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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부작용의 긍정적인 효과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부작용의 긍정적인 효과

    최근 들어 스트레스, 기후 등의 영향으로 이른 나이부터 머리숱 문제를 고민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2~2016년 5년간 탈모 증세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1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의 진료비는 2012년 207억원에서 2016년 268억원으로 30%가량 증가했다. 건보공단은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두발 관리 제품을 활용하는 환자까지 합하면 국내 탈모 환자가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현대인의 탈모는 노화나 유전적인 요인뿐 아니라 각종 환경오염, 업무 스트레스, 식생활 변화에 따른 호르몬 분비 이상 등 후천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탈모와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녹내장’이 탈모치료제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세간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탈모와 녹내장은 과연 무슨 관계가 있을까. 녹내장이란 눈으로 들어오는 빛 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점진적으로 시야가 흐려지고 방치하면 실명에 이르는 안과 질환이다. 그런데 녹내장 치료제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제 중에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점안제가 있다. 이 약을 사용하다 보면 눈 주위가 검게 착색되고 속눈썹이 자라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실제로 녹내장 약을 오래 사용한 사람 중에 눈 주위가 검게 변한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일부 연구자가 이 약의 부작용인 속눈썹 발모에 착안해 ‘속눈썹 증모제’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속눈썹 발모를 넘어 탈모 치료에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약의 부작용을 이용해 개발한 약으로 ‘비아그라’를 빼놓을 수 없다. 비아그라의 탄생은 3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6년 한 글로벌 제약사 연구진은 ‘PDE-5 효소’를 억제하면 관상동맥이 확장돼 협심증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비아그라 성분인 ‘실데나필’을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하지만 임상시험 과정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관찰됐다. 부작용으로 발기 현상이 관찰된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불리는 비아그라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부작용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에 부수적으로 일어나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특히 의학에서는 약이나 수술과 같은 처치에 의해 그 본래의 작용 이외에 부수적으로 일어나는 작용을 의미하는데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될 때가 많다. 대다수 연구진은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날 때 당황하고 연구 실패의 원인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사례처럼 부작용에 주목할 때 의외의 질환에서 새로운 치료 효과를 나타낼 때가 종종 있다. 과학 연구의 빛나는 결과들은 의외성과 우연성에 기댄 사례가 많다. 정말 행운인 셈이다. 그래서 부작용의 ‘부’는 ‘아닐 부’(不)가 아니고 ‘버금 부’(副)인 것이다.
  • 쥐에게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 먹여 본 유튜버

    쥐에게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 먹여 본 유튜버

    미국의 한 유튜버가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알려진 캐롤라이나 리퍼를 쥐에게 먹이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션 우즈라는 이름의 이 유튜버가 쥐에게 먹인 캐롤라이나 리퍼 페퍼는 청양고추보다 200배 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4월 매운 고추 먹기대회에서 이 고추를 먹은 30대 미국 남성이 급심한 두통과 탈수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을 정도로 치명적인 맵기를 자랑하는 고추가 바로 캐롤라이나 리퍼 페퍼다. 유튜버인 우즈는 카메라가 설치된 투명한 상자를 만든 뒤 이를 자신의 뒷마당에 두고 쥐들을 유혹했다. 상자 안에는 쥐의 후각을 자극시킬 미끼인 해바라기 씨앗과 캐롤라이나 리퍼 페퍼를 갈아 놓은 가루가 함께 섞여 있었다. 미끼 냄새를 맡고 달려온 생쥐와 쥐(생쥐보다 몸집이 크고 꼬리가 긴 설치류)는 곧바로 캐롤라이나 리퍼 페퍼 가루를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매운 맛에 고통스러워하거나 놀라는 듯한 설치류를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것이 우즈의 설명이다. 우즈는 “시간이 흐른 뒤 상자로 가보니 갈아놓은 캐롤라이나 리퍼 페퍼 가루와 해바라기 씨앗이 모조리 사라진 후였다”면서 “이들 설치류는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를 먹고 난 후에도 즐겁게 먹이 주위를 돌며 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도 쥐들을 집에서 내쫓는데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쥐와 달리 나는 고추를 약간 먹고 난 뒤 계속되는 기침으로 고통스러울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쥐가 매운 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쥐에게도 사람과 같은 미뢰(미각 세포의 집합체)가 존재하며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2014년 미국 컬럼비아대학 연구진은 쥐의 뇌에 있는 미각 세포가 활성화되면 형광으로 표시되도록 장치를 한 뒤 5가지 맛의 화학물질을 각각 공급하고 뇌의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혀 전체에 고르게 흩어져 있는 약 8000개의 미뢰는 5가지 맛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작가의 다양성이 드라마의 다양성을 만듭니다”

    “작가의 다양성이 드라마의 다양성을 만듭니다”

    창작자 지원해 선순환 생태계 조성 목표 다방면 출신의 다양한 연령대 작가 육성 “대중성보다 고급 콘텐츠 고민해야 할 때”CJ ENM의 신인 드라마·영화 작가 등용문 오펜(O‘PEN)이 최근 미니시리즈 작가를 연이어 배출했다. 다음달 MBC에서 방영을 시작하는 ‘나쁜 형사’와 내년 tvN 방영 예정인 ‘왕이 된 남자’ 등의 공동집필로 오펜 출신 작가들이 본격 데뷔한다. 오펜은 CJ ENM이 벌이고 있는 사회공헌사업의 하나다. 창작자에 대한 지원을 통해 선순환 구조의 작가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다. 김지일(67) 오펜 센터장을 만나 급변하는 콘텐츠 제작 환경과 오펜의 역할 등에 대해 들었다.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펜 센터’에서 만난 김 센터장은 “여기는 (기존 방송사처럼) 인턴 작가를 뽑는 곳이 아니라 작가가 내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작가 개인의 취향이나 장단점에 맞춰 선배 작가, 감독, 연출 등 멘토를 붙이기도 하고 작가들이 하고 싶어 하는 작품을 실질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도와준다”고 부연했다. 수십년간 이어져 오던 형태의 드라마를 잘 만들어내는 작가가 아니라 개성과 잠재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작가를 키우겠다는 오펜 센터의 구상은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기인한다. 김 센터장은 “사회적으로 엔터테인먼트가 다양해지면서 예전처럼 1~2개 드라마가 국민드라마가 되긴 어려워졌다”며 “모든 국민이 원하는 대중적인 드라마보다 각 세대나 시청층, 마니아가 원하는 타깃형 드라마가 주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부간의 갈등이나 재벌, 출생의 비밀로는 한계가 있고 자의식이 있는 시청자를 위한 고급 콘텐츠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괜찮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기 위한 바탕으로 현장 취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 메디컬 드라마를 쓴다고 하면 병원 홍보실을 먼저 방문하고 응급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도를 봤다면 이제는 작가들이 책으로 미리 공부하게 하고 뇌의학·심장의학 등 세부적인 관심사를 찾아낸 뒤 적합한 병원, 의사를 만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펜은 지난해 작가 35명(드라마 20명, 영화 15명)을 선발했다. 드라마 작가들 중 10명의 작품은 tvN 단막극 시리즈 ‘드라마 스테이지’를 통해 방영됐다. 올해 뽑힌 2기 작가 30명(드라마 20명, 영화 10명)의 작품도 다음달부터 ‘드라마 스테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다. 한 작품씩 꼼꼼히 보면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는 김 센터장은 오펜 작가들의 단막극 작품들에 대해 “눈에 안 찬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오펜도 작가들도 함께 성장해가는 단계”라며 “내년에는 오펜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미리 경험할 수 있게 오픈할 생각이 있고, 문제의식이 있는 영화감독들과의 작업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펜은 기존 전문 작가가 아닌 다방면에서 온 다양한 연령대의 지원자를 선발해 작가로 육성한다. CJ ENM의 채널뿐 아니라 기존 방송사나 신생 매체 등에 양질의 작가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김 센터장은 “결국 작가의 다양성이 드라마의 다양성이 된다”며 “사람과 사회에 대해 고민하는 작가에게서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김태의 뇌과학] 음악의 뇌과학

    [김태의 뇌과학] 음악의 뇌과학

    지난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연례 뇌과학회 행사에 2만 8000여명의 뇌과학자가 초청됐다. 첫 연자는 놀랍게도 미국의 재즈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팻 메스니였다. 그래미상을 20번 수상했고 10개 부문을 석권한 유일한 음악가다. 자칭 ‘전문 즉흥음악 연주가’로 전 세계를 다니며 음악을 연주해 왔다.그는 언어, 인종, 지역을 초월해 비슷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음악의 힘’이라고 했다. 즐거운 음악은 누가 들어도 즐겁고, 슬픈 음악은 누가 들어도 슬프다는 이야기다. 음악을 뇌과학으로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 있겠으나 음악이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지는 궁금한 주제다. 음악은 소리로 이뤄져 있다. 특정 주파수 소리는 같은 주파수의 뇌파 반응을 일으킨다. 이 반응은 ‘청성 안정상태 반응’이라고 한다. 특히 40헤르츠(㎐)의 소리에 강한 뇌 반응을 보인다. 40㎐의 청성 안정상태 반응을 반복적으로 유도해 알츠하이머병 생쥐에서 독성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줄일 수 있다는 필자의 최근 연구결과도 이번 뇌과학회에서 발표됐다. 음악이 아닌 단순한 소리 자극만으로도 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좀더 복잡한 형태의 소리 자극으로 ‘화음’이 있다. 단일 주파수 소리가 뇌 반응을 유발한다면 복합적인 주파수는 더 복잡한 뇌 반응을 유발하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장조’ 화음은 밝고 행복한 분위기를 유발하고 ‘단조’ 화음은 슬프고 장엄한 분위기를 유발한다. 캐런 펠러슨 덴마크 아르후스대병원 교수가 장·단조와 불협화음을 들려주면서 기능적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시행하자 편도체, 뇌간, 소뇌 등의 반응이 단조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단순히 화음을 듣는 것만으로도 감정 영역의 신경신호 처리가 일어난다는 것을 시사한다. 멜로디가 어떻게 감성을 울리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뇌는 음이 맞지 않는 멜로디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 엘비라 브라티코 핀란드 헬싱키대 박사는 뇌파를 측정하면서 6초짜리 멜로디를 40가지 정도 들려줬다. 그중 10개는 음정이 맞지 않는 음이 포함된 멜로디였다. 놀랍게도 음악에 집중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뇌는 불안정한 음에 정확히 이상 반응을 보였다. 특히 12음계에 없는 불안정한 음이 나올 때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팻 메스니와 같은 즉흥 연주가의 뇌는 어떨까. 찰스 림브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전문 재즈 연주자가 키보드로 즉흥 연주를 하는 동안 기능적 뇌 MRI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사고, 행동을 모니터링하는 외측 전전두엽은 활성이 떨어지고 자기표현과 연관된 내측 전전두엽 활성도가 높아졌다. 음악은 인류 역사와 함께해 온 중요한 문화 현상인 동시에 인류가 스스로의 뇌를 감성적으로 정화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활용한 도구인지도 모르겠다. 음악, 소리 자극에 대한 뇌과학을 통해 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게 되길 기대한다.
  • 내년부터 고도비만 수술 건보 적용… 환자 부담 최대 85% 준다

    소아 당뇨 연속혈당측정기도 혜택 1인당 한해 255만원 아낄 수 있어 내년 1월부터 치료 목적의 고도비만 수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최대 1000만원에 이르는 고액의 수술비가 적게는 15% 수준인 150만원까지 낮아진다. 보건복지부는 12일 건강보험 최고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어 고도비만 환자에게 치료를 목적으로 시행하는 각종 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비만수술은 미용 목적의 지방흡입술이 아닌 위·장관을 직접 절제해 축소하거나 구조적으로 다르게 이어 붙여 소화과정 자체를 변화시키는 수술이다. 위소매절제술, 문합위우회술, 십이지장치환술, 조절형위밴드술 등이 해당된다. 적용 대상은 생활습관 개선이나 약물 등 내과적 치료로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는 비만 환자다.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35㎏/㎡ 이상이거나 30㎏/㎡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등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가 대상이다. 현재는 고도비만 수술을 받으면 700만~1000만원의 수술비를 환자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내년부터 본인부담액이 150만~200만원으로 줄어든다. 정부는 불필요한 수술을 막고 수술 전후 환자 상태에 대한 통합적인 진료를 독려하기 위해 집도의와 내과, 정신과 등 관련 분야 전문의가 함께 모여 환자를 진료할 때 지급하는 ‘비만수술 통합진료료’를 신설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는 소아 당뇨병 환자의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건정심은 내년 1월부터 제1형 당뇨병 환자가 사용하는 연속혈당측정기 소모품인 ‘연속혈당측정용 센서’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피부에 체내 혈당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혈당 변화량을 측정해 알려 주는 기기다. 센서 비용은 1주에 7만∼10만원이 들어 환자 부담이 컸다. 지원 대상은 인슐린 투여가 필요한 제1형 당뇨병 환자다. 제1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선천성 질환이다. 전체 당뇨병의 10%를 차지하고 환자는 대부분 소아다. 환자는 센서 기준액이나 실구매가 중 낮은 금액의 30%만 부담하면 된다. 1인당 한 해 255만원을 아낄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는 또 지난 10월부터 뇌·뇌혈관·특수검사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건강보험 적용 이후 손실을 보고 있는 의료기관에 대해 손실보상을 해 주기로 했다. 아울러 내년 4월부터 시간제 간호사가 비정규직으로 고용되지 않도록 병원급 의료기관의 정규직 간호사 채용 의무 비율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임신 중에 아연 부족하면 아이에게 자폐증 위험 커” (연구)

    “임신 중에 아연 부족하면 아이에게 자폐증 위험 커” (연구)

    임신 중에 아연이 부족하면 태어난 아이에게 자폐증이 생길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과 독일의 공동 연구진은 뇌 신경세포(뉴런)에 있는 아연의 수치가 자폐증 발병에 영향을 주는 환경적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자폐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나온 대다수의 연구는 유전적 결함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이번 결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하려면 앞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가능성 있는 메커니즘적 관계를 확인했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자인 섕크2와 섕크3을 아연이 연결해주는 사실을 밝혀냈다. 두 유전자는 차례로 시냅스후 뉴런에 있는 AMPA 수용체의 구성과 기능(만성)에 변화를 일으켰다. 실험에서는 시냅스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아연과 섕크 유전자에 매개한 AMPA 수용체가 성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 책임저자로 참여한 스탠퍼드 의학대학원의 샐리 킴 박사는 “자폐증은 초기 발달 동안 시냅스의 형성과 성숙, 그리고 안정화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와 관계가 있다”면서 “이번 결과는 자폐 관련 유전자에 의해 암호화 된 시냅스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뉴런 속 아연 수치를 자폐증 발달과 연관짓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어 임신부가 자폐증 예방을 위해 아연 보충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평소 균형잡힌 식사를 하고 있고 의사의 조언이 없다면 하루에 25㎎ 이상의 아연 보충제를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공동저자로 참여한 독일 퇴행성신경질환센터의 크레이그 가너 교수는 “현재 임신부나 아기에게 아연 보충제를 투여해 자폐증 관계를 확인한 통제 연구는 없으므로, 이런 관계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재로써 우리는 아연 보충에 관한 어떤 결론이나 권고도 내릴 수는 없다”면서 “그런데도 이 결과는 아연 결핍 즉 뉴런 속 아연의 처리가 어떻게 자폐증에 관여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스탠퍼드대학의 존 후구너드 교수는 “이번 결과는 초기 발달 중에 아연이 부족하면 시냅스의 성숙과 신경회로의 형성이 손상돼 자폐증이 생길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아연과 섕크 유전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면 자폐증을 진단하고 치료하며 예방하는 데 필요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아연은 새로운 새포와 효소를 만들고 식품 속 탄수화물과 지방, 그리고 단백질을 처리하고 상처 치유를 돕는다. 아연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소고기 등 육류와 굴 등 조개류, 치즈 등 유제품 등이 있다. 하지만 아연은 너무 많이 섭취하면 구리 흡수를 방해해 빈혈이 생기거나 뼈가 약해질 수 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몰레큘러 뉴로사이언스’(Frontiers in Molecular Neuroscience) 최신호(9일자)에 실렸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거짓말하면 코끝 온도 떨어지고 코 크기도 줄어” (연구)

    “거짓말하면 코끝 온도 떨어지고 코 크기도 줄어” (연구)

    피노키오와 달리, 사람은 거짓말을 하면 코가 미세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페인 그라나다대(UGR) 정신·두뇌·행동연구센터(CIMCYC)는 9일(현지시간) 사람이 거짓이나 진실을 말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지금까지 어떤 탐지 방법보다 정확한 것을 고안해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고안한 새로운 거짓말 탐지법은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한 것으로, 정확도는 80%에 이른다. 이는 오늘날 범죄수사 등에서 참고자료로 쓰이는 거짓말 탐지기(생리적 반응을 기록에 사용하는 측정 기기)나 다른 뇌 이미지 기법 등 어떠한 기술보다 정확하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한 새로운 기법이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거짓말 탐지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이 연구는 거짓말을 하면 얼굴의 체온이 부분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른바 ‘피노키오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시행됐다. 연구진은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한 새로운 탐지 기술로 대학생 60명을 대상으로, 거짓이나 진실을 말할 때 얼굴의 체온 변화를 상세히 관측했다.그 결과, 거짓말을 하면 코끝의 온도가 섭씨 0.6~1.2도 떨어지지만 이마의 온도는 섭씨 0.6~1.5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얼굴에서 두 부위의 온도 차이가 클수록 조사 대상자는 거짓말할 가능성도 더 높았다. 이런 기이한 반응은 사람이 거짓말을 할 때 정신적으로 소비하는 에너지와 다른 사람들이 진실을 알게 될까 봐 생기는 불안감에 의해 일어난다. 연구를 이끈 에밀리오 고메스 밀란 박사는 “누군가가 거짓말을 하려고 하면 생각을 해야 하는 데 이는 이마 부위의 온도를 높인다. 이와 동시에 불안감을 느껴 코 부위의 온도는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때 사람의 눈으로는 알 수 없지만, 실제로 코는 미세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고메스 밀란 박사는 “우리는 이런 기술로 정확도를 높여 거짓말 탐지기와 같은 다른 방법에서 흔히 발생하는 오탐지 현상을 줄일 수 있었다”면서 “언젠가는 거짓말 탐지 기술에 열화상 카메라 기술을 더해 용의자의 거짓말을 더욱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경찰서나 공항 또는 난민 수용소에도 도입할 수 있다”면서 “그러면 범죄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나 국경을 넘으려고 하는 사람들의 진정한 의도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수사심리학·범죄자프로파일링 저널’(Journal of Investigative Psychology and Offender Profiling)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UGR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한 학기 한 권 읽기 교과 학습서 ‘한 학기 한 권’ 출간

    한 학기 한 권 읽기 교과 학습서 ‘한 학기 한 권’ 출간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은 국어과의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통해 독서 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기존 교과서가 아닌 단행본 책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독서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는 동시에 강화된 독서 교육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 융합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한 학기 한 권 읽기에 대한 방법론적 접근이 아닌 실제 교사와 학생들이 상호적으로 수업할 수 있는 슬로우리딩 독서 교과용 도서 2권이 출간됐다. 바로 호연글로벌이 펴낸 ‘한 학기 한 권’ ‘자아 편’과 ‘공동체 편’이다. 저자인 세이지리더십연구소 최혜림 대표(한양대교육공학과 겸임교수)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세상을 변화시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미국과 유럽의 학교에서 오히려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공공도서관을 늘리며 독서 교육을 강화하는 것에 주목한다. 정보의 홍수 시대인 지금은 단순히 정보를 암기하고 나열하는 능력은 필요하지 않으며, 1차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2차, 3차 콘텐츠를 제작하고 전달할 수 있는 전혀 다른 차원의 능력이 요구되는데, 독서를 통해 그 능력을 배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깊게 생각하고 성찰하며 동기 부여를 하는 일련의 과정이야말로 인간의 뇌를 자극하고 창의성과 성찰력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교육 방법이라는 것. 실제로 일본의 뇌과학자인 가와시마 류타 교수에 의하면 TV나 비디오를 보고 있을 때 뇌는 그냥 쉬는 방향으로 작동하지만 책을 읽으면 우수한 전두엽이 형성된다. 가와시마 류타 교수는 전두엽이 발달되면 성찰을 통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됨은 물론, 의사결정력, 문제 해결 능력이 강화되고 창의성, 인성, 진로탐색 능력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학 박사이기도 한 최혜림 대표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많은 학생들이 자기 탐색에 어려움을 느끼고, 꿈도 없이 취업과 진로 앞에 방황하는 것을 숱하게 접하며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에게 독서를 통한 내면의 성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감했다고 전한다. 청소년들이 독서를 통해 생각의 힘을 배양하여 자기 성장의 주체가 되고 스스로에 대한 소중함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느끼며 창의적인 인재로 발전하기를 갈망하는 교육자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신간이다. 세부적으로는 블룸의 분류학에 따라 책 한 권을 기억-이해-응용-분석-평가-창조의 단계로 발전시켜 고차원적인 사고가 가능한 창의적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고안되었으며,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진행하는 국어교사들을 위해 교사학습지도안을 첨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30 세대] 밥 딜런의 꿈/김현집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2030 세대] 밥 딜런의 꿈/김현집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대학에서 강의할 때면 ‘내 꿈이 무엇이었느냐’고 묻는 학생들이 있다. 그러면서 우린 꿈을 놓지 않는 방법을 같이 얘기한다. 학생들은 이제 겨우 18~21세. 배우는 만큼 버려야 할 게 많은 나이이다. 가치, 편견, 줄곧 가꿔왔던 꿈을 버리기도 한다.밥 딜런은 노벨 문학상 수락 연설문에서 전쟁 속 젊은이들을 그린다. “옛날옛적 넌 순진하고 어렸지. 그리고 피아니스트가 된다고 꿈도 크게 꿨지.(중략) 지금은 총을 쏘아 조각내지.” 어렸을 적 꿈은 과연 실현하기 어려운 것일까? 문제의 핵심은 이렇다. 어느 분야에서 뛰어나려면, 그것에 걸맞은 기술을 익혀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가 않다. 이를테면 많은 사람이 원하는 창작 관련 분야들은 기술의 시작점이 또렷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고민이 있다. 딛고 올라갈 사다리의 가로장이 필요한데, 눈앞엔 구름 같은 낭만뿐이다. 창작의 과정은 수수께끼 같다. 재주는 갈수록 작아 보이고 결국 포기하기 쉽다. ‘열정을 좇자’ 하는 친구가 있다면 조심스럽게 이렇게 조언해 주고 싶다. 간단한 규칙을 하나 정해서 연습하라고. 어떤 식의 규칙을 정할지는, 예를 들어 시를 쓰겠다고 한다면, 좋은 시인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러나 이것이 가장 어려운 단계다. 제 분야에 깊이 파고드는 전문가를 만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래도 다음부터는 간단하다. 실천하면 된다. 시 한 줄에 같은 자음은 두 번만 반복한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쉽게 도달할 수 있는 목표여서 손도 머리도 부담없이 돌아간다. 간단하니까 버스 정류장에서도 수첩을 꺼내 연습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용기가 생긴다. 책상 앞에 앉아서 시를 쓰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이 문학의 세계가 방대해 감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때 매일 조금씩 뇌의 시 쓰는 부분을 자극해 주면 시인이 돼 간다. 결국 마음이 아니라 몸의 얘기다. 뉴로플라스티시티(신경가소성) 이론에 따르면 우리의 행동과 생각에 따라 뇌의 신경이 변화한다. 우리의 뇌는 정보가 들어가고 빠져나오는 컴퓨터 같지 않고 정보를 빨아들이며 끊임없이 모양새를 바꾸는 고무찰흙과 같다. 피아노를 치는 사람은 운동피질의 손가락 움직임을 관리하는 부분이 발달해 있다. 또한 택시기사들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체가 비교적 크다. 나쁜 버릇은 낭비된 시간과 함께 떠내려가는 게 아니라 우리 몸속에 머물며 계속 우리와 동반한다는 것인데, 반면에 올바른 생활습관과 함께 더 나은 자신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도 생긴다. T S 엘리엇은 ‘위대한 전통이 인재를 만든다’고 했다. 5세기 아테네의 지식인, 16세기 런던의 극작가는 작은 지리적 범위에서 전통을 만들어 나갔다. 젊은이들은 장인 밑에서 작은 수련부터 시작했을 것이다. 정통을 실천하는 게 가장 신속한 길이고, 혁신과 개발은 그다음 단계다. 요한계시록(3:2)의 한 구절을 마음에 새길 만하다. ‘너는 일깨어 그 남은 바 죽게 된 것을 굳건하게 하라.’
  • [반려독 반려캣] 개는 정말 주인의 말을 알아듣는 것일까?

    [반려독 반려캣] 개는 정말 주인의 말을 알아듣는 것일까?

    개를 키워본 견주라면 애완견이 '앉아' '일어나'와 같은 자신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안다. 그러나 실제로 개가 이같은 주인의 말을 알아듣고 행동하는지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기는 쉽지않다. 최근 미국 에모리대학 연구팀이 개도 사람처럼 언어 명령을 배우고 이를 처리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주인의 말을 통한 명령 처리 과정을 분석한 이번 연구는 견주의 경험담이 아닌 개 자체로부터 얻어졌다. 연구팀의 실험방법은 이렇다. 먼저 연구원들은 서로 다른 품종의 개 12마리를 견주를 통해 훈련시켰다. 그 내용은 부드러운 재질의 원숭이 인형과 고무 재질의 돼지 인형을 주고 각각의 이름인 '멍키'(monkey)와 '피기'(piggy)로 불러 개가 이를 구별하게 하는 것. 물론 이에대한 보상은 견주의 칭찬과 먹이였다.이후 연구팀은 훈련된 개를 대상으로 이 실험을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FMRI(기능 자기공명단층)에서 실시했다. 그 결과 견주가 '멍키' 혹은 '피기'라고 말하면 사람과 마찬가지로 피실험견들도 뇌 속 청각과 관련된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곧 개들은 주인의 명령에 귀를 쫑긋세우는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두 인형을 앞에놓고 견주가 엉뚱한 말을 할 때였다. 예를들어 견주가 의미가 없는 아무말이나 횡설수설하는 경우로 이는 사람과 결과가 정반대였다. 사람의 경우 횡설수설하는 의미없는 단어보다 아는 단어에 관련 뇌 부위가 활성되는 반면 개의 경우 그 반대였기 때문. 논문의 선임저자인 그레고리 번스 연구원은 "개는 주인을 기쁘게 해 칭찬을 받고 먹이를 얻고 싶어한다"면서 "이같은 이유로 새로운 단어에 대해 더 큰 신경 활성화가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이 개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싶을 때 구두 명령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사실 개의 관점에서 보면 시각적인 명령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알쏭달쏭+] 개는 정말 사람의 명령을 알아들을까?

    [알쏭달쏭+] 개는 정말 사람의 명령을 알아들을까?

    개를 키워본 견주라면 애완견이 '앉아' '일어나'와 같은 자신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안다. 그러나 실제로 개가 이같은 주인의 말을 알아듣고 행동하는지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기는 쉽지않다. 최근 미국 에모리대학 연구팀이 개도 사람처럼 언어 명령을 배우고 이를 처리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주인의 말을 통한 명령 처리 과정을 분석한 이번 연구는 견주의 경험담이 아닌 개 자체로부터 얻어졌다. 연구팀의 실험방법은 이렇다. 먼저 연구원들은 서로 다른 품종의 개 12마리를 견주를 통해 훈련시켰다. 그 내용은 부드러운 재질의 원숭이 인형과 고무 재질의 돼지 인형을 주고 각각의 이름인 '멍키'(monkey)와 '피기'(piggy)로 불러 개가 이를 구별하게 하는 것. 물론 이에대한 보상은 견주의 칭찬과 먹이였다. 이후 연구팀은 훈련된 개를 대상으로 이 실험을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FMRI(기능 자기공명단층)에서 실시했다. 그 결과 견주가 '멍키' 혹은 '피기'라고 말하면 사람과 마찬가지로 피실험견들도 뇌 속 청각과 관련된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곧 개들은 주인의 명령에 귀를 쫑긋세우는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두 인형을 앞에놓고 견주가 엉뚱한 말을 할 때였다. 예를들어 견주가 의미가 없는 아무말이나 횡설수설하는 경우로 이는 사람과 결과가 정반대였다. 사람의 경우 횡설수설하는 의미없는 단어보다 아는 단어에 관련 뇌 부위가 활성되는 반면 개의 경우 그 반대였기 때문. 논문의 선임저자인 그레고리 번스 연구원은 "개는 주인을 기쁘게 해 칭찬을 받고 먹이를 얻고 싶어한다"면서 "이같은 이유로 새로운 단어에 대해 더 큰 신경 활성화가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이 개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싶을 때 구두 명령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사실 개의 관점에서 보면 시각적인 명령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금화조에게서 찾아낸 외국어 잘하는 방법

    [달콤한 사이언스] 금화조에게서 찾아낸 외국어 잘하는 방법

    사교육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영어조기교육론자들은 외국어는 특정 시기가 지나면 언어 뇌가 굳기 때문에 영유아기 때부터 언어를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최근 뇌과학자들은 성인들도 현지인들처럼 외국어를 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외국어 배우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노래 부르는 새(명금) 연구를 통해 언어 학습의 원리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성인이 된 뒤에도 외국어를 완벽하게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부설 한국뇌연구원 뇌신경망연구부 인지행동랩 고지마 사토시 박사가 명금류인 금화조(Zebra finch)를 분석해 아기 새가 ?를 배울 때 비브라토를 조절하는 방법을 체득하면서 실력을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 10월호에 실렸다. 카나리아, 꾀꼬리 같이 명금류의 수컷 아기 새는 아빠 새의 노래소리를 듣고 따라하면서 정확히 노래하는 법을 배우고 관련된 뇌 영역을 발달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명금류의 소리학습 메커니즘을 통해 인간의 언어와 외국어 학습 비밀을 풀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토시 박사는 금화조 노래를 분석해 어린 금화조가 노래를 배울 때 음성의 떨림, 흔히 바이브레이션이라고 잘못 알려진 비브라토를 상황에 따라 변화시키며 정확한 음정의 노래를 배워가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기 금화조는 비브라토의 시행착오와 연습을 통해 최적, 최상의 음정으로 노래를 부르는 방법을 찾아낸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명금류의 뇌에 노래를 배우는 핵심부위인 ‘X영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지 못했다. 사토시 박사팀은 운동, 학습, 인식과 관련된 대뇌기저핵에 X영역이 포함돼 있으며 이 부위의 신경세포를 이용해 비브라토를 조절하는 등 노래학습을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사람도 영유아기 때 비브라토 같은 흔들림을 사용해 음성패턴을 발달시키고 외국어 구조와 발음을 습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토시 박사는 “궁극적으로는 새의 노래학습을 통해 인간 언어습득의 비밀을 풀고 성인이 돼서도 외국어를 완벽하게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을 발견하는 것이 목표”라며 “아기새가 성장하면서 발성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약물 개발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와우! 과학] 일과 휴식할 때를 정확히 구분하는 개미의 비밀

    [와우! 과학] 일과 휴식할 때를 정확히 구분하는 개미의 비밀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처럼 개미는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작은 개미들이 분주히 움직이면서 먹이를 찾고 개미굴로 실어 나르는 모습을 보면 이런 이야기가 생긴 이유도 쉽게 납득이 된다. 하지만 개미의 행동을 연구한 과학자들은 개미가 의외로 게으른 곤충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많은 개미가 개미굴에서 일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먹이를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모든 개미가 움직이면 에너지만 낭비하게 된다. 또 외적의 침입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서 항상 대기 중인 개미가 필요하다. 과학자들이 놀라는 부분은 개미가 게으르다는 점이 아니라 어떻게 일할 때와 일하지 않을 때를 구분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많게는 수백만 마리의 개미가 중앙의 통제도 없이 완벽하게 일과 휴식을 병행하며 군집을 운용한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스탠퍼드 대학의 과학자들은 건조한 애리조나 사막에 사는 레드 하베스터 개미(red harvester ants)를 연구했다. 이 개미는 매우 건조한 환경에 살기 때문에 먹이를 구하러 나가는 것 자체가 상당한 모험이다. 잘못하면 먹이를 구하기 전에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거나 말라 죽을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부지런함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여러 개미 군집을 조사해서 열심히 먹이를 찾는 개미와 그렇지 않은 개미의 차이를 연구했다. 연구팀이 개미의 뇌에서 활성화된 RNA를 조사한 결과 도파민을 만드는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도파민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개미에 페인트로 표시를 한 후 도파민을 투여해 자연 환경에서 관찰한 결과 실제로 이 개미들이 더 적극적으로 부지런하게 먹이를 구하러 나가는 것이 확인됐다.(사진) 마지막으로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도파민 억제물질(3-iodo-tyrosine)을 투여해 반대의 결과를 얻었다. 인간 세상에서는 다양한 성과급과 승진 등이 열심히 일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만, 개미에서는 도파민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 셈이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도파민이 개미를 더 부지런하게 만들 뿐 아니라 더 똑똑한 일꾼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도파민을 투여한 경우 개미들은 습기가 많은 날 먹이를 찾으러 나가고 건조한 날은 개미굴에 머물러 있으려는 경향이 더 강해졌다. 이 결과들은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이 개미의 행동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지지한다. 물론 개미의 행동을 결정하는 물질은 도파민 하나만은 아닐 것이다. 다양한 감각 수용체와 작지만 복잡한 뇌가 환경 변화에 맞춰 개미의 행동을 적절하게 조절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더 상세하게 알아내기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비교적 단순한 뇌와 신호 전달 물질로 거대한 군집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비밀을 알아낸다면 생체 모방 로봇 등 여러 분야에서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아이를 꽃으로도 때리면 안 되는 이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아이를 꽃으로도 때리면 안 되는 이유

    소파 방정환 선생이 1922년 ‘어린이의 날’을 처음 만들고 ‘어린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전까지 아이들은 그냥 몸집이 작은 어른 정도로 취급됐습니다. ‘어린이’라는 단어 속에는 어린아이들을 하나의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해 줘야 한다는 존대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요즘 뉴스를 보면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막 대하는 눈살 찌푸려지는 사건들이 너무나 많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트라우마도 유전되나… 34명 중 변형된 정자 22명, 알고 보니 학대당한 경험 아이들을 왜 소중하게 여기고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도 많은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 연구진이 학대를 당한 아동들은 트라우마가 DNA에 각인돼 학대의 기억이 본인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까지 전달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놔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의대와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공동연구팀의 이러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서 발행하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중개 정신의학’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성인 남성 34명의 정자를 채취해 ‘DNA 메틸화 반응’을 살폈습니다. 후성유전학 분석에서 쓰이는 DNA 메틸화는 쉽게 말하면 DNA의 염기서열 자체는 바꾸지 않으면서 유전자의 활성 정도를 변화시켜 겉으로 드러나는 성질을 다르게 만드는 것입니다. 분석 결과 22명의 정자 DNA가 특이하게 변형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들 22명은 모두 어린 시절 어른들로부터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구팀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수정은 엄청난 유전자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학대로 인한 상처가 유전되는지에 대해서는 좀더 장기적인 추적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여러 후성유전학적 결과를 보면 부모의 상처가 자식에게 전달될 가능성은 충분히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폭력은 뇌가 기억한다… 물리적 폭력 이상으로 감정·언어적 폭력에 큰 상처 또 2015년 캐나다 맥길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1986년부터 2012년까지 여름캠프에 참가한 5~13세 저소득층 남녀 어린이 2292명을 대상으로 양육 상태를 추적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아이들이 폭력에 노출돼 있는데 특히 협박, 조롱, 무시, 창피 등 감정적 폭력이 물리적 폭력과 방치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흔히 물리적 폭력이 감정적 폭력보다 더 해로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물리적 폭력이나 감정적, 언어적 폭력 모두 똑같은 뇌 부위가 반응하며, 뇌에 미치는 영향은 감정적, 언어적 폭력이 물리적 폭력과 비슷하거나 더 심하다고 합니다. 어른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때가 많습니다. 어린이는 나무와 같아서 믿어 주는 만큼 성장합니다. 상처받고 스트레스에 찌든 아이들이 많은 사회의 미래가 과연 밝을까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정치권이나 경제계 등에서는 출산율 저하를 단순히 미래 노동력 감소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반론도 있지만 노동력 감소는 로봇이나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노동력 감소라는 차원의 접근은 사회라는 커다란 기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인간’이라는 부품이 빠져나가서는 안 된다는 기계론적 사고방식의 다른 표현입니다. 사람을 인격체가 아닌 사회를 구성하는 톱니바퀴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회에서 저출산 문제는 ‘백약이 무효’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edmondy@seoul.co.kr
  • 장기간 우주비행, ‘암’의 원인일까

    장기간 우주비행, ‘암’의 원인일까

    장기간의 우주비행이 ‘암’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본격적인 채비에 나선 화성 유인탐사나 달 관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조지타운대학 메디컬센터(GUMC) 카말 다타 박사 연구팀은 1일(현지시간) 생쥐를 모델로 한 시뮬레이션 결과, 내밀한 우주 공간의 ‘은하 우주방사선(GCR)’에 장기간 노출되면 위장 조직의 기능 변화뿐 아니라 위와 대장 종양 위험을 높일 우려가 있다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밝혔다. 앞서 연구팀은 장기 우주여행 중 중이온 방사선의 영향으로 노화가 가속화하고 뇌 조직이 손상될 위험도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연구팀은 중이온 방사선이 위와 장 등 소화기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방사선연구소(NSRL)에서 저선량의 중이온 방사선에 노출한 생쥐와 아무것에도 노출되지 않은 생쥐를 비교했다. 그 결과 중이온 방사선에 노출된 쥐들은 대장에서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으며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용종도 형성됐다. 이에 더해 중이온 방사선이 DNA를 손상해 노화세포를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세포는 정상적인 세포분열을 못 하고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논문 공동저자인 알버트 퍼내스 2세 박사는 “심우주에서 몇 개월에 걸쳐 우주비행을 하면 매우 낮은 선량의 방사선에 노출되더라도 그 영향은 영구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미래의 우주 여행객을 보호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보상 바라지 않는 이타심, 기분 더 좋게 만든다” (연구)

    “보상 바라지 않는 이타심, 기분 더 좋게 만든다” (연구)

    타인을 위한 행동이나 선택을 하거나 마음인 이타심이 그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뇌 활동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영국 서섹스대학 연구진은 1000명이 넘는 실험참가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이들에게 보상이 없는 '완전한 이타심'과 보상이 따르는 '전략적인 이타심' 중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상황을 준 뒤 이들의 뇌 변화를 살폈다. 완전한 이타심과 전략적인 이타심 모두 타인을 위한 행동과 마음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완전한 이타심은 그 어떤 보상도 받지 않는 것임에 반해 전략적인 이타심은 물질적인 보상이나 평판 또는 명성을 얻는 보상 등을 받을 수 있다. 연구진은 이타심을 행사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뇌의 특정 부위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는 것을 확인했다. 유독 반응한 뇌 부위는 슬하전두대상피질(subgenual anterior cingulate cortex)로, 감정처리 및 보상심리를 담당하는 부위다. 슬하전두대상피질이 활성화 됐다는 것은 곧 뇌가 더 많은 산소를 소비한다는 뜻이며, 이를 통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비슷한 이타심이지만 보상을 받지 않는 완전한 이타심을 선택한 사람들의 슬하전두대상피질이 보상을 받는 전략적인 이타심을 선택한 사람들보다 더 많이 활성화 된다는 사실이다. 연구진은 “두 종류의 이타심 모두 뇌의 특정 부위를 활성화시켜 좋은 기분을 이끌어내지만, 결과적으로 전략적 이타심보다 완벽한 이타심을 선택한 사람들이 더 명백한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서 “전략적 이타심이 아닌 완벽한 이타심을 선택했을 때, 사람들은 더 많은 산소를 이용해 뇌의 특정 영역을 활성화시키고 이것이 그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컨대 하루 내내 친구의 집안일을 도운 당신에게 친구가 적은 액수의 돈을 건넨다면, 당신은 자신의 도움에 대한 가치를 적은 돈으로 평가하고 다시 도울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도움을 받은 친구가 포옹과 친절한 말을 건넨다면 더욱 활발한 뇌 활동으로 기분이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뇌 영상 분야 세계적 저널인 ‘뉴로이미지’(NeuroImage)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레이 트레이싱과 딥러닝에 미래를 건 엔비디아

    [고든 정의 TECH+] 레이 트레이싱과 딥러닝에 미래를 건 엔비디아

    그래픽 처리 장치 전문 업체인 엔비디아가 새로운 RTX 2000 시리즈 제품군을 본격적으로 출시했습니다. 오랜 세월 사용한 GTX라는 명칭을 버리고 RTX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등장한 RTX 2080 Ti, RTX 2080, RTX 2070은 높은 가격으로 인해 다소 논란도 있지만, 엔비디아는 ‘그래픽을 다시 발명했다(Graphic reinvented)’고 언급하면서 대단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RTX 시리즈에서 처음 도입한 튜링(Turing) 아키텍처는 엔비디아에도 상당한 도전입니다. 튜링은 그래픽에서는 물론 인공지능에서도 2위가 따라오기 힘든 엔비디아식 초격차 전략을 위한 포석이지만 여러 가지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시도가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가 튜링에서 도입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핵심 무기는 바로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을 위한 RT 코어와 딥러닝을 위한 텐서 코어(Tensor Core)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짜를 더 진짜처럼 3D 그래픽 카드는 2차원 평면인 모니터에 가상의 3차원 물체를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초창기 3D 그래픽 게임은 지금 기준으로 보면 어설프게 색칠한 상자들이 움직이는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더 현실적인 가짜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 덕분에 게임에 등장하는 사람과 물건들은 점점 실제와 비슷해졌습니다. 엔지니어들은 끊임없이 더 많은 폴리곤과 텍스처를 처리할 수 있는 그래픽 프로세서를 개발했고 이제는 제법 사실적인 사물을 모니터를 통해 보여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런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뇌는 게임 속 3D 그래픽이 실제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빛의 효과가 실제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햇빛 같은 광원이 다시 물체에 반사되어 나오는 빛의 미묘한 광원효과는 워낙 복잡해서 슈퍼컴퓨터의 힘으로도 실시간으로 계산해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그래도 엔지니어들은 가능한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 기법입니다. 레이 트레이싱은 광원과 빛의 반사를 실제와 가깝게 표현하는 기술로 이미 영화나 동영상 제작에서 널리 쓰이고 있지만, 이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 게임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몇 시간 렌더링한 결과를 1분 동안 보여줘도 문제없지만, 게임에서는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레이 트레이싱을 고속으로 처리할 별도의 연산 장치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엔비디아가 튜링에 탑재한 RT 코어가 그것으로 과거 소프트웨어적으로 레이 트레이싱을 처리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레이 트레이싱 연산이 가능해졌습니다. 엔비디아는 스타워즈 기술 데모를 시연하면서 과거 4개의 GPU로 처리하던 레이 트레이싱을 튜링 GPU 한 개로 더 빨리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그래도 우리의 눈을 완전히 속일 수는 없지만, 더 진짜 같은 가짜를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텐서 코어 튜링에서 다른 큰 변화는 인공지능 연산 장치인 텐서 코어가 같이 포함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텐서 코어의 연산 능력은 114TFLOPS (16FP)로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 프로세서 가운데 하나입니다. 최근 GPU는 인공지능 분야에 쓰임새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변화는 자연스럽지만, 새로 추가된 텐서 코어가 본래 목적인 게임에는 무용지물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엔비디아는 텐서 코어에 새로운 일감을 줬는데, 바로 이미지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딥러닝 기법으로 저해상도 사진이나 영상으로 바꾸는 연구가 진행 중인데, 튜링은 아예 실시간으로 3D 그래픽 영상 품질을 높입니다. 게임 속 3D 그래픽은 흔히 계단 현상이라고 부르는 앨리어싱(Aliasing)을 제거하지 않으면 모서리 부분이 매우 지저분하거나 거칠게 보입니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여러 기술이 개발되었는데, 대표적인 방법이 TAA(Temporal Anti-Aliasing)입니다. 어떤 방법이든지, 기존의 그래픽 연산 유닛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티 앨리어싱을 많이 할수록 성능이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딥러닝을 위한 텐서 코어를 갖춘 튜링에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딥 러닝 슈퍼 샘플링(Deep Learning Super-Sampling·DLSS)은 그래픽 연산이 아닌 인공지능을 이용해 이미지 품질을 높이기 때문에 3D 연산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텐서 코어를 이용해서 3D 처리 능력을 높인 것과 같은 결과를 얻게 됩니다. 물론 딥러닝 기법으로 이미지 해상도를 높일 경우 기존의 방식과 결과물이 다소 달라 이질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딥러닝 기반이기 때문에 앞으로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학습을 많이 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그래픽과 인공지능 왕좌 노리는 엔비디아 하지만 신기술에도 대가는 따르게 마련입니다. 이미 그래픽 연산과 병렬 연산을 위해 수천 개의 CUDA 코어를 집어넣은 상태에서 다시 텐서 코어와 RT 코어를 추가하면서 튜링 GPU는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RTX 2080 Ti는 754㎟ 다이 (die) 면적에 186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했으며 RTX 2080/2070 역시 538㎟ 면적에 136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해 전 세대 대비 크기가 대폭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게임에서의 성능 향상 폭은 30-40% 수준으로 트랜지스터 증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물론 새로운 유닛을 대거 집어넣었기 때문이죠. 이미 업계 1위인 엔비디아가 이런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신기술을 집어넣은 이유는 분명합니다. 경쟁자들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앞서가려는 것이죠. 레이 트레이싱 기술을 지원하는 게이밍 GPU는 현재 엔비디아만 출시했고 앞으로 당분간 엔비디아 이외의 회사는 없을 것입니다. 텐서 코어를 지닌 GPU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엔비디아의 전략이 통하려면 게임 제작사들의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제작사들이 적극적으로 레이 트레이싱과 DLSS를 적용해야 빛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미 여러 게임에서 지원을 공언했지만, 얼마나 보편적으로 이용하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만약 최신 게임에서 널리 사용하는 기술이 된다면 엔비디아의 입지는 한층 더 강화되고 차세대 그래픽과 인공지능에서 선두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그렇게 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현재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IT 기업의 모습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아들 ‘저음’보다 손자 ‘고음’이 더 안 들릴 땐 노인성 난청 검사받아야

    아들 ‘저음’보다 손자 ‘고음’이 더 안 들릴 땐 노인성 난청 검사받아야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 노인이 늘고 있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70세 이상 노인 난청 환자는 2010년 6만 1550명에서 지난해 11만 8560명으로 7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중년 이후에 아무런 이유 없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노인성 난청’을 의심해 봐야 한다.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에게 노인성 난청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Q. 노인성 난청 원인은 어떤 것이 있나. A. `젊었을 때 소음에 장기간 노출된 적이 있거나 영양이 부족할 때, 가족력이 있을 때,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으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병의 진행도 빠르다. 주로 고음부터 들리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점차 대화할 때도 불편을 느낄 정도로 심해진다. Q. 환자 증상은. A. 일단 노인성 난청이 있으면 말을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주로 고음 청력손실이 심하기 때문에 ‘말이 들리긴 하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자주 호소한다. 어린아이나 젊은 여성처럼 목소리가 가늘고 높은 사람의 말소리는 특히 알아듣기 어렵다. 낮은 목소리를 정확히 알아듣지 못할 때도 있다. 달팽이관 안의 신경세포의 수가 줄어들면서 귀에서 전달되는 소리를 정확히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화로 뇌의 정보 처리 시간도 줄어들어 증상이 심해진다. 최근에는 난청이 인지능력 저하와 치매 발생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Q. 어떤 검사와 치료가 필요할까. A. 조금씩 소리가 안 들리면 먼저 ‘청력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노인성 난청은 ‘순음청력검사’와 ‘어음검사’ 등의 간단한 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회복하려면 ‘청각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 신경조직을 다시 정상 상태로 복원하기는 쉽지 않지만 난청이 더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최근에는 성능이 좋은 보청기가 많이 개발돼 난청환자들의 고통을 줄이고 있다. 보청기는 아무런 자극이 없는데도 소리를 느끼는 ‘이명’ 완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너무 시끄러운 곳에 가는 것을 삼가고 난청의 정도와 유형을 정확하게 측정해 자신에게 맞는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밀가루 속 글루텐, 피로·우울감 유발 (연구)

    [건강을 부탁해] 밀가루 속 글루텐, 피로·우울감 유발 (연구)

    보리와 밀 등의 곡류에 존재하는 불용성 단백질인 글루텐이 우울감과 피로감을 높이는 등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글루텐은 밀가루를 가공 및 조리하는 데 기본이 되는 성분이며, 몇 가지 단백질이 혼합돼 존재한다. 최근 몇 년 새 글루틴이 첨가돼 있지 않은 ‘글루틴 프리’ 식품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호주 멜버른에 있는 라트로브대학 연구진은 14명의 성인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각각 글루텐이 포함되어 있거나 그렇지 않은 요거트 및 머핀을 먹게 했다. 단 실험 참가자들이 자신이 먹은 음식에 글루텐이 함유돼 있는지 알 수 없도록 했다. 그 결과 일부 사람들에게서 몸이 붓거나 미미한 경련이 나타났으며, 이는 글루텐 민감증으로 인한 증상으로 확인됐다. 글루텐 민감증은 글루텐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 배에 가스가 차고 더부룩한 증상 또는 손과 발의 신경 통증 등을 겪는 것을 뜻한다. 눈에 띠는 것은 심리적 변화였다. 글루텐이 함유된 음식을 먹은 사람들은 그 이전에 비해 더욱 피로감을 호소하거나 부정적인 감정상태가 이어진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글루텐이 글루텐 민감증 등 신체적인 증상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미쳐 심리적 변화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우리는 글루틴을 섭취한 모든 사람들에게서 심리적 우울감이나 피로감이 나타난다고 확실할 수는 없다. 실험군 규모가 작기 때문”이라면서 “다만 이번 실험은 왜 일부 사람들이 글루텐 프리 식품을 먹고 기분이 나아지는지를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는 글루텐에 의해 정신적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지난주 호주에서 열린 호주소화기학회 연례회의에서 소개됐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뇌질환자의 뇌 속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본다

    뇌질환자의 뇌 속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본다

    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이나 조현병 환자의 뇌 속 신호전달물질의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양대 생명의공학과 장동표 교수팀은 전기화학적 기법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뇌 신경전달물질의 하나인 도파민 농도를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전기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드 바이오일렉트로닉스’ 최신호에 실렸다. 뇌신경 세포의 흥분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도파민은 행복 호르몬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뇌 질환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게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지표로도 활용된다. 파킨슨병 환자의 뇌 속 도파민은 정상보다 감소돼 있고 조현병 환자는 도파민이 과하게 분비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전에는 뇌 질환자들의 도파민 검출을 위해 미세투석법, 전류법, 고속스캔순환전압전류법 등이 이용돼 왔다. 미세투석법은 미세한 탐침을 머리에 삽입해 뇌 속 체액의 화학물질을 채취해 물질 농도를 측정하고 고속스캔순환전압전류법은 전압 파형을 이용해 전류를 측정해 도파민 농도 변화량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들 방법은 환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농도 측정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의 측정 방법을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전기화학 측정법을 개발해 신경전달물질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실시간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기화학 측정법은 특정한 파형을 갖는 전압을 가해주면 도파민에 산화환원 반응을 통한 전류가 발생하는데 이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를 2차원 영상을 만들어 도파민과 화학구조가 비슷한 다른 신경전달물질과의 구분을 명확하게 할 수 있다. 장동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의 신경전달물질 농도를 실시간 측정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라며 “뇌과학 연구 뿐만 아니라 뇌질환 환자의 치료 시스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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