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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명문 다트머스대 여자 졸업생 7명 학교 측 상대로 ‘미투’ 소송 제기

    미국 명문 다트머스대 여자 졸업생 7명 학교 측 상대로 ‘미투’ 소송 제기

    미국의 명문 사립대로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뉴햄프셔 다트머스대가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소송에 휩싸였다. 17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다트머스대를 졸업한 여성 7명이 교수들의 성범죄를 눈 감아왔다며 학교 측을 상대로 7000만 달러(액 79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 14일 뉴햄프셔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심리학·뇌과학 교수 3명이 2002년부터 여학생들을 성희롱하거나 차별하고 성폭행도 저질렀는데도 대학 측이 이를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문제의 교수들이 연구실에 매력적인 여성을 고용해야 한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고 여학생들을 성적 대상으로 취급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2015년 3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학회 회의 때 여학생을 밖으로 데려가 강제로 술을 먹이고 성폭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 교수가 학업 성적과 일자리에 영향을 주는 자신들의 직위를 이용해 여학생들에게 술자리와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원고 중 한 명인 크리스티나 라프아노는 “박사학위를 위해 연구팀에 이미 합류한 상태라 담당 지도 교수의 요구를 거절할 수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프아노는 지난해 4월 다른 여성들과 함께 학교 측에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해당 교수 밑에서 4개월간 연구를 계속 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지난해 성폭행 및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3명의 교수를 조사한 뒤 해임 계획을 세웠으나 이를 알게 된 한 교수는 해임 전 은퇴했으며 곧이어 다른 2명은 사직했다. 하지만 당시 이 사건의 자세한 내용이나 조사 결과에 대해 학교 측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아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학 측은 학교에 책임을 묻는 여성들의 주장을 부인하며 법정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김태의 뇌과학] 음악의 뇌과학

    [김태의 뇌과학] 음악의 뇌과학

    지난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연례 뇌과학회 행사에 2만 8000여명의 뇌과학자가 초청됐다. 첫 연자는 놀랍게도 미국의 재즈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팻 메스니였다. 그래미상을 20번 수상했고 10개 부문을 석권한 유일한 음악가다. 자칭 ‘전문 즉흥음악 연주가’로 전 세계를 다니며 음악을 연주해 왔다.그는 언어, 인종, 지역을 초월해 비슷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음악의 힘’이라고 했다. 즐거운 음악은 누가 들어도 즐겁고, 슬픈 음악은 누가 들어도 슬프다는 이야기다. 음악을 뇌과학으로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 있겠으나 음악이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지는 궁금한 주제다. 음악은 소리로 이뤄져 있다. 특정 주파수 소리는 같은 주파수의 뇌파 반응을 일으킨다. 이 반응은 ‘청성 안정상태 반응’이라고 한다. 특히 40헤르츠(㎐)의 소리에 강한 뇌 반응을 보인다. 40㎐의 청성 안정상태 반응을 반복적으로 유도해 알츠하이머병 생쥐에서 독성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줄일 수 있다는 필자의 최근 연구결과도 이번 뇌과학회에서 발표됐다. 음악이 아닌 단순한 소리 자극만으로도 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좀더 복잡한 형태의 소리 자극으로 ‘화음’이 있다. 단일 주파수 소리가 뇌 반응을 유발한다면 복합적인 주파수는 더 복잡한 뇌 반응을 유발하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장조’ 화음은 밝고 행복한 분위기를 유발하고 ‘단조’ 화음은 슬프고 장엄한 분위기를 유발한다. 캐런 펠러슨 덴마크 아르후스대병원 교수가 장·단조와 불협화음을 들려주면서 기능적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시행하자 편도체, 뇌간, 소뇌 등의 반응이 단조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단순히 화음을 듣는 것만으로도 감정 영역의 신경신호 처리가 일어난다는 것을 시사한다. 멜로디가 어떻게 감성을 울리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뇌는 음이 맞지 않는 멜로디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 엘비라 브라티코 핀란드 헬싱키대 박사는 뇌파를 측정하면서 6초짜리 멜로디를 40가지 정도 들려줬다. 그중 10개는 음정이 맞지 않는 음이 포함된 멜로디였다. 놀랍게도 음악에 집중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뇌는 불안정한 음에 정확히 이상 반응을 보였다. 특히 12음계에 없는 불안정한 음이 나올 때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팻 메스니와 같은 즉흥 연주가의 뇌는 어떨까. 찰스 림브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전문 재즈 연주자가 키보드로 즉흥 연주를 하는 동안 기능적 뇌 MRI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사고, 행동을 모니터링하는 외측 전전두엽은 활성이 떨어지고 자기표현과 연관된 내측 전전두엽 활성도가 높아졌다. 음악은 인류 역사와 함께해 온 중요한 문화 현상인 동시에 인류가 스스로의 뇌를 감성적으로 정화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활용한 도구인지도 모르겠다. 음악, 소리 자극에 대한 뇌과학을 통해 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게 되길 기대한다.
  • 한 학기 한 권 읽기 교과 학습서 ‘한 학기 한 권’ 출간

    한 학기 한 권 읽기 교과 학습서 ‘한 학기 한 권’ 출간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은 국어과의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통해 독서 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기존 교과서가 아닌 단행본 책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독서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는 동시에 강화된 독서 교육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 융합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한 학기 한 권 읽기에 대한 방법론적 접근이 아닌 실제 교사와 학생들이 상호적으로 수업할 수 있는 슬로우리딩 독서 교과용 도서 2권이 출간됐다. 바로 호연글로벌이 펴낸 ‘한 학기 한 권’ ‘자아 편’과 ‘공동체 편’이다. 저자인 세이지리더십연구소 최혜림 대표(한양대교육공학과 겸임교수)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세상을 변화시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미국과 유럽의 학교에서 오히려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공공도서관을 늘리며 독서 교육을 강화하는 것에 주목한다. 정보의 홍수 시대인 지금은 단순히 정보를 암기하고 나열하는 능력은 필요하지 않으며, 1차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2차, 3차 콘텐츠를 제작하고 전달할 수 있는 전혀 다른 차원의 능력이 요구되는데, 독서를 통해 그 능력을 배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깊게 생각하고 성찰하며 동기 부여를 하는 일련의 과정이야말로 인간의 뇌를 자극하고 창의성과 성찰력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교육 방법이라는 것. 실제로 일본의 뇌과학자인 가와시마 류타 교수에 의하면 TV나 비디오를 보고 있을 때 뇌는 그냥 쉬는 방향으로 작동하지만 책을 읽으면 우수한 전두엽이 형성된다. 가와시마 류타 교수는 전두엽이 발달되면 성찰을 통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됨은 물론, 의사결정력, 문제 해결 능력이 강화되고 창의성, 인성, 진로탐색 능력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학 박사이기도 한 최혜림 대표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많은 학생들이 자기 탐색에 어려움을 느끼고, 꿈도 없이 취업과 진로 앞에 방황하는 것을 숱하게 접하며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에게 독서를 통한 내면의 성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감했다고 전한다. 청소년들이 독서를 통해 생각의 힘을 배양하여 자기 성장의 주체가 되고 스스로에 대한 소중함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느끼며 창의적인 인재로 발전하기를 갈망하는 교육자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신간이다. 세부적으로는 블룸의 분류학에 따라 책 한 권을 기억-이해-응용-분석-평가-창조의 단계로 발전시켜 고차원적인 사고가 가능한 창의적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고안되었으며,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진행하는 국어교사들을 위해 교사학습지도안을 첨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에서 원숭이 가장 많은 곳 알고 보니…

    한국에서 원숭이 가장 많은 곳 알고 보니…

    국내에서 원숭이를 비롯한 영장류를 가장 많이 키우는 곳은 어디일까. 전국 각지에 있는 동물원을 생각하기 쉽지만 정답은 ‘아니다’. 바로 동학농민운동의 발상지이면서 내장산으로 유명한 전라북도 정읍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6일 전북 정읍시 입암면에 7만3424㎡ 부지에 연면적 9739㎡의 12개 건물로 이뤄진 ‘영장류자원지원센터’ 준공식을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2014년부터 4년간 185억원이 투입돼 사육동 10개, 검역동 1개, 본관동 1개로 지어진 영장류자원지원센터는 약 3000마리의 영장류 자원을 사육하게 된다. 영장류는 메르스나 SAS 같은 국가재난형전염병 연구나, 신약개발, 뇌과학 연구 등에 있어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이전에 필요한 동물실험에 필수 자원으로 국내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현재 한국은 영장류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생물자원을 활용해 생기는 이익을 공유하는 취지의 국제협약인 ‘나고야 의정서’ 채택으로 생물자원의 반입과 반출관리가 강화되고 생산국의 수출쿼터제, 항공수송 중단사태 등으로 수입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더군다나 영장류 수입이 어려워 외국에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의뢰할 경우 기술 유출의 가능성도 높다.영장류자원지원센터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장류 자원을 도입한 뒤 자체 대량번식 체계를 구축해 영장류 자원을 국산화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다. 현재 센터는 1090마리의 영장류를 확보한 상태로 3000마리 규모로 사육, 운영할 목표를 갖고 있다. 3000마리를 사육하게 되면 2022년 50마리 공급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는 국내 영장류 실험 수요의 50%를 책임질 계획이다. 김장성 생명연구원 원장은 “영장류자원지원센터 건립은 영장류 자원의 국산화를 이끌어 내 수입비용 절감은 물론 검역절차 등으로 인해 최소 2달 이상 걸리는 영장류 도입기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군다나 특정 병원성 미생물에 감염되지 않은 SPF 영장류 자원을 대량생산함으로써 노화, 뇌과학, 신약개발, 재생의학 분야의 전임상 연구를 지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아기 눈물 알고보니 엄마 성(性)본능 억제시키는 자연 피임약

    [달콤한 사이언스] 아기 눈물 알고보니 엄마 성(性)본능 억제시키는 자연 피임약

    TV나 라디오의 육아상담, 가정상담 코너에는 간혹 남편들이 ‘아내가 아이를 낳은 뒤 연애시절처럼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는 불평불만(?)의 사연을 보내오는 경우가 있다. 육아에 지친 아내에게 아이말고 자신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하는 요구가 무리이고 아내와 집안일을 분담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결론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일본과 미국 생물학자들이 남편, 아내, 아이 3각 관계 속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단순히 심리적 무게감 때문만이 아니라 생물학적 요인도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아기에게서 분비되는 페로몬이 엄마의 성적 본능을 억제시킨다는 것이다. 일본 도쿄대 농업및생명과학대학원, 이화학연구소(RIKEN) 뇌과학센터, RIKEN 바이오시스템 역학연구센터, 미국 하버드대 의대 세포생물학과 공동연구팀은 생쥐실험을 통해 새끼와 엄마 생쥐간에 페로몬으로 소통을 하며 새끼 생쥐가 분비하는 페로몬은 엄마의 리비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29일 밝혔다. 리비도(Libido)는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트가 제시한 개념으로 성(性)본능을 의미하며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갖추고 있는 본능에너지를 말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6일자(현지시간)에 실렸다. 연구팀은 아기 생쥐와 함께 있는 엄마 생쥐들이 아빠 생쥐들과 일정 기간 동안 짝짓기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을 관찰하고 그 원인을 추적했다. 아기 생쥐들에게서는 ‘외분비선 분비 펩타이드22’(ESP22)라는 무색 무취의 페로몬이 나오는데 특히 새끼들의 눈물 속에 많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연구팀은 출산하지 않거나 짝짓기를 하지 않은 암컷 생쥐들에게 ESP22를 노출시킨 결과 수컷 생쥐들과 짝짓기를 거부하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0년에 수컷 생쥐 눈물에 포함된 ESP1이라는 페로몬이 암컷 생쥐의 성충동을 유발시킨다는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ESP22와 ESP1에 암컷 생쥐를 동시에 노출시켜본 결과 ESP22가 ESP1을 압도해 성충동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새로 확인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새끼가 여러 마리일 경우 진화생물학적으로 한정된 자원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며 “새끼 생쥐의 눈물에 포함된 ESP22는 엄마의 성충동을 억제함으로써 자원을 놓고 경쟁할 수 있는 형제, 자매 숫자를 줄이려는 자연의 선택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구팀은 각종 질병을 옮기는 시궁쥐와 같은 쥐들을 없애는데 눈물에서 나오는 페로몬을 사용함으로써 개체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토우하라 카주시게 도쿄대 응용생화학과 교수는 “페로몬이라는 호르몬 자체는 동물의 종(種)마다 특이적 성질을 갖고 있어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번에 나온 생쥐 실험결과를 사람에게 직접 적용해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라면서도 “페로몬과 다른 여러 종류의 화학신호에 동시에 노출되는 자연 환경에서 뇌가 어떻게 특정 페로몬에 대해 인식하고 반응하는지를 보여준 연구로 페로몬이 사람에게도 특정 행동을 유발케 하는 것은 분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문화마당] 책하고 놀기/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책하고 놀기/강의모 방송작가

    가을 햇살이 쨍한 주말 아침 지인의 전화를 받았다. 중학생 딸이 직업의 세계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시간을 내줄 수 있겠느냐는 부탁이었다.홍대 입구 예쁜 와플 가게에서 중1 여학생 셋과 인사를 나눴다. 초롱초롱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수첩을 꺼낸 그들은 휴대전화 녹음 버튼부터 눌렀다. 첫 질문은 “왜 방송작가가 되고 싶었는가”였다. “왜?”라는 질문은 늘 어렵다. ‘어렸을 때 책 읽기를 좋아했는데…’까지 얘기하고 말문이 막혔다. 대답을 궁리하다 차라리 되묻기로 했다. “너희들이 아는 방송작가의 세계는 어떤 걸까?”, “방송작가에겐 즐거운 일만 있을까?” 등등. 이야기가 술술 풀려 준비한 질문이 모두 끝났을 때 넌지시 물었다. “혹시 시간 있으면 너희들 인터뷰를 좀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책하고 놀자’ 프로그램을 10년 넘게 맡고 있는 작가로서, 전직 국어 교사로서 요즘 학생들의 독서가 궁금했다. 먼저 “책 읽는 것을 좋아하냐”고 물었다. 셋은 모두 과거형으로 응답했다. “좋아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책 볼래, 스마트폰 볼래’ 하면 주저 없이 스마트폰을 먼저 잡을 거예요.” 그럼 언제까지 좋았던 걸까? 한 친구가 꿈꾸는 표정으로 말했다. “자기 전에 엄마 아빠랑 같이 책 읽을 때요. 음…. 그런데 지금은 부모님도 집에서 각자 전화기만 봐요.” 까르르 폭소가 터졌다. 하나 더 물었다. “요즘도 독후감 숙제가 있는지?” 물론 있다 했다. 다만, 감상을 글로만 쓰는 게 아니라 만화로 그리거나, UCC로 만들어도 된다는 게 달랐다. 이들은 얼마 전 독후감 과제 발표 시간에 셋이 한 팀으로 멋진 영상을 만들어 큰 박수를 받았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잘 모르는 내용이긴 했지만, 친구들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작업을 했는지는 충분히 납득이 됐다. 그들은 또 서로를 칭찬했다. “얘는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어서 이해력이 좋아요.” “너는 자막을 정말 잘 뽑잖아.” “이 친구는 영상편집 기술이 최고예요.” 그야말로 어리고 순수한 우정과 지성의 네트워크다. 독서량이 한 학기에 한 권이면 어떻고, 1년에 한 권이면 어떠랴. 내용을 영상으로 표현하기 위해 그들은 열심히 토론을 했을 것이고, 스토리를 요약해 각본을 짰을 것이고, 좋은 구절을 찾아 자막을 뽑았을 것이니. 책장 하나하나를 씹고 뜯고 맛본 즐거움을 쉽게 잊진 못할 것이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저명한 뇌과학자가 말했다. “독서는 쾌락이 돼야 평생 독서하는 어른이 된다”고. 어린 친구들과 어른스럽게 악수를 나누고 헤어지며 당부했다. “너희들이 어떤 책을 읽든, 무엇을 공부하든,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지금처럼 늘 즐거움이 우선이 되면 좋겠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은 ‘노는 만큼 성공한다’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잘 노는 사람은 타인의 마음을 잘 헤아려 읽는다. 따라서 말귀를 잘 알아듣는다. 그리고 잘 노는 사람은 가상 상황에 익숙하다. 놀이는 항상 가상 상황에 대한 상상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잘 노는 사람은 자신을 돌이켜 보는 데도 매우 능숙하다. 나를 객관화시켜 바라보는 능력은 또 하나의 가상 상황에 나를 세워 놓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잘 노는 사람이 행복하고 잘살게 돼 있다. 그래서 우린 잘 놀아야 한다. 놀이의 본질은 상상력이기 때문이다.’ 살아오는 동안 내게 가장 큰 결핍은 상상력과 창의력이었다. 노는 법을 배우고 익히지 못했으니 당연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하여 남은 공부로 ‘잘 놀기’를 선택했다. 마침 바다 건너 멀리서 오랜 벗이 찾아왔다. 난 오늘도 신나게 놀러 나간다.
  • [과학계는 지금]

    ●피 대신 침 검사로 콜레스테롤 분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 연구단 이수현 박사팀이 혈액 검사 대신 타액 검사만으로도 고지혈증 같은 지질대사 질환자들의 콜레스테롤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센서 분야 국제학술지 ‘센서스 앤 액추에이터B’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셀룰로오스와 백금 나노물질을 결합시킨 고성능 센서를 제작해 침 속에 포함된 나노그램 수준의 콜레스테롤까지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혈액 체취로 인한 환자들의 불편함을 줄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겨울 김치 시원한 맛 내는 유산균 규명 한국식품연구원 부설 세계김치연구소의 신공정발효연구단 장지윤 박사팀은 겨울철에 담근 김치가 다른 계절에 담근 김치보다 더 시원하고 맛있는 이유가 ‘류코노스톡’ 유산균이 풍부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식품 분야 국제학술지 ‘푸드 컨트롤’ 최신호에 실렸다. 김치를 발효시키는 것은 류코노스톡, 와이셀라, 락토바실러스 유산균인데 류코노스톡은 시원한 단맛과 청량감을 주지만 락토바실러스와 와이셀라는 신맛을 내는 젖산을 만들어 낸다. 겨울철 김치에는 류코노스톡 유산균이 봄철 김치보다 137%, 가을철 김치보다 176%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금화조에게서 찾아낸 외국어 잘하는 방법

    [달콤한 사이언스] 금화조에게서 찾아낸 외국어 잘하는 방법

    사교육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영어조기교육론자들은 외국어는 특정 시기가 지나면 언어 뇌가 굳기 때문에 영유아기 때부터 언어를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최근 뇌과학자들은 성인들도 현지인들처럼 외국어를 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외국어 배우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노래 부르는 새(명금) 연구를 통해 언어 학습의 원리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성인이 된 뒤에도 외국어를 완벽하게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부설 한국뇌연구원 뇌신경망연구부 인지행동랩 고지마 사토시 박사가 명금류인 금화조(Zebra finch)를 분석해 아기 새가 ?를 배울 때 비브라토를 조절하는 방법을 체득하면서 실력을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 10월호에 실렸다. 카나리아, 꾀꼬리 같이 명금류의 수컷 아기 새는 아빠 새의 노래소리를 듣고 따라하면서 정확히 노래하는 법을 배우고 관련된 뇌 영역을 발달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명금류의 소리학습 메커니즘을 통해 인간의 언어와 외국어 학습 비밀을 풀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토시 박사는 금화조 노래를 분석해 어린 금화조가 노래를 배울 때 음성의 떨림, 흔히 바이브레이션이라고 잘못 알려진 비브라토를 상황에 따라 변화시키며 정확한 음정의 노래를 배워가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기 금화조는 비브라토의 시행착오와 연습을 통해 최적, 최상의 음정으로 노래를 부르는 방법을 찾아낸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명금류의 뇌에 노래를 배우는 핵심부위인 ‘X영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지 못했다. 사토시 박사팀은 운동, 학습, 인식과 관련된 대뇌기저핵에 X영역이 포함돼 있으며 이 부위의 신경세포를 이용해 비브라토를 조절하는 등 노래학습을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사람도 영유아기 때 비브라토 같은 흔들림을 사용해 음성패턴을 발달시키고 외국어 구조와 발음을 습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토시 박사는 “궁극적으로는 새의 노래학습을 통해 인간 언어습득의 비밀을 풀고 성인이 돼서도 외국어를 완벽하게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을 발견하는 것이 목표”라며 “아기새가 성장하면서 발성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약물 개발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폴 앨런 별세…빌 게이츠와 함께 신화적 성공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폴 앨런 별세…빌 게이츠와 함께 신화적 성공

    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를 창업한 억만장자 폴 앨런이 15일(현지시간) 암으로 별세했다. 65세. 앨런의 회사인 벌컨은 이날 앨런의 별세 사실을 확인했다. 앨런은 지난 2009년 발병해 치료를 받았던 혈액암인 림프종이 최근 재발했다고 이달 초 밝힌 바 있다. 앨런의 누이는 “많은 사람이 그를 기술자이자 자선가로 기억하고 있지만, 우리에겐 더없이 사랑받는 형제이자 특별한 친구였다”고 말했다. 앨런과 빌 게이츠는 어릴 적 친구로 시애틀 북부의 한 사립학교에 다니면서 알게 됐다. 이 시절 두 사람은 컴퓨터와 영화에 빠져 자주 어울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빌 게이츠가 동부의 하버드대학, 앨런이 서부의 명문인 워싱턴주 워싱턴대학으로 진학하면서 잠시 떨어졌지만, 둘 다 대학을 중퇴하면서 다시 의기투합하게 된다. 하버드대를 중퇴한 빌 게이츠는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로 불렸던 앨런이 세운 스타트업에 합류했다. 두 사람은 1:1 지분으로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회사를 세웠고, 첫 제품으로 알테어 호비키트 퍼스널 컴퓨터를 위한 PC 프로그래밍 언어를 내놨다.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딛게 된 이들은 자신들의 고향인 시애틀 인근 벨뷰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게 된다. 바로 IBM으로부터 PC 운영체제 주문을 받은 것. 이들은 다른 프로그래머인 팀 패터슨으로부터 Q도스를 사들여 IBM에 납품했는데 이것이 MS의 눈부신 성공의 발판이 됐다. IBM이 PC 기술을 공개, 다른 회사들이 라이선스를 통해 IBM 호환 PC를 생산할 수 있도록 했고, IBM 호환 기종이 PC 시장을 점령하면서 공식 운영체제인 MS-DOS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1983년 윈도 운영체제를 내놨고, 같은 해 나온 MS워드도 크게 성공했다. 1991년 MS 윈도의 세계 PC 시장 점유율은 93%까지 올라갔다. 앨런은 1983년까지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겸 연구개발·신제품 책임자로 일했다. 하지만 그해 처음 암이 발견되면서 회사를 떠났다. 이 시기 빌 게이츠와의 관계가 썩 좋지 못했던 이유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1986년 누이 조디와 함께 투자회사 벌컨을 세웠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은 빌 게이츠가 거의 전담했고, 앨런은 벌컨을 통해 의료, 기술, 미디어, 과학탐구,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에 투자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로 축적한 막대한 부를 자선사업과 연구개발, 스포츠 구단 운영 등에 쓰기도 했다. 뇌과학 연구를 위한 앨런연구소를 만들었고, 인공지능(AI) 연구에도 투자했다. 평생교육과 야생보호, 환경보존, 예술진흥 등을 위해 20억 달러가 넘는 재원을 지원했다. 스포츠마니아인 그는 미국프로농구(NBA) 명문 구단인 포틀랜드 블레이저스의 구단주로 팀을 운영하기도 했다. 미국프로풋볼(NFL) 시애틀 씨호크스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30대에 NBA 구단주가 된 뒤 “꿈이 실현됐다”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앨런은 올해 8월 기준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포함해 202억 달러(약 22조 8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세계 100위 내의 부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태의 뇌과학] 기면병의 뇌과학

    [김태의 뇌과학] 기면병의 뇌과학

    ‘기면병’은 수시로 갑작스럽게 참을 수 없는 졸음이 쏟아지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질병이다. 현대인에게 낮에 조는 일은 드문 일이 아니기에 사무실에서, 공부하다가 졸음이 온다고 해서 모두 기면병을 걱정할 일은 아니다. 청소년기에 많이 발병하고 국내 청소년 10만명당 15명의 유병률을 보인다.기면병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구분 기준은 ‘탈력 발작’의 유무다. 탈력 발작은 일순간에 온몸의 근육이 풀리면서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증상이다. 감정적인 흥분 상태, 특히 큰소리로 웃거나 즐거운 마음으로 흥분됐을 때 발생한다. 친구들끼리 농담하고 박장대소하다가 갑자기 다리가 풀리고 털썩 주저앉는 임상 양상으로 나타난다. 3개월 이상 반복적으로 갑작스러운 졸음이 쏟아지고 탈력 발작이 동반되면 1형 기면병, 탈력 발작이 없다면 2형 기면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은 ‘주간 졸림 검사’를 통해 가능하다. 수면검사실에서 5회의 낮잠 검사를 실시해 2회 이상 8분 이내에 잠들고, 2회 이상 수면 개시 후 15분 이내에 ‘렘수면’이 나타나면 기면병으로 진단한다. 그렇다면 기면병은 뇌 안의 어떤 병리 현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일까. 뇌의 한가운데에는 뇌기능을 조절하는 ‘시상’이 있고 그 밑에 인체의 중요 기능을 조절하는 ‘시상하부’가 있다. 그중 외측시상하부에는 특별한 ‘뉴런’들이 있다. 이 뉴런들은 ‘하이포크레틴’(오렉신)이라는 물질을 만들고, 각성을 일으키는 뇌 부위에 분비해 각성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1998년 미국 스탠퍼드대의 루이스 들레세아 교수와 텍사스대 남서부 의료센터의 마사시 야나기사와 교수가 동시에 이 물질에 대한 논문을 발표해 지금도 ‘하이포크레틴’과 ‘오렉신’이라는 두 명칭이 혼용되고 있다. 기면병 환자들은 뇌 부검 결과 하이포크레틴 뉴런 수가 현저히 줄었거나 거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면역체계가 자기 조직을 스스로 공격하는 ‘자가 면역 반응’이 활성화돼 뉴런들을 공격했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하이포크레틴이 정상치의 3분의1 미만으로 줄어들면 1형 기면병으로 확진할 수 있다. 그럼 긍정적 감정 흥분은 어떻게 탈력 발작을 유발하는 것일까. 최근 하버드 의대의 토머스 스캐멀 교수는 쥐 실험으로 ‘내측 전전두엽-편도체 네트워크’가 탈력 발작을 유도하는 것을 발견했다. 정상적인 편도체는 근이완을 유도하고 하이포크레틴 뉴런은 근이완을 억제하며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하이포크레틴 뉴런이 없으면 쉽게 근이완 회로가 활성화되고 그 결과 탈력 발작으로 나타나게 된다. 기면병 환자들은 잠들거나 깰 때 환청, 환시를 경험하거나 수면 마비, 즉 가위눌림도 자주 호소한다. 역설적으로 불면증 역시 흔하다. 기면병은 드물지만 일단 생기면 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안전사고도 일으켜 장기간 관리가 필요하다. 비슷한 증상을 경험하면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
  • [황규관의 고동소리] 빅데이터가 되기를 거부하는 글쓰기

    [황규관의 고동소리] 빅데이터가 되기를 거부하는 글쓰기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창의성이라고들 한다. 왜냐하면 그동안 인간 고유의 활동으로 여겨져 왔던 지적 노동의 대부분을 인공지능이 대신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창의적인 일을 해야만 그나마 인간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면서 여러 사람이 꼽는 분야가 바로 예술이다. 하지만 어떤 이는 예술 작품도 인공지능이 창작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차원의 창의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즉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것은 기존에 없는 새로운 데이터이며 새로운 데이터를 창조하는 능력만이 인간의 존재 역량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컴퓨터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뇌과학의 성과가 결합해 만들어졌다. 뇌과학이 인간의 학습은 신경세포들 간의 연결고리, 즉 시냅스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밝혀내자 컴퓨터 기술은 인공신경망이라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 인공신경망을 최대한 복잡하게 만든 다음 거기에 빅데이터를 들이부어 인공신경망 스스로가 학습을 하게 만든 것이다.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알파고는 이것의 결과물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아는 인공지능에 대한 지극히 초보적인 상식이다. 인공지능 시대가 우리에게 어떤 환경을 제공할지 자신 있게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 및 바람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따져 볼 이유는 충분히 있다. 왜냐하면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존재론적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것은 구체적인 삶을 위협하면서 등장할 것이다. 윤재철 시인은 ‘창의성’이란 시에서 창의성은 “허리 꺾어지도록 끝없는 반복에서/풀리지 않는 그 고통에서”, “불꽃 튀듯 생겨나는 것”이라고 비유한 적이 있다. 시인에 의하면 창의성이란 반복되는 몸의 활동이 어떤 불가해한 장애 앞에서 섬광처럼 찾아오는 것이다. 인간은 단지 뇌가 아니라 몸 전체를 통한 온갖 감각의 파동으로 이루어진 존재이기에 여기서 시인의 통찰은 자못 깊다. 또 뇌에 저장된 정보로 희화화되고 있는 기억도 데이터가 아니라 현실의 사건을 통해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서사 또는 은유나 이미지에 가깝다. 그러니까 인공지능에게 육체적·지적 노동을 빼앗긴 현실 조건에서 창의성을 요구하는 것은 무지이거나 속임수에 가까운 것이다. 마르크스는 ‘자본론 1권’에서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과학이 독립적인 힘으로 노동 과정에 도입되는 정도에 비례해 노동 과정의 지적 잠재력을 노동자로부터 소외시킨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서 ‘지적 잠재력’은 창의성이라 바꿔 읽어도 무방하다. 따라서 인간이 생산해 내는 언어나 또는 시청각적 창작물을 데이터로 환원한 후 다시 빅데이터로 삼으려는 기술공학적 발상은 존재 자체를 비트(bit)로 환원시키려는 퇴폐적인 모험일 뿐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퇴폐적인 모험은 그치지 않고 시도되는 것일까. 인공지능 시대에는 빅데이터가 무형의 자본이 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인공지능 시대를 피할 수 없는 사태처럼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는 우리의 현재가 자본‘주의’ 세상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이데올로기 효과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승리의 환호성을 함께 지를 수 있는 다수자가 되고 싶어 하지 변두리의 고독한 소수자가 되고 싶어 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것은 (어떤 형태로든) 글쓰기에도 드러난다. 가급적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는, 즉 지극히 일반화된 논리와 어휘를 무비판적으로 구사하려는 욕망들은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데, 나는 그것들을 ‘빅데이터가 되고 싶어 하는 글쓰기’라고 부르려 한다. 그런 글들은 사안에 대한 깊은 사유를 생략한 채 ‘좋아요’를 구걸하는 글을 쓴다. 독자에게 아부하는 것이다. 자신이 쓴 글이 빅데이터가 되는 게 시대의 흐름에 동참하는 것 같지만, 그것은 인공지능 시대의 자본이 되려는 욕망에 가깝다. 진정 창의적인 글은 빅데이터 되기를 거부하는 글이다. 이런 글쓰기를 ‘소수자 글쓰기’라고 부른다.
  • 스타벅스, 정관헌 명사 강연 10주년

    덕수궁 정관헌에서 명사들의 초청 강연을 듣는 고궁 문화행사인 ‘정관헌에서 명사와 함께’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정관헌에서 명사와 함께’가 2009년 처음 열린 이래 올해로 10년차를 맞았다고 26일 밝혔다. 이 행사는 고종 황제가 커피와 함께 연회와 휴식을 즐긴 것으로 알려진 덕수궁 정관헌에서 사회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대화를 나누는 행사다. 매년 봄과 가을에 개최된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첫 강의를 시작으로 전 문화재청장인 유홍준 교수, 한비야 국제구호 전문가, 이해인 수녀, 김영하 소설가, 설민석 한국사 강사 등 70여명의 명사들이 강연자로 나섰다. 행사에 참석한 시민도 2만여명이 넘는다. 2009년부터 행사를 후원하고 있는 스타벅스는 현재까지 파트너 약 2000명이 참여해 모두 1만 2000시간이 넘는 커피 증정 봉사활동을 했다. 한편 올해 ‘정관헌에서 명사와 함께’ 가을 프로그램은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13일 건축가인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마음의 풍경, 비움의 건축’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고, 27일과 다음달 4일에는 각각 뇌과학자인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와 김연수 소설가가 강연자로 나선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뇌질환자의 뇌 속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본다

    뇌질환자의 뇌 속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본다

    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이나 조현병 환자의 뇌 속 신호전달물질의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양대 생명의공학과 장동표 교수팀은 전기화학적 기법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뇌 신경전달물질의 하나인 도파민 농도를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전기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드 바이오일렉트로닉스’ 최신호에 실렸다. 뇌신경 세포의 흥분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도파민은 행복 호르몬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뇌 질환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게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지표로도 활용된다. 파킨슨병 환자의 뇌 속 도파민은 정상보다 감소돼 있고 조현병 환자는 도파민이 과하게 분비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전에는 뇌 질환자들의 도파민 검출을 위해 미세투석법, 전류법, 고속스캔순환전압전류법 등이 이용돼 왔다. 미세투석법은 미세한 탐침을 머리에 삽입해 뇌 속 체액의 화학물질을 채취해 물질 농도를 측정하고 고속스캔순환전압전류법은 전압 파형을 이용해 전류를 측정해 도파민 농도 변화량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들 방법은 환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농도 측정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의 측정 방법을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전기화학 측정법을 개발해 신경전달물질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실시간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기화학 측정법은 특정한 파형을 갖는 전압을 가해주면 도파민에 산화환원 반응을 통한 전류가 발생하는데 이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를 2차원 영상을 만들어 도파민과 화학구조가 비슷한 다른 신경전달물질과의 구분을 명확하게 할 수 있다. 장동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의 신경전달물질 농도를 실시간 측정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라며 “뇌과학 연구 뿐만 아니라 뇌질환 환자의 치료 시스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김태의 뇌과학] 습관의 뇌과학

    [김태의 뇌과학] 습관의 뇌과학

    습관이란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우리는 수많은 습관 속에서 살고 있다. 수시로 스마트폰을 켜서 메시지를 확인하기도 하고, 자신도 모르게 손톱을 물어뜯기도 하며, 다리를 떨기도 한다. 우리의 의식이 알아채지 못한 채 이뤄지는 수많은 행동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 뇌과학으로 밝혀진 습관의 비밀은 어떤 것이 있을까.우선 습관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측정 가능한 정의가 필수적이다. 에이드리언 헤이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다음과 같이 습관을 연구하고자 했다. 우선 행동은 크게 두 가지로 구별할 수 있다. 목적 달성에 가까운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목적지향 행동’과 목적과 관계없이 발생하는 ‘습관 행동’이다. 예를 들어 퇴근길에 슈퍼마켓에 들렀다 집에 가려고 생각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집으로 바로 와버렸다면 목적 지향 행동을 하지 못하고 습관 행동이 발생한 것이다. 허기진 실험쥐를 미로에 넣고 먹이를 일정한 장소에 넣어 주면 실험쥐는 쉽게 그 장소를 찾게 된다. 그런데 충분한 먹이를 먹은 상태에서 같은 미로에 넣어 주면 실험쥐는 습관화된 장소를 찾아가지만 정작 먹이를 먹지 않는다. 이런 현상 역시 습관 행동이 나타난 것이다. 습관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목적지향 행동을 반복하면 습관 행동으로 바뀐다. 새로운 행동을 학습하는 과정 초기에는 목적지향 행동이 이뤄지다가 습관 행동으로 전환돼 의식의 판단 없이 행동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목적지향 행동을 주로 하며 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목적지향 행동은 반복적인 연습의 과정을 통해 습관 행동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일시적인 현상일 때가 많다. 실제로는 습관 행동이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행동을 차지하고 있다. 습관이라는 형태로 ‘세트 메뉴화’된 행동은 의식이 관여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작동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럼으로써 의식은 다른 중요한 판단을 하는 데 활용돼 ‘멀티태스킹’이 가능하게 된다. 설치류 뇌의 등쪽 내측 선조체(영장류에서는 미상핵)는 목적지향 행동을, 등쪽 외측 선조체(영장류에서는 조가비핵)는 습관 행동을 만들어내는 데 관여한다. 이 회로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작용해 최선의 행동을 만든 결과가 습관이다. 이것을 바꾸는 것은 대체로 쉽지 않고 수많은 의식적 반복행동을 통해서만 새로운 습관이 형성된다. 우리는 걷기와 말하기부터 글씨를 쓰고, 키보드를 두드리고, 신발 끈을 묶고, 전화를 받고, 비디오게임을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은 습관화된 행동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습관이라는 ‘자동항법장치’를 켜고 살면서 중요한 사안의 결정에만 효율적으로 뇌기능을 동원하게 되는 것이다. 머지않아 습관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통해 더 나은 습관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 (주)지엔티파마, 뇌졸중 치료제 국내외 임상 2상 300명 돌파

    (주)지엔티파마, 뇌졸중 치료제 국내외 임상 2상 300명 돌파

    국내 신약개발 업체인 (주)지엔티파마가 개발한 뇌졸중 치료제에 대한 국내외 임상 2상이 환자 300명을 돌파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또 함께 개발한 뇌세포 보호 치매 치료제도 반려견 치매 예비 임상시험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남인순 국회의원(보건복지위)이 주최하고 (가칭)한국뇌질환연구협회와 (주)지엔티파마가 주관한 ‘제2회 뇌과학 발전 포럼’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 (주)지엔티파마의 곽병주 박사는 ‘노령화 시대 4차 산업혁명의 과제(치매와 뇌졸중)’란 주제발표를 통해 “과학기술부와 경기도의 예산을 지원받아 개발한 뇌졸중 치료제 ‘Neu 2000’은 급성 뇌졸중후 발생하는 뇌세포 손상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위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다중표적약물로, 글루타메이트 신경독성과 활성산소 독성을 동시에 억제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곽 박사는 “그동안 제약사에서 뇌 신경세포에 존재하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과도하게 방출되는 것을 억제하는데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세계 빅파마들이 뇌졸중 치료제 개발에 나서 임상만 250여차례 진행됐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Neu 2000’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중국에서는 204명(목표 236명), 국내에서는 108명(목표 210명)의 뇌졸중 환자에 대한 임상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뇌졸중 임상 2상에 300명이 넘는 환자가 참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은 올해 안에. 국내는 내년 상반기중 임상 2상이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뇌졸중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1500만여명이 발생해 600만여명이 사망하고 500만명이 영구장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 박사는 “뇌졸중과 치매 알츠하이머 등 뇌신경질환의 진단및 예방, 치료 기술 개발을 실용화 하기위해서는 뇌신경과학, 정보전자통신, 뇌관련 의료기관이 한곳에 결집해 협력할수 있는 클러스터 조성과 정부의 지원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 첫 세션의 좌장을 맡은 연세대학교 생명 시스템대학 오영준 교수도 “의료관련 클러스터 조성에는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는데 이를 한쪽이 책임지기에는 부담스러울수도 있다. 정부와 민간이 서로 보완적 관계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두번째 세션에서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김연희 교수는 ’치매의 인지재활’ 주제 발표에서 “치매 발병전 또는 발병 초기에 뇌가소성을 증진할수 있는 인지재활 치료와 약물, 운동 등 복합 치료를 진행하면 효과를 기대할수 있다”고 밝혔다. 지엔티마파의 이진환 수석연구원은 ‘알츠하이머병 신약 로페살라진의 중개연구에서 만난 반려견 치매’ 발표를 통해 “인지기능장애증후군(치매)을 앓고 있는 반려견을 대상으로 뇌세포 보호 치매치료제 ‘로페살라진’을 8주간 투여한후 주인을 몰라봤던 반려견이 주인에게 꼬리치며 안기는 등 인지 기능이 확연히 개선됐다”면서 “약물을 끊은후 4주 이상이 지나도 그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미뤄, 증상 완화제가 아니라 근원적인 치료제임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포럼에서는 이밖에 보건복지부 김주영 보건산업진흥과장(첨단의료복합단지 의료클러스터 육성방안), 서울대학교 김상윤 교수(치매,알츠하이머병, 그리고 AD control), 조선대학교 이건호교수(치매국책연구단장),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김영수 교수 등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한편 포럼에 앞서 남인순 국회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뇌질환 가운데 특히 치매 연구개발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 가이드라인을 연구하고 약물관리 등의 예방방법을 포함한 임상연구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가천대 과학영재교육원 10월1일부터 신입생 원서 접수

    가천대 과학영재교육원 10월1일부터 신입생 원서 접수

    가천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은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2019학년도 신입생 원서를 접수한다고 6일 밝혔다. 과학영재교육원은 신입생 선발에 앞서 오는 15일 대학 예음홀에서 입학 설명회를 갖는다. 모집분야는 서울·경기지역 ▲초등 심화과정 ‘즐거운 과학자’외 1개 분야 30명 내외 ▲중등 심화과정 ‘매쓰게이트’외 5개 분야 각 15명 내외 이다. 인천지역은 ▲중등 심화과정 ‘융합의생명’외 1개분야 각 15명 내외 이다. 사사과정의 8개 과제 중 6개 분야는 성남 가천대 글로벌캠퍼스에서, 2개 분야는 인천 메디컬캠퍼스에서 수업이 진행된다. 초등심화과정 지원자격은 현재 서울시, 경기도 소재 초등학교 4·5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교육청 지정 영재학급(교육원) 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정 과학영재교육원을 1년 이상 수료했거나 수료예정인 학생이어야 한다. 글로벌캠퍼스 중등심화과정(융합의생명, 융합생명 분야를 제외)은 서울·경기 소재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여야 하고, 메디컬캠퍼스 융합의생명, 융합생명 분야는 인천 소재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초등심화와 같은 조건을 갖춰야한다. 중등 사사과정은 서울시, 경기도 소재 중학교 1~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 인천시 소재 중학교 1~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교육청 지정 영재학급(교육원) 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정 과학영재교육원을 1년 이상 수료했거나 수료예정인 학생이어야 한다. 1차 서류심사를 통해 모집정원의 2배수 내외를 선발하고 2차 면접전형을 통해 최종 교육대상자를 선정한다. 합격자 발표는 심화과정 11월 14일, 사사과정 11월 22일이다. 영재교육 무경험 학생은 가천대 과학영재교육원 브릿지전형(장기관찰전형)을 통해 지원할 수 있으며, 브릿지전형 선발요강은 내년 3월 공고 예정이다. 과학영재교육원 박찬웅 원장은 “가천대 과학영재교육원은 가천뇌과학연구원, 이길여암·당뇨연구원, 가천대 길병원 등 재단의 우수한 연구인프라를 활용해 영재교육에 앞장서고 있다”며 “과학영재들을 우리 사회의 미래를 이끌 미래인재로 키워내겠다”고 말했다. 신입생 선발요강 열람 및 기타 자세한 사항은 가천대 과학영재교육원 홈페이지(http://isay.gachon.ac.kr)를 참조하면 된다. (문의: 031-750-8817,5637)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 [달콤한 사이언스] 웰빙이 숙면 부른다

    [달콤한 사이언스] 웰빙이 숙면 부른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인간은 욕망과 본능에 흔들리는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인간은 이성적 존재’라는 서구 철학의 기본 가설을 무너뜨린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꿈은 실제로는 표출시키지 못하는 무의식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했다. 프로이트의 제자인 융은 개인이 체험하지 않은 인간 고유의 유전자 속에 새겨져 있는 전통의 잠재의식이 표출되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해 꿈의 다양성을 이야기했다. 이렇듯 정신분석학자의 고유 영역으로 알려졌던 꿈이 최근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과학자들의 분석대상이 되고 있다. 북유럽 연구진들은 최근 감정조절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좋은 꿈을 많이 꾸고 숙면을 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악몽에 시달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핀란드 투르쿠대 뇌과학연구소, 수학 및 통계학부, 알토대 컴퓨터과학부, 스웨덴 스퀘브드대 생명과학부 공동연구팀은 자기감정조절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행복한 내용의 꿈을 꾸는 등 자기만족도가 높은 웰빙을 하는 사람들이 숙면을 취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2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한 스웨덴 성인 남녀 47명을 대상으로 3주 동안 자신이 어떤 꿈을 꾸었고 꿈을 꾸는 동안 느꼈던 감정과 함께 하루 생활을 하는 동안 자신이 느꼈던 주된 감정을 기록하는 꿈-일상 일기와 함께 스스로 느끼는 건강상태, 생활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불안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날에는 악몽에 시달리게 되고 평온한 마음이 느껴지는 날에는 좋은 꿈을 꾸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흔히 이야기하는 것처럼 ‘꿈자리가 뒤숭숭한’ 다음날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동요가 심한 날 밤 뒤숭숭한 꿈을 꾸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감정조절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행복한 내용의 꿈을 더 많이 꾸고 숙면을 취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안띠 레본수오 핀란트 투크쿠대 교수는 “꿈이 무의식의 발현이라는 정신분석학의 주장처럼 감정조절능력과 자기 통제가 마음의 평화와 웰빙을 가져오고 이것이 숙면과 함께 평화스러운 꿈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군포시, ‘2018 군포 독서대전’ 다음달 8일부터 이틀간 개최

    경기도 군포시는 ‘2018 군포 독서대전’을 다음달 8일부터 이틀간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2018년 책의 해’를 맞아 ‘책, 내 삶을 두드리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문체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후원한다. 이번 축제는 공연·전시, 강연, 책 놀이터·그림책 거리, 독서진흥 체험부스, 북마켓·아트마켓 등 5개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시민이 접근하기 쉽게 산본로데오거리, 청소년수련관, 중앙공원, 군포책마을 등 도심 곳곳에서 다채로운 독서문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먼저 시 읽어주는 남자 정재찬 교수의 북콘서트가 축제 첫날 주요 행사로 열린다. 학생문화예술 동아리 한마당 축제, 세종국악관현악단과 함께하는 ‘가을산책’은 축제 기간 산본로데오거리 메인무대에서 개최된다. 또 한 케이블 방송사 드라마 ‘나의 아저씨’로 최근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 박해영과 만남을 통해 소통과 공감의 시간을 제공한다. 어르신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인문학 강연과 함께 영화 ‘신과 함께’를 감상하는 ‘영화인문학’이 열린다. 어린이들이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 자유롭게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창작동화 ‘친절한 돼지 씨’의 작가 신민정과의 만남도 준비돼있다. 중고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장동선 뇌과학자 초정 강연이 개최된다. 이 외에도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 ‘가족 독서골든벨’, ‘북레시피 닥터’를 비롯해 기획전시 ‘노는 둥 읽는 둥’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으로 벌써부터 축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한대희 군포시장은 “올해 독서대전은 책을 통해 많은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축제 한마당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김태의 뇌과학] 체온조절의 뇌과학

    [김태의 뇌과학] 체온조절의 뇌과학

    기록적인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더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체온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흥미로운 점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몸의 반응이 뇌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뇌는 어떻게 우리의 체온을 조절하고 있는 것일까.온도에 대한 감각은 피부에 있는 수용체에서 출발한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피터 맥노튼 교수는 더위에 반응하는 특별한 체내 단백질을 발견해 보고했다. ‘TRPM2’라는 이온통로단백질은 34~42도 범위에서 열리면서 양이온을 통과시켜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킨다. 피부 신경말단에서 신경이 활성화되면 이 신호는 척수의 감각 경로를 통해 뇌로 전달되고 최종적으로 ‘시각교차앞핵’에 도달해 더위를 인지하게 한다. 실험적으로 TRPM2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 생쥐는 38도인 곳에서도 벗어나려고 하지 않고 더위에 둔감했다. 일단 시각교차앞핵이 더위를 감지하면 ‘숨뇌’로 신호를 전달해 자율신경계를 통해 체온을 낮출 수 있는 반응을 유발한다. 첫째는 혈관확장 반응이다. 쥐는 꼬리에서, 토끼는 귀에서, 사람은 손·발 등에서 혈관확장 반응을 통해 열을 발산한다. 열발산이 늘어나면 중심부 체온을 낮춰 더위 속에서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는 땀이다.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계가 땀샘을 자극해 땀을 분비한다. 피부로 올라온 수분은 곧이어 증발하면서 주변의 열을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추위에 대한 몸의 반응도 비슷한 경로를 거친다. 낮은 온도를 감지하는 데는 ‘TRPM8’이라는 이온통로단백질이 필요하다. 26~28도부터 TRPM8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TRPM8에 의해 발생한 신호는 동일한 경로를 통해 시각교차앞핵으로 전달돼 반응을 일으킨다. 첫째는 오한 반응으로, 근육을 떨게 해 열을 발생시킨다. 둘째로 갈색지방을 연소시켜 열을 발생시킨다. 셋째는 혈관수축 반응으로 열손실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한다. 열발생을 늘리고 열손실을 막아 체온 저하를 막아 주는 것이다. 한편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정상보다 체온이 높아지게 되는데 이때도 시각교차앞핵의 역할이 중요하다. 감염에 의해 염증 유발 물질들이 증가하면 혈관 내피세포에서 ‘프로스타글란딘 E2’의 생산이 늘어나고 ‘중앙 시각교차앞핵’에 작용해 체온을 떨어뜨리지 못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체온은 상승하고 열이 감염질환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최근 중국 상하이기술대의 션웨이 교수는 ‘복측시각앞핵’ 안의 억제성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킬 때 체온 저하가 일어난다고 보고했다. 이 부위는 수면을 유발하는 부위로도 잘 알려져 있어 흥미롭다. 이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면 체온저하와 수면유발이라는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일어난다. 체온이 떨어지는 것과 잠이 드는 것이 서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연구결과다. 열대야가 일상이 돼버린 요즘 이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면 좀더 편한 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해 본다.
  • 한국인의 머리 크기, 급격히 커진 이유 “영양 공급”

    한국인의 머리 크기, 급격히 커진 이유 “영양 공급”

    한국인의 머리 크기가 커졌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유임주(사진) 교수 연구팀은 1930년대 태어난 한국인보다 1970년대에 태어난 한국인이 두개강 부피가 약 90㎖ 더 크고, 더불어 머리의 생김새도 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자기공명영상(MRI)으로 1930년대와 1970년대에 태어난 한국인 115명의 머리를 촬영하여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한 다음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비교 관찰했다. 그 결과 광복 이후 사회경제적 안정을 찾은 1970년에 태어난 한국인의 머리뼈 안쪽, 즉 두개강의 부피가 광복 이전인 1930년대 출생한 한국인에 비해 약 90㎖ 커졌으며, 두개골의 형태도 남녀 모두 머리뼈의 높이와 너비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사회에서도 산업혁명 이후 산업화,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1-2세기에 걸쳐 머리뼈의 형태학적 변화가 동반된 바 있으며, 국내에서는 광복을 전후로 4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이러한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이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시대에 태어난 한국인들이 사회적으로 억압받는 것은 물론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영양상태 부족 등으로 인해 성장발달이 지연된 반면, 사회적, 경제적 안정을 찾은 1970년대 한국인은 성장에 필요한 적절한 영양을 공급받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유임주 교수는 “두개강의 부피와 머리뼈로 뇌 크기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체질인류학 뿐 아니라 뇌과학, 진화인류학 분야에서도 중요한 지표로 여겨져 왔다. 1970년대는 사회가 안정되고 경제성장을 시작하면서 적정한 영양이 공급되어 한국인의 신체적 변화도 함께 일어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아메리칸 저널 오브 피지컬 안쓰로폴로지(American Journal of Physical Anthrop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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