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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스트롱, 투르 드 프랑스 3위 건재 과시

    알베르토 콘타도르(27·스페인)가 제96회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도로일주사이클대회·3459.9㎞)에서 통산 두 번째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38·미국)은 3년간의 공백에도 3위에 올라 건재를 과시했다.콘타도르는 27일 몽트로 포 욘부터 파리 시내 샹젤리제 거리까지 총 164㎞에 이르는 대회 21구간이 끝난 뒤 합계 기록에서 85시간45분38초로 1위를 차지했다. 2005년 은퇴했다가 지난해 9월 복귀한 암스트롱은 콘타도르보다 5분24초 늦은 85시간53분59초로 3위.콘타도르는 대회 첫날 2위로 레이스를 시작, 산악 지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5구간부터 종합 1위로 나서 끝까지 선두를 지켰다. 콘타도르의 우승으로 스페인은 2006년부터 4년 연속 이 대회 챔피언을 배출했다. 콘타도르는 “이 대회는 특히 더 힘들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이번 우승이 더 특별한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고환암을 극복하고 1999년부터 2005년까지 대회 7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암스트롱은 이번 대회에서도 ‘인간승리’의 전형을 보여줬다. 암스트롱은 항상 그의 차지였던 옐로 저지(종합우승자가 입는 옷)를 콘타도르에게 넘겨줬지만, 가족들과 함께 환하게 웃었다. 고환암으로 인한 뇌와 장기 손상을 극복하고 이 대회에서 일곱 차례나 우승했다. 수차례 이혼을 반복하고 약물복용설에 휩싸이기도 하는 등 그의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지난해 9월 전격 복귀를 선언한 암스트롱은 지난 3월 연습 도중 빗장뼈를 다치는 등 복귀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은퇴 후에도 각종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면서 꾸준히 체력을 회복하는 데 힘썼고 결국 대회 3위에 입상하며 ‘또 하나의 신화’를 썼다. 그는 1976년 프랑스 레이몽 폴리도(당시 40세) 이후 3위 안에 입상한 선수 중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체력적인 열세를 극복하고 자신과 10살 이상 차이 나는 20대 후배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것.이번 대회는 황제의 복귀전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우승자 콘타도르와의 라이벌 관계는 흥미를 배가시켰다. 둘은 같은 아스타나팀 소속으로 콘타도르는 ‘리더’, 암스트롱은 리더를 돕는 ‘팀원’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경쟁자인 둘 사이의 관계는 대회 내내 불협화음을 빚었다.암스트롱은 다음해에는 ‘라디오샤크’라는 팀을 따로 만들어 대회 8번째 우승에 도전할 예정이다.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Healthy Life] (32) 경추(목) 디스크

    [Healthy Life] (32) 경추(목) 디스크

    인체에서 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직경 12∼15㎝ 안팎의 좁다란 통로는 생명 유지에 필수적 골격체인 경추는 물론 기도·식도와 경동맥 등 주요 혈관 및 뇌 척수신경의 외길 통로이기도 하다. 인위적인 어떤 조직도 이같은 목의 유기적 구조를 대신할 수 없다. 이처럼 중요한 목의 골격에 생기는 질환이 바로 경추(목)디스크다. 구조적 특성상 척추보다 수술 난이도가 훨씬 높아 내로라하는 의사들도 만만하게 덤비지 못한다는 경추디스크의 문제를 척추·관절 전문병원인 우리들병원 장지수 원장을 통해 알아본다. ●목뼈란 무엇이며, 목디스크란? 목은 7개의 뼈로 이뤄지며, 옆에서 봤을 때 C자 형태를 보여야 정상이다. 성인의 경우 4㎏ 정도인 머리를 평생 받치면서 팔다리의 감각과 운동기능을 조절하는가 하면 척수신경의 통로이기도 하다. 척추 중 가장 유연하지만 구조적으로 외부 손상에는 매우 취약하다. 목디스크는 크게 4가지로 구분한다. 가장 흔한 목디스크는 연성·경성으로 나뉘는데 연성은 디스크가 삐져나와 척수나 신경근을 누르는 상태를, 경성은 연골에 상처가 나거나 만성적인 변화로 뼈가 돌출해 통증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이밖에 경수뼈를 지지하는 인대가 두꺼워지는 ‘경추인대골화증’과 신경 통로가 좁아지는 경추관협착증이 있다. ●목디스크는 왜 생기는가? 모든 디스크질환의 주요 원인은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다. 따라서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목디스크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근 20∼30대 젊은층에 목디스크가 많은 것은 잘못된 컴퓨터 이용과 생활습관의 영향이 크다. 어릴 때부터 누적된 목의 긴장과 반복되는 사소한 부상이 근육과 인대를 약하게 해 문제를 만든 것이다. 또 스트레스나 외상도 주된 원인이 된다. ●증상을 세분해서 설명해 달라 크게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신경이 눌려 생기는 통증이다. 이 경우 어깨·팔은 물론 손가락 끝까지 저리고 아프다. 다음은 척수가 눌리면서 나타나는 마비증상으로, 경미할 때는 감각이 둔해지는 정도지만 심하면 팔 힘이 빠지고 수저나 볼펜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또 뇌로 올라가는 신경을 눌러 두통·현기증·어지럼증·이명 등이 나타나기도 하고 디스크 수핵이 삐져나온 방향에 따라 날개뼈나 가슴 또는 등뼈, 겨드랑이 등 목과 상관없는 부위에 통증이 오기도 하는데, 이런 연관통이 팔꿈치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을 간단히 정리했지만 통증 유형은 복잡하다. 노이로제처럼 이곳저곳 불편하거나 목에는 전혀 통증이 없는 사람도 많다. 이 때문에 노이로제·편두통 환자로 오인되거나 혈액순환장애, 심지어는 중풍 진단도 나온다. 또 멀쩡하지만 고개를 젖히거나 돌리는 등 특정 자세에서만 통증이 나타나는가 하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파와 꾀병 취급을 받기도 한다.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란? 신경근이 눌려 4주 이상 통증이 계속되거나 운동능력에 제한이 따라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이때는 비수술적인 치료, 즉 주사·약물·운동요법만으로 낫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초기에 치료하면 예후도 훨씬 좋다. ●목디스크 진단 기준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임상 진단이 중요하다. 우선 문진을 통해 운동성과 통증 유형 등을 살펴 기능 이상을 검토하며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등 영상장비를 이용해 해부학적 이상 여부를 파악한다. 문진과 영상진단을 병행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의 조건이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환자의 상태에 어울리는 치료가 중요하다. 먼저, 약물·물리치료·운동치료·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시도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이 단계에서 호전되나 그렇지 않으면 우선 내시경 시술을 고려하며 이런 비절개 시술이 증상을 개선시키지 못하면 절개수술을 시도한다. 절개수술 때는 정상 디스크나 뼈를 최대한 보존하는 ‘최소상처 무수혈 척추수술’을 우선 적용하며, 상태가 심하면 인공수핵·인공디스크 치환술이나 골융합술까지 고려한다. ●수술이 필요한 상황을 설명해 달라 목디스크는 허리디스크와 달리 치료가 늦어지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중추신경인 척수가 눌려 인체 일부나 전체에 마비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견디기 힘든 통증이 지속되거나 근육이 약해지는 경우, 특정 부위의 감각과 반사기능이 떨어지거나, 대소변·성기능장애가 나타난다면 이는 신경이 심하게 압박을 받는 상황이므로 수술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사고로 목을 다쳐 생긴 급성마비는 72시간 이내에 수술을 해야 마비를 풀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란 어떤 치료? 통증 완화와 척추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비수술 치료는 먼저 진통소염제를 투여하면서 동시에 체중으로 인한 신경압박을 덜어주는 상체 견인치료를 시행한다. 또 메덱스 등을 이용한 운동치료로 척추를 강화하며 경우에 따라 물리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이런 치료에도 6주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만성통증으로 보고 2단계 치료에 나선다. 이 단계에서는 염증·부종을 가라앉히기 위해 항염제를 신경부에 주입하는 신경차단술이나 통증 유발점을 없애고 근육 내 혈액 순환을 촉진하며 관절의 가동 영역을 넓히는 근자극술이 기본이다. 특히 증상 초기에 적용하는 비수술적 치료는 자가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목디스크 수술이 갖는 어려움이란? 말초신경만 지나가는 허리와 달리 전신운동을 지배하는 중추신경인 척수까지 관리해야 하므로 수술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척수는 뇌와 연결되어 있어 자칫하면 사지나 호흡마비가 올 수도 있다. 따라서 수술 시 정밀한 영상 검사와 적절한 치료법 및 첨단장비가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치료술과 장비의 발달로 위험성이 크게 줄었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 없다. 의료진의 시술 경험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최근 수술이 남발되고 있는 건 아닌가? 허리디스크와 달리 소규모 병원에서는 목 수술을 하는 경우가 드물어 수술이 남발된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수술이 느는 것은 고령화와 생활습관에 따른 질환자의 급증이 원인일 것이다. 또 목디스크를 방치하다 수술 외에 다른 치료법이 없게 된 환자도 적지 않으며, 치료술의 진화로 고령자들이 선뜻 수술에 나서는 것도 한 요인일 것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죽음·미신 대해부 책 2권

    죽음·미신 대해부 책 2권

    과학이 발달하고 사람들은 점차 이성과 논리성으로 중무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고민을 풀고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점쟁이나 영매를 찾고 굿을 벌이기도 한다. ‘전설의 고향’이나 ‘엑소시스트’ 같은 영매·심령 이야기를 다룬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 TV시리즈 ‘엑스파일’이나 ‘슈퍼내추럴’에 열광하는 사람들도 많다. “세상에 설명할 수 없는 일은 없어.”라며 냉정하고 합리적인 인간임을 과시하지만, 막상 4와 13이라는 숫자와 마주치면 왠지 기분이 찜찜하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간사의 이면, 죽음과 미신을 다룬 책에 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죽음에 관한 다큐… 300여가지 사망 원인 담아 일단 경고부터 하고 들어가야겠다. ‘이 책은 무지 흥미롭지만 심장이나 기(氣)가 약한 분들은 적나라한 사진에 깜짝깜짝 놀라고, 자다가 가위에 눌릴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죽음에 관한 다큐멘터리’라고 해도 좋을 ‘파이널 엑시트’(마이클 라고 지음, 이경식 옮김, 북로드 펴냄)에는 무려 300여가지의 사망 원인이 들어 있다. 저자는 뉴욕시경 소속 형사였던 아버지에게 다양한 살인사건 얘기를 들으며 자랐다. 자연히 죽음에 관심을 갖게 됐고, 10여년간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의학지식, 통계 등 400개가 넘는 자료를 근거로 이 책을 지었다. 교통사고, 방화, 지진, 익사, 전염병 등은 이 책에서는 평범한 사망 원인이라고 할 정도다. 몸에 좋다는 물이 죽음을 부르기도 한다. 2000년1월 마약검사를 피하려던 한 여성은 13ℓ의 물을 단번에 마셨다가 혈액 속 나트륨 농도가 낮아져 뇌와 폐가 부풀어 올라 죽었다. 맛있는 중국 음식을 먹다가 비명횡사한 사람도 있다. 2003년 뉴욕 퀸스에서 중국 음식을 먹던 남자는 땀을 흘리며 바닥을 뒹굴다 밖으로 달려나가 버스에 치여 사망했다. 표면적인 사인은 무단횡단. 직접적인 원인은 맛을 돋우기 위한 글루타민산나트륨(MSG)으로, MSG가 단백질 합성을 돕지 못하고 반작용을 하면서 뇌와 신경세포에 손상을 입었다. 일명 ‘중국음식 증후군’이다. 고인에게는 미안하지만 실소를 자아내는 사례도 있다. 차가 벽에 부딪히면서 터진 에어백 때문에 운전자가 사망했다. 충돌 충격이 크지 않았기에 경찰은 사인을 약물 중독쯤으로 봤지만, 부검 결과 당시 운전자가 입에 물고 있던 막대사탕이 기도 안으로 들어가 질식해 숨졌다. ‘운전 중에는 막대사탕을 먹지 마시오.’라는 경고 문구를 만들어낸 사건이다. 회색곰을 너무 사랑한 한 남자는 알래스카 카트마이 국립공원에서 회색곰과 여름휴가를 보내려다 그대로 먹혀 곰의 일부가 됐고, 머리가 잘린 채 얼마나 오랫동안 의식을 유지하는지 알고 싶던 18세기 프랑스 과학자는 자신의 몸을 직접 실험 도구로 삼았다. 그 과학자는 단두대에 머리가 잘린 뒤에도 20번이나 눈을 깜빡이며, 머리와 몸이 분리돼도 최소 20초는 뇌가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아침마다 아이들을 보내는 학교도 안전하지 않다. 미국에서 1992~1999년에 296명이 학교에서 사망했다. 1999년 컬럼바인고교 사건을 비롯해 상당수의 학교에서 172명이 총격사고의 희생자가 됐다. 1981년 자신의 요트로 여행하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익사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나탈리 우드, 시체가 완벽하게 방부처리된 상태라는 소문이 있는 마릴린 먼로, 죽어 가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남긴 재즈계 거물 등 유명인의 사망도 다룬다. “죽음이 무엇인지 직시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게 저자가 수많은 죽음을 통해 하고 싶어 하는 말이다. 3만원. ●미신도 문화, 그러나 따라 하면 곤란하다 호프만 크라이어가 쓴 ‘독일미신사전’에는 미신을 ‘종교 교리에 근거를 두지 않은 초자연적 힘의 존재와 그 영향력’이라고 정의한다. 보통은 ‘잘못된 믿음’ 정도로 생각하지만, 그렇게 넘겨버리기에는 미신의 역사는 길고 공고하다. 이번에 독일 프리랜서 작가 발터 게를라흐가 내놓은 ‘미신사전’(정명순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은 시대를 뛰어넘어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미신의 역사와 종류를 소개한다. 코가 가려우면 새 소식을 듣는다든가(가려움·코), 손바닥에서 미래를 본다든가(손금 보기), 글씨를 쓴 종이나 글자 모양의 빵을 구워 먹으면 기억력이 좋아지고(문자 마술), 검은 고양이와 검은 개는 악마의 전령이라 불길하다(검은 고양이)는 미신은 익숙하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우주의 힘에 기대 사람의 성격이나 운명을 예측하려는 바람이 녹아든 별자리는 1960~70년 문화현상에도 영향을 주었다. 정치혼돈에 따른 환멸에 대응하기 위해 전지구적 복리를 지향한 사고의 전환도 점성술에 근거하고 있다. 물고기자리 시대를 버리고, 물병자리의 새 시대를 맞이하자고 주장한 ‘뉴 에이지’이다. ‘마녀’는 미신의 대명사인 만큼 4쪽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마녀는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한편으로는 당대의 강하고 현명한 지식 여성을 일컫기도 했다. 1970년대 말 본격적으로 시작된 페미니스트 운동을 두고 ‘마녀가 돌아왔다.’고 한 것은 마녀 전통의 연장선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민간의학 중 일부는 우습기까지 하다. 부러진 다리에 의자 다리를 부목으로 대면 더 빨리 아물고, 귀통증이 있을 때 교회 탑에 올라가 가장 큰 종에 푸른 분필로 이름을 적으면 낫는다는 것은 애교 수준이다. 눈병, 복통, 성병 등을 낫게 하려고 따라 했다가 병이 낫기 전에 죽을 수도 있겠다. 유럽 중심으로 소개돼 있어 한국의 전통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미신의 역사와 문화를 살피는 데는 도움이 된다. 1만 2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존엄사’ 할머니 이틀째 정상호흡

    김모(77) 할머니에 대한 국내 첫 존엄사를 시행한 지 이틀째인 24일 김 할머니는 정상적인 호흡을 유지하며, 코에 연결된 튜브를 통해 유동식 900㏄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았다. 수축기 혈압(122~75㎜Hg), 산소포화도 95~98%(정상 95%), 1분당 맥박수(90~91회), 1분당 호흡수(18~21회) 등 수치들도 비교적 안정된 상태라고 세브란스 병원 측은 밝혔다. 가족들은 “혈색도 인공호흡기를 떼내기 전보다 더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김 할머니가 자발호흡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장기 가운데 여러 개가 손상된 것이 아니라 뇌 중추 부분만 손상을 입었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가래로 인한 폐렴이나 심근경색 등 2주에서 한 달 사이에 찾아올 수 있는 고비를 넘길 경우 장기 생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박창일 의료원장은 “앞으로 2주에서 한 달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가래 등으로 인해 기도 쪽에 분비물이 쌓이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면서 “현재도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제거하고 있다. 그러나 인공호흡기를 떼어낸 이상 완벽히 막을 수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김 할머니의 가족 측은 “병원의 과잉진료로 피해를 봤다.”며 위자료를 추가로 청구하기로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가족 “병원판단 성급”… 병원 “법원, 주치의 의견 무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대법원 판결에 따라 식물인간 상태인 김모 할머니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했지만 김 할머니의 자발호흡이 되살아나며 중환자실에 있던 때보다 상태가 호전되자 병원은 적잖이 당황했다. 당초 병원은 호흡기를 떼면 짧으면 30분, 길면 3시간 안에 김 할머니가 사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치의 박무석 교수는 “인공 호흡기를 떼고 나서 목에 낀 가래를 제거하고 영양을 충분히 공급했더니 자발호흡이 회복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김 할머니의 자발호흡을 환영하면서 병원이 지금까지 과잉치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족 측 신현호 변호사는 “처음에야 할머니 호흡이 없었으니까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게 맞지만 1주일, 한 달이 지나 자발호흡을 할 수도 있었는데 1년 넘게 호흡기를 씌워놓았다.”고 말했다. 맏사위인 심치성(49)씨는 “병원은 사망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임종실에서 호흡기를 떼자고 주장했었다.”면서 “생존가능성이 1%도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인공호흡기의 산소의존도를 낮추어 자발호흡이 가능한지 시험해 봤지만 그때마다 경고음이 울려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반면 병원은 대법원 판결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대법원이 주치의 판단을 놔두고 김씨의 상태를 ‘사망임박단계’로 진단한 다른 병원의 의견을 받아들였다.”면서 “앞으로는 의학적 판단을 내릴 때 주치의 의견을 듣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시 대법원은 ▲김 할머니의 뇌가 심하게 손상돼 의식 회복 가능성이 5% 미만이며 ▲자발호흡이 없어 일반적인 식물인간 상태보다 더 심각해 뇌사상태에 가까워 연명치료 중단 허용 기준인 사망임박단계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김 할머니 상태가 호전되자 법원의 이같은 판단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당시 안대희·양창수·이홍훈·김능환 대법관은 ▲의식 회복 가능성이 5% 미만이라도 남아 있고 ▲기대여명이 적어도 4개월 이상이라면 사망임박단계로 볼 수 없다며 반대의견을 냈었다. 의사 출신인 김성수 변호사는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판결을 언론에서 ‘존엄사’라고 잘못 규정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인공호흡기를 제거해 김씨가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도록 기다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존엄사 논쟁에 불을 붙인 1975년 ‘카렌 사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21세 여성 카렌 퀸란이 파티에서 술을 마시고 혼수상태에 빠졌고 병원이 회복가능성이 없다고 진단하자 카렌 부모는 인공호흡기를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다. 병원이 반대해 소송을 제기했고 마침내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병원이 자발호흡이 되살아나도록 카렌을 단계적으로 훈련시킨 덕에 카렌은 1976년 6월9일에 인공호흡기가 제거됐지만 10년이 훨씬 지난 1986년 6월13일에야 사망했다. 당시 미국에서도 카렌의 상태가 좋아질 수 있었는데 법원과 병원이 그 가능성을 없애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은주 오달란기자 ejung@seoul.co.kr
  • [존엄사 첫 시행] 박창일 연세의료원장 “무분별한 연명치료 중단 안돼”

    [존엄사 첫 시행] 박창일 연세의료원장 “무분별한 연명치료 중단 안돼”

    “무분별한 연명치료 중단행위는 안 된다.” 23일 국내 최초로 존엄사를 집행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측은 인위적으로 인간의 생명을 거두는 존엄사는 최대한 억제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밝혔다. 연세대학교 의료원 박창일 원장은 이날 병원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간의 생명은 고귀한 것으로 끝까지 지킬 가치가 있다.”면서 “환우들의 투병 의지를 일깨워 격려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방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안한 죽음이라는 미명하에 잘못된 판단과 무분별한 연명치료 중단으로 존엄한 생명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병원측은 대법원 판결을 수용하고 존중한다면서도 대법원 판결 근거가 됐던 ‘사망임박 단계’에 대한 이견을 고수했다. 박 원장은 “세브란스병원의 존엄사 관련기준상 사망 임박단계는 뇌사나 다장기 손상 등의 상태를 의미하는데 김 할머니의 경우 장기에 이상이 없고 뇌 손상만 있었던 상태”라면서 “현 상황이라면 외부의 영양공급을 전제로 호흡기 없이 식물인간 상태가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의료현장에서 존엄사 요구가 점점 많아질 것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박 원장은 “의료진, 환자 가족 간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닥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 할머니의 주치의인 박무석 교수는 “하루에도 여러번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중환자실에서 또다시 생명의 존엄성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엄마, 천국서 행복하게…” 호흡기 떼자 한줄기 눈물

    “엄마, 천국서 행복하게…” 호흡기 떼자 한줄기 눈물

    “엄마, 아…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천국에 가서 아버지도 만나고…. 행복하게…” 마침내 인공호흡기 전원이 꺼지자 가족들이 오열했다. 1년반 가까이 할머니의 입에 씌워졌던 인공호흡기는 23일 오전 이렇게 제거됐다. 가족들은 핏기 없는 김모(77) 할머니를 찬찬히 살피며 숨을 죽였다. 국내 첫 존엄사가 진행된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1508호실. 495일 동안 이 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왔던 김 할머니가 친인척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세상과 이별을 고할지도 모르는 순간을 맞고 있었다. 하지만 기적의 신호탄인가. 숨이 뚝 끊길 것 같던 김 할머니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을 두고 차마 세상을 놓지 못하겠다는 마음을 대신 전하는 듯했다. 김씨의 존엄사 집행은 김씨가 이날 오전 9시쯤 9층 중환자실에서 15층 1인실로 자리를 옮기면서 시작됐다. 단발머리를 곱게 빗어 넘긴 김씨는 얇은 이불을 목까지 덮은 상태로 병실 침대에 누워 있었다. 유동식 공급 튜브와 인공호흡기를 각각 코와 입에 낀 김씨는 수액을 계속 공급받고 있는 탓인지 얼굴이 약간 부어 있었다. 간혹 입술을 달싹이거나 눈가가 떨리기도 했지만 의료진은 의미없는 동작이라고 설명했다. 아침 일찍부터 어머니 곁을 지킨 세 딸은 말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오전 9시50분쯤 주치의 박무석 교수 등 의료진 5명과 사위, 손녀 등 가족 11명, 법정대리인인 신현호 변호사, 서부지법 김천수 부장판사 등이 김씨의 침대 주변에 모이자 김씨가 17년 간 다녔던 보광동교회 홍경표 목사의 집도로 임종예배를 진행했다. 20분 뒤 예배가 끝나자 가족들은 ‘어버이 은혜’를 나지막하게 읊조렸다. 가족들은 김씨의 얼굴을 쓰다듬고 손을 어루만지며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인사를 나눴다. 오전 10시21분쯤 주치의인 박 교수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호흡기는 김씨의 입에서 떼어졌다. 3분여 뒤 인공호흡기 전원이 꺼졌고, 가족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호흡기를 제거한 뒤 30분~1시간 뒤면 임종할 것이라는 의료진의 예상과 달리 김씨는 숨을 한번 몰아쉰 뒤 자발호흡을 계속하고 있다. 하루종일 눈을 뜬 채 잠들지 못하던 김씨는 오후 9시30분쯤 의료진이 눈에 붕대를 덮어주자 잠이 들었다. 밤새 환자 상태를 확인한 주치의 박 교수는 “혈압 62~107㎜Hg, 산소포화도 96~97%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급성폐렴이 오지 않는 한 오늘 밤은 무리 없이 넘기실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측은 김씨가 숨을 멈출 때까지 수액과 영양 등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사망할 경우 시신은 부검 절차를 거쳐 세브란스 병원 영안실에 안치된다. 김씨는 지난해 2월 폐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직검사를 받다 과다 출혈에 따른 뇌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자녀들은 기계장치로 수명을 연장하지 않는 것이 평소 어머니의 뜻이라며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알코올이 뇌에 도착하는 시간은 ‘6분’”

    “알코올이 뇌에 도착하는 시간은 ‘6분’”

    알코올이 뇌에 전달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6분 만에 뇌에 도착해 뇌세포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의 하이델베르크 대학병원 연구소가 남성 8명과 여성 7명에게 MRI 스캐너 위에 누워 알코올 농도 0.05~0.06%의 맥주 3잔 또는 와인 2잔을 마시게 했다. 위의 알코올 농도는 정신을 잃을 만큼은 아니지만 운전감각을 흐리게 할 수 있는 수치다. 술을 마신 실험자들의 뇌 사진을 판독한 결과 가벼운 맥주 3잔 속 알코올이 뇌세포로 전달되기까지는 6분이 걸렸으며 이후 뇌세포를 보호하는 크레아틴 농도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 연구소 신경방사선과의 아르민 빌러 박사는 “알코올 수치가 높아질수록 뇌세포를 보호하는 크레아틴과 세포막을 형성하는 콜린이 모두 감소했다.”면서 “알코올이 흡수되는 속도나 뇌세포의 변화는 남녀 모두 똑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강한 사람은 술이 깨면서 세포가 회복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알코올 중독자들에게 뇌세포가 파괴됐다 회복되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영구적 손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대뇌 혈류 및 대사 저널(Journal of Cerebral Blood Flow and Metabolism)‘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과학전문사이트 사이언스데일리 등에 소개됐다. 사진=medicineworld.org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신체절단·전신마비땐 보험 가입했어도 기소

    신체절단·전신마비땐 보험 가입했어도 기소

    관광버스 운전자 A(52)씨는 지난 4월19일 오전 11시15분 서울 을지로3가 교차로에서 교통신호를 받고 좌회전하다가 무단횡단하던 보행자 B(40)씨를 들이받았다. B씨는 오른쪽 다리를 크게 다쳐 무릎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A씨는 종합보험에 가입했지만 B씨로부터 형사책임 면책 합의를 얻어내지 못했다. 검찰은 15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교특법 면책 조항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효력을 잃으면서 검찰이 중상해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를 잇따라 형사처벌하고 있다. 헌재는 지난 2월 종합보험에 가입한 운전자가 뺑소니 및 11대 중대 법규를 위반하지 않았으면 형사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한 교특법 조항을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교통사고로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었고 가해자가 형사책임 면책 합의를 얻어 내지 못했으면 형사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고 2~3개월뒤 결정… 합의땐 면책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운전자와 피해자의 과실 정도 ▲피해자 수와 피해 정도 ▲피해액 법원공탁 여부 등을 고려해 중상해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피해자가 식물인간 상태에 빠지거나 간병인 보호 없이는 생명 유지가 불가능한 중장애를 얻은 때에는 교통사고 사망사건과 같은 기준으로 중상해 사고를 처리할 계획이다. 검찰은 교통사고 피해자의 상태는 치료 경과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 2~3개월이 지날 때까지 중상해인지를 결정하지 않고 지켜 보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교통사고로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다쳤는지 의사의 소견 등을 충분히 들어 신중하게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을지로에서 사고를 당한 B씨의 경우 한 달 정도 치료를 받았지만 피부 조직이 괴사해 다리를 뒤늦게 절단했고 검찰은 교통사고 두 달만에 A씨를 사법처리했다. 검찰이 중상해 사고로 판단한 사례는 피해자가 B씨처럼 신체 일부를 절단하거나 뇌손상으로 전신마비나 정신착란에 빠진 경우다. 지난 3월10일 화물차 운전자 C(64)씨는 전남 영광군 왕복 2차로에서 길을 건너던 남자아이(6)를 들이받았다. 아이는 뇌출혈을 일으켜 전신이 마비됐다. 부산에서는 승용차 운전자(32)가 차로를 변경하다가 오토바이 운전자(70)와 부딪혔는데 피해자가 정신착란·기억력 장애를 얻어 검찰은 중상해로 판단했다. 그러나 중상해를 입혔더라도 가해자가 피해자로부터 형사책임 면책 합의를 얻어 내면 검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한다. 재판에 넘어갔더라도 합의만 이뤄지면 법원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을 수 있다. 또 피해자가 형사 합의금을 지나치게 요구하지 못하도록 법원의 공탁 제도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형사합의금 공탁하면 재판 회부안돼 검찰 관계자는 “중상해를 입혔더라도 가해자가 치료비 등 민사상 손해배상과 별개로 상당한 형사 합의금를 법원에 공탁하면 정식 재판에 회부하지 않고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하거나 기소유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대 법규 위반으로 교통사고를 낸 경우 가해자는 통상 피해자에게 전치 1주당 50만원 정도를 주고 합의서를 받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굿모닝 닥터] 존엄사, 이젠 사회적 합의 낼때

    국내 첫 존엄사 소송이었던 김모 할머니에 대한 연명치료 중단 관련 소송이 1년여 만에 대법원에서 인정됐다. 세브란스병원은 그동안 인간의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의료진의 노력을 알리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보루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또 판결을 통해 의료계의 숙원이었던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을 합법화했고, 존엄사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었다. 그 판결 후 한 지인이 생각났다. 그의 아버지가 뇌출혈로 심각한 뇌 손상을 입었고, 이송해 간 병원에서는 수술을 해도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하니 가족들과 수술 여부를 결정하라고 했다. 그 지인은 아버지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아버지를 돌보느라 고생한 어머니에게 더 큰 짐을 떠얹고 싶지 않아서였고, 그 분은 다음날 세상을 떠났다. 존엄사 판결 이후 그에게 당시의 선택에 대해 물었다. 수술로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린 죄책감도 있지만, 만약 평생을 뒷바라지해야 했다면 경제적·심리적으로 자기의 집은 파탄이 났을 거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선택 기준이 있었다면 아버지를 버렸다는 죄책감이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현장에는 이런 일들이 수없이 많다. 사실, 환자가 자신의 죽음을 예견해 연명치료 중단을 요청하기란 쉽지 않다. 보호자 역시 환자에 대한 인간적 연민과 앞으로 살아야 하는 현실 사이에서 고민할 것이다. 의사도 예외는 아니다. 연명치료 중단을 통해 한 사람의 삶과 죽음을 결정해야 할 때, 그 역시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권과 존엄하게 죽을 권리, 그리고 무엇이 더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이제는 의료·법조·종교계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의료현장에서 고통 받는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생명의 존귀함, 이 모두를 아우르는 결론이 내려져야 할 때이다. 금기창 연세대의대 방사선종양학 교수
  • 한번 듣고 똑같이 연주하는 ‘맹인’ 피아니스트

    수 십 번을 듣고 연습해도 힘든 곡을 단 한 번 듣고 연주해내는 맹인 피아니스트가 있다. 영국의 데렉 파라비시니(30)는 태어날 때 뇌 손상으로 시력을 잃고 자폐증과 발달장애까지 겪어야 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보통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능력이 있다.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기억력과 절대음감이 그것이다. 8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운 그는 자신에게 어떤 곡이든 한 번 듣고 따라 연주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이 있음을 깨달았다. 10개의 피아노 건반을 동시에 눌렀을 때, 보통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이 5개 정도를 맞히는 데 반해 그는 단 한 음도 빼놓지 않고 모두 맞추는 ‘신기’를 발휘했다. 그가 빌 위더스의 명곡 ‘Ain’t No Sunshine’을 처음 듣던 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단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똑같이 곡을 연주해 내면서 유명인사가 됐다. 장르를 불문하고 여러 곡을 줄줄이 연주해 내는 그에게 사람들은 ‘인간 아이팟’이란 별명을 붙여 주었다. 그의 가족도 화제로 떠올랐다. 파라바니시는 영국의 유명 작가인 윌리엄 서머싯 모옴의 증손자이자 영국 어린이 재단을 세운 유명 의사 토마스 바라나도의 핏줄이기도 하다. 그에게 정식으로 음악을 가르친 렘튼 대학의 아담 옥켈포드 교수는 “그는 말을 조리있게 하진 못하지만 음악에 대한 관심은 매우 컸다.”면서 “음악은 그에게 말 대신의 언어가 됐고 음악으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런던에서 열릴 대규모 콘서트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서는 그의 콘서트는 다음 달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무대인 퀸엘리자베스 홀에서 열린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의식불명 상태 병원에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의식불명 상태 병원에

    “의식불명 상태에서 병원에 도착했고 머리에 심한 상처를 입고 있었다.” 경남 김해시 세영병원 손창배 내과 과장은 급박했던 23일 오전 상황을 이 같이 설명했다. 이날 새벽 봉하마을 뒷산에서 뛰어내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처음 진료한 손 과장은 “노 전 대통령은 머리 부분이 심하게 다쳐 손상된 상태였다.”며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호전될 기미가 없어 병원 구급차에 응급팀을 동승시켜 상급병원인 양산 부산대병원으로 후송했다.”고 밝혔다. 피범벅에 사지가 으스러진 노 전 대통령이 세영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이날 오전 7시쯤. 구급차가 아닌 경호실 차량에 비서진과 경호팀이 동승해 이송했다. 봉하마을 뒷산 부엉이바위에서 ‘일고의 망설임 없이’ 뛰어내린 지 20여분 만이다. 새벽 산행에 동행했던 경호관도 손 쓸 틈 없이 벌어진 투신으로 노 전 대통령은 도착 당시 이미 의식을 잃고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은 처참했다. 추락 당시 충격으로 심장, 폐, 대혈관에 손상이 생겨 흉막강(胸膜腔) 안에는 혈액이 괸 것으로 추정됐다. 호흡과 심장박동이 미약해져 의료진은 곧바로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에 들어갔다. 머리 윗쪽에는 피부가 찢어져 생긴 11㎝크기의 상처도 발견됐다. 두개골 외에도 척추와 오른쪽 발목에 골절이 관찰됐고, 뇌 출혈에 따른 피멍·늑골 골절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다. 손 과장은 “당시 워낙 다급한 상황이어서 자세하게 외상을 살필 겨를이 없었다.”고 전했다. 결국 세영병원 의료진은 오전 7시35분쯤 양산 부산대병원으로 노 전 대통령을 후송했다. 노 전 대통령이 부산대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13분쯤. 스스로 호흡을 이어가지 못하는 상태였다. 세영병원 강지영 행정부장은 “응급 상황이어서 (노 전 대통령을) 후송해온 비서관들과 이야기를 나눌 상황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김해 특별취재팀 ksp@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노 전대통령 시간대별 행적

    23일 오전 5시10분. 노무현 전 대통령은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다.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 유서를 작성했다. 내용을 미리 생각해 둔 듯 막힘없이 짧은 글을 작성했다. 오전 5시45분. 봉하마을 사저의 문을 나서 마을 뒷산인 봉화산에 올랐다. 평소 산에 오를 때마다 비서관 등을 동행하고 이야기를 나누길 좋아했지만, 이날은 경호관 한 명만 함께했다. 초여름의 이른 아침 날씨는 상쾌했다. 침묵 속의 산행이 계속된 지 1시간이 지난 오전 6시40분. 노 전 대통령은 산 정상 부근의 ‘부엉이 바위’에 올랐다. 어릴 적부터 오르며 익숙했던 바위다. 오래전 돌아가신 어머니와 아내에게도 정이 깃든 곳이다. 노 전 대통령은 낮은 음성으로 경호관에게 담배를 찾았다. 대통령 재임시절에 끊었던 담배를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다시 입에 댔다. 그는 20여분 동안 초점없는 눈으로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을 응시하다, 곧바로 바위 아래로 뛰어내렸다. 운명의 추락 시각은 오전 6시40분. 동행한 경호관이 놀라 제지하려 했지만, 때가 늦었다. 오전 7시. 봉하마을 인근 세영병원에 이송됐지만, 머리를 심하게 다쳐 의식이 없었고,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오전 8시13분 양산 부산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호흡은 멈춘 상태였다. 의료진은 전직 대통령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여러 응급처치를 시도했다. 더 이상의 노력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결국 오전 9시30분쯤 심폐소생술을 중단했다. 오전 9시25분. 병원에 도착한 권양숙 여사는 남편의 처참한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고 정신을 잃었다. 양산 부산대병원은 오전 9시30분 노 전 대통령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병원측은 “정수리에 11㎝ 정도의 열상이 발견돼 뇌 손상을 크게 입은 것이 직접적인 사인”이라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은 오후 6시30분쯤 주민들의 오열 속에 영원한 고향인 봉하마을로 돌아왔다. 오전 한때 그의 사인을 놓고 단순 추락사가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지만, 집을 나서기 30분쯤 전 자신의 컴퓨터에 “집 가까운 곳에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라는 유서를 작성한 것이 확인되면서 자살로 결론났다. 김해 특별취재팀 ksp@seoul.co.kr
  • [기고] 연명치료 대리 결정 ‘생전 유언장’ 입법을/김성수 의사·변호사(법무법인 지평지성)

    [기고] 연명치료 대리 결정 ‘생전 유언장’ 입법을/김성수 의사·변호사(법무법인 지평지성)

    민법은 사망한 사람의 유언 방식과 효력에 관한 조항을 두고 있다. 재산상속에 관한 것이 많지만 남몰래 숨겨둔 자녀를 인정해 주는 규정도 있다. 법에서 유언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은 법질서에 어긋나지 않는 한 당사자의 생전 의사에 따라 사후의 업무를 처리하는 게 타당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은 자기가 결정한다.’는 현행법의 대원칙을 따른 것이다. 자기결정권에는 질병에 대한 치료 방침에 관한 선택권도 있다. 대법원은 지난 21일에 식물인간 상태에 있던 환자 김모(77·여)씨의 자녀가 병원을 상대로 인공호흡기를 떼어달라고 청구한 소송을 받아들이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회복가능성이 없을 때 무의미한 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김씨의 평소 언행이 가족과 친지의 증언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은 이를 토대로 환자의 치료 중단의사를 추정하고, 환자의 뇌기능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돼 죽음의 단계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물론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기대 여명이 최소한 4개월 이상이라는 감정 의견도 있고, 환자의 치료 중단 의사가 서면 등 명시적인 형태로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자가 직접 의사 표명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족이 대리권을 남용할 것을 우려한 일부 대법관의 반대의견도 있었다. 사실 가족이라고 해도 장기간의 간병에 지친 나머지 환자의 다양한 언행 중에서 연명치료 기피 부분만을 과장해 강조할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법원 판결은 이러한 곤란한 상황을 줄이기 위해 평소에 유언장과 유사한 ‘사전지시서’를 작성해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밝혔다. 의사에게 건강상태와 치료에 관해 설명을 들은 후에 의식 잃을 때를 대비해 연명치료는 받지 않겠다는 내용을 서면의 형태로 작성해 두자는 것이다. 옳은 지적이다. 다만 의료에 관한 사전지시서의 형식과 내용 또는 그 효력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판례의 축적과 더불어 법률로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법원 판결 및 미국의 자연사법 등 외국의 입법례를 참고해 필요한 내용을 정리해봤다. 우선 사후 분쟁을 줄이기 위해 진술 내용은 서면의 형태로 작성하되, 의사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고 나서 의사 및 증인 입회 하에 작성한다. 둘째, 진술자나 입회 증인은 미성년자, 정신질환자 등이 아니어야 하며 증인은 진술자의 사망으로 상속을 받는 등 재산상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 않아야 한다. 셋째, 진술자에 대한 연명치료 중단이 개시되는 상황이나 요건을 가능하면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기술해야 한다. 넷째, 진술자가 치료 중단 여부의 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의 의사 표시를 대신할 대리인을 지정할 수 있다. 대리인도 역시 진술자의 사망으로 재산상 이익을 얻을 수 없는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법원이나 의료기관 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상속인인 가족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사전지시서가 적법하게 작성돼 활용된 경우 연명치료 중단에 대해 의료인 등은 자살방조나 살인방조의 형사 책임 및 기타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받아야 한다. 이제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 각자가 이같은 내용을 정리해 서면으로 남기는 방안을 고려할 때가 온 듯하다. 김성수 의사·변호사(법무법인 지평지성)
  • [대법원 존엄사 인정] 인간 존엄성·행복권 보장 헌법 10조에 ‘답’ 있었다

    [대법원 존엄사 인정] 인간 존엄성·행복권 보장 헌법 10조에 ‘답’ 있었다

    대법원이 존엄사를 인정한 것은 인간에게는 품위 있게 죽을 권리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에 대한 연명치료 중단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법원이 생명권은 절대로 침해될 수 없다며 수 십년간 견지했던 대원칙에서 보면 다소 의외의 판결로 보여진다. 하지만 품위 있는 죽음 역시 생명권 못지않게 존중돼야 한다는 점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이처럼 절대적 생명권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근거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갖는다.’고 규정한 헌법 제10조를 들었다. 사망단계에 들어선 환자의 의사결정을 존중해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보호하는 헌법정신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특히 연명치료 중단 의사는 전적으로 환자 개인의 판단과 결정에 따르도록 한 것은 환자 가족이나 주변에서 환자의 뜻과 다르게 존엄사를 남용하는 것을 경계한 대목이다. 식물인간 상태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김모씨의 가족이 낸 소송에서도 김씨의 분명한 의사 표명이 없었던 상황에서 김씨의 존엄사 의사를 어떻게 추정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쟁점이었다. 일부 대법관이 김씨의 상태가 회복불가능한 사망단계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김씨가 현재 시점에서 연명치료 중단을 바라고 있는지 추정하는 것은 어렵다며 반대이유를 내기도 했다. 이번 판결로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길은 열렸다. 존엄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아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존엄사에 대한 입법화의 불을 댕기는 계기도 됐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용어클릭] ●안락사 불치병 환자가 겪는 극심한 고통을 타인이 제거해 주거나 경감시킬 목적으로 인위적으로 생명을 끊는 행위를 말한다. 국내에서는 관련법이 마련되지 않아 범죄행위로 간주되고 있다. ●존엄사 죽음에 직면한 환자가 품위있는 죽음을 맞도록 하기 위해 연명치료에 불과한 생명 유지장치를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극적 안락사’나 ‘수동적 안락사’로 불리기도 한다. ●식물인간 대뇌의 이상으로 인해 의식과 운동기능은 없지만 호흡과 혈액순환, 노폐물 배출 등 최소한의 신체기능은 유지되는 상태. 소리는 내지만 의미있는 말을 못하거나 눈으로 사물을 봐도 인식할 수 없고, 혼자 힘으로 움직이지 못하며 소변을 지리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식물상태’로 본다. ●뇌사 뇌의 기능이 완전히 멈춘 상태를 뜻한다. 뇌가 손상돼 기능을 상실하면 호흡, 혈액순환, 신경반사 등의 신체 기능이 완전히 정지된다.
  • 대법, 존엄사 첫 인정

    대법, 존엄사 첫 인정

    ●延大상대 소송 원심 확정 기계장치로 생명을 연장하지 않고 품위 있게 죽을 수 있는 권리인 ‘존엄사’가 인정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김모(77·여)씨의 가족이 세브란스병원을 운영하는 연세대를 상대로 낸 ‘무의미한 연명치료 장치의 제거 등 청구소송’에서 인공호흡기를 떼라고 판결한 원심을 다수의견으로 확정했다. 전체 13명의 대법관 중 4명은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행위 중단 여부는 생명권 존중의 헌법적 이념에 비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나 짧은 시간 내에 사망에 이를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 경우 연명치료를 강요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 “환자는 사전의료지시서나 평소 가치관, 신념 등 추정적 의사에 의해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반드시 소송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의사 등으로 구성된 의료윤리위원회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안대희·양창수 대법관은 김씨가 현재 시점에서 연명치료 중단을 바라고 있는지 추정하는 것이 어렵다는 이유 등을 들어 반대의견을 냈다. 이홍훈·김능환 대법관도 환자가 회복 불가능한 사망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할 수 없다며 소수 의견을 냈다. 김씨는 지난해 2월 폐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직검사를 받다 과다 출혈에 따른 뇌손상으로 뇌사에 가까운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으며 김씨의 자녀들은 기계장치로 수명을 연장하지 않는 것이 평소 어머니의 뜻이라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서부지법은 김씨 측의 손을 들어줬고 올해 2월 서울고법도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고 판결했다. ●가족들 “호흡기 즉시 제거를” 한편 김씨 가족들은 “이번 판결은 인간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바람을 나타낸 것”이라며 병원 측에 호흡기를 즉시 제거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측은 “김씨의 연명치료 중단은 일주일 정도 지나 판결문을 받아본 뒤 가족과 병원 윤리위원회 등의 의견을 수렴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이석 오달란기자 hot@seoul.co.kr
  • [대법원 존엄사 인정] 가족들 “편하게 보내 드릴수 있게 됐다”

    [대법원 존엄사 인정] 가족들 “편하게 보내 드릴수 있게 됐다”

    21일 대법원이 존엄사를 인정한다는 판결을 내리자 원고측인 환자의 가족들은 “당연한 결과”라며 반겼다. ●환자 가치관·종교관 반영 길 터 지난해 2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폐 조직검사를 받다 출혈로 인한 뇌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김모(77·여)씨의 자녀들은 병원을 상대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해 달라.’는 소송을 냈었다. 원고측 신현호 변호사는 “대법원이 원고의 존엄과 가치를 최대한 존중하기 위해 당연한 결론을 내렸다.”면서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보장하고 의학적 연명치료에 환자의 가치관과 종교관 등이 반영되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존엄사를 인정하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가족들은 이날 ‘대법원 상고기각 판결에 대한 환자측 의견’이라는 성명을 통해 “어머니가 바라시던 대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편하게 보내 드릴 수 있게 되었다.”면서 안도하는 한편 “온전히 살아 계신다고 하기에는 무리지만 생전의 모습을 더이상 뵐 수 없다는 것에 대해 강한 미련도 남는다.”며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세브란스 중환자실 철저 통제 한편 김씨가 입원해 있는 신촌세브란스병원 9층 내외과 중환자실 입구에는 2명의 직원이 배치돼 취재진의 접근을 철저하게 막았다. 중환자실에는 15개의 침실이 있고, 김씨는 유리막으로 둘러싸인 10번 침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23.7㎡ 규모의 격리실에 누워 있는 김씨는 입과 코에 각각 인공호흡기와 영양튜브가 연결된 상태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올 당시 15도 각도로 세워진 침상에 이불을 덮고 반듯하게 누워 있던 김씨는 무표정한 얼굴에 반쯤 눈을 뜬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밀 추출물 치매 치료 효과”

    원심분리 등 특수 과정을 거친 밀 추출물이 치매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탁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망증 개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가톨릭대 의대 이종원 교수와 대구한의대 한의과대 장정희 교수팀은 분쇄한 통밀을 끓여 원심분리 후 동결건조한 밀 추출물이 치매 중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을 예방·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고, 기억력도 높여 준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보통 치매는 베타아밀로이드(β-amyloid)라는 단백질이 뇌에 과다축적돼 생기는 활성산소종(reactive oxyzen species)의 독성으로 신경세포가 죽어 발생한다. 연구팀은 밀 추출물이 활성산소종을 감소시켜 신경세포의 손상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신경세포를 이용한 실험으로 알아냈다. 또 밀 추출물이 베타아밀로이드로 인한 기억력 손상도 막아 주는 것을 쥐를 이용한 실험으로 밝혀냈다. 실험에서 기억력이 상실된 쥐에게 2주 동안 매일 ㎏당 200㎎, 400㎎의 밀 추출물을 먹였을 때 쥐는 정상 쥐와 똑같을 정도로 기억을 회복했지만, 같은 방법으로 생밀가루를 30g을 먹였을 때는 기억이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심폐소생술로 아빠 살린 초등생

    13세 초등학생이 혼자 배운 심폐소생술을 활용해 아버지를 구해 화제다. 13일 광주 남부소방서에 따르면 11일 오전 2시쯤 광주 남구 봉선동 이모(50)씨의 집에서 이씨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쓰러졌다. 이씨의 부인 유모(46)씨는 다급한 마음에 옆 방에서 자고 있던 아들 유종(13·초교 6년)군을 불렀다. 유씨가 119에 신고하는 동안 유종군은 뜻밖에도 아버지에게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유종군은 인터넷에서 배운 심폐소생술을 베개 등으로 틈틈이 연습해 왔던 것을 그대로 했다. 유종군은 먼저 아버지를 반듯이 눕히고 인공호흡에 들어갔다. 이어 흉부압박을 계속했다. 어머니 유씨가 발을 동동 구르는 동안 침착하게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유종군의 응급처치는 5분여 동안 계속됐다. 조금 뒤 남부소방서 봉선119안전센터 구조대가 도착, 이씨를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했다. 이씨는 이송도중 심장박동과 호흡이 되살아나고, 의식까지 되찾아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출동한 봉선119안전센터 정구 소방교는 “심장마비로 호흡과 맥박이 정지되면 4분 이후부터 뇌가 손상을 입기 시작한다.”며 “유종군의 침착한 응급처치가 아버지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유종군은 심근경색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아버지가 지난해 12월 심장마비로 한 차례 쓰러진 이후 인터넷을 통해 심폐소생술을 익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유씨는 “간단한 방법이 생명을 구할지는 몰랐다.”며 아들을 자랑스러워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Healthy Life] (23) 당뇨 합병증

    [Healthy Life] (23) 당뇨 합병증

    많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당뇨병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까. 이유는 간단하다. 당뇨라는 병리적 현상 자체보다 그 현상이 부르는 합병증이 너무 치명적이고 돌발적이기 때문이다. 흔히 당뇨병을 ‘잘 먹고, 잘 살아서 얻는 병’이라고들 말하지만 당뇨합병증을 거론하는 마당에 원론적인 문제를 짚는 것이 오히려 생뚱맞다. 일선 의사들의 말처럼 ‘당뇨병이 열이라면 합병증이 아홉’이기 때문이다. 강북삼성병원 당뇨센터 박성우 센터장을 통해 이런 당뇨병의 전모를 합병증 중심으로 살펴본다. →당뇨병의 의학적 정의는 무엇인가 당뇨병은 음식물에서 얻은 포도당이 인체 각 부분(세포)에서 활용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남아 만성적으로 고혈당 상태를 유발하는 병이다. →진단 기준은 무엇인가 다음 3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첫째, 다음(多飮)·다뇨(多尿)·체중감소 등 전형적인 ‘3고(三高) 증상’이 있으면서 식사와 관계없이 혈당치가 200㎎/㎗ 이상인 경우 둘째, 8시간 이상 공복상태에서 혈당이 126㎎/㎗ 이상인 경우 셋째, 75g 경구 포도당부하검사에서 식후 2시간 혈당이 200㎎/㎗ 이상인 경우 등이다. →당뇨병의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은 아직 규명 중이나 크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구분한다. 제2형 당뇨병의 경우 부모 모두 당뇨병이 있으면 자녀는 50∼60%, 부모 중 한쪽이 당뇨병이 있으면 20∼30% 정도 유전적 요인이 작용한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비만·연령·식생활·스트레스·운동부족·임신 및 혈당을 올리는 특정 약물 등이 있다. 유전적 요인은 조절이 어려운 만큼 일반인들은 비만·운동부족·과식 등 환경적 요인을 이겨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증상은 무엇인가 증상은 다양하나 초기에는 진행이 느려 대부분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이 때문에 초진때 이미 합병증을 가진 경우도 많다.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다뇨·다음·체중감소를 들 수 있다. 다뇨·다음은 체내에서 활용되지 못한 포도당이 소변으로 배출될 때 수분을 끌고 빠져나가 생기며, 이밖에 피로감과 잦은 감염,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는 현상 등도 흔한 증상이다. →특히 합병증이 문제인데, 합병증은 어떻게 구분하나 합병증은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한다. 급성으로는 혈당이 급격히 올라 나타나는 케톤산혈증과 고혈당성 혼수,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저혈당이 있다. 만성은 주로 혈관을 침범하는데, 이는 다시 미세혈관 합병증과 대혈관 합병증으로 나뉜다. 미세혈관 합병증은 당뇨병성 망막증·신증·신경병증처럼 고혈당에 오래 노출된 혈관이 손상되어 생기며, 이로 인해 시력을 잃거나 만성신부전·하지절단을 초래하기도 한다. 대혈관 합병증은 고혈당과 이에 동반되는 지질이상, 인슐린 저항성 등의 대사장해로 심장이나 뇌로 가는 큰 동맥에 죽상동맥경화증이 생기는 것이다. 협심증·심근경색·뇌졸중·말초혈관질환 등이 해당되며, 당뇨환자의 위험도가 정상인보다 최고 4배나 높다. 또 혈관합병증·신경병증·세균감염 등이 동반해 생기는 족부 괴저도 중요한 합병증이다. →특히 한국인에게 많은 합병증은 무엇인가 아쉽게도 아직 전국적인 조사가 없었으나 최근 대한당뇨병학회 역학소위원회가 전국 13개 병원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미세혈관 합병증의 유병률은 신증(미세알부민뇨) 30.3%, 망막병증 38.3%, 신경병증 44.6%, 대혈관 합병증은 관상동맥질환 8.7%, 뇌혈관질환 6.7%, 말초혈관질환 3.0% 등이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만큼 국가 차원의 연구·관리가 시급하다. →합병증은 어떻게 치료하는가 일반적인 당뇨관리의 원칙은 혈당을 정상으로 조절해 급·만성 합병증을 예방하고 병증의 악화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이다. 치료의 목표는 고혈당·고혈압·고지혈증 등 3고를 피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적절한 운동과 식사요법으로 체중을 조절하고,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합병증은 3고 조절을 기본으로 병증에 따라 대응한다. 당뇨병성 망막증은 중증도에 따라 범망막 광응고술이나 유리체 절제술 등을 고려하며, 당뇨병성 신증은 약물로 치료하나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했다면 투석치료가 필요하다. 대혈관 합병증은 혈관 기능 회복을 위해 스텐트시술이나 동맥우회성형술 등 수술적 치료를 약물치료와 병행한다. 특히 만성합병증은 일단 발병하면 치료가 어려우므로 엄격한 관리와 검사가 더욱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자가진단법이 있는가 특별한 자가진단법은 없으나 다음·다뇨·체중감소 등이 보이면 혈당을 살펴봐야 한다. 특히 45세 이상으로 가족력이 있고, 비만하며, 임신성 당뇨병력을 가진 경우나 고혈압·이상지질혈증·내당능장애·공복혈당장애 등이 있다면 특이증상이 없더라도 선별검사가 필요하다. →완치는 가능한가 완치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약 없이 식사조절과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당 조절이 잘 되는 것을 완치라고 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꾸준한 관리없이는 혈당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완치에 집착하기보다 관리를 생활화하는 게 중요하다. 췌장세포가 파괴되어 인슐린 결핍이 심한 제1형의 경우 완치를 위해 췌장이식 등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은 연구가 더 필요하다. →당뇨병도 ‘조기발견 조기치료’의 준칙이 적용되는가 연구 결과, 초기 환자가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장기적으로 합병증 발생률이 줄었다. 또 당뇨병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진단때는 이미 50%의 환자가 1가지 이상의 합병증을 가진 상태이므로 조기진단·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정상 혈당보다는 높고 당뇨병보다는 낮은 경계혈당 범위, 즉 전(前)당뇨병의 경우 10년 후 50∼70%가 당뇨병으로 진행되며, 심혈관질환 등 혈관 손상의 위험은 정상인보다 1.5배 이상 높아진다. 그러나 엄격한 생활습관 조절이나 적절한 약물요법으로 전당뇨병에서 당뇨병으로의 이행을 25∼65%나 감소시켰다는 보고도 있는 만큼 조기진단·조기치료가 합병증 예방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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