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6-29
    검색기록 지우기
  • WSJ
    2026-06-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789
  • 장애인·비장애인, 세상을 향해 외치다…“이동권은 기본권”

    장애인·비장애인, 세상을 향해 외치다…“이동권은 기본권”

    “K콘텐츠가 인기지만 저는 영화를 제대로 못 봅니다. 기본이 안 된 영화관이 많아요.” 뇌병변 장애인 김삼식씨는 얼굴에 고정한 막대로 자판을 하나하나 눌러 채팅창에 글을 써 내려갔다. “공감한다”, “휠체어를 타는 일본인 K드라마 팬이 한국에 자주 왔지만 버스는 타기 무섭다고 했다”는 답글이 이어졌다. 서울신문이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 숙의토론 전문기관 ‘코리아스픽스’, 장애인 협동조합 ‘무의’와 공동 주최로 연 지난달 25일 숙의토론회에서는 사회 곳곳에서 장애인 이동권에 제약이 있는 현실에 대해 열띤 이야기가 오갔다. 예정된 시간을 30분 넘겨 토론이 계속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공유하며 못다 한 말을 나누기로 약속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참가자 36명은 “장애인 이동권은 기본권인데도 날이 선 소수 의견이 다수처럼 보이는 게 안타까웠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나누지 않고 이동권 보장에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김강민씨는 “상대방을 설득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며 왔는데, 오히려 응원을 받고 가게 돼 든든하다”고 말했다. 특히 참여자의 42.9%는 ‘장애인 이동권 정책 개선에 당사자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데 공감했다. 뇌병변 장애인 황지혜씨는 “나와 닮은 사람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찾고 싶었기에 이 자리가 소중하다”면서 “오늘 나눈 이야기가 정책으로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동시 제공된 문자 통역을 이용한 청각장애인 조은영씨는 “숙의토론 기회가 많아지고 장애인에게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공공의 창은? 2016년 문을 연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다. 리얼미터·리서치뷰·우리리서치·리서치DNA·조원씨앤아이·코리아스픽스·티브릿지·한국사회여론연구소·한국여론연구소·피플네트웍스리서치·서던포스트·세종리서치·소상공인연구소·PDI·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등 15개 여론조사 및 데이터분석 기관이 우리 사회를 투명하게 반영하고 공동체에 보탬이 되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뜻을 모아 출범시켰다. 정부나 기업의 의뢰를 받지 않고, 매달 ‘의뢰자 없는’ 조사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장애인 이동권 숙의토론회 자료집은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 우정이 건강에도 좋다는 사실, 아셨나요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우정이 건강에도 좋다는 사실, 아셨나요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다문화 학생들의 한국 정착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말마저 통하지 않는 낯선 환경에서 다문화 학생들은 마음의 문을 닫아걸기 일쑤다. 강원 동춘천초등학교가 묘수를 냈다. 최근 한국으로 유학 온 엄마를 따라 한국에 정착한 3학년 몽골 소년 어치르에게 이미 6년 전 몽골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친공을 단짝으로 맺어 준 것이다. 친공은 어치르의 통역사가 돼 수업은 물론 학교생활 전반을 돕고 있다. 두 소년의 ‘우정’이 오랜 시간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미국의 과학저술가 리디아 덴워스는 ‘우정의 과학’에서 “초기 인류가 사회적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직계가족을 벗어나기 시작한 때”부터 “우정은 시작됐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정이 “선택도 사치도 아니”며 “실제로 죽고 사는 문제”라고 강조한다. 우정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없었다는 말이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은 보통 ‘비슷한 성향’을 이를 때 쓰지만 저자는 이 말이 “어느 정도 유전자와 관련된 현상”임을 분명히 한다. 저자는 우리가 “그저 자신과 닮은 사람을 친구로 삼는 것이 아니”라면서 몇몇 연구 결과를 인용해 “개인이 친구 집단에 연결되는 방식의 차이 거의 절반은 유전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오래전 이에 대해 “친구는 또 다른 자신”이라고 우리에게 설파한 바 있다는 말도 곁들인다. 그럼에도 우정이 문화적인 산물이라는 주장은 여전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우정을 인간 사회에서만 볼 수 있다면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인간은 물론 영장류와 돌고래, 물고기에게도 존재한다는 점을 들어 인간의 DNA에 숨겨진 현상임을 강조한다. 관상어로 사랑받는 제브라피시는 “동료 물고기 떼가 있을 때 친구가 있는 포유동물과 매우 비슷한 뇌 활성화 패턴을 보”인다. 저자는 아프리카 개코원숭이를 관찰한 결과 서열보다 “강력한 사회적 유대”, 즉 우정이 “번식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 내용도 제시한다. “강력하고 안정적인 관계”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서 “새끼의 생존율”을 높인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 말미에 우정이 사회적 지지를 강화할 뿐 아니라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노인 자원봉사자들의 경우 “공동의 목적을 위해 협력하도록 설계된 뜻깊은 활동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이로”운 결과를 이끌어 냈다. 아울러 저자는 우정을 기반으로 한 삶의 조건을 만들기 위한 사회의 노력을 촉구한다. 진정한 변화를 일으키려면 개개인이 우정을 위한 하루하루를 계획할 뿐 아니라 “지역사회, 기관, 기업이 행동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
  • “조종사 꿈, 모기가 막아”…이마에 모기 물려 숨진 英 21세 여성의 사연

    “조종사 꿈, 모기가 막아”…이마에 모기 물려 숨진 英 21세 여성의 사연

    조종사를 꿈꾸던 21세 영국 여성이 모기에 물려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6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은 영국 항공 이지젯의 조종사 훈련생 오리아나 페퍼(21)가 지난해 7월 7일 벨기에 엔트워프에서 모기에 물린지 닷새 만에 숨졌다고 보도했다. 3개월째 벨기에 현지에서 비행 훈련을 받던 페퍼는 과거에도 모기에 물린 적이 많다. 이번 사인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날 영국 서퍽주 검시관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는 페퍼의 사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공개됐다. 당시 페퍼는 모기에 이마와 오른쪽 눈 주위를 물렸다. 얼마 뒤 모기에 물린 상처 부위가 심하게 부어올라 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다. 응급실에서는 항생제만 처방해주고 그를 돌려보냈다. 그러나 그는 이틀 뒤 쇼크 증상으로 병원에 실려갔다. 증세는 이전보다 심한 상태였고 사흘 뒤인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사인은 패혈성 색전증로 나타났다. 모기에 물린 상처로 박테리아인 황색포도상구균이 침투했고 목의 경동맥을 통해 뇌에서 동맥을 막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었다. 나이절 파슬리 검시관은 “페퍼는 모기에 물린 부위에 감염이 생겨 사망했다. 이런 사례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면서 “모기가 아니었다면 멋진 이력을 쌓았을 그에게는 분명히 비극”이라고 말했다. 조종사라는 꿈을 향해 열심히 훈련받던 페퍼의 안타까운 죽음이 이번에 알려졌고 온라인상에는 추모 글이 이어지고 있다. 페퍼의 어머니는 영국 여성 조종사협회와 함께 조종사를 꿈꾸는 여성들을 위한 작은 장학 재단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 ‘몸짱 경찰’ 안타까운 근황…‘뇌동맥협착’ 무슨 병?

    ‘몸짱 경찰’ 안타까운 근황…‘뇌동맥협착’ 무슨 병?

    “뇌졸중 및 뇌경색 예방약을 복용하면서 약물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진통제가 없으면 생활이 힘들 정도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 당분간 치료를 받으며 지내려 합니다.” 지난 4년간 이른바 ‘몸짱 달력’을 제작해 학대피해 아동 등에게 기부해 온 경찰관 박성용(42)씨가 건강상 이유로 그동안 진행했던 달력 제작과 ‘미스터폴리스’ 대회를 열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헬스 트레이너 출신인 박성용 경위는 2008년 경찰로 임용된 이후 운동으로 다져진 두꺼운 팔뚝 사진 등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몸짱 경찰’ ‘마동석 경찰’ ‘한국의 드웨인 존슨’으로 유명해졌다. 박 경위는 2018년부터 전국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미스터폴리스 대회를 열었고, 이를 통해 선발된 ‘몸짱’ 경찰관들을 모델로 달력을 만들어 판매했다. 박 경위는 이를 통해 얻은 수익금 전액을 학대피해 아동 등에게 기부했다. 2021년까지 기부한 금액은 총 7250만원이다.그러나 최근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건강상의 이유로 올해는 제작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알렸다. 박 경위는 “지난 4년간 쉼 없이 최선을 다해 달려왔는데 지난해 10월부터 견디기 힘들 정도의 일이 가정에 닥쳐왔고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경위는 대학병원에서 정밀 검사 결과 ‘뇌동맥협착’ 진단 소견을 받았다며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급기야 실신하여 응급치료를 받았다. 건강하고 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고 고혈압·당뇨·고지혈증도 정상이기에 뇌동맥이 좁아질 이유가 없는 저인데 죽고 싶을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심한 두통과 구토 증상이 반복됐다”고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박 경위는 “얼마나 많은 경찰 동료분들이 이 대회를 위해 힘들게 준비해오셨을지 누구보다 잘 아는 저로서 어떻게든 대회와 달력을 제작해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버렸다”며 “힘들게 근무하면서 준비해오신 경찰 동료 여러분들께 이런 소식을 전해드려 너무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다. 잠시 쉬어가는 것이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라고 말했다.혈관이 50% 이상 막힌 ‘뇌동맥 협착’ 여러 원인으로 인해 뇌동맥이 점점 좁아져 혈관이 50% 이상 막힌 상태를 ‘뇌동맥 협착’이라 한다. 뇌동맥 협착은 평소 별다른 특이점을 느끼지 못하거나 일시적인 증상만 나타나 환자가 이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뒤늦게 진단을 받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뇌동맥 협착은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되거나 혈관 내피세포가 증식해 혈관이 좁아지는 죽상동맥경화증, 또는 특별한 이유 없이 내경동맥 말단부에 협착, 폐색의 양상이 나타나는 모야모야병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뇌동맥 협착은 혈관이 완전히 막힌 상태가 아닌 데다 주요 혈관이 아니라 말초 혈관부터 증세가 전개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환자가 이상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십년 동안 멀쩡하게 생활하다가 노년기에 이르러 갑작스럽게 발병을 확인하는 사례도 있다. 뇌동맥 협착으로 뇌혈관이 완전히 막혀 뇌졸중으로 진행되면 심한 경우 생명을 잃거나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초기 뇌동맥 협착은 항혈소판 제재나 고지혈증약 등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기존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보존 치료가 일반적이다. 만약 협착의 정도가 심해 즉시 치료해야 한다면 스텐트 치료나 내막절제술과 같은 시·수술이 시행될 수 있다.
  • “스마트폰과 거리두기…대신 아이와 눈 맞추며 이야기해요”

    “스마트폰과 거리두기…대신 아이와 눈 맞추며 이야기해요”

    “스마트폰을 숨겨두고 아이와 책을 읽고 놀았어요. 그리고 나서 스마트폰을 확인하니 아무 일도 없었더라고요. 점점 스마트폰과 거리두기를 하려고 합니다. 아이도 행복해하고 저도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서울시는 아이의 발달을 위해 ‘영유아 스마트기기 과의존 예방 캠페인’을 진행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바깥 활동이 제한되고 부모의 돌봄 부담이 커지면서 스마트기기로 영유아에게 동영상을 보여주는 경우가 늘어나는 가운데 영유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은 뇌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우려가 크다. 영유아의 스마트기기 노출은 최대한 자제하는 게 좋지만, 불가피하게 사용하는 경우 지켜야 할 다섯 가지 수칙이 있다. ▲24개월 미만 영아는 스마트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25개월 이상 유아는 한 번에 30분 이하·하루 최대 1시간을 넘지 않도록 조절하기 ▲약속된 스마트기기 사용 시간이 끝나기 전 아이에게 미리 알려 마음의 준비를 시키고 스스로 끄게 하기 ▲스마트기기 사용 대신 함께하는 즐거운 놀이 시간 늘리기 ▲아이가 보는 미디어 콘텐츠는 사전에 모니터링해 발달 수준에 맞게 선별해 보여주기 ▲아이들이 양육자의 스마트기기 사용 습관을 모방하므로 양육자도 함께 스마트기기 사용 조절하기 등이다. 지난 5월부터 진행 중인 이 캠페인에 참여한 양육자들은 스마트기기를 멀리하고 아이와의 대화와 놀이를 늘리니 아이 기분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가족 간 유대도 깊어졌다고 전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서울의 아이들이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영유아를 양육하는 가족들, 특히 부모님께서 스마트기기 과의존 예방 캠페인에 적극 동참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딱 죽고 싶었던 시간” 김우리, PCR 때문에 한국행 비행기 놓친 근황

    “딱 죽고 싶었던 시간” 김우리, PCR 때문에 한국행 비행기 놓친 근황

    스타일리스트 김우리가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때문에 한국행 비행기를 놓친 근황을 전했다. 김우리는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금 이 피드의 사진과 영상이 참 한가롭고 여유로워 보이시겠지만 시방 내 속이 속이 아니여라. 아니 진짜 출장 나이스하게 잘 마무리 하고 이게 무슨 일인가 싶네유”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김우리는 “어젯밤에 방콕서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탔어야 했는데 평소보다 서둘러 빨리 도착한 공항은 코로나 검사받는 사람이 수백m 줄을 서 결국 검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PCR 검사증이 출국 수속 마감 10분이 지나고 나왔지 뭡니까”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우리는 이어 “수속 센터에서 제발 뱅기 타게 해달라고 나 서울 못 가면 죽는다고 난리 난리 울며 불며 애원을 해봐도 1푼 어치도 소용없이 냉정하고 야박하게 뱅기 탑승을 거부 당했어유”라며 “입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육두문자와 함께 내 뒤에도 뱅기 못탄 분들이 주르르 하”라고 공항 상황을 묘사했다.김우리는 또 “35도가 넘는 날씨에 그 큰 공항을 짐 가방을 쳐들고 1층부터 4층까지 땀이 범벅 되어 검사증을 1분이라도 빨리 받아 보기 위해 얼마나 헤집고 미친 듯이 뛰어다녔는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탑승 거부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 자신에 화가 나 갑자기 뇌 정지까지 와 공항서 새벽 2시까지 멍하게 있다가 다시 호텔 알아보고 휴”라고 덧붙였다. 김우리는 “오늘 서울 일정들은 일 데로 꼬이고 진짜 다시 생각해도 죽고 싶었… 이제서야 좀 정신이 돌아와 혹시 해외 나가시는 분들 한국 입국 시 꼭 참고하시고 나와 같은 짜증 나는 일이 없길 바라며 피드를 올려 봅니다”라며 마무리했다.
  • 냄새로 와인까지 감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전자코 나왔다

    냄새로 와인까지 감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전자코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냄새 분자를 이용해 와인까지 정확하게 감별해 낼 수 있는 인공지능 전자코를 개발했다.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기계공학과 공동 연구팀은 사람의 후각 신경세포를 모방한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뒷면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인공지능(AI)를 이용한 후각 인식 시스템은 높은 정확도로 기체 분자를 인식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그렇지만, 많은 장치들이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가 분리된 컴퓨터 장치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량이 높다. 이 때문에 모바일 형태나 사물인터넷(IoT)에는 사용할 수 없다. 사람이나 동물의 생물학적 후각 시스템은 감각 세포 자체에서 스파이크 형태로 감각 신호를 전달하고 뇌에서 병렬적으로 처리한다. 특히 병렬 방식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전력 소비가 적다. 연구팀은 금속산화물 기반 가스 센서와 뉴런 소자를 이용해 기체를 인식해 전기적 신호로 만들어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개발했다. 뉴로모픽 컴퓨터 칩은 사람의 뇌 신경세포(뉴런)와 연결부위(시냅스)를 모방해 저전력으로 빠르게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장치이다.이번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이용해 유해가스를 구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와인을 구분할 수 있는 소믈리에 전자 코를 만들었다. 특히 여러 가지 기체 분자가 섞여 독특한 향을 만들어 내는 와인은 구분하는 것이 어렵지만 이번에 개발된 소믈리에 전자 코는 와인을 정확하게 분류해 내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한준규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연구원은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이 적용된 전자코는 환경 모니터링, 음식 모니터링은 물론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씨줄날줄] 롱코비드 조사/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롱코비드 조사/오일만 논설위원

    2020년 1월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출현한 이후 2년 넘게 비상 대응 체제가 유지되면서 곳곳에서 사회·경제적 후폭풍이 심각하다. 누적 확진자(2일 기준 1838만명) 상당수는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우울증과 상실감, 무력감 등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한양대 명지병원은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을 찾은 환자 1122명을 연구한 결과 ‘감염 후 4주가 지난 집단’에선 피로감(69.8%), 주의력 저하(38.9%), 우울(25.7%) 등(복수응답)의 증세가 보였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호흡기에만 감염되는 인플루엔자(독감)와 달리 위장·심혈 관계, 피부, 신장, 뇌·신경 계통의 세포에까지 염증을 일으켜 다양한 후유증을 동반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두통, 인지 저하, 피로감, 호흡곤란, 탈모, 우울·불안, 생리주기 변동 등 200여개의 증상이 장기 후유증, 즉 ‘롱코비드’(Long COVID)로 보고됐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치료 후 1년 뒤에도 심장마비와 뇌졸중, 심부전 등의 위험에 노출된다는 보고가 있다. 영국 통계청은 자국 내 코로나 후유증 환자를 최소 150만명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을 정도다. WHO에 따르면 다수 확진자는 단기에 회복하지만 20% 안팎의 환자는 다양한 증상을 중장기적으로 경험한다고 한다. 확진 중 고통과 외상후증후군 등으로 정신질환의 증세로 발전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코로나19를 겪은 선진국 다수는 ‘감염 후 관리 시스템’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은 이미 2년 전부터 후유증 치료센터를 운영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뒤늦게나마 우리 정부도 롱코비드 실체 파악에 나선다는 소식이 들린다. 다음달 말부터 1만명을 추적 관찰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4년간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이 217억원을 들여 이들을 상대로 코로나19 후유증의 양상과 위험인자 등을 찾아내고 향후 치료와 관리에 필요한 지침을 마련한다고 한다. 롱코비드 임상·중개 연구의 자료를 저장하고 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도 만든다. 문재인 정부가 진작 했어야 할 일이다. 늦게나마 이번 조사가 미래 감염병에 대비한 과학 방역의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
  • “인간은 동물기계… 자아의식도 감각일 뿐”

    “인간은 동물기계… 자아의식도 감각일 뿐”

    1950년, 컴퓨터 공학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고 평가받는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이 ‘튜링 테스트’란 걸 고안했다. 인간 심판이 컴퓨터와 대화를 한 후, 이를 사람과 대화한 것으로 인식하면 인공지능(AI)으로 인정하는 테스트다. 이후 64년이 지난 2014년에 영국의 한 대학에서 만든 슈퍼컴퓨터 ‘유진’이 처음으로 이 테스트를 통과했다. 같은 해엔 심판 30명 중 10명이 13세의 우크라이나 소년 행세를 한 챗봇에게 속아 실제 인간이라 착각하기도 했다. 논쟁은 있지만, AI는 이제 튜링 테스트를 넘어섰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렇다면 AI는 인간처럼 의식이 있는 존재일까. ‘의식’의 본질을 파악하는 건 현대 신경과학의 핵심 주제 중 하나다. 의식은 여전히 추상적이며 미스터리하다. 어쩌면 인간으로서는 이해 불가능한, 과학 너머의 영역으로까지 여겨지기도 한다. ‘내가 된다는 것’은 의식이란 주제를 집중 탐색한 책이다. 전개되는 내용 역시 주제만큼이나 이해하기 까다롭다. 저자는 의식이 ‘몸에서, 몸을 통해, 몸 때문에’ 발생하는 뇌 기반 예측이라고 주장한다. ‘내가 된다’(being me)는 경험은 지각 그 자체, 그러니까 육신의 생존에 초점을 맞춰 신경적으로 암호화된 예측들이 촘촘히 얽힌 집합이라는 것이다. 의식은 지능과 다르다. 오히려 감각과 관련이 깊다. 이 지점에서 저자의 ‘동물기계’ 개념이 등장한다. 살과 피로 이뤄진 유기체의 본질은 마음, 의식, 영혼의 존재와는 아무 관련이 없고,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동물기계라는 것이다. 내가 된다는 것은 결국 제어된 환각이다. 우리는 자신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제어하기 위해 자기를 지각한다. 그리고 그 끝엔 정말 아무것도 없다(nothing)! 이런 깨달음을 얻는 순간 인간은 비로소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과 새롭게 화해하게 된다. 저자는 “인간만이 의식을 가진다는 주장은 이상하고 고집스러워 보인다”며 “동물기계 관점에서 의식을 이해하면 우리는 자연에서 점점 멀어지지 않고 오히려 자연 속에 머물게 된다”고 말했다.
  • [책꽂이]

    [책꽂이]

    창조적 파괴의 힘(필리프 아기옹·셀린 앙토냉·시몽 뷔넬 지음, 이민주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프랑스의 저명 경제학자인 저자들이 코로나19 이후 불거진 자본주의의 폐해를 진단한다. 불평등 확산, 기득권 집중 등을 비판한 저자들은 혁신적인 기업의 ‘창조적 파괴’를 통해 생산성 향상으로 지속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578쪽. 3만 5000원.회복탄력 사회(마커스 브루너마이어 지음, 임경은 옮김, 어크로스 펴냄) 세계 경제 석학들이 참가한 온라인 세미나 ‘마커스 아카데미’에서 이뤄진 논의를 재구성했다. 저자는 코로나19를 겪은 우리 사회가 돌발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위기에 대비해 평소 좀더 큰 비용을 지불해 생산수단이나 자원 여유분을 비축해 놔야 한다고 말한다. 420쪽. 1만 9800원.세상을 바꾼 10개의 딜(자크 페레티 지음, 김현정 옮김, 문학동네 펴냄)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비즈니스 딜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켰는지 영국 언론인의 시각으로 분석한다. 예컨대 현금이나 카드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결제할 수 있는 기술 혁신은 맥스 레브친, 피터 틸, 일론 머스크 등 소수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392쪽. 1만 7500원.초보 엄마 잡학사전(권한울 지음, 이룩북스 펴냄) 기자이자 8년차 워킹맘인 저자가 아이 둘을 낳고 키우면서 궁금했던 육아 관련 질문들을 전문가 의견과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임신 중 커피는 얼마까지 마셔도 괜찮은지, 양수 검사는 꼭 받아야 하는지, 출산의 고통은 어느 정도인지, 돌잔치는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은지 등 육아 정보들이 가득하다. 326쪽. 1만 6000원.김대건 조선의 첫 사제(이충렬 지음, 김영사 펴냄) ‘한국인 첫 사제’인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펴낸 첫 정본(定本) 전기. 유명 전기 작가인 저자는 한국교회사연구소의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2년 6개월 작업 끝에 김 신부의 생애를 되살렸다. 19세기 조선을 둘러싼 국제 정세 속 박해를 이겨낸 한국 천주교회의 여정이 담겼다. 544쪽. 2만 5000원.스파이크(마크 험프리스 지음, 전대호 옮김, 해나무 펴냄) 신경과학자인 저자가 신경계의 본질적 요소이자 뇌 속 신경세포들이 정보를 주고받는 수단인 ‘스파이크’의 작용을 낱낱이 살핀다. 예컨대 과자에서 반사된 빛이 망막에 충돌해 뉴런들이 흥분하고, 손으로 과자를 집게 되는 2.1초의 짧은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404쪽. 1만 9800원.
  • [이광식의 천문학+] “죽은 이를 위한 ‘사후 세계’는 없다”

    [이광식의 천문학+] “죽은 이를 위한 ‘사후 세계’는 없다”

    "신은 우주를 창조하지 않았다." 휠체어를 탄 물리학자로 세인들에게 깊이 각인되었던 스티븐 호킹이 이승을 떠난 지도 벌써 4년이 넘었다. 저승에서 그는 과연 천국에 갔을까?  21살 때부터 루게릭병을 앓아 운신을 잘 못했던 그가 무슨 큰 죄를 지을 리도 없었을 테니 천국을 믿는 사람들은 그가 천국으로 갔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생전에 호킹은 자신은 천국에 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말해왔다.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호킹은 죽음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천국이나 사후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동화일 뿐이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천국이나 사후세계는 실재하지 않는다. 마지막 순간 뇌가 깜빡거림을 멈추면 그 이후엔 아무것도 없다”고 단언한 다음 “뇌는 부속품이 고장 나면 작동을 멈추는 컴퓨터다. 고장 난 컴퓨터를 위해 마련된 천국이나 사후세계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세계적인 물리학자로, 뉴턴이 역임했던 케임브리지 대학의 루카스좌 교수였던 스티븐 호킹은 지난 세기 최고의 우주물리학자로 손꼽힌다. 그의 중요한 과학적 업적으로는 로저 펜로즈와 함께 일반상대론적 특이점에 대한 여러 정리를 증명한 것과 함께, 블랙홀이 열복사를 방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것이다.  가장 빼어난 우주론자로 21세기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린 호킹은 그의 저서 <위대한 설계(Grand Design)>를 통해 “신이 우주를 창조하지 않았다”는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그의 무신론은 조강지처였던 아내 제인 사이에 불화의 씨앗이 되어 결국 이혼에 이르는 불행한 개인사를 가져왔다.  "우리 행동에서 위대한 가치를 추구해야" 21세 때 불치병인 루게릭병 진단과 함께 몇 년 안에 사망할 것이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호킹은 2009년 미국 투어 강연을 마친 뒤 심각한 합병증으로 1년 가까이 병상에 누워지냈는데, 이 무렵 그는 죽음이 두렵지 않냐는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이 답했다.  “나는 지난 49년간 언제라도 죽음이 찾아올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함께 살아왔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빨리 죽기를 바라지도 않았다”고 밝히며 “이 삶 동안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병은 내 인생에 구름을 드리웠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병 덕분에 인생을 더 즐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호킹은 우리가 우리 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다음과 같은 답을 내놨다.  “우리는 우리 행동에서 위대한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호킹은 또다른 인터뷰에서 신과 종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우리가 모든 이론을 다 발견했다면, 이는 인간 이성의 궁극적인 승리가 될 수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신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과학을 이해하기 전에는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믿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현재 과학은 보다 믿을 만한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말의 의미는 '만약 하나님이 계시다면, 하나님이 아는 모든 것을 우리도 알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는다. 난 무신론자다." "발밑만 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별을 보라."  2012년 런던패럴림픽 개막식에서 휠체어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깜짝 등장, 세계인 향해 마지막 연설을 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장애인”이라고 소개된 호킹 박사는 음성 인식기를 통해 ‘발견의 여정’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발밑만 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하늘의 별을 보라”라는 명언을 포함, 다음과 같은 어록을 남겼다.  "문명이 시작된 이래 인간은 우주의 근본 질서를 이해하기를 갈망해왔다." "당신 발밑만 내려다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별들을 바라보라. 우리가 보고 있는 걸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무엇이 우주를 존재하게 하는지 궁금해하라. 호기심을 가지라."  “우리는 모두 다르고 어떠한 ‘표준’도 없지만 공통적으로 모든 인간은 ‘인간 정신’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 모두에게 무언가를 창조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팽창하는 우주의 성질'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던 호킹은 평생을 휠체어에 앉아서 보냈지만 누구보다 우주를 깊이 연구한 우주론자로 자신의 삶의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주의 향한 나의 목표는 우주에 대한 완전한 이해, 우주가 왜 이처럼 생겼고 왜 영원히 존재하는지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 다음의 천재 과학자로 칭송받았던 호킹는 아인슈타인 탄생 139주기인 2018년 3월 14일 치열한 76년간의 삶을 마감하고 우주로 돌아갔다. 삶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고.​ “삶이 아무리 힘들어 보일지라도 우리가 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무언가는 항상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주방의 아찔한 주연, 부엌칼의 속사정/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주방의 아찔한 주연, 부엌칼의 속사정/셰프 겸 칼럼니스트

    음식을 만드는 일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꽤나 폭력적이다. 식재료를 자르거나 뜯거나 갈아 뜨거운 물속에 담그거나 열을 가해 굽는다. 일련의 요리 행위는 식재료 입장에서 보면 무시무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주방은 식재료에 대한 폭력이 이루어지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종종 사람에게도 폭력적인 장소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칼에 베이거나 뜨거운 물체에 데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대상은 부엌칼이다. 칼은 주방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다. 시인에게는 펜, 화가에겐 붓이 필요하듯 요리사에게는 칼이 필요하다. 다른 도구는 없어도 큰 상관이 없지만 칼이 없으면 매우 곤란하다. 만약 인류에게 칼이 없었다고 상상해 보자. 음식을 먹을 때 우리가 쓸 수 있는 날카로운 도구는 손톱과 치아뿐이다. 주방에서 열심히 손톱과 치아로 식재료를 다듬고 있는 요리사를 한번 상상해 보라.칼 없이 질긴 무언가를 뜯으려고 한다고 해 보자. 테이프를 뜯으려고 하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이를 갖다 댄다. 약간의 과장과 상상을 보태자면 이런 무의식적 행위는 도구가 없던 유인원의 본성이 아직 유전자에 각인돼 있기 때문이 아닐까도 싶지만, 그저 뭐라도 해야겠다는 절박함일 수도 있다. 칼이 없으면 요리도 못할 뿐만 아니라 택배도 뜯기 힘들어진다. 끔찍한 재앙 중의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인류학자들은 인류가 지금과 같은 문명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큰 사건 중 하나로 불의 발견을 꼽는다. 불을 이용해 익힌 요리를 해 먹게 되면서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데 쓰일 에너지가 뇌로 가 지금과 같은 진화를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칼의 발명도 불 못지않은 인류사의 중요한 사건이다. 어떤 학자들은 칼을 다루는 기술은 불을 다루는 기술보다 무려 100만년 정도 더 앞서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불이 먼저냐 칼이 먼저냐고 한다면 칼이 먼저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석기시대엔 날카로운 돌이 곧 칼이었다. 우연히 쪼개진 돌의 날카로운 부분을 이용해 무언가 자르고 다듬었다. 침팬지도 날카로운 돌을 도구로 활용할 줄 아는 걸 보면 몹시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금속의 시대로 넘어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누가 어떤 음식을 처음 먹을 생각을 했을까란 즐거운 상상처럼 대체 누가 자연 상태의 금속을 가공해 단단한 도구를 만들 생각을 처음 했을까란 상상을 해 보면 전율이 느껴진다. 우연이었을까 생각의 결과였을까. 칼은 청동에서 철로, 철에서 강철로 이어지며 주방과 전쟁터에서 활약을 펼쳤다. 칼이 날카롭고 단단할수록 요리는 더욱 섬세해지고 다양해질 수 있었다. 18세기 유럽 음식의 정점에 있던 프랑스의 요리사들은 수많은 정교한 요리들을 선보였는데 여기엔 도구의 발달도 한몫했다. 프랑스의 집요하고 까탈스러운 요리사들은 고기에 쓰는 칼, 생선에 쓰는 칼, 야채를 다질 때 쓰는 칼, 야채를 자를 때 쓰는 칼, 굴을 깔 때 쓰는 칼, 큰 칼, 약간 큰 칼, 작은 칼, 더 작은 칼 등 기능과 용도에 따른 다양한 칼을 사용했다. 옆나라 일본도 만만찮은 칼 종류를 자랑하는데 생선을 손질하는 데만 적어도 서너 가지의 칼이 사용된다. 이런 다양한 칼은 아마도 주방의 필요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토록 종류가 다양하면 칼을 만드는 쪽에서 그리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한국이나 중국은 칼의 종류에 대해 비교적 집착이 덜한 편에 속한다. 사실 칼은 자른다는 기능 하나에 충실한 도구다. 날만 잘 벼려 있으면 무엇이든 자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방에 그렇게 많은 칼이 필요할까 의문이 드는 건 사실이다. 중식에서는 커다란 중식도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한다. 중식도는 서양의 부엌칼처럼 유려한 맛은 없다. 크고 투박한 칼로 섬세한 썰기나 다듬기가 과연 가능할까 싶지만 모든 게 가능하다. 중국 요리는 기본적으로 음식을 가능한 한 잘게 썰거나 비슷한 형태로 잘라 단시간에 빠르게 익혀 내는 데 최적화돼 있는데 중식도는 여기에 가장 충실한 도구다.우리의 주방으로 돌아와 보자. 의외로 많은 사람이 ‘좋은 칼일수록 안 갈아도 날이 날카롭다’라고 오해하고 있다. 물론 칼의 재질에 따라서 날이 날카로움을 유지하는 기간이 다르긴 하다. 하지만 칼날을 갈지 않으면서 계속 날카롭기를 기대하는 건 로또를 사지 않으면서 1등에 당첨되길 바라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5000원짜리 칼이든 50만원짜리 칼이든 모든 칼은 사용할수록 무뎌진다. 5000원짜리 칼도 잘 갈아 쓰기만 하면 50만원짜리 칼과 비교해 자르는 데 있어서 큰 성능 차이가 없다. 어떤 칼을 살까 고민한다면 주방의 오랜 격언을 기억하자. ‘가장 익숙한 칼이 가장 좋은 칼이다.’
  • “매일밤 아들에 수학 가르쳤는데 6점이라니” 중국 아빠 오열

    “매일밤 아들에 수학 가르쳤는데 6점이라니” 중국 아빠 오열

    일년 동안 매일같이 밤늦게 아들에게 수학을 가르친 중국 아빠가 오열하는 동영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아들이 100점 만점의 수학 시험에서 6점을 맞은 것을 보고 낙담했기 때문이었다. 허난성 정저우에 사는 아이 부모가 지난 23일 성적표를 받아든 뒤 이렇게 낙담하는 동영상이 웨이보에 올라왔다. 아빠는 “더 이상 신경쓰지 않겠다. 내 노력이 물거품 됐다. 스스로 이겨내게 해야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는 침실에 들어가 우는 모습이 보이는데 아내가 뒤에서 웃는 소리가 들린다. 어처구니 없어서일 수도 있겠다. 아빠는 매일 자정 직전까지 아들에게 수학 교습을 해 왔다. 조금 이상한 것은 엄마의 말이다. 아들의 평소 수학 성적이 40~50점을 기록했다가 80~90점을 따는 등 오락가락했다는 것이다. 웨이보의 동영상을 구경한 누리꾼들은 자녀를 올바로 이끌기가 무척 힘들다는 데 공감했다. 물론 아빠의 수학 실력이 형편없어서 그런 것 아닌가 의심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몇몇은 아이를 밤늦게까지 괴롭힌 것이 역효과를 내 학교에서 아들의 집중력을 흐트려 놓았던 것이 아닌가 분석했다. 댓글 중에는 “매일 한밤중까지 아이를 가르쳤다는데 아이들은 충분히 쉬어야 정신도 맑고 시험도 잘 볼 수 있다”면서 “나도 딸이 어렸을 때 스트레스를 많이 줄수록 딸애의 뇌가 생각을 하지 못하더라. 그래서 놀게 했더니 괜찮아졌다”고 했다.
  • “아기 시신을 폐기물인줄 알고 태워버렸다고” 보스턴 병원 제소한 부모

    “아기 시신을 폐기물인줄 알고 태워버렸다고” 보스턴 병원 제소한 부모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브리검 앤드 위민스 병원은 국내에도 제법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2020년 7월 25일(이하 현지시간) 이 병원에서 알래나 로스(37)는 예정일을 3개월이나 앞당겨 첫딸 에벌레이 빅토리아 맥카시를 출산했다. 일년 사이 세 번째 임신해 두 태아를 모두 조산으로 잃은 뒤 또 조산으로 귀한 딸을 품에 안았다. 그런데 에벌레이의 뇌에는 피가 흥건해 있었다. 2주가 채 안 된 다음달 6일 의사들은 딸이 생존하기 어렵다며 산소호흡기를 떼야겠다고 말했다. 아이는 엄마 품에서 영원히 눈을 감았다. 로스와 남편 대니얼(38)은 장례업체를 선정하는 등 준비에 들어갔다. 세상을 떠난 지 나흘 뒤 장례업체 직원이 시신을 인도받으러 병원을 찾았는데 시신이 사라졌다고 했다. 어디에 있는지 파악 안되느냐고 따졌더니 모르겠다는 어이없는 답이 돌아왔다. 다음날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시작됐고, 수사 결과는 더 황당했다. 더러워진 천으로 착각해 쓰레기통에 던져진 뒤 소각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었다. 경찰이 파악한 것은 이랬다. 간호사가 테이블에 아무런 표식도 하지 않은 채 시신을 감싼 천을 올려놓았고, 다른 직원이 더러운 천 뭉치인 줄 알고 의료폐기물들과 함께 처리해 버렸다. 아기 시신을 시신 안치실에 가져간 간호사는 병원 자체 조사에 응하지도 않았으며, 병원 측은 아기 시신을 안치실에 데려가는 과정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시신이 사라졌는지 알게 된 시점을 알려줄 수 있는 “완전한 동영상”을 제공하지도 않았다. 남편 대니얼은 “딸이 세상을 떠날 것이란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문제”라면서 “매일 밤 그애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2년 가까이 흘렀지만 병원 측은 제대로 된 사과도 책임자 처벌도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맥카시 부부는 지난 23일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현지 지역방송 WBTS와 일간 보스턴 글로브, 뉴욕 타임스(NYT)가 전했다. 로스는 “누군가 이런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면서 “우리는 병원 측이 합당한 설명을 해주길 바란다. 우리는 그들이 이런 문제를 바로잡길 희망한다”고 제소한 이유를 밝혔다. 병원은 온라인매체 인사이더의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 병원의 최고의료책임자(CMO) 수닐 에아펜은 “로스와 맥카시 가족에게 상실감과 가슴 먹먹한 여건을 제공한 데 대해 가장 깊은 공감과 진지한 사과의 뜻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런 사건이라면 으레 엄청난 액수의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하는데 맥카시 부부는 금액을 써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돈이 문제가 아니란 것이다. 무성의하게 시신을 처리한 직원 14명을 고소한 것도 책임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는 뜻이다.
  • LG, AI ‘엑사원’이 만든 AI ‘틸다’ 박윤희와 뉴욕 패션위크 서다

    LG, AI ‘엑사원’이 만든 AI ‘틸다’ 박윤희와 뉴욕 패션위크 서다

    LG는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새로운 가치를 전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전사적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미래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2020년 설립한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AI 전문 인재를 육성하고 산학 협력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LG의 AI 개발 중심에는 지난해 12월 공개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이 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의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사고·학습·판단할 수 있는 AI를 의미한다. 특정 용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앞서 LG AI연구원은 지난해 5월부터 인간의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인공 신경망의 파라미터를 단계적으로 키우며 초거대 AI를 연구해 왔다. 파라미터는 AI가 딥러닝을 통해 학습한 데이터가 저장되는 곳으로,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AI가 더 정교한 학습을 할 수 있다. 엑사원은 국내 최대인 약 3000억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하고 있다. 언어뿐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의사소통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다룰 수 있는 ‘멀티 모댈리티’ 능력을 갖췄다. 엑사원 개발은 AI 아티스트 ‘틸다’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틸다는 엑사원으로 구현한 첫 번째 AI 휴먼으로 지난 2월 뉴욕 패션 위크에서 디자이너 박윤희와 함께 협업해 만든 의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당시 공개된 200여벌의 의상은 틸다가 창작한 3000여장의 이미지와 패턴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틸다는 창의성을 요구하는 분야에서 AI와 인간이 협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LG는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생태계 조성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발족한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에는 ▲구글 ▲우리은행 ▲셔터스톡 ▲엘스비어 ▲EBS ▲고려대의료원 ▲한양대병원 ▲브이에이코퍼레이션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13개사가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이들은 각 산업 간 장벽을 초거대 AI로 연결하는 서비스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엑사원에 금융 분야 언어를 추가로 학습시켜 AI 은행원과 같은 특화된 AI 전문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룹 차원의 AI 투자를 위한 컨트롤타워로 LG테크놀로지벤처스도 운용하고 있다.
  • 온열질환엔 수분 보충… 냉방병 예방하려면 실내외 온도 차 5도 이내로

    온열질환엔 수분 보충… 냉방병 예방하려면 실내외 온도 차 5도 이내로

    인체는 외부 온도가 올라가면 땀을 내고, 온도가 내려가면 몸속에서 열을 내 체온을 조절한다. 그러나 여름철 고온 상태에 장시간 노출되면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겨 일사병이나 열사병 같은 온열질환을 겪을 수 있다. 반대로 너무 덥다고 시원한 곳만 찾다간 냉방병에 걸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냉방병은 질병을 의미하는 의학용어가 아니지만 방치했다간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열탈진·열피로로 불리는 일사병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3~2017년 연평균 1300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사망자는 11명이었다. 기록적인 폭염이 몰아쳤던 2018년엔 온열질환자 4526명 중 48명이 사망했다. 온열질환자의 30%가 65세 이상이고, 남성이 74%였다. 발생 시간은 낮 12시~오후 5시가 46%로 가장 많았고, 발생 장소는 실외가 73%를 차지했다. 온열질환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일사병은 ‘열탈진’이나 ‘열피로’로도 불린다. 고온 환경에서 수분 보충이 원활하지 않아 수분이 감소하면서 일어난다. 또 장시간 땀을 많이 흘리면서 몸속 전해질이 감소할 때도 발생한다. 일사병에 걸리면 체온이 37~40도까지 올라가며, 기력 저하, 어지러움, 두통,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럴 땐 우선 옷이나 불필요한 장비를 제거하고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의식이 명료하고 구토 증상이 없다면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마시길 권한다. 대부분은 증상이 즉시 회복되지만 지속하거나 탈수가 심하면 병원에서 정맥주사를 맞아 수액을 보충해야 한다. ●고열·의식 변화·무발한 땐 열사병 의심 열사병은 우리 몸의 체온 조절 중추가 제 기능을 못해 몸속의 열을 발산하지 못하는 질환을 가리킨다. 몸의 중심부 온도를 가리키는 ‘심부 체온’이 40도 이상 높이 올라가는데, 이럴 때 의식을 잃고 자칫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2018년 온열질환 사망자 48명이 모두 열사병 환자였다. 열사병은 고열, 의식변화, 무발한(땀이 나지 않는 상태)의 세 가지 특징을 보인다. 초기에는 땀이 나다가 어느 순간 체액량 부족과 땀샘 기능 이상으로 땀이 더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어 중추신경계 이상이 나타나며, 의식변화, 발작, 환각, 혼수 등의 상태가 이어진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몸속 여러 장기가 손상되기 시작한다. 뇌부종, 급성신부전, 횡문근융해증, 간 손상, 심근 손상, 혈소판감소증, 범발성 혈관 내 응고장애, 급성호흡부전증후군 등이 발생하고 급기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조용일 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열사병 상태에서 의식이 없다고 물을 억지로 먹이면 질식할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면 119에 신고해 즉시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열질환은 대부분 무더운 실외나 고온의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한다. 이런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는 상황을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한다. 더위에 취약한 노약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햇볕이 강한 대낮에는 야외에서 운동과 작업을 삼가야 한다. 야외 활동 시 자주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게 좋다. 갈증을 느끼기 전 미리 물을 마시는 것도 권한다. 술이나 커피, 탄산음료는 오히려 이뇨 작용을 유발해 수분을 뺏는다. 수분 보충용으로는 생수나 이온음료가 적당하다. ●심한 피로 동반하는 냉방병 냉방병은 실내외 온도 차이가 크게 나거나 장시간 냉방으로 습도가 지나치게 낮아지는 등 급격한 주변 환경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자율신경 조절 작용에 무리가 가 폐, 심장, 신경 등이 난조를 보인다. 적응 부조화 현상이 발생할 때마다 신체에 무리가 되고 피로가 심하다. 어떤 이들은 감기, 코막힘, 기침, 천식 등 호흡기 장애와 함께 고열, 두통, 요통, 근육통, 소화불량을 일으킨다. 더운 외부에서 서늘한 실내로 들어서거나 반대로 냉방된 곳에서 더운 곳으로 옮겨간 직후 속이 메슥거리고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심하면 구토, 설사, 복통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김지혜 교수는 “사람마다 기초적으로 지니고 있는 질병이나 증상 등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일종의 건강 적신호”라며 “알레르기, 고혈압, 간헐적인 편두통 등 다른 질환이 있는 이들은 냉방병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냉방기구를 과하게 사용해 실내외 온도 차가 5도 이상 지속되면 자율신경계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자율신경계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면 일반적으로 장운동 조절 장애가 오고 변비나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뇌의 혈류량이 줄면서 두통, 수면장애도 발생한다. 혈압,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 호르몬 순환 등에도 영향을 주며, 근육수축에 불균형이 나타나 요통이 생기고 여성은 호르몬 이상으로 월경불순을 겪을 수 있다. 말초혈관이 수축해 얼굴과 손, 발등이 붓는다. 열을 보충하려고 몸속에서 계속 열을 생산하는데, 이 때문에 피로가 쉽게 온다. 냉방병의 원인 가운데 레지오넬라균이 있다. 이 냉방병은 일명 ‘재향군인병’으로도 불린다. 1976년 미국 필라델피아호텔에서 열린 재향군인 모임인 ‘레지오네르’에서 세균 감염으로 22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34명이 사망한 뒤 이름을 붙였다. 이 세균은 25~42도의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데, 온도가 알맞은 인공 급수시설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수조, 공기, 물방울 등에 섞여 있는 세균이 호흡기에 들어와 감염된다. 면역력이 좋은 건강한 이들은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가지만,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이나 노약자 등은 고열, 오한 등 폐렴 증상을 보인다. 냉방병을 피하려면 냉방 시간을 줄이고 에어컨 가동 중엔 1시간에 한 번, 적어도 2~3시간에 한 번은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공급해야 한다. 김상헌 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온도 변화에 따른 신체 조절 능력은 5도 내외다. 실내와 외부 온도 차를 5도 이내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아무리 더워도 8도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활 습관을 바르게 하는 일도 중요하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철엔 수분을 비롯해 비타민이 많은 계절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얼음이 섞인 찬 음식과 찬물 샤워는 피하는 게 좋다. 손 씻기 등 위생 수칙을 잘 지키고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해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권했다.
  • [범흔남] 휘발유에 중독된 택시기사, 車트렁크에 스스로 들어가더니 결국

    [범흔남] 휘발유에 중독된 택시기사, 車트렁크에 스스로 들어가더니 결국

    2020년 10월 14일 오전 8시 40분쯤 충남 태안군 소원면의 한 시골 도로. 택시 한 대가 밤새 농로 위에 서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운전기사는 찾을 수 없었다. 실내에 부착된 택시 면허증이 말해주는 차 주인은 A씨였다. 주인 없는 택시 안에는 키가 그대로 꽂혀 있는 상태였고. 기사의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도 놓여 있었다. 멀쩡한 택시가 한적한 도로에 오랜 시간 방치되는 경우도 드물고 소지품이 모두 그대로 있는 점도 수상했다. 택시 문을 열자 휘발유 냄새가 강하게 진동했다. 누군가 차에 불을 지를 목적으로 택시 안팎에 기름을 부은 듯했다. 얼마나 기름을 부었던지 시트와 바닥 등 차량 여기저기에 눅진한 기운이 남아 있었다. 건조한 가을 날씨로 작은 정전기 하나도 폭발사고로 번질 수 있어 모두가 바짝 긴장해야 상황. ‘텅’하는 소리가 울렸다. 경찰관 한 명이 운전석에 있는 트렁크 버튼을 누른 것이다. 순간 차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좁은 택시 트렁크 속에 웅크려 있던 A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경찰 감식반은 애를 먹었다. 흔히 볼 수 있는 극단적 선택의 방법도 아니었지만, 타살의 흔적 역시 쉽게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차량 근처에서 족적이 나왔지만 대부분 A씨의 것이었다. 택시 안에서도 동반자가 있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폐쇄회로(CC)TV 역시 답이 없긴 마찬가지였다. 어렵게 모은 CCTV 영상에는 하나같이 운전석에 앉은 A의 모습만 담겨 있었다. 부검 결과도 특별히 무언가를 말해 주지는 않았다. 숨진 택시기사의 피부 안쪽 여기저기에 빨갛게 부어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피부가 오랜 시간 기름에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었다. 숨진 기사에게 시 허혈성 심장질환이 있었다는 것 외에 특별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그럼 A는 어떻게 사망한 것일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내린 결론은 휘발유 중독이었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휘발유의 주성분인 탄화수소(hydrocarbon)는 인체에 들어가면 생각보다 강한 독성을 뿜어 낸다. 일례로 휘발유 속에 다량 포함된 대표적인 발암물진 벤젠의 치사량은 불과 10g 정도다. 톨루엔 역시 사람 몸에 50g만 들어가도 절반은 사망한다. 실제 다량의 휘발유를 마실 경우 급성 탄화수소 중독이나 폐렴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 소화기보다 호흡기를 통해 휘발유 유증기(oil mist)를 흡입하면 더 위험하다. 몸에 흡수되는 속도가 빠르지만 다시 배출하기는 쉽지 않은 탓이다. 특히 밀폐된 공간 등에서 휘발유 유증기를 마시는 경우 급성 중추신경 마비, 뇌성마비, 부정맥 등으로 갑자기 사망할 수 있다. 실제 2008년 경북 김천시 인근에서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휘발유를 훔치던 사람이 사망한 일도 있었다. 인적이 드문 곳에 묻힌 송유관을 골라 기름을 빼내 파는 일을 반복하던 B씨 등 일당은 세번째 범행을 위해 송유관을 뚫다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했다. 새로 뚫은 구멍에서 예상보다 많은 양의 휘발유와 유증기가 한꺼번에 빠져나왔고, 구멍에 호스를 연결하려던 B씨는 순식간에 다량의 탄화수소를 흡입하고 말았다. 동료들은 급히 B씨를 병원에 옮겨놓고 달아났지만 B씨는 끝내 숨졌다. 경찰이 택시기사 A씨 사건에서 세운 가설은 다음과 같다.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위해 미리 휘발유를 샀고 인적이 드문 농로까지 차를 몰고 왔다. 이후 준비한 휘발유를 자신의 몸과 차량 이곳저곳에 뿌렸다. 하지만, 차안에서 불을 붙일 경우 자신도 모르게 문을 열고 도망갈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는 스스로 차 트렁크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실제 자기 몸에 스스로 불을 당기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생에 대한 작은 미련이 남았을 수도, 혹은 분신해 생을 마감하는 순간이 두려웠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망설임 자체가 결과적으로 독이 됐다.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는 동안 휘발유 독성은 서서히 택시기사의 기도와 혈관을 타고 폐와 간, 심장은 물론 뇌까지 잠식해 들어갔다. 
  • [달콤한 사이언스] ‘문어 대가리’라고 놀리면 안되는 이유,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문어 대가리’라고 놀리면 안되는 이유, 알고보니…

    기억을 잘 못하거나 머리회전이 느린 사람을 ‘새 대가리’나 ‘문어 대가리’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많은 과학 연구에 따르면 새들이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머리가 나쁘지 않다. 문어가 머리가 나쁘다는 것도 근거 없는 편견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독일, 스웨덴, 인도, 미국, 일본, 오스트리아 7개국 연구진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팀은 문어의 뇌가 인간의 뇌와 분자적 유사성을 갖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이탈리아 안톤 돈 동물학연구소, 이탈리아공과대(IIT) 중앙RNA연구실, 국제고등연구소(SISSA), 독일 마인츠 분자생물학 연구소, 퀼른대, 하이델베르크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EMBL), 스웨덴 린쉐핑대, 인도 벵갈루루 스트랜드 생명과학, 스위스 분자·임상안과학 연구소, 미국 해양생물학연구소(MBL),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대학교, 오스트리아 빈대학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학회에서 발행하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BMC 생물학’ 6월 25일자에 실렸다. 한국에서 문어는 몸 속에 먹물을 갖고 있다고 해서 글을 아는 물고기라는 뜻의 ‘文魚’로 불리며 양반들이 먹는 물고기로 알려졌다. 사실 문어는 무척추동물 중 가장 복잡한 뇌를 갖고 있다. 장기기억과 단기기억이 있어 어떤 문제를 해결하면 기억하고 있다가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면 쉽게 해결한다. 또 시행착오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추론하고 익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인지능력에 있어서는 무척추동물보다는 척추동물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우리가 흔히 문어라고 부르는 참문어(Octopus vulgaris)와 캘리포니아 두점박이 문어(Octopus bimaculoides) 뇌 게놈을 분석했다. 그 결과, 게놈 전이인자가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게놈 전이인자는 유전체 내에서 위치를 바꿀 수 있는 DNA 염기서열이다. DNA는 염색체 내 한 쪽에 고정돼 있지만 전이인자는 다른 쪽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전이인자를 점핑유전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이인자는 모든 생명체에 존재하고 있는데 자연적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원인이면서 진화와 적응을 돕기도 한다. 사람의 게놈 중 45%가 바로 이 전이인자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이인자 중에는 뇌에 있는 ‘긴반복염기순서’(LINE)가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LINE는 뇌 인지와 기억 능력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억과 학습에 관여하는 해마 부분에서 많이 발견된다. 연구팀은 이번에 사람과 똑같이 문어의 뇌에서도 LINE를 발견했으며 사람의 해마와 비슷한 수직엽이라는 부분에 특히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레모 산게스 이탈리아 IIT 교수는 “유전적으로 거리가 먼 생물에서 비슷한 기능을 갖는 분자 물질을 발견한 이번 연구는 수렴진화의 대표적 사례”라며 “지능의 진화 연구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남편 총살 후 아내 성폭행” 러軍 성폭행범 첫 재판 시작

    “남편 총살 후 아내 성폭행” 러軍 성폭행범 첫 재판 시작

    우크라이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러시아 군인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법원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살해, 성범죄 등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군인 미하일 로마노프(32)에 대한 예비심문을 진행했다. 우크라이나는 로마노프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으나 상징적인 의미로 피고인이 없는 궐석 재판을 열었다.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다.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우크라이나 법원이 러시아군 성범죄 사건을 다루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마노프는 지난 3월 9일 키이우 외곽 민가에 침입해 알렉세이 즈도로베츠(36)를 살해하고, 그의 아내 나탈리아(33·가명)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로마노프는 나탈리아의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며 “입을 다물지 않으면 아들을 데리고 와 집안 곳곳에 흩어진 엄마의 뇌를 보여줄 것”이라고 협박했고, 보일러실에 숨은 나탈리아의 4살 아들 올렉시에게도 위협을 가했다. 다른 러시아 군인 한 명도 범행에 가담했으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이번 재판에는 빠졌다.옥사나 칼리우스 우크라이나 검사는 예비심문에서 피해 여성이 사생활 우려를 이유로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다고 취재진에게 전했다. 칼리우스 검사는 “로마노프는 살아 있으며 현재 러시아에 있다. 법원이 유죄를 선고하더라도 러시아가 로마노프를 넘길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그가 러시아 밖으로 나가면 제3국에 체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 전차부대 지휘관으로 키이우 공세에 참전했던 로마노프는 현재 러시아 벨고로드주로 이전한 자신의 부대에서 복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로마노프의 사진과 혐의를 공개한 뒤 추가 범죄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고 밝혔다.
  • 사람의 뇌처럼 학습하는 메모리 나왔다

    사람의 뇌처럼 학습하는 메모리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뇌처럼 학습하고 인지할 수 있는 메모리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연구팀은 100㎚(나노미터) 두께의 단일 소자에서 사람 뇌의 뉴런과 시냅스를 동시에 모사하는 뉴로모픽 메모리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뉴런은 뇌 신경계를 이루는 기본적 단위세포이며 시냅스는 뉴런들끼리 신호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접합 부위이다. 사람의 뇌는 뉴런 1000억 개, 시냅스 100조 개가 복잡한 네트워크로 이뤄져 있다. 사람의 뇌는 이들 둘의 상호관계를 통해 기능과 구조가 외부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변한다. 많은 컴퓨터 과학자나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사람의 뇌를 흉내 내려고 하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뉴로모픽 소자는 기존 컴퓨터로는 구현할 수 없는 사람처럼 고도의 뇌 인지 기능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CMOS 집적회로와 비휘발성 메모리를 이용하고 있지만 뉴런과 시냅스 기능을 분리해 모사하기 때문에 사람의 뇌처럼 작동하기 힘들다.이에 연구팀은 휘발성 소자로 뉴런을, 비휘발성 상변화 메모리 소자로 시냅스를 모사해 단기 및 장기기억이 공존하는 단일 뉴로모픽 소자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소자는 외부 신호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적응하는 가소성도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건재 카이스트 교수는 “사람은 뉴런과 시냅스 상호작용으로 기억, 학습, 인지 기능을 발현하는 만큼 인공지능 개발에서도 사람처럼 이 둘을 통합해 모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뿐만 아니라 뇌를 역설계하는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