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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시인 김용택 “절망 겪었으니 희망 말할 수 있어” 시 쓰는 난치병 소녀 장유진 “아픈 이 보듬는 꽃 될 것”

    섬진강 시인 김용택 “절망 겪었으니 희망 말할 수 있어” 시 쓰는 난치병 소녀 장유진 “아픈 이 보듬는 꽃 될 것”

    “누구보다도 큰 아픔을 겪은 만큼 온 세상을 마음에 담을 수 있는 큰 사람이 됐으면 좋겠구나.” “제 시와 아픔이 다른 사람에게 희망과 감동이 될 수 있도록 할게요.” ‘시 쓰는 난치병 소녀’ 장유진(18)양이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섬진강 시인’ 김용택(65) 시인을 만나 삶의 희망과 시에 대한 열정을 되새겼다. 유진이는 뇌동정맥기형으로 7세 때부터 11차례나 뇌출혈로 쓰러지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7000여편의 시를 써 4권의 시집을 낸 어엿한 시인이다.<서울신문 1월 31일자 10면> 유진이가 김 시인을 만나는 것이 소원이라고 한 기사가 나가자 트위터에는 ‘시 쓰는 난치병 소녀가 김용택 시인을 꼭 만나게 해 주세요’라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 소식을 들은 김 시인은 지난 30일 경기 파주에서 열린 자신의 산문집 출판 기념 행사에 유진이를 초대했다. 첫 만남부터 유진이는 김 시인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경기 안산에서 부모와 함께 온 유진이는 김 시인 앞에 자신의 시작(詩作) 노트 수십권과 시집 4권을 풀어 놓았다. “워매, 무슨 애가 시를 7000편이나 썼다냐. 나보다 많이 썼네.” 김 시인은 놀라운 표정으로 유진이의 시를 한줄 한줄 읽어 내려갔다. 1시간 정도 유진이와 얘기를 나눈 김 시인은 “장애가 있다는 사실이 인생의 진짜 장애가 되면 안 된다”고 말하며 유진이의 어깨를 다독였다. 유진이는 “한때는 아픈 것이 너무 힘들어 세상을 놓아 버리려고 했었다”면서 “이제는 아팠기 때문에 시를 쓸 수 있었던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가끔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너의 아픔을 일부러 아름답게 포장할 필요는 없다고 봐. 그냥 아픔 그대로 표현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절망을 겪었으니 희망도 말할 수 있는 거니까.” “아, 말씀 듣고 보니 제게 아직 상처가 남아 있었던 것 같네요. 선생님 말씀대로 천천히 저를 돌아보며 가야겠어요.” 김 시인은 유진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쥐려고 하면 다른 것을 보지 못하니 조금 내려놓고 느긋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진이의 어머니 이성애(48)씨는 “김 시인을 만나고 싶다는 아이의 꿈이 이뤄지니 너무 감격스럽다”고 했다. 이날 유진이는 시인과 30여명의 참석자들 앞에서 자작시 4편을 낭송했다. 헤어지는 길에 김 시인은 유진이에게 ‘찬란한 꽃이 되어라’라는 글을 써 줬다. 유진이는 “나보다 더 아픈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꽃이 되겠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글 사진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길섶에서] 중년 과로/정기홍 논설위원

    며칠 전, 살갑게 지내는 40대 후반의 공직자가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지근에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던 터라 온종일 충격으로 다가왔다. “뇌출혈이라면 필시 말이 어눌해지고, 심하면 팔과 다리 등 신체 장애가 온다던데….” 불길한 생각에 그의 동료에게 전화를 넣었더니 “사고 이틀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천운(天運)이었다. 뇌출혈은 대응이 늦으면 치명적이라는데, 사고 20여분 만에 병원으로 옮겼다니 다행히 대처가 무척 빨랐다고 할 수 있다. 그는 평소 새벽 6시에 나와 오후 7시 30분까지 강행군을 한다. 월요일이면 새벽 4시 30분에 출근한다고 했다. 중년의 과로는 졸지에 건강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다. 그에게도 며칠 전 과로에 따른 이상 징후가 있었다고 했다. 몸 관리는 평소에 해야겠지만, 사고 때 우왕좌왕하지 않아야 한다. 그의 직장이 안전행정부이니 장관께 ‘직원 안전’도 한번 챙기시라고 권해야 할 듯하다. 전화 속 그의 목소리가 아주 힘있게 들려 안도했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장애인 수당 내놔” 무서운 이웃사촌

    이웃에 살고 있는 장애인의 장애인수당을 빼앗고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7일 정신지체 1급 장애인 이웃을 때려 숨지게 한 김모(38·무직)씨와 또 다른 김모(50)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 1월 20일 오후 2시쯤 서울 강서구 가양동 양모(61)씨의 아파트에서 술을 마시다가 ‘그동안 돌봐줬고 술도 많이 사줬으니 당신이 받은 장애인수당을 달라’며 말다툼을 하다 양씨를 폭행했다. 김씨 등은 이튿날 양씨를 강제로 휠체어에 태워 은행을 찾아가 현금 20만원을 인출하도록 했다. 김씨 등은 그 돈으로 술과 안주를 사서 마시다 또다시 양씨를 때리고 집으로 돌아갔고 결국 양씨는 뇌출혈로 사망했다. 김씨는 22일 경찰 조사에서는 “같이 술을 마시다가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 보니 죽어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양씨가 머리 충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견에 따라 수사에 착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김씨 등이 양씨를 때렸다는 이웃의 진술을 확보한 뒤 이들을 검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2013 우수기업 우수상품] 삼성화재 ‘엄마맘에 쏙드는’

    [2013 우수기업 우수상품] 삼성화재 ‘엄마맘에 쏙드는’

    ‘엄마맘에 쏙드는’은 태아부터 최대 100세까지 실손의료비를 보장하며 교육비까지 보장하는 통합형 자녀보험이다. 다발성 소아암진단비를 포함해 암 진단비를 최대 1억원까지 보장하며, 대학 학자금과 유학비용 등을 위한 중도인출이 가능하다. 중도인출은 가입 2년 이후 적립 부분 해지환급금의 80% 이내에서 연 4회까지 할 수 있다. 성인병으로만 여겨졌던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이 15세 미만에서도 발병이 느는 추세를 반영해 2대 질병 진단비 보장을 최근 신설했다. 또한 자동차 사고로 인한 중증상해 시 보장 강화를 위해 자동차사고 부상치료 지원금도 최대 700만원까지 확대했다.
  • [생각나눔] 보험사 횡포인가 사기 예방책인가

    [생각나눔] 보험사 횡포인가 사기 예방책인가

    #1 오토바이 퀵 배송서비스 배달원인 A씨는 업무 중 오토바이 사고로 숨을 거뒀다. 하지만 가입했던 보험사로부터 사망보험금 지급을 거부당했다. #2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이던 B씨. 비만에 음주를 즐기던 그는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건강관련 보험에서 보장을 받을 수 없었다. #3 암벽 등반이 취미인 C씨는 온라인 동호회 카페를 운영하며 회원들과 암벽 등반을 떠났다가 추락사했다. 생전에 보험에 가입했지만 유족은 보험금을 받을 수 없었다. 이들은 왜 보험금을 받지 못했을까. 바로 ‘고지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들이 직업이나 운전 차종, 취미, 병력 등을 보험사에 알려야 하는 ‘고지의무’ 사항을 어겨 보험금을 한 푼도 못받거나 보험가입을 아예 거절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험료를 추가로 더 무는 경우도 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0년 4월 개정된 생명보험 약관은 고객이 고지의무를 지키지 않았을 때 보험금 지급 거절은 물론 그동안 낸 보험료조차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돼 있다. 신규 보험 가입을 거절할 수도 있다. 계약후 고지의무도 있다. 직업 변동이 있거나 오토타이 운전 등 없던 취미가 생겼을 때도 보험사에 ‘만일의 위험’을 알려야 한다. 알리지 않은 채로 있다가 상해사고가 나면 그만큼 보험사는 보험금을 삭감해 지급한다. 정당한 사유없이 보험사의 고지의무 위반 확인 요청을 거절하면 사실 확인이 끝날 때까지 지연에 따른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약관 규정도 있다. 최근 이러한 조항이 소비자 권한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보험사의 횡포라는 반발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취지가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보험사가 적극적으로 (고지의무를 소비자에게) 안내하는 등 선행의무가 전제되어야 한다”면서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홍보하고 고지 정도에 따라 보험사에도 일정 부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고지의무를 잘 모르는 고객이 적지 않다. A 보험사가 지난해 ‘고객의 소리’(단순문의·요청 제외) 1만 6198건을 분석한 결과 보험청약(58.1%) 다음으로 문의가 가장 많은 게 ‘고지의무’(32.7%) 관련이었다. 보험사들은 정당한 권리라고 반박한다. 사고 위험이 높거나 중요한 병력이 있는 사람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보험료가 높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나면 지급 보험금이 높아져 이는 전체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다수의 일반고객을 보호하고 기존 병력을 새로 생긴 병처럼 속이는 등의 보험사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지의무 준수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지방성분 핏덩이가 혈관 막아… 치명적 뇌졸중·심근경색 유발

    지방성분 핏덩이가 혈관 막아… 치명적 뇌졸중·심근경색 유발

    혈전(피떡·Thrombosis)은 인체의 일부다. 우리가 섭취한 지방성분이 소화과정을 거쳐 혈관으로 흡수됐다가 서로 뭉친 결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지방성분의 결속이 생각보다 치명적이라는 사실이다. 심장 아니면 뇌 부위에서 문제를 일으켜 생명을 앗아가거나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긴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우리가 두려워하는 많은 질병의 뒤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 바로 혈전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그래도 부족할 만큼 위험성이 과소평가되고 있는 혈전에 대해 이태승 분당서울대병원 혈관외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혈전이란 무엇인가. -혈관 내에서 피가 굳어 생기는 핏덩어리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혈전이 생기는 질환을 혈전증, 이런 혈전이 떨어져 나가 혈관 속에서 이동할 경우 색전증이라고 하며, 이를 통틀어 혈전색전증이라고 한다. →어떤 성분으로 이뤄지는가. -혈전은 발생 위치에 따라 구성 성분이나 비율이 다르기는 하지만, 혈액 응고작용을 하는 피브린(fibrin)과 혈소판이 가장 많으며, 이 밖에 적혈구와 백혈구도 포함돼 있다. →생성되는 경로를 설명해 달라. -우리 몸에는 혈전을 생성하는 인자와 억제하는 인자가 모두 존재하는데, 이 인자가 균형을 이뤄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혈전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혈관 벽이 손상되거나 혈류에 변화가 있는 경우, 또 혈액 성분이 변하면 혈전이 생기게 된다. 특히 혈관벽의 손상은 혈전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혈관벽이 손상되면 이를 치유하기 위해 혈소판 등 여러 혈전 생성인자들이 모이는데, 이 인자들이 과도하게 형성되거나, 혈관 손상의 범위가 클 경우 혈전이 다량으로 생성돼 혈전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혈류의 변화도 중요한 요인이다. 혈류 속도가 느려지거나, 혈류 양상이 회오리 치듯(난류) 비정상적으로 변하면 혈전이 생기기 쉽다. 혈액 성분의 변화도 빼놓을 수 없는 위험인자다. 혈액의 성분이 변해 과응고상태가 되면 혈전이 잘 생기게 되는데, 선천적일 수도 있고, 암이나 감염 등 후천적인 원인 때문에 생길 수도 있다. →왜 문제 되는지 상세히 짚어 달라. -혈전이 혈관 속에서 계속 뭉쳐져 커질 경우 당연히 혈관 내경이 좁아지며, 심하면 혈관이 완전히 막혀 혈류가 차단될 수도 있다. 또 혈전이 떨어져 나가 혈류를 타고 떠돌다가 작은 혈관 부위를 틀어막는 색전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 특히 동맥이 혈전으로 막히면 혈류가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않아 조직이 죽게 되는데, 이런 상태가 심장 동맥에서 일어나면 급성 심근경색 (심장마비), 뇌동맥에서 발생하면 뇌졸중, 다리 혈관에서 생기면 급성 하지동맥 폐쇄증이 오게 된다. 또 정맥이 혈전으로 막히면 심장으로 들어가야할 피가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게 되는데, 이 경우 다리 정맥이 막히는 심부정맥 혈전증이 흔히 발생한다. →지각이 가능한 증상이 있는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그러나 혈전에 의해 혈관 내경의 70% 정도가 막히면 산소 부족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90% 이상이 막히면 세포의 괴사가 진행되게 된다. 특히 동맥 혈전증의 경우 증상이 급성으로 나타나는데, 증상은 발생 부위에 따라 다양하다. 심장이나 폐동맥 혈전증은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이 주요 증상이며, 뇌동맥은 두통, 의식 소실, 운동능력이나 감각·시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다리동맥에 혈전증이 생기면 다리 부위의 통증이나 냉감, 마비가 올 수 있고, 다리 정맥에 문제가 있으면 다리가 심하게 붓는다. →검사와 진단은 어떻게 하나. -혈전증 여부는 주로 영상 검사를 통해 확인하며, 이때 혈액검사도 같이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진단에 필요한 영상검사로는 초음파와 CT(컴퓨터 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촬영), 혈관조영술 및 방사성 동위원소 스캔 등을 시행한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동맥혈전증의 경우 응급상황으로, 발생 후 수 시간 안에 치료를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정맥혈전증은 생명이 위험할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혈전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응급 수술이나 시술을 통해 물리적으로 혈전을 제거하기도 하고, 혈전용해제를 주입해 혈전을 녹이기도 한다. 이와 함께 추가적인 혈전의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 항응고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헤파린, 저분자량 헤파린과 와파린 등이 대표적인 항응고제로 꼽힌다. →치료법에 따른 예후와 후유증은. -동맥 혈전증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치료해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예후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뇌혈관의 경우 수술이 용이하지 않을 뿐 아니라 흔히 ‘골든타임’이라고 불리는 시간 안에 혈전용해술을 시행하지 않으면 치료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심장과 다리 동맥의 경우에도 최대한 빠른 시간에 수술 또는 시술을 시행해야 영구적인 조직 손상을 막을 수 있다. 특히 심부정맥 혈전증은 치료가 늦어지면 폐색전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대량의 폐색전증은 치명적일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혈전용해제나 항응고제의 사용에 따른 출혈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뇌출혈이나 위장관 출혈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혈전이 유해하기만 한 것인가. -혈전의 형성은 인체가 가진 혈관의 중요한 치유 기전으로, 이런 기능이 없다면 심각한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문제는 혈전이 과도하게 생기는 것인데, 다행히 우리 몸은 혈전의 생성과 억제 기전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 균형이 깨지면 지나치게 많아진 혈전 때문에 여러 질환에 노출되므로 혈전증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할 수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포토 다큐 줌인] 저체중 출생아 ‘이른둥이’ 치료실 가다

    [포토 다큐 줌인] 저체중 출생아 ‘이른둥이’ 치료실 가다

    연신 시계를 들여다보던 산모가 신생아집중치료실(NICU·neonatal intensive care unit)로 들어갔다. 아기를 조심스레 들어 안았다. 그리고 가슴을 대어 줬다. 엄마의 심장 소리와 체온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아기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산모의 눈가에는 미안함에 눈물이 맺혔다. “꿋꿋하게 잘 버텨 꼭 엄마랑 우리집에 가 줄거지? 사랑한다”고 가슴으로 말하는 듯했다. 탄생의 축복을 뒤로 한 채 기계의 따스함에 의존하며 치료받도록 한 엄마의 아픔이다. 하루에 두 차례 1시간씩 면회가 허락되는 서울 삼성서울병원 NICU의 풍경이다. 연세세브란스병원과 건국대병원의 NICU도 전혀 다르지 않았다. 병원 측은 산모들의 심정을 고려, NICU에 대해 극히 제한적인 촬영만을 허가했다. NICU는 ‘세상에 빠른 출발을 한 아이’, 이른둥이를 위한 중환자실이다. 이른둥이는 2.5㎏ 미만 또는 재태(在胎)기간 37주 미만으로 태어난 저체중 출생아, 미숙아의 한글 새 이름이다. 우리나라는 심각한 저출산 국가이지만 이른둥이 출산율은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다. 전체 출생아의 6%에 달할 정도로 한 해 2만 8000명가량이 인큐베이터 신세를 지고 있다. 이른둥이 출산의 가장 큰 원인은 늦은 결혼에 따른 노산이다. 또 시험관 아기, 맞벌이와 같은 사회 환경의 변화, 임신중 고혈압, 전치태반(前置胎盤·태반이 정상 위치보다 아래쪽에 자리 잡아 자궁 안 구멍을 막은 상태)등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엔 의료기술의 발달로 이른둥이의 생존율이 87%를 넘어섰다. 그러나 비용이 만만치 않다. 1㎏이 안 되는 극소저체중 출생아가 퇴원할 때쯤되면 입원비만 18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둥이에게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을 비롯, 망막증·뇌출혈 등은 대부분이 비급여 대상이다. 병원을 나가더라도 폐렴, 백내장 등의 질환 및 장애 후유증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치료를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른둥이는 환경의 변화 및 사회적 문제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은 가정 문제로 취급되는 실정이다. 11월 17일 세계 미숙아의 날도 낯설기만 하다. “30개월 미만의 이른둥이는 치료를 잘하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아기들에게도 바람직한 삶을 가져다 줄 수 있지만 뒷받침할 정부의 지원은 극히 미비한 상태입니다.” 기아대책 의료지원사업 생명지기 이찬우 사무총장의 말이다. 이 사무총장은 “2012년 9월에 시행된 장애아동복지지원법에는 이른둥이에 관한 시범사업을 하도록 명령했으나 보건복지부나 지방자치체에서는 별다른 관심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하루빨리 이른둥이 집중치료기관을 만들어야 합니다”라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현재 NICU의 인큐베이터는 1400개 정도에 불과, 500개 정도가 추가로 필요하다. 이마저도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어 지방에서 이른둥이를 출산할 경우 원정출산이 불가피하다. 대한주산의학회장인 건국대 김민희 교수는 “아기들과 눈이 마주칠 때면 아기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느낀다”면서 “이러한 아기들이 국가의 재정 부족 때문에 꿈을 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만간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과 (주)한화생명은 국내 처음으로 이른둥이재활치료사업을 지원하는 ‘도담도담 지원센터’를 열기로 했다. 정부 및 자치단체도 하루빨리 이른둥이의 지원사업에 적극 동참, 이른둥이들을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키워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그대 축복은 별빛처럼 빛나죠. 그댄 할 수 있어요. 귀 기울여요, 소원을 말해요…”라는 이른둥이를 위한 캠페인 노래 ‘소원을 말해요’의 가사처럼 이른둥이들에 대한 보다 큰 사회적 관심과 지원, 그리고 배려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몸무게 453.5g 리얼 ‘엄지공주’ 사연 눈길

    23주 만에 몸무게 453.5g으로 탄생한 리얼 ‘엄지공주’ 사연이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다른 태아에 비해 무려 17주나 더 빨리 세상에 나온 이 ‘엄지공주’는 생존확률이 극히 낮은 상황에서도 무사히 목숨을 건졌다. 산모인 켈시 헤밍스(23)는 “지난 7월 마트에서 물건을 사던 중 갑자기 양수가 터지고 출혈이 있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긴급수술로 아이가 태어났지만 의사들은 몇 시간 내에 사망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당시 산모가 자궁 내 산소부족 등의 이유로 조산했다. 신생아는 출생시 몸무게가 453.5g 밖에 되지 않았으며 성인 남성의 손 안에 쏙 들어갈 정도로 작은 몸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머지않아 사망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기는 강한 생명력으로 버텨냈다.”면서 “23주 만에 태어난 조산아임에도 심장박동소리가 매우 힘찼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엄지공주’는 만성적인 폐질환 및 뇌출혈 등의 증상이 있기는 하나, 놀라운 속도로 호전되고 있다. 한편 기네스 기록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작은 신생아는 2004년 미국 시카고의 로욜라대학 메디컬센터에서 탄생한 아기로, 당시 몸무게는 9.17온스(약 260g)이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국민 33%는 암… 건강검진만 잘해도 33% 완치 가능

    국민 33%는 암… 건강검진만 잘해도 33% 완치 가능

    ‘돈을 잃은 것은 조금 잃은 것이고, 명예를 잃은 것은 큰 것을 잃은 것이며, 건강을 잃은 것은 모든 것을 잃은 것이다’라는 서양 격언이 있다. 이걸 모를 리 없지만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기본적 가치를 뒤바꿔 생각하다가 막상 큰 병에 걸린 뒤에야 탄식을 하곤 한다. 온갖 질병이 범람하는 세상에서 자칫 삶의 모든 것을 앗아갈 수도 있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건강의 문제를 도외시하곤 한다. 중요한 것은 삶을 위한 가장 큰 투자가 바로 건강을 위한 노력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건강검진의 문제에 대해 조상헌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원장과 얘기를 나눴다. →먼저, 건강검진이란 무엇인가. -평소 질병이나 특정 증상이 없는 사람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질병의 예방 및 조기발견을 위해 건강검진 기관에서 진찰 및 상담·이학적 검사·진단검사·병리검사·영상의학검사 등 의학적 검진을 받는 것을 말한다. →건강검진의 필요성을 설명해 달라. -한국인의 3대 사망원인인 암·뇌혈관·심장질환만 통제할 수 있다면 국민들의 수명이 크게 연장될 것이다. 최근의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평균수명인 81세까지 생존했을 때 암 발생 확률은 34%였다. 국민 3명 중 1명은 암을 앓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의학적인 관점에서 암 발생인구 중 3분의1은 식습관 개선과 금연·간염백신·운동 등으로 예방할 수 있고, 3분의1은 조기진단만 되면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3분의1도 적절한 치료를 통해 완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위암·대장암·유방암·간암·자궁경부암 등은 이미 조기검진의 효과가 확립됐다. 조기검진을 통해 더 빨리 암을 찾아낼 수 있고, 당연히 치료 성적도 훨씬 좋다. 또 대표적 생활습관병인 뇌혈관 및 심장질환도 건강검진을 통해 위험인자를 파악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나쁜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개선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실제로 건강검진을 꾸준히 받는 사람은 그러지 않은 사람보다 비만·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으로 인한 의료비 지출과 입원일수가 현저히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다. →건강검진의 유형을 구분할 수 있나. -시행 주체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가검진과 직장건강검진, 개인 건강검진(자비검진) 등으로 나누고, 국가검진은 다시 일반검진·암검진·영유아검진 등으로 세분된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맞춤형 검진이란. -기존의 획일화된 건강검진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대상자의 건강 특성, 즉 성별·연령·생활습관(비만·흡연·음주·운동·영양)·가족력·병력 등을 고려해 필요한 검진 항목을 정하는 차별화된 검진을 말한다. 가령 35년 동안 매일 담배를 피운 55세 남성이라면 폐암 발견을 위해 저선량 흉부CT를,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기존 권장시기보다 10년 먼저 대장검사를, 고혈압·흡연·뇌출혈 가족력이 있는 55세 남성에게는 뇌출혈의 원인인 뇌동맥류를 확인하기 위해 뇌혈관 MRI를 권유하는 식이다. 반면, 이미 자궁을 적출해 자궁경부암 검사가 필요없는 여성도 있고, 특정한 유방암 유전자를 가진 여성이라면 유방 MRI 등 일반적인 방법과 다른 방식의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또 위내시경에서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 소견이 있으면 위암 발생 위험이 높으므로 매년 위내시경검사를 받도록 권유한다. →일부에서는 직장검진이 부실하다고 지적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제한적이고 획일적인 검사항목이 가장 큰 문제이다. 직장에서 직원 건강검진에 한정된 비용만 지원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한정된 비용 안에서 검진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개인의 성별·연령·생활습관·가족력·현재의 병력·과거 건강검진 결과 등을 고려해 검사항목을 조정하는 맞춤검진을 시행해야 한다. 또 필요하다면 비용이 추가되더라도 정밀검사를 같이 시행하는 게 효율적이다. 개인별로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질병을 파악해 적합한 검사를 받아야 질병을 찾아낼 확률을 높일 수 있고, 그래야 갑자기 암 등 황당한 진단을 받는 상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센터에서는 직장에서 지원하는 한정된 비용으로 매년 다른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순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프로그램을 확대 보급하면 직장검진에서도 다양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일반적인 건강검진이 기본검사 위주여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개인이 어떻게 해야 유효한 검진을 받을 수 있나. -검진 항목이 많고 비싸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건강검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검사 전에 본인의 가족력·병력·생활습관 등에 대해 정확히 알리고 전문의와 상담해 검사 내용과 항목을 정하는 것이 좋다. 이때 이전에 받았던 검사 결과나 복용 중인 약, 불편한 증상도 미리 알려 검사에 반영해야 한다. 여기에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는 것이 비효율적인 것만은 아니다. 아울러 건강검진을 한번으로 끝낼 게 아니라 드러난 이상소견에 대해서는 연계된 진료를 통해 수술 및 약물치료, 추적검사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며 영양상담·운동처방 등 생활습관 교정을 위한 관리도 받을 필요가 있다. →일부에서는 건강검진의 지나친 상업화를 경계하기도 하는데…. -경험 많은 검진 전문의나 간호사가 배치된 검진센터를 선택하는 것은 물론 검진 전에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적용될 각종 검사들이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고 효용성이 입증된 검사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건강검진과 관련한 정책적·제도적 문제도 짚어 달라. -매년 동일한 프로그램을 일률적으로 반복하는 검진보다는 개인별 위험요인에 따른 맞춤형 검진을 늘려가야 한다. 또 일회성 검진에 그칠 게 아니라 검진 후 수검자 개개인에게 적절한 사후관리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덧붙여 검진의 유효성을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체계적인 검진기관 평가와 질적 관리제도도 서둘러 마련해야 하지 않겠나.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수도자 꿈꾸던 청년 6명에 새 삶 주고 떠나

    수도자 꿈꾸던 청년 6명에 새 삶 주고 떠나

    가톨릭 수도자를 꿈꾸던 21세 청년이 불의의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뒤 6명에게 새 삶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김동진(세례명 프란치스코·서울예술종합대 음악 전공)씨는 지난 6일 성당 복사단과 함께 강원도로 겨울 스키캠프를 갔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처음엔 가볍게 여겼지만 점차 두통이 심해져 강릉 아산병원으로 후송됐고 이곳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7일 새벽 혼수상태에서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았고, 8일 저녁 병원 장기이식센터 뇌사판정위원회는 김씨에 대해 뇌사 판정을 내렸다. 아버지 김명수씨는 “둘째 아들을 잃게 되어 가슴이 아프지만 평소 동진이가 가톨릭 수도자가 되고 싶다고 밝혀 왔고 다양한 봉사활동 등 베풀 줄 아는 아이였기 때문에 장기기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씨 장기는 9일 오후 5시 서울성모병원 이식외과 문인성·김지일 교수를 비롯한 각 장기 수혜 병원 의사들의 집도로 적출됐으며 심장, 간장, 췌장, 신장 2개, 각막 2개가 기증됐다. 췌장과 신장 1개는 환자 1명에게 동시에 이식돼 6명이 새 생명을 얻었다. 뼈, 피부 등 인체조직 기증도 이뤄졌다. 어머니 김혜란씨는 “아들이 또 다른 모습으로 세상 속에 살아 있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교육’ 이름표 달고 인권사각 내몰리는 고교생

    ‘교육’ 이름표 달고 인권사각 내몰리는 고교생

    지난해 12월 14일 울산 신항만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작업선이 침몰해 현장에 있던 전남 순천 효산고등학교 3학년 홍성대(19)군이 같은 달 30일 끝내 사망한 채로 발견되면서 특성화고 학생들의 현장실습 관리 문제가 다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홍군의 사망사고는 2011년 12월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실습도중 뇌출혈로 쓰러진 뒤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인 김민재(19)군의 사고 이후 불과 1년 만에 일어난 안타까운 일로 특성화고 현장 실습생들의 근로 여건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줬다. 홍군의 목숨을 앗아간 작업선 전복 사고가 일어났던 당시 울산 앞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있었으나 업체 측이 공사기간을 맞추려고 기준을 어겨 추가 근무를 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일 일선 학교현장에 따르면 특성화고 학생들의 현장실습 여건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청은 2011년 김군의 사고 이후 지난해 4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제도 개선 대책’을 공동으로 발표하고 현장실습 표준협약서를 개선했지만 실습 현장에서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개선내용은 주당 최대 40시간 근무, 일주일에 이틀 휴무 보장, 야간 및 휴일 실습 금지 등 현장실습 근로요건 강화 등이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졸업을 앞둔 3학년 2학기 때 기업체로 현장실습을 나간다. 숨진 홍군처럼 목숨을 위협하는 사고 외에도 특성화고 학생들의 실습 현장은 인권의 사각지대라고 불릴 만큼 긴 노동시간과 높은 노동강도, 낮은 임금 등으로 열악하다. 경남지역의 한 특성화고 3학년 이모(19)군은 지난해 8월 초부터 전자제품 부품 공장에서 실습을 시작한 뒤 격주로 돌아오는 야간근무에 생활이 엉망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군은 “회사가 바빠 밤낮없이 맞교대로 근무를 시켰는데 밤 근무를 하는 주에는 낮에 자고 저녁에 일어나 일을 나가려니까 정신도 몽롱하고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군은 “계약서에 쓴 근무조건과 달랐지만 회사에 항의할 수도 학교의 도움을 구할 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지역 한 특성화고의 진로진학부 교사는 “여학생들의 경우 처음 나간 실습업체에서 성희롱에 가까운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그만두거나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라 의욕이 꺾이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산업체가 밀집해 있는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다른 시도까지 현장실습 장소를 찾아 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숨진 홍군의 경우도 순천에 일자리가 많지 않아 실습생을 많이 구하는 울산 쪽까지 오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당국이 현장실습을 평가에 반영하는 점도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측은 “획기적인 취업환경 개선 없이 대책만 발표하고 특성화고 취업률을 각종 시도교육청 평가와 학교평가에 비중 있게 반영하면서 학교들이 어쩔 수 없이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경제 브리핑] 한화생명, 5대질환 80세까지 보장 보험 출시

    한화생명, 5대질환 80세까지 보장 보험 출시 한화생명은 처음 냈던 보험료 그대로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말기폐질환, 말기간질환, 말기신부전증 등 5대 성인 질환을 80세까지 집중 보장하는 ‘한화명품건강보험’을 최근 출시했다. 보험료는 월 2만~3만원대다. 5대 성인 질환 진단 시 2000만원씩의 진단자금을 받을 수 있다. 암이나 장기 간병 등은 특약으로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보장기간이 끝나면 만기자금이 없는 대신 보험료가 싼 순수보장형, 보장기간이 끝나면 주계약 보험료의 50% 또는 100%를 받을 수 있는 환급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동부그룹, 대우일렉 인수가격 2750억원 동부그룹은 28일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가격이 2750억원 선에서 정해졌다고 밝혔다. 이는 동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때 제시한 3700억원보다 950억원 내려간 가격이다. 인수 자금 중 1400억원은 동부그룹이, 나머지 1350억원은 재무적 투자자가 마련키로 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이 중 300억원을 부담한다. 동부그룹은 대우일렉 채권단과 내년 1월 중 본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동부그룹은 대우일렉 인수로 그룹 간 수직 계열화가 가능해져 새 성장 동력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사의 반도체(동부하이텍)와 강판(동부제철), 생산로봇(동부로봇) 등을 활용해 대우일렉과의 효과적인 연계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 [아동성범죄 없는 세상] (上) 여주 여아 성폭행 그후

    [아동성범죄 없는 세상] (上) 여주 여아 성폭행 그후

    올해는 유난히 아동성폭행 사건이 많았다. 여주 4세 어린이 성폭행 사건을 비롯해 나주 유아 납치사건, 통영사건 등 하루가 멀다하고 아동성범죄 사건이 터졌다. 정부에서 성폭행전담반 추가배치 및 가해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방침까지 발표하는 등 대대적인 보완대책을 추진 중이나 어린이를 둔 부모들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동 성범죄 근절 필요성과 정부 대책 등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박근혜 당선인께서 약속하신 ‘아동 성범죄 없는 세상’, 꼭 만들어 주세요. 이것은 일반적인 공약과는 다른 아이들과의 약속입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지켜 주세요.”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23일 ‘여주 4세 여아 성폭행 사건’ 당사자인 민지(가명)양 가족의 성탄절 소망이다. 민지양의 어머니, 오빠, 언니는 이날 오전 경기 여주군의 한 교회에서 민지가 밝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도하며 박 당선인에게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박 당선인은 지난달 20일 영화 ‘돈 크라이 마미’ 시사회에서 ‘아동 성폭력 추방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에 동참, 서명했다. 이 운동은 여주 사건을 계기로 결성된 아동 성폭력 추방 시민모임 ‘발자국’에서 추진했다. 박 당선인은 당시 서명지에 “섬세하면서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라고 적으며 아동 성범죄 근절 의지를 표명했다. 민지양 가족의 악몽은 지난 7월 3일 밤 시작됐다. 범인은 ‘이웃집 아저씨’였다. 임모(42)씨는 자신의 집 근처 수돗가에서 물놀이하던 민지양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고 접근, 인적이 드문 공원으로 데려가 성폭행해 전치 24주의 상해를 입혔다. 당시 민지양의 어머니는 사건 현장에서 차로 10분 떨어진 곳에서 피자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조리부터 배달까지 혼자 도맡고 있어 민지양은 종종 밖에 나가 놀다 들어오곤 했고 그날도 밀린 주문을 처리하는 사이 일이 터졌다. 임씨는 지난 13일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사건 이후 화목한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아버지는 충격을 받고 뇌출혈로 쓰러져 반신마비가 됐다. 왼쪽 팔과 다리를 움직이지 못해 지금까지 세 차례나 수술을 받았다. 딸 간호에 남편 병수발로 어머니는 피자가게를 접어야 했다. 생계 수단이 끊어졌다. 민지양은 나이가 어려 사건의 충격을 말로 표현하진 못했지만 전에 없던 폭력성을 보였다. 물건을 집어던지고 악을 쓰거나 불 끄는 것을 두려워했다. 좋아하던 아빠도 꺼렸다. 하지만 민지양 가족에게 희망의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시민단체 회원들과 네티즌들의 응원이 쏟아진 것. 수천만원의 성금도 모였다. 민지양 가족의 지인인 김원기(48)씨는 “발자국 카페의 힘이 컸다.”면서 “다음 아고라 등에서 성금을 모으고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충격에 빠져 있던 가족들을 대신해 많은 일을 했다.”고 전했다. 전국 곳곳에서 시민들이 아이들의 학용품 등을 보내주는 등 온정도 이어졌다. 민지양도 달라졌다. 사건 이후 민지양은 꾸준히 심리 치료를 받으며 밝은 모습을 되찾고 있다. 내년 3월부터는 어린이집에도 다닐 계획이다. 어머니는 “민지가 ‘예쁜 짓’을 시키면 볼에 손가락을 갖다 대고 윙크를 하는 등 예전의 밝은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뇌동맥류

    [Weekly Health Issue] 뇌동맥류

    뇌동맥류는 머릿속에 감춰진 시한폭탄이다. 의사들도 겁을 낸다. 일단 터지면 10명 중 2명은 생명을 잃고, 가까스로 생명을 건지더라도 치명적인 후유증에 시달리기 쉽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실체를 모른다. 고혈압이나 심장마비가 무서운 줄은 알지만 뇌동맥류가 얼마나 무서운지는 제대로 실감하지 못한다. 그러나 뇌동맥류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특히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 들어서는 더욱 경계를 해야 한다. 이런 뇌동맥류에 대해 가톨릭대부천성모병원 뇌졸중센터 백민우(병원장)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먼저, 뇌동맥류란 어떤 질환인가. 혈관벽을 이루는 내탄력층과 중막층에 손상이나 결손이 있을 경우 혈압의 압력으로 혈관벽이 부풀어 오르는 상태를 뇌동맥류라고 말한다. 단순히 혈관이 부풀어 오른 상태를 비파열성 뇌동맥류라 하고, 혈압을 못 견뎌 터지면 뇌출혈인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뇌동맥류가 새삼 관심을 끄는 이유. 뇌동맥류는 일단 터지면 사망률이 20%에 이르고, 살아도 20%는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겪게 돼 환자는 물론 가족과 사회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최근에는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로 뇌혈관을 검사하는 진단기술이 발달해 뇌동맥류의 발견 빈도가 높아진 데다 최근 들어 젊은 환자들의 출혈 빈도가 높아지면서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치료나 뇌동맥류의 파열 예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유병률과 최근의 발병 추이는. 국내 유병률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다. 외국의 경우 인종이나 나이·진단방법에 따라 1∼5%의 유병률을 보인다. 2011년 란셋 ‘신경학’지에 발표된 자료를 보면 21개국 9만 4912명을 조사한 결과,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유병률이 3.2%로 나타났다. 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출혈은 인구 10만명당 매년 10∼20명이 발생하고 있다. ●뇌동맥류의 원인은 무엇인가. 뇌동맥류의 원인은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구분한다. 선천성은 혈관벽의 내탄력층에 선천적인 결손이 있어 생기는 게 대부분이며, 후천성은 뇌동맥류가 잘 발생하는 혈관의 분지부에 혈역학적으로 높은 압력이 가해져 혈관벽에 균열이 생기는 게 원인이다. 또 유전적으로 혈관질환을 가졌거나 뇌동·정맥 기형, 모야모야병 등 다른 뇌혈관 질환에 동맥류가 동반되기도 한다. 드물게는 외상으로 혈관이 손상되거나 염증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여기에다 가족력·흡연·고혈압·마약 등이 유병률을 높인다는 보고도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뇌동맥류는 대부분 파열돼 뇌출혈을 유발하지만 비파열성 뇌동맥류가 주변 뇌신경조직을 압박해 특정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파열의 경우 지주막하 공간에서 출혈이 생기거나 경우에 따라 뇌실질 및 뇌실 출혈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 경우 환자는 극심한 두통과 구토 및 뒷목의 뻑뻑함 등을 호소하며, 반신마비·언어장애·의식저하 등 신경학적 결손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간혹 많은 출혈량 때문에 두개골 내의 압력이 높아져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기도 한다. 비파열성은 대부분 증상이 없으나 동맥류가 부풀면서 주변 조직을 건드려 눈꺼풀이 처지거나 동공확대·복시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검사·진단법·뇌동맥류 판정기준은. 뇌CT나 MRI로 출혈 유무를 확인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비정상적으로 부풀었거나 튀어 나온 뇌동맥류의 위치와 모양, 크기도 확인할 수 있다. 뇌혈관조영술은 침습적 검사지만 뇌동맥류를 진단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한 검사다. 임상 증상이나 CT 또는 MRI 검사상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출혈이 의심되지만 혈관에서 동맥류 소견이 보이지 않으면 뇌척수액 검사나 반복적인 뇌혈관 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방법 및 최근 치료경향은. 치료는 뇌동맥류 파열 여부와 환자의 나이·건강·동맥류의 위치와 크기·모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진다. 비파열성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파열 예방에 치료 목적을 둔다. 파열된 경우에는 재출혈을 막고, 합병증인 뇌혈관연축 및 수두증 예방에 주력하게 된다. 치료는 크게 결찰술과 코일색전술로 이뤄진다. 전통적 치료법인 결찰술은 두개골을 연 뒤 뇌동맥류의 입구를 클립으로 집는 치료이며, 최근에 많이 사용하는 코일색전술은 허벅지 대퇴동맥을 통해 동맥류 병변 부위에 금속성 미세코일을 삽입해 동맥류를 막는 방법이다. 최근 새로운 치료법으로 소개된 파이프라인 스텐트 시술은 기존 결찰술이나 코일색전술로 치료가 어렵거나 위험도가 높은 거대동맥류가 대상이며, 동맥류로 유입되는 혈류의 양과 방향을 바꿈으로써 동맥류 내에서 혈전 생성을 유도해 동맥류를 막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법이다. ●각 치료 예후와 합병증도 짚어 달라. 뇌동맥류는 치료방법보다 동맥류의 파열 여부와 크기·위치·모양, 환자의 나이와 건강상태 등이 예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전문의와 상의해 신중하게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 결찰술은 뇌동맥류를 눈으로 보면서 클립으로 묶기 때문에 재발률은 낮지만 수술 중 뇌조직이나 혈관이 손상될 수 있다. 코일색전술은 뇌조직 손상위험은 없지만 충분히 색전이 안 되면 재발 위험이 높다. 뇌동맥류에 의한 지주막하출혈 후 우려되는 합병증으로는 뇌혈관연축과 수두증이 대표적이다. 뇌혈관연축은 뇌동맥이 수축해 뇌에 혈액 공급이 안 되는 상황을 말하는데, 이 경우 다시 결찰술 등을 시도하더라도 예후가 별로 좋지 않다. 수두증의 경우 급성기에는 뇌실에 도관을 삽입해 두개골 외부로 뇌척수액을 빼내는 치료를 시도하며, 증상이 계속될 때는 뇌실부 등 주요 부위에 배액관을 설치하는 단락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몸무게 580g ‘엄지공주’에 응원의 물결

    최근 중국에서 몸무게 580g에 불과한 작은 몸집의 ‘엄지공주’가 공개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지난 8월 허베이성 창리현의 50세 산모가 출산한 ‘샤오화’(小花)는 엄마의 따뜻한 자궁 안에서 27주 만에 세상에 나온 미숙아다. 담당의사인 왕웨지의 설명에 따르면, 샤오화는 출생 당시 머리 크기가 거위알만 했고 팔뚝 두께는 성인의 새끼손가락과 비슷할 정도로 작았다. 또 발바닥과 손바닥은 성인의 엄지손톱 만했고 전신의 피부는 일반 신생아와 달리 약간 투명한 빛이었다. 몸무게는 580g, 키는 28㎝에 불과했으며 각 장기들은 발육상태가 정상적이지 못했다. 성인 남성의 손보다 조금 더 큰 몸집의 샤오화의 사진과 사연이 뒤늦게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중국에서 엄지공주가 탄생했다.’며 관심을 보였다. 특히 샤오화의 엄마 사연까지 함께 알려져 더욱 네티즌들의 안타까움과 응원을 한 몸에 받았다. 샤오화 엄마는 “첫 임신 당시 인공유산의 아픔이 있었다. 이후 둘째를 출산했지만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났으며 셋째는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해 뇌출혈 증상이 생겼고 13일 뒤 역시 세상을 떠났다. 넷째는 자연유산이 됐고 간신히 다시 가진 아이가 샤오화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샤오화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여러명의 신생아 전문의들을 포진하고 수시로 샤오화의 상태를 살피도록 하고 있다. 중국의 ‘엄지공주’는 세상에 나온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심장수술을 받은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현재는 중국 전역의 응원메시지를 받으며 건강을 회복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머릿속 시한폭탄 ‘뇌동맥류’에 ‘파이프라인 스텐트 시술’ 첫선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뇌졸중센터 백민우·김성림 교수팀은 머릿속에 생긴 ‘거대 뇌동맥류’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파이프라인 스텐트 시술’로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일부가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 가운데 크기가 2.5㎝ 이상이면 거대 뇌동맥류로 분류한다. 동맥류가 부풀어 약해진 혈관벽이 터지면 뇌출혈로 이어지게 된다. 뇌출혈이 발생하면 환자의 3분의1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숨지며 생존하더라도 사지마비와 뇌 기능 손상을 가져오는 무서운 질환이다. 이번 시술은 뇌혈관 치료 분야의 권위자인 터키 앙카라대학 하세테페 부속병원 이실 싸티 교수와 함께 집도했다. 지금까지 뇌동맥류는 부푼 대동맥류를 묶어서 혈류를 차단하는 ‘뇌동맥류 결찰술’과 수술 대신 관을 삽입해 뇌혈관류를 막아주는 ‘코일 색전술’이 주로 적용됐다. 이와 달리 파이프라인 스텐트 시술은 금속 튜브형의 긴 스텐트를 넣어 막힌 혈류의 흐름을 잡아주는 방식으로, 기존 치료법에 비해 상처 부위가 적으면서도 치료 효과는 우수하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아빠 보고싶다” 보채는 아들 살해 비정한 엄마

    “아빠 보고싶다” 보채는 아들 살해 비정한 엄마

    경남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에서 가방에 담겨 숨진 채 발견된 남자아이(4)는 아이 엄마가 아이를 때리다 숨지자 내다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서부경찰서는 30일 울며 보채던 아들을 주먹과 발로 머리 등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가방 속에 넣어 저수지에 내다 버린 혐의로 최모(37·김해시)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 23일 오후 5시쯤 경남 진해시 한 어린이 공원에 함께 바람을 쐬러 나왔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 박모군이 “아버지에게 가고 싶다.”며 울고 보채자 화장실로 데리고 가 손과 주먹으로 머리 등을 때리고 발로 차 숨지게 한 뒤 시신을 가방속에 넣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경찰조사에서 “머리와 얼굴을 맞던 아들이 갑자기 넘어진 뒤 숨을 가쁘게 몰아쉬다 숨져 인근 가게에서 가방을 구입해 시신을 넣은 뒤 버스를 타고 주남 저수지로 가 지름 20㎝ 크기의 돌멩이 2개를 가방 속에 같이 넣어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남편과 가정 불화로 지난 9월 아들 3형제 가운데 둘째인 박군을 데리고 집을 나와 진해에 있는 언니집에서 지내고 있었다. 남편과는 이혼소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이날 오전 부산 서부경찰서에 전화로 자수했다. 경찰은 숨진 박군이 발견 당시 신고 있었던 스포츠용품 브랜드의 운동화와 양말 판매처 등을 확인해 해당 브랜드 본사에 매출전표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수사망을 좁혀 가자 최씨가 자수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살해 동기 등을 조사한 뒤 최씨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군은 지난 27일 오후 3시 46분쯤 주남 저수지에서 가방 안에 돌덩이 2개와 함께 웅크려 숨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박군은 부검 결과 머리 쪽에 외부충격에 의한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1급 장애 딛고 한은 공채 합격 ‘기적’

    1급 장애 딛고 한은 공채 합격 ‘기적’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모인다는 한국은행 종합기획직(일반) 공채시험에 지독한 약시에 왼쪽 손을 쓰지 못하는 1급 장애인이 합격했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08 학번인 박기범(23)씨가 주인공이다. 박씨는 2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에 안 되면 내년에 또 지원하려고 했는데 한 번에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씨는 높은 도수의 안경을 쓰고도 시력검사판이 보이지 않는다. 중학교 때 뇌출혈까지 겹쳐 그로 인해 몸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다. 왼쪽 다리를 절면서 걷긴 하지만 가만히 서 있으면 상대가 장애를 알아채지 못한다. “몸의 불편함과 친숙해져서, 가끔은 친구들이 ‘네가 무슨 장애인이냐’고 놀리기도 한다.”고 박씨는 말했다. 그래도 종종 난처할 때가 있다. “물건이 일단 제 손에서 떨어지면 보이지 않아 못 찾아요. 그럴 때마다 주변 분들이 찾아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삽니다.” 사진을 찍어도 잘 볼 수 없으니 사진은 가급적 안 찍는다. 그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암기력, 통찰력, 집중력 등을 길렀다. 자연스레 공부가 나아졌다. 박씨는 “전남 화순 능주고등학교에서 처음에는 전교 180명 가운데 160등이었지만 집중해 공부하다 보니 졸업 때는 전교 5등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올해 취업 준비 때도 다른 기관이나 회사는 아예 지원하지 않고 한은 공략에만 집중했다. 박씨가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미국의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터지고 유럽의 재정위기가 이어졌다. “교수님들이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하는 사건이 터진 시기에 관련 공부를 하는 것을 행운으로 여겨야 한다고 해서 자연스레 중앙은행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교내 금융학회에서 1년 반 동안 활동하면서 한은에 입사하겠다는 꿈을 키웠다. 학회 활동에 매진하다 건강이 악화돼 휴학을 하기도 했다. 한은 입사 시험에서 박씨는 안경을 쓴 채 돋보기까지 들고 와 시험을 봤다. 다른 응시생보다 문제를 읽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공서적을 많이 읽고 외웠다. 문제의 첫 문장만 읽어도 답의 얼개가 그려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박씨는 “입사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세계적 경제위기를 예측해 대응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2급 장애인을 채용한 적은 있지만 1급 장애인을 채용한 것은 처음이다. 올해 신입직원 최종합격자 62명 가운데는 지방인재 채용목표제를 통해 지방 출신 합격자가 지난해(6명)보다 2명 늘어난 8명이다. 경제·경영·법·통계·컴퓨터 등 5대 전공 이외에도 자유전공분야를 신설, 3명의 합격자를 뽑았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환절기 치명적 엄습 ‘뇌졸중’

    [Weekly Health Issue] 환절기 치명적 엄습 ‘뇌졸중’

    뇌졸중처럼 무서운 질환도 흔치 않다. 일단 발병하면 대부분 심각한 후유증을 얻거나 사망에 이르기 때문이다. 흔히 중풍이라고 부르는 뇌졸중은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지만 정확한 검진을 통해 실상을 알고, 적절하게 관리하면 얼마든지 겪지 않을 수도 있는 질환이다.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자신이 어떤 건강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가 속수무책 당한다는 점이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떨어지고, 일교차가 큰 이 무렵에는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상의 안일함을 파고드는 치명적인 질환 뇌졸중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뇌졸중센터 배희준 교수에게 듣는다. ●뇌졸중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혈관은 수도관처럼 몸이 필요로 하는 곳에 혈액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관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혈관질환이며, 특히 뇌혈관에 문제가 생긴 상태를 뇌졸중이라고 한다. 이때 뇌혈관이 막히면 뇌경색, 터지면 뇌출혈이 된다. ●뇌졸중의 최근 발생 추이는 어떤가. 2004년에 인구 10만명당 216명으로 보고된 후 공식 통계는 없지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연령별 사망률은 감소하는 반면 노령화로 전체 발생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추정해 보면 2004년 10만건이던 뇌졸중 발생건수가 2030년에는 35만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국가 차원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이 시점에서 왜 문제가 되는가. 지금의 노령화 추이를 감안할 때, 뇌졸중 발생률을 낮추지 못하면 절대환자 수가 의료계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게 문제다. 우리 병원의 뇌졸중 집중치료실만 하더라도 주당 평균 20∼25명 소화할 수 있지만 이를 넘어서면 치료가 힘들다. 위중한 환자가 자칫 응급실에서 며칠씩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게다가 환자가 급성기를 무사히 넘기더라도 후유장애 때문에 가족과 사회에 큰 부담이 되는 것도 문제다. [사고] 척추질환과 퇴행성 관절염 무료 치료해 드립니다 ●원인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원인은 고혈압이다. 고혈압 조절만 잘 해도 뇌졸중의 절반은 막을 수 있다. 이 밖에 당뇨·고지혈증·심방세동·관상동맥질환과 흡연·과음·운동부족·비만 등도 주요 원인이다. 그렇지만 적절하게 관리만 하면 80∼90%는 예방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상태를 알고 조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인이 숙지해야 할 전조증상은. 대한뇌졸중학회는 안면마비·편측마비·언어장애·보행 및 평형장애와 심한 두통을 주요 증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 병원 응급실을 통해 입원한 뇌졸중 환자 3027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98%가 이 5가지 증상 중 한 가지를 갖고 있었다. 이런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 지속되면 뇌졸중, 1시간 이내에 사라지면 미니뇌졸중 또는 일과성 뇌허혈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뇌졸종의 전조증상이다. 중요한 점은 이런 전조증상이 나타난 뒤 1∼2일 안에 본격적인 뇌졸중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증상이 감지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뇌졸중이 의심되면 지체 없이 급성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따라서 뇌졸중을 경험했거나,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심장병 등의 원인질환을 두 가지 이상 가졌거나, 흡연·과음·비만·운동부족 등의 위험요인을 가진 고령자는 뇌졸중 발병시 치료받을 병원을 미리 정해 둬야 한다. 만약 환자가 구토를 하면 토사물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고개를 돌려 편히 눕혀야 하며, 의식이 떨어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면 음식이나 약을 먹이지 말고 응급 이송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우황청심환이나 바늘로 따는 등의 불필요한 처치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며, 예후는 어떤가. 뇌혈관이 막혔을 때와 터졌을 때의 치료가 다르다. 국내 뇌졸중의 80%를 차지하는 뇌경색이라면 막힌 혈관을 빨리 뚫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뚫는 방법은 주사제를 이용하는 경정맥 혈전용해술, 뇌동맥으로 기구를 넣어 혈관을 뚫는 경동맥 혈전용해술과 이를 모두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심장혈관과 달리 뇌혈관은 약해서 뚫다가 터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숙련된 의료진에게 시술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주사제는 발병 후 4시간 30분 이내, 기구는 6시간 이내에 적용한다. 혈전용해술이 효과적으로 시행되면 결과도 좋아 환자의 3분의1은 호전된다. 고혈압이 주요 원인인 뇌실질출혈의 경우 크기가 작거나 크더라도 병변이 뇌 깊은 곳에 있으면 대부분 약물을 투여해 커진 핏덩어리가 터져서 생기는 2차 손상 차단에 주력한다. 뇌출혈 중에서도 특히 무서운 것은 지주막하출혈이다. 뇌동맥이 꽈리처럼 부푼 뇌동맥류가 터지는 경우로, 과거에는 대부분 뇌를 열어 치료했지만 최근에는 뇌동맥에 기구를 삽입해 치료하는 중재술이 많이 사용된다. ●후유증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일반적으로 좌뇌가 손상되면 언어장애와 우측 팔다리 마비가, 우뇌가 손상되면 공간지각력 및 좌측 팔다리에 장애가 나타난다. 보통은 좌측 손상이 많은 편이며, 뇌반구에 이상이 있으면 우울증이 잘 나타난다. 또 뇌와 척수를 연결하는 뇌간에 이상이 있으면 언어 및 삼킴장애가 생기기 쉽고, 소뇌가 손상되면 보행장애가 온다. 게다가 이런 환자들은 치매에 취약해 재발 환자의 3분의1이 치매를 경험하며, 치매 위험성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뇌졸중과 관련한 정책적 문제는. 뇌졸중은 발병 즉시 급성기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야 하지만 아직도 발병 1시간 안에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19.4%에 불과하다. 의료계는 물론 국가의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또 발병 시 가능하면 119를 이용해야 유기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뇌의 중대뇌동맥이 막히면 분당 200만개의 신경세포가 죽는다. 따라서 이송시간을 단축하면 그만큼 후유장애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뇌졸중 전문치료실 보급과 수가 현실화도 중요하다. 정부가 전문치료의 필요성을 인정해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설치했지만 환자 수에 비해 시설과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 게다가 필수 시설와 진료인력에 대해 적절한 수가가 보장되지 않는 점도 선결해야 할 과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10대 훈계하려면 ‘맞아 죽을 용기’ 필요한 사회

    집단폭행을 하던 10대들이 이를 말리며 훈계하는 50대 남자를 무차별 구타해 중태에 빠뜨렸다. 수업 중인 교실에서 조용히 하라는 여선생님을 마구 때린 10대도 있었다. 충남 아산경찰서는 7일 폭행을 말리는 이모(54)씨를 폭행한 김모(16)군과 최모(15)군 등 10대 2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중고교를 중퇴한 김군과 최군은 고교생이 낀 일행 4명과 함께 지난 3일 오후 7시 40분쯤 아산시 온천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중학생 5~6명이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면서 떠들자 “조용히 하라.”며 폭행했다. 당시 퇴근하던 이모씨는 운동장 주변을 지나가다 그 광경을 보고 달려와 “이러면 안 된다. 그만하라.”고 말리며 혼을 냈다. 그러자 그 순간 김군과 최군이 이씨에게 “당신이 뭔데 끼어드느냐.”고 달려들어 주먹과 발로 마구 폭행했다. 바닥에 쓰러져서까지 발길질을 당한 이씨는 끝내 의식을 잃었다. 아산경찰서 온천지구대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 있던 중학생이 신고를 해 출동해 보니 폭행을 휘두른 김군 일행은 모두 달아나고, 이씨는 하늘을 쳐다보는 자세로 얼굴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머리를 심하게 다쳐 천안단국대병원으로 옮겨져 뇌출혈 수술을 받았으나 지금까지 의식이 오락가락한 상태여서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이씨의 진술을 들을 수 없었던 경찰은 아산에 있는 모든 중·고교를 수소문한 끝에 사건현장에 있었던 중학생들을 찾아냈다. 경찰은 폭행을 당했던 중학생들로부터 “동네 형이 때렸다.”는 진술을 받아낸 뒤 김군과 최군의 신원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들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아주기 위해서는 ‘맞아 죽을 용기’를 내야 하는 사회가 된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군과 최군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도 여교사가 수업 중에 학생에게 폭행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7일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해운대구 모 중학교 2학년 교실에서 여교사 A씨가 수업 중에 떠드는 B군(14)에게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줬다. 그러자 B군이 심한 욕설을 하며 의자를 집어던지고 주먹과 발로 A씨의 가슴과 배를 마구 때렸다. 당시 교실에는 학생 30여명이 있었으나, 반장만 폭행을 제지했을 뿐 다른 학생들은 멍하니 지켜만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A씨는 정신적 충격을 받은 데다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학교 측은 B군이 과거에도 폭행건으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어 지속적인 관리를 받던 중 또다시 폭행을 저지르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B군은 사건 후 이틀째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학교 측은 B군에 대한 징계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아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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