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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아이들 맑은 눈 언제 멀지 모릅니다

    이 아이들 맑은 눈 언제 멀지 모릅니다

    아프리카 말리의 북부는 사하라사막, 남부는 사막 남부의 건조지대인 사헬지대로 이뤄져 있다. 가뜩이나 척박한 나라에 최근 사막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연평균 기온이 30년 사이 2도나 올라가고 우기가 한달 가까이 줄어들었다. 그 결과 벼가 자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고 가축들의 생육이 좋지 않게 되면서 환경난민이 무더기로 발생하고 있다.말리의 수도 바마코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서북 방향으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몹티(Mopti)는 사헬지대가 시작되는 지점에 위치한 도시다. 몹티 변두리에 있는 틸와트 마을은 사하라 사막지역의 도시 팀부크투에서 이주해 온 투아레그족 난민 200여 가구가 모여 살고 있다. 지난 5일 방문한 틸와트 마을에서는 사막화가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다 주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마을은 황량하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었다. 흙벽에 마른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엮어 만든 그늘막이 그들의 주거지였다. 정오가 가까워 오면서 적도의 태양은 더욱 흉악스럽게 열기를 뿜어냈다. 거대한 양철 찜통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달궈진 땅 위로 뜨거운 모래바람까지 불면 잠시 서 있는 것도 힘에 부칠 지경이다. 점점 메말라 가는 땅. 마을의 유일한 우물도 말라붙어 바닥을 드러내고 이제는 쓸모없어진 두레박이 마른 땅 위에 뒹굴고 있다. 이방인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어른들과 아이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희망 없는 나날들. 인간적인 삶이 무언지도 모른 채 살아가는 이들의 얼굴에는 표정이 없다. ●사막화 심각… 환경난민 속출 투아레그족은 사하라사막을 근거로 하는 유목민족이다. ‘사막의 푸른전사’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용맹함과 당당함을 자부심으로 여겨 온 그들이지만 1970년대 초 사하라사막을 휩쓴 대기근이 그들을 난민으로 전락시켰다. 몇 년간 지속된 가뭄으로 소, 양, 낙타 등 가축들이 굶어 죽고,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자 말리 정부는 1973년부터 사막의 부족들을 도시 지역으로 이주시켰다. 정부는 정착할 땅을 제공했고 국제구호단체들이 이들을 도왔지만 그것도 한때뿐. 지금은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 비정부기구(NGO)가 지어주었다는 학교는 흙벽만 남았고, 프랑스의 구호단체가 지어준 병원도 폐허로 방치된 상태다. 가난하고 아프고 외롭고 서러운 이들…. 부족장 모하메드 인타가다(56)는 “삶의 터전이었던 사막을 떠나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 정부가 경작하라고 땅을 제공해 줬지만 너무 건조해서 농사를 짓기가 쉽지 않다. 장비도, 물도, 전기도 없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 초기에는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모두 떠나고 지금은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모래바람과 물부족, 식량부족, 그리고 질병을 극복할 방법이 없다.”고 걱정했다. 사막화는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치명적이다. 아이들에게 백내장과 뇌수막염, 말라리아 등 질병은 천역과도 같다. 그러나 병원 구경은커녕 약 한번 써보지 못하고 고스란히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틸와트 마을에는 백내장 등 안과질환을 가진 아이들이 특히 많았다. 한 살 된 여자아이 느무는 말라리아에 걸렸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눈까지 멀게 됐다. 6개월 된 여자아이 우묵 쿨숨도 백내장에 걸렸지만 속수무책이다. 아버지 이블라이와 어머니 파트마탐은 아기만 바라보면 속이 타들어 가지만 치료할 엄두도 못 낸다. 사막에서 살아가는 어린이의 대부분이 뜨거운 햇볕과 모래먼지를 온몸으로 맞는다. 하지만 깨끗한 물도, 안대로 사용할 깨끗한 천도 구하기 어려워 더러운 물로 눈을 대충 씻고 때묻은 옷소매로 문지르고 만다. 이런 비위생적인 환경에 영양부족까지 겹쳐 아이들은 쉽게 백내장에 걸리거나 각막이 손상돼 결국 시력을 잃게 된다. 심각한 경우 합병증을 일으켜 목숨까지 앗아간다. 어린이재단의 최운정 해외사업팀장은 “백내장이나 말라리아, 뇌수막염 등은 간단한 치료와 예방으로 막을 수 있는 질병이지만 어렸을 때 작은 질병에 걸린 아이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악화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분마다 아프리카 어린이 한명 실명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는 1분마다 어린이 한명이 시력을 잃는다. 어림잡아 200만명이 넘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이 실명 상태에 있으며, 백내장이 아프리카 어린이 실명 원인의 50%를 차지한다. 실명으로 10명 가운데 9명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가난에서 비롯된 시력손상 때문에 다시 빈곤의 늪에 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사하라 사막에 붙어 있는 말리의 피해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더 심각하다. 파스퇴르병원의 안과전문의 파투마타 코난지 박사는 “선천성 백내장 등 안과질환자 비율이 서아프리카 국가 평균 0.7%인데 말리의 경우 1.3%로 높다.”면서 “비타민A 등 영양결핍과 오염된 물,위생문제에 모래바람과 강한 햇빛 등 환경적 조건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천성 백내장의 경우 두 살 이전에 수술을 하면 완전하게 시력을 찾을 수 있지만 치료가 늦어질수록 뇌의 보는 기능이 퇴화돼 영영 시력을 잃고 만다. 말리에서는 최근 이어진 극심한 가뭄으로 식량난이 심각해지면서 전체인구의 21%인 240만명이 식량부족과 영양결핍으로 고통받고 있다. 어린이들은 영양부족과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인해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말리에는 전쟁도, 갑작스러운 자연재해도 없지만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이 1000명당 194명으로 세계 7위다. 말리 어린이들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말라리아와 폐렴, 설사 등 3대 질병이다. 최근에는 볼과 입 주변 등 얼굴 피부가 썩어 들어가는 노마병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때 나치의 유대인집단수용소에서 처음 사례가 발견된 노마병은 영양결핍과 비위생적인 환경, 오염된 식수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무서운 질병이다. WHO에 따르면 매년 14만명의 환자가 새로 보고되는데 이 가운데 10만명이 사하라 남부지역 아프리카의 1~7세 어린이들이다. ● 간단한 치료도 못 받아 생 마감 이들에게 삶과 죽음을 가르는 벽이 높지 않다. 깨끗한 환경에 균형잡힌 식사만 제공돼도 막을 수 있고, 간단한 치료만으로도 나을 수 있는 질병들을 그대로 떠안은 채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 한다. 말리중앙진료소의 아마디 박사는 “병에 걸리면 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처방을 받아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아 나을 수 있다는 것조차 이들은 알지 못한다.”면서 “더 나은 삶이 있음을 알려 주고, 희망을 안겨주기 위해 지원과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말리 어린이들의 실태는 KBS 1TV ‘희망로드대장정’을 통해 오는 9월 자세히 소개될 예정이다. 어린이재단(www.childfund.or.kr)을 통해 말리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다. 바마코·몹티(말리) 함혜리 문화에디터 lotus@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폐질환 겁나! 신영록 힘내!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폐질환 겁나! 신영록 힘내!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서인지 사회성 소식이 순위권에 올랐다. 1위는 ‘신종폐질환’. 임산부들 가운데 원인을 알 수 없는 폐질환 환자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질병관리본부가 유행성 질환이 아니라고 발표했지만, 감기처럼 시작해 급속히 중증 폐렴으로 넘어가고 급기야 폐 세포가 딱딱하게 굳어버린다는 충격적인 내용 때문에 많은 관심을 모았다. 2위는 ‘서울역 터미널 폭발 사고’가 차지했다. 지난 12~13일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 등의 물품보관함에서 폭발물이 발견됐거나 폭발했다. 사제 폭탄 폭발 사건 용의자 3명은 지난 14일 모두 검거됐다. 용의자들은 주가폭락을 유발해 이득을 얻으려고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진 축구 선수 신영록의 ‘부르가다 증후군’(6위)과 ‘행군 훈련병 사망’(9위) 소식은 안타까움을 더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부르가다 증후군은 부정맥의 일종으로 불규칙한 맥박 때문에 돌연사로도 이어지는 증상이다. 야간 행군 뒤 급성 호흡 곤란으로 숨진 23세 육군 훈련병은 부검 결과, 뇌수막염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들은 훈련소가 고열을 호소하는 훈련병에게 고작 해열제 2알을 처방한 점을 들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핑크빛 소식도 빠질 수 없다. 4위엔 ‘박지성 결혼설’이 올랐다. 허정무 감독의 딸 허은씨와의 결혼 얘기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양측 모두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5위에 오른 ‘이선균 무릎팍도사’ 역시 설(說)에 대한 해명이다. 배우 이선균은 채정안과의 스캔들 소문에 대해 “당시 다른 피디도 함께 있었는데 사람들이 피디를 못 알아봐 둘만 있는 줄 오해했다.”고 해명했다. ‘아사다 마오 열애’ 소식은 10위를 차지했다. 마오가 일본 남자 피겨 간판 다카하시 다이스케와 열애 중이라는 일본발 보도가 나왔다. 또 다른 피겨 선수 안도 미키도 러시아 코치와의 결혼설이 흘러나왔다. 7위에 오른 ‘유진 기태영 결혼’은 유일하게 진짜 성사된 연애담이다. 두 사람은 1년 반 연애 끝에 오는 7월 23일 결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3위엔 임재범, BMK, 김연우의 가세로 다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MBC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가 올랐다. 박지성이 활약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소식은 8위에 올랐다. 지난 14일 블랙번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리그 19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자식 군대 보낸 부모 떨게 만든 軍 의료체계

    젊디젊은 장정이 군의 허술한 의료체계 탓에 고귀한 목숨을 잃었다. 논산 육군훈련소 소속 노모(23) 훈련병은 지난달 23일 야간행군을 마친 뒤 고열과 함께 패혈증 중세를 보여 민간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 숨을 거뒀다. 입대한 지 31일 만이다. 사인은 패혈증에 따른 급성호흡곤란이었다. 노 훈련병이 의무실에서 받은 처방은 해열진통제 두 알뿐이었다. 처방마저 군의관이 아닌 의무병이 멋대로 했다. 노 훈련병은 뇌수막염을 앓고 있었지만 군은 몰랐다고 한다. 군은 이런 상황을 유가족과 자식을 군대에 보냈거나 보낼 부모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화를 삭이기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이른바 구멍 난 군 의료 인력과 시설은 오래전부터 누누이 지적돼 왔다. 2005년 전역 보름 만에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숨진 노충국씨 사건을 계기로 군 의료체계 전반에 걸친 개혁 필요성이 제기됐다. 제대한 지 20일 만에 간암 선고를 받고 사망한 유여주씨, 전역 2개월 만에 췌장암 진단을 받고 숨진 오주현씨 사건 때도 마찬가지다. 요란만 떨었지 별로 나아진 게 없다.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개선책을 찾기보다 땜질식 대응에 그쳤다는 사실을 노 훈련병의 사례에서도 보여 주고 있다. 군 의료체계는 이대로 안 된다. 군의관 2200여명 중 96% 이상이 인턴을 끝냈거나 갓 전문의 자격을 딴 의사들이다. 민간 의사 계약직 채용은 낮은 처우 탓에 지지부진하다. 그렇다고 국민에게 이해해 달라고 호소할 수만은 없는 일 아닌가. 숙련된 의료 인력의 확보 등을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고민하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불신을 씻기 위해서다. 낙후된 병원 시설의 대안으로 민간 병원 위탁진료제를 적극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군 의료체계 혁신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군인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당연한 책무이다.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 가슴에 못 박는 일이 더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 ‘뇌수막염’ 훈련병 행군 뒤 패혈증으로 사망…軍 의료체계 도마에

    ‘뇌수막염’ 훈련병 행군 뒤 패혈증으로 사망…軍 의료체계 도마에

    훈련병이 야간 행군 훈련을 마친 후 급성호흡곤란으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행군이 끝난 후 고열을 호소하던 훈련병에게 의무병이 해열제 2정만을 처방하는 등 무성의하게 대처한 것으로 밝혀져 비판이 일고 있다. 12일 육군 등에 따르면 논산 육군훈련소 30연대 소속 노모(23) 훈련병은 지난달 22일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 10까지 20㎞ 완전군장 행군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했다. 복귀 후 그는 37.9도의 고열 증세를 보였으며 같은 날 오전 3시 40분쯤 분대장(일병)을 따라 연대 의무실로 가 의무병에게 진료를 받은 뒤 해열제 2알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내무실로 돌아와 잠을 잤다. 하지만 열이 내리지 않고 상태가 악화되자 훈련소 측은 낮 12시 20분쯤 육군훈련소 지구병원으로 노 훈련병을 후송했다. 지구병원 측은 외부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다시 오후 3시 30분쯤 건양대학교 병원으로 그를 옮겼다. 하지만 노 훈련병은 다음 날인 24일 오전 7시쯤 끝내 숨을 거뒀다. 부검결과 추정 사인은 뇌수막염을 앓고 있던 노 훈련병이 병세가 악화되면서 합병증인 패혈증에 따른 급성호흡곤란 증후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관계자는 “숨진 훈련병에게 23일 새벽 약을 처방한 의무병과 당직 간부들을 대상으로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 등을 육군훈련소 감찰부에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육군 측은 “훈련소가 본인이 아프더라도 이를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였는지는 조사해 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실제 숨진 훈련병이 몸이 안 좋다는 의사 표시를 뚜렷하게 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육군 훈련병, 행군 후 급성 호흡곤란으로 사망

    육군 훈련병, 행군 후 급성 호흡곤란으로 사망

    지난 3월말 ’현역 1급’으로 육군에 입대했던 노모(23·연세대 휴학) 훈련병이 고열상태에서 야간행군 훈련에 투입된 뒤 귀대했다가 급성 호흡곤란으로 숨졌다. 시신 부검 결과 이 훈련병은 뇌수막염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육군 등에 따르면 논산 육군훈련소 30연대 소속 노 훈련병은 지난 달 22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10분까지 20㎞ 완전군장 행군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했다.  그는 복귀 후 37.9도의 고열 증세를 보여 오전 3시40분쯤 분대장(일병)을 따라 연대 의무실로 가 진료를 받은 뒤 내무실로 돌아와 잠을 잤다. 그러나 상태가 더 나빠지고 열이 내리지 않자 훈련소 측은 낮 12시 20분쯤 그를 육군훈련소 지구병원으로 후송했다.  지구병원 측은 외부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오후 3시30분쯤 건양대병원으로 옮겼으나 노 훈련병은 다음 날인 24일 오전 7시쯤 숨을 거뒀다. 추정 사인은 패혈증에 따른 급성호흡곤란 증후군이었다.  노 훈련병의 아버지(52)는 “23일 새벽 고열로 의무실에 갔을 때 빨리 후송했다면 사망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훈련소의 초기 조치가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연대 군의관은 야간행군 복귀 후 환자 진료를 마치고 퇴근한 뒤였으며 일병 계급의 의무병이 당직 군의관에게 보고하지 않고 해열진통제만 처방한 다음 노 훈련병을 복귀시켰다.  훈련소 측은 “해당 군의관이 야간행군에 동행했으며 오전 3시까지 환자를 진료했으나 당시 노 훈련병은 진료를 받지 않았다. 의무실에서도 노 훈련병의 체온이 그다지 높지 않아 해열제만 처방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시신을 부검한 결과 노 훈련병은 앓고 있던 뇌수막염이 원인이 돼 패혈증과 급성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훈련소 측은 “몸에 이상이 있는 훈련병은 행군에서 제외하고 대신 토요일에 보충훈련을 받도록 했으나 노 훈련병은 행군에 참가하겠다고 했다. 부대에서 행군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육군은 노 훈련병의 사망 사고와 관련, 육군훈련소 감찰부에서 당직 간부들을 대상으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훈련소가 본인이 아프더라도 이를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였는지는 조사해 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숨진 훈련병이 몸이 안 좋다는 의사 표시를 뚜렷하게 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57) 대상포진

    [Weekly Health Issue] (57) 대상포진

    최근 들어 대상포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로 노약자에게서 발병해 ‘노인질환’으로 알려진 대상포진이 10∼40대에서 급증하고 있는 것. 전문의들은 이에 대해 젊은 층의 체력 저하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운동 부족으로 체력이 약해져 인체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데다 일상적으로 강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체내에 잠복해 있는 수두바이러스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재발이 잦고 평생 고통을 주는 후유증을 얻을 수도 있는 대상포진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통증센타 문동언 교수로부터 듣는다. ●대상포진이란. 어려서 앓았던 수두의 원인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멸하지 않고 척수나 뇌신경절 등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성화해 피부발진과 통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성 피부질환이다. 수두에 걸렸던 사람의 25%에서 나타나며 정상인 5명 중 1명이 일생에 중 한번은 감염될 만큼 유병률이 높다. 한번 걸린 사람이 또 걸릴 확률도 5%나 된다. ●유형별로 구분해 달라. 대상포진은 흉부신경의 피부분절에서 50∼70%가 발생하고, 이어 뇌신경·경부·요부 등에서도 흔히 발생한다. 이 밖에 드물지만 바이러스가 안신경에 침투한 안구대상포진, 람제이 훈트증후군, 천골대상포진, 제3 천골신경절, 전신에 수두형 발진이 돋는 범발성 대상포진 등이 있다. ●대상포진의 최근 유병률 변화나 발생 추이의 특이점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나이 든 사람이 앓는 병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젊은 층은 물론 소아에서도 발병하고 있다. 2004년 조사에 따르면 대상포진 환자는 2000년에 비해 46%가 증가했다. 60세 이상에서는 발생률이 준 반면 10∼40대 환자는 50%나 늘었다. 젊은 층이 각종 스트레스와 과음, 운동부족에 노출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은 과거 수두를 앓았던 사람이 면역력이 떨어지면 체내에 숨어있던 바이러스가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따라서 노약자나 암·에이즈·당뇨환자, 항암·방사선치료 환자나 면역억제제(스테로이드)를 투여받는 사람, 장기이식 등 큰 수술을 받았거나 만성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 등이 취약하다. ●증상을 단계별로 설명해 달라. 가장 먼저 보이는 증상은 피부발진과 통증을 포함한 가벼운 감기증상인데, 이때 흔히 피부분절 통증·가려움증·저린감·이상감각·피로감·두통·전신쇠약 및 미열을 동반한다. 이 단계를 지나면 붉은 발진이 가슴이나 등에 띠 모양(대상포진)으로 나타나며, 이 띠를 따라 통증이 나타난다. 이어 12∼24시간이 지나면 수포가 생기고, 3일째가 되면 고름이 차며(농포), 7∼10일이 경과하면 딱지가 형성된다. 특히 1주일이 지난 후에 다시 새로운 물집이 잡히는 경우에는 면역 결핍을 의심할 수 있다. 통증은 대부분 발진이 없어지면 감소하지만 조기치료가 안 된 경우에는 피부발진이 없어진 뒤까지 통증이 남는 ‘대상포진후신경통’으로 발전해 평생 고통을 겪는다. ●일반인이 대상포진임을 알 수 있는 특징적인 징후나 증상은. 피부발진이 생기기 1주일쯤 전부터 통증을 동반한 유사 감기증상이 나타나고, 피부발진과 통증이 몸의 한쪽에만 보이며, 피부발진 부위에 옷깃만 스쳐도 발작적으로 통증이 느껴지는 이질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면 수두와 대상포진은 어떻게 구분하는가. 수두와 대상포진은 같은 바이러스가 원인인데, 이 바이러스는 1차 감염 때는 수두를 일으킨다. 특징적인 증상은 양측성·대칭성 피부발진이 나타나며, 통증보다 가려움증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비해 대상포진은 수두에 한번 걸렸던 사람에게서 피부분절에 따라 몸통이나 안면의 한쪽에 띠모양의 발진과 통증을 보이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또 수두는 쉽게 낫지만 대상포진은 간혹 난치성인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도 이행하며, 수두는 3∼5세 유아에게 많지만 대상포진은 노약자에게 많다. 또 수두는 한번 감염되면 평생 면역이 되지만 대상포진은 5%가량의 환자에게서 재발한다. ●대상포진은 어떻게 검사, 진단하나. 앞서 말한 특징적인 증상이 중요하며, 판단이 애매하거나 발진이 없는 대상포진의 경우 바이러스 배양검사나 가장 정확한 검사로 알려진 PCR검사(유전자검사), 면역학적검사, 혈청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치료 방법과 관련 합병증도 설명해 달라. 1차적인 치료 목표는 통증을 줄이고 대상포진후 신경통을 예방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바이러스는 물론 통증도 신경 손상을 일으키므로 항바이러스제나 진통제 투여 외에 신경차단치료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항바이러스제·항경련제·삼환계 항우울제와 국소마취제 등을 사용한다. 이런 치료를 3주 정도 지속하는데, 그래도 이 중 10∼20%, 특히 60대의 47%, 70대의 73%가량은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 이행한다. 이 대상포진후 신경통이 가장 흔한 합병증이다. 또 증상이 눈에 나타나면 실명, 안면신경에 오면 안면신경마비, 골반에 오면 방광 기능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병증이 잘 나타나는 부위로는 흉부(55%), 뇌신경(20%), 요부(15%), 천추부(5%) 등의 순이다. 눈에서 발병하는 대상포진은 각막염·포도막염·녹내장·시신경염 및 시력 손실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안과 전문의의 자문을 받아야 한다. 또 천추부 대상포진은 빈뇨·요저류·변비·설사를 초래할 수 있고, 수의근에 침범하면 근력 감소와 복부팽만 등을, 안면신경·청신경에 침범하면 안면신경마비와 통증을 호소하는 람제이훈트(Ramsey Hunt)증후군을 초래할 수 있다. 또 드물게는 바이러스가 신경계와 내장계에 침범하여 척수염·뇌수막염·폐렴·간염·심내막염·방광염 등을 일으키는데 이 경우 사망률이 6∼17%에 이르므로 주의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4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국내 암 환자 62만명 시대. 지난 2005년 38만명에서 2009년 62만명으로 암 환자는 4년 만에 무려 60%이상 급증했다.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린다는 얘기다. 암은 현대인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과학카페’에서 암 치료법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백신’을 통해 암 정복의 현주소와 그 가능성을 알아본다. ●강력반(KBS2 밤 9시 55분) 강력반의 새 팀장으로 임경은이 부임한 가운데, 해영그룹의 합숙면접 중 사라진 박은아의 실종사건이 접수된다. 강력반은 합숙장소였던 양평으로 향한다. 한편 민주를 불러 취재기사를 확인하던 은영이 민주의 가방에 달린 세혁의 펜던트를 발견하고 놀라서 민주에게 세혁과의 관계를 묻자 민주는 세혁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일일 아침드라마 당신 참 예쁘다(MBC 오전 7시 50분) 유랑(윤세아)은 밤을 새워가며 슈거크래프트 케이크를 만들어 치영에게 프러포즈하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향한다. 하지만 치영은 유랑의 전화를 피한다. 유랑은 공항에서 자신의 돈줄을 거머쥔 서회장과 담판지으려고 가고 있는 강수와 부딪치고, 그 바람에 유랑의 케이크는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위기탈출 넘버원(KBS2 밤 8시 50분) 삐져나왔을 때 외관상 지저분해 보여 불결해 보이는 코털. 아무리 멋있는 남성이라고 해도 코털 하나에 이미지가 바뀐다. 하지만 코털을 함부로 뽑았을 경우 세균에 노출되어 뇌수막염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넘버원에서는 코털의 중요성과 코털을 함부로 뽑았을 경우의 위험성과 그에 따른 예방법을 알아본다. ●꾸러기 천사들(EBS 밤 8시) 어느 날 보라반에 예쁜 여자아이가 새로 들어온다. 매일매일 바뀌는 화려한 왕리본을 달고 다니며, 남이 자신에게 손대는 것을 싫어하고, 물도 가지고 다니며 마시는 도도한 공주님 강채린. 채린이가 오기 전엔 주인공인 현서가 보라반의 공주님이었다. 하지만 이젠 아이들의 관심이 채린이에게만 쏠려서 현서와 놀아주지도 않는데…. ●경찰 25시(OBS 밤 11시) 우리는 과연 복잡한 현대사회를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쏟아지는 사건과 뉴스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더욱 위험하고, 지능적이고, 다양해진 범죄 속에서 형사들의 하루는 24시간도 모자란다. ‘경찰 25시’를 통해 수사현장의 긴박감과 형사들의 땀과 눈물을 통해 범죄의 위험성을 알리고 범죄의 경각심을 느껴본다.
  • 폐구균 예방 접종 생략하지 마세요

    폐구균 예방 접종 생략하지 마세요

    아이가 태어나서 여섯 살이 될 때까지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의 숫자는 20~24회다. 선택 접종까지 포함하면 그 횟수는 37회로 늘어나고 총 비용은 200만원에 이른다. 육아 서적의 바이블로 불리며 9번이나 개정판을 낸 ‘삐뽀삐뽀 119’의 저자 하정훈(49) 소아 청소년과 원장은 최근 백신 아카데미를 열고 “국가에서 선택 예방접종도 필수로 지정해서 아이들이 예방접종을 100%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 독감 접종 신종플루 예방약 포함 하 원장은 “불과 50여년 전에 예방접종이 시행되면서 수두가 사라지고 디프테리아, 백일해 등으로 인한 고통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10월에는 독감 등 챙겨야 할 예방접종이 더 많다. 올해 독감 예방접종의 특징은 신종플루 예방약까지 포함됐다는 것. 지난해 신종플루 접종을 하지 않은 9세 미만의 아이들은 한 달 간격으로 두 번 맞아야 하므로 가능한 한 일찍 접종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하 원장은 조언했다. 감기와 함께 아이에게 치명적인 질환이 폐렴이다. 폐렴, 뇌수막염, 패혈증, 급성 중이염과 같은 질환은 폐구균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1회 접종에 13만~15만원이 들고 총 4번 맞아야 하는 폐구균 접종은 필수접종이 아니라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하 원장은 “지난 6월부터 13가지 종류의 폐구균을 예방하는 백신이 나왔다.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인 백신이므로 비용이 문제되지 않는다면 모든 아이들이 맞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국가에서 예방접종비 무료로 지원해줘야 하 원장은 필수접종과 선택접종의 차이는 질병의 경중이 아니라 국가 예산 범위라고 말했다. 나라에서 저출산 대책으로 보육 예산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예방 접종 무료 사업에는 관심을 덜 가진다는 것이 그의 뼈 있는 지적이다. 집에서 직접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보육비 지원을 받기 어려우므로 모든 부모들이 동등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예방 접종 무료화에 국가 예산이 좀 더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이 하 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예방 접종의 숫자가 많다 보니 접종 날짜를 놓치는 엄마들이 많다.”며 “아기 수첩을 꼭 지참하고 수첩을 디지털 사진으로 찍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예방접종 달력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하 원장은 예방접종 전액 무료화를 위한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대책위원회’ 위원장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람&이슈] 17살 미혼모 성은이의 희망노래

    [사람&이슈] 17살 미혼모 성은이의 희망노래

    27일 오전 7시 서울 불광동 버스정류장. 뚝 떨어진 아침 기온 탓에 쌀쌀했지만 버스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15개월 된 딸 새벽이를 품에 안은 성은이(17·여·가명)의 팔이 점점 밑으로 처졌다. 160㎝의 키에 갸냘픈 몸집의 ‘어린 엄마’에게 10㎏이 넘는 새벽이가 버거워 보였다. 길을 지나다 나이를 묻던 한 아주머니가 대뜸 호통을 쳤다. “어린 것이 행동을 어떻게 했길래…. 쯧쯧.” 성은이에게는 그런 세상의 따가운 편견이 더 버거울 듯했다. “나이 들어 보이려고 파마도 했는데….” 성은이는 말끝을 흐렸다. 눈물을 꾹 씹어 삼킨 성은이가 버스에 올랐다. 목적지는 구로동의 서울시한부모지원센터. 2006년 중학교 2학년이던 성은이는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2008년 한순간의 실수로 덜컥 아이가 들어섰다. 조언을 구할 엄마조차 없었다. 성은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아빠는 헤어졌다. 그 뒤부터 아홉 살 성은이가 노동일을 하는 아버지와 유치원생인 남동생들을 보살피며 엄마 노릇을 했다. 고사리손으로 밥을 짓고, 설거지를 하며 살림을 했다. 그러나 월 80여만원의 아버지 수입과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을 합쳐도 네 식구가 제때 밥해 먹기에는 빠듯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입양 보내라.’는 말을 수 없이 들었으나 어린 엄마는 끝까지 버텼다. 엄마 없이 큰 자신처럼 만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서였다. ●中2때 자퇴 뒤 덜컥 임신 성은이는 새벽이가 아장아장 걸을 무렵 큰 결심을 했다. ‘공부를 다시 시작하자.’,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자.’ 구청 사회복지 담당자의 소개로 지난 5월 서울시한부모지원센터가 마련한 미혼모 교육학교인 ‘캥거루스쿨’에 등록했다. 싱글맘을 위해 아이돌보미 서비스와 각종 상담·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성은이는 오전 6시30분에 일어나 7시30분쯤 새벽이와 함께 센터로 간다. 9시에 도착한 뒤에는 오후 4시까지 월~금요일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 검정고시에 필요한 과외교육을 받는다. 이미 고입검정고시는 평균 90점대인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성은이는 5~8월 진행된 캥거루스쿨 1기 교육을 마치고, 이날 문을 연 2기 교육에 참여해 대입검정고시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집안 살림에, 양육에, 공부까지 하느라 매일 밤 녹초가 돼 쓰러져 잠들기 일쑤다. 생활도 고달프다. 아버지에게 받는 20만원이 모녀 생활비의 전부. 그는 “한 달에 기저귀 값만 10만원이 넘게 들고, 뇌수막염·폐규균 예방접종 등에 한 번에 십몇만원씩 드는데 감당이 안 된다.”면서 “싱글맘을 위해 보육료 10만원 외에 금전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또 “어린 미혼모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무료 진로·직업교육 기관도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캥거루스쿨서 대입검정고시 준비 고달픈 생활에도 성은이는 꿈을 떠올리며 힘을 낸다. 성은이의 소원은 제과제빵학과에 들어가 과자점을 여는 것. 새벽이가 빵을 유달리 좋아하는 것도 과자점을 열고 싶은 이유 중 하나다. 비슷한 처지의 싱글맘들에게 무료로 빵·과자도 나눠 주고 싶단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아이를 보면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애기랑 하루 종일 같이 있을 수 있잖아요. 애기가 있어도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을 것 같고, 우리 새벽이가 돈 걱정 없이 좋아하는 빵이나 과자도 원 없이 먹을 수 있으니까….” 성은이가 당차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봄 불청객 바이러스성 전염병 주의보

    봄 불청객 바이러스성 전염병 주의보

    봄은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서 각종 질병원인 바이러스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이다. 환절기 일교차 등으로 생체리듬이 변해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이런 바이러스의 공격 목표가 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A형 간염 최근 들어 봄에 크게 유행하는 바이러스 질환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A형 간염 환자는 모두 1만 5041명으로, 전년보다 91%나 늘었다. 전문의들은 올해도 4~5월에 A형 간염 유행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소아는 별 증상이 없으나, 고령자는 증상이 뚜렷하다. 초기에는 발열·오한·두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심해지면 식욕부진·복통·구역질·구토·설사 등의 증상을 보인다. 또 심한 피로감과 황달이 나타나고 소변색도 짙어진다. A형 간염은 주로 대변이나 입을 통해 전파되나 오염된 음식이나 물, 감염자와의 접촉도 주요 감염 경로다. 문제는 과거 비위생적 환경에서 생활한 40∼50대는 대부분 항체를 보유하고 있지만, 10∼30대의 젊은층은 비교적 청결한 환경에서 생활해 항체 보유율이 20%에도 못 미친다는 점. 이런 A형 간염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이 중요하다. 항체가 없는 어린이나 임신부는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전문의들은 “임신부의 경우 백신을 맞아도 태아에게 해롭지 않으므로 항체검사 후 가능한 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 ●수족구병 지난해 크게 유행해 사망자까지 발생한 수족구병은 어린이들이 모이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급속히 퍼져 새삼 강한 전염력을 확인시켰다. 장(腸)내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되며, 생후 6개월∼5세 사이의 영·유아들에게 많다. 그동안 국내 수족구병의 원인균은 대부분 ‘콕사키 바이러스’였지만 지난해 유행한 수족구병은 ‘엔테로 71 바이러스’가 원인균이었다. 이 바이러스는 2000년대 들어 중국, 타이완 등지에서 유행했다. 주요 증상은 수포다. 3∼5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손바닥, 손가락 옆면과 발뒤꿈치·엄지발가락·입안 등에 수포가 생긴다. 수포는 쌀이나 팥알 크기로, 가렵거나 아프지는 않아 방치하다가 바이러스가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뇌수막염이나 간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아이들의 손과 발 등에 수포가 보이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수족구병은 예방 백신이 없다. 따라서 외출 후 소금물 양치 및 손 씻기, 물 끓여 마시기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또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수족구병이 발생하면 집에서 쉬게 하는 게 좋다. ●수두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초·중·고생 77%가 수두를 앓았다. 수두는 보통 10살 이하의 아이들이 많이 걸리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돼 있지 않으면 나이에 관계없이 걸릴 수 있다. 수두백신은 2005년부터 필수 예방접종으로 지정됐지만, 그 전에는 선택 접종이어던 탓에 현재의 초·중·고생들 중 상당수는 항체를 갖고 있지 않다. 수두는 제2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될 만큼 전염성이 강하며, 2∼3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권태감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이후 1∼2일 이내에 수포성 발진이 몸통과 얼굴, 두피 등 전신에 생긴다. 보통 10일 이내에 딱지가 생기면서 호전되나 발진이 매우 가려워 아이들이 긁다가 2차 세균 감염을 부르기도 한다.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도 호전되지만 전염성이 강하므로 딱지가 앉을 때까지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면역력이 약하거나 만성 질환자가 수두에 걸렸다면 발진 시작 24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정화 교수
  • [씨줄날줄] 진단키트 전성시대/노주석 논설위원

    임신 자가진단 키트는 1970년대 등장 이후 눈부시게 진화 중이다. 진단장비 덕분에 한번이면 간단하게 임신 여부를 자가 진단할 수 있게 됐다. 임신 여부를 알고 싶은 여성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첫 번째 소변을 플라스틱 막대에 묻히면 그만이다. 5분이 지나 막대가 파란색으로 변하면 임신이고, 변하지 않으면 임신이 아니다. 값도 저렴할 뿐더러 정확도 100%를 자랑한다. 태아 성 감별 진단키트가 외국에서 시판됐다. 여아일 경우 시약이 붉은색으로 변하고, 남아면 푸른색으로 변한다. 지금까지는 임신 이후 18주에서 20주를 기다려 초음파검사를 통해 성별을 알 수 있었지만, 이 진단장비가 나온 뒤 8주 이후면 손쉽게 알 수 있게 됐다. 믿기 어렵지만 정확도는 90%라고 한다. 불법성은 거론하지 않더라도 경천동지(驚天動地)에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따로 없다. 당뇨 진단키트 세트는 이미 가정 상비기구가 됐다. 원예 작물의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사전 확인하는 데도 쓰인다. 수박의 과육이 변질되거나, 참외의 껍질에 얼룩무늬가 생기거나, 기형 호박이 생기지 않게 예방할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호흡기 질환, 자궁경부암, 결핵, 폐렴, 백혈병, 뇌수막염, 패혈증, 갑상선암, 전립선염 등을 한 번에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유전자 증폭식 기술도 개발돼 있다. 애완견용 심장사상충이나 파보, 홍역검사 진단키트도 널리 쓰인다. 신종플루와 조류독감 등 적용 분야의 향후 확대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화학분야 최고 학술지인 미국 화학회의 ‘분석화학’ 6월호에 한양대 화학과 윤문영 교수팀이 발표한 펩타이드(단백질 조각)를 이용한 분자진단법이 실려 주목을 받고 있다. 주로 항체나 유전자 증폭을 이용한 기존 진단시스템의 한계를 뛰어넘은 새로운 연구다. 특히 온도와 습도 등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 생화학적 안정성에 한계를 갖고 있는 항체를 대용할 수 있는 초고감도 진단장비 개발의 길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3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분자진단 장비시장이 10조원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신성장 BT산업의 핵심인 분자진단시장을 한국이 선점할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매일유업 분유서 사카자키균 검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매일유업이 생산한 조제분유 ‘프리미엄궁 초유의 사랑1’에서 엔테로박터 사카자키균이 검출돼 해당 제품을 전량 폐기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다행히 문제의 제품은 시중에는 유통되지 않은 상태다. 검역원은 조제분유에 대한 정기 수거 검사 결과 매일유업의 1회용(13g) 포장 제품 1개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지난달 17일 생산됐다. 이날 함께 생산된 제품은 모두 695㎏(5만 3460개)으로 전량 매일유업 평택공장에 보관 중이어서 시중에는 유통되지 않았다. 엔테로박터 사카자키균은 대장균의 일종으로, 주로 신생아에게 뇌수막염을 일으킨다. 그러나 7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 탄 뒤 흐르는 물에 식혀 먹일 경우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수족구병 환자 한달새 25%↑

    영·유아의 사망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수족구병이 보육시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병은 특히 여름과 가을철에 창궐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3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 186개 소아청소년과 개원의사가 참여하는 표본감시 결과 발병 보고기관은 140곳, 환자수는 2180명으로 집계됐다. 6월 셋째주(14~20일)까지 발생 추세를 보면 이전 4주간의 발생 건수보다 25.6%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울산·충북·충남·전북·전남·제주 등 7개 시·도에서 증가세가 뚜렷했다.합병증을 동반한 수족구병 사례는 사망 1건, 뇌사 1건 등을 포함해 총 46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33건에서 뇌수막염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키는 엔테로바이러스71형(EV71)이 확인됐고 검체를 유전자 분석한 결과 26건에서 중국 등지에서 유행하는 ‘C4a형’이 검출됐다. 수족구병에는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외출 후나 배변 후, 식사 전후, 기저귀 교체 전후에 반드시 손을 씻어 감염을 차단해야 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수족구병 12개월 여아 뇌사

    수족구병 12개월 여아 뇌사

    서울에 사는 만 12개월 여아가 중국에서 유행하는 엔테로바이러스71형(E V71)에 의한 수족구병으로 뇌사상태에 빠졌다. 보건당국은 영·유아 가정에 손씻기 등의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도록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일 뇌염 증세를 보이며 서울의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뒤 뇌사상태에 빠진 만 12개월 여아가 EV71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5일 발표했다. 이 아기는 지난달 26일 손에 발진이 생겨 거주지 인근 소아과의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곧바로 증상이 사라져 29일에는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받았다. 그러나 다음날 또다시 발열,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 종합병원 소아과에서 해열제를 먹은 뒤 회복되다가 1일부터는 발열, 경련 등의 증상이 생겨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는 현재까지 역학조사 결과 여아는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았으며, 형제·자매도 없어 감염자와의 직접적인 접촉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족구병의 원인 바이러스인 EV71은 콧물·기침·대변·가래 등을 통해 전파되며 영·유아에게 치명적인 뇌염, 뇌수막염 등을 일으킨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입안에 수포가 생기거나 손·발에 발진이 나타나는데, 치료제는 개발돼 있지 않다. 올해 국내에서 뇌염, 뇌수막염 등의 합병증이 동반된 수족구병을 앓다가 EV71 감염이 확인된 환자는 총 14명이다. 전병률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손씻기를 생활화하고 수족구병이 의심될 때는 의료기관을 방문한 뒤 학교나 유치원에 보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수족구병 서울·수도권 확산

    정부가 국내 유행조짐이 없다고 밝힌(서울신문 5월15일자 10면) 치명적인 ‘엔테로바이러스71’형 수족구병이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병에는 특별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통한 예방이 필수적이다. 22일 질병관리본부가 매주 발행하는 주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일 1세 영아가 수족구병으로 사망한 이후 20일까지 서울·수원·부천 등에서 수족구병에 걸린 중증환자 8명이 잇따라 발견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7명은 검체분석을 통해 중국에서 유행한 치명적인 ‘엔테로바이러스71형’ 바이러스와 98% 동일한 유전자 형태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 나머지 한명은 과거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일반적인 ‘C1 유전자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6세 이하 영·유아인 7명의 중증 감염환자는 발견 당시 모두 수족구병의 합병증인 ‘뇌수막염’을 앓고 있었으며, 5명은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고 2명은 현재 치료 중이다. 뇌수막염은 신생아의 사망을 불러올 수 있는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1세 영아도 이 질환으로 사망한 바 있다. 본부도 서울·경기지역 중심의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제기했다. 본부는 보고서를 통해 “서울·수원·부천 등의 지역에 국한된 사례로 확산 초기단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수족구병에 대한 감시체계 강화뿐만 아니라 원인불명의 뇌염, 마비 등 중증감염에 대한 원인병원체 규명 등의 적극적인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건복지가족부는 이날 ‘수족구병’을 법정 전염병(지정 전염병)으로 지정키로 하고 다음달 9일까지 입안예고한다고 밝혔다. 수족구병은 현재 ‘소아전염병 표본감시체계’에 속해 있지만 보고는 의료인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 오는 8월말쯤 수족구병이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되면 전국 발병 현황에 대한 감시가 의무화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스트레스성 두통환자 크게 늘었다

    두통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불황 속에 닥친 실업·취업난·생활고와 주식·펀드투자 손실 등 경제적인 원인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정진상 교수팀은 경기가 비교적 좋았던 2006년과 최근의 경기침체가 시작된 2008년의 두통 환자 추이를 비교한 결과, 스트레스와 관련이 깊은 긴장형 두통과 편두통 환자가 크게 늘었다고 최근 밝혔다.긴장형 두통은 스트레스나 우울증, 심리·신체적으로 과도한 긴장상태가 지속될 때 주로 나타나며, 편두통 역시 스트레스에 의해 악화되거나 이로 인해 약물 남용과 음주·흡연에 빠지는 등 스트레스와의 상관성이 큰 질환이다. 정 교수팀 조사 결과, 긴장형 두통 환자는 2006년 1339명에서 2008년에는 1866명으로 2년 새 39.4%가, 편두통 환자는 2006년 3969명에서 2008년 4687명으로 19.5%가 늘어났다.특히 경기침체와 불황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30∼50대 두통 환자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2006년 858명에서 2008년 1056명으로 198명(23.1%)이나 증가했다. 이 연령대 편두통 환자도 2006년 2615명에서 2008년 3126명으로 511명(19.5%)이 증가했다. 이에 비해 스트레스와 연관성이 낮은 기타 두통환자는 같은 기간에 오히려 27%나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정진상 교수는 “스트레스나 과로가 원인인 이런 두통은 뒷머리와 뒷목에 뻐근하게 조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특징이며, 대부분 휴식을 취하면 호전된다.“며 “하지만 증상이 몇 주간 계속되면 지주막하출혈·뇌출혈·뇌종양·뇌수막염·녹내장 등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가을철 풍토병 쓰쓰가무시 기승

    가을철 풍토병으로 알려진 쓰쓰가무시병이 올해는 봄철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6일 전북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에서 발생한 쓰쓰가무시병 환자는 1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명보다 6배나 증가했다.특히 도내 쓰쓰가무시병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0.16%로 전국 평균 0.05% 를 3배 이상 웃돌고 있다.가을철 발열성 질환이 봄철에 많이 나타난 것은 영농기와 행락철을 맞아 야외활동이 크게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전북도 관계자는 “쓰쓰가무시나 유행성 출혈열은 가을철 발열성 질환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들어서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야외 활동을 하기 전에는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감싸주고 돌아온 다음에는 옷을 갈아있고 전신을 깨끗히 씻어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제3군 법정전염병인 쓰쓰가무시병은 들쥐에 기생하는 진드기의 유충에 물려 전염된다. 감염 초기에는 열이 나고 임파선이 붓거나 두통, 결막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때로는 구토, 설사 등이 동반되며 뇌수막염, 난청, 이명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파키스탄에 78개 학교 세운 美 산악인

    파키스탄에 78개 학교 세운 美 산악인

    “우리가 하려는 일은 큰 바다의 물 한 방울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한 방울이 없으면 바다는 줄어들 것이다.” 1993년 9월2일 35세의 미국 젊은이 그레그 모텐슨은 세계 산악인의 희열이자 공포인 K2를 공략하던 중 길을 잃었다. 정상을 600m 앞에 둔 상태였다. 얼어붙은 극한지대에 밤이 다가왔고 따뜻한 옷과 식량을 가진 동료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모텐슨은 단지 여동생 크리스타를 기리기 위해 K2의 8611m 정상에 크리스타의 목걸이를 걸어 놓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우회로에서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됐다. 그보다 열 두 살 어린 크리스타는 세살에 걸린 뇌수막염의 후유증으로 간질과 발작, 장애에 시달리다가 23세의 꽃다운 나이에 결국 발작으로 세상을 등졌다. 얼음 산에서 군용모포에 의지해 하룻밤을 지낸 모텐슨은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산골마을 코르페에 흘러들어 가게 된다. 돌아 보면 그에게도, 코르페 마을 사람들에게도 운명이었다. 당시 190㎝에 95㎏의 건장했던 그는 70일간의 정상공략 탓에 몸무게 14㎏을 잃었고 팔은 이쑤시개처럼 변해 있었다. 위태로운 상태의 그를 구한 것은 코르페의 촌장 하지 알리였다. 그는 한 달이나 가족처럼 돌보며 재산 1호인 산양을 잡아 모텐슨에게 먹였다. 건강을 회복하면서 모텐슨은 그 마을에 뭔가를 해주고 싶었다. 신세를 갚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코르페 아이들에게 누이동생의 존재를 느꼈다. 아주 간단한 일조차 힘들어했던 누이동생처럼 이곳 아이들에게 모든 생활은 투쟁이었다. 남자아이 78명, 여자아이 4명이 허허벌판의 얼어 붙은 땅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나무 막대기로 흙바닥에 구구단을 쓰면서 공부하는 모습을 목격한 모텐슨은, 촌장에게 이렇게 약속한다. “내가 학교를 지어주겠다.”고. 파키스탄 발리스탄에 78개의 학교를 세운 산악인 모텐슨의 실화는 이렇게 시작됐다. ‘세 잔의 차’(그레그 모텐슨·데이비드 올리비에 렐린 지음, 권영주 옮김, 이레 펴냄)에 산악인에서 히말라야의 희망이 된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이곳에서 3만명의 소년 소녀가 혜택을 받고 있다. 장담에도 불구하고 일은 쉽지 않았다. 미국에 돌아온 모텐슨은 병원에서 야간에 간호업무를 보면서 기금을 모으기 위해 유명인사들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첫번째 보낸 6통 편지의 수신인에는 최근 아프리카 학교를 지은 오프라 윈프리, NBC의 앵커 톰 브로커, CNN 버나드 쇼, 여배우 수전 서랜든 등이 있었다. 그리고 580통의 편지를 보낸다. 결과는 참담했다. 톰 브로커만이 100달러 수표를 보내줬을 뿐이다. 당시에는 윈프리도 이런 일에는 관심이 없었나 보다. 어머니가 교장으로 있는 학교에서 초등학생들에 기금모금 연설을 하고 1센트(10원가량)짜리 동전으로 623달러 45센트를 모았다.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학교의 필요성을 더 잘 이해한 것이다. 그는 1달러의 돈도 아끼기 위해 아침은 꽈배기 도넛과 커피가 전부인 99센트짜리를 먹고, 쭉 굶다가 저녁에 멕시코 식당에서 3달러짜리 부리토를 먹었다. 월세를 아끼기 위해 차에서 잠을 잤다. 진짜 필사적이었다. 궁하면 통한다고 그에게 서광이 비쳤다. 장 회르니 박사가 파키스탄 골짜기에 학교를 설립할 기금을 모은다는 소식을 들고 연락을 해 것이다. 산악인 출신의 회르니 박사는 ‘실리콘의 평면공정 특허’를 획득한 과학자이자 부자 기업가이도 했다. 모텐슨은 1994년 회르니 박사로부터 “일을 망치지 말게.”라는 쪽지와 함께 1만 2000달러짜리 수표를 받게 된다. 회르니 박사는 미국인들이 불교도인 네팔의 셰르파를 위해 학교와 병원 등을 지어주지만, 이슬람 국가를 위해서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간파하고 모텐슨의 시도가 성공 가능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도와주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학교 건설의 장애물은 사라졌을까? 나머지는 직접 읽으며 찾아보라. 이 책은 루터파 기독교도인 선량한 미국인이 문명이 닿지 않는 히말라야 산간마을에 학교를 선물했다는 식의 도식적이거나 계몽적인 책이 아니다. 그는 자신을 후원한 회르니 박사의 후의에 보답하기 위해 조바심을 내다가도 마을 촌장인 하지 알리의 “우리는 600년을 기다려 왔는데 1년을 더 못 기다리겠느냐. 우리의 방식을 따라 달라.”는 얘기를 듣고 그들의 종교와 생활방식, 철학을 존중해 나간다. ‘세 잔의 차’는 한 잔은 이방인으로, 두 잔은 손님으로, 세 잔은 가족으로 받아들인다는 풍속을 담은 것이다. 특별히 미국에서 그가 조명받은 시점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등 ‘테러와의 전쟁’으로 천문학적인 숫자의 달러를 파키스탄에 쏟아붓고도 실패한 최근이다. 뉴욕타임스는 “모텐슨은 미국정부가 파키스탄에 군사적으로 지원한 돈의 1만분의 1도 쓰지 않고 미국 이미지 향상에 더 기여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한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무력이나 폭력이 아니라 한 사람의 작은 꿈과 의지가 현실화되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모텐슨이 구술한 것을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올리비에 렐린이 정리했다. 전체는 전지적 작가시점의 소설처럼 서술됐는데 군데군데 모텐슨뿐만 아니라 주요 인물과의 인터뷰가 들어있어 다큐멘터리를 보는 생동감을 준다. 2007년 1월 미국에서 출간돼 82주 연속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1만 35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母情담은 온도센서 젖병 불티

    母情담은 온도센서 젖병 불티

    새내기 엄마가 아기 건강을 지키려고 온도센서 젖병을,동생이 물집을 달고 다니는 형을 위해 발뒤꿈치 보호대를 발명했다. 생활속 아이디어로 억만장자가 되는 ‘비밀’을 지적재산 전문가인 변리사들이 처음으로 공개했다.책 ‘억만장자가 되기 위한 33가지 아이디어’(대한변리사회 지음,북오션 펴냄)에서 변리사들은 한 줄의 짧은 아이디어가 어떻게 대박 상품으로 발전하는지 생생한 체험담을 풀어냈다.김세원 변리사는 “특허 출원이라고 복잡하고 거창한 것만이 아니다.”면서 “간단한 아이디어가 실용적이라 대박 상품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디어는 사랑을 타고 2006년 10월 국내 유명 분유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는 언론 보도가 터져 나왔다.대장균의 일종인 사카자키균은 패혈증이나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어 신생아에게 매우 위험하다.새내기 엄마 김세희씨는 아기 건강 지킴이로 직접 나섰다.그는 사카자키균이 섭씨 70도가 넘으면 몇초 만에 죽는다는 걸 확인해 균을 죽일 수 있는 온도가 되면 파란색으로 변했다가 식으면 흰색으로 돌아오는 젖병을 발명했다.제품이 출시되자 또래 엄마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도전하면 길이 보인다 발명자의 형은 발뒤꿈치에 물집을 달고 다녔다.그는 발뒤꿈치 보호대를 직접 바느질해 만들었다.일주일 후 신기하게 형의 물집이 사라졌다.시제품을 만들어 그는 논산훈련소로 달려갔다.군화 때문에 발뒤꿈치가 아팠던 훈련병 때를 기억한 것이다.얘기를 전해 들은 군 간부가 실제 효과가 있는지 훈련병을 상대로 조사했고 결국 발뒤꿈치 보호대는 육군 영내매점(PX)에 정식 납품하게 됐다.이 제품은 한국 특허등록을 끝내고 미국·일본·중국·유럽에 특허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것도 특허가 된다 한우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암소의 출산율을 올려야 한다.그런데 암소의 발정주기는 21일이고 발정시간은 18~21시간으로 매우 짧아 목장 경영자는 암소의 수정 시기를 놓쳐 낭패를 자주 본다.암소가 발정기 때 다른 소에 올라타는 ‘승가’라는 특이한 행동을 하는데도 말이다.한 목장 주인이 ‘암소발정통보시스템’을 발명하겠다고 변리사를 찾아 왔다.이 시스템이 암소의 몸이 기울어지는지를 주인에게 경보기로 알려줘 수정시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류근성 변리사는 “처음에는 이런 것도 특허가 될 수 있을까 싶었지만,우리 한우산업에 도움이 되는 제품이 됐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무균성 뇌수막염 주의보

    전국에 무균성 뇌수막염 유행이 우려돼 질병위생당국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질병관리본부는 17일 “소아전염병 표본 감시 결과 지난달 말 이후 2주 연속 환자 발생이 보고됐다.”면서 “무균성 뇌수막염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균성 뇌수막염은 4∼14세 아동에게 주로 발병하는 질병으로, 바이러스에 의해 뇌와 척수를 둘러싼 뇌수막에 염증이 생긴다. 증상은 발열, 구역질, 두통, 설사, 발진 등이다.다만 정상 면역능력을 가지고 있는 아동이면 1주일에서 10일 정도 사이에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 무균성 내수막염은 90% 이상이 엔테로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최근 질병관리본부로 검사가 의뢰된 환자에서 바이러스 검출률은 5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예방접종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위생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관리방안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손씻기 등 개인위생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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