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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켄슈타인 창조하듯… 죽은 돼지의 뇌를 살려냈다

    프랑켄슈타인 창조하듯… 죽은 돼지의 뇌를 살려냈다

    인식·지각 등 고차원적 기능은 못 살려 ‘몸과 분리된 뇌’ 등 윤리적인 논란도“창조주여, 제가 부탁했습니까? 진흙에서 저를 빚어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고? 제가 애원했습니까? 어둠에서 절 끌어내 달라고?” 200여년 전인 1818년 영국 작가 메리 셸리(1797~1851)가 쓴 괴기소설 ‘프랑켄슈타인-근대의 프로메테우스’ 서문에 실린 ‘실낙원’의 한 구절이다. 무생물에 생명을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 스위스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시체를 이용해 8피트(약 244㎝)의 인조인간을 만들어 생명을 불어넣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괴물은 인간 이상의 힘을 발휘하고 자신과 똑같은 형태의 신부까지 요구했다. 그렇지만 새로운 인종이 나와 인간을 멸망시킬까 두려웠던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괴물의 요구를 거부했다가 살해당한다. 셸리는 소설을 쓰면서 영국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의 전기분해 기술, 찰스 다윈의 할아버지 에라스무스 다윈이 수행한 자연발생 실험 같은 당대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을 활용했지만 사람과 똑같은 형태와 기능을 갖춘 인조인간을 만든다는 생각은 공상에 불과했다. 그런데 최근 생물학과 생체공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프랑켄슈타인’ 몬스터 기술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예일대 의대, 코네티컷 재향군인의료시스템 재활연구센터, 보스턴대 의대, 피츠버그대 신경학과, 이탈리아 파비아대 생물학·생명공학과 공동연구팀은 죽은 지 몇 시간이 지난 돼지의 뇌를 다시 살려내는 실험 일부를 성공하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8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죽은 생명체의 뇌 기능 일부를 다시 회복시켰다는 점에서 전 세계 과학계와 윤리학계에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연구팀은 보통 동물실험을 할 때 사용하는 실험용 무균돼지가 아닌 식재료 가공시설에서 얻은 생후 6~8개월 된 집돼지의 뇌 32개를 가지고 실험했다. 실험에 사용된 돼지의 뇌는 죽은 뒤 4시간이 지난 것들이었다. 보통 포유류의 뇌는 산소 공급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만 혈류가 중단되더라도 산소와 에너지 공급이 끊겨 회복 불가능한 뇌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분리된 돼지의 뇌를 자체 개발한 ‘브레인 엑스’라는 장치에 넣은 다음 보호제와 안정제 등을 섞은 특수 용액을 혈액 대신 뇌 혈관에 주입해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며 뇌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뇌세포 구조, 뇌혈관 구조가 정상적으로 회복되고 신경과 세포를 파괴하는 염증 반응이 줄어드는 한편 시냅스에서 자발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관찰됐다. 그렇지만 인식과 지각 같은 고차원적 뇌 기능을 위해 필요한 전기적 활동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2013년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가 3조 5000억원을 투자해 진행 중인 뇌연구 프로젝트인 ‘브레인 이니셔티브’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를 주도한 네나드 세스탄 예일대 의대(신경과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혈관의 촘촘한 연결 네트워크를 통해 뇌에 보호제를 공급하면 심각한 외상후 생존율을 높이고 신경학적 결손을 줄여 뇌사의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생명윤리학자인 현인수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의대 교수는 “죽은 돼지의 뇌를 사실상 살려낸 이번 연구는 포유류의 뇌에 혈액 공급이 중단되면 몇 분 안에 사망한다는 기존의 생각을 뒤집는 것”이라며 “몸과 분리됐지만 살아 있는 뇌를 인격체로 보아야 하는지, 이런 연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등 논란거리들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열린세상] 16세 장기 기증자와 윤리/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열린세상] 16세 장기 기증자와 윤리/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얼마 전 아는 의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대학병원에서 장기이식을 오랫동안 해온 그는 내게 미성년 장기기증에 관한 연구 자료가 있는지 대뜸 물었다. 미성년자의 기증을 못 하게 막으려 하는데, 반대측 의사들이 미성년 장기기증자가 문제 있다는 객관적 자료를 내놓으라고 한다는 것이다. 대학에 오기 전 장기이식 관련 현장 연구를 했던 내게 도움을 요청한 것인데, 나도 자료가 없어 미성년 기증자를 만난 경험들을 들려주는 수밖에 없었다. 전화를 끊고 난 뒤 답답함과 무력감이 밀려왔다. 장기가 부족해 이식을 못 한다는 언론 보도가 종종 있지만, 한국은 세계에서 장기이식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 중 하나다. 신장이식은 세계 최고인 스페인보다는 적지만, 많은 편에 속하고, 간이식은 100만명당 약 28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뇌사자의 장기기증률이 낮은데도 이렇게 이식을 많이 할 수 있는 이유는 살아 있는 이들이 많이 기증하기 때문이다. 국내 신장 이식의 2분의1, 간 이식의 3분의2 이상은 살아 있는 이들이 기증한 장기로 하고 있다.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는 이들 대부분은 환자의 가족들이다. 신장은 배우자가, 간은 자녀가 가장 많다. 이들은 자신의 신장 하나를 떼거나 혹은 간의 75% 정도를 절개해 아픈 가족에게 기증한다. 살아 있는 이들이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는 이 행위는 그 자체로 타인을 위한 희생이지만, 의료윤리적 관점에선 문제가 있다.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의사가 건강하고 멀쩡한 한 사람을 의도적으로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식 초기와 달리 지금은 의료기술이 발전해 위험이 많이 낮아졌고, 윤리적 우려도 잠잠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증자의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증자가 죽거나 수술 후 건강이 나빠지는 사례는 여전히 있다. 이식수술을 하는 많은 의사는 부인하지만, 일부 의사는 기증자가 수술 이전의 몸으로 완전히 회복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 연구를 위해 내가 만난 기증자들은 대체로 건강했지만, 일부는 고통을 호소했다. 수술 후 나타난 원인 모를 통증 때문에, 소화 장애와 밀려오는 피로감 때문에, 수술 후 힘든 회복 과정을 홀로 겪어야 했던 기억 때문에, 이식받은 가족 일원이 고마움을 잊고 무심코 내뱉는 말들 때문에, 고통이 있어도 가족들에게 터놓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 때문에 이들은 상처 입고 아파했다. 두 달이면 일상으로 복귀 가능하다는 의료진의 말과 달리 회복은 최소 1년여 걸렸고, 어떤 기증자는 아무리 노력해도 회복되지 않는 몸으로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려 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기증자의 이 고통을 심리적인 것일 뿐이라고 답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에선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성년자까지 장기를 기증할 수 있다.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은 만 16세부터 사촌 이내의 친족에게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해마다 국내 간이식의 약 8%는 고등학생의 몸에서 장기를 얻고 있다. 경제적으로 의존적이고 삶의 경험이 부족한 미성년자는 강압과 유인에 취약해 보통 법의 보호를 받지만, 장기이식에선 그렇지 않다. 부모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보호 장치가 있지만, 이식받는 이가 부모이기 때문에 유명무실하다. 국가, 언론과 의료계는 부모에게 기증한 미성년자에게 아름다운 효행이라고 칭찬할 뿐 이들의 몸과 삶에는 관심이 없다. 성인들도 감내하기 어려운 기증 전후의 고통을 미성년의 몸과 마음으로 어떻게 겪어 내는지 추적 조사한 적도 없다. 효심이 있는지를 묻고 장기기증으로 증명하라고 말하기 바쁘다. 체계적으로 연구할 책임이 있는 의사들은 오히려 미성년자가 기증 후에 문제 있다는 연구 자료를 가져오라고 한다. 가족을 위해선 그 정도 희생하는 것이 도리 아니냐는 이들에겐 다음 사례를 들려주고 싶다. 고등학생 때 부모에게 기증한 한 기증자는 내게 부모에게 이 정도까지 했으니 이제는 이 가족을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에게 그동안 가족은 도대체 어떤 의미였을까? 가족을 먼저 생각하라고 말하기 이전에 그에게 가족이 어떤 존재였을지 먼저 헤아려 주는 것이 진정한 도리가 아닐까.
  • 뇌사 판정 3개월 뒤 아들 출산, 포르투갈에선 3년 만에 두 번째

    뇌사 판정 3개월 뒤 아들 출산, 포르투갈에선 3년 만에 두 번째

    지난해 12월 집에서 갑자기 천식 발작을 일으킨 끝에 뇌사 판정을 받은 포르투갈의 26세 여성이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아들을 출산했다. 장례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영국 BBC가 전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포르투갈에서 이런 사례가 두 번째로 2016년에 이어 3년 만이란 점이다. 주인공은 국가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촉망 받는 카누 선수였던 카타리나 세퀘이라. 어릴 적부터 천식을 앓아왔는데 임신 19주 때 천식 발작을 일으킨 뒤 코마 상태로 유도됐다. 상태가 계속 나빠져 며칠 만인 지난해 12월 26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56일 동안 산소호흡기로 연명하며 자궁 속의 태아를 살 수 있게 해오다 임신 32주의 몸으로 살바도르란 아기를 낳고 사망 판정을 받았다. 아기는 몸무게 1.7㎏으로 적어도 3주 동안 입원해야 한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의료진은 임신 32주가 될 때까지 제왕절개 수술을 미루고 기다려왔다. 산모의 호흡기 상태가 계속 좋지 않았고 태아가 32주는 돼야 생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병원 윤리위원회 위원장인 필리페 알메이다는 산모 자궁 안에서 태아를 계속 살린 결정은 가족과 상의해 내린 것이라며 포르투갈의 장기 기증 관련 법률에 사전 동의 조항이 있는데 세퀘이라는 예외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Observador’ 홈페이지 인터뷰를 통해 “장기 기증자란 간이나 심장, 허파를 기증할 조건에 놓여지는 것만 아니라 스스로의 것을 아이가 살 수 있도록 주는 행위까지 의미한다”며 “어머니의 결정 과정에 간여할 권리를 갖는 이는 누구도 없다”고 말했다. 아이 아빠도 출산을 희망했으며 가족 누구나 마찬가지였다. 산모의 어머니 마리아 드 파티마 브랑코는 현지 텔레비전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12월 26일 딸에게 작별 인사를 하면서 사위 브루노도 언제나 아빠가 되고 싶어했기 때문에 아기를 낳게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3년 전에도 수도 리스본에서 산모가 뇌사 판정을 받은 지 15주 뒤에 로렝코란 아기를 출산한 일이 있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월드피플+] 눈으로 ‘희망일기’ 쓴 루게릭병 거부, 6명에 생명주고 떠나다

    [월드피플+] 눈으로 ‘희망일기’ 쓴 루게릭병 거부, 6명에 생명주고 떠나다

    최근 중국에서 루게릭병을 앓던 한 백만장자가 장기 기증을 통해 6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무엇보다 사지가 마비된 가운데 간신히 눈동자와 눈꺼풀만 움직여 써 내려간 ‘투병일기’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던 ‘철인’의 숭고한 죽음이었다. 신안만보, 안휘망 등 중국 언론은 지난 21일 허페이(合肥)에서 생을 마감한 우젠핑(武建平)의 사연을 전했다. 17년 전 우씨는 아내와 함께 학교 앞 노점상에서 아침 식사를 팔며 돈을 모았다. 이후 금속섬유 공장에 취업해 ‘세일즈 왕’으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 하지만 창업의 꿈을 안고 친구와 함께 인테리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초창기에는 숱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성실과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은 위기를 넘긴 뒤 승승장구했고, 그는 거부가 되었다. 하지만 2012년 위기가 왔다. 한 부동산 건설 책임자가 공사비 6000만 위안(101억원)을 갖고 사라졌다. 사업 위기로 그는 불면증에 걸렸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왼팔이 들어 올려지지 않았고, 신체 여기저기에 이상 신호가 왔다. 2013년 말 그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서서히 근육이 굳어져 사지가 마비되는 병으로 남은 삶의 기간이 3~5년에 불과하다고 했다. 인생의 최고 절정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바닥까지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그의 병세는 점차 악화하여 전신 마비에 호흡조차 기계에 의존해야 했다.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신체 부위는 ‘눈’이었다. 그는 재산을 팔아 사업을 정리하고, 눈꺼풀과 눈동자의 움직임으로 자판을 쓸 수 있는 기계를 마련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나의 글은 비참함을 알리려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과 좌절을 겪는 사람들을 응원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그의 글은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고,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인생이 어찌 다 뜻대로 되겠는가, 절반의 족함만을 구할 뿐이다(人生哪能多如意,万事只求半称心)’ 이 글귀는 그의 삶을 가장 잘 대변한다고 전했다. 80년대 말 대만의 한 절에서 처음으로 이 글귀를 마주했고, 20년 뒤 마흔의 나이에 다시 이 글귀를 다시 마주할 때도 그저 웃고 넘어갔다. 하지만 지금 와서 이 글귀는 “가장 사실적인 인생의 진실”을 전한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의식을 잃은 그는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21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그의 아내는 “그의 남은 유일한 소원은 장기 기증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 간, 신장, 각막, 췌장을 6명에게 ‘생명의 선물’로 전하고 하늘로 떠났다. “생명은 사랑의 방식으로 이어진다. ‘종착점’ 없이 ‘시작점’만이 있을 뿐”이라던 생전 그의 글에 수많은 누리꾼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서울광장] ‘밥’보다 주먹, 김경수 구하기/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밥’보다 주먹, 김경수 구하기/황수정 논설위원

    박근혜 사면론이 나온다. 천하의 명의(名醫) 화타와 편작을 모셔와도 못 살릴 줄 알았다. 전당대회에서 탄핵 정당성을 따질 때만도 자유한국당은 “덜 맞았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런 당의 수뇌부가 이제 대놓고 “사면” 운운한다. 누울 자리 보고 다리를 뻗는다. 지리멸렬에 퇴행으로 맷집 하나는 두둑한 한국당이다. 탄핵 2년 만에 겁없이 금기어를 봉인 해제한 배짱에는 근거가 보인다. 그들에게는 비빌 언덕이 있다. 청와대와 집권당의 ‘따로 또 같이’ 자책골 퍼레이드다. 청와대와 여당이 무슨 계산을 어찌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 ‘김경수 파동’이다. 드루킹 댓글 사건으로 법정 구속된 김 경남지사는 항소심에서 보석을 청구했다. 이를 놓고 여야는 또 드잡이를 한다. 도정(道政)을 위해서건, 개인 사유에서건 보석 신청은 김 지사의 자유다. 문제는 하나뿐인 집권당이 어째서 경남지사 한 사람의 전위부대를 이토록 과감하고 맹렬하게 자처하는가 하는 대목이다. 김 지사의 보석 신청 날짜를 맨 먼저 알려 준 것은 경남도청이 아니다. 이해찬 대표다. 1심 유죄 판결이 나자마자 당 지도부는 열일 제쳐 놓고 경남도청으로 내려가 궐기대회를 해 줬다. 전무후무할 집권당 차원의 판결문 분석 간담회도 보여 줬다. 2심 재판에서 불붙은 김경수 논쟁은 법치의 근간을 바닥까지 짓뭉개고 있다. 국민소득 3만 달러의 법률국가에서 일어날 유형의 일이라고 믿기 어렵다. 이쪽에서는 “2심 재판장도 적폐라서 (김 지사에게) 유죄 판결을 또 내릴 것”이라고 한다. 저쪽에서는 “주심 판사가 좌파여서 이번에는 무죄일 것”이라고 한다. 온 국민이 판사가 됐다. 양쪽 다 자신들 뜻과 다른 판결이 나오면 불복운동을 하겠다고 부르르 떨고 있다. 엎친 데 덮쳤다. 대법원은 김 지사를 1심에서 유죄 판결한 성창호 판사를 재판 업무에서 배제했다. 성 판사가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됐기 때문이라는데, ‘국민 판사’들은 다시 해석이 분분하다. 김 지사를 최종 판결까지 도정에서 배제하지 않아야 하는 논리라면 성 판사의 인사 조치도 부당하다는 시중 반박이 기다렸다는 듯 드세다. 이러니 민간의 소소한 재판정들은 어떻겠나. “저 판사도 고무줄 판사” 소리가 예사로 나온다. 법보다 주먹이 한참 가까워졌다. 국민을 편 갈라 무법천지 미개 시민으로 내모는 이 싸움판은 대체 근원이 뭔가. 김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 차기 대선 주자라는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상황이다. 정권 창출의 정당성이 근본적으로 훼손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는 것도 이쯤 되면 배부른 이유다. 왜 아닌가. 적폐 판사들을 추려낸 것 말고 사법부 개혁은 구성원들의 ‘공수’만 바뀐 모양새다. 대법원 판결쯤은 손바닥 뒤집히듯 한다. 민생 현장의 법 인식은 너덜너덜 고무줄이다. 조국 민정수석이 사법개혁의 화룡점정으로 밀어붙이는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로 불똥은 튄다. 쌍수 들어 환영했던 사람들이 과연 공수처가 순기능을 할지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 도 넘은 사법부 흔들기 속에 시작도 하기 전에 김이 새는 것이다. 이 치명상들과 맞바꾸는 김 지사 구하기는 그렇다면 넘치는 ‘경남 사랑’인가. 낯 간지러운 말은 하지도 말자. 지방이 전부 나쁜 상황들이지만, 창원 지역은 특히나 쑥대밭이다. 다음달 보궐선거 격전이 벌어질 창원은 정부의 주요 정책에 직격탄을 연발로 맞아 거의 뇌사 상태다. 국내 최대 민간 원전업체인 두산중공업과 협력사만 300여곳이 몰려 있다. 탈원전 정책에 비명이 나지 않을 재간이 없다. 어제 만난 사람한테서는 “줄도산에 생산 부품들이 야적장에서 고철 더미로 직행한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서울 집값 잡겠다는 부동산 대책에 집값은 집값대로 어느 도시보다 고약하게 내려앉았다. 내일 당장 정책들이 뒤집히면 모를까, 김 지사 한 사람이 돌아간다고 해결될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김경수 철도’(남부내륙고속철도)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을 때 이런 유행어가 돌았다고 한다. “김 지사, 철도는 잘 쓸꾸마.” 편치 않은 민심의 압축판 아니겠나. 눈치가 있으면 절에서 젓갈을 얻어 먹는다. 집권당이 ‘김경수의 경남’이 진심 걱정된다면 도청에 우 몰려갈 일이 아니다. 계급장 떼고 민생 현장을 반나절만 잠행이라도 하는 게 순서다. 실익 없는 무법천지를 원하는 민심은 없다. 힘 가진 쪽이 제 마음 편하자고 민심을 어지럽히는 것은 오만이다. “이게 나라냐”가 “이건 나라냐”로 바뀌고 있다. 무서운 이야기다. sjh@seoul.co.kr
  • 4명 중 1명 “시한부 판정 땐 적극적 안락사 신청할 것”

    4명 중 1명 “시한부 판정 땐 적극적 안락사 신청할 것”

    “나중에 치료도 무의미하고 그럴 때 ‘우리는 자식들 고생시키지 맙시다’ 그렇게 남편이랑 둘이서 늘 얘기를 해왔어요. 자식들도 고생이고 나도 고생이고. 그러지 말라고 미리 쓰러 왔어요.” 지난달 25일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상담을 받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서명한 김신자(77·여)씨는 “작성하기 참 잘한 것 같다”고 되뇌었다. 뭔가 아쉬운 듯 “그런데 아예 못 움직이거나 치매에 걸리게 되면 치료도 영양 공급도 나는 안 했으면 좋겠어…”라고도 덧붙였다. 지난해 2월 ‘존엄사법’으로 불리는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된 이후 무의미한 연명의료가 남발되는 일이 줄어들고, 전반적으로 품위 있는 죽음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실제 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러 온 사람들의 상당수는 제도가 좀더 확대됐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신문이 대한의료사회복지사협회와 함께 지난 1~2월 서울대병원·전북대병원·국립암센터·충남대병원 등 4개 종합병원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 81명을 대상으로 ‘연명의료결정제도’와 존엄사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상당수는 소극적 안락사나 적극적 안락사를 염두에 두고 온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에서는 임종기 환자에 한해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등 4가지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다. 상담 전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해 어떻게 알고 왔느냐는 물음에 응답자들은 ‘임종기 연명의료 중단’(62.5%·복수 응답) 외에도 ‘병이 말기 상태일 때 언제든 수술이나 치료 중단’(20.0%), ‘뇌사나 식물 상태일 때 영양분 공급 중단’(12.5%), ‘병이 말기 상태일 때 안락사 요청 가능’(13.8%)으로 답했다. 본인이 말기 판정(시한부)을 받았을 때 어느 정도까지 선택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4명 가운데 1명꼴(24.7%)로 ‘적극적 안락사나 조력 자살을 신청하고 싶다’고 답했다. 또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이 원할 때에도 4명 중 1명(24.7%)은 소극적 안락사를, 14.6%는 적극적 안락사나 조력 자살에 동의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의 대상과 시기, 방법의 범위를 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연명의료 중단을 넘어 소극적 안락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32.5%로 가장 많았으며, 적극적 안락사까지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31.3%에 달했다. 연명의료 중단의 범위를 말기환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은 17.5%, 현행 유지 의견은 18.8%에 그쳤다. 운영 체계도 손질할 부분이 많다. 개인이 작성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국립연명의료정보처리시스템에 등록되는데, 문제는 의료기관 윤리위원회가 설치된 병원에서만 조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상급병원은 대부분 조회가 가능하지만 요양병원 등에는 윤리위원회가 없는 곳도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환자가 의식이 없고 임종이 임박했음에도 환자가 사전에 작성해 둔 연명의료의향서를 병원에서 곧바로 확인해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숙련된 상담 인력과 상담 후 복지시스템과의 연계 필요성도 제기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을 맡고 있는 김예진 서울대병원 의료사회복지사는 “상담 과정에서 돌봄이나 경제적 문제, 노년기 우울감, 자살 충동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를 사회복지 시스템과 적절히 연계할 수 있는 체계가 없고, 기관에 따라 상담의 질도 차이가 크다”면서 “행정적인 문서 작성을 넘어 임종에 관한 의사결정인 만큼 온전하게 자기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미국서 사망한 21살 중국남성 정자 채취한다

    미국서 사망한 21살 중국남성 정자 채취한다

    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에 다니다 사고사를 당한 21세 중국인 남성의 부모가 아들의 장기를 모두 기증한 뒤 정자를 채취해 가문의 대를 잇기로 했다.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는 6일 지난달 스키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중국계 미국인 피터 주(21) 부모의 정자 채취 요구를 뉴욕주 대법원이 승인했다고 전했다. 주의 부모는 “중국 문화에서는 대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고 외아들인 피터는 우리 가문의 유일한 남성으로, 수술이 빨리 진행되지 않으면 우리는 살아있을 때 아이를 갖고 싶다고 자주 말했던 피터의 소원을 성취하고 주씨 가문의 핏줄을 이어갈 유일한 기회를 영원히 잃게 될 것”이라고 법원에 호소했다. 부모는 이어 생전에 아들이 5명의 손자를 안겨주겠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주는 사망 전 장기 기증 약정서에 서명했으며 지난 1일 장기 이식 수술을 받아 7명에게 생명의 일부를 나눠줬다. 뉴욕주 대법원은 시간 제한으로 신청서 제출 2시간 만에 피터 부모의 요청을 승인했다. 하지만 오는 21일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대법원에서 또 다른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법원이 최종 결정을 내릴 때까지 주의 정자는 정자은행이나 가족이 선택한 다른 시설에 저장된다. 미 생식의학학회 윤리위원회는 지난해 “사망한 사람이나 배우자가 서면으로 동의한 경우에만 사후에 정자를 채취하는 수술이 도덕규범에 부합하며 부모는 자녀의 생식과정에 관여하지 않아 도덕적으로 권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알렉산더 카프론 미 서던캘리포니아대학 교수는 AP통신에 “아버지가 죽은 상태에서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며 윤리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1999년 미국의 한 여성이 죽은 남편의 정자를 채취해 아이를 낳은 바 있다. 주는 올해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의대에 진학할 예정이었으며 하버드대 의대 입학허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유해는 웨스트포인트 공동묘지에 매장된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월드피플+] 한국서 공부하려했는데…한 여대생 알바의 숭고한 죽음

    [월드피플+] 한국서 공부하려했는데…한 여대생 알바의 숭고한 죽음

    생계비와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가던 도중 사망한 여대생에 대해 대학 측이 ‘특별 졸업장’을 수여해 눈길을 모았다. 중국 저장성에 소재한 저장외국어학원(浙江外国语学院) 측은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왕진(21세, 조선어학과 전공)에 대해 ‘특별 졸업장’을 전달한 소식이 현지 언론을 통해 4일 공개됐다.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푸젠성(福建) 출신의 왕진은 지난해부터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저장성에서 학업을 진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왕진은 부모님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평소 학교 인근에 소재한 커피 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 생으로 근무를 지속해왔다. 사고가 있었던 지난달 24일에도 수업을 마친 왕진은 곧장 아르바이트 장소를 향해 분주히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4차선 도로를 건너던 도중 맞은편에서 달려온 화물차에 치여 병원으로 이송, 이송 도중 뇌사 상태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심각한 뇌출혈로 인한 뇌사였다. 그의 사고 소식을 접한 왕진의 부모는 고가의 직항 비행기를 구입하지 못한 탓에 항저우에서 광저우로 이동, 사고 당일 밤 10시가 넘은 후에 딸의 시신이 있는 병원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으로 달려온 부모는 온 몸에 수 십 개의 의료 기기를 연결, 생명을 연명하고 있던 딸을 부둥켜안고 오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가족들의 만남은 딸이 지난 겨울 방학 기간 중에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줄곧 아르바이트로 대학 등록금을 마련했던 탓에 무려 6개월 만에 얼굴을 마주한 것이라고 했다. 병원 바닥에 엎드려 오열하던 왕진의 어머니는 “내 딸이 가난한 부모를 만나, 어려운 집안을 보살필 생각만 하다가 이 지경에 됐다”면서 가슴을 치며 말을 잇지 못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급기야 사고가 있은 후 5일이 흐른 지난달 28일 마지막으로 숨을 거둔 왕진의 시신에 대해 그의 부모는 시신 기증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당시 시신 기증을 알린 병원 측은 “왕진의 부모님께서 기적이 일어나 딸이 병실에서 일어나길 바랬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부모는 자신들이 시골 사람이라서 배운 것은 없지만, 딸의 죽음이 이대로 헛되지 않게 하려면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데 시신을 기증해야 할 것 같다”고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왕진의 부모는 아이의 장기를 기증 받은 사람들 모두 딸처럼 착하고 성실하게 남은 생을 살아가 주길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저장외국어학원 측은 생전 학업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왕진에 대해 ‘특별 졸업장’을 수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장외국어학원 측은 왕진의 장기 기증식이 있었던 지난달 31일 병원을 찾아 ‘졸업 증서’를 전달했다. 이날 장기 기증식에 참석했던 왕진의 지도 교수 마민항 씨는 “왕진은 평소 자주 웃는 마음이 따뜻한 학생이었다”면서 “졸업 후에는 한국으로 어학 연수를 가기 위해 착실히 공부하고 유학 비용을 저축하던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았었다. 우리 모두 왕진을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교회서 함께 자던 4살 여아 폭행해 뇌사상태 빠트린 여중생 구속

    교회에서 함께 잠을 자던 4살 여자아이를 심하게 폭행해 뇌사상태에 빠트린 여중생이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중상해 혐의로 중학생 A(16)양을 긴급체포해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A양은 지난 8일 오전 5시 30분쯤 인천시 부평구 한 교회 내 유아방에서 함께 잠을 자던 B(4)양을 폭행해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은 당일 오전 11시쯤 다른 교인의 신고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머리 등을 다쳐 뇌사상태다. A양은 B양이 몸부림을 치거나 뒤척여 잠을 방해하자 화가 나 그를 일으켜 세운 뒤 벽에 수차례 밀치는 등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발생 당시 교회 유아방에는 B양의 오빠(9)도 함께 잠을 자고 있었지만, B양 어머니는 새벽 기도를 하러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올해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A양은 사건 당일 평소 다니던 이 교회에서 우연히 B양 남매와 함께 잠을 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아이가 의식이 없다’는 신고가 접수돼 현장에 갔더니 누워 있는 상태였다”며 “아이의 뺨과 턱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고 이마와 머리는 부어 있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잠 방해한다” 4살 아이 때려 뇌사 빠뜨린 여중생 구속

    “잠 방해한다” 4살 아이 때려 뇌사 빠뜨린 여중생 구속

    교회에서 함께 잠을 자던 4살 여자아이를 심하게 폭행해 뇌사 상태에 빠뜨린 여중생이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중상해 혐의로 중학생 A(16)양을 긴급체포해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A양은 8일 오전 5시 30분쯤 인천시 부평구의 한 교회 내 유아방에서 함께 잠을 자던 B(4)양을 폭행해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은 당일 오전 11시쯤 다른 교인의 신고로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머리 등을 다쳐 뇌사 상태다. A양은 잠을 자던 중 B양이 몸부림을 치거나 뒤척여 잠을 방해하자 화가 나 그를 일으켜 세운 뒤 벽에 수 차례 밀치는 등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아이가 의식이 없다’는 119 신고가 접수돼 현장에 갔더니 누워 있는 상태였다”면서 “아이의 뺨과 턱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고, 이마와 머리는 부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소방당국으로부터 범죄 의심 통보를 받고 해당 교회로 출동해 A양을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윤한 인천지법 당직 판사는 전날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소년이지만 구속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며 A양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올해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A양은 사건 발생 당일 평소 다니던 이 교회에서 우연히 B양 남매와 함께 잠을 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교회 유아방에는 B양의 9살 오빠도 함께 잠을 자고 있었고, B양의 어머니는 새벽기도를 하러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경찰은 A양을 상대로 사건 당시 추가 범행이 있었는지 정확한 경위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학대죄는 피의자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일 때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미성년자인 A양은 형법상 중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열린세상] 억지로 권하지 말 일이며/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열린세상] 억지로 권하지 말 일이며/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점심으로 급식을 준다. 영국 음식이란 맛없는 것으로 유명한데, 음식이 너무나 맛없어서 맛을 아는 영국인들은 다 죽어 버렸기 때문에 이후 영국 음식이 이 모양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아이 학교의 급식 역시 맛이 없다고 한다. 중간에 먹을 간식을 싸 갈 수 있는데, 땅콩 등 견과류가 포함된 음식을 학교에 가져가는 것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 땅콩 등에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땅콩 알레르기의 경우 먹지 않는다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 심한 경우는 극히 소량만 묻어도 호흡을 못 하는 경우까지 있다. 응급 조치를 제때 취하지 못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학교에서는 견과류 간식을 싸서 보내지 말라는 경고문을 시시때때로 가정으로 보낸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 생일 파티라도 하려면 초대하는 측에서 아이들이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지 아니면 피해야 할 특정 음식이 있는지 묻는다. 식당에는 식품 알레르기가 있으면 미리 이야기를 해 달라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주문을 받을 때 직접 묻기도 한다. 이런 조치는 당연한 것이지만 때로 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나 내 주변에 땅콩 등에 대한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이 없어서 신경을 덜 쓰게 된 건가 생각하다 보니 식품 알레르기로 심하게 고생하는 한국인들이 그리 없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한국인 중에도 특정 과일 등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드물지 않고, 새우 같은 갑각류 알레르기 역시 흔하다. 조카 하나는 키위 알레르기였다. 피를 나눈 친오빠가 낙지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은 나조차도 한동안 몰랐다. 말하자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이 없는 것이 아니라 요구를 하지 않는 것이고, 아니면 듣고도 다들 그리 신경 써 주지 않는 것이다.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이 한국 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는가 하면 알아서 피하거나 그냥 먹고 이후의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는 듯하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을 배려하거나 미리 조치를 취하는 일은 흔치 않다. 그러고 보니 키위 알레르기인 조카는 초등학생 시절 가끔 입술 두께가 두 배나 돼 돌아다니곤 했는데, 키위가 섞인 샐러드가 급식 메뉴로 나왔을 때였다. 알레르기의 정도가 약해서 다행이었다. 2013년 인천에서는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초등학생이 우유를 넣고 조리한 카레를 급식으로 먹었다가 뇌사 후 사망한 일도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뭔가를 먹지 않는다거나 먹을 수 없다는 말 자체를 하는 게 쉽지 않다. 어른스럽지 못하다거나 까다롭다는 반응을 얻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알레르기가 있으니 특정 음식을 피해야 한다고 애써 밝혀 봐야 그리 소용없다. 오빠는 낙지 때문에 응급실에 실려 간 일이 있다고 말을 했는데도 해물탕 집으로 회식을 가야만 했고, 자꾸 먹어야 면역력이 강화돼 오히려 낫는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거나 딱 한 번만 먹어 보라고 강요에 가깝게 권하는 통에 할 수 없이 낙지를 먹었다가 또 응급실에 갔다고 했다. 이런 사례들을 떠올려 보니 어쩌면 한국인들에게 노출되면 즉각 사망에 이르는 정도의 심한 식품 알레르기가 흔치 않은 이유는 식품 알레르기 증상이 심한 사람들의 경우 이미 살아남지 못하고 다 죽어 버렸기 때문인 거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어 버렸다. 물론 농담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음식에 관한 한 개인에 대한 배려가 없고 은근하거나 노골적인 참견 내지 강요가 심한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유독 음식에 관해서만 그런 것도 아니지 싶다. 설이 다가온다. 또 가족과 친척이 모일 것이다. 먹는 사람 따로 있고 만들고 치우느라 고생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 늘 문제지만, 어쨌거나 명절 음식이 풍성할 것이다. 즐겁게 명절 음식을 나누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지만, 먹기 싫다는 음식은 굳이 먹으라고 하지 말 일이며 안 먹겠다는데 억지로 먹어 보라고 강권하지도 말 일이다. 싫다고 하는 데는 각자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단지 취향 때문일 수 있지만 건강 때문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다. 사실 음식뿐이 아니다. 질문이나 충고 역시 싫다고 하면 내버려 두고 하지 말 것이지만, 그건 더 고급스럽고 어려운 주문인 것 같다.
  • 고교생 아들 심장이식 받아 살린 엄마, 세 명 살리고 ‘하늘나라’로

    고교생 아들 심장이식 받아 살린 엄마, 세 명 살리고 ‘하늘나라’로

    불의의 사고로 뇌사 상태…“기회되면 장기 기증” 뜻 실천대전의 한 40대 여성이 아들이 심장 이식을 받은 지 10개월만에 자신의 장기를 세 사람에게 주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3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대전 동구에 살던 김춘희(42)씨는 지난 27일 대전성모병원에서 간장과 좌우 신장을 다른 환자에게 떼어줬다. 김씨는 불의의 사고로 뇌사 상태였다. 공교롭게도 김씨는 장기기증의 기적을 경험한 바 있다. 희귀 심장병 판정을 받아 투병하던 고교생 아들(16)이 지난해 3월 심장이식을 받아 큰 고비를 넘겼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심장 기능이 나빠져서 장기기증을 통해 심장이식을 받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악화됐던 것. 기적처럼 심장이식을 받았던 것이다. 1년 뒤 운명의 장난처럼 아들의 회복에 행복해 하던 어머니 김씨가 안타까운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것이다. 김씨 가족은 고통 속에서 누군가의 기증만을 간절히 기다리던 마음을 이젠 반대의 입장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갈림길에 선 가족들은 ‘나도 기회가 되면 장기를 기증하고 싶다’던 김씨의 뜻을 받들기로 했던 것이다. 남편 노승규 씨는 “아들이 받았던 새 생명처럼 아내가 누군가를 살려서 그 느낌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 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 아니겠냐”며 “제게 이제 남은 건 자식뿐인데, 특히 딸이 엄마의 뜻을 잘 따르자고 해 저도 그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장관 명의로 화환을 보내 명복을 빌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측은 사회복지사 가족관리 서비스를 비롯한 예우를 할 예정이다. 어머니의 숭고한 생명 나눔 앞에서 김씨 딸은 “기증으로 내 동생이 살아났듯 기증으로 엄마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가서 산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씨는 21살에 남편을 만나 1남 1녀를 두고 텔레마케터로 일하며 밝고 상냥한 성격으로 주변 사람에게 모두 사랑받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조원현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뇌사 장기기증은 누군가에게 새 삶을 주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런 양 측면을 이해하고 경험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이처럼 숭고한 생명나눔을 결정해주신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동생인 줄…안락사에 동의한 누나 알고보니 모르는 남자

    동생인 줄…안락사에 동의한 누나 알고보니 모르는 남자

    일면식도 없는 남성을 자신의 남동생으로 착각해 죽음에 이르게 한 여성의 사연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뉴스위크 등 현지 언론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쉬렐 파웰(48)은 남동생 프레드릭 윌리엄스(40)가 뉴욕시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시 파웰의 동생은 약물 과다복용으로 뇌사상태에 빠져있었고, 시간이 지나도 호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다른 가족과 상의 끝에 동생의 안락사를 결정했다. 이후 파웰은 가족들과 동생의 장례 준비를 하던 중 놀라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녀가 안락사를 결정한 남성이 실제로는 동생이 아닌 생면부지의 다른 남성이라는 사실이었다. 조사 결과,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의 발단은 안락사 결정을 통해 생명유지장치가 제거된 남성과 파웰의 동생을 혼동한 병원 측의 실수였다. 병원 측은 약물 과다복용으로 실려 온 남성의 진료기록을 찾아 가족에게 연락했는데, 이 과정에서 성별이 같고 나이도 같은데다 이름까지 비슷한 남성을 파웰의 동생이라고 착각하고 파웰에게 연락을 취했던 것. 실제로 파웰의 남동생은 40세의 프레드릭 윌리엄스였고, 실수로 안락사 된 남성은 역시 40세의 프레디 클레런스 윌리엄스였다. 파웰의 남동생은 폭행 혐의로 맨해튼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는 사실이 후에 밝혀졌다. 파웰은 “숨진 남성이 남동생과 외모까지 비슷해서 이러한 착오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면서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너무 놀라 어찌할 줄을 몰랐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알지 못하는 남성의 마지막 숨이 꺼져가는 것을 지켜봤고, 후에 그가 내 남동생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매우 화가 나고 눈물이 쏟아졌다”면서 “사망한 사람이 내 남동생이 아니라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의 아버지 또는 동생일 수 있는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파웰은 이 같은 사실을 알리기 위해 안락사 된 남성의 가족을 수소문하려 했지만, 당국은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현재 파웰은 해당 병원을 상대로 정신적 충격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병원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사진=자료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모르파티’ 치타 “17세 때 인공뇌사, 2차 수술 포기한 母 선택”

    ‘아모르파티’ 치타 “17세 때 인공뇌사, 2차 수술 포기한 母 선택”

    가수 치타가 고등학생 시절 교통사고를 당했을 당시 부모가 인공뇌사를 선택한 사연을 공개했다. 20일 방송된 tvN ‘아모르파티’ 2기 싱글 황혼들의 이탈리아 시칠리아 여행에서 치타의 사고 이야기가 나왔다. 치타 어머니는 ‘딸이 어떻게 가수가 됐냐’는 질문에 “우리 애는 태어났을 때부터 꿈이 가수였다”며 “그런데 버스에 치이는 사고가 나서 붕 떠서 머리로 떨어졌다. 일산에서 사람이 다친 가장 큰 사고였다. 신문에도 나왔다. 심장만 살리고 다 죽였다”고 밝혔다. 치타는 스튜디오에서 “그 사고로 제가 뇌를 다쳤는데 겉에 피가 고여서 심각한 상황이었다”며 “그걸 걷어내는 1차 수술 후 부모님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의사 선생님이 2차 수술을 진행하는 것과 인공 뇌사를 시키는 것 두 가지 중 하나를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2차 수술은 생존 확률은 높지만 장애 가능성이 컸다. 인공뇌사는 생존 확률이 떨어지지만 장애 확률도 낮았다. 당시 치타의 부모는 딸이 장애를 가지면 깨어나서 절망할 것 같다며 인공뇌사를 선택했다. 치타는 “부모님이 ‘만약 은영(본명)이가 잘못되면 우리도 따라가자’고 했다더라”며 “그 믿음과 사랑은 정말 예측도 가늠도 할 수 없다”고 존경과 감사를 드러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시끄럽다” 식당 종업원에 뺨 맞은 20대, 뇌사 상태

    “시끄럽다” 식당 종업원에 뺨 맞은 20대, 뇌사 상태

    새벽에 식당 앞에서 떠든다는 이유로 행인의 뺨을 때려 뇌사 상태에 이르게 한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14일 경남 김해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식당 종업원 A(23)씨는 지난 12일 새벽 2시 30분쯤 자신이 일하는 식당 앞 도로에서 일행과 이야기하던 B(21)씨 등 2명의 뺨을 한차례 때렸다. B씨는 넘어지면서 머리를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혔고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병원에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여전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뇌사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B씨 등이 식당 앞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때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美 방송 “식물인간 출산, 과거에도 있었다”

    美 방송 “식물인간 출산, 과거에도 있었다”

    미국에서 14년간 식물인간 상태로 요양병원에 있었던 여성의 임신과 출산으로 경찰이 병원 직원 등을 상대로 성폭행 혐의를 수사하는 가운데 미국 언론이 과거에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NBC 방송에 따르면 1995년 뉴욕 로체스터 인근의 요양원에서 혼수상태의 29살 여성이 간호조무사에게 성폭행당해 임신했다. 애리조나 주 해시엔더 헬스케어 요양병원에서 지난달 말 식물인간 상태의 여성이 아이를 출산한 이번 사건과 달리 당시에는 임신 사실이 비교적 일찍 발견됐다. 당시 피해 여성의 부모는 임신 중절에 반대했고 아기는 이듬해 조산하기는 했지만 건강하게 태어났다. 당시 병원에 윤리 자문을 했던 제프리 스파이크 버지니아대 의학대학원 생명의학윤리·인문학센터 겸임교수는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에 대해 “인지적 관점에서는 모든 인간적 특질은 이미 사라진 상태”라며 “하지만 생물학적으로는 모든 것이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레고리 오섀닉 미국 뇌손상협회 명예의학국장도 “(식물인간 엄마에게) 골절이나 척수 손상 같은 신체 부상이 없었다면 다른 모든 것은 정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문제는 여전히 생리하느냐인데, (이번 경우) 아마도 그랬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뇌사 상태 또는 식물인간 상태로 임신한 여성 중에는 임신 중 뇌 기능이 위험에 빠지며 끝내 자신과 함께 아이가 숨진 경우도 있었다고 NBC는 전했다. NBC는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병원의 수석 신경외과의사인 레츠판 아흐마디 박사를 인용해 뇌사 상태의 산모와 식물인간 산모는 달리 취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 경찰은 식물인간 여성의 출산 당시 공황 상태에 빠져 당황했던 요양병원 간호사들을 보여주는 5분 분량의 응급신고 전화 통화 음성을 공개했다. 이 음성에 따르면 한 간호사는 “아기가 (숨을 못 쉬어) 파래지고 있어요! 파래진다고요!”라고 소리치며 통화를 시작했다. 이 간호사는 이어 “환자 중 한 명이 막 애를 낳았어요. 우린 환자가 임신한 줄 몰랐어요”라고 말했다. 병원 직원들은 응급요원의 안내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시도했고 몇분 뒤 “신이여, 감사합니다”라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아기가 숨 쉬며 울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뇌사 판정 후 연명장치 떼니 의식 되찾은 미 60대 남성

    뇌사 판정 후 연명장치 떼니 의식 되찾은 미 60대 남성

    뇌사 판정을 받은 미국의 60대 남성이 생명유지 장치를 떼어낸 뒤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아 화제다. 5일(현지시간) 미 보스턴25뉴스에 따르면 네브래스카주에 사는 T 스콧 마는 61번째 생일을 맞은 다음 날인 지난달 12일 자신의 방 침대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로 후송됐다. 그의 주치의 레베카 런지는 컴퓨터단층(CT)촬영 검사 결과 뇌졸중으로 진단했다. 병원 측은 마의 가족에게 “(그를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전달했다. 런지는 “뇌부종(뇌의 부피가 커진 상태)이 심각해 회복이 어렵다고 보고 뇌사 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마의 가족은 이를 받아들여 생명유지 장치를 떼기로 했다. 자녀들은 아버지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화장 장례 준비에 들어갔다.그러나 연명 장치를 뗀 뒤에도 마는 기적처럼 호흡을 이어나갔다. 가족들이 그를 보기 위해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 놀랍게도 마의 상태는 호전돼 있었다. 병원 측은 추가 검사 결과 그의 뇌부종이 뇌졸중에 의한 것이 아니라 후천성 뇌병증후군의 한 증상이었다고 설명했다. 마의 딸 프레스턴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아빠에게 인사를 건넸더니 날 보고 미소 지으셨다. 정말 꿈만 같았다. 엄지 손가락을 움직여보라고 하니 아주 느리게 움직였고, 발가락을 꼼지락거려보라고 하니 미세하게 움직였다”면서 울먹였다. ‘기적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마는 “내게 일어난 모든 일이 신께서 보여주신 기적 같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뇌사 장기기증’ 누나 뜻 이어받아 50대 동생도 신장 기증

    ‘뇌사 장기기증’ 누나 뜻 이어받아 50대 동생도 신장 기증

    “누나처럼 저도 소중한 생명에 보탬이 되면 좋겠습니다.”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린 누나의 뜻을 이어받아 50대 동생이 생면부지의 환자에게 신장을 기증한다. 2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운동본부)는 안병연(59)씨가 3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신장 기증 수술을 한다고 밝혔다.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하는 올해 첫 ‘순수 신장 기증인’이다. 안씨는 17년 전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렸던 고 안병순씨의 동생이다. 동생 안씨는 1998년 관악산에서 ‘사랑의 장기기증’ 홍보 현수막을 보고 사후 장기기증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다 지난 2002년 누나가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자, 다른 가족들과 의논해 생의 마지막을 새로운 생명으로 되살리는 장기기증을 선택했다. 안씨는 “누나의 사고가 있기 전 부모님, 형제들과 여행을 갔는데 그때 우연히 장기기증 얘기를 했다. 그때 누나가 제 생각에 공감하며 자신도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사고 후, 장기기증 의사를 보였던 누나의 말이 생각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고인은 자신의 신장과 각막, 뼈 등을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났다. 안씨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운동본부는 안씨가 30년째 심신장애인을 돕기 위한 후원과 경기도 수원시 연무동 나눔의 집에서 무료 급식봉사를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고 전했다. 헌혈도 67회 실천했다. 안씨는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지만 세탁소를 운영하며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살다 보니 경제적인 여유는 없다”면서 “결국 남들에게 줄 수 있는 게 내 몸 하나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신장 기증의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안씨 같은 이들은 많지 않다. 국내 뇌사 장기기증인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31일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2016년 573명이었던 장기기증인 수는 2017년 515명, 2018년 12월 초 기준 428명으로 2년 연속 줄어들었다. 반면 장기이식 누적 대기자 수는 2015년 2만 7444명에서 2017년 3만4187명으로 뛰었다. 안씨 역시 신장 기증을 앞두고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아내는 “제발 하지 말라”며 눈물을 흘렸고, 아들은 화를 냈다고 했다. 그러나 안씨의 의지는 확고했다. 그는 “나이가 더 들면 신장을 기증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면서 “건강하게 신장을 나눌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후회는 없습니다. 제 마음이 이식인 가족에 전해지고, 그쪽에서도 또 다른 장기기증인이 나오면서 ‘아름다운 릴레이’가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안씨의 신장은 17년 동안 만성신부전증을 앓아온 장모씨에게 이식된다. 장씨는 “새해에 가장 큰 복을 받게 됐다”며 “가장 소중한 선물을 전해준 기증인에게 평생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겠다”고 감사를 전했다. 운동본부는 장기기증이 보다 활성화되려면 정부 차원에서 기증인에 대한 예우가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장기 이식인이 직접 기증인 유가족에게 편지를 쓰고 감사를 표하는데, 한국에서는 개인정보공개법 때문에 수술이 익명으로 이뤄져서 그런 교류가 전혀 없다”면서 “본부를 통해 편지라도 전하게 하면 기증인과 유가족이 더욱 뿌듯함을 느끼고 더 많은 사람들이 장기를 기증하는 문화가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곧 돌아와 결혼하겠다던 아들이 주검으로”

    “곧 돌아와 결혼하겠다던 아들이 주검으로”

    미얀마 출신 이주노동자 딴저테이 아버지당국 단속 과정서 사망한 아들 소식에 고통 “아들의 죽음으로 제 오른팔 하나가 떨어져 나간 것 같습니다. 이제 전 그저 아들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싶을 뿐입니다.”지난해 8월 법무부 불법체류자 단속 과정에서 사망한 미얀마 노동자 딴저테이(당시 26세)의 아버지 깜칫(54)은 2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종로구 조계사 회의실에서 취재진을 만나 조심스레 심경을 털어놨다. 지난달 25일 한국에 입국한 딴저테이의 아버지는 이날 조계사를 찾아 딴저테이 사망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힘쓴 시민단체들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스님들을 만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깜칫은 “아들 딴저테이는 병든 형 대신 자기라도 가족을 부양하겠다고 한국까지 훌쩍 떠나 4년 동안 번 돈을 남김없이 가족에게 보냈던 착한 아들”이었다면서 “비자가 만료될 즈음 자기가 꿈이 있어 1년만 더 일하고 돌아오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됐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날 아버지 깜칫은 마음에 담긴 말을 길게 꺼내놓지 못했다. 시종일관 목소리는 작았고, 대답을 할 때마다 곤혹스러운 듯 이마와 얼굴을 매만졌다. 마치 아들 사망의 무게가 그의 어깨에 놓인 듯 그의 어깨는 잔뜩 움츠려 있었다. 그는 “무엇보다도 아들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싶다”고 했다. “법무부가 내놓는 자료만으론 누가 잘못했는지, 공개 영상 이전이나 이후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면서 “이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대통령께서도 힘써주시기를 꼭 좀 부탁드린다”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아직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이상 이런 일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사건 발생 소식을 듣고 지난 9월 한국에 입국했던 깜칫은 아들의 뇌사 판정을 직접 들었다. 그는 “미얀마에서 아들이 잘못됐다는 소리를 한국에 있는 다른 미얀마 노동자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처음엔 병원 차트에 자살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전해들었다”고 했다. 그 외에 당국의 연락 등 일체의 사망 안내는 없었다. 아버지는 뇌사 상태였던 딴저테이의 장기를 4명의 한국인에게 기증하는 데 동의했다. 한국이 밉지는 않았냐는 질문에는 “아들은 어차피 죽어 살 수 없지만, 아들의 몸으로 아직 살아있는 다른 사람들은 살 수 있다고 해 그렇게 결정했다”고 했다. 또한 “아들이 죽을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 몰랐지만, 진실을 밝혀주기 위해 애써주는 분들이 계셔 마음이 나아졌다”며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는 딴저테이와 한국에서 함께 살았던 노동자 등 동료 2명도 함께 했다. 한국에서 딴저테이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 노동자 A씨는 “딴저테이가 고국에 있는 여자친구와 결혼하기 위해 이번 김포 건만 끝나고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김포 현장에서 이렇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2014년 3월에도 다른 단속을 본 적이 있지만 그땐 문 앞에서 신분증을 검사하는 식으로 차분히 진행됐는데, 이번엔 갑자기 들이닥쳐 뛰어다니며 사람들을 잡아끄는 등 그때와는 많이 달랐다”고 증언했다. 딴저테이는 지난해 8월 김포의 한 건설현장에서 갑자기 들이닥친 법무부 불법체류 단속 과정에서 공사 현장에 떨어졌다. 그는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지난 9월 8일 한국인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딴저테이는 2013년 취업비자로 한국으로 넘어와 2018년 초 비자 연장이 안 돼 불법체류자 신세가 됐다. 이주노동자단체는 단속 과정에서 국가가 안전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토끼몰이식 단속을 강행한 데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이 사건을 조사중이다. 깜칫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광화문광장 김용균 분향소에서 태안화력에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어머니를 만나 아들을 잃은 부모로서 서로를 위로했다. 글·사진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윤창호 친구들, 김용균 어머니…국민이 나서 답답한 정치 바꿨다

    윤창호 친구들, 김용균 어머니…국민이 나서 답답한 정치 바꿨다

    5당 대표 찾아가 윤창호법 설득한 친구들산안법 논의 거부 한국당 움직인 어머니 심신미약 감형 폐지 이끈 첫 100만 靑청원 “직무유기 국회·정부 바꾼 민주주의의 힘” 올해 국회에 발의된 법안 중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과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 ‘김용균법’은 통과가 쉬워 보이지 않았지만, 결국 극적으로 입법이 됐다. 예전과 달리 두 법안 모두 가족이나 친구가 국회를 직접 찾아 국회의원들을 압박한 게 특징이다. 당리당략에 빠져 민생법안 처리에 미적거리는 의원들을 국민이 직접 움직였다는 의미가 있다. ‘죽은 자의 눈물이 산 자의 양심을 깨웠다’는 말도 나온다.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진통 끝에 지난 27일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었던 데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의 힘이 가장 컸다. 원청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 확대와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이 법은 지난 19대 국회에도 발의됐지만 산업계의 부담을 이유로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며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김미숙씨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김용균법의 첫 심사가 열린 24일에 이어 26일, 27일 연달아 국회를 찾아 법안 처리를 읍소했고, 이것이 한국당에 압박으로 작용했다. 아들을 잃은 김씨가 환노위 회의장에 들어와 의원들에게 눈물로 호소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윤창호법(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은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하게 하면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형량을 늘렸다. 이 법은 지난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 운전자가 탄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숨진 윤창호씨의 죽음이 이끌어 낸 법이다. 윤씨의 친구들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과 함께 윤창호법을 만들었고 국회를 찾아와 5당 대표들에게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등 윤창호법이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 여론을 주도했다. 윤창호법과 함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범죄에 대한 감형 의무를 없앤 ‘형법 개정안’도 국민의 힘이 처리한 법안 중 하나다. 이 법은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가 심신미약을 주장하자 심신미약 감형 폐지를 촉구하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왔고 최초로 100만명 넘는 동의를 받으면서 법 개정을 이끌어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시민 사회의 큰 울림이 직무유기 상태인 국회와 정부를 움직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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