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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22) 공부할 때 훼방꾼 멀리하기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22) 공부할 때 훼방꾼 멀리하기

    최근의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90%는 집안에서도 휴대전화를 손에 들거나 주머니에 넣고 수시로 이용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벨소리보다는 진동음을 선호하고 음성 통화보다는 문자 메시지를 선호한다고 대답했습니다. 문자 메시지를 주로 사용하는 까닭은 대화 중에도 주고받을 수 있고, 영화를 보면서도, 심지어는 수업 중에도 송·수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을 했습니다. 즉각적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문자 메시지의 가장 큰 매력이기 때문에 메시지를 확인한 뒤 곧 바로 답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 경우는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기도 합니다. 문자 메시지를 자주 사용하다 보니 엄지 손가락만을 사용하여 일 분에 몇 백 타의 문자를 보낼 수 있다는 ‘엄지족, 엄지공주, 엄지왕자’를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찾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룻밤 꼬박 새운 상태와 비슷 런던대 심리학자인 글렌 윌슨 박사는 전자정보 도착 신호가 정보 처리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습니다. 어떤 일을 하던 중에 이메일 신호음, 휴대전화 벨소리 및 진동음이 울린다는 것을 알아채거나, 내용을 확인하거나, 응답을 할 경우에는 그 시점에서 지능지수 점수가 10점 정도 떨어진다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이 정도로 점수가 저하되는 다른 경우는 하루 온 밤을 꼬박 새우고 난 후에 검사를 했을 때입니다. 참고로 대마초를 핀 후 점수 하락은 4점 정도입니다. 이런 결과는 전자정보 신호를 인식하고 반응하는 등의 일련의 행동 때문에 전환되었던 인지적 능력이 다시 원래의 일로 돌아가도 전환 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신호음이나 진동 등의 변화를 알아채는 일, 즉 주의전환은 왜 사람들의 지적 수준 저하를 가져올까요. 주의 전환이라는 인지과정이 인류가 원시 수렵·채집 시대에 위급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사용하던 비상 대응 체계이기 때문입니다. 원시 인류가 길을 가다가 무언가 변화가 있을 때 그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 변화는 아무 것도 아닐 수 있지만 호랑이일 수도 있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새로운 변화가 호랑이인데 알아채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입니다. 변화가 있다면 일단 알아채는 것이 생존에 유리합니다. 즉, 즉각적이고 순간적인 주의전환이 되어야 합니다. 이어서 새롭게 나타난 얼룩덜룩한 그 무엇이 호랑이 무늬인지 나무무늬인지 고민할 시간이 없습니다. 고민 없이 호랑이라고 생각하고 싸울 것인가 혹은 도망갈 것인가를 무의식적으로 재빠르게 결정해야 합니다. 싸움을 선택하든 도망을 선택하든 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온 힘을 다해야 합니다. 싸워 이겨서 살아남거나 도망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뇌로 가는 혈액량 대폭 줄어 변화를 알아챈 순간부터 생존이 확실해질 때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싸움, 혹은 도망 행동에 필요한 신체 부위에 투입하도록 인류는 진화에 적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큰 근육과 심장 및 폐로 가는 혈류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뇌로 가는 혈류는 그만큼 감소합니다. 결국 사고 및 판단 과정에 사용해야 할 에너지가 줄어들게 됩니다. 싸움이나 도망 행동은 위급행동이기 때문에 이런 과정이 의식없이 매우 빠르고 폭발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안전한 상황이 되면 다시 뇌로 가는 혈류가 증가하지만 이 과정은 매우 완만하게 이루어집니다. 현대인들은 더 이상 길을 가다가 호랑이를 만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환경에서 무슨 변화가 있으면 즉각적으로 그 변화에 주의를 돌리는 ‘주의전환’이라고 하는 진화의 흔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메일 신호나 휴대전화 벨소리, 진동음은 예측되지 않는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입니다. ●피할 수 없는 ‘주의전환´ 무시하려고 해도 주의 전환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지만 전자 정보 신호를 탐지하고 확인하는 과정은 호랑이를 만나는 일과 같습니다. 변화 탐지와 해소 과정 후에는 다시 몸과 마음을 추슬러야 합니다. 회복하는 과정에 몇 분에서 몇십 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회복되기도 전에 다시 진동음이 울린다면 책상 위에서 연속으로 두 번이나 호랑이를 맞닥트린 셈이 됩니다. 그렇다면 아무리 책상에 오래 앉아 있어도 주의를 집중해서 공부를 해낼 수 없습니다. 결국 지능지수가 떨어진 것과 유사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아이가 제 방의 책상 위에서 진동음 모드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 호랑이가 출몰하는 숲속에서 공부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요?
  • [월드 사이언스] 美 방향제 12종 생식기에 毒

    [월드 사이언스] 美 방향제 12종 생식기에 毒

    “방향제는 환경호르몬 덩어리” 미국내 가장 강력한 민간 환경단체인 NRDC의 조사 결과,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가정용 방향제가 환경호르몬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정용 방향제와 관련한 기준이 전무해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 포함 미국 환경단체인 NRDC는 최근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가정용 방향제가 호르몬과 생식기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방향제 안전성 테스트를 실시하지 않고 있으며, 제조업체 역시 특정한 기준을 따를 필요가 없다.NRDC의 지나 솔로몬 박사는 “14종의 가정용 방향제를 분석한 결과 12종에서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가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이들 제품 중 천연 또는 무향이라는 제품 표시가 부착된 제품도 있었다.”고 밝혔다. 프탈레이트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액 생산 억제 및 생식기 이상을 포함한 기형을 초래할 수 있다. ●철새는 눈으로 자기장을 본다 철새가 북극으로 향했다가 남쪽으로 다시 내려올 수 있는 이유로 ‘지구 자기장을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제시됐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철새에게 방향을 감지하는 특별한 감각 기관이 있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독일 올덴부르크대 연구진은 최근 ‘플로스 원’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클립토크롬’이라고 알려진 전자기장에 반응하는 단백질이 철새의 눈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경 활성 부위를 추적할 수 있는 물질을 주입한 뒤 뇌의 어떤 부위가 활성화되는지 살펴본 후 철새의 시각 정보를 매개하는 부위가 전자기장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철새는 눈으로 북쪽과 남쪽을 직접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美과학자“지구온난화 막기 늦었다” 미국 과학진흥회는 25일 발표문을 통해 기후 변화의 속도를 멈추거나 늦추는 것은 이미 너무 늦은 것 같으며 적응 전략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부시 행정부의 국제담당 차관보로 일했던 투레키안 박사는 기고에서 “과학적 증거들은 경제적 정치적 실체들과 맞물려 인류가 기후 변화의 장기적인 영향을 막거나 역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투레키안 박사는 새로운 에너지 기술 개발에만 전념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중국,ITER 프로젝트 비준 중국이 24일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의 이행 협정을 비준하고, 국제원자력기구에 이를 보고했다. 국제 과학연구개발 프로그램으로서는 사상 최대인 155억달러 규모인 ITER 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개발을 목표로 프랑스 카다라시에 2012년까지 건설될 예정이다.ITER 프로젝트는 지난해 한국을 비롯해 EU, 인도, 일본, 러시아, 미국, 중국 등 7개 회원국에 의해 시작됐다.500㎿급인 ITER 원자로는 해수에서 추출한 중수소 동위원소를 융합하면서 에너지를 생산하게 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휴대전화 통화 10분만 넘어도 암 유발 가능성”

    “휴대전화 통화 10분만 넘어도 암 유발 가능성”

    휴대전화 통화 시간이 10분만 넘어도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 바이츠만연구소는 휴대전화를 10분 이상 사용하면 뇌에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지난 28일 발표했다. 휴대전화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수준의 저주파도 10분 만에 인체 세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 연구진은 인간과 쥐의 세포를 875㎒ 전파에 노출한 후 세포 변화를 관찰해 이 같은 결과를 밝혀냈다. 바이츠만연구소의 로니 세제르 박사는 “흔한 휴대용품에서 방출되는 매우 약한 전자파라고 하더라도 세포내부의 화학신호에 영향을 끼친다.”며 “이는 흔히 알려진 휴대전화의 ‘방출열’ 외에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휴대전화 위험성 논란에 새로운 불씨를 지폈다. 영국 던디대학교의 시몬 아더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변화가 있을 수는 있지만 암을 유발하는 원인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단지 세포변화만으로 ‘암 유발’이라고 경고하기에는 성급하다는 것.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핀란드 방사선·원자력안전센터의 다리우츠 레스친스키 교수는 “휴대전화의 전자파가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세히 연구해야할 필요가 생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지난해 영국 암 리서치재단 과학자들은 휴대전화와 뇌종양은 큰 관계가 없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진들은 4년간 휴대전화 사용자 1716명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 같이 주장했다. 사진 = 데일리메일 기사 캡처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얼굴학자 조용진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얼굴학자 조용진 교수

    우주공간에서 당신은 얼마나 미인? 다음달이면 드디어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탄생된다. 아울러 최종 선발된 우주인은 내년 4월 우주선을 타고 지구상에서 350㎞ 상공에 떨어진 우주 정거장으로 날아가는 역사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머나먼 하늘 나라로 올라간 한국인 우주인은 지상에서 들고 간 무게 45㎏의 보따리를 풀고 18가지에 이르는 각종 실험을 하게 된다. 이 가운데 흥미로운 실험 하나가 있다. 다름 아닌 ‘등고선 촬영장치를 이용한 얼굴의 우주부종 연구’이다. 우주에서 동양인과 서양인의 얼굴이 얼마만큼 붓는지 비교·분석하는 실험이다. 준비해간 등고선 장치에 디지털카메라를 장착, 여러 각도로 촬영을 하고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게 된다. ●“우주에서 얼굴이 얼마나 부을까요” 일부 학자들은 동양인 얼굴이 서양인보다 우주에서 더 잘 붓는다는 주장을 편다. 예를 들어 눈두덩이의 경우 지상보다 우주에서 5㎜가량 더 튀어 나온다는 것. 이를 제대로 따져 보자는 취지도 있지만 어쨌든 이 연구실험은 우리나라 우주인이 세계 최초로 실시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게 된다. 그렇다면 누구의 아이디어며, 또 누가 이 특수장치를 제작할까. 이리저리 수소문해 보니 ‘얼굴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조용진(57) 한남대 미술대학 객원교수가 주인공으로 밝혀졌다. 그는 한국의 얼굴, 우리 시대의 미인 얼굴 등 28년 동안 얼굴만 연구해와 이 방면에 독보적인 ‘얼굴학자’로 알려져 있다. 최근만 하더라도 자신의 열번째 저서 ‘미인’(해냄출판사,430쪽 분량)을 펴내 거침없는 연구의욕을 과시하고 있다. 이런 그가 1년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백홍열)에 ‘우주에서 변하는 얼굴’에 대한 연구 아이디어를 냈고, 아울러 이에 따른 특수장치 제작의뢰를 받았다. 지난 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에 위치한 목암미술관에서 조 교수를 만났다. 이 곳에는 자신의 오랜 연구결과물인 ‘남·북방 계통별 얼굴모형’들이 도서관의 책들처럼 쭉 전시돼 있었다. 그는 인터뷰에 앞서 “하루에 3분만 투자하면 그날이 즐겁다. 날도 더운데 노래나 한자락 하자.”면서 박목월 작사, 이수인 작곡의 ‘그리움’을 목청껏 부른다.‘구름가네 구름가네 강을 건너 구름가네/그리움에 날개펴고 산넘어로 구름가네/구름이야 날개펴고 산넘어로 가련마는/그리움에 목이 메어 나만 홀로 돌이 되네∼’ 높은 음자리에 머물며 펼쳐지는 목소리가 아마추어 수준이 아니다. 노래를 부르고 난 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가수였던 것을 아느냐.”고 반문하면서 다빈치는 생전에 노래를 불러 (출연료를 받아)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자신도 다빈치처럼 되려고 미술대학 다닐 때 그림 외에 성악을 별도로 공부했다며 웃는다. 그러면서 최근 제작된 ‘등고선 얼굴 촬영장치’를 꺼냈다.“우주에서는 얼굴이 퉁퉁 붓는데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어서 만들었다.”면서 내년 4월 우주에 갈 때 한국인 우주인은 45㎏의 무게만 가지고 갈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중량을 줄이려고 600g으로 낮춰 제작했단다.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게 되며 60분의 1초로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설명도 곁들인다. 이어 얼굴 얘기가 시작됐다.“북방계한테 수천 년간 밀렸던 남방계 얼굴이 광복 이후부터 미인자리에 올랐다.”면서 이목구비가 작은 북방계형에 비해 남방계형은 눈이 크고 입술이 두텁고, 또 안면의 오목함과 볼록함이 뚜렷한 게 특징이라고 했다. 요즘들어 미인개념이 서구형으로 변했지만 북방계에 가까운 한국인의 평균적인 얼굴로 인해 남성의 14%, 여성의 42.37%가 성형수술을 원한다고 예를 들었다. ●“생긴 것과 성격은 상관있습니다” 특히 그는 남·북방계 얼굴의 연구를 통해 질병유전자의 여러 공통점을 찾으면서 적어도 당뇨병은 남방계와 관련있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밝혀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중 뇌를 만드는 유전자가 가장 많고, 반면 용모(치아)를 만드는 유전자가 가장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용모와 뇌(성격)는 부모를 닮을 확률이 높지요. 따라서 용모와 성격은 상관성이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인은 무엇인가’를 연구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얼굴계측, 나중에 얼굴의학-얼굴공학 차원으로 연구영역을 넓히면서 한국인에게 최적인 것들, 즉 안경이나 헬멧, 마스크, 얼굴인식 장치 등의 모형도 얼마든지 표준화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는 또 “우리나라 미용산업에 들어가는 돈이 자녀 과외비 다음으로 높은 연간 35조원에 이른다.”고 전제한 뒤,“그렇게 많은 돈이 투자되면서도 문화적으로 쌓이는 것이 전혀 없어 공중분해되는 꼴이다.”면서 우리 시대의 ‘참미인’이 무엇인지 경각심을 주고 싶어 연구도 하고 책도 펴내게 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렇다면 미인의 기준은 무엇일까. 비너스의 아름다움은 남자들에 의해 평가된 육체적 아름다움이라면, 오늘날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높아지면서 미인의 개념도 많이 달라졌다면서 내면적, 외향적 아름다움이 갖춰져야 ‘이 시대의 미인’이라고 했다. ●“얼굴 보면 머릿속을 알 수 있지요” “인간이 밝은 미소를 지을 때 눈썹과 입꼬리가 6㎜정도 올라가기 때문에 설령 미인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표정으로 커버할 수 있습니다. 얼굴이 좌우대칭형에다 얼핏 봤을 때 어디선가 본 듯하고 친숙한 이미지가 미인에 해당되지요. 결국 미추(美醜)의 차이는 2∼5㎜(표정변화에 따른 얼굴크기)에 불과합니다.” 1968년 홍익대 동양학과에 입학한 뒤 ‘인물화’를 전공한 조 교수는 동양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되겠다는 생각에 가톨릭의대에서 해부학을 7년간 공부했다. 서울교대에서 동양화를 가르치던 1979년 어느날 미인의 인문학적 연구를 생각해냈다. 이후 과학적 계량화 작업을 시작했다. 예를 들어 한명의 얼굴을 2㎜ 등고선 촬영장치 카메라로 정면, 측면 등 70군데씩 찍어 나갔다. 이렇게 1985년까지 20살 남녀 2만여명을 대상으로 얼굴 각 부분의 길이와 비율, 형태 등을 측정, 수치화했다. 아울러 한국인의 유형별 두상조각을 만들어 전시를 했다. 소문이 나자 그에게 평택 임씨 등 전국 곳곳의 가문에서 조상의 얼굴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얼굴은 뇌를 싼 보자기와 같아서 보자기를 보면 속에 뭐가 들었는지 알 수 있다.”는 그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로봇시대가 되면 로봇 얼굴만 바꿔 끼게 되는데 이때 외국에서 만들어지는 얼굴보다는 한국인다운 로봇이 훨씬 편안하지 않느냐.”고 말해 한국형 로봇얼굴 제작에 대한 관심을 피력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그가 걸어온 길 ■ 그가 걸어온 길 ▲1950년 충남 서천 출생. ▲72년 홍익대 동양화학과 학사. ▲78년 동대학원 석사. ▲81∼84년 군산대 미술과 전임강사, 조교수. ▲84년 일본 도쿄예술대 대학원 박사. ▲84∼94년 서울교육대 미술교육과 조교수, 부교수. ▲94∼2003년 서울교육대 미술교육과 교수. ▲03∼06년 한서대 보건학부 미용학과 교수. ▲07∼현재 한남대 객원교수. # 연구실적 및 저서 국내 최초 악학궤범 토대로 처용탈 과학적 복원(04년), 우리 몸과 미술문화(89년), 등고선을 이용한 데생연구(92년), 얼굴 한국인의 낯(99년), 서양화 읽는 법(97년), 미인(07년)
  • 프리온은 ‘지킬박사와 하이드’

    프리온은 ‘지킬박사와 하이드’

    최근 국내에서 최초로 ‘유사 인간 광우병 환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사실이 아니라며 해명에 나섰지만, 국민들은 광우병 위험으로 검역중단 뒤 수입이 재개된 미국산 쇠고기와 연결시키며 공포심을 느끼고 있다. 한우의 안전성까지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증권가도 불똥이 튀어 쇠고기의 대체재인 닭고기 업체와 수산주의 주가가 뛴다고 한다. 도대체 광우병이 얼마나 무서운 병이기에 이토록 난리법석일까? ●광우병과 ‘프리온’단백질 광우병(狂牛病:Mad Cow Disease)은 말 그대로 병에 걸린 소가 미친 듯한 증상을 보인다는 말이다. 정식 의학적인 명칭은 우(牛)해면양 뇌증(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이다. 소의 뇌조직이 스펀지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 녹아버리는 병으로, 병에 걸린 소가 방향감각을 잃고 미친듯이 움직인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광우병은 사람을 포함해 모든 동물에게서 정상적으로 발견되는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이 변형을 일으키면서 발생한다.‘프리온 단백질’은 단백질(Protein)과 비리온(Virion:바이러스 입자)의 합성어다. 프리온 단백질은 이제까지 알려진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곰팡이·기생충 등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질병 감염인자다. 변형된 프리온이 뇌조직에 침투하면 작은 구멍들이 생기면서 뇌기능이 마비된다. 또 몸 안에서 정상적인 프리온을 공격해 변형된 형태의 프리온을 기하급수적으로 증식시켜 죽음에 이르게 한다. 프리온은 DNA나 RNA와 같은 핵산이 없이 감염성 질환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아직 그 증식 과정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치료 방법이 없다. ●사람도 광우병 걸릴 위험 높아 1730년 영국의 양떼에서 처음 발견된 광우병은 사육업자들이 소에게 양고기를 사료로 먹이면서 소에게로 전파됐다. 자연에서 방목하는 것보다 빨리 살을 찌우려고 초식동물인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여 일어난 것이다. 자연의 섭리를 뒤바꾸려는 사람의 욕심이 빚어낸 ‘소의 복수’인 셈이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둘러싸고 소뼈 등을 돼지·닭에게 먹인 뒤 이들의 뼈를 소 사료로 다시 사용하는 ‘교차오염’ 문제를 지적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광우병은 소, 염소, 양, 사슴 등 소과의 동물과 고양이, 치타, 퓨마, 호랑이 등 고양이과 동물은 물론 사람도 걸린다. ‘인간광우병’으로 불리는 질병은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으로 광우병에 걸린 소의 뇌, 골수, 내장 등을 먹었을 때 감염된다. 세계적으로 인구 백만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인간광우병에 걸리면 치매처럼 방향감 상실, 근육마비 증상을 보이며, 일부는 정신착란, 시력장애, 중풍 등이 오기도 한다. 말기에는 뇌 신경세포가 죽게 돼 소 광우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다가 죽음에 이른다. 그러나 잠복기가 길어 때로는 감염된 지 몇십 년 뒤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독(毒)도 되고 약(藥)도 되는 프리온 프리온 단백질이 꼭 인류에게 해를 끼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도움도 준다. 미국 화이트헤드연구소의 하비 로디시 박사팀은 지난해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를 통해 “프리온 단백질이 줄기세포 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프리온이 뇌 질환을 일으키지 않는 정상적인 상태에서 줄기세포의 복제를 도와 다른 세포로 분화시킨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새 혈구세포로 분열하는 쥐의 줄기세포를 연구했다. 그 결과 많은 세포 표면에서 정상 프리온 단백질을 발견했고, 이것이 줄기세포가 골수에서 새 혈구세포로 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프리온 단백질이 없는 줄기세포는 새 줄기세포를 만들지 못했다. 연구팀은 “프리온이 줄기세포가 골수 안에 달라붙는 것을 돕거나 세포 분열을 일으키는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프리온은 진화적 변화 메커니즘 연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몇년전 시카고대학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HHMI)가 효모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일부 프리온 단백질이 유전자 코드를 정확하게 읽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숨어있던 유전적 돌연변이들이 프리온 단백질로 인해 드러나게 되고, 성장과정에서 완전히 새로운 특징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44·끝) 문제점과 대책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44·끝) 문제점과 대책

    서울신문은 그동안 ‘희귀난치병’으로 고통을 받는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7월부터 ‘희귀난치병-도전과 정복’이라는 주제로 1년 넘게 장기 연재해 왔습니다. 분야별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문의를 직접 만나 말단비대증 등 43종의 희귀난치병의 원인과 증상, 발병 추이와 치료법은 물론 대책과 건강보험 등 제도상의 문제까지 심층적으로 다뤘습니다. 오늘로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관심을 가져주신 독자, 그리고 인터뷰에 응해주신 전문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이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국내 희귀난치병에 대한 문제점을 되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정확한 통계는 어렵지만 국내의 희귀난치병 환자들은 수백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병마 외에 제도는 물론 일반인의 인식과도 싸워야 하는 등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중에서도 환자와 의료인들이 지적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현행 건강보험 제도. 제원 확보의 어려움이야 어차피 시간을 두고 해결할 수밖에 없다지만 납득할 수 없는 급여 기준을 설정해 수많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주는 고통이 적지 않다는 것. ●건강보험 사각지대 많다 “혈우병을 예로 들면 현재 일반적으로 쓰이는 혈장분획 제제보다 훨씬 우수한 치료제로 평가받는 유전자 재조합 제제의 경우 건강보험 급여 기준이 1988년 이후에 출생한 혈우병 A형 환자와 모든 혈우병 B형 환자에 국한돼 있어 그 이전에 출생한 A형 환자는 속수무책입니다. 또 유전자 재조합 제제의 처방 횟수도 월 10회로 제한돼 출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중증 환자들이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지요. 이런 점은 당연히 정책적으로 해결해 줘야지요.”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유명철(병원장·정형외과) 박사는 이런 사례를 들어 희귀난치병 치료에 따른 제도의 문제를 지적했다. 건강보험 정책이 치료제 개발 등 의료계의 빠른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단 혈우병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자가면역 질환으로 인체의 면역체계가 자신의 외분비선을 공격해 문제가 되는 쇼그렌증후군의 경우 2004년부터 건강보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진단 과정이나 이 병의 합병증인 심각한 치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치과치료의 경우는 아직 급여 혜택도 주어지지 않고 있다. 이와 유사한 문제는 치매나 알츠하이머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알츠하이머는 급속한 노령화 때문에 2020년에는 우리나라에만 100만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무서운 질환이지만 이를 예방적으로 치료하도록 하는 건강보험 지원은 현실과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는 “치매의 경우 대부분의 환자가 고혈압, 당뇨, 관절염, 심장질환, 호흡기질환, 파킨슨병 등 3종 이상의 질환을 함께 가져 기존 치료제 외에 추가로 치매와 행동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약물 투여가 필수적인데, 현행 보험제도가 이를 대폭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급여 못받는 희귀난치병 아예 급여 대상에서 빠진 질환도 잇다. 골화석증(骨化石症)은 한 가지 질병이 인간에게 어떤 고통을 줄 수 있는지를 가늠케 해주는 병이다. 뼈가 약해 가볍게 부딪치기만 해도 툭툭 부러지고 말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화석증은 아직 보험급여 대상이 아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한정순(가명·47·여)씨의 경우 1983년 이후 오른쪽 대퇴골 13회, 왼쪽 대퇴골 6회의 골절상을 입어 그때마다 수술을 받아야 했다. 여기에다 지금은 만성 골수염과 시각장애, 골수 기능부전까지 앓고 있다. 한씨는 “다른 병과 달리 이 병만 예외라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가난한 살림이 나 때문에 거덜나는 걸 지켜보기가 죽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울먹였다. 비장증후군의 경우도 동반되는 심장병에만 급여가 적용될 뿐 질환 자체는 아직 보험 대상조차 아니다. 환자에게 적용하는 장애기준도 현실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다. 세종병원 소아과 김수진 과장은 “환아들의 심장이 개구리와 닮아 장애 진단이 당연한데도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이 환자들에게 성인 기준을 적용한다. 그 사이에 환아들이 대부분 숨지는데 이런 기준을 적용한다는 게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사회적 인식은 후진국 뇌성마비도 마찬가지이다.1회에 120만원이나 하는 보톡스 주사요법의 경우 만 2∼5살 환아는 급여 대상이지만 똑같은 환아도 대퇴부 근육의 문제로 보톡스 주사요법이 필요한 경우에는 보험 적용을 못 받는다. 여기에다 모든 뇌성마비 환자를 ‘비정상인’으로 치부하는 사회적 인식도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교실 박은숙 교수는 “뇌성마비 환자의 75∼80%는 독립 보행이 가능하며, 최근에는 중증 직업인도 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중등도의 환자 57%, 중증 환자의 35%가 직업을 갖고 있는데, 우리는 이들이 교육조차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다. 이유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사회적 편견 때문에 환자와 가족들이 한사코 병을 숨기는 질환이 간질이다. 아직도 ‘지랄한다.’며 간질을 ‘천형’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국내에 40만∼50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간질은 대뇌 속에서 과도한 전기에너지가 발생해 생기는 질환으로, 정신질환도, 유전질환도 아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과 허경 교수는 “이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바로잡히지 않으면 수많은 간질 환자들이 무지와 편견의 희생자로 살 수밖에 없다.”고 개탄했다. ●해법은 정책에 있다 의료인들은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체계가 다른 나라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으며, 급여 범위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으며, 정책의 문제 때문에 급여 형평성을 잃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안이비인후과병원장 권오웅 교수는 “사실 보험 재정이야 하루아침에 해소되지 않을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노인성 황반변성의 경우 급속한 노령화로 환자 수가 급증하지만 초기 진단법인 형광안저촬영과 레이저 및 광역학치료 일부만 보험 적용이 되는데 이런 문제는 당연히 정책적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호주연구팀 “저녁형 인간이 학습효과 높다”

    호주연구팀 “저녁형 인간이 학습효과 높다”

    ’저녁형 인간’이 학습 효과가 높다? 인간의 두뇌 활동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간대는 하루 중 저녁시간 때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애들레이드대학교(University of Adelaide)의 마틴 세일(Martin Sale)연구팀은 최근 “하루 중 인간의 학습 능력이 가장 활발한 때가 아침보다는 저녁 시간대였으며 이 시간대에 뇌 손상 환자들의 두뇌 훈련 치료가 이루어지면 빠른 회복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뇌를 통해 전달된 자극에 의해 손이 어느정도로 반응하는지를 시간에 따라 분석해 이같은 연구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전기 코일 모자를 피험자들에게 씌우고 두뇌 속의 신경 활동을 자극시켜 피험자들의 손에 나타나는 미세한 움직임을 관찰했다. 실험 결과 손의 움직임을 조정하는 두뇌의 특정 부위가 시간대에 따라 다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아냈으며 실험들이 아침보다는 저녁에 이루어졌을 때 더 많은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마틴세일은 “유기체들은 하루 24시간동안 빛과 어둠의 지속적인 변화에 지배를 받는다.”며 “오직 밤에만 움직이거나 아침에만 반응하는 유기체가 있듯이 사람에게도 특별한 시간대에만 활발하게 반응하는 신체 기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뇌질환 등으로 발작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에게 저녁시간을 이용해 장애복구치료(rehabilitation therapy)를 받게 한다면 좀 더 빠르고 수월하게 회복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애들레이드 대학 홈페이지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성철스님 법문이 힌두교적이라고?

    불교에서 최상의 경지이자 최대목표인 열반과 해탈. 일반인은 물론 용맹정진으로 일관하는 선승(禪僧), 구름처럼 물처럼 선방을 떠도는 운수납자(雲水衲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이 화두는 두고두고 어려운 명제이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오대산 월정사에선 이 어려운 화두를 놓고 조금이나마 더 긴요한 해답을 찾기 위해 국내외 불교 학자 27명이 머리를 맞댔다. 한국교수불자연합회가 ‘생로병사(生老病死)와 해탈(解脫)’을 화두로 삼아 어렵게 마련한 ‘2007 한국교수불자대회’. 대회에서는 줄곧 일상적이지 않은, 심지어는 ‘위험할 정도’의 일탈적인 발제와 토론이 이어져 참석자들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가장 첨예하게 관심을 끌었던 발제는 경북의대 정신의학교실 강병조 교수의 ‘성철 스님의 고의 아닌 거짓말’. 불교 신도들과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죽음의 개념과 해탈, 윤회의 불교적 가르침을 정색하고 비판한 것이어서 현장에서 찬반 논란이 많았고 행사 후에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법어집 상당부분 불교·과학과 어긋나” “한국불교의 거목이라는 성철(1911∼1993) 스님이 생전 설법한 내용은 시대에 뒤떨어진 비과학적 내용을 담고 있다.” 강 교수는 현대 불교에서 믿고 있는 윤회사상이나 보살(菩薩)사상은 석가모니 사후 400∼500년이 지나 생긴 대승불교가 힌두교의 사상을 받아들인 결과라고 주장했다. 특히 강 교수는 “석가모니는 윤회의 주체인 영혼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는데 성철 스님은 반대로 영혼이 있다고 생각한 이원론자였다.”고 해석했다. 성철 스님이 주장하는 영혼과 근사(近死) 경험 같은 것은 현대의학에서 뇌의 기능이 변화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성철 스님은 죽은 사람에게 ‘사자의 서’를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영혼은 해탈을 얻을 수 있다고 설법했지만 나는 그 책의 내용이 믿기지 않아 읽다 말고 덮어버렸다.”며 성철 스님의 설법·법문집을 연구한 결과 현대사회와 불교 이론에 맞지 않는 부분을 숱하게 찾아낼 수 있었다고 거듭 말했다.●“윤회·보살 사상은 힌두교사상 받아들인 것” 특히 성철 스님의 설법에 등장하는 전생 기억이나 죽은 사람이 몸을 바꾸어 다시 살아나는 차시환생(借屍還生), 전생투시(前生透視) 같은 것은 근기(根機)가 낮아 죽음을 두려워하는 불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방편이었을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나로파 대학의 애니 사피로 교수는 “‘사자의 서’는 망원경이 우주의 비밀을 우리에게 풀어준 것같이 인간 내면의 세계를 비춰보인 최고의 작품”이라며 “이 책의 메시지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며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죽음을 연구하는 안내서로, 죽어가는 사람에게는 이를 준비하는 책으로, 죽은 사람에게는 다음 생을 항해할 수 있도록 영혼을 달래준다.”고 말했다. 한국교수불자연합회 회장 김용표(동국대 불교학과) 교수는 “강병조 교수의 주장은 과학주의와 남방불교의 입장에서 성철 스님의 법문과 한국불교를 들여다본 것”이라며 “입증된 과학영역을 초월하는 종교 해석에 한계가 있지만 1400년 전의 신비주의적 방편과 교화를 지양하고 현대과학시대에 맞는 불교 바라보기를 용기있게 주장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내 맘속에 초대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내 맘속에 초대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글 홍승범(본지 편집장) | 사진 한영희 2005년 4월호 장영희 교수로부터 2007년 7월 가수 이은미까지, 그간 ‘초대’에는 총 스물여섯 분이 참여하여 진솔한 대화를 나눠주셨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 있는 분들을 한 자리에 초대하는 일은 매회 산고를 안겨주었지만, 돌아보면 그 시간들은 모두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제 릴레이 인터뷰 ‘초대’가 충전의 시간을 갖습니다. 잠시 숨을 고른 이후 더 풍성하고 실팍한 내용을 담아 돌아올 것을 약속드립니다.이번 호에는 그간 ‘초대’에 등장했던 대담자의 면면과 어록을 살펴봅니다. 장영희(영문학자, 서강대 교수) 희망을 버리는 것은 죄악이다 장영희-김점선(화가) 관능의 힘이 그대를 이끈다 김점선-신희섭(뇌 과학자) 단순함의 아름다움 신희섭-정말로(재즈 보컬) 꽃잎 날리네, 햇살 속으로 / 머물다 가네, 꽃그늘 아래 정말로-이외수(소설가) 고독한 산보자의 꿈 이외수-류승완(영화감독) 유쾌하고 정직한 분노의 방식 류승완-최일도(목사) 지상의 양식 최일도-인요한(의사) 1백 년 린튼 가의 ‘조선 살림, 한국 사랑’ 인요한-최불암(탤런트) 홀로 안으로 익어가면 / 그게 남자요, 아버지요 최불암-한준호(한국전력 CEO) 한 가지 마음으로 한길을 걸어가다 한준호-문국현(유한킴벌리 대표) 청년의 꿈을 청산에 심다 문국현-김후란(시인) 재능이 아니다, 열정이다 /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김후란이병훈(유니베라 대표) 꿈은 현실보다 힘이 세다 이병훈-한젬마(화가) 그림 밖으로 걸어나와 세상 속으로 들어가기 한젬마-유인촌(서울문화재단 대표) 내 꿈은 그대를 꿈꾸게 하는 것 유인촌-장미희(배우) 여름, 보리울의 길목에서 장미희-홍세화(한겨레신문 시민편집인)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홍세화-정혜신(정신과 전문의) 다시, 인간에 대한 예의로부터 정혜신-한비야(국제 NGO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 내 어여쁜 사람아, 일어나 함께 가자 한비야-박경철(시골의사) 쓸모없음보다 두려운 것은 없다 박경철-공병호(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행복한 자유주의자와의 대화 공병호-심재명(엠케이픽처스 사장) 모든 평범한 삶은 특별하다 심재명-장윤주(모델) 날 한 번이라도 본 적 있나요? 장윤주-배한성(성우) “친구, 인생은 더빙이 안 된다구” 배한성-정관용(KBS 심야토론 진행자) 대한민국의 정중앙에 서다 정관용-이은미(가수) 화려하고 쓸쓸하게,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장영희 행복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절대 행복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갖고 있습니다. 행복에 관한 한 우리는 참으로 변덕꾸러기라서 손에 넣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행복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행복은 영원이 아니라 순간적인 것이고, 그래서 진정한 가치와 행복은 위대한 성취의 이면이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 속에 숨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김점선 상대적으로 둔하고 끈질긴 예술가들만 남게 돼. 너무 예민하면 죽어. 무시도 이겨내야 하고, 운명 같아. 조물주가 작가 하나를 만들 때 일부러 굳센 의지를, 뚝심을 심어 놓지. 스무 살에 빛나지 않고 육십, 칠십에 빛나게 아주 조금씩 키워갈 수 있는 씨앗만을 집어넣지, 누구나 한눈에 알 수 있는 그런 조숙하고 완성된 재능을 넣지는 않아. 그렇게 되면 타락하기 쉬워. 시들어 버린다니까. 신희섭 어떤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으면서 그 일을 쉽게―다른 사람이 보기에―잘 해내는 사람을 우리는 전문가라고 부른다. 그는 그 일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다. 정확하게는 ‘뇌에 배어 있다’가 맞는 표현이다. 뇌에 배어 있는 기능이 몸을 통하여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하루하루 일상의 전문가이다. 자는 일, 먹는 일, 걷는 일 하나만 해도 우리가 얼마나 오랜 연습 끝에 이룩한 기능인가? 정말로 진실과 맞닥뜨리려면 얼마간의 불편을 감수해야 해요. 입맛에 맞는 달콤한 음악을 하기는 쉽지만 나 자신을 속일 수는 없잖아요. 재즈가 좋은 건, 음악과 나 사이의 공간에 거짓이 존재할 틈이 없다는 거예요. 거칠지만 그만큼 진솔하니까. 이외수 험, 험. 하던 얘기 마저 합시다. (담배 하나 물고) 옛날에 내가 심산유곡에 들어가 문장공부를 했거든. 겨울에 냉방에서 자고, 밥할 때만 불 떼고. 눈이 첩첩이 쌓여있으니 나무 구하기가 힘들어 아예 달밤 같은 때는 문 열어놓고 닫으나 여나 춥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밖을 내다보는데, 아! 그 달빛 속의 나무가 너무 거룩해 보이는 거요. 이렇게 추운데, 저자는 홀딱 벗고서 홀로 서서 겨울을 나는구나.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저렇게 초연하게 겨울을 날까. 딱 보면 내 신세 같은데… 그러다가 문득 그와 내가 하나가 되는 일체감을 얻은 겁니다. 그때부터 문장도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묘사하고 설명하는 문체가 아니라 그 사물의 마음으로 말을 하게 된 거지. 류승완 자칭 걸작 시나리오를 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람들을 가끔 만납니다. 그러나 만나고 보면 그들은 시나리오 한 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써본 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제가 직접 만든 단편 영화를 가지고 대한민국의 모든 영화제에 출품해서 모조리 떨어져 봤습니다. 영화학과 시험에도 빠짐없이 낙방을 경험했고요. 데뷔하기 전까지 열한 편의 장편 시나리오를 썼는데, 한 번도 공모에 당선되지 못했고 영화사에도 팔지 못했습니다. 재능은 극복할 수 있지만 열정은 극복할 수 없어요. 시쳇말로 중요한 것은 펀치가 아니라 맷집이 세야 한다는 겁니다. 최일도 어느 날, ‘밥퍼’ 현장에서 진지를 드시던 할아버지 한 분이 신문을 보시다가 저를 부르시더라고요. 어이, 최 목사! 또 책을 냈구먼. 아, 네. 졸작을 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부끄러운 건 아는구먼. 예? 무슨 말씀…. 이 사람아, 예수는 책 한 권 낸 적 없는데, 그 제자라는 사람이 뭔 책을 그리 많이 내? 아, 예. 그래서 늘 부끄럽습니다. 내고 싶어 낸 게 아니라…. 지난번에 저쪽에서 냈으니 이번엔 이쪽에서 내달라고 하도 졸라서…. 아, 시끄러워! 어쨌든 당신이 냈잖아. 이것 봐. 우리는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목사 말고 예수님처럼 사는 목사를 기다리는 게야…. 인요한 가난과 역경에 맞닥뜨려도 웃으면서 헤쳐나가는 것이 조선 사람의 본래 얼굴입니다. 결핵에 걸려 죽음을 눈앞에 둔 한 주민이 해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몹쓸 병에 걸렸지만 어쩌겠어요. 열심히 끝까지 싸워봐야죠.” 너무나 의연한 자세로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용기 있게 맞서는 모습에 경외감마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린 지금 어떻습니까? 걸핏하면 한강에 풍덩, 목숨을 버리는 풍조가 생겨났어요. 병원에 와 보세요.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목숨은 선물인데, 그런 나약한 태도는 원래 우리의 모습이 아니에요. 비겁한 도피예요. 최불암 요즘 들어 내가 주례를 많이 보는데, 아버지가 울면 딸이 울고, 딸이 울면 반드시 아버지가 울어요. 그런데, 아버지는 손으로 눈물을 닦지 않아요. 마치 흘린 적 없다는 것처럼 눈만 껌벅거릴 뿐. 그래서 결혼식장에서는 아무도 아버지의 눈물을 볼 수 없고 다만 딸이 그것을 느끼게 되는 거지요. 내 사무실에 여직원이 하나 있었는데 아주 어렵게 자란 친구예요. 시집갈 때 내가 주례를 봤는데 그이 아버지도 역시 눈물을 떨구고 있더라구. 신부는 화장 지워가면서 같이 울고…. (아들? 그때는 어머니가 울지) 한준호 북한 현지 KEDO발전소 건설 당시 작업에 참여한 현지 인력 4백 명 가량을 강당에 모아 놓고 교육을 시켰어요. 그런데 하루는 그중 한 사람이 와서 강당 불이 밝아 글을 볼 수가 없다고 하는 겁니다. 전등의 삼분의 이를 끄고 나머지만 켰더니 그제야 눈이 편하다고 했답니다. 우리 눈에는 너무나 익숙한 불빛이 다른 어떤 사람들에게는 눈이 부실 만큼 밝다는 사실…. 이것은 우리가 지금 어떤 문명을 경험하고 있는지에 대한 방증이라 할 겁니다. 문국현 언젠가 피터 드러커 선생을 만나 뵈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비가 막 쏟아지는 날인데, 아흔다섯의 연세에 다리가 불편하셔서 워커에 의지하시면서도 식사를 굳이 나가서 하자시는 겁니다. 아! 선생님, 도대체 이 도전하는 정신의 정체는, 그 정열은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여쭈었더니 답이 명쾌했습니다. “인생은 긴 달리기이고, 사람은 모름지기 젊게 살아야 해! Life is long running, people must keep young!”. 김후란 미래는 현재다, 이 말을 가슴에 담아두고 살아요. 미래가 현재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현재가 미래로 달려가는 것이잖아요. 이병훈 일터는 우리가 하루 3분의 2 이상의 시간과 정력을 쏟는 곳입니다. 당연히 자아성취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자아라는 건 개인과 기업의 꿈이 하나 될 때 성장하니까 가능하면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 모여야 합니다. 그래서 제게는 10조짜리 회사를 만들겠다는 욕망이 없습니다. 다만 그들이 함께 일하는 ‘참 좋은 회사’ 하나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한젬마 잘 어울려서 내 몫만큼 살고 가는 것. 그게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일 거라고 생각해요. 나이 들면서 모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그건 제가 정말 싫어하는 거예요. 젊은 나이에는 잘 모르고 달려드는 패기도 좋고 날카로움도 좋지요. 하지만 나이 들어 그러는 것은 부담스러워요. 너무 공격적이거나 강한 것도 싫고요. 조용하고 침착하고 내면의 힘이 느껴지는 사람이 좋아요. 유인촌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계층에 있는 사람들, 예술에 대해 별로 인식이 없어. 말로는 뭔 소리 못 해. 하지만 옷 벗고 속에 있는 얘기 다 끄집어내다 보면 예술을 하찮게 생각해. 문화를 해야 한다, 그래야 선진국이다 떠들지만 말 뿐이야. 결국 예술가들이 그이들의 머리를 깨우쳐줘야 하는데 부끄럽게도 대부분 역량이 부족해. 예술가? 딴따라? 그 역할 너머냐, 안쪽이냐로 구분하면 돼! 장미희 언제 어디서든 당당한 배우들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못 그래요. 전날 밤 준비하고, 고민하고, 그러고도 막상 나가야 할 때가 닥쳐오면 “정말 싫어!” 혼자 떼를 써요. 요즘도 공적인 자리에 가면 “말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어, 편안히 놔주었으면 좋겠어” 중얼거리면서 귀퉁이에 숨어요. 아직도 저는 왜 배짱이 요만할까, 혼자 고민하지요. 홍세화 한국으로 돌아가면 땅을 많이 밟아보리라, 파리에 있을 때 다짐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와 보니 자동차가 사람을 밀어내고 있었습니다. 위로 가라, 밑으로 가라 아니면 건물 속으로 들어가라…. 사람의 길이 없구나, 길이 없어서 사람들이 길을 찾지 않는구나, 나는 독백을 했습니다. 정혜신 ‘인간은 자기가 아닌 만큼만 인간일 수 있다.’ 2차 대전 당시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았던 한 유태인 정신과 의사가 이런 말을 남겼어요. 인간은 자기를 초월할 수 있는 만큼만 인간이라는 거고, 본능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인간의 자의식 속에서만 진정한 이성적 존재가 나타난다는 거죠. 한비야 생각하는 사람thinker도 있고, 행동하는 사람actor도 있어요. 저는 가슴이 시키는 대로 어떻게든 손발을 움직여야 하는 사람이니 후자이겠죠. 생각해보세요. 목욕탕 가서 생각보다 뜨거운 물에 들어갔어요. 견딜 수 없죠? 튀어나가야 하죠? 그게 절박감이에요. 난 그게 뭐가 됐든지 일단 ‘필’이 오면 100도까지 끓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어요. 성에 안 차! 박경철 죽어서 아버지를 만나서는 “그래, 잘했다” 칭찬을 받아야 하고, 아픔을 함께해준 친구에게는 언제든 힘이 되어주어야 해요. 그리고 나를 믿어주는 아내에게도 실망을 줄 수 없으니 결국 이들이 저를 하루 24시간 감시하고 격려하는 거죠. 당연히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짐할 수밖에요. 공병호 안분지족, 나는 노! 입니다. 인간은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것보다 좀 더 높은 목표에 에너지를 쏟고 그것에 몰입할 때 행복을 느낍니다. 일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절반의 행복에 지나지 않습니다. 일이 항상 좋을 수는 없겠지만, 마찬가지로 사람도 항상 행복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건 행복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일을 하면서 행복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심재명 재테크요? 문외한이에요. 성격이요? 직관적이고 감성적이랄까, 지레짐작해서 일을 그르친다고 남편에게 늘 주의를 받아요. 화나는 일이요? 영화 잘 만들 고민을 하지 않고 잘 살아남을까만 궁리하는 사람을 마주 보는 일. 화를 자주 내냐고요? 못내요. 좌우명이요? 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말자. 성공이요? 그런 걸 꼭 생각해야 하나요? 나이에 따라 현명하게 자신을 변화시켜가면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 그게 성공 아닐까요? 장윤주 리허설 백 번 하고 관객 앞에 딱 한 번 서면 그만인 게 쇼예요. 하루 만에 끝날 거 할 짓 없어서 이렇게 준비하나, 회의가 들기도 하지만 한 번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되풀이하지 않는 비장한 올인이 멋있잖아요. 예전에는 쇼가 끝나고 나면 아쉬운 기분에 맥주도 한 잔씩 했는데, 이제는 박수를 뒤로하고 무대를 내려와 본래의 나 자신으로 돌아오는 모습도 너무 좋아요. 쿨하게 안녕히 계세요, 하면서 총총 발걸음을 돌리는 그런 내 몸짓들이 진짜 멋있다, 완전 카리스마다, 스스로 감탄하기도 해요. 배한성 방송 잘하는 법 궁금하시죠. 책 나와 있어요. 조금 두꺼운 게 흠이긴 한데, 읽다가 지치면 훌쩍 뛰어넘어 맨 뒤를 봐도 좋아요. 거기 아마 이런 이야기가 쓰여 있을 거예요. 여태껏 얘기한 건 이론이다, 방송은 타고나는 것이다. 그럼 도대체 뭘 타고나느냐, 재능? 아니, 끈기. 정관용 토론 문화가 성숙하지 못한 것은 교육에도 큰 문제가 있습니다. 사지선다 주입식 학습의 폐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거죠. 정운찬 총장 재직 시 서울대학교에 기초교육원이 만들어졌습니다. 거기서 뭘 가르칠까요. 말하기와 글쓰기랍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서울대에 들어온 우수한 학생들이 정작 학문을 위한 기본 소양을 갖추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은미 남 모르는 아픔과 고민 갖지 않은 사람 누가 있겠어요. 그런데도 제 주변에는 세상이 다 그런 거다, 너 혼자 고민하는 것 아니다, 코웃음 치는 사람이 없었어요. 늘 한 발짝 뒤에서 지켜주기만 하는 그런 진짜 사랑을 받고 있었는데, 정작 제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거예요.
  • 시각에 의한 의식생성 기초원리 규명

    국내 연구진이 사람이 눈으로 본 뒤 느끼는 의식의 변화가 시각에 관여하는 대뇌 부위인 ‘시각피질’내 상호작용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과학기술부는 15일 서울대 심리학과 이상훈 교수가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이같은 연구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7월16일자 온라인호에 게재됐다. 이 교수는 “대뇌의 1차 시각피질(V1) 표면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시각정보에 의한 ‘신경적 전이파도’가 마음의 변화를 초래하는 ‘지각적 전이파도’로 이어진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2,3차 상위 시각피질 영역으로 전파돼야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부는 “지금까지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위계적 시각피질들 각각의 활동, 상호작용, 주의 등의 요소들이 의식의 생성에 어떤 차별적 기여를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크게 진전시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부의 뇌기능활용 및 뇌질환치료기술개발연구사업단의 연구 지원으로 이뤄졌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한국의 ‘크리미널 마인드’ 대검 심리분석실을 가다

    한국의 ‘크리미널 마인드’ 대검 심리분석실을 가다

    지난해 1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심리분석실. 행동분석 담당 김재홍 분석관의 눈빛이 번뜩였다. 건너편에 앉은 안모(35·여)씨의 몸짓이 이상했다. 안씨는 2005년 경남 창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 딸이 독극물을 먹고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을 겪은 유가족. 하지만 딸의 죽음을 되짚는 안씨의 얼굴에선 분노나 슬픔이 표현되지 않았다. 무의식중에 김 분석관을 경멸하는 표정이나 미소도 지었다. 아무 이유없이 신체의 일부를 만졌고, 입술에 주기적으로 침을 발랐다. 말을 더듬었고 속도도 일정치 않았다. 평소 안씨가 하지 않던 행동이었다. ●과학수사로 풀 수 없는 범죄 해결 김 분석관은 분석 결과 안씨가 딸을 숨지게 한 범인임에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결론을 얻어냈고 이를 창원지검에 알렸다. 법원은 종합적인 판단 끝에 보험금을 노린 살인죄로 안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 대검 심리분석실 수사팀.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지형기 검사관, 강민국 검사관, 이상현 검사관, 김미영 분석관, 김재홍 분석관, 정재영 실장.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증거도 동기도 없어 과학수사로도 풀 수 없는 범죄. 유일한 단서는 사건 관련자들뿐.‘크리미널 마인드’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실제로 존재하는 행동분석팀(BAU)이 등장하는 미국 드라마다. 범인의 행동과 심리 상태에서 미궁에 빠진 범죄의 열쇠를 찾는 프로파일링을 소재로 한 수사물이다.14일 한국의 ‘크리미널 마인드’ 대검 심리분석실 수사관들을 만나봤다. 충남 보령에 사는 간호사 윤모(22·여)씨는 퇴근길에 직장 동료 유모(37)씨에게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애원도 해보고 고함도 처봤으며 급기야 손에 잡힌 유씨의 흉기로 자해까지 했지만 유씨는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윤씨는 결국 유씨의 어깨를 흉기로 두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살인과 정당방위의 갈림길에서 물적 증거는 없었다. 열쇠는 거짓말탐지기를 이용한 심리·생리검사 반응뿐이었다. 윤씨는 사건 관련 질문에 답하며 호흡이나 맥박, 혈압에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는 등 진실 반응을 나타내 결국 무죄로 풀려났다. 윤씨는 석달 뒤 결혼할 약혼자와의 사이에서 3개월 된 새 생명을 잉태한 상태여서 성폭행에 대한 저항이 더욱 격렬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심리·뇌파·행동·진술 등 4가지 동원 심리분석실에서 다루는 분석검사는 심리·생리검사와 뇌파분석, 행동분석과 진술분석 등 모두 네 가지다. 심리·생리검사는 거짓말탐지기로 사건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을 때 나타나는 배와 가슴의 호흡 변화, 혈압과 맥박의 변화, 동공의 크기 변화, 피부에 땀이나 닭살 등이 생기는 전류 저항 등을 측정하는 검사법이다. 뇌파 분석은 두피에 뇌파 변화를 탐지하는 32개의 센서를 부착하고 사건 관련자에게 사건 관련 물품을 보여주고 뇌파 변화를 측정한다. 예를 들어 살인사건 용의자 5명에게 피해자의 옷을 보여 줬을 때 범인이라면 이 옷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정보를 처리하면서 특이한 뇌파가 생기지만 관련 없는 용의자는 정보처리를 하지 않는다. 대검 심리분석실 정재영 실장은 “보통 거짓말탐지기를 써도 심리·생리 반응을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반응들은 자율 신경계를 통해 나오기 때문에 통제가 불가능해 거짓말탐지기는 97∼98%, 뇌파분석은 100%의 정확성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고성능 카메라로 행동 경향 파악 행동분석은 분석관과 사건 관련자들이 사건에 대해 얘기할 때 관련자들이 하는 말실수, 목소리 톤 변화, 응답시간 지연, 말더듬기, 진술의 일관성, 얼굴 미세표정, 눈의 움직임, 응시회피, 자세 변화와 몸 각 부위의 위치 등과 같은 행동 특징을 파악하는 기법이다. 심리분석실에는 6대의 고성능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카메라에 찍힌 개인마다의 고유한 행동 경향을 파악하고 특정 진술이나 질문에서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지를 파악한다. 진술분석 담당 김미영 분석관은 “정말 겪은 사건에 대한 진술은 감각 정보가 풍부하고 사건 전후와 중간 가운데 중간상황에 대한 진술을 길게 적는다. 반면 거짓 진술에는 감각 정보가 부족하고 하나의 대상을 부르는 명칭이 자주 바뀐다.”고 설명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0.25초 순간 온갖 표정 나타나 ‘당신의 표정엔 만감(萬感)이 숨어 있다.’ 행동분석은 사람의 수많은 행동 속에 숨어 있는 감정 변화를 읽어내는 수사기법이다. 국내 최고의 행동분석 전문가인 대검 심리분석실 김재홍 분석관의 설명을 통해 행동변화가 가장 잘 나타나는 얼굴 표정의 미세한 변화를 분석해 봤다. 사람의 얼굴은 수천개의 미세근육으로 이뤄져 있다. 이 근육 중에는 통제가 가능한 수의근(隨意筋)이 있는 반면 통제할 수 없는 불수의근도 있다. 김 수사관은 약 0.25초의 짧은 순간 얼굴 근육의 움직임으로 나타나는 미세 표정을 통해 인간의 온갖 감정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먼저 눈썹이 팔(八)자 모양이 되고 입술 양끝이 아래로 내려가는 건 ‘슬픔’을 뜻한다.‘분노’를 나타낼 땐 미간이 안쪽으로 몰리고 아래로 내려가며 바깥쪽 눈썹이 위로 올라간다.‘분노’땐 턱을 아래로 내리고 치아를 약간 내보이며 공격 성향을 드러내기도 한다. 눈이 커지고 눈썹과 눈꺼풀이 들어올려지면 ‘두려움’을 뜻하고 여기서 입이 함께 벌어지면 ‘놀라움’이라는 뜻이 된다. 코에 주름이 생기고 눈이 가늘어지면 ‘혐오’라는 뜻이고 입술에 힘을 주는 건 ‘결의·분노’를 뜻한다. 범죄와 관련해서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사람이 ‘행복’할 땐 양쪽 입가가 뺨 근육을 통해 살짝 들어올려져 미소 짓는 표정이 된다. 미소에도 진짜와 거짓이 있다. 진짜 미소는 자연스런 긍정 정서에서 유발되기 때문에 눈 양쪽에 주름이 생기는 반면 거짓 미소는 눈가 주름이 형성되지 않는다. 김 수사관은 “얼굴 미세표정 변화로 인한 감정 표현은 심리상태를 포착해낼 수 있는 중요한 열쇠”라면서 “이를 고성능 카메라로 찍어 수천 가지 표정에 일일이 번호를 매기며 분석하다 보면 밤을 꼬박 새우기 일쑤”라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심리수사 軍에서 시작됐다…1961년 국내 첫 거짓말탐지기 도입 우리나라 심리수사의 역사는 군대에서 시작됐다. 1961년 국내 최초로 거짓말탐지기를 도입해 사용한 곳이 군대다. 이후 79년 4월부터 3개월 동안 국내 최초로 거짓말탐지기 검사관 양성교육이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같은 해 8월 대검찰청이 거짓말탐지기를 이용한 심리·생리검사 업무를 시작했다.2004년 대검에 뇌파분석이 도입됐고 2005년 행동 및 진술 분석이 추가로 도입되면서 세계 최초로 네 가지 통합심리분석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현재 검찰에는 대검찰청을 포함해 전국 13개 지검에 19명의 심리·생리검사관이 있다. 국내 유일의 행동분석관과 진술분석관인 김재홍 분석관과 김미영 분석관 등 모두 21명이 심리수사 업무를 맡고 있다. 하지만 지검에서는 거짓말탐지기를 이용한 심리·생리검사밖에 할 수 없고 네 가지 통합심리분석은 대검찰청 심리분석실에서만 이뤄진다. 분석검사는 사건 관련자의 동의를 받아야 이뤄질 수 있다. 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의 요청 외에 사건 관련자도 스스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분석을 요청할 수 있다. 심리·생리검사관이 되기 위해서는 대졸 이상 학력에 수사 실무경력이 3년 이상이어야 하고 검찰 수사관 양성교육을 6개월 이상 받아야 한다. 진술과 행동분석관이 되려면 범죄심리학 석사 이상의 학력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대검 심리분석실 정재영 실장은 “아직 대법원에서는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가 수사 증거로 채택되지 않지만 하급심에서는 종종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검사 결과와 판결문이 94% 정도의 수준으로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6%도 거짓말탐지기의 오류라기보다는 범죄의 추가 증거가 모자라 판결이 검사 결과와 엇갈린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심리수사가 범죄 관련 판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19년만에 깨어나보니…” 휴대전화가 제일 신기

    “19년만에 깨어나보니…” 휴대전화가 제일 신기

    ‘19년만에 의식을 회복해보니….’ 영화 ‘굿바이 레닌’과 비슷한 상황이 폴란드에서 실제 벌어졌다. 주인공은 폴란드 철도원이었던 얀 그르제프스키(Jan Grzebski·65). 그는 1988년 객차에 부딪친 후유증으로 뇌 종양이 생겨 말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의식 불명상태에 빠졌다. 아내의 헌신적 간호로 최근 의식이 돌아온 그에게 폴란드는 엄청나게 달라진 ‘딴 세계’였다. 먼저 그를 맞은 것은 ‘이념의 종언’이었다. 그동안 폴란드는 공산주의가 몰락하고 시장경제로 바뀌어 있었다. 또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도 가입해 있었다. 무엇보다 낯선 것은 폴란드 일상의 큰 변화였다. 그는 1일(현지 시간) 폴란드 TVN24텔레비전에 출연해서 “이전에는 상점에서 파는 것이라곤 차와 식초밖에 없었는데….”라고 말문을 연 뒤 “고기도 배급제였고 주유소에는 기름을 넣으려는 인파가 즐비했다.”고 기억했다. 그가 의식을 잃은 당시 폴란드는 야루젤스키 장군이 지배하던 공산주의 군사정권 말기였다. 공산정권과 바웬사가 이끌던 연대자유노조와 충돌, 일촉즉발의 긴장이 극도에 달했다. 국민들은 끊어진 난방과 강압적이며 부패한 공산관료, 배급을 위한 길고 긴 줄에 지치고 궁핍한 상태였다. 이런 기억속의 그를 어리둥절하게 한 것은 ‘거리 풍경’이었다. 그는 “가장 놀랐던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걸어가면서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한 뒤 “가게에 상품이 널려 있고 골라서 살 수 있는 이런 시대에 사람들이 늘 불평을 늘어놓는 것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 같으면 이런 세상에 불평할 게 없겠는데….”라고 덧붙였다. 벤츠,BMW, 도요타, 대우 등 거리를 달리는 외제차, 대낮처럼 밝아진 밤거리, 사라진 레닌 동상, 활기차게 거리를 활보하는 밝은 표정의 젊은이들도 그에게는 낮설게만 느껴졌다. 다시 깨어나 보니 기쁨도 있었다.4명의 자녀가 결혼해서 11명의 손자·손녀가 생겼다. 그들의 재롱을 보는 것은 ‘19년의 상실’을 보상해주고도 남았다. 그는 사고 당시에 대해 “의사들이 ‘한 두달밖에 살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들을 수 있었지만 반응할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의사들은 절망적인 선언을 했지만 그를 구한 것은 아내 게르트루다였다. 그는 “아내가 나를 살렸다. 희망을 잃지 않고 늘 곁에서 나를 돌봐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아내 게르트루다도 감격에 겨운 듯 “우리를 보러온 많은 사람들이 ‘남편이 언제 죽느냐?’고 말했지만 나는 흔들리지 않았다.”며 “봐라, 그가 죽지 않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그르제프스키가 의식을 회복한 사연은 영화 ‘굿바이 레닌’을 빼닮아 화제다. 영화에서 동독 열성 공산당원인 어머니는 아들이 베를린 장벽 철거 요구 시위에 참가했다 끌려가는 것을 본 뒤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진다. 이어 8개월 뒤 통일 독일시대에 깨어났지만 의사는 심장이 약해져서 충격을 받으면 목숨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 사실을 안 주인공 아들이 아파트 주민들에게 과거처럼 행동할 것을 당부했다. 또 동독 발전과 서방의 붕괴를 담은 TV뉴스까지 제작했다. 영화는 이처럼 ‘가상 현실’을 꾸며 어머니에게 보여주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뤘다. 파리 이종수특파원 vielee@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폴란드판 ‘굿바이 레닌’

    폴란드판 ‘굿바이 레닌’

    |파리 이종수특파원|‘19년만에 의식을 회복해보니….’ 영화 ‘굿바이 레닌’과 비슷한 상황이 폴란드에서 실제 벌어졌다. 주인공은 폴란드 철도원이었던 얀 그르제프스키(Jan Grzebski·65). 그는 1988년 객차에 부딪친 후유증으로 뇌 종양이 생겨 말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의식 불명상태에 빠졌다. 아내의 헌신적 간호로 최근 의식이 돌아온 그에게 폴란드는 엄청나게 달라진 ‘딴 세계’였다. 먼저 그를 맞은 것은 ‘이념의 종언’이었다. 그동안 폴란드는 공산주의가 몰락하고 시장경제로 바뀌어 있었다. 또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도 가입해 있었다. 무엇보다 낯선 것은 폴란드 일상의 큰 변화였다. 그는 1일(현지 시간) 폴란드 TVN24텔레비전에 출연해서 “이전에는 상점에서 파는 것이라곤 차와 식초밖에 없었는데….”라고 말문을 연 뒤 “고기도 배급제였고 주유소에는 기름을 넣으려는 인파가 즐비했다.”고 기억했다. 그가 의식을 잃은 당시 폴란드는 야루젤스키 장군이 지배하던 공산주의 군사정권 말기였다. 공산정권과 바웬사가 이끌던 연대자유노조와 충돌, 일촉즉발의 긴장이 극도에 달했다. 국민들은 끊어진 난방과 강압적이며 부패한 공산관료, 배급을 위한 길고 긴 줄에 지치고 궁핍한 상태였다. 이런 기억속의 그를 어리둥절하게 한 것은 ‘거리 풍경’이었다. 그는 “가장 놀랐던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걸어가면서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한 뒤 “가게에 상품이 널려 있고 골라서 살 수 있는 이런 시대에 사람들이 늘 불평을 늘어놓는 것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 같으면 이런 세상에 불평할 게 없겠는데….”라고 덧붙였다. 벤츠,BMW, 도요타, 대우 등 거리를 달리는 외제차, 대낮처럼 밝아진 밤거리, 사라진 레닌 동상, 활기차게 거리를 활보하는 밝은 표정의 젊은이들도 그에게는 낮설게만 느껴졌다. 다시 깨어나 보니 기쁨도 있었다.4명의 자녀가 결혼해서 11명의 손자·손녀가 생겼다. 그들의 재롱을 보는 것은 ‘19년의 상실’을 보상해주고도 남았다. 그는 사고 당시에 대해 “의사들이 ‘한 두달밖에 살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들을 수 있었지만 반응할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의사들은 절망적인 선언을 했지만 그를 구한 것은 아내 게르트루다였다. 그는 “아내가 나를 살렸다. 희망을 잃지 않고 늘 곁에서 나를 돌봐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아내 게르트루다도 감격에 겨운 듯 “우리를 보러온 많은 사람들이 ‘남편이 언제 죽느냐?’고 말했지만 나는 흔들리지 않았다.”며 “봐라, 그가 죽지 않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그르제프스키가 의식을 회복한 사연은 영화 ‘굿바이 레닌’을 빼닮아 화제다. 영화에서 동독 열성 공산당원인 어머니는 아들이 베를린 장벽 철거 요구 시위에 참가했다 끌려가는 것을 본 뒤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진다. 이어 8개월 뒤 통일 독일시대에 깨어났지만 의사는 심장이 약해져서 충격을 받으면 목숨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 사실을 안 주인공 아들이 아파트 주민들에게 과거처럼 행동할 것을 당부했다. 또 동독 발전과 서방의 붕괴를 담은 TV뉴스까지 제작했다. 영화는 이처럼 ‘가상 현실’을 꾸며 어머니에게 보여주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뤘다. vielee@seoul.co.kr
  •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5) ‘더불어 공부’ 하기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5) ‘더불어 공부’ 하기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대에는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배워야 할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매년 학생들의 교과서에는 몇 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개념이나 사실들이 새로 등장하곤 합니다. 학생들은 인류 역사를 통해 축적된 과거 정보와 더불어 시대 상황에 적절한 새로운 정보를 모두 다 학습해야 합니다. 이렇듯 방대한 정보를 거침없이 머릿속에 집어 넣어도 모자랄 판이지만 인지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면 수업이 끝난 직후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수업 내용의 약 80%를 망각합니다. 대부분의 수업 내용은 학생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지 않고 수업이 끝나자마자 아주 빠르게 사라져 버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배울 것 많은 현대 환경과 잊어버리기 잘하는 학생 사이에 존재하는 커다란 틈새를 메우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정보 습득 방법을 아는 것이 꼭 필요한 일입니다. 학생들은 필요한 정보의 대부분을 학교 수업을 통해서 습득하는데 학교 수업 중의 학습률은 수업 방식에 따라 변화합니다. 즉 얼마나 잘 기억할지 혹은 얼마나 잘 잊어버릴지를 결정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수업 방식입니다. 그림은 수업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학습률을 나타낸 것입니다. 교실에서 공부할 때 선생님의 강의를 듣기만 하는 경우는 선생님이 제공하는 정보의 5%만이 학생들의 머릿속에 남습니다. 해당 교과서를 읽는 경우는 강의를 듣기만 하는 경우의 두 배가 학습되고, 동일한 내용을 동영상으로 제시할 때는 독서의 두 배가, 시범강의나 전시회 등을 참관하는 것은 30% 정도의 학습률을 보입니다. 선생님이 주는 대로 그냥 받기만 하는 수동적 학습의 경우가 이렇고 교과서를 먼저 읽고 강의를 듣는 경우와 같이 능동적인 학습을 하는 경우는 수동적 학습과는 달라집니다. 능동적인 학습의 일환으로 집단토의를 한다든지 질문이나 답변을 통해 학습에 참여한다든지 혹은 수업 내용 가운데 일부를 실제로 해본다든지 하는 경우에는 학습률이 50%를 훌쩍 넘게 됩니다. 수동적으로 강의만 들었을 때에 비해 열 배 이상의 학습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지요. ●‘가르치기´ 학습률 90% 가장 학습률이 높게 나타나는 경우는 ‘가르치기’(learning by teaching)입니다. 내가 아는 것을 남에게 가르치면서 내 지식이 공고해지는 것이지요. 선생님이 알려 주셨을 때 완벽한 이해가 되지 않던 내용을 친구에게 설명하면서 아하! 내 지식이 확실해지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겁니다. ‘가르치기’는 왜 이렇게 학습률이 높을까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수업 직후 배운 내용의 80% 정도가 망각된다고 앞에서 말씀드렸습니만 대부분은 한 순간에 완전히 없어진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서서히 사라집니다. 외현적으로 기억할 수는 없지만 기억 창고의 어딘가에 희미해진 상태로 남아 있다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려고 할 때 불쑥 나타납니다. 마치 감자를 캘 때 땅위의 감자 줄기를 잡아당기면 땅속에 묻혀 있던 감자 알이 줄줄이 딸려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사람의 지식이 하나씩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연결이 되어 있는 지식 망(network)으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딸려 나왔더라도 한번 바깥으로 나온 지식은 그 강도가 증가되어 다음 기회에 활용도가 높아집니다. ‘가르치기’가 효과적인 두 번째 이유는 남에게 가르칠 때는 소리를 내어서 말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듣기만 할 때에 비해 말을 하게 되면 뇌의 여러 부분을 동시 다발적으로 사용하게 되므로 공감각 학습 효과가 나타나 학습 효율성이 증진됩니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할 때는 그전에는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질문이나 의문점이 떠오르게 되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음속에서 여러 가지 지식의 화학 작용이 일어나면서 지식의 논리성이 증가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내가 아는 것을 친구들에게 알려주면서 자긍심과 나눔의 기쁨이 생기게 되고 이런 경험은 긍정적인 정서 의존 학습으로 이어지며 이런 종류의 학습 증진 효과는 강하게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더불어 친구와 지식수준이 유사해지면서 적절한 토론 상대가 생기게 되어 능동적 학습의 선순환이 이루어집니다. ●성적 비슷하거나 떨어지는 친구와 모둠을 많은 학부모님들은 협동 학습 또는 모둠 학습을 할 때 내 아이보다 성적이 우수한 아이와 같은 모둠이 되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르치기’를 하려면 나와 비슷하거나 나보다 아는 것이 적은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내 아이가 모든 과목을 다 잘할 수는 없으니 과목별·과정별 모둠을 만들다 보면 서로 가르침과 배움을 나누는 학습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함께 하는 학습이지요.‘더불어 공부’를 하게 되면 학습 이외의 리더십과 봉사경험도 함께 배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학습법인지요!
  • [박홍기특파원 도쿄 이야기] 호황속 깊어지는 ‘마음의 병’

    일본에서는 지난해 장시간 노동과 격무 스트레스 탓에 자살한 근로자가 무려 66명으로 집계됐다. 격무에 따른 우울증 등 정신장애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근로자도 205명이나 됐다. 업무에 따른 자살도, 산업재해도 모두 60%씩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다. ‘잃어버린 10년’ 뒤 화려하게 부활한 경기 호황의 뒤편에서 ‘마음의 병’을 앓는 일본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노동후생성의 통계다. 통계에 따르면 정신장애로 피해보상보험이 인정된 근로자의 경우 우울증 관련이 106명, 신경증세나 스트레스 등의 장애가 99명이다. 직종별로는 시스템 엔지니어나 의료종사자 등의 전문 기술직이 60명으로 가장 많다. 사무직은 34명이다. 연령별로는 업무 부담이 가장 집중되는 30대가 전년의 39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83명이다. 전체의 40%를 차지했다.20대는 38명이다. 젊은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업무가 몰리는 상황에서 다른 직원들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고립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인 같다.30대는 일본에서 ‘수난의 세대’로 불린다.1990년대 거품 붕괴 과정에서 대학을 졸업, 최악의 취업 빙하기를 겪은 세대인 까닭에서다. 게다가 종신고용·연공서열이라는 전통의 고용방식에서 성과주의·계약제 등 급격한 노동환경의 변화를 몸소 체득해 가는 ‘과도기’의 세대이기도 하다.최근 한 신문의 조사에서 30대들의 82%는 ‘당장 일에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밝혔을 정도이다. 정신장애의 피해보상보험 청구건수도 계속 증가, 전년보다 24.8%나 증가한 819건이다. 과로에 따른 뇌출혈이나 심근경색 등에서 피해보상보험의 혜택을 받는 근로자도 전년에 비해 7.6%나 늘어난 355명이다.2년 연속 증가 추세다. 과로사는 10명이 감소했지만 147명이나 됐다. 과로에 따른 피해보상보험의 청구 건수도 7.9%나 증가한 938건이다. 뇌질환은 225명, 심장질환은 130명이다. 전체의 90%에 해당하는 323명이 ‘장기간 과중한 업무’로 인정받았다. 뇌·심장 질환을 앓는 근로자 중 1개월 평균 80∼100시간인 근로자는 116명,100시간 초과∼120시간 미만 근로자는 101명이었다. 혹사 수준인 160시간 이상 일을 한 근로자도 26명이나 됐다. 일본 노동변호인단측은 “근로시간의 단축이나 안정고용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이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명 경기 호황기에 드리워진 암울한 그림자이다.hkpark@seoul.co.kr
  • 해외에서 개인전 갖는 ‘묘법’의 작가 박서보 화백

    해외에서 개인전 갖는 ‘묘법’의 작가 박서보 화백

    닮았다. 외모도, 흔히 말년이라 부르는 나이에 식지 않는 예술혼도. 서양인들이 “한국의 피카소 같다.”고 하자 “나는 피카소가 아니라 박카소다!”라고 맞장구쳤다는 ‘묘법(描法·ecriture)’의 작가 박서보(76). 그가 지난 11일 개막해 7월8일까지 경기도미술관에서 여는 전시회는 ‘박서보의 오늘, 색을 쓰다’이다. 색이라니. 이제 여든을 바라보는 대가에게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색은 색깔뿐 아니라 ‘색쓰다, 색정적이다, 색마’ 등에도 사용되는 이중적 뜻을 갖고 있지 않은가. ●알츠하이머 초기… 뇌수술까지 거부 박서보는 1950년대부터 이어진 한국 추상미술의 교두보다. 국전에 도전해 전위미술 운동을 이끌었고,70년대부터는 그리는 대신 선을 긁어내고 긋는 ‘묘법’시리즈로 미술계를 풍미한 단색화 경향을 주도했다. 그는 “나는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그림은 나에게 수신(修身)의 도구”라고 말한다.‘묘법’은 한지를 풀어 물감을 섞어 반죽한 뒤 화폭에 올린다. 이어 대자와 연필로 화폭을 긁고 밀어내 밭고랑과 같은 요철을 만드는 작업이다. 하루에 14시간씩 작업해 2개월 만에 100호 작품을 만들어 내는, 그야말로 수도승 같은 일이다. 박서보의 그림은 쳐다보고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기를 느끼고 몸의 감각이 반응해야 하는 것이다. 작가는 안산의 경기도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충격적인 말도 했다. 지난 2002년 알츠하이머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 뇌를 잘라내는 수술을 할까도 했지만, 이 나이에 필요없다는 생각에 그만뒀다고 했다. 외국에서도 7∼8시간씩 원고없이 강연했지만, 요즘은 말하는 내용을 자꾸 잊어버려 10분을 이야기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엄살 같았다. 건축면적 2000평이 넘는 미술관을 활달하게 돌아다니며 작품과 예술관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변화’이다. ●“노는 게 뭔지 모르지만 놀다 갔으면” “모든 예술가가 요즘 같은 시대에는 10년을 지탱하기 힘듭니다.10년 뒤 10년 전과 같은 영광을 지속하기 바란다면 변해야 합니다. 나는 일평생 변화해서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2000년부터 색을 사용한 ‘묘법’으로 변화를 시도해 뭔가를 이뤄낸 이 시점에 더 살고 싶다고 말했다. “80세에 죽는다면 나는 2년 6개월 뒤 죽어야 합니다.100세까지 건강히 일하고 105세까지 살아야 겠습니다. 노는 게 뭔지 모르는데, 놀다가 갔으면 합니다.” 그가 쓰는 색은 서양에서 흔히 고급스럽다고 말하는 색이 아니다. 오래 쓴 걸레를 빨고 빨면 나오는 연두색처럼 천한 색이다. 그러나 인고의 작업을 거쳐 미술관에 걸린 작품이 발하는 색은 화사하기만 하다. 13일 막을 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 샘터화랑측이 출품한 그의 작품 가운데 10호짜리 소품(1800만원)은 11점이나 팔렸다. 이번 KIAF에는 관람인원 6만 4000명에 거래금액이 175억원에 달해 한국 미술계의 호황을 반영했다. 올해는 ‘한국 미술계의 큰손’인 아라리오가 베이징과 뉴욕에 연 화랑에서도 그의 전시회를 갖는다. 일복과 욕먹는 복이 많다는 박서보는 죽을래야 죽을 시간도 없이 바쁘다고 했다.(031)481-7042.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이민2세 전후세대 엘리제궁 주인되다

    이민2세 전후세대 엘리제궁 주인되다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는 ‘변화’를 선택했다. 6일(현지시간) 치른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선투표 개표 결과 ‘정치적 이단아’인 여당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52) 후보가 53.06%의 지지율을 확보해 엘리제궁의 새 주인으로 탄생했다. 사르코지 당선자는 헝가리계 이민 2세이자 프랑스 엘리트의 산실인 그랑제콜을 졸업하지 않은 프랑스 정계의 ‘비주류’다. 사르코지는 2차대전 이후 공산정권을 피해 프랑스로 이민한 헝가리 귀족 폴 사르코지와 앙드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앙드레는 그리스계 유대인이다. 앙드레는 “3형제 가운데 둘째인 사르코지는 7세부터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다. 고비마다 역경이 찾아왔다. 그러나 특유의 뚝심으로 헤쳐나왔다. 첫번째 역경은 네살때 맞은 부모의 이혼. 이혼한 아버지가 경제적 지원을 거부해 넉넉지 않은 유년기를 보냈다. 그는 친구들에게 “유년기를 좋아하지 않고 향수도 없다.”고 말할 정도다. 경제적 어려움과 170㎝가 채 안 되는 작은 키 등으로 인한 열등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열등감은 오히려 성공에 대한 사르코지의 열망과 강력한 추진력의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사르코지는 가족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쌓아왔다.“현재의 나를 형성한 것은 어린시절 겪은 수치심의 총체”라고 고백할 정도다. 결혼도 평탄치 않았다. 첫 부인과 이혼한 뒤 재혼한 세실리아(49)가 미국으로 ‘애정 도피’를 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005년에는 11개월간 별거했다. 자녀는 세실리아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를 포함해 3명이다. 정계 입문도 평당원으로 시작했다. 파리 10대학 법대를 졸업한 뒤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집권 우파 정당에 가입했다. 그러다 28세에 파리 교외 뇌이 쉬르 센 시장에 당선돼 기염을 토했다.1990년대 초 에두아르 발라뒤르 총리 내각에서 예산장관 등에 기용되며 정치적으로 급성장했다. 시장 재직 시절인 1993년 5월, 역내 유아원에 침입한 괴한이 아이들을 인질로 1억유로를 요구할 때 단신으로 다가가 인질범을 설득, 아이들을 구출한 일화도 있다. 1995년 대선에서 발라뒤르를 지지해 벌어진 시라크와의 ‘틈새’는 줄곧 그를 불편하게 만들었다.2002년 총선 압승을 이끈 뒤 총리 기용이 유력시됐으나 시라크는 라파랭을 발탁하고 사르코지는 내무장관에 임명했다. 사르코지는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듯,‘불도저’라는 별명을 얻으며 강력 범죄 척결 정책으로 인기를 얻었다. vielee@seoul.co.kr
  • ‘죽음’에 관한 기존 학설 깨졌다

    사람의 뇌와 심장 기능이 멎은 상태에서 4∼5분 안에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하면 두 조직의 세포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돼 결국 사망하고 만다는 종래 학설을 깬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7일자에 따르면 미 펜실베이니아대 랜스 베커 박사팀은 산소 결핍으로 기능을 멈춘 심장 세포를 한 시간 후 현미경을 통해 관찰한 결과 놀랍게도 “세포가 죽었다는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혈액 공급이 차단된 세포들은 수시간 후에야 죽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베커 박사팀은 “세포의 죽음은 유리잔 안의 촛불이 꺼지듯 수동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산소 재공급에 따른 능동적인 생화학적 변화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에너지 생산을 위해 세포 연료의 산소 공급이 이뤄지는 미토콘드리아가 세포의 자연사 과정을 통제하는 사실에 주목했다. 특히 이러한 발견은 일반 병원에서의 표준적 응급 조치가 완전히 반대로 이뤄져왔다는 것을 뜻한다. 흔히 심장마비 환자들에게 산소를 공급하고, 심장에 전기 충격을 주며, 심장박동을 유도하기 위해 아드레날린제를 투여한다. 그런데 이는 심장 근육에 갑자기 너무 많은 산소를 투입, 세포 사망에 이르게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에따라 베커 박사팀은 산소 투입을 줄이고 신진대사 속도를 늦춤으로써 혈액 공급이 점진적이고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조절하는 방안을 권장했다. 또 체온을 33∼37℃로 낮춰 산소 재공급에 따른 화학적 반응속도를 늦추는 방안도 주문했다. 이와함께 혈액을 급랭시키기 위해 소금과 얼음 반죽을 주사로 투입하는 방법을 고안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고통 연상되는 사진 보면 뇌는 진짜 아프다고 느껴”

    |도쿄 박홍기특파원|“육체적 고통을 연상시키는 사진만 봐도, 실제로는 아프지 않을지라도 뇌는 ‘아프다.’고 느낀다.” 일본 군마대 대학원 의학팀이 최근 통각(痛覺)을 감지하는 뇌의 활동을 연구, 미국의 뇌과학 전문지에 발표한 내용이다.상처가 없는데도 아픔을 호소하는 이른바 ‘심리적 고통’도 실제 통각의 반응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이다.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사이토 시게루 교수 등 의학팀의 연구 결과, 통각은 미각 등 다른 감각에 비해 감정의 움직임에 상당히 영향을 받았다. 남학생 10명에게 주사바늘이 꽂힌 팔의 사진을 5초간 보여준 결과 ‘아픔’을 떠올렸다. 이 때 기능적 자기공명단층촬영장치(MRI)에 10명 모두 정말 아플 때처럼 기억력·자율신경 등을 좌우하는 측두엽의 일부가 크게 반응했다.그러나 꽃밭이나 호수 등 ‘평온한’ 풍경의 사진을 제시했을 때 시각 이외에 다른 변화는 없었다.hkpark@seoul.co.kr
  • 조울 자살 부르는 장애 당신도 예외 아니다.

    화창한 봄이 되면 있던 병도 나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흔히 조울병이라고 하는 양극성 장애가 대표적인 경우다. 양극성 장애는 지나치게 기분이 들뜨는 조증(躁症), 기분이 처지는 울증(鬱症) 상태가 교차해 나타나는 질환으로, 특히 계절성의 경우 가을, 겨울에는 우울증이 심한 반면 봄, 여름에는 조증이 심해져 문제가 된다. 최근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사건을 일으킨 조승희씨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이 “혹시 양극성 장애를 가진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 데서도 이 병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종류 양극성 장애는 크게 1형과 2형으로 나눈다.1형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조울병으로, 조증과 우울증이 교차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에 비해 2형은 우울증은 1형과 비슷하나 조증의 상태가 가벼운 경우이다. 이런 경조증을 가진 사람은 분위기를 잘 띄우며, 말이 많고, 괴짜 성향이나 변덕이 심하다. 조증의 증상이 가벼워 주변에서 치료를 기피하기도 하며 이 때문에 사회적응 등에 문제가 생겨 자살을 부르기도 한다.1·2형 외에 조증과 울증이 동시에 나타나는 혼재성, 조증과 울증의 순환 주기가 매우 짧은 급속순환형, 환청이나 망상 등 정신병 증상이 동반되는 정신병형이 있는가 하면 특정 계절에 따라 조증과 울증의 증상이 두드러지게 심해지는 계절성도 있다. ●원인과 발병률 아직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의학계에서는 유전적인 소인과 함께 뇌의 변화, 스트레스 등이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전성은 강도가 낮아 부모가 모두 양극성 장애를 가졌더라도 자녀가 이 병을 가질 확률은 일반인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이에 비해 양극성 장애 환자의 뇌 상태는 일반인과 다르다. 뇌의 활동성에 변화가 뚜렷한가 하면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도 정상인과 달리 지나치게 많거나 부족하다. 이 때문에 뇌의 반응 조절이 안돼 양극성 장애로 이어진다고 보기도 한다. 정상인이 평생 동안 양극성 장애를 앓을 확률은 3∼5%선.100명 중 3∼5명은 평생 1회 이상 양극성 장애를 경험한다는 뜻이다. ●진단 한 질환이지만 조증과 울증의 진단기준은 다르다. 정신질환 진단기준(DSM-Ⅳ)에 따르면 비정상적으로 고조된 들뜬 기분이 1주일 이상 지속되고 여기에 더해 다음 항목 중 3개항 이상이 해당되면 조증으로 본다.▲지나친 자신감이나 과대한 생각 ▲수면 욕구 감소 ▲지나치게 말이 많아짐 ▲생각의 속도와 양이 빠르고 많음 ▲주의, 집중이 안 되고 부산함 ▲지나친 활동량 ▲도박, 쇼핑, 음주, 섹스 등 즐거움에 지나치게 몰두함. 우울증은 우울감이나 일상적인 일에 대한 흥미 감소와 함께 다음 증상 중 5개 항 이상이 적어도 2주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거의 하루 종일 우울한 느낌 ▲대부분의 일상생활에서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 ▲체중이나 식욕의 감소 또는 증가 ▲불면증 혹은 과수면 ▲초조감, 안절부절 못하는 상태, 축 처지고 가라앉는 느낌 ▲피로감, 활력의 감퇴 ▲스스로 가치가 없다는 생각과 과도한 죄책감 ▲생각이나 집중, 결정의 어려움 ▲죽음에 대한 반복적 생각 또는 자살 계획의 수립과 시도. ●양극성 장애와 자살 다국적 제약사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 2일부터 11일 동안 전국 26개 병원에서 양극성 장애 환자 1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1회 이상 자살 충동을 느꼈으며, 이 가운데 32%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 시도자의 평균 자살 시도 횟수는 2회였다. 전문의들은 양극성 장애의 경우 조증과 우울증 간에 감정 기복이 심해 자살률이 일반인의 20배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치료 양극성 장애의 주요 치료 수단은 약물과 전문의 상담이다. 특히 질환의 특성상 신경세포를 안정시키고, 뇌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꾀해야 하는 만큼 약물없이는 증상의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신체적 건강과 의지력 강화,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의 안정 등은 약물치료에 곁들이는 보조적인 치료 수단일 뿐이다. 치료제로는 리튬 등 기분조절제, 카바마제핀 등 항경련제, 쿠에티아핀 등 항정신병 약물 등이 주로 사용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최초의 양극성 장애 단일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쎄로켈’(성분명 쿠에티아핀)이 미국, 유럽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조증과 우울증의 적응증을 인정받아 치료의 새로운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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