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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 움직이는 쥐에 초음파 쏴 조종할 수 있다고?

    살아 움직이는 쥐에 초음파 쏴 조종할 수 있다고?

    SF 영화를 보면 빛이나 초음파를 이용해 상대를 조종하거나 뇌파를 변화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사람을 조종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뇌 부위를 초음파로 자극해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왔다.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덴마크 공과대(DTU) 공동연구팀이 초소형, 초경량화시킨 미세초음파소자를 이용해 살아움직이는 쥐의 뇌에 초음파 자극을 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뇌 자극’ 3월호에 실릴 계획이다. 기존에는 뇌의 특정 영역을 미세하게 자극할 수 있는 심부뇌자극술과 광유전학을 이용해 빛으로 뇌를 자극하는 자극방법이 있지만 외과수술을 통해 칩이나 자극기기를 삽입해야 하기 때문에 임상에 적용이 쉽지 않다. 반면 경두개전기자극술과 경두개자기자극술은 외과수술 없이 비침습적으로 자극이 가능하지만 자극부위가 지나치게 넓고 뇌 깊이 자극할 수가 없어서 적용에 한계가 있다. 초음파는 비침습적이기 때문에 동물실험이나 인체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초음파를 한 점에 집중시킬 수 있어 원하는 부위에 깊이 자극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초음파 소자가 무거워 생쥐실험을 할 때도 반드시 고정하거나 마취를 시켜야만 했다.연구팀은 미소전자기계시스템(MEMS) 기술을 활용해 1g 미만의 초경량, 초음파 소자를 개발했다. 특히 생쥐의 몸에 맞는 중심주파수, 크기, 초점거리, 초음파 세기를 갖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초음파 소자를 이용해 쥐의 대뇌 운동피질을 자극해 쥐의 앞발을 움직이도록 했다. 그 결과 초음파 강도를 높일수록 운동피질이 더 많이 자극돼 쥐의 앞발이 더 빨리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쥐 뇌의 3~4㎜ 깊이까지 초음파가 도달할 수 있으며 쥐 뇌 전체 크기의 25%를 자극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현재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초음파가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 중에 있다. 이현주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초경량 초음파 소자를 활용함으로써 고정되거나 마취된 상태가 아닌 살아움직이는 상태에서 초음파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수면장애, 파킨슨병, 치매, 우울증 같은 여러 뇌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중환자실에서 울리는 잘못된 경보 줄이는 인공지능 나왔다

    중환자실에서 울리는 잘못된 경보 줄이는 인공지능 나왔다

    삐, 삐, 삐. 집중치료실, 일명 중환자실(ICU)은 환자의 상태를 시시각각 체크하기 위해서 다양한 장치들이 연결돼 낮은 신호음만 조용히 울린다. 그런데 갑자기 혈액 산소수치가 낮아지는 징후가 보인다든지 혈압이 급상승하거나 떨어지면 요란한 소리로 경보를 울리며 의료진을 긴장시킨다. 문제는 환자가 침대에서 누워있는 자세를 약간만 바꿔도 경보음이 울리는 경보오류 발생이 잦다는 것이다. 이런 오류 경보는 실제 위급상황의 경보를 놓치게 만들 수도 있다. 이에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ETH) 모바일 보건시스템학부와 취리히대학병원 신경중환자 집중치료병동 의료진이 공동으로 경보오류를 구분해 낼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해 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의 기본 개념을 지난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제35회 국제 머신러닝 컨퍼런스’에서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중환자실이나 응급실에 설치된 컴퓨터 지원시스템에 있는 종합적 집중치료 데이터 기록인 ‘ICU 콕핏’을 활용했다. 여기에는 환자의 동의하에 바이탈사인(활력징후)에 따라 울린 경보들이 시간대별로 정밀하게 저장돼 있다. ICU에서는 보통 순환계, 뇌파, 인공호흡기 등 다양한 기기들이 서로 독립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각각의 장치는 특정 기준값 이상이나 이하로 떨어질 경우 자동적으로 경보를 울리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다양한 의료장비들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동기화한 다음 의학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오류 경보만을 걸러내도록 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만든 것이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의 상태나 예후가 모두 다르고 환자들에게서 울리는 경보에 의료진이 일단 모두 대응을 해야 하는 만큼 경보를 분류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또 환자 치료에 집중해야 하는 의료진들에게 컴퓨터를 따로 가르쳐 분류하도록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의료진이 기존 중환자실이나 응급실에서 기록된 경보들 중에서 잘못된 경보를 일부 분류해 놓기만 하더라도 컴퓨터가 알아서 스스로 학습해 오류 경보만 걸러내도록 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취리히 대학병원의 협조를 얻어 14명의 환자에게서 일주일 동안 얻은 바이탈 사인과 경보기록을 활용해 오류 경보를 걸러내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평균적으로 중환자실에서 각종 의료기기들은 환자 한 명당 하루에 약 700번, 2분에 한 번 꼴로 경보를 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약 1만 4000번의 경보 중 87% 정도는 인공지능이 진짜인지 가짜경보인지를 정확히 분류해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의 오차범위를 5%라고 할 경우 허위경보의 77%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터 카렌 ETH 교수는 “컴퓨터가 학습을 하기 전에 특정 경보가 심각한 상황과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를 구분해 내도록 분류원리를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카렌 교수는 이어 “이번에 개발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활용한 결과 오류경보인지 여부를 사람이 직접 판단해야하는 것은 25~50개에 불과했다”며 “인공지능 시스템이 더 정교해진다면 의료진이 진짜 응급환자에게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실제 의료환경에 적용하기 위해 추가 임상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우울증 환자 땀 측정해 자살사고 미리 막는다

    우울증 환자 땀 측정해 자살사고 미리 막는다

    국내 연구진이 우울증 환자의 땀을 측정해 상태와 중증정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해 자살과 같은 예기치 못한 사고를 사전에 막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바이오의료IT연구본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인천대 전자공학과 공동연구진은 피부 전도도 센서를 이용해 우울증 환자의 피부에서 나타나는 땀 반응을 측정함으로써 우울증 진단과 조기 예측을 가능케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신호에 실렸다.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질환의 경우 증상이 악화되면 뇌와 관련한 호르몬 반응에 장애가 발생하고 이는 땀의 분비 같은 자율신경계 반응으로 이어진다는데 착안해 이번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우울장애 환자의 상태를 객관적이고 보다 정확하게 진단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계학습 기반의 자동진단 모델도 함께 개발했다. 연구팀은 일반인과 우울증 환자, 공황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이번 기술을 적용해 3개월 간 추적 관찰한 결과 땀 반응으로만 정신질환 여부와 정신질환의 진행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연구팀은 가로, 세로 각각 36.5㎜, 33㎜ 크기의 다중 생체신호 측정이 가능한 복합센서를 만들었다. 복합센서는 땀, 심박, 호흡, 혈압, 뇌파 등의 생체신호들을 측정할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실제 환자들이 시계처럼 차고 다닐 수 있도록 센서의 크기를 줄이고 무선통신으로 스마트폰과 연결시키는 기술을 준비 중에 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완성되면 우울증, 공황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외상후장애스트레스, 자폐 등 각종 정신질환을 진단하고 징후를 예측해 보호자나 병원에 자동 통보해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승환 ETRI 바이오의료IT연구본부장은 “현재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과적 질환의 진단은 심리검사나 의사의 문진에 의존하고 있는데 의료진에게 보다 객관적인 방법을 통해 정신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에방하기 위해 이번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며 “혈액이나 혈압, 심박 등 다양한 생체신호와 결합시켜 우울증 이외의 정신질환에 대한 진단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안면·부비동·목 MRI 검사비도 확 줄어든다

    앞으로 두부(안면·부비동 등)와 경부(목)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검사에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돼 환자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보건복지부는 상반기 중으로 구체적인 보험 적용 대상과 얼마만큼의 의료비 경감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를 의료계와 협의한 뒤 관련법 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뇌와 뇌혈관 MRI 검사에 보험 적용을 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그동안 MRI 검사는 비용 대비 효과가 높았지만 건보재정 부담 등으로 4대 중증질환자(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 중심으로 보험 적용을 해줬을 뿐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의사의 의학적 판단으로 두부나 경부에 질환이 있거나 질환이 의심스러워 검사가 필요할 때 누구나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의학적으로 뇌, 뇌혈관 MRI가 필요한 모든 환자에게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의학적으로 필요하다는 말은 환자가 신경학적 이상 증상을 보이거나 뇌파 검사 등에서 이상 소견이 나와 의사가 뇌 질환을 의심한 경우를 뜻한다. 이전까지는 뇌종양, 뇌경색, 뇌전증 등 뇌 질환 의심으로 MRI 검사를 받더라도 중증 뇌 질환으로 진단되지 않으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했다. 복지부는 2021년까지 모든 MRI 검사에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흔들의자나 해먹에서 자면 기억력 좋아진다고?

    [달콤한 사이언스] 흔들의자나 해먹에서 자면 기억력 좋아진다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잘 알려진 ‘100일의 기적’이라는 단어가 있다. 태어난 지 100일이 지나야 비로소 밤잠을 잘 이뤄 부모들이 한 시름 놓는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물론 백일이 지난 뒤에도 밤낮이 뒤바뀌어 있어 부모들이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럴 때도 아이를 안거나 그네 형태의 침대에 눕혀 흔들어주면 스르르 잠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생물학자들이 어른들 역시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깊이 잠들지 못할 경우 아이들의 경우처럼 흔들의자나 해먹에서 약간 흔들리는 분위기에서 잠들면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더군다나 잠자는 동안 기억력과 관련된 중추를 강화시킨다는 부가적 효과도 있다고 한다. 스위스 로잔대 생물학 및 의학부, 통합유전체학센터, 스위스 정서과학센터, 제네바대 의대, 제네바대학병원 수면의학센터 공동연구팀은 잠자는 동안 약간씩의 흔들림이 숙면과 기억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24일자에 두 편의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팀은 수면시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움직임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쥐와 사람에 대해 각각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18명의 젊은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부드럽게 흔들리는 침대에서 잘 때와 일반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잠자리에서 잘 때의 잠에 빠져드는데 걸리는 시간과 숙면시간, 그리고 자는 동안의 뇌파를 함께 측정했다. 그 결과 평소 잠을 잘 자는 사람이라도 흔들리는 상황에서 더 빨리 잠이 들었고 더 긴 시간 깊이 잠들었으며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 역시 쉽게 잠에 들고 숙면을 취하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 연구팀은 기억력 측정을 위해 실험 참가자들에게 잠들기 전에 일련의 새로운 단어들을 외우도록 했다. 흔들리는 침대와 그렇지 않은 침대에서 잠들게 한 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단어를 얼마나 빨리, 그리고 많이 기억해내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흔들리는 침대에서 잠든 사람들이 더 많은 단어를 더 빨리 기억해 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사람 이외의 종에서도 마찬가지 효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쥐를 대상으로 똑같은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생쥐들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흔들리는 환경이 더 빨리 잠들게 만들고 깊이 잠들게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지속적이고 규칙적인 흔들림이 수면과 기억의 통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뇌 시상피질에서 발생하는 신경활동을 돕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에 앞서 45분 정도의 낮잠을 자는 동안에도 약간씩의 흔들림이 피로를 회복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로렌스 바이엘 제네바대 의대(수면과학) 교수는 “숙면이라는 개념은 빨리 잠들고 중간에 깨지 않고 깊이 잠들 수 있는 상태”라며 “이번 연구는 약간씩의 흔들림이 숙면을 취하거나 불면증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엘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수면 부족이나 기억력 장애를 겪는 사람은 물론 밤잠이 부족해 고생하는 노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설 선물, 情 나눔] 옻가네, 한지를 자생초 농축액에 적신 귀뜸봉

    [설 선물, 情 나눔] 옻가네, 한지를 자생초 농축액에 적신 귀뜸봉

    옻가네 ‘이봉’은 천연 재료를 통해 만든 수제 한지를 다양한 효능의 자생초 농축액을 적셔 만든 귀뜸봉이다. 귀에 뜸을 들여 귀 안의 정체된 공기를 순환시키고 노폐물을 배출시킨다. 제품은 선조부터 내려온 오랜 전통요법을 현대화했으며 스트레스 완화의 초고도 힐링 방법으로 오랜 시간 소비자를 통해 검증돼 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1대 1 수작업 방식으로 안전한 원료로 오랜 약제 처리 기간을 거쳐 만든다. 옻가네는 2001년 초기 제품 출시 이후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현재의 이봉을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뇌파를 다스리는 학생용 ‘이봉아이’도 선보였다. 이봉아이는 현대사회에 들어서면서 급증하기 시작한 청소년기 학생들의 집중력 취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습에 필요한 집중력과 심리적 해방감을 줄 수 있는 자연요법을 담았다. 옻가네 관계자는 “선조시대부터 내려온 힐링 법의 지혜에 착안했다”며 “전문가들의 연구와 실험, 체험을 통해 좌우 뇌 뇌파의 밸런스를 맞추고 안정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의 진화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의 진화

    한 시장조사기관은 올해 전체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이 1억 2530만개, 2022년 예측치는 1억 8099만개로 5년간 연평균 11.0%씩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성장세는 스마트 워치를 포함한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의 영향이 크다.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무선으로 연동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핵심이다. 2022년 출하량이 4700만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 ‘손목밴드’는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는데 쓰거나 스마트 워치를 구매하기 전 대체재로 활용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소비자 6명 중 1명 이상은 웨어러블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관련 시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웨어러블 제품이 ‘활동 추적’과 ‘스마트 시계’ 같은 일반 소비자 용도를 뛰어 넘어 의료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는 특정 의학적 상태를 진단, 치료하도록 설계된 자율적이고 비침습적인 기기다. 비용 대비 효율적인 원격 진료 플랫폼과 결합한 ‘유비쿼터스 건강 모니터링’은 질병 예방과 조기 진단, 질병 관리, 치료, 재활에 기여할 것이다. 고령 인구의 증가, 만성 질환의 유병률 증가는 소비자가 손쉽게 스스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 시장 성장의 핵심 동인이다. 안전성과 정확성은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를 설계할 때 특히 중요하다. 기기를 설계할 때 엔지니어는 제품 수명주기, 크기, 체액 등에 대한 저항성, 소리, 촉각을 비롯한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착용성에 중점을 두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더 많아진다. 환자는 부피가 큰 부착물을 항상 지니고 다니는 것을 원치 않는다. 만약 통신 기능을 추가하면 안테나, 송신기를 추가해야 해 스위치 등의 기존 구성 요소 공간이 줄어들 것이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면서도 몇 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체액과 살균 화학물질의 가혹한 환경에서도 견뎌내야 하는 등 엄격한 요구사항이 충족돼야 한다. 인터넷 검색 기록을 바탕으로 개인별 광고를 내보내는 일은 아주 흔한 기법이 되었다. 위치 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도 고도화됐다. 내 심박수와 시선, 뇌파를 읽어 내가 관심을 보이는 대상에 대한 광고가 자동으로 노출되고 내 감정과 생각을 들킨 느낌이 들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또 내가 먹은 음식, 소비한 열량을 알아낸 기계가 맞춤형 운동을 시켜주는 것도 가능하다. 몸에 닿는 많은 기기들이 지금도 내 걸음수, 심박수, 산소포화도, 심전도 등의 건강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제품전시회 ‘CES 2019’의 ‘디지털 헬스 회의’는 웨어러블 기기를 포함한 건강 관련 디지털 기술의 미래를 보여주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 같다. 이 회의에서 새로운 웨어러블 제품에 대한 여러 발표가 나올 것이다. 필자도 세계의 기술이 흘러가는 물결에 직접 발을 담그기 위해 떠날 예정이어서 행사가 더욱 기대된다.
  • [여기는 중국] ‘눈 깜박’…책장 넘겨주는 헤어밴드 발명

    중국 북동부에 있는 한 대학교 학생들이 눈 깜박임만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장치를 발명해 화제다. 16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지린성 창춘이공대학(长 春理工大学) 전기전자학부 학생들이 뇌 감각 기술을 이용해 자동으로 책장을 넘겨주는 헤어밴드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헤어밴드의 원리는 간단하다. 밴드를 머리에 착용하면, 이에 부착된 센서가 눈을 깜박거릴 때마다 뇌파를 감지해 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한다. 그리고 변환된 신호는 블루투스를 통해 자동 책장 넘기기 장치로 전송된다. 장치를 발명한 치환창 학생은 지난 14일 헤어밴드를 착용해 “우리는 일주일 만에 이 방식을 생각해냈다. 비용도 많이 들지 않아서 지휘자와 피아니스트, 노인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며 “특히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보다 쉽게 책을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고안한 헤어밴드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큰 주목을 받았고, 누리꾼 대부분이 “학생 발명가들이 해당 장치를 더 발전시켰으면 좋겠다”는 격려를 보냈다. 반면 “헤어밴드 장치가 앞으로만 책장을 넘길 수 있고 거꾸로는 넘길 수 없는 것 아니냐”라거나 “발명품은 실용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한 페이지를 다 읽을 때까지 전혀 눈을 깜박일 수 없게 된다”며 지적하는 사람도 있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김태의 뇌과학] 음악의 뇌과학

    [김태의 뇌과학] 음악의 뇌과학

    지난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연례 뇌과학회 행사에 2만 8000여명의 뇌과학자가 초청됐다. 첫 연자는 놀랍게도 미국의 재즈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팻 메스니였다. 그래미상을 20번 수상했고 10개 부문을 석권한 유일한 음악가다. 자칭 ‘전문 즉흥음악 연주가’로 전 세계를 다니며 음악을 연주해 왔다.그는 언어, 인종, 지역을 초월해 비슷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음악의 힘’이라고 했다. 즐거운 음악은 누가 들어도 즐겁고, 슬픈 음악은 누가 들어도 슬프다는 이야기다. 음악을 뇌과학으로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 있겠으나 음악이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지는 궁금한 주제다. 음악은 소리로 이뤄져 있다. 특정 주파수 소리는 같은 주파수의 뇌파 반응을 일으킨다. 이 반응은 ‘청성 안정상태 반응’이라고 한다. 특히 40헤르츠(㎐)의 소리에 강한 뇌 반응을 보인다. 40㎐의 청성 안정상태 반응을 반복적으로 유도해 알츠하이머병 생쥐에서 독성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줄일 수 있다는 필자의 최근 연구결과도 이번 뇌과학회에서 발표됐다. 음악이 아닌 단순한 소리 자극만으로도 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좀더 복잡한 형태의 소리 자극으로 ‘화음’이 있다. 단일 주파수 소리가 뇌 반응을 유발한다면 복합적인 주파수는 더 복잡한 뇌 반응을 유발하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장조’ 화음은 밝고 행복한 분위기를 유발하고 ‘단조’ 화음은 슬프고 장엄한 분위기를 유발한다. 캐런 펠러슨 덴마크 아르후스대병원 교수가 장·단조와 불협화음을 들려주면서 기능적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시행하자 편도체, 뇌간, 소뇌 등의 반응이 단조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단순히 화음을 듣는 것만으로도 감정 영역의 신경신호 처리가 일어난다는 것을 시사한다. 멜로디가 어떻게 감성을 울리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뇌는 음이 맞지 않는 멜로디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 엘비라 브라티코 핀란드 헬싱키대 박사는 뇌파를 측정하면서 6초짜리 멜로디를 40가지 정도 들려줬다. 그중 10개는 음정이 맞지 않는 음이 포함된 멜로디였다. 놀랍게도 음악에 집중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뇌는 불안정한 음에 정확히 이상 반응을 보였다. 특히 12음계에 없는 불안정한 음이 나올 때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팻 메스니와 같은 즉흥 연주가의 뇌는 어떨까. 찰스 림브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전문 재즈 연주자가 키보드로 즉흥 연주를 하는 동안 기능적 뇌 MRI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사고, 행동을 모니터링하는 외측 전전두엽은 활성이 떨어지고 자기표현과 연관된 내측 전전두엽 활성도가 높아졌다. 음악은 인류 역사와 함께해 온 중요한 문화 현상인 동시에 인류가 스스로의 뇌를 감성적으로 정화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활용한 도구인지도 모르겠다. 음악, 소리 자극에 대한 뇌과학을 통해 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게 되길 기대한다.
  • 토탈리콜 10년 내 현실화…나쁜 기억, 좋은 기억으로 바꾼다

    토탈리콜 10년 내 현실화…나쁜 기억, 좋은 기억으로 바꾼다

    공상과학(SF) 소설가들에게는 오랫동안 간직해온 꿈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류가 언젠가 고통스러운 기억을 지우고 행복한 기억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인간이 과거에 겪었던 힘든 기억을 없애고 좋았던 기억을 더 좋게 하는 기술이 개발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옥스퍼드대 기능신경외과 그룹의 삽입신경조절장치 전문가 로리 파이크로프트 연구원(박사후보)은 최근 ‘2018 카스퍼스키 넥스트’ 콘퍼런스에서 “인간의 기억에 관여하는 뇌파를 전자적으로 제어함으로써 기억상실이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같은 질환을 곧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연구자는 이런 기술을 사용해 ‘기억 보조장치’를 삽입하면 인간의 기억을 향상하거나 심지어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아이디어는 1990년 고전 SF 영화 ‘토탈리콜’에서 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연기한 주인공 더글러스 퀘이드가 가상 휴가를 즐기던 모습에서 착안했다. 피크로프트 연구원은 “기억 보조장치는 정말로 흥미로운 잠재력이며 상당한 의료 혜택을 제공한다. 전극으로 우리 기억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은 허구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이 기술은 이미 오늘날 존재하는 탄탄한 과학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서 “기억 보조장치의 개발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억을 만든 뒤 이를 강화하거나 심지어 새롭게 바꿔도 복구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은 10년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기술에는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사이버 공격을 시도하는 해커들은 언젠가 우리의 기억을 원격으로 훔치거나 심지어 가짜 기억을 이식하는 등 범죄에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사이버 보안기업 카스퍼스키 랩의 드미트리 갈로프 연구원은 “비록 신경자극기를 겨냥한 어떠한 공격도 관찰된 적은 없지만, 이용하기 어렵지 않은 약점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미 환자의 뇌에 신경자극기를 내장함으로써 다양한 질병의 증상을 완화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심장박동조절기와 비슷하며 외과적으로 이식하는 이 장치는 뇌나 척수의 표적 영역으로 작은 펄스를 전달한다. 예를 들어, 이 장치를 활용해 뇌의 깊은 곳에 있는 시상하핵을 표적으로 삼으면 파킨슨병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뻣뻣함과 느린 움직임, 그리고 떨림 등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현재 전 세계에서 약 15만 명의 파킨슨병 환자에게 적용돼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화 ‘토탈리콜’ 스틸컷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反시진핑’ 외치던 예술가 中작업실 강제 철거 수난

    ‘反시진핑’ 외치던 예술가 中작업실 강제 철거 수난

    “사전통지도 없이 폐허로” 동영상 공개 쑨원광 교수 인터뷰 중 연행 ‘연락두절’중국의 반체제 예술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아이웨이웨이(艾未未·66)의 베이징 작업실이 아무런 사전 통지 없이 당국의 철거로 폐허가 됐다.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는 아이웨이웨이는 5일 중국에서는 접속할 수 없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작업실 철거 과정을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그는 ‘안녕’이란 제목으로 자신의 작업 공간이 해체되는 장면을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사전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좌우’(左右)란 이름의 이 작업실은 아이웨이웨이가 지난 2006년부터 설치 미술 작업을 해온 스튜디오였다. 베이징 최대 예술거리인 ‘789 예술지구’처럼 오래된 공장 건물을 작업실로 바꾼 공간이었다. 그의 상하이에 있던 작업실도 지난 2010년 강제 철거당한 바 있다. 당시에도 사전 통지는 없었다.아이웨이웨이의 한 조수는 작업실 건물의 임대계약은 지난해 끝났지만 많은 양의 재료와 작품이 남아 있어 한꺼번에 퇴거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 설계에 참여한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이다. 2011년 제작한 작품 등에서 “중국의 민주화는 아무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중국 정부를 과감하게 비판해 오다가 2015년까지 4년 동안 가택연금을 당하기도 했다. 2011년 4월 베이징 공항에서 연행당한 그가 81일간 탈세 혐의로 비밀리에 구금되자 세계 각국에서 정치탄압 비난이 일었고, 중국은 곤란한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아이웨이웨이는 2015년 3월 국제앰네스티 인권상을 수상한 뒤에야 압수당한 여권을 돌려받고 독일로 떠나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유명 시인 아이칭(艾靑)의 아들인 그는 중국 당국의 정치범 구금, 감시 등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체제를 비난했다. 10년 전 발생한 쓰촨 대지진 당시 부실 공사로 교실에서 공부하던 수만명의 아이들이 숨지면서 정부에 대해 본격적으로 비판을 시작했다. 그는 “중국이 결국 민주 사회가 될 것이며 젊은 세대가 더 많은 자유를 누릴 것이다.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시간문제일 뿐이다”라고 주장해 중국 당국에 미운털이 박히기도 했다. 한편 산둥대학 교수를 지낸 한 저명 학자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비판하던 방송 도중 체포됐다. 쑨원광(孫文廣) 전 산둥대 교수는 지난 1일 미국 공영 언론인 ‘미국의 소리’(VOA)와 전화 인터뷰 중 공안에 연행돼 소식이 끊겼다. 쑨 교수는 방송에서 “지금 공안 여섯 명이 집에 들이닥쳤다. 대다수 중국 백성은 아직 가난한데 아프리카에 돈을 낭비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쑨 교수가 “나에겐 언론 자유가 있다”고 외치는 것을 마지막으로 전화 통화는 일방적으로 끊겼다. VOA는 이후 백방으로 쑨 교수의 행방을 찾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정부가 로봇 비둘기, 뇌파 측정, 휴대전화는 물론 90%의 정확도를 자랑하는 얼굴인식 시스템을 통해 주민들을 감시한다고 전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양팔 쓰면서 생각으로 조종…日연구팀 ‘제3의 팔’ 로봇 개발

    양팔 쓰면서 생각으로 조종…日연구팀 ‘제3의 팔’ 로봇 개발

    양팔을 쓰면서 동시에 생각으로 조종할 수 있는 ‘로봇 팔’을 일본 연구자들이 개발했다. 26일 교토신문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국제전기통신기초기술연구소(ATR) 연구팀이 생각할 때 나오는 뇌파로 기계를 조작하는 ‘뇌 기계 인터페이스’(BMI·Brain Machine Interface) 기술을 사용해 멀티태스킹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 팔을 제작했다. 지금까지 BMI 기술을 활용한 로봇 팔은 사용자가 몸을 가만히 멈춘 상태에서 정신을 집중해 머릿 속에 자기 몸을 움직이는 운동 이미지를 떠올려 이때 발생하는 뇌파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ATR 산하 이시구로·히로시(石黒浩) 특별연구소의 니시오 슈이치 주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사용자가 양팔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상태에서 다시 생각 만으로 조종할 수 있는 로봇 팔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는 팔이 하나 더 생긴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제3의 팔’로도 불리는 로봇 팔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19~31세 젊은 성인남녀 15명을 모집했다. 그리고 이들 참가자에게 양팔을 쓰면서 생각 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이도록 한 실험을 시행했다. 실험은 흰색 바탕에 파란색 하트와 빨간색 세모, 분홍색 별, 그리고 녹색 네모 도형이 그려진 직사각형 판을 참가자가 양손으로 붙잡은 상태에서 그 위에 노란색 공을 올려두고 연구원의 지시에 따라 순서대로 공을 해당 도형 이미지 위로 보내는 작업을 수행하게 했다. 그리고 이때 연구원이 건네는 패트병을 생각 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여 받을 수 있는지 검사한 것이다. 그 결과, 해당 실험을 잘 수행하는 사람은 8명, 하지 못하는 사람은 7명이었다. 하지만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85%의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보행자에 주의하는 등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멀티태스킹 능력은 노화와 치매에 의해 쇠퇴한다”면서 “이 기술을 이 능력을 보완하는 훈련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봇틱스’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ATR 산하 이시구로·히로시 특별연구소(위), 사이언스 로보틱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보이스2’ 이진욱, 존재감 빛낸 인기 형사 캐릭터 계보 이을까

    ‘보이스2’ 이진욱, 존재감 빛낸 인기 형사 캐릭터 계보 이을까

    ‘보이스2’ 배우 이진욱이 인기 형사 캐릭터 계보를 이어나간다. OCN 오리지널은 ‘터널’, ‘나쁜녀석들: 악의 도시’, ‘작은 신의 아이들’ 등의 작품을 통해 독특한 형사 캐릭터들을 구축해왔다. 먼저 타임슬립 범죄 수사 드라마 ‘터널’에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타임슬립 형사’ 박광호(최진혁 분)가 있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적응력 갑의 뛰어난 수사 감각을 선보였다. 액션 느와르 ‘나쁜녀석들: 악의 도시’의 ‘또라이 형사’ 장성철(양익준 분)은 악을 악으로 응징하는 나쁜녀석들 사이에서 물불 가리지 않고 몸으로 먼저 달려드는 ‘똘끼’로 무장해 강렬한 존재감을 심었다. 또 ‘작은 신의 아이들’에 등장한 ‘천재형사’ 천재인(강지환 분)은 오로지 팩트-논리-숫자만을 IQ 167의 두뇌로 전대미문의 죽음에 얽힌 음모를 추적해나가며 재미를 선사했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복고수사물 ‘라이프 온 마스’에서 2018년의 두뇌파 형사 한태주(정경호 분)는 이유도 모르고 1988년의 과거에서 고군분투 중이지만, 육감파 형사 강동철(박성웅 분)과 상상도 못했던 시너지를 일으키며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어 2018년 여름, 가장 강력하고 독보적인 캐릭터를 장착한 ‘보이스2’ 형사 도강우(이진욱 분)가 시청자를 기다리고 있다. ‘싸이코패스’와 ‘형사’라는 이질적인 두 단어로 설명되는 도강우는 범인의 머리로 현장을 보는 특별한 능력을 갖췄다. 강단 있는 체격, 매력적인 외모, 스마트한 머리를 가졌지만, 사회성 제로의 독설가이며 한번 마음먹은 범인은 반드시 잡는 검거지상주의자다.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잠재된 싸이코패스적 능력은 범죄 심리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통찰력으로 이어진다. 실감 나는 현장 감식 능력 때문에 실제로 범죄의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 제작진은 “도강우는 범죄자의 심리를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사건 현장에서 단서를 찾아내고 범인을 추적하는 출중한 수사력을 발휘한다. 배우 이진욱이 이러한 도강우의 강렬한 캐릭터에 스마트한 남성미를 더해 매력적인 인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촬영 현장에서 머리로만 상상했던 도강우를 실제로 보고 있는 느낌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한편 OCN 오리지널 새 드라마 ‘보이스2’는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그린다. 시즌1의 성공을 이끈 마진원 작가가 집필을 이어가며, ‘특수사건 전담반 TEN’, ‘실종느와르 M’의 이승영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현재 방영 중인 ‘라이프 온 마스’ 후속으로 오는 8월 11일 오후 10시 20분 OCN에서 첫 방송된다. 사진=OCN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와우! 과학] 사람 생각과 손짓 읽어 실수 바로잡는 AI 로봇

    [와우! 과학] 사람 생각과 손짓 읽어 실수 바로잡는 AI 로봇

    사람의 생각과 손짓을 감지해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인공지능(AI) 자율로봇이 상용화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 연구팀은 20일(현지시간) 벡스터라는 이름의 AI 자율로봇이 실수 없이 전동드릴로 지시한 위치에 나사못을 박는 작업을 수행하는 실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한 연구원이 머리와 오른쪽 팔에 각각 뇌전도(EEG)와 근전도(EMG)를 측정하는 장치를 착용한 채 AI 로봇 벡스터의 작업 수행을 감독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런데 벡스터가 작업 도중 실수를 하려하자 감독관은 이를 감지하고 손짓으로 올바른 위치를 알려준다. 이는 감독관이 실수를 감지했을 때 뇌에서 발생하는 뇌파 ‘ErrP’(error-related potential)와 감독관의 손짓에서 나오는 근육의 전기적 활성도를 벡스터가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을 통해 감지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지난해에도 이 시스템을 통해 벡스터가 페인트와 와이어를 구분해 각 통에 담는 작업을 수행하는 실험 영상을 공개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벡스터의 작업 수행 정확도를 70%에서 97%로 개선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이 시스템은 EEG 측정 장치를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일반인이 감독관을 맡더라도 벡스터는 사전 훈련 없이 작업을 수행하고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다. 다니엘라 루스 CSAIL 소장은 “뇌전도와 근전도 피드백을 결합함으로써 더 광범위한 분야에서 자연스럽게 로봇과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이 기술이 앞으로 노인들이나 언어 및 신체장애가 있는 근로자들에게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2018년 로봇공학: 과학과 시스템(RSS·Robotics: Science and Systems) 컨퍼런스 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사진=MIT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개는 주인의 부정적, 긍정적 감정 서로 다른 뇌부위에서 인식

    개는 주인의 부정적, 긍정적 감정 서로 다른 뇌부위에서 인식

    대뇌의 피질 아래 변연계는 감정과 정서를 담당하는 부분이다. 사람의 감정을 빨리 알아차리고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개는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을 처리하는 뇌 부위가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이탈리아 바리알도모로대 동물생명윤리 및 행동과학부 수의과학과 연구팀은 개들이 인간의 감정을 처리하기 위해 뇌의 다양한 부분을 동시에 사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동물행동학 분야 국제학술지 ‘학습과 행동’ 20일자에 실렸다. 개는 인류가 시작되면서 가장 먼저 가축화된 동물로 사람들과 효율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키워온 것으로 과학자들은 파악하고 있다. 특히 개의 뇌는 사람의 목소리, 체취, 자세에 포함된 감정적 단서를 포착하고 얼굴의 표정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26마리의 개에게 먹이를 주면서 다양한 표정의 성인남녀 사진을 보여준 뒤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뇌파를 분석했다. 연구팀이 개들에게 보여준 사진은 분노, 공포, 행복, 슬픔, 놀라움, 혐오, 무표정 6가지 감정을 드러내는 것들이었다. 그 결과 개들은 분노, 공포, 행복감처럼 격한 감정을 드러내는 사진을 보면 머리를 왼쪽으로 돌리고 놀란 표정의 사진을 보면 머리를 오른쪽으로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람의 감정상태에 따라 정보를 처리하는 곳이 오른쪽 반구와 왼쪽 반구로 나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격정적 감정이라고 파악될 경우 개들은 심장박동수는 증가하고 과잉행동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감정을 접한 개들은 다시 음식에 관심을 갖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르첼로 시니스칼라치 수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부정적 감정은 개의 뇌 오른쪽에서, 긍정적 감정들은 왼쪽 뇌에서 처리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며 “이번 연구는 개 뿐만 아니라 다른 포유동물의 행동연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라이프 온 마스’ 정경호VS박성웅 공조, 긴장감 ‘팽팽’ 멱살잡이 포착

    ‘라이프 온 마스’ 정경호VS박성웅 공조, 긴장감 ‘팽팽’ 멱살잡이 포착

    ‘라이프 온 마스’ 정경호와 박성웅이 첫 사건 공조부터 제대로 맞붙는다. 9일 OCN 오리지널 ‘라이프 온 마스’가 첫 방송된다. 1회 방송을 앞두고 한태주(정경호 분)와 강동철(박성웅 분)의 스파크 튀는 신경전을 공개해 두 사람이 펼칠 예측 불가 복고 수사 공조에 호기심을 자극한다. ‘라이프 온 마스’는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1988년, 기억을 찾으려는 2018년 형사가 1988년 형사와 만나 벌이는 신나는 복고 수사극이다. 두뇌파 형사 한태주가 육감파 형사 강동철과 만나 펼치는 ‘쌍팔년도 그놈들의 신나는 복고 수사극’이 차원 다른 장르물의 탄생을 기대케 한다. 공개된 사진 속 한태주와 1988년 인성시 서부경찰서 형사들은 사건 현장에 나란히 출동해 첫 복고 수사 콜라보에 돌입한다. 폴리스 라인도 없이 몰려든 취재진과 행인을 몸으로 막아서는 아날로그 수사 현장에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증거를 찾는 한태주의 모습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논리적 추론 대신 육감을 총동원해 초동 수사에 돌입한 강동철의 대조적인 모습 역시 눈길을 사로잡으며 흥미를 유발한다. 아슬아슬 평행선을 달리던 극과 극 성격의 한태주와 강동철 사이에 결국 불꽃이 튄다. 차갑고 예민한 한태주와 뜨겁고 야성적인 강동철의 눈빛이 매섭게 부딪치며 당장이라도 터질 듯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멱살을 잡은 강동철에게 한태주가 지지 않고 맞서면서 자아내는 팽팽한 기 싸움이 텐션을 높인다. 살인 사건 현장도 시선을 끈다. 피해자는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른 상태다. 한태주가 2018년에 쫓던 연쇄 살인범의 시그니처가 바로 매니큐어. 피해자를 보자마자 살인을 직감한 한태주와 그런 한태주를 이해할 수 없는 강동철, 하나의 사건을 두고 극명한 시각차를 보이는 두 사람의 공조가 가능할지 궁금증을 증폭한다.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1988년에서 2018년에 쫓던 연쇄살인범의 흔적을 찾아낸 한태주가 어떤 진실과 마주할지. ‘라이프 온 마스’ 제작진은 “첫 회부터 긴장감 넘치는 미스터리를 고조시킨다. 달라도 너무 다른 2018년 형사 한태주와 1988년 형사 강동철의 첫 만남 역시 흥미롭게 펼쳐질 예정이다”라며 “긴박감 넘치고 유쾌하고 신선한 복고수사의 매력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라이프 온 마스’는 ‘보이스’, ‘터널’, ‘나쁜 녀석들’ 등 참신한 소재와 완성도 높은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장르물의 명가로 자리매김한 OCN이 동명의 인기 영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 ‘굿와이프’에서 리메이크의 묘미를 제대로 살린 섬세한 연출로 수준 높은 드라마를 선보인 이정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완성도를 높였다. ‘라이프 온 마스’는 이날(9일) 오후 10시 20분 OCN에서 첫 방송 된다. 사진=OCN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특파원 리포트] 일본 직장인 ‘정장주의’를 벗다

    보수적 문화 개선 바람… 자율 복장 선언 파나소닉·이토추 등 청바지 출근 허용 옷차림이 말끔한 사람일수록 업무에 임하는 태도가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은 한국이라고 크게 다를 바 없겠지만, 일본에서는 이런 분위가 훨씬 더 강하다. 개인의 개성보다는 전체와의 조화를 중시하는 사회적 전통과 무관치 않다. 그 결과가 뿌리 깊은 직장 내 ‘정장주의’였다. 남성이건 여성이건 흰색 계통 셔츠나 블라우스를 안에 입고 짙은 색 정장을 착용하는 것이 올바른 직장인의 덕목처럼 요구돼 왔다. 이런 경향은 대형 제조업체나 금융회사일수록 더 두드러졌다. 100년 전통의 가전회사 파나소닉도 ‘정장 차림에 사원증 패용’이 의무화돼 있던 대표적인 기업이었다. 이를 어기는 직원들은 상사로부터 질책을 당하기 일쑤였다. 그런 파나소닉이 지난 4월부터 공장 등을 제외한 모든 국내 사업장에서 복장을 자유화했다. ‘일에 대한 보람을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 가자’는 슬로건 아래 청바지, 티셔츠, 운동화 등 캐주얼 복장 출근이 전격적으로 허용됐다. 사내 복도에는 ‘이제 형식에 얽매여 일하는 것은 그만두자’라고 적힌 포스터가 내걸렸다. 회사 측은 정장에서 벗어난 자유로움보다 복장 선택의 어려움을 더 크게 느끼는 직원들도 있을 것으로 보고 사원들을 대상으로 패션 연출법 등도 가르쳐 주고 있다. 파나소닉의 인사노동 담당자 사누이 유카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직원들이 지시받은 일에 대한 대응 능력은 우수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대처하는 능력은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부분을 보완함으로써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복장 자유화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렇듯 보수적인 일본 기업의 복장 문화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여름철에 해왔던 ‘쿨비즈 복장’ 수준을 넘어서 캐주얼 중에도 특히 거부감이 심했던 ‘청바지 출근’까지 허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형 종합무역상사인 이토추상사가 청바지 차림으로 출근해도 좋은 ‘탈정장 데이’를 매주 금요일 실시해 화제가 됐다. ‘낡은 습관을 벗는다’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업무에 유연한 발상을 도입해 보자는 취지였다. 회사 측은 제도 시행 이후 직장 내 대화와 소통이 활성화됐다고 보고 지난달부터는 캐주얼 출근을 주 2일로 늘렸다. 이토추도 파나소닉처럼 백화점 등과 제휴해 직원들에게 캐주얼 스타일 추천을 해주고 있다. 마루베니상사도 지난 4월부터 직원 각자의 판단에 따라 업무에 어울리는 옷차림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동안에는 매주 목·금요일과 여름철에만 캐주얼 복장을 허용했지만 1년 내내 자유롭게 입을 수 있도록 했다. 매뉴라이프 생명보험도 지난해부터 매일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출근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2016년부터 매주 금요일 청바지 차림으로 일하는 ‘데님 프라이데이’를 운용하고 있는 의류 브랜드 갭(GAP) 재팬이 제도 시행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직원들의 뇌파 측정 실험을 해본 결과 캐주얼을 입었을 때 회의 전 긴장이 완화돼 창의력 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천재가 살던 도시, 도시가 만든 천재

    천재가 살던 도시, 도시가 만든 천재

    천재의 발상지를 찾아서/에릭 와이너 지음/노승영 옮김/문학동네/512쪽/1만 8500원지금이야 깨끗하지만 18세기 오스트리아의 빈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모차르트가 살았던 빈의 돔가세 5번지는 부산스럽기 짝이 없었다. 아이들이 발밑으로 마구 돌아다니는 것은 예사였다. 개가 짖고 애완용 새가 꽥꽥거리고 손님들은 서성거렸다. 내기 당구에 큰돈을 건 이들은 고함을 질러댔다. 나른한 잘츠부르크를 떠나 빈으로 온 모차르트는 이런 상황을 오히려 즐겼다. 빈을 가리켜 “작곡하기 최적의 장소”라고 했다. 비슷한 시기 빈에 살았던 베토벤은 어떤가. 모차르트가 방에 당구대를 설치한 것쯤은 애교다. 그의 아파트에는 여자들이 수시로 드나들었다. 방 곳곳에 의뢰받은 초고가 항상 널브러져 있었다. 그의 목욕법은 또 어떻고. 베토벤은 한창 작곡하다 방해가 될까 봐 거실에서 물을 그냥 끼얹었다. 술친구로서는 제격일지 몰라도, 집주인에게는 악마 같은 존재였을 터다. 수없이 이사를 다닌 베토벤이지만, 그는 빈에 정착한 뒤 무려 36년을 살았다. 모차르트와 베토벤뿐만 아니다. 하이든, 슈베르트까지 18세기 빈은 그야말로 ‘천재들의 도시’였다. 왜, 도대체 왜 빈인가. 거기에 대체 무엇이 있었기에.천재는 태어나는 것일까, 아니면 가정환경이나 교육 등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과학계의 고민에도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다. 전미 라디오 방송국(NPR)의 외국특파원이었던 저자는 초점을 조금 달리했다. 천재들이 몰렸던 도시를 눈여겨봤다. 저자는 민주주의와 철학의 모태인 고대 아테네에서부터 10~13세기 과학기술을 선도한 중국 송나라 수도 항저우, 르네상스 중심지 이탈리아 피렌체, 계몽주의 시대 근대학문의 기틀을 다진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 문학과 예술을 꽃피운 인도 콜카타, 고전음악과 정신분석학의 도시 빈, 그리고 정보기술(IT) 혁명의 산실인 실리콘밸리까지 시대를 풍미한 창조적 천재가 출몰한 7곳을 직접 발로 찾았다. 저자는 역사에 능통한 가이드를 대동하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거나 때론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지리적, 문화적, 역사적 관점을 두루 아우른다. 천재에 관한 역사적 평가와 적절한 인용, 심지어 과학적 근거까지 내세웠다. 예컨대 18세기 당시의 빈이 단지 시끄러운 곳이어서 천재들이 나온 것은 아닐 것이다. 저자는 16세기쯤 이탈리아에서 오페라가 들어왔을 때 빈 주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이후 교향악단이 우후죽순 생겨나 최고의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는 사실을 눈여겨봤다. 또 당시 새 황제에 오른 요제프 2세가 런던이나 파리에 뒤지고 싶지 않아 음악에 아낌없이 지원한 점도 챙겼다. 여기에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가족관계와 인간관계는 물론 당시 산책 코스까지 꼼꼼히 살폈다. 모차르트나 베토벤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작곡에 몰두할 수 있었던 비결에 관해서는 콜린 마틴데일의 ‘반 억제 가설’까지 등장한다. 뇌파 검사를 해 보니 고도로 집중하면 뇌의 가운데 부분인 소뇌가 활성화하는데, 작곡이나 소설 집필은 어느 정도 주의가 분산돼야 영감이 나온다는 내용이다. 이렇듯 다양한 방식으로 천재들의 도시를 답사한 저자는 천재에 관한 통념이 바뀌어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천재는 유전이나 노력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독창성을 북돋우는 도시 문화의 산물이라는 점을 보라는 것이다. 저자는 창조적 장소의 조건으로 ‘무질서’, ‘다양성’, ‘감식안’을 꼽는다. 거꾸로 말하자면, 사람과 도시라는 교차로에서 생겨나는 창의성을 잘 살피면 천재를 배출할 수 있는 새로운 장소로 만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집요한 추적과 과학적 근거, 그리고 사색까지 두루 갖춘 그야말로 ‘종합 선물세트’ 같다. 특히 적당한 타이밍에 툭툭 터지는 유머가 즐겁다. 항저우에서 만난 중국 최고의 갑부 마윈으로부터 “중국은 문화를 잃고 종교를 잃었다”는 말을 듣고 커피를 뿜을 뻔하거나, 빈에서 만난 고전음악 프로그램 진행자로부터 “알프스 산맥이 빈에서 시작한다. 빈은 마력을 지닌 뱀의 머리 같은 곳이어서 천재가 많이 나오는 것”이라는 뜬금없는 설명을 듣고 ‘무슨 뉴에이지 음악 같은 소리냐’며 뒷목을 잡기도 한다. 천재들의 빛나는 성과로 밥벌이가 벌어지는 씁쓸한 풍경들 역시 유머러스하게 그려냈다. 천재에 관한 분명하고 명확한 과학적인 결론을 책에서 찾기는 어렵겠지만, 저자의 여행은 재밌고 유익하며, 읽을 가치 역시 충분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장기 기증 이행 서명한 다음날 13세 아들이 깨어났다

    장기 기증 이행 서명한 다음날 13세 아들이 깨어났다

    부모가 장기 기증을 이행해도 좋다는 서류에 서명한 직후 13세 소년이 깨어났다. 지난 3월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에 사는 트렌튼 맥킨리에게 일어난 일이다. 맥킨리는 지난 3월 어린이용 다목적 트레일러에서 머리부터 굴러 떨어져 두개골 일곱 군데가 골절돼 뇌사 상태에 빠졌다. 바로 다음날 의사들은 산소호흡기를 떼낼 예정이었다. 의사들은 부모들에게 다시 의식을 되찾지 못할 것이며 다섯 어린이에게 장기를 이식해도 좋다는 판정을 내렸다. 어머니 제니퍼 레인들에 따르면 여러 차례 개두수술(craniotomy)을 받았고 신장이 악화됐고 심장 마비도 경험했다. 한때 15분 동안 수치상으로 죽음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의사들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고 레인들은 다른 다섯 아이를 살릴 수 있다는 말에 장기 기증 이행 서류에 서명했다. 그녀는 “우리가 좋다고 얘기한 것은 장기를 깨끗하게 기증하려면 의사들이 아들의 목숨을 계속 붙어 있게 할 것이란 점을 확신했기 때문이었다”고 돌아보고 “사망 시간을 특정하기 위해 다음날 마지막 뇌파 테스트가 예정돼 있었는데 바이탈 수치가 갑자기 튀기 시작했고 테스트는 취소됐다”고 말했다.현재 그는 더딘 회복 과정을 밟고 있다. 여전히 많은 신경이 손상돼 있고 마비도 겪고 있다. 두개골 절반을 연결하는 수술도 받아야 한다. 사고 순간에 대해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찧었다. 트레일러가 내 머리 바로 위로 쏟아졌다. 그 다음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지금도 걷고 얘기하고, 농구 슈팅도 하며, 심지어 읽기와 수학도 하고 있다. 그러니 레인들은 “기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심지어 의식 없을 때 천국에 다녀온 것 같다고 했다. 맥킨리는 “너른 들판을 똑바로 걸어갔다. 신의 도움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가족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입원 비용을 돕는 기금 모금 운동을 펴고 있다. 당초 4000달러를 모을 작정이었는데 49일 동안 325명이 참여해 8일 오전 10시 45분 현재 1만 5372달러가 모금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센서 모자/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센서 모자/최광숙 논설위원

    독재 정권 시절 감옥에서 검열을 거치지 않고 교도관 등을 통해 몰래 밖으로 편지를 보내는 것을 ‘비둘기를 날린다’고 했다. 1975년 김지하의 ‘양심선언’, 1987년 이부영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범인이 조작됐다’는 내용이 바깥세상에 전해질 수 있었던 것도 ‘비둘기 통신’ 덕분이었다. 서신 검열은 2012년 2월 헌법재판소가 교도소의 서신 검열 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계속됐다.서신 검열은 대표적인 사상 검열 중 하나다. 검열의 원조격은 소련의 스탈린이다. 스탈린은 비밀 경찰, 극단적인 언론 통제를 통해 소련을 ‘강철 제국’으로 만들었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소설 ‘닥터 지바고’도 스탈린 체제를 비판해 당국의 검열을 통과하지 못해 어둠 속에 묻힐 뻔했으나 이탈리아 공산주의자들이 서방으로 원고를 빼돌린 덕분에 1958년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세상이 빛의 속도로 바뀌고 있지만 검열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 중국은 영화나 방송 등을 검열할 뿐 아니라 인터넷까지 검열한다. 인터넷을 검열하는 인원만 1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톈안먼 사태’, ‘원자바오 부정축재’, ‘재스민 혁명’ 등의 표현은 아예 인터넷에서 차단된다. 네티즌들이 톈안먼 사태의 상징이 된 늘어선 탱크들 앞에 서 있는 학생의 사진에 ‘노란색 대형 오리’라는 표현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검열을 피하려 했지만 중국 정부는 용케 알고 차단했다. 정보를 통제하던 중국이 이제 사람의 ‘머릿속’까지 감시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통신장비를 생산하는 중국의 한 기업 노동자들은 아주 작은 무선 센서가 부착된 모자를 쓰고 일한다. 이 센서는 노동자들의 뇌파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컴퓨터로 보내 뇌파를 분석해 노동자의 걱정, 불안, 분노 등 감정 변화를 읽는다. 회사 측은 이 결과를 활용해 생산 속도 등을 조절해 작업 능률을 높인다. 센서 모자는 베이징~상하이 구간 고속철을 운행하는 기관사들도 쓴다고 한다. ‘뇌 감시’ 연구는 선진국에서도 하고 있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된 것은 중국이 처음이다. 차오젠 베이징사범대 교수는 “이러한 기술은 기업이 노동자의 감정을 통제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데 쓰여 ‘감정 경찰’로 변질할 우려가 있다”며 관련 규제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소설 ‘1984’에서 ‘빅브러더’, ‘사상 경찰’을 내세워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박탈하는 전체주의를 비판한 조지 오웰도 센서 모자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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