다르다. →그렇다고 스마트폰을 모두 없앨 수는 없을 텐데, 현명하게 사용하면 되는 것 아닌가.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마약처럼 즉각적인 만족을 주는 자극을 얻느냐, 아니면 지식을 검색하고 이를 통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후자는 짧은 시간에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긍정적이다. 하지만 자제력이 없는 아이에게 그냥 스마트폰을 주는 것은 게임을 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대담 김상연 특별기획팀장 carlos@seoul.co.kr
  • 국내 의료진, 스트레스 회복 물질 및 조절기전 규명

     힘든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은 잘 극복하고 적응하지만, 또다른 사람들은 이를 잘 이겨내지 못해 심하면 좌절감과 우울증 등 각종 스트레스성 질환으로 악화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처럼 지금까지 막연하게 개인의 성격차이로만 여겨졌던 개인별 ‘스트레스 회복력(Resilience)’이 뇌 속 스트레스 회복물질의 활성화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의대 김동구·김철훈(이상 약리학)·강지인(정신과학)’ 교수팀은 사람의 뇌 속에서 신호전달 물질을 받아들이는 수용체 중 하나인 ‘mGluR5’(대사성 글루타메이트 수용체5)가 부족하면 스트레스 회복력이 크게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뇌과학 학술지인 네이쳐 뉴로사이언스지 2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mGluR5 수용체가 스트레스 회복력에서도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가설을 전제로 연구를 시작했다.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mGluR5을 제거한 실험용 쥐와 일반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상황을 부여했다.  몸집이 큰 쥐가 작은 쥐에게 공격적인 적대 행위를 통해 서열을 정하는 이른바 ‘위계(Hierarchy)스트레스’는 물론 전기자극 스트레스, 행동구속 스트레스 등을 그룹 별로 부여했으며, 이런 스트레스 상황이 해소된 안정된 상황에서 각각 쥐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mGluR5가 제거된 쥐들은 그렇지 않은 일반 쥐들에 비해 실험용 케이지 한쪽 구석에만 머무는 등 지속적으로 행동이 위축된 스트레스 상황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이 행동실험 결과를 토대로 실험용 쥐의 뇌 속 물질을 분석한 결과, 스트레스 상황을 잘 극복한 쥐의 mGluR5가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활성화되어 있었으며, 이에 비례해 ‘델타포스B(ΔFosB)’라는 스트레스 회복 물질이 발현된 사실도 함께 확인했다.  연구팀 강지인 교수는 “mGluR5를 인위적으로 활성화시키면 스트레스 회복물질인 델타포스비의 발현을 촉진, 스트레스를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확인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강 교수는 이어 “스트레스가 어떻게 우울증을 일으키는 지에 대한 생물학적 기전을 찾아낸 것은 물론 뇌 안에서 이를 회복시킬 수 있는 치료기전까지 규명함으로써 새로운 우울증 치료제 개발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동구 교수는 “스트레스 회복인자를 통해 개개인의 스트레스를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결과”라면서 “향후 우울증, 불안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 각종 정신질환과 암을 비롯한 생활습관병 등 각종 질병에 관여하는 스트레스에 대해 과학적인 대처법을 확립할 수 있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기획]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절제’ 민재의 변화… 폰 놓고 책 잡으니 틱 증후군 개선됐다

    [기획]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절제’ 민재의 변화… 폰 놓고 책 잡으니 틱 증후군 개선됐다

    서울 동작구의 한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지헌(15)군은 반에서 ‘명물’로 통한다. 전체 30명인 같은 반 친구 중 ‘유이(唯二)하게’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학생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 등은 집에 와서 데스크톱 컴퓨터를 이용하고 음악은 따로 MP3 플레이어에 내려받아 듣는다. 스마트폰 게임엔 크게 관심이 없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가입을 안 해 필요성을 못 느낀다. 친구들과 필요한 대화는 문자로 하거나 전화를 하면 충분하다고 여긴다. 김군이 스마트폰을 쓰지 않게 된 건 부모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중앙부처 공무원인 김군의 아버지는 일찌감치 “대학에 가기 전까지 스마트폰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의 아버지는 정보통신 분야 전문가로 스마트폰의 폐해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김군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많은 친구들은 SNS 대화 내용을 확인하느라 화면을 켜고 끄기를 반복하곤 한다”면서 “그럴 바에야 차라리 스마트폰이 없어서 불편한 게 나은 거 같다”고 했다. ●사용 안 하는 지헌 “SNS 하는 친구 불편해 보여” 처음엔 멋모르고 스마트폰을 썼지만 도중에 심각성을 깨닫고 개선에 성공한 경우도 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박민재(11)군은 스마트폰 ‘무풍지대’에 머물고 있다. 집에서 책을 읽다가 가끔 모르는 단어 등이 나오면 부모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간단한 검색만 하는 수준이다. 대신 일주일에 한 번씩 1시간 동안 부모의 노트북 등으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게 전부다. 박군은 올해 초교 5학년이지만 벌써부터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 한 반에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게임이나 SNS 등을 한다는 것이다. 박군은 “친구들이 스마트폰을 보며 재미있어 하면 문득 나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 외에 평소에는 별로 생각이 안 난다”면서 “어린이날이나 생일에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은 스마트폰이 아닌 레고 같은 장난감”이라고 했다. 박군 역시 또래 아이들처럼 초교에 입학하기 전에 부모의 스마트폰을 처음 접했다. 박군의 어머니 이진희(40)씨는 외출을 하거나 손님이 찾아왔을 때 아들에게 가끔 스마트폰을 쥐여주곤 했다. 만화영화 등을 보여 주면 아이 돌보는 게 훨씬 수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군이 7살 때 특별한 이유 없이 눈을 깜박이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소아정신과에서 ‘틱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로부터 “스마트폰이나 TV 등 뇌에 과도하게 자극을 주는 매체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는 주의를 들었다. 그 뒤부터는 아들이 아무리 보채도 스마트폰을 주지 않았고 부모도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했다. 대신 가족이 함께 운동을 하거나 책 읽는 시간을 늘렸다.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놀거리’가 생기니 박군 역시 자연스럽게 디지털 기기에서 멀어졌다. 이씨는 “틱 증후군 치료는 아이와 함께 자연 속에서 놀아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스마트폰을 끊게 한 뒤로 아이의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서울 잠실에 사는 김수현(13)양은 3년 전 스마트폰을 처음 갖게 됐다. 사촌오빠가 쓰던 스마트폰을 물려받았다. 김양의 부모는 처음에 스마트폰 쓰는 걸 반대했지만 “다른 애들에게 뒤처지기 싫다”는 딸의 고집에 한발 물러섰다. 이른 사춘기가 막 시작된 김양은 스마트폰에 빠르게 빠져들었다. 언제 어디서든 카카오톡 등 SNS와 동영상 등을 볼 수 있는 ‘마력’이 아이를 사로잡았다. 하루 2~3시간 사용은 우스웠고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잠이 든 적도 여러 차례였다. ●수현이의 규칙 “가족 회의서 집에선 안 쓰기로” 김양은 “방과 후 다들 학원을 가느라 친구들을 만나기 어려우니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면서 “SNS의 단체 대화방만 10개가 넘고, 스마트폰을 2시간 정도 확인을 못 하면 읽지 않은 메시지만 수백 개가 넘어간다”고 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이런 생활에 변화가 찾아왔다. 가족 회의를 통해 집에서는 스마트폰을 쓰지 않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김양은 학원이 끝난 뒤 집에 오면 부모 방에 스마트폰을 갖다 놓는다. 김양의 부모 역시 아이들 앞에서는 전화 통화 때를 빼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는다. 김양은 “집에서 스마트폰을 다 같이 안 쓰니 부모님과 남동생하고 대화를 많이 하게 됐다”면서 “스마트폰을 쓰는 시간이 크게 줄지는 않았지만 전보다는 자제를 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도 파주에 사는 김동한(13)군은 지난 2월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갖게 됐다. 올해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학급의 SNS 단체 대화방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등교할 때는 스마트폰을 집에 놔 둔다. 귀가해서도 스마트폰을 잘 쓰지 않는다. 스마트폰에 대한 애착 자체가 거의 없다. 김군은 “단체 대화방에서 주로 이야기하는 친구들은 7~8명 정도밖에 안 돼 굳이 일일이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학교에서 필요한 말은 다 하니 스마트폰을 잘 확인하지 않게 된다”고 했다. 김군은 어머니 윤혜진(38)씨와 집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다. 친구들이 학원에 다니는 시간에 엄마와 함께 책을 보고 얘기하면서 지낸다. 거실에는 TV 대신 책장과 조립 완구들이 놓여 있다. 주말에는 항상 가족이 함께 등산을 한다. 윤씨는 “아이에게 PC방 대신 집에서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도록 권하고 있다”고 했다. 윤씨의 말대로 김군은 부모와의 ‘합의’에 의거해 집에 있는 데스크톱에서 1주일에 4차례 2시간씩 스타크래프트2 등 컴퓨터 게임을 즐긴다. 윤씨는 “아이가 게임을 하다 보면 정해진 시간(1차례 2시간)을 약간 넘기는 적도 없진 않지만, 대체로 약속을 잘 지키는 편”이라고 했다. 사실 김군은 초교 1학년 때부터 컴퓨터 마우스를 잡았다. 정보기술(IT) 대기업에 다니는 아버지가 주말에 아들과 어울리기 위해 함께 게임을 하곤 했다. ●민수의 결단 “학교 캠페인 참여… 주말만 SNS” 경기도 수원에 사는 박민수(18·가명)군은 지난해 7월 스마트폰을 피처폰으로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고교 2학년 여름방학에 들어가기 전에 입시 준비에 매진하기 위해서였다. 박군은 지난해 여름까지만 하더라도 스마트폰 중독에 가까웠다. 중학교 2학년 시절인 2011년 처음 스마트폰을 갖게 된 뒤 하루 평균 3시간 넘게 스마트폰에 매달렸다. SNS와 게임, 인터넷 검색 등을 하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찾게 되다 보니 공부할 때도 집중을 잘 하지 못했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강의를 들어도 잠시 뒤에는 게임 앱에 손이 가기 일쑤였다. 중학교 시절 상위권이던 성적은 고교 1학년 때는 중위권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학교에서 시행하는 스마트폰 중독예방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생활이 180도 바뀌었다. 스마트폰 유해 정보를 차단하고 사용 시간을 관리하는 앱인 ‘스마트보안관’을 설치하고, 일주일에 하루 ‘스마트폰 단식’도 자발적으로 행했다. 박군은 “스마트폰 없는 생활이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친구들과 전화나 문자로 연락하고 SNS는 주말에 데스크톱으로 확인하는 식으로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단독]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오감이 크는 아날로그 키즈… ‘파충류뇌’ 닮는 디지털 키즈

    [단독]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오감이 크는 아날로그 키즈… ‘파충류뇌’ 닮는 디지털 키즈

    ■ 오감이 크는 아날로그 키즈 경기 부천시에 사는 홍나연(43)씨는 중학생(14)과 쌍둥이(8) 등 아들 셋을 아날로그식으로 키우기 위해 남편과 함께 ‘디지털 금욕’ 생활을 하고 있다. 홈쇼핑 쇼호스트인 홍씨 부부는 아이들 앞에서는 컴퓨터는 물론 TV도 켜지 않는다. 때문에 홍씨는 홈쇼핑 업체에서 근무하면서도 집에서는 정작 자신이 나온 방송을 모니터링하지 못한다. 홍씨는 “집에서 TV를 보지 않기 위해 회사에서 모니터링을 끝낸다”면서 “아이들 앞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을 통화 외에는 잘 안 한다. 그러면 애들이 스마트폰을 찾지 않는다”고 했다. 홍씨는 아이들에게 컴퓨터 게임을 일절 못하게 하고, 스마트폰도 아이들 혼자서는 만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홍씨는 아이들이 취학 전에는 아예 컴퓨터 자체를 만지지 못하도록 했다. 유치원에서 쌍둥이에게 온라인으로 하는 숙제를 내준 경우가 있었는데,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그 숙제를 하지 않게 했을 정도로 철저했다. 홍씨는 “굳이 어렸을 때 디지털을 접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타고난 게 있어서 금방 기기를 다룰 수 있다”면서 “신기하게도 첫째 아들이 초등학교에 가서 처음 인터넷을 배운 뒤 정보 검색 테스트에서 1등을 했다”고 했다. 홍씨의 아이들은 주로 그림을 그리고 블록을 갖고 놀거나 책을 즐겨 본다고 한다. 홍씨는 아날로그 육아를 고수한 덕분에 자신의 아이들이 배려심이 많고 집중력이 좋다고 믿는다. 쌍둥이의 담임 선생님도 아이들이 또래에 비해 산만하지 않고 참을성이 많다고 평가한다고 한다. 회사에 아이들을 데려 왔을 때도 아이들이 엄마가 일을 마치기까지 진득하게 잘 기다려 “요즘 아이들 같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홍씨는 “요즘 엄마들이 스마트폰으로 아이를 금방 달랠 수 있으니 편해졌다고 하지만, 나는 오히려 스마트폰을 멀리한 덕분에 처음에는 불편했을지라도 지금은 아이들 키우기가 수월해졌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홍세리(33)씨도 “스마트폰 영상이 아이들의 뇌 발달에 안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철저하게 아날로그 육아를 고집하고 있다. 아들 하율(7세)이와 딸 다율(5세)이에게 스마트폰을 주지 않을뿐더러 TV도 평일에는 켜지 않는다. 다만 아이들이 또래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인기 만화 프로그램 정도만 주말에 1~2시간 정도 시청하도록 하고 있다. 평일에는 동네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주말에는 캠핑을 주로 간다. 홍씨는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보여 주는 것은 부모의 편의를 위한 것일 뿐이라며 반대한다. 그는 “음식점에서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많이 보는데, 습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보여 주지 않았더니 보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집에서 스마트폰과 TV를 아이들이 잠든 8시 30분 이후에 본다고 했다. 뒤늦게 스마트폰의 위험성을 깨닫고 아날로그 육아로 바꾼 사례도 있다. 경기 고양시의 이은진(31)씨는 큰아들 동휘(4)가 스마트폰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자 지난해 휴대전화기를 스마트폰에서 피처폰으로 바꿨다. 둘째를 임신하고 나서 동휘에게 스마트폰으로 자동차 광고를 보여 줬는데 그 이후로 날이 갈수록 엄마의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동영상 등을 보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나중에는 하루 평균 2시간 이상을 볼 정도로 사용량이 많아졌다. 스마트폰을 보지 못하게 하면 1시간 넘게 떼를 쓰는 바람에 아예 스마트폰을 없애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1년정도 지나니 아이가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게 적응이 됐는지 더이상 달라고 보채지 않는다”면서 “대신 책 읽고 교구 놀이 등을 한다”고 했다. 그는 “스마트폰이 영어 등 어떤 부분에서는 교육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가 자제가 안 되니까 안 보여 주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제 6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 김한나(31·고양시)씨도 앞으로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지 않아야겠다는 결심을 최근에 했다. 스마트폰으로 만화 동영상을 틀어줬더니 아이가 넋을 놓고 집착하는 것을 보고는 덜컥 겁이 난 것이다. 김씨는 “아이를 안고서 카카오톡을 정신없이 하다 보면 아이도 엄마가 하는 스마트폰을 멍하니 쳐다볼 때가 있다”면서 “엄마가 자기한테 관심을 갖지 않고 다른 일을 하는지 아는 것 같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다만 김씨는 아이가 잠잘 때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아이에게 잠이 잘 오게 하는 청소기 소리나 클래식 음악 등을 들려주는 예외는 두고 있다. 유아기 디지털 중독에 대한 경각심이 일기 시작하면서 최근 아날로그적 교육 방식을 도입한 유치원이 생기는 등 일부 보육기관에도 변화의 바람이 싹트고 있다. 지난달 9일 취재차 방문한 서울 중랑구의 B유치원은 봉화산 자락에 위치해 있어 분위기가 일반 유치원과 사뭇 달랐다. 산에서 한참 뛰어놀던 이민성(4)군은 기자를 보자 나뭇가지에 낙엽 하나를 끼워 놓고 요리조리 방향을 바꿔가며 “이렇게 하면 통닭이고 이렇게 하면 샤워기예요”라며 웃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그냥 땅에 떨어진 나뭇가지일 뿐인데 민성이의 눈에는 멋진 장난감이라도 된 듯했다. 이 유치원의 3~7세 아이들 40여명에게는 산에 있는 나무, 꽃, 돌멩이, 흙이 장난감이다. 쓰러진 나무를 타고 앉아 ‘뛰뛰빵빵’ 자동차 놀이를 하기도 하고 나뭇가지를 잡고 산비탈길을 엉금엉금 올라가기도 한다. 하루종일 이렇게 뛰어놀다 보면 아이들의 옷과 신발은 금세 흙투성이가 된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지켜만 볼 뿐 놀이방법을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아이들 스스로 찾아서 노는 법을 길러 주기 위해서다. 물론 디지털을 이용한 교육은 일절 없다. 요즘 같은 봄에는 진달래꽃으로 화전을 부쳐 먹이고 겨울에는 산에서 숯불을 피워 가래떡을 구워 먹는다. 이 유치원에서 만난 6살 민수 엄마 한은정씨는 “나뭇잎만 있어도 1시간은 거뜬히 놀 수 있다”면서 “아이가 매일 풀, 곤충, 나무, 꽃의 변화 과정을 지켜봐서 그런지 무엇을 봐도 세심하게 관찰하고 작은 생명도 소중히 다룬다”고 했다. 이 유치원의 김정실 원장은 “처음에는 아이들이 장난감이 없어서 심심하다고 하지만 금방 산에서 노는 것에 적응한다”고 했다. 그는 “흙을 만지고 자연을 관찰하고 생각해야 오감이 발달하고 창의력과 상상력이 발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른 유치원 아이들은 엄마하고 떨어지는 것을 싫어해서 유치원 보내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우리는 집에 보내는 게 전쟁”이라고 했다. 또 “산에서 노는 게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럼 나는 엄마들한테 ‘왜 얼굴에 난 상처만 보고 아이 가슴에 난 상처는 보지 않느냐’고 말한다”고 했다. 이정림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유아기는 또래나 부모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공감하고 신체활동을 해야 하는 시기”라면서 “스마트 기기보다는 아날로그 환경이 아이의 발달과정에 적합하다”고 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 ■ ‘파충류뇌’ 닮는 디지털 키즈 “유치원에서도 스마트폰 생각이 나나요?” “예. 핸드폰으로 게임을 했어요. 총싸움하고 그랬어요.” 지난달 17일 서울에 사는 5살 재성(가명)이는 두뇌건강 상태를 검사하기 위해 찾은 상담센터에서 탁자 위에 놓인 다른 사람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상담사의 질문에 대답했다. 어머니 백지은(가명)씨는 기자에게 “올해부터 아이가 스마트폰에 손을 못 대게 하고 있지만 재성이는 요즘도 스마트폰만 보면 관심을 보인다”고 했다. 재성이는 지난해 6월 엄마의 스마트폰에 처음 맛을 들인 이후 갈수록 사용시간이 늘었다. 재성이는 누나들이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해 준 총싸움 게임을 즐겨 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백씨는 직장에 나가지 않지만 이런저런 집안일을 하며 자녀 6명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통에 막내 재성이에게 관심을 제대로 쏟지 못했다. 지난해 말에 이르자 재성이는 잠잘 때 빼고는 거의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심각해졌다. 백씨는 아이에게서 스마트폰을 뺏어보기도 했지만 심하게 떼를 쓰고 우는 바람에 다시 스마트폰을 건네주기 일쑤였다. 결국 백씨는 올 초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고, 재성이는 현재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재성이를 담당하고 있는 상담사는 “모래놀이 치료 중 아이가 게임에 나오는 총 쏘는 장면을 자주 반복한다”고 했다. 백씨는 “집에서 아이를 혼자 놀도록 내버려 둔 게 잘못이었던 것 같다”고 후회했다. 부모들이 아이 달래기용으로 스마트폰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은 더욱 큰 문제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신미옥(55)씨는 “서울에서 속초를 가는 고속버스를 탔는데 옆에 앉은 한 엄마가 품에 안은 아기에게 2시간 반 내내 스마트폰으로 만화를 보여 주고 있었다”면서 “아기가 5~6개월밖에 되지 않은 것 같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 것을 보고 ‘우리 아이가 똑똑하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한다. 이홍석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정신과 교수는 “직관과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폰은 침팬지 수준의 단순한 뇌만 써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라며 “아이가 스마트폰을 볼 때 뇌는 ‘집중’이 아니라 ‘정지’해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경우는 감정조절이나 상상력 등을 담당하는 뇌의 부분이 발달하지 못하고 ‘파충류뇌’로 회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고르게 뇌발달이 이뤄져야 할 시기에 일방적으로 스마트폰의 자극적인 영상만 받아들이다보면 나머지 뇌회로가 퇴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 산하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인 ‘강서아이윌’ 센터장 조현섭 총신대 교수는 “성인 남자보다는 여자가, 여자보다는 청소년이 술에 취약한 것처럼 영·유아기에는 짧은 시간이더라도 반복적으로 노출되다보면 금세 스마트폰에 빠져들 수 있다”고 했다. 이홍석 교수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아이들은 마약에 중독됐을 때의 행동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면서 “심각한 경우 스마트폰을 뺏으면 맹수처럼 돌변해 물건을 던지거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죽겠다고 떼를 쓰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4살 세운(가명)이는 아직 한글을 읽지 못하지만 자신이 보려는 동영상 전에 나오는 15초짜리 광고를 참지 못하고 건너뛰기 버튼을 반복적으로 누르는 인내심 부족 현상을 보였다. 14년간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한 이지연(38)씨는 “(디지털 중독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들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잣말을 많이 한다”면서 “부모와 얘기를 해 보면 집에서 스마트폰 등을 통해 동영상을 많이 틀어 줬다고 한다”고 했다. 이씨는 “친구가 칼로 자기를 찌르려고 했다는 등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인데 영상에서 본 것을 자신이 겪은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사람과 대화할 때 눈을 마주치지 못하거나 공격적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아이에게 좋지 않은 것을 알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털어놓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지난달 둘째 아이를 출산한 서울 은평구의 강윤희(가명)씨는 갓난아이가 우는데 4살 된 첫째 아이까지 떼를 쓰면 ‘직효약’인 스마트폰을 쥐여 준다고 한다. 강씨는 “아이 두 명 키우면서 한 애는 밥 먹여야 하는데 한 애는 울고 하면 스마트폰을 쥐여 줄 수밖에 없다. 안 좋은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또 “남편과 멀리 여행을 가게 되면 동영상을 꼭 챙긴다”며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보챌 때 보게 하려는 용도”라고 했다. 그는 “요즘 아이들은 말을 하거나 글을 배우는 단계 이전에 스마트폰을 접한다”면서 “아이가 보는 동영상들이 성인들이 하는 게임에 너무 쉽게 연결돼 걱정”이라고 했다. 젊은 부모에 비해 체력이 달리는 조부모의 경우는 스마트폰이나 TV에 더 의존한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김경화(가명)씨 부부는 토요일에도 함께 직장을 나가기 때문에 유치원이 쉬는 토요일에 5살 영훈(가명)이를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있다. 몇달 전 김씨는 시어머니로부터 “휴대전화 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확인해 보니 한달 6기가 사용 한도인 무선인터넷 데이터가 2~3일 만에 다 소진돼 있었다. 알고 보니 영훈이가 할머니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썼기 때문이었다. 영훈이는 서너 시간 동안 내리 스마트폰으로 만화 동영상을 본 적도 있었다. 김씨는 “아이들이 유료 동영상을 클릭해서 자동 결제되는 경우도 많다”면서 “스마트폰은 우는 아이를 달래는 ‘공갈젖’인 것 같다”고 했다. 부모의 습관이 아이에게 끼치는 영향도 크다. 지난달 20일 취재차 방문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Y어린이집’에서 4~5세 반 아이 20여명에게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물었더니 “아빠는 잘 때 전화기로 게임을 하면서 나는 못 하게 해서 화가 나요.”, “카톡(카카오톡)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깼어요.”, “엄마랑 놀고 싶은데 엄마가 인터넷만 해요”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이 어린이집 교사들은 “아이들이 어려서 모르는 것 같아도 어른들이 하는 행동을 다 지켜보고 있다”면서 “아이 앞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유치원 교사들 사이에서는 요즘 부모들이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아이와 대화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예전보다 언어 발달이 늦어진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한다. 반면 사용 규칙을 세워 놓는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부모들도 있다. 5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서울 용산구의 원지현(가명)씨는 “20분 동안 타이머를 설정해 놓고 스마트폰을 사용토록 제한하거나 영상 3개만 보고 스스로 그만 보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했다. 4살 아이의 엄마 김은희(가명)씨는 “영어로 된 만화 영상을 보여 줬더니 아이가 자연스럽게 영어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면서 “부모가 잘 관리한다면 스마트폰이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고 했다. Y어린이집 교사인 김지은씨는 “모든 유치원에서 안전교육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 대한 교육을 필수적으로 하도록 의무화했으면 한다”고 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시차문제 해방?…체내시계 리셋 물질 발견

    시차문제 해방?…체내시계 리셋 물질 발견

    해외출장이나 야근을 자주 하거나 항공·여행 업계에 종사하느라 시차적응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고생하는 직장인들에게 희소식이다. 캐나다 맥길대와 컨커디어대 공동 연구팀이 체내시계의 오차로 시차적응이 잘되지 않을 경우, 이를 ‘리셋’(재설정)할 수 있는 단백질을 발견했다고 미국 사이언스데일리 등 과학매체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실험결과는 시차적응 문제뿐만 아니라 각종 수면장애나 우울증, 자폐증, 대사이상 등의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체내시계를 리셋할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뇌에서 빛에 의해 자극되는 특정 단백질의 인산화 반응이다. 인간의 세포 속에는 식욕이나 수면욕을 느끼게 하는 생체리듬이 대략 24시간 주기로 변화하므로, 이를 보통 '체내시계'라고 부른다. 이 체내시계는 지금까지 빛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연구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우리 뇌 속에 있는 ‘eIF4E’라는 단백질의 인산화 작용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이 단백질의 인산화 작용 여부에 따른 변화를 관찰했다. 우선 ‘eIF4E’ 단백질을 변이시킨 그룹과 정상 그룹을 대상으로 빛과 어둠에 따른 생활 주기를 12시간에 10.5시간으로 줄이고, 챗바퀴에서의 활동 양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단백질 변이로 인산화 작용을 하지 못하는 그룹에서는 체내시계에 차질을 보이고 운동능력에서도 쇠퇴하는 것이 명확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단백질이 빛에 의해 인산화 작용하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추가 연구를 통해 시차문제 뿐만 아니라 각종 수면장애, 우울증, 자폐증, 대사이상 등에도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백질의 인산화 작용에 관한 구조를 살피는 것은 암세포의 사멸을 가져올 수 있는 암 억제 단백질 연구처럼 생화학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또 일반인들에 있어서도 생활 리듬에 영향을 미치고 기상 시에는 확실히 햇빛을 받는 생활이 건강과 장수에 매우 중요한 것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 온라인판 27일자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콜록콜록’ 봄감기, 장이 문제야

    ‘콜록콜록’ 봄감기, 장이 문제야

    겨울보다 건강에 더 유의해야 할 계절이 바로 봄이다. 날이 부쩍 따뜻해졌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한 바람이 불면서 오히려 겨울보다 더 많은 감기 환자가 병원을 찾는다. 겨울에도 앓지 않았던 병을 초봄에 앓는 것은 겨우내 기력이 저하된 데다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체 방어체계인 면역력이 떨어져서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해 감기에 잘 걸리고,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병에 걸리면 기관지염 등 2차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1년 중 봄철에 건강에 가장 유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떨어진 면역 기능을 올리려면 장 건강부터 챙겨야 한다. 일본의 감염면역학 전문의인 후지타 고이치로 박사는 저서에서 “면역세포의 약 70%가 장 점막, 특히 대장 점막에 모여있고 이를 활성화 시키는게 바로 장내 세균”이라며 “장내 세균의 종류와 수를 늘려야 자연히 면역력도 강화된다”고 밝혔다. 아토피,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류머티즘 관절염 등 원인이 불분명한 자가면역 질환도 장내 세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학술지 ‘네이처’에는 장내 세균이 과잉 면역반응을 억제해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 등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또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아토피성 피부염에 시달리는 아기들의 장내 세균을 살펴본 결과, 40%가 변에서 대장균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는 조사도 있다. 장내 세균은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의 전구체를 뇌로 보내는 역할도 담당한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장내 세균이 우울증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장에는 5000종 이상, 100조개가 넘는 세균이 생식하며 그 무게는 대장 내의 세균만 해도 1~2㎏이 된다고 한다. 처음 모유나 분유를 먹는 신생아는 장내 세균의 90%이상이 유익균인 비피더스균이다. 그러나 모유나 분유를 끊고 이유식을 먹기 시작하면 다른 균들도 늘어난다. 성인이 돼서는 유익균이 늘면 유해균이 줄고, 반대로 유해균이 늘면 유익균이 줄며 균형을 유지한다. 이 균형이 깨지면 면역에 이상이 생겨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 60세를 넘기면 장내 유익균보다 유해균 숫자가 늘어 장의 기능이 크게 둔화된다. 비피더스균과 같은 유익균만 면역기능을 향상시키는 게 아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유해균으로 분류되는 대장균조차 우리 몸에 어느 정도 유익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치로 박사에 따르면 대장균은 체내에 침입한 병원성대장균(O-157)을 쫓기도 하고 인간에게 없는 셀룰로스 분해 효소를 갖고 있어 채소의 섬유질을 분해해 비타민을 합성하기도 한다. 종종 병원성을 띠는 박테로이데스균도 다른 병원균이 침입했을 때 이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유익균과 유해균이 장내에서 공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엄마 뱃속에서 무균 상태에 있던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눈에 보이는 물건을 닥치는 대로 입에 넣어 빠는데, 이 때 많은 양의 대장균이 몸 안으로 들어간다. 체내에 들어간 유해균은 병원균에 제대로 맞서기 위한 파수꾼 역할을 한다. 다만 장내 유해균보다는 유익균이 많은 상태가 유지돼야 장이 건강해질 수 있다. 장내 세균을 늘리려면 무엇보다 곡류, 채소류, 콩류, 과일류 같은 식물성 식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식이섬유가 많이 든 이런 식품은 장내 세균이 좋아하는 먹이다.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할수록 장내 세균이 늘어난다. 유해균인 대장균도 식이섬유를 좋아하지만, 식이섬유가 많은 환경에서는 대장균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지 않고 다른 병원균을 쫓는 유익한 역할을 한다. 게다가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면 대장균이 내뿜는 부패 물질도 줄어든다. 유해균이 대장균을 유익균으로 바꾸는 열쇠가 식이섬유에 있다. 김치나 요구르트, 치즈, 된장 같은 발효 식품을 많이 먹어도 장내 세균을 활성화할 수 있다. 당질, 포화지방산, 트랜스지방산, 식품첨가물과 화학조미료는 되도록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식품첨가물은 먹어도 안전한 정도의 양만 식품에 들어 있지만 미생물 증가를 억제하는 보존제 등이 장내 세균에 좋은 영향을 미칠리는 없다. 스트레스는 당연히 줄여야 한다. 1976년 미항공우주국(나사)의 홀더먼 박사가 우주비행사 3명을 대상으로 장내 세균을 조사한 결과 우주비행사들이 극도의 불안과 긴장에 노출됐을 때 장내에 유해균으로 분류되는 박테로이데스균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규슈 대학의 스도 노부유키 교수팀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축을 통해 장내 세균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는 운동만큼 좋은 게 없다. 빨리 걷기 운동은 뇌신경재생인자(BDNF)의 재생을 도와 면역력을 키우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을 감소시킨다. 감기에 걸렸다고 바로 항생제를 복용해서도 안된다. 봄철 감기가 오래 가는 것은 겨우내 감기로 항생제를 남용한 탓에 면역력이 떨어진 게 원인일 수도 있다. 항생제는 세균을 죽이기도 하지만 세균이 약에 적응해 내성이 생기기도 하며 면역력을 오히려 떨어뜨린다. 나쁜 세균만 죽이는 게 아니라 몸 속의 좋은 세균까지 없애버린다. 항생제를 먹는 것은 장내 세균에 폭탄을 던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좋은 균이 없어지면 그 자리를 나쁜 균이 차지한다. 감기는 세균이 아닌 바이러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감기 자체에는 항생제를 쓰지 않는다. 항생제가 필요한 경우는 급·만성 기관지염이나 폐렴과 같이 2차 감염으로 인한 염증이 생겼을 때다. 어릴 적 실내를 지나치게 살균·소독해 아이가 균과 접촉할 수 없게 하고, 밖에 나가 놀지 못하게 해도 장내 세균에 문제가 생겨 알레르기 체질이 될 수 있다. 아이가 자극적인 가공식품 대신 자연식품을 먹으며 잘 뛰어놀게 해야 면역력이 강화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뇌가 기억을 잊는 이유 찾았다

    뇌가 기억을 잊는 이유 찾았다

    살면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최근 해외 연구진은 우리가 어떤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가 다른 것들을 회상하려 하는 행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버밍엄대학의 합동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어떤 한 가지 일을 의도적으로 회상하려 할 때 이미 저장돼 있는 다른 기억을 잊어버리며, 이는 일종의 ‘망각의 적응’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뇌가 최근의 기억을 회상하려는 순간 이미 저장돼 있는 기억과 ‘경쟁’을 벌이며, 결국 이미 저장돼 있는 과거의 기억을 잊게 된다는 것.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 24명을 대상으로 특정한 단어와 이미지를 보여준 뒤 이와 관련한 개개인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고 뇌의 패턴 변화를 MRI 촬영했다. MRI촬영을 통해 어떻게 특정 기억이 상기되고 또 다른 기억이 약화되는지를 살핀 결과, 특정한 기억을 떠올리려는 행위가 또 다른 기억들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케임브리지대학의 마이클 앤더슨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기억하려는 행위가 결국 망각을 야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뿐만 아니라 인간의 선택적 기억과 자기기만(스스로를 속이는 행위) 역시 이러한 특성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망각은 주로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되지만 과거의 어려움을 극복하려 노력할 때에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되기도 한다”면서 “많은 사람들은 기억을 불러들이는 회상 행위가 도리어 또 다른 기억을 잊게 한다는 사실에 놀라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나쁜 기억의 트라우마에 갇힌 사람들을 치료하거나 법정에서 중요한 증인의 증언을 자료로 활용해야 할 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버밍엄대학교의 마리아 윔버 박사는 “예를 들면 어떤 사건을 목격한 목격자가 당시 상황을 회상해야 할 때, 같은 질문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강제로 회상하게 한다면 오히려 기억이 사라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신경과학저널(Nature Neuro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탈북 한의사 김지은의 고려의학 이야기] (45) 발만 잘 써도 뇌 노화 잡는다

    오랫동안 쓰지 않는 기계에 녹이 스는 것처럼 머리를 쓰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뇌의 노화가 금방 온다. 하지만 뇌의 노화를 막는 것은 뇌 자체의 훈련만 갖고 되는 일이 아니다. 평소 운동을 게을리하고 발을 잘 움직이지 않아도 뇌의 노화가 빨리 올 수 있다. 발을 잘 움직이지 않으면 발 근육이 쇠퇴하고 발에 있는 동맥이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심장이 더 많은 일을 하게 돼 결국 심장에 부담이 온다. 심장 기능이 저하되면 뇌세포 수가 빨리 줄고 성 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아 성욕 감퇴까지 일어나게 된다. 반면 늘 운동하고 걸어다니면 발의 혈관 흐름이나 발에서 심장으로 가는 피의 흐름이 좋아진다. 치매와 성기능 감퇴를 예방하고 심장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처음부터 무리한 목표를 정해 놓고 하기보다 천천히 달리기나 빨리 걷기부터 시작해 몸을 서서히 적응시키면서 매일 조금씩 시간을 늘려 가는 것이 이상적이다. 첫날 15분 정도 걷기 운동을 했다면 다음날은 20분, 이렇게 매일 5분 정도씩 운동 시간을 늘리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는 무리하지 말고 다시 전날의 운동량으로 돌아가야 한다. 운동 시간을 점차 늘리다 보면 1시간 운동을 해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아 걷기 운동을 일상화할 수 있다.
  • 새 학기 학습계획은, 봄방학 활용한 학습장애 검사 후 고려해야

    새 학기 학습계획은, 봄방학 활용한 학습장애 검사 후 고려해야

    설 연휴가 맞물린 봄 방학 시즌을 맞아 새 학기 준비가 한창이다. 챙겨야 할 것도 많은 분주한 시기지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입장에서는 아이들의 새 책과 노트, 옷과 가방 등을 준비하면서 설레는 마음과 ‘우리 아이가 새 학년에는 성적이 오를 수 있을까’하는 염려가 교차하게 된다. 실제 학년이 바뀐다는 것은 여러모로 부모와 학생에게 성적에 대해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된다. 학교와 선생님, 친구 관계 등에서 낯선 환경뿐만 아니라, 입시와 가까워지는 학년일 수록 학구열과 학습환경과 학업 수준에 대한 심리적인 긴장감 등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새 학기시즌일수록 부모들은 자녀들이 나이에 걸맞게 잘 자랐는지, 단체생활에 잘 적응하는 지 등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아이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경우라면 구체적인 학습계획보다 먼저 학습, 즉 배우고 익히는 것에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들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학습장애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공부를 못하는 병 ‘학습장애’ 조기 치료 중요해 만일 자녀가 또래에 비해 학습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학습장애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학습장애란 흔히 일반적으로 오해하는 것처럼 아이가 정상지능을 가졌으나 학습자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집중하지 못해 일시적으로 성적이 떨어지는 정도가 아니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추론, 산술 자체에 어려움을 느껴 학업적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증상 혹은 장애를 말한다. 예를 들어 난독증으로 비롯된 학습장애를 방치하게 되면 차후 성인이 되기까지 교정이 힘들어질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성적이 부진한 것은 물론, 지능이 낮지 않은데도 저능아나 발달장애로 오인 받을 수 있어 조기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된다. 하지만 학습부진이나 학습장애를 인지하지 못하고 성적이 안 좋다는 이유로 과잉학습 시키거나 야단과 꾸중으로 다그치는 방법은 도리어 심리적 위축과 자신감 저하 등의 문제로 이어져 대인관계에 악영향을 끼치며 공황장애, 우울증 등으로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학습장애에 올바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장애의 특성을 이해하고 학습환경 개선뿐 아니라 뇌의 생리적 기능에 대해 올바른 검사와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전문가들 또한 학습 능률자체가 인지장애로 저하된 경우라면 우선 뇌의 신경학적 검사와 집중력검사, 시/청지각 검사 등을 통한 학습장애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분명하게 인지해야 할 것은 학습장애는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의욕과 지능을 가진 상태에서 노력해도 이를 배우거나 활용하는 데 뜻대로 되지 않는 병이다. 이는 뇌의 신경학적 문제로서 단순히 스트레스나 자신감결여 등의 심리정서적인 영향에 일시적으로 학습 능률이 떨어진 경우와는 구분된다. 이에 대해 미국 전국학습장애 위원회(NJCLD)는 학습장애는 이질적인 장애로서 중추신경계의 역기능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전 생애에 걸쳐서 일어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아이두한의원 이승협 원장은 “학습장애 문제로 공부 자체가 어려운 아이라면 조기 치료를 통해 충분히 학습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시각, 청각 등의 감각 인지능력을 높여주는 치료와, 뇌의 집중뇌파를 피드백훈련을 통해 강화하는 치료를 병행하며 한의학적으로 심허증으로 인한 불안증이나 간의 기운이 울체된 스트레스 항진상태를 개선하여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이어 “총명탕은 여러 논문을 통해 기억력이나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효능이 있음이 밝혀졌다”며 “총명탕은 백복신, 원지, 석창포로 구성되었으며 증상에 따라 합방하여 사용되는데, 체력까지 떨어져 있는 경우 공진단과 총명탕이 합방된 총명공진단을, 시험 시 불안과 긴장을 많이 타는 수험생에게는 총명귀비탕을 쓴다”고 덧붙였다. 한편 목동 아이두한의원 이승협 원장은 美 전정신경장애협회 정회원(VEDA), 美 이명협회 정회원(ATA),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회원으로 틱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스퍼거증후군, 전반적 발달장애 및 소아와 성인 신경장애에 대해 한의학과 기능신경학을 접목한 통합의학치료에 주력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환자만 35만명 ‘수면무호흡증’ 검증된 치료 안 따랐다간 ‘낭패’

    환자만 35만명 ‘수면무호흡증’ 검증된 치료 안 따랐다간 ‘낭패’

    수면질환 있다고 무조건 수술은 절대 금물 특히 혀를 건드리는 수술은 장기적 효과나 후유증 규명 않돼 수면무호흡증은 돌연사나 수면중 심장마비, 부정맥, 급사 위험성이 산소 포화도가 가장 떨어지는 새벽 3-5시경에 가장 많이 발생되며 뇌졸중 까지 발생을 시키는 무서운 질병임에도 아직 국내에서는 정확한 치료 가이드라인을 학회나 보건복지부에서 제시하고 있지 않다. 국내 수면무호흡증 환자 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서 2008년 22만 8000명에서 2012년 35만 7000명으로 5년사이 약 13만명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문제는 수십만원에서 1000여만원에 이르기까지 하는 각종 수술 및 치료 방법이 난립을 하고 있고 그에 따라 국민들만 혼란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 학회에서 제시한 수면 무호흡증 가이드 라인을 바탕으로 정리해보면 일단 수술적 치료는 빠져 있다. 그 이유는 첫째 코골이와는 달리 수면무호흡의 원인은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다. 뇌기능, 숨골 기능, 폐기능, 횡경막 기능, 비만, 얼굴 골격등 많고 다양한 원인이 수면무호흡의 원인 이기 때문에 단순히 칼로 자르고 붙이는 수술적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둘째 수면무호흡증의 수술적 치료의 장기적 효과(7년 이상)에 대한 논문이나 연구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사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큰 원인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비만이다. 대부분의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의 구조를 보면 목이 짧고, 목 주변에 살이 찐 경우가 많고 실제 내부조직도 비대해져 공기의 흐름 통로인 기도가 좁아져 있으며 비만에 따른 폐기능도 저하가 오기 때문이다. 수면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체중감량을 통해 기도의 공간을 확보 하는게 가장 첫번째로 시행되어야 할 방법이지만, 무호흡과 저산소증이 같이 있는 경우에는 체지방 대사 분해 기능도 떨어지므로 무호흡 치료와 더불어 살을 빼는게 효과적인 방법이다. 다른 방법은 양압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영어 약자로 CPAP(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로 지속적으로 일정한 압력의 바람을 넣어주는 방법으로 기도의 공간이 좁아지거나 협착되어도 기계에 의해 발생된 바람을 막힌 부분을 뚫어줄 압력으로 넣어주는 원리이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수면장애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리한 외과적인 수술보다 양압기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데 그 이유는 구강내에 강제적으로 바람을 밀어 넣기 때문에 거의 100%에 가까운 상당히 우수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얼굴에 마스크를 착용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있을수 있고 1-2주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해 불편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7년 장기 사용시 수면무호흡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심혈관 위험도가 정상인과 동일하게 떨어진다는 사실이 입증된 유일한 치료기라는 것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면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바람직한 방법은 구강삽입형 장치이다. 이 장치의 이름은 다양한데, 구강내장치(oral appliance), 하악전진장치(MAD), 기도확장장치, 코골이 장치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구강내장치의 종류는 하악전방위 장치, 혀 유지장치, 연구개 거상장치 등 여러 종류가 있으나, 현재 가장 널리 쓰이며 병원에서 사용되는 장치는 하악전방위 장치이다. 주로 경미한 무호흡 환자에게 사용되며 아직 심혈관 장애 예방이나 위험도를 떨어뜨린다는 연구는 없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코골이나 수면무호흡등의 수면질환은 그 원인을 찾아 의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으로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효과가 떨어지거나 환자에게 매우 위험한 치료방법들이 성행하고 있어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라며 “꼭 필요하지 않음에도 혀를 절단하는 등의 극단적인 방법보다는 치료효과와 안정성이 검증된 미국내과학회 등에서 권고하는 수면질환 치료 가이드를 우선적으로 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래엔… 기억 대리인, 오감 읽는 사람이 뜬다

    미래엔… 기억 대리인, 오감 읽는 사람이 뜬다

    불의의 사고로 귀를 잃은 A씨는 인공장기조직 개발자가 3D(3차원) 프린터로 만든 인공 귀를 이식받고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수능 관련 뉴스를 보다 불현듯 30여년 전 자신의 수능 성적이 궁금해진 B씨는 기억 대리인에게 의뢰해 10분 만에 자신의 수능 성적 기록을 받아 봤다.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지만 미래에는 이런 일을 하는 직업이 실제로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4일 ‘미래의 직업 연구’ 보고서를 통해 고령사회 등 향후 직업 세계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3대 핵심 동인을 분석하고 이에 따라 출현 가능한 미래 직업 10가지를 선정했다. 우선 고용정보원은 3D 프린터를 활용해 인공장기나 인체 조직을 만드는 인공장기조직 개발자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3D 프린터를 이용한 인체 조직 제작은 지금도 가능하다. 서울성모병원이 지난해 코가 없이 태어난 몽골 어린이에게 코를 만들어 주는 과정에서 3D 프린트 기술로 제작한 구조물을 삽입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고용정보원은 입고 벗을 수 있도록 제작된 골근격 증강기를 개발하는 탈부착 골근격 증강기 연구원도 새롭게 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얼굴 표정이나 음성 인식을 통해 상대방의 의도를 미리 파악하고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오감 인식 기술자의 출현도 기대했다. 또 도시화가 계속되면서 넘쳐나는 도시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도시 대시보드 개발자도 생겨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대시보드는 다양한 데이터를 동시에 비교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나의 공간에 표시하는 장치를 말한다. 개인의 출생부터 사망까지의 모든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보관해 놓고 의뢰인이 요구하면 해당 정보를 바로 꺼내 보여주는 기억 대리인도 나타날 것이라고 고용정보원은 내다봤다. 인터넷에 떠도는 의뢰인의 좋지 않은 정보를 찾아 안전하게 제거해 주는 일을 하는 데이터 소거원 역시 정보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꼭 필요한 직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뇌와 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을 활용해 영화에서처럼 인간을 대체하는 아바타를 만들어 홀로그램 형식으로 실제 생활에서 작동할 수 있게 하는 아바타 개발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돼 주목된다. 이 밖에 인재 채용을 대행하고 현지 적응을 돕는 국제 인재 채용 대리인, 인종·국가·민족·종교 간 갈등을 예방하고 분쟁을 조정하는 문화 갈등 해결원도 눈여겨볼 미래의 직업으로 꼽혔다. 고용정보원은 “고령화 사회와 자동화된 스마트 디지털, 아시아의 부상이 미래 고용 생태계를 움직여 다양한 신사업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그래핀’ 이용 ‘뇌 삽입 칩’ 세계 첫 개발…한국인 주도

    ‘그래핀’ 이용 ‘뇌 삽입 칩’ 세계 첫 개발…한국인 주도

    뇌에 칩을 넣어서 알츠하이머 등의 퇴행성 뇌 질환이 치료되고 나아가 지능, 숨겨진 잠재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은 것일까? 세계 최초로 그래핀(graphene)을 이용한 뇌 삽입형 두뇌센서가 한국인 연구원 주도로 개발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메디슨 캠퍼스 전기컴퓨터학과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그래핀(graphene)을 이용한 이식형 투명 의료센서 개발 연구 내용을 세계적 자연과학분야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발표했다. 이는 기존 디스플레이 개발 분야에 주로 활용되어온 그래핀(graphene)을 생명공학분야에 세계 최초로 접목한 혁신적인 시도로 특히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메디슨 캠퍼스 전기컴퓨터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한국인 박동욱(33) 연구원의 주도로 개발돼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또한 해당 센서는 그래핀의 광학적·전기적 특성을 이용, 뇌 활동을 실시간으로 감시해 알츠하이머, 파킨슨 병 등의 퇴행성 뇌질환 치료법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이 해당 의료센서 개발에 사용한 물질은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graphene)이다. 이는 탄소 원자들이 2차원 상에서 벌집모양 배열을 이루는 형태로 두께가 원자 한 개 정도인 전도성 물질이다. 그래핀은 원자 한 개 정도에 불과한 미세두께에도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도성이 높고 강철보다 200배 이상 내구력이 강해 차세대 나노물질로 각광받고 있다. 그래핀(graphene)은 자외선(UV), 가시광선, 적외선(IR)에 걸친 넓은 스펙트럼의 투명도를 보여준다. 또한 전기적 전도(electrical conductance) 특성 및 유연성이 뛰어나 투명,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전극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 그래핀의 물질적 특수성을 활용해 유연하고 전도성 강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성까지 겸비한 두뇌 의료센서로 발전시켰다. 특히 기존 장치들과 달리 지속적으로 뇌의 활동을 감시하면서 특정 부작용 혹은 불안정한 뇌 혈류 흐름 등을 찾아낼 수 있다. 해당 연구는 그래핀의 광학적, 전기적, 기계적 우수성을 이용해 뇌 영상을 얻는 동시에 뇌 신호를 검출하는 전극을 개발함으로써 그래핀의 생체 적합성 및 바이오 어플리케이션으로서의 확장성을 보여 준다. 실제 개발된 투명 그래핀 생체 전극으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해당 그래핀 투명 생체 전극은 조직 내에서 안정성을 갖는 동시에 우수한 뇌 신호 검출 능력을 보여줬다. 영상화 측면에서도 이 그래핀 생체전극은 뛰어난 특징을 보였다. 기존 불투명 금속 전극이나 특정 파장에서만 투명도가 활성화되는 ITO(Indium Tin Oxide) 전극과 달리, 해당 전극은 넓은 스펙트럼의 투명도를 지녀 형광 현미경법(fluorescence microscopy), 광단층촬영법(optical coherence tomography) 기술 수준으로 뇌혈관을 영상화 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최신 유전 기술인 광유전자학(Optogenetics)과 접목돼 특정한 파장(wavelength)의 빛을 이용, 뇌 세포를 자극시켜 특정 뇌 신호를 검출하는데도 성공했다. 해당 개발 프로젝트는 미 국방부 소속 기술연구기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efenc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DARPA)에서 진행 중인 서브넷 프로그램(SUBNET, short for Systems-Based Neurotechnology for Emerging Therapies-조기치료를 위한 시스템기반 신경기술)과 유사한 목적에서 동일한 자금·기술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위스콘신 대학교 메디슨 캠퍼스 연구진 외에도 캘리포니아 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와 보스턴 매사추세츠 종합 병원(MGH) 역시 DARPA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이들은 개인의 정신, 신경 질환을 치료하는 뇌 이식 장치(마이크로 칩)와 기억력 감퇴(치매), 환경 부적응 증세를 막아주는 뇌 임플란트 장치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모든 프로젝트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인간두뇌 연구계획과 연계돼 알츠하이머, 파킨슨 병, 외상 후 트레스 장애(PTSD), 간질 등의 뇌 질환을 보다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과거 삼성 디스플레이 연구소(2007~2011)에 재직하며 세계 최초 30인치 3D 아몰레드 TV를 개발하기도 했던 박동욱 연구원은 “이 그래핀 생체 두뇌센서는 향후 신경학, 생체의학 등에서 다양하게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본 연구는 나노 테크놀로지와 바이오 테크놀로지의 성공적인 접목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 등 기존 뇌질환 규명 및 치료 프로세스 발견에 새로운 연구방법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세계 최초 ‘그래핀’ 이용 두뇌센서…한국인 주도 개발

    세계 최초 ‘그래핀’ 이용 두뇌센서…한국인 주도 개발

    세계 최초로 그래핀(graphene)을 이용한 두뇌센서가 한국인 연구원 주도로 개발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메디슨 캠퍼스 전기컴퓨터학과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그래핀(graphene)을 이용한 이식형 투명 의료센서 개발 연구 내용을 세계적 자연과학분야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발표했다. 이는 기존 디스플레이 개발 분야에 주로 활용되어온 그래핀(graphene)을 생명공학분야에 세계 최초로 접목한 혁신적인 시도로 특히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메디슨 캠퍼스 전기컴퓨터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한국인 박동욱(33) 연구원의 주도로 개발돼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또한 해당 센서는 그래핀의 광학적·전기적 특성을 이용, 뇌 활동을 실시간으로 감시해 알츠하이머, 파킨슨 병 등의 퇴행성 뇌질환 치료법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이 해당 의료센서 개발에 사용한 물질은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graphene)이다. 이는 탄소 원자들이 2차원 상에서 벌집모양 배열을 이루는 형태로 두께가 원자 한 개 정도인 전도성 물질이다. 그래핀은 원자 한 개 정도에 불과한 미세두께에도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도성이 높고 강철보다 200배 이상 내구력이 강해 차세대 나노물질로 각광받고 있다. 그래핀(graphene)은 자외선(UV), 가시광선, 적외선(IR)에 걸친 넓은 스펙트럼의 투명도를 보여준다. 또한 전기적 전도(electrical conductance) 특성 및 유연성이 뛰어나 투명,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전극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 그래핀의 물질적 특수성을 활용해 유연하고 전도성 강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성까지 겸비한 두뇌 의료센서로 발전시켰다. 특히 기존 장치들과 달리 지속적으로 뇌의 활동을 감시하면서 특정 부작용 혹은 불안정한 뇌 혈류 흐름 등을 찾아낼 수 있다. 해당 연구는 그래핀의 광학적, 전기적, 기계적 우수성을 이용해 뇌 영상을 얻는 동시에 뇌 신호를 검출하는 전극을 개발함으로써 그래핀의 생체 적합성 및 바이오 어플리케이션으로서의 확장성을 보여 준다. 실제 개발된 투명 그래핀 생체 전극으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해당 그래핀 투명 생체 전극은 조직 내에서 안정성을 갖는 동시에 우수한 뇌 신호 검출 능력을 보여줬다. 영상화 측면에서도 이 그래핀 생체전극은 뛰어난 특징을 보였다. 기존 불투명 금속 전극이나 특정 파장에서만 투명도가 활성화되는 ITO(Indium Tin Oxide) 전극과 달리, 해당 전극은 넓은 스펙트럼의 투명도를 지녀 형광 현미경법(fluorescence microscopy), 광단층촬영법(optical coherence tomography) 기술 수준으로 뇌혈관을 영상화 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최신 유전 기술인 광유전자학(Optogenetics)과 접목돼 특정한 파장(wavelength)의 빛을 이용, 뇌 세포를 자극시켜 특정 뇌 신호를 검출하는데도 성공했다. 해당 개발 프로젝트는 미 국방부 소속 기술연구기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efenc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DARPA)에서 진행 중인 서브넷 프로그램(SUBNET, short for Systems-Based Neurotechnology for Emerging Therapies-조기치료를 위한 시스템기반 신경기술)과 유사한 목적에서 동일한 자금·기술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위스콘신 대학교 메디슨 캠퍼스 연구진 외에도 캘리포니아 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와 보스턴 매사추세츠 종합 병원(MGH) 역시 DARPA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이들은 개인의 정신, 신경 질환을 치료하는 뇌 이식 장치(마이크로 칩)와 기억력 감퇴(치매), 환경 부적응 증세를 막아주는 뇌 임플란트 장치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모든 프로젝트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인간두뇌 연구계획과 연계돼 알츠하이머, 파킨슨 병, 외상 후 트레스 장애(PTSD), 간질 등의 뇌 질환을 보다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과거 삼성 디스플레이 연구소(2007~2011)에 재직하며 세계 최초 30인치 3D 아몰레드 TV를 개발하기도 했던 박동욱 연구원은 “이 그래핀 생체 두뇌센서는 향후 신경학, 생체의학 등에서 다양하게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본 연구는 나노 테크놀로지와 바이오 테크놀로지의 성공적인 접목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 등 기존 뇌질환 규명 및 치료 프로세스 발견에 새로운 연구방법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뇌에 삽입…두뇌 잠재성 깨우는 ‘투명 의료센서’ 개발

    뇌에 삽입…두뇌 잠재성 깨우는 ‘투명 의료센서’ 개발

    두뇌의 잠재능력을 끌어올려주는 투명한 주입식 의료센서가 개발됐다.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엑스프레스는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메디슨 캠퍼스 연구진이 뇌 상태 실시간 파악 및 자극임무 수행으로 기능을 향상시켜줄 수 있는 이식형 투명 의료센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이 해당 의료센서 개발에 사용한 물질은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graphene)이다. 이는 탄소 원자들이 2차원 상에서 벌집모양 배열을 이루는 형태로 두께가 원자 한 개 정도인 전도성 물질이다. 그래핀은 0.2nm에 불과한 미세두께에도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도성이 높고 강철보다 200배 이상 내구력이 강해 차세대 나노물질로 각광받고 있다. 연구진은 이 그래핀의 물질적 특수성을 활용해 유연하고 전도성 강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성까지 겸비한 의료센서로 발전시켜냈다. 특히 기존 장치들과 달리 지속적으로 뇌의 활동을 감시하면서 특정 부작용 혹은 불안정한 뇌 혈류 흐름 등을 찾아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함께 장착된 영상화 기술로 뇌세포에 침투한 악성 물질의 흐름과 원인을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찾아내 치료효과를 높이고 전기적 자극을 통해 뇌세포를 발달시켜 두뇌의 잠재성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 해당 개발 프로젝트는 미 국방부 소속 기술연구기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efenc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DARPA)에서 진행 중인 서브넷 프로그램(SUBNET, short for Systems-Based Neurotechnology for Emerging Therapies-조기치료를 위한 시스템기반 신경기술)과 유사한 목적에서 동일한 자금·기술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위스콘신 대학교 메디슨 캠퍼스 연구진 외에도 캘리포니아 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와 보스턴 매사추세츠 종합 병원(MGH) 역시 DARPA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이들은 개인의 정신, 신경 질환을 치료하는 뇌 이식 장치(마이크로 칩)와 기억력 감퇴(치매), 환경 부적응 증세를 막아주는 뇌 임플란트 장치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모든 프로젝트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인간두뇌 연구계획과 연계돼 알츠하이머, 파킨슨 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간질 등의 뇌 질환을 보다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위스콘신 대학교 메디슨 캠퍼스 저스틴 윌리엄스 교수는 “해당 기기는 기존 뇌신경 조정술을 개선시켜 전혀 새로운 신개념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자연과학분야 학술지‘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사진=Justin Williams research group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국내 첫 교통사고 재활전문병원 양평에 개원

    국내 첫 교통사고 재활전문병원 양평에 개원

     교통사고 환자의 재활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국립교통재활병원(원장 정수교)이 15일 문을 열고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했다. 교통사고 환자의 재활을 위해 세워진 국내 첫 전문 치료기관이다.  국립교통재활병원 측에 따르면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중앙로 260번길에 위치한 이 병원은 교통사고 환자의 빠른 회복과 사회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설립하고,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운영을 맡았다.  9만 643㎡(2만 7419평)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6층, 연건평 4만 2178㎡(1만 2759평)에 총 304병상 규모를 갖춘 교통재활병원은 45병상을 먼저 가동한 뒤 순차적으로 운영 병상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환자의 부상 유형과 상태에 맞는 맞춤형 재활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근골격재활센터 △척수손상재활센터 △뇌손상재활센터 △소아재활센터 등 4개 장애 유형별 전문 진료센터가 설치됐다.  또 삼킴장애클리닉, 인지재활클리닉, 욕창클리닉, 보행클리닉, 방광·장클리닉, 성재활클리닉 등 11개 질환별 특수 클리닉과 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신경외과, 비뇨기과, 영상의학과 등 총 10개 임상과를 설치하고, 전문의 25명(협력진료센터 포함)과 물리치료사 83명, 작업치료사 70명, 언어치료사 4명,임상심리사 5명 등 전문인력을 배치했다.  이 병원은 1일 8시간의 집중 재활치료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환자 가족 등이 포함된 팀 접근 방식의 포괄적 재활의료 서비스와 물리치료, 작업치료, 심리치료 등을 통해 환자의 완전하고 빠른 일상 복귀를 도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운전재활시스템, 보행분석 시스템, 로봇재활, MRI(자기공명영상) 등의 첨단 장비도 갖췄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병동은 소아재활, 척수손상재활, 근골격계재활, 뇌손상재활 등 총 7개 재활파트로 구성됐으며, 야외에도 체력단련장, 휠체어훈련장, 보행훈련장, 억새초지원, 자생초화원 등을 설치해 재활과 정서적 안정을 동시에 꾀할 수 있도록 했다. 정수교 원장은 “국립교통재활병원은 재활의료 선진화와 능동적 복지라는 차원에서 그 역할과 의미가 크다”면서 “환자가 일상생활에 필요한 움직임을 연습하고, 실생활 적응 훈련을 할 수 있는 재가적응훈련관도 곧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윤태 진료부원장은 “이 병원에서는 올해 고시된 집중재활수가를 시범 적용하게 될 것”이라며 “교통사고 후유 장애의 효율적인 극복을 위해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기준의 일부 미비점을 개선해 환자들이 빠르고 효과적인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병영 성폭력 4.2%만 실형” 관대한 군법 질타

    [국감 하이라이트] “병영 성폭력 4.2%만 실형” 관대한 군법 질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10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9일 체포된 인천 모 부대 사단장의 부하 여군 성추행 사건과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건에서 드러난 군 사법제도의 허점과 온정주의가 도마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사단장 등 부대 지휘관이 형량을 줄여 주는 관할관제도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며 군사법제도 개혁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군 검찰이 매년 성폭력과 관련된 사건을 7000여건 정도 입건하면 군사법원에서는 2700여건만 처리하고 실형 선고도 4.2%에 불과하다”면서 “군사법원이 너무 관대하기 때문에 군 기강이 이렇게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지휘관이 선고된 형량을 감면해 주는 지휘관 감경권 제도도 질타 대상이 됐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2010년 뇌 병변 1급 장애가 있는 9세 아동을 강간한 상병에 대해 나이가 어리고 만취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징역 6년에서 3년으로 감경했다”면서 “이는 사안의 심각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권한의 행사”라고 지적했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감경권을 가지고 있는 사단장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법무장교가 아닌 일반 장교가 재판관으로 참여하는 심판관 제도도 의원들의 도마에 올랐다.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2010년 사망한 여군 심모 중위 자살 사건의 피의자로 현재 형사 입건된 A 중령이 올해 1월 21일부터 6월 3일까지 17사단의 재판장을 맡아 10명의 피의자를 재판했고 이 가운데 3명은 성범죄자였다”면서 “성추행, 직권남용 가혹행위를 저질러 감찰까지 받은 사건의 당사자가 어떻게 성범죄를 재판하는 재판장이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군 당국이 지난 6월 전체 병사를 대상으로 벌인 복무적응도 측정 인성검사에서 전체 병력의 8% 수준인 4만 9000여명이 ‘관심’군과 ‘위험’군 병사로 분류됐다.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군 인성검사 계급별 판정 현황’에 따르면 전체 검사 대상 병사 35만 9059명 가운데 관심 해당자는 4만 389명(11.2%), 위험 해당자는 8939명(2.4%)으로 나타났다. 관심군 병사는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사고를 유발할 확률이 높지만 지휘관의 관심이 있으면 극복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위험군 병사는 즉각적인 전문가 지원이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청소년은 한 번 맛본 ‘보상의 유혹’을 떨치지 못해”

    “청소년은 한 번 맛본 ‘보상의 유혹’을 떨치지 못해”

    청소년들이 충동적으로 행동하거나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것은 이들이 한 번 뭔가의 보상을 맛본 뒤 그 유혹에 저항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미국의 학자들이 주장했다. 아이오와대학 정신의학과 자틴 바이댜 교수팀이 ‘보상’에 관한 정보의 처리에 관해, 청소년과 성인의 차이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을 했다고 미국 메디컬데일리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을 각각 40명씩 13~16세 사이 청소년과 20~35세 사이 성인으로 나눴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컴퓨터 화면에 나열된 기호 중에서 지정된 색상(녹색 또는 빨강)의 링을 찾아내고 그 링에 있는 흰색 선이 세로인지 가로인지를 답하도록 했다. 이때 참가자들에게는 정답 수에 따라 2~10센트의 보상을 얻을 수 있다고 사전 공지했다. 이런 실험을 240차례 반복했고, 이후 “이번에 찾아낼 대상은 다이아몬드 모양”이라고 발표한 뒤 다시 실험을 240차례 반복했다. 하지만 두번째 실험에는 보상이 없다고 알려줬다. 그러자 두 그룹은 실험에서 녹색과 붉은색 링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횟수가 반복될수록 성인은 다시 빠르게 적응해 새롭게 지정해준 다이아몬드 기호를 선택했다. 반면 청소년들은 좀처럼 대응하지 못하고 언제까지나 녹색과 빨강을 선택하는 경향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바이댜 교수는 “청소년들은 보상이 없어진 것을 걱정하지 않고 마치 아직 거기에 보상이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면서 “한 번 맛본 보상이 주는 유혹에 이기지 못하고 정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상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더 이상 보상을 받을 것이 없어지자 농담을 주고받고 장난을 계속하거나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나 SNS를 주고받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또 연구팀은 앞으로 다음 과제로 뇌에 유혹의 처리에 관련한 구체적인 부위나 회로가 있는지와 유혹하는 자극에서 마음을 돌리는 역할을 하는 부위가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어떻게 발달하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심리과학협회(APS) 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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