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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성 백혈병 치료제로 알츠하이머 치매 잡는다

    만성 백혈병 치료제로 알츠하이머 치매 잡는다

    ‘머릿 속의 지우개’ 치매는 과거의 기억들을 하나 둘 씩 지워버리며 종국에는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까지 몰고가 ‘존엄한 삶’을 빼앗아가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치매를 유발시키는 원인의 50~70%는 알츠하이머인데 알츠하이머 발병원인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아 치료방법도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연구진이 현재 쓰이고 있는 항암제가 알츠하이머 원인 중 하나인 뇌염증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한국뇌연구원 퇴행성뇌질환연구그룹은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쓰이는 ‘다사티닙’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시키는 뇌염증을 억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염증’(Journal of Neuroinflammation) 11월호에 실렸다. 신경아교세포는 중추신경계 조직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염증반응이 발생해 신경손상이나 기억력 감퇴 같은 증상을 드러내는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신약 재창출 기법을 통해 백혈병 치료제가 뇌염증 치료제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효능과 분자차원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신약재창출 기법은 임상에서 효과가 부족해 개발이 중단되거나 현재 사용되고 있는 약물의 새로운 약효를 찾는 기술이다.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되던 중 임상시험에서 치료효과가 낮은 것으로 밝혀져 임상시험 실패 판정을 받았지만 성기능 치료에 효능이 있음이 인정돼 발기부전 치료제로 허가받아 성공한 비아그라가 신약재창출의 대표적 사례이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뇌염증을 유발시켜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앓도록 한 다음 다사티닙을 2주간 투여했더니 신경아교세포 활성이 줄어들고 전(前)염증성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이 나타나는 것도 감소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다사티닙을 투여받은 생쥐들에게서는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의 혈액과 뇌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 ‘STAT3’ 단백질의 신호전달이 억제되면서 뇌염증 반응이 줄어들기도 했다. STAT3 단백질은 자가면역질환의 원인 단백질로 각종 염증질환의 치료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허향숙 뇌연구원 박사는 “이번 연구는 신약 재창출 기술로 백혈병 치료제가 치매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새로 밝혀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이번 연구결과로 사람에게서도 염증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로 쓸 수 있다고 하면 신약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소년 헤딩 금지 검토” 치매 예방에 나선 EPL

    “유소년 헤딩 금지 검토” 치매 예방에 나선 EPL

    축구 종가인 잉글랜드가 뇌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유소년 선수들이 헤딩을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FP통신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유소년 선수들의 헤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소속 20개팀에 보냈다고 31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사무국은 잉글랜드 축구협회(FA) 예산지원을 받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 연구진이 수행해 최근 의학 관련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결과를 인용했다. 연구진은 1900~1976년에 태어난 축구 선수들과 23만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선수들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뇌 손상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3.5배나 높다고 결론 내렸다. 현재 유소년 선수 헤딩을 금지하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미국축구연맹은 2015년 11월부터 10세 이하는 헤딩을 전면 금지하고 11~13세 선수들은 헤딩 횟수를 엄격히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유소년 축구 관계자와 선수, 부모에게도 헤딩으로 인한 뇌손상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도 실시한다. 일부 축구선수와 부모들이 머리부상 방지를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한 게 계기가 됐다. 스코틀랜드 스털링대와 런던대에서는 각각 헤딩이 순간적으로 기억 능력을 떨어뜨린다거나 헤딩이 뇌세포 퇴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FA 의료위원회는 “현재로서는 경기 규정에 변화를 줘야 할 정도로 뚜렷한 증거가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2015년 당시만 해도 미온적인 반응이었던 것과 비춰 보면 태도가 상당히 달라졌다. 더구나 현대 축구에서 잉글랜드가 갖는 상징성을 고려한다면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규정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생후 14주 만에 혼수상태…아기에게 쏟아진 따뜻한 인심 

    생후 14주 만에 혼수상태…아기에게 쏟아진 따뜻한 인심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자마자 부모를 향해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인 아기의 사연에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16일 새벽, 영국 브리스톨에 거주하는 엠마 라부샤뉴(27)와 스튜어트 라부샤뉴(28) 부부의 막내아들이 갑자기 숨을 헐떡이기 시작했다. 심장마비를 일으킨 아기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곧 혼수상태에 빠졌다. 생후 14주 만이었다.의료진은 아기의 심장에서 종양이 발견됐으며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설사 깨어난다 해도 뇌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부모는 아기가 깨어나기만을 바라며 매일 밤을 지새웠다. 부모의 간절한 기도 덕일까. 5일 후, 아기가 기적적으로 눈을 떴다.아기의 엄마는 “병원 밖에서 심장마비를 일으킨 경우 생존율은 7% 정도라고 한다. 아들은 기적적으로 깨어났으며, 눈을 뜨자마자 앞에 있던 아빠를 향해 해맑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뇌 검사 결과도 별 이상이 없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아기의 심장에서는 5cm짜리 종양이 발견됐다. 아기가 앓는 ‘심장섬유종’(Cardiac fibroma)은 주로 유아 및 소아에게 나타나는 희귀 양성종양으로 심근섬유종으로도 불린다. 심장 이식이나 외과적 절제술을 받아야 하지만 기증자를 찾기도 쉽지 않고 수술의 경우 의사마다 성공률이 다른 것이 변수다.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아들을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 부모는 심장 수술 권위자를 찾아 백방으로 뛰어다녔고, 수소문 끝에 10년간 수술환자 생존율이 100%에 달한다는 미국의 유명 병원을 찾아냈다. 하지만 아들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은 오래가지 못했다.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 수술비에만 11만 6000파운드(약 1억 7176만 원)가 필요했던 것. 배관공으로 일하는 이들의 수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결국 아기의 부모는 세상을 향해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CNN은 아기의 부모가 수술비 마련 모금 페이지를 개설하고 모금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들은 “생후 10개월이 된 아들은 현재 심장 속에 심박조절기를 달고 있다. 그러나 신체 발달이 지연되고 있어 수술이 간절하다”며 후원을 호소했다.사경을 헤맨 뒤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던 아기의 가슴 아픈 사연이 전해지자, 사람들도 조금씩 손을 보태기 시작했다. 결국 모금 시작 2주 만에 최초 목표액인 12만 파운드(약 1억 7975만 원)를 훌쩍 넘어선 14만 7161파운드(약 2억 2041만 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부모는 “아들의 모금페이지 개설 소식이 전해진 후 전 세계에서 기부가 쏟아졌다”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수술비보다 많은 액수의 후원금이 모인 덕분에 마이클은 오는 4월 미국으로 건너가 심장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독하게 아프기 전에… 늦어도 11월까진 예방주사 맞으세요

    독하게 아프기 전에… 늦어도 11월까진 예방주사 맞으세요

    한반도 전역을 공포에 떨게 한 전염병으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9년 신종 플루,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을 꼽지만, 유행 정도로 보면 아직 독감(인플루엔자)을 따라갈 전염병이 없다. 독감은 매년 겨울철이면 인구의 10~20%가 감염될 정도로 발병률이 높은 질병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증상은 감기와 매우 유사해 구분하기 어렵다. 2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42주(10월 14일~20일)차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4.6명이다. 2주 전(40주, 3.9명)보다 0.7명 늘었다. 이달 들어 증가율이 커지고 있다. 본격적인 유행은 12월부터 시작해 이듬해 4월까지 이어진다. 따라서 10~11월 중에는 독감 예방 접종을 마쳐야 한다. 감기와 독감은 원인부터 다르다. 감기는 주로 코로나·아데노바이러스 등 200여 종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걸리며 전신 증상 없이 단순 콧물, 기침, 두통 등이 나타난다. 굳이 약을 먹지 않아도 푹 쉬면 회복한다. 증상이 가벼워 합병증까지 일으키는 일은 거의 없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고열, 근육통, 기침 등 전신 증상이 먼저 나타나고 그 정도가 심하다. 전신 증상은 대개 갑자기 온다. 39도 이상의 고열이 나고 떨리며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파진다. 몸이 피곤하고 입맛이 없어지며 의욕이 떨어진다. 전신 증상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 감기와 비슷한 호흡기 증상이 찾아오는데, 기침을 할 때마다 가슴 통증이 느껴진다. 이미숙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는 “심한 독감 증상으로 힘든 것도 문제지만, 가장 우려되는 것은 독감 감염 후 노약자와 면역 저하자들에서 2차 합병증이 생기는 것”이라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자체의 병독성보다 바이러스 감염 후 신체 면역 체계가 약해져서 세균 또는 다른 바이러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지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와 세균이 합쳐진 혼합성 폐렴이 오기도 하는데, 이런 폐렴은 내버려두면 더 심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이에게는 드물게 뇌와 간에 심한 손상을 줄 수 있는 합병증인 라이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만성질환자나 노약자는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표면의 핵단백질 구성에 따라 A·B·C형으로 나뉘는데, 이 중 문제가 되는 독감은 A형과 B형이다. A형은 증상이 심하며 변이가 잘 일어나고 전염성이 매우 강해 단시일 내 유행할 수 있다. 사람, 돼지, 조류에게 모두 질병을 일으키며 모든 연령에 생길 수 있다. B형은 A형과 달리 오직 사람에게서, 특히 어린이에게 질병을 일으킨다. 증세가 가볍고 변이도 잘 일어나지 않지만 전염성이 있어 유행성 독감을 일으킬 수 있다. C형은 증상이 미약하거나 아예 없어 사람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H1N1과 H3N2 A형 독감이 유행할 것으로 예측했다. 독감에 걸린 사람은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부터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 감염력은 증상이 생긴 후 닷새간 지속된다. 어린이 환자는 증상 발생 후 열흘까지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어 이 시기 등원, 등교를 자제해야 한다. 독감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비말(침 방울)로 쉽게 전파되기 때문에 유행 시기에는 되도록 사람이 많이 모인 장소에 가지 않는 게 좋다. 독감을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타미플루, 리렌자, 페라미플루 등의 항바이러스 약물로 치료할 수 있지만 고통과 합병증을 생각하면 예방이 최우선이다. 감기는 바이러스 종류가 많아 예방백신이 없지만 독감은 백신 접종으로 70~90% 예방할 수 있다. 김봉영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방접종은 독감에 걸릴 확률을 낮출 뿐만 아니라 독감에 걸리더라도 증상을 완화하기 때문에 고위험 집단인 임신부, 생후 6~23개월 영아, 65세 이상 노인, 폐·심장 질환자는 반드시 독감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독감 예방접종은 지난 15일부터 시작됐다. 12세 이하 어린이(2007년 1월 1일∼2019년 8월 31일 출생아), 만 65세 이상 노인, 임신부가 대상이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는다고 독감을 100% 예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인플루엔자 백신의 균주와 유행하는 바이러스 항원이 일치하는 경우 건강한 성인에게서 70~90%의 예방 효과가 있고 만성질환자나 고령자는 백신 예방 효과가 조금 떨어진다. 독감의 예방접종 효과는 일반적으로 40~70%라고 한다. 염준섭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 예방접종을 했는 데도 독감에 걸렸다면 대부분 예방접종을 하지 않고 독감에 걸린 사람보다 가볍게 앓고 회복되기 때문에 낙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예방접종을 하자마자 독감 방어력이 생기지는 않는다. 약 2주 정도 지나야 면역력이 생성된다. 면역 효과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6개월가량 지속된다. 접종 효과가 오래가지 않기 때문에 올해 유행할 독감이 지난해 유행한 독감과 같아도 해마다 예방 주사를 맞아야 한다. 예방접종은 독감이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인 10~11월에 하는 게 좋다. 다만 2회 접종해야 하는 소아는 9월 초부터 접종을 시작해 인플루엔자 유행 전에 2차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너무 이른 시기에 접종하면 유행 시기에 면역력이 낮아져 독감에 걸릴 수 있고, 반대로 너무 늦게 접종하면 면역력이 형성되기 전에 감염될 수 있다. 다만 생후 6개월 미만 영아는 아직 백신 접종의 유효성,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예방접종을 할 수 없다. 영아를 보호하려면 함께 지내는 가족이 모두 예방접종을 하거나 임신부가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임신 중 접종을 하면 항체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된다. 성인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아 부작용이 생기는 일은 드물지만, 주사 맞은 자리가 붉어지고 따끔할 수 있다. 또 열, 근육통, 관절통, 막연한 불쾌감 등의 증상이 며칠 지속될 수 있다. 박인원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과거 순도가 낮은 백신을 접종했을 때는 접종 후 오히려 독감을 앓는 부작용이 있었으나, 지금은 백신을 맞은 사람 중 5~10%만 가벼운 두통과 미열이 있을 뿐 별 부작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교수는 “백신을 계란 노른자에 배양하다 보니 계란 성분이 남아 있어, 계란 알레르기가 있다면 의사와 상의하고서 접종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굳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을 필요는 없다. 대신 건강에 더 신경 써 다가올 겨울에 대비해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 채소와 과일 등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따뜻한 차나 물을 자주 마시는 좋다. 또한 실내가 건조해지면 호흡기와 코의 점막이 붓고 바이러스가 침입하기 좋은 환경이 되므로 실내 온도(18~20도)와 습도(45~50%)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세 차례 초음파 검사하고도 얼굴 없는 아기 출산시킨 의사 정직

    세 차례 초음파 검사하고도 얼굴 없는 아기 출산시킨 의사 정직

    얼굴과 눈, 두개골 일부가 없는 아기를 태어나게 한 포르투갈의 산부인과 의사가 정직 처분을 받았다. 수도 리스본에서 남쪽으로 40㎞ 떨어진 세투발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아트루르 카르발요가 장본인이다.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로드리고란 사내아이가 태어났는데 얼굴과 눈, 두개골 일부가 없었다. 문제는 어머니가 임신했을 때 세 차례나 초음파 검사를 받았는데 카르발요가 태아에 아무런 이상이 없으니 출산해도 좋다고 했던 것이다. 그는 어머니가 임신 6개월이었을 때 다른 병원을 찾아가 더 정밀한 5D 초음파 검사를 받은 결과, 태아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 결과를 들려주며 태아의 기형 여부를 살펴봐 달라고 했는데 이마저 무시했다. 로드리고의 이모는 현지 방송 인터뷰를 통해 “그 의사는 이따금 (초음파로는) 태아 얼굴의 일부가 엄마 배에 가려 안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어이없어 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포르투갈 전역에서 카르발요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의료위원회는 과실 혐의로 6개월 동안 정직시키기로 결의했다. 그는 아직도 일절 입을 열지 않고 있으며 영국 BBC가 직접 그의 해명을 들으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24일 전했다. 기형의 아기가 태어나자 의료진은 당황했던지 아기가 몇 시간 밖에 못 살 것이라고 둘러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로드리고는 3주가 되도록 병원 인큐베이터 안에서 지내고 있다. 부모는 검찰에도 고소했다. 현지 언론이 과거를 캐보니 카르발요가 의료 사고를 일으킨 것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3년을 시작으로 무려 여섯 건의 의료사고 고발이 있었다. 2011년에 얼굴과 다리 기형에 심각한 뇌 손상을 갖고 있는 아기가 태어나게 했다. 어머니인 라우라 아폰소는 일간 퍼블리코와의 인터뷰를 통해 카르발요를 형사 고발했는데도 검찰이 묵살하는 바람에 이런 비극을 막지 못했다고 개탄했다. 이제 여덟 살이 된 아이는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도 말하지도 걷지도 못한다고 했다. 신문에 따르면 2007년에 태어난 다른 아이도 몇 개월 뒤 사망해 검찰에 고발했지만 재판을 해보지도 못했다. 이쯤 되자 포르투갈의 보건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의료사고 처리 과정에 문제는 없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늘었다. 미구엘 귀마레스 포르투갈 의사협회장은 지난주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카르발요를 만나 “사회의 경고”를 전달했으며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일체의 의료 행위를 중단하는 데 그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협회의 징계위원회는 주초에 표결해 만장일치로 카르발요를 6개월 동안 정직하기로 결의했다. 알렉산드레 발렌팀 라우렌코 의료위원회 남부지역 책임자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 윤리적 제재가 당연하다”고 현지 방송 인터뷰를 통해 밝히며 정직 처분이 임신한 여성들을 안심시키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신생아 아기 뇌 손상…부모, 병원의료사고 가능성 제기

    부산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태어난 지 5일 된 신생아가 갑자기 머리뼈 골절과 뇌 손상으로 의식 불명 상태에 빠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최근 신생아 부모 A 씨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B 산부인과 측을 고소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부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신생아실에 있던 A 씨 아기가 5일 만에 갑자기 무호흡 증세를 보여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아기는 머리 골절로 인한 뇌 손상 증세를 보였다. A 씨는 B 산부인과 측이 신생아실에서 아기를 보살피다가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리는 등 의료사고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B 산부인과는 신생아 관리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산부인과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고 병원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A 씨는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촉구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신생아가 5일 만에 머리 골절로 뇌 손상…부모 “병원 과실” 고소

    신생아가 5일 만에 머리 골절로 뇌 손상…부모 “병원 과실” 고소

    병원 측 “신생아 관리에 문제 없었다”경찰, 병원 내 CCTV 확보하고 조사중 병원에서 신생아가 갑자기 머리 골절과 뇌 손상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최근 신생아 부모 A 씨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B 병원 측을 고소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부산의 한 병원에서 태어나 신생아실에 있던 A씨 아기가 5일 만에 갑자기 무호흡 증세를 보여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아기는 머리 골절로 인한 뇌 손상 증세를 보였다. A 씨는 B 병원 측이 신생아실에서 아기를 보살피다가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렸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B 병원은 신생아 관리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병원 내 CCTV 영상을 확보하고 병원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SNS 중독과 엄마의 학대, 아이들 뇌 발달에 치명적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SNS 중독과 엄마의 학대, 아이들 뇌 발달에 치명적

    뇌과학과 신경과학 관점에서 사람의 뇌는 생존의 뇌에서 시작돼 감정의 뇌, 사고의 뇌로 발달해 나갑니다. 겉으로는 어른과 다름없어 보이는 청소년기는 감정의 뇌에서 사고의 뇌로 넘어가며 급속히 발달하는 단계로, 완전히 뇌가 자란 상태는 아닙니다. 이 때문에 영유아기에서 청소년기, 청소년기에서 성인기로 넘어가는 시기에 문제가 생기면 뇌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하면서 오랜 시간을 보내거나 엄마에게서 학대를 받은 아이들은 뇌 발달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나탄클라인연구소, 뉴욕대 의대 아동청소년정신의학과, 록펠러대 의대 신경내분비연구소,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세포생리학과 공동연구팀은 부모, 특히 엄마의 신체적·정서적 학대는 감정조절, 기억, 학습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의 편도체와 해마에 심각한 손상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PNAS’ 22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새끼를 막 출산한 어미 생쥐에게 일주일가량 전기충격 같은 외부자극으로 공포와 스트레스를 줬습니다. 그다음 출산 8일째 되는 날부터 새끼와 함께 지내도록 했습니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어미는 새끼 생쥐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고 방치하거나 새끼가 가까이 다가오면 앞발로 때리는 시늉을 하고 물어뜯는 등 물리적 학대를 하는 것이 관찰됐습니다. 연구팀은 어미에게 학대를 받은 새끼 생쥐의 뇌를 추적 관찰한 결과 편도체와 해마가 제대로 성장하지 않고 태어났을 때의 크기와 비슷한 상태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또 연구팀은 정상적인 새끼 생쥐에게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코르티코스테론을 주입해 봤지만 학대받은 새끼 생쥐들처럼 뇌 성장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학대가 여타 스트레스와 달리 뇌에 치명적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한편 영국 글래스고대 의대 정신의학부 연구진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은 물론 왓츠앱 같은 인스턴트 메신저 등 SNS를 하루 3시간 이상 사용하는 청소년의 경우 수면 시간에 이상이 발생하고 생체시계 교란으로 뇌 활동이 저하되면서 학습능률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우울감, 불안감 같은 정서장애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영국의학회에서 발간하는 ‘BMJ 오픈’ 23일자에 실렸습니다. 아동 또는 청소년 관련 뇌과학, 심리학 분야 연구 중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 부모들은 이래서는 안 돼’라는 내용들이 많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연구 성과들을 보면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우리 아이 잘 클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더 커지기도 합니다. 사실 현대 과학은 부모의 불안감이 자녀의 성장에 별 도움이 되지 않고 ‘다 너를 위해 그런 거야’, ‘나중에 잘살기 위해 지금은 조금 힘들 수밖에 없어’ 같은 부모의 말도 자기 위안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실제로 현재 행복감을 느끼는 아이들이 미래에도 행복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수많은 장기 추적 연구 결과에서 알 수 있습니다. 또 사회 안전망이 충분치 않고 사회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거나 사회 구조가 경직돼 있을 때 불안감은 심해진다고 합니다. 한국 부모들이 자녀의 미래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갖는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신이 아닌 이상 그 어떤 과학으로도 아이들의 미래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형제가 아무리 많아도 아이 한 명, 한 명의 성장 과정은 다릅니다. 그래서 육아는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이야기한 것처럼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길’입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아무도 가 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고자 고군분투하는 세상의 모든 부모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스마트폰 오래보면 생기는 일...빨리 늙고 멍청해진다

    [달콤한 사이언스]스마트폰 오래보면 생기는 일...빨리 늙고 멍청해진다

    2009년 미국 애플사에서 ‘아이폰 3GS’를 처음 내놓으면서 휴대전화 시장은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됐다. 현재 전세계 성인 대부분이 스마트폰 1대씩은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등장 10년 만에 스마트폰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 스마트폰 이전의 휴대전화는 전화와 문자메시지 사용이 주요 기능이었지만 스마트폰 시대에서는 전화는 부수적인 기능으로 밀려나고 다양한 컨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단말기 개념이 강해졌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인한 각종 정신적, 신체적 건강 문제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폰 중독 증상일 것이다. 그런데 보건과학자들이 스마트폰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노화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놔 주목받고 있다. 미국 오레곤주립대 통합생물학과, 오레곤보건과학대 산업보건과학연구소, 폴란드 바르사바대 동물생리학과 공동연구팀은 스마트폰, 컴퓨터, TV 화면에서 발생하는 블루라이트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시신경은 물론 뇌와 피부 세포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킨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출판그룹에서 발행하는 보건학 분야 국제학술지 ‘노화와 질병 메커니즘’ 18일자에 실렸다. 블루라이트는 우리 눈에 파란색으로 보이는 빛으로 380~500㎚(나노미터) 파장을 갖는 가시광선 영역으로 빨간색이나 노란색 같은 다른 가시광선들에 비해 파장은 짧고 에너지는 크다는 특징이 있다. 물체를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해주는 대신 블루라이트에 오래 노출되면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고 시력손상 등의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연구팀은 질병이나 노화연구에 많이 사용하는 초파리를 이용해 스마트폰과 컴퓨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 파장대의 빛에 매일 노출될 경우 세포와 생체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팀은 초파리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매일 12시간씩 블루라이트 파장대 빛에 노출시키고 나머지 초파리들은 블루라이트 파장이 걸러진 빛에 노출되도록 했다.그 결과 매일 12시간씩 블루라이트에 노출된 파리들은 그렇지 않은 파리들에 비해 같은 시기에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수명이 절반에 가까운 42%나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블루라이트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초파리들은 망막 세포와 뇌 신경세포인 뉴런에 손상을 입어 벽을 쉽게 기어오르지 못하는 등 이동능력이 눈에 띄게 저하되는 것도 관찰됐다. 실험에 사용한 일부 초파리들은 태어날 때부터 눈이 발달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이들도 블루라이트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뇌 손상과 운동장애 증상을 보이는 한편 수명이 짧아진 것을 연구팀은 관찰했다. 예드비가 기볼도비치 오레곤주립대 교수(통합유전학)는 “빛은 뇌파 활동, 호르몬 생성, 수면 패턴은 물론 세포 재생 같은 인체 순환리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블루라이트 같은 인공광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면 이런 생리적 메커니즘 전체가 무너지게 된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인공광이 노화를 가속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며 생체에 영향을 덜 미치는 인공광 개발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쌩’ 찬바람에 ‘탁’ 막히는 동맥… 2시간 안에 응급실 찾으세요

    ‘쌩’ 찬바람에 ‘탁’ 막히는 동맥… 2시간 안에 응급실 찾으세요

    찬 공기 노출되면 혈압 올라 심장 과로 심근경색·뇌졸중 연결… 중년 돌연사↑ 뇌 특정 부위 손상 땐 반신마비 올 수도 노인 새벽운동 금물… 체중 줄이면 도움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자가 증가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해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등 심혈관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13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10년(2008~2017년)간 심·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과 일교차가 큰 3월과 10월에 많았다.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면 인체를 흥분시키고 긴장하게 하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이러면 말초 동맥이 수축하고 혈관 저항이 상승하면서 혈압이 올라 심장이 과로하게 된다. 심혈관이 막힐 확률도 높아져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 심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 주의해야 한다. 심혈관 질환은 환절기에 찾아오는 가장 위험한 질환 중 하나이며, 40~50대 돌연사의 주범이기도 하다. 박덕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혈관이 완전히 막히는 급성 심근경색증은 예고 없이 찾아오며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50%는 건강하던 사람이고 나머지 50%가 협심증 등의 증상이 있는 환자”라며 “어떤 환자는 수일 전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는데도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고 말했다. 누구든 예상치 못한 불운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심장마비가 발생하면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하는 일이 흔하다. 무사히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더라도 사망률이 5~1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심혈관 질환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증이 발생해 혈액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면 해당 부위가 손상돼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의 심혈관 질환이 생긴다. 몸을 별로 움직이지 않을 때는 심장이 펌프 기능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돼 관상동맥 일부가 좁아지더라도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흥분하거나 심한 운동을 하면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이런 상태를 ‘심장 허혈’이라고 하며, 가슴까지 아프면 협심증이라고 한다. 심근경색은 동맥경화증으로 좁아진 혈관에 혈전(피가 응고된 덩어리)이 생겨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는 병으로, 자칫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식은땀이 나고, 말도 하지 못할 정도의 죽을 것 같은 통증이 30분간 지속된다. 동맥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동맥경화증이 있는 사람도 심혈관이 잘 막힐 수 있다. 당뇨 환자도 예외가 아니다. 당뇨 자체가 혈관을 수축시키는 데다 당뇨로 인해 혈관에 노폐물이 많이 쌓여 혈관이 막힐 확률이 높다.혈압은 여름에 떨어졌다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1월에 급상승해 수축기 혈압이 여름보다 7㎜Hg, 이완기 혈압이 3㎜Hg 정도 올라가게 된다. 동맥경화증 합병증도 더 자주 발생하며, 특히 새벽 찬바람에 노출되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해 심근경색 등으로 치명적인 상태가 될 수 있다. 심장 돌연사는 사전에 아무런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개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심계항진 등의 전조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찬바람을 쐴 때 가슴이 뻐근하고 두근거리거나 가벼운 운동을 했는데도 가슴이 쥐어짜듯 답답하고 눌리는 듯한 통증이 있다면 심혈관 이상 신호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현기증 등이 나타나면 심근경색 전조 증상을 의심해야 한다. 서둘러 가장 가깝고 큰 병원을 찾아야 돌연사를 막을 수 있다. 뇌졸중 역시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매년 1500만명 정도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며 이들 중 600만명이 사망한다. 통계청의 ‘2018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사망 원인 1위가 암, 2위가 심장 질환, 4위가 뇌혈관 질환이다. 2018년에도 10만명당 62.4명이 심장 질환으로, 10만명당 44.7명이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 뇌혈관 이상도 동맥경화가 원인이다. 고혈압, 당뇨, 흡연 등으로 혈관 벽에 지방성분과 염증세포 등이 쌓여 동맥경화가 생긴다. 동맥경화는 혈관을 좁게 만들어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혈전이 갑자기 혈류 흐름을 차단해 뇌 손상을 유발한다. 부정맥이 있거나 심장판막에 이상이 있는 경우 심장에서 생긴 혈전이 부스러지면서 뇌혈관을 막는 일도 있다. 혈관 벽이 막히면 뇌경색, 혈관이 터지면 뇌출혈이 온다. 나이가 들면 고혈압이 없더라도 혈관 벽이 약해져 잘 터질 수 있다. 뇌졸중으로 뇌가 손상되면 손상 부위에 따라 뇌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지나치게 증가해 다양한 이상 증상이 생긴다. 오른쪽 뇌는 왼쪽 팔다리의 움직임을, 왼쪽 뇌는 오른쪽 팔다리 움직임을 관장하는데, 뇌의 특정 부위가 손상되면 반신마비가 올 수 있다. 발음이 어둔해지는 발음장애가 팔다리 마비와 함께 올 수 있으며, 얼굴 한쪽의 근육이 약해지면 약해진 쪽으로 입이 돌아가는 안면마비가 생길 수도 있다. 또한 왼쪽 뇌의 언어중추가 손상되면 정신은 멀쩡하고 발음을 하는 데 지장이 없는데도 말을 전혀 이해 못 하는 실어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밖에 시야 장애,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 마비는 없지만 손발이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아 심한 경우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걷게 되는 운동실조, 어지럼증, 의식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를 가능한 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다. 그래야 뇌 손상 정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뇌졸중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있으면 먼저 응급구조대에 연락한 뒤 편안한 곳에 눕히고, 호흡과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몸을 압박하는 의복 등을 풀어 줘야 한다. 또 폐렴이 발생하지 않도록 입에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환자가 구토하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 이물질이 기도로 흡입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적정한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최적시기)은 심근경색 2시간 이내, 뇌졸중 3시간 이내다. 최대한 빨리 재관류 요법(막힌 혈관을 다시 흐르게 뚫어 주는 것)을 받으면 발병하기 전과 같은 정상 수준이나 장애를 거의 의식하지 않을 수 있는 상태까지 호전될 수 있다. 권순억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동맥 내 혈전제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일부 뇌졸중 전문 치료시설을 갖춘 병원에서는 혈전이 주요 동맥을 막아 뇌경색이 발생한 경우 직접 혈전을 제거하는 시술을 하고 있다”며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큰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혈전제거술을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미리 정해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환절기 불청객인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 아침 운동을 하기 전이나 잠시 현관 밖을 나설 때도 옷을 잘 챙겨 입어야 한다. 특히 얇은 실내복 차림으로 문밖에 나서거나 목욕 후 머리가 젖은 채로 바깥 활동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또한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나 노인은 추운 날 새벽 운동을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혈압은 아침에 오르기 때문에 새벽보다는 오후에 운동하는 게 좋다. 날이 추울수록 술과 담배는 멀리해야 한다. 술을 과음하면 혈관이 팽창했다가 추운 날씨로 다시 수축하면서 혈압이 심하게 오를 수 있다. 담배를 피워도 동맥경화가 악화하고 말초 혈관이 수축한다. 여기에 추운 날씨까지 겹치면 심장과 혈관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추운 곳에 오래 머물다 갑자기 따뜻한 곳으로 갈 때도 신체 움직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비만인 사람은 몸무게도 줄여야 하는데, 몸무게를 10㎏ 줄일 때마다 혈압이 5~20㎜Hg 떨어진다고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휴대폰 어디에 뒀지’ 깜박깜박하는 사람들 치매 여부 피 한 방울로 검사 끝

    ‘휴대폰 어디에 뒀지’ 깜박깜박하는 사람들 치매 여부 피 한 방울로 검사 끝

    요즘은 스마트폰에 전화번호를 저장해놓는 것은 물론 왠만한 정보는 다 검색해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많은 것을 머리에 담아둬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줄어들었다. 기억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대신 기억력이 쇠퇴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강하게 든다. 실제로 자신의 집 전화번호나 가족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이 때문에 젊은 사람들도 무언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때 농담처럼 ‘치매오는 것 아냐’라고 말하곤 한다. 가끔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억력에 스스로 이상을 느끼는 경도인지장애를 겪는 사람이 치매에 걸릴 가능성을 간단한 피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 의대, 생명과학부, 고려대 화학과 공동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에서 알츠하이머로 진행되는 환자를 선별해 내는 방법을 찾았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로그래스 인 뉴로바이올로지’ 30일자에 실렸다. 치매의 원인은 다양한데 뇌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면서 뇌세포가 손상되는 알츠하이머가 치매 원인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기억력에 이상을 호소하는 인지장애 환자 중 50%가 알츠하이머로 진행되는데 뇌세포가 손상된 이후 발견하면 치료나 질병의 진행을 늦추기 어려워진다. 문제는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우해서는 아밀로이드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를 사용해야 하는데 비용이 비싸 환자들에게 부담이 된다. 연구팀은 피 속에 존재하는 여러 단백질들 중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것에 착안해 단백질체학을 기반으로 뇌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증가할수록 변화되는 혈액 내 단백질 후보물질을 발견했다. 효소면역 측정법을 활용해 후보 단백질 중 LGALS3BP, ACE, Periostin, CDH5 4가지 물질이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축적정도를 가장 잘 알려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경도인지장애 환자 107명을 대상으로 혈액 측정으로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여부를 예측하고 PET 데이터와 대조해본 결과 정확도가 83.9%로 나타났다. 묵인희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상용화될 경우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매 진행 여부를 예측할 수 있어 치매예방과 진행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예측정화도를 90% 이상 높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공중화장실서 유독가스 중독...의식불명 여고생 숨져

    공중화장실서 유독가스 중독...의식불명 여고생 숨져

    부산의 한 공중화장실에서 유독가스를 마시고 쓰러져 두 달째 의식불명 상태이던 여고생이 숨졌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27일 오전 11시 57분쯤 부산의 한 요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던 A(19)양이 숨졌다고 30일 밝혔다. 병원 측은 A양이 황화수소 중독에 의한 무산소 뇌 손상으로 사망했다는 소견을 경찰 측에 전달했다. A양은 지난 7월 29일 새벽 부산 수영구 민락동 한 회센터 공중화장실에서 유독가스에 중독돼 쓰러진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양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A양은 산업안전보건법상 단시간 허용 농도 기준치인 15ppm의 60배가 넘는 1000ppm의 황화수소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마음의 창’ 눈을 보면 알츠하이머 진행 여부 알 수 있다

    [달콤한 사이언스]‘마음의 창’ 눈을 보면 알츠하이머 진행 여부 알 수 있다

    역사드라마에 등장한 후고구려 왕 ‘궁예’처럼 다른 사람의 눈을 보고 마음을 읽는다는 관심법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눈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략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한다. 실제로 정신분석학자나 심리학자, 심지어는 범죄 프로파일러들도 대담자의 눈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눈의 색깔이나 상태 등을 살펴보고 건강도 파악할 수 있다. 최근 의과학자들이 동공 상태를 보고 알츠하이머의 진행 상태나 발병 가능성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대(UC샌디에고) 정신과학과, 노화 행동유전학센터, 방사선과, 신경과학과, 샌디에고 보건부 산하 스트레스·정신건강센터, 버지니아 커먼웰스대 정신학 및 행동유전학연구소, 국립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센터, 보스턴대 의대 정신과, 의생명유전학과, 보스턴대 보건대 의학통계학과, 보스턴대 뇌과학과,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UC리버사이드), 노르웨이 오슬로대 병원 임상의학연구소 정신건강및중독부 공동연구팀은 치매 인지검사를 하는 동안 동공의 팽창 정도를 측정해 알츠하이머 치매가 얼마나 진행됐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뇌과학 및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노회 신경생물학’에 실렸다. 알츠하이머는 치매 원인의 약 70%를 차지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알츠하이머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나 타우 단백질이 뇌에 침착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반적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수십년 전부터 뇌는 손상을 입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치매를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는 알츠하이머를 조기에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알츠하이머 진행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뇌에 주사바늘을 꽂아 뇌 조직을 떼어낸다든지(생검), 영상측정 장치로 뇌를 찍거나 인지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생검을 하거나 영상측정 장치로 뇌를 찍는 방법은 환자에게 불편을 주거나 비용이 많이 들고 인지검사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연구팀은 중뇌에서 인지와 각성을 조절하는 뉴런들이 모여있는 청반(LC)에 주목했다. 청반은 동공의 움직임에도 관여하는데 인지기능을 활용할 때 동공의 크기가 커진다는 설명이다. 문제가 어렵다고 느낄수록 동공의 크기는 커지게 되는데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똑같은 문제에 대해 정상인보다 동공이 커지는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연구팀은 56~66세의 남성 1119명을 대상으로 기존의 생검 및 영상측정 장치로 뇌에 치매 유발 단백질이 쌓이고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동시에 인지능력 검사와 함께 동공반응과 크기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치매가 진행되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는 인지능력 검사 중 동공의 크기가 더 커지는 것을 관찰했다. 동시에 인지능력검사 결과가 일반인들과 비슷한 경도인지장애 환자들도 동공의 크기에서는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윌리엄 크레이멘 UC샌디에고(정신과학)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개념적 단계이지만 추가 연구를 통해 측정방법을 정교하게 다듬는다면 비용이 들지 않고 간단하게 치매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술 마실 때 자주 ‘필름’ 끊어진다면… 나이 젊어도 치매 위험!

    술 마실 때 자주 ‘필름’ 끊어진다면… 나이 젊어도 치매 위험!

    ‘65세 미만’ 발병 원인의 10%는 음주 탓 최근 10년 새 환자 수 4배 가까이 늘어 치매 절반이 ‘혈관성’… 초기엔 치료 가능 젊어서 흡연·비만 등 피하면 예방할 수도 노인 치매, 최근 일 기억 못하며 증세 시작 매일 30분 속보 등 운동하면 예방 효과적2004년에 개봉한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이른 나이에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인 ‘수진’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저 단순한 건망증이라 생각했는데 마치 머릿속에 지우개라도 있는 듯 수진은 모든 기억을 잃어 간다. 영화 주인공처럼 치매는 65세 이상 고령층뿐 아니라 40~50대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병한다. 이렇게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치매를 ‘초로기 치매’라고 한다. 초로기 치매는 노인성 치매보다 더 빨리, 심각하게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나이에 발병하기 때문에 실직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환자와 보호자는 극심한 좌절감을 겪게 된다.젊은 치매 증상도 노인성 치매와 비슷하다. 다만 노인성 치매는 대개 기억력이 먼저 나빠지지만 젊은 치매는 성격 변화가 먼저 나타나는 사례가 많다.중앙치매센터의 ‘2018 대한민국 치매현황’을 보면 우리나라 전체 치매 환자 수는 73만명(2017년 기준)이며, 이 중 65세 미만 젊은 치매 환자는 약 7만명으로 전체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환자 10명 가운데 1명이 젊은 치매인 셈이다. 젊은 치매 환자는 최근 10년 사이에 4배 가까이 늘었다. 초로기 치매의 상당수는 알츠하이머병이다. 가족력이 흔해 부모 중 어느 한쪽이 ‘알츠하이머병 유발 유전자’를 갖고 있으면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50%에 달한다. 이재홍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초로기 알츠하이머 치매는 노년기 알츠하이머보다 시공간 지각능력 손상과 두정엽의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침착이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전으로 인한 가족성 알츠하이머 치매는 초로기 알츠하이머 치매의 2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이 아닌 비(非)가족성 알츠하이머 치매보다 기억력 저하 등 병세가 더 빨리 진행되며, 더 어린 연령에서 발병한다. 또한 두통, 보행장애, 경련 등의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알려진 바로는 건강했던 뇌 세포가 유전자 이상으로 이상 단백질을 만들어 뇌 세포에 독 작용을 함으로써 뇌 세포가 사망하게 된다. 또 최근 연구에 의하면 뇌 혈액 순환 장애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치매 증상이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졌다. 학력이 높거나 지적인 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서는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윤영철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혈관성 치매와 마찬가지로 뇌혈관 관리를 잘해서 증상이 있는 뇌졸중 발생을 예방해야 한다”며 “외국어를 배운다든지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의 적극적인 생활과 두뇌 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병의 진행을 늦추고 발병을 막는 데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초로기 치매의 또 다른 원인은 혈관성 치매다. 대개 뇌혈관이 막히거나 음주 등 나쁜 생활습관으로 발병한다. 어린 나이에 뇌졸중이 발생하고 전조 증상을 동반한 편두통이 흔하게 나타나며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했을 때 뇌백질의 병변이 더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나타난다. 편두통이 통상 첫 번째 증상으로 나타나며, 평균 발생 연령은 30대다. 우리나라 치매 환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이 좁아지고 막혀 뇌로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못해 뇌 세포가 죽는 것인데, 이로 인해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기도 하고 얼굴이 돌아가고 발음이 어눌해지기도 한다. 또 삼키는 기능이 떨어지고, 중심 잡기가 힘들어지는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된다. 아무런 신경학적 증상 없이 치매가 올 수도 있다. 이외에 우울증이나 의욕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혈관성 치매는 예방할 수 있다. 초기에 발견만 하면 더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치료할 수 있다.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려면 젊어서부터 혈관을 깨끗하고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 흡연, 비만, 운동부족 등 혈관 건강을 해치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 교수는 “40대 이후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자주 확인해 조절하고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뇌혈관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초로기 치매 원인질환 중 세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평균 45세에서 65세 사이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감정과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알츠하이머 치매와 달리 초기부터 성격 변화와 이상행동을 보인다. 과다한 음주도 초로기 치매를 일으킨다. 초로기 치매 원인의 약 10%가 음주로 인한 치매다. 술을 마신 뒤 흔히 말하는 ‘필름이 끊긴 현상’(블랙아웃)이 반복된다면 초로기 치매 위험이 큰 것으로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조성훈 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과음 후 깨어났을 때 일정 기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은 음주가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는 피질과 해마 부분을 손상시켜 발생한다”면서 “자주 술을 마시면 뇌의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손상돼 폭력적인 성향으로 변하고 소뇌를 손상시켜 공간 감각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코올은 세포 내로 칼슘이 들어오는 것을 방해해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억제하고 산소 전달을 방해한다. 특히 학습과 기억에 관련된 신경전달 물질의 효율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코올성 치매로 인한 뇌 위축은 50대부터 시작되며, 인지기능 저하가 정상 노화 과정보다 빨리 나타난다. 초로기 치매의 증상은 잘 다녔던 길을 갑자기 기억하지 못하거나 물건을 둔 곳이 기억나지 않는 등 노인성 치매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치매에 걸리기엔 젊다는 이유로 초기에 간과했다 진행되고 나서 병원을 찾는 일이 많다. 단순 건망증으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교수는 “만약 발생한 상황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어떤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초로기 치매가 진행 중이라면 점차 기억, 이해, 판단, 계산능력이 떨어지며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일 처리도 느려진다. 전화번호나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워지고 약속해 놓고 잊을 때가 잦아지며,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갈수록 말수가 감소하고 뚜렷한 이유 없이 감정 기복이 심해지기도 한다. 노년기 알츠하이머 치매는 최근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이 먼저 시작된 후 주의력과 언어, 시공간 능력이 떨어지다 마지막에 전두엽 행동장애가 나타난다. 하지만 초로기 알츠하이머 치매는 22~64%에서 초기부터 행동장애나 언어능력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젊은 나이에 치매라는 생각에 환자 자신도 쉽게 정신적으로 위축되고, 퇴행성 뇌 변화가 빠르게 올 수 있어 주변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최근 연구를 보면 규칙적인 운동이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절반가량을 예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신경계 염증이 줄고, 뇌세포 손상률이 감소하며 뇌 세포를 보호하고 성장하도록 하는 뇌 영양인자가 많이 만들어진다. 매일 30분 정도 빠르게 걷는 운동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치매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뇌 역량이 충분하고 치매증상에 이르는 뇌 역량의 감소가 없다면 생을 마감할 때까지 치매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치매 가능성, 눈동자만 봐도 알 수 있다 (연구)

    [건강을 부탁해] 치매 가능성, 눈동자만 봐도 알 수 있다 (연구)

    복잡한 검사 과정 없이 눈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알츠하이머 위험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캠퍼스 의과대학 연구진은 인지능력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동공의 움직임이나 크기를 통해 알츠하이머의 가능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동안 알츠하이머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아밀로이드-베타라 불리는 뇌의 단백질 플라크 축적 및 타우(Tau)로 알려진 독성 단백질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둘 모두 뉴런을 손상시켜 알츠하이머를 초래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여기에 추가로 연구진은 인지기능조절에 관여하는 자율신경중추인 뇌간의 청반(locus ceruleus LC)에 주목했다. 청반은 기억력이나 판단력 등 인지능력이 작동되는 동안 눈동자의 직경을 변화시키는 동공 반응을 주도한다. 연구진은 타우 단백질은 청반에 비교적 쉽게 축적되며, 이를 통해 청반과 타우 단백질 간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추측하고 치매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인지능력 시험성적이 같은 경우에도 동공 확대 반응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특히 알츠하이머 위험을 높이는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에게서는 이러한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인지기능 검사를 받을 때, 타우 단백질이 쌓여있는 청반을 가진 사람의 경우 동공 반응을 일으켜 동공의 직경이 커졌다”면서 “테스트 문제가 어려울수록 동공 직경이 더욱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공의 변화를 이용한 검사는 확실한 인지 저하가 시작되기 전에 알츠하이머의 위험을 미리 측정할 수 있다. 동시에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9일 발표된 노화 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Aging) 온라인판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햄버거병’ 뭐길래…오염 패티 먹고 전신마비된 佛 소년 사망

    ‘햄버거병’ 뭐길래…오염 패티 먹고 전신마비된 佛 소년 사망

    오염된 소고기 패티를 먹고 일명 ‘햄버거병’에 걸린 소년이 오랜 투병 끝에 결국 사망했다. AFP와 르 몽드 등 프랑스 유력매체는 8년 전 대장균에 오염된 냉동 소고기 패티를 먹고 병을 얻은 놀런 모티(10)가 14일(현지시간)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놀런은 생후 23개월이던 지난 2011년 6월, 대형유통업체 ‘리들’(Lidl)에서 구입한 냉동 패티를 섭취한 후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 HUS는 대장균이나 이질균 등에 감염된 뒤 급격하게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서 생기는 질병으로 주로 영유아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놀런이 먹은 냉동 패티는 프랑스 제조사 SEB가 독일과 벨기에, 네덜란드 소고기를 섞어 가공해 리들 측에 납품한 ‘스테이크 컨트리’. 해당 제품은 대장균에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당시 놀런 외에도 20개월에서 8세 사이의 아동 15명이 같은 제품을 섭취한 후 HUS에 걸려 프랑스 보건당국이 비상에 걸린 바 있다.특히 놀런은 다른 아동들에 비해 상태가 매우 심각했다. 급성 신장 손상으로 평생 투석을 받아야 하는 것만으로도 분통이 터질 일이었지만, 놀런은 균이 중추신경계까지 침범하면서 전신이 마비됐고, 뇌손상까지 일어나 스스로 걷지도, 말하지도, 먹지도 못한 채 살아야만 했다. 놀런의 어머니 프리실라는 BFM TV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사고나 희귀병도 아니고, 고기를 먹고 이런 병에 걸렸다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현지언론은 놀런이 애초 병원을 찾았을 당시 단순 장염 진단을 받았으나, 입원 후 심장마비를 일으킨 뒤 혼수상태에 빠진 후에야 최종적으로 HUS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후 거의 평생을 병에 시달리던 놀런은 지난주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14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놀런의 목숨을 앗아간 용혈성요독증후군, HUS가 일명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 1982년 미국 미시간주와 오리건주 일대에서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아이들 수십 명이 복통을 호소하면서부터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6년 9월 네살배기 딸이 햄버거를 먹고 HUS에 걸렸다며 그 부모가 맥도날드를 검찰에 고소해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은 HUS의 발병 원인과 감염 경로가 다양한 점, 해당 어린이의 잠복기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잠복기와는 맞지 않는다는 점, 햄버거가 설익었다는 주장을 인정할 근거가 없는 점 등을 근거로 들어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고 판단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다만 패티 납품업체인 맥키코리아에 대해서는 대표와 직원 3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한국 맥도날드는 본지 측에 "(이후 해당 아동 부모가) 서울고등검찰과 서울고등법원에 항고 및 재정신청을 제기했지만 역시 기각됐다"고 덧붙였다. 해당 고소건 이후 2살 어린이의 부모와 1살, 2살 등 3명의 아이를 둔 부모도 같은 주장을 하며 맥도날드를 고소하고 나섰으나 맥도날드와는 관련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 맥도날드에 따르면 추가로 소장을 접수한 2명은 일반 장염이었으며, 맥도날드와의 인과관계 역시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나머지 2명도 검찰 조사 과정에서 맥도날드와 무관하게 일본 여행 중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사법당국의 이 같은 판단에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HUS로 신장 장애를 얻었다며 처음 맥도날드를 고소했던 여아의 어머니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고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맥도날드는 "당사는 당시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사법당국으로부터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으며, 조사 결과 의학적인 인과관계 등이 전혀 맞지 않고 고소인의 주장을 인정할 근거가 전혀 없어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이언주 이어 박인숙 의원도 삭발 “조국 장관 해임해야”

    이언주 이어 박인숙 의원도 삭발 “조국 장관 해임해야”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국회 본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해 삭발했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박 의원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울산대 의대 학장을 지낸 소아 심장 분야 전문의다. 박 의원은 “삭발 한다고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우리들의 이 작은 몸부림이 건국 이후 지난 70년간 세계 역사에 유례없는 기적의 발전을 이루었으나 그 모든 것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작은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범죄 피의자를 법무장관에 앉히면서 ‘개혁’을 입에 담는 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조국 장관을 해임하고, 국민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조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생 시절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신생아 대상 유전자 분석 논문의 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대한민국 의학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사건”이라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논문의 연구 대상인 신생아들의 혈액 채취는 2002∼2004년에 이뤄졌다는데 1991년생인 조 후보자의 딸은 그때 나이가 불과 11살이었으므로 연구에 관여했을 리 없다”며 “연구기획과 실험, 데이터 분석이 모두 끝난 후에 합류했는데 논문 1저자가 됐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고교생이 2주간 참여해서 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며 “정상신생아와 뇌 손상으로 아픈 신생아 91명에 대한 의무기록 검토, 유전자분석실험, 통계분석 등이 이 논문의 요지인데 2주짜리 인턴이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조 장관의 딸은 고등학생 때 단국대 의대에서 2주 인턴을 하고 대한병리학회 공식 학술지에 신생아 관련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대한병리학회는 논문 취소 결정을 내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변 이식으로 장내 미생물 조절해 알츠하이머 잡는다

    변 이식으로 장내 미생물 조절해 알츠하이머 잡는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기억력 감퇴, 행동 및 언어장애 같은 인지장애와 기억손상을 동반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현재 국내에서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치매 유병률은 열 명 중 한 명꼴인 10%에 이르며 고령화 사회로 급속히 진행하면서 2050년에는 300만명에 달하는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 정복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문제는 알츠하이머가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나 타우단백질이 축적되거나 신경세포 손상, 과도한 염증 반응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발병과정과 원인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아 치료방법을 찾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연구진이 분변 이식을 통한 장내 미생물을 조절해 알츠하이머 치매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의대 묵인희 교수와 경희대 생물학과 배진우 교수 공동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유발시킨 생쥐 모델에서 장내 미생물 균형을 통해 알츠하이머 완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위장병학회에서 발행하는 의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거트’에 실렸다. 자폐증이나 파킨슨병 같은 뇌신경질환들에서 장내 미생물이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알츠하이머 발병과 장내 미생물과의 관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시킨 생쥐의 뇌 변화와 장내 미생물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가 심해질수록 정상 생쥐의 장내 미생물 구성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장내 미생물 군집과 구성이 달라지면서 만성 장 염증 반응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장벽 기능이 약화돼 장내 독소가 혈액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전신에 염증반응을 증가시킨다는 것도 추가로 밝혀냈다.이에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 생쥐에게 건강한 장내 미생물을 가진 생쥐에게서 채취한 분변을 16주 동안 주기적으로 이식해 장내 미생물 변화와 알츠하이머 증상을 관찰했다. 정상적 장내 미생물을 이식받은 알츠하이머 생쥐는 혈액 내 염증성 면역세포 수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고 전신의 염증반응도 감소하는 것이 관찰됐다. 또 뇌에 알츠하이머 원인 단백질 축적이 줄고 신경세포의 염증반응이 완화되는 동시에 기억과 인지기능 장애도 회복된다는 사실이 관찰됐다. 묵인희 서울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치료제 개발 연구방법과는 달리 장내 미생물을 통한 장-뇌 축을 새로운 치료제 개발 표적으로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라며 “이번 연구결과가 임상에 활용된다면 알츠하이머 환자 개개인의 장내 미생물 분석과 장내 환경 검사를 통해 맞춤 치료가 가능하며 기존 치료제보다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월드피플+] 5년간 식물인간 남편 간호한 여성에게 일어난 기적

    [월드피플+] 5년간 식물인간 남편 간호한 여성에게 일어난 기적

    5년간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남성이 아내의 정성 어린 간호 속에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했다. 지난 2013년 8월, 중국 후베이성 샹양시에 사는 리쯔화(厉志华)씨는 스쿠터를 타고 출근하던 중 마주 오던 오토바이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사고 후 의식을 잃은 그는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심각한 뇌 손상으로 혼수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의료진은 리씨가 깨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지만, 그의 유일한 보호자였던 아내 장구이환(张桂焕, 57) 씨는 남편을 포기하지 않았고 매일 20시간이 넘도록 지극정성으로 리씨를 보살폈다.간호의 편의를 위한 위장 및 요도 삽관도 거부했다. 장씨는 “내가 피곤할지언정 남편이 덜 괴로운 방법을 택하고 싶다”라며 직접 남편을 먹이고 입히고 씻겼다. 남편이 누워있는 침대 옆에서 말을 걸고 노래를 들려주며 자극을 주는 일도 빠트리지 않았다. 하루 두 세시간씩 밖에 자지 못하는 고된 간병생활이었고 체중도 10kg이나 줄었지만 장씨는 5년간 한결같이 남편이 호전되기만을 바랐다. 이런 장씨 간절한 바람이 하늘에 닿은 것일까. 아내의 헌신적인 보살핌을 받던 리씨는 지난해 초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했다.리씨를 진료한 샹양시덴나종합병원 재활의학과 측은 “리씨는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혼수상태였고 회복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고 밝혔다. 또 “리씨같은 식물인간이 깨어날 확률은 10% 미만이다. 기적 같은 일”이라며 “아내인 장씨의 정성 어린 간호와 지속적인 신경 자극이 주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씨는 아직 제대로 된 문장을 말할 수 없는 상태지만, 주변 상황을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이며 걷기 연습을 하는 등 재활에 힘쓰고 있다. 장씨 역시 이런 남편을 여전히 살뜰하게 보살피고 있다. 장씨는 “의사들은 남편이 평생 식물인간으로 살 것이라 말했지만 나는 그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면서 “남편의 숨이 붙어있는 한 그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10년 내 ‘좀비 사슴’ 먹고 전염된 인간 나올 것” 전문가 경고

    “10년 내 ‘좀비 사슴’ 먹고 전염된 인간 나올 것” 전문가 경고

    캐나다와 미국 일대를 휩쓴 만성소모성질병(CWD, Chronic wasting disease), 일병 ‘광록병’이 인간에게까지 전염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왔다. 광록병은 사슴이나 엘크 등 사슴류에 감염돼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입히며, 뇌가 파괴되면서 스펀지처럼 구멍이 생기는 증상을 동반한다. 평범한 사슴에 비해 인간을 덜 무서워하게 되고 얼굴표정이 사라지며, 마치 광우병에 걸린 소처럼 침을 흘리거나 주저앉는 증상을 보인다. 이 병에 걸린 사슴을 두고 ‘좀비 사슴’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UPI 뉴스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광록병은 광우병과 마찬가지로 변형 단백질인 프리온(Prions)에 의해 유발되며, 이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와 달리 몇 년간 자연에서 파괴되지 않고 타액이나 배설물 등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 광우병 전문가로 꼽히는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교수는 지난 7월 미국 미생물학회(American Society for Microbiology)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광록병에 감염된 사슴고기를 섭취할 경우 변형된 프리온에 의한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몇 년의 잠복기가 있을 것”이라면서 “10년 내에 광록병에 전염된 인간의 사례가 속속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좀비 사슴이 발견되는 캐나다와 미국 일대에서 대대적인 캠페인을 통해 감염된 사슴을 사냥하지 않거나, 사냥한 뒤 특정 테스트를 거친 뒤 고기를 섭취하도록 강력하게 권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해당 질병이 지속적인 확산 추세에 있는 캐나다와 미국 일대에서 여전히 사슴고기 섭취율이 줄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표된 공공야생동물연합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사냥꾼 1만 5000명이 광록병에 감염된 고기를 먹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병이 확산됨에 따라 그 수는 매년 20% 증가하는 상황이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의 마크 자벨 박사는 UPI와 한 인터뷰에서 “사슴고기를 소시지와 스테이크로 가공하는 처리 시설을 통해서도 질병이 확산될 수 있다. 프리온이 고기를 절단하거나 가공하는 장비를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러한 가공 공장은 먹이사슬에 따라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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