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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궁화호 발사 연기/15일 넘기면 내년초 상용서비스 차질

    ◎태풍시속 1백60㎞… 위성체 손상 우려/피해 없을땐 8일까지 발사 가능할듯 방송·통신위성인 무궁화호가 카운트다운을 눈앞에 두고 허리케인의 「덫」에 걸려 발사가 48시간이상 늦어지게 됨에 따라 앞으로의 「위성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발사체 주계약자인 맥도널 더글러스사는 허리케인 「에린」이 3일 정오(한국시간 3일 상오1시)를 고비로 케이프커내버럴공군기지를 빠져나갈 것으로 보고 늦어도 5일에는 발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국통신 관계자도 다행히 8일까지 케이프커내버럴공군기지의 인공위성 발사일정이 무궁화호를 제외하고는 비어 있어 「코리아샛」을 쏘아올리지 못하고 마는 불상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늦어도 오는 15일까지만 무궁화호를 쏘아올리면 내년초로 예정된 통신·방송서비스의 상용화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발사가 장기간 연기될 경우 이같은 상용화계획은 어쩔 수 없이 그만큼 늦춰지게 된다. 아무튼 이번 허리케인이 올들어 생긴 태풍중 가장 거대한 규모로 무려 시속 1백44∼60㎞의 강풍을 동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에 따른 무궁화호 위성체나 발사체에 결함이 생길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무궁화위성은 지난 24일 발사체·위성체의 결합을 끝낸 데 이어 비행준비상태 점검회의와 발사장∼관제소간 최종리허설도 마쳤다.이러한 상태에서 만약 허리케인으로 인해 위성체나 발사체에 결함이 생길 경우 이를 보완하려면 8∼10일정도의 시일이 더 소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궁화호를 우주정지궤도까지 실어다 줄 맥도널 더글러스사의 델타Ⅱ로켓은 지난 8년간 47차례의 발사를 시도,1백% 성공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발사체로 정평이 나 있다.또 무궁화호 위성체제작도 그동안 순조롭게 이뤄지는등 모든 발사준비가 원만히 진행돼옴에 따라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예정된 3일 발사가 확정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기술적인 문제에 앞서 발사에 결정적인 변수가 되는 것이 바로 발사당일의 「기상조건」이다.이번의 경우 역시 자연현상 앞에는 첨단과학기술도 두손을 들 수밖에 없음이 여실히 증명됐다. 일반적으로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되기 위해서는 발사장 또는 예정비행경로 18㎞이내에 낙뢰및 뇌우가 없어야 한다.또 발사 15분전에 지상으로부터 9㎞ 상공의 전계강도(대기중 전력강도)가 1㎾/m이내여야 한다. 그리고 비행경로상에는 온도가 섭씨 0도에서 영하 20도인 구름의 두께가 1.37㎞이상이어선 안된다.위성체와 발사대가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풍속도 24노트(12.35m/초)이하여만 한다.다시 말하면 위성발사의 적정풍속은 시속 45㎞안팎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길 바쁜 무궁화호는 시속 1백60㎞라는 허리케인의 초강풍에 발목을 잡혀 최소한 48시간은 꼼짝 못하게 된 것이다. 무궁화호의 발사예정시간은 기상조건이 하루중 가장 좋은 상오7시15분쯤(현지시간)으로 잡혀 있기 때문에 허리케인만 지나가면 이번 주안에 무궁화호는 우주공간으로 보내질 것으로 전망되고는 있다. 하지만 발사체·위성체·발사대등이 태풍으로 피해를 보는 최악의 경우에는 발사가 오랜 기간 연기될 수도 있어 관계자들의 걱정은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다. ◎태풍 강타… 위성발사기지 표정/기지출입 통제… 기술진도 긴급대피/지하벙커에 9명남아 위성체 점검 ○…허리케인 「에린」은 시속 1백40㎞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고 플로리다반도 전면을 강타,현지에서도 비상한 관심. 때문에 발사기지 주변 코코아비치에서는 주민·관광객들이 긴급대피하고 일체의 출입이 통제됐으며 에린의 진로와 피해상황에 대해 CNN등 주로 방송사들이 뉴스시간 대부분을 할애해 집중보도. 태풍분류상으로 B급으로 분류됐지만 파장면에선 지난 78년 이후 최대규모로 예상되는 가운데 에린의 향후 진로는 2일 하오(한국시간) 플로리다 남단지역 상륙후 세력약화 정도에 따라 3일에야 판가름날 듯. ○…에린의 급작스러운 진로변경으로 케이프커내버럴 발사기지가 허리케인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자 무궁화위성 발사를 보기 위해 발사기지에서 가까운 코코아비치에 숙소를 정한 관계자 2백여명은 1일 하오 서둘러 해변으로부터 1백㎞ 떨어진 올랜도시로 대피. 이해욱 한국통신이사장,최순달KAIST인공위성연구센터장,서정욱 한국이동통신 사장,이종기 삼성화재 부회장,김주용 현대전자 사장,박동우 한국유선방송 협회장 등이 위성발사를 축하하기 위해 현지에 도착했으나 기상이변에 따른 상황변화에 무척 당황해하는 모습. ○…올들어 최대규모의 허리케인으로 알려진 에린의 내습으로 무궁화위성 발사관계자들이 긴급비상상태에 들어가 있으나 발사대의 안전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 발사책임을 맡고있는 맥도널 더글러스사의 관계자는 『현재 무궁화위성 발사대는 허리케인의 영향에도 불구,문제가 없으며 발사대 지하 관제벙커에 9명의 기술진이 상주하면서 매시간마다 위성체를 원격점검중』이라고 설명.
  • 무궁화위성/발사준비 순조롭다/8월3일 밤 미 케이프 커네버럴기지서

    “대장정”/열진공­진동­우주환경 적응시험 등 “양호” 판정 우리나라 최초의 통신.방송위성인 무궁화위성발사가 마침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다음달 3일 하오 8시14분과 10시14분사이(한국시간)에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될 무궁화위성은 최근 열진공시험.진동시험.우주환경 신뢰시험등 각종 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무궁화위성은 지단달 30일 미국 프린스턴에 있는 제작사인 록히드 마틴사 현지공장에서 공정을 마치고 지난1일 발사장으로 옮겨져 발사전최종성능확인 시험에서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무궁화위성체는 18일 발사체계약자인 맥도널 더글러스사로 인도 됐으며 오는 24일 3단로켓인 발사체와 결합돼 점검을 최종 카운트다운에 들어갈 예정이다. 무궁화위성발사에 있어서 가장 큰 변수는 당일의 기상조건.무궁화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되기 위해서는 우선 발사장 또는 비행경로 18㎞이내에 낙뢰나 뇌우가 없어야 한다.또 발사대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풍속이 24노트(12.35m/초)이하여야 하며 비행경로상에는섭씨 0∼20도인 구름의 두께가 1.37㎞이상이어서는 안된다. 발사된 무궁화위성은 이륙 76분뒤 발사체와 분리돼 타원형의 지구궤도(천이궤도)에 들어서며 이륙 5시간 뒤에는 최초로 미국 뉴저지에 있는 위성관제소와 접촉이 이뤄진다. 발사 4일뒤인 8월7일 쯤에는 한반도부근에 자리잡기 시작해 위성체 안테나를 최종위치인 동경 1백16도 상공에 정착한다.그뒤 지구의 자전속도(초속 약3㎞)와 같은 속도로 궤도(지상 3만6천㎞)를 돌아 마치한반도 상공에 정지된 상태로 떠있는 것처럼 위치하게 된다.무궁화위성은 발사된지 15일이 지나면 운용궤도내로 진입하며 이때부터 용인 주관제소는 위성관제를 시작,내년초부터 제공될 위성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된다.무궁화위성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직경 45㎝정도의 조그만 접시형 안테나로 국내의 산간오지나 도서벽지는 물론 중국연변,러시아 연해주에서도고선명 TV(HDTV)수준의 화질과 콤팩트디스크 수준의 음질을 갖춘 TV시청이 가능해진다.또 12개의 방송채널이 새로생겨 오락.스포츠등 다양한 형태의 전문위성방송을 즐길 수있게 된다.이밖에 통신부문에서는 지상에 장거리 광케이블이나 구리선을 깔지 않고서도 손쉽게 전용회선을 구축할수있으며 각기업체.기관.단체등은 고속데이터전송.위성영상전송등 첨단 통신서비스를 싼값에 손쉽게 이용할수 있다. 무궁화위성은 6백12㎏무게에 높이 3.4m,폭15m로 통신용 중계기 12기와 방송용중계기 3기를 탑재하게 된다.위성체와 발사체 제작은 미국 록히드 마틴사와 맥도널 더글라슷가 각각맡았다.위성의 수명은 10년이며 제작과 운용에 총3천4백50억원이 투입됐다.무궁화위성이 발사되는 8월3일은 음력으로 칠월칠석.발사시간이 현재로는 아침 7∼9시이지만 국내에서는 저녁 8∼10시여서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밤에 무궁화위성의 성공적인 발사소식을 접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박건승 기자〉
  • “중년 미망인의 고독·사랑 표현”

    ◎원로배우 백성희씨,무대인생 50년 기념 「혼자사는 세 여자」 공연/김금지·윤소정·이호재씨 등 후배연기자 대거 출연 인생황혼이 결코 연기의 석양길이 될 수 없음을 증명하는 연기자,게걸스런 세월의 주름살을 무대위에서만큼은 깨끗이 지워버릴 수 있는 연기자가 있다면…그 앞자리는 단연 원로 연극배우 백성희씨(본명 이어순이·70)의 몫이 될 것이다. 『언젠가부터 제게 붙여진 「무대지기」란 표현은 더이상 쓰지 말아 주세요.왠지 고독하고 무기력한 느낌을 주거던요.지난 연기생활 반세기는 보다 나은 연기를 위한 기초다지기의 세월이었을뿐,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우리 연극계의 대모로 불리는 백성희씨의 연극인생 50년을 기념하는 조촐한 무대가 후배연극인들의 주선으로 8월 1∼21일(평일 하오7시30분,토요일 하오4시30분·7시30분,일요일 하오7시30분) 서울 정동극장에서 열린다.지난 43년 데뷔한 그의 실제 「연극나이」는 52년이지만 2년이 지난 올해 비로소 후배들의 정성이 모아진 것이다. 기념공연 추진위원장인 최불암씨(현대예술극장대표)를 주축으로 한국연극협회,국립극단,한국배우협회등 범 연극계가 뜻을 모아 올리는 이번 무대의 공연작품은 「혼자 사는 세 여자」(원제 The Cemetery Club).러시아계 미국작가 이반 멘첼 원작을 정일성씨가 연출,국내 초연하는 이 작품은 남편을 잃은 세명의 중년여인이 한 남자를 사랑하면서 겪게되는 갈등을 통해 새로운 자아에 눈떠가는 과정을 그린 「성인연극」이다. 『요즘 대학로 연극들이 눈요기 위주의 감각지상주의에만 빠져있는 것같아 마음 아픕니다.문예회관 대극장 공연 정도를 빼면 모두 「오프 오프 브로드웨이」 수준이 고작이에요.진정 어른스런 연극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번 공연이 번역극이어서 좀 아쉽다는 그는 다행히 이 작품이 동양적 정서를 바탕으로 중년여성의 새로운 삶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만큼 차분히 인생을 관조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백씨의 극중 역할은 맏언니와 같은 포용력과 인생에 대한 균형감각을 갖춘 아이다부인.그는 다소 허영기있고 남자에 적극적인 루실(김금지),재혼에 대해 본능적인 거부감을 보이는 도리스(윤소정)와 짝을 이뤄 중년 미망인의 숙명적인 고독과 사랑의 삼중주를 펼친다.중견배우 이호재는 우리 시대의 페미니스트인 샘으로,국립극단의 손봉숙은 자기중심적인 현실주의자 밀드레드로 각각 출연한다. 백씨는 지난 43년 극단 현대극장의 「봉선화」(함세덕 작·유치진 연출)로 데뷔한 이래 신협과 국립극단을 거치며 「뇌우」 「산불」 「파우스트」등 4백여편의 작품에 출연,해방후 한국 신극사의 기본줄기를 이어온 정통 연극인.국립극단의 단장을 두번씩이나 역임했지만 「행정」엔 까막눈이라는 그는 『무대배우의 자리는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귀중한 것』이라는 말로 순수예술인의 자세를 강조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낭랑하고 힘찬 철성 때문에 극중 역할에 따른 다양한 변주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 저의 연기 약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 5시간 이상 피나는 연습에 지난주엔 졸도까지한 이 노배우는 연극이외의 생활이 없음을 자탄하지만 그것은 이내 자부심에 압도당한다.
  • 원로 연극인 장민호(이세기의 인물탐구:78)

    ◎평생을 연극으로 살아온 연기자의 대명사/파우스트 간판배우… 별명은 “파우스트 장”/이순신서 햄릿까지 어떤 배역도 무난히 소화/칠순이 눈앞에… 식을줄 모르는 열정으로 연기생활 『배우가 해야 할 최대 문제는 관객을 계속 끌고 나가는데 있다』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가수로 활약한 샬리아핀은 말한다.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연기에 대한 끝없는 욕심과 집념어린 정열을 불태우는 이가 있다면 국립극단의 원로배우 장민호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그는 평생을 연극으로 일관한 연기자의 대명사다.양심적이고 본질적인 그의 연기가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일시적인 경이감이나 전율만은 아니다.연기를 통한 인간정신의 승화를 그는 무대 곳곳에서 증명해 내고 있다.예의 「배우가 해야 할 최대 문제인 관객을 이끌어 나가는데」 한번의 실수나 실책이 있을 수 없다는 주의다. ○솔직하고 직선적 성격 그는 언제나 의욕적이다.성격은 명쾌하고 성급하며 솔직하고 직선적이다.항상 모범생과도 같은 이런 유의 성격이란 한가지 일에 몰두하면 끝장을 봐야만직성이 풀리게 마련이다.또한 철두철미하고 다혈질적인 기질로 인해 곧잘 흥분하거나 저항하거나 마찰을 빚기 십상일 것이다.그러나 「칼날처럼 날카롭고 정의감에 넘치건만」 막상 결단을 내려야할 순간에는 흑백을 가리거나 정면으로 대결하기보다 우회적인 유연성을 지니는 것이 남과 색다르다.이는 아마도 오랜 세월 어지러운 세파에 시달린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터득한 「삶의 지혜」일지도 모른다.또는 이북에서 혼자 월남해온 그로서는 사방의 적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해야 한다는 당연한 견제일 수도 있다.그래선지 국립극단에서 40년이 넘게 한 솥밥을 먹은 동료들도 『그의 속마음을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다만 무대에 서면 「온몸의 연기로 관객을 압도」하기 때문에 「배우가 연기를 잘한다면 모든 것은 침묵」일수밖에 없다. 그는 해방직후 황해도 신천에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가 연극배우가 된 케이스다.20세되던 해 원예술좌가 공연한 성극 「모세」에서 타이틀 롤을 맡으면서 연극에 입문,그로부터 10년후 하유상의 「딸들자유연애를 구가하다」로 「노역」을 완성시키면서 「성공적인 연기자」의 반열에 올라섰다.이후 「대수양」「세종대왕」「성웅 이순신」에서 완곡하며 기질이 장대한 성군,「오델로」「맥베스」「줄리어스 시저」의 다이내믹한 개성,「밤으로의 긴 여로」「안네 프랑크의 일기」「햄릿」에서의 차분하고 섬세한 내면 연기 등 그에게 돌아오는 모든 배역을 「생생한 극중 인물」로 부각시키는데 한치의 허술함을 보이지 않았다.그중에서도 「역을 최후로 완성시키는 것은 디테일이 아니라 전체적인 진실성」이라고 믿는 그가 평자들에게 어필된 것은 단연 괴테의 「파우스트」를 들수 있다. ○66년에 파우스트 초연 66년 서항석 역 이해랑 연출로 초연된 「파우스트」에서 그는 학문과 지식에 실망한 노박사 파우스트가 현세적 향락에 침몰되는 과정을 고뇌에 찬 연기로 그려내었고 두번째는 8년후인 74년,순결한 헬렌과의 사랑에서 미마저 구하지 못한채 이상향을 꾀하는 허탈한 파우스트,또다시 84년 한독 1백주년 기념공연에서 독일의 저명한 기싱이 연출한 세번째「파우스트」에서는 지금까지 축적된 파우스트의 진면목을 함축하여 관객은 감전된 듯 박수갈채를 멈추지 않았었다.그때 이 연극을 연출한 기싱은 『그는 인물을 스스로 움직이되 얼굴 표정이 아닌 눈빛만으로 이미 단숙을 성립하고 있다』고 했다.즉 「고정된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을 붙들지 않으면 안된다는 긴박감에서 그는 감정을 절제하거나 적절히 노출하여 역이 가리고 있던 사상의 베일을 한장 한장 벗겨내고야만 것」이다. ­이것이 수많은 배를 띄우고 그리고 끝없이 높은 탑들을 불태운 얼굴이었던가.사랑하는 헬렌이여 단 한번의 키스로 불멸케 해다오.오! 그대는 무수한 별들의 아름다움으로 치장한 밤하늘보다 더 아름답구나­ 가슴속에 박힌 사랑을 고백하는 이 장면은 「드라마틱한 다이너미즘과 명쾌한 표현적 리듬,응축된 긴장감과 생명의 맥박이 충만」하여 이를 앞서 연출했던 이해랑씨는 『중진 장민호의 연기가 폭풍같은 성공을 거둔 근본 요인은 이러한 관념을 최후까지 지킨 지치지 않은 탐구의 결과』라고 못밖았다.이는 50년대 후반국산 영화붐으로 연극계가 부진하자 전 연극인이 분발하여 만든 「대수양」(김동인 작 박진 연출)을 보고 『그곳에 군계일학이 있었다』고 한 이진순씨의 지적과 맥을 함께하는 찬사이기도 하다.이로써 그는 「파우스트」간판 배우로서 평생동안 영광스러운 「파우스트 장」의 별명을 갖게 되었다. 배우는 무대위에서 기왕에 정해진 다양한 운명을 우리에게 보여준다.따라서 짙은 분장속에 감추어진 배우의 모습은 다시 그 자체가 그의 얼굴일수도 있다. 더구나 그의 묵직한 바리톤의 음색은 푸짐한 볼륨과 풍부한 음조의 변화,감정의 뉘앙스가 격하게 풍겨나와 어느 대목에서도 무기미를 느낄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마음속 깊이 스며드는 중후한 음의 압력은 라디오 드라마에서도 특출난 개성을 돋보여 67년부터 그가 해설자로 등장한 대하드라마 「광복20년」은 10년 장기 연속방송으로 장안의 성가를 높인바 있다. ○연출가로도 한때 활동 그는 배우일 뿐만 아니라 유치진의 「소」,체호프의 「봐냐 아저씨」를 무대에 올린 창조적 상상력이 풍부한 연출가이며연극적 감각과 지성을 겸비한 영화배우·TV탤런트이기도 하다.한때는 경화 프러덕션을 설립,그가 제작한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는 60년대 초반 전례없는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인생만사 만능은 없다」는 교훈과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진리를 절감하고 그는 고향에 돌아오듯 무대로 돌아왔다. 그후 그는 하고싶지 않은 일에 참여한 적이 없다.간혹 주변에서 자서전을 내라거나 대학에서 강의를 부탁해 오거나 방송 대담프로그램등에서 초청하면 일언에 외면한다.「배우는 무대에서 말할 뿐」,연기와 무관한 일은 그에게 모든 것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가족은 산행 동반자인 부인 이영애(63)씨와 출가한 남매가 있다. 지금도 젊은 후배 연극인들 사이에서 대사를 가장 잘 빨리 외우고 「내가 만약 저 역할을 맡으면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를 간파하여 선명하고 강렬한 생명체를 그때마다 새롭게 탄생시킨다.또 주역에서 차츰 비켜나고 있지만 역이 크든 작든 「연기자는 계급이 없는 무관의 제왕」이라는 자부심과 열의로 자신의 위상과 예성을 의식하는 도도함으로 일관하고 있다. 다양한 인생편력을 체험하면서 자기의 가능성을 무한히 확대하려는 생의 충동은 그가 맡았던 파우스트의 일면이며 결국 「연극은 눈과 귀를 통해서 영혼까지 도달해야 된다」는 연극예술과 미와 환희를 이 세상에 가져다준,우리 연극사상 그는 투철한 한 존재에 틀림없다. 그리고 더이상 열띤 대사를 읊조리지 않아도 「오델로」의 이야고나 브루터스의 배반의 이미지를 물흐르듯 되살리는 경지에서 오늘도 그는 그만의 적광의 광채를 어두운 객석에 뿌리고 있다. 기 자 입 력 □연보 ▲1927년 황해도 신천 출생 ▲45년 월남,조선배우학교 졸업 ▲46년 서울중앙방송국 제1기 성우 ▲47년 원예술좌 입단,성극「모세」의 타이틀 롤로 데뷔 ▲50년 국립극장산하「신협」입단,유치진 작 연출「원술랑」 조우 작「뇌우」출연 ▲53년 국립극단 입단,오상원 작 「녹슬은 파편」이후 해마다 출연 ▲62년 드라마센터 개관 기념 셰익스피어 작 「햄릿」출연 ▲66년 괴테 원작 서항석 역 이해랑 연출 「파우스트」초연서주역,일본 일생극장 개관기념공연 참가 ▲67∼71년 국립극단 단장 ▲68∼89년 한국 연극협회 이사 ▲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 기념 김의경 작 이진순 연출「북벌」 ▲79∼90년 국립극단 단장 ▲88년 조우 작 이해랑 연출「뇌우」 38년만의 재공연 주역 ▲현재∼예술원 회원,국립극단 원로배우,연극협회 자문위원 제1회 방송문화상(58년) 서울시문화상(63년) 한국연극영화예술상(68·73·78년) 연극평론가 협회상(79년) 대한민국예술상(81년) 목련장(82년) 대한민국 예술원상(88년) 예총예술문화상(89년) 연극­유치진 작 「자명고」(54년)를 비롯,「박쥐」「오델로」「느릅나무 그늘의 욕망」「딸들 자유연애를 구가하다」「인생차압」「시라노드 벨주락」「붉은 장갑」「세자매」「안네프랑크의 일기」「나의 고백은 끝나지 않았다」「뜨거운 양철지붕의 고양이」「빌헤름 텔」「죄와 벌」「결혼중매」「베니스의 상인」「이순신」(신명순 작 66년)「갈매기」「북간도」「수전노」「인종자의 손」「남한산성」「전쟁과 평화」「성웅 이순신」(이재현 작 73년)「세종대왕」「허생전」등 1백70여편과 영화 TV드라마 다수 출연.8월2일부터 「눈꽃」(11일까지 우봉규 작 김석만 연출 국립극장 대극장공연 예정).
  • 엘니뇨심술/올봄에도 기상이변/미이상 고온·폭우 등 주범

    ◎미기상학자들 예고/세계날씨 비정상 잦을듯 기상이변을 가져오는 골치아픈 해양조류인 엘니뇨 조류가 지난해 12월과 금년 1월 미국 동부지역을 휩쓴 기록적인 높은 온도의 날씨와 캘리포니아주를 강타한 홍수의 원인이 되었다고 미 기상청이 10일 말했다. 또 이같은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기상이변은 올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기상학자들은 예고했다. 기상청의 기후분석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태평양의 수면온도가 온난화하는 특징이 있는 엘니뇨현상이 제트기류의 방향을 두드러지게 바꾼 한 원인이 되었으며 이러한 제트기류의 방향변화가 미국 동부에 전례없이 기온이 높은 날씨의 연속과 캘리포니아주에 1월로서는 보기드문 호우로 인한 큰 홍수를 일으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국 북부 및 동부 전역에서 2백50여차례 고온기록이 수립되었고 금년 1월엔 캘리포니아주가 1월의 강우량으로서는 기록을 세웠다고 지적했다.이 홍수의 피해액은 캘리포니아주 홍수피해로는 가장 많은 13억달러였다. 기상분석센터의 데이비드로던휘스 소장은 성명을 통해 『엘리뇨 현상으로 제트기류가 북미동부 상공에서 방향을 북으로 바꾸고 캘리포니아주 연안에서 방향을 남쪽으로 바꾸는 것은 12월∼1월의 기류순환에서 흔히 있는 일면』이라면서 『작년 12월중순부터 올해 1월까지 우리가 겪은 이상기온과 강우의 원인은 주로 제트기류의 그같은 상황때문』이라고 밝혔다. 기후분석센터의 기상학자 게리 벨은 제트기류의 그같은 현상이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가장 강력했다면서 엘니뇨 조류와 연관이 있는 제트기류의 그같은 움직임이 절정에 달하는 것은 바로 이 기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벨은 엘니뇨 조류가 세계의 날씨를 계속 우롱하여 정상적인 봄철의 뇌우 현상을 바꾸어놓을 것 같다고 말하고 『올봄내내 날씨형태가 비정상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해동안 이례적으로 꾸준히 나타난 엘니뇨 현상은 세계 많은 지역의 날씨형태에 이변을 일으키고 수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제1회 베세토 연극축제 서울서 10일 개막

    ◎한·중·일 연극수준 현주소 가늠/「백마강…」「천하…」「리어왕」 등 대표작 참여 한국·중국·일본 등 3국의 연극문화를 잇는 제1회 베세토(BESETO) 연극축전이 오는 1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과 자유소극장에서 펼쳐진다. 국제극예술협회 한국본부(이사장 김의경)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한·중·일 동북아 3국 현대연극의 상호교류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매년 북경·서울·도쿄 등 3개 도시에서 번갈아가며 개최된다.베세토연극축제는 지난해 5월 독일 뮌헨 국제극예술협회 총회에 참석한 한·중·일 3국대표들이 상호연극교류의 필요성을 제기한뒤 지난 7월 서울에서 심포지엄을 갖고 창설을 선포해 결실을 보게 됐다.특히 이번 축제에는 중국의 북경인민예술극원의 「천하제일루」,일본 토가 스즈키 극단의 「리어왕」등이 초청됐으며 우리나라에선 극단 목화의 「백마강 달밤에」,극단 미추의 「오장군의 발톱」등 대표적 극단이 참가할 예정이어서 3국 연극수준의 현주소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북경인민예술극원(대표 조우)은 지난 52년에 설립된 이후 40여년 동안 2백여편의 작품을 공연해온 현대 중국연극을 대표하는 극단이다.「뇌우」「찻집」등과 함께 이극단의 대표적 레퍼토리로 꼽히는 「천하제일루」는 북경의 유명한 오리요릿집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싸움을 통해 말로써만이 아닌 실천적인 개혁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그린 희극으로 60여명의 배우가 출연하며 공연시간만도 3시간이 넘는 대작이다. 일본의 토가 스즈키극단(SCOT)은 지난 66년 현대 일본 실험극의 기수인 스즈키 타다시씨가 창단,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 극단.그의 이름을 빈 「스즈키 메소드」란 독특한 신체훈련법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이번에 선보일 「리어왕」은 모든 배역을 남자들이 연기,그리스와 일본,그리고 엘리자베스 시대의 연극전통을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밖에 한국작품인 「백마강 달밤에」(오태석 작·연출)와 「오장군의 발톱」(박조열 작·손진책 연출)은 93년 극단 목화와 87년 극단 미추에 의해 초연된 이래 수차례 무대에 오른 두 극단의 대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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