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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 “김 대통령이 밝혀야” 공세/여·야 공방전 가열

    ◎여선 “대선 겨냥한 정치공작” 비난 92년 대선 당시 민자당 경리실무자이던 김재덕씨의 발언을 계기로 대선자금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야권은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태풍」으로 키울 기색이고,신한국당은 그 태풍을 「찾잔」속에 가둘 묘안을 찾느라 부심하고 있다. 야권은 30일 정치 쟁점화를 시도했다.각각 당무회의를 열어 대선자금 관련자의 진상공개와 즉각 수사착수를 요구하고 나섰다.김영삼대통령에게 직격탄을 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회의는 당무회의에서 『노태우씨가 김영삼 후보 진영에 전달한 3천억원은 법원에서 포괄적 뇌물죄로 단죄된 돈의 일부이므로 김대통령 스스로 그 내역을 밝혀야 할 것』을 결의했다. 정동영 대변인은 성명에서 『대선자금의 출납을 맡았던 실무책임자가 1조원의 대선자금중 일부자금으로 공조직을 운영해왔음을 증언한 마당에 수사를 미룰 이유가 없다』고 요구했다. 자민련 안택수 대변인은 『우리는 내각제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대선자금 문제는 어떤 형태로든 매듭지어져야 한다』며 『김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하루빨리 진실을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야권공세에 맞서 신한국당은 김씨가 92년 당시 대선자금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며 야당이 김씨를 상대로 「정치공작」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윤성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회의가 우리당 사무처 직원을 억대의 돈으로 매수해 지난 4.11총선과 이번 대선에 이용하려 했다』고 말하고 『국민회의는 구태의연한 공작과 술책이 더이상 국민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자각하길 엄중 경고한다』고 말했다.
  • 장정끝낸 「역사 바로 세우기」(사설)

    12·12와 5·18사건이 정권 찬탈로 이어진 반란 및 내란이었음을 확인하는 사법부의 준엄한 최종 역사 판단이 내려졌다.「성공한 쿠데타」를 추후 특별법을 제정,단죄해 역사를 고쳐쓰는 헌정사상 초유의 「역사 바로세우기」 작업이 1년반의 장정끝에 일단락된 것이다. 대법원은 17일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을 비롯,군 출신 5공 창출의 핵심 주역 14명에 대한 상고심 공판에서 2심 형량 그대로의 실형을 선고했다.아울러 병합심리됐던 전직대통령 비자금사건에서도 전·노씨를 비롯하여 연루된 전직공직자 및 기업인들의 뇌물죄 부분을 2심 판결 그대로 유죄로 확정했다. 사법부의 최종 심판으로 12·12와 5·17이 이론의 여지없이 각각 반란과 내란으로 규정됐으며 5·18민주항쟁은 역사에서 제자리를 찾게 됐다.현대사의 굴절을 바로잡았음은 물론 이 땅에 무력에 의한 헌법질서 문란행위가 다시는 있을수 없다는 민주 통치에의 국민적 신념을 보다 굳건히 해주었다.또한 2심이 내란 종료시점을 「87년 6·29선언」으로 본것을 1심의 「81년 1월 계엄해제」로 바로잡아 공소시효와 관련한 사법적 논쟁의 소지를 없앤 것은 현명한 판단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역사적 심판의 시점에 온 나라가 한보비리사건의 회오리에 휘말려 신음하고 있음을 통탄치 않을수 없다.이 심판은 정권 찬탈에 대한 단죄이자 권력에 의한 부정축재,정경유착에 대한 처벌이기도 하다.그러나 검은 돈을 정권의 정통성 결여 보완 도구로 이용한데서 비롯된 금권정치의 그릇된 잔재가 과거청산작업에서도 교훈을 얻지 못한채 고질로 남아있다 한보비리로 다시 터진 것이다. 이번 오늘 판결의 교훈은 앞으로 한보비리를 깨끗하게 매듭짓는 엄정한 잣대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다시는 같은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살아있는 교훈으로 자리매김될때 역사 바로세우기 작업의 의미가 더욱 빛날 것이다.
  • 12·12 상고심 선고­「전·노씨 비자금」 판결 이유

    ◎대통령 「통치자금」도 뇌물 인정/“직위만으로도 국책사업 등 영향” 판시/“은행에 차·가명 확인의무 없다” 판례 깨 대통령이 「통치자금」으로 받은 돈도 뇌물이다.은행은 차·가명 계좌의 실제 주인을 확인할 의무가 없다. 대법원은 17일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비자금사건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시,이원조 피고인 등 피고인 4명과 검찰의 상고를 『이유 없다』고 기각,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한 이유와 특징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직무를 포괄적으로 인정,재벌이 전·노 피고인에게 건넨 5천억여원과 7천억여원을 뇌물로 인정한 점이다.헌법과 법령에 비춰볼 때 대통령의 직위 자체만으로도 각종 국책사업이나 이권사업 등에 영향력을 미친다고 판시했다.이 때문에 뇌물은 대통령의 개별적 직무에 특정될 필요가 없으며,뇌물공여자가 구체적인 대가나 청탁을 하지 않더라도 뇌물죄가 성립된다고 강조했다.정치자금·선거자금·성금 등의 명목으로 정치인에게 건네지는 금품도 뇌물이라고 판결해 주목된다.뇌물을 알선하거나 수수를 방조한 금진호 피고인 등의 원심을 확정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금융기관이 돈주인에 상관없이 실명확인 절차를 거쳤다면 형법상의 업무방해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천명한 점이다. 대법원은 다수의견을 통해 금융기관이 구태여 전주가 누구인지를 확인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93년 대통령령으로 제정된 「금융 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 재정경제명령」의 미비 탓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금융기관이 실명전환 사무를 처리하는데 있어 거래자의 실명여부를 확인하면 되고 ▲긴급명령에 금융기관이 돈의 실주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볼 근거가 없으며 ▲금융기관이 자금출처에 대한 조사·확인의 권한이나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판결은 대법원이 지난해 11월29일 합의 차명에 의한 실명전환이 금융기관에 대한 업무방해죄에 해당된다고 판결한 기존 판례를 깨뜨린 것이어서 향후 판결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특히 업무방해죄에 대한 무죄 판결은 차·도명 금융계좌의 실명화와 검은 돈의 양성화를 목적으로 93년 8월12일 전격 시행된 금융실명제의 골격을 뒤흔든 일대 「사건」이어서 실명전환 업무에 막대한 차질이 우려된다. 최근 경제활성화 대책과 맞물려 금융실명제의 긴급명령에 대한 법제화 등 정부의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 검찰,「정 리스트」 수사준비 박차

    ◎정씨 상대 보강신문·뇌물죄적용 적극 검토 한보사건에 연루된 정계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에 힘이 실리고 있다.국회 한보특위에서 「정태수 리스트」의 일부가 공개된 만큼 수사착수를 머뭇거릴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검찰의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이제는 리스트에 오른 인물을 수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다만 (수사의)시점 선택이 중요할 뿐』이라고 말했다.수사의 명분 등 여건 조성은 이미 끝났으며,오직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수사 전개 방식에 대해서도 가닥을 잡았다. 우선 정치인들의 소환에 앞서 이들을 추궁할 범죄 단서를 충분히 확보한다는 방침이다.수사의 그물망을 최대한 촘촘히 짜겠다는 의도다.이를 위해 정총회장과의 한판승부를 또다시 벼르고 있다.정치인들을 추궁할 단서를 얻으려면 돈이 오간 명목과 구체적인 사실관계 등에 대한 정총회장의 진술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검찰의 고위관계자는 『지난 수사에서 확보한 「정태수 리스트」에는 정치인들의 명단과 오간 돈의 액수만 기록돼있다』면서 『정총회장을 상대로 돈을 준 시점과 장소,당시의 주변 정황 등 수사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다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검찰은 정총회장이 그동안 줄곧 입을 닫아왔지만 진실을 가리라는 여론의 대세에 밀려서라도 알맹이있는 내용을 털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들을 전원 불러 조사한 뒤,혐의사실이 드러나는 대로 사법처리한다는 방침도 정했다.국회의원 등의 직무범위를 포괄적으로 해석해 뇌물죄 적용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최대한으로 양보해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국회윤리위원회에 명단을 통보할 방침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소환시기와 공개여부 등 「방법론」에 대해서는 선뜻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정치권에 일대 혼란을 부를 수도 있어 시간을 두고 검토할 계획』이라고만 밝히는 등 신중을 기하고 있다.정태수 리스트에는 신한국당 김덕룡·국민회의 김상현·자민련 김용환 의원 등 여·야 핵심중진을 비롯,20∼30여명의 이름이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져,정치권의 대파란은 물론 오는 12월의 대선구도 자체마저 뒤흔들 공산이 높다.검찰로서는 부담감을 가지지 않을수 없는 대목이다.따라서 검찰은 당분간 국민여론과 정치적 상황 등을 저울질해 가며 소환 시기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 정태수 리스트 “공개” “불가” 공방/한보국조특위 대검조사 중계

    ◎야­“정치인·공무원 이름대라” 집중 추궁/검­“명단 있지만 범죄요건 안돼 못밝혀” 4일 한보국정조사특위는 대검찰청을 상대로 한보사태 및 김현철씨 비리의혹 등에 대한 수사상황을 보고받고 조사활동을 펼쳤다. 의원들은 한보철강 대출과정의 「배후 몸통」 실체와 「정태수리스트」의 진위여부,김현철씨의 2천억원 리베이트 수수설 등의 검찰 수사상황을 캐물으며 엄정한 재수사를 촉구했다. 이에대해 김기수 검찰총장은 『정씨가 떡값을 주었던 인사들의 명단(정태수리스트)은 갖고 있지만 대가성이 없는 등 구속요건이 되지 않는다』며 리스트 공개를 거부했다.그러나 야당의원들의 정태수리스트에 대한 수사요구가 빗발치자 『확인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되면 국회윤리위에 그 명단을 통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공개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김총장은 야당의원들의 끈질긴 사퇴요구에 대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사안이 없다』고 일축했으나 『한보수사가 마무리 된 후 (진퇴여부를)결심하겠다』고 말했다. ▷정태수 리스트◁ 단연 뜨거운 쟁점이었다.국민회의 이상수(서울 중랑갑)·조순형(서울 강북을)·자민련 이양희(대전동을) 의원 등은 『검찰은 정태수씨가 장·차관급 이하의 경제부처 공무원 등에게 명절때마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떡값을 상납해왔다는 사실을 알고도 명단을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정태수리스트를 공개하고 정치자금을 받은 정치인을 뇌물죄로 형사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신한국당 이사철 의원이 『그 리스트에 여야의원들이 모두 포함돼 있는가』라는 질의에 김총장은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숫자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얼버무렸다. ▷김현철씨 국정개입 의혹◁ 국민회의 김민석 의원(서울 영등포을)은 『한보사건과 관련 김현철씨의 국정개입에 대한 재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고 김경재(목+신)(전남 순천갑) 의원은 『김현철씨와 김씨 측근인 박태중씨에 대한 즉각적 소환조사 및 출극금지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선자금◁ 자민련 이상만 의원(충남아산)은 『대선직후인 93년초 산업은행 등이 타당성 검토없이 3천6백만달러를 한보측에 융자했다』며 『대선직후 거액을 대출해준 것은 대선과 관련이 있는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김총장은 『그 부분도 수사중』이라고 밝혔지만 연이어 의원들의 대선자금 수사를 촉구하자 『대선자금은 한보사태의 본류가 아니다』라며 수사의사가 없음을 간접 시사했다.
  • 현철씨 관련 규명 최대 관심/오늘 한보 첫공판

    ◎검찰 보강수사 새사실 밝힐듯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과 신한국당의 홍인길 의원(부산 서) 등 한보사건 피고인 10명에 대한 첫 공판이 17일 상오10시 서울지법 대법정에서 형사 30부(재판장 손지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이번 공판에서는 한보 철강에 대한 대출과 관련,외압의 「몸체」로 지목되고 있는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관련 여부가 밝혀질 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현철씨가 증인으로 채택될 수도 있다.손부장판사는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검찰 관계자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뒤 적당한 계기가 없어 발표하지 못한 내용이 있다』면서 『피고인들을 기소한 뒤 보강 수사를 통해 확인한 몇가지 새로운 사실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검찰은 이미 홍의원에 대한 보강수사에서 홍의원이 받은 10억원 가운데 일부가 현철씨의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현철씨 관련 의혹을 완전히 해소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검찰 관계자는 『재판은 검찰이 공소를 제기한 부분에 국한해 사실 관계 등을 따지는 것』이라며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이 관계자는 『재판보다는 현철씨에 대한 검찰 조사에서 국민들의 의혹이 얼마나마 해소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일각에서는 정총회장과 홍의원이 「폭탄」선언을 할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철씨 관련 수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정총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사기 등 8가지 죄목이 경합돼 징역 10년 이상,국민회의 권노갑 의원(전국구)과 김우석 전 내무장관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죄가 적용돼 실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신광식 전 제일은행장 등 3명의 은행장들도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특경가법의 알선수재죄로 기소된 홍의원과 황병태 의원(경북 문경·예천),제3자 뇌물취득죄가 적용된 정재철 의원(전국구)은 법정 형량이 5년 이하여서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받을 수도 있다.
  • 선물·향응범위 명확히 구분/부정방지대책위/공직자윤리법 개정 추진

    감사원장 자문기구인 부정방지대책위원회(위원장 서영훈)는 2일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척결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공직자윤리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부정방지위의 이같은 방침은 현행 형법상 공직자의 뇌물죄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엄격,공직사회에 만연된 선물·향응·과도경조사비 수수행위 등을 단속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부정방지위는 따라서 공직자윤리법에 내외국인으로부터 제공되는 선물과 향응중 사회관행으로 허용될 수 있는 것과 금지되는 것을 명확히 구분짓는 조항과 벌칙조항을 마련토록 관련부처에 건의할 예정이다. 이밖에 경조사비는 공직자가 친척에게는 제한없이 줄 수 있지만 그밖의 경우에는 직급에 따라 3만∼5만원으로 제한하고 반대로 친척으로부터 받는 경조사비는 제한을 두지 않되 친지의 경조사비는 수령내역을 기관장에게 신고한뒤 사용토록 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 사법처리 수위·폭 줄어들듯/한보 수사­검찰 알선수재죄 적용 의미

    ◎의원직 이용한 압력행사 인정안해/권노갑 의원 알선수뢰죄 적용 방침 검찰은 11일 신한국당 홍인길 의원과 정재철 의원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의 알선수재죄를 적용했다.검찰의 이같은 법적용은 앞으로 소환될 정·관계 인사에 대한 사법처리의 잣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검찰은 홍의원의 경우,정태수 총회장으로부터 8억원을 받았으나 돈을 받은 시점이 청와대 총무수석(93년2월∼95년12월)을 그만둔 96년 2월이후이고,정의원은 직무와는 상관없이 2억원을 받아 알선수재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이는 두 의원이 청와대 총무수석과 국회 재무위원이었으므로 은행대출과 관련해 압력을 가했다면 직무와 관련성이 있어 알선수뢰 및 뇌물수수죄가 적용되리라던 예측을 크게 벗어난 것이다. 검찰은 국회의원의 직무를 포괄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죄질에만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알선수재죄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있어 징역 10년 이상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수수죄나 알선수뢰죄보다는 형량이 훨씬 가볍다. 검찰 조사결과,홍의원은 96년 2월부터 산업·제일·외환은행장에게 대출 압력을 넣고 4차례에 걸쳐 8억원을 받았다. 정의원은 95년 정기국회 국정감사와 관련,야당의원들이 한보그룹의 여신현황및 담보현황 등에 관련 자료제출을 정부에 요구해 물의가 발생하자 이를 무마시켜달라는 등의 명목으로 1억원을 받았다.산업은행 총재 등에게 압력을 행사해 한보철강에 대한 시설자금 대출을 원활하게 해달라는 부탁도 받았다. 96년 10월에도 국정감사와 관련해 정총회장의 부탁에 따라 1억원을 받아 국민회의 권노갑 의원에게 전달했다. 검찰은 지난 93년 박철언 의원 사건 때도 박의원이 권력의 「실세」였지만 국회의원이라는 지위만으로 알선수뢰죄를 적용하기 곤란하다고 보고 알선수재죄를 적용했었다. 검찰은 그러나 권노갑 의원에게는 알선수뢰죄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직무와 관련,돈을 받고 동료의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다.검찰은 정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정태수로부터 현금 1억원을 넘겨받아 권노갑 의원에게 뇌물로 제공한 자」라고 명시,뇌물죄를 적용할 것임을 예고했다. 검찰은 홍·정의원의 구속에 이어 권의원을 구속한 뒤 혐의가 있는 정치인 및 관계 인사들을 줄줄이 소환,조사할 방침이다.추가 소환 대상자는 6∼7명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전·현직 고위공직자들에게는 당연히 뇌물수수죄가 적용될 전망이다.
  • 한보 수사­「정치권 커넥션 캐기」 본격화

    ◎검찰,「포괄적 뇌물죄」 적용키로/사법처리대상 혐의사실 단서 확보/정치인 5∼6명 법률적용 검토 끝내 한보의 「정계 커넥션」에 대한 검찰 수사의 막이 올랐다.한보그룹의 특혜 대출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정치인들을 10일부터 차례로 소환,사법처리한다는 일정을 잡았다. 검찰은 3일동안의 설 연휴 기간중 칼날을 바싹 벼른 듯한 인상이다.사법처리 대상자의 혐의 사실에 대한 단서를 확보한 것은 물론 법률 검토작업도 끝마친 것으로 보인다. 최병국 중수부장은 『국회의원은 공인이다.일단 돈을 받으면 처벌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그는 정당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받은 정치자금은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깔면서도 『돈의 성질을 따져봐야 한다.따라서 「돈을 받았다」고 해야지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단정해서 표현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검찰의 이같은 태도는 대출과정에 정치권의 외압이 개입됐다는 사실을 이미 확보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최중수부장은 『외압이 인정돼야 수사가 가능하다』며 『우리는외압이 있었다고 보고 수사 중』이라고 말해 이를 뒷받침 했다. 검찰은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1차 사법처리 대상으로 점찍은 정치인 5∼6명에게 적용할 법률 검토작업도 이미 마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조사 과정에서 뇌물수수 또는 알선수재인지,아니면 사기·공갈 등인지에 대한 혐의사실을 가리는 일만 남긴 듯한 인상이다. 검찰은 특히 적극적인 법적용을 통해 돈을 받은 정치인들을 엄격하게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수사 초기 『명절 등 평상시에 정치자금 명목의 돈을 받은 뒤 대출 시점에 전화를 했다면 과연 알선수재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검찰 관계자의 말이 『돈받은 시점과 청탁시점 만으로 처벌기준을 정할 수는 없다』는 것으로 바뀐데서도 알 수 있다.아무런 조건없이 돈을 받은 뒤 나중에 청탁을 해 주었더라도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뇌물죄의 구성요건인 「직무 관련성」과 관련,국회의원의 직무 범위를 포괄적으로 해석하겠다는 뜻으로 읽혀진다.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때 적용한 「포괄적뇌물론」과 마찬가지로 직접적으로 은행의 업무와 연관돼 있지 않더라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있었는지의 여부를 가려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포괄적 뇌물죄」가 적용되면 정치권에 대한 수사는 확대될 수 밖에 없다.사법처리 또한 비교적 용이해진다. 검찰의 관계자는 이와 관련,『정치인이 외압을 행사할 만한 자리에 있었는지,구체적으로는 은행권에 대해서는 얼마나 압력이 통하는지가 뇌물죄 적용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치자금인가 검은돈인가(사설)

    국민회의의 중진인 권노갑 의원이 한보로부터 1억5천여만원을 받았다고 공개했다.신한국당 홍모 의원은 수억원 수수설을 부인하고 있으나 권의원의 시인으로 정치권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입증되고 있다.한보의 비자금조성과 더불어 빙산의 일각을 보이고 있는 정경유착의 추악한 모습에 분노와 배신감을 금할 수 없다. 권의원은 한보의 정태수 총회장으로부터 순수한 정치자금 또는 떡값으로 받았으므로 자신은 깨끗하고 죄가 없다고 주장했다.김대중 총재의 분신으로 불릴 만큼 최측근이며 야당권력의 실세인 그의 위상에 비추어 조건 없는 순수한 돈이라고 믿을 사람은 많지 않다.그의 설명에는 죄책감이나 부끄러움마저 보이지가 않는다.그 정도의 검은 돈은 관행으로 되어 있다는 말로 들린다.국민회의의 도덕성에 깊은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김대중 총재가 전직대통령의 자금 20억원을 받았음을 공개한 일도 있었다.야당이 이렇다면 여당을 비판하고 정권교체를 말할 자격이 없다.전직대통령을 단죄한 부패척결의 교훈을 얻지 못하고 야당마저 정경유착의 예외가 아니라면 깨끗한 정치는 절망적일 것이다.국민회의는 정치생명을 걸고 자체조사로 진상을 밝혀야 한다. 야당이 그렇다면 여권의 정치인은 어떻겠느냐는 의혹이 들 것은 당연하다.검찰은 정치판이 깨어지는 결과를 두려워함이 없이 여야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 정치자금법의 허점 때문에 개인을 상대로 한 조건 없는 정치자금수수는 그 액수가 아무리 커도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국정심의권과 입법권으로 기업관련 정책결정에 영향력을 갖는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비자금판결처럼 뇌물죄를 포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비자금의 빌미가 되고 정경유착의 단초가 되는 「떡값」이 용인되어서는 안되며 국회가 모든 검은 돈을 차단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 문민개혁을 형해화하는 구시대적 정치행태와 법제도는 정치개혁을 다시 시작하는 의지로 뜯어고쳐야 한다.
  • “진급로비 처벌 어렵다” 결론/이양호 파문­인사청탁 법 적용

    ◎4천만원 권씨 사업자금으로 빌려줘/권씨 주장 수용해도 뇌물죄 적용안돼 이양호 전 국방부장관의 진급 로비 및 인사청탁 관련 비리는 법으로 처벌하기 어려운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내려졌다.이전장관이 92년 5월 권병호씨에게 자신이 공군참모총장으로 진급해야 한다는 논리를 적은 메모를 건넨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사법처리를 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92년 8월 건넨 4천만원은 권씨가 사업자금이 부족하다고 해 권씨가 사실상의 대표로 있는 UGI사 주식을 담보로 빌려준 것이라는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권씨 부인이 이 가운데 3천6백만원을 들여 미국에서 다이아몬드반지 등 보석을 구입한 뒤 92년 9월 워커힐호텔 커피숍에서 노소영씨에게 건넨 것도 이전장관의 권유 때문이 아니라 권씨가 자발적으로 한 것으로 판단했다.다만 권씨 부인이 노씨에게 보석을 건네는 자리에는 이전장관의 부인 김혜숙씨도 동석한 만큼 이전장관도 그 무렵에는 「선물」전달 사실을 전해들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노씨는 보석을 받을 당시에는 인사청탁용인줄몰랐던 것으로 결론지었다.노씨는 결혼선물로 알았다가 이틀뒤 권씨 부인이 전화로 인사청탁을 해 곧바로 되돌려 주었다고 진술했다.23일 밤 소환돼 조사를 받은 이전장관 부인 김씨도 같은 내용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권씨는 노씨가 인사청탁을 들어준 뒤 지난해 12월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 사건이 터지자 말썽이 날 것을 우려해 보석을 되돌려 주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진급 로비 및 인사 청탁 부분에 대해서는 권씨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법적용에 어려움이 있었다.노씨가 공무원이었다면 이 전 장관 등에게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공무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검찰 수사는 이 전 장관 등을 사법처리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진급로비 및 전직 대통령 딸의 비리여부를 둘러싼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는데 더 무게가 실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권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전 장관에게는 노씨가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할 수 없더라도 노씨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황진선 기자〉 ◎이씨 사건 일지 ▲87년5월=권병호씨 UGI사 설립. ▲90년7월=대우중공업,경전투헬기(KLH) 주계약자로 선정. ▲92년5월=권씨,태릉골프장에서 이달화예비역준장 소개로 이전장관과 처음 만남.이 전 장관,권씨에게 인사청탁메모 전달. ▲92년8월=권씨,이 전 장관으로부터 UGI사 주식을 담보로 4천만원 빌려감. ▲92년9월=이 전 장관 부인,워커힐호텔 커피숍에서 노소영씨에게 다이아목걸이 등 보석 전달.이전장관,공군참모총장 취임.1차 재산등록(6억9천만원?).권씨,항공기 정비용 컴퓨터시스템(CDS)사업 청탁. ▲93년9월=정부,경전투헬기사업 재검토. ▲93년5월=이전장관,합참의장 취임. ▲93년7월=이전장관,압구정동 아파트 7억원에 구입. ▲93년8월=이전장관,2차 재산등록(8억8천만원). ▲93년말=CDS 국내개발키로 군내부 결정. ▲ 94년8월=이전장관,CDS사업 관련해 권씨에게 영문메모 전달. ▲94년9월=CDS 국내 자체개발 결정. ▲94년12월=이 전 장관,국방장관 취임. ▲95년3월=권씨,대우중공업 정호신 전무로부터 1억5천만원이 든 가방 2개 건네받음. ▲95년4월=권씨,타워호텔에서 이 전 장관과 만나 1억5천만원 전달(권씨 주장). ▲95년12월=이 전 장관,경전투헬기사업 결재.현재까지 보류되고 있음. ▲95년말=이 전 장관,대우중공업 윤영석 회장 만나 『권씨에게 3억원 주었다』는 사실 확인. ▲96년9월=권씨,미국으로 출국(5일),사기협의로 기소중지.이 전 장관,천용택 의원 찾아가 『권씨에게 협박당했다』고 호소. ▲96년10월17일=이 전 장관 경질.국민회의,이 전 장관 비리폭로.권씨,LA에서 귀국한 뒤 중국 북경으로 출국(18일). ▲96년10월19일=대검중수부 수사착수.이 전 장관 등 5명 출국금지. ▲96년10월20일=이성우·강종호씨 등 소환조사. ▲96년10월21일=노소영씨 극비 소환조사. ▲96년10월22일=대우중공업 윤영석 전 회장 소환조사. ▲96년10월23일=대우중공업 정호신 부사장·석진철 전 사장 소환.윤전회장 재소환.이 전 장관 부인 김혜숙씨 소환. ▲96년10월24일=하오9시 이 전 장관 소환.
  • 압수수색 예금계좌 모두 26개/이양호 전 국방 뇌물수사 이모저모

    ◎권병호씨 출두거부에 검찰 “냉가슴” 검찰은 22일 대우그룹 비서실 윤영석 총괄회장을 불러 뇌물제공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묻는 등 이양호 전 국방장관의 뇌물수수 의혹수사를 규명하는데 박차를 가했다. ○…검찰은 『권병호씨에게 준 3억원은 무기거래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된 커미션』이라는 대우측의 주장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 검찰의 관계자는 『상행위의 관행인지는 모르나,돈을 준 목적과 대가관계 등 뇌물죄의 법리를 대우측이 모르는 것 같다』며 대우측 관계자의 사법처리는 문제없다는 태도. ○…검찰은 이 전 장관의 뇌물수수 의혹을 밝히기 위해 본인과 친인척의 계좌는 물론,권병호·이남희·강종호씨 등 UGI사 관계자와 전·현직 군인사인 이달화·이성우씨 등 모두 26개의 예금계좌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압수수색 대상에는 임영진 전 대우중공업 고문의 계좌도 포함돼 있어 눈길. ○…검찰은 국민회의측의 폭로 이전에 권씨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었으며 사건이 불거지자 중국 북경에 있는 권씨와 통화해 귀국을 종용했다는 후문. 귀국거부 의사를 밝힌 권씨는 지난 21일 하오10시쯤 안강민 중수부장실로 전화했으나 안 부장이 자리를 비워 통화를 하지 못했다고. ○…검찰은 지난 21일 소환 조사한 노소영씨의 사법처리에는 회의적인 반응. 검찰의 관계자는 『보석을 보관한 기간과 청탁대가 등 사실관계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를 뒷받침. 한편 검찰은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권병호씨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권씨가 미국시민이라는 이유로 출두를 거부하고 있어 냉가슴을 앓는 모습. ○…이 전 장관의 공관 운전병이었던 김경민씨(23·D기획 직원)는 『지난해 4월5일 상오 이 전 장관을 용산 미군 헬기장에 내려준 뒤 하오 1시30분쯤 다시 헬기장에서 공관으로 모시고 왔다』며 『공관에 돌아온 뒤 외출을 하지 않았으며 하오 5시 부인과 함께 공관을 출발,곧장 드림랜드 만찬장으로 갔다』고 해명.〈박은호 기자〉
  • 변호인 최후변론 요지

    ▲김수연 변호사(국선변호인,12·12 및 5·18사건에 대해)=전두환 피고인 등 13명에 대한 국선변호인으로서 변론하겠습니다.우선 검찰 공소제기의 부당성을 몇가지 지적하겠습니다. 이 사건은 마땅히 역사의 심판으로 넘겨야 할 사안이지 결코 재판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16년 이상이 지난 뒤 공소가 제기돼 공소시효가 완성됐으므로 면소판결을 내려야 합니다. 5·18특별법이 제정돼 비록 공소시효 정지의 규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명백한 위헌법률인 만큼 피고인들을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12·12사건의 경우 당시 전피고인은 적법절차에 따라 합수부장의 직무를 수행했습니다. 업무의 일환으로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연행한 것입니다. 5·18사건에서는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느냐가 초점입니다.반드시 이러한 목적이 있어야 유죄가 될 수 있습니다.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의 설치는 적법절차에 의해 대통령이 설치한 것입니다. 또 당시 헌법에는 대통령은 언제든지 국회를 해산할 권한이 있었습니다. 광주에서 시위군중이나 민간인들의 피해가 있었더라도 이는 계엄군의 업무수행 과정에서의 발포행위이지 피고인들의 살상행위가 아닙니다. 40여명의 증인이 이 법정에서 증언을 마쳤지만 이들의 말을 증거로 채택하는데 신중을 기해 주십시오. 시류에 편승하거나 여론에 영합해 과장된 진술을 한 증인이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피고인들에게는 마땅히 면소판결이나 무죄의 선고를 내려야 합니다. ▲민인식 변호사(국선변호인,비자금 사건에 대해)=전두환·노태우 피고인의 특가법상 수뢰죄에 대해 검찰은 공소사실에 명시적으로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수뢰죄의 기본적인 구성요건은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증명이 있어야 합니다. 검찰은 직무관련성을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해서 당연히 뇌물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도덕적인 비난의 가능성이 있더라도 실정법규에 저촉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검찰은 변경된 공소장에서도 막연하게 「기업경영과 관련해 선처해 달라는 취지로 돈을 받았다」고 지적했을 뿐입니다.구체적인 직무관련성을 전혀 명시하지 않았으므로형사소송법에 의거해 당연히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해야 합니다. ▲서익원 변호사(이희성 피고인의 변호인)=피고인은 30년이 넘는 군생활 동안 성실과 봉사, 국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일관해 왔으며 79년 12월13일 혼미한 정국에서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에 임명된 뒤에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소신껏 일했습니다. 80년 5월초 국내의 무질서와 혼란을 틈타고 북한의 마수가 국가를 위협했을 때 나라의 안보를 책임진 피고인은 민주주의와 자유도 좋지만 나라부터 살려야 한다고 판단,5·17 계엄확대선포를 결심했습니다. 피고인이 신군부의 사주를 받은 것이라는 검찰의 논리는 어두운 과거를 애써 외면하려는 안이하고 무책임한 평가일 뿐입니다. ▲이진강 변호사(주영복 피고인의 변호인)=피고인은 내란 및 반란의 중요임무종사자가 아닙니다. 시국수습방안의 의의, 내용 및 그 추진방안 등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 당일 권정달로부터 단순히 회의안건을 전달받아 비상계엄 전국확대를 결의,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 뿐입니다. 또 회의안건 중 국회해산과 비상기구 설치는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논의할 성질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의제에서 제외시켰고, 최규하 대통령에게 보고드리는 과정에서도 위 두가지에 대한 헌법상의 문제점 등을 설명하는 식으로 부정적 견해를 피력, 대통령이 두 안건에 대해 반대입장을 취하도록 유도했습니다. ▲민경식 변호사(박준병 피고인 변호인)=피고인이 79년 12월12일 30경비단에 간 것은 전두환피고인의 저녁초대로 간 것일 뿐,반란 지휘부 구성 등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또 자신의 20사단 병력의 출동을 막은 것은 당시 육본의 지휘와 일치하는 것으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는 기각돼야 합니다.
  • 신군부 내란·반란 결정적 자료 확보/증인신문 결산과 구형 전망

    ◎최 전 대통령 증인신문 무산 아쉬움 남겨/검찰,여론 향배에 신경… 구형량 산정 고심 12·12 및 5·18 사건의 사실관계를 가리는 지렛대인 10차례의 증인신문이 1일 마무리됐다. 지난 3월11일 이 사건의 첫 공판이 시작된 이래 검찰의 직접신문과 변호인의 반대신문 등 사실심리가 1백43일만에 끝난 셈이다. 공판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증인들의 진술은 두 사건의 사실관계를 보다 명확히 해줬다는 평가를 받고있다.신군부측의 내란 및 반란과정을 입증하는 결정적 자료로 작용,공소 유지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12·12 당시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를 받지 않은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의 연행과 대통령·국방장관 등 지휘계통의 승인을 받지 않은 신군부의 병력동원 사실 등이 확인됐다. 5·18에 있어서는 전두환 보안사령관의 지시로 80년 4월 권정달 보안사 정보처장이 작성한 「시국 수습방안」이 집권시나리오가 됐음이 입증됐다.특히 최대통령의 하야 달포전 신군부가 헌법개정안 마련에 착수했다는 사실이 내란혐의를 굳히는 열쇠가 됐다. 변호인단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일부 증인의 검찰진술을 번복케하고 피고인에 유리한 진술을 이끌어내기도 했다.특히 광주 진압 과정에서 지휘권의 이원화는 없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그러나 피고인의 재판거부,변호인단의 퇴정 및 불참에 이은 변호인 집단사퇴 등 파행으로 얼룩지기도 했다.또 두 사건의 「마스터 키」로 여겨지던 최규하 전대통령에 대한 증인신문이 무산되는 아쉬움을 남겼다. 1심 재판은 오는 5일의 검찰 구형과 19일의 선고를 남겨두고 있다. 검찰은 무엇보다 피고인 16명에 대한 구형량 산정에 고심하는 눈치다.죄질과 여론의 향배에 신경을 쓰며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전두환 피고인에게는 반란 및 내란수괴·상관살해미수·뇌물죄 등 10개 죄목을,노태우 피고인에게는 반란 및 내란중요임무종사·뇌물 등 9개 죄목을 적용,구형량을 재고 있다.전피고인에게는 정상참작의 여지가 거의 없어 법대로 사형 구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노피고인은 상관살해 미수 부분에 대한 경감의 여지가 있어 무기징역 구형이 예상된다. 나머지 유학성 피고인 등 14명에 대해서는 1∼4개 죄목을 적용,최고 사형에서 징역 7년까지의 구형이 가능하지만 형법에 따라 형기의 절반을 경감받아 무기∼3년6월의 징역형이 구형될 것으로 보인다.〈박선화 기자〉
  • 공판 이모저모/최후진술 피고인들 “송구…” 한목소리

    ◎변호인,다른 뇌물사건 형평성 들어 성토/안현태씨 유서작성사실 공개… 한때 술렁 29일 상오 열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사건 3차공판에서는 안현태피고인 등 4명에게 구형이 내려졌다.이어 속개된 12·12 및 5·18사건의 6차공판에서는 검찰과 변호인단 사이에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계속됐다. ○…검찰의 구형을 받은 안피고인 등 4명은 재판장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석에서 차례로 일어나 최후진술. 각각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지만 재판부의 너그러운 판결을 기대한다』(안피고인),『누를 끼친 모든 분께 죄송하며 깊이 반성한다』(성용욱피고인),『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럽다』(안무혁피고인),『경제전문가로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사공일피고인)고 피력. ○…변호인단은 최후변론에서 뇌물죄의 법적용을 성토하거나 다른 뇌물사건과의 형평성을 거론하며 검찰을 성토. 이보환변호사는 『수뢰자가 받은 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으면 뇌물이 아니다』라며 『이는 형법교과서에 나와 있는 기초이론』이라고 지적. 정상학 변호사는 장학노전청와대 부속실장의 사법처리와 관련,『검찰이 당시 22억원을 떡값으로 처리했으니 안피고인이 받은 5천만원도 같이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검찰수사를 맹공. ○…정변호사는 최후변론에서 『안피고인이 검찰 조사과정에서 유서를 작성했다』고 말해 법정이 술렁.정변호사는 『평소 강직하고 성실한 생활을 해온 안피고인이 검찰에서 조사받던 중 유서를 작성했다』며 『현재 검찰이 이 유서를 보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공개했다. 검찰은 전피고인이 구속된 직후인 지난해 12월5일 「대통령을 제대로 모시지 못해 이런 사태가 빚어져 죽고 싶다」는 심경을 피력한 3장분량의 유서와 부인 앞으로 보낸 유서 등 2가지를 서울 중구 쁘렝땅백화점에 있는 안피고인의 개인사무실에서 압수해 참고자료로 첨부했다는 것. ○…하오 5시부터 5·18사건에 대한 검찰 직접신문이 이어질 예정이었으나 변호인단이 「공소사실요건미비」를 주장하며 재판진행을 수용할 수 없다고 강력히 항의. 변호인단은 『검찰 공소장에는 「성명불상자」,「수많은 광주시민」 등 범죄행위를 특정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이 상태로는 재판을 받을 수 없다』는 등 20여분동안 재판연기를 거듭 요구.이들은 『간통죄사건에서도 언제,누가,어떻게 간통했다는 내용이 들어가야 하며 이 가운데 한 가지만 빠져도 법정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빗대며 힐난. 재판장은 『그같은 이유는 재판연기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설득했으나 변호인단이 주장을 굽히지 않자 『이런 분위기에서는 도저히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며 화가 난 표정으로 폐정을 선언. ○…성피고인측의 손진곤 변호사는 최후변론에서 『정치자금을 뇌물로 보는 것은 우리 법률문화가 아직 미개성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거』라며 자금성격을 정확히 규명해줄 것을 재판부에 당부했다.이어 『공소장을 그대로 베끼는 판결이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간곡히 주문. ○…하오에 속개된 5·18사건 등 6차공판에서는 검찰이 제출한 석명서에 대해 변호인단이 『성의가 없다』고 공격,검찰과 변호인단 사이에 설전이 전개됐다. 김상희 부장검사는 석명서를 제출하면서 『검찰은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의 조치를 큰 폭동으로,그외의 진압과정은 작은 폭동으로 보고 있다』며 『검찰은 공소장변경의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필요하다면 변호인들의 반대신문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설명. 재판장인 김부장판사는 『변호인단의 주장은 어느 부분이 배경이고 어디까지가 내란·반란인지가 특정돼 있지 않다는 것이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변호인 반대신문에 들어가기 전까지 정정해주어야 변호인단이 변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검찰의 성의를 촉구했다.〈박상렬·박은호 기자〉
  • 「비자금」 검찰 논고문 /변호인 최후변론

    이 사건은 전두환 피고인이 대통령 직위를 이용,대기업들에 정부 발주공사의 특혜를 주거나 세무조사를 면제해 주는 등의 대가를 주고 돈을 받고,안기부장·국세청장·재무장관등 고위 공직자들이 한통속이 돼 저지른 전형적인 권력형 독직 사건입니다. 전피고인 등은 기업체 대표들이 우국충정에서 제공한 정치자금일 뿐 직무와 관련해 돈을 받은것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그러나 의견상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직무 관련성을 판단하려면 금원 수수의 실질적 이유,정황,수수자의 자금 관리방법과 사용처공여자의 자금조성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안현태 피고인은 경호실장으로 있으면서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면담을 주선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수뢰를 도와주고 그 과정에서 5천만원의 뇌물을 받았습니다.87년에는 기업체별로 자금을 할당했고 피고인 전두환의 자금관리에도 깊이 관여했습니다. 당시 안기부장은 돈을낼 기업체의 명단을 넘겨주고 국세청장은 기업인들에게 돈을 내도록 압력을 가했습니다. 사공일 피고인은 대선자금 모금을 지시받고일부기업에 돈을 내도록 요구하는가 하면,일부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 전달하는 등 뇌물수수를 적극 도와주었습니다. 총체적 부패의 근원인 정경유착의 악습을 근절하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창달하기 위해 재판장께서 추상같은 선고를 해 주기 바랍니다.이자리는 뒤틀린 과거를 바로잡고 쇠약해진 민족정기를 바로잡을 중대한 의미를 지닌 자리입니다. ◎변호인 최후변론 이 사건은 5.18특별법에 따라 수사가 시작됐다고 판단됩니다. 정치자금법 3조는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금전을 정치자금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피고인들이 받은 돈은 전액 노태우 당시 후보의 대선자금으로 스였으므로 정치자금입니다. 뇌물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수뢰자가 자유로이 받은 돈을 처문할 수 잇어야 하지만 피고인들은 모은 돈을 모두 대선자금으로 보냈습니다. 모금자체가 불법이더라도 돈의 사용처가 고스란히 대선본부로 보내졌으므로 무죄입니다. 특히 피고인들은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대통령이 지시한 대선자금 모금행위를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뇌물성이라는 인식을 하지 않았고 주는 사람도 뇌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따라서 피고인들에게 적용된 뇌물수수 및 뇌물방조죄는 범죄행위가 구성되지 않으므로 무죄입니다. 정치자금과 뇌물을 구분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정치문화으 후진성을 실감하고 있습니다.최근 구속된 전 청와대 부속식장 장모씨으 경우 검찰이 22억원을 떡값으로 처리한점에 비추어 안현태피고인이 받은 5천만원도 당연히 떡값으로 처리해 야 합니다. 대통령이 받은 돈에 대해선 1원까지도 뇌물로 규정된 검찰의 처사는 법 적용의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재판부으 판결여하에 따라 사법부으 자존심과 명예 나아가 독립성마저도 훼손될 수 있습니다.검찰 송소장대로 판결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 「검은돈」 사용처 일부 드러날듯/오늘 전씨 비자금 2차공판 전망

    ◎변호인,정치자금 입증위해 공개 유도/전씨 이외 나머지 5피고인엔 구형 예상 12·12 및 5·18사건 재판으로 한동안 중단됐던 전두환 전대통령 비자금사건 2차 공판이 15일 열린다.지난 2월26일의 첫 공판 이래 50여일만이다. 지금까지 공판내용을 보면 검찰과 변호인단은 비자금사건 보다는 12·12사건 재판에 심혈을 기울이는 듯한 인상이다.그러나 전씨 비자금사건은 이른바 「전두환 리스트」의 공개여부로 여전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첫 공판 당시 검찰의 공소장 내용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변호인단은 「칼자루」를 넘겨받는 2차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내용에 어느 정도 공세를 펼칠지 주목된다. 전씨는 첫 공판 때 검찰 직접신문에서 『비자금 사용처는 밝히지 않는 게 좋겠다』며 입을 닫았었다.따라서 2차 공판에서도 돈을 받은 정치인 등의 명단이 구체적으로 공개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변호인 반대신문을 통해 사용처의 일부 내역은 밝혀질 수도 있다. 전씨측의 석진강 변호사는 14일 『정치자금으로 쓰기 위해 돈을 거뒀으며 실제로 그 용도로 썼음을 알리기 위해 사용처에 대한 진술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검찰의 포괄적 뇌물론에 대응하는 전략으로,돈을 받은 이유가 개인의 축재를 위한 것이 아니며 사용처도 당 운영자금 및 총선·대선자금 등 정치적 목적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뇌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논리이다. 전씨측은 특히 돈이 오가는 과정에서 강제성이 없었으며 이에 따른 특혜나 이권 등 대가관계도 없었다는 사실을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변호인단은 이를 입증하기 위한 1백여 문항의 반대신문서를 이미 작성해 두었다. 2차 공판은 변호인 반대신문이 끝나면 검찰 보충신문­증거동의 절차­검찰 구형 등의 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제출한 재벌총수 등의 진술조서를 전씨측이 증거로 채택하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 돈을 준 기업인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불가피하나,전씨 비자금사건은 2차공판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전씨측의 한 변호인은 『경제인들을 다시 법정에 세워 「괴롭히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해 검찰측 증거에 동의할 것임을 내비쳤다. 따라서 전씨 비자금사건은 2차 공판에서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사건 때처럼 12·12 및 5·18사건과 병합심리가 이뤄지고 있는 전씨를 뺀 나머지 피고인 5명에 대해 검찰의 구형이 이뤄질 것이 확실시된다.〈박은호 기자〉
  • 전·노씨 구속기간 연장 가능성

    ◎전씨 6월2일·노씨 5월15일 만기/재판 지연땐 영장 발부… 6개월 연장 전두환·노태우 피고인의 1심 구속 만기일까지 재판이 끝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공판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구속만기일 이후 이들의 신병처리 문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형사소송법은 구속 피고인의 경우 구속된 날로부터 6개월 안에 1심 재판을 끝내도록 규정하고 있다.그렇지 않으면 일단 석방한 뒤 재판해야 한다.노피고인은 오는 5월15일,전피고인은 6월2일이 구속 만기일이다. 정호용피고인은 7월30일,전 청와대 경호실장 이현우피고인은 노피고인보다 하루 늦은 5월16일,유학성·박준병·최세창·장세동·허화평·허삼수·이학봉피고인 등 7명은 7월 초순에서 중순까지 구속재판을 끝내야 한다. 거규헌·박종규·주영복·신윤희피고인 등 불구속 피고인은 시한에 구애받지 않는다. 전·노피고인은 경우가 다르다.다른 범죄사실로 추가 기소되면 재판부가 직권으로 「별건 영장」을 발부,구속시한을 6개월씩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피고인은 12·12 사건으로 구속됐지만 기소단계에서 비자금 사건과 5·18 사건으로 추가 기소됐다.비자금 사건으로 구속된 노피고인도 12·12 및 5·18 사건으로 추가 기소됐다. 노씨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뇌물죄로 구속된 이현우피고인도 뇌물방조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정호용피고인은 5·18 사건으로 구속됐으나 전씨 비자금 사건(뇌물)으로 추가 기소됐다. 전·노피고인은 각각 3개의 사건으로 기소됐으므로 구속일로부터 최장 1년6개월 동안,이현우피고인과 정호용피고인은 구속일로부터 최장 1년동안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게 된다. 재판부의 한 관계자는 『전·노피고인은 외형상 비자금,12·12,5·18 등 3개의 사건으로 기소된 것으로 보이지만,뇌물사건의 경우 각 기업체별 뇌물수수 사실을 각각의 사건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구속 피고인에 대한 구속재판 시한을 무제한 연장하는 것은 관행에 어긋나므로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재판을 마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박상렬 기자〉
  • “뇌물죄다”·“아니다” 법리공방/전씨 비자금 공판­쟁점과 전망

    ◎기업에 직간접 영향… 돈 받으면 “수뢰”­검찰/「대가」 제공 못 밝혀 범죄성립 안 된다­전씨측/비자금용처 계속 함구할듯 전두환 전 대통령측의 공세가 예상보다 일찍 시작됐다.26일 열린 비자금사건 첫 공판 시작부터 뇌물죄의 성격을 둘러싼 법리논쟁을 제기했다. 전씨측의 「선전포고」는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낭독이 끝난뒤 기습적으로 시작됐다.대법관 출신의 전상석 변호사가 대응논리를 들고 나왔다.『검찰의 공소사실에 뇌물죄의 범죄혐의 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재판부에 이 사건의 공소를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재판부가 이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때문에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선제공격으로 보인다.그러나 향후 법정공방의 쟁점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공방의 요지는 전씨가 받은 돈이 과연 뇌물죄의 성립요건인 「직무관련성」과 「대가」관계를 충족시키느냐로 모아진다.검찰은 대통령의 직무관련성을 포괄적으로 해석,공소를 제기했다. 검찰은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하면서 금융과 세제에서 기업의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았다.이를 미끼로 돈을 챙겼으니 당연히 뇌물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씨측은 『기업체에 대한 배려와 선처의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을 승복하지 않는다.「선처」와 「배려」라는 애매한 표현만으로는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판부도 이를 인정,검찰에 다음 공판 때까지 구체적 사실관계를 밝히도록 주문했다.돈이 오간시기가 워낙 오래됐고,대부분 전씨와 기업체 대표들의 진술에만 의존해 수사를 진행해 온 검찰로서는 구체적인 입증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법리논쟁이 비자금 사건의 향방을 좌우할 것 같지는 않다.오히려 직무관련성에 관한 논쟁은 싱겁게 끝날 것이라는 평이 우세하다.다나카 전 일본총리의 「록히드사건」재판에서도 「총리의 권한」과 항공기 도입결정 사이의 상관관계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전개됐지만 결국 유죄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우리 법원도 뇌물죄의 성립요건을 포괄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을 보여왔다.재판부도 『뇌물성 여부에 관한 법적 판단은 재판부의 몫』이라며 이에 대한 공방을 자제하라는 입장이다.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전개되는 2차 공판에서 전씨측의 본격적인 반격이 예상되지만,강도가 그다지 세지는 않을 것 같다.돈을 받은 사실이 명백하므로 떠들어봐도 큰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전씨측은 12·12 및 5·18사건 재판에 주력하고 비자금 재판에서는 「치명상」을 입지 않을 정도로만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총선정국의 전개와 맞물려 이번 재판의 초점으로 떠오른 비자금 사용처도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전씨측의 「마지막 카드」인 셈이어서 섣불리 공개할 수도 없으며,공개될 경우 전씨측 역시 파멸을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전씨는 이날 공판에서 『비자금의 사용 내역을 일체 밝히지 않는게 좋겠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다만 「폭탄선언」의 가능성 때문에 전씨재판은 줄곧 긴장감속에서 진행될 것이다.한편 전씨의 건강문제는 우려와 달리 재판진행에 별 영향이 없을 것 같다.
  • 역사 바로세우기는 험로(사설)

    꼭 70일만에 또 한사람의 전직대통령이 수의차림으로 재판정에 섰다.노태우씨에 이어 피고인석에 선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모습에서 우리는 국민들의 뼈를 깎는 자괴의 아픔,한서린 분노를 만나게 된다. 전씨는 우선 노씨와 같이 비자금문제,즉 특가법상 뇌물죄로 법정에 섰다.이들 두 전직대통령에게는 「원죄」라 할 12·12,그리고 5·18관련 재판이 별도로 준비돼 있다.79년 박정희 대통령시해사건 이후 문민정부 출범때까지의 역사에서 굴절됐던 대목들이 모두 심판대에 오르는 것으로 그 「주범」이랄 수 있는 전씨의 재판은 바로 역사바로세우기의 핵이 아닐 수 없다.때문에 전씨는 7천억원대의 비자금과 관련한 이번 재판은 물론 추후 12·12,5·18재판에서 모든 진실을 올바로 밝히고 역사 앞에 참회해야 할 의무를 국민들에게 지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전씨는 첫날 재판에서 뇌물임이 분명한 비자금에 대해서까지 총선자금,정치자금이라 강변하며 지난날의 그릇된 관행에 책임을 전가하는 떳떳지 못한 자세를 보였다.새삼 역사바로세우기가 얼마나 힘든 과업인가를 느끼게 했다.그러나 전씨는 민의를 억압할 수 있었던 때의 과오를 더 이상 덮어둘 수 없는 문민시대임을 한시바삐 깨닫고 참회의 자세로 재판에 임해야 한다.그것만이 국가와 자신을 위하는 길이다.아울러 이 시대를 이끌어온 정치권,그리고 사회 상층부도 자신들이 머리속 또는 가슴으로 과거시대의 공범이 아니었던가 고해성사하는 마음으로 함께 자성해야 하리라고 본다. 전직대통령 재판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다.그러나 우리는 감정에 치우쳐 과거를 들춰가며 서로 헐뜯고,자학하거나 파당적 이해로 시대의 흐름을 왜곡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자괴심과 분노를 털어버리고 이성으로 시시비비를 가려 하루빨리 역사를 바로잡고 후손들을 위한 국가대계를 세우는 일에 나서는 것만이 전직대통령들을 법정에 세운 아픈 교훈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는 길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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