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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재참사 모녀 10명에 새 생명

    화재로 참사를 입었던 일가족이 장기기증으로 10명의 새 생명을 구하기로 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3일 오전 서울 성동구 마장동 4층짜리 주상복합 연립주택건물에서 발생한 불로 숨진 건물관리인 박원상(40)씨의 아내 방신자(41)씨와 초등학교 5학년 딸 은미(12)양의 장기를 기증받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화재 당시 유독가스에 질식해 현재까지 뇌사 상태에 빠져 있었고 고등학교 2학년생인 아들 지항(17)군은 5일 밤 끝내 숨을 거둬 주위를 안타깝게 해왔다. 박씨 가족은 평소 20평가량 되는 낡은 건물에 전세를 얻어 넉넉지 않게 살면서도 따뜻한 가족애로 서로를 어루만져 왔다. 지항군과 은미양은 성격이 활발하면서도 학교에서 성적도 항상 상위권을 다퉈 부부를 기쁘게 했다. 특히 박씨는 당시 1층 관리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가족과 이웃을 구하기 위해 불길 속에 뛰어들었다 화를 당할 만큼 평소 성실하고 정의감이 넘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삼촌 태환(51)씨는 “원상이가 평소 가족들이 모인 장소에서 불의의 사고가 생기면 주저없이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이야기를 입버릇처럼 해온터라 사고가 난 뒤 친가와 외가 모두 가족 회의를 거쳐 고인의 숭고한 뜻을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은미양의 장기 이식으로 간경화와 간암말기 환자인 최모(61·여)씨와 만성신부전증 환자 이모(34·여)씨 등 5명이 새 생명을 얻게 됐고 방씨의 장기 이식으로도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이모(47)씨 등 5명이 건강을 되찾게 됐다. 장기적출 수술이 끝난 뒤 방씨와 은미양의 시신은 강동성심병원으로 옮겨져 3일 장을 치르고 8일 오전 발인할 예정이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부총리가 권한대행… 3월 총선 예정대로

    심각한 건강이상으로 샤론 총리가 직무정지 상태에 들어감에 따라 그가 맡아온 이스라엘 정부의 수반직은 부총리인 올메르트가 권한을 대행하게 됐다. 올메르트는 최장 100일 동안 총리직을 수행하며 3월 28일로 예정된 조기총선을 지휘하게 됐지만 샤론이 돌아오면 즉시 원래의 부총리로 복귀하게 된다.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고건 총리가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대통령 직무를 대행했던 상황을 떠올리면 된다. 하지만 샤론이 죽거나 뇌사 등으로 영구적인 직무불능 상태에 빠진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이때 내각은 총리를 새로 지명하게 되는데, 새 총리는 올메르트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새 총리가 나와도 임기는 대행체제일 때와 마찬가지로 3월 총선 직후 종료된다.지금의 내각 역시 조기총선을 관리하기 위한 ‘과도내각’이기 때문이다. 새 총리가 이끄는 과도내각은 통상적인 정부 직무를 수행하지만 장관직엔 현역의원들만 지명될 수 있다. 3월로 예정된 총선은 재적의원 120명 가운데 80명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연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의 중동정세와 의회의 의석분포를 감안할 때 연기는 어렵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씨줄날줄] 안락사/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여름 어머니가 혼수상태 한달여 만에 정신을 되찾은 날, 레지던트가 불렀다.6개월에 걸친 어머니의 췌장암 진전상황을 컴퓨터에 입력된 자료를 통해 설명한 뒤 죽음의 순간이 닥쳤을 때 생명연장 장치에 의존할 것인지를 물었다. 뇌사 상태에서 인공호흡기로 심장의 활동을 지속시킨다는 것이었다. 일단 인공호흡기를 부착하면 사망에 이를 때까지 임의 철거는 불가능하다는 설명과 함께. “어머니는 발병 사실을 안 순간부터 아등바등하며 살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라고 말하자 그러면 인위적인 생명연장 조치는 취하지 않겠다고 했다. 어머니가 입원했던 암병동에는 생명 연장을 위해 중환자실을 택하는 보호자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대신 의사가 “1인실로 옮겨야 한다.”고 하면 임종이 머잖았다는 최후통첩이었다. 수개월에서 길게는 몇년에 이르기까지 간병에 지친 보호자들은 의사의 한 마디에 마침내 기나긴 터널에서 벗어났다며 안도의 한숨을 돌리는 것 같았다. 9월의 첫 아침 햇살을 얼굴 가득히 받으며 어머니의 가쁜 숨결이 마침내 멎자 아내는 편안하게 돌아가 주셔서 감사하다며 어머니에게 깊이 고개 숙여 절을 했다. 친구의 어머니처럼 마지막 한, 두달을 극심한 고통에 몸부림치지나 않을까 우려를 했던 탓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악몽처럼 어쩌면 영원히 떨쳐지지 않을 것으로 두려워했던 것이다. 물조차 삼키지 못해 끊임없이 갈증을 하소연하기는 했지만 1인실로 옮긴 지 하루 만에 어머니는 입버릇처럼 되뇌이던 대로 ‘잠자듯이’ 떠나셨다. 장례를 치르고 홀로 아파트단지 놀이터 벤치에 앉았을 때 중환자실로 모시지 않은 게 과연 잘한 짓인지, 내가 만일 죽을 병에 걸려 누웠다면 어머니는 그렇게 쉽게 포기했을까 하는 자문을 하며 자괴심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나는 괜찮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그 말이 갑자기 그렇게 서럽게 다가올 수가 없었다. 개똥밭에 뒹굴어도 저승보다는 이승이 낫다고 하지 않은가. 스위스 로잔 대학병원이 내년부터 죽음을 원하는 말기 환자들의 안락사를 돕기로 했다고 한다.1세기 이상에 걸친 안락사 논쟁이 재연될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죽음도 공식에 꿰맞춰 도식화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 1만3000명

    최근들어 장기 기증이 급감하면서 하루속히 장기 이식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가 전국적으로 1만 3000여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의사협회 산하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가 최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연 ‘장기이식, 활성화 대책’ 심포지엄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혈액장기팀장은 2004년 말 현재 국내에서 골수와 각막을 제외한 장기이식 대기 환자는 총 6929명에 이르며 골수와 각막 이식 대기자를 포함하면 전체 대기자는 1만 3100명이나 된다고 밝혔다. 이들 환자의 평균 이식 대기기간은 신장 542일, 간장 332일, 췌장 651일, 심장 470일, 폐 605일이었다. 이처럼 대기자가 늘어나면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정 팀장은 “장기 기증자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기증의사 표시제 시행, 잠재 뇌사자 발굴기관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장기구득기관(OPO)제 도입과 뇌사판정 체계의 재편, 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KONOS)의 역할 재정립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덕종 서울아산병원 외과 교수는 “뇌사판정 전문의제도 및 장기 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정식 제천서울병원장은 “환자는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이식수술을 받을 국내·외 병원을 지정, 외국에서도 불편 없이 이식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환자를 국가가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윤리논란 이어 ‘상업주의’ 도마에

    세계 최초로 얼굴 이식수술을 받은 ‘페이스 오프’ 이사벨 디느와르(38)가 거액을 받고 사진과 영화 판매 계약을 맺은 것으로 밝혀졌다. 프랑스 여성 디느와르는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했다 정신을 잃은 뒤 개에게 얼굴을 물어뜯겨, 뇌사 판정을 받은 여성의 얼굴을 부분 이식받았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심리가 불안정한 여성에게 수술을 시도했다며 윤리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디느와르가 영국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마이클 휴스와 10만파운드(1억 7950만원)짜리 계약을 맺었다고 8일 보도했다. 계약은 수술 석달 전인 지난 8월 체결된 것으로 디느와르와 휴스 감독 그리고 수술을 한 프랑스 아미엥 병원 의료팀이 맺었다. 계약건이 공개되자 비밀을 엄수해야 할 의료행위에 상업주의가 개입됐다는 사실에 충격과 함께 윤리적으로 올바르지 않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계약 조건은 영화 제작과 배급 비용을 뺀 모든 수익을 디느와르가 갖는다는 것이다. 프랑스 잡지 파리 마치는 8일 휴스 감독이 찍은 이식 수술 후의 디느와르 사진을 실었는데,6만파운드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을 담당한 장 미셸 뒤베르나르 교수는 환자의 삶을 보호하기 위해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의 난징군구총의원도 안면이식수술을 준비중이라고 밝히는 등 세계적으로 ‘페이스 오프’가 속속 생겨날 전망이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난자기증·뇌사의 철학적 비판

    90년대 말 슬로터다이크 논쟁을 기억하는지. 당시 독일의 철학자 슬로터다이크는 인간복제를 ‘새로운 휴머니즘’으로 정의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바람직한 인간형의 완성 또는 휴머니즘의 실현이 인문학의 오랜 숙제였다면 슬로터다이크는 이제 그 역할을 생명공학에 넘기자고 제안한 것. 생명공학으로 새로운 인간형을 배양해 내자는 그의 주장은 유대인 학살이라는 원죄를 가슴에 새기고 있던 독일에서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하버마스 등과 같은 학자들로부터 ‘궤변론자’ ‘새로운 나치즘’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 파문은 지구촌 서쪽 끝에서 일어난 고상한 철학논쟁에 머물지 않았다. 최근 ‘황우석 교수 파문’에서 보듯 우리는 어느새 슬로터다이크의 수제자들이 돼 버렸다. 예전 같으면 여성 난자와 인간 배아는 휴머니즘의 이름으로 보호받았겠지만, 이제는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또 다른 휴머니즘의 이름으로 ‘생산’과 ‘소비’가 장려되고 있는 것. 이런 와중에 슬로터다이크에 대한 하버마스 반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인물로 알려진 독일의 생태윤리학자 한스 요나스의 주장에 한번 귀 기울여 보는 것도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때마침 한스 요나스의 ‘기술 의학 윤리-책임원칙의 실천’(도서출판 솔 펴냄)이 번역돼 나왔다. 생명공학에 대한 철학적 비판을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는 요나스답게 그는 책 전반을 통해 끊임없이 되묻는다.“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결과를 아는가.” 너무 뜬구름 잡는 소리라면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두 가지가 눈에 띈다. 하나는 ‘동의’의 문제를 언급한 대목. 이는 난자기증과 앞으로 있을 임상실험에 대한 문제제기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연구진들은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동의’를 내세울 것이다.그러나 요나스는 동의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는 “호소와 자발성에 대한 요구가 동의의 규칙 아래에서도 부득이하게 강제적인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면서 동시에 “약간의 설득까지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자발성에 대한 요구는 도덕적·사회적 압력을 낳기 마련”이라고 지적한다. 그렇기에 요나스는 “그 호소는 누구를 향해 이뤄져야 하는가.”라고 고통스럽게 묻는다. 난자를 기증하겠다며 1000여명의 여성이 나선 데 대해 ‘한국 여성의 저력’ 운운하는 상황에 한번 비춰볼 만한 의문이다. 또 다른 하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실용적인 재정의’에 대한 논의다. 대표적이 것인 뇌사판정. 요나스는 여기서 한 개인이 죽었다고 선언할 수 있는 기준을 탐색한다.‘뇌가 죽으면 인간은 죽었다고 봐야 한다.’는 말은 사실 싱싱한 장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무엇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그 필요에 따라 논리는 만들어진다.이미 황우석 연구 논란의 와중에 인간 배아는 ‘몇 주 되기 전에는 생명체로 볼 수 없다.’고 진단받았고 여성 난자는 ‘어차피 다 쓰지도 못하는 거 몇 개 미리 빼서 남 줘도 되는 것’으로 정의되기도 했다. 앞으로 연구 진전에 따라 여성 난자와 인간 배아에 대해 어떤 논리가 등장할지 짐작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2만 3000원.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2005 핫이슈&인물] (1) 연정론과 盧대통령

    [2005 핫이슈&인물] (1) 연정론과 盧대통령

    2005년은 총선이나 대선 등 큰 선거가 없었지만 굵직한 이슈들이 정국을 뒤흔들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 구상에 이어 강정구 교수의 발언으로 국가정체성 논란이 벌어지는 등 정치권은 끊임없이 요동쳤다. 대북 중대제안과 동북아 균형자론 등으로 한반도 안팎이 들썩였다. 한 해를 달군 핫 이슈와 그 한가운데서 ‘태풍의 눈’이었던 뉴스메이커들의 궤적을 되돌아 본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의 국회 해임건의안 처리를 코앞에 둔 지난 6월24일 삼청동 총리공관. 이해찬 총리를 비롯해 정동영 통일·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등 여권의 핵심 실세 11인이 모였다. 윤 장관 처리 건이 논의될 법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이 자리에 느닷없이 참석하면서 분위기는 확 바뀌었다. 노 대통령은 “정부와 여당이 비상한 사태를 맞고 있다.”면서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당과 연합정부라도 구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연정구상을 밝혔다.‘대통령의 발상이 워낙 독특하지 않은가.’라는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의 며칠 뒤 평가는 참석자들이 당시 받았을 충격을 짐작케 한다. ●소연정서 대연정으로…‘메아리´ 없어 노 대통령의 연정 구상 설명사실이 며칠뒤인 7월4일 본지에 보도되면서 여름 정국은 후끈 달아올랐다. 열린우리당은 우왕좌왕했고 연정의 상대로 거론된 민노·민주당은 “현실성이 없다.”면서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의 반응도 시큰둥했다. 연정론은 내각제 개헌론으로 해석되면서 정국은 때이른 개헌논쟁에 휩싸였다. 연정의 명분은 국회해산권이 없는 대통령제의 한계→여소야대 정국→지역구도 타파로 시시각각 진화했다. 연정의 대상도 당초 민주·민노당을 대상으로 한 소연정에서 어느새 한나라당을 겨냥한 대연정으로 바뀌었다. 노 대통령은 당원동지에 드리는 글과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 등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연정 서신정치’를 펴면서 정치권을 ‘연정 정국’으로 몰아가는 듯했다. 연정 구상을 꺼낸 지 두달 뒤인 8월25일 KBS TV에 출연해 “(한나라당이) 연정 그 정도 갖고는 얽혀서 골치 아프니 권력을 통째로 내놓으라면 검토해 보겠다.”고 ‘권력이양’ 가능성까지 슬쩍 내비쳤다. ●2선 후퇴 등 잇단 폭탄성 발언 이에 정국은 소용돌이쳤고 연정 논란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노 대통령은 8월30일 열린우리당 의원 전원과 청와대 만찬을 하면서 “2선 후퇴나 임기 단축을 통해서라도 ‘노무현 시대’를 마감하고 새 시대를 시작할 수도 있다는 의지와 결단도 생각해 봤다.”는 메가톤급 발언을 했고, 정국의 관심은 연정과 노 대통령에게 집중됐다. 연정 구상은 노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과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출국하기 전날인 9월7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의 회동을 계기로 일단 수면하로 잠복한다. 박 대표는 “다시는 연정론을 꺼내지 말라.”고 쐐기를 박았고, 노 대통령은 출국 특별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분간 연정 얘기를 꺼내지 않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후 청와대가 제의하는 연정의 ‘뇌사상태’를 선언했다. 연정 구상의 모양새가 구겨지기는 했지만 청와대로서는 하반기 정국의 초점을 연정과 대통령 쪽으로 모았고, 지역구도 등의 정치문제를 이슈화하는데는 성공한 듯하다. 여권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11인 회의가 열린다는 사실을 별로 좋게 바라보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11인 회의에 불쑥불쑥 찾아갔던 까닭도 여기에 있다는 얘기다.6월 이후 11인 회의가 열렸다는 얘기는 거의 없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씨줄날줄] 페이스 오프/박홍기 논설위원

    ‘페이스 오프(Face off)’는 아이스하키 경기 용어이다. 센터라인의 중앙에 양팀의 선수 한명이 나와 마주 선다. 심판은 두 선수 사이에 퍽을 던지면 선수들은 먼저 스틱으로 퍽을 빼앗아 자기 팀에 보내려 한다. 심판이 퍽을 떨어뜨려 경기를 시작하는 것을 페이스 오프라고 한다. 또 중단된 경기를 다시 할 때도 마찬가지다. 다른 한편으로는 두 집단이 맞붙을 위기상황을 뜻하기도 한다. 페이스 오프는 부딪침의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하다. 최근 프랑스에서 세계 최초로 38세 여성의 부분 ‘안면이식(Face transplant)수술’이 성공했다.1997년 제작된 영화 ‘페이스 오프’처럼 ‘얼굴 이식’이 실현된 셈이다. 개에게 얼굴을 물려 코와 턱·입술이 잘려져 나간 환자는 뇌사자의 얼굴 피부 조직 등을 기증받았다. 환자의 상태는 좋고 이식 상태도 좋다고 한다. 안면이식 수술은 크게 어렵지 않다는 게 성형 의학계의 견해이다. 간이나 심장 등의 장기를 비롯, 손이나 발 등 절단된 신체의 이식 수술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피부이식에 따른 면역계의 거부 반응도 약물의 발달로 상당부분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한다. 물론 평생 면역 억제제에 의존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1999년 루이빌 의대에서 손 이식수술을 통해 안면이식 수술의 가능성을 열었다. 또 지난 7월에는 클리블랜드 병원에서 화상이나 사고로 얼굴이 망가진 환자들 가운데 이식 수술 대상자를 찾는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아직 안면이식 수술이 이뤄졌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왜 지금껏 안면이식 수술의 성과는 없었을까. 페이스 오프에 따른 정체성과 윤리적인 문제, 즉 내적·외적인 부딪침 때문이다. 수술 뒤 얼굴이 기증자와 비슷하다면 본인이나 가족, 기증자의 가족들이 느낄 충격은 엄청날 것이다. 당연히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다른 신체 장기와는 달리 얼굴피부 기증 사례가 없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수술 받은 환자가 새 얼굴로 새 삶을 영위하는 데 정체성의 혼란을 덜 겪었으면 한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피부색 같아… 4개월뒤 감각도 회복”

    “수술 뒤 24시간만에 의식을 회복한 그녀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뒤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얼굴 부분 이식 수술에 성공한 프랑스 의료진이 2일 중동부 리옹 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복잡하고 힘들었던 수술 과정의 뒷얘기들을 들려주었다. 지난주 말 뇌사자로부터 코와 턱, 입을 이식받은 이 38세 여성은 당초 개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자살을 기도해 의식을 잃은 그녀를 개가 깨우는 과정에서 얼굴 곳곳을 물어뜯긴 것으로 확인됐다.수술을 지휘한 장 미셸 뒤베르나르 외과의는 “그녀는 신체적으로 면역학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완벽하게 건강한 상태”라며 “우리는 피부색이 일치한 데 대해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이어 “4∼6개월 후에는 이식받은 부위가 완전한 감각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佛서 부분 안면이식 수술 첫성공

    세계 최초의 얼굴이식 수술이 프랑스에서 성공했다. 영화 ‘페이스 오프’가 개봉된 지난 1997년만 해도 이같은 내용은 영화 속 허구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현실이 된 셈이다. 1일 프랑스 의료전문지인 ‘르 포앙’에 따르면 장 미셸 뒤베르나르 외과교수가 주도한 의료팀이 지난달 27∼28일 프랑스 북부 아미앵의 CHU 대학병원에서 38세 여성을 대상으로 부분 안면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여성은 지난 5월 개에 물려 코와 턱, 입술이 잘려나가 제대로 말을 하거나 음식물을 씹을 수 없는 상태였다. 이에 따라 의료팀은 뇌사 상태의 여성으로부터 얼굴 피부 조직과 근육, 혈관, 신경 등을 기증받아 이 여성의 얼굴에 이식수술을 실시했다. 병원측은 성명에서 “환자의 상태가 아주 좋고, 이식 상태도 정상”이라면서 “이번 수술이 세계 최초의 부분 안면이식 수술”이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화상을 입거나 다른 사고를 당한 사람들은 다양한 신체 부위를 이식받아 왔다. 그러나 이질적인 피부 조직에 대한 민감성이 큰 얼굴은 이식수술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여겨져 왔다. 또 얼굴을 통째로 혹은 부분적으로 이식하는 수술은 기증된 얼굴 피부의 혈관과 신경을 현미경을 통해 환자 얼굴에 하나하나 봉합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얼굴이식 수술이 성공함에 따라 얼굴 화상 환자 등에게는 희소식이지만 다른 부위와 달리 얼굴 이식은 새 얼굴에 대한 ‘정체성 혼란’ 등 윤리적, 도덕적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병원측은 환자가 완전히 회복됐을 때 얼굴이 어떤 모양이 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의료 전문가들은 영화에서처럼 기증자의 얼굴을 닮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예상하고 있다. 한편 뒤베르나르 교수는 지난 1998년에도 세계 최초로 손 이식 수술에 성공했으며,2000년에는 양손과 팔 접합 수술에 성공하기도 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모친상 부의금 이라크에 쾌척

    이라크 파병 중 모친상을 당한 자이툰사단 부대원이 부대원들로부터 받은 조의금 전액을 이라크의 불우아동들에게 쾌척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자이툰부대 11민사여단 111대대의 김인구(32) 상사. 김 상사는 2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뇌사상태인 어머니를 뒤로하고 지난 6월13일 6개월간의 일정으로 아르빌 현지로 파견됐지만 파병된 지 보름도 지나지 않아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접해야 했다. 2년 전 부친이 돌아가실 때도 부대 훈련 때문에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렸던 김 상사로서는 또 다시 어머니 임종은 물론 빈소도 지켜 드리지 못한다는 현실에 영정 사진만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홀어머니를 모시면서 인상 한번 찡그린 적 없었던 김 상사였지만, 그의 옆에는 지난해 국방장관으로부터 효부상까지 받은 부인 김은경(33)씨가 항상 같이했다고 한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부대원들은 부대에 빈소를 마련해 3일장을 함께 치렀으며, 조의금으로 모은 미화 2100달러를 김 상사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김 상사는 지난 22일 열린 ‘한-쿠르드 우정의 밤’ 행사에서 이라크의 불우 어린이들에게 써달라며 조의금 전액을 선뜻 내놓아 주변을 또 다시 눈물 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조의금을 내놓으면서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지만 부대원들이 합동참모본부에 이 사실을 보고하면서 김 상사의 선행이 알려지게 됐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신장 맞교환 “두 부부 새삶 얻었죠”

    “고통스럽게 혈액 투석하는 인생의 반쪽에게 웃음을 되찾아 주고 싶었어요.” 지난 3일 부부끼리 신장을 주고받아 성공리에 수술을 끝낸 김영천(사진 왼쪽·41)씨와 박현실(오른쪽·34)씨 얘기다. 김씨는 한양대병원에서 아내 이미정(35)씨를 살리기 위해 박씨의 남편 임동진(35)씨에게 신장을 기증했다. 대신 이씨는 서울아산병원에서 박씨 신장을 이식받았다. 부모와 형제 등 다른 가족끼리 장기를 교환하는 사례는 간혹 있지만 부부끼리 서로 기증하는 것은 흔치 않다. 지난 2003년 사구체신염으로 진단받은 이씨는 조직형이 같은 형제 사이에도 거부반응을 보여 애를 태워야 했다. 이틀에 한 번씩 4시간 이상 투석하는 아내를 지켜보던 남편 김씨는 무거운 마음을 떨치기 힘들었다. 자신의 신장을 기증해 아내를 살리기로 결심한다. 김씨는 “아내의 건강을 되찾고 내 신장을 받은 또 다른 환자가 건강해진다는 사실에 무척 기뻤다.”고 말했다. 반면 임동진씨는 결혼 전부터 혈액투석을 받고 있던 환자였다. 아내 박씨는 이를 전혀 개의치 않고 가정을 꾸렸으며 1년 전쯤 뇌사자를 통해 신장을 이식받았다. 그러나 남편이 하루 만에 거부반응을 보이자 박씨는 자신의 신장으로 남편의 고통을 덜어내기 위해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마련한 가족교환프로그램에 등록했다. 박씨는 “조금 더 일찍 가족 교환 프로그램에 신청했다면 남편이 투석으로 그렇게 오래 고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늦게 해준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털어놓았다.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11일 개봉 ‘소년, 천국에 가다’

    11일 개봉 ‘소년, 천국에 가다’

    소재 측면에서 볼 때 11일 개봉하는 영화 ‘소년, 천국에 가다’(제작 싸이더스FNH 등·감독 윤태용)는 그대로 한국판 ‘빅’이다.13세 주인공 소년이 어느날 갑자기 33세 어른으로 건너뛰어, 사랑과 감동이 어우러진 해프닝을 엮어간다. 키치적 냄새를 마구 풍기는 시중의 포스터 앞에서 많은 관객들은 영화의 정체가 궁금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맨먼저 요약해줄 이 영화의 정보는, 시간에 최면을 걸어 순정한 사랑을 웅변하는 팬터지 멜로라는 사실이겠다. 80년대로 시계바늘이 옮겨간 화면 속 주인공은 시계수리점을 꾸려가는 미혼모 엄마(조민수)와 단둘이 사는 열세살 소년 네모. 아버지의 존재조차 모르는 네모는 장래희망을 “미혼모한테 장가드는 것”이라며 능청 떠는 밝고 장난스러운 아이이다. 영화는, 어딘가에 살아 있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에 서러운 젊은 엄마와 철부지 네모의 동거를 전반부에서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넘어간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네모는 시계점에다 새로 만화방을 차린 미혼모(염정아)에게 마음을 뺏기고, 어른이 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며 생떼를 쓴다. 나른한 동심의 팬터지에 진중한 무게중심의 추를 달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네모가 만화방 여자의 아들을 구하러 불길에 뛰어든 이후부터 드라마의 시계는 마법에 걸린다. 저승 문턱에 간 네모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조건으로 어른(박해일)이 되어 현실로 되돌아온다.‘좋은 세상을 만들려다’ 뇌사상태에 빠져 저승을 넘나드는 네모 아버지의 분열적 존재는 왜곡된 80년대 정치현실을 발언하려 고민한 설정으로 읽힌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영화는 지나치게 현실감각을 무시했다는 인상이 짙다. 하루를 1년처럼 살며 90대 노인으로 빠르게 늙어가는 네모의 순정이 구체적인 드라마를 통해 자연스럽게 주제어로 부각되는 데는 실패했다. 동화를 뛰어넘은 사려깊은 팬터지를 기대한 관객들에게 끝내 ‘그냥 동화’로만 주저앉은 빈약한 드라마는 난감하다. 이 영화의 미덕은 아무래도 내용보다는 형식 쪽에 놓였다. 시간을 변주한 과감한 소재적 접근(터널이 끝나는 지점에 만화방이 있는 공간적 배치까지 신경썼다.)에 에밀 쿠스트리차의 스크린을 연상시키는 환상적 색감 등 어떤 영화보다 강력한 은유 능력을 자랑하는 건 사실이다.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상주참사 ‘구린 돈’ 냄새 풀풀

    돈과 혈연으로 얽힌 경북 상주시 압사사고 추문이 증폭되고 있다. 주최측인 국제문화진흥협회 대표가 상주시장의 매제로 밝혀진 데 이어 행사비용 지급을 놓고 상주시와 협회, 경호단체간의 ‘구린 냄새’가 끊이지 않고 있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국제문화진흥협회는 MBC에 1억 3000만원을 주기로 했으나 상주시청으로부터는 1억원에 가요콘서트 행사주최권을 따냈다. 협회는 MBC측에 상주시로부터 선금으로 받은 4000만원만 행사비로 우선 지급했다.MBC측으로부터 잔금 지급을 종용받자 협회는 상주시로부터 받기로 한 잔금 6000만원에 대한 포기각서를 쓰고, 상주시 등으로 구성된 자전거축제추진위가 우선 MBC에 행사비 잔금 900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예산이 6000만원 밖에 없는 상주시는 부족한 3000만원을 시 공무원 개인돈으로 우선 지급했다는 얘기도 상주시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협회·상주시·경호업체 `돈 추문´ 증폭 덤핑으로 행사를 수주한 협회는 이벤트사인 유닉스커뮤니케이션와 함께 손실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마련한 한우불고기 축제때 소고기 납품비, 천막 설치비, 음료비, 인부·아르바이트생 임금 등을 일부밖에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협회가 행사 경호를 맡은 K업체측과 2000만원에 계약했으나 500만원밖에 지급하지 못했다. 이를 상주시 간부가 지불보증을 서는 등 돈과 관련된 ‘협회-상주시-경호업체’간 3각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은 따라서 행사수주와 이들간의 금전거래가 이번 사고를 부추기는 데 일조를 한 것으로 그 내막을 캐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이 국제문화진흥협회 대표 김모(65)씨와 이벤트사 대표 황모(41)씨의 사무실과 집, 차량 등을 압수수색한 것도 이같은 물증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이다. 경찰은 이날 경호업체 대표 이모(38)씨와 이벤트사 대표 황씨 등 2명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희생자 3명 장례… 8명은 내일까지 한편 사망자 가운데 채종순(72·여), 이순임(66·여), 김인심(67·여)씨 등 3명에 대한 장례식이 상주성모병원에서 치러진데 이어 나머지 사망자 8명의 장례식도 6∼7일 가족장으로 열릴 예정이다. 의식불명 상태로 서울로 후송된 최복순(55·여) 씨는 뇌사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상주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생체 췌장이식 국내 첫 성공

    국내 의료진이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생체 췌장이식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뇌사자가 기증한 췌장을 이식한 사례는 있으나 생체 이식은 이번이 국내 첫 사례여서 향후 당뇨병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외과 한덕종 교수는 지난달 29일 박모(46·여)씨의 췌장 일부를 당뇨병을 앓고 있는 딸 김모(22·여)씨에게 생체 이식하는 수술을 시도해 현재 성공적인 경과를 보이고 있다고 14일 밝혔다.한 교수가 시도한 생체 췌장이식은 박씨의 췌장 일부를 김씨의 방광에 붙여 인슐린이 분비되도록 하는 첨단 당뇨병 완치 수술법이다. 한 교수는 “수술 후 17일이 경과한 현재 환자의 당뇨 수치는 120㎎/㎗로 정상인의 70∼120㎎/㎗ 수준을 회복했으며, 수술 전의 424㎎/㎗와 비교해도 무려 70% 이상이나 낮은 것”이라며 “특히 김씨는 그동안 당뇨 조절을 위해 사용했던 인슐린 주사와 인슐린 펌프 등 보조요법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췌장을 기증한 박씨의 수술 전후 당뇨 수치도 각각 84㎎/㎗와 89㎎/㎗로 정상 범주를 벗어나지 않아 그동안 췌장을 이식하면 당뇨병을 앓는다는 통념을 깨뜨린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자 김씨는 13세 때 처음 당뇨병 진단을 받은 이후 수술 전까지 인슐린 펌프와 인슐린 주사를 맞아왔으나 최근 들어 당뇨병 합병증인 백내장과 말초신경병증이 나타나는 등 상태가 계속 악화돼 왔다. 한 교수는 “생체 췌장이식에 성공함으로써 지금까지 뇌사자에게만 의존했던 췌장이식의 범위가 크게 확대돼 심한 당뇨병 환자를 완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넓혔다는 것이 성과”라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법장스님 다비식않고 장기 기증

    지난 11일 새벽 열반한 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의 법구가 동국대 병원에 기증된다. 조계종 총무원장 법구가 다비식(주검을 불에 태워 장사하는 일)을 거치지 않고 기증되는 것은 조계종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인곡당 법장 대종사 종단장 장의위원회’와 조계종 종무회의, 법장 스님 문도회 등은 12일 회의를 열고 “장기기증운동 단체인 ‘생명나눔실천본부’를 세운 법장 스님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스님의 법구를 동국대 일산병원에 기증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법장 스님은 지난 1994년 3월 생명나눔실천회(현 생명나눔실천본부)를 설립하고, 불자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사후(死後) 각막과 시신 기증’,‘뇌사시 장기 기증’ 등을 서약한 바 있다. 이로써 오는 15일 오후 3시 충남 예산 수덕사에서 열릴 예정이던 다비식은 열리지 않게 됐다.스님의 법구는 이날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에서 간단한 이운의식을 거쳐 동국대 일산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법장 스님을 24년간 보필해온 맏상좌 정묵 스님은 조계사 옆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장 스님께서 수술 전 자동차 열쇠와 방 열쇠를 저에게 건네셨다.”면서 “평생 개인 통장 하나 없이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사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장의위에 따르면 11일 하루에만 4000만원이 넘는 조의금이 답지했다. 한편 이날 조계사 빈소에는 이해찬 국무총리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 등 조문객이 줄을 이었다. 장례식은 15일 오전 10시 조계사에서 열린다. 한편 정부는 법장 스님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1등급)을 추서키로 12일 결정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안락사 논쟁

    15년 동안이나 식물인간으로 영양공급 튜브에만 기대어 목숨을 이어오던 미국 여성 테리 시아보가 41세로 지난 3월 31일 세상을 떠났다.3월18일 법원의 판결로 튜브가 제거된 지 13일 만이다. 시아보가 살아 있는 동안 격렬했던 안락사 논쟁은 그가 사망하자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줄기세포 연구와 마찬가지로 생명의 존엄성이 안락사 논쟁의 초점이다. 시아보가 숨을 거두자 교황청은 “영양 튜브 제거는 생명에 대한 공격이자, 생명의 창조자인 하느님에 대한 공격”이라며 법원을 비난했다. 그러나 의식이 없는 사람의 목숨만 살려두는 것이 과연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길이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시아보는 1990년 무리한 다이어트로 심장 박동이 잠깐 멈추는 바람에 뇌에 치명적 손상을 입어 식물인간이 됐다. 그뒤 안락사를 요구하는 남편과 반대하는 부모들이 법정싸움을 벌였다.1998년 남편은 튜브를 제거해달라는 소송을 냈고 법원은 부모의 기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1996년 세계 최초로 호주에서 안락사법이 통과된 지 9년 만이다. ☞ 포인트 : 안락사 허용론과 불가론의 근거를 생각해 보고 소극적 안락사를 인정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각국의 입법 경향을 살펴 본다. ●안락사란 무엇인가 안락사(euthanasia)는 죽음에 임박해서 참기 어려운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의 고통을 없애거나 경감할 목적으로 죽음을 앞당기는 임의적 조치다. 일반적으로 환자에게 모르핀을 과다 투여하는 것과 같이 직접 어떤 행위로 죽도록 하는 것을 능동적(적극적) 안락사라고 한다. 환자에게 필요한 어떤 의학적 조치를 하지 않거나 인위적인 생명연장 장치를 제거하는 것을 수동적(소극적) 안락사라 한다. ●안락사 논쟁을 불러일으킨 사건들 시아보 사건말고도 안락사 논쟁을 부른 사건들이 있다. ▲퀸란 사건 1975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퀸란은 당시 21세로 친구의 생일 파티에서 술과 약물에 중독되어 호흡이 정지돼 혼수상태에 빠졌다. 인공호흡기를 단 퀸란은 식물인간이 됐다. 퀸란의 아버지는 의식이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는 말에 의사에게 생명유지장치를 떼어달라고 했다. 그러나 의사가 거부하자 생명유지장치를 뗄 권한을 자기에게 달라는 소송을 냈다. 뉴저지 고등법원은 주치의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주 대법원은 아버지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 판결은 자기결정권을 존중한 새로운 판결이었다. 판결에 따라 호흡기를 떼었지만 퀸란은 식물상태 환자로 9년 남짓 스스로 호흡을 하며 생존하다가 1985년 6월 폐렴으로 사망했다. ▲케보키언 사건 미국의 케보키언 박사는 1998년 9월 미시간주에서 루게릭병을 앓던 유크에게 치사량의 독극물을 주입, 숨지게 했다. 또 이 장면을 미 CBS 방송의 ‘60분’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했다가 2급 살인죄로 최대 2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안락사 옹호자인 케보키언은 매년 10여명씩 불치병 환자 100여명의 자살을 도와주면서 ‘자살장치’ 를 만들어 환자 스스로가 마지막 스위치를 누르게 하기도 했다. ●각국의 입법 안락사를 인정하는 곳도 있고 완전히 금지하는 국가가 있는가 하면 소극적 안락사만 허용하는 곳도 있다. 미국은 40개주가 엄격한 요건 아래 생명보조장치를 제거하는 수준의 소극적 안락사(존엄사)는 대체로 인정한다. 그러나 적극적 안락사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영국은 법률로는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다만 소극적 의미의 안락사는 이뤄지고 있다. 호주는 지난 96년 안락사를 법제화했다가 6개월 만에 폐기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프랑스는 뇌사상태라도 심장박동이 완전히 멎지 않는 한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엄격하다. 독일도 엄하다. 고의가 인정될 경우 종신형까지 처벌받는다. 일본은 95년 요코하마 법원의 판례에 따라 환자의 참기 힘든 고통, 죽음의 임박성 등의 기준에 따라 융통성 있게 처리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2000년 11월 세계 최초로 불치병 환자의 안락사를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우리나라는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생명을 단축시키는 행위는 형법상 촉탁살인죄나 자살방조죄로 처벌받는다. 그러나 식물상태의 인간에 대하여 인위적인 생명연장 장치를 제거하는 것은 암묵적으로 행해지고 있고 이를 처벌하는 경우도 드물다. ●안락사 허용론 엄격한 조건만 지킨다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법적·도덕적으로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생명은 존엄하지만 살아 있을 동안에 인간답게 살 권리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삶은 품위가 있어야 하며 살아 있어도 죽음보다 못할 경우 죽음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생할 가능성이 없다면 고통을 빨리 없애 주는 것도 환자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생명을 인위적으로 연장시키는 것은 환자 자신도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에도 부담을 준다는 논리를 편다. 즉, 죽음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의식이 없는 환자는 죽은 상태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안락사 불가론 불가론은 이렇다. 특히 적극적 안락사는 환자의 고통을 감해 준다는 동기와 상관없이 명백한 살인행위다. 인간의 존엄성은 어떤 경우에도 지켜져야 하며 자살이라 할지라도 존엄성을 파괴하는 행위다. 안락사를 허용하면 사회 전체가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풍토로 변화된다. 그렇게 되면 독일 나치가 정신병자 등을 학살한 행위도 정당화될 수 있다. 안락사의 남용과 오류를 막을 충분한 안전 장치가 없다. ●어떻게 볼 것인가 안락사를 둘러싼 논란은 어느 나라든지 오랫동안 계속됐다. 그러나 암질환 등 불치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적어도 소극적 안락사는 인정해 줘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각종 설문조사를 보면 일반인들도 소극적 안락사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으며 판례도 그런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러나 그 요건 자체는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 가령, 회복이 불가능한 말기 환자로 죽음이 임박한 경우로 한정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생명의 존엄성은 지켜져야 한다. 사형제도를 폐지해서 사회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하는 극악범이라도 생명을 살려두는 것은 그러한 뜻이다. 안락사의 허용이 사회 전반적으로 생명이 경시되는 풍조를 조성해서도 안될 것이다. 대안으로 말기 환자를 체계적으로 돌보는 호스피스 제도를 확대하고 고통을 경감시키는 방안의 하나로 마약 성분의 의약품 사용을 폭넓게 허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뇌사상태 美여성 건강한 여아 출산”

    “뇌사상태 美여성 건강한 여아 출산”

    죽어가는 엄마의 마지막 기도가 통했는가. 임신 중에 뇌사 상태에 빠진 미국 여성이 2일(현지시간) 건강한 여자 아기를 출산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 국립보건원의 백신 연구원이던 수전 토러스(26)는 지난 5월7일 흑색종이 뇌로 번지면서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의사는 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했지만 남편 제이슨 토러스는 직장을 그만두고 아내 곁을 지켰다. 당시 임신 다섯달째였던 아내 뱃속에 있는 아기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기계 장치로 생명을 유지하던 수전은 제왕절개 수술로 몸무게 0.85㎏에 키 34.3㎝의 딸을 낳았다. 이름은 수전 앤 캐서린 토러스라고 붙였다. 임신 7개월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다. 태아의 태내기간 확보를 위해 의사들은 출산을 임신 8개월째까지 늦추기를 바랐지만, 가족들의 강력한 희망을 꺾을 수는 없었다. 제이슨은 이제 두살배기 아들 피터에 이어 1남 1녀의 아빠가 됐다. 수전 가족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인터넷 사이트(www.susantorresfund.org)에는 전세계로부터 40만달러의 거액이 답지했다. 이 돈으로 수전 가족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병원비를 충당할 예정이다. 아기 수전은 알링턴의 버지니아 의료센터에 있는 신생아 집중 보호실에 있다. 한편 코네티컷 의료센터의 윈스턴 캠벨 박사는 1979년 이후 뇌사 상태 여성이 아이를 출산한 경우는 최소한 12건이나 된다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기적의 사라, 언어치료 열중

    20년 동안 혼수상태로 병상에 누워 있다 지난 1월 갑자기 깨어나 말을 하기 시작해 화제를 낳았던 미국 여성 사라 스캔틀린(38). 워싱턴 포스트는 24일(현지시간) 사라가 계속 언어 치료를 받고 있는 캔자스주 허친슨에 있는 골든 플레인스 건강관리센터를 찾아 그녀의 근황을 전했다. 사라는 18세 꽃다운 나이이던 지난 1984년 9월 친구들과의 파티 장소로 가기 위해 자동차에 오르는 순간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졌다. 그렇게 20년 10개월이 흘렀다.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것이라 여겼던 딸이 지난 1월12일 갑자기 전화기를 통해 목소리를 들려주었을 때 어머니 베시는 깜짝 놀랐다. 사라는 “아안니엉, 어어엄마아아.”라고 거친 호흡으로 느리지만 정확하게 발음했다. 그로부터 6개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사라는 한 단어를 내뱉기 위해 어렵고도 힘겨운 싸움을 매일 치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핑크빛 셔츠를 입은 그녀는 지난 20년처럼 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다친 왼쪽팔을 어깨에 비끄러맨 채 휠체어에 앉아 이날도 아버지 제임스를 좇아 ‘달려’를 발음하기 위해 열심이었다. 제임스가 “치료를 위해선 목적이 있어야겠지. 뭘하고 싶니. 쇼핑하러 갈래, 오빠 보러 갈래.”라고 묻자 “다아알리어.”라고 발음했다. 아버지는 “탓하지 않을께. 더욱 열심히 하자.”고 격려했고 사라는 시선을 아버지에게 고정한 채 머리칼을 쓸어올리려 했다. 그녀가 의식을 이렇게 갑자기 회복해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요양소 의료진의 헌신 덕분이었다.4년 전 다른 환자들이 “오케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사라가 “오오오우카아아이”라고 따라 말하려 하는 것을 재활책임자 팻 린콘이 알게 됐고 린콘은 언어 치료사와 환자들로 하여금 사라에게 자꾸 말을 걸도록 유도했다. 매일 수시간씩의 노력이 기적을 낳은 것이다. 의료진은 사라의 갑작스러운 회복을 의학적으론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주치의 브래들리 실 박사는 뇌에 인지능력을 전달하는 기능이 재생된 것 같다고 말할 따름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美 뇌사여성 출산 시도

    뇌사 상태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한 여성이 출산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소(NIH) 연구원 수전 토레스(26)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실려간 것은 지난 5월7일. 뇌종양을 앓고 있던 것으로 밝혀진 그녀에게 의사들은 “뇌 기능이 멈췄으며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렸지만 남편 제이슨은 아내가 아이를 낳기를 원할 것이라며 인공호흡기를 떼지 못하게 했다. 제이슨의 간청을 받아들인 의사들은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는 임신 25주 이후에 분만을 시도하는 데 동의했다고 한다.그리고 마침내 지난주 25주째로 접어든 뒤 남편 제이슨과 의료진은 임신부의 몸 상태를 살피며 자연분만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18일(현지시간) 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제이슨 가족들은 “앞으로 3∼5주 사이 분만을 시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간으로 전이된 종양이 악화돼 간 기능이 정지될 경우 태아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 제왕절개 수술을 할 계획이다. 지난달 중순 토레스의 사연이 언론에 보도된 뒤 미국뿐 아니라 세계 20여개국에서 40만달러가 넘는 성금이 답지했다고 한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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