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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물방지협약 새달 서명/제공자 형사처벌… 국제상거래 변화 예고

    ◎OECD 곧 최종안 확정 외국 공무원에 대한 뇌물 제공행위 처벌을 규정할 국제협약이 내달 17일 공식 서명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국제상거래시 뇌물 제공행위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확산에 저해요소가 되고 아울러 공정한 경쟁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마련중인 뇌물방지협약을 2차 협상까지 거쳐 골격이 세운 상태며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의 3차 협상에서 최종안을 확정한다고 밝혔다. 이 협약이 공식 서명된 뒤 발효되면 협약 당사국은 국제 뇌물행위에 관련된 기업인이나 기업 자체를 제재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져야한다.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국제상거래 방식에 있어 상당한 영향과 변화를 줄 전망이다.우리나라는 협약내용을 수용하는 전향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관계부처 및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협약안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6일부터 나흘간 있었던 2차 협상까지는 뇌물에 대한 정의와 외국공무원의 범위,제재방안,관할권 등이 중점 논의돼 합의를 본 상태다.우선 개인 및 법인 등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제공자에게도 국내 뇌물죄와 동일한 처벌 및 ‘효과적이고 비례적이며 범죄를 억제할수 있는’ 형사처벌을 가하기로 했다. 국내법상 법인에 대해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때에는 ‘뇌물 및 뇌물로 인한 수익을 가산한 금액과 같은 금전적 제재를 주기로 했다.또 형사 관할권에 대해서는 속지주의를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속인주의도 적용키로 합의됐다.특히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제공자를 ‘인도대상’ 범죄로 규정,형사처벌 관할국가가 범인의 인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뇌물공여 행위와 관련된 자금세탁 행위도 체약국 관련법을 적용해 처벌토록 하는 한편 해당기업의 회계에 대한 감사와 열람 등에 대해서도 국제적인 기준을 설정키로 합의했다.뇌물제공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조달 입찰 참여를 제한하고 뇌물제공액의 손비 인정을 금지키로 했다.
  • 지정기탁금제 폐지이후(사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협상타결에큰 걸림돌이 돼왔던 지정기탁금제 폐지에 합의했다고 한다.지난 8월 발족이래 시간만 끌며 지지부진했던 특위에 일대 진전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지정기탁금제 폐지에 이른것은 물론 며칠전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가 여당의 기득권 포기와 지정기탁금제 폐지를 선언했기 때문에 합의가 가능했던 것이다.따라서 정치자금이 집권여당쪽에만 몰리는 불형평성의 소지 하나를 제거한 셈이다. 그러나 정치자금의 형평성에서는 상당한 진전이라 할 수 있지만 이것으로 정치자금의 투명성이 확보된 것은 아니다.정치자금의 출납이 누가 보아도 분명하게 되지않고는 정치자금의 어두운 얼굴은 그대로 남게되는 셈이다. 속칭 정치판의 ‘떡값’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논의조차 하지않고 있다.떡값처벌 규정을 슬그머니 빼버린 현행 정치자금법은 94년 만들어진 이래 줄곧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왔음에도 특위는 이번에도 구렁이 담넘듯 하려하고 있다. 현행 정치자금법이 이 법에 의하지않고는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을수 없다(제2조)고하면서도 정작 처벌조항은 두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이 법 11조(정치자금 기탁)에서도 정당 아닌 개인을 위한 정치자금 기부행위는 규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인들의 떡값도 경우에 따라서는 뇌물죄나 그밖의 형법조항을 원용해 처벌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자금법으로 명시하지 않으면 규제가 사실상 어렵다.정치자금의 입출내역이 분명치 않고 정치판에 음성적으로 오가는 떡값에 대한 확실한 규제가 없고는 고비용정치와 정경유착 등의 적폐를 개혁하기 어렵다. 우리는 당초부터 떡값처벌조항의 신설여부가 이번 특위의 개혁의지 척도가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국회 특위는 이회창총재가 여당 프리미엄을 과감히 떨쳐 버렸듯이 자기 희생을 통한 개혁의지로 이 나라 정치발전에 하나의 획을 긋는 금자탑을 세워주기를 거듭 당부한다.
  • 여야 대선대리전 무대로 변질/국감 결산

    ◎‘비자금 논쟁 일관’ 법사위 극심한 몸살/농림해양·건교위 일부 정책대결 호평 올 정기국감이 17일 사실상 막을 내렸다.2백98개의 피감기관을 상대로 지난 1일부터 진행된 이번 국감은 대선 길목의 국지전 성격을 띤 탓에 파란으로 점철됐다.특히 국감 도중 터진 DJ비자금 의혹설을 둘러싸고 국감은 여야의 대리전 무대로 돌변했다.여야 모두 사활을 건 벼랑끝 대결로 이어져 행정부 견제와 감시라는 국감 본래의 취지는 ‘실종’된 채 이전투구의 정치 공반전으로 변했다는 평가다. 가장 몸살을 앓았던 상임위는 법사위.신한국당은 DJ비자금의 불법성과 부도덕성을 알리는 공격무대로 택했고 국민회의는 폭로전의 불순성을 앞세워 방어막 구축에 총력전을 펼쳤다. 신한국당은 “DJ의 비자금은 뇌물로 받은 것인 만큼 법적으로도 뇌물죄및 조세포탈죄에 적용된다”며 검찰수사 착수를 촉구했다.국민회의는 “신한국당의 비자금 수사 요구는 DJ의 이미지 실추를 노린 파렴치한 책략이며 정치공작”이라고 반박,검찰수사에 쐐기를 박았다. 비자금 공방의 불똥은재경위로 튀었다.여권이 DJ비자금 증거물로 제시한 각종 문건·은행계좌 등의 유출·진위여부가 초점이 됐다.야권은 은행감독원과 증권감독원 국감을 통해 “은행의 협조없이 어떻게 타인의 계좌가 누출될 수 있느냐”며 관련기관 개입설과 실명제 위반여부를 따졌고 여권은 “구체적인 자료가 제시된 만큼 관련 금융기관은 진실을 털어놓으라”며 신한국당의 지원사격에 나섰다. 정보위도 바빴다.안기부의 폭로전 개입여부가 쟁점이 됐다.국민회의는 거당체제로 수집한 각종 제보를 쏟아부으며 안기부의 ‘정치공작’ 의혹을 증폭시켰다.반면 안기부는 “우리가 폭로전을 기획하고 각종 문건을 전달했다는 야당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고 여당도 “증거도 없이 국가기관을 모략하는 것은 분명한 명예훼손”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비자금 파문이 빗겨간 농림해양위와 건교위,상공위 등 상임위에서 일부 의원들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각종 정책을 내놓고 의혹을 파헤치는 등 활약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 DJ 비자금 공방­국회 법사위 중계

    ◎“비자금 축재” “실명제 위반” 설전/여­김 총재 친인척 거액은닉 수사를/야­이 총재·강 총장 위법부터 밝혀야 14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사위의 국정감사에서 신한국당과 국민회의측은 ‘DJ 부정비자금’ 시비로 첨예한 공방전을 벌였다.한치의 양보도 없는 살벌한 설전이었다.특히 하오 9시이후 김태정 검찰총장의 답변과정에서 여야의원들은 맞고함에 삿대질과 고성을 주고 받으며 두차례 정회소동을 빚었다.국정감사라기보다는 비자금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일부 여야 의원들은 “아이고 어떻게 저런 국회의원이 다 있어” “자식” “야” “이 XX”라며 낯뜨거운 막말과 욕설을 주고 받아 점입가경의 분위기를 연출했다.신한국당측은 비자금 수사 착수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총장이 신중한 답변으로 일관하자 곤혹스런 표정으로 심야 총공세를 펼쳤다. 앞서 신한국당측은 질의에서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친인척 명의의 비자금 3백78억원의 내역과 친인척 등이 사용한 비자금 출처 및 명세,김총재 일가의 축재의혹을 추가로 폭로,검찰의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이에 대해 국민회의측은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맞받으며 김총재의 정치자금을 포함,92년 대선자금과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의 경선자금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한국당 송훈석 의원은 김총재의 친인척 명의 비자금 예치 의혹을 제기한 뒤 “국민회의 김총재는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정치를 이용해 부정축재를 했다”며 “검찰이 거악을 보고도 못본 체하고 검찰권을 발동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안상수의원은 “뇌물로 받은 돈을 친인척 등의 가·차명 계좌에 입금,재산을 불려 나간 것은 법적으로도 뇌물죄 및 조세포탈죄가 성립할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구시대 정치의 폐해에 초점을 맞췄다. 홍준표의원은 “김총재가 제1야당을 이끌면서 정치자금을 사용한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일가족 이름으로 자금을 예치하고 사적 용도로 사용한 축재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검찰총장은 초임검사시절의 초발심으로 돌아가 검찰권이 정치권력의 하수품이 아님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홍의원은 “김총재의 비자금뿐만 아니라 92년 대선자금과 이총재의 경선자금도 수사해 모든 의혹을 밝혀라”고 주장했다. 정형근 의원은 김총재의 아들 김홍일 의원 등 일가 명의 금융자산 내역 등을 공개한 뒤 “김홍일 의원이 국민회의 소속 지사와 시장,군수,시군의회 의원 등에게 공천을 주고 돈을 받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며 “구속된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와 국민회의 김총재의 자제들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고 즉각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박상천 의원은 “지난 5월 한보사건 수사당시 야당의 92년 대선자금 검찰 수사 요구를 묵살한 신한국당이 이제와서 김총재의 지지도가 오르자 비자금 수사를 요구하는 것은 DJ의 이미지 실추를 노린 파렴치한 책략이며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그는 “김총재를 수사하려면 실명제를 위반한 이총재와 강총장부터 수사하라”고 맞불을 놨다. 조순형 의원은 “신한국당이 제출한 유일한 증거자료인 1억원짜리 수표는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때 검찰이 증거자료로 확보한 마이크로필름의 복사본이 유출된 것이 아니냐”며 검찰의 개입설을 추궁했다.조의원은 “검찰이 선거직전 수사를 시작하면 12월 대선의 시행자체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수 있다”며 “92년 대선자금과 DJ의 정치자금,신한국당 이총재의 경선자금 등을 대상으로 국정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조찬형 의원은 “우리당은 신한국당 이총재가 모 재벌로부터 수백억원을 받았다는 제보가 있음에도 폭로를 자제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근거도 불확실한 정치권의 폭로전 공방에 검찰이 개입하는 것은 검찰의 중립성 강화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자민련 정상천 의원은 “검찰은 금융실명제 위반혐의가 있는 사람부터 수사해야 한다”고 국민회의쪽을 거들었다. 답변에 나선 김총장은 “범죄 혐의가 인정되는 자료가 확보되면 언제든지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수사하겠다”며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김총장은 이어 신한국당 의원들이 보충질의를 통해 김총재 고발시 검찰의 수사착수 의지를 여러차례 되묻자 “내사여부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고발이 접수되면 신중하면서도 사건처리의 일반원칙에 따라 가능한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고 말해 엄정 중립의지에 무게를 뒀다.
  • ‘떡값’수수 처벌…정치권에 경종/김현철 공판­조세 포탈 유죄의미

    ◎차명계좌 운용,세금포탈 고의성 인정/비자금설 사실일땐 DJ도 처벌 대상 법원이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것은 ‘비리에는 성역이 있을수 없다’는 국민적 여망을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김현철씨 비리 사건의 성격은 ‘여론에 밀린 표적수사’라는 변호인측의 항변에도 불구,‘권력 핵심이 저지른 부정부패 사건’으로 규정된 셈이다. 역사적 의미와는 별개로 정치자금에 대해 처음으로 조세포탈죄를 인정한 것은 현행 정치 문화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 일으킬 획기적인 판결이다. 재판부는 이날 논란이 됐던 조세포탈죄에 대해 “본인이 조세를 포탈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부정한 방법으로 징수를 곤란하게 했다면,설사 포탈이 궁극적 목적은 아니더라도 조세포탈죄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이는 조세포탈범을 ‘사기 또는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포탈하는 자’로 규정한 조세범처벌법 제9조를 액면 그대로 해석한 것이다.어느 정도의 고의만 인정되면 죄가 된다고 보는 폭넓은 시각이다.재판부는 현철씨가기업인들로부터 받은 돈을 헌수표로 바꾸고 10여개의 차명계좌에 넣어 세탁한 것은 사회통념상 명백히 고의성 있는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다. 이같은 1심 재판부의 판단을 대법원이 받아들이면 돈세탁을 통한 음성적 정치자금 수수 행위는 모두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비자금 수수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총재를 처벌할 수 있는 유력한 근거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이석연 변호사는 “5억원이상 조세를 포탈했을때는 공소시효가 10년,1억∼5억원은 7년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정치인이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번 한보사건에서 포괄적 뇌물죄를 인정한데 이어 알선수재의 범위를 ‘돈’뿐만 아니라 ‘무형의 이익’으로 확대해석 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재판부는 현철씨가 이성호 전 대호건설 사장으로부터 받은 12억5천만원은 이 전 사장에게 맡긴 50억원에 대한 이자 성격이기 때문에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그러나 이 전 사장이 실명제하에서 자금 추적의 위험을무릅쓰고 50억원을 맡아준 것은 현철씨에게 무형의 이익으로 작용한 만큼 결과적으로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징역 3년의 형량은 예상에서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법률상 5년에서 무기징역까지 가능하지만 재판부는 조세포탈의도가 처음부터 명백하지 않았던 점등을 들어 작량 감경을 해주었다.징역 3년 이하의 경우 집행유예도 가능하지만 실형을 선고한 것은 국민 감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여상규 변호사는 피고인들과 상의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검찰도 항소할 뜻을 밝혔다.
  • 사실확인땐 알선수재죄 해당/법적용 어떻게

    ◎사위 입증되면 조세포탈죄도 적용가능/뇌물죄·금융실명제 위반 처벌 힘들듯 신한국당 강삼재 사무총장의 주장대로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의 비자금이 가·차명계좌로 관리되고 재벌·사채업자를 통해 실명 전환됐다면 어떤 법률에 저촉되는 것일까. 일단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나 조세포탈죄,뇌물죄,금융실명제 긴급명령 등 네가지를 상정해볼수 있다. 먼저 김총재가 기업인들로부터 돈을 받았더라도 92년 대선출마와 동시에 국회의원직을 사퇴,공무원 신분이 아니었으므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뇌물죄로 처벌은 어렵다는 것이 검찰 주변의 시각이다. 또 금융실명제에 관한 대통령 긴급명령 위반 혐의 적용도 어렵다는게 중론이다.대법원이 지난 4월 노씨 비자금 사건 상고심에서 노씨의 비자금을 변칙으로 실명전환해준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알선수재죄나 조세포탈죄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알선수재는 민간인 신분으로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해 청탁의 대가로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적용이 가능하다.김총재가 돈을 건넨 사람을 위해 당 소속 의원들을 통해 국정감사나 국정조사,입법,예산심의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알선수재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사위(거짓을 꾸며 속임) 및 기타 부정한 방법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조세포탈죄에 해당된다.김현철씨가 바로 이런 케이스로 사법처리됐다. 무엇보다 사법처리의 전제는 김총재가 349개의 가차명 계좌를 관리한 것이 사실이어야 한다.
  • 청와대 반응/“내용·발표사실 사전에 몰랐다”

    ◎92년 대선자금 재거론 가능성에 우려감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7일 신한국당 강삼재 사무총장이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비자금을 주장한데 대해 “내용은 물론,발표사실 자체를 사전에 몰랐다”고 강조했다.조홍래 정무·문종수 민정수석은 “김영삼 대통령에게도 사전에 그런 사실을 보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이들은 검찰수사 착수여부에 관해서도 “검찰에 가서 물어보라”고 조심스런 태도를 취했다.한 관계자는 “신한국당이 폭로한 자료는 청와대와 전혀 관계가 없으며,그동안의 제보를 자체적으로 모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얼마나 파문이 일겠느냐”고 되묻는 등 당과 ‘사전조율’이 있었을 가능성도 시사했다.다른 관계자는 “김대중 총재의 비자금 보유가 사실로 드러나면 뇌물죄는 안되더라도 조세포탈이나 실명제위반이 적용되는 것 아니냐”고 앞으로 검찰수사 전망까지 내놓기도 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우려의 반응도 나왔다.국민회의측이 강하게 반발해 대선정국이 혼미하게 될 수 있고,청와대가 역공의 표적이될 여지도 있다.김대통령의 92년 대선자금 문제가 다시 거론될 가능성마저 있다.한 수석비서관은 “야당이 정치공세 차원에서 김대통령이나 청와대를 끌고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 뇌물사범 실형선고 16%뿐/’96 사법연감

    ◎작년기소 774명 대부분 집행유예/“엄정한 법집행으로 부패척결” 한목소리 뇌물죄로 기소된 사람들은 줄지 않고 있지만 사법부의 처벌은 관대하다.부정부패의 척결이라는 차원에서 법집행이 더욱 엄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법원이 최근 펴낸 96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에 형법의 뇌물에 관한 죄로 기소된 피고인은 모두 774명이다. 문민정부가 출범한 93년의 725명,94년 606명,95년의 619명에 비하면 50명∼100명 가량 늘었다.더욱이 90년의 277명,91년 462명,92년의 451명에 비하면 엄청나게 증가했다. 그러나 기소된 774명 가운데 형이 확정된 649명의 처리유형을 보면 16.7%인 109명만이 실형을 선고받았다.393명은 집행유예,72명은 벌금,36명은 선고유예로 풀려났다. 지난 해 1심 형사재판을 받은 피고인 17만2천758명 가운데 실형 선고자는 22.4%인 3만8천779명이었다.따라서 뇌물사건 피고인의 실형 선고율이 5.7% 포인트 낮은 셈이다.
  • 정경유착 고리단절 의지 재확인/한보 항소심 선고 의미·양형 분석

    ◎구체적인 청탁없는 떡값도 뇌물로 인정/여당 정치인만 집유… 법적용 형평성 논란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황인행 부장판사)는 24일 열린 한보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심 재판부의 판단을 대부분 그대로 유지,정경유착의 고리를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권노갑피고인에게 1심에 이어 포괄적뇌물죄를 적용함으로써 현행 정치자금 수수 관행에 다시 한번 쐐기를 박은 것으로 평가된다.아울러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김현철씨 비리 사건이나 ‘정태수 리스트’사건 등 다른 뇌물사건의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전체적으로 대가관계에 있기만 하면 공무원의 금품수수는 모두 수뢰죄에 해당한다”며 뇌물의 범위를 폭넓게 규정했다.재판부의 설명대로라면 구체적인 청탁 없이 단순히 잘 부탁한다는 취지로 받는 ‘떡값’도 전부 뇌물이 되는 셈이다.이는 지난 4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내린 판결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권피고인이 한보그룹 관련 상임위에소속되지는 않았지만 본회의 대정부 질문 등을 통해 얼마든지 영향을 미칠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면서“특히 은밀하게 금품을 수수한데다 금품의 규모,현금을 주고받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태수·권노갑 피고인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정상 등을 참작,형을 깎아주거나 집행유예로 풀어주는 등 양형에서는 비교적 관대했다. 황병태·정재철·김우석 피고인 등은 지병을 앓고 있고 사회·국가에 기여한 점과 자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정보근 피고인은 아버지 정태수 피고인이 중형을 선고받은 점이 참작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반면 징역 5년이 선고된 권피고인은 법정형이 ‘징역 10년이상 또는 무기’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수수죄로 기소된데다 자수한 점을 인정받지 못해 법률상 가능한 최하한까지 감경받았음에도 실형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정보근 피고인을 제외하고는 집행유예로 풀려난 피고인들이 모두 여당 소속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형평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권피고인측 천정배 변호사는 선고가 끝난뒤 “검찰이 여당의원들에게만 법정형이 징역 5년 이하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죄를 적용하는 등 애초에 집행유예를 염두해 두고 법을 차별 적용했다”고 비난했다. 더욱이 권피고인으로서는 그동안 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해온 96년 10월의 1억원 수수 혐의도 그대로 인정돼 불명예와 함께 정치생명에 적지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정태수 피고인은 국가경제를 혼란시키고 국민에게 깊은 상처를 준 주범이라는 점이 고려돼 고령(73)에도 불구,1심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종신형이라 할 수 있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 권력형 비리 성역없이 단죄/김현철씨 구형 의미와 선고 전망

    ◎특별지위 이용 거액 수수·진술번복 중형/정치활동비 조세포탈죄 유죄여부 관심 검찰이 현직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피고인에게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한 것은 신분 여하를 막론하고 ‘검은 돈’을 받는 행위는 엄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와 조세포탈 혐의 가운데 ‘징역 5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으로 법정형이 무거운 조세포탈죄를 선택,형량을 정했다.알선수재죄는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이다. 징역 7년이 법정형에 비해 중하지 않게 여길 수도 있으나 검찰은 조세포탈죄의 법정형이 원래 높은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논고문에서 “특별한 지위를 이용,장기간 거액을 수수한 행위는 어떠한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특히 피고인이 상황에 따라 진술을 계속 번복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제 세간의 높은 관심속에 6차례에 걸친 공판을 통해 양측의 유무죄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던 이번 사건은 사법부의 심판만을 남겨두게 됐다.특히 법원의 판결은 사상 처음으로 정치 활동비 수수와 관련해 적용한 조세포탈죄가 유죄로 인정될 지 여부의 선례가 된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기업인들로부터 받은 돈을 헌수표로 바꾸고 10여개가 넘는 차명계좌에 넣어 관리한 것은 명백한 탈세 의도라고 규정했다.그러나 김피고인측 여상규 변호사는 “검찰이 전례도 없이 현철씨에게만 이 죄를 적용하는 등 무리한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알선수재와 관련,검찰은 돈을 준 김덕영 두양그룹회장과 이성호 전 대호건설 사장 등의 증언을 들어 유죄를 자신하고 있다.김피고인은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알선수재는 돈을 준 사람의 진술만 있으면 혐의가 폭넓게 인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현 재판부가 한보사건 재판에서 권노갑 의원에게 포괄적 뇌물죄를 인정한 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여변호사는 “김회장은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고,일부 대가성을 시인하고 있는 이 전 사장의 진술도 일관성이 없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만약 김피고인에게 두 혐의 모두 유죄가 인정되면 실형을 면키어렵다.재판부가 정상을 참작하면 집행유예도 가능하지만 국민여론을 무시할 수 없으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검찰과 변호인 모두 1심에서 사실관계를 충분히 다투었고 판단만 남았다고 말하고 있어 2·3심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 뇌물방지 특별법 제정 추진/정부,내년 3월말까지 법안 마련키로

    ◎OECD 협약 타결되면 국내법으론 대처 어려워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진중인 뇌물방지협약이 타결될 경우 현행 국내법으로는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재정경제원 고위관계자는 27일 “지난달 OECD에서 열렸던 뇌물방지협약 관련 협상에서 국내공무원과 외국공무원에 뇌물을 준 기업에 적용하는 형량이 각각 달라 법체계상 특별법 제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협법을 개정할 수도 있으나 이 경우 뇌물죄 이외의 개정요인이 많아 내년 4월1일까지 입법조치를 끝내야 하는 OECD 권고안 일정에는 현실적으로 맞추기 어렵다고 설명했다.공정거래법도 규제대상을 해외까지 확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특별법 제정을 추진키로 했다. 현행 형법상 국내 공무원에 뇌물을 줬을 경우에는 해당 기업인에게 뇌물공여죄를 적용 5년 징역에 처하지만 외국공무원에 뇌물을 줄때는 배임수증재죄를 적용 2년 징역에 처한다. 정부는 또 뇌물을 받은 공무원의 범위에 정당인과 공직 후보자들도 포함시켜야 한다는데 대체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재경원 통상산업부 외무부 법무부 등 관계부처 실무자들로 전담반을 구성,내년 3월 말까지 특별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OECD는 지난 5월 외국공무원에 뇌물에 준 기업에 대해 ▲형사처벌 ▲뇌물의 손비 불인정 및 기업의 회계처리기준 강화 ▲정부조달에서의 뇌물공여 기업의 제한 등을 골자로 한 권고안을 각 회원국에 제시했다.
  • “도시계획자문위원도 형법상 공무원”/대법원 판결

    ◎“업자에 돈받았다면 뇌물수수죄 해당” 도시계획 심의를 통해 시정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도시계획위원회 위원도 형법상 뇌물죄 적용대상인 공무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용훈 대법관)는 21일 공업용지 조성사업 인가와 관련,업자로부터 2백만원을 받아 뇌물수수죄로 기소된 울산시 도시계획위원 유모씨(52·울산시 중구 양정동)에 대한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시,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 한보공판 「포괄적 뇌물죄」 적용 배경

    ◎“정경유착 악순환 근절” 근민여망 반영/국회의원직무 폭넓게 해석 유죄인정/정 리스트 정치인 공판 등 큰영향 줄듯 한보사건에 대한 1심 재판부의 판결은 이번에야말로 정경유착의 악순환을 근절해야 한다는 국민 여망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재판부는 2일 한보사건을 「비정상적인 기업을 운영해 온 무모한 기업가가 정치인 등 권력가에 뇌물을 제공하고 특혜를 받은 사건」으로 규정하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받아들였다. 특히 권노갑피고인에 대한 뇌물죄 적용과 관련,국회의원의 직무를 폭넓게 해석해 유죄를 인정한 것은 검찰의 의견을 한차원 뛰어넘은 획기적인 판결이라는 평이다.지난 4월17일 대법원이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에 대한 상고심에서 전·노 전 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죄를 인정하기는 했으나 국회의원에게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재판부는 『국회의원의 직무는 대통령에 미치지는 못하나 국정 전반에 관해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비록 청탁이 직무와 구체적인관련이 없더라도 뇌물수수죄가 성립된다』고 못박았다. 특히 정치자금의 정의에 대해 『어떤 정치인의 이념과 주장을 지지하는 사람이 자신의 이념을 실현하려는 의도에서 제공하는 정치활동 비용으로 방법이 은밀하지 않아야 하고 액수도 크지 않아야 한다』고 해석했다. 이같은 관점대로라면 정태수 피고인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문정수 부산시장과 국민회의 김상현 의원 등 정치인 8명도 뇌물수수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더욱이 이들 8명의 사건은 같은 재판부에 배당돼 있다. 이와 함께 「정태수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 가운데 금품을 받기는 했지만 직무 관련성 또는 대가성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나머지 정치인들도 문제가 달라질 수 있다.판결문 그대로라면 대가관계가 희박하더라도 은밀하게 거액의 현금을 주고받았다면 뇌물로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이번 판결은 나아가 「떡값」정치가 만연해 있는 현재의 정치 풍토와 정치자금법 개정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태수 피고인의 횡령 혐의를 인정한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재판부는 정피고인이 한보철강 시설자금 1천9백11억원을 계열사 대여금 등 형식으로 인출,전환사채매입 등 개인적으로 전용한 것에 대해 횡령죄를 인정했다.이는 전 재산을 회사에 투자하고 필요할 때 마다 빼 쓰는 등 변칙 운용하고 있는 상당수 신흥 재벌의 관행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엄정한 법적용과는 달리 양형에 있어서는 정태수·홍인길 피고인 등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관대하게 판단했다. 정태수 피고인은 이번 사건의 「발단」으로 간주,고령(73세)과 당뇨병 등 지병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종신형이라 할 수 있는 징역 15년을 선고했다.홍인길 피고인에게는 법정 최고형에서 6개월 모자란 징역 7년을 선고,한보대출의 사실상 「배후」로 지목했다. 법정 형량이 징역 10년 이상인 권노갑 피고인은 야당정치인으로서 공적과 다른 피고인들과의 형평을 고려,징역 5년을 선고했다.하지만 권피고인을 비롯,현역 국회의원들은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정치생명에 치명적인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 포괄적 뇌물죄/여 “환영” 야 “불복”/한보판결 여야반응

    ◎여­“고질적 정경유착 폐습 근절 계기로”/야­“야에만 가혹… 몸통은폐 들러리재판” 2일 한보사건 선고공판에서 정치인들에 대해 포괄적 뇌물죄가 적용된 것과 관련,여권은 고질적인 정경유착 풍토나 잘못된 정치자금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반면 야권은 승복할 수 없다는 자세를 취했다. ○…신한국당은 전두환 노태우 전직대통령에 이어 현직 의원에게도 포괄적 뇌물죄가 적용됨으로써 당에서 적극 추진중인 고비용 정치구조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었다.특히 정치인과 기업간 정치자금 수수관행은 물론 정치인들의 고비용 지출관행도 함께 고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홍준표 의원은 『뒤늦은 감은 있지만 적절한 판결』이라면서 『국회의원의 본회의나 국정조사활동도 포괄적인 국정간여로 인정한 이번 판결로 소속 상임위나 대가성 여부에 관계없이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수수관행에 일대 혁신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야권은 「한보몸통」을 은폐한 「들러리재판」으로 규정하며 승복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특히 동교동계의 맏형 권노갑의원이 예상보다 무거운 5년형을 받은 탓에 국민회의측의 반발이 더 거셌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피고인 가운데 한보몸통은 없다』며 『정치검찰의 편파수사와 끼워넣기 기소에 희생된 권의원에 대한 가혹한 선고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율사의원들로 구성된 권의원 변호인단은 성명에서 『판결의 재량권 일탈로 승복할 수 없다』며 항소방침을 밝혔다.당 「한보편파수사 진상조사위」도 『검찰이 표적기소와 표적수사로 일관했다』고 반발했다. 자민련 안택수 대변인은 『한보측 피고인들의 형량은 가볍고 정치인들은 무거운 것이 특징』이라고 꼬집었다.
  • 뇌물죄 정치인 예외 아니다(사설)

    국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엄청난 파문을 몰고 왔던 한보특혜비리사건 관련 피고인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이같은 사법부의 준엄한 심판은 정경유착과 공직사회,금융계의 부패라는 해묵은 고질병을 이번에는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는 국민적 결의를 반영하고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을 『한 무모한 기업인의 비정상적이고 비윤리적인 기업운영,부실기업에 대한 무원칙한 금융지원,정치인·권력가·금융인에 대한 뇌물제공과 반대급부로서의 특혜제공 등이 결합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검찰이 이번 사건을 야합의 대형 부정사건으로 규정해서 추상같은 법의 심판을 요청한 것이나 정경유착없는 밝고 맑은 사회를 지향하는 국민 모두의 염원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또 선고형량이 검찰구형보다 다소 줄기는 했지만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에게 10년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한 것은 그의 나이를 고려할때 종신형과 마찬가지여서 부정부패 척결의 강한 의지가 잘 나타난 것으로 평가한다. 재판부가 한보사건의 모든 책임을 사건 연루인사들에게만 돌리지 않고 우리사회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도덕불감증을 강조한 것도 국민 모두의 각성을 촉구함으로써 성숙한 선진사회건설에 국민적 동참을 유도하려는 법철학의 배려가 깃든 것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한편 재판부는 정치적 이념과 주장의 실현을 지원하는 정치자금과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실체를 갖는 뇌물의 성격을 구별한뒤 논란이 있었던 권노갑의원에 대한 포괄적 뇌물죄를 처음 적용함으로써 앞으로 진행될 「정태수리스트」정치인 8명의 공판은 물론 정치인들의 금품수수 관행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한보사건은 그 후유증이 아직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지만 사법부의 준엄한 응징이 우리 정치와 공직사회 풍토를 바로잡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 정태수씨 징역15년 선고/한보사건 1심공판

    ◎홍인길씨 7년·권노갑씨 5년 한보사건으로 구속기소된 한보그룹 총회장 정태수 피고인과 아들 정보근 피고인에게 각각 징역 15년과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한보로부터 돈을 받은 정치인과 전직 은행장들도 징역 7∼3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지법 형사합의 30부(재판장 손지열 부장판사)는 2일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이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정태수피고인 부자에게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죄(사기·횡령)를 적용,이같이 선고했다.〈관련기사 4·19면〉 정태수 피고인은 회사돈 1천9백11억원을 횡령하고 정치인과 전직 은행장 등에게 32억5천만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징역 20년을 구형받았었다.회사돈 1천7백28억원을 횡령한 정보근 피고인에 대한 구형량은 징역 6년이다. 재판부는 정태수 피고인으로부터 10억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7년6월을 구형받은 신한국당 의원 홍인길 피고인(부산 서)에게는 특경가법의 알선수재죄를 적용,징역 7년에 추징금 10억원을 선고했다. 국민회의 의원 권노갑 피고인(전국구)에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뇌물수수죄 등을 적용,징역 5년에 추징금 2억5천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피고인이 뇌물로 받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데 대해 『권피고인은 직무행위와 전체적·포괄적으로 대가관계에 있는 금원을 받은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 경우 특별한 청탁의 유무를 고려할 필요는 없으며 또 그 직무행위가 어떤 권한의 행사와 관련된 것인지 특정돼야 할 필요도 없다』고 밝혀 뇌물죄의 범위를 폭넓게 해석했다. 재판부의 이같은 견해는 이른바 「정태수 리스트」에 올라 불구속 기소된 정치인 8명에 대한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또 정피고인으로부터 1억∼2억원을 받은 전 내무부장관 김우석 피고인에게 징역 4년,신한국당 의원 황병태(경북 예천·문경)·정재철 피고인(전국구)에게 각각 징역 3년,7억∼4억원을 받은 전 제일은행장 이철수·신광식 피고인과 전 조흥은행장 우찬목 피고인에게는 징역 5∼4년과 추징금 7억∼4억원을 선고했다. 1백51억원을 횡령해 징역 5년을 구형받은 전 한보그룹 재정본부장 김종국 피고인은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 재판부 피고인행위 질타/공판 이모저모

    ◎“배신행위” “국민 대재앙 초래”/초췌한 정태수씨 다리절며 입정/김우석 피고인 눈물흘리며 퇴정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 손지열 부장판사는 2일 열린 한보 특혜대출 비리사건 선고공판에서 「국민적 대재앙」,「일벌백계」,「임명권자에 대한 배신행위」,「국민적 분노」 등의 표현을 써가며 피고인들의 행위를 질타했다. ○…재판은 상오 10시 손부장판사와 배석 박이규·유용현 판사의 입정으로 시작돼 피고인별 선고량 낭독에 이르기까지 40여분동안 진행. 맨 처음 법정에 들어선 홍피고인은 재판부를 향해 깍듯이 목례를 하고 피고인석에 앉았으며 황병태·정재철·권노갑 피고인 순으로 입정. 9번째로 들어온 정태수 피고인은 교도관의 부축을 받으면서도 다리를 절었으며 수염까지 깍지않아 초췌한 모습. 이어 들어온 정보근 피고인은 정태수피고인 바로 옆에 앉았으나 교도관이 다음에 들어온 김종국 피고인과 자리를 바꿔앉도록 지시. ○…손재판장은 판결문을 읽기에 앞서 이번 사건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국민들의 각성을 촉구. 손재판장은 『2개월여 동안 공판을 진행하면서 과거의 잘못을 처벌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고 원인을 생각하고 자성해야 한다고 느꼈다』면서 『우리 사회가 한단계 올라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언급. 손재판장은 『피고인들도 국민적 각성에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개인적인 수치와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고 부연해 눈길. ○…정태수 피고인을 비롯한 11명의 피고인들은 손재판장이 자신과 관련된 양형 이유 및 판결을 낭독할 때 간간이 고개를 들어 재판부를 응시하는 등 긴장된 표정. 특히 김우석 피고인은 징역 4년과 추징금 2억원을 선고받은뒤 퇴정하기에 앞서 잠시 눈물을 훔쳐내기도. ○…대검 중수부의 김상희 수사기획관과 박상길·안종택 중수1·2과장 등 은 이날 재판 결과에 대해 『공소사실이 거의 받아들여졌다』며 만족. 반면 허정훈·정태유·이석형 변호사 등은 즉각 항소할 뜻을 피력. 특히 권노갑 피고인의 변론을 맡은 이변호사는 『뇌물로 규정한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면서 『항소할 것』이라고 강조. 홍인길·김우석 피고인의 변호인인 김경회변호사는 실형 선고를 예상한 듯 재판정에 나오지 않았으나 하오에는 접견을 위해 서울구치소로 향하는 등 항소심 준비에 들어가는 모습. ○…검찰은 재판부가 권피고인에게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하자 33명의 정치인 가운데 기소된 8명의 공소유지도 한결 쉬울 것으로 예상.일각에서는 『기소하지 않은 나머지 정치인들도 뇌물죄를 적용해 추가기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 떡값 불법화 제도보완으로(사설)

    검찰이 정태수리스트 정치인 33명 가운데 8명을 불구속기소한 것으로 수사를 매듭지었다.일반적인 국민감정으로는 이번에도 검찰수사는 형평성을 잃은 용두사미처리라는 비판과 불신을 면하기가 어렵게 됐다.같은 한보돈을 받은 정치인이 1차수사때는 구속기소되고 이번 수사에서는 불구속되었고,같은 2차수사에서도 대가성과 직무관련성이 입증된 정치인은 액수가 적어도 기소되고 「떡값」으로 받은 정치인은 액수가 많아도 무혐의라는 면죄부를 부여받은 것은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률없이는 형벌없다는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법적사실을 밝혀 처리하는 검찰로서는 단순한 「떡값」수수에 대한 별도의 처벌법규가 없는 현실에서 형법상 뇌물죄가 되지않는 한 처벌이 불가능함을 부인하기 어렵다.따라서 국민감정대로 속시원한 「떡값」처벌이 되지 않고 불균형한 처리결과가 나오는 것은 불가피한 점이 있다.법률적으로 불법이 아닌 대가성없는 「떡값」을 국민감정에 따라 처벌하기 위해 포괄적인 뇌물죄를 적용하거나 조세포탈죄로 얽어넣기 위해무리한 수사를 주문하는 것도 설득력을 갖기가 어렵다. 정치권은 물론 검찰이 안고 있는 이같은 법적인 현실을 외면하고 사후에 불신의 지탄만 보내서는 법의 권위는 물론 정치권과 검찰의 신뢰가 올바로 설 수가 없다.법적인 진실과 국민감정의 괴리를 메울수있는 법적인 정비가 시급한 것이다.떡값을 불법화하여 처벌할수 있게 하는 관계법의 개정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 정치부패를 차단함은 물론 정치권과 검찰을 불신의 굴레에서 해방시키기 위해서도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검찰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이번 한보수사처럼 국민불신을 씻기위해 법감정에 영합하는 무리한 수사방식의 지양도 요청된다.일관성없는 재수사,화풀이식의 요란한 정치인 무더기소환,그리고 여론몰이식 특정인 표적수사 등은 수사의 정도라고 할 수 없다.
  • 정 리스트 정치인 기소­8명 사법처리 기준

    ◎액수·시기보다 대가성에 초점/금품수수때 구체적 청탁여부로 판단/선거전후 정치자금 처벌대상서 제외/원외위원장때 돈받은 의원들도 배제 검찰이 문정수 부산시장 등 8명의 정치인을 기소하면서 적용한 기준은 뇌물죄의 구성 요건인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 여부다. 문시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돈을 받은 시점을 직무 관련성과 연결시켰다.정기 국정감사 직전인 9∼10월 두달동안 돈을 받은뒤 국회의원의 직무인 국정감사에서 한보철강 특혜 대출과 관련한 질의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황을 고려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6명이 재경위 또는 건교위 소속이라는 점을 밝힘으로써 직무 관련성을 부각시켰다.돈을 받은 시기와 소속 상임위를 결부시켜 직무 관련성을 구체화한 것이다. 대가성 여부는 금품을 수수하면서 한보로부터 구체적으로 청탁을 받았는지 여부로 판단했다. 검찰은 문시장을 제외한 7명이 모두 국정감사때 한보 특혜 대출문제를 거론하지 말아달라는 청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받은 돈의 많고 적음은 법률적 평가의 중요한기준으로 작용하지 못했다.8명 가운데 문시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1천만∼3천만원을 받았는데 반해 나머지 24명은 대부분 5천만원 이상을 받고도 무혐의 처리됐다. 심재륜 중수부장은 이와 관련,『뇌물죄는 받은 돈의 액수보다 직무의 청렴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8명은 모두 수뢰 액수가 1천만원을 넘어 법정 최저형이 징역 5년 이상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죄가 적용됐다. 그러나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불구속 기소했다.심중수부장은 『정치인들을 법정에 세우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면서 『법정에서 유·무죄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문시장에게는 95년 6월 지방선거전 돈을 받았으나 집권여당의 지역기반인 부산에서 출마해 당선이 거의 확실시 됐고 한보철강 부산제강소 부지를 용도변경해달라는 청탁을 받았다는 이유로 사전 수뢰 혐의를 적용했다. 나머지 정치인은 대부분 선거를 전후해 개별적으로 정치자금을 받아 정치자금법으로 처벌할 근거가 없다며 대상에서 제외했다. 원외지구당 위원장 시절 돈을 받은 의원들도 당시는 「자연인」이어서 대가성을 입증하기 힘들어 배제됐다.김봉호·김용환 의원은 국정감사 직후 또는 이용남 전 한보철강 사장과의 개인적인 친분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보아 무혐의 처리했다.
  • 고액 현금거래/「검찰통보­열람」 놓고 진통

    ◎통보땐 “금융거래 위축” 열람은 “명분 약하다” 결론 못내/자금세탁방지법 제정작업 최대쟁점으로 금융실명제 보완대책의 후속조치로 오는 6월 임시국회에 제출할 자금세탁방지법 제정안 마련작업이 막바지 단계로 접어들면서 고액현금거래를 어떤 방식으로 확인해야 할 지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사회비리 척결 차원에서 뇌물이나 마약거래자금 등 부정한 돈의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수단을 찾는 것으로 특히 정치권에서 민감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자금세탁방지법에 담을 주요 내용은 공무원 뇌물죄 등 특정범죄의 종류,불법 자금세탁행위의 유형,고액현금거래 확인방법 등이다. 정부는 이 가운데서도 고액현금거래 확인방법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그래서 이와 관련한 정부의 당정협의안 자체를 단일안이 아닌 복수안으로 택했다. 첫번째는 일정액 이상 고액현금거래 내역의 통보를 의무화하는 방안이다.국세청과 검찰에 모두 통보할지 그렇지 않으면 두기관 가운데 한 곳에만 통보할지 여부도 문제다. 통보를 의무화할 경우 자금세탁방지법이 주는 심리적 부담은 그렇지 않을 경우에 비해 훨씬 커지게 된다.개혁의지가 강하다는 명분론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음을 단점으로 꼽고 있다.정치권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고액현금거래 통보 의무화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두번째 대안은 고액현금거래를 통보하지 않는 대신 거래내역을 금융기관에 5년 동안 보관토록 법에 명시하고 필요시 검찰 등의 사정당국이 열람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장·단점은 통보를 의무화할 때의 역으로 보면 된다. 자금세탁방지법 제정작업을 함께 펴고 있는 재정경제원과 법무부는 실무차원의 부처협의는 이미 끝냈으며 오는 29∼30일 당정협의를 열어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정부가 한가지 대안을 확실히 밀어붙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당정협의에서 정치권의 입김이 많이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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