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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 반쪽 잃어도 지능은 똑같네

    뇌 반쪽 잃어도 지능은 똑같네

    19세기 중반 미국 버몬트주 중부에 건설 중이던 러틀랜드~발링톤 철도 공사장 현장감독이었던 25세의 청년 피니어스 게이지(1823~1860)는 신경과학 역사에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한 명이다. 1848년 9월 13일 길을 내기 위해 바위 사이에 화약을 다져 넣던 중 불꽃이 튀면서 폭발이 일어났고 그가 사용하고 있던 길이 1.13m, 두께 3.18㎝, 무게 6㎏의 쇠막대가 왼쪽 뺨으로 들어가 오른쪽 머리 윗부분을 관통해 20m 뒤로 날아가 떨어지는 사고가 났다.달구지로 인근 병원까지 실려갔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때 다른 사람 도움 없이 혼자서 일어났던 게이지는 왼쪽 뇌 전두엽에 엄청난 손상이 생기고 머리에는 지름 9㎝ 정도의 구멍이 생기기까지 했다. 게이지의 사고는 뇌 손상이 발생했을 때 해부학적, 신경과학적, 심리학적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남아 있다. 21세기 들어 뇌과학은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뇌의 특정 부위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뇌의 한 부분이 손상되거나 없어질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인문사회과학부,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바이오메디컬 이미징센터, 하버드대 의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컴퓨터과학부, 싱가포르 국립대 전자컴퓨터공학과 공동연구팀은 뇌 한쪽이 없더라도 정상인보다 더 복잡한 뇌 연결망이 만들어져 뇌가 온전하게 기능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사례분석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20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좌뇌와 우뇌 중 한쪽을 제거한 20~30대 남녀 6명의 뇌를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해 뇌의 기능적 연결을 정량화하고 작동방식을 파악했다. 실험에 참가한 이들은 뇌전증으로 인한 발작이 심해 이를 완화하기 위해 생후 3개월~11살에 뇌 한쪽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일반인들은 좌뇌와 우뇌가 뇌량으로 연결돼 기능적으로 네트워킹하면서 인식, 감정, 행동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상식적으로 뇌 한쪽이 없다면 행동이나 인식, 기억 등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이런 문제도 분석하기 위해 연구팀은 정상인 6명을 무작위로 선발해 이들의 뇌도 fMRI로 촬영해 비교했다. 또 일반적인 뇌 기능과 활동, 유전적 변화까지 파악하기 위해 뇌신경 관련 빅데이터인 ‘뇌 게놈 구축 프로젝트’(GSP)에 등록된 10~20대 건강한 남녀 1482명의 뇌와도 비교했다. 우선 연구팀은 뇌 한쪽이 없는 이들도 일반인과 똑같이 지능지수를 갖고 있으며 온전한 언어능력과 감정조절, 행동을 보인다고 밝혔다. 또 연구팀은 전체 뇌를 400개 영역으로 분획해 fMRI 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뇌의 한쪽만 갖고 있어 200개 분획 영역 밖에 없는 사람들은 일반인들보다 기능적 뇌 연결망이 비정상적이라고 할 정도로 강하게 연결돼 있는 것이 관찰됐다. 뇌의 한쪽에 문제가 생길 경우 다른 부분에서 해당 영역의 기능을 대신해 보완하는 일종의 ‘뇌 가소성’이라는 생체기능 덕분에 반쪽 뇌만으로도 일반인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도릿 클리만 칼텍 박사(인지신경과학)는 “이번 연구는 뇌졸중, 뇌종양, 외상성 뇌손상 등으로 뇌 손상을 입은 사람들이 정상적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미세먼지에 지속노출 때 우울증, 조현병 쉽게 걸린다

    [달콤한 사이언스]미세먼지에 지속노출 때 우울증, 조현병 쉽게 걸린다

    지난해에 비해 덜 했지만 사람들을 지치게 만든 폭염과 열대야가 서서히 힘을 못 쓰면서 계절은 가을로 성큼 걸어들어가고 있다. 오곡이 익어가는 풍요의 계절이 몇 년 전부터는 대기정체로 인한 미세먼지가 시작되는 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정부도 다양한 미세먼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은 눈에 띄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미세먼지를 비롯한 환경오염 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우울증이나 조현병과 같은 뇌신경질환을 앓게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대 의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사회·유전학연구소, 덴마크 오르후스대 경제경영학부, 환경과학부,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역학·생명통계학과 공동연구팀은 대기질이 열악한 환경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경우 우울증, 조현병, 성격장애 같은 정신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PLOS 생물학’ 21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 건강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약 1억 5110만명의 기록과 1979년부터 2002년 사이에 덴마크에서 태어나 10살을 맞은 사람들 140만명의 기록을 분석했다. 미국팀은 개인의 대기오염 노출을 정량화하기 위해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 활용하고 있는 87가지 대기질 측정 수치를 덴마크 팀은 이보다는 적은 14가지 대기질 지표를 사용했다. 특히 연구팀은 환경오염 물질이 사람의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주목했다.생쥐를 이용한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나 산화질소, 오존 등 대기오염 물질은 코와 폐를 통해 뇌로 이동하면서 우울증, 강박증과 같은 행동장애를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조현병이나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은 유전적 요인이나 특정 경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지만 환경적이나 신경화학적 요인에 의해 나타날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건강기록과 환경오염 정도를 비교분석한 결과 동물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사람들도 대기오염 물질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양극성 장애, 경계선 인격장애, 조현병,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은 물론 뇌전증이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정신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일반인들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했다. 아티프 칸 시카고대 의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삶의 물리적 환경, 특히 대기질이 인간의 신경, 정신과적 장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라며 “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됐다고 모두 정신질환을 앓게 된다는 것이 아니라 대기오염물질들이 유전적, 신경화학적 영향을 미쳐 정신과적 질환 발병을 쉽게 만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30년을 따라다닌 두통과 발작…中 남성 뇌에서 ‘기생충’ 발견

    30년을 따라다닌 두통과 발작…中 남성 뇌에서 ‘기생충’ 발견

    30년간 두통을 달고 산 남성의 뇌에서 기생충이 발견됐다. 14일(현지시간) 중국 왕이신문(网易新闻) 등은 광둥성 광저우시에 사는 장모씨(59)가 기생충 제거 수술 후 30년간 시달리던 두통에서 해방됐다고 전했다. 장씨는 지난 1989년부터 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머리가 너무 아파 밤마다 잠을 설쳤지만 병원에 갈 때마다 돌아오는 건 항생제 처방뿐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발작을 일으킨 장씨는 실려간 병원에서 뇌전증 진단을 받았다. 그는 “갑자기 팔다리에 경련이 나더니 거품을 물고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뇌전증이라더라”라고 설명했다. 이후 30년간 꾸준히 약을 복용했지만 장씨의 증세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 2015년 마을에 큰 화재가 발생해 죽을 고비를 넘긴 뒤부터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두통과 발작, 실신 등이 나타나는 주기도 더 짧아졌다. 여기저기 용하다는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뾰족한 수도 찾지 못했다.그러던 장씨는 이달 초 광저우시 바이윈구의 한 뇌 전문병원을 찾았다가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뇌 속에 기생충이 살고 있다는 것. 해당병원 뇌 전문의 우지에(吴杰) 원장은 “혈액검사에서 기생충 신호가 나타나 MRI 검사를 진행한 결과 오른쪽 전두엽에서 병변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즉시 기생충 제거술을 실시했고, 장씨의 뇌에서 길이 10cm의 기생충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장씨를 진료한 이 병원 신경외과 주치의 옌쉬에치양(闫学強)은 그가 30년 전 덜 익은 개구리를 먹고 기생충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자신이 산골에 살며 덜 익은 개구리와 끓이지 않은 물을 마시는 것이 일상이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그의 두통은 수술 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중국과 인도 등지에서는 기생충에 감염돼 목숨을 잃는 사례가 아직도 빈번하다. 지난 3월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소개된 바에 따르면, 올 초 인도 북부 파리다바드의 한 병원에서도 기생충에 감염된 10대 소년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소년은 눈 부종과 사타구니 통증, 발작 등의 증상으로 병원에 실려 왔으며, MRI 촬영 결과 뇌에 침입한 기생충 때문에 대뇌 피질과 뇌관 등 뇌의 상당 부분이 파괴돼 구멍이 뚫린 상태였다. 상태가 심각해 수술은 불가했고 항염증제를 맞던 소년은 결국 입원 2주 만에 사망했다.이처럼 기생충에 의해 뇌가 손상되는 질병을 ‘신경낭미충증’이라고 부르는데, 주로 덜 익힌 돼지고기나 개구리, 기생충 알에 오염된 물을 마실 경우 나타난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는 “주로 위생 시설이 열악한 개발 도상국에서 이 같은 질병이 발생한다”면서 덜 익힌 고기나 오염된 물을 멀리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한편 수술 후 반평생 따라다니던 두통과 발작에서 벗어난 장씨는 곧 퇴원을 앞두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굶어죽은 6살과 엄마… 3가지 못 풀면 ‘복지 사각 비극’ 계속된다

    굶어죽은 6살과 엄마… 3가지 못 풀면 ‘복지 사각 비극’ 계속된다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민 한모(42)씨와 여섯 살 아들이 숨진 지 두 달쯤 지나 뒤늦게 발견됐다. 정확한 사인은 부검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지만 추정 사인이 아사(굶주려 죽음)여서 파장이 컸다. 여섯 살배기 작은 생명이 굶주려 세상을 떠날 때까지 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회안전보장망은 작동하지 않았던 것일까.한씨가 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긴급복지지원제도, 한부모가족지원제도가 있었다. 탈북민인 한씨는 정착 초기 5년간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됐다가 아르바이트로 소득이 생기자 2010년 수급자 자격이 중단됐다. 한씨는 한 차례 수급자가 된 경험이 있어 정부 지원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올해 1월 중국 국적 남편과 이혼한 뒤로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지원제도를 신청하지 않았다. 결정적인 문제는 부양의무자 기준에 있었다.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회장은 1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겨울(지난해 12월~올해 1월쯤으로 추정) 한씨에게서 ‘너무 살기 힘들다’는 전화를 받았다. 주민센터 복지팀을 찾아가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하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씨는 김 회장의 조언대로 주민센터를 찾아갔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남편과의 이혼 확인서를 받아오라”는 공무원들의 냉대였다고 한다. 김 회장은 “그 얘기를 듣고 너무 화가 나 구청 사회복지과에 전화를 걸었다. ‘이혼서류만 있으면 됐지 이혼 확인서라는 것은 도대체 뭐냐. 그리고 그걸 중국에 가서 어떻게 떼어 오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자 ‘욕을 하면 녹음을 하겠다’는 경고가 왔다. 더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한씨의 여섯 살 아들은 뇌전증(간질)을 앓고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받지 않으려고 해 한씨가 직장을 구할 수도 없었다. 이후 한씨가 한 번 더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하려고 시도했는지는 알 수 없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과거에 수급을 받았다가 탈락한 경험이 있다 보니 이번에도 수급자가 되지 못할 것으로 지레 짐작하고 신청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 공무원의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가 사선을 넘어 대한민국을 찾은 탈북민 모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간 ‘아는 사람만 받는 복지, 부양의무자 제도에 발목 잡힌 복지, 재정적 보수주의에 발목 잡힌 복지’로 요약되는 우리나라 복지제도 3대 난센스는 ‘사각지대’를 만들어 내는 고질적 문제로 지적받아 왔다. 기본적으로 복지 시스템은 ‘신청주의’에 기반한다. 아무리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신청하지 않으면 만 6세 미만(9월부터 7세 미만으로 확대) 모든 아동에게 지급하는 아동수당조차 받을 수 없다. 2017년 기초생활보장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비수급 빈곤층은 93만명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아는 사람만 받는 복지’가 되지 않도록 원하는 이들에게 맞춤형 복지를 안내해 주는 ‘복지멤버십’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이런 제도가 있더라도 현장 공무원이 움직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한씨의 소득인정액은 사실상 ‘제로’(0)였다. 남편이 있는 것으로 돼 있어 부양의무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서류로 입증할 수 없더라도 부양의무자와의 관계가 청산됐다면 적극적으로 발굴해 수급자에 포함시키라고 여러 차례 지침을 보냈지만 현장에서는 이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형편이 어려운데도 부양의무자가 있어 기초생활수급 대상이 되지 못했다면 지방생활보장위원회에 재상정해 수급 여부를 다시 심의할 수 있었다. 그래도 안 된다면 지자체 희망복지지원단에서 긴급복지지원이나 민간 복지 자원을 연결해 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씨는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했다. 김 활동가는 “복지제도를 신청해 본 분들은 ‘막상 내가 신청하려고 하니 대상이 안 된다더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이 모든 게 복지 예산 효율화의 기조 아래 기준을 강화해 온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청만 하면 국가가 나를 생계 위협으로부터 지켜 줄 것이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8 한국복지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생계가 어려워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 신청을 한 가구 가운데 생계·의료·주거·교육 급여를 모두 받은 가구는 전체의 5.47%에 불과하다. 78.95%는 4개 급여 중 일부만 받았고 15.58%는 탈락해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급여별로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한 가구를 조사한 결과 생계급여의 경우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이 기준보다 많아 탈락했다는 응답이 42.9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본인의) 소득이 기준보다 많아서’라고 응답한 가구가 38.91%로 뒤를 이었다. 탈락자들은 생활고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31.24%가 부양의무자나 친지, 이웃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고 17.62%는 빚을 내 생활했다고 밝혔다. 탈북민인 한씨는 도움받을 친지도 부양의무자도 없었다. 이웃과 교류가 있었다면 사망 후 두 달 뒤에 발견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의 기준이 되는 2020년 기준 중위소득은 올해에 비해 2.94% 인상됐다. 문재인 정부 3년간 기준 중위소득의 평균 인상률은 2.06%로, 실질 경제성장률 평균치인 2.9%에 크게 못 미친다. 김 회장은 “탈북자를 한국으로 데려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 어렵다고 호소하면 주민센터에서 단 한 번만이라도 집에 찾아가 냉장고를 열어 봐야 하는 것 아닌가. 그 정도도 안 하면서 월급 받으며 복지업무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성토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난치성 뇌전증 원인 정확히 찾는 방법 나왔다

    난치성 뇌전증 원인 정확히 찾는 방법 나왔다

    뇌전증은 전 세계적으로도 4번째로 발병률이 높은 신경질환이다. 특히 난치성 뇌전증은 전체 30~40%를 차지하는데 약물치료로 조절이 쉽지 않고 위험성이 높아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을 위해서는 문제가 되는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연세대 의료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신경외과, 소아신경과 공동연구팀이 난치성 뇌전증(간질) 원인 돌연변이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진단법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학 분야 국제학술지 ‘악타 뉴로패솔로지카’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이전에도 난치성 뇌전증이 뇌 체성 돌연변이 때문에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문제는 뇌의 일부에서 발생한 소량의 돌연변이를 찾는 기존 진단법은 정확도가 30% 이하로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는 어려움이 많았다. 연구팀은 세브란스 병원에서 뇌수술을 받은 난치성 뇌전증 환자 232명의 뇌조직과 혈액이나 침을 분석해 돌연변이가 자주 발생하는 대상 유전자를 찾아냈다. 이 대상 유전자를 표적 유전자 복제 염기서열 분석법을 적용해 체성 돌연변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진단 정확도를 50%에서 최대 100%로 높이는데 성공했다. 임상에서 쉽게 확보될 수 있는 뇌 일부 조직만으로도 정확도가 100% 가까운 돌연변이 유전자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심남석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연구원은 “기초과학과 임상진료 간 차이로 환자에게 쉽게 적용하지 못했던 난치성 뇌전증 원인유전자 진단을 실제 임상영역에서 시행하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정확도는 높이고 진단 비용은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나은 치료법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혼밥, 혼술 자신도 모르는새 스트레스로 돌아온다

    [달콤한 사이언스]혼밥, 혼술 자신도 모르는새 스트레스로 돌아온다

    혼밥, 혼술이 건강에 직접적 영향 미치지 않는다는 반론도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거나 카페에서 혼자 술잔이나 커피잔을 기울이는 것은 주위 시선이 의식되는 어색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1인 가구 숫자가 늘어나면서 혼자 식사를 하는 ‘혼밥’,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혼밥 인구의 증가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로 인문사회학자들 뿐만 아니라 과학자들도 혼밥 문화가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스스로 혼자임을 선택하는 혼밥, 혼술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를 맺지 않는 사회적 고립이 상당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모로코 카디아야드대 약리학·신경생물학 연구실, 프랑스 엑스마르세이유대 신경과학연구소, 파리5대학 데카르트의대, 피티에 살페트리에병원 생화학교실 공동연구팀은 집단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경우가 많아질수록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고 뇌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e뉴로’ 최신호(7월 23일)에 실렸다. 연구팀은 생후 8주된 일반 생쥐 9마리와 생쥐 9주된 뇌전증과 비슷한 증상을 가진 9마리를 대상으로 다른 생쥐들과 고립된 상황에서 어떤 증상과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했다. 생쥐는 사람과 벌, 개미처럼 대표적인 사회적 동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생쥐들을 다른 생쥐들과 떨어뜨려 혼자만 우리에 넣어 30일 동안 생활하도록 했다. 그 결과 다른 동료들과 함께 거주하는 생쥐들과는 달리 불안해 우리 안을 계속 돌아다니고 스트레스 수치도 상당히 높아진 것이 확인됐다. 일반 생쥐 중 일부는 뇌전증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또 뇌전증 증상을 갖고 있던 생쥐들은 다른 동료들과 같이 있을 때보다 뇌전증 발작횟수가 잦아지고 발작 정도도 심해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실험을 이끈 크리스토프 베르나르 엑스마르세이유대 교수는 “생쥐 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 사회적 고립은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혼자하는 식사가 우울증이나 심혈관질환, 비만, 대사증후군 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은 다수 나온 바 있다. 지난해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와 세인즈버리 국립사회연구센터도 8000여명의 영국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혼밥은 정신질환을 제외한 다른 어떤 요인들보다 개인의 행복감을 떨어뜨리는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호주 퀸즐랜드공대 보건학과 연구진은 사람들의 식사장면을 촬영하고 인터뷰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혼밥은 건강상 문제나 개인적 성향, 사회경제적 상황 등에 따라 선택되는 것이며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의 연구를 내놓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노로바이러스, 말라리아 감염검사 9월부터 보험적용

    노로바이러스·말라리아 간이 감염검사와 중증 뇌·심장질환의 검사와 처치에 대해서도 오는 9월 1일부터 보험급여를 적용한다. 보건복지부는 19일 건강보험 최고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을 열어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감염성 질환을 신속하게 진단하는 검사를 할 때 환자가 부담하는 검사비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비급여로 환자가 전액을 부담했던 노로바이러스, 말라리아, C형 간염,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 간이 감염검사(7종)에도 보험 혜택을 적용한다. 이외에도 기립형 저혈압 환자의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기립 경사훈련, 뇌전증을 진단하는 보행 뇌파 검사 등 뇌·심장질환 6개 항목, 처치에 쓰이는 치료재료 30개 등 43개 항목에 대해서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노로바이러스는 장염의 주된 원인이다. 노로바이러스 검사비는 2만 6000원에서 1800원(종합병원 입원기준)으로, 말라리아 간이검사비는 평균 2만 7000원에서 2200원(종합병원 입원기준)까지 대폭 내려간다. C형 간염 선별을 위한 HCV 항체 간이검사비는 4만 2000원에서 2만 2000원(병원 외래기준)으로, 일반 뇌파검사로는 확진이 어려운 보행 뇌파검사비는 37만 4000원에서 9만 9000원(종합병원 외래기준)으로 떨어진다. 위원회는 지난해 2월부터 이른바 존엄사법(연명의료 결정제도) 시행을 계기로 추진한 연명의료 수가 시범사업 참여 기준을 개선하고 다음달 끝날 예정인 시범사업 기간도 2020년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의·한 협진 3단게 시범사업을 오는 9월부터 2020년 말까지 추진해 참여기관을 대상으로 가제도를 도입하고 등급(1~3등급)을 부여해 협진 서비스 질에 따라 차등적으로 보상키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SK그룹, 스마트 글라스·전기차 배터리… 미래 먹거리 찾아 오늘도 해외 뛴다

    SK그룹, 스마트 글라스·전기차 배터리… 미래 먹거리 찾아 오늘도 해외 뛴다

    SK그룹은 비즈니스모델 혁신을 통해 미래 유망 분야를 적극 발굴하고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를 창출해 내는 것을 향후 목표로 내걸었다. SK그룹 경영진은 해외에서의 새로운 비즈니스 확보를 위해 연초부터 현장을 누비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월 2019년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별도 세션을 개최하고 사회적 가치를 강조했다. SK그룹 주요 관계사들은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박람회인 CES 2019에 모빌리티 관련 공동부스를 마련해 주목을 받았다. SK그룹은 지난해 11월에도 워싱턴 DC에서 ‘SK의 밤’ 행사를 개최해 SK그룹의 미국 사업 성과를 소개하고 향후 지속적인 투자와 긴밀한 협력을 통한 사업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만나 베트남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와 환경문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 최 회장은 2017년 11월에도 응우옌 총리와 면담을 갖고 베트남의 미래 성장전략과 연계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SK그룹은 이 같은 최고경영진의 전방위적 활동을 바탕으로 현지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 이를 실행 단계로 옮겼다. SK그룹은 지난해 9월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중 하나인 마산그룹의 지주회사 지분 9.5%를 4억 7000만 달러(약 5300억원)에 인수했다. 더불어 지난 5월에는 베트남 빈그룹의 지주회사 지분 약 6.1%를 10억 달러(약 1조 180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K㈜는 지난해 7월 미국 제약·바이오 기업 앰팩 인수를 결정했다. 앰팩은 미국 내 3곳의 생산 시설에서 항암제와 중추신경계·심혈관질환 치료제 등에 쓰이는 원료 의약품을 생산한다. SK바이오텍은 고부가가치 원료 의약품을 생산해 노바티스·BMS·화이자·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에 수출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은 유럽 32개국에 5억 달러 규모의 기술 수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SK케미칼의 백신사업 부문을 분할해 새롭게 출범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한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를 출시하기도 했다. 글로벌 투자형 지주회사 SK㈜는 에너지 절감 솔루션으로 각광받는 스마트글라스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스마트글라스 생산업체 키네스트랄사에 1억 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했다. 스마트글라스는 전기적 작용을 통해 색과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유리다. 수동 및 자동 조절에 의해 유리 색이 어두워지면서 빛과 열을 차단하는 원리를 지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월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시에 신규 배터리 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뒤이어 지난 2월에는 이사회를 열어 신규 사업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유럽(헝가리 코마롬)에 제2 배터리 공장 건설 투자를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우선 유럽에 제2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9452억원의 투자를 결의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급성장하고 있는 유럽 전기차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유럽 자동차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해 정면 승부를 하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번 신설투자 결정으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시설은 서산 공장을 포함해 유럽 2개, 중국 1개, 미국 1개 등으로 늘어나게 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태아의 신경발달 과정과 뇌 성장 비밀 풀렸다

    태아의 신경발달 과정과 뇌 성장 비밀 풀렸다

    엄마 뱃속 태아 시절 뇌신경세포가 발달하지 못해 뇌가 일정 크기 이상 성장하지 못하면 각종 신경질환이나 선천성 장애를 갖고 태어날 수 있다. 지금까지 대뇌의 발달 과정과 그에 따른 신경세포의 분화와 조절 과정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국내 연구진이 그 비밀을 풀어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과 중앙대 약대 공동연구팀은 신경줄기세포의 염소이온체널 중 하나인 ‘아녹타민1’이라는 단백질이 태아의 신경발달 과정에서 뇌세포를 특정 위치로 이동시키고 두뇌의 크기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에 실렸다. 뇌 신경세포의 선천적 발달 장애는 인지능력, 운동기능 저하는 물론 자폐스펙트럼 증후군 같은 다양한 뇌신경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줄기세포는 배아 시절 신경세포 증식 뿐만 아니라 뇌 피질을 정확한 위치로 이동시켜 두뇌 형성 과정 전체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은 매우 정교하게 진행되는데 지금까지는 이런 신경줄기세포 발달에 따른 뉴런의 이동, 두뇌와의 연관성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태아 신경발달 과정에서 아녹타민1이라는 단백질이 신경줄기세포에서 많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여기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아녹타민1이 활성화되면 신경줄기세포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뇌신경 발달 과정에서 대뇌 피질 내에 존재하는 뉴런의 위치와 두뇌 크기도 조절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로 아녹타민1이 결핍된 생쥐의 신경줄기세포의 섬모 길이가 정상 생쥐보다 짧아 신경세포가 정상발달되지도 않고 최종 뇌의 크기도 정상 생쥐보다 작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오우택 KIST 뇌과학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뇌신경세포 형성과정 중 신경줄기세포에서 아녹타민1 이온채널의 역할을 재조명함으로써 동물의 뇌신경 형성과정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도움을 줬다”라며 “뇌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오류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자폐증, 조현병, 뇌전증 같은 뇌신경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동정] 장진우 연세의대 교수, 세계정위기능신경외과학회장 취임

    △ 장진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학교실 교수(의대 뇌연구소 소장)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제18차 학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세계정위기능신경외과학회(WSSFN) 회장으로 취임했다. 장 교수의 임기는 2년간이다. 세계정위기능신경외과학회는 파킨슨병, 뇌전증, 치매 등 난치성 신경계 질환 치료 분야를 연구하는 학술단체다.
  • [동정] 홍승철 삼성서울병원 교수, 대한뇌전증학회장 선출

    △ 홍승철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최근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제24차 대한뇌전증학회 국제학술대회 및 총회에서 회장에 선출됐다. 임기는 올해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1년간이다.
  • [과학계는 지금] 콘서트 등 섬광 조명, 뇌전증 위험 3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자유대(VU대학) 의대 신경과, 임상신경병리학, 내과 공동연구팀은 클럽이나 전자댄스음악(EDM) 페스티벌 등에서 사용되는 스트로브(섬광) 조명이 감광성 뇌전증 유발 위험을 3배 이상 높인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BMJ 오픈’ 12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2015년 네덜란드에서 열린 28번의 EDM 콘서트에 참석한 40만 343명을 추적 조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콘서트 기간 중에 2776건의 응급의료 출동이 있었는데 이 중 39건의 뇌전증 발작이 있었으며 30건은 스트로브 조명의 영향을 많이 받는 야간 공연 중에 발생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면담·관찰·뇌 검사까지… ‘가짜’ 심신장애, 한 달이면 들통난다

    면담·관찰·뇌 검사까지… ‘가짜’ 심신장애, 한 달이면 들통난다

    검사 병동에선 치료 아닌 감정에 초점 약물투여 최소화… 위험상황 발생 많아 ‘PC방 살인’ 김성수·이영학도 정신감정 일반병동엔 심신장애 판정 피고인 수용 확정 판결 후 치료 받아 상대적으로 안정 배구대회·제빵 등 직업훈련 프로그램도‘서OO, 5월 3일, 주치의 OOO.’ 지난달 3일 충남 공주치료감호소 검사병동. 간호사실 한쪽 벽면에 걸려 있는 흰색 칠판에는 정신감정 유치자 31명의 이름과 입소 일자, 담당 주치의 명단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공주치료감호소는 수사와 1~2심 재판 과정에 있는 피의자 및 피고인의 심신장애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병동과 확정 판결을 받은 심신장애 범죄자 등을 치료하고 수용하는 일반병동으로 나뉜다. 검사병동 칠판에 적힌 유치자 명단을 살펴보니 불구속 상태인 유치자 옆에는 빨간색 표시가, 뇌전증(간질)을 앓는 유치자 옆에는 ‘간질’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날 입소한 서모(58)씨의 이름도 있었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서씨는 지난 4월 친누나를 살해한 혐의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위층 할머니를 살해한 뒤 “내 머리에 할머니가 들어와 고통스럽다”고 횡설수설한 10대 남성도 전날 들어왔다. 2017년 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지난해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의 범인 김성수도 이곳을 다녀갔다. 김성수가 와 있을 당시에는 심신장애 감경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절정에 달하면서 감정 인원(63명)도 크게 늘었다.이곳에서의 한 달은 유치자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정신감정 결과, 심신상실 판정이 내려지고 법관이 이를 받아들이면 무죄가 선고된다. 사물분별능력 또는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하다는 판단(심신미약)이 내려져도 형을 감경받을 수 있다. 이처럼 정신감정 결과가 재판 과정에서 심신장애 여부를 다툴 때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감정의와 유치자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진다. 의사는 속지 않으려 하고, 유치자는 가급적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내려 한다. 정신감정에서는 주치의의 면담과 행동 관찰이 주를 이루지만, 다른 검사도 실시된다. 신경매독, 염색체 이상 등으로 뇌에 문제가 생겨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치료가 아닌 정확한 감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약물 투여는 최소한에 그친다. 그러다 보니 자제를 못하고 말썽을 피우는 유치자들도 있다. 위험 상황이 발생해 비상벨이 울리는 횟수도 한 달에 6~7건에 이른다. 난동을 피우면 일단 ‘독방’으로 불리는 보호실로 격리된다. 이날 굳게 닫힌 철문 너머로 한 유치자는 복도에서 원형을 그리며 뱅뱅 돌기만 했다. 또 다른 유치자는 기자와 눈이 마주치자 옆에 있던 유치자 얼굴에 주먹을 갖다 대는 시늉을 했다.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한 유치자들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치료감호소 관계자는 “자살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라면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은 신경을 더 많이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검사병동과 한 건물에 있는 일반병동에는 ‘심신장애 판정’(1호 처분)을 받은 환자들이 수용돼 있다. 확정 판결을 받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라 상대적으로 안정돼 보였다. 운동장에서는 배구 대회가 진행 중이었다. 9명씩 한 팀을 이뤘는데 부상이 염려될 정도로 치열했다. 병동마다 천막에 ‘아자아자~용기 백배’ 등 응원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도 걸어 놓았다. 우승팀에 주어질 트로피도 준비돼 있었다. 배구 대회 때문에 1호 환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인 제과·제빵 실습실은 텅 비어 있었다. 실습실에서 만난 강사는 “해마다 20여명이 자격증을 취득한다”며 뿌듯해했다. 필기시험 합격률은 30~40%에 그치지만, 실기시험 합격률은 80%에 달한다고 한다. 외부로 나가 실기시험을 치를 수 없다 보니 이곳에서 ‘홈그라운드 이점’을 톡톡히 활용하는 셈이다. 영치금이 없는 환자들에게는 봉투 작업이 인기다. 쇼핑백을 만드는 일인데, 1시간에 400원을 번다. 구멍을 뚫고 핀을 박는 ‘난도’가 높은 작업은 시간당 1100원. 기술이 요구돼 아무나 할 수 없다고 한다. 1호 환자를 돌보는 직원들에게도 애환은 있다. 특히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환자를 대하는 게 쉽지 않다. 직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약을 바꿨다고 경찰에 고소한 환자도 있다. 그래도 직원들은 퇴원한 환자로부터 “고마웠다”는 전화를 받으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공주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심신미약’ 노린 방배초 인질범…결과는 징역 4년

    ‘심신미약’ 노린 방배초 인질범…결과는 징역 4년

    심신미약 주장했지만 정상적인 직장생활태연히 ‘졸업증명서 받으러 왔다’ 거짓말도초등학교에 침입해 학생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인질강요 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양모(26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양씨는 지난해 4월 2일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에서 증명서를 발급받을 것처럼 속여 교무실에 들어간 뒤(특수건조물 침입) 학생 A(10)양을 인질로 잡고 기자를 부르라고 위협하다가 경찰에 체포돼 미수에 그친 혐의(인질강요 미수)를 받는다. 검찰은 양씨가 범행 당일 국가유공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보훈처 통지를 받고 불만을 품어 범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양씨는 2013∼2014년 상근예비역 복무를 전후해 조현병 증세로 정신과 진료를 받아왔으며, 2015년 11월에는 ‘뇌전증(간질) 장애 4급’으로 복지카드를 발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양씨 측은 이런 병력을 근거로 범행 당시 의사를 결정하거나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부족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2심은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영위해왔고 학교 침입을 위해 학교보안관에게 ‘졸업증명서를 받으러 왔다’고 거짓말도 했다”며 “여러 치료를 받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심신미약이 아닌 것으로 보고 1·2심이 선고한 징역 4년을 그대로 유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장애인 매일 4.6명 ‘극단적 선택’…평균 자살률의 2.6배

    장애인 매일 4.6명 ‘극단적 선택’…평균 자살률의 2.6배

    장애인 자살률이 전체 인구(비장애인·장애인 포함) 자살률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24일 발표한 ‘2016년 장애와 건강통계’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 자살 조사망률(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은 66.8명으로 전체 인구조사망률(25.6명)보다 2.6배 높았다. 2016년 자살한 장애인은 모두 1670명으로 전년 대비 201명 줄었다. 그러나 하루 평균 4.6명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자살은 장애인 사망 원인 중 암과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폐렴, 당뇨병, ‘만성하기도 질환’(만성기관지성 질병)에 이어 일곱 번째 사망 원인이었다. 특히 20~40대 장애인에서 자살은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했다. 장애 유형별로 보면 자폐장애인의 사망 원인 1순위가 자살이었다. 사망 당시 연령도 자폐성장애가 19세로 평균연령이 가장 낮았다. 이어 지적장애(54.1세), 뇌전증(55.6세), 간장애(59.2세) 순이었다. 장애인 조사망률도 2813명으로 전체 인구 조사망률(549.4명)의 5.1배나 됐다. 특히 어린 나이 때 격차가 컸다. 10대 미만 장애인의 조사망률은 전체 인구 조사망률의 13.5배였다. 이번 조사엔 장애인의 자살 원인이 담기지 않았지만, 2016년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조사한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의 자살 원인을 살펴보면 장애인의 경우 만성적 빈곤과 직장 문제, 신병 비관 등이 꼽혔다. 자살을 택한 가족도 만성적 빈곤과 직장 문제, 신병 비관에 이어 외로움 등 정신과적 증상이 주요 원인이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SK 뇌전증 신약 유럽에 5억弗 기술수출

    EMA 시판 허가땐 32개국에서 판매 SK가 독자 개발한 뇌전증(간질) 신약 후보물질인 ‘세노바메이트’ 기술을 유럽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SK㈜의 자회사 SK바이오팜은 미국과 유럽의 헬스케어 유력 투자사들이 합작해 설립한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와 기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계약금은 5억 3000만 달러(약 6000억원) 규모로, 유럽 내 상업화를 목적으로 이뤄진 중추신경계 기술 수출 가운데 최대 규모다. 뇌전증이란 뇌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 세포가 흥분 상태에서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만성화되면 뇌 손상과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초래한다. 아벨 측은 SK바이오팜이 보유한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유럽의약청(EMA)에 신약 판매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시판이 허가되면 세노바메이트는 영국·독일·프랑스·스위스 등 유럽 32개국에 판매된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신약 판매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올해 11월쯤이면 세노바메이트의 시판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시판이 허가되면 2020년부터 미국 내에서도 세노바메이트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시장조사 기관인 글로벌 데이터는 지난해 62억 달러(약 6조 8000억원) 수준이었던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1년에 70억 달러(약 7조 8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바이오팜 조정우 대표는 “이번 계약은 세노바메이트의 신약 가치를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면서 “아벨과의 긴밀한 협조로 유럽 시장에 빨리 출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SK, 뇌전증 신약 기술 유럽 수출… 6000억원 규모

    SK, 뇌전증 신약 기술 유럽 수출… 6000억원 규모

    유럽 내 중추신경계 기술 수출 역대 최대 규모 SK가 독자 개발한 뇌전증(간질) 신약 후보물질인 ‘세노바메이트’ 기술을 유럽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SK㈜의 자회사 SK바이오팜은 미국과 유럽의 헬스케어 유력 투자사들이 합작해 설립한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와 기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계약금은 5억 3000만달러(약 6000억원) 규모로, 유럽 내 상업화를 목적으로 이뤄진 중추신경계 기술 수출 가운데 최대 규모다. 뇌전증이란 뇌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 세포가 흥분 상태에서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만성화되면 뇌 손상과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초래한다. 아벨 측은 SK바이오팜이 보유한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유럽의약청(EMA)에 신약 판매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시판이 허가되면 세노바메이트는 영국·독일·프랑스·스위스 등 유럽 32개국에 판매된다.앞서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신약 판매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올해 11월쯤이면 세노바메이트의 시판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시판이 허가되면 2020년부터 미국 내에서도 세노바메이트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시장조사 기관인 글로벌 데이터(Global Data)는 지난해 62억 달러(약 6조 8000억원) 수준이었던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1년에 70억 달러(약 7조 8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바이오팜 조정우 대표는 “이번 계약은 세노바메이트의 신약 가치를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면서 “아벨과의 긴밀한 협조로 유럽 시장에 빨리 출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안면·부비동·목 MRI 검사비도 확 줄어든다

    앞으로 두부(안면·부비동 등)와 경부(목)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검사에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돼 환자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보건복지부는 상반기 중으로 구체적인 보험 적용 대상과 얼마만큼의 의료비 경감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를 의료계와 협의한 뒤 관련법 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뇌와 뇌혈관 MRI 검사에 보험 적용을 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그동안 MRI 검사는 비용 대비 효과가 높았지만 건보재정 부담 등으로 4대 중증질환자(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 중심으로 보험 적용을 해줬을 뿐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의사의 의학적 판단으로 두부나 경부에 질환이 있거나 질환이 의심스러워 검사가 필요할 때 누구나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의학적으로 뇌, 뇌혈관 MRI가 필요한 모든 환자에게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의학적으로 필요하다는 말은 환자가 신경학적 이상 증상을 보이거나 뇌파 검사 등에서 이상 소견이 나와 의사가 뇌 질환을 의심한 경우를 뜻한다. 이전까지는 뇌종양, 뇌경색, 뇌전증 등 뇌 질환 의심으로 MRI 검사를 받더라도 중증 뇌 질환으로 진단되지 않으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했다. 복지부는 2021년까지 모든 MRI 검사에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의약품 부작용 피해, 6월부터 비급여 진료비도 보상

    오는 6월부터 의약품 부작용 피해를 입은 환자가 입원 진료를 받는 동안 발생한 비급여 진료비까지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이런 내용의 ‘2019년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는 의약품을 정상적으로 복용했는 데도 부작용이 발생해 피해를 본 환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거나 진료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지금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에 한해서만 진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약품 부작용과 관계가 미약한 것은 제외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비급여 비용으로 지원을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3월부터 뇌전증 등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이 허가된 대마 성분 의약품을 해외에서 들여와 자가 치료용으로 쓸 수 있게 된다. 대마 성분을 함유한 ‘칸나비디올’(CBD) 오일이 뇌전증 등의 신경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간 수입을 허용해 달라는 환자들의 요구가 많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인간이 원숭이보다 뛰어난 이유는 ‘뇌 소프트웨어’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인간이 원숭이보다 뛰어난 이유는 ‘뇌 소프트웨어’

    오류 가능성 높여 정신장애 원인되기도신약이나 새로운 물질을 개발할 때는 항상 동물을 이용해 독성이나 부작용을 확인하는 전임상실험을 합니다. 제브라피시나 초파리, 생쥐도 활용되고 있지만 이런 동물들로 실험을 할 경우 사람에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 유전자 일치도가 93.5%에 이르는 원숭이로 실험을 하곤 합니다. 원숭이는 사람과 유사성 때문에 뇌과학 연구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와이즈만 과학연구소, 텔아비브대 의대,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신경외과 공동연구팀은 사람과 원숭이의 뇌를 비교 분석해 ‘뇌 소프트웨어’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사람의 높은 지능은 물론 각종 정신장애의 원인도 다름 아닌 진화를 통해 장착된 뇌의 소프트웨어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17일자에 실렸습니다. 그동안 많은 연구자들은 사람의 뇌를 이해하기 위해 이들 둘의 해부학적 차이(하드웨어)에만 주목해왔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연구팀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인 뇌신호에 주목한 것입니다. 연구팀은 편도체와 대상피질에 주목해 비교했습니다.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원시적 영역인 편도체는 정서, 특히 공포감정과 공포기억에 관련돼 있으며 대상피질은 학습 같은 정교한 인지기능과 통제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뇌과학 연구의 궁극적 목표는 인간의 뇌에 대해 알고자 하는 것이지만, 사람의 뇌를 직접 연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멀쩡한 자신의 뇌를 열어 과학자들에게 공개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없을테니 말입니다. 보통 뇌전증 환자들을 치료할 때는 뇌에 미세한 전극을 이식한 뒤 전기신호를 모니터링하면서 뇌의 어떤 부위에서 이상신호가 발생해 발작을 일으키는지를 찾습니다. 그 다음 이상신호를 유발시키는 손상된 뇌조직과 전극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는 것이지요. 치료를 위해 전극이 심어져 있기 때문에 뇌전증 환자들은 이번처럼 뇌기능 연구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도 합니다. 연구팀 역시 뇌전증 수술을 받기 위해 전극을 이식받은 환자 7명과 원숭이 5마리를 대상으로 편도체와 대상피질의 뉴런 움직임을 비교했습니다. 연구팀은 두 영역에 있는 750여개의 뉴런을 대상으로 강건성(robustness)과 효율성(efficiency)을 분석했습니다. 강건성은 일부 뉴런이나 시냅스의 오작동이 있더라도 전체 시스템의 특성이 변하지 않는 성질을 말합니다. 반면 효율성은 정보처리의 속도를 위해 시스템 안정성을 희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분석 결과 사람은 편도체나 대상피질 모두에서 강건성보다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뇌의 효율성이 높다는 것은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신경세포의 활성패턴을 빠르게 전환시킬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인간이 뇌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강건성을 희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효율성 중심의 패턴 때문에 뛰어난 지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 오류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바로 이 오류가 정신장애라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연구진이 제시한 ‘강건성-효율성 상충가설’에 대해 많은 신경과학자들은 추가 연구를 통해 검증돼야 할 부분이지만 매우 흥미있는 내용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서 문득 스쳐지나간 생각입니다만, ‘이것이 신이 인간을 창조한 증거’라거나 ‘창조과학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설마 없겠지요.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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