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1-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495
  • 올리브유보다 좋다?…건강효과 뛰어난 식물성오일 3가지

    올리브유보다 좋다?…건강효과 뛰어난 식물성오일 3가지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기름기를 철저하게 차단하는 것보다 양질의 기름을 적절히 섭취하는 쪽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먼저 주목받은 기름은 올리브유이지만, 그 외에도 건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오일은 여러가지 있는데 그중 일부를 소개한다. ◆ 스위트아몬드오일(감편도유) 식품 중에서도 특히 비타민 E가 많아 항산화 작용이 있다. 따라서 노화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네랄도 풍부하다. 이 오일에 포함된 식물성 스테롤은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는 기능이 있다. 오일의 80%를 차지하는 불포화지방산(올레산)은 심장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역할이 있다. 또한 이 오일에는 오메가6 지방산도 있어 뇌 조직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 코코넛오일 핵심은 ‘중쇄지방산’(라우르산)과 거기에서 합성되는 ‘케톤체’(지방산 대사의 중간 생성물)에 있다. 중쇄지방산은 직접 간으로 운반돼 효율적인 분해 과정을 거쳐 에너지로 변환된다. 따라서 몸에 지방이 축적되지 않도록 한다. 또 라우르산에는 항균 작용이 있어 우리 몸의 면역력을 향상하는 역할도 한다. 케톤체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 데 뇌세포에 영양을 공급해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플랙스시드(아마씨)오일 성숙한 아마 씨앗에서 추출되는 오일이다. 필수 지방산인 오메가 3 계열의 알파(α)-리놀렌산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알파-리놀렌산은 체내에서 에이코사펜타엔산(EPA)과 도코사헥사엔산(DHA)으로 대사되고, 혈류 개선과 동맥 경화를 예방하는 것 외에 알레르기 억제 효과와 항염증 작용도 발휘한다. 알파-리놀렌산은 또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증가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오일을 고콜레스테롤, 고중성지방을 유발하는 고혈압 환자에 일정 기간 섭취하도록 한 결과, 80%에 달하는 환자의 혈압이 낮아졌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 밖에 비타민 B, 단백질, 미네랄도 풍부하다. 하지만 아마씨오일은 매우 산화되기 쉬우므로 보관에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올리브유만 아냐…건강효과 뛰어난 식물성오일 3가지

    올리브유만 아냐…건강효과 뛰어난 식물성오일 3가지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기름기를 철저하게 차단하는 것보다 양질의 기름을 적절히 섭취하는 쪽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먼저 주목받은 기름은 올리브유이지만, 그 외에도 건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오일은 여러가지 있는데 그중 일부를 소개한다. ◆ 스위트아몬드오일(감편도유) 식품 중에서도 특히 비타민 E가 많아 항산화 작용이 있다. 따라서 노화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네랄도 풍부하다. 이 오일에 포함된 식물성 스테롤은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는 기능이 있다. 오일의 80%를 차지하는 불포화지방산(올레산)은 심장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역할이 있다. 또한 이 오일에는 오메가6 지방산도 있어 뇌 조직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 코코넛오일 핵심은 ‘중쇄지방산’(라우르산)과 거기에서 합성되는 ‘케톤체’(지방산 대사의 중간 생성물)에 있다. 중쇄지방산은 직접 간으로 운반돼 효율적인 분해 과정을 거쳐 에너지로 변환된다. 따라서 몸에 지방이 축적되지 않도록 한다. 또 라우르산에는 항균 작용이 있어 우리 몸의 면역력을 향상하는 역할도 한다. 케톤체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 데 뇌세포에 영양을 공급해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플랙스시드(아마씨)오일 성숙한 아마 씨앗에서 추출되는 오일이다. 필수 지방산인 오메가 3 계열의 알파(α)-리놀렌산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알파-리놀렌산은 체내에서 에이코사펜타엔산(EPA)과 도코사헥사엔산(DHA)으로 대사되고, 혈류 개선과 동맥 경화를 예방하는 것 외에 알레르기 억제 효과와 항염증 작용도 발휘한다. 알파-리놀렌산은 또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증가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오일을 고콜레스테롤, 고중성지방을 유발하는 고혈압 환자에 일정 기간 섭취하도록 한 결과, 80%에 달하는 환자의 혈압이 낮아졌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 밖에 비타민 B, 단백질, 미네랄도 풍부하다. 하지만 아마씨오일은 매우 산화되기 쉬우므로 보관에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드라마 속 상상의 무인차 ‘키트’… 단언컨대 5년내 거리 질주

    드라마 속 상상의 무인차 ‘키트’… 단언컨대 5년내 거리 질주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가 스스로 길을 찾아 운전하는 완전 자율주행차는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5년 내에 누군가 자율주행차를 내놓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마크 필즈 포드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5에서 자율주행차의 탄생이 그리 멀지 않다고 단언했다. 과거 공상과학 영화의 배경으로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이를 듣는 현장 기자들의 반응은 그리 놀라는 눈치는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필즈 회장이 발언하기 전날인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에서 출발한 아우디 자율주행차 ‘A7’가 무려 885㎞를 달려 행사장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이틀간 시험주행에 함께했던 아우디의 선임 엔지니어 대니얼 리핀스키는 CES 2015 행사 마지막 날인 10일 서울신문 기자를 만나 당시의 소회를 풀어 놨다. 그는 “기름을 넣으려고 주유소에 들어가는 것 외에는 운전대를 잡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운전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오히려 매우 지루한 시간이었다”면서 “그만큼 우리 자율주행차가 제대로 만들어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에 이어 가장 혁명적인 아이템으로 꼽히는 자율주행차 덕에 이번 CES에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무인 자동차에 돌아갔다. 이번 CES에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포드 등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자율주행과 관련한 그들만의 노하우와 비전을 제시한 덕이기도 하다. 자동운전 자동차 기술은 크게 센서, 프로세서, 알고리즘, 액추에이터 등 네 가지로 정리된다. 센서는 사람의 눈과 귀를 대신해 교통신호와 차량의 흐름, 사물, 차선 등을 수집하는 역할을 한다. 차에 장착된 비디오카메라와 레이더센서, 위치측정기 등이 이런 눈과 귀를 대신한다. 업계에선 사람보다 센서의 능력이 탁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차가 막힐 경우 사람은 시야가 막혀 바로 앞차만 볼 수 있지만 자율주행용 레이더는 차 앞 4대의 차량까지 감지한다. 프로세서와 알고리즘은 인간의 뇌를 대신한다. 센서로 수집한 정보를 빠르게 처리해 순간적으로 서야 할지 달려야 할지, 또 핸들은 얼마나 돌려야 하는지 등을 결정하는 의사결정 단계다. 최고 핵심 기술에 속한다. 이런 결정이 내려지면 액추에이터는 인간의 손과 발을 대신해 행동한다. 그럼 업계의 설명대로 5년 후 거리에서 무인자동차를 만날 수 있을까. 주행 실험에서 보듯 일단 기술은 거의 완성 단계다. 자동차 업계에서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주행 중 돌발적인 변수를 만나 불가피하게 수동 조작을 하도록 만드는 거리를 평균 165.7㎞ 정도로 본다. 업계는 이 평균치를 170.6㎞까지 올리면 상업화를 시작할 수 있다고 본다. 즉 현재의 자율주행차가 스스로의 힘으로 5㎞ 정도만 더 달리게 만들면 판매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 시기는 5년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앞서 언급한 대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앞서 자율주행차를 세상에 선보인 구글의 목표는 이보다 3년 정도 빠른 2017년 구글카 판매가 목표다. 단 앞으로 5년 내 판매될 예정인 자율주행차는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차에 100% 운전대를 맡기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가 교통상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 권한을 갖고 대부분 운전을 하지만 위급할 때는 경고를 보낸 후 운전자가 간헐적으로 개입하는 이른바 제한적인 자율주행차를 말한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내비건트 리서치는 자율주행차가 도래하는 시기를 2020년으로 예상했다. 도입 첫해에는 8000대 정도가 출고되지만 이후 판매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35년 예상 판매량은 무려 9540만대. 세계에서 생산되는 5t 이하 경량급 차량(승용차 포함)의 7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같은 자율주행차는 편리함만이 목적이 아니다. 무엇보다 졸음이나 음주, 조작미숙 등으로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한 해 약 124만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사망 원인 중 9위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도 18초마다 1명씩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업계에선 본격적인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 교통사고의 수가 현재의 90%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의 흐름도 좋아져 환경적으로도 큰 이득인 데다 장애인이나 고령자의 이동권도 보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율주행차 보급을 막는 난제도 적지 않다. 현재 자율주행차는 기존의 차값에 최소 1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 대량생산 체계에 돌입한다고 해도 이 비용이 10년 안에 1000만원 이하로 내려오기는 쉽지 않다고 업계는 예상한다. 선진국에서도 보험 등 법적인 문제 등이 정리가 안 돼 있어 사고가 일어나면 운전자 과실로 해야 할지, 자동차 제조사 책임으로 해야 할지 미지수다. 국내에서는 아예 법규부터 발목을 잡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12개 주가 자율주행 차량 관련 법을 제정했거나 심사 중이지만 국내에서는 시험운행조차 불법이다. 일반도로에서의 시험 주행이 경쟁력을 좌우하지만, 법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일부 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는 있지만 실제 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현대차는 우선 고속도로용 자율주행차를 선보인 뒤 2020년까지 일반도로에서도 달릴 수 있는 차량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라스베이거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해외여행 | 황하가 편애한 땅 닝샤寧夏

    해외여행 | 황하가 편애한 땅 닝샤寧夏

    중국에 이런 말이 있다. ‘천하황하부녕하天下黃河富寧夏’. ‘천하의 황하黃河가 닝샤寧夏에 복을 준다’는 뜻이다. 백 가지 해를 끼친다는 황하가 닝샤에서 그 도도함을 내려놓고 온순해졌으니, 그 물줄기가 빚어낸 운치는 필경 황하가 감춰둔 속살이 분명하다. 닝샤를 여행하기 전 중국을 여행하려면 관광비자를 준비해야 한다. 단체비자의 경우 5명 이상이 모여야 신청 가능하다. 닝샤의 연평균 기온은 11℃로 우리나라보다 낮고 건조한 편이다.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옷을 잘 준비해야 한다. 단벌보다는 입고 벗기 쉽게 겹쳐 입도록 챙기는 게 요령이다. 5~10월 초가 푸른 초원을 볼 수 있어 여행 적기다. 닝샤에서 흔히 접할 수 있고 유명한 음식은 양고기 요리다. 찜이나 탕보다는 바비큐가 우리 입맛에 맞다. 황하를 비롯해 호수가 많아 잉어 등 민물고기 요리도 다양하다. 한국식당과 커피전문점은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에 입맛이 걱정된다면 밑반찬과 개인 기호식품을 챙기면 좋겠다. 인촨공항은 규모가 작아 면세점이 한 곳뿐이고 술과 담배만 판매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인촨銀川 은빛 물의 도시 북으로는 네이멍구자치구, 남으로는 간쑤성에 접해 있으며 5,463km의 황하가 관통하는 서북부 내륙. 그곳에 닝샤寧夏, 정확히는 닝샤후이족자치구가 있다. 닝샤는 사막으로 둘러싸인 일종의 분지다.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다. 연간 일조량은 3,000시간이지만 그에 비해 강우량은 200mm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중국에서 가장 많은 밀이 이곳에서 생산되고 옥수수와 쌀, 수박 등 농산물이 풍부하다. 이 땅이 이토록 비옥한 이유는 황하가 마르지 않는 물을 공급해 주고 몽골로부터 불어오는 모래바람과 추위를 허란산맥이 막아 주기 때문이다. 황토고원과 산이 대부분인 남부에 비해 황하가 접한 닝샤 중·북부는 비옥한 닝샤평원을 끼고서 도시들이 몰려 있다. 닝샤의 성도인 인촨銀川도 이곳에 자리한다. 영상 4도. 10월의 마지막을 며칠 앞둔 인촨의 아침은 쌀쌀했다. 황사의 발원지라는 서북부 내륙답지 않게 공기가 맑다. “인촨에서는 ‘아침에는 솜옷을 입고, 점심때는 견사를 입고, 저녁에는 화로에 앉아 수박을 먹는다’는 재미있는 말이 있어요.” 가이드 안룡씨는 15도 이상 벌어지는 인촨의 일교차를 이리 설명한다. 따갑게 햇볕이 내리쬘 때면 그 말이 내내 떠올랐다. 인촨에는 크고 작은 호수가 72개다. 덕분에 안개도 잦다. 인촨이라는 이름도 ‘햇살에 하천이 은빛으로 빛난다’ 해서 붙여졌다. 인촨 시내에서 북쪽으로 약 40km 거리 사호沙湖로 향했다. 전통 배 형상의 유람선을 타고 안개 낀 습지를 가로질러 닿은 곳은 모래섬. ‘푹푹’ 모래를 밟고 올라 한숨 고르고 뒤를 돌아보면 언덕 아래로 갈대 호수가 장쾌하다. 전체 80km2의 방대한 사호의 중심에 선 이 모래섬은 텅그리 사막으로부터 날아온 모래가 호수 주변에 쌓이면서 시작됐다. 호수는 원래 양어장이었는데 황하가 범람하면서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1989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봄이면 흑고니 등 200여 종의 철새들이 이곳을 찾는다니, ‘변방의 강남’이라는 별칭으로 낭만을 부추길 만하다. 56개의 소수민족이 인구의 60~70%를 차지하는 중국에는 소수민족자치구가 5개다. 몽골족의 네이멍구자치구, 장족의 광시장족자치구, 티베트족의 시짱자치구, 중앙아시아 투르크계 민족인 신장웨이우얼자치구, 그리고 중국계 무슬림 민족인 닝샤후이족자치구다. 사실 닝샤후이족의 분포는 34%, 약 200만명이다. 8세기 용병으로 중국에 왔던 페르시아와 아랍의 병사와 상인들이 조상이다. 한족과의 혼혈정책으로 지금은 중국화된 상태지만 후이족들은 지금도 그들만의 전통문화를 지켜 간다. 박물관, 사원, 민속촌, 공연장, 식당 등 중화회향문화원 내에서는 그 문화의 일단을 이해할 수 있다. 타지마할을 본뜬 입구를 들어서 광장을 지나면 황금빛 모스크와 마주친다. 중국에서 가장 큰 이슬람 사원이다. 아라베스크 문양이 화려한 내부는 사뭇 경건하다. 후이족을 상징하는 ‘회回’자 형태로 지어진 박물관 안에는 관련 문화유물이 전시돼 있는데, 그중 금박을 입힌 코란은 국가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지난 9월27일,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장셴량張賢亮이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는 보도를 접했다. 지병이 악화돼 인촨에서 숨졌다고 했다. 19세 때 쓴 서정시 ‘대풍가’ 때문에 반혁명죄로 지목돼 22년을 노동수용소에서 보냈고 1979년, 명예회복 이후 써 낸 작품들로 중국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우리나라에도 번역됐던 그의 자전적 장편소설 <남자의 반은 여자 1985>는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당시 중국에서 금기시된 주제를 다뤄 화제가 됐었다. 근교에 자리한 전베이푸鎭北堡영화촬영장. 닝샤서부영화세트장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을 만든 이가 바로 장셴량이다. 전베이푸는 변방을 지키는 보루였다. 사병들이 주둔하고 그 가족들과 농민이 거주했다. 장센량은 자신의 소설이 영화로 각색되면서 영화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폐허가 된 옛 성터를 1992년 촬영장으로 개발했다. <붉은 수수밭>, <목마인>, <신용문객잔> 등 총 70여 편의 중국과 홍콩 영화 및 드라마가 이곳에서 제작됐다. ‘중국전영종저리주향세계中國電影從這里走向世界.’ 중국 영화가 이곳에서부터 세계로 진출한다는 입구 현판이 이곳의 영향력을 입증해 준다. 방대한 규모의 촬영장을 다 둘러보고 나니 2시간이 훌쩍 지났다. 고대문명의 흔적들 실크로드를 장악했던 고대 왕조는 한나라와 당나라뿐만이 아니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천년 전에 세워졌던 서하왕조(1038~1227년)는 쓰촨에서 살던 유목민 탕구트족이 토번족에 밀려 간쑤성 일대에 정착하면서 시작됐다. 당나라 말기 독립된 지방 세력으로 성장한 탕구트족은 1028년에 족장이었던 이원호李元昊가 간쑤성을 평정하고 중국 최초의 왕조인 하나라를 계승한다는 뜻에서 대하大夏라 이름 지어 스스로를 제왕으로 명했다. 하지만 송나라는 대하를 고대 하夏나라와 구분 짓고 송나라의 영토 서쪽에 있다 해서 ‘서하西夏’라고 불렀다. 서하는 그 영토가 한반도의 다섯 배에 달했다. 동쪽으로는 송나라를 압박하고 서쪽으로는 서역으로 가는 통로인 하서주랑河西走廊을 지배해 실크로드의 무역권을 장악했다. 역사는 길지 못했다. 1227년 칭기즈칸은 중국 정벌의 루트를 확보하기 위해 서하를 침략했다. 잔혹한 이민족 말살정책에 의해 사료도 없이 그야말로 ‘미지의 제국’으로 남은 서하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80년대 구 소련의 역사학자들에 의해서다. 서하의 흔적이 남은 서하릉西夏陵으로 향했다. 능으로 가는 길은 하란산의 능선이 끝없이 동행한다. 입구부터 서하문자가 눈에 띈다. 한자보다 더 복잡하다. 6,000자로 창제된 서하문자는 티베트-미얀마 계통 언어로 알려져 있는데 획수가 40획을 넘기도 한다. 서하문자는 왕조가 멸망한 이후에도 16세기 초까지 사용됐다. 하란산 동쪽 기슭, 지는 해를 등지고 선 능은 신비로웠다. 총 53km2의 서하릉에는 9개의 제왕릉과 귀족들의 무덤인 253기의 순장묘가 있다. 제왕릉은 북두칠성 모양으로 구성됐고, 순장묘도 별자리 형태로 만들어졌다. 궐대, 월성, 내성, 남문 등 다양한 구조물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흔히 ‘태릉’이라 불리는 3호 왕릉, 바로 이원호의 묘다. 정확히는 지름 36m, 높이 24m의 모래 벽돌로 쌓아올린 능탑陵塔이다. 서하릉에서는 지금껏 200점의 건축 장식물과 문화재 등이 출토되고, 왕릉은 최근 6기까지 발굴됐지만 일반인들에게 개방되는 것은 이 태릉뿐이다. 서하는 티베트 불교인 라마교를 국교로 숭상했다. 승려를 교육하고 배출시키는 관청을 설치하고 사찰을 건립했다고 전해지는데, 청동협시市에서 그 종교문화의 흔적을 만날 수 있었다. 108청동탑一百零八塔은 청동협시 입구의 서쪽 산기슭에 선 거대한 탑군이다. 서하 중·말기 때 라마교 양식으로 축조된 탑은 백팔번뇌를 상징하는 108개의 탑이 거대한 삼각형 모양을 이룬다. 맨 꼭대기 3.5m 높이의 탑을 시작으로 아래로 2.5m의 탑들이 3, 3, 5, 5, 7, 9, 11, 13, 15, 17, 19의 개수로 12단으로 이루어졌다.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탑의 꼭대기에서는 우수牛首산과 물줄기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역사를 더 거슬러 오르면 닝샤의 기원은 구석기 시대까지 닿는다. 인촨 남쪽 20km, 황하문명의 발원지인 수이둥거우水洞溝유적지에는 약 3만년 전의 유물과 유적이 광활한 자연경관 속에 잠들어 있다. 수이둥거우는 1923년 프랑스의 예수회 신부이자 고생물학자인 에밀 리상Emile Licent과 테야르 드 샤르댕P.Teilhard de Chardin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이곳을 보려면 노새가 끄는 마차와 유람선, 전동차와 도보의 여정을 번갈아 거쳐야 한다. 2,700km 만리장성의 끝자락이기도 한 수이둥거우에는 흙으로 쌓은 장성의 원형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특히 명나라 때 북방 유목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든 지하 요새 창빙둥藏兵洞이 볼거리다. 좁은 미로로 이루어진 내부는 자칫하면 길을 잃기 일쑤다. 놀랍게도 함정, 식수로 썼던 우물터, 침실까지 있다. ●중웨이中衛 사막을 즐기는 방법, 텅그리 사막 ‘사포터우沙坡頭’ 닝샤, 내몽골, 간쑤 세 개의 지역이 교차하는 곳에 자리한 중웨이의 사포터우沙坡頭로 향한다. 중웨이라는 이름은 세 지역을 가운데서 호위한다는 의미다. 중웨이는 특히 구기자로 유명하다. 회족들이 안경을 낀 사람이 없는 이유가 눈을 밝히는 구기자를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사포터우는 청나라 건륭황제 3년인 1738년에 지진이 발생해 황하 북쪽에 길이 약 2,000m, 높이 100m, 경사 200m의 모래언덕이 생겨나 얻은 이름이다. 옛 이름은 사타沙陀였다. 잘 조성된 정원을 가로질러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00m 모래 언덕에 올랐다. 사막의 남쪽 아래로 샹산香山의 줄기가 황하의 지류를 두르고 함께 굽이친다. 장관이다. ‘대막고연직, 장하낙일원大漠孤煙直, 長河落日圓’. ‘큰 사막에 외로이 연기만 곧게 솟고, 긴 강에 지는 해가 둥글구나.’ 오죽하면 당나라 때 시인이자 화가였던 왕유王維의 시 ‘사시새상使至塞上’의 한 대목을 이곳에 적어 놓았을까. 사실 사포터우는 강에 지는 해를 바라보며 사막의 서정을 느끼기에는 너무 활기차다. 개발된 사막인 사포터우의 매력은 차라리 액티비티에 있다. 낙타 라이딩, 모래썰매, 케이블카, 전동카 등 모래와 함께하는 레포츠의 재미에 빠지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200m의 모래언덕을 쏜살같이 내려오는 모래 썰매도 인기가 높지만 백미는 역시 낙타 타기다. 낙타의 굽은 등에 올라 출렁이며 모래를 밟으면 마치 수백년 전 실크로드를 지나던 상인이라도 된 듯하다. 상상하던 ‘진정한’ 사막을 보기 위해 사포터우에서 약 8km 떨어진 북면의 텅그리騰格里 사막으로 발길을 옮겼다. 텅그리는 몽골어로 ‘하늘처럼 넓다’는 뜻이다. 사포터우에 비해 텅그리 사막은 손대지 않은 사막의 풍광과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텅그리 사막은 신장의 ‘타클라마칸’, 내몽골의 ‘마오우쑤’, ‘바단지린’과 함께 중국 4대 사막으로 꼽힌다. 사포터우는 텅그리 사막의 한 지류다. 텅그리 사막 입구에 들어서자 겨울을 준비하는 퉁후초원이 길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텅그리에는 422개의 오아시스가 있다. 소금호수와 초원, 습지가 어우러져 사막 속의 에덴동산이라 불린다. 그 아름다움을 담지 못하는 아쉬움은 사막 지프로 달랬다. 굴곡진 텅그리의 사구를 굉음을 내며 롤러코스터마냥 내달렸다. 모래 파도 너머 해가 지고, 바람 한줄기가 심장을 다독이며 지나간다. ●징타이景泰 황하의 기적, 황하석림黃河石林 길은 좀더 멀어진다. 인촨에서 390km, 차로 약 3시간 거리의 징타이景泰로 향한다. 징타이는 간쑤甘肅성에 속해 있고 닝샤와는 접경이다. 인촨에서 벗어나 고속도로를 1시간여 달리면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주위는 온통 돌과 흙뿐. 허허롭지만 메마르지는 않다. 대륙을 적시고 생명을 길러낸 황하의 물줄기는 징타이에 또 하나의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국가지질공원이자 지질유적자연보호구인 ‘황하석림黃河石林’이다. 총 34km2의 황하석림은 우취엔산五泉山의 퇴적암들이 어우러져 빽빽한 숲을 이룬 것이다. 약 210만년 전부터 지금까지 비바람과 중력에 가라앉은 풍화작용에 의해 그 모습을 변화시켜 왔다. 바위 형상이 세워진 입구부터 이색적이다. 풍경구 내를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굽이치는 골짜기를 오르고 내렸다. 절벽 아래 누런 황하가 동에서 서로 휘돌아 흐르고 라우룽완老龍灣 마을이 포근히 둥지를 틀고 있다. 버스가 여행객을 내려놓은 곳은 라우룽완 마을의 선착장. 석림으로 가려면 먼저 특별한 이동수단을 타고 황하를 건너야 한다. ‘양피파즈羊皮筏子’라는 양가죽 뗏목이다. 나무를 구할 수 없었던 이곳에서는 예부터 강을 건너기 위해 양가죽을 이용했다. 한나라 광무제 때의 기록에는 소나 양의 가죽뗏목이 운송 수단으로 사용됐다고 전해지니 양피파즈의 역사는 적어도 2,000년인 셈이다. 양가죽 뗏목은 통 양가죽에 유채기름칠을 해 가죽을 부드럽게 한 다음 말린다. 작은 입구에 풍선처럼 바람을 불어넣어 봉한 뒤 나무판에 14개를 엮어 물에 띄우는 방식이다. 얼기설기 엮은 뗏목은 사공을 합쳐 4~5명이 정원.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노가 일렁이는 물살을 가르자 천천히 뗏목이 움직인다. 눈앞으로 기암절벽이 강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황하 덕에 문명이 탄생하고 티베트 고원에서 화북 평원으로 이어지는 강 유역은 비옥한 곡창 지대를 이루었으며 수많은 왕조들이 이 강과 함께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물 한 말에 흙이 여섯 되’라는 누런 강 위에 생각이 머무는 사이 뗏목이 도착했다. 음마飮馬대협곡. 중국 역사극에 자주 등장하기도 하는 황하석림의 시작점. 오랜 시간의 흔적들을 암석들은 거대한 제 몸 깊숙이 새기고 있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골짜기 양쪽으로 거대한 바위들이 뿜어내는 비장함이 황홀하다. 당나귀가 끄는 마차를 타고 4.5km의 협곡을 지난다. 마른 먼지가 훅 인다. 늙은 마차꾼은 능숙한 걸음으로 나귀를 재촉하고 이따금 고개를 쳐들어 기암괴석들이 품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목란이라는 소녀가 병약한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는 12년을 종군하고 금의환향 했다지요.” ‘화목란花木蘭의 귀향’ 등 바위들은 저마다 형상에 걸맞은 이름과 사연을 담고 있다. 감동은 끝나지 않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로 오른다. 끝도 없는 바위산이 발아래로 굽이친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바람도 세차다. 10여 분. 1,600m 우취엔산 정상에 다다랐다. 날리는 옷깃을 여미는 사이 형용하기 힘든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천산만학千山萬壑’. 천개의 산과 만개의 골짜기다. 이토록 방대하고도 우아함을 잃지 않은 돌무더기라니. 위풍당당한 이 기적 앞에서 그저 설레설레 고개만 저을 뿐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하나투어www.hanatour.com, 티웨이항공www.twayair.com ▶travel info Ningxia Airline 티웨이항공이 11월26일까지 2주에 3회 인천 출발 (월·금·수요일), 인촨 출발(화·목·토요일) 전세기를 운항 중이다. 2015년 3월부터는 주 3회 인천-인촨 정기편이 운항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11월1일 무안-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무안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노선을 확대해 왔다. 앞으로 인천-하이커우, 인천-지난, 제주-난닝 등 서울거점 외 지방 공항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인천에서 인촨까지 비행시간은 약 3시간이다. www.twayair.com HOTEL 롱청 호텔Long Cheng Hotel 중웨이에 자리한 호텔로 깔끔하고 넓은 객실이 나무랄 데 없다. 총 148개의 객실과 레스토랑,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고 닝샤 지역에서는 드물게 무선인터넷 사용이 편리하다. 공항과도 가까워 현지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중위시 고루동가 오환광장 서측宁夏 中卫市 鼓樓东街 五环廣場 西側 +86-0955-7667777 ACTIVITY 사파두 사막 액티비티 사막에서 모래를 이용해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사파두의 매력. 200m의 경사를 순식간에 미끄러져 내려오는 모래썰매, 허공을 가로지르는 아찔한 로프웨이와 지프와이어, 번지점프는 스릴 만점. 마치 사막에 펼쳐진 놀이동산을 보는 듯하다. 지프나 사막 충랑차를 타고 굴곡진 사막의 능선을 신나게 내달리는 체험도 놓치기 아깝다. 기계적인 기구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에서 맛보는 스릴감은 색다르다.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낙타 라이딩. 일정 대열을 맞춰 낙타 등에 올라 몰이꾼을 따라 천천히 사막을 약 30분 지난다. 운 좋게 일몰을 만난다면 그 낭만이야 말할 것 없다. 가격은 낙타 라이딩이 80위안, 지프는 200위안이다. 영하 중위시 사파두 관광구宁夏 中卫市 城西 16公里 +86-0955-7681481 www.spttour.com RESTAURANT 만수르 궁Mansour Palace 중화회향문화원 안에 있는 이슬람 식당이다. 후이족 향토음식과 이슬람 연회식 등 후이족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이슬람 풍의 인테리어를 갖춘 홀은 200명을 수용할 수 있고 11개의 개별 룸도 있다. 양고기 바비큐와 양 내장요리, 냉채, 교자만두 등이 인기메뉴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된 할랄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이 다를 뿐, 맛은 일반 중국식과 큰 차이 없다. 은천 중화회향문화원宁夏 银川市 永宁县西京藏高速路 口出口处 +86-0951-8027318 www.zhhxwhy.com SHOPPING 중국 구기관Chinese Wolfberry Museum 닝샤는 구기자의 고향이다. 역사가 4,000년이다. 특히 주산지인 중웨이시 중닝현의 구기자를 최고로 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약재나 차로 즐겨 먹지만 닝샤 구기자는 맛이 달아 건포도처럼 간식으로 먹을 수도 있다. 2011년 인촨에 문을 연 중국구기관은 중국 구기자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중국 최초의 박물관이자 쇼핑점이다. 2층 건물 내에는 박물관, 문화센터, 건강서비스센터 등 홀이 나뉘어 고대로부터 이어온 중국 구기자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 쇼핑점에서는 차, 스낵류, 음료, 건강식품 등 다양한 구기자 제품들을 시식하고 구매하며 국제배송도 가능하다. 중국 구기자는 5등급으로 분류하는데 최고로 치는 1등급 야생 흑구기자 가격은 약 3,000위안(한화 약 52만원), 15g 간식용은 약 7위안(한화 1,200원) 정도. 박물관 입장료는 20위안이다. www.berylgoji.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여성 흡연자, 금연 원한다면 ‘이때’를 공략해야

    여성 흡연자, 금연 원한다면 ‘이때’를 공략해야

    담뱃값 인상 후 금연을 계획한 흡연자들이 많지만 담배를 끊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이에 담배를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끊을 수 있는 각종 보조기구부터 민간요법까지 우후죽순으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과학자들이 ‘담배 끊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을 연구했다. 특히 이 연구는 ‘숨은 흡연’으로 통계를 내기에도 어려운 여성 흡연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과 달리 호르몬 변화가 나타나는 월경 주기 때문에 금연이 더 어려우며, 특정한 주기에 금연을 시도하면 성공확률이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하루에 15개비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남녀 34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담배와 무관한 사진과 담배를 갈망하는 듯한 사진을 보게 한 뒤 한 장을 선택하게 하고 뇌의 활동을 스캐닝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은 두 단계의 실험을 더 거쳤는데, 월경주기에 따라 황체기와 난포기에 각각 사진을 선택하게 했고, 이 과정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치도 측정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여성이 월경 후 난포기가 시작되면 호르몬 분비가 변화하고, 호르몬이 금단현상을 느끼는 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금연을 더욱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소의 주기는 난포기(Follicular Phase)와 황체기(Luteal Phase)로 나뉘며, 이중 난포기는 난소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증가하고 자궁 내막이 증식해 두꺼워지는 시기를 뜻한다. 황체기는 배란 후 수정에 성공하지 못하면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지고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는 시기이며, 월경전 증후군도 이 시기에 나타난다. 연구를 이끈 아드리안 멘드렉 교수는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되고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는 '중간 황체기'에는 담배에 대한 열망을 다스리는 것이 비교적 수월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여성의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 때문에 남성보다 금연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쥐를 통한 실험에서도 암컷은 수컷보다 담배에 더욱 빨리 중독되며, 같은 양에도 더욱 강한 중독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흡연‧금연과 관련한 더 많은 신경학적 정보를 축적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정신의학저널(Psychiatry Journal)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남자들이 담배 잘 못끊는 이유… 니코틴에 더 민감

    남자들이 담배 잘 못끊는 이유… 니코틴에 더 민감

    흡연에 따른 남녀 뇌의 반응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니코틴 의존 흡연자 16명(남녀 각각 8명)을 대상으로, 흡연 시 남녀 뇌의 반응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은 여성보다 흡연에 의한 도파민 의존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여성은 부정적인 기분을 완화하기 위한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담배 등 약물 중독에 관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연구를 이끈 에반 모리스 박사는 “중독을 나타내는 패턴과 이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패턴을 찾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흡연에 의한 도파민이 활성화하는 뇌 영역과 니코틴 의존도에 따른 남녀 차이를 처음으로 입증하기 위해 PET(양전자단층촬영) 스캔 방식으로 분석했다. 남성은 여성보다 니코틴 의존도가 더 강했는데 이는 니코틴과 같은 약물의 부분강화 효과로 우측 배쪽줄무늬체에서 도파민이 활성화했다. 반면, 여성은 부정적 기분과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것과 연관된 등쪽무늬체에서 도파민 활성화가 확인됐다. 또한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심전도검사(EKG)를 함께 해 조사결과의 신뢰도를 높였다. 이런 검사로 정상보다 빠른 빈맥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도파민 활성화 패턴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니코틴 패치가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면서 이번 결과는 새로운 금연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저널인 ‘신경과학회지’(Journal of Neuroscience) 최근호에 실렸다. 사진=예일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운동하는 ‘상상’이라도 하세요, ‘근육’ 강해집니다 (美 연구)

    운동하는 ‘상상’이라도 하세요, ‘근육’ 강해집니다 (美 연구)

    체육관이나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아주 싫어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팀은 '상상 운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근육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마치 '초콜릿이 다이어트에 좋다'는 말처럼 달콤하게 들리는 이 연구는 총 29명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먼저 연구팀은 이들의 손목에 뼈가 부러진 환자처럼 깁스를 해 제대로 쓰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후 연구팀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게는 1달 동안 매주 5일 씩 11분 정도 상상으로 하는 근육 운동을, 다른 그룹에게는 아무 것도 시키지 않았다. 1달 후 깁스를 제거하고 측정한 결과는 흥미롭다. 상상 운동을 한 그룹의 손목 근육 힘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두배나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뇌의 신경근 경로(neuromuscular pathway) 또한 상상 운동을 한 그룹이 더욱 활성화 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의 이같은 결과는 '이미지 트레이닝'이라 불리는 기존의 운동법이 단순히 '머리'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몸'에도 좋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구를 이끈 브라이언 클락 교수는 "학계에서는 오랫동안 대뇌 피질(大腦皮質)과 근육의 움직임이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면서 "이번 연구는 상상 운동만으로도 근육 위축을 지연시키거나 막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 첫번째 논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향후 신체적 혹은 공간의 문제 등으로 물리적 운동을 하기 힘든 사람이 있다면 이같은 상상 운동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신경생리학 저널(Journal of Neurophysiology)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약물 오남용 안 돼요” 청소년 건강 지키는 관악

    “약물 오남용 안 돼요” 청소년 건강 지키는 관악

    청소년들에게 약물 오·남용의 위험성을 알린다. 관악구는 겨울방학을 맞아 17일과 24일, 이틀에 걸쳐 청소년 건강지킴이 교실을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건강지킴이 교실은 학생들에게 약물 오·남용과 유해약물 중독의 위험성을 알리고 올바른 약물 사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마련됐다. 프로그램은 총 6시간에 걸쳐 ▲올바른 의약품 사용 ▲유해물질의 폐해 ▲약물 붕해도 실험 ▲담배·흡입제·본드 등이 곤충에 미치는 영향 실험 ▲뇌 속 알코올 농도에 따른 행동변화 실험 등으로 구성된다. 교육을 수료한 청소년은 수료증을 받고 건강지킴이로 활동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실험을 통해 유해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청소년들이 직접 체험함으로써 유해물질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게 할 것”이라면서 “이번에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청소년 건강지킴이로 임명해 친구들에게 약물 오·남용에 대한 위험성을 홍보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교육 대상자는 지역의 중·고등학생들로 총 4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여를 원하는 학생은 자원봉사센터(www.1365.go.kr)로 신청하면 된다. 구 관계자는 “건강지킴이 교실이 청소년에게 약물 오·남용과 유해약물 중독의 심각성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제자에게 콩팥 내어준 ‘영웅 교사’ 훈장 받아

    제자에게 콩팥 내어준 ‘영웅 교사’ 훈장 받아

    어린 제자에게 자신의 지식뿐만 아니라 신장(콩팥)까지 내어준 교사가 ‘영웅 선생님’으로 알려지면서 대영제국훈장(MBE)까지 받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8일자 보도에 따르면, 런던 동부의 한 학교에 다니는 알리야 아흐메드 알리(13)는 심각한 수두증(Hydrocephalus)으로 목숨이 경각에 놓여있는 상태였다. 수두증은 뇌 안쪽의 뇌실이라는 공간에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뇌 척수액이 축적되는 병이다. 지난해 2월 수두증의 증상으로 알리의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겼고, 신장 이식을 받지 않으면 위험한 상태에 이르렀다. 평소 알리 및 알리의 가족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던 담임교사 레이 코에(53)는 이 소식을 듣자마자 신장 이식이 가능한지를 검토하는 검사를 받았고 결과를 듣자마자 주저하지않고 수술실로 향했다. 신장이식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알리는 약 2개월간의 휴식 뒤 학교로 돌아와 무사히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당시 알리의 아빠는 “그는 알리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새로운 생명을 준 영웅”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아끼지 않았고, 자녀 1명을 둔 아이아빠이기도 한 교사 코에는 “알리의 가족이 된 것 같아 기쁘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리고 최근, 코에에게 영광의 선물이 주어졌다. 바로 5등급의 대영제국훈장이다. 대영제국훈장은 영국이나 영연방국가에 큰 기여를 한 인물에게 수여되며, 전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빌 게이츠 등이 받은 바 있다. 코에의 대영제국훈장 수상에는 제자와 교사의 훈훈한 미담을 지켜 본 학교가 큰 역할을 했다. 학교 측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교육 커뮤니티 등에 올렸고, 이를 검토한 정부 측은 그에게 영광의 훈장을 주기로 결정했다. 코에는 “기대도 하지 않았던 일이다. 이 순간이 무척이나 영광스럽다”면서 “나와 알리의 이야기가 이렇게 크게 화제가 될 것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 가장 영광스럽고 기쁜 일은 무엇보다도 알리의 가족 일원이 됐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람의 뇌는 건강보다 ‘맛’을 더 우선시”

    “사람의 뇌는 건강보다 ‘맛’을 더 우선시”

    당신 앞에 달콤한 케이크과 신선한 샐러드가 놓여있다고 가정하자. 당신이 샐러드가 아닌 초콜릿에 손을 뻗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 연구진은 최근 사람의 뇌가 몸에 좋은 건강한 음식보다 맛이 좋은 음식을 선택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실험참가자 28명에게 4시간 동안 금식을 하게 한 뒤, 160가지의 다양한 사진을 보여주고 얼마나 건강에 유익한지, 얼마나 해당 음식을 좋아하는지, 맛은 어떤지 등에 대한 점수를 매기게 했다. 이후 이들에게 건강한 음식 사진과 맛은 좋지만 건강에는 유익하지 않은 음식사진을 나란히 놓고 마우스로 한 장씩 선택하게 했다. 예컨대 피자 사진과 완두콩 사진을 보여준 뒤 실험 참가자가 피자와 완두콩 중 하나를 선택하는 시간을 분석한 것이다. 어떤 실험참가자는 피자를 선택하려고 마우스를 가져다댔다가 다시 완두콩으로 돌아가 선택하기도 했고, 또 다른 실험참가자는 어떤 고민도 하지 않고 사진이 나타나자마자 피자를 선택하기도 했다. 이들의 행동양식을 분석한 결과, ‘맛’을 선택하는데 걸린 시간이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20만분의 1초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험참가자 중 32%는 건강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맛을 선택한 사실도 밝혀졌다. 어떤 음식을 선택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건강한 음식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 반면, 짧게 고민할수록 건강이 아닌 ‘맛’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졌다.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맛있는 음식을 선택하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32만 3000분의 1초 더 길었다. 연구를 이끈 니콜렛 설리반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음식을 선택할 때 그것을 먹든, 먹지 않든 상관없이 첫 번째 조건은 ‘맛’이며, 건강은 두 번째 조건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맛보다 건강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자기조절(Self-Control)의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음식을 먹기 전 가능한 오래도록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이 건강한 음식을 더 섭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사람들은 매우 짧은 순간에 음식을 결정하지만, 그 짧은 시간이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심리과학학회 학술지(APS)인 심리과학저널(Journal of Psychological 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경찰, 백인보다 흑인 용의자에게 총쏠 때 더 주저”

    “美경찰, 백인보다 흑인 용의자에게 총쏠 때 더 주저”

    종종 사건현장에서 흑인을 사살해 사회적인 파문을 일으키는 미국 경찰들을 옹호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워싱턴 주립대 연구팀은 30명의 현직 경찰을 대상으로 한 시뮬레이션 실험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얻어진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의 목적은 무장한 용의자와 마주친 경찰이 총을 쏠 때 과연 인종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지 알기 위해 시작됐다. 연구방법은 이렇다. 먼저 실제 상황처럼 개발된 비디오 게임에 이들 경찰들을 투입해 총을 든 용의자와 마주치게 했다. 그 결과 경찰이 방아쇠를 당기는데 걸린 시간이 백인 용의자는 평균 1.37초, 흑인은 1.61초로 나타났다. 그러나 동시에 조사된 뇌의 반응은 이와 정반대로 나타났다. 경찰이 백인보다 흑인 용의자를 훨씬 더 위협적으로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실험에 참가한 경찰(백인 85%)들은 백인보다 훨씬 더 위험하게 느끼는 흑인에게 총쏘는 것을 오히려 주저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연구팀은 이같은 이유를 심리적인 부담에서 찾았다. 연구를 이끈 로이스 제임스 교수는 "경찰들은 총을 발사한 후 발생할 수 있는 인종차별등 여러 문제에 대한 우려를 갖고있다" 면서 "이 후폭풍을 우려해 총을 쏘는 것에 대해 일시적으로 정지상태가 되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 단위에 불과한 이 차이가 실제 사건 현장에서는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女흡연자의 가장 좋은 ‘금연 타이밍’ 찾았다

    女흡연자의 가장 좋은 ‘금연 타이밍’ 찾았다

    담뱃값 인상 후 금연을 계획한 흡연자들이 많지만 담배를 끊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이에 담배를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끊을 수 있는 각종 보조기구부터 민간요법까지 우후죽순으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과학자들이 ‘담배 끊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을 연구했다. 특히 이 연구는 ‘숨은 흡연’으로 통계를 내기에도 어려운 여성 흡연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과 달리 호르몬 변화가 나타나는 월경 주기 때문에 금연이 더 어려우며, 특정한 주기에 금연을 시도하면 성공확률이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하루에 15개비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남녀 34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담배와 무관한 사진과 담배를 갈망하는 듯한 사진을 보게 한 뒤 한 장을 선택하게 하고 뇌의 활동을 스캐닝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은 두 단계의 실험을 더 거쳤는데, 월경주기에 따라 황체기와 난포기에 각각 사진을 선택하게 했고, 이 과정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치도 측정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여성이 월경 후 난포기가 시작되면 호르몬 분비가 변화하고, 호르몬이 금단현상을 느끼는 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금연을 더욱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소의 주기는 난포기(Follicular Phase)와 황체기(Luteal Phase)로 나뉘며, 이중 난포기는 난소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증가하고 자궁 내막이 증식해 두꺼워지는 시기를 뜻한다. 황체기는 배란 후 수정에 성공하지 못하면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지고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는 시기이며, 월경전 증후군도 이 시기에 나타난다. 연구를 이끈 아드리안 멘드렉 교수는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되고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는 '중간 황체기'에는 담배에 대한 열망을 다스리는 것이 비교적 수월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여성의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 때문에 남성보다 금연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쥐를 통한 실험에서도 암컷은 수컷보다 담배에 더욱 빨리 중독되며, 같은 양에도 더욱 강한 중독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흡연‧금연과 관련한 더 많은 신경학적 정보를 축적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정신의학저널(Psychiatry Journal)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흡연 시 남녀 뇌 반응 달라…男 니코틴에 더 민감

    흡연 시 남녀 뇌 반응 달라…男 니코틴에 더 민감

    흡연에 따른 남녀 뇌의 반응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니코틴 의존 흡연자 16명(남녀 각각 8명)을 대상으로, 흡연 시 남녀 뇌의 반응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은 여성보다 흡연에 의한 도파민 의존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여성은 부정적인 기분을 완화하기 위한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담배 등 약물 중독에 관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연구를 이끈 에반 모리스 박사는 “중독을 나타내는 패턴과 이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패턴을 찾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흡연에 의한 도파민이 활성화하는 뇌 영역과 니코틴 의존도에 따른 남녀 차이를 처음으로 입증하기 위해 PET(양전자단층촬영) 스캔 방식으로 분석했다. 남성은 여성보다 니코틴 의존도가 더 강했는데 이는 니코틴과 같은 약물의 부분강화 효과로 우측 배쪽줄무늬체에서 도파민이 활성화했다. 반면, 여성은 부정적 기분과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것과 연관된 등쪽무늬체에서 도파민 활성화가 확인됐다. 또한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심전도검사(EKG)를 함께 해 조사결과의 신뢰도를 높였다. 이런 검사로 정상보다 빠른 빈맥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도파민 활성화 패턴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니코틴 패치가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면서 이번 결과는 새로운 금연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저널인 ‘신경과학회지’(Journal of Neuroscience) 최근호에 실렸다. 사진=예일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꾸벅꾸벅…바싹바싹…어질어질…알레르기 치료 항히스타민제 부작용

    꾸벅꾸벅…바싹바싹…어질어질…알레르기 치료 항히스타민제 부작용

    날씨가 건조해지는 겨울철, 항히스타민제가 말 그대로 생활필수품이나 다름없는 사람들이 있다. 알레르기성 두드러기와 비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복용하는 항히스타민제에 대한 궁금증과 주의사항 등을 살펴본다. 여성 직장인 정현이(35·가명)씨는 하루에 한 알씩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한다. 5년 전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뒤로 생긴 알레르기성 만성 두드러기 증상 때문이다. 약을 먹지 않으면 온몸이 가렵고 긁은 곳이 부풀어오르는 통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긁으면 시원해지는 게 아니라 더 가렵고, 잠결에 피가 날 때까지 긁은 적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고 피곤한 날이면 더 악화되고 특히 겨울에 피부가 건조해지면 가려움증이 더 심하다. 그래서 잠들기 전에는 꼭 보디로션을 바르고 가습기를 튼다. 항히스타민제를 먹으면 금방 괜찮아지기는 하지만 아이를 가진 뒤에도 항히스타민제를 계속 먹어도 되는 건지 신경이 쓰였다. 병원에선 괜찮다고 하지만 몇몇 약사들은 항히스타민제가 태아에게 좋지 않다는 얘기를 하는 통에 불안하기만 하다. 한의원에서 고쳐 보려 했지만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이 병원 저 병원을 돌아다녀봤지만 한 의사한테서 “나도 매일 땅콩 주워 먹듯 항히스타민제를 먹는다”는 말을 듣고 좌절감만 느꼈다. 정씨에게는 알레르기성 만성 두드러기를 치료하지 못한 상태에서 아기가 생기면 과연 약을 먹지 않고 참을 수 있을지가 큰 걱정이다. 또 다른 여성 직장인 강소연(37·가명)씨 역시 20대 후반에 갑자기 알레르기 비염이 생긴 뒤부터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게 됐다. 비염은 3월부터 5월까지 특히 심하고 환절기면 어김없이 비염이 찾아온다. 콧물과 재채기를 잠재우기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지 벌써 10년을 바라본다. 예전에 없던 고양이털 알레르기까지 생긴 탓에 고양이가 있는 집을 방문할 때는 항히스타민제를 미리 먹지 않으면 곤욕을 치르기 일쑤다. 그는 “약이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약을 먹고 나면 졸려서 일에 지장이 생긴다는 게 고민”이라고 말했다. 우리 몸에서 공기가 처음 들어오는 입구인 코는 얇은 점막으로 덮인 동굴에 비유할 수 있다. 공기가 콧구멍 안으로 들어오면 점막 표면을 얇게 덮고 있는 콧물과 코털이 공기 속 먼지와 세균을 걸러낸다. 그런데 뼈와 연골을 덮은 점막에 염증이 생기면 콧물이 많이 분비되고 코가 막히거나 재채기를 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비염이다. 그중에서도 알레르기비염은 호흡 중 콧속으로 흡입된 특정한 항원에 대해 콧속 점막에서 일련의 면역반응이 일어나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코막힘이고 콧물과 재채기도 빠지지 않는다. 현재로선 완치하기 힘들고 조절과 관리를 할 수 있을 뿐이다. 비염은 평소 치료만 잘 받으면 평소에 큰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다. 알레르기비염을 치료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약제가 바로 항히스타민제다. 알레르기 반응에 중요한 히스타민의 작용을 미리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건희 교수는 “알레르기비염 환자의 75% 정도가 25세 이전에 증상이 시작된다”면서 “부모 중 한쪽에 알레르기가 있을 때 자녀가 걸릴 확률은 50%, 부모 모두 알레르기가 있으면 75%가량일 정도로 유전 요인이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말했다. 항히스타민제는 만성 두드러기 증상에도 사용한다. 두드러기란 가려우면서 피부가 융기된 홍반성 병변으로, 진피층 상부의 혈관확장 및 부종으로 인해 생긴다. 우리 몸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으며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한다. 급성 두드러기는 대개 음식물이나 약물 때문에 발생한다. 대개 며칠에서 최대 6주 이내에 좋아진다. 매주 최소한 2회 그리고 6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 두드러기라고 한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김태범 교수는 “특히 만성 두드러기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게 대부분”이라면서 “규칙적으로 경구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하는 게 치료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항히스타민제가 일으키는 가장 큰 부작용은 바로 졸음이다. 이는 항히스타민제가 뇌혈관 장벽을 통과해 뇌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고전적으로 사용하던 1세대 항히스타민제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현상이고 그 뒤 개발된 2, 3세대 항히스타민제에서는 졸음이 확연히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2세대나 3세대 항히스타민제는 뇌혈관 장벽 투과성이 1세대에 비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2, 3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작용시간이 길어 하루 한두 번만 복용하면 하루 종일 효과를 볼 수 있다. 덜 졸린다고 하더라도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어지럼증이나 졸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운전이나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위험한 작업을 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그 외에 입 마름이나 기립성 저혈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만약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도중 다른 약물을 처방받을 때는 반드시 의사에게 항히스타민제 복용 사실을 알려야 한다. 항히스타민제를 다른 약물과 함께 복용할 때는 서로 상충되면서 혈중 약물 농도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씨처럼 가임기 여성들로선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환 교수는 “항히스타민제는 대부분 미국 식약청 등급 분류상 B나 C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B는 주의를 요하지만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 가능한 약물이고 C는 사용 여부를 주의해서 결정해야 하는 약물이다. 김 교수는 “대개 임신 초기에는 주의를 요하지만 임신 중기 이후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본다”면서 “알레르기질환이 심해 약물 복용이 필요할 때는 의사와 상담해 B등급 약물을 처방받는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기적의 아기... 교통사고사 엄마 6개월 미숙아 출산 성공

    기적의 아기... 교통사고사 엄마 6개월 미숙아 출산 성공

    2015년 새해 첫날인 지난 1일(현지 시간) 임신 6개월 째인 미국 여성이 교통사고로 끝내 사망했지만, 사망 직전 의료진의 응급 수술로 인해 6개월 된 미숙아가 기적적으로 생존했다고 미 언론들이 3일 보도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거주하는 모델 지망생인 모니카 라미레즈(25)는 새해 첫날 새벽 남자친구와 다툰 후 픽업 차량을 몰고 집을 나왔다. 이에 남자친구가 승용차를 몰고 뒤쫓아와 서로 추격전을 벌이다 이 두 차량이 충돌한 뒤 라미레즈가 몰던 차량은 건물을 들이박고 말았다. 당시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지 않았던 라미레즈는 차량 밖으로 튕겨 나와 길바닥에 떨어졌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긴급 출동한 응급구조대는 라미레즈를 즉각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그녀는 뇌를 크게 다쳐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다. 이에 의료진들은 그녀의 임신 사실을 알고 응급 수술을 시행해 6개월 된 여자 미숙아를 기적적으로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라미레즈는 출산 직후 끝내 숨지고 말았다. 현재 이 미숙아는 신생아 집중 치료실로 옮겨져 보호를 받고 있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라미레즈의 가족들은 “비록 딸은 숨졌지만, 기적이 일어났다”며 아기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라미레즈가 남자친구와 다투는 과정에서 이러한 불상사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를 유발한 남자친구는 아직 뚜렷한 고의성이 밝혀지지 않아 기소되지 않은 상태이다. 현지 경찰은 정확한 사건 동기와 사고 과정에 관해 전반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추후 자세한 사항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임신 6개월에 응급 수술로 기적 출산한 미숙아 (페이스북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교통사고 사망 美여성 6개월 미숙아 기적 출산

    교통사고 사망 美여성 6개월 미숙아 기적 출산

    2015년 새해 첫날인 지난 1일(현지 시간) 임신 6개월 째인 미국 여성이 교통사고로 끝내 사망했지만, 사망 직전 의료진의 응급 수술로 인해 6개월 된 미숙아가 기적적으로 생존했다고 미 언론들이 3일 보도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거주하는 모델 지망생인 모니카 라미레즈(25)는 새해 첫날 새벽 남자친구와 다툰 후 픽업 차량을 몰고 집을 나왔다. 이에 남자친구가 승용차를 몰고 뒤쫓아와 서로 추격전을 벌이다 이 두 차량이 충돌한 뒤 라미레즈가 몰던 차량은 건물을 들이박고 말았다. 당시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지 않았던 라미레즈는 차량 밖으로 튕겨 나와 길바닥에 떨어졌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긴급 출동한 응급구조대는 라미레즈를 즉각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그녀는 뇌를 크게 다쳐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다. 이에 의료진들은 그녀의 임신 사실을 알고 응급 수술을 시행해 6개월 된 여자 미숙아를 기적적으로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라미레즈는 출산 직후 끝내 숨지고 말았다. 현재 이 미숙아는 신생아 집중 치료실로 옮겨져 보호를 받고 있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라미레즈의 가족들은 “비록 딸은 숨졌지만, 기적이 일어났다”며 아기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라미레즈가 남자친구와 다투는 과정에서 이러한 불상사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를 유발한 남자친구는 아직 뚜렷한 고의성이 밝혀지지 않아 기소되지 않은 상태이다. 현지 경찰은 정확한 사건 동기와 사고 과정에 관해 전반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추후 자세한 사항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임신 6개월에 응급 수술로 기적 출산한 미숙아 (페이스북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유명인들의 죽음을 직접 체험하다

    유명인들의 죽음을 직접 체험하다

    냄새를 통해 유명 인사들의 죽음 직전을 체험할 수 있는 독특한 전시가 네덜란드의 한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고 AFP가 28일 보도했다. 이 박물관은 JK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와 비운의 왕비인 다이애나 왕세자비, 세계적인 팝가수인 휘트니 휴스턴,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등이 사망할 당시의 소리와 냄새 등을 재현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관람객은 박물관이 준비한 거대한 ‘관’에 몸을 누이기만 하면 유명 인사들의 마지막 순간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체험의 취지다.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죽음을 체험하고자 하는 사람이 특수한 관에 누우면, 숨지기 직전까지 그녀가 자주 사용했던 향수의 향이 스멀스멀 뿜어져 나온다. 내부는 매우 어둡고 좁기 때문에 실제로 죽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휘트니 휴스턴의 죽음 체험에서는 검시관들의 사후 부검결과 등을 토대로 한 정보들이 재현된다. 당시 그녀는 코카인에 취한 채 욕조에 몸을 뉘였다가 익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험자가 관에 누우면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는 소리와 휴스턴의 목소리 등이 들려오며, 코카인과 비슷한 매케한 화학약품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이러한 독특한 체험은 네덜란드 브레다대학교 과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과학자들은 역사적 기록 및 실험을 통한 냄새 재현을 통해 유명인들의 죽음의 순간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연구에 참여한 프레데릭 듀에릭 박사는 “냄새는 감정과 기억을 주관하는 뇌의 한 부분과 연결돼 있다. 냄새는 특별한 분위기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소비 및 판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다피 죽음 체험에 참가한 한 30대 남성은 “놀랍고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실제로 내가 누군가에게 끌려가 죽음을 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박물관 측은 “냄새를 통해 오래 전 역사를 새로운 방법으로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체험전은 유럽 전역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맞춤 다이어트’ 아니면 효과 없다”

    “’맞춤 다이어트’ 아니면 효과 없다”

    2015년 새해를 맞아 다이어트 계획이 있다면 다음의 연구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만약 자신의 정확한 다이어트 타입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살 빼기에 돌입한다면 실패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다. 옥스퍼드대학과 캐임브리지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누구에게나 완벽하게 잘 맞는 다이어트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호르몬과 유전자, 심리학적 측면에서 살이 찌는 원인을 분석한 뒤 이에 적절한 방법을 쓰는 것이 좋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75명을 먹는 성격에 따라 3그룹으로 분리한 뒤 3개월간 추적·관찰했다. ▲첫 번째 그룹은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두 번째 그룹은 먹는 생각 혹은 음식 생각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세 번째 그룹은 고민이나 문제가 생기면 먹는 것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 등이다. 이 세 가지 그룹의 공통점은 단순히 먹는 양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살을 빼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다고 느끼는 첫 번째 그룹의 경우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으로 알려진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 것이 살이 찌는 원인이다. 이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뇌에서 ‘그만 먹어라’ 라는 신호를 보내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음식물을 섭취한다. 이런 경우 고단백 음식인 고기나 생선, 콩 요리 등을 주로 섭취하고 빵이나 감자 등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은 줄이는 것이 호르몬 분비를 정상화 하는데 도움이 된다. 두 번째로 음식이나 먹는 생각을 멈추지 못하는 그룹의 경우 유전자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 요리사나 식도락가가 두 번째 경우에 속하며, 특별한 비만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경우 먹는 것에 유독 즐거움을 느끼고 식탐이 있어 쉽게 살이 찔 수 있다. 비만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경우 일명 ‘5:2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일주일 중 이틀은 하루 800칼로리 이하의 음식만 섭취하고 나머지 5일은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방법은 심리적인 불만을 줄이면서 몸무게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세 번째로 고민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즉 행복하지 않을 때 음식을 먹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은 ‘정서적·감정적 섭식(식사)’(Emotional Eating)을 한다고 말한다. 감정적 식사 때문에 살이 찐다면 주위의 도움이 절실하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사회적인 활동 및 만남을 통해 음식에 집중된 마음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연구를 이끈 반 툴레컨 박사는 “자신이 살이 찌는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효과적인 다이어트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1교시 언어이해 - 이은희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1교시 언어이해 - 이은희

    Ⅰ <첫 번째 문제> 다음 상황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그녀는 하루에 세 문제를 만들었다. 월급에 대비해 그만큼이면 적당한 노동량인 것 같았다. 책을 만지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에 아주 기뻤다. 읽은 것에 관해 말할 줄 아는 정도의 능력만 있으면 되었다. 한 개의 독해 지문에 세 개의 문제를 만들어 달면 업무가 끝났다. 그녀는 기쁜 마음으로, 오래오래 회사생활을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회사였다. 그녀의 동료들은 일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읽거나 읽은 것에 관해 생각하는 일을 귀찮아했다. 한 달에 세 문제를 만들까 말까 하는 정도였으며 문제의 수준도 형편없었다. 그녀의 동료들은 일하는 척으로 일과를 보냈다. 대수롭지 않은 것에 관해 큰 목소리로 토의하며 바쁜 척했다. 읽고 생각하기만 하면 되지만, 적혀 있는 그대로를 읽어내는 능력 자체에 문제 있는 사람들로 보이기도 했다. 한때 그녀는 국문과 대학원생이었다. 지도교수가 갑자기 죽은 뒤에 이상하게도 그녀의 꿈이 사라졌다. 그녀는 학업에 품었던 자신의 꿈이 로스쿨 입시용 문항으로 재생산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을 때에는 세 시간 만에 세 문제가 만들어지기도 했고, 인고의 노력을 쥐어짜야 할 때에는 아홉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쉽게 만들어지든 오래 걸려 만들어지든 간에 개개의 문제가 전부 걸작이었다. 어떤 때에는 혼자 풀기 아까운 문제가 나오기도 했는데,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동료들 모두에게 그 문제를 자랑하고 당장 풀어보게 만들기도 했다. 동료들은 마지못해 그녀가 낸 문제를 풀어보았으나 답을 맞히지 못했다. 그녀는 동료들이 지닌 지적 능력의 총합을 초월하는 자신의 창의력을 확인한 양 우월감을 느꼈고, 콧대가 우뚝해져서는 도파민의 폭풍에 정신 잃은 채 기뻐했다. 소용돌이 모양으로 생성된 회전은하와 스케이터의 연속 회전 간의 원리적 유사성에 관한 문제를 출제했을 때에는 그만 김연아 선수에게 그 문제를 선물할 뻔했다. 김연아 선수와 접촉할 방법이 있었더라면 그녀는 당장 전화를 걸었을 것이다.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금메달리스트의 스케이트 날처럼 날렵한 독해문제를 출제했으니, 한시바삐 문제를 풀어보고, 각운동량보존법칙에 관한 이해를 동원하여 더욱 멋진 연기를 보여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아울러 김연아가 그녀보다 훨씬 어린 사람이지만 존경한다는 말을 문제에 실어 전하고 싶었다. 김연아가 팔을 길게 뻗어 회전할 때에 보여주는 느긋한 우아함과, 몸을 움츠렸을 때 운동량이 보존됨에 따라 속도가 높아지면서 생겨나는 간절함은 청년이 생에 대하여 품어야 하는 희망이 어떠한 양상이어야 하는지 물리학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같다고 전달하고 싶었다. 그녀의 대학시절 교수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담아 교수님의 소설로 문학문제를 출제하기도 했다. 헌정 출제의 성격을 완성하기 위해서 교수님의 작품 세계 전반에 대한 이해를 보충하는 <보기>를 달아 심화된 감상을 유도하기도 하였다. 어느 날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후 타인들의 머리에 더듬이가 생겨난 것을 발견한 주인공의 혼란을 다룬 작품에서 ‘사람의 모습이 갑자기 바뀌었을 리 없다’라는 독백에 밑줄을 치고 ㉠을 단 뒤, 그 ㉠에 관해 아주 많이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인간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란 얼마나 허망하고도 희망적인 것인지에 대해 파악하도록 요구하는 문제였다. 그녀는 교수님의 소설과, 자신이 낸 문제를 바라보며 그 희망적인 허망함에 관해 성찰했고, 청년으로서 자신의 무거운 사명을 통감하면서 한 방울의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차곡차곡 쌓인 그녀의 업무량과 비교하여 동료들의 게으름은 크게 눈에 띄기 시작했다. 동료들은 하루에 세 문제씩 꼬박꼬박 생산해내는 그녀가 미친 기차 같다고 자기들끼리 욕했으며, 방해하기 위해 시끄럽게 굴었다. 그들은 자신의 무능함을 감추기 위해서 촘스키가 글을 참 못 쓴다고 욕을 하거나, 과학 전공자가 아니고서야 과학 문제를 출제하는 것은 위험천만하지 않은가에 관해 토론하거나, 푸코의 저서는 번역이 엉망이어서 출제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난하거나, 문학문제를 출제하기 위해서는 많은 독서가 바탕이 되어야 하므로 주어진 시간 안에 끝낼 수 없는 불가능한 임무라며 불만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값싼 노동력으로 하루에 세 문제씩을 즐겁게 생산하고 있는 그녀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 같았다. 하루는 그녀의 동료 중 한 인물, 항상 고려청자색 눈빛을 지니고 있는 우애경이 그녀에게 말했다. “나는 약간의 실수 때문에 서울대에 못 갔어요. 그 이후로는 모든 게 잘되지 않았어요. 이런 회사에서 문제 내는 일이나 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내가 서울대에 가기만 했어도 나는 여기 있을 사람이 아닌데 말이죠.” 그녀는 우애경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그런 생각이 젊은 시절을 비탄에 빠지도록 만드는 거예요. 그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지만 실제로 개인에 주어진 잠재력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자신의 잠재력을 직시하고 올바른 전제에서 추론을 시작해야 나의 모습을 검증할 수 있어요. 그것이 스스로를 성찰하는 과학적인 방법입니다.” 그녀는 멋있는 말이라고 생각하며 우애경으로부터 등을 돌린 뒤 다시 문제를 냈다. 모니터를 들여다보다가 이상한 소리가 나서 뒤돌아보니 우애경이 시뻘건 얼굴로 식식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다시 출제에 골몰했다. 출제를 하며 우애경에 관해 생각했다. 우애경은 왜 화가 났을까? 어떤 결과에 이르기까지 원인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으며 때로는 그것을 먼 원인과 가까운 원인으로 분류하여 한 줄로 세워볼 수 있다. 그녀는 우애경의 화라는 결과를 가져온 원인들을 물리화학적 원인과 심리적 원인으로 구분하고 생각나는 대로 정리를 해보았다. 일단 생리 중일 수도 있다. 배가 고프거나 몸이 피곤하여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일 수도 있다. 이러한 물리적 상태가 저혈당증을 일으키고, 저혈당증은 다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뉴런 간 화학·전기신호 작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중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들은 화를 내는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일 뿐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못하므로, 설령 이러한 이유가 작동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오로지 먼 원인일 뿐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그리하여 그녀는 우애경의 분노를 초래한 심리적 원인에 관해 생각해보았다. 가능성과 잠재력의 차이를 검토해보라는 말이 기분 나빴을 수도 있다. 그렇게 느꼈다면 그 이유 중에는 아래와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 ①가능성과 잠재력의 차이를 검토하기 싫어서, ②가능성과 잠재력에 차이가 있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아서, ③그 말을 하는 사람(즉, 이우리)의 표정이나 말투가 기분 나빠서, ④그 말을 하는 사람(즉, 이우리)이 싫어서, ⑤아니면 모종의 의도가 있었는데 그것을 묵살당해서?(이 지점은 상상의 영역이므로 과학적 추론 불가) 위 내용 중 무엇에 해당하든 그것은 화가 나게 한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기분이 찜찜해졌다. 알 수 없는 뭔가가 엄습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엄습하던 무언가의 실체는 다음날 점심시간부터 분명해졌다. 유난히 칼국수가 늦게 나오는 그 식당에 둘러앉아, 그녀의 동료들은 하염없는 잡담을 시작했다. 그녀는 대화에 참여하지 않기 위해 깍두기를 먹고 있었다. 잡담은 점점 석연찮은 내용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대학 시절 미팅하던 때처럼 남녀가 줄을 지어 앉아 밥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데에서 시작한 잡담이 각자들의 출신대학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우애경이 유부장에게 말하기를, 유부장의 동문들과 미팅했던 것이 학창시절 가장 언짢은 일이었다고 했다. 유부장도 자신의 학창시절에 우애경의 동문들과 미팅했던 적이 있지만 유쾌하지 않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티격태격했으나 마주보는 눈빛들은 사실 뭔가를 만끽하는 중인 듯 행복해 보였다. 화제는 갑자기 신촌의 추억을 늘어놓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때껏 잠자코 있던 다른 인물이 배꽃처럼 웃으며 동참하더니 신촌의 추억을 떠들어댔고, 그들의 대화를 끊을 수도 낄 수도 없어서 가만히 듣고 있던 그녀는 칼국수가 나오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끊을 수도 낄 수도 없는 인물로는 그녀 말고도 한 사람이 더 있었는데, 서교동에 있는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서울시 서대문구 전체에 관한 추억으로 이야기가 확장되지 않는 한 자연스럽게 대화에 끼지 못할 터였다. 서교동의 추억을 지닌 인물이 왠지 모를 경멸 섞인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자신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들킬까 봐 몹시 조심했지만 아무래도 들킨 것 같았다. 그녀가 지닌 신촌의 추억이란 극장 앞에서 시외버스를 기다린 것밖에 없었으므로, 그녀는 혹시나 자신에게 어떤 질문이라도 주어질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월미도나 맥아더장군에 관한 화제가 갑자기 나오는 것은 아닐지, 그러다가 그녀가 졸업한 대학에 관한 화제가 등장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했다. 하지만 때마침 양푼에 가득 담긴 칼국수가 등장해주었고, 대화는 서대문구 창천동 일대에 관한 이야기에서 그친 채 모두 얌전히 칼국수를 먹었다. 그리고 마치 먹는 데에 열중한 것인 양 아무도 그녀에게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날 저녁, 그녀는 회사에 혼자 남아 쓸쓸히 책을 뒤지고 출제를 했다. 김소진의 ‘개흘레꾼’을 다시 읽었고, 학생운동을 하다가 유치장에 갇힌 주인공이, 허름한 차림으로 빵을 사들고 온 아버지를 냉대하는 대목을 발췌하여 문제를 냈다. 개흘레꾼의 주인공은 말했다. ‘아버지는 ㉠테제도, 그렇다고 ㉡안티테제도 아니었다. 나의 아버지는 개흘레꾼이었다.’ ㉠과 ㉡의 의미에 대한 출제를 하다 말고 그녀는 자신의 사원증을 꺼내어 바라보았다. 포토샵으로 다듬은 사진 아래에는 ‘이우리’라는 그녀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그녀는 ㉠ 혹은 ㉡에 머물러 자기 자신의 의미가 규정되도록 놓아두지 않겠다고 결심했고, 일단 맹렬히 출제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그 결심을 실현하기로 했다. 1. 위 글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①주인공은 인천을 싫어한다. ②주인공은 우애경에 대한 반격을 결심했다. ③주인공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자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④주인공은 ´개흘레꾼´의 주인공에게 자신의 처지를 이입하여 생각하고 있다. ⑤주인공은 자기의 인생이 남들의 인생에 포함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Ⅱ <두 번째 문제> 다음 상황에 대하여 추론한 것으로 옳은 것은. 그녀는 하루에 아홉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세 개의 지문을 뽑아 각각 세 개씩의 문제를 다는 데에 온종일이 걸렸다. 그러기를 일주일이면 혼자서 한 벌의 모의고사를 완성할 수 있었다. 모두가 말하길, 그녀는 인간이 아니라 출제 기계라고 했다. 그녀의 유능함에 견주어 우애경은 점점 더 무능해 보였고, 아무나 붙든 채 자기가 수능에서 한 문제만 더 맞았더라면 서울대에 갔을 것이며 이 자리에 있지는 않았을 거라고 말하고 다녔다. 그런 우애경을 보며 그녀는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얼마나 열정적이고 유능한지, 모니터를 향한 거북이처럼 되어버린 자세로 하루에 아홉 문제씩을 생산한 그녀가 얼마나 탁월한 출제자인지를, 시간이 흐르면 그녀의 문제를 풀어본 수많은 학생들이 직접 증언할 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애경이 사고를 쳤다. 오전 열시의 고요한 사무실에서 들려오던 그 소리를 모두가 잊지 못할 것이었다. 처음엔 작게 시작한 그 소리가 점점 커졌고, 일본어이긴 했지만 그게 어떤 상황에서의 무슨 말인지는 누구나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소리는 우애경의 컴퓨터에서 새어나오고 있었다. 어안이 벙벙해진 모두가 우애경을 지켜보는 가운데, 우애경은 붉어진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몰려든 사람들 가운데로 숨었다. 우애경 주변의 남자 사원들이 대단히 당황하더니 화면 가득한 살색 움직임들을 어떻게든 없애려 하다가 끝내는 컴퓨터를 두들겨 패듯 꺼버렸다. 우애경은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생글생글 웃으며 나 몰라라 하는 모습이었다. 인터넷 창에 지나가던 배너를 건드렸을 뿐인데 민망한 장면들이 끊임없이 튀어나오더라고 했다. 오히려 당황한 것은 남자 직원들이었는데, 그들은 우애경의 컴퓨터를 복구하느라 오전 업무시간을 다 써야만 했다. “지나가는 배너를 건들기만 했는데도 저 정도로 감염이 될 수 있나요?” 그녀는 동료들에게 물었다. 모두가 못 들은 척 했다. “지나가는 배너는 왜 건드리죠?” 그녀는 우애경을 향해 물었다. “포르노 사이트 광고였나요, 아니면 일반 광고였는데도 그렇게 된 건가요?” 그녀는 궁금한 것이 생기면 못 참는 성격이었다. 우애경은 달팽이관이나 청소골 같은 것이 없기라도 한 양 그녀 쪽은 쳐다보지 않은 채 배실배실 웃고 있었고, 속으로는 민망해 죽겠지만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고 넘어갈 작정인 것 같았다. 그녀는 우애경과 담소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향해 물었다. “원래들 업무시간에 포르노 사이트에 들어가시기도 하는 건가요?” 정말로 궁금해서 그런 것인데, 우애경과 동료들은 아주 불쾌한 듯, 마치 포르노 사이트 접속으로 오전 업무를 마비시킨 장본인이 그녀이기라도 한 듯 아래위로 노려보더니 탕비실을 향해 우르르 가 버렸다. 그녀는 모두가 떠나 버린 사무실에 앉아 홀로 출제를 했다. 그녀는 정말로 왕따였다. 그녀는 우애경이 회사를 그만두거나, 적어도 질타를 감당하지 못해 괴로운 회사 생활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우애경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우애경의 성격이 갑자기 능글맞고 넉살 좋게 바뀌었다는 것인데, 우애경은 스스로를 희화화하는 것으로 수치스러운 그 사건을 덮어버렸다. 유부장에게 말하길 “어머, 부장님. 계속 그렇게 야근시키시면 전 또 그 배너 건드려 버릴 거예요” 라고 하거나, 다른 팀 직원에게 말하길 “다들 너무 일만 하면서 침체되어 있기에 내가 야동 바이러스 감염으로 활력소가 되어준 거잖아” 라고도 했다. 우애경은 매일 스스로 그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 “그동안 몰랐는데, 일본어 공부에 좋은 게 일제 동영상이더군요” 라는 말을 해서 일부 남자 직원들이 즐거워하도록 만들었으며 절묘한 순간에 “일하기 싫은 사람은 내 감염된 컴퓨터를 쓰도록 해” 라는 말을 던져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그러한 일이 반복되자 우애경이 재미있고 유쾌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만 남고, 살색 가득하던 컴퓨터 화면에 대한 기억과, 우애경이 업무시간에 포르노를 보는 여자라는 인상은 희미해지고 말았다. 종래엔 유부장이 “앞으로 말 안 듣는 사람 있으면 우애경 씨 컴퓨터를 쓰게 할 거야”라고 농담하기도 했는데 그런 말에 모두 웃게 되기까지는 사건 후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우애경은 변죽 좋아 보이도록 성격이 바뀐 것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유능함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우애경은 아무 문제도 생산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 이우리를 향해서 발톱을 세운 채 이우리가 하루에 아홉 개씩 낸 문제를 꼼꼼히 살피고, 거기서 오류를 발견해내는 것을 주요 업무로 삼았다. 각운동량보존법칙과 회전하는 나선 은하에 관한 문제에서는 은하의 나선 팔에 관한 설명 부분이 지나치게 길다고 지적했다. 실제 시험에 비해 한 단락 분량이 더 추가된 것이므로 모의고사에 수록하기에는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지적 때문에 그녀는 우애경과 한 시간을 싸워야 했다. 나선 은하의 나선 팔 부분과 중심부는 각각 산개성단과 구상성단으로서 밀도가 다르다는 점이 은하의 형성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아주 중요한 대목이라는 것을, 따라서 줄일 수도 뺄 수도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 한참을 다퉜으나 그녀가 진 것처럼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흥분하면 이마에 핏발이 서면서 얼굴이 새빨개지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마치 뭐라도 잘못해서 당황한 사람처럼 보였고, 동료들은 그녀가 곤란해 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그리고 그녀가 중력섭동이라든가 산개성단을 구성하는 중원소에 관해 자기가 공부한 내용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동안 다들 하품을 하고 듣기 싫어했다. 이마에 핏발이 선 이우리가 언성을 높여가며 하는 말들이 알 수 없는 소리라고들 했다. 반면 그에 응수하는 우애경의 논리는 아주 간명한 것이었다. “어찌 됐든 길잖아요. 지문이 너무 길잖아요. 안보여요?” 그녀가 낸 모든 문제에 관해 우애경은 어떻게든 시빗거리를 찾아냈다. 가장 억지를 부렸던 것은 ‘개흘레꾼’이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는 정치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녀는 ‘개흘레꾼’이 한 대학생의 자기 탐구와 심리묘사가 흥미진진한 작품일 뿐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라고 볼 수 없으며, 1990년대 작품이기 때문에 현 시대상황과도 직접 관련이 없다고 대답했다. 우애경은 그에 대해서도 간명하게 말했다.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 자체를 없애야 해요. 경쟁사에서 우리를 불리하게 만들 수 있는 여지를 남기면 안 돼요.” 민주화운동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라는 것과 테제, 안티테제 등의 용어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작품에 관해 출제된 문학 문제가 좌파 이념 전파에 기여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난번 사건을 이우리 씨가 잊은 것은 아니겠죠. 이우리 씨가 조심하지 않으면 나라도 나서서 조심할 수밖에 없어요. ‘개흘레꾼’ 문제는 폐기하는 걸로 하죠.” 그녀는 말이 안 나왔다. 혀의 근육 어딘가가 마비되어 버린 것 같았다. 우애경은 마치 그녀의 상관이라도 되는 것처럼 굴고 있었다. 지난번 모의고사에서 그녀는 ‘내가 광우병에 걸려 병원 가면 건강보험 민영화로 치료를 못 받고 그냥 죽을 텐데 돈도 없고 땅도 없으니 화장해서 4대강에 뿌려다오’ 라는 안치환의 노래 가사를 문법적 오류가 존재하지 않는 정답의 선택지로 삼아 어법 문제를 출제한 바 있었다. 모의고사 시행 직후 게시판에 이의제기가 올라왔다. 출제자 중 누군가가 현 정권에 대한 강한 비판의식을 지닌 것 같은데 이는 모의고사의 공정성과 적합성에 대한 의심을 하게 만든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시험을 본 학생이 올린 것처럼 적혀 있었지만 회원가입일이 게시일 당일인데다가 모의고사에 응시한 기록도 없는 회원의 글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출제한 문제에 대한 비방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직접적인 비방이라고 생각했고, 직관적으로 그 글이 우애경의 짓이라고 생각했다. 본래 과학 연구에 있어 최초의 가설 설정이란 직관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녀는 ‘우애경이 자작 이의제기를 게시판에 올린 것이다’라는 가설을 수립한 뒤 그것을 검증해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증거가 하나도 없었다. 유부장은 게시판 사건 때문에 노발대발하였으나 진짜 응시자가 올린 글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며칠 추이를 지켜보자고 하더니 곧 잊어버렸다. 그녀 자신도 잊을 뻔한 일이었다. 그러나 우애경은 잊지 않고 있었고, 모두가 잊지 않기를 바라는 듯 그것에 관해 자주 이야기했다. 그녀가 우애경에게 닦달당하고 있을 때이면 어디선가 유부장도 홀연히 나타났고, ‘그러니까 지문이 길어요, 안 길어요. 그것만 대답해요’ 라든가, ‘데모하다 잡혀가는 학생 이야기가 나와요, 안 나와요. 그것만 대답해요’ 라는 말만을 귀에 담아 들었다. 그리고 사람들 시선을 피해 유부장이 우애경의 등허리를 툭툭 치거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기도 했는데, 그럴 때 우애경은 청자색 눈빛으로 유부장을 응대했다. 두 사람은 왠지 서로를 치켜 주는 것을 의무라고 여기는 듯했다. 학창 시절에 서로의 동문들과 미팅한 추억 말고는 별 공통점도 없는데 왜 그러는지는 이해 못 할 일이었다. 유부장은 ‘이우리 성질을 컨트롤할 사람은 우애경 씨 밖에 없어. 우애경 씨만 믿어’ 라고 했다던데, 그런 뒤 두 사람은 함께 칼 퇴근을 했다는 말도 들려왔다. 그녀는 자신이 원했던 바대로, ㉠테제에 의해서나 ㉡안티테제에 의해서 규정되는 존재가 아니었다. 하지만 대체 자기 자신은 이 회사의 무엇일까 하는 고민에 길게 빠졌다. 우애경과 싸우느라 흥분해서 문제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아홉 문제를 꼬박꼬박 출제하리라 결심했지만 그걸 못 채우는 날이 늘어갔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모의고사 회차가 거듭되면 훌륭한 문제에 관한 학생들의 칭송이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응시생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이 바로 탁월한 출제 덕분이라고 생각하려 했으나 유부장은 그것이 자기 공이라고 했다. 모의고사의 성공은 곧 마케팅의 성공이라는 것이었다. “아무리 개판으로 문제를 만들어 놓는다 해도 나는 전국 최다 응시생을 끌어모을 수 있어.” 그녀는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을 위한 선택을 함부로 할 리가 없으니, 응시생이 늘어간다는 것은 결국 훌륭한 교육물이라는 것을 인정받았다는 말이지 않겠느냐고 했다. 유부장은 한심하다는 투로 말했다. “뭔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우리 회사는 교육을 하는 곳이 아니야.” 그녀는 그렇다면 무얼 하는 회사인 거냐고 반문했다. 유부장은 좌중을 둘러본 뒤 선언했다. “교육 콘텐츠를 파는 곳이야.” 진정 훌륭한 모의고사, 참된 독해력과 사고력 증진의 기회를 제공하는 모의고사 등등을 운운하며 보다 열정적으로 문제를 만들어 이 세상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그녀를, 유부장은 구경하듯 바라보았다. “마케팅 비용이 문항제작비의 이십 배는 돼. 마케팅이 훨씬 어렵고 중요한 거라고. 이우리 씨의 생사 또한 마케팅에 걸려 있는 거야.” 유부장은 벽에 붙은 포스터광고를 가리켰다. ‘명문대 출신 엘리트가 만든 모의고사!’ 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당신을 법조인으로 탄생시켜줄, 업계 최고의 역작’이라는 글씨가 시뻘겋게 붙어 있었다. “응시생들은 절박한 상황이지. 어떻게든 기득권층이 되겠다는 욕심으로 가득해. 욕심으로 눈 먼 애들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먹고살 거야.” 그녀는 유부장에게 따지고 들었다. 진정한 법조인이 되기 위해 그 길을 선택한 수많은 청년들이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유부장은 짜증스럽게 말했다. “진정한 법조인이 되고 싶은 애들이 몇 명이나 되겠어. 있다 할지라도 그놈들은 알아서 혼자 공부해. 나한테 속아 넘어갈 놈들이 아니란 말이다. 사설업체 모의고사 같은 건 안 본다고.” 동료들은 매일 놀고만 있었고, 자신들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도 이우리가 꼬박꼬박 만들어놓은 문제들이 있으니 걱정 없다는 말까지 했다. 이우리는 대체 이 회사에서 무엇인 걸까? 아무래도 자신의 정체가 진짜 출제기계인 것은 아닌지, 그래서 기계처럼 문제만 뽑아내면 이우리가 잘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그녀는 모두가 그렇게 여기는 것만 같아 괴로웠다. 빈 사무실에 앉아 밤늦도록 출제를 하고 있을 때, 대표이사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남아있는 사람은 이우리 씨밖에 없군.” 대표이사는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내가 퇴근하는 척 나가고 나면 모두가 집에 가 버릴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 대표이사는 텅 빈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누가 남아 있나 체크하러 나는 돌아왔지. 역시 이우리 씨 말고는 믿을 사람이 없어.” 대표이사는 무릎이 날깃날깃 닳은 트레이닝복을 그녀에게 자랑했다. “이건 내가 젊었을 적에 입던 옷이야. 나는 긴장을 늦출까 봐, 내가 가장 어렵던 시절의 옷을 버리지 않았어. 오늘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이 옷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이우리 씨밖에 못 보게 되었군.” 대표이사는 반짝이는 대머리를 기울여 그녀의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았다. “양자역학에 관해 출제를 하고 있었네.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브라운 운동과 러더퍼드의 금박막 실험이라. 흥미로운데. 풀어봐야겠어. 나는 자네가 낸 문제의 팬이야. 힘내라구.” 대표이사는 격려하는 표정으로, 그녀의 등도 아니고 옆구리도 아니고 겨드랑이도 아니고 오른쪽 가슴도 아닌 애매한 어딘가를 톡톡 치고는 떠났다. 팬이라는 말에 기뻐하다 말고 그녀는 모호한 기분에 휩싸였다. 정확히 어디인지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찌 됐든 함부로 만져지면 안 되는 것 같은 부위에 대표이사의 손길이 남아 있었다. 찜찜한 그 부위를 괜히 긁적이며, 그녀는 대표이사가 청년시절을 잊지 않기 위해 입는다는 늘어난 트레이닝복을 생각했다. 세월이 흘러 그녀가 자신의 청년기를 떠올리면 어떤 장면을 가장 먼저 생각할까. 그녀는 절박한 마음으로 취업을 모색하던 백수시절을 떠올렸다. 어디든 취직만 된다면 일단은 살 것 같은 마음이었다. 그 시절이 생각난 것 때문에 그녀는 공지영의 ‘부활 무렵’이라는 단편소설로 문학 출제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부활 무렵’에서, 병아리는 알을 뚫고 나가려 안간힘을 쓴다. 사투를 지켜보던 아이들은, 병아리가 살아갈 힘을 얻으려면 스스로 뚫고 나오게끔 놓아두어야 한다고 배웠다 했다. 하지만 주인공인 아이들 엄마는 알 껍질을 조금 뜯어내어 준다. “누가 그런 소리를 하든. 한 번만 살게 해주면 앞으로 어떻게든 사는 거야.” 대표이사의 칭찬에 힘입어 그 소설의 구절이 생각났고, 겨드랑이가 좀 찜찜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녀는 멋진 출제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에게 뻔한 미래란 없다. 청년이란 미시세계의 전자처럼 입자이자 파동인 존재이다. 불확정성의 원리는 양자역학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도 존재하니 말이다. 위 상황에 대해 추론한 내용으로 옳은 것은? ①이우리는 대표이사와 자신의 계급 차를 망각하는 우를 범했다. ②부하직원들은 그들의 상사인 유부장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와 같다. ③이우리는 자신의 업무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④대표이사가 이우리의 몸 어딘가를 만진 것은 곧 다른 데도 만질 것이라는 예고이다. ⑤회사의 인물들이 품은 동상이몽은 결국 매한가지로 거대하고도 알 수 없는 것을 지탱하고 있다. Ⅲ <세 번째 문제> 다음 상황에 대하여 파악한 것으로 적절한 것은. 그녀는 하루에 열두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대표이사가 그녀를 알아봐 주는 한 유부장이나 우애경이 그녀를 어떻게 괴롭힌들 상관없었다. 하루에 열두 문제라면 한 주 동안 모의고사 2회분이 생산될 양이었고, 우애경이 검토하고 흠을 잡기에도 벅찰 분량이었다. 그녀는 묵묵히 일하다 보면 모두가 자신을 인정할 거라는 생각은 버렸고, 본인이 하루에 열두 문제를 출제하고 있으며 그것은 어떤 것들인지에 관해 누가 듣든 말든 마구 이야기해대기 시작했다. 말을 많이 하느라 점심시간이면 밥을 거의 먹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부석부석 말라갔고, 밥을 씹어 삼킬 힘조차 아껴서, 문제를 내는 데에만 에너지를 썼다. 잠도 거의 자지 않았고 때로는 어차피 돌아와야 하는 것이 귀찮아서 집에 가지 않은 채 밤을 새우곤 했다. 그녀는 자신이 낸 아름다운 문제들과, 자신을 바라보는 우애경의 표정에서 희열을 느꼈다. 열두 문제를 내고 나면 뉴런 다발들이 걸레처럼 비틀어지는 것 같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우애경을 이겼다고 생각했다. 우애경의 눈 속에서 청자색이 옅어진 것을 본 그녀는 우애경을 때려눕히고, 옥수수처럼 흩어진 이빨을 주워 모아 목걸이를 해 걸기라도 한 것처럼 뿌듯해했다. 어느 날의 점심시간, 그녀는 유부장에게 조언했다. “계란을 많이 드세요.” 유부장은 반찬투정을 했다. “흰자는 괜찮은데 노른자가 메스꺼워서 나는 계란을 안 먹어.” 그녀는 드디어 원인을 찾았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사십년 생애 내내 계란을 멀리 하셨나요?” 유부장은 무심히 말했다 “그랬지. 내가 싫어하는 것 몇 가지가 있지. 계란, 콩. 두부.” 그녀는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주된 콜린 공급원인 계란과 콩을 멀리하시니, 체내에선 아세틸콜린 합성이 원활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것도 사십년째이니 결핍이 심각하리라고 예상되어요. 밤에 잠은 잘 주무시나요.” 유부장은 그녀에게 의학 상담이라도 하는 듯 진지해졌다. “잠은 쉽게 드는데 새벽에 곧 깨서는 전혀 못 자곤 해.” 그녀는 무릎을 탁 쳤다. 아세틸콜린 부족증상과 일치하고 있었다. 그녀는 유부장에게 자신이 출제한 문제를 꼭 풀어보라고 권했다. 치매의 발생과 뇌 내 아세틸콜린의 관계에 대한 문제였다. “요즘 기억력이 많이 떨어지시는 것 같아 유부장님의 뇌 내 아세틸콜린 감소폭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부디 콩을 드세요.” 그녀는 유부장을 보며 말했다. 유부장은 국에서 콩나물을 건져내고 있었다. “난 콩이 싫어.” 그녀는 유부장의 전두엽기능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도덕 원칙이 대단히 흐려진 상태인 걸로 보아서 전전두엽에 기능이상의 뉴런들이 많이 분포하고, 거기에 아밀로이드 침전물이 생겨나고, 그것 때문에 아세틸콜린 수치가 상당히 낮아지고, 낮아진 아세틸콜린 수치는 다시 전전두엽의 기능이상을 야기하는 악순환이 일어나는 중인 것 같았다. 유부장은 어느 날, 그녀가 낸 문제들을 일괄 검토하고 싶으니 원본파일로 보내달라고 했다. 그녀는 수백 개의 문제를 유부장에게 주었다. 얼마 후, 이영준이라는 강사가 그 문제들을 묶어 저서를 출간한 것을 알게 되었다. 이영준이 말하길, 잠을 줄여 만들어낸 토끼 같고 알토란 같은 문제들을 수험생에게 바친다고 했다. 그녀는 대체 어떻게 왜, 그녀가 출제한 수많은 문제들이 강사가 출제한 문제로 둔갑하였는지를 알고 싶었다. 유부장은 별로 당황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녀를 훈계했다. “이우리 씨는 이 회사에서 월급 받고 문제를 낸 사람이고, 그 문제를 어디다 어떻게 쓸지는 몰라도 돼. 그건 회사가 결정하는 거야.” 그녀는 주변을 수소문해서 사건 경위를 알아냈다. 이영준 강사는 계약을 해제한 뒤 경쟁사로 옮겨갈 계획을 품고 있었다. 유부장은 인터넷 스타강사인 이영준을 붙들어야 했고, 저서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싱어송라이터인 가수가 사랑받는 것처럼, 직접 출제한 문제로 강의하는 엘리트 미남 강사라면 더욱 사랑받을 터였다. “그건 저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한 거예요.” 그녀는 바쁜 척, 그녀 같은 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척 사무실을 누비는 유부장을 따라다니며 말했다. “저작권에는 두 가지 개념이 있어요. 하나는 저작재산권, 다른 하나는 저작인격권. 저는 이 회사의 직원이므로 제 생산물의 재산권이 이 회사에 귀속되는 것만은 맞습니다. 하지만 저작인격권마저 유부장님이 침해하실 수는 없어요.” 사과받고 싶은 나머지 애원하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제 인격권을 침해하신 점, 사과 바랍니다.” 하지만 유부장은 들은 척도 않았고, 거래처에 간다며 나가버렸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유부장은 기억력이 심히 나빠진 것 같았다. 그녀가 자신 몫으로 매달 나오는 사원복지비를 전혀 쓰지 않았던 것은 그녀가 왕따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몰랐으니 청구하는 방법을 알 리가 없었다. 하지만 관리팀 김미영 대리는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무슨 소리냐며 반문했다. “꼬박꼬박 사원복지비 십 만원씩 쓰셨던데 무슨 소리예요? 유부장님이 이우리 씨 복지비 신청을 대신 해주시던데요? 제가 영수증 다 갖고 있어요.” 관리팀 김미영 대리와 함께 그녀는 그간 자신이 제출했다고 기록되어 있는 수십 장의 영수증을 살펴보았다. 밤 열한시 삼십분에 강남역 근처에서 맥주를 마셨다든가, 백화점에서 초밥을 먹었다든가, 동반인 1인과 함께 영화를 보고, 어린이용 문구세트를 샀다든가, 향수를 사고, 햄버거세트를 먹었다든가, 디저트카페에서 타르트를 먹은 일 따위가 영수증에 씌어 있었다. 김미영 대리는 씁쓸한 표정으로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유부장님이 매번 자기 계좌로 금액을 청구하시기에 좀 의아하긴 했어요.” 그녀는 왜 자기 명목의 금액을 유부장이 사용한 것인지 따져 물었다. 유부장은 청각장애가 있기라도 한 양 빤히 보기만 했는데,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인 것처럼도 보여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여러 번 천천히 쉽게 또박또박 말해보기까지 했다. 한참 후에나 유부장은 씩 하고 웃으며 겨우 말했다. “미안, 나는 기억이 나질 않네. 이우리 씨가 무슨 말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어.” 그런 뒤 유부장은 거래처에 간다며 휑하니 나가버렸다. 그녀는 허탈했고, 그리고 진짜로 자신이 뭔가 착각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기까지 했다. 그다음에는 다시 그 이야기를 할 기회가 오지 않았다. 유부장은 며칠 지방 출장을 가 있었고, 유부장이 돌아왔을 때에는 그녀가 모의고사 마감을 해야 해서 미처 싸울 틈이 없었다. 열흘쯤 지난 뒤에 사원복지비 이야기를 꺼내려 하니 마침 유부장이 활짝 웃고, 다정해 보이기도 했기 때문에 차마 그 치사한 일에 대한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저작인격권 침해라는 더 중요한 문제도 있었기 때문에 그것부터 해결해야만 했다. 그래서 그녀는 말했다. “부디 콩을 많이 드시고 착하게 사세요.” 그녀는 밥을 먹는 유부장을 바라보았다. 유부장은 들은 건지 만 건지 콩나물은 건져둔 채 국물만 마셨다. 저작인격권 침해에 관해 유부장은 끝내 이렇게 말했다. “아, 정말 짜증 나게 하네. 이우리 씨, 잘 들어. 월급 매달 제날짜에 받았어, 못 받았어?” 그녀는 월급이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했다. “네가 말하는 그것까지의 대가가 네 월급이야. 알았어?” 유부장은 내친김에 더 뻔뻔해지기로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이영준 강사한테 교재를 넘긴 건 널 위한 일이기도 했어. 이영준이 고객을 끌어모아서 돈 벌어올 거고, 그러면 그 고객들이 네 모의고사에 응시할 거야. 결국 그 이익은 너에게로 돌아갈 거고 말이야. 난 오로지 회사를 위해서 한 일이었다고.” 사과를 받지 못한 그녀는 대표이사를 찾아갔다. 대표이사는 자기 방을 찾아온 그녀를 아주 반가워했고, 대학 시절 미처 말 걸어보지 못했던 추억의 여인을 바라보듯 아련하게 미소 짓고 손수 음료도 내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하소연을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인격권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그녀가 눈물지을 때에는 티슈를 내어주기도 했다. 그녀는 대표이사가 맞장구까지 치면서 자기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에 마음이 좀 풀렸고, 울고 난 뒤에는 정신과 상담을 한 것만 같은 기분도 들었다. 대표이사는 그녀에게 말했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이우리 씨가 그런 마음으로 회사생활을 하고 있었다니 가슴이 아프네. 그동안 몰라주어서 그게 참 미안하다.” 그러나 대표이사는 선량하고 무력한 듯한 표정으로 덧붙였다. “하지만 회사에는 위계질서가 있는 거야. 사원인 너의 불만을 대표인 내가 직접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면 내가 임명한 중간 관리자인 유부장의 권한을 무시한 게 돼.” 대표이사는 콧물을 닦고 있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천천히 일어나 문을 열어주었다. “생각해 볼 테니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내겐 곧 중요한 회의가 있다.” 그녀는 다 털어놓고 난 뒤의 후련함과, 그러나 결국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으므로 여전히 석연치 않은 기분을 안은 채 자리로 돌아왔다. 컴퓨터 앞에 앉아 그녀는 생각했다. 대표이사가 말한 ‘나중에’는 오늘의 나중인지, 아니면 미래의 다른 어떤 날을 의미하는 것인지? 다른 어느 날이라면 가까운 미래인지 설마 먼 미래를 의미하는 말인지? 그 ‘나중에’가 오늘 저녁을 의미하는 것일까 봐 그녀는 밤 열시가 되도록 앉아 있어 보았다. 그때껏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무얼 기다리는지도 모른 채 허망한 희망을 품고 아주 천천히 출제를 했다. 어느 순간 등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대표이사였다. “이우리 씨.” 돌아보니 대표이사는 멋쩍은 듯 웃음을 띤 채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손은 등 뒤로 감춘 채였다. 그녀는 순간, 자신의 가슴 속에서 희망이 반짝이는 것을 느꼈다. 대표이사는 씩, 하고 웃었다. 무릎이 허연 트레이닝 복을 입은 채였다. “일단 집에 가긴 갔는데, 이우리 씨가 생각나서 그냥 있을 수가 있어야지.” 대표이사는 혀를 살짝 내밀고 웃었는데, 그런 모습을 처음 봐서 어이가 없었다. 자기가 어렵던 시절을 잊지 않기 위해 젊을 때 타던 찌그러진 소형차를 몰고 왔다고 했다. 이따 한번 구경하지 않겠느냐고 묻는데 표정이 좀 이상해 보였다. 그녀는 대표이사에게도 치매가 시작된 것은 아닌지, 혹시 대표이사도 사십팔년째 콩이나 계란을 배제한 식생활을 하는 건 아닌지 잠시 생각했다. 의아해하며 대표이사를 바라보는 가운데, 대표이사는 새삼 주변을 둘러보고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더니 그녀의 턱 앞에 손을 불쑥 내밀었다. 따뜻한 김이 끼쳤다. 손바닥에 커다란 감자 두 알이 놓여 있었다. “야근하느라 배고프지? 이거 먹어.” 대표이사는 그녀의 책상에 감자 두 알을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감자의 온기가 남아있는 손을 그녀의 등 위에 올려놓았다. 아주 짧은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의 손바닥이 그녀의 7번 경추부터 꼬리뼈까지를 훑어 내려갔다. 그녀는 그 손바닥에서 몸을 떼어냈다. 반사적으로 말이 흘러나왔다. “저는 감자 안 먹습니다. 사장님이나 드세요.”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데 뒤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돌아보았더니 대머리까지 전부 빨개진 대표이사가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감자 준 직원이 이 회사에 있는 줄 알아? 나 아무한테나 이러는 사람 아니야.” 대표이사는 잠시 입을 앙다물더니 다시 말했다. “감자 싫으면 그럼, 초밥 사다줄까? 초밥 먹을래?” 그녀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 돌처럼 굳어버린 채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었다. 대표이사는 등 뒤에서 식식거리더니, 쿵쿵대는 발걸음으로 사라졌다. 그녀는 한참을 생각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때가 왔다. 흐와스코의 소설에는 격리되어 철교 건설에 투입된 일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건설기간 동안 그들의 모든 일상은 오로지 노동을 위한 것이었으며, 그들의 꿈은 단 한 가지, 건설현장에서의 마지막 날을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고대하던 그 마지막 날, 그들이 만든 다리를 떠나며 일꾼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그들은 눈물의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때 나는 그 다리가 이미 추억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앞으로도 그 철교를 건너는 사람들은 그 다리가 우리의 것이라는 사실을 결코 모를 것이다.’ 그녀는 소설 속의 인물들이 흘린 눈물과 알 수 없이 아파오는 마음에 관해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에 관해 마지막 문제를 내고 싶었지만 그 눈물의 의미를 정확히 표현하는 것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눈물’의 의미와 위 글의 인물들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①그들의 청춘 전부가 바쳐진 다리를 자신의 창작물처럼 여기고 있다. ②가장 본질적인 것까지 쥐어짜 노동했던 일에 관해 슬픔을 느끼고 있다. ③자신들의 청춘과 자신이 만든 다리를 동일시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④박탈당한 청춘에 대한 애착이 말 못할 눈물을 흘리게 만들고 있다. ⑤드디어 노역에서 놓여났다는 기쁨보다 자신을 위해 쓰지 못한 청춘의 의미가 더 크기 때문에 눈물이 흐르고 있다……. 선택지는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⑥피 같고 살 같고 자식처럼 여겼던 대상이 고작 철교였다는 것을 깨달았으므로 그제야 흐르는 눈물이다. ⑦그들의 미래란 두고 온 날들보다 나을 것이 없으리라는 예감 때문에 흐르는 눈물이다. ⑧그들의 청춘이 누군가의 인생 속에서 부품이고 도구였다는 것에 대한 회한의 눈물이다. ⑨가장 중요한 것을 침해당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기억할 수조차 없으므로 흐르는 눈물이다. ⑩정작 울어야 할 자들이 울지 않기 때문에, 대신하여 흘려주는 눈물이다……. 그녀는 알 수 없이 굴러 떨어진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마지막 문제를 버려둔 채 자리를 떠났다. <끝>
  • 새도 술마시고 노래하면 인간처럼 발음이 꼬일까? (美 연구)

    새도 술마시고 노래하면 인간처럼 발음이 꼬일까? (美 연구)

    술마시면 취해서 발음이 마구 꼬이는 사람처럼 새도 같은 현상을 겪을까? 이에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 연구팀은 새에게 알코올을 먹인 후 취한 상태에서의 새가 어떻게 노래를 부르는지 관찰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에 연구대상에 오른 새는 금화조(Zebra Finches). 이 새는 수컷이 구애할 때 세레나레를 부를 정도로 사회성이 발달한 종으로 '노래 부르는 새'(SongBird)로 불릴만큼 '조류계의 가수'다. 연구팀은 알코올이 금화조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주스와 에탄올을 섞어 적정치의 양을 먹게했다. 이후 금화조들의 노래를 분석한 결과 사람과 마찬가지로 발음이 불분명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원 크리스토퍼 올슨은 "처음에는 에탄올을 섞은 주스를 금화조가 먹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면서 "보통 동물들은 알코올을 좋아하지 않는데 의외로 금화조는 이를 잘 먹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곤드레만드레'가 된 금화조의 노래는 '맨정신'일 때와 비교해 어떻게 달라졌을까? 올슨 연구원은 "소리가 약간 윙윙거리면서 발음이 꼬이는 현상이 발생했다" 면서 "술취하기 전 음절이 뚜렷했던 것과는 달리 소리가 가라앉으며 마구잡이로 부른다는 느낌을 받았다" 고 밝혔다. 이어 "알코올이 금화조의 뇌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어떤 동물보다 인간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면서 "알코올 섭취가 과연 '신곡'을 만드는데 더 효과적일지 추가적인 연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의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실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