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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정 화장품·세제·의약품…임신 초기 피해야 하는 것들 - 연구

    특정 화장품·세제·의약품…임신 초기 피해야 하는 것들 - 연구

    임신 초기 여성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는 화학 물질로부터 앞으로 태어날 아이의 뇌를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피해야 할 특정 화장품과 세제, 의약품 등을 캐나다 요크대의 과학자들이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연구를 이끈 도로타 크로퍼드 캐나다 요크대 교수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크림과 화장품 등의 제품에는 태아의 발육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화학 물질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요크대 연구진이 공개한 임신 초기 여성이 피해야 할 제품 목록은 다음과 같다. 세제와 세정제 같은 세척용 제품, 살충제는 물론 ‘아세틸살리실산’이 들어있는 아스피린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프탈레이트’라는 화학 성분이 들어간 로션 등 화장품이 피해야 할 제품. 프탈레이트는 화장품 외에도 장난감이나 PVC 바닥재에도 들어간다. 또한 나무, 타일 같은 건축자재, 섬유 등의 난연제(방연제)로 쓰이는 ‘데카브로모디페닐에테르’(폴리브롬화디페닐에테르, PBDEs)와, 유도분만제 등의 성분인 ‘미소프로스톨’도 피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특히 이 목록에는 환경 호르몬의 대명사로 1983년 수입 금지 조치가 취해진 뒤 더는 쓰이고 있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생물 속에 축적되는 ‘폴리염화비페닐’(PCBs)도 포함돼 있다. 이 물질은 폐기물이나 환경에 잠재돼 있다가 식물에 스며들거나 가축에게 옮겨 가며, 지방질이 많은 생선이나 육류, 유제품, 달걀 등이 쉽게 오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연구진은 이런 물질의 종류뿐만 아니라 빈도와 농도도 중요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웡 박사과정 연구원은 “우리는 여성이 그런 환경의 화학물질에 노출되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 배울 것을 추천한다”면서 “평가 정보는 미국 환경보호국(US EPA)이 운영 관리하고 있는 통합 위험 정보 시스템(IRIS)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태아의 뇌 발달은 일정한 변화를 겪게 되는데 정상적인 기능을 위해서는 특정 시점에 특정 유전자가 존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환경적인 요인이 이런 중요 유전자의 발현 수준에 영향을 주므로, 여성은 자신이 임신부임을 인식하고 이들 인자에 관한 노출에 주의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프로스타글란딘 E2(PGE2) 등 중요한 지질 매개체의 수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 요인에 관한 여러 선행 연구를 분석했다. 이런 지질 분자는 초기 뇌 발달은 물론 적절한 기능을 위해 필수적인 유전자가 발현하는 것을 제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크로퍼드 교수는 “태아 뇌 발달에 영향을 주는 물질의 양과 노출 시간에 관한 임상 연구는 많지 않다”면서 “인체에 영향을 주는 화학 물질의 농도와 시간을 알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런 화학 물질이 어떻게 태아의 뇌에 들어가 발달을 방해하는지 알기 위한 분자적 메커니즘은 뇌의 병리에 관한 화학 물질의 작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 신경과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Neuroscience) 최근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주 2회’ 근력 운동해야 뇌 노화 막는다 - 연구

    ‘주 2회’ 근력 운동해야 뇌 노화 막는다 - 연구

    나이 든 사람도 최소한의 근력 운동을 해야 뇌의 노화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테레사 리우-앰브로즈 교수팀이 65~75세 건강한 여성 54명을 대상으로, 근력 운동에 따른 뇌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참가 여성들을 주 1회나 2회 근력 운동하는 두 그룹으로 나눠 1년간 변화를 관찰했다. 또한 운동 전후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통한 뇌 스캔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일주일에 2회 근력 운동을 한 그룹은 뇌의 위축과 회백질의 감소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연구로는 노화로 인한 근력 저하가 뇌의 위축과 회백질의 감소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백질은 뇌의 고차적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으로, 이 부분이 변증하면 운동 장애가 나타나기 쉽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근력 운동으로 근육량을 증가시키면 뇌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면서 “이번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남성의 뇌에서도 유사한 영향이 있는지를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노인의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최근호(10월 12일자)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고추의 매운맛, 파킨슨병 잡는다

    고추의 매운맛, 파킨슨병 잡는다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이 노인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희대 의대 진병관 교수와 경북대 생명과학과 김상룡 교수, 미국 존스홉킨스대 테드 도슨 교수 공동연구팀은 “캡사이신이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브레인’ 최신호에 발표했다. 파킨슨병은 손발 운동에 관여하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차 약화되면서 운동 기능을 상실하는 노인 퇴행성 질환이다. 현재 파킨슨병 치료는 도파민 신경세포의 사멸속도를 늦추거나 증상을 완화시키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최근에는 신경 보호 및 재생 효과를 가진 신경세포 단백질을 뇌에 직접 주입하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지만 자가면역반응이나 종양 발생 등 부작용 때문에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파킨슨병으로 사망한 환자의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뇌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성상교세포에서 통증수용체와 CNTF라는 물질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발견했다. 이를 바탕으로 생쥐의 유전자를 조작해 파킨슨병을 유발시키자 통증수용체와 CNTF가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파킨슨병 생쥐에게 캡사이신을 투여하자 과도하게 발현됐던 통증수용체와 CNTF의 양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동시에 도파민 신경세포가 보호되고 파킨슨병으로 인해 손상된 운동 기능도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당신이 치킨에 매번 지는 이유는 ‘유전자 탓’ - 연구

    당신이 치킨에 매번 지는 이유는 ‘유전자 탓’ - 연구

    치킨이나 피자, 햄버거와 같은 정크푸드를 먹고 싶은 욕구와 끝없이 싸우다가 매번 패배한다면, 이제 당신 몸속에 있는 유전자를 탓해야 할 듯하다. 과학자들이 일부 사람의 뇌에는 이런 고지방·고열량 음식을 어쩔 수 없이 원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연구를 내놓은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ICL) 연구진은 ‘체지방과 비만 관련 단백질’(FTO 유전자)과 ‘도파민D2수용체 유전자’(DRD2 유전자)로 불리는 두 유전 변이를 발견했다. 이런 변이 유전자가 특정 사람들이 건강하지 못한 음식 즉 정크푸드를 먹고 싶어하는 욕구가 더 심하게 생기게 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런 변이 유전자가 뇌의 보상회로를 조절하는 화학물질인 도파민의 수치를 변화시킨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토니 골드스톤 박사는 “이런 사람은 고열량이나 고지방, 고당분 음식을 보면 보통 사람보다 먹고 싶어하는 욕구가 더 심한 것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밤새 금식한 유럽 백인 남성 45명을 대상으로, 고열량이나 저열량 음식이 보이는 사진을 보여주고 얼마나 먹고 싶어하는지 그 정도를 조사했다. 또한 연구진은 이때 참가 남성들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이라는 뇌 스캔 기술로 뇌 활동이 어떻게 다른지 분석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은 각 참가자로부터 채취한 DNA 표본을 검사하기도 했다. 그 결과, 비만이 되기 쉽게 해 ‘비만 유전자’라고도 불리는 FTO 유전자를 가진 남성들은 고열량 음식을 봤을 때 뇌의 ‘안와전두피질’(orbitofrontal cortex) 활동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설문에서도 저열량 음식보다 기름진 고열량 음식을 더 먹고 싶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이들은 열량이 낮은 건강한 음식을 봤을 때는 뇌 활동에서도 같은 수치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골드스톤 박사는 “흥미롭게도, FTO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고열량 음식을 봤을 때 선조체(striatum)로 불리는 뇌 부위의 활동도 증가했다”면서 “하지만 이런 활동은 이들이 가진 DRD2 유전자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즉 DRD2 유전자가 뇌에서 도파민 체계의 작용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결과적으로, FTO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뇌에서 도파민 신호가 고열량 음식과 관련한 욕구와 보상을 더 느끼게 유도해 비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지었다. 골드스톤 박사에 따르면, 이런 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특정한 비만 치료에서 다른 결과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뇌의 도파민 작용을 변화시키는 특정 약물이나 수술, 뇌세포에 도파민이 작용하게 하는 호르몬을 이용하면 비만 치료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박사는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비만학회 연례회의’(Obesity Society Annual Meeting)에서 처음 발표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어린시절 스트레스가 우울증 되는 원인 밝혀졌다

    어린시절 스트레스가 우울증 되는 원인 밝혀졌다

    어린 시절에 학대를 당했거나 방치된 채 지내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은 성장 이후에도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까지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그 원인이 뇌에 있는 보상회로의 이상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놔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듀크대와 택사스대(샌안토니오) 건강과학센터 공동 연구진은 11~15세 어린이 106명을 대상으로 최신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뇌 스캔을 시행했다. 이때 부모가 아이를 얼마나 방치하고 있는지, 아이의 기분 변화 정도 등을 조사했다. 이후 연구진은 아동을 대상으로 2년 뒤 다시 한 번 뇌 스캔을 진행했다. 그 결과, 부모로부터 방치됐던 아이들은 열정과 즐거움 등의 보상 감정을 주는 뇌의 깊은 곳에 있는 ‘배쪽줄무늬체’(ventral striatum)의 기능이 극단적으로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배쪽줄무늬체는 대뇌 기저부(cerebrum fundus)에서 보상 감정을 처리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이 열정과 즐거움이라는 두 감정을 잃고 그 기능이 충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그런 사항은 과거의 여러 연구에서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어릴 때의 스트레스가 열정과 즐거움을 경험하는 능력을 손상하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이런 스트레스는 오랫동안 이어져 쾌활했던 사람조차 어른이 되고 나서 우울증이라는 문제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정신의학’(Biological Psychiatr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심각한 몽유병 환자 79%, 다쳐도 고통 못느껴”

    “심각한 몽유병 환자 79%, 다쳐도 고통 못느껴”

    몽유병 환자는 과연 잠결에 어떤 행동을 하다 넘어지거나 다치면 그 고통을 느낄 수 있을까? 최근 프랑스 기 드 숄리아크 병원 연구팀은 심각한 몽유병 환자의 79%는 수면 시 이상행동으로 부상을 입어도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앓고있는 몽유병은 수면 시 나타나는 이상행동에 속하는 각성 장애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수면 중 벌떡 일어나 걷거나 중얼거리거나 심지어 외국에서는 자기 다리에 총을 쏘거나 성폭행을 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번에 프랑스 연구팀은 몽유병 진단을 받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을 실시했으며 이중 남성은 55명, 여성은 45명, 평균연령은 30세였다. 이들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거의 절반에 가까운 47명이 잠결에 일어나 어떤 행동을 벌여 적어도 한번 이상은 다친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이중 10명이 몽유병 상태에서 곧바로 고통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으나, 37명은 다음날 아침 등 잠이 깨서야 고통을 느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연구팀은 몽유병 환자의 경우 건강한 사람과 비교해 깨어있는 상태에서 두통을 겪는 비율이 4배나 높았으며 편두통은 무려 10배, 심지어 불면증과 우울증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를 이끈 레지스 로페즈 박사는 "사례 중 3층 집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는데도 고통을 느끼지 못한 환자가 있었다" 면서 "몽유병 환자가 심각한 수준의 이상행동을 하면 통각을 상실하는데 이는 일반적인 뇌 활동에서 감각 기관의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몽유병의 매커니즘을 새롭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 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몽유병에 얽힌 사건사고는 의외로 많다. 지난 2013년 미국 뉴햄프셔주 콩코드에 사는 몽유병에 걸린 한 남자는 자다가 벌떡 일어나 자신의 다리에 총을 쏴 화제가 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노르웨이의 4살 소녀 티아 헬레나 로버트슨(4) 역시 집에 불이 난 꿈을 꾼 뒤 꿈에서 깨지 않은 채 5㎞ 가까이 걸어간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3월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주 더럼 법원에서 열린 재판은 몽유병 사건의 결정판이다. 당시 자식 살해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법정에 선 피고 조셉 미첼(50)은 배심원단으로부터 무죄를 평결받았다. 이유는 사건 당시 극심한 스트레스로 잠도 잘 이루지 못해 몽유병을 얻은 미첼이 자신도 모르게 자식을 살해했으며 사건 자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배심원단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월드피플+] 뇌사 판정후 되살아나...’기적의 아기’ 감동

    [월드피플+] 뇌사 판정후 되살아나...’기적의 아기’ 감동

    생후 겨우 3주의 어린 나이에 뇌수막염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아기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9일(현지시간) 인공호흡장치의 전원을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자기 힘으로 숨을 쉬고 병을 이겨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한 아기 해리슨 베이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2012년 12월 말에 태어난 해리슨은 생후 약 2 주가 지났을 시점에 며칠에 걸쳐 여러 가지 신체적 괴로움을 드러냈다. 아이가 결국 의식을 잃기에 이르자 부모인 사만다 베이커와 아담 베이커는 즉시 구급차를 불러 서둘러 인근 병원으로 향했다. 해리슨을 진료한 의사들은 즉시 아이가 뇌수막염을 앓고 있으며 그 상태가 위중하다고 알려왔다. 이에 부부는 보다 규모가 큰 셰필드 병원으로 아이를 데려갔다. 셰필드 병원의 의사들은 5일에 걸쳐 각종 치료를 시도했지만 해리슨은 불행히도 차도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해리슨은 두뇌 스캔 결과 ‘완전한 뇌사상태’라는 판정을 받았다. 부부는 좌절했지만 해리슨이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편히 갈 수 있도록 말기환자 전용 병원을 찾기로 했다. 그 곳에서 부부는 눈물을 머금고 아이에게 작별인사를 한 뒤 해리슨의 인공호흡장치의 전원을 껐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해리슨이 누구의 도움도 없이 홀로 숨을 쉬기 시작한 것이었다. 기적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의사들은 부부에게 해리슨이 살아나더라도 뇌에 치명적 손상을 입어 말하기나 걷기, 먹기 등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올 해 3살이 된 해리슨은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건강하게 크고 있다. 부모는 “지금 그가 걷고 말하는 것을 우리 눈으로 보면서도 아직도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물론 해리슨이 완전히 무탈했던 것은 아니다. 현재 해리슨은 한쪽 귀의 청력이 약간 손실된 상태고 신체 오른쪽에 다소의 뇌성마비 후유증이 남아있다. 그러나 이는 겉으로 봐서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미약한 수준이다. 부부는 해리슨이 쓰러지기 전까지는 뇌수막염이라는 질병에 대해서 아는바가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사만다는 “뇌수막염이 신체를 장악하는 속도는 매우 빠르다. 만약 관련된 증상이 발견된다면 재빨리 병원으로 향해야 한다”며 그 무서움을 경고했다. 그녀는 이어 “해리슨의 경우 몸이 축 늘어지고 식욕을 잃는 증상을 보였었다. 반면 많은 사람들이 뇌수막염의 초기 증상은 발진으로 시작된다고 믿고 있지만 해리슨에게는 그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었다”고 덧붙이며, 작은 증상도 소홀이 여기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아기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기타 뇌수막염 전조증상으로는 ▲아기의 대천문(앞숨구멍·아기의 정수리보다 조금 앞 쪽, 뼈가 없는 부드러운 마름모 모양의 부분)이 팽팽해지거나 튀어나옴 ▲식사 거부 ▲안아들면 짜증을 내고 높은 소리나 앓는 소리를 내며 울음을 터뜨림 ▲몸이 뻣뻣해지거나 오히려 생기 없이 늘어짐 등이 있다. 또한 3개월 미만의 아기는 뇌수막염에 걸려도 종종 열이 발생하지 않아 발병사실을 알기 힘든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월드피플+] 혼수상태에서 출산 후 처음 아기 만난 母

    [월드피플+] 혼수상태에서 출산 후 처음 아기 만난 母

    눈 떠보니 아기가 내 곁에… 혼수상태에서 아이를 출산한 여성이 눈을 뜬 뒤 처음으로 자신의 아기와 만나는 감동적인 장면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일자 보도에 따르면 포츠머스에 사는 콜비나 졸린(28)은 임신 23주 차에 갑작스러운 뇌출혈 증상을 보였다. 뇌출혈이라는 진단과 함께 수술이 시급하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의료진은 수술해도 그녀가 살아날 가능성은 10% 정도뿐이라고 못 박았다. 수술을 하지 않으면 그 가능성마저도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졸린의 가족은 10%의 가능성을 선택했고 긴급수술이 이뤄졌다. 뇌에 고여있던 혈전을 제거하는데에는 성공했지만 혈압이 높아져 결국 혼수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당시 의료진은 아이와 임신부 모두 살아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여겼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비록 임신 29주차의 미숙아 상태였지만, 졸린이 정신을 잃은 3개월 사이 무사히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졸린 역시 눈을 뜨게 된 것. 지난 2월, 졸린이 기적적으로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을 때 그녀 곁에는 생후 6주 된 딸 ‘마이아’가 있었다. 졸린은 “눈을 떴을 때 무의식적으로 내가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나와 아기 역시 무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처음 아기를 품에 안았을 때의 느낌을 잊을 수 없다. 아기와 내가 가깝게 있다는 사실에 매우 황홀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졸린의 남편인 맷(30)은 “의사가 내게 아내의 상태를 설명하던 순간은 내 인생의 최악의 순간이었다. 나는 아이와 아내 모두를 잃을까봐 두려웠다”면서 “임신 29주차에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딸을 만났을 때, 의사는 ‘혼수상태에서 아이를 출산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딸 마이아가 세상에 나왔을 때 몸무게는 불과 1.3㎏. 미숙아로 태어났지만 현재 건강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현재 이들 가족은 병원에서 퇴원해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졸린은 코마에 빠져있는 동안 약해졌던 근육과 뇌 기능을 되살리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하고 있다. 졸린의 담당의사는 “아직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졸린은 이미 매우 훌륭한 상태”라고 칭찬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생명 유지장치 끈 뒤에 ‘되살아난’ 기적의 아기

    생명 유지장치 끈 뒤에 ‘되살아난’ 기적의 아기

    생후 겨우 3주의 어린 나이에 뇌수막염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아기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9일(현지시간) 인공호흡장치의 전원을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자기 힘으로 숨을 쉬고 병을 이겨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한 아기 해리슨 베이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2012년 12월 말에 태어난 해리슨은 생후 약 2 주가 지났을 시점에 며칠에 걸쳐 여러 가지 신체적 괴로움을 드러냈다. 아이가 결국 의식을 잃기에 이르자 부모인 사만다 베이커와 아담 베이커는 즉시 구급차를 불러 서둘러 인근 병원으로 향했다. 해리슨을 진료한 의사들은 즉시 아이가 뇌수막염을 앓고 있으며 그 상태가 위중하다고 알려왔다. 이에 부부는 보다 규모가 큰 셰필드 병원으로 아이를 데려갔다. 셰필드 병원의 의사들은 5일에 걸쳐 각종 치료를 시도했지만 해리슨은 불행히도 차도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해리슨은 두뇌 스캔 결과 ‘완전한 뇌사상태’라는 판정을 받았다. 부부는 좌절했지만 해리슨이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편히 갈 수 있도록 말기환자 전용 병원을 찾기로 했다. 그 곳에서 부부는 눈물을 머금고 아이에게 작별인사를 한 뒤 해리슨의 인공호흡장치의 전원을 껐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해리슨이 누구의 도움도 없이 홀로 숨을 쉬기 시작한 것이었다. 기적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의사들은 부부에게 해리슨이 살아나더라도 뇌에 치명적 손상을 입어 말하기나 걷기, 먹기 등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올 해 3살이 된 해리슨은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건강하게 크고 있다. 부모는 “지금 그가 걷고 말하는 것을 우리 눈으로 보면서도 아직도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물론 해리슨이 완전히 무탈했던 것은 아니다. 현재 해리슨은 한쪽 귀의 청력이 약간 손실된 상태고 신체 오른쪽에 다소의 뇌성마비 후유증이 남아있다. 그러나 이는 겉으로 봐서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미약한 수준이다. 부부는 해리슨이 쓰러지기 전까지는 뇌수막염이라는 질병에 대해서 아는바가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사만다는 “뇌수막염이 신체를 장악하는 속도는 매우 빠르다. 만약 관련된 증상이 발견된다면 재빨리 병원으로 향해야 한다”며 그 무서움을 경고했다. 그녀는 이어 “해리슨의 경우 몸이 축 늘어지고 식욕을 잃는 증상을 보였었다. 반면 많은 사람들이 뇌수막염의 초기 증상은 발진으로 시작된다고 믿고 있지만 해리슨에게는 그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었다”고 덧붙이며, 작은 증상도 소홀이 여기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아기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기타 뇌수막염 전조증상으로는 ▲아기의 대천문(앞숨구멍·아기의 정수리보다 조금 앞 쪽, 뼈가 없는 부드러운 마름모 모양의 부분)이 팽팽해지거나 튀어나옴 ▲식사 거부 ▲안아들면 짜증을 내고 높은 소리나 앓는 소리를 내며 울음을 터뜨림 ▲몸이 뻣뻣해지거나 오히려 생기 없이 늘어짐 등이 있다. 또한 3개월 미만의 아기는 뇌수막염에 걸려도 종종 열이 발생하지 않아 발병사실을 알기 힘든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아침을 먹어야 하는 이유 국내 조사를 보면 아침식사를 거르는 이유에 대해 47%가 ‘시간이 없다’고 응답했고, ‘아침에는 입맛이 없다’거나 ‘아침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사람도 적잖다. 하지만 아침식사를 하면 뇌의 기능이 활발해진다. 아침에 음식을 먹고 냄새를 맡으면 대뇌가 자극을 받는데, 이렇게 아침 일찍 대뇌를 자극하면 작업 능률이 오르고 학습능력도 향상된다. 실제 수험생이나 학생이 아침식사를 하면 기억력이 좋아지고 시험을 잘 치를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아침을 먹은 사람은 수학이나 논리학처럼 집중력이 필요한 문제를 풀 때 실수가 적다고 한다. 소화 기능도 좋아진다. 위산 등 각종 효소와 호르몬이 분비돼 위장관 운동이 좋아지고, 장이 활발하게 움직여 변비 해결에 도움이 된다. 변비가 있는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 가기보다 아침을 먹은 후 변을 보는 것이 좋다. 체중 조절 효과도 있다. 아침을 먹으면 충동적으로 간식을 먹는 일을 줄일 수 있고 점심, 저녁을 적게 먹게 된다. 많은 사람이 아침을 점심이나 저녁보다 적게 먹지만, 그럴 이유는 없다. 저녁을 줄이고 아침을 충분히 먹는 게 좋다. 저녁 식사는 잠자는 동안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저녁을 많이 먹고 곧바로 누워 자면 먹은 음식이 다 살로 간다. 따라서 체중을 조절하려면 세끼를 비슷하게 먹어야 한다. 깨자마자 식사를 하면 입맛도 없고 소화가 잘 안 되니, 잠에서 깨고서 30분~2시간 사이에 아침을 먹는 게 좋다. 식사를 하고서 6시간이 지나면 위 속 내용물이 모두 소화돼 배가 고파진다. 몸에 힘이 없어지면서 속이 텅 빈 것 같고 쓰리기도 하다. 이쯤 되면 성인은 음식을 찾지만 아이는 간혹 아침에 배가 고픈 것을 아픈 것으로 착각해 식사하지 않으려 하니 부모가 아이의 상태를 잘 파악해야 한다. 노인도 아이와 마찬가지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식욕이 감퇴하고 맛을 느끼는 감각이 둔화해 스스로 식사를 만들어 먹기 어렵고, 누가 일일이 챙겨주지 않으면 아침식사를 소홀히 하게 된다. 관절염에 쓰는 소염진통제, 심장약 등 노인이 복용하는 약도 식욕을 떨어뜨린다. 그러다 보니 소화기관도 안 좋아져 식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나이가 많은 노인일수록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게 주변 사람이 신경 써야 한다. ■도움말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충실한 비서관, 손… 꼼꼼한 기록관, 뼈

    충실한 비서관, 손… 꼼꼼한 기록관, 뼈

    손의 비밀/E F 쇼 윌기스 엮음/오공훈 옮김/정한책방/345쪽/1만 7000원 뼈가 들려준 이야기/진주현 지음/푸른숲/344쪽/1만 7000원 몸은 정직하다. 상처가 생기면 아파하고, 시간의 흐름에 맞춰 자라고 늙어가고, 죽는다. 특히나 손은 유구한 인류의 역사에서 많은 일을 해냈다. 27개의 뼈, 24개의 근육, 32개의 관절로 이뤄진 손이 있어 인간은 호모파베르로서 존재할 수 있게 됐다. 도구를 사용해서 사냥을 하고 불을 피웠다. 멋지게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고, 신묘한 붓질로 가슴을 움직이는 그림을 그려냈다. 언어의 기능에 장애가 생겼을 때는 수화(手話)처럼 의사소통의 수단이 됐고, 글자를 짚어가며 읽는 역할도 했다. 성공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뒤 믿음의 지속을 다짐하며 악수를 나눴다. 야구장에서는 역전 홈런을 쳤고, 농구 바스켓 안으로 버저 비터를 날렸다. 불교에서는 다양한 손짓으로 우주의 진리에 다가서고, 명상수행의 깨달음을 전하고 나눴다. 미켈란젤로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그린 ‘아담의 창조’는 신이 인간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행위를 손가락을 맞대는 것으로 갈음했다. 손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다. ‘손의 비밀’의 대표 저자인 윌기스는 의학박사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메드스타 유니언 메모리얼병원의 ‘커티스 국립 손 센터’ 전·현직 전문의 15명이 함께 썼다. 윌기스는 ‘손과 뇌의 관계는 왓슨과 셜록 홈스의 관계와 같다’고 표현하며 뇌의 가장 충실한 비서관이 손이라고 강조했다. 손 전문의들답게 몸의 숱한 부분 중에서 특히 손의 기능과 역할에 집중한다. 손의 해부학적 구조, 손의 기능적 특성, 손의 부상 및 질환에 대한 수술적·비수술적 치료 방법 등을 소개한다. 실생활에서 유용한 정보들이 있는 만큼 출판사가 밝힌 대로 의학교양서로 분류돼도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책의 미덕은 단순히 기술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지 않다. 손이 인류사적 발전과 어떤 상관성이 있는지, 손의 상관관계 등 손에 아로새겨진 인문학적 의미를 규명한다. 그렇다면 죽거나 크게 다쳐서야 비로소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뼈는 어떨까. 살갗과 살 안쪽에 숨겨져 보이지 않으니 뼈는 죽음을 지각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뼈가 들려준 이야기’의 저자인 법의(法醫)인류학자 진주현 박사에게 뼈는 인간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있는 인류학의 보고(寶庫) 자체다. 인류의 기원 및 삶의 형태를 확인시켜주는 것도 뼈로 인해 가능하고, 지구 위에서 인간의 시대 이전에 존재한 뒤 사라졌던 생명체의 모양과 특질을 알려주는 것 또한 뼈다. 이제껏 아무도 공룡을 직접 본 사람이 없음에도 수없이 많은 공룡의 종을 시기별로 세분하고, 생김새와 서식의 형태를 나눈 것은 그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미국 드라마 ‘CSI 시리즈’에서 완전범죄를 꿈꾸는 음험한 욕망을 좌절시키는 것도 뼈다. 문자가 없어도, 누군가의 증언이 없어도 가능한 일이 무궁무진하다. 아무리 오래전에 묻혀져 있었을지라도 어린 시절 모유 수유는 언제까지 했는지, 주로 먹었던 음식은 어떤 것인지, 고질적인 질병을 갖고 있지는 않았는지 등을 알려준다. 저자의 이력 자체가 독특하다.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에 입학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인류학을 공부하며 각각 석·박사 학위를 땄다. 2008년부터 미국 하와이에 있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기관(DPAA) 소속 인류학감식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다.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은 물론, 제2차 세계대전 때 실종된 미군의 유해를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다. 베트남, 중국, 한국 등에서 풍찬노숙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흙 속에 묻혀 풍화된 뼛조각을 찾고, 그 뼛조각에 새겨져 있는 숨은 사연에 귀 기울인다. 최근 4년 동안 북한에서 송환한 미군의 유해 208구를 분석하는 ‘K208프로젝트’를 전담하고 있다. 낯선 분야에 대해 생생한 현장 경험과 함께 전문적 지식을 담았다. 인류학은 물론, 진화생물학, 법의학, 고생물학 등에 대한 통섭적 관심과 지식을 풍성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풀어냈다. 인디애나 존스를 떠올리게 하는 루이스 리키, 도널드 조핸슨 등 초기 인류학자들의 모험 이야기,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 DNA 무한복제 기술 같은 어려운 과학용어도 재미있게 풀어썼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몸을 들여다보며 인문학과 만나게 되는 책 두권

    몸을 들여다보며 인문학과 만나게 되는 책 두권

     손의 비밀/E.F.쇼 윌기스 엮음/오공훈 옮김/정한책방/345쪽/1만 7000원  뼈가 들려준 이야기/진주현 지음/푸른숲/344쪽/1만 7000원    몸은 정직하다. 상처가 생기면 아파하고, 시간의 흐름에 맞춰 자라고 늙어가고, 죽는다. 특히나 손은 유구한 인류의 역사에서 많은 일을 해냈다. 27개의 뼈, 24개의 근육, 32개의 관절로 이뤄진 손이 있어 인간은 호모 파베르로서 존재할 수 있게 됐다. 도구를 사용해서 사냥을 하고 불을 피웠다. 멋지게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고, 신묘한 붓질로 가슴을 움직이는 그림을 그려냈다. 언어의 기능에 장애가 생겼을 때는 수화(手話)처럼 의사소통의 수단이 됐고, 글자를 짚어가며 읽는 역할도 했다. 성공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뒤 믿음의 지속을 다짐하며 악수를 나눴다.  야구장에서는 역전 홈런을 쳤고, 농구 바스켓 안으로 버저 비터를 날렸다. 불교에서는 다양한 손짓으로 우주의 진리에 다가서고, 명상수행의 깨달음을 전하고 나눴다. 미켈란젤로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그린 ‘아담의 창조’는 신이 인간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행위를 손가락을 맞대는 것으로 갈음했다. 손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다.  ‘손의 비밀’의 대표 저자인 윌기스는 의학박사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메드스타 유니언 메모리얼병원의 ‘커티스 국립 손 센터’ 전·현직 전문의 15명이 함께 썼다. 윌기스는 ‘손과 뇌의 관계는 왓슨과 셜록 홈스의 관계와 같다’고 표현하며 뇌의 가장 충실한 비서관이 손이라고 강조했다.  손 전문의들답게 몸의 숱한 부분 중에서 특히 손의 기능과 역할에 집중한다. 손의 해부학적 구조, 손의 기능적 특성, 손의 부상 및 질환에 대한 수술적·비수술적 치료 방법 등을 소개한다. 실생활에서 유용한 정보들이 있는 만큼 출판사가 밝힌 대로 의학교양서로 분류돼도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책의 미덕은 단순히 기술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지 않다. 손이 인류사적 발전과 어떤 상관성이 있는지, 손의 상관관계 등 손에 아로새겨진 인문학적 의미를 규명한다.  그렇다면 죽거나 크게 다쳐서야 비로소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뼈는 어떨까. 살갗과 살 안쪽에 숨겨져 보이지 않으니 뼈는 죽음을 지각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뼈가 들려준 이야기’의 저자인 법의(法醫)인류학자 진주현 박사에게 뼈는 인간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있는 인류학의 보고(寶庫) 자체다.  인류의 기원 및 삶의 형태를 확인시켜주는 것도 뼈로 인해 가능하고, 지구 위에서 인간의 시대 이전에 존재한 뒤 사라졌던 생명체의 모양과 특질을 알려주는 것 또한 뼈다. 이제껏 아무도 공룡을 직접 본 사람이 없음에도 수없이 많은 공룡의 종을 시기별로 세분하고, 생김새와 서식의 형태를 나눈 것은 그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미국 드라마 ‘CSI 시리즈’에서 완전범죄를 꿈꾸는 음험한 욕망을 좌절시키는 것도 뼈다. 문자가 없어도, 누군가의 증언이 없어도 가능한 일이 무궁무진하다. 아무리 오래전에 묻혀져 있었을지라도 어린 시절 모유 수유는 언제까지 했는지, 주로 먹었던 음식은 어떤 것인지, 고질적인 질병을 갖고 있지는 않았는지 등을 알려준다.  저자의 이력 자체가 독특하다.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에 입학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인류학을 공부하며 각각 석·박사 학위를 땄다. 2008년부터 미국 하와이에 있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기관(DPAA) 소속 인류학감식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다.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은 물론, 제2차 세계대전 때 실종된 미군의 유해를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다. 베트남, 중국, 한국 등에서 풍찬노숙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흙 속에 묻혀 풍화된 뼛조각을 찾고, 그 뼛조각에 새겨져 있는 숨은 사연에 귀 기울인다. 최근 4년 동안 북한에서 송환한 미군의 유해 208구를 분석하는 ‘K208프로젝트’를 전담하고 있다.  낯선 분야에 대해 생생한 현장 경험과 함께 전문적 지식을 담았다. 인류학은 물론, 진화생물학, 법의학, 고생물학 등에 대한 통섭적 관심과 지식을 풍성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풀어냈다. 인디애나 존스를 떠올리게 하는 루이스 리키, 도널드 조핸슨 등 초기 인류학자들의 모험 이야기,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 DNA 무한복제 기술 같은 어려운 과학용어도 재미있게 풀어썼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먹어도 배고파” “아직도 뚱뚱해”… 구멍 난 마음 탓

    “먹어도 배고파” “아직도 뚱뚱해”… 구멍 난 마음 탓

    폭식을 되풀이하는 폭식증과 저체중인데도 살찌는 것에 대해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며 식사를 거부하는 거식증은 증상이 다른 듯해도 매우 긴밀하게 연결된 정신질환이다. 폭식증 환자는 반복적으로 음식을 많이 먹고 싶은 욕구를 도저히 조절할 수 없으며 먹고 난 뒤에는 체중을 줄이려는 행동을 강박적으로 반복한다. 때로는 씹지도 않은 채 음식을 삼켜 버리고 주변 사람 몰래 숨어서 음식을 먹기도 한다. 이런 섭식장애가 적어도 1주일에 2회 이상씩, 3개월 이상 지속되면 폭식증으로 진단한다.폭식을 하고 난 뒤에는 바로 후회하며 체중을 줄이기 위해 먹은 음식을 억지로 토해 내거나 변비약이나 이뇨제 같은 약물을 사용하고 지나치게 운동에 집착한다. 대개 남보다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하며 다이어트에 매우 신경을 쓴다. 폭식증 환자는 음식을 반복적으로 폭식하는데도 대개 정상 체중이다. 오히려 지나치게 마른 환자도 있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폭식증의 원인에 대해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미뤄 유전적 원인이 있지만 명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며 “식욕을 관장하는 뇌 경로가 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심리적으로 청소년기의 욕구를 적절하게 표출해 해소하지 못하거나 알코올 의존, 자해 등을 일으키는 충동조절장애를 가진 경우에 발병하기도 한다. 강지인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와 유사하게 폭식증 환자는 우울감, 불안 등의 증상을 보이며 고립된 경우가 많고 진정제 등 약물 남용이 꽤 많다”고 밝혔다.폭식증 환자는 정신과적 문제 외에도 반복적인 구토와 이뇨제 남용으로 체내 전해질 불균형이나 저칼륨혈증, 저염소성 알칼리혈증 등이 생길 수 있다. 드물지만 잦은 구토 때문에 식도나 위가 찢어지는 일도 있다.반면 거식증 환자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극단적 체중 감소와 식사 제한으로 탈모증, 체온 저하, 피부건조증, 전해질 불균형으로 인한 신장 및 심장 기능의 장애 등 합병증을 겪는다. 극단적으로 음식을 거부해 체중이 적정 체중 대비 15% 이상 감소하며 심한 경우 30% 이상까지 줄기도 한다. 우울한 기분, 사회적 위축, 자극에 과민한 상태, 불면, 성적 흥미의 감소, 음식에 대한 강박적 행동도 나타난다. 자칫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고 과도한 체중 감량의 위험성을 인정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도움도 거부하는 경향이 있어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다이어트를 하다가 무월경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거식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거식증은 대뇌에서 식욕, 체온, 다양한 신경내분비 기능을 담당하는 중추인 시상하부에 이상이 생겨 발병한다. 유전적 영향도 있다. 이 밖에 날씬함과 운동, 젊은 모습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신체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가 거식증을 일으킨다는 주장도 있다.폭식증 환자의 4분의1은 치료 없이도 좋아지며 치료를 받으면 절반 정도가 호전된다. 하지만 치료에 성공해도 폭식증은 재발할 수 있다. 폭식증 치료에는 보통 행복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억제하는 항우울제 계통의 약물을 쓴다. 약물 치료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폭식과 관련한 이상행동을 교정하는 인지행동 치료나 정신 치료를 병행한다. 거식증 환자는 정신 치료를 받으며 식사 행동을 서서히 교정한다. 섭식장애 중 특히 거식증은 가족 간의 갈등이 질병의 발병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족 치료가 필요하다.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나이 들면서 알아야 할 약 이야기] 파킨슨병 치료제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 할리우드 배우 로빈 윌리엄스. 이들의 공통점은 ‘파킨슨병’을 앓았다는 것이다.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더불어 노인 3대 질환으로 꼽히며 노령인구가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 또한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질병통계자료에 따르면 2004년 3만 798명이던 파킨슨병 환자는 2013년 9만 2721명으로 10년 사이 3배 정도 급증했다. 파킨슨병 환자 중 약 5%만 유전성이며, 대부분은 뚜렷한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다.파킨슨병에 걸리면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을 생성하는 세포가 점점 소멸해 움직임이 느려지고 떨림, 경직 등의 운동장애가 생긴다.파킨슨병은 몸을 움직일 때 장애가 발생하는 운동질환이며, 흔히 파킨슨병과 혼동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기억력과 판단력 등 인지기능은 떨어지지만 몸을 움직이는 데는 이상이 없는 병이다. 파킨슨병을 오래 앓는 환자에게 치매가 올 수는 있다. 그러나 어떤 일을 기억해 내지 못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달리 힌트를 주면 기억을 되살려 낸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파킨슨병 치료제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도파민 제제다. 그러나 장기간 도파민 제제를 사용하면 합병증으로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몸이 움직이는 이상운동증이 올 수 있다. 이러면 치료 약물의 용량을 조절하거나, 뇌심부자극술이라는 수술적 치료방법을 쓰기도 한다. 도파민을 직접 투여하면 부작용이 크고, 혈액뇌장벽을 통과하지 못해 뇌에서 효과를 나타내지 못한다. 이때 사용하는 게 ‘레보도파’라는 성분이다. 레보도파도 뇌 안으로는 복용량의 5% 정도밖에 들어가지 못해 우리 몸의 효소가 이 성분을 분해할 수 없도록 하는 약물을 함께 쓴다.레보도파 다음으로 강력한 효과를 보이는 약물은 브로모크립틴, 로피니롤, 프라미펙솔, 로티고틴 성분 등 도파민 효능제다. 레보도파보다 이상 운동증상을 덜 유발하긴 하나 혼동이나 환각을 잘 일으키고 하지 부종이 나타나는 단점이 있다. 파킨슨병 환자라고 해서 증상이 같을 수는 없으므로 환자의 증상을 모두 고려해 약을 사용해야 한다.파킨슨병 치료제의 공통적인 부작용은 졸음 또는 갑작스러운 수면 유도, 저혈압, 병적인 도박, 성욕증가, 성행동 과잉, 충동구매, 대식증 또는 강박적 식사 등의 충동조절장애다.파킨슨병 치료제를 복용하는 동안 도파민 전달을 방해하는 약물은 가능한 한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레보도파 성분이 함유된 제제를 복용할 때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효과가 감소할 수 있으며, 레보도파, 엔타카폰 함유 제제와 철분 제제를 복용할 때는 2~3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하도록 한다.파킨슨병은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 보니 절망적인 마음에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찾는 경향이 있다. 병을 없애거나 진행을 효과적으로 막을 치료법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파킨슨병 치료제가 계속 개발되면서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은 개선되고 있다. 파킨슨병도 꾸준히 치료하면 나아질 수 있는 질환이다.■도움말 식품의약품안전처
  • [와우! 과학] 뇌가 크면 똑똑하다고?…정말 그럴까?

    [와우! 과학] 뇌가 크면 똑똑하다고?…정말 그럴까?

    뇌의 크기가 클수록 IQ가 높고 똑똑하다는 ‘믿음’은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독일 해부학자인 프리드리치 티에드만은 1836년 발표한 논문에서 “뇌의 절대적인 크기와 지적 수준 및 기능 사이에는 명백한 연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했고, 이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찬반 논쟁이 꾸준히 존재해왔다.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이를 확인하기 위해 8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실시했다. 이들의 뇌 크기와 IQ, 성별과 나이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뇌의 크기와 IQ사이의 연관성이 매우 약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적능력을 판단하는 척도 중 하나인 IQ가 결정될 때 뇌의 크기가 하는 역할은 매우 미미하며, 이보다는 뇌의 구조나 형태 등이 생물학적 IQ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조건이라는 것. 예컨대 향유고래의 경우 가장 큰 뇌를 가진 포유동물로 일컬어지며 뇌 무게가 8㎏에 달한다. 약 1.5㎏밖에 되지 않은 인간의 뇌와 비교했을 때 막대한 크기지만 지능은 인간에 비해 떨어진다. 이러한 사실은 서로 다른 생명체의 종(種)간에 지적능력의 차이를 결정하는 것이 뇌의 크기가 아닌 구조에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남성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비교에서도 같은 결과를 유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의 뇌는 여성의 뇌보다 더 크지만, 전 세계를 통틀어 IQ테스트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는 찾아볼 수 없다. 연구진은 또 ‘거뇌증’을 예로 들었는데, 뇌의 실질이 정상에 비해 큰 이 증후군은 경련 등의 뇌증상뿐만 아니라 일반인보다 IQ가 낮은 지능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연구를 이끈 빈대학교의 제이콥 피츠쉬니히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모든 동물의 뇌의 구조가 인지능력을 결정하는데 더욱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및 생물행동 개관‘(Neuroscience and Biobehavioral Review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2500만 년 전 인류 조상은 ‘개의 귀’ 가졌다” (美 연구)

    “2500만 년 전 인류 조상은 ‘개의 귀’ 가졌다” (美 연구)

    2500만 년 전 인류와 원숭이의 공통 조상인 유인원은 지금의 개와 유사하게, 소리에 따라 반응하는 ‘움직이는 귀’를 가졌었다는 주장이 나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주리대학교 연구진은 고대 유인원의 화석을 연구한 결과 귀 부위에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근육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근육은 주변의 소리에 따라 반응하고 움직였으며 현재 개의 귀와 매우 유사한 역할과 형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를 이끈 미주리대학교의 심리과학자 스티븐 핵클리는 “개나 고양이는 깜짝 놀라거나 흥미로운 소리가 들릴 때 귀가 앞쪽을 향하며 움직이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 2500만 년 전 유인원 화석에서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해부학적 시스템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영장류의 청력 시스템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3000만 년 전 부터다. 이 시기 지구상에 서식했던 직비원류(원숭이와 유인원, 사람 등을 포함한 영장류)의 진화와 더불어 귀의 크기가 점차 줄어들고 귀와 관련한 근육의 형태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현재의 인간 중 일부는 스스로 귀 전체를 약간씩 움직일 수는 있지만 귓바퀴(부드러운 연골로 이루어진 귀의 바깥 부분)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2500년 전 까지만해도 인류와 원숭이의 공통 조상은 귓바퀴를 움직이는 것이 가능했지만, 영장류의 진화 과정에서 이러한 근육이 소실됐다.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한 20만 년 전이 되어서는 이러한 근육과 기능이 사라져 더 이상 개나 고양이처럼 소리에 반응하는 귀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핵클리 교수는 “귀의 형태와 움직임의 변화는 현대 학자들이 귀뿐만 아니라 뇌의 진화를 연구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귓바퀴의 기원과 고대 유인원 혹인 고대 인류의 근육을 이해하면, 선천적으로 청각에 문제가 있는 신생아들을 치료하고 원인을 밝혀내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정신생리학연구학회(SPR)가 발행하는 ‘정신생리학회지’(journal Psychophys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알쏭달쏭+] 뇌 크기가 클수록 IQ도 높아질까?

    [알쏭달쏭+] 뇌 크기가 클수록 IQ도 높아질까?

    뇌의 크기가 클수록 IQ가 높고 똑똑하다는 ‘믿음’은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독일 해부학자인 프리드리치 티에드만은 1836년 발표한 논문에서 “뇌의 절대적인 크기와 지적 수준 및 기능 사이에는 명백한 연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했고, 이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찬반 논쟁이 꾸준히 존재해왔다.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이를 확인하기 위해 8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실시했다. 이들의 뇌 크기와 IQ, 성별과 나이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뇌의 크기와 IQ사이의 연관성이 매우 약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적능력을 판단하는 척도 중 하나인 IQ가 결정될 때 뇌의 크기가 하는 역할은 매우 미미하며, 이보다는 뇌의 구조나 형태 등이 생물학적 IQ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조건이라는 것. 예컨대 향유고래의 경우 가장 큰 뇌를 가진 포유동물로 일컬어지며 뇌 무게가 8㎏에 달한다. 약 1.5㎏밖에 되지 않은 인간의 뇌와 비교했을 때 막대한 크기지만 지능은 인간에 비해 떨어진다. 이러한 사실은 서로 다른 생명체의 종(種)간에 지적능력의 차이를 결정하는 것이 뇌의 크기가 아닌 구조에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남성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비교에서도 같은 결과를 유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의 뇌는 여성의 뇌보다 더 크지만, 전 세계를 통틀어 IQ테스트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는 찾아볼 수 없다. 연구진은 또 ‘거뇌증’을 예로 들었는데, 뇌의 실질이 정상에 비해 큰 이 증후군은 경련 등의 뇌증상뿐만 아니라 일반인보다 IQ가 낮은 지능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연구를 이끈 빈대학교의 제이콥 피츠쉬니히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모든 동물의 뇌의 구조가 인지능력을 결정하는데 더욱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및 생물행동 개관‘(Neuroscience and Biobehavioral Review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뇌에 ‘자기장’ 쏘아 종교·사상 바꿀 수 있다” (연구)

    “뇌에 ‘자기장’ 쏘아 종교·사상 바꿀 수 있다” (연구)

    두뇌 일부에 자기장을 통과시키는 것만으로 사상이나 종교 등에 대한 개인의 태도를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외신들은 14일(현지시간) 영국 요크대학교와 미국 UCLA 공동 연구팀이 ‘경두개 자기자극’(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이하 TMS)이라는 기술을 통해 실험 참가자들의 두뇌 일부 기능을 ‘차단’해본 결과 이러한 사실을 알아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이 TMS를 통해 차단한 두뇌 부위는 ‘후방 내측 전두엽 피질’(posterior medial frontal cortex)로, 이 부위는 원래 ‘장애물 회피’와 같은 실질적인 문제의 감지와 해결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를 이끈 요크대학교 심리학과 케이세 이즈마 박사는 “우리가 찾아내고자 한 것은 주로 실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두뇌 부위가 과연 추상적 문제의 해결에도 관련돼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 이었다”고 설명한다. 연구팀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대표적인 추상적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사상’과 ‘종교’에 대한 개인의 생각이 TMS 적용 전후로 얼마나 변화하는지 관찰했다. 연구팀은 그 중 먼저 종교적 신념이 강화 또는 약화되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일단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 뒤 신, 천사. 천국 등 신앙적 존재들에 대한 믿음의 정도를 점수로 표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즈마 박사는 “죽음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볼 것을 지시한 이유는 기존 연구들에서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를 종교를 통해 이겨내려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대상자들의 믿음의 강도가 TMS 적용 이후로 32.8% 줄어드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즈마 박사는 “당초 예상대로 후방 내측 전두엽 피질의 기능을 중단시키자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면서도 종교를 통해 그 공포를 달래려는 경향을 적게 나타냈다“고 전했다. 사상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는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두 명의 미국 이민자들이 작성한 에세이들이 주어졌다. 이중 한 쪽 에세이는 미국에 대한 칭찬으로 가득했으며 반대로 다른 한 에세이는 비판의 내용만으로 구성돼 있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각 에세이에 대한 감정의 정도를 마찬가지로 점수로 표현해 주길 요청했다. 그 결과 TMS의 영향을 받은 이후 비판적 글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28.5% 감소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즈마는 이 결과에 대해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가치가 다른 사람, 특히 외부인에 의해 비판받을 경우 이를 자기 사상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공격에 대응하는 방법 중 하나로써 집단의 가치를 이전보다 더 중시하는 태도를 가지고 비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감정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그러나 TMS를 사용하자 비판과 그 비판을 제시한 사람을 받아들이는데 있어 사상적 가치에 의존하는 정도가 감소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정리했다. 연구 논문의 주요 저자인 UCLA의 콜린 홀브룩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기본적인 외부 위협에 대응하는데 사용되는 두뇌 구조가 사상에 관련된 문제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구체적인 원리와 이유는 추가 연구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고 전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두뇌활용올림픽” 국제브레인HSP올림피아드 열린다

    인간 뇌의 중요성과 청소년 두뇌활용능력을 평가하는 뇌교육 올림피아드(IHSPO, 국제브레인HSP올림피아드) 제10회 본선대회가 오는 18일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천안 소재)에서 개최된다. 본선대회 진출자들은 지난 8월부터 전국 15개 도시에서 열린 지역대회 수상자들로 4개 부문에 걸쳐 총 588명이 출전한다. 일본에서도 4명의 학생이 참가할 예정이다. 두뇌활용능력을 평가하는 올림피아드답게 평가 종목도 특별하다. 개발부문 브레인윈도우, 응용부문 스피드브레인, HSP Gym 그리고 시범부문 HSP 12단 등 총 4개 종목이다. 대회의 메인종목인 ‘브레인윈도우’는 시각을 차단한 채 색상, 알파벳을 인지하는 고등감각인지능력(HSP)을 평가하는 것으로 메타인지기능, 스트레스 조절력, 몰입도가 중요하다. 또한 대회 당일 학부모 및 교육 관계자를 위한 ‘두뇌활용설명서 뇌교육세미나 및 브레인콘서트’가 오후 2시부터 개최된다. ‘연령별 두뇌발달과 뇌교육(오미경 교수)’, ‘뇌과학 기반 두뇌코칭(노형철 사무국장)’의 강연과 고교 최초 완전자유학년제 대안학교로 주목받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이 펼치는 ‘브레인콘서트’도 볼거리다. 또한 무료참석이다. IHSPO(국제브레인HSP올림피아드)는 21세기 뇌의 시대를 맞이해 인간 뇌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2005년 한국뇌과학연구원(원장 이승헌)에서 창설한 두뇌올림피아드로, 지식기반의 평가 보다 인간 두뇌활용 및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다. 2008년 4회 국제대회가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되면서, 뇌활용 두뇌올림피아드이자 한국 뇌교육을 알리는 국제적인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10회 국제브레인HSP올림피아드(IHSPO) 본선대회는 유엔NGO기관인 국제뇌교육협회와 한국뇌과학연구원 공동 주최로 개최된다. 특히, 올해 미주 국제뇌교육협회가 유엔경제사회이사회로부터 협의지위기관 승인을 받으며 뇌교육 분야의 명실상부한 국제단체로 발돋움했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뇌 신경망도 사람마다 달라” 美 예일대 연구팀 ‘뇌 지문’ 발견

    손가락처럼 뇌에도 사람마다 각기 다른 일종의 ‘지문’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 의대 신경과학과 에밀리 핀 박사팀은 뇌 영상만으로 개인을 구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능 수준도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12일자에 발표했다. 그동안 인간의 뇌 신경망 패턴이 독특하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지문처럼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126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기억력과 언어능력 등 인지능력 측정을 하면서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를 찍었다. 연구진은 “동일인이 다른 테스트를 받으면서 촬영된 fMRI에도 일정한 패턴이 나타나는 등 뇌 영상도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도 누구인지 구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핀 박사는 “뇌 회로에 대한 연구가 좀 더 축적되면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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