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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의를 봐도 왜 못 본 척할까 뇌 때문에? 간 때문에?

    사랑에 눈먼다는 표현을 흔히 듣는다. 얼핏 시적인 표현처럼 들리지만, 뇌과학은 이를 과학적인 현상이라 규명했다. 쉽게 말해 사랑에 빠졌을 때 일어나는 뇌의 화학작용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거다. 유형은 다르지만, 본질은 비슷한 현상이 현실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예컨대 불의를 봐도 ‘상대방 숫자’에 따라 애써 못 본 체하는 경우다. 뇌가 불의를 분명하게 인지했으면서도 동시에 이를 무시하는 이율배반이 버젓이 성립하는 거다. 뇌가 비겁한 걸까, 간이 콩알만 한 걸까. ‘의도적 눈감기’(마거릿 헤퍼넌 지음, 김학영 옮김, 푸른숲 펴냄)는 이처럼 알면서도 실수를 되풀이하는 뇌의 특성과 인간 본성 간의 관계를 조명한 책이다. ‘의도적 눈감기’란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라도 뇌의 본능과 어긋난다면 고의로 무시하는 현상을 말한다. 못 본 척하는 것을 넘어, 아예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깨끗이 잊어버리려 할 만큼 뇌가 비겁한 속성을 갖고 있다는 거다. 저자는 사랑 외에 우리 뇌를 눈감게 하는 요소들로 동질성과 이데올로기, 복종, 순응, 보상 등을 꼽았다. 대단히 정밀하고 똑똑한 듯 보여도, 뜻밖에 뇌는 허점이 많다. 특히 익숙한 것에 쉽게 속는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을 보자. 여인을 얻기 위한 노력과 정성을 강조할 때 흔히 쓰는 표현이지만, 이를 뇌과학의 시선으로 보면, 익숙한 것에 뇌가 길들여진다는 의미가 있다. 익숙함은 쉽게 동질감, 또는 호감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부지런히 자신의 얼굴을 상대방에게 보여 주면, 상대방의 뇌가 익숙한 사람으로 인식해 ‘비호감’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1980년대 미국 미시간대에서 64명의 남녀 학생을 대상으로 벌인 호감도 조사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가벼운 예를 들었지만, 책에 담긴 ‘의도적 눈감기’의 실제 내용은 무겁다. 건강검진 미루기 등 개인의 일상적인 문제부터 성직자들의 아동 성 학대 등의 사회 현상까지, 의도적 눈감기의 구체적인 사례와 그로 인한 파장을 짚고 있다. 물론 비겁한 뇌의 한계를 딛고 선 용기 있는 사람들도 많다. 저자는 이처럼 정신의 작동 방식을 바꾼 이들을 ‘카산드라’라고 명명했다. 빠지기 쉬운 의도적 눈감기의 유혹에서 벗어나 진실을 직시한 사람들이다. 저자는 ‘카산드라’를 통해 의도적 눈감기를 부추기는 요소들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 아니라 극복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점을 알려준다. 1만 5000원.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리모컨 누르면 행복감 충만… 뇌과학 신기원 열리나

    리모컨 누르면 행복감 충만… 뇌과학 신기원 열리나

    영국 소설가인 올더스 헉슬리의 1932년 책 ‘멋진 신세계’에는 먹으면 행복해지는 약 ‘소마’가 보편화된 2540년의 미래가 그려진다. 소마는 1988년 화이자의 우울증 치료제 ‘프로작’이 등장하면서 예상보다 훨씬 빨리 현실화됐다. 프로작의 기본 원리는 우울증 환자의 뇌 속에서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 신경전달 물질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가 뇌에 전자칩을 심어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도파민’을 비롯한 신경물질들을 자유자재로 분비하도록 원격 조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울증이나 알츠하이머, 간질 등 각종 뇌질환 치료는 물론 뇌과학 분야에서도 획기적인 계기로 평가된다. 김태일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와 미 워싱턴대, 일리노이대 공동연구팀은 “쥐의 뇌에 5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1m) 크기의 전자칩을 심은 뒤 원격 자극을 가해 도파민을 분비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사이언스’ 12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가로, 세로 길이가 바늘구멍보다 작은 전자칩을 개발, 그 안에 온도센서, LED 광센서, 뇌파센서 등을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 이 칩은 신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반응을 칩과 연결된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자극도 가할 수 있다. 휘어지는 성질을 가져 장기나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으며 이식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쥐의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는 곳을 찾아 이 전자칩을 이식했다. 이어 전자칩에 무선으로 신호를 보내자 빛이 발생하면서 뇌에 자극이 가해져 도파민이 분비되는 것을 확인했다. 주변 환경이 아니라 외부의 조종에 따라 쥐가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연구팀이 쥐를 용기에 넣고 도파민이 분비되도록 조종하자 쥐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일정한 장소에만 머물렀다. 김 교수는 “분비된 도파민이 쥐에게 행복감을 주기 때문에 그 자리에 계속 있으려는 것”이라며 “전자칩을 이식한 쥐는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뿐 아니라 이식으로 인한 행동 이상이나 정신불안 증세 등 어떤 부작용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이언스는 이 연구가 뇌과학 연구 및 뇌질환 치료에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 전자칩을 사람에게 이식하면 복잡한 기계나 뇌전도 기구 없이도 뇌파를 측정하고, 뇌질환을 진단하는 것은 물론 자극을 통해 뇌질환까지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인체 내의 신호를 인공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뇌뿐 아니라 모든 인체장기와 신진대사, 로봇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눈앞에서 ‘사람의 뇌’ 보고 디지털로 ‘뇌의 단면’ 해부

    눈앞에서 ‘사람의 뇌’ 보고 디지털로 ‘뇌의 단면’ 해부

    “자 그럼 뇌막에서 뇌를 꺼내 보겠습니다.” 지난 9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의대 유광사홀. 해부학교실 류임주 교수가 투명한 통에서 꺼낸 사람의 뇌를 탁자에 올려 놓는 순간,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던 고등학생들의 손이 일제히 멈췄다. “야, 진짜야.”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류 교수는 뇌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이 V자 형태의 관은 시신경과 연결되고, 이 부분은 청각신경과 연결된다”며 말을 이어갔다. ‘전두엽’, ‘측두엽’, ‘뇌간막’ 등 말과 그림으로만 배운 사람의 머릿속이 700여명의 청중들 앞에 생생히 펼쳐졌다. 휘경여고에서 온 한 학생은 “수행학습 점수나 따자는 생각으로 왔는데, 진짜 뇌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류 교수가 “뇌 기증자가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뇌를 잘라 보여 줄 수는 없다”고 하자 안타까운 탄성이 터져나왔다. 류 교수는 이 같은 아쉬움을 달래 주기 위해 의대에서 사용하는 ‘가상 해부테이블’로 자리를 옮겨 디지털시체로 뇌 단면과 각종 기능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이어 무대에 오른 이헌정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머리에 쇠막대가 박힌 뒤 성격이 변한 ‘피니어스 게이지’의 사례를 소개하며 뇌가 감성과 이성을 관장한다는 사실을 설명했고, 곽지현 뇌공학과 교수는 인간의 뇌를 모사한 컴퓨터를 만드는 ‘블루 브레인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날 행사는 ‘2013 세계 뇌 주간’의 개막식을 겸해 열렸다. 일반인에게 뇌과학 연구의 중요성을 이해시키기 위해 1996년 미국에서 처음 개최된 뇌 주간은 세계 최대의 무료 과학 대중강연 행사다. 60여개 국에서 매년 3월 셋째주에 동시에 진행된다. 한국에서는 2002년 시작돼 올해로 12번째를 맞았다. 16일까지 서울대, 서울대병원, 연세대, 아주대 등 14곳에서 진행된다.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강연이 열리는 만큼 누구나 손쉽게 참여할 수 있다. 학생들의 호응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 고려대 행사를 준비한 선웅 교수는 “당초 400석 규모의 강당이 다 찰까 걱정스러웠는데 강당 밖에 스크린과 의자를 설치해야 할 정도로 많이 왔다”고 밝혔다. 김승환(포스텍 교수) 한국뇌학회장은 “각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우수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려 애쓰고 있다”면서 “미래의 뇌과학 연구자를 키우는 일이라 석학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6000만 달러의 사나이’, ‘뇌를 알면 꿈이 보인다’ 등 어린이나 어른 모두 흥미를 느낄 강연도 가득하다. 자세한 프로그램 및 일정은 뇌학회 홈페이지(www.brainsociety.org)에서 볼 수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길병원 뇌융합과학원 본격 가동

    길병원 뇌융합과학원 본격 가동

    가천대학교와 가천대 길병원이 지난달 27일 길병원에서 뇌융합과학원 개원식을 열고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초대 원장에 이명철 병원장이 임명됐다. 분야별로 분산돼 있는 뇌 연구 역량을 집중시켜 2020년까지 세계 10대 뇌융합과학원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뇌융합과학원은 기존 뇌과학연구소 외에 치매·파킨슨병연구소, 정신건강연구소, 뇌질환 유전체연구소, 나노의학연구소 등 모두 6개 연구기관을 두게 된다. 이와 함께 전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뇌융합대학원과 연구 업적의 신속한 임상적용을 위한 뇌병원도 2016년까지 설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뇌 영상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일본 도호쿠 대학 다쓰오 이도 박사를 초빙했다. 다쓰오 박사는 1970년대에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PET CT)을 개발, 인체의 생화학적 변화를 영상화한 주인공이다. 이길여 총장은 개원식에서 “뇌 연구는 의학뿐 아니라 인문사회과학·자연과학·공학·예체능 분야 등 다제학적 융합 연구가 필요한 분야로, 여기에 필요한 최적의 교육·연구환경 조성이 필요했다”면서 “뇌융합과학원을 통해 뇌융합 교육을 확립하고, 치매·파킨슨병 등 노인성 뇌질환의 치료 솔루션을 찾으며, 첨단 뇌영상 기법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뇌융합과학원을 기반으로 뇌병원을 설립해 산학연 융합 체제를 완성할 것”이라면서 “국내의 우수한 연구기관들과 협력하고 기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 발전시켜 장기적으로 우리의 뇌과학 수준을 세계 3~4위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TV와 폭력성의 상관관계는?… 최근 두 논문 엇갈린 연구결과 발표

    TV와 폭력성의 상관관계는?… 최근 두 논문 엇갈린 연구결과 발표

    2011년 12월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이 또다시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왕따’와 ‘언어폭력’, ‘카카오톡 감옥’ 등이 차례로 도마에 오르더니 어느 순간 ‘인터넷 게임’이 학교폭력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인터넷 게임을 많이 한 아이들의 뇌가 폭력적으로 변하고, 잔인함에 무감각해지며 현실과 게임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잇따랐다. 게임업계와 일부 학자들이 “검증되지 않은 극단적인 사례일 뿐”이라고 반발하면서 논란이 불붙었다. ‘인터넷 게임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TV의 폭력성’이다. 1960년대 이후 TV가 시청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심리학은 물론이고 사회학, 정신분석학, 뇌과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두루 연구과제로 다뤄졌다. 얼핏 생각하기에 ‘사람은 자주 보는 것에 익숙해진다’는 상식대로라면 주먹과 총이 난무하는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이고 범죄현장과 수법을 보여주는 뉴스까지 TV는 유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반세기 넘게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는 ‘TV와 폭력성’이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맺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결과가 계속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TV 시청 자체가 폭력성을 키운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TV 자체는 문제가 없고 일부 프로그램만이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TV가 오히려 교육에 도움이 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학자들도 많다. 한쪽에서는 TV를 근거로 게임의 폭력성을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TV를 근거로 게임이 폭력성의 주범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모순된 상황의 원인도 여기에 있다. TV의 폭력성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소아과학에서 최고 권위를 지닌 국제저널에 실린 두 편의 연구결과 때문이다. 한쪽은 TV 시청의 ‘양’(量)에, 다른 한쪽은 TV 시청의 ‘질’(質)에 초점을 맞췄다. TV에 유죄 선고를 내린 학자들은 뉴질랜드 연구팀이다. 지금까지 ‘TV=폭력성’이라고 주장해온 쪽에서 발표한 수많은 연구 중에서도 가장 강도가 높은 수준이다. 이들은 ‘소아과학회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결과를 통해 “TV 시청 시간과 범죄적 행동 사이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30년에 걸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오랫동안 진행된 실험의 결과는 의외로 간단했다. 어린이나 청소년기에 TV를 자주 본 아이들은 성인이 됐을 때 범죄적 행동이나 반(反)사회적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1972년과 1973년에 뉴질랜드 남섬 더니든에서 태어난 1037명의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했다. 이들이 5세부터 15세가 될 때까지 2년마다 TV를 얼마나 보는지 조사한 뒤 TV 시청 시간과 범죄적 행동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아이들이 주말 밤에 TV를 시청하면서 보낸 시간이 한 시간씩 늘어날 때마다 성인 초반기에 범죄적 행위를 할 위험이 무려 30%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어렸을 때 TV를 자주 보는 것 자체가 어른이 됐을 때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상관관계도 찾아냈다. 연구를 주도한 린지 로버트슨 더니든대 교수는 “장기간에 걸쳐 이들을 추적하면서 TV 시청뿐 아니라 사회 경제적 지위, 어렸을 때의 공격적이거나 반사회적인 행동 여부, 가정교육 등 요소를 감안했지만 그 어떤 것도 TV 시청만큼 폭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면서 “TV를 아예 못 보게 할 수는 없지만 시청 시간을 줄이는 것이 반사회적 행동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소아과학회는 “아이들이 TV를 하루에 1~2시간 이상 보지 못 하도록 하는 데 실패한 대부분의 부모들에게는 비통한 소식”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경우 취학 전 아동의 TV 시청시간이 집과 유아원 등을 합쳐 하루 평균 4.4시간에 이른다. 그렇다면 TV의 유죄는 확정된 것일까. 같은 저널에 나란히 실린 논문에서 미국 보스턴아동병원의 클레어 매카시 교수는 시애틀아동연구소, 워싱턴대 연구팀과 함께 궁지에 몰린 TV의 변호인으로 나섰다. 이들은 TV가 곧 폭력이라는 전제 대신, TV의 역할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3~5세 아이가 있는 565쌍의 부모를 2개 그룹(대조군·실험군)으로 나눴다. 두 그룹 모두 아이들의 TV 시청시간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다만 실험군에 있는 부모들에게는 다른 사람을 돕거나 폭력 없이 갈등을 해결하고 공감을 보여주는 내용의 TV 프로그램 비중을 더 높였다. 또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TV를 보면서 아이들에게 스스로 TV 속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물어보도록 했다. 불과 6개월 만에 두 그룹 아이들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뽀뽀뽀’쯤 되는 ‘세서미 스트리트’ 스타일의 TV 프로그램을 많이 본 실험군 아이들은 대조군보다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공격성이 줄었고, 사회적 능력은 더 나아졌다. 12개월 후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매카시 교수는 “현대사회에서 TV나 스마트폰, 스트리밍 서비스 등의 사용시간을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면서 “그렇다면 TV를 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보여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논문을 두고 주요 외신의 인터넷 게시판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는 TV가 유죄를 받을 확률이 높다. 미국 LA타임스가 두 논문을 소개하고 ‘TV 시청은 반사회적인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가’라고 묻자 61%가 ‘그렇다’고 답했다. 게임의 폭력성에 대한 대대적인 실험도 현재 진행되고 있다. 지난 1월 1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폭력적인 내용을 담은 게임이 실제 폭력적인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도록 지시했다. 질병통제센터가 담당하는 이 연구에는 1000만 달러(약 110억원)가 투입된다. “무지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폭력적인 사건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과학적 근거를 알지 못하면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의 논리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fMRI 만난 정신분석 ‘뇌과학’으로 신분상승

    무의식이란 무엇일까. 말 그대로 풀이하면 자신의 행위에 대해 자각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무의식은 프로이트가 발견한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기도 하다. 때문에 우리가 무의식이라고 할 때 보통 정신분석을 연상한다. 그러나 정신분석은 엄밀한 의미에서 과학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프로이트 당대에는 무의식의 집이라고 할 수 있는 ‘뇌’에 대한 정보가 희소했다는 것이다. 2006년 1월 초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언론에는 티베트불교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에 대한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달라이 라마가 신경과학회(The Society for Neuroscience) 2005년 정례 학술발표회에서 ‘뇌의 가소성’이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했는데 강연의 요지는 명상 수련을 하면 뇌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미국은 이보다 앞선 1993년부터 본격적인 명상 연구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2009년 한국을 방문했던 미국 하버드대 의대 크리스토퍼 거머 교수는 “마음챙김(mindfulness)이라는 불교의 명상수행법이 미국에서 심리치료에 널리 확산돼 있으며 심리치료가의 40% 이상이 이 명상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매년 명상 관련 논문 1200여 편이 심리학이나 의학 학술지에 발표되고 있다. 아울러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등의 뇌영상기술로 그동안 블랙박스로 남아 있던 뇌의 움직임을 밝혀내고 있다. 신간 ‘새로운 무의식:정신분석에서 뇌과학으로’(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김명남 옮김, 까치 펴냄)는 오늘날 fMRI가 등장함으로써 과학자들은 뇌에서 벌어지는 일을 직접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제 ‘뇌과학’은 실험심리학, 인지과학 등과 더불어 의식과 무의식의 구체적인 작동 메커니즘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뇌 연구의 르네상스를 맞은 오늘날의 무의식이 바로 ‘새로운 무의식’이라는 것. 다시 말해 이 책은 ‘새로운 무의식’에 대한 현재의 연구 성과를 명쾌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베스트셀러 ‘춤추는 술고래의 수학 이야기’, 그리고 스티븐 호킹과 함께 ‘위대한 설계’를 썼던 저자가 밝히는 이야기여서 더욱 흥미를 끈다. 무의식이 어떻게 세상에 대한 경험을 형성하는지, 우리가 가족이나 친구나 사업 동료와의 관계를 잘못 인식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중요한 사건을 잘못 기억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등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아울러 fMRI라는 기술을 통해서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하고 내리는 판단들,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여기는 사실들, 특히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의 이유를 분명하게 알고 있다는 생각들이 얼마나 오류투성이인가와, 의식 아래에서 작용하는 무의식의 영향 등을 과학적으로 다루고 있다. 2만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숲은 복지다

    숲은 복지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가 109조원으로 평가됐다. 국가 전체 복지예산을 웃도는 액수로 국민 1인당 연간 216만원에 해당하는 ‘무형의 혜택’을 받고 있다. 산림이 울창해지면서 공익적 가치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소득 증가와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화두가 된 복지의 지향점을 숲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산림복지는 ‘숲’이라는 건강 자산을 활용,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복지라는 점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국토의 64%(639만㏊)를 차지하는 산림을 배제하고 어떠한 ‘행위’를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8명이 1년에 1회 이상 등산을 즐기고, 숲길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등 산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도시화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숲은 힐링(치유)의 공간이자 안식처로 자리매김했다. 산림복지는 건강과 삶의 만족을 높일 수 있도록 숲을 활용한 3차 서비스다. 과거 목재 자원 공급기지에 국한됐던 ‘산림’이 휴양·교육·문화·치유의 공간이자 일자리 창출까지 스스로 역할과 가치를 높여 가고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산림에서 행복’이라는 기치를 내세운 산림청의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프로젝트(G7·Green Welfare 7 Project)는 2010년부터 본격화됐다. 나무를 심는 것이 중요한 시대에서 활용하는 정책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G7 프로젝트’는 출생에서 사망까지 인간의 생애를 7주기로 나눠 각 단계에 적합한 산림 서비스를 제공한다. 등산 및 휴양, 중·장년층 등 일부 세대에 한정됐던 산림 서비스를 전 세대가 공유할 수 있도록 체계화했다. ‘탄생기~유아기~아동·청소년기’에는 인성을 배울 수 있는 산림교육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숲 태교에서 숲 유치원, 산림학교 등으로 연계된다. 현재 산림교육 시설 및 프로그램 확대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산우 산림청 산림휴양문화과장은 “어릴 적부터 산·숲에 대한 친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체험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크면서 자연스레 숲과 자연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년기’에는 기존 임도를 활용한 산악레포츠와 트레킹 등 레저·문화활동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 지리산 둘레길을 비롯한 숲길 조성을 통해 산을 찾는 인구의 저변을 확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트레킹 숲길은 정복이 아닌 자연생태와 문화·역사를 즐기고 체험하는 ‘슬로 워킹’으로 각광받고 있다. ‘중·장년기~노년기’에는 산림치유와 산림요양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산림치유는 산림이 지닌 보건·의학적 기능을 활용한 산림치유 기반을 확대해 국민 건강 증진 기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봉자연휴양림 등 장기체류형 휴양림과 조성된 산촌생태마을을 산림요양마을로 전환해 운영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산림의 공익 기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지구 또는 단지 형태인 산림복지단지(가칭)를 조성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회년기’는 수목장이라는 자연으로의 회귀다. 2008년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수목장 제도가 도입됐다. 현재 국유림(1곳)과 공유림(2곳)을 포함해 전국에 57개 수목장림이 운영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면서 뇌과학자인 이시형 박사는 2007년부터 강원 홍천에서 ‘힐리언스 선마을’이라는 힐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세로토닌 전도사로 알려진 그는 ‘행복은 자연에서 온다’는 믿음을 실천하고 있다. 최근 질병 치료를 위해 숲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숲이 병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산림치유는 휴식보다 치유 기능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산림휴양과 구별되고 산림욕보다 한 단계 발전된 개념이다. 산림치유는 경관·소리·피톤치드·음이온 등 산림 내 다양한 환경 요소를 활용해 인체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이다. 숲에 들어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감과 활력을 느끼는 이유다. 산림청은 숲 치유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반영해 경기 양평(산음 휴양림)과 전남 장성(편백나무숲), 강원 횡성(청태산 휴양림)에 치유의 숲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2011년 15만 7000명이 방문했고 지난해에는 방문객 31만 4797명, 프로그램 이용자 3만 1215명에 달했다. 숲 치유는 노인 의료비 지출 감소 등의 효과와 함께 삶의 질도 높여 줄 수 있다. 등산 활동에 따른 연간 의료비 절감액이 2조 8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숲 치유는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정책 대안이라 할 수 있다. 산림청은 2017년까지 100만명에게 산림치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총 5000억원을 들여 숲을 건강 자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산림교육도 본격화됐다. 산림교육은 지난해 7월 ‘산림교육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전국의 자연휴양림과 수목원 등이 청소년의 산림교육 장소로 개방되고 숲 해설가를 활용한 산림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지난해 산림교육 참가자가 50만명에 달했다. 특히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과 게임중독 등을 해결하기 위한 ‘숲으로 가자’ 운동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산림교육이 학교폭력 예방과 함께 사회성 향상 및 우울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해 125곳에서 열린 치유 캠프에는 5만 7478명이 참여했다. 산림이 잘 보전된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산림을 활용한 복지 프로그램이 제도화돼 있다. 산림과 숲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은 산림법에 근거해 산림교육을 진행하는데 1993년 정식 교육과정으로 인정받았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숲유치원이 1000여개에 달하고, 14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산림학교도 설립됐다. 일회성 방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본은 2001년 삼림·임업기본법이 제정됐다. 임업기술자 양성을 위한 전문임업교육과 함께 삼림환경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삼림환경교육은 다양한 체험과 이용 등을 통해 산림의 이해와 관심을 증진시키자는 것이 취지다. 집단따돌림 등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간으로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산림복지에 대한 개념이나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예산 지원이 가능해지는 등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전문 프로그램 개발과 인력 양성에 나서야 한다. 숲유치원협회가 결성되는 등 변화하고 있지만 대학에 산림치유 관련 학과가 없는 등 사회적 인식과 기반이 열악하다. 인프라도 매우 부족하다. 일회성 방문으로 학생들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산림 서비스를 받기 위해 장거리를 이동해 찾아가는 것은 무리다. 정책 추진 시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조사 연구가 필요한 이유다. 유민영 생명의 숲 정책실장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산림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면서 “취약계층 대상 치유 시설은 국가나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이어 “산림 훼손에 대한 우려가 높은 만큼 숲 관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뇌가 당신의 운명을 좌우한다… 거짓말이다

    뇌가 당신의 운명을 좌우한다… 거짓말이다

    자, 영어 공부를 몇 살부터 시켜야 원어민처럼, 아니 네이티브 스피커처럼, 아니 더 정확하게는 영국식·남미식·인도식에 물들지 않은 순도 100%의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의 영어를 우리 아이가 구사할 수 있을까. 핵심은 시기다. 아주 어릴 적 영어를 배우면 모국어처럼 자연스럽게 젖어들어 습득할 수 있는데, 나이 들어 영어를 배우면 제2외국어처럼 억지로 외우는 학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국어와 제2외국어가 갈리는 시점은 지금껏 알려지기로 대략 12살. 그러니까 12살 이전에는 아이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실은 부모, 학교, 학원 등의 부자연스러운 연출에 따라) 영어를 접하느냐가 문제라는 것이다. 그래서 조기교육에다 몰입교육 광풍이 한때 휘몰아쳤다. 이 주장의 뿌리는 어디일까. 추적해보니까 이렇다. 두개골을 열어 뇌를 확인해볼 수 없었던 시절엔 흥미로운 관찰 결과가 있었다.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 가운데 실어증에 걸렸다 회복되는 사람들을 관찰해 보니 증세가 악화될 때는 특정 언어만 더 크게 저하되더니 회복될 때에도 각 언어별 회복속도가 달랐다는 것이다. 전기자극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결국 언어별로 담당하는 뇌의 부위가 다른 게 아니냐는 추론이 나왔다. 이후 fMRI(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기능성 자기공명장치) 기술이 발달하자 과학자들은 검증작업에 들어갔다. fMRI는 신경활동의 변화에 따라 해당 뇌 부위의 혈류량이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해 혈류량별로 색을 달리해 뇌의 활성화 정도를 시각적으로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기법이다. 흔히 뇌 촬영 영상이라며 대중매체들이 보여주는 게 이것이다. 이 fMRI 장비를 이용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결과는 1997년 발표된 미국 과학자들의 논문이다. 모국어에 비해 제2외국어는 더 많은 뇌의 활성화를 요구했다. 그러니까 의식적으로 더 많이 노력해야 겨우 익힐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후속 연구에서는 이 결과를 부정하는 경우도 많다. 실험조건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온다, 경우에 따라서는 제2외국어를 배우는 연령과 뇌부위가 무관하다는 정반대의 결론이 나오기도 한다는 정도의 반론은 기본이다. 가장 근본적인 비판은 뇌의 작동이라는 것 자체가 어떤 특정 부위에 1대1로 대응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광범위한 네크워킹 효과이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분명히 확인해볼 수 있다는 이유로 fMRI 자료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과학적 연구결과보다 한층 더 중요한 것은 fMRI 자료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이다. 영어조기교육시장에 한 줄기 서광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 다음에 어떤 현상이 일어났을까. 앞선 1997년 논문은 제2외국어 습득시기를 11.2세로 잡았다. 그렇게 잡은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다. 과학적 실험이라면 아마 다들 동감할 것이다. 11.2세란, 다른 조건이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실험의 통제조건이다. 그런데 이것이 12살 넘어가면 제2외국어를 배우기 어렵다는 결론으로 둔갑해 버린 것이다. 더구나 fMRI 촬영영상은 기본적으로 혈류량의 차이, 그러니까 정도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12살 이전에 배우는 언어와 12살 이후에 배우는 언어가 각기 다른 ‘폴더’에 저장되는 것으로 해석됐다. 혈류량은 더 이상 흐르는 것이 아니라 한 곳에 고여 있는 것으로 해석되어 버렸다. 여기에다 임신 16주부터 청각기관이 형성된다는 ‘사운드 코딩 이론’에 3세 이전에 모국어 습득이 끝난다는 ‘결정적 시기 가설’까지 합쳐지면서, 임신 때부터 시작해 12살까지 영어 폭탄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 것이다. 뇌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뇌 결정론, 신경 결정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뇌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뇌 가소성’이라는 특징이다. 그런데 이 특징이 오히려 “영어 능력 향상을 위해 뇌를 변화시켜야 하다는 식의 담론을 형성하는 데 기여”해버렸고, 결과적으로 “영어 실력은 영어 뇌라는 물리적 실체로부터 나온다는 담론이 확산”되면서 “뇌 결정론 또는 신경 결정론이 강화”되는, 의도와는 전혀 다른 희한한 결과를 낳게 됐다는 것이다. ‘뇌과학, 경계를 넘다’(신경인문학연구회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에는 법학, 과학철학, 철학, 심리학 전공자들의 글 16편이 실려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미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글 쓴 사람들의 전공에서 이미 드러나듯, 또 이들의 연구 모임 이름이 신경‘과학’연구회가 아니라 신경‘인문학’연구회라는 점에서 보듯 뇌과학을 과대포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휴머니즘 가치를 앞세운 최첨단 과학 서적에서 흔히 저지르는 장밋빛 미래에 대한 전망보다 엄밀한 균형감각을 택했다. 가령 기계가 뇌파를 읽어내 뇌만 살아 있는 사람의 지령을 받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BMI(Brain-Machine Interface·뇌기계접속장치) 기술, 인간 간의 블루투스(근거리 무선연결) 기능을 통해 뇌기능 장애 환자의 뇌파를 정상적인 뇌가 읽어서 전달해줄 수 있는 가능성 등에 대해 현재 기술 수준과 문제점, 한계를 명확히 짚고 있다. 다른 하나는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서술이다. 어려운 과학적 개념이나 실험원리에 대한 설명보다는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궁금증에다 연결시켜놨다. 앞서 살펴본 영어 조기 교육 사례뿐 아니라 ▲머리가 크면 머리가 좋은가 ▲남자와 여자의 뇌구조도는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가 ▲수험생들이 집중력 향상을 위해 뇌에 강한 자극을 주는 음료를 마시는 것과 공부할 동안 몸의 컨디션을 좋게 하기 위해 비타민을 먹는 것은 같은 수준의 문제인가 다른 수준의 문제인가 등 흥미로운 논의들이 담겼다. 1만 98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국계 뇌과학자’ 전세계가 주목

    ‘한국계 뇌과학자’ 전세계가 주목

    ●32세에 신경 컴퓨터 만들며 입지 굳혀 사람의 뇌를 연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생물학적으로 뇌의 기능을 파악하고 각 부분의 역할을 살펴보는 방법이 전통적인 접근이라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방법은 뇌를 컴퓨터로 보고 이를 본뜬 컴퓨터를 만들어 가는 새로운 분야다. 인간의 유전체 지도를 그리는 유전체학이 DNA 구조를 완벽하게 분석해내 생물학과 의학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것처럼 언젠가는 뇌의 모든 연결선을 파악해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는 컴퓨터를 만들어 내는 것이 공학자들의 꿈이다. ‘커넥톰’(Connectome)이라고 불리는 뇌신경 연결지도를 그리는 이 분야의 선두주자는 미 메사추세츠공대(MIT) 뇌 및 인지과학과의 한국계 세바스천 승(승현준) 교수다. 올해 44세에 불과한 승 교수는 12년 전 신경컴퓨터를 만들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2008년에는 호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 등 전 세계 유력 언론들이 승 교수가 펴낸 첫 번째 저서 ‘커넥톰: 뇌의 연결은 어떻게 우리 자신을 만드는가’를 최근 잇따라 소개하며 그가 뇌 연구에 얼마나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도입했는지 알리고 있다.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하버드에서 물리학을 배우고 현재 MIT 교수인 세바스천 승은 신경과학계의 떠오르는 별이자 정점”이라며 “그의 저서는 우리의 개성이 어떤 커넥톰에서 비롯됐는지와 우리의 복잡한 뉴런 지도를 다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커넥톰은 비행기 노선에 비유할 수 있다. 비행기 기내 잡지의 뒤쪽에 자리잡고 있는 전 세계 운항노선도처럼 우리의 정신을 그리고자 하는 것이다. 각 도시는 뉴런으로, 각각의 노선은 뉴런 사이의 연결로 대체된다. 현재 승 교수가 그려낸 지도는 1000억개의 도시에 이르고, 각 도시의 비행기 노선은 각각 1만건을 넘을 정도로 거대하다. 승 교수는 “만약 뇌를 아주 얇게 잘라 살펴본다면 뉴런들은 굉장히 많은 조각들을 거쳐 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면서 “내 연구의 장기적인 목표는 각각의 뉴런들의 연결을 자동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승 교수는 왜 커넥톰을 그리고 있는 것일까. 그는 “내가 누구인지, 내 정체성은 무엇이고 어떤 토대 위에 서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억이 만약 커넥톰 안에 암호화된 상태로 들어있다면 개개인의 개성 역시 커넥톰에 있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나는 커넥톰이 당신 자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커넥톰은 내가 누구인지 답하기 위한 작업” 승 교수는 현재 커넥톰 작업을 더욱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좁쌀 하나에 불과한 뇌 조각을 수작업으로 분석한다면 분석해야 할 대상은 10만개의 뉴런과 10억개의 연결에 이른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10만년 이상이 소요된다. 승 교수는 “현재 이 작업에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있지만 인공지능은 완벽하지 않다.”면서 “현재 일반 대중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원봉사자를 찾고 있으며 이 방안이 연구시간을 단축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원천기술 발견 위한 도전… 하늘 아래 없는 연구하겠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을 이끌어 나갈 연구단장으로 선정된 국내외 석학들은 1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늘 아래 없는 새로운 연구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연구비 100억원과 최대 연구원 50명에 대한 전권을 갖는 단장들은 “한국의 연구 환경이 과거와 크게 달라져 이제는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간담회에는 단장 10명 가운데 정상욱 포스텍 교수를 제외한 9명이 참석했다. 연구단장 가운데 유일하게 IBS 소속으로 재직하며 뇌과학을 연구할 신희섭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는 “우리가 하려는 기초 연구는 경제 효과를 예측하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원천기술을 발견하기 위한 도전이기 때문에 지금 생각하는 주제를 계속해서 연구할 수 있도록 IBS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IBS는 5년, 10년 후에는 성공한 세계적 연구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단장 지원을 위해 미 위스콘신대에서 포스텍으로 자리를 옮긴 오용근 교수는 “연구단장이 행정이 아닌 연구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IBS를 운영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김기문 포스텍 교수는 “IBS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를 주로 벤치마킹했는데, 꼭 따라갈 필요는 없다.”면서 “외국 모델을 도입해 어떤 형태로 운영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장들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장들이 모여 브레인스토밍을 해서 어떻게 연구단을 이끌어 나갈 것인지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현택환 서울대 교수는 “IBS는 과학과 비즈니스가 결합된 형태로, 여기에서 얻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태원 서울대 교수는 “IBS에서는 기존에 할 수 없었던 연구를 해야 하고, 그런 주문을 받았다.”면서 “연구단을 구성하는 연구원들이 10~15년 후에는 단장들을 넘어 국제사회를 이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로봇팔… 상상이 현실이 되다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로봇팔… 상상이 현실이 되다

    팔다리가 마비된 환자가 ‘물건을 들고 싶다.’고 생각만 하면 로봇팔이 자유자재로 움직여 명령을 수행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계 부피를 줄이고 개발 비용을 줄이는 등 남은 과제를 해결해 상용화한다면 마비 환자의 자활에 획기적 도움이 될 듯하다. ‘600만불의 사나이’, ‘로보캅’ 등 공상과학물 주인공처럼 뇌파 등 생체신호로 기계를 작동시켜 인간 능력을 극대화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 브라운대 메디컬센터·하버드 의대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팀은 16일(현지시간) 마비 환자의 뇌파를 이용해 생각만으로 인공 수족을 움직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과학저널인 네이처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피실험자인 59세 여성 캐시 허친슨과 ‘밥’으로 알려진 60대 남성 등 2명은 모두 뇌졸중으로 팔다리가 마비된 미국인이다. 연구진은 이들의 뇌 운동 피질에 어린이용 아스피린 크기(4㎟)의 ‘브레인게이츠’라는 센서 칩을 이식했다. 이 칩 속에는 96개의 전극이 담겼다. 이 전극은 환자가 팔을 움직이는 상상을 할 때 발생하는 신경 신호를 포착, 수집해 머리 윗부분에 연결된 케이블을 통해 외부 컴퓨터로 전송한다. 컴퓨터는 신경 신호를 해석해 환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로봇팔에 ‘움직이라.’는 명령을 내린다. 15년간 팔을 움직이지 못한 허친슨은 이번 실험에서 로봇팔을 이용해 커피 마시기에 도전했다. 연구진이 공개한 실험 동영상에 따르면 허친슨은 상상을 통해 로봇팔로 커피가 담긴 보온병을 들어 올린 뒤 천천히 입으로 옮겼다. 병이 입술에 도달하자 빨대로 커피를 마시고 병을 다시 테이블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두 환자는 고무공 잡기에도 도전했다. 밥은 성공 확률이 50%를 밑돌았지만 허친슨은 60%가량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뇌파로 컴퓨터 마우스를 조작하는 실험도 성공했다. 밥은 “내 손을 움직이는 상상을 했더니 로봇팔이 저절로 움직여 물체를 집더라.”며 놀라워했다. 학계 전문가들은 “뇌파를 이용한 기기 작동 실험의 정점을 찍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존 도너휴 브라운대 뇌과학연구소장은 “마비 환자, 특히 전신 마비 환자의 입장에서는 아침에 커피잔을 잡고 마시는 동작이 매우 경이로운 일”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연구를 진행 중인 앤드루 슈워츠 미국 피츠버그대 교수도 “‘커피 마시기’는 마비 환자들이 진정 바라는 일상생활의 한 동작”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사고와 기계를 결합시키려는 노력은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사지마비 환자가 로봇팔을 움직여 ‘하이파이브’를 하는 데 성공했고, 스위스의 한 실험실에서는 부분 마비 환자가 로봇팔을 원격 제어하기도 했다. 윤인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는 “국내에서도 최근 척추마비 환자의 재활을 돕는 ‘맨머신인터페이스’(인간이 컴퓨터나 기계 등을 조작하는 장치)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보온병 들기’ 실험에 성공한 연구진은 향후 무선으로 신경신호를 외부 컴퓨터로 전송하는 체계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레인게이츠 칩 이식에 관여한 케빈 워위크 영국 리딩대 교수는 “신경신호로 전구를 켜고, 문을 열고, 휠체어를 밀고, 심지어 차를 운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몇 년 내 이 같은 일이 현실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김빛내리·신희섭 등 ‘스타 과학자’에 年100억 파격 연구비

    김빛내리·신희섭 등 ‘스타 과학자’에 年100억 파격 연구비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와 신희섭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장 등 10명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 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IBS)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연구단장으로 선정됐다. 이들에게는 연간 최대 100억원의 연구비가 지원되고, 50여명의 연구단에 대한 전권도 부여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기초과학연구원은 지난 3월 말부터 시작한 1차 연구단장 선정 절차를 거친 끝에 수학·물리학·화학·생명과학 등 기초과학 분야의 국내외 석학 10명을 연구단장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7일 발표했다. 교과부는 하반기 중 2~3차 연구단장 공모를 통해 추가로 10명가량을 더 선정할 계획이다. 1차로 선정된 연구단장은 ▲김기문 포스텍 첨단재료과학부 교수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김은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 ▲노태원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신희섭 KIST 뇌과학연구소장 ▲오용근 미국 위스콘신대 수학과 교수 ▲유룡 KAIST 화학과 교수 ▲정상욱 미국 럿거스대 물리학과 교수 ▲찰스 서(서동철) 포스텍 융합생명공학부 교수 ▲현택환 서울대 교수 등 10명이다. 이번에 선정된 연구단장들은 영년직(테뉴어) 연구원으로 임용돼 65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며, 연구단에 대한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을 갖게 된다. 연구단장은 연구계획 수립은 물론 연구단 인력 구성과 운용 및 관리, 연구비의 편성과 배분·집행·관리 및 정산, 연구단 성과평가 관리 및 연구결과 보고 등을 담당한다. 1차로 선정된 연구단은 단장의 처우, 연구단 규모, 각종 시설 및 장비 지원 등에 대해 IBS 측과 협의가 끝나는 6월부터 연구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장은 “기존 출연연은 연구 분야를 정하고 사람을 뽑았지만 이번에는 연구 수월성을 위해 연구단장을 먼저 선정해 연구 분야를 정한 뒤 연구단을 구성하는 방식을 도입했다.”면서 “기초연구는 사람이 중요한 만큼 까다로운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IBS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이끌 기관으로, 2017년까지 중이온가속기와 50개 연구단을 갖추게 되며, 총 3000여명의 박사급 연구원이 대덕단지, 경북권, 광주권, 서울 수도권 등지에 연구단별로 배치된다. 여기에는 향후 7년간 5조 2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계획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유력 대선주자 집중공격 ‘트위터 저격수’ 박근혜엔 野성향 - 문재인엔 與성향 강해

    유력 대선주자 집중공격 ‘트위터 저격수’ 박근혜엔 野성향 - 문재인엔 與성향 강해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만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이른바 ‘트위터 저격수’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 주자에게는 야당 성향을 가진 폴리터리안(Politterian)들이, 야당 후보에게는 여당 성향을 가진 폴리터리안들이 저격수로 나서고 있다. 28일 현재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팔로어는 18만 2818명,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의 팔로어는 18만 8711명이다. 서울신문과 그루터가 지난 2월 1일부터 지난 21일까지 박 위원장과 문 상임고문의 이름이 포함된 트위트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리트위트(RT)를 유발한 상위 5명의 폴리터리안들은 성향이 엇갈렸다. 박 위원장의 이름이 들어간 게시물을 작성해 가장 많이 리트위트를 확산시킨 폴리터리안은 야당 성향이 많았다. 반대로 문 상임고문은 여당 성향의 트위터리안에게 주로 공격을 받았다. 박 위원장과 관련해 부정적인 트위트를 가장 많이 생산해 리트위트된 트위터리안은 ‘@bulko****’ 계정을 가진 정모씨로 해당 기간에만 그의 글은 1076만 9237건이 리트위트돼 1위에 올랐다. 정씨는 주로 이명박 대통령과 박 위원장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많이 게재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 위원장과 연관된 리트위트가 가장 많았던 상위 5명 중 3명이 야당 성향이었다. 문 상임고문의 이름이 들어간 게시물을 생산해 1004만 5420건의 리트위트를 기록한 ‘@korea**’ 계정의 트위터리안은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 등 진보 정치인을 주로 공격하는 글을 많이 생산했다. 다음으로 414만 6578건이 리트위트된 ‘Jungh****’은 탈북자 인권에 관심이 많은 40대 목사로, 보수적 성향을 강하게 표출했다. 그는 새누리당 박 위원장과 연관된 글도 772만 1348건을 리트위트해 4위에 오른 폴리터리안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보수 정체성이 실종됐다는 비판을, 박 위원장에 대해서는 보수를 분열시킨 정치인으로 표현하는 부정적 글도 적지 않았다. 문 상임고문이 키워드인 트위트를 269만 1490건이 리트위트되며 4위에 오른 ‘QuoVa****’는 세계적인 뇌과학자인 강성종 박사로 확인돼 눈길을 끌었다. 강 박사는 1969년 한국인 최초로 ‘네이처’지에 논문을 등재했고, 현재 미국 뉴욕 바이오다인연구소장을 지내고 있다. 스스로 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트위터리안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아 트위터리안의 주목을 받았다. 5위에는 문 상임고문 지지 세력인 ‘문사모’(문재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글들이 259만 7388건이나 리트위트돼 트위터 여론전의 선봉에 섰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MS 공동창업자 폴 앨런 뇌과학硏에 3억弗 또 기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이 뇌 기능 연구 확대와 뇌 질환 치료술 개발을 위해 설립한 연구소에 3억 달러(약 3390억원)를 쾌척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앨런 뇌과학연구소는 지난 2003년 앨런이 1억 달러를 출연해 설립한 데 이어 1억 달러를 또 기부했다. 이에 따라 앨런의 기부액은 모두 5억 달러로 늘어났다. 앨런 존스 앨런 뇌과학연구소 최고경영자(CEO)는 “자폐와 알츠하이머, 우울증, 외상성 뇌손상 등과 같은 질환들을 이해하고 치료하고자 한다면 문제들에 대한 해답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기초과학연구단장 후보 11명 압축

    기초과학연구단장 후보 11명 압축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오세정)의 50개 연구단장 자리를 놓고 내로라하는 과학자들이 경합에 들어갔다. ‘과학계 별들의 전쟁’이라고 불릴 정도다. IBS는 “지난 2월 말까지 진행된 1차 연구단장 공모에 신청한 101명의 국내외 석학 가운데 11명을 최종 평가 후보로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가능한 한 올해 안에 25명의 단장을 확정할 방침이다. 일단 최종 평가에 오른 후보는 ▲패트릭 다이아몬드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교수 ▲서동철(찰스 서) 미 스크립스연구소 교수 ▲정상욱 미국 러트거스대 교수 등 외국인(해외국적자) 3명과 ▲오용근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 ▲김은준·유룡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신희섭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장 ▲김기문 포스텍 교수 ▲노태원·현택환·김빛내리 서울대 교수 등 한국 국적의 과학자 8명이다. 유룡, 신희섭, 현택환, 김빛내리 교수 등은 한국 과학의 정점인 국가과학자이다. 다른 교수들 역시 각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분야별로는 생명과학이 4명, 화학과 물리가 3명씩, 수학 1명이다. 후보들은 다음 달 말 학술대회와 연계한 공개 심포지엄과 평가위원 간 비공개 토론을 거칠 예정이다. 최종 결과는 5월 중에 이뤄진다. IBS는 첫 단장을 최소 1명에서 최대 2~3명 뽑을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연구단장이 되면 자신이 원하는 주제로 연구과제를 채택, 최대 50명의 연구진을 구성할 수 있다. 또 100억원의 연구비 사용에 대해서도 전권을 갖는다. IBS 관계자는 “1차 연구단장 후보들은 향후 연구단장을 선정할 때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까지 고려했다.”면서 “분야별 안배, 지역적 고려 등을 배제하고 오로지 연구성과와 가능성에만 초점을 맞춰 심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1차 평가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신청자들은 2년간 연구단장 후보 풀에 들어간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메디컬 팁]

    ‘가천대길병원’으로 개명 가천대길병원(병원장 이명철)은 경원대학교와 가천의과학대가 가천대학교로 통합함에 따라 병원명을 기존 ‘가천의대길병원’에서 ‘가천대길병원’으로 개명했다. 이와 함께 가천대는 글로벌캠퍼스를 IT·바이오나노·의료관광 등 첨단 분야 중심의 캠퍼스로, 메디컬캠퍼스는 보건의료분야 캠퍼스로 특성화하기로 했다. 이명철 병원장은 “세계적 수준의 뇌과학연구소와 이길여암·당뇨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원 등 3대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가천대길병원이 국제적인 메디컬 허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 의대생장학금 전달 한국화이자제약(대표 이동수)은 부모의 실직으로 생활이 어려운 의대생들을 위한 ‘화이자 의대생장학금’ 1억2000만원을 미래의동반자재단(이사장 제프리 존스)에 전달했다고 최근 밝혔다. 화이자 의대생 장학금은 우수한 의료 인력을 양성해 의약계 발전에 기여하자는 취지에서 제정됐으며, 2003년 이후 지금까지 401명의 의대생에게 21억원의 장학금이 전달됐다. 올해는 부모가 실직한 의대생 중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우선으로 최대 18명에게 장학금이 수여될 예정이다. 시각장애 주제로 글 공모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원장 손용호)은 전국저시력인연합회(회장 미영순)와 공동으로 오는 31일까지 ‘마음으로 보는 세상’을 주제로 글을 공모한다. 형식과 주제는 제한이 없으며,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으로 나눠 심사·시상한다. 다른 유형의 장애인은 비시각장애인 부문에 응모하면 된다. 신청은 이메일(lowvision@kimeye.com,lowvision@korea.com)로만 가능하다. 수상자는 4월 13일 개별 통보한다. 문의 (02)2639-7656. 녹십자 ‘노발락’ 독점공급 계약 녹십자는 최근 프랑스 UP사의 프리미엄 맞춤형 분유 ‘노발락’의 한국 독점공급을 위한 도입계약을 체결했다. 노발락은 연령별 영아의 영양 요구량에 맞도록 1∼2단계와, 수유 때 나타나는 배앓이·설사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AC·AD·AR·IT 등 모두 6종의 제품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전 세계 5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녹십자 측은 “노발락은 수유 시 다양한 문제를 겪는 아기를 위해 개발된 프리미엄 맞춤형 분유”라고 소개했다.
  • “재벌들 일단 세금부터 더 내 쓸 곳도 당신들이 정하면 돼”

    “재벌들 일단 세금부터 더 내 쓸 곳도 당신들이 정하면 돼”

    저자의 제안 가운데 흥미로운 두 가지가 눈에 띈다. 하나는 ‘경쟁’ 민주주의 대신 ‘일치’(Concordare) 민주주의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경쟁 민주주의란 지금처럼 선거에서 승리한 이들이 정권을 배타적으로 차지하는 방식이다. 이에 반해 일치 민주주의는 선거 득표율에 따른 권력 분점을 뜻한다. 가령 대선에서 A후보가 60%, B후보가 40%의 지지를 얻었다면 내각의 40%를 B후보 정당에다 떼주는 것이다. 외교·국방은 A후보의 정당에서, 재정·보건은 B후보의 정당에 맡기는 방식 같은 것이다. 이런 제안을 내놓는 이유는 권력을 배타적으로 부여하다보니 정치가 극단적인 말과 이념 쇼를 통해 상대를 매도하는 소모적 공방으로 흐르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진보, 보수할 것 없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비웃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경쟁 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다수결 사상은 정당이 지금보다 명확한 세계관과 어느 정도 서로 다른 체제사상으로 차이가 있던 시절에서 기인한 것”인데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차이를 보이는 정당이 있기는 할까 싶은 현 상황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전봇대 뽑고 비즈니스 프렌들리하겠다고 요란을 떨더니 결국 재벌때리기에 몰두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음미해볼 법하다. 또 하나는 증세에 대한 얘기다. 저자는 부자나 재벌에 대한 증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단, 증세하되 증가분이 어디에 쓰일지는 그들에게 맡겨두자고 제안한다. 가령 5% 증세를 해서 세수가 10조원 증액된다고 하자. 정부는 이 10조원이 쓰일 곳이 적힌 리스트를 공개한다. 무상급식이나 보육비 지원 사업, 학교폭력 예방 사업, 영어 공교육 지원 사업, 소상공인 보호 사업 하는 식이다. 그러면 A그룹 회장은 자기가 더 내는 세금 가운데 일부는 여기에, 다른 일부는 저기에 사용하도록 지정토록 하고 그에 맞게 집행한다. 이는 이익 분배가 겉으로는 경제논리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정치논리라는 점에 착안한다면 매우 흥미로운 주장이다. ‘회장님’들은 꼭 검찰청이나 법원을 드나든 뒤 사회공헌을 하겠다고 나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 좋다는 사회공헌임에도 대개의 반응은 “일단 세금부터 똑바로 내시지.”라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 저자의 제안은 기부금과 세금 사이의 타협이다. 세금이라는 국가 공식 체계를 존중하되, 납세자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오해는 말길. ‘내 행복에 꼭 타인의 희생이 필요할까’(리하르트 프레히트 지음, 한윤진 옮김, 21세기북스)는 이런 심각한 문제만 다루진 않는다. 2008년 한국에 소개된 ‘나는 누구인가’라는 교양철학서로 인기를 모았던 저자는 경제학이 상정하는 이기적 인간, 즉 호모 에코노미쿠스에 대한 반박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인간의 본성은 이타적이며, 사회제도는 이 이타성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 본성이 이기적이냐, 이타적이냐 하는 문제는 복잡하다. ‘죄수의 딜레마’의 게임이론 덕분에 철학, 뇌과학, 신경학, 심리학, 생물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과학문에까지 이 논쟁은 번졌다. 이들 학문들을 연결해 복잡계 연구라는 새로운 이름까지 나오면서 전방위로 뻗어나가고 있다. 책에도 이는 고스란히 반영됐다. 책은 모두 38장인데, 각 장마다 이런저런 이론과 실험이 최소한 2~3가지씩 등장한다. 저자에게 고마운 점은 독일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글쓰는 철학자답게 이를 매끄럽게 정리해뒀다는 사실이다. 곳곳에 위트도 넘친다. 가령 꼬리말이원숭이 실험결과를 두고 인간 본성에 정의감이 존재하는지를 탐구하다 이렇게 말한다. “아들은 다섯 살이 되면서부터 ‘아빠, 이건 옳지 않아요’라는 말로 나를 공격했다. 그 불공평의 대상은 나다. 아들은 자신이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 그때까지 즐거웠던 베개 싸움이 불공평하다고 한다. 대게 네 살에서 다섯 살의 어느 순간, 아이들에게 꼬리말이원숭이의 정신이 나타난다.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이것을 정의감이라 불렀다.” 그래서 책을 덮을 때 떠오르는 인물은 알랭 드 보통이다. 적당한 지적허영에다 이런저런 실험결과를 핵심만 추려 잘 던져주기 때문이다. 다만 저자가 독일 사람이어서인지 알랭 드 보통 특유의 섬세하고 장황한 문장 대신 간결한 문장을 구사한다. 동시에 복잡계 연구로 유명한 미국의 산타페연구소 대신, 영장류에 대한 학제간 연구로 널리 알려진 독일의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가 등장한다. 저자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도 끌어들이지만 본격적 논쟁은 진화론의 창시자 다윈에서 시작한다. 다윈의 오른편에 ‘사회적 다위니즘’을 주장한 토머스 헉슬리를, 왼편에 ‘상호부조론’을 통해 헉슬리를 강하게 비판한 러시아 아나키스트 표트르 크로포트킨을 앉힌다. 보통 아나키스트하면 ‘국가 없이 살 수 있다고 주장하는 대책 없이 낭만주의적인 공상가’를 떠올린다. 그러나 저자는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각종 실험 결과들이 크로포트킨의 주장을 뒷받침해준다는 사실을 지적해나간다. 인간 본성이 이타적이냐, 이기적이냐 하는 문제는 단순한 지적유희가 아니다. 앞서 봤듯 오늘날 한국 사회에 음미할 대목이 많다. 가령 ‘감성 대 이성’을 설명하면서 저자는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과 2001년 심리학자 조나단 화이트의 연구결과를 등장시킨다. 그 결과를 보면 ‘나꼼수’ 김어준이 지난해 내놓은 ‘닥치고 정치’(푸른숲 펴냄)에서 ‘무학의 통찰’이라는 이름으로 주장했던, 이성이란 결국 감정의 자기합리화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맞닿는다. 인간이 경제에 대해 윤리와 도덕을 말할 수 있는 것은 ‘배후세력의 조종’이나 ‘좌파 관점으로 덧칠된 경제·역사교과서’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인간으로서의 ‘직관’ 때문이다. 또 호모 에코노미쿠스를 찬양하는 바람에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제도가 미약한 미국에 대해 저자는 “21세기임에도 여전히 19세기적 비스마르크 사회개혁입법조차 하지 못했다.”고 비웃는다. 이는 “미국이 역사가 짧아서 그렇지 결국은 유럽을 따라갈 것”이라던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자 재벌개혁론자인 김종인 박사의 판단과 맥을 같이한다. 김종인 박사는 독일 유학파인데, 유학 당시 독일은 질서자유주의(책에서는 ‘신자유주의’라 표기된다)가 대세를 장악했다. 저자는 31장 ‘프라이푸르크로 돌아가는 길’에서 질서자유주의의 본산 프라이푸르크학파를 다룬다. 2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10대의 뇌는 ‘불협화음’이다

    질풍노도의 시기. 청소년기를 묘사하는, 널리 알려진 표현이다. 그런데 요즘 이 말은 너무 고상해 보인다. 연일 언론을 장식하는 학교폭력, 교사폭행 이야기에 우리 아이들이 대체 왜 저럴까 싶다. ‘청소년은 왜 그렇게 행동할까’(수잔 에바 포터 지음, 유재봉·심혜경 옮김, 교문사 펴냄)는 일선 현장에서 이 고민을 마주하게 될 교사들을 위한 책이다. 출발은 뇌과학이다. 10대와 어른의 뇌를 비교 분석해 보면 실행기능을 맡은 전두엽에서 차이가 난다. 저자는 이 부분을 오케스트라에 비유한다. 전두엽은 “뇌의 전체적인 연주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데 10대의 뇌는 “불협화음이 가득한 연습무대의 연주”라는 것이다. 학교라는 공간은 바로 이 불협화음들이 바이러스처럼 뭉쳐다니는 위험한 공간이다. 학교가 진정으로 해줘야 하는 것은 이 불협화음을 10대들이 스스로 조율해 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어른이 되는 기술’을 알려줘야 한다는 얘기다. 저자는 교사, 임상전문가, 상담사로 20여년간 아이들과 부대낀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차분하게 정리했다. 옮긴이들의 말이 남는다. “교사는 자기 학생을 공부하는 사람이다. 언제부터인가 학생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사라지고 교과내용에 대한 지식과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 1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뇌 전기자극 조절해 트라우마 없앤다

    뇌 전기자극 조절해 트라우마 없앤다

    9·11테러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 건물 속에 갇혔거나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성폭력 희생자 등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피해자들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렵다. 심각한 후유증 때문이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로 불리는 이 장애상태는 충격적인 사건이 계속 회상되면서 공포감이 반복되는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국내 연구진이 뇌에 전기자극을 가해 이런 공포기억을 소멸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 공포기억을 없애는 원리도 함께 밝혀냈다. 추가연구를 통해 PTSD와 불안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과학자인 신희섭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장은 “쥐 실험을 통해 미세한 전류를 뇌의 시상부위에 흘려 공포기억을 소멸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진은 정상 쥐에게 반복적으로 특정 소리와 함께 전기 충격을 가해 전기 충격을 가하지 않고 소리만 들려도 ‘공포’ 반응을 나타내도록 조작했다. 이어 이 쥐에게 계속 전기 충격없이 소리를 보내면 쥐는 소리가 공포의 조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서서히 공포기억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구진이 쥐의 몸에서 ‘PLCβ4’라는 관련 유전자를 없앤 뒤 같은 실험을 반복하자 쥐는 공포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해 소리에 지속적으로 공포 반응을 보였다. 연구진은 추가실험에서 ‘PLCβ4’가 신경세포의 전기신호 중 하나인 ‘단발성 발화’를 일으키는 주요 역할을 하며, 단발성 발화가 공포기억 소멸을 촉진시킨다는 점도 밝혀냈다. 또 이 같은 현상이 쥐의 뇌 시상부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난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는 뇌 시상 신경세포에 전기신호를 보내는 방식으로 단발성 발화를 일으키면 공포기억을 직접적으로 지울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신 박사는 “쥐와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구조와 기능이 비슷한 만큼, 공포기억 소멸 원리는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뇌의 전기신호를 조절해 불안장애를 유발하는 나쁜 기억을 없애는 치료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영어·철학… 대학 입학 전 학점 미리따요”

    “영어·철학… 대학 입학 전 학점 미리따요”

    졸업을 앞둔 고교 3학년 학생들이 대학 입학 전 미리 학점을 따두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대학들이 이들을 위한 다양한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이는 수능 이후 허비하기 쉬운 시간을 예비 대학 공부에 활용하면서 알차게 보낼 수 있고, 미리 받아둔 학점이 앞으로 입학할 대학에서도 정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라는 인식 때문이다. ●“수능 후 알찬 시간 보내 호평” 14일 경북대학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대구와 경북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고3 학생 130여명을 대상으로 ‘고교-대학 연계 학점인정 프로그램’(2학점짜리 강좌 5개)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대학의 존재 이유와 학문의 발전 과정을 분석하고 연구, 보고서 작성 등 대학 학습에 필수적인 요소를 분석하는 ‘대학생활과 학문’ 과목을 비롯해 과학과 비과학을 구분하고 과학과 종교 간 갈등을 다루는 ‘과학의 본성’ 과목 등이 포함됐다. ●외국어·심리치료 등 강의 눈길 오는 19일부터 학점인정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영남대는 ‘실용영어회화’와 ‘초급 중국어’, ‘초급 일본어’ 등 모두 3개 외국어 강좌를 개설, 고교생들의 외국어 교육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계명대는 원어민 외국어 강좌를 비롯해 ‘문학과 영화읽기’, ‘신나는 철학 한마당’, ‘논리적 글쓰기’ 등 5개 강좌를 마련했다. 이 중 ‘신나는 철학 한마당’ 강좌에서는 철학의 기본적인 물음과 관련한 해답을 구하는 강의가 진행되고 ‘문학과 영화읽기’에서는 영화 관람과 분석, 토론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다뤄진다. 대구가톨릭대는 ‘뇌과학에 의한 마음의 이해’와 ‘재미교포가 가르치는 영어공부 방법’ 등 2개의 이색 강좌를 개설키로 했다. ‘뇌과학에 의한 마음의 이해’는 인간이 가진 여러 가지 특성들이 본질적으로 생물학적 기반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과 우울증, 정신분열증, 기억상실증 등 각종 정신질환의 원인과 치료 방향에 대한 교육도 시행된다. ●취득학점 부산·경남서도 인정 이달 말까지 각각 30시간 과정으로 진행되는 이들 강좌는 학생들이 총 수업시간의 3분의 2 이상 출석,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만 취득하면 2학점을 딸 수 있고, 취득한 학점은 대구와 경북지역은 물론이고 부산, 경남, 울산 등지의 28개 대학에서 정식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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