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뇌경색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삼겹살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호위함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세월호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체중계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52
  • [한국인의 질병] (35) 폐렴

    [한국인의 질병] (35) 폐렴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에게 폐렴은 가장 치명적인 질환이다. 기침이 심해지다가 피를 토하는 증상이 반복되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패혈증을 일으켜 사망하기도 한다. 폐렴은 국내에서 입원환자가 가장 많은 질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폐렴이 세균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것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환자가 태반이다. 폐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건국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순종(39) 교수를 만났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6년 한 해 폐렴 진료비는 총 2726억원으로 뇌경색(3531억원) 다음으로 많았다. “폐렴을 일으키는 원인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번째 원인은 폐렴쌍구균,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폐렴간균 등의 세균입니다. 심지어 대장균도 폐렴을 일으킬 수 있죠. 라이노바이러스, 인플루엔자바이러스(독감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에코바이러스 등의 바이러스도 폐렴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이죠.” ●폐렴 사망자의 70%가 65세 넘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폐에 침투해 폐렴을 일으키면 발열, 오한 등의 증상과 기침, 흉통, 호흡곤란, 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면 갑자기 한기를 느끼거나 몸이 떨리고 섭씨 39∼40도의 고열, 두통, 식욕부진, 구토, 흉통을 호소하게 된다. 흉통, 기침 등의 흉부 증상은 대부분 발병 후 조금 늦게 나타났다. 한쪽 가슴이 찌르듯이 아프며, 심호흡을 할 때 통증은 더 심해진다. 증세가 악화되면 심한 호흡곤란으로 ‘청색증’이 나타나 입 주위와 손·발끝이 파랗게 변하기도 한다. 특히 숨을 헐떡이면서 호흡수가 1분당 30회 이상으로 빨라지고, 섭씨 38.3도 이상의 고열이 나면서 의식이 혼미해지고 입술, 손톱이 파래지는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면 환자를 즉시 병원에 입원시켜야 한다. 약국에서 약을 사먹어도 증세가 좋아지지 않거나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에도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65세 이상의 노인은 폐렴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높지는 않지만 10명 중 8명 이상이 입원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수의 70%는 노인이며, 입원 기간도 대체로 길다. “노인 환자는 서서히 증세가 나빠지지만 폐렴의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주의깊게 살펴야 합니다. 식욕이 사라지거나 기력이 쇠퇴하고 가래 끓는 소리, 청색증, 복통 등 뚜렷하게 폐렴으로 지목하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죠. 일단 의식을 잃거나 청색증이 나타나면 가능한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 합니다.” 폐렴은 증상과 원인균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세균성 폐렴’은 원인균과 증상에 따라 항생제를 7∼14일간 투여한다. 바이러스성 폐렴은 항바이러스제를 환자에게 권한다. 병실 온도는 20도, 습도는 60% 이상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병실이 건조하다면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저산소혈증(혈액 속에 산소가 부족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산소를 투여해야 한다. ●뇌막염·심낭염 등 합병증 주의 의료진이 환자의 가슴 통증을 줄이기 위해 온찜질이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권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폐렴 환자는 가래를 잘 뱉아내는 것이 좋기 때문에 밤잠을 설칠 정도로 기침을 심하게 하는 경우에만 기침 억제제를 제공한다. 가래를 묽게 해서 쉽게 뱉을 수 있도록 거담제를 사용하기도 하고, 열이 심하거나 두통이 심한 경우 열을 떨어뜨리고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해열진통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환자의 체력과 병원균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폐렴 환자의 증세는 보통 48∼72시간 이내에 일부 좋아진다. 약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환자의 열이 2∼4일 정도 지속되다가 떨어지기 시작하며, 혈액검사에서 폐렴 초기에 증가했던 백혈구수가 4일째부터 떨어지기 시작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는 합병증으로 고통받기도 한다. 늑막염, 농흉, 폐농양, 중이염 등 신체 각 부분에 염증이나 고름이 차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장기능 장애, 뇌막염, 심낭염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폐렴이 심하면 뇌나 수막까지 염증이 퍼질 수 있으며, 폐렴을 일으킨 병원균이 피속으로 들어가서 패혈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체력 강화·충분한 수면이 예방 지름길 “적절하게 치료를 받으면 1∼2주 안에 회복이 가능하지만 어린 아이나 노인은 회복이 느릴 수 있습니다. 환자의 나이가 60세 미만이고, 동반질환이 없거나 외래에 다니면서 치료가 가능한 경우는 사망률이 1∼5%일 정도로 치료 예후가 좋은 편이지요. 하지만 환자가 60세 이상이면서 동반질환이 있으면 사망률이 5%를 웃돌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폐렴을 예방하려면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는 충분한 체력을 갖춰야 한다.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은 평소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서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과로나 과음, 흡연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65세 이상 노인과 같이 저항력이 약한 사람은 미리 폐렴과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예방접종은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 심질환자, 만성 폐질환자, 만성 간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당뇨 환자, 만성 신부전 환자, 혈액암 환자, 혈액투석 환자 등 폐구균에 감염될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주로 추천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덜익은 돼지고기 좋아한다면?

    덜익은 돼지고기 좋아한다면?

    평소 낚시를 즐기고 돼지고기 요리를 좋아했던 김모씨는 2주 전부터 두통과 어지러움증을 느꼈다. 피곤한 탓일 것이라고 여겨 진통제를 먹었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급기야 걷기조차 힘들 정도로 증상이 악화돼 병원을 찾아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은 결과 확인된 병명은 ‘뇌낭미충증’. 제대로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가 문제였다. ●뇌낭미충증이 뭐지? 지난 30여년간 기생충 감염 질환은 빠른 속도로 감소했지만 애완동물 애호가와 해외여행 인구의 증가로 인수공통 기생충 및 열대 기생충 질환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민물회를 즐기는 경우 생기는 ‘간디스토마’와 돼지고기로 감염되는 ‘뇌낭미충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기생충 질환이다. 뇌낭미충증은 주로 ‘갈고리 촌충’에 감염된 돼지고기를 완전히 익히지 않고 먹을 때 생긴다. 고기 속의 유충이 사람의 장 내에서 성충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대변을 통해 배설되면 물과 음식을 통해 다른 사람의 몸으로 옮겨가고, 혈관의 흐름을 따라 중추신경계에 기생할 수도 있다. 머리가 어지럽고 통증이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뇌출혈·뇌경색과 증상 비슷 뇌낭미충증은 뇌실질·뇌실·뇌기저부 등 뇌의 여러 부위에 기생하며, 증상도 위치, 기생충의 수와 크기, 인체의 면역반응 정도에 따라 다양하다. 뇌낭미충증이 뇌에 기생할 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간질’. 뇌실이나 뇌척수액 통로에 기생하면 두개강의 압력을 증가시켜 두통, 구토 등을 일으킨다. 뇌실질에 다발성으로 발생하면 ‘치매’를 유발할 수 있고, 심지어 척수에 발생하면 ‘하지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두통, 구토, 경련, 발작 등의 뇌낭미충증 증상은 뇌출혈, 뇌경색 등의 뇌혈관질환이나 뇌종양과 증상이 비슷해 오인할 수도 있다. ●MRI로 진단 가능 요즘은 돼지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돼지에게 주로 사료를 먹이기 때문에 뇌낭미충증의 발생 빈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하지만 국내 돼지고기 수입량은 해마다 늘고 있고, 사람의 몸속에 들어간 갈고리촌충의 유충은 길게는 20년 가까이 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평소 돼지고기를 즐기거나,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한 뒤 두통, 구토, 발작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뇌낭미충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뇌낭미충증은 MRI로 쉽게 진단할 수 있고, 혈액 및 뇌척수액 검사 등의 정밀 진단으로 확진하게 된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신경외과 박세혁 교수는 “대부분 항기생충 약물을 쓰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병부위가 뇌실, 뇌기저부 혹은 척수에 생겨 수술을 해야 하는 수가 있다.”면서 “뇌낭미충증은 돼지고기를 충분히 익혀 먹고 식사 때 손을 꼭 씻는 습관을 들이면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산재환자 재활현장을 찾아

    산재환자 재활현장을 찾아

    인천중앙병원에서 6개월째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안조원(52)씨. 지난해 9월 갑자기 찾아든 뇌경색으로 신체의 오른쪽 기능이 마비돼 감각·운동신경 회복을 위한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물리치료사 신효성(41)씨는 “하루 2회씩 1시간동안 각종 도구치료를 한다.”면서 “꾸준한 재활치료로 일상생활과 근로능력을 다시 키워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재해 환자들의 재활공간 인천중앙병원에는 안씨처럼 산업현장에서 각종 산업재해를 입고 재활을 준비하는 환자들로 넘쳐난다. 이보현 원무팀장은 “평균 입원환자 500명, 외래환자 850여명 가운데 75% 정도가 산재환자들이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중앙병원처럼 산재환자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곳은 전국에 9곳이 있다. 안산중앙병원, 경기요양병원, 동해병원, 태백중앙병원, 정선병원, 대전중앙병원, 창원병원, 춘천병원 등이다. 모두 산재의료관리원 소속으로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6000여명의 환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연간 발생하는 8만 9000여명의 산업재해자 가운데 장기치료 및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거의 대부분이 이들 산재전문병원을 거쳐간다. 황인식 인천중앙병원 재활센터소장(의사)은 “환자의 재활에 치중하다 보니 산재환자의 비율이 높지만 일반환자의 진료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고수준의 수중치료실 인천중앙병원은 국내최고 수준의 수중재활 전문치료시설이 자랑이다. 지하 3층에서 1층까지 총 3473㎡ 규모의 수중운동재활관은 집중재활치료실을 비롯해 아쿠아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위조절, 온도조절 등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고 수중 치료풀, 수중 이완풀 등에는 훨체어를 탄 채 입욕할 수 있도록 경사로도 갖춰져 있다. 수중전문재활치료사 3명이 뇌졸중, 척추장애 등 하루평균 50여명의 중증 산재환자들의 재활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이종필 물리치료사는 “지상에서 움직이기 어려운 환자들도 수중에서는 한결 거동이 쉬워진다.”면서 “3∼6개월정도의 전문화된 수중치료로 중증 재활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Seoul In] 매주 월요일 혈압관리교실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 매주 월요일 오후 2시부터 보건소 6층 교육실에서 뇌경색과 뇌출혈의 원인이 되는 고혈압, 고지혈증을 관리하는 ‘혈압관리 건강교실’을 운영한다. 고혈압·고지혈증 환자와 가족 4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서북병원의 내과전문의와 교육영양사, 스트레스 관리 전문 강사, 한국워킹협회 강사 등이 참여해 강의한다. 보건소 의약과 330-8984.
  • “독립운동의 완결은 통일”

    “독립운동의 완결은 통일”

    “독립운동사 총서를 쓴다는 의지로 몸 아픈 줄도 몰랐습니다.” 조동걸(77) 국민대 명예교수가 최근 ‘한국 독립운동의 이념과 방략’(경인문화사)을 펴냈다. 독립기념관이 광복 60주년을 맞아 2005년부터 기획, 총 60권으로 발간하는 ‘한국 독립운동의 역사’ 시리즈의 첫 책이다. 학문에의 의지는 무서운 병마저 잊게 했지만, 아픈 몸을 추스르기엔 의지만으론 벅찼다.20일 서울 방학동 자택에서 만난 조 교수는 인터뷰 중에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말은 더뎠고, 한 마디 뱉는 데도 한참을 생각했다. 살집이 넉넉했던 얼굴엔 광대뼈가 가팔랐다. 2004년초 위의 3분의2를 잘라내는 대수술 이후 그는 힘겨운 투병생활을 해왔다. 뇌경색으로 우반신 마비가 왔고, 평지낙상으로 다리가 부러지기도 했다. 집 밖에선 지팡이를, 집안에선 보행기를 사용했다. 일주일에 세 번 병원에서 받는 운동치료가 요즘 그의 주요 일과다. ●독립운동사 연구 한계 극복 작업 ‘한국 독립운동의 역사’ 편찬은 모두 84명의 독립운동 전공자가 참여하는 대기획이다.‘한국 독립운동의 이념과 방략’은 제1권 총론격에 해당한다. 조 교수의 말로 “지금까지 쓴 책에 번호를 붙인다면 20번째쯤 되는 책”이다. 위암 수술 후 퇴원한 2004년 가을부터 6개월간 강행군으로 써냈다. 병상에서 끝낸 원고는 애초 청탁 분량인 1500장을 훌쩍 넘겨 1900장에 이르렀다. 힘든 글쓰기를 견뎌낸 것은 이번 편찬 작업이 과거 독립운동사 연구의 한계를 뛰어넘는 시도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1949년 ‘6월 사태’(반민특위 해체, 백범 김구 암살) 후 지하로 숨어들었던 독립운동사 연구는 이승만 정권 몰락 후 활기를 되찾았다.1960∼70년대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독립운동사’ 5권과 원호처(현 보훈처) 산하 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의 ‘독립운동사’ 10권으로 활기는 결실을 맺었다. 조 교수도 독립운동사편찬위에 참여해 책 편찬에 앞장섰다. 두 연구는 그러나 반쪽의 성과였다. 반공 이데올로기로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은 배제됐고, 유림과 양반 중심의 의병사에서 평민 의병의 활동은 과소평가됐다. 조 교수 책의 중심 메시지는 “독립운동 이념과 방략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분단과 대립은 남북이 상대방의 독립운동을 앞다퉈 격하시키도록 만들었고, 결국 북에서는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을 없었던 일로 치부하고 남에서는 김일성을 가짜라며 역사를 왜곡했다.”면서 “사상이 달랐다는 이유로 서로의 독립운동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가 “독립운동의 완결은 통일에 있다.”고 말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평민 의병장 신돌석과 머슴 출신 의병장 안계홍의 활약상을 복원하는 것도 젊은 시절부터 그가 전국을 누비며 이름 없는 이들의 독립운동을 발굴해온 문제의식의 반영이다. ●“공세적 식민지근대화론 우려스럽다” 기능을 잃어가는 몸과 달리 조 교수의 시대 인식은 여전히 일관되게 살아있다.‘해방전후사의 재인식’ 출간과 민족주의 사학계와의 사상투쟁,‘교과서포럼’의 교과서 다시 쓰기 등 일련의 식민지근대화론 공세를 그는 우려했다. 조교수는 “식민지가 아니었다면 근대화의 기초를 다지지 못했을 것이라는 실증사학의 주장 또한 역사의 이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참여정부의 과거청산 작업이 서툴렀지만 과거사위를 없애는 것은 잘못”이라며 대통령직 인수위의 과거사위 통폐합에도 반대했다. 인터뷰를 마치기까지 그는 담배를 세 대 피웠다. 수술 후 끊었던 담배를 지난해 11월부터 다시 입에 물기 시작했다. 그를 간호하던 부인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사망하면서부터다. 그는 “밤중에 자주 잠을 깬다.”고 했고 “깜깜한 밤에 혼자 앉아 있으면 생각이 천만 갈래로 내달린다.”고 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0)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장 엘마르 신부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0)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장 엘마르 신부

    경북 칠곡군 왜관(왜관읍 왜관리 134-1)의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천주교 수도승들이 모여 사는 은밀한 곳이다. 독일인 수사(修士) 4명을 포함해 70여명의 수사들이 기도와 노동을 함께 하며 하느님을 찾는 독특한 공동체. 일반인들의 접근이 철저히 막혀 있는 이곳엘 가면 뭇 수사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 70대 중반의 독일인 신부가 유난히 눈에 띈다. 이마가 훤하게 벗겨진 머리 양쪽 뒷부분에 금발이 조금씩 남아 있어 ‘황금박쥐’란 별명으로 통하는 장 엘마르(75·본명 랑 곳프리드·한국명 장휘) 신부.47년간 한국에 머물며 오로지 ‘하느님을 찾는 수도자’의 길을 걸어온 이방인이다. 성베네딕도 수도회는 조선교구장 뮈텔(1873~1949) 주교가 독일 오틸리엔 수도회에 요청해 한국에 들어온 선교회.1909년 독일인 수도승 두 명이 서울 백동(혜화동)에서 활동한 게 한국 수도회의 시초로 6·25전쟁 중 이곳 왜관으로 피란해 수도생활을 하다가 정착해 본원을 삼은 게 지금의 왜관수도원이다. 지난 음력 설 이틀 전, 세상의 달뜬 분위기란 도무지 찾아볼 수 없는 수도원에서 강론 준비를 하다가 기자를 맞은 엘마르 신부는 짙은 밤색 수도복 차림이었다. 환한 웃음과 함께 경상도 사투리가 약간 섞인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 노 신부는 “기자와 인터뷰를 하기는 처음”이라며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느냐.”고 입을 열었다. “한국에서의 수도 생활이 힘들지 않느냐.”고 먼저 물었다.“하느님을 찾는 사람들이라면 힘들고 불편한 것을 피해가려 들지 않지요. 더구나 내가 선택해 47년을 몸담아 살아온 ‘우리 집’인데 불편하고 힘들 게 있겠습니까.” ‘우리 집’이란 표현을 썼다. 철저한 공동생활을 하며 몸을 낮추는 수도 삶의 터전,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수많은 ‘우리 집’ 가운데 하필 한국의 집을 택한 이유는 뭘까. 2006년 월드컵 개최지인 바바리아주, 인구 8000명의 작은 농촌 클라인오스트하임에서 삼형제 중 둘째로 태어난 엘마르는 가난하고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베네딕도회 수사였던 외삼촌의 영향을 받아 초등학교 시절부터 수도원엘 자주 갔고 그곳에서 읽은 한국 파견 선교사 이야기 책들이 여간 흥미로운 게 아니었다. “한국 천주교 초창기 중국에서 조선에 들어온 선교사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상복을 입고 주로 밤에 활동했지요. 어린 나이에도 책 속의 한국 이야기는 아주 독특했습니다.” 한국과의 인연은 어릴 적부터 그렇게 시작되었던 것 같다. 다른 길을 갈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고 베네딕도 수도회에 입회한 뒤 바바리아주립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신학공부를 마쳐 사제서품을 받은 게 1959년.2년 뒤 베네딕도수도회 오틸리엔 연합회의 선교 총책임자가 우연치 않게 “한국에서 수도생활을 하는 게 어떠냐.”고 물어와 망설임 없이 한국행을 결정했다. “신학대를 졸업할 무렵 독일에선 동양 교회들에 대한 관심이 높았어요. 어릴 적 읽었던 책 때문이었을까요? 한국, 일본엘 가고 싶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던 참에 한국행 제의를 받고 보니 마치 정해진 운명처럼 느껴졌지요.” ● 2003년 뇌경색 진단 불구 하루 5번씩 기도 1961년 7월 왜관수도원에 몸을 담아 성주 본당 보좌와 상주·왜관 본당 주임을 거쳤고 2003년 1월 왜관수도원장 자리에 올랐지만 뇌경색으로 5개월 만에 원장 직을 그만두어야 했다. “원장 자리에 앉은 지 얼마 안 돼 강론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앞이 안 보였어요.20년 전 심한 근시로 망막이 파열된 적이 있어 비슷한 증상이려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뇌경색 진단이 내려지더군요.” “그때 섭섭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서슴지 않고 “그것도 하느님의 뜻”이라는 대답을 들려준다.“끊임없이 하느님을 찾는 수도승의 길을 걸어왔지만 돌이켜 보면 거꾸로 하느님이 더 나를 찾아주었던 것 같아요.” 한국에 처음 와 한국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 만난 한국인들이며 본당 주임시절 맺은 인연들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한다. 물론 그에겐 모두 하느님이 찾아준 길이다. “한국에 온 지 2년이 지나 상주본당 주임이 되었는데 그때 신자 고백성사차 외진 공소를 찾아갔었지요. 장마철 불어난 시냇물로 돌아오는 길이 막혀 어쩔 줄 몰랐는데 한 번 본 적도 없는 한 주민이 집으로 안내해 재워 주는 것을 보고 한국에 정착할 맘을 굳혔지요.” 모르는 이를 하룻밤 재워 주면서도 아랫목을 내어주는 한국인들이 퍽이나 인상적이었고 그들에게서 안정감을 찾았다고 한다. 왜관 본당 주임 시절 자신을 아버지 대하듯 따르던 초등학생들은 결혼 후에도 엘마르 신부를 집으로 초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왜관 본당 주임시절 가끔씩 막걸리 잔을 나누던 촌로들이 이젠 거의 세상을 떠나 안타깝다고도 한다. 뇌경색 진단 후 “위험할 수 있으니 혼자 다니지 말라.”는 의사의 말이 있었고 약도 늘상 달고 살지만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이곳 수사들은 아침 5시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하는 첫 기도부터 저녁 8시 기도까지 하루 5번씩 빼놓지 않고 함께 기도를 한다. 기도 시간을 빼놓곤 모두 출판사며 목공소, 공예실에서 일을 하지만 엘마르 신부는 대신 강론 준비 같은 다른 일을 한다. ● 신학강사로 통해… 그레고리오 성가도 ‘독보적´ 천주교계에선 이름난 신학강사.1969년부터 무려 30여년간 대구 신학원에서 신약성서를 가르친 인물이다.1970년대 중반부터 20여년간 대학교수 4명과 함께 신약성경 번역작업을 벌여 1991년 새 번역 성경을 세상에 내놓았다. 로마 가톨릭교회의 전통적인 단선율(單旋律) 전례성가인 그레고리오 성가에서도 독보적 존재. 천주교에선 전통적으로 모든 미사를 라틴어로 진행하다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각국 언어로 대체했지만 미사나 의례 때 부르는 라틴어 그레고리오 성가는 대부분 그대로 유지하는 편. 독일에서 수도회에 입회한 뒤 한국 땅을 밟을 때까지 그레고리오 성가를 배웠던 만큼 한국의 신부들이나 수사들에게 성가를 가르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환상적인 목소리’를 가진 그레고리오 성가의 대가로 통하는 엘마르 신부는 지금도 변함없이 매주 일요일 낮 미사 때 부르는 그레고리오 성가를 이끈다. 토요일이면 모든 수사와, 서원을 앞둔 예비 수사들의 성가 연습을 지도하는가 하면 일요일 미사 직전에도 그레고리오 성가를 독창하는 칸토레스들을 점검한다. 요즘은 한 달에 한 번씩 안동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를 찾아 강의와 고백성사를 하고 마산 ‘수정의 트라피스트 수녀원’에서 강의하는 것을 빼놓곤 수도원 문을 나서지 않는다. 지난해 4월 그가 그토록 절실하게 여기며 살아온 ‘우리 집’인 수도원이 누전으로 불탄 것은 큰 아픔이라고 했다.“내 삶의 터전이 불타 없어진 것도 그렇지만 개인적인 소지품은 물론 그동안 해온 강의 기록이며 모든 자료들이 한순간에 사라졌어요.‘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더군요.” “한국생활 초기 독일에 갔을 때는 이런저런 한국 이야기들을 전해주었지만 이제는 한국인이 된 내가 그들에게 해줄 새로운 이야기가 전혀 없다.”는 엘마르 신부.“친구들과 형제들이 모두 이곳에 있고 하느님을 찾는 나의 영혼이 머무는 ‘우리 집’은 내가 영원히 살아야 할 소임의 터전”이라며 강론 준비를 마저 끝내겠다고 기자 곁을 떴다. 글 사진 왜관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장 엘마르 신부는 ●1933년 독일 클라인오스트하임 출생 ●1953년 성베네딕도회 입회 ●1959년 뷔르츠부르크 대학 신학과 졸업, 사제 수품 ●1961년 한국 입국, 왜관수도원 생활 시작 ●1962년 성주 본당 보좌 ●1963년 상주 본당 주임 ●1964년 왜관 본당 주임 ●1969년 대구 신학원 강사 ●1983년 왜관수도원 부원장 ●2003년 왜관수도원장 취임, 뇌경색으로 5개월 만에 사임 ●현재 왜관수도원에서 그레고리오 성가 지도 등 수도생활
  • 보험사 ‘보험 바꿔치기’ 횡포

    보험사 ‘보험 바꿔치기’ 횡포

    “사고 후유증보다 보험회사와의 싸움이 더 힘겹습니다.” 신모(40·제주시 일도2동)씨는 지난 2002년 9월 건물 공사장에서 추락해 발목과 무릎을 크게 다친 뒤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신씨는 다행히 D화재의 상해보험에 가입해 있었다. 이사 도중 잃어버린 보험계약청약서를 재발급받기 위해 보험사 지점을 찾은 신씨는 10년 만기 상해보험이 5년 만기 상품으로 둔갑한 사실을 발견했다. 자기도 모르게 보험금 지급 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바뀐 청약서에는 누군가가 대신 서명을 기재한 것도 알게 됐다. 신씨는 경찰서와 금융감독원을 돌아다니며 계약기간을 겨우 10년으로 되돌렸지만, 보장 내용은 여전히 원상태로 복구하지 못했다. ●“기존 보험 10억 보장… 전환해 고작 700만원”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통원 치료비의 30%를 지급해 오던 보험사가 지난해 말 느닷없이 “질병입원의료비 산정이 잘못됐다.”며 법원에 민사소송(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신씨는 사문서 위조 혐의로 보험사를 고소할 예정이다. 이모(52·여)씨는 1998년 K생명의 생명보험에 가입했다가 2006년 5월 보험설계사의 권유로 같은 회사의 다른 보험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6월 뇌경색으로 쓰러진 이씨는 보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기존 상품에 포함된 뇌경색 보장이 갈아탄 상품에는 빠졌기 때문이다. 조모(56)씨는 최근 교통사고로 1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보험설계사의 권유로 보험을 전환한 뒤였다. 기존 보험은 1급 장애 판정시 10억원을 보장해 줬지만, 현재 보험으로는 700만원만 받게 돼 있다. 조씨는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계약전환 확인서’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구제받지 못했다. 조씨는 “계약전환 확인서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서 “손해의 책임을 고객이 진다는 항목에 체크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보험사가 고객 몰래 보험을 바꿔치기 하거나 고객에게 불리한 보험으로 전환시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구제 방법이 별로 없어 고객만 피해를 당하고 있다. 이런 피해는 기존 보험을 해약하고 책임준비금(해약환급금)을 이용해 새 보험에 가입하는 ‘계약전환’에서 많이 발생한다. 보험사는 아예 전환전용 보험상품까지 내놓고 있다. 준비금을 일시에 예치할 수 있고, 보험사에 불리한 내용을 새 상품으로 전환시키면서 삭제할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 효과를 노린 것이다. 국내 3대 생명보험사가 2001년 4월부터 2007년 3월까지 판매한 전환전용 보험은 146만 5474건,5조 5490억원어치에 이른다. ●“보험전환땐 기존 보험과 꼼꼼히 비교해야” 보험업법 제97조 1항은 보험업자는 기존 보험과 새 보험의 정확한 비교 정보를 반드시 제공하도록 돼 있다. 제7조 5항은 부당하게 기존 보험을 해약하도록 유도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어떤 경우든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계약전환 확인서’를 받았다면 보험사를 처벌할 수 없다고 해석하고 있다. 또 사고 등으로 손해를 깨달은 고객이 뒤늦게 환원을 요구하는 일이 많지만, 보험업법 제97조 4항에는 전환한 지 6개월 이내에 환원을 요구해야 한다고 돼 있다. 보험소비자협회 김미숙 회장은 “내용을 잘 모르고 계약전환 확인서에 서명한 피해자를 구제할 방법이 별로 없다.2003년 보험업법이 개정되면서 처벌 조항마저 사라졌다.”면서 “보험을 전환할 때는 기존 보험과 새 보험의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과학터치] (8) 고려대 바이오유체연구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심·뇌 혈관계질환은 자각증상없이 발병하며 21세기에 접어든 이후 인류 사망원인의 첫 번째로 꼽히고 있다. 2005년 현재 미국내 전체 사망자 중 49%가 심·뇌 혈관계질환이 직접적인 사인이며 한국 역시 23%로 암(26%)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알려져 있음에도 비중이 감소하지 않는 큰 이유는 심혈관질환의 발병 및 진행과 관련된 각종 요인들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심혈관질환 사망자 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비롯한 화학적 검사결과가 정상인 경우가 무려 50%에 달하며, 높은 콜레스테롤의 혈액이 혈관을 순환하면서도 특정 부위에만 동맥경화가 발생하는 원인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또 바이오칩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되지 않고 있다.‘혈액유변정보’는 심혈관질환 치료 및 진단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 것으로 각광받고 있다. 혈액 유변정보는 ‘혈액이 얼마나 끈적끈적한지’ 또는 ‘얼마나 혈관을 잘 흐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동맥경화나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질환 환자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의 혈액점도가 측정되며, 당뇨성 혈관합병증 환자 대부분에서는 혈구의 변형성이 매우 감퇴해 자신보다 작은 미세혈관을 통과할 수 없을 정도로 경화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정상적인 혈액유변정보는 혈관질환의 초기단계부터 발견되며, 혈관질환의 발달에 매우 밀접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결국 혈액유변정보를 얼마나 정확하게 관측하고 해석할 수 있느냐가 심혈관질환을 정복하는 지름길인 셈이다. 고려대 바이오유체연구실 신세현 교수팀은 기계공학의 유체역학 전문그룹으로, 혈액에 대한 유동현상 및 물리적 특성을 진료현장에서 측정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신 교수팀은 03년도에 국가지정연구실로 선정됐고, 현재는 혈액유변특성 계측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최근 개발한 바이오칩은 혈액 한방울로 혈구변형능과 응집성을 1분 이내에 측정할 수 있다. 이같은 성과는 공동연구자인 경북대학교병원 진단검사학과 서장수 교수팀과의 긴밀한 협동연구를 통해 임상적으로 유용하다는 점이 이미 검증됐다. 혈구변형능 검사를 통한 당뇨성 미세혈관합병증 조기진단 기술은 완성단계에 있으며, 혈구응집성을 이용한 심혈관질환에 대한 조기진단 유효성 검증 실험이 현재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신 교수는 “미국내에서만 연간 6000만명이 심혈관질환, 관상심혈관질환, 심근경색, 뇌경색, 협심증 등의 순환기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면서 “개발된 진료현장용 측정기술은 연간 170억달러에 달하는 기존 혈당계 시장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사회공헌] 삼성생명-여성가장 창업 돕는 든든한 후견인

    [사회공헌] 삼성생명-여성가장 창업 돕는 든든한 후견인

    경남 진주에서 지난달 치킨·피자가게를 연 이모(50)씨는 삼성생명이 숨은 조력자다. 이씨 남편은 뇌경색 장애로 정상적 생활이 힘들고 아들은 군대에서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어렵게 살다 지인의 소개로 삼성생명의 창업지원을 받게 됐다. 이씨는 “이곳저곳 식당을 다니다가 내가 직접 운영하게 돼 너무 기쁘다.”며 “주변 사람들이 도와준 것만큼이라도 꼭 돌려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창업지원은 사회연대은행 심사를 거친 뒤 1500만원이 지원된다. 창업 이후에는 해당 지역 삼성생명 직원들이 후견인 노릇을 톡톡히 한다.10월말 현재 여성가장 135명이 창업지원을 받았으며 연내에 15명을 추가지원할 계획이다. 사회연대은행은 금융기관과 일반인의 기부를 받아 저소득층에게 무보증 소액신용대출을 해주는 대안금융기관이다. 삼성생명의 사회공헌은 여성 지원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여성의 지위향상과 복지 증대가 회사 발전은 물론 사회 발전에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삼성생명의 계약자 60%가 여성이고 설계사 3만명이 여성이다. 첫 시작은 어린이집이었다.1991년 인천에 ‘삼성 어린이집’을 지었다.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서는 육아문제 해결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삼성 어린이집은 현재 서울·인천 등 17개 도시 25곳에서 운영중이다. 지난해부터는 산모 도우미도 지원하고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도우미를 둘 여유가 없는 출산 여성들에게 삼성생명이 교육한 도우미를 보내주는 방식이다. 탈북 여성, 동남아 이주여성 등을 포함해 총 2300여명이 도움을 받았다. 특히 올여름에는 베트남과 필리핀 출신 여성 결혼 이민자 33명이 가족들과 함께 친정을 방문하도록 후원했다. 총 129명의 해외여행비를 전액 지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12) 안면마비

    [한국인의 질병] (12) 안면마비

    찬 바닥에 누워 자고 난 후 입이 돌아갔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를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이처럼 얼굴에 마비가 오면 당황하는 경우가 많으며,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 들어서면 이런 환자가 급증한다. 신경외과 질환 권위자인 경희의료원 이봉암(63) 원장을 만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얼굴 신경의 기능은 주로 대뇌의 여러 부위에서 담당한다. 대뇌의 운동영역에서 뇌간의 안면 신경핵 부위까지 연결 경로에 문제가 생기면 안면마비가 발생하는데 이를 ‘중추성 안면마비’라고 한다. 중추성 안면마비의 원인은 뇌출혈이나 뇌경색, 뇌종양, 뇌혈관 기형 등이 꼽힌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목격하는 안면마비의 증상은 90%가 얼굴의 말초 신경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말초성 안면마비’이다. 또 말초성 안면마비의 90%는 근육이 마비돼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벨(Bell) 마비’, 즉 한방에서 말하는 ‘구안괘사’의 형태를 띤다. 최근 세계적인 연구단체인 ‘벨 마비 연구재단’(RFBP)에 따르면 벨 마비 환자는 전세계적으로 인구 10만명당 약 20∼25명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이 비율을 국내에 적용하면, 매년 약 1만∼1만 2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연간 유방암 발병 건수와 맞먹는 수준으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벨 마비로 대표되는 말초성 안면마비의 원인은 주로 안면신경에 영양을 공급하는 말초혈관이 수축하거나 혈전이 생기는 ‘허혈성 원인’과 바이러스의 침입으로 인한 ‘바이러스성 원인’ 등 두 가지가 꼽힌다. 또 환절기에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 특징 때문에 학계는 추위와 과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상의 90%가 말초신경에 문제 생겨 따라서 안면마비를 예방하거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환절기에 특히 과로와 과음을 삼가야 한다. 또 얼굴이 냉기에 장시간 노출될 때 증상이 잘 나타나기 때문에 최대한 기후나 주변 환경에 주의해야 한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냉기가 얼굴에 직접 닿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잠자리는 최대한 따뜻한 곳으로 마련하고 겨울에는 천으로 얼굴을 보호하면서 다녀야 한다. 건강한 사람도 안면마비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 일단 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재빨리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자가진단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선 얼굴에 감각마비가 오기 때문에 얼떨떨하게, 마치 마취가 덜 깬 느낌이 들고 표정이 굳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안면마비가 발생하기 이전에 귀 뒤의 후두부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마비가 오면 환자는 아침에 세수를 할 때 얼굴이 한 쪽 방향으로 돌아가는 모양으로 보이고, 칫솔질을 하거나 물로 입을 헹굴 때 마비된 쪽으로 물이 세는 것을 깨닫게 된다. 눈꺼풀을 움직이지 못해 비눗물이 눈에 들어가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병원을 찾게 되고 심지어는 청력장애, 이명(자신에게만 잡음이 들리는 현상), 어지러움이 동반되기도 한다. 치료는 증상의 원인과 시간의 경과에 따라 다르다. 우선 안면 신경 전체가 마비되는 말초성 안면마비로 진단되면 염증 경감을 위해 스테로이드 호르몬제를 투여한다. 안면마비가 발생한지 4∼5일이 경과하면 안면에 대한 물리치료가 시작된다. 이 때 마비된 쪽의 입을 손으로 막아 바람이 세지 않도록 하고, 일정한 주기로 약 50회의 풍선 불기를 시행해 마비된 근육의 이차적인 수축을 방지해야 한다. 또한 마비된 안면근육에 따뜻하다고 느낄 정도의 물을 수건에 적셔 찜질을 한 뒤 크림 마사지를 하는 것도 좋다. 안면 근육이 마비됐을 때 장기간 방치하면 신경을 되살리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이 원장은 강조했다. ●신경외과·이비인후과 함께 검사 받아야 “증상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건강한 쪽으로 돌아간 얼굴이 다시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는 등 심각한 안면 이상을 초래하게 됩니다. 안면 신경이 재생되지 않고 눈물샘 근처에 신경이 발달해 눈물을 많이 흘리는 ‘악어의 눈물’(crocodile tear) 현상도 나타날 수 있죠. 눈을 깜빡일 때는 근육의 혼선으로 입술 주위의 주름과 안면근의 일부가 동시에 움직이는 현상도 있습니다. 즉, 눈 깜빡임과 얼굴 수축이 동시에 발생해 부자연스러운 표정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정확한 원인을 감별하기 위해서는 신경외과뿐만 아니라 이비인후과 검사도 반드시 필요하며, 중추성 안면마비는 MRI(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 검진을 받아야 원인 규명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벨 마비 환자의 80%는 완전 회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세가 중한 정도에 따라 불완전 마비의 경우는 95%의 환자가 완전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완전 마비는 50%만 회복이 가능하다. “얼굴은 그 사람을 대표하는 상징이기 때문에 안면마비를 방치하면 사회생활에서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의 성격을 짐작하는 사례도 적지 않으니까요. 실제로 한 환자는 경험 없는 의료진을 찾아갔다가 초기에 적절하게 치료 받지 못해 10여년 동안 안면마비로 고통받기도 했죠. 따라서 증상이 발생하면 세간에 떠도는 민간요법에 의지하기 보다 2∼3개월 내에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고 치료를 해야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11) 고혈압

    [한국인의 질병] (11) 고혈압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140/90㎜Hg)은 남자 30.2%, 여자 25.6%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향후 3년 후인 2010년에는 고혈압 환자가 전국 800만∼900만명을 헤아린다는 추산이 가능하지요. 무서운 일입니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심장내과 백상홍 교수는 폭증하는 고혈압환자 발생 추이에 대한 국가적 인식과 관리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고혈압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는 두려운 경고를 덧붙였다. “고혈압은 유병률은 높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어 인지율이 낮다는 것이 늘 문제입니다.1990년 인지율이 고작 25%, 그랬던 것이 2001년 40.5%,2005년 56.8%로 높아졌고, 실제로 약을 복용하는 환자 비율인 치료율도 1990년 16%에서 2001년 32.4%,2005년 49.6%로 높아졌습니다. 이는 고혈압을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긍정적 지표이긴 하지만 아직도 치료율이 전체 환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지 않습니까.” 흔히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고혈압은 심장에서 뿜어낸 혈액이 동맥 벽에 비정상적으로 큰 압력을 가하는 상황을 말한다. 통상 140/90㎜Hg 이상이 여기에 해당된다. 심장이 수축할 때의 압력을 수축기(최고)혈압, 심장이 확장할 때의 압력을 확장기(최저)혈압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수축기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확장기혈압이 90㎜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수축기 혈압이 120∼139㎜Hg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80∼89㎜Hg이면 고혈압 전 단계로 간주한다.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1명,60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3명은 고혈압 환자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환자가 많지만 고혈압이 노화의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 위험인자는 따로 있다.“우선 가족력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비만, 짠 음식과 알코올 남용, 과다한 스트레스와 운동 부족, 고령과 흡연 등이 1차적으로 꼽히는 위험요인인데, 특히 고혈압과 뇌졸중 가족력을 함께 가졌다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위험인자는 또 있다. 백 교수는 복부비만과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동반한 대사증후군 환자의 고혈압 발생률도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강덕현 교수는 특히 합병증의 무서움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문제는 이같은 고혈압이 각종 심혈관질환의 치명적인 위험 요인이라는 점입니다. 심혈관질환의 위험은 혈압이 115/75㎜Hg일 때 시작되어 수축기 혈압이 20㎜Hg 또는 확장기 혈압이 10㎜Hg씩 증가할 때마다 2배씩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지요.” 상황이 이런데도 자신이 고혈압환자인지 아는 사람은 절반에 불과하며, 이중 치료를 통해 혈압을 조절하는 사람은 전체 환자의 12.5%에 그치고 있다.“사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심부전 등의 합병증은 대부분 고혈압을 방치한 결과인데, 이들의 절반 이상은 자신이 고혈압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최소한 연 1∼2회는 혈압을 측정해 보라고 권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고혈압의 합병증은 종종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혈압이 오르면 뇌, 심장, 신장, 말초혈관과 눈 등 중요한 신체장기가 손상돼 수명이 단축되는데, 이를 ‘표적장기손상’이라고 한다.“합병증은 고혈압 자체에 의한 경우와 고혈압에 의해 생긴 동맥경화가 원인인 경우로 나뉩니다. 전자에는 악성 고혈압, 심부전, 뇌출혈, 신경화와 대동맥질환 등이, 후자에는 관상동맥질환, 돌연사, 뇌경색, 말초혈관질환과 신장 손상이 포함됩니다.” 그런 만큼 고혈압 환자라면 혈압을 낮춰 목표 혈압(목표 혈압은 일반 환자는 140/90㎜Hg, 신장질환이나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는 130/80㎜Hg) 미만으로 관리하는 것이 합병증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다. 고혈압을 꾸준히 치료하면 그렇지 않은 환자와 비교해 뇌졸중은 35∼40%, 심근경색증은 20∼25%, 심부전은 50% 이상 발생을 낮출 수 있다. 고혈압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물론 치료효과가 좋아 의료진이 중간에 약물 투여를 중단하기도 하지만 이런 사례는 흔치 않다. 따라서 약물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는 물론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은 생활습관을 바꿔야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고혈압 관리를 위한 생활요법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걷기 등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을 매일 30∼45분만 해도 혈압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염분 섭취는 1일 6g 이하의 소금섭취를 권장하는데, 이는 1일 평균 염분 섭취량의 20% 정도에 해당된다. 금연과 함께 음주량이 주종에 관계없이 1일 2∼3잔을 넘지 않는 절주도 중요한 수칙이다. 이처럼 생활개선요법이 중요하지만 이를 철저하게 지키는 환자는 제한적이다. 약물요법의 효용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이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약물치료는 고혈압 극복을 위해 가장 일반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희망적인 것은 최근 들어 효과가 좋으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한 약제가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항고혈압 제제는 기전이 다양하다. 고혈압을 유발하는 안지오텐신의 활성화를 억제하도록 개발된 노바티스의 ‘디오반’ 등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혈관확장제인 칼슘채널 차단제, 이뇨제와 혈압을 올리는 인체시스템을 억제하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억제제(ACE억제제),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차단해 혈압을 낮추는 베타차단제(BB), 말초혈관을 확장시키는 혈관확장제가 있다. 최근에는 레닌계의 활성화를 막아 혈압 상승을 제어하는 ‘라실레즈’라는 레닌억제제도 개발돼 눈길을 끈다. 좋은 약제를 선택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기본적으로 혈압 강하효과가 확실하고 부작용이 적으며, 내약성과 복용편의성이 우수해야 한다. 결국 많은 치료제 중에서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양질의 약제를 선택하는 것은 의료진과 환자의 몫이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항고혈압제 복용하면 뇌졸중 발생 40% 감소 제약기술의 발달은 고혈압 치료제 분야에서도 두드러진다. 의료계가 특히 주목하는 약제는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ARB)계열의 항고혈압제. 노바티스의 ‘디오반’(성분명 발사르탄)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디오반은 ARB계 항고혈압제로 심부전 치료제의 적응증을 승인받은 유일한 약물로 현재 ARB계 항고혈압제 중에서 세계 1위의 처방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학계에 보고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경증 및 중등도(경증과 중증의 사이)의 61∼80세 고혈압 환자에게 16주간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와 디오반을 투여한 임상연구 결과, 디오반의 경우 확장기 혈압은 평균 13.7㎜Hg, 수축기 혈압은 18.6㎜Hg를 낮춰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의 10.9㎜Hg와 15.6㎜Hg를 유의하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의료계는 특히 항고혈압제의 심혈관 질환 치료효과에 주목한다. 최근 일본에서 3000명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ARB계 항고혈압제 관련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디오반과 기존 치료법을 병용했더니 뇌졸중 발생률이 4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효의 상호보완성을 노려 개발된 ‘엑스포지’ 등의 복합제제도 주목받는 약제. 엑스포지는 단독요법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본태성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해 서로 다른 성분을 한 알에 모은 최초의 복합제제이며, 최근에는 최초의 레닌억제제 항고혈압제제인 ‘라실레즈’(성분명 알리스키렌)가 식약청의 승인을 얻기도 했다. 이밖에 주요 항고혈압제로는 칼슘채널차단제인 화이자의 ‘노바스크’와 한미약품의 ‘아모디핀’이 있으며,ARB계 항고혈압제인 베링거인겔하임의 ‘미카르디스’와 GSK의 ‘프리토’,MSD의 ‘코자’, 아스트라제네카의 ‘아타칸’ 등도 국내에 공급되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치료약 복용 중단땐 합병증 위험 대부분의 환자들은 목표 혈압에 도달하거나 정상치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 2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하게 된다. 그러나 약물을 정해진 시간에 꼬박꼬박 복용하는 환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심장내과 백상홍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미국 같은 선진국도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정도인 ‘복약순응도’는 50%에 미치지 못한다.”며 “복약순응도의 향상이 고혈압 치료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조언했다. 문제는 환자가 약을 안 먹을수록 아예 복용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는 심장발작이나 뇌졸중 같은 합병증의 위험에 바로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에서는 ‘엑스포지’처럼 두 가지 계열의 성분을 합한 복합제제 개발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으며, 의료계에서도 복약순응도를 치료의 중요한 이슈로 인식, 이를 고려해 치료 및 약제를 선택하는 추세이다. 아무리 좋은 약도 제때 먹지 않으면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日축구 새 사령탑에 오지크 우라와 감독 내정

    日축구 새 사령탑에 오지크 우라와 감독 내정

    일본축구대표팀 이비체 오심(Ivica Osim·66)감독의 후임으로 홀거 오지크(Holger Osieck·59)현 FC우라와 레즈(浦和 reds)감독이 내정됐다. 일본 닛칸 스포츠(日刊スポーツ)는 20일 “일본축구협회가 대표팀의 차기 사령관으로 현 우라와 레즈 감독인 홀거 오지크를 내정해 오는 12월 정식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지크는 우라와 레즈를 J리그 팀으로는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끈 독일 출신의 실력파 감독. 일본축구협회가 그를 대표팀의 지휘관으로 내정한 것은 오심감독의 건강이상과 일본 축구를 가장 잘 아는 지도자로 꼽혔기 때문이라는 반응이다. 일본협회는 지난 16일 뇌경색으로 쓰러진 오심 감독의 쾌유를 빌면서도 재빨리 후임자 물색에 나섰다. 오심 감독이 건강이 회복돼 다시 대표팀의 지휘를 맡기를 원했지만 중병의 후유증을 걱정했다는 설. 일본협회의 타지마(田嶋) 전무이사는 “오심 감독의 빠른 쾌유가 우선일 것”이라며 “그러나 (일본축구팀의) 위기를 계속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니칸스포츠는 “66살인 오심 감독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힘든 일을 계속 강요할 수 없을 것”이라며 “1년 4개월동안 쌓아온 ‘오심 스타일의 축구’를 계승하려면 오지크 감독은 최적의 지휘관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뇌졸중 걸린 고릴라 세계최초 中서 발견

    고릴라도 뇌졸중에 걸린다? 최근 중국에서 뇌졸중에 걸린 고릴라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뇌졸중은 뇌의 혈액순환 장애에 의해 일어나며 급격한 의식장애와 운동마비를 수반하는 증후군으로 알려져 있다. 연령이 높을수록 발병률이 높으며 동물에게서 발견되었다고 보고된 적은 없다. 중국 푸저우(福州)의 푸저우동물원에 사는 고릴라 ‘홍마오’(紅毛)가 처음으로 뇌졸중 증상을 보인 것은 몇달 전. 홍마오가 음식도 잘 먹지 못하고 맥 없이 누워만 있는 모습을 본 사육사는 이를 이상하게 여겨 곧바로 동물병원에 검진을 의뢰했다. 홍마오를 검진한 의사들은 이미 홍마오의 왼쪽 마비가 시작됐으며 온몸이 무기력하고 초점이 흐린 것 등의 증상으로 보아 뇌졸중 중에서도 뇌경색이 분명하다고 진단 내렸다. 의사들은 사람에게 뇌졸중이 조기발견 되었을 시 조치하는 수술을 고릴라인 홍마오에게 급히 시술했다. 수술이 끝난 후 이틀째 되는 날 마비증상으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던 홍마오는 스스로 일어나 앉기도 하고 가까운 거리를 걷기도 하는 등 눈에 띄게 호전되기 시작했다. 홍마오의 치료를 담당했던 의사는 “실험을 위해 동물의 뇌혈관을 인위로 파괴시켜 뇌졸중을 유발하게 한 사례는 있으나 이처럼 자연적으로 뇌졸중에 걸린 동물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며 “홍마오의 뇌졸중 치료는 의학계에 큰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WBA라이트플라이급 세계챔피언 김주희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WBA라이트플라이급 세계챔피언 김주희

    “발톱 모으기가 취미죠. 히히히.” 앳된 처녀의 고운 입에서 나온 대답이라곤 정말 상상 밖이었다. 무슨 ‘본 콜렉터’도 아니고…. 그럴 만한 사연이 있겠지. 지난해 11월이었다. 오른쪽 엄지발가락에서 시작된 염증이 어느새 발목까지 퍼졌다. 나중에는 온몸에 고열까지 생기는 등 증상이 심해졌다. 워낙 낙천적 성격인 데다 아버지 병수발 등으로 차일피일 미룬 것이 화근이었다. 감당해 내기가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혼자 끙끙 앓았다. 그러던 어느날 ‘그래, 저 산꼭대기에 오르는 거야. 그럼 하느님이 낫게 해주시겠지.’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곧바로 서울 도봉산으로 향했다. 막상 산을 오르려니 이날따라 초겨울 찬 바람과 오른쪽 발·다리 통증으로 인해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하지만 운동화끈을 단단히 동여매고 산을 타기 시작했다. 절룩절룩, 걷다가 풀썩 주저앉고 또 주저앉고…. 그러기를 여섯시간 만에 겨우 정상에 다다랐다. 평소 같으면 두 시간도 채 안 걸리는 높이였다. 몸은 지칠 대로 지쳤고 정신이 몽롱해져 한참을 드러누웠다. 그러면서 ‘하느님이 있다면 제게 의지를 주십시오. 제발 몸을 낫게 해주십시오.’라고 간절히 염원했다. 잠시후 몸을 일으켜 앉았다. 이때였다. 눈앞에 ‘복서’라는 글자가 크게 들어왔다. 아니?! 갑자기 기운이 생기면서 그쪽으로 절뚝절뚝 걸어갔다. 그런데 가까이에서 봤더니 그것은 ‘북서, 남서’라는 방향표지판 글씨였다.‘북서’를 ‘복서’로 착각했던 것.‘피식’ 하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어 허공을 향해 “그래, 나는 복서야 복서, 죽어도 링에서 죽을 거야.”라고 크게 외쳤다. 비로소 ‘복서는 나의 운명’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받는 순간이었다. ●‘골수염´ 딛고 따낸 세계챔피언 그는 이날 등산객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산을 내려왔고 이튿날 병원에 입원했다. 골수염으로 발가락 뼈를 잘라내는 등의 수술을 받았다. 하루 20㎞ 이상 달리는 심한 훈련 등으로 염증이 생겼던 것. 이로 인해 빠진 발톱을 자주 찾다 보니 취미가 됐다. ‘얼짱’ 효녀복서로 알려진 김주희(21)가 바로 주인공이다.2004년 12월 최연소 나이로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세계챔피언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이후 파죽지세로 3차방어까지 성공한 그는 지난달 24일 세계권투협회(WBA) 라이트플라이급 초대 챔피언 결정전에서 일본의 사구라다 유키를 TKO로 이겨,IFBA와 WBA 양대 기구를 석권하는 또 한번의 대기록을 세웠다. 그는 이날 경기가 끝난 직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다시 링에 올라선 제가 정말 믿기지 않습니다.”라며 한동안 울먹여 주위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5개월 동안 250여회 연습스파링 등의 고된 훈련, 이로 인해 발톱이 빠지고 뼈를 잘라내는 수술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링에 오른 일, 또 뇌경색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극진히 병수발하는 숨은 효행 등이 자연스럽게 알려졌다. 보통 또래 같으면 대학생활의 낭만을 한참 즐길 나이였기에 이런 사연은 안타까움과 진한 감동으로 전해졌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체육관에서 흔치 않은 인생 드라마의 주인공을 만났다. 체육관 입구에는 ‘작은거인 김주희 세계 챔피언 획득’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는 시합 뒤에 따르는 회복훈련을 하는 중이었다. 첫인상이 복서라는 느낌은 전혀 안들었다. 화장기 없는 ‘생얼’에 모자쓴 모습이 영락없는 평범한 20대 초반의 앳된 처녀였다. 화장을 안 하느냐는 질문에 “화장품도 없고, 또 화장할 줄도 몰라요. 피부가 하얀 것은 새벽에 운동해서 그래요.”라는 즉답이 돌아온다. 그런데도 얼짱이라고? 눈치를 챘는지 “얼짱이라는 말에는 ‘얼짱구’와 ‘얼짜증’도 포함돼 있어요.”라고 재치있게 웃어 넘긴다. ●“얼짱요? 얼짱구 아닌가요?” 몸상태가 어떤지 궁금했다.“발가락 절단수술로 근력이 떨어지다 보니 걷는 게 힘들어 제대로 운동을 못하고 있어요.”라면서 “지난번 시합 때 발가락 부상 부위를 피해 복사뼈 쪽으로 복싱 스텝을 밟다가 오른쪽 발목 인대가 늘어났어요. 요즘 인대를 조이는 운동도 병행하고 있지요.”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사의 거듭된 권유로 인대수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선천적으로 빈혈이 조금 있었지만 요즘에는 많이 나아졌다고 덧붙였다. 수술하면 아버지 병수발은 어떻게 하느냐고 했더니 “깁스하고서라도 해야죠. 또 직장다니는 언니도 있고요.”라고 대답했다. 그의 부친은 IMF 외환위기때 실직과 이혼을 겪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혈압과 당뇨가 심해졌다. 심지어 뇌경색으로 여러번 쓰러져 현재 말도 제대로 못하는 중환자 신세다.. 김주희는 이런 아버지를 손수레에 태우고 일주일에 2∼3차례 꾸준히 병원엘 다녀 동네에서는 소문난 효녀로 칭찬받는다. 아울러 그는 세계 챔피언이 된 뒤 대학(대학원까지 장학생 혜택)에 들어갔고 얼마 전에는 가난한 셋방살이에서 8평짜리 장애인 아파트로 이사를 하는 등 가장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링은 사실상 삶의 전부나 다름없는 셈이다. “원래는 육상선수였어요. 솔직히 육상보다 더 거친 복싱을 좋아하게 될 줄 미처 몰랐지요. 중학1년 때 말수가 점점 적어지고 자신감이 떨어지는 저를 보고 언니가 불쑥 복싱을 권유하더군요. 그래서 언니가 주유소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할 때 그 옆 복싱 체육관에서 시간을 보내게 됐지요.” ●저돌적 기교파, 복부공격이 특기 이렇게 해서 복서의 길로 들어선 그는 때마침 당시 관장(현 정문호 스프리스체육관장)의 배려깊은 지도로 이어지면서 숨은 재능과 실력이 일취월장, 발전을 거듭했다. 김주희 자신도 복싱에 재미를 붙여 하루 다섯 시간 이상 잠을 자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지독한 연습벌레가 됐다. 중3 때 프로테스트에 무난히 합격했으며 고1 때인 2001년 6월 일본의 사와이미와 선수와 시합(무승부)을 통해 정식 프로선수로 데뷔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그는 중학생 때부터 교내매점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하면서 자립심은 물론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강한 근성을 스스로 길렀다. 이후 2002년 9월에는 첫 KO승을, 그리고 11월에는 이인영 선수에게 첫 KO패를 당하는 쓰라림을 맛보았다.2003년 3월 국내 플라이급 챔피언에 오른 데 이어 2004년 12월 드디어 IFBA 주니어플라이급 세계챔피언에 등극했다. 지금까지 12전 10승 1무1패(3KO)의 전적이 말해주듯 저돌적으로 파고드는 기교파. 특히 여자선수가 하기 힘든 복부 가격을 주특기로 한다. “흔히 복싱을 무식한 운동이라고 하잖아요. 맞아요. 몸을 사리지 않고 그저 열심히만 하기 때문이죠. 자격증도 어렵게 따야 전문가가 되잖아요. 저는 세상을 살면서 성실이 최상의 무기라고 생각해요. 잘하지 못하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한테는 못당해요.” IFBA와 WBA 등 두번에 걸친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르면서 김주희는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프로는 방어가 아닌 다양한 공격을 통해 관중들에게 이것저것 많은 재미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나름대로의 복싱철학을 피력했다. 아울러 “모든 시합에서 마음만 제대로 먹으면 반은 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차 결혼도 하고 가정을 꾸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은퇴시기를 언급하자 “도봉산 꼭대기에 있는 방향 표지판의 ‘북서’글씨가 제대로 보일 때가 아니겠어요.”라며 활짝 웃는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86년 서울 출생. ▲2005년 영등포여고 졸업. ▲01년 프로데뷔. ▲03년 한국 플라이급 챔피언. ▲04년 한국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IFBA 주니어플라이급 세계챔피언. ▲06년 IFBA 주니어플라이급 3차방어 성공. ▲07년 8월 WBA라이트플라이급 세계챔피언. ▲현 대전중부대학교 엔터테인먼트학과 2학년 재학중. ▲전적 12전 10승1무1패(3KO승).
  • 임채정 국회의장 입원

    임채정 국회의장이 뇌경색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23일 “임 의장이 지난 21일 어지럼 증세로 입원했다.”고 밝히고 “진단 결과 뇌경색으로 판명됐다.”고 덧붙였다.임 의장은 지난 20일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마치고 귀경한 뒤 어지럼증과 일사병 증세를 보여 이튿날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병원측은 “현재 약물 투여를 통한 치료를 하고 있다.”고 전하고 “구체적 경과는 일주일 정도 치료한 뒤 결과를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초염력으로 불치병 치료” 실체 뭘까

    지난 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임이 하나 열렸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다는 이른바 ‘초염력 강연회’였다. 수백 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는 초염력으로 병을 직접 완치했다는 사람들의 간증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는 전 국립대 총장, 유명 대학 교수, 현직 판사 등도 눈에 띄었다. SBS ‘뉴스추적’은 27일 오후 11시15분 ‘불치병도 고쳐드립니다’에서 초염력 단체들의 주장과 초염력을 믿는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어보고 그 실체를 추적해본다. 초염력은 일본의 이시이 사게루가 창시자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재 그의 딸이 사망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단체를 경영하고 있다. 취재진이 찾아간 오사카의 공개 강연장에서는 그의 딸이 암, 뇌경색 환자들을 상대로 초염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일본에서 시작돼 국내로 확산된 초염력 단체들은 최근 전국 순회 강연까지 벌이며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그들은 초염력이 면역력을 강하게 하고 오십견, 관절통, 간질, 암, 당뇨 등 모든 병을 치유한다고 주장한다. 한 단체는 물에 ‘우주의 힘’인 빛, 다시 말해 ‘초광력’을 불어 넣은 `초광력수’를 마시면 성적이 오른다고 말한다. 이들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상대로 값비싼 ‘총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허 등록까지 마쳤다는 `빛 교류 센서 실´은 빛과 교류하기 위한 안테나인데, 몸에 붙이기만 해도 육체의 고통이 가벼워지고 행운이 온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뉴스추적´은 이처럼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초염력을 낱낱이 파헤친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뇌성마비 수영선수 김지은

    [스포츠 라운지] 뇌성마비 수영선수 김지은

    그녀가 알려진 건 지난해 10월 울산에서 열린 장애인체전 4관왕에 오르면서다. 말간 피부, 맑은 눈동자, 오뚝한 코 등 ‘얼짱’의 자격을 두루 갖춘 용모 덕도 있었겠다. 하지만 12월 남아공에서 열린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세계선수권에 참가, 현재 세계랭킹 7위에 오를 정도로 그녀는 빼어난 실력도 갖췄다.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내년 베이징 패럴림픽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자맥질에 열심인 장애인 수영선수 김지은(24·신라대 체육학과 대학원)을 만나봤다. ●IPC 세계랭킹 7위… 미모에 실력까지 겸비 정말 예쁘다는 말에 그녀는 “얼짱이라고 봐주시니 고맙지요. 그런데 이젠 수영 실력으로 기억됐으면 해요.”라고 답했다. 어릴 적 1년 정도 배우다 ‘남들 눈에 띄는 게 싫어’ 그만둔 물에 다시 들어간 건 지난해 2월 남자친구 손에 이끌려서다. 김지은은 뇌병변 장애(뇌성마비, 뇌졸중, 뇌경색을 총괄하는 개념)를 갖고 태어났다. 지금도 걸을 때 다리가 꼬여 상당히 뒤뚱거리는 편이다. 어릴 때 곧잘 넘어져 아이들한테 놀림도 많이 받았단다. 짓궂은 사내애들은 뒤에서 그를 밀어 넘어뜨리기도 했고 그때마다 어머니가 속상할까봐 상처를 보듬고 울음을 삼킨 적도 많았다. 6살 연상의 태권도 사범인 남자친구는 재활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수영을 권했고 이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불투명한 앞날과 ‘뭘 할 수 있겠느냐.’란 무력감에 가벼운 우울증세를 보이던 그의 일상도 달라졌다. 지은은 두 달 뒤 대구에서 개최된 장애인수영연맹회장배에서 우승(장애 7등급),7월 태극마크를 달았다. 선수로 뛰어든 지 1년도 안 돼 IPC 세계랭킹 7위에 오를 정도로 기량이 급성장한 것. 자유형 50m 개인기록은 38초대.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세계기록(33초53)을 뛰어넘거나 적어도 메달권 진입을 이루고 싶은 게 꿈이다. 대구 연맹회장배 기록이 45초대인데 이만큼 당겨놨으니 무리한 목표는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휴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수영 2시간, 근력강화 훈련 2시간씩을 하고 그때마다 남자친구가 그의 손발이 돼 준다. 그녀는 “솔직히 제게 맞는 영법이 무언지 아직도 정확히 모르겠어요. 그리고 하체로 힘이 제대로 전달 안 돼 어깨랑 팔만을 이용해 킥의 힘이 없는 게 진짜 고민”이라고 밝혔다. ●“박태환 선수처럼 전담코치 있었으면…” 그녀가 요즘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은 호주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태환(18·경기고). 어느 날 박태환의 전담팀 기사를 읽던 어머니는 그녀에게 “그럼 네 남자친구는 혼자서 도대체 몇명 역할을 하는 거냐.”고 물었다. 대표팀에서 합숙할 때 지도를 받기는 하지만 전담 코치에 대한 갈망이 클 수밖에 없다. 지은은 “태릉선수촌에라도 가서 유명한 감독님들께 짧은 시간이라도 조언을 듣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고 털어놨다. 남아공에서 자신보다 훨씬 기형 정도가 심한, 상상할 수도 없는 장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명받았다. 그리고 유명 스포츠용품을 몸에 두르거나 손에 들고 가족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으며 실력을 뽐내는 선진국 선수들을 바라보며 부러움도 많이 느꼈다고 했다. “다른 나라 선수가 유니폼을 바꿔 입자고 하는데 손짓과 몸짓까지 동원해 ‘유니폼이 한 벌뿐이라 그럴 수 없다.’고 설명하느라 얼마나 혼났는지 몰라요.”라고 씁쓸하게 웃었다.“하지만 힘을 내야지요. 저보다 더 좋지 않은 여건에서도 힘을 내시는 분들이 얼마나 더 많은데요.” 지은은 패럴림픽에서 메달 꿈을 이룬 뒤 남자친구와 결혼하고 장애인 체육교육을 전공,30대에 은퇴한 뒤 장애인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지은은 지난 4일 장애인이 대통령 면전에서 시위를 벌여 화제가 된, 청와대에서의 ‘장애인차별금지법 서명 및 수요자 관점 업무보고대회’에 국민참여단 자격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 프로필 ●출생 1983년 8월19일 부산생 ●체격 170㎝,48㎏ ●학력 부산 개포초-개금여중-대연정보고-영산대 디자인학과-신라대 대학원(체육학과) ●취미 피아노, 그림 그리기 ●경력 2006년 4월 대구 장애인수영연맹 회장배 우승.7월 장애인국가대표 선발.10월 울산 장애인체전 여자 S7(장애 7등급) 4관왕. 12월 남아공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세계선수권 참가. 현재 IPC 세계랭킹 7위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거장’ 조정래·김원일 다시 묻는다

    한 남자가 있다. 일제 때 군대에 끌려가 일본 관동군에서 복무하다 몽골전투에 참가한 이 남자는 동료 ‘조센징’들과 함께 소련군에 포로로 잡힌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소련군으로 ‘전향’한 이들은 서부전선으로 이동해 독일군과 전투를 하다 또 다시 독일군의 포로가 된다. 수용소에서의 간단없는 삶 끝에 독일군 ‘동방대대’에 편입된 이들은 프랑스 노르망디 해변의 ‘대서양 방어선’ 건설에 투입됐다가 미군의 포로가 된다. 조선인으로 태어나 일본군, 소련군, 독일군이 된 이들의 ‘기막힌’ 운명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인간이 어떻게 이 지경까지 전락할 수 있을까. 다른 한 남자가 있다. 할아버지는 ‘독립투사-관동군 731부대 보초-빨치산’이라는 특이한 경력이 있고, 아버지는 ‘산업화의 주역’으로 현장에서 오른쪽 팔목 밑을 프레스에 잃은 뒤 가정폭력을 일삼고, 행패나 부리며 살더니 결국 ‘개백정’으로 전락했다. 공교롭게도 부자가 다 고향인 밀양으로 돌아와 조용하게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지내다 죽는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거구 유전자를 물려받아 신장 190㎝인 ‘그 남자’는 또 어떤가.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개백정 짓에 이골이 난 그는 중학생 때부터 이름난 깡패짓을 하더니 고등학교 문턱도 못가고 교도소만 들락거렸다. 가출했던 누이는 ‘YH사태’때 투신했다가 장애인이 됐다. 아버지한테 강간을 당해 억지로 결혼한 어미는 정신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들의 ‘기막힌’ 운명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피’의 그림자가 이렇게 짙을 수 있을까. 문단의 두 거두인 소설가 조정래(64)씨와 김원일(65)씨가 ‘인간’에 천착한 문제작 ‘오 하느님’(문학동네 펴냄)과 ‘전갈’(실천문학사 펴냄)을 최근 각각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은 각각 장대한 ‘공간’과 ‘시간’을 다루고 있다. ‘오 하느님’이 아시아, 유럽, 미주를 아우르는 거대공간을 갖고 있다면,‘전갈’은 100년이라는 긴 시간이 무대다. 두 작품 모두 ‘의도적으로 잊혀진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노르망디 해변에서 붙잡힌 동양인 독일군의 모습을 담은 빛바랜 사진 한 장에서 출발한 ‘오 하느님’이나 우리가 애써 외면하려 했던 ‘일제 부역자’ ‘산업화 역군’ ‘조폭’ 등 3대를 그린 ‘전갈’은 모두 우리들의 자화상에 다름 아니다. 올해 조씨는 등단 37년, 김씨는 41년째를 맞았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 양감 넘치는 대하소설을 주로 발표해온 조씨이기에 사실 이번 작품은 의외다. 계간지 문학동네에 겨우 두 차례 연재한 경장편이다. 하지만 소재나 주제는 이전 작품에 견줘 전혀 가볍지 않다. 결코 우리 민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씨는 “‘도대체 인간이 인간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하는 범인류적 문제를 제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장편의 제목은 ‘맙소사’라는 뜻이 강한 ‘오마이갓(Oh my God)’과 다르지 않는 ‘절망적 절규’를 담고 있는 셈이다. 조씨는 “역사가 바뀌어도 강대국은 끊임없이 약소국을 억압할 것”이라면서 “이는 결국 인류공통의 문제로 귀결될 것이며 작가는 이런 문제를 계속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도 5∼6편 정도 이같은 범인류적 주제를 다룬 작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갈’은 김씨의 13번째 장편이다. 지난해말 갑자기 찾아온 병마(뇌경색)를 딛고 난산한 작품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김씨는 “처음부터 지독하게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려고 작정하고 썼다.”면서 “당대에는 소수집단으로 분류될지라도 그들의 발자취야말로 우리 현대사의 한 부분을 담당했던 그림자와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3대 가운데 아버지인 ‘강천동’은 작가가 만들어낸 캐릭터일 뿐이지만 우리들의 아버지이자 형이고, 아들과 꼭 닮았다. 아직 온전히 회복되진 않았지만 작가는 가을에 또다시 중단편집을 한권 더 낼 작정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고혈압 첫 진단 환자 11% 합병증 고생

    고혈압을 처음 진단받은 ‘신규 고혈압 환자’ 10명 중 1명은 심부전이나 협심증, 뇌경색 등 심각한 합병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국적 제약사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2005년 12월부터 2006년 7월까지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전국 5개 도시에서 개인의원을 찾은 신규 고혈압 환자 55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11%인 604명이 심각한 합병증을 앓고 있는 상태였다고 최근 밝혔다. 합병증 유형별로는 심부전이 전체의 38%를 차지해 점유비가 가장 높았으며, 이어 협심증 25%, 뇌경색 21%, 부정맥 10%, 뇌출혈 4%, 심근경색 4% 등이었다. 또 조사 대상 고혈압 환자의 39%가 당뇨(60%)와 고지혈증(42%) 등 과거의 병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고혈압이 당뇨, 고지혈증 등 다른 성인병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전체 환자의 32%는 고혈압 가족력을 갖고 있어 가족 중 고혈압 환자가 있을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함을 보여줬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최동훈 교수는 “심부전과 협심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목표혈압 120/80㎜Hg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며 “특히 고혈압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병, 고지혈증, 만성 콩팥병과 같은 동반 질환이 있을 때는 정기적인 혈압 체크와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고혈압 발병 및 악화 여부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만성 콩팥병환자 > 당뇨병환자 60세이상 환자 발병급증 주의

    만성 콩팥병환자 > 당뇨병환자 60세이상 환자 발병급증 주의

    콩팥이 제 기능을 못해 심할 경우 투석치료와 이식까지 해야 하는 ‘만성 콩팥병’ 환자가 당뇨병 환자보다도 많다는 조사 결과가 제시됐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뜩이나 짜게 먹는 데다 고혈압과 당뇨병 등 성인병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사 결과여서 주목된다. 대한신장학회(이사장 김성권)는 2005년에 전국 39개 종합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18세 이상 일반 성인 32만 95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만성 콩팥병으로 진단된 경우가 전체 수진자의 7.7%에 달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같은 수치는 당뇨병 유병률 4.2%나 빈혈 유병률 3.5%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그런가 하면 만성 콩팥병으로 진단된 환자 중에는 콩팥 기능이 50% 이하로 떨어져 치료가 쉽지 않은 3기 이상의 환자가 35%나 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눈길을 끈 것은 60세 이상에서 3기 이상의 만성 콩팥병 환자가 갑자기 늘어나는 것.3기 이상의 만성 콩팥병의 연령대별 유병률을 보면 18∼24세 0.1%,40∼44세 1.2%,55∼59세 2.4% 등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60∼64세에 접어들어서는 13.7%로 급증했다. 이는 50대 후반에 비해 6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이 같은 증가세는 65∼69세 17.8%,70세 이상 22.6% 등으로 꾸준히 이어졌다. 콩팥은 우리 몸의 혈액을 걸러서 노폐물을 오줌으로 배설시키고, 수분과 전해질 평형을 유지하게 하며, 적혈구 생성 호르몬 및 활성화 비타민D 등을 분비하기도 한다. 따라서 콩팥에 질환이 생기면 이런 기능에 이상이 생겨 혈압이 올라가고, 빈혈과 뼈가 약화되며, 심장마비와 뇌경색 위험도 증가한다. 콩팥의 흔한 이상 증상인 부종, 단백뇨, 혈뇨, 고혈압 등이 3개월 이상 계속되면 ‘만성 신장질환’이라고 봐도 된다. 여기에서 더 진행하면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양대병원 신장내과 김근호 교수는 “만성 콩팥병은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초기 증상이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질환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에 평소에 고혈압과 당뇨병 등 성인병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도움말:서울대의대 내과 김성권 교수 한양대병원 신장내과 김근호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