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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내달부터 ‘군인 상해보험’ 가입…최대 5000만원 수혜

    경기도는 다음 달 1일부터 군 복무 중인 청년들을 위해 ‘경기청년 상해보험’ 가입을 지원한다고 28일 밝혔다. 대상은 군인,상근예비역,해양경찰 근무자를 포함한 의무경찰,의무소방원 등으로 현재 복무 중인 도내 청년 10만5000 여명과 앞으로 입대할 청년들이다. 보험금은 상해·질병 사망 5000만원,상해·질병 후유장해 최대 5000만원,뇌출혈·급성심근경색 진단 300만원,골절·화상진단 30만원 등이며 군에서 지급되는 치료비,개인 보험료와 별도로 받을 수 있다. 지원 대상자들은 상해보험에 자동 가입되며 보험 보장 기간은 전역할 때까지 1년 단위로 연장된다. 도는 올해 11∼12월분 보험료 예산 2억7000만원을 확보했으며 내년 본예산에 34억2000만원을 편성할 계획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새마을금고, 당뇨 합병증까지 보장하는 상품 2종

    새마을금고, 당뇨 합병증까지 보장하는 상품 2종

    새마을금고가 건강 관리 서비스를 탑재한 당뇨 특화 보험 2종을 출시했다. 향후 당뇨에 대비를 원하는 소비자는 물론 이미 당뇨 진단을 받은 소비자들도 가입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24일 새마을금고에 따르면 당뇨 진단을 받지 않은 고객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무배당 MG 당뇨에 더 주는 건강공제’이다. 당뇨 관련 주요 질환으로 입원 시 3일 초과 1일당 3만원(120일 한도), 안과 수술 시 1회당 30만원, 안과 외 수술 시 1회당 300만원을 지급한다. 특약을 통해 암, 급성심근경색증, 뇌출혈 등 주요 3대 질환뿐만 아니라 질병실명, 족부절단, 신부전 등 당뇨 합병증도 종합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또 ‘무배당 MG 건강하자 당뇨공제’는 그동안 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당뇨 진단자를 위한 유병자 상품이다. 사망을 보장하며 만기 생존 시마다 주 계약 가입금액의 10%(최대 300만원)를 만기급여금으로 지급한다. 이 상품 역시 특약을 통해 주요 3대 질환과 당뇨 관련 주요 합병증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고객이 정기적으로 당화혈색소 검사를 받고 애플리케이션(앱)에 수치를 등록해 관리하면 다음 연도에 최대 5%까지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게 특징이다. 두 상품 모두 30세부터 65세까지 가입 가능하다. 10년 만기 갱신형으로 ‘무배당 MG 당뇨에 더 주는 건강공제’는 최대 100세까지, ‘무배당 MG 건강하자 당뇨공제’는 최대 8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DB손해보험, 보험료 30% 저렴한 무해지 환급형

    DB손해보험, 보험료 30% 저렴한 무해지 환급형

    보장은 유지하면서 보험료를 낮출 방법을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DB손해보험의 ‘착하고 간편한 건강보험’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24일 DB손보에 따르면 ‘착하고 간편한 건강보험’은 납입 기간 동안에는 해지 환급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보험료를 표준형 대비 최대 30%까지 할인해 준다. 보험을 계속 유지할 예정인 가입자라면 무조건 이득이 되는 상품이다. 또 납입기간 이후에 해지하면 무해지 환급형 제도를 선택하지 않았을 때와 같은 수준의 해지 환급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암, 뇌, 심장 등 3대 질병 위주로 보장이 구성돼 있으며 뇌졸중·뇌출혈·급성심근경색증 진단비, 뇌혈관질환·허혈심장질환 입원일당 등도 보장 내역에 추가했다. 또 암 관련 보장 담보 구성으로 고액치료비암·11대특정암·재진단암 진단비와 항암방사선약물 치료비도 포함됐다. 가입자를 위해 납입면제 제도를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암,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 진단 또는 상해 80% 이상 후유장해, 질병 80% 이상 후유장해 발생 등 5가지 납입면제 사유가 적용돼 가입자가 중대 질병에 걸리면 부담이 큰 보험료를 면제해 준다. 20·25·30년 보험료 납입을 통해 최대 100세까지 보장 가능하고, 최대 70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또 건강 상태에 따라 유형을 표준, 비흡연, 유병력자·고연령 고객으로 구분했기 때문에 자신의 특징에 맞는 플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삼성화재, 유병자도 쉽게 가입… 중환자실 입원비 보상

    삼성화재, 유병자도 쉽게 가입… 중환자실 입원비 보상

    보험 가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령층과 유병자를 위해 삼성화재가 ‘유병 장수 플러스’ 상품을 선보였다.24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판매에 돌입한 이 상품은 당뇨나 고혈압으로 통원치료를 받거나 정기적으로 약을 먹어도 별도로 고지할 필요가 없다. ▲최근 3개월 내 의사의 입원·수술·추가검사(재검) 소견 ▲2년 이내 질병이나 사고로 입원·수술한 기록 ▲5년 내 암과 협심증, 심근경색, 간경화, 뇌졸중, 투석 중인 만성신장질환 진단·입원 및 수술 경험이 없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이 상품은 암·뇌·심혈관 등 3대 질병과 주요 수술 보장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고객 수요가 많은 뇌졸중 진단비와 10대 주요 암 진단비 담보를 갖췄다. 뇌출혈·급성심근경색 두 번째 진단 시 2차 진단비를 지급해 재발에 대한 걱정도 덜어줬다. 뇌·심장·간·췌장·폐 등 5대 기관과 질병 수술비, 상해·질병 입·통원 수술비 등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치료비까지 보장한다. 입원 첫날부터 입원비를 지급하는 것은 물론 다른 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중환자실 입원비도 보상 항목에 포함시켰다. 또 암과 뇌출혈, 급성심근경색 진단 시 보험료 납입이 면제되는 것도 장점이다. 가입 연령은 30세부터 75세까지고, 보험 기간은 15년, 20년이다. 만기 시 재가입을 통해 최대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이에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 2월부터 ‘100세 시대’에 맞춰 3대 질병을 집중 보장하는 ‘태평삼대’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사망 원인 1·2·3위인 암·뇌·심혈관 질병에 대해 진단, 치료, 장애, 사망 등 단계별로 보장해준다. 특히 태평삼대는 그동안 고객 요청이 가장 많았던 ‘급성 뇌경색 진단비’를 신설해 최대 2000만원까지 보장한다. 이 보험은 15세부터 65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또 15년마다 재가입을 통해 최대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신한생명, 노후 생활자금·사망 보장 동시에

    신한생명, 노후 생활자금·사망 보장 동시에

    최근 노후 대비와 사망 보장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종신보험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신한생명은 투자 수익률이 떨어져도 최저 생활자금을 100세까지 보장해 주는 ‘무배당 참좋은생활비 변액유니버설 종신보험’을 판매 중이다.24일 신한생명에 따르면 ‘무배당 참좋은생활비 변액유니버설 종신보험’은 사망 보장은 물론 생활자금도 55세부터 최대 100세까지 지급한다. 생활자금을 받은 기간이 늘어날수록 사망보험금은 줄어드는 구조다. 하지만 투자 수익이 나빠지더라도 예정이율(2.75%)을 적용해 최저 생활자금을 받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생활자금을 모두 수령하더라도 가입금액의 10%에 해당하는 유족 위로금도 지급한다. 또 주식 편입 비율을 최대 70%까지 설정할 수 있어 투자 환경에 맞게 탄력적으로 펀드를 구성할 수 있다. 시장 변화에 따라 국내외 펀드 13개에 투자하면 된다. 추가 납입, 중도 인출, 펀드 변경 등과 관련한 수수료도 없앴다. 아울러 종합보장이 가능하도록 29종의 특약도 넣었다.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등 6종의 주요 특약을 100세 만기까지 가능하게 했다. 만 15세부터 65세까지 가입 가능하며 합산장해지급률이 50% 이상이거나 6대 질병(특약)으로 진단받으면 보험료 납입이 면제된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투자 수익이 나빠도 사망 보장과 최저 생활자금이 지급되는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펀드를 구성하면 보장 자산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여기는 중국] 잘 나가던 청년 창업가들 잇따른 자살…원인은?

    [여기는 중국] 잘 나가던 청년 창업가들 잇따른 자살…원인은?

    올해만 벌써 4번 째다. 소위 ‘잘 나간다’는 소문이 무성했던 청년 창업가들이 잇따라 자살과 과로사로 생을 마감했다는 언론 보도로 중국의 포털 사이트가 떠들썩하다. 가장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인물은 ‘항저우탐색문화매체유한공사(杭州探索文化传媒有限公司)의 창업자였던 동대위 이사의 사례다. 그의 나이 40세였다, 앞서 항저우탐색문화매체유한공사를 창업한 그는 회사의 상장 준비로 분주하던 올 초 병원으로부터 돌연 뇌경색이라는 병명의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바쁜 일정 탓에 치료를 미뤘던 동 이사는 최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25일, 젊은 나이에 유명세를 얻은 ‘완쟈덴징(万家电竞)’의 청년 CEO 마오칸칸(茅侃侃) 역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나이 35세였다. 또, 1월 17일에는 신산판과파이공사(新三板挂牌公司)의 황국민 회장이 자살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그의 나이는 32세에 불과했다. 더욱이 황 회장에 사망하기 하루 전날이었던 1월 16일에는 중국 온라인 게임 분야의 ‘대부’로 불렸던 마오차오화(冒朝华)씨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알려졌다. 그의 사인은 뇌출혈이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38세였다. 그보다 앞서 지난해 2월에는 투니우여행예약센터(途牛旅游网预定中心)의 리포(李波) 부사장이 심근경색을 이유로 사망했다. 이 부사장의 나이는 44세였다. 또, 2016년 10월 5일에는 춘위(春雨)의 창업자 장루이링 회장이 심근경색을 이유로 44세에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사망할 당시, 신제품 개발을 위해 늦은 새벽까지 계속되는 늦은 퇴근을 반복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당일에도 새벽까지 신제품 개발 작업이 진행됐으며, 퇴근 직후 자택에서 심근경색 발작을 일으켰으나 마땅한 응급 처치를 받을 수 없던 탓에 병원으로 옮기던 중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같은 해 6월 29일에는 텐야사취(天涯社区)의 진포인 부편집장의 급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당시 그의 사인은 특정할 수 없었다고 보도됐으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평소 업무량이 과중했다는 그의 증언에 따라 그의 사인이 ‘과로사’일 것으로 추측된 바 있다. 이 같은 청년 창업가들의 잇따른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SNS 상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신(新) 노동권리장전’이라는 우스갯소리가 공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권리장정’에 따르면 ‘열심히 일한 자는 반드시 건강을 잃게 될 것’이라면서 ‘10시간 동안 일할 수 있는 업무량을 16시간 이상 장기간 근무하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Just do it’이라는 표어로 유명세를 얻은 스포츠 브랜드의 표어를 ‘Just lose it’으로 변경해 사용하기도 했다. 한편,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중국의 창업 전문지 ‘촹예방(创业邦)’은 논설을 통해 “’산다’는 길고 긴 시간의 마라톤은 빨리 달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유명 브랜드 표어에 세뇌 당했지만, 사실상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just lose it’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국사봉 등산객 사망원인은 추락에 의한 뇌출혈

    전북 임실에서 발생한 야영객 사망 원인은 추락에 의한 충격과 뇌출혈인 것으로 밝혀졌다. 11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9시 20분쯤 임실군 운암면 국사봉 전망대 아래서 야영객 송모(35)씨가 숨져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송씨 시신을 수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부검 결과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뇌출혈이 발생해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중간 소견이 나왔다. 숨진 송씨는 지난 8일 산악회 회원 2명과 함께 국사봉 전망대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1명은 해가 지기 전에 귀가했으며, 송씨와 다른 회원은 전망대에 1인용 텐트를 펼치고 각자 야영했다. 이튿날 송씨가 텐트에서 사라진 것을 알아챈 산악회 회원은 산에서 내려와 ‘같이 야영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한 회원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송씨가 보이지 않아서 먼저 하산한 것으로 생각했다”며 “주차장에 내려갔는데 송씨 차가 그대로 있어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와 신고자 사이에 원한이나 금전 관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여러 정황에 비춰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반가워요 퍼기” 뇌출혈 극복하고 올드 트래퍼드 찾은날 맨유 무승부

    “반가워요 퍼기” 뇌출혈 극복하고 올드 트래퍼드 찾은날 맨유 무승부

    지난 5월 뇌출혈 관련 수술을 받고 최근 건강을 되찾은 알렉스 퍼거슨(77)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올드 트래퍼드를 찾아 관중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관중은 기립박수로 명장을 맞았다. 퍼거슨 감독은 22일(현지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맨유와 울버햄튼 경기가 열린 올드 트래퍼드를 찾았다. 팬들의 쾌유를 기원하는 성원에 “꼭 맨유 경기를 보러 돌아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관중석에 자리한 퍼거슨 전 감독은 환한 표정으로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는 등 건강한 모습이었다. 1986∼2013년 맨유를 이끌며 명장으로 이름을 날린 퍼거슨 전 감독은 5월 뇌출혈 증세로 응급수술을 받은 뒤 깨어나자마자 아들인 대런 퍼거슨(46)이 이끄는 3부리그 팀 동커스터 로버스의 경기 결과를 물은 데 이어 맨유 얘기를 꺼내며 경기장을 찾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져 축구와 맨유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7월에는 맨유 구단을 통해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자신을 응원해 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팀을 보러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약 두 달 만에 약속을 지킨 그는 “오랜 여정이었다. 나아지고 있다”면서 “4월 아스널과의 경기 이후 돌아왔는데, 조금 긴장이 된다. 경기장에 돌아와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제가 있던 병원에 수많은 편지가 왔고, 지금도 오고 있다고 한다. 믿을 수 없을 정도”라면서 “이메일이나 메시지, 집으로도 카드가 오는데 정말 놀랍다”며 쾌유를 빌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편 최근 2연승을 달렸던 맨유는 울버햄튼과 1-1로 비겨 명장이 그라운드를 찾은 의미를 퇴색시켰다. 조제 모리뉴 맨유 감독은 경기 내용에 실망을 표시하며 “벌 받을 만했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취객에 폭행당했던 고 강연희 소방경 ‘순직’ 인정

    취객에 폭행당했던 고 강연희 소방경 ‘순직’ 인정

    취객에게 폭행당한 지 한달 만에 숨진 전북 익산소방서 소속 강연희 소방경에 대해 순직이 인정됐다. 전북소방본부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공무원연금급여심의회를 열어 심의한 결과, 강연희 소방경의 순직을 인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지난달 30일 이런 내용을 전북소방본부에 보내왔다. 강연희 소방경은 지난 4월 2일 오후 1시 20분쯤 익산시의 한 종합병원 앞에서 취객 윤모(47)씨가 휘두른 손에 맞았다. 이로부터 사흘 뒤 구토와 경련 등 뇌출혈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한달 만에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강연희 소방경의 사인은 취객 폭행과는 다소 관련성이 옅은 뇌동맥류 파열 및 이후 발생한 합병증(심장 등의 다장기부전)이었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비정상적으로 부풀어오르는 혈관 질환이다. 하지만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그가 공무 중에 숨졌고, 뇌동맥류 파열이 직무 수행과도 관련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말 강연희 소방경의 유족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순직 가결서를 전달받았다. 위험직무순직이 인정되면 유족이 더 많은 보상금과 연금을 지급받고, 고인 또한 현충원에 안장될 수도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효열 작가 “순직한 집배원에게 국화꽃 한 송이 부칩니다”

    이효열 작가 “순직한 집배원에게 국화꽃 한 송이 부칩니다”

    [100초 인터뷰] ‘국화꽃 한 송이 부칩니다’ 캠페인의 주인공 이효열 작가 인터뷰지난 1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우체통에 국화꽃 한 송이와 편지 한 장이 꽂혀 있었다. 편지에는 “우체국 토요 택배로 인해 순직한 집배원들에게 국화꽃 한 송이 부칩니다.”라는 글이 있었다. 이는 설치미술가 이효열 작가의 작품이다. 그를 지난 14일 본사 3층 회의실에서 만났다. 이효열 작가는 편지에 대해 “‘국화꽃 한 송이 부칩니다’라는 캠페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국화꽃 한 송이와 함께 ‘우체국 토요 택배로 인해 순직한 집배원들에게 국화꽃 한 송이를 부친다’는 내용의 편지를 우체통 투입구에 설치한다”며 “돌아가신 분들을 향한 추모의 의미와 무리한 근무 환경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6월 17일, 업무를 마치고 퇴근했던 한 집배원이 심정지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과도한 업무량이 원인이었다. 심지어 그는 방사능 문제를 일으킨 라돈 매트리스 수거를 위해 주말에 추가 근무자로 투입되어 쉬지도 못하고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전국에서 업무 중 혹은 과로로 집에서 자다가 숨지는 집배원들이 지난해에만 19명에 달한다. 올해도 벌써 집배원이 15명이나 숨졌다. 숨진 집배원들의 사망사유는 근무 중 교통사고나 뇌출혈, 심근경색이 주를 이룬다. 이제 집배원들의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근무여건이 수면 위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이효열 작가는 “집배원의 사망 원인 중 가장 큰 이유가 토요 택배 시행으로 생각된다”며 “처음에는 토요 택배를 우정사업본부 산하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맡아서 시행했다. 하지만 현재는 비정규직 위탁배달원들이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인원 충원이 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떠넘기는 바람에 많은 비정규직 집배원들이 연이어 사망하고 있다. 이슈가 되지 않는 것 같아 많이 답답해서 이런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이 문제가 공론화 되어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이 작가는 ‘국화꽃 한 송이 부칩니다’라는 이 캠페인에 대해 “소수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건강한 사회가 된다고 생각한다. 피해 받는 소수는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어머니, 형제”라며 “소수가 모여 다수가 된다는 것을 기억하고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와 배려의 필요성을 인지하면 좋겠다”고 개선 바람을 전했다. 끝으로 이 작가는 “가끔 택배가 조금 늦거나 불편할 때가 있겠지만, 시민들이 이런 상황을 잘 이해를 해주고, 지금보다 더 따뜻한 시선으로 대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는 집배원을 향해 따뜻한 시선을 부탁했다. 한편 이효열 작가는 계절마다 특별한 캠페인을 진행한다. 겨울이면 버스정류장 의자에 노란 방석을 설치해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선물하는 ‘네모난 봄’을, 여름에는 그늘막 쉼터에 양산을 설치하는 ‘우리의 그늘’이란 이름의 캠페인이다. 현재 그는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해요’라는 자살예방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손진호, 문성호, 김민지 기자 nasturu@seoul.co.kr
  • “날 때린 그놈, 출소하면…” 보복범죄 공포에 떨고 있습니까

    “날 때린 그놈, 출소하면…” 보복범죄 공포에 떨고 있습니까

    지난해 2월 한 남성에게 ‘흉기 협박’과 함께 폭행을 당한 50대 여성 A씨는 이후 극심한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구속됐던 가해자의 출소일이 다가오면서 혹시나 보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A씨는 정신과 치료에도 불안감이 호전되지 않자 가해자 출소 2개월 전인 지난 1월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곧바로 가해자가 A씨의 주소를 알아내지 못하도록 가해자를 상대로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 제한 서비스를 신청했다. 또 A씨에 대한 6개월 밀착 관리에 돌입했다.40대 여성 B씨는 지난 3월 남성에게 골프채로 맞아 뇌출혈 증세에 갈비뼈와 폐가 손상돼 병원에 실려 갔다. 경찰은 가해자의 보복폭행을 우려해 B씨를 다른 입원실로 옮기고 신변보호에 나섰다. 그런데 B씨는 경찰관에게 “맞았다는 진술은 허위였다”며 합의서와 가해자 처벌 불원서를 제출하고선 퇴원해 버렸다. 그로부터 8일 뒤 B씨는 경찰관에게 “가해자의 강요와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허위로 합의서와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다”면서 “가해자의 감시가 심해 경찰 전화도 못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강력 범죄 피해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보복범죄’다. 가해자가 복역 후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생각이 주는 공포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보복범죄는 실제로도 하루 이틀 사이에 한 건꼴로 일어나고 있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보복상해·폭행·협박 등 보복범죄는 2015년 346건, 2016년 328건, 2017년 257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200~300건 안팎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피해자도 2015년 1105명에서 지난해 6675명으로 2년 사이 6배가량 늘었다. 올해는 1월부터 8월까지 6116명에 달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5413명(88.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가 1963명(32.1%)으로 가장 많았다. 신변보호 기간은 통상 3개월 이내로 설정된다. 요청인의 희망과 경찰의 판단에 따라 연장도 가능하다. 신변보호 조치로는 피해자의 자택과 직장에 폐쇄회로(CC)TV 설치, 비상 호출 기능이 있는 ‘스마트워치’ 제공, 출퇴근 시 경호, 차량 번호 등 개인정보 변경, 임시 숙소·보호시설 인계 등 10가지가 있다. 사안의 긴급성, 가해자의 상습성 여부에 따라 경찰의 지원도 달라진다. 경찰청은 지난해부터 전국 각 경찰서에 피해자전담경찰관 배치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87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내년에 167명의 정원이 추가로 확보되면 전국 모든 경찰서에서 전담 경찰관을 통한 보복범죄 예방 서비스가 이뤄지게 된다. 서울을 비롯해 치안 수요가 많은 대도시의 경찰서에는 전담경찰관을 2~3명씩 배치할 계획이다. 신변보호 요청이 제기된 가해자에게는 보복 목적 범죄 시 엄벌에 처한다는 내용의 경고장이 발송된다. 보복범죄자에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이 적용되며, 최대 사형·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아버지를 감당 못한 저는 루저입니다…평생 죄를 반성하겠습니다”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아버지를 감당 못한 저는 루저입니다…평생 죄를 반성하겠습니다”

    ⑧ 함께 풀어야 하는 과제 <끝> 에필로그-김민준씨 항소심 최후 변론여기 아버지를 주먹으로 때려 숨지게 한 28세 청년이 있습니다. 13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아들 혼자서 돌보다 벌어진 비극입니다. 천륜을 저버린 범죄지요. 그가 저지른 일의 결과를 보면 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기자는 취재를 하면 할수록 이 청년을 향해 돌팔매를 던지는 일에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절망으로 몇달 사이 백발이 된 어머니의 기막힌 사연을 듣고 하기 쉬운 손가락질이 온당한가를 고민해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가족은 살려고 노력한 죄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십수년 간병에 지쳐 본인은 우울증에 걸렸고, 이를 모른 척할 수 없었던 아들이 2년 전부터 간병을 도맡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똑똑해 줄곧 반장을 해 왔고, 과외 없이 명문대에 입학한 아들이었습니다. 간신히 오른손만 움직이는 아버지에게 아들은 잘했습니다. 사건 전날도 부친을 업고 아버지가 좋아하는 막국수를 먹으러 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뇌출혈 후유증으로 5살 아이 수준으로 돌아간 아버지의 행동을 온전히 감당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하루 4번, 알약 17개를 먹이면서 ‘먹기 싫다’고 떼쓰고 소리 지르는 아버지에게 순간 화가 치밀었는지 모릅니다. 이 청년은 결국 법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남았지만 형이 줄거나 무죄가 선고될 확률은 희박합니다. 청년을 편들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지난 7월 이 청년이 항소심 최후 변론에서 고통스럽게 내뱉은 고백의 말을 함께 나누고 고민하고 싶습니다. 이를 끝으로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을 마무리 짓습니다. “우선 이런 나쁜 죄를 저질(울먹임)…정말 죄송합니다. 생활이 너무 어렵고 힘들어서 저거(제 감정)를…통제할 수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희의 기본적인 의식주 생활이 안정되지 못해 늘 불안했습니다. 이겨 내지 못하고…제 아버지를 잘 보살피지 못한 점 너무 부끄럽고, 미안하고, 후회됩니다.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평생 죄를 뉘우치고 반성하겠습니다. 꼭 의사가 돼서 아프고 힘든 사람들을 치료하며, 도우며 사회의 일원으로 사람이 되겠습니다. 처음 사건 조사받으며 제 가족에게 생긴 일이 믿기지 않았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건 어쩌면 꿈이라고 생각하면서 아버지의 상황을 부정해서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의 조사 태도에 대해서도 늦었지만 사죄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자주 너무 슬펐습니다. 외로웠고, 위로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침묵). 저 혼자서 버티기엔 버거웠고 비참했습니다. 가족과 함께하고 싶었던 일들이 가슴속에 가득했는데…눈앞에 처해 있는 제 상황들을 이겨 내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고통을 버텨야 했고 힘겹게 살아 냈어야 했습니다. 저는 결국 루저입니다. 제가 잘못한 점들은 변명의 여지가 하나도 없습니다. 저를 낳아 주신 부모님께 못난 모습을 보이고 큰 죄를 지었습니다. 면목이 없습니다. 평생 사죄하고 반성해 반드시 이로운 사람이 되겠습니다. 제가 지은 죄를 절대 잊지 않고 반성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2018년 김민준(가명) 올림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장애 아들 돌본 40여년, 살아도 산 게 아니었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장애 아들 돌본 40여년, 살아도 산 게 아니었어

    발달장애 아들 둔 허강원씨의 삶그날 힘없이 무너져 내린 건 아들의 몸뚱이만이 아니었다. 허강원(73·가명)씨의 실낱같은 희망도 함께였다. 발달장애(지적장애 1급·다운증후군)로 불혹의 나이에 키가 150㎝에서 멈춰버린 큰 아들은 질뚝거렸지만 걸어는 다녔다. 아들이 혼자 걷는다는 건 그 이상의 의미였다. 대소변을 혼자서 가리고, 밥이 있는 곳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노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돌봄의 한계치이기도 했다. 허씨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밥 먹자”고 큰아들을 불렀다. 큰아들은 기우뚱하더니 서지 못하고 엎드렸다. 식탁으로 기어 오기 시작했다. 역설적이게도 그 순간 밤잠 못 이루며 끙끙댔던 고민들이 명쾌해졌다. ‘그래 같이 죽자’. 한씨는 2015년 4월 15일 집 안방에서 자던 큰아들(당시 41)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쳤다.“지나고 보니 사는 게 그늘이 많았어. 안 해 본 사람은 몰라. 간병이라는 게 매스컴에 나오는 그런 것과는 많이 달라.” 유난히 태양이 뜨겁던 지난 7월 31일, 허씨를 서울 그의 집 앞에서 마주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흘렀지만, 세상과 등진 그의 삶이 달라진 건 크게 없어 보였다. “이젠 눈에 보이지 않잖아. 노력도 많이 했고…. 지나간 일이니까”라며 애써 태연했다. 긴 설득 끝에 그의 집 앞에서 지난 삶에 대해 들었다. 아내는 강남구의 한 빌딩에 청소일을 하러 갔고, 작은아들은 결혼 후 따로 살고 있어 때마침 그는 혼자였다. 허씨는 이미 끝난 일이라며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한편으로 여지는 남겼다. 노인의 얼굴에 쓴웃음이 내려앉았다. “그래. 그때 예감했어. 차라리 죽었어야 했어.” 큰아들은 아내가 임신한 지 9개월째 되는 날 태어났다. 수술할 돈이 없어 산파에게 부탁했다. 어렵사리 아이는 엄마의 자궁 밖으로 나왔지만, 한동안 숨을 쉬지 못했다. 산파는 도망갔고, 아내가 급한 맘에 아이의 발을 잡고 들어 올려 엉덩이를 때렸다. 기적처럼 큰아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어렵게 살아났지만 아이는 약했다.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 등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겼다. 다섯 살이 됐지만 서지 못했다. 다운증후군, 지적장애 1급이라고 했다. “요즘 눈으로 생각해 보면 장애를 둔 아이를 키우는 게 짜증 날 일도 아니잖아. 근데 사는 재미가 없었어. 희망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지.” 허씨는 강원도 대관령에서 나고 자랐다. 25살 경기 동두천 내 미군부대에서 군생활을 했고, 전역하고 서울에 정착했다. 28살 아내와 혼인해 다음해 큰아들을 가졌다. 찢어지게 가난했다. 서울 중랑구 근처 면도칼 공장에서 일했는데, 벌이가 시원치 않았다. 가진 기술이 없으니 막노동이나 다름없었다. 없이 살았지만 큰아들의 장애가 나을 거라는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 집 근처에 장애인 특수학교가 없어 수소문 끝에 인천 부평에 있는 학교에 보냈다. 그때만 해도 먹고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적지 않은 부모들이 발달장애 아동의 교육을 포기하던 때다. 10개월쯤 지나서였을까. 특수학교를 찾아가 선생님에게 밥을 대접했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게 있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야속했다. “나아지는 것 없다”는 말에 작은 희망조차 사라졌다. 없는 살림에 매달 쌀 한 가마니 값을 치러 가며 학교를 보냈지만, 그럴 이유도 사라졌다. ‘발달장애는 질병과 달리 낫지 않는다’, 이 사실을 모르는 부모는 없다. 머리는 알지만, 가슴은 이해할 수 없었다. 첫 겨울방학을 기점으로 아이는 집으로 돌아왔다. 첫째가 잘하는 건 집에서 텔레비전 보기였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텔레비전을 틀어 주면 온종일 봤다. 말은 대충 알아들었고, 간신히 걸어 똥오줌은 가렸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아이가 흘린 김칫국물을 닦고, 국물이 묻은 옷을 벗기고, 발버둥 치는 몸을 씻기는 일은 40여년을 해도 즐겁지 않았다. 큰아들을 돌보느라 나들이 한 번 제대로 가 본 적 없었다. 아이를 돌봐야 하니 일을 마치고 퇴근해도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했다. 큰아들이 어렸을 땐 집에 놀러 오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이가 성인이 되고 나선 이웃도, 친구도 모두 사라졌다. “또래들이 태권도복 입고 태권도장 가는 모습을 보잖아요. 우리 아이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찔찔찔 하는데, 사람 눈 뒤집히지. 행복할 수가 있나.” 우울증이 찾아왔다. 술만 마시면 눈물을 흘리며 비관했다. 남들한테 추한 꼴을 보이기 싫어 술도 담배도 끊었다. 이게 벌써 수십년 전이다. 언제나 단정하게 보이려고 했지만, 남들은 늘 추하게만 보는 것 같았다. 사실 큰아들 밥 차려 주고 거두는 건 힘들지 않았다. 그냥 큰아들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공원에 가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얘기의 끝은 늘 아들, 딸, 며느리 얘기였다. 그럴 때마다 할 얘기가 없어서 소심해졌다. 5살 터울인 작은아들에게도 형은 굴레였다. 장애를 둔 형 때문에 파혼을 당하기도 했다. 부모가 죽고 없으면 형을 돌볼 수 있는 가족은 동생뿐이지 않냐며 상대편 부모가 반대했다. 부모의 마음은 미어졌다. “부모들 모임도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가는 거야.” 그는 인터뷰 도중 자주 엄지와 검지를 말아 쥐었다. 돈을 뜻하는 손짓이었다. 결국 돌보는 노동에서 벗어나고자 아이를 센터에 보내는 것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경제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허씨 내외는 경제적으로 늘 허덕였다. 맞벌이를 해 봐야 시원치 않았다. 아내는 아이를 낳고 빌딩 청소일을 해 왔고, 허씨는 여러 공장을 전전하다가 60세에 환경미화원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후 빌딩 경비 일도 했지만, 2교대 근무 탓에 큰아들을 돌봐 줄 사람이 없어 금방 그만뒀다. “밥 먹다가 숟가락을 딱 떨어뜨렸어.” 그 사건이 발생하기 약 1년 전 허씨는 뇌출혈 선고를 받았다. 식사를 하다가 손에 힘이 없어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었더니 뇌경색이 발견됐다. 이미 고혈압과 협심증, 류머티즘 관절염, 척추 디스크, 수면장애 등을 앓고 있었지만 뇌출혈은 느낌이 달랐다. 곧 죽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큰아들은 누가 돌봐야 할지 걱정부터 앞섰다. 잘못된 생각이 들었다. 큰아들과 함께 죽는 게 모두를 위해 최선이 아닐까 하는 믿음도 생겼다. 고민이 깊어질 무렵, 걷지 못하는 아들의 모습을 봤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팽팽하던 긴장의 사슬은 톡 끊어졌다. “아들을 망치로 내리쳤소. 규남이는 내가 데리고 갑니다. 정선희 당신을 만나 한평생 잘 지냈소. 규남이에겐 입이 열개여도 할 말이 없소이다.”(유서 전문) 2015년 4월 15일 새벽 6시쯤, 아내가 일을 나간 것을 확인하고 망치로 아들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 회한이 몰아치기 전에 유서를 썼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수면제 수십알을 들이켰다. 정신을 잃기 전에 아파트 복도 밖으로 뛰어내리려고 했다. 중간쯤 갔을까. 허씨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렇게 질긴 목숨은 끝나지 않았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내가 남편을 발견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다. 허씨는 3일간 혼수상태를 오갔지만, 끝내 깨어났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다만 5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법원은 허씨가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을 수십년간 정성 들여 보살펴 온 점을 인정했다. 고령이고 지병이 있고, 남은 가족을 생각해 맏아들을 살해했다는 점 등도 참작했다. 그는 돈 때문에 큰아들을 마음껏 못 가르친 게 한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많지 않지만 월 1만~2만원씩 발달장애 아동 단체에 기부금을 낸다. “내가 어려움을 겪어 봤으니까. 그런 애들 불쌍하잖아…. 집사람이 일을 그만두면 이나마 못 하겠죠.”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불혹의 장애아들 돌보던 뇌경색 부친 “가자, 같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불혹의 장애아들 돌보던 뇌경색 부친 “가자, 같이”

    ●발달장애 자식에게 둔기 든 애끊는 父情 그날 힘없이 무너져 내린 건 아들의 몸뚱이만이 아니었다. 허강원(73·가명)씨의 실낱같은 희망도 함께였다. 발달장애(지적장애 1급·다운증후군)로 불혹의 나이에 키가 150㎝에서 멈춰버린 큰 아들은 질뚝거렸지만 걸어는 다녔다. 아들이 혼자 걷는다는 건 그 이상의 의미였다. 대소변을 혼자서 가리고, 밥이 있는 곳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노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돌봄의 한계치이기도 했다. 허씨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밥 먹자”고 큰아들을 불렀다. 큰아들은 기우뚱하더니 서지 못하고 엎드렸다. 식탁으로 기어 오기 시작했다. 역설적이게도 그 순간 밤잠 못 이루며 끙끙댔던 고민들이 명쾌해졌다. ‘그래 같이 죽자’. 한씨는 2015년 4월 15일 집 안방에서 자던 큰아들(당시 41)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쳤다. “지나고 보니 사는 게 그늘이 많았어. 안 해 본 사람은 몰라. 간병이라는 게 매스컴에 나오는 그런 것과는 많이 달라.” 유난히 태양이 뜨겁던 지난 7월 31일, 허씨를 서울 그의 집 앞에서 마주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흘렀지만, 세상과 등진 그의 삶이 달라진 건 크게 없어 보였다. “이젠 눈에 보이지 않잖아. 노력도 많이 했고…. 지나간 일이니까”라며 애써 태연했다. 긴 설득 끝에 그의 집 앞에서 지난 삶에 대해 들었다. 아내는 강남구의 한 빌딩에 청소일을 하러 갔고, 작은아들은 결혼 후 따로 살고 있어 때마침 그는 혼자였다. 허씨는 이미 끝난 일이라며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한편으로 여지는 남겼다. 노인의 얼굴에 쓴웃음이 내려앉았다. “그래. 그때 예감했어. 차라리 죽었어야 했어.” 큰아들은 아내가 임신한 지 9개월째 되는 날 태어났다. 수술할 돈이 없어 산파에게 부탁했다. 어렵사리 아이는 엄마의 자궁 밖으로 나왔지만, 한동안 숨을 쉬지 못했다. 산파는 도망갔고, 아내가 급한 맘에 아이의 발을 잡고 들어 올려 엉덩이를 때렸다. 기적처럼 큰아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어렵게 살아났지만 아이는 약했다.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 등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겼다. 다섯 살이 됐지만 서지 못했다. 다운증후군, 지적장애 1급이라고 했다. “요즘 눈으로 생각해 보면 장애를 둔 아이를 키우는 게 짜증 날 일도 아니잖아. 근데 사는 재미가 없었어. 희망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지.” ●장애 아들 돌본 40여년, 살아도 산 게 아니었어허씨는 강원도 대관령에서 나고 자랐다. 25살 경기 동두천 내 미군부대에서 군생활을 했고, 전역하고 서울에 정착했다. 28살 아내와 혼인해 다음해 큰아들을 가졌다. 찢어지게 가난했다. 서울 중랑구 근처 면도칼 공장에서 일했는데, 벌이가 시원치 않았다. 가진 기술이 없으니 막노동이나 다름없었다. 없이 살았지만 큰아들의 장애가 나을 거라는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 집 근처에 장애인 특수학교가 없어 수소문 끝에 인천 부평에 있는 학교에 보냈다. 그때만 해도 먹고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적지 않은 부모들이 발달장애 아동의 교육을 포기하던 때다. 10개월쯤 지나서였을까. 특수학교를 찾아가 선생님에게 밥을 대접했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게 있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야속했다. “나아지는 것 없다”는 말에 작은 희망조차 사라졌다. 없는 살림에 매달 쌀 한 가마니 값을 치러 가며 학교를 보냈지만, 그럴 이유도 사라졌다. ‘발달장애는 질병과 달리 낫지 않는다’, 이 사실을 모르는 부모는 없다. 머리는 알지만, 가슴은 이해할 수 없었다. 첫 겨울방학을 기점으로 아이는 집으로 돌아왔다. 첫째가 잘하는 건 집에서 텔레비전 보기였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텔레비전을 틀어 주면 온종일 봤다. 말은 대충 알아들었고, 간신히 걸어 똥오줌은 가렸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아이가 흘린 김칫국물을 닦고, 국물이 묻은 옷을 벗기고, 발버둥 치는 몸을 씻기는 일은 40여년을 해도 즐겁지 않았다. 큰아들을 돌보느라 나들이 한 번 제대로 가 본 적 없었다. 아이를 돌봐야 하니 일을 마치고 퇴근해도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했다. 큰아들이 어렸을 땐 집에 놀러 오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이가 성인이 되고 나선 이웃도, 친구도 모두 사라졌다. “또래들이 태권도복 입고 태권도장 가는 모습을 보잖아요. 우리 아이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찔찔찔 하는데, 사람 눈 뒤집히지. 행복할 수가 있나.” 우울증이 찾아왔다. 술만 마시면 눈물을 흘리며 비관했다. 남들한테 추한 꼴을 보이기 싫어 술도 담배도 끊었다. 이게 벌써 수십년 전이다. 언제나 단정하게 보이려고 했지만, 남들은 늘 추하게만 보는 것 같았다. 사실 큰아들 밥 차려 주고 거두는 건 힘들지 않았다. 그냥 큰아들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공원에 가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얘기의 끝은 늘 아들, 딸, 며느리 얘기였다. 그럴 때마다 할 얘기가 없어서 소심해졌다. 5살 터울인 작은아들에게도 형은 굴레였다. 장애를 둔 형 때문에 파혼을 당하기도 했다. 부모가 죽고 없으면 형을 돌볼 수 있는 가족은 동생뿐이지 않냐며 상대편 부모가 반대했다. 부모의 마음은 미어졌다. “부모들 모임도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가는 거야.” 그는 인터뷰 도중 자주 엄지와 검지를 말아 쥐었다. 돈을 뜻하는 손짓이었다. 결국 돌보는 노동에서 벗어나고자 아이를 센터에 보내는 것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경제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허씨 내외는 경제적으로 늘 허덕였다. 맞벌이를 해 봐야 시원치 않았다. 아내는 아이를 낳고 빌딩 청소일을 해 왔고, 허씨는 여러 공장을 전전하다가 60세에 환경미화원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후 빌딩 경비 일도 했지만, 2교대 근무 탓에 큰아들을 돌봐 줄 사람이 없어 금방 그만뒀다. “밥 먹다가 숟가락을 딱 떨어뜨렸어.” 그 사건이 발생하기 약 1년 전 허씨는 뇌출혈 선고를 받았다. 식사를 하다가 손에 힘이 없어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었더니 뇌경색이 발견됐다. 이미 고혈압과 협심증, 류머티즘 관절염, 척추 디스크, 수면장애 등을 앓고 있었지만 뇌출혈은 느낌이 달랐다. 곧 죽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큰아들은 누가 돌봐야 할지 걱정부터 앞섰다. 잘못된 생각이 들었다. 큰아들과 함께 죽는 게 모두를 위해 최선이 아닐까 하는 믿음도 생겼다. 고민이 깊어질 무렵, 걷지 못하는 아들의 모습을 봤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팽팽하던 긴장의 사슬은 톡 끊어졌다. “아들을 망치로 내리쳤소. 규남이는 내가 데리고 갑니다. 정선희 당신을 만나 한평생 잘 지냈소. 규남이에겐 입이 열개여도 할 말이 없소이다.”(유서 전문) 2015년 4월 15일 새벽 6시쯤, 아내가 일을 나간 것을 확인하고 망치로 아들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 회한이 몰아치기 전에 유서를 썼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수면제 수십알을 들이켰다. 정신을 잃기 전에 아파트 복도 밖으로 뛰어내리려고 했다. 중간쯤 갔을까. 허씨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렇게 질긴 목숨은 끝나지 않았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내가 남편을 발견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다. 허씨는 3일간 혼수상태를 오갔지만, 끝내 깨어났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다만 5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법원은 허씨가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을 수십년간 정성 들여 보살펴 온 점을 인정했다. 고령이고 지병이 있고, 남은 가족을 생각해 맏아들을 살해했다는 점 등도 참작했다. 그는 돈 때문에 큰아들을 마음껏 못 가르친 게 한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많지 않지만 월 1만~2만원씩 발달장애 아동 단체에 기부금을 낸다. “내가 어려움을 겪어 봤으니까. 그런 애들 불쌍하잖아…. 집사람이 일을 그만두면 이나마 못 하겠죠.”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국제 비엔날레 첫 한국인 수상 설치미술가 전수천 작가 별세

    국제 비엔날레 첫 한국인 수상 설치미술가 전수천 작가 별세

    국제 비엔날레에서 한국인으로 처음 수상하며 우리 미술을 세계에 알렸던 설치미술가 전수천 작가가 4일 새벽 1시 20분쯤 별세했다. 71세. 전 작가는 지난해 12월 발병한 뇌출혈이 재발하며 올 4월까지 다섯 차례 수술을 받았다. 부인 한미경씨는 이날 오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남편이 병세가 좋아질 줄 알고 주변에 알리지 않았으나 후유증을 이기지 못했다. 병원에서 투병하며 작품을 챙겨 보낸 지난 6월 영국 런던 주영한국문화원 전시가 마지막 전시가 됐다”고 말했다. 전 작가는 한국인으로는 처음 이탈리아 베네치아비엔날레에서 우수상에 해당하는 특별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고인은 베네치아비엔날레에 처음으로 한국관이 마련된 1995년 ‘방황하는 혹성들 속의 토우-그 한국인의 정신’으로 특별상을 수상했고,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도 선정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과 동시에 미술원 교수로 임용돼 2011년 퇴임 때까지 후학을 길러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한미경씨가 있다. 빈소는 전북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6일 오전 8시. (063)250-2452.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한국인 첫 비엔날레 수상으로 우리 미술 세계에 알린 전수천 작가 별세

    한국인 첫 비엔날레 수상으로 우리 미술 세계에 알린 전수천 작가 별세

    국제 비엔날레에서 한국인으로 처음 수상하며 우리 미술을 세계에 알렸던 설치미술가 전수천 작가가 4일 새벽 1시 20분쯤 별세했다. 71세. 전 작가는 지난해 12월 발병한 뇌출혈이 재발하며 올 4월까지 다섯 차례 수술을 받았다. 부인 한미경 씨는 이날 오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남편이 병세가 좋아질 줄 알고 주변에 알리지 않았으나 후유증을 이기지 못했다. 병원에서 투병하며 작품을 챙겨보낸 지난 6월 영국 런던 주영한국문화원 전시가 마지막 전시가 됐다”고 말했다. 전 작가는 한국인으로는 처음 이탈리아 베네치아비엔날레에서 우수상에 해당하는 특별상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전북 정읍 출신인 고인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졸업 이후 학업을 포기했다가 뒤늦게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베트남전에 참전해 모은 돈으로 일본 유학을 떠나 무사시노 미술대 회화과를 수료하고 와코대 예술학과를 졸업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페인트칠, 초상화 그려주기 등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미국 뉴욕의 프랫 대학원을 다녔다.고인은 베네치아비엔날레에 처음으로 한국관이 마련된 1995년 ‘방황하는 혹성들 속의 토우-그 한국인의 정신’으로 특별상을 수상했고, 그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도 선정됐다. 당시 고인은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받은 뒤 “우리 목소리가 담긴 작품으로 상을 받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면서 “서구적인 영향에서 벗어난 동양적, 한국적 요소가 강한 작품이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인정받고 평가받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2005년에는 미국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7박 8일 동안 흰 천으로 덮은 열차를 타고 북미 대륙을 횡단하는 ‘움직이는 드로잉-영원한 민족 비전의 선’ 프로젝트를 펼치며 한국 미술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고인은 또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과 동시에 미술원 교수로 임용돼 2011년 퇴임 때까지 후학을 길러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한미경 씨가 있다. 빈소는 전북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6일 오전 8시. (063)250-2452.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간병살인 154人의 고백] 간병은 전쟁이다, 죽어야 끝나는

    [간병살인 154人의 고백] 간병은 전쟁이다, 죽어야 끝나는

    #피해자 평균 나이 64.2세, #간병기간 6년 5개월, #부부간 살해, #다툼에 따른 우발적 범행, #10명 중 6명 독박간병, #10명 중 4명 목조름.지난 10여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간병살인’ 사건의 핵심 키워드다. 피해자 대부분이 노인이었고, 가해자와는 한때 100년 해로를 약속한 사이였다. 병마와 싸우기를 6년 5개월, 자식들의 도움 없이 서로에게 의지하다 한순간 절망과 분노를 견디지 못해 남편은 아내의 목을 졸랐다. 키워드를 따라가다 보면 ‘노노(老老)간병’으로 귀결된다. 서울신문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간병살인 사건 판결문 108건을 입수해 심층분석했다. 악순환을 막기 위해 개별 사건의 특수성보다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보편성에 주목하고 싶었다. 죽음의 순간은 사건 피해자 모두 제각각이었지만, 죽음에 이르기까지 공통분모는 분명히 존재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언론 보도 내용을 분석하거나, 일부 판결문을 분석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대규모 심층분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74% ●아들과 남편의 범행 압도적 간병살인에도 힘의 논리는 또렷하게 나타났다. 가해자는 가족 중 남성인 경우가 80건(74.1%)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아들(38건, 35.2%)인 비중이 가장 높았고, 남편(25건, 23.1%)이 뒤를 이었다. 아내와 딸은 각각 14.8%, 2.8%에 그쳤다. 피해자 역시 힘이 약한 순이었다. 아내가 25건(23.1%), 어머니가 22건(20.4%), 아버지가 19건(17.6%), 남편이 16건(14.8%)이었다. 가해자 평균 나이는 56.9세인 반면, 피해자 평균 나이는 64.2세로 더 고령이었다. 피해자들이 앓은 질병 가운데 노인성 질환의 비중은 높았다. 치매가 58건(53.7%), 뇌혈관 질환이 16건(14.8%)이었다. 교통사고 후유증이 7건(6.5%), 지체장애가 6건(5.6%)이었다. 피해자의 일상생활 가능 여부를 알아봤더니, 간병인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대소변 못 가림)가 46.3%나 됐고, 전적인 보호가 필요한 경우(식물인간 수준)가 14.8%였다. 스스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건은 38.%였다. 가해자 35.2%도 우울증 외에 다른 질병을 앓고 있었다. 뇌혈관 질환이 7명(17.9%), 치매가 5건(11.5%), 노환이 5건(12.8%)이었다. 특히 가족 내에 혼자서 환자를 돌봐야 하는 ‘독박간병’은 64건(59.3%)이나 됐다. 33% ●‘3년 미만’ 간병인 범행 최다 범행에 이르는 데 걸린 평균 간병기간은 6년 5개월이다. 비중만 보면 3년 미만이 36건(33.3%)으로 가장 높았다. 간병기간이 짧다고 환자를 돌보기 수월하거나 간병의 스트레스가 가벼운 것은 아닌 셈이다. 환자를 간호한 지 한 달 만에 환자를 살해하는 때도 6건(5.6%) 있었다. 오롯이 간병 문제라기보다는 평소 다양한 이유로 불만이 쌓여 오다가 간병 스트레스가 뇌관이 돼 폭발한 경우가 많았다. 범행 수법으로는 목조름 방식이 41건(38.0%)으로 가장 많았다. 문모(55·여)씨는 2012년 6월 24일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을 돌보다 다음달 10일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 배경엔 남편의 무책임이 있었다. 남편은 가정을 돌보지 않고 약 20년 전 집을 나갔다가 뇌출혈로 쓰러져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치매까지 걸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자 결국 남편을 살해하고야 말았다. 물론 간병기간이 길어졌을 때 간병살인 가능성이 커지는 건 자연스러운 이치다. 가해자의 범행 결심 배경에 ‘장기간 간병에 따른 낙담’이 41건(38.0%)이나 됐다.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았다. 간병살인 52건(48.1%)에서 가해자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국선 변호인을 선임한 사례도 61건(56.5%)이나 됐다. 통상 형사사건의 경우 국선 변호인 선임 비율은 30% 남짓이다. 이에 비하면 국선 변호인 선임 비율이 20% 포인트 정도 높은 셈이다. 우리 법원은 피고인이 구속되거나 70세 이상이면서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하면 직권으로 국선 변호인을 선정하고 있다. 또 변호사를 선임할 돈이 없을 땐 피고인의 청구에 의해 국선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 범행 결심 사유 중 ‘다툼에 따른 순간적 분노’가 42건(38.9%)으로 가장 많았다는 것도 눈에 띈다. 돌봄이 필요한 환자와 다툴 일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치부하는 건 간병을 경험해보지 못한 자들의 편견이다. 식사와 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대소변을 벽에 묻혔다는 이유로, 섭섭한 말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간병 현장은 매일 전쟁터다. 가해자만 피해자를 폭행(26건, 24.1%)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폭행(36건, 33.3%)하는 경우가 더 빈번하다. 특히 치매에 걸리면 평상시 없던 폭력성이 나타난다. 범행 결심의 주요 이유 중 폭력, 가출 등 다양한 치매 증상에 지쳐서(35건, 32.4%)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폭언을 퍼붓는 건 예사고, 의처증과 의부증 증세도 발현되며, 거울에 비친 자신을 공격하기도 한다. 치매 환자가 사는 집에선 거울을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다. 박모(53)씨는 2013년 2월 어머니(87)의 머리 부위를 마구 폭행해 살해했다.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 왔는데, 어머니가 “천엽을 사왔으니 함께 먹자”며 걸레를 들이댄 것이다. 누차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그간의 스트레스가 일순간에 터져 나왔고, 혼자서 어머니를 돌보며 사는 것에 대한 회의감도 폭발했다. 박씨는 지난 1년간 성실히 어머니를 부양했지만, 결국 사소한 실랑이 때문에 천륜을 저버린 범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 이 밖에 범행 배경으로 ‘처지 비관’이 26건(24.1%), ‘자살하기에 앞서 환자부터 살해’와 ‘다른 가족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가 각각 22건(20.4%)으로 뒤를 이었다. 대부분 환자를 돌보다 자포자기를 한 경우다. 판결문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는 흔적은 곳곳에 있다. 피고인이 우울감을 호소(41.7%)하거나 수면부족을 호소(15.7%)하기도 했다. 치매환자를 돌보다 보면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아내와 56년간 원만한 결혼생활을 유지한 한모(82)씨는 2013년 8월 서울 강서구 자신의 집에서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10여년 전부터 치매와 고혈압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내를 홀로 돌봤던 그다. 범행 2~3년 전부터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렸고, 미래가 보이지 않아 범행을 결심했다. 그는 아내를 살해하고 수면제를 먹어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5.5년 ●살인죄 평균 형량의 절반 가족을 살해한 죄로 받는 평균 형량은 5년 5개월(집행유예 제외)로 집계됐다. 2009년 7월 양형기준이 시행된 이후 살인죄의 평균 형량이 약 12.1년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절반가량 낮은 형량이다. ‘5년 이상’이 35.2%로 가장 많았고, 집행유예가 34.3%, ‘3년 이상 5년 미만’이 24.1%, 3년 미만이 6.5%에 그쳤다. 존속살인 등에는 가중치가 적용되지만 법원에서 가해자의 상황을 참작했기 때문이다. 감경 요소를 보면 ‘피해자 유족의 처벌불원’이 49건(45.4%)이었고, 자수가 12건(11.1%), 심신미약 9건(8.3%), 미필적 고의 7건(6.5%), 피해자 유발이 6건(5.6%)이었다. 감경 요소가 적용되지 않은 사건은 45건(41.7%)이었다. 물론 가중 요소도 있었다.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 33건(30.6%), 존속인 피해자 32건(29.6%), 잔혹한 범행수법이 5건(4.6%)이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이정수의 덕업일치] 소방차·젝키부터 카라까지… ‘덕후의 보물섬’ DSP

    [이정수의 덕업일치] 소방차·젝키부터 카라까지… ‘덕후의 보물섬’ DSP

    H.O.T. 보다 한 세대 앞선 아이돌 ‘소방차’부터 ‘잼’까지 키운 회사 빌라 개조해 만든 사옥 들어서니 2층 회의실은 방마다 트로피 ‘빽빽’ 곳곳에 이효리 앨범 등 세월 ‘차곡’ 에이프릴·카드 못 만난 기자 ‘맴찢’1990년대 후반 국내 가요계에 1세대 아이돌 시대가 막을 올리기 훨씬 전, 태초에 SM엔터테인먼트(1989년 창립 당시 SM기획)와 DSP미디어(1991년 창립 당시 대성기획)가 있었다. 30대 중반인 기자에게 아이돌 기획사라 하면 ‘3대 기획사’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이 SM과 대성의 양대 산맥 구도지만, 3세대 아이돌을 통해 ‘덕질’의 세계에 갓 입문한 10대 팬들이라면 DSP라는 이름조차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역사를 잊은 팬에게는 미래도 없는 법. H.O.T.보다도 한 세대 앞선 한국 최초의 아이돌 그룹 소방차가 당시 한밭기획의 매니저였던 고(故) 이호연 DSP 대표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는 것만 생각해 봐도 어느 기획사보다 먼저 찾아야 할 곳이 DSP임은 자명하다.덕후 기자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DSP를 방문한 날은 지난 21일이었다. 7호선 학동역 7번 출구에서 골목으로 접어들어 완만한 오르막길을 조금 오르니 DSP미디어 간판이 붙은 회색 빌라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강남권과는 별로 인연이 없지만 이 길이 낯설지 않은 것은 지난 3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으러 나설 당시 ‘뻗치기’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이 동네에 왔던 기억 때문이었다. 이 전 대통령 자택은 DSP에서 모퉁이 하나만 돌면 되는 3분 거리에 있고, 당시 기자는 사회부 소속이었다. 4층짜리 큼직한 건물이라 ‘대문’이 있을 것 같아 두리번거렸으나 커다랗게 뚫린 문은 주차장 입구뿐 건물 한 귀퉁이의 검게 칠해진 현관문이 대문 역할을 하고 있었다. 대로변의 빌딩이 아니라 주택가 빌라 건물을 개조해 사옥으로 쓰고 있어서 나타난 특징이었다. 미리 연락한 DSP 관계자가 문을 열어 주러 내려왔다. 인사를 주고받은 후 접한 소식은 현재 DSP의 주력 아이돌 그룹인 에이프릴과 카드(KARD)가 일본 공연을 위해 바로 전날 출국했다는 비보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지난번 큐브엔터테인먼트 때처럼 우연히 아이돌들을 보는 행운이 이날은 따라 주지 않았다.사옥 내부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예쁜 케이크 모형 두 개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이맘때 파인에플(에이프릴 팬덤명)로부터 받은 에이프릴 데뷔 2주년 축하 선물이었다. 며칠 뒤면 데뷔 3주년인데 꼬박 1년을 DSP 입구에서 드나드는 이들을 반겼다니, 에이프릴의 팬 사랑이 느껴졌다.2층 회의실들은 방마다 한쪽 벽 전체가 트로피로 꽉 차 있었다. 전통의 아이돌 명가답게 젝스키스, 핑클, 클릭비, 이효리, SS501, 카라 등이 받은 가요 프로그램 1위 트로피가 셀 수도 없었다. 그중 1999년 핑클이 여자 아이돌 그룹 최초로 받은 연말 시상식 대상은 무게감이 다르게 느껴졌다. 같은 해 최고인기가요기획상 등 이호연 대표가 받은 트로피도 여럿. 1993년 혼성 그룹 잼(ZAM)이 받은 ‘신인스타상’ 메달은 DSP의 역사를 실감하게 했다.직원들의 사무 공간인 3층을 지나 녹음실 2개와 작업실 2개가 있는 4층으로 올라갔다. 나뭇결 바닥과 회색 방음벽이 아늑한 느낌을 주는 꽤 넓은 녹음실 가운데에는 마이크와 간단한 녹음장비가 놓여 있었다. 소리를 모으기 위해 위자 뒤로 펼쳐 놓은 둥근 벽이 인상적이었다. DSP가 현재의 사옥으로 이사를 한 게 2013년 1월이라고 하니 당시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카라도 이 녹음실에 자주 드나들었을 터다. 4층 개인 작업실 중 하나는 카드의 멤버 비엠의 전용 공간이다. 1층에는 안무와 보컬 연습실이 3개씩 있었는데 방문 시간이 일러서였는지 연습생은 보이지 않았다. 옥상 작은 정원 옆으로는 기다란 창고가 있었다. 먼지 낀 유리창 너머로 이효리의 옛 앨범 포스터, 여러 가수들의 앨범 등 다양한 물건들이 가득 차 있는 게 보였다. 샅샅이 뒤져 보면 DSP의 역사가 깃든 보물도 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지난 2월 별세한 이호연 대표가 뇌출혈로 쓰러진 2010년부터 DSP의 쇠락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많다. 케이팝 열풍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요즘 다른 기획사들에 비해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데뷔 3주년을 맞는 에이프릴이 꾸준한 활동으로 팬덤을 모아 가고 있고, 유일한 혼성 아이돌 그룹으로 지난해 정식 데뷔한 카드는 ‘믿고 듣는 신용 카드’라는 별명을 얻으며 해외에서 먼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19일 카드 콘서트에 온 십수명의 연습생들, 내년에 데뷔할지도 모를 그 소년들이 무대 위 선배들을 유심히 지켜보며 눈을 반짝이던 모습에서 DSP의 저력이 다시금 떠올랐다. 글 사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어린이보험에 눈 돌린 어른… 보험사는 30세까지 가입 연령 확대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장 범위까지 넓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어린이보험을 향한 ‘어른’들이 관심이 뜨겁다. 가입자 확보에 나선 보험사들도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30세까지 확대하면서 문턱을 확 낮춘 상태다.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가 올해 4월 이후 가입연령을 30세로 늘리자, 어린이보험 시장을 주도하던 현대해상도 지난 6월 22세에서 30대로 가입 가능 연령을 조정하면서 맞불을 놨다. 영업실적을 보면 4월 DB손보와 메리츠화재가 각각 16억, 14억원으로 12억 2000만원에 그친 현대해상을 앞섰지만, 6월부터는 다시 현대해상이 14억 4000만원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되찾았다. 18일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른바 ‘어른이 보험’에 가입할 적기”라면서 “나이 탓에 가입을 못했던 20대의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어린이보험이 보험료·보장 측면에서 성인 대상 보험을 앞서는 이유는 낮은 손해율 덕분이다. 나이가 적을수록 질병에 걸릴 확률이 적기 때문에 보험료가 싸고,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보장 내용을 늘린 것이 국내 어린이보험의 특징이다. 한 보험사 임원은 “상해담보는 나이와 관계없이 손해율이 비슷하게 나오기 때문에 보험료가 비슷하지만, 질병담보는 손해율이 크게 달라 어린이보험이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보장 내용을 봐도 어린이보험은 일반 보험보다 낫다. 흔히 3대 진단비로 꼽히는 암, 뇌, 심장 질병의 경우 일반 보험은 암과 뇌출혈, 급성 심근경색 진단비만 특약 형식으로 가입할 수 있지만, 어린이보험은 암은 물론 뇌혈관질환과 허혈성 심장질환까지 보장한다. 뇌혈관질환은 뇌출혈과 뇌졸중, 뇌경색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고, 허혈성 심장질환도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장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둘러싼 질환을 통칭한다. 여기에 3% 이상 질병후유장해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약도 만족도가 높다. 일반 소비자들은 질병후유장애 진단비를 장해지급률 50% 혹은 80% 이상일 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경우가 많은데, 3% 이상으로 설정하면 매우 경미한 장해에도 보상이 가능하다. 어린 나이에 가입할수록 보장 기간이 길어지는 것도 소비자에게는 큰 혜택이다. 예를 들어 20년납 100세 만기 상품을 20세에 가입하면 보장기간이 80년이지만, 30에 가입하면 70년으로 준다. 다만 보험사들이 출혈을 감내하며 어린이보험 가입연령을 늘린 만큼, 손해율 악화가 심화될 경우 재차 연령 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30세가 어린이 보험의 마지노선으로, 추가 연령 확대보다는 과거 기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어린이보험에 눈 돌린 어른… 보험사는 30세까지 가입 연령 확대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장 범위까지 넓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어린이보험을 향한 ‘어른’들이 관심이 뜨겁다. 가입자 확보에 나선 보험사들도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30세까지 확대하면서 문턱을 확 낮춘 상태다.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가 올해 4월 이후 가입연령을 30세로 늘리자, 어린이보험 시장을 주도하던 현대해상도 지난 6월 22세에서 30대로 가입 가능 연령을 조정하면서 맞불을 놨다. 영업실적을 보면 4월 DB손보와 메리츠화재가 각각 16억, 14억원으로 12억 2000만원에 그친 현대해상을 앞섰지만, 6월부터는 다시 현대해상이 14억 4000만원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되찾았다. 18일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른바 ‘어른이 보험’에 가입할 적기”라면서 “나이 탓에 가입을 못했던 20대의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어린이보험이 보험료·보장 측면에서 성인 대상 보험을 앞서는 이유는 낮은 손해율 덕분이다. 나이가 적을수록 질병에 걸릴 확률이 적기 때문에 보험료가 싸고,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보장 내용을 늘린 것이 국내 어린이보험의 특징이다. 한 보험사 임원은 “상해담보는 나이와 관계없이 손해율이 비슷하게 나오기 때문에 보험료가 비슷하지만, 질병담보는 손해율이 크게 달라 어린이보험이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보장 내용을 봐도 어린이보험은 일반 보험보다 낫다. 흔히 3대 진단비로 꼽히는 암, 뇌, 심장 질병의 경우 일반 보험은 암과 뇌출혈, 급성 심근경색 진단비만 특약 형식으로 가입할 수 있지만, 어린이보험은 암은 물론 뇌혈관질환과 허혈성 심장질환까지 보장한다. 뇌혈관질환은 뇌출혈과 뇌졸중, 뇌경색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고, 허혈성 심장질환도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장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둘러싼 질환을 통칭한다. 여기에 3% 이상 질병후유장해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약도 만족도가 높다. 일반 소비자들은 질병후유장애 진단비를 장해지급률 50% 혹은 80% 이상일 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경우가 많은데, 3% 이상으로 설정하면 매우 경미한 장해에도 보상이 가능하다. 어린 나이에 가입할수록 보장 기간이 길어지는 것도 소비자에게는 큰 혜택이다. 예를 들어 20년납 100세 만기 상품을 20세에 가입하면 보장기간이 80년이지만, 30에 가입하면 70년으로 준다. 다만 보험사들이 출혈을 감내하며 어린이보험 가입연령을 늘린 만큼, 손해율 악화가 심화될 경우 재차 연령 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30세가 어린이 보험의 마지노선으로, 추가 연령 확대보다는 과거 기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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