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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눔 바이러스 2009] 익명으로 쌀·라면 꼬박꼬박…또다른 기부 천사들

    [나눔 바이러스 2009] 익명으로 쌀·라면 꼬박꼬박…또다른 기부 천사들

    푸드마켓이나 푸드뱅크에도 ‘이름 모를 천사’들이 있다.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꼬박꼬박 식품을 후원해 주는 독지가들 덕에 가난한 서민들이 굶주림을 면하고 있다. 2004년 2월부터 매월 빠짐없이 15일이면 서울 창동푸드마켓에 쌀과 라면을 기부하는 한 독지가는 ‘15일의 천사’로 통한다. “청소년기에 궁핍한 삶을 살아 빈곤층을 돕고 싶다.”고 밝힌 그는 2004년 처음에는 쌀 20㎏짜리 25포대, 라면 50상자씩 기부하다가 다음해에는 쌀 75포대, 라면 100상자를 두고 갔다. 2007년부터는 한번씩 연락을 취할 때마다 무려 쌀 150포대와 라면 300상자를 익명으로 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일교포도 1년에 두번 기부 1년에 두 번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필요한 품목을 전화로 물어보고 200만원 상당의 식품을 직접 구입해 푸드마켓에 보내는 재일교포도 있다. 그는 식품 기부를 시작할 무렵 “2004년 일본에서 우연히 우리나라 식품기부 사업과 관련된 신문기사를 보고 뜻한 바가 있어 기부에 나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정이 넉넉하지 않아 식품 대신 자원봉사 형식으로 빈곤층을 돕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박모(42·여)씨는 식당일을 하는 등 가정이 어려운 형편에서도 경기도 시흥 정왕푸드뱅크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2007년 12월 뇌경색으로 쓰러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함께 활동한 사회복지사들에 따르면 박씨는 1997년 외환위기 직후 남편의 사업이 부도나면서 신용불량자가 됐지만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식당일과 봉사활동을 같이 했다고 한다. 그는 재활치료로 거동이 가능할 정도로 몸이 회복되자 최근 다시 봉사활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들도 식품기부 동참 어려운 경기상황에서도 ‘사랑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기업도 많다. 뚜레쥬르는 점포마다 기부식품 비용의 10%를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푸드뱅크와 손잡고 기부사업을 독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최근 ‘구매가 곧 기부’라는 슬로건으로 전국 63개 지점에서 15개들이 계란 1팩을 판매할 때마다 계란을 1개씩 적립해 푸드뱅크에 기부하는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CJ·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농심·대상·동서식품·웅진식품·신세계 이마트·오뚜기·샘표식품 등 많은 대기업이 식품기부사업에 동참, 나눔의 미덕을 전하고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 WBC 2회연속 4강] ‘국민감독’ 토털베이스볼 세계를 흔들다

    [한국 WBC 2회연속 4강] ‘국민감독’ 토털베이스볼 세계를 흔들다

    “국가가 있고 야구가 있다. 팬들이 있어야 선수와 감독, 코치가 있다.” 지난해 11월25일 김인식(62·한화) 감독은 제2회 WBC 감독직을 수락하면서 평소와 달리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느긋하지만 촌철살인의 농담을 던지던 것과도 달랐다. 그만큼 힘든 결단이었다. ●뇌경색 재활끝에 두번째 감독맡아 ‘폭탄 돌리기’라도 하듯 김성근 SK 감독과 김경문 두산 감독이 감독직을 고사한 터. 김인식 감독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소속팀 한화는 2006년 1회 WBC 이후 2위→3위→5위로 뒷걸음질쳤다. 2004년 12월 뇌경색으로 오른쪽 팔다리가 마비됐던 김 감독은 하루 세 갑씩 피우던 담배를 끊고 피나는 재활 끝에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스트레스와는 뗄 수 없는 프로야구 감독으로 살아가는 이상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독배(毒盃)’를 수락했다. 악재는 이어졌다. 대표팀의 핵 이승엽(요미우리) 김동주(두산) 박찬호(필라델피아)가 태극마크를 고사했다. 김병현은 ‘여권분실 소동’ 끝에 제외됐고, 수비 달인 박진만(삼성)마저 부상으로 중도하차했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기대치는 1회 대회와 베이징올림픽 이후 한껏 높아진 터. 7일 일본전에서 콜드게임패를 당했을 때 김 감독은 “1점차로 지건, 10점차로 지건 지는 건 똑같다.”며 담담한 듯 말했다. 하지만 1-0으로 설욕을 하고 미국에 도착한 뒤 “그땐 속이 쓰려 밥맛도 안 났어….”라며 까맣게 태운 속내를 털어놓았다. 2라운드에서 노감독의 용병술은 더욱 빛났다. 번트와 도루 등 벤치의 작전에 의존하는 ‘스몰볼’과 선수들의 능력과 힘에 맡기는 ‘빅볼’을 이종교배한 한국야구의 장점을 극대화한 것. 수비를 보강하기 위해 투입한 이범호(한화)와 고영민(두산)은 홈런포를 쏘아올렸고, 이용규(KIA)는 빠른 발로 펫코파크를 마음껏 휘저었다. 투수교체 시점은 제갈공명도 울고 갈 정도. 멕시코, 일본전에서 때론 한 박자 빠르게, 때론 늦춰 투수를 교체해 상대 혼을 뺐다. 도쿄에서 난타당한 김광현을 18일 일본전에 출격시킨 것은 ‘김인식 야구’의 진면목이 고스란히 드러난 대목. 야구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한·일전에서 10년 이상 기둥 역할을 할 젊은 투수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한 배려였다. 김 감독은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처럼 완벽하지 않다. 김재박 LG 감독이나 선동열 삼성 감독보단 세기는 떨어질지 모른다. 하지만 ‘의리’와 ‘기다림’으로 함축되는 그의 야구관은 선수들의 존경과 헌신을 끌어내는 힘이 있다. 버려진 퇴물이라도 잠재력과 열정이 남아 있다면 될 때까지 기회를 준다. 2003년 두산에서 선동열 감독을 영입하려 하면서 김 감독에게 부사장직을 제안했지만, 자신을 따르는 코칭스태프를 버릴 수 없어 야인생활을 자처했다. 자존심 강한 스타들이 모인 대표팀에서 김 감독의 역량이 더욱 빛나는 까닭이다. ●하라 日감독 “김 감독은 특별해” 18일 일본전이 끝난 뒤 김 감독은 “일본이 한국보다 한 수 위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실력이 위라고 항상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늘은 우리가 이겼다는 게 중요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하라 일본 감독이 “모든 면에서 나보다 나은 특별한 감독”이라고 존경을 표하는 것도 이같은 면모 때문이다. 상대 감독조차 찬사를 보내는 ‘국민감독’과 함께할 수 있어 대표팀도, 팬들도 행복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아스피린, 혈소판 응집억제에 효과

    두통과 염증 치료약인 아스피린 저용량 제제(1일 50∼300㎎)가 혈전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순환기질환자가 복용하고 있다. 심장병과 뇌졸중 등을 유발하는 혈전은 혈소판이 응집해 생긴다. 혈소판은 혈액 1㎤에 무려 15만개 이상 존재하는 물질로, 정상 상태에서는 서로 응집하지 않지만 외상으로 출혈이 생기면 서로 엉겨 혈전을 만든다. 아스피린은 이런 혈소판의 응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아스피린의 중요한 투여 대상은 급·만성 심근경색과 불안정성 협심증, 관상동맥 확장술이나 우회로술 및 협심증 치료 환자, 심방세동·승모판질환·심장판막수술 후 뇌경색이 발생한 경우, 뇌경색증이나 뇌색전증, 경동맥의 동맥경화로 죽종제거술을 받았거나 심한 경동맥경화증, 아직 심혈관에 병이 생기지는 않았으나 심장병과 뇌졸중의 위험인자를 2∼3개 이상 가진 사람 등이다.그러나 남용이 심각한 문제를 부를 수도 있다. 복용 중에는 지혈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발진·가려움증 등 아스피린 알레르기를 유발하기도 하며, 위궤양·위출혈·위염도 경계해야 한다. 연구 결과, 아스피린 장기 복용자 100명 중 1명에서는 위출혈이 발생한다.박승정 교수는 “아스피린 복용 환자에게 위염이 있다고 꼭 아스피린의 부작용으로 볼 수는 없지만 아스피린 복용 중 소화불량이나 위통이 있다면 우선 술·담배를 끊고, 자극성 음식을 제한하는 식이요법이 필요하며, 제산제 등 위장약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천추태후(KBS2 오후 10시15분) 서경 백성들의 환호를 받으며, 왕송을 데리고 성종의 앞에 선 숭덕궁주 황보수. 그 순간 어디선가 날아온 독화살이 성종의 어깨를 스치자 모두 아비규환에 휩싸이게 된다. 성종이 사경을 헤매다 깨어나자, 최섬 일파는 이 일은 황보수가 꾸민 것이라 주장을 한다. 황보수를 의심하는 성종은 왕송을 데리고 개경으로 출발하는데…. ●다큐멘터리 3일(KBS1 오후 9시40분) 강원도 태백이 타들어가고 있다. 23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겨울 가뭄. 항상 흐르던 마을 앞 개천은 말라가고 수도꼭지만 틀면 콸콸 쏟아지던 물은 딴 세상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타는 목마름에 물 한 모금이 간절한 태백 사람들. 그 어느 해보다 목마른 겨울을 나고 있는 태백의 72시간을 만나본다. ●연계가 중계(KBS2 오후 9시5분) 연예가중계 ‘주윤발’ 독점 인터뷰.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주윤발을 연예가 중계 MC 한석준 아나운서가 직접 만나본다. 전 세계인이 인정한 액션배우 주윤발. 두려울 것이 없어 보이는 그가 두려워하는 대상은? 바로 자신의 부인이라는데…. 그가 밝히는 부부생활 백서를 공개하고, 세계적인 스타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주말연속극 내인생의 황금기(MBC 오후 7시55분) 태일은 황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이야기하고 황은 이제야 그런 말을 하는 태일을 냉정히 뿌리친다. 기는 태영에게 선보러 나가지 말고 자신과 결혼하자고 청혼하다. 한편 금이는 친엄마를 만난 뒤 혼자 고깃집에서 고기를 우걱우걱 상추에 쌈을 싸 먹으며 허탈한 속을 달랜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4시10분) 전은순 할머니는 서울교대를 졸업한 재원이었다. 고상하고 여성스러웠던 할머니. 그런데 21년 전 중풍이 온 후 몸을 쓰지 못하게 되고, 2차로 뇌경색이 와 의식까지 잃었다. 현재는 콧줄, 목줄, 소변줄을 주렁주렁 매달고있다. 할아버지가 도와주지 않으면 기본적인 삶도 유지할 수 없는 상태가 됐는데…. ●유리의 성(SBS 오후 8시50분) 인경이 민주를 윽박지르자 이를 보다 못한 준성은 민주를 친정 집으로 보낸다. 친정집에 도착한 민주는 자신을 달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엄마에게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고 양숙은 자신의 처지를 닮아가는 딸의 모습에 가슴 아파한다. 한편 석진은 보도국장이 사표를 수리해 주지 않아 전직한 방송사에 출근도 하지 못하는 처지가 된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식후에 속이 쓰리고 더부룩하면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병원에서 보다 정확한 진단을 받아 봐야 한다. 과음, 과식, 폭식 등 잘못된 식습관과 커피는 위궤양을 유발한다. 위벽이 헐고 염증이 생겨 심하면 위에 구멍까지 난다. 건강한 위를 만들어 주기 위한 속 시원한 해결법을 공개한다.
  • “미술 하지 않았더라면 난 죽었을 것”

    “미술 하지 않았더라면 난 죽었을 것”

    김창일(58) 아라리오 갤러리 대표는 2007년 영국의 미술전문지 ‘아트리뷰’가 선정한 영향력있는 세계 100대 컬렉터 명단에 한국인으로서 유일하게 87위로 올랐다. 또한 지난해를 제외하고 최근 3년 연속 해외 미술전문지가 선정하는 100위권내 컬렉터로 인정받아 왔다. 그는 천안과 서울, 뉴욕·베이징에 아라리오갤러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본점’은 서울도 뉴욕도 베이징도 아닌 충남 천안이다. 그는 1978년 사업가로 천안에 고속버스터미널을 지으며 아라리오 갤러리를 함께 출범시켰다. 이후 멀티플렉스영화관과 백화점도 이곳에 세웠다. 주변은 이제 지역 문화의 새로운 중심지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천안 문화’를 ‘세계 문화’로 발돋움케한 그에겐 또 하나의 이름이 있다. 작가활동 10년 경력의 ‘씨킴(CI KIM)’이다. 지난 12일 다섯 번째 개인전을 개막한 김 대표를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만났다. 김 대표는 흰색 드레스 셔츠에 4년 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구입했다는 검은색의 아르마니 슈트를 입고 있었다. 잘 관리된 몸매까지 겹쳐져 마치 신입사원 같이 말쑥하고 긴장감이 느껴졌다. 그는 “이번 전시를 전문가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겁나고 무섭다.”면서도 “나는 미술을 하지 않았더라면 죽었을 것”이라면서 작가의 길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1998년 전후해 그는 가벼운 뇌경색으로 쓰러졌지만 그림을 그리면서 건강을 회복했단다. 이번 전시 제목은 ‘To Make a Rainbow(무지개를 만들기 위해)’. 그래서인지 전시실에는 어린아이들이 그렸거나 또는 동화책에서 한번 봄직한 화사한 파스텔화가 서너 점 걸려 있다. 주된 작업은 아크릴이나 파스텔로 그린 고흐의 자화상이나,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 인도의 정치가 간디, 앤디 워홀의 마오쩌둥이나 마릴린 먼로의 프린트, 타임지와 포천지의 표지 위에 토마토를 던져 짓이기거나 토마토 즙을 뿌려 놓은 것이다. 캔버스 위에 뿌려진 토마토는 습한 여름에는 짙은 적갈색을, 선선한 가을에는 밝은 황갈색을 띠어 화면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다. 컬렉터로서 세계적인 대가로 대접받고 있지만, 화가로서는 아직 “멸시받고 초라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김 대표는 갤러리의 문을 연 1978년부터 청전 이상범이나 남농 허백련 등의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1982년에는 올덴버그의 작품을 샀고, 2002년에는 미국 현대미술가인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을 구입해 ‘졸부의 행태’라는 조롱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의 안목을 미술계는 신뢰한다. 김창일이 샀다고 하면 무명의 작가의 작품도 일단은 ‘뜬다.’. 최근에는 미술을 공부하는 고등학생들의 졸업작품도 구입해 멀티플렉스과 백화점 앞마당에 전시해 놓고 있다. 부산이 고향이지만 이제는 천안 사람이라고 해도 좋을 김 대표는 “작가와 갤러리 대표로서 앞으로 50년만 지나면 다 잘될 것”이라면서 “이유는 세계와 박자를 맞춰 나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안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대학졸업 후 어려운 청소년 위해 일할래요”

    “대학졸업 후 어려운 청소년 위해 일할래요”

    40대 후배들이 60대 선배의 고교 졸업을 축하했다. 한복 입은 65세 늦깎이 졸업생은 고개를 숙이며 살짝 웃었다. “고마워요…고마워요.” 눈가엔 눈물이 맺혔다. 10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한림 실업고등학교의 졸업식 풍경이었다. 한림 실업고는 서울에서 몇 안 되는 학력인정 주부학교다. 한복 입은 할머니는 1957년 초등학교를 졸업한 최청자(65)씨였다. 충남 부여에서 자란 최씨는 1남 6녀 가운데 셋째였다. 형편이 어려웠던 최씨 부모는 하나뿐인 아들을 대학에 보내려고 나머지 딸들은 초등학교 교육만 마치게 했다. 당시는 누구에게나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중학교에 못간 최씨는 속상하고 친구들이 부러워 주위와 인연을 끊고 살았다. “그때 유일하게 연락하던 친구와 수녀가 되자고 약속했었어요.” 최씨가 손에 새긴 작은 문신을 보인다. “이게 그때 그 친구와 맹세하면서 새긴 겁니다.” 그러나 최씨는 수녀가 되지 못했다. 철 모르는 동생들 때문이었다. 양장 기술을 배워 돈을 벌기 시작했다. 못 배운 게 한이 돼 억척같이 번 돈으로 막내 여동생은 직접 고등학교까지 보냈다. 24살 때 경찰인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학교에 다시 가라.”고 했다. 그런 남편은 1992년 뇌경색으로 쓰러져 12년 고단한 병치레 끝에 숨졌다. 남은 네 자녀(1남3녀)를 책임지게 된 최씨는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 “나는 못 배웠어도 자식들에게 그걸 되풀이하게 할 수 없어서… ” 공사장에서 밥 짓는 일, 식당에서 설거지하기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최씨가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된 건 같이 수녀가 되자고 약속했던 친구의 권유 때문이었다. 최씨는 지난 2005년 학교에 입학해 4년 동안 중·고교 과정을 마쳤다. 과정 내내 1등급을 받은 우등생 최씨는 올해 동서울대 실버복지학과 새내기가 된다. 이외에도 모두 4개 대학에 동시 합격했다. “나이 많다고 안받아줄까봐 무작정 여기저기 입학원서를 냈는데 이렇게 합격해 버렸네.” 최씨가 웃음 지었다. 졸업장을 손에 든 최씨는 “나 같은 사람이 어디 대학에 간다고 꿈이나 꿨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학을 졸업하면 나같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해 복지사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창규 박성국기자 nada@seoul.co.kr
  • [박대출 선임기자 정가 In&Out] 국회의원 골프매뉴얼

    14대 국회 때다. 1994년 가을쯤으로 기억된다. 민자당 고위 당직자회의가 열렸다. 월요일이었다. 전날 골프 라운딩이 화제에 올랐다. 가볍고, 시시콜콜한 대화가 오갔다. 어느 골프장을 갔느니, 누구랑 갔느니, 몇개를 쳤느니. 화두는 최고수 의원으로 옮겨갔다. 나름대로 고수들이 거명됐다. 김종필(JP) 대표가 최종 정리했다. 조영장 의원을 꼽았다. 이견이 없었다. 조 전 의원은 ‘핸디 1’이다. 공인하는 명패가 지금도 있다. 인천 국제CC 클럽하우스에 붙어 있다.JP 하면 골프가 연상된다. JP식 풍류정치의 한 단면이다. 앞으론 쉽지 않게 됐다. 지금 병원에 누워 있다. 뇌경색으로 입원 중이다. 14일로 한달째다. 오른쪽 마비증세가 왔다. 상태는 호전되고 있다. 숟가락 들 정도는 된다. 걸을 수도 있다. 자택엔 재활치료 장비가 없다. 당분간 병원에 더 있기로 했다. 측근의 전언이다.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전부터 JP를 만나려고 했다. 대선 때 도와준 데 대한 인사 차원이다. 마침 입원 소식이 들려 왔다. 병문안으로 대신하려고 했다. 하지만 JP측에서 난색을 표해왔다. 그래서 병원 대신 청구동 자택으로 갔다. 부인 박영옥 여사만 만나고 돌아왔다.JP는 평생 골프를 즐겼다. 그런데도 ‘JP 골프 파문’이란 언론 보도는 없었다. 집권당 공식회의에서 골프 얘기를 주고받아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세상이 달라졌다. 지금이라면 이런 보도들이 나올 법하다. “여당 지도부는 민생 외면하고 골프 회의만….”, “경제 어려운데 따로 가는 여당….” 그리고 인터넷엔 비판 댓글이 쏟아지고.민주당 의원 9명이 혼줄이 나고 있다. ‘골프 외유’로 후폭풍이 거세다. 4명은 놀라 귀국보따리를 먼저 쌌다. 박영선, 우윤근, 박기춘, 전병헌 의원 등이다. 정세균 대표는 ‘국민정서법’에 걸렸다고 한탄한다. 한나라당은 모처럼 신났다. 서민정당의 이중성이 드러났다고 퍼붓는다. 하지만 속으론 찜찜하다. 언제 부메랑으로 되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골프라면 한나라당쪽이 더 불안하다. ‘의원골프 파문’은 언론의 단골메뉴다. 호화성 외유골프, 회기 중 골프, 8·15광복절 일본골프, 수감기관 감독 중 골프…. 모두 ‘파문’으로 몰아붙인다. 무차별 공격도 뒤따른다. 그러면 일부는 사과한다. 억울하다고 항변하는 이들도 있다. 의원 골프는 기준이 없다. 적절과 부적절의 경계는 늘 애매모호하다.국회 운영제도개선위원회가 최근 활동보고서를 냈다. 의원윤리제도 강화도 들어 있다. 골프에 관한 내용은 없다. 이 참에 골프매뉴얼을 만드는 건 어떨까. 평일엔 안 되고, 휴일엔 되고. 회기 중엔 안 되고, 비회기 중엔 되고. 해외 출장 중엔 안 되고, 개인 휴가 중엔 되고. 로비나 청탁성, 호화골프 등의 기준도 만들고. 국회의원 윤리강령이나 윤리실천규범에 넣으면 된다. 보도는 그 틀 속에서 이뤄지고.dcpark@seoul.co.kr
  • ‘건강B’ 땐 생활습관 개선해야

    ‘건강B’ 땐 생활습관 개선해야

    건강검진이 일상화되면서 해마다 건강검진 수검자가 늘고 있으나 결과 통보서가 온통 의학 전문용어로만 채워져 있어 읽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통보서의 요당·요단백·요잠혈·콜레스테롤·트리글리세라이드 등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별것 아닌 내용 때문에 속을 태우는가 하면 정말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내용을 지나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건강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담긴 검진결과 통보서가 대부분 서랍 속에 파묻히고 만다. ●4단계로 표시되는 건강상태 건강검진 후 개인별 건강상태는 ‘건강A’, ‘건강B’, ‘건강주의’, ‘질환의심’ 등으로 표시된다. 여기에서 ‘건강A’는 양호한 건강상태를 뜻한다. ‘건강B’는 추가검사나 약물치료는 필요없지만, 평소에 특정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으므로 생활습관 개선 등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건강B’는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경우도 있으므로 결과의 해석이 애매할 때는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건강주의’는 당장 치료를 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정기적인 검사나 추가검사가 필요한 경우를 뜻한다. ‘질환의심(또는 일반질병)’은 약물 등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건강검진은 특정 질병의 진단보다 질병에 걸렸는지를 개략적으로 훑어보는 선별검사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검진 결과를 보고 본인의 건강상태를 임의로 해석하거나 근거없이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건강검진 결과 역시 수검자별 개인 특성에 맞춘 해석이 아니라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는 일반적인 결과 해석의 기준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압이 138/85 ㎜Hg이면 ‘건강에 이상은 없으나 자기관리가 필요’한 ‘건강B’로 분류되지만 이는 정상인에 해당되는 내용이고 실제로는 당뇨병 환자인 만큼 훨씬 엄격한 혈압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검사항목별 결과 읽기 요당뇨는 소변에서 당이 검출되는 경우로, 당뇨병과 과도한 흥분·임신 등이 원인이다. 요단백은 소변에서 단백질이 검출되는 경우로, 신장염·고혈압·기립성단백뇨 등이 원인이다. 요PH검사는 소변의 산도를 측정하는 검사로, 산성뇨는 임신·발열·생리가, 알카리뇨는 요로감염자에게 주로 나타난다. 요당·요단백·요잠혈은 건강한 사람의 경우 ‘음성’반응이 나타난다. 따라서 ‘양성’이라면 의사와 상담을 해 원인을 알아내야 한다. 요PH는 5.5∼7.5가 정상이다. 혈액검사 중 혈색소는 헤모글로빈 수치로, 남자는 13∼16.5g/㎗,여자는 12∼15.5g/㎗이면 정상으로 본다. 이 수치가 기준에 못 미치면 빈혈·백혈병·관절염 등이, 기준을 초과하면 심장질환· 일산화탄소 중독증 등이 원인이다. 감마-GTP는 간기능 수치로, 남자 11∼63U/L,여자는 8∼35U/L이 정상이다. 수치가 기준을 초과할 경우 알코올성간염이나 지방간염이 의심된다. ●건강검진 결과에 따른 진단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사례를 들어 알아보자. 직장인 윤충섭(40)씨는 직장 건강검진 결과 혈압 139/86㎜Hg,총콜레스테롤 191㎎/㎗,혈색소 16.6g/㎗로 ‘정상B’ 판정과 함께 ‘간장질환 의심’ 소견을 받았다. 정상 범주에서 높은 편인 혈압은 방치하면 관상동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이나 뇌혈관질환(뇌경색, 뇌출혈), 심부전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기검사와 식생활 개선을 통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헤모글로빈 수치인 혈색소가 정상치보다 높은 것은 흡연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증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금연을 해야 한다.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정상이나 HDL(몸에 좋은 콜레스테롤·60 이상이 정상)은 58㎎/㎗로 정상에 못 미친다. 트리글리세라이드(정상 100∼150 미만)는 189㎎/㎗, LDL(몸에 나쁜 콜레스테롤·100 미만이 정상)은 116㎖/min으로 정상에 비해 높다. HDL은 수치가 높을수록 좋으나 LDL은 낮을수록 좋다. 윤씨의 경우 콜레스테롤 관리를 위해 HDL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 등을 자주 섭취하고, LDL과 트레글리세라이드를 함유한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는 식습관이 필요하다. 또 간 기능 검사에서 감마-GTP가 208U/L로 정상보다 훨씬 높아 간장질환이 의심되므로 2개월간 금주 후 재검을 받아야 한다.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환 전문의는 “같은 결과라도 개별적 특성에 따른 재해석이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상A’가 아니라면 의사와 상담을 거쳐 적절한 대책을 찾는 것이 좋다.” 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환 교수
  • [부고] ‘쑈리 킴’ 소설가 송병수씨

    ‘쑈리 킴’의 소설가 송병수씨가 지난 4일 뇌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77세.1932년 3월 경기 개풍에서 출생한 송씨는 1957년 ‘문학예술’에 한국전쟁의 참혹함을 고발하는 단편소설 ‘쑈리 킴’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그는 ‘22번지’, ‘인간 신뢰’ 등 전쟁 속의 인간 군상에 대한 작품을 주로 썼다. 이후 ‘빙하시대’, ‘대한독립군’ 등 장편소설도 남겼다. 1965년 동인문학상, 1974년 제1회 한국문학상을 수상했다.유족으로는 부인 이산옥(67)씨와 아들 민규(현대자동차 부장), 딸 정은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보훈병원, 발인 6일 오전 6시30분. (02)483-3320.
  • “독도 지킴이가 아파요… 독도가 울어요”

    “독도 지킴이가 아파요… 독도가 울어요”

    독도의 유일한 상주민이자 이장인 김성도(68·울릉군 독도리 산20번지)씨가 뇌졸중 투병 중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그의 향후 독도 상주 여부와 활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대구 동산병원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7일 독도 서도 어업인 숙소에서 물을 마신 뒤 구토 증세와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경북도소방본부 헬기의 도움으로 동산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왼쪽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김씨는 이후 이 병원에 입원해 신경과 약물치료 등을 받은 뒤 24일 만인 이날 퇴원했다.김씨는 현재 의식을 회복해 걷는 데는 큰 지장이 없으나 음식물을 삼키지 못해 콧줄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고 있다. 김주민 담당의사는 “뇌경색이 많이 호전된 상태이지만 고령인 탓에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퇴원 후 당분간 경북 울진에 사는 딸 경화(39)씨 집에 머물면서 통원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향후 그의 독도 생활 여부에 대해 담당의사는 “앞으로 2~3개월간은 절대 안정이 필요하며 치료가 불가피하다.”며 “이후 어느 정도 안정세에 접어들면 독도에서의 간단한 생활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씨가 1991년 아내 김신렬(69)씨와 함께 독도로 주민등록을 옮겨 상주한 뒤 왕성하게 펼쳐온 독도사랑 활동은 당분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또 김씨의 독도 연안에서의 어로 활동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딸 경화씨는 “아버지께서 당분간 뭍에서 치료와 안정을 취한 뒤 내년 봄쯤에 다시 어머니와 함께 독도로 들어가 생활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1965년 3월 독도에 거주한 첫 주민 고 최종덕씨와 함께 1970년대부터 독도에서 전복 등 수산물을 채취하며 생활하다 1987년 최씨가 지병으로 숨지자 1991년 주소를 아예 독도로 옮기고 앞바다를 텃밭 삼아 생활해 왔다. 현재 독도에 주민등록을 둔 사람은 김씨 부부와 여류시인 편부경(53),독도 등대지기 허원신(41)씨 등 4명이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2008 대형병원 응급실은 ‘난민촌’

    2008 대형병원 응급실은 ‘난민촌’

    환자들의 비명소리와 가족들의 울음소리로 귀가 먹먹해졌다.복도 의자조차 차지하지 못한 환자들은 아예 바닥에 누워서 의사를 기다리고 있었다.뇌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진 어머니를 모시고 청주에서 허겁지겁 올라온 이모(32)씨의 낯빛에는 초조함이 역력했다.“병원이 아니라 아비규환의 아수라장입니다.청주 병원보다 더 좋은 치료를 받을까해서 올라왔는데….”이씨는 3시간이 지난 뒤에야 의사를 볼 수 있었다.세밑 국내 굴지의 대형병원 응급실의 진풍경이다. ●응급환자 4시간 링거 맞으며 기다려 서울신문이 서울시내 삼성서울병원(강남구 일원동),서울대병원(종로구 연건동),서울아산병원(송파구 풍납동) 등 대형병원 응급실을 4차례(10월26일,11월8일,12월28·29일 밤 9시~이튿날 새벽 2시)에 걸쳐 찾아갔다. 이 병원들은 지난해 보건복지가족부가 전국 428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평가에서 우수등급을 받았다.하지만 무늬만 우수고,실상은 ‘난민촌’이나 다름없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은 환자와 가족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응급실 침대 36개와 대기실 의자 70석이 꽉 찼다.환자들은 대기실 의자에 누워 링거를 맞거나 진료를 받았다.복도도 환자들로 북적댔다.일부 환자는 바닥에 누워 진료를 받기도 했다. 담석을 앓는 남편과 함께 온 이모(62·경기 광주)씨는 “오후 7시부터 4시간째 링거만 맞으며 기다리고 있다.수술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의자에 누워 밤을 새야 할 것 같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응급실의 한 전문의는 “하루에 120~130명이 응급실로 오는데,전문의는 5~6명밖에 안 된다.”면서 “3차 진료기관의 응급실은 서비스 차원에서 운영될 뿐 큰 수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인력과 시설을 확충할 생각을 않는다.”고 털어놨다.그는 “환자가 많다 보니 복막염 환자를 단순 복통으로 잘못 진단하는 등 오진도 비일비재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 응급실도 야전병원을 방불케 했다.대기실 50석에 빈자리가 없었고,응급실 침대가 부족해 복도에 침대를 마련해 진료하고 있었다.의사 2명과 간호사 4~5명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갈비뼈 부근의 통증을 호소하는 아들을 데려 온 심모(42)씨는 “기흉이 생겼다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침대가 없어 눕지도 못하고 휠체어에 앉아 몇시간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예산 투입하고도 감독 소홀 서울아산병원 응급실도 마찬가지였다.목이 아픈 다섯살 손자를 데려온 김모(65)씨는 “2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다.”면서 “아픈 손자를 마냥 기다리게 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한 간호사는 “응급실이라면 신속히 치료해 줄 것이라 생각하는데,시설과 인력이 부족해 불가능하다.”면서 “보통 4~5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전했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 강태언 사무총장은 “1시간 내에 적절히 조치하면 살릴 수 있는 환자의 사망 확률이 미국,영국보다 4배나 높다.”면서 “응급실에 국가 예산이 많이 투입되지만 당국의 관리·감독이 허술하다.”고 지적했다.국립의료원 응급의학과 황정연 과장은 “민간병원도 당연히 공공의료의 책임이 있지만 민간에 모두 맡길 순 없다.”면서 “공공병원 응급실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응급치료가 가능한 중형급 병원도 많은데,대형병원으로 몰리는 게 문제”라면서 “시민들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글 사진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中 옌지에 줄기세포 치료병원 개원

    국내 바이오 기업이 중국에서 자가 줄기세포를 이용해 질환을 치료하는 병원을 열었다. 치료와 관광을 연계한 ‘의료관광’을 새 수익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알앤엘바이오는 중국 옌지에서 줄기세포전문 치료병원인 ‘RNL조양재생의학병원’을 열고 본격 진료를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병원은 환자 자신의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해 배양한 후 환부에 투여하는 ‘줄기세포 치료법’으로 세포손상 질환과 노인성 질환 등을 치료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간경화나 신부전증, 퇴행성 관절염, 뇌경색,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의 질환에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라정찬 사장은 “이 치료법은 자신의 줄기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을 뿐만 아니라 윤리문제에서도 자유롭다.”면서 “특히 세포손상 질환과 노인성 질환에서 효과가 기대되는데 이 병원에서 다양한 임상 경험을 얻어 국내는 물론 세계 줄기세포 치료시장을 선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이 병원을 백두산 관광의 관문인 옌지에 설립해 치료와 관광을 묶은 ‘의료 관광’ 분야를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성체줄기세포 치료기업인 알앤엘바이오는 지난 6월 중국 베이징에 줄기세포 치료병원을 개원했으며 앞으로 상하이와 홍콩, 칭다오 등 중국 전역에 줄기세포 치료병원을 열 계획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고교생 논문 세계적 학술지에 실렸다

    국내 고교생이 국제 학술지에 제1저자로 논문을 실었다. 서울과학고 2학년 김승찬(17)군이 주인공이다. ‘자석을 이용한 인간 신경세포 돌기의 방향성 유도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신경과학 연구방법 저널´(Jour nal of Neuroscience Methods)에 실었다. 이 학술지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으로 분류된다.SCI란 미국 과학정보연구소(ISI)가 “과학적으로 인용할 가치가 있다.”고 인증했다는 의미다. 성균관대 의대 정해관 교수는 “고등학생으로서는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고 평가했다. 김군은 뇌에 전기 자극을 주면 자기장에 따라 신경세포가 활성화되고, 돌기가 일정 방향으로 배열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해 11월 이 논문 내용을 바탕으로 미국 특허청에 특허청원도 냈다. 현재 가(假)출원까지 받았다. 논문은 지난해 1학기 학교에서 ‘과제연구’로 했던 실험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과제연구는 학생이 관심 분야를 골라 한 학기 동안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김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전자기파 파동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특히 재작년 할아버지가 뇌경색으로 투병하면서 신경세포 활성화에 더욱 관심을 가졌다. 논문을 싣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과학고의 교육과정은 빠듯했다. 매일 부담감에 시달렸지만 방과 후 시간을 쪼개 연구를 계속했다. 논문 내용을 영문으로 옮기는 것도 힘들었다. 지난해 12월 논문 게재를 요청한 이후 영문 내용이 부정확해 4차례 수정 작업도 거쳐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김군은 논문 게재를 포기하지 않았다. 김군은 “고교 시절,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기회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김군은 내년 2월 서울과학고를 조기 졸업할 예정이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56) 임신중독증

    [한국인의 질병] (56) 임신중독증

    일반적으로 ‘임신중독증’이라고 하면 흔한 감염질환의 일종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임신중독증은 세균이나 바이러스보다 혈압, 당뇨, 비만과 더 관련성이 높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산모의 경련과 발작을 유발한다고 해서 주로 ‘자간전증’(子癎前症)이나 ‘자간증’(子癎症)이라고 부른다. 심하면 뇌출혈, 심부전, 폐부종 등으로 진행돼 산모의 생명을 빼앗을 수도 있는 위험한 질환.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고위험임신클리닉 신종철(54) 교수를 만나 임신중독증 대처법에 대해 알아봤다. “해외 학계에서는 산모에게 임신중독증이 생길 확률을 4~8 % 정도로 보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5~6% 정도로 보고 있죠. 대략 산모 20명 중에 1명 정도는 이 병에 걸린다는 뜻입니다. 발병 확률이 비교적 높은 편이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산모 20명중 1명꼴 임신중독 불행하게도 아직까지 임신중독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인슐린 저항성(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당뇨병이 발병하기 쉬운 상태), 흡연 등을 원인으로 꼽는 전문가도 있지만 명확하게 규명된 것은 아니다. 임신중독증이 생기고 난 뒤 발생하는 고혈압, 부종, 단백뇨 등의 증상을 보고 병을 짐작할 뿐이다. 자간전증이라고 불리는 초기임신중독증의 전형적인 증상은 고혈압이다. 이완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수축기 혈압이 90㎜Hg 이상이면 자간전증을 의심할 수 있다. 소변에 단백질이 다량 함유된 단백뇨 증상도 자간전증 척도로 꼽힌다.24시간 내 소변에 함유된 단백질이 300㎎이상이면 자간전증을 의심해야 한다. 부종은 몸이 붓는 증상인데 체액이 혈관을 빠져나와 몸의 곳곳으로 침투하는 것을 말한다. 증세가 심하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심하면 시력이 저하되거나 복부 위쪽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폐에 체액이 차는 폐부종과 뇌가 붓는 뇌부종, 두통 등도 전형적인 임신중독증의 증상이다. 생명과 직결되는 장기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산모의 생명이 위험해진다. 때에 따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이나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생길 수도 있다. 혈액 응고장애가 생겨 극단적인 상황에는 출혈을 막을 수 없는 혈종이 전신에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고혈압·단백뇨·간질 겹치면 ‘자간증´ 만약 고혈압, 부종, 단백뇨와 더불어 경련을 일으키는 간질이 겹치면 자간증으로 본다. 이미 증상이 많이 진행돼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므로 즉각 아기를 분만하지 않으면 병을 치료할 수 없다. “일단 자간증까지 오면 태아보다 산모의 생명을 더 우선시하게 됩니다. 시간을 지체하면 산모가 사망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죠.34주 이후에 유도분만을 통해 출산하면 아기를 살릴 가능성도 높아요. 중요한 것은 시간을 끌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임신중독증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은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주의해야 한다. ●건강식품 복용땐 전문의와 상담을 단백뇨와 고혈압이 동반되면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을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혈압만 떨어뜨리기 위해 ‘이뇨제’를 처방해서는 안 된다. 이뇨제는 소변량을 늘려 혈압을 낮추는 기능을 하지만 소변량이 적은 임신중독증 환자에게 사용하면 오히려 역기능을 일으킬 수 있다. 이뇨제를 잘못 사용하면 혈류량이 갑자기 감소해 태아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임신중독증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진료경험이 있는 의사를 만나 논의를 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간혹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을 복용하는 산모도 있는데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임신 중에는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다만 혈관의 산화를 방지하는 항산화제, 비타민C, 비타민E 등은 도움이 된다. 도움이 된다고 해서 마구 복용하라는 뜻은 아니다. 반드시 의사와 상담한 뒤에 몸에 무리를 일으키지 않는 한도에서 복용해야 한다. “가까운 동네병원도 좋지만 만약 경미하게라도 임신중독증 증상이 나타난다면 태아와 산모의 상태를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는 대형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의사의 경험이 산모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죠. 출산할 시기를 잘못 판단하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으로 갈수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임신중독증 환자에게 소금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이지 말아야 한다는 학계 보고가 있었다. 고혈압을 더 악화시킨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임신중독증이 꼭 고혈압을 통해서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최근에는 짠 음식을 꼭 피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의사는 많지 않다. ●유전적 요인·재발 가능성 커 정기검진 필수 임신 후 34주가 되면 바로 태아를 분만시켜야 하지만 그러지 않은 경우는 상황을 더 지켜볼 수도 있다. 태아의 생명도 중요하기 때문이다.34주 이전에 태아를 분만하면 생존확률이 일반 아기보다 40% 이하로 낮아진다. 따라서 병원에 입원해 약물치료와 산모 및 태아의 상태를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태아의 성숙을 하루라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임신중독증 증상의 조절이 어려운 경우 산모와 태아가 모두 위험한 상황이 되기 전에 태아가 아주 미숙하더라도 분만을 결정해야 한다. 임신중독증에 걸린 산모는 다음 출산에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유전적인 요인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번이라도 임신중독증을 경험했다면 산전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임신중독증은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방법밖에는 대책이 없어요. 시간이 될 때마다 병원을 찾아 임신중독증 위험이 있는지 체크해 봐야 합니다. 정기적인 검진이 태아와 산모의 생명을 살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임신 34주때 갑자기 고열 제왕절개 통해 ‘무사 분만’ 36세 산모의 악몽 같았던 순간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에서 만난 김희정(가명·36)씨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자신이 임신중독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꿈에도 알지 못했다. 임신한 지 20주가 지나자 몸이 심하게 부어올랐지만 ‘많이 먹어서 그러려니….’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문제가 생긴 것은 임신한 지 34주가 지나 만삭이 됐을 때였다. 김씨는 “갑자기 몸에 열이 나기 시작하면서 큰 이상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아챘다.”면서 “아기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새벽 2시에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병원을 찾았다.”고 급박했던 당시를 설명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의사는 분만을 권했다. 뚜렷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혈압은 수축기 160㎜Hg, 이완기 110㎜Hg로 이미 임신중독증 기준을 훨씬 넘어선 위험한 상황이었다. 김씨도 병원에서 검진을 받을 때마다 혈압을 재봤지만 임신중독증이 혈압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몰랐다. 하루만 더 늦춰달라고 의사에게 호소했지만 의사는 냉정한 표정으로 “시간을 끌면 끌수록 산모와 아기 모두 위험해진다.”고 말했다.‘아기가 제대로 태어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자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악몽같은 순간이었다. 머리를 감싸쥔 남편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분만을 권했다. 한 시간이 흐른 뒤 김씨도 결국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병원측은 제왕절개를 통해 아기를 분만시킨 뒤 산모의 혈압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다행히 규모가 큰 병원이어서 고위험임신클리닉 담당 의사는 물론 신경과, 신생아 전문의 등이 총력을 기울여 김씨와 아기를 모두 살려냈다. 의사는 “아기가 34주를 넘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당시 경험에서 가장 중요하게 깨달은 점이 무엇인지 묻자 김씨는 “미리 대비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당장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면서 “정기 검진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고령 임신부 발병률 2배이상 높다 산전 체중·혈압관리 중요 임신중독증을 일으키는 위험요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 고령임신이다. 나이가 들어 임신하면 임신중독증 위험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뜻이다. 학계는 일반적으로 35세 이상의 고령임신이 35세 미만 임신보다 임신중독증을 일으킬 확률이 2배 이상 높다고 보고 있다. 고령임신 상태에서 비만이 동반되면 발병 확률은 2배 이상 더 높아진다. 고령산모라면 과거 임신중독증 병력이 없다고 해도 반드시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임신 후 28주까지는 1개월에 1회,36주까지는 2주에 1회, 출산 1개월 전에는 1주일에 1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다만 임신중독증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의 간격은 줄이고 횟수는 2배로 늘려야 한다. 40세 이상 고령산모는 고혈압, 당뇨병, 비만, 심장병 등과 같은 성인병을 이미 갖고 있는 사례가 많다. 고혈압은 젊은 임신부에 비해 2~4배 증가하며 산전 출혈 가능성도 높다. 이런 환자가 임신중독증에 노출되면 미숙아나 발육부진 태아를 출산하기 쉽고 심지어는 태아 사망을 초래할 수도 있다. 당뇨병도 임신중독증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적어도 임신 24~28주에는 당뇨검사를 해서 임신성 당뇨병이나 임신중독증 관리에 나서야 한다. 고령산모는 비만 위험도 높다. 비만도 임신중독증과 직결되는 위험요소다. 따라서 임신전 미리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임신 후 1~3㎏ 수준의 체중 증가는 크게 주의하지 않아도 되지만 만약 10~15㎏가량 증가했다면 의사의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4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인도 연방에서 8번째로 큰 카르나타카는 여행자를 즐겁게 해주는 보물 창고와도 같은 곳이다. 미국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세계 여행지 50곳’의 하나로 선정된 케랄라는 인도의 남서쪽 끝, 인도양에 접한 44개의 강과 호수로 이루어진 매력적인 땅이다. 천의 얼굴, 만의 낙원 인도 카르나타카, 케랄라로 떠나본다. ●과학카페(KBS1 오후 7시10분) 우리의 음식문화가 서구화되어가고 있는 요즘. 오히려 패스트푸드 문화의 중심지인 미국에서는 쌀을 중심으로 하는 식습관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전형적인 미국가정에서 밥통을 들여놓고 매일 저녁마다 쌀밥을 주식으로 한 식사를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인이 다시 쌀밥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를 알아본다. ●대왕 세종(KBS2 오후 9시5분) 세자는 모두 폐기한 줄 알았던 총통등록을 갖고 세종을 찾는다. 그리고 신무기 기술을 명국에 넘기고 평화의 길을 모색할 것을 주장한다. 그러나 세종은 이를 무시한 채 오히려 세자를 움직여 국가기밀 취급 규정을 어긴 최만리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고, 진양과 안평 두 왕자에게 현실 정치를 가르친다. ●내 인생의 황금기(MBC 오후 7시50분) 태일은 태국 불륜사진을 황의 가슴팍에 내던지며 분노를 참지 못한다. 황은 이같은 사실이 밝혀진 것에 대해 화들짝 놀라고, 어쩌다 저지른 외도라고 변명을 한다. 태일은 분을 삭이지 못한 채 말문을 닫고 냉랭해진다. 한편, 결혼을 앞둔 경우는 어머니를 모시고 상견례를 하러간다. ●잘먹고 잘사는 법(SBS 오전 9시50분) 뇌경색을 이겨내고 결혼에 골인한 늦깎이 새신랑 개그맨 이태식.2005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그를 2년 동안 정성으로 간호한 뮤지컬 배우 강지연씨와 알콩달콩 살고 있는 신혼 보금자리를 공개한다. 전직 아나운서 출신 오영실이 아나운서 후배인 김환과 함께 강원도 횡성의 숲 체험장을 소개한다.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20분) 탐정제도 도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찬반 논쟁이 뜨겁다. 미국, 일본 등의 해외 탐정제도를 취재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아직은 낯선 탐정문화에 대해 알아본다. 또한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탐정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하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살펴보고, 그들의 애로사항을 알아본다. ●하나뿐인 지구(EBS 오후 6시) 통일 환경 변화와 지자체의 발달로 보존지역 해제와 개발요구가 뜨거운 가운데 민통선 내 희귀종 서식지 및 개발현장을 찾아가 본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된 이후 세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물거미와 환경지표종으로 인식되는 양서류 중 멸종위기동물로 지정된 금개구리, 물두꺼비 등의 생태를 살펴본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치매 환자수는 암 환자와 비슷하지만 일반인들의 치매에 대한 조기진단 인식은 그리 높지 않다. 병원에서 진단받는 환자는 치매환자의 3분의1에 불과하다. 조기 진단을 통해 진행을 늦춰주면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치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 “말벗 돼주는게 최고의 노인복지”

    “말벗 돼주는게 최고의 노인복지”

    ‘노인의 날’을 하루 앞둔 1일 오후 2시,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에서 황공화(76)씨를 만났다. 황씨는 혼자 살거나 거동이 불편한 빈곤층 노인들을 돌보는 ‘노노케어’(老老Care) 봉사활동을 3년째 하고 있다.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는 뜻의 노노케어는 건강한 노인이 중풍·중증장애 등으로 거동이 어려운 노인을 돌보는 것이다. 황씨는 이날 목욕 용품을 승합차에 싣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노인들을 찾아나섰다.30여분쯤 뒤 박원목(85)씨 집에 도착했다. 박씨는 15년전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반신불수가 됐다. 황씨는 동행한 사회복지사와 함께 차에서 욕조, 도구, 수건 등을 내려 방 안에 ‘즉석 목욕탕’을 꾸몄다.30여분 동안 정성스레 박씨를 씻겼다. 말끔해진 박씨는 “아우에게 신세를 너무 많이 져. 늘 미안하고 고마워”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황씨는 목욕 용품을 정리한 후 다음 집으로 이동했다. 황씨는 일주일에 두 번 2∼3명의 노인들을 목욕시켜 준다. 목욕이 없는 날에는 노인들을 찾아 말벗이 돼 준다.“노인들 자살이 왜 많은 줄 알아?외롭기 때문이야. 노인복지 따로 없어. 누군가 곁에서 이야기를 나눠주는 게 최고야. 큰 위로가 되거든.” 황씨는 평소 마라톤을 즐긴다. 지금껏 60여차례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고, 완주도 7번이나 했을 정도로 건강하다. 하지만 일거리를 찾아나서면 번번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오래도록 무직으로 지내다 동네 사회복지사를 통해 ‘노노케어’ 서비스를 알게 된 뒤 봉사에 나섰다.“정부에서 월 20만원씩 줘. 하지만 돈 때문에 하는 건 아니야. 요즘 젊은이들 중 누가 이 돈 받고 풍 맞은 노인들 대변 치우고 목욕시켜 주려 하겠어. 이심전심이지. 나도 지금은 건강하지만 언제 자리에 누울지 모르잖아.” 황씨는 세상을 등진 이들을 잊지 못한다. 그는 1년 전 자신보다 두 살 많은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무릎 관절이 좋지 않아 걷지 못했다. 돈이 없어 수술받을 형편도 못됐다. 말이 잘 통해 자주 찾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돌보던 노인들이 갑자기 사라질 때 가장 마음 아프고 견디기 힘들어. 저 세상으로 떠난 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 노노케어는 2004년 노년층에 일자리도 제공하고 무의탁 노인들을 돕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전국에서 2만 1800명의 노인 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목욕, 집안청소, 병원·산책 동행, 도시락배달 등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다. 글 사진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김정일 건강이상 파장] “부축받고 일어설 정도라면 뇌기능 상당부분 회복된 것”

    국내 대학병원의 심혈관계질환 전문의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병세가 ‘부축하면 일어설 정도’라고 알려진 것과 관련, 이같은 관측이 사실이라면 수술 받은 뒤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톨릭 강남성모병원 신경과 김영인 교수는 “초기 후유증이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장기적인 예후가 극명히 갈린다.”면서 “일어설 수 있을 정도라면 이미 상당 부분 뇌기능을 회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축을 받고서라도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은 수술 예후가 상대적으로 좋다는 뜻이란 설명이다. ●“완전 회복엔 1년 이상 걸릴 듯” 그러나 예후가 좋다고 하더라도 완전히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증세가 심각하지 않아 수술 뒤 2∼3개월 안에 회복된 사례도 드물게 있긴 하지만 대부분 1년 이상 회복기를 갖기 때문이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중풍뇌졸중센터 김국기 교수는 “좌뇌 손상이 아니라면 말도 할 수 있고 회복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면서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추정했다. 또 “초기에 얼마나 치료를 잘 받았는지가 관건”이라면서 “경우에 따라 한두 달 안에 좋아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1년 이상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뇌세포 손상 위치와 범위에 따라 재활기간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운동신경이 지나가는 곳이 손상됐다면 2∼3년간 재활치료를 해야 어느 정도 정상에 가까운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증세가 심하지 않다면 한달 안에 팔을 들 수 있고 독립적인 생활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의들의 견해다. ●“한달 내 팔 들고 독립 생활 가능”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박윤길 교수는 “김 위원장의 상태를 추측해 보면 한달 안에 팔을 들고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첫 3개월간의 회복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고, 뇌경색보다는 뇌출혈 환자가 회복속도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팔과 다리 기능은 한꺼번에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1년에서 1년6개월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정일 건강이상설] “뇌졸중이라면 뇌출혈 아닌 뇌경색 가능성”

    [김정일 건강이상설] “뇌졸중이라면 뇌출혈 아닌 뇌경색 가능성”

    전문의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과거 당뇨병과 심장병을 앓았던 전력이 있다는 점을 들어 뇌졸중 발병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실제 모습을 볼 수 없어 위급한 상황인지 여부는 속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방호영 교수는 “김 위원장은 예전에 당뇨병과 심근경색을 앓은 경험이 있다.”면서 “정황상 뇌졸중 발병위험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만약 김 위원장이 뇌졸중을 앓고 있다면 뇌출혈보다는 뇌경색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뇌출혈은 뇌경색에 비해 증상이 좀 더 갑작스럽게 오는 데다 반응이 즉각적이어서 발병 여부가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중풍뇌졸중센터 김국기 교수는 “당뇨병을 앓은 적이 있는 김 위원장에게 뇌졸중이 왔다면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일 확률이 높다.”면서 “뇌출혈 환자보다는 뇌경색 환자가 보통 4대1 비율로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만약 머리 앞쪽에 문제가 생겼다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환부가 넓거나 왼쪽 뇌에 문제가 있다면 말을 할 수 없게 되는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뇌경색이 생기면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혈전용해제를 사용한다. 발병한지 3시간 이내에 혈전 용해제를 투여하지 않으면 반신마비 등의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권순억 교수는 “3시간 이내에 혈전용해제로 치료가 가능한 수준이라면 앞으로 큰 문제가 없겠지만 혈전용해제로 해결될 정도가 아니라면 치료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는 “작은 혈관에 의해 생기는 ‘열공성 뇌경색’은 일부 마비 증상이 있어도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김 위원장이 뇌경색이라면 세부적으로 어디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예후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37) 뇌졸중

    [한국인의 질병] (37) 뇌졸중

    뒷머리를 잡고 쓰러졌다가 깨어난 뒤 신체의 일부가 마비된 환자를 두고 보통 ‘풍(風)을 맞았다.’고 한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세포가 파괴되고 곧바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죽음에 이르는 뇌졸중. 많은 이들이 뇌졸중을 가장 잘 아는 병이라고 여기지만 막상 미리 대처하려고 마음 먹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뇌혈관질환 전문가인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중풍뇌졸중센터 김국기(65) 교수를 만나 뇌졸중 대처법을 들어봤다. ●환자 매년 10만명 발생… 20~30% 사망 매년 뇌졸중에 새로 걸리는 환자는 10만명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20∼30%는 사망하고, 나머지 생존자들은 신체·정신적으로 다양한 장애를 겪게 된다. 뇌졸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혈관이 막혀서 뇌세포가 죽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과 막히거나 좁아진 혈관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지주막하출혈, 뇌내출혈)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허혈성 뇌졸중 환자가 전체 환자의 70%가량을 차지한다.“단일 질환 가운데는 환자가 가장 많은 것이 뇌졸중입니다. 살아 남더라도 여러 장애를 안고 가야 하기 때문에 삶의 질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죠.” 뇌졸중은 전조증상을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혈액이 막히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증상은 뇌세포가 죽으면서 언어 중추에 문제가 생겨 말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눈이 보이지 않기도 한다. 모두 뇌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액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러나 뇌 혈관 내부가 70% 이상 막히면 전조증상을 눈치채기도 전에 사망할 수도 있다. 또 뇌 혈관이 파열되면 머리가 부서질 듯 아프고 음식물을 토하는 환자도 있다. 혈액이 너무 많이 빠져나가면 정신을 잃게 되는데, 대부분 목 뒤쪽이 뻣뻣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뇌 100g 당 50㏄ 이상의 혈액이 공급돼야 하지만 그 이하로 낮아지면 뇌졸중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뇌혈관 터지면 늦어도 3시간내에 복구해야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히면 적어도 3시간 안에 혈류가 제대로 흐르도록 복구해야 한다. 분, 초를 다투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늦으면 생명을 구했다고 하더라도 영구적인 신체장애가 남을 수 있다. 남아있는 뇌혈관으로 6시간까지 버티는 환자도 있지만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소생한 환자의 예후는 나쁠 수밖에 없다. 뇌졸중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119나 전문병원 응급실에 연락해야 한다. 욕실이나 화장실, 시끄러운 장소 등에서 쓰러진 환자는 머리 부위를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해 주는 것이 좋다. 흡인성 폐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음식물이나 약을 먹여서는 안 된다. 환자가 누워 있으면 벨트와 단추를 풀고 입속에 토한 것이 있으면 조심스럽게 꺼낸 뒤 편안한 자세를 취하도록 부축해줘야 한다. “뇌졸중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뇌 혈류검사, 경동맥 초음파, 뇌혈관 조영술, 자기공명 혈관촬영(MRA) 같은 전문적인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심혈관 장애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심전도, 심초음파 등의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뇌졸중은 주로 고혈압, 흡연, 음주 등 나쁜 생활습관이나 질병에 의해 생긴다. 수축기 혈압이 140 이상, 이완기 혈압이 90 이상이라면 뇌졸중이 생길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마찬가지로 하루에 담배를 한 갑 이상 피우면 혈관의 탄력이 떨어져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높다. 흡연은 혈액의 점도를 높여 끈적하게 만들기 때문에 혈류 순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술을 장기간 마시면 동맥경화(동맥이 딱딱하게 굳는 증상)가 촉진돼 뇌졸중이 생길 수 있다. 술을 마신 날이나 술을 마신 다음날 뇌졸중이 생기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뇌졸중 발병 위험이 가장 높은 65세 이상 노인은 하루 소주 1∼3잔, 맥주 1∼3컵 이하로 주량을 조절해야 한다. ●고혈압·음주·흡연·당뇨가 주원인 이밖에 당뇨병과 고지혈증, 심혈관질환도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뇌졸중 환자의 10%는 당뇨병 환자이며, 두개골 속에서 동맥경화증이 생길 위험이 크다. 따라서 당뇨 환자는 꾸준히 당뇨약을 복용하면서 혈당치를 조절해야 한다. 대표적인 심혈관질환인 심방세동(심장근육이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증상)도 뇌졸중과 연관성이 높으므로 혈전을 녹이거나 심장기능을 높이는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뇌졸중은 재발이 잦은 병입니다. 한번 터졌다고 안심하다가 3∼4차례씩 다시 터져 결국에는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도 있지요. 미리 대비하려면 흡연, 음주와 같은 뇌졸중 유발 인자를 잘 다스려야 합니다.65세 이상 환자는 뇌 관련 검사를 1년에 한 차례 이상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뇌졸중 환자에게는 주로 아스피린과 같은 항혈전제를 처방한다. 혈류가 잘 흐르지 않으면 스텐트(혈관을 뚫는 가는 관)를 혈관에 집어넣어 혈전을 제거하기도 한다. 이런 방법들은 뇌졸중이 재발하기 전에 예방적인 차원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이르면 이를수록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뇌졸중이 발병했다고 해도 이른 시간에 처치를 끝내면 일주일 안에 퇴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치료가 끝난 뒤에도 철저하게 건강을 관리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 ●염분·지방섭취 줄이고 채소는 많이 소금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혈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멀리해야 한다. 또 지방이 많이 포함된 육류는 가능하면 피하고 채소 위주의 식단을 짜야 한다. 뇌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해도 반드시 의사가 처방한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 특히 임의로 항혈전제 복용을 중단하면 혈관이 다시 두꺼워지면서 1년 내에 뇌졸중이 재발할 수도 있다. “뇌졸중은 전문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치료 뒤의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죽을 때까지 약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 나머지 중도에 약 복용을 포기하는 환자도 많죠. 꾸준한 운동과 식이조절,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약물복용이 뇌졸중의 재발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35) 폐렴

    [한국인의 질병] (35) 폐렴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에게 폐렴은 가장 치명적인 질환이다. 기침이 심해지다가 피를 토하는 증상이 반복되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패혈증을 일으켜 사망하기도 한다. 폐렴은 국내에서 입원환자가 가장 많은 질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폐렴이 세균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것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환자가 태반이다. 폐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건국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순종(39) 교수를 만났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6년 한 해 폐렴 진료비는 총 2726억원으로 뇌경색(3531억원) 다음으로 많았다. “폐렴을 일으키는 원인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번째 원인은 폐렴쌍구균,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폐렴간균 등의 세균입니다. 심지어 대장균도 폐렴을 일으킬 수 있죠. 라이노바이러스, 인플루엔자바이러스(독감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에코바이러스 등의 바이러스도 폐렴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이죠.” ●폐렴 사망자의 70%가 65세 넘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폐에 침투해 폐렴을 일으키면 발열, 오한 등의 증상과 기침, 흉통, 호흡곤란, 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면 갑자기 한기를 느끼거나 몸이 떨리고 섭씨 39∼40도의 고열, 두통, 식욕부진, 구토, 흉통을 호소하게 된다. 흉통, 기침 등의 흉부 증상은 대부분 발병 후 조금 늦게 나타났다. 한쪽 가슴이 찌르듯이 아프며, 심호흡을 할 때 통증은 더 심해진다. 증세가 악화되면 심한 호흡곤란으로 ‘청색증’이 나타나 입 주위와 손·발끝이 파랗게 변하기도 한다. 특히 숨을 헐떡이면서 호흡수가 1분당 30회 이상으로 빨라지고, 섭씨 38.3도 이상의 고열이 나면서 의식이 혼미해지고 입술, 손톱이 파래지는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면 환자를 즉시 병원에 입원시켜야 한다. 약국에서 약을 사먹어도 증세가 좋아지지 않거나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에도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65세 이상의 노인은 폐렴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높지는 않지만 10명 중 8명 이상이 입원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수의 70%는 노인이며, 입원 기간도 대체로 길다. “노인 환자는 서서히 증세가 나빠지지만 폐렴의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주의깊게 살펴야 합니다. 식욕이 사라지거나 기력이 쇠퇴하고 가래 끓는 소리, 청색증, 복통 등 뚜렷하게 폐렴으로 지목하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죠. 일단 의식을 잃거나 청색증이 나타나면 가능한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 합니다.” 폐렴은 증상과 원인균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세균성 폐렴’은 원인균과 증상에 따라 항생제를 7∼14일간 투여한다. 바이러스성 폐렴은 항바이러스제를 환자에게 권한다. 병실 온도는 20도, 습도는 60% 이상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병실이 건조하다면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저산소혈증(혈액 속에 산소가 부족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산소를 투여해야 한다. ●뇌막염·심낭염 등 합병증 주의 의료진이 환자의 가슴 통증을 줄이기 위해 온찜질이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권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폐렴 환자는 가래를 잘 뱉아내는 것이 좋기 때문에 밤잠을 설칠 정도로 기침을 심하게 하는 경우에만 기침 억제제를 제공한다. 가래를 묽게 해서 쉽게 뱉을 수 있도록 거담제를 사용하기도 하고, 열이 심하거나 두통이 심한 경우 열을 떨어뜨리고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해열진통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환자의 체력과 병원균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폐렴 환자의 증세는 보통 48∼72시간 이내에 일부 좋아진다. 약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환자의 열이 2∼4일 정도 지속되다가 떨어지기 시작하며, 혈액검사에서 폐렴 초기에 증가했던 백혈구수가 4일째부터 떨어지기 시작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는 합병증으로 고통받기도 한다. 늑막염, 농흉, 폐농양, 중이염 등 신체 각 부분에 염증이나 고름이 차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장기능 장애, 뇌막염, 심낭염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폐렴이 심하면 뇌나 수막까지 염증이 퍼질 수 있으며, 폐렴을 일으킨 병원균이 피속으로 들어가서 패혈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체력 강화·충분한 수면이 예방 지름길 “적절하게 치료를 받으면 1∼2주 안에 회복이 가능하지만 어린 아이나 노인은 회복이 느릴 수 있습니다. 환자의 나이가 60세 미만이고, 동반질환이 없거나 외래에 다니면서 치료가 가능한 경우는 사망률이 1∼5%일 정도로 치료 예후가 좋은 편이지요. 하지만 환자가 60세 이상이면서 동반질환이 있으면 사망률이 5%를 웃돌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폐렴을 예방하려면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는 충분한 체력을 갖춰야 한다.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은 평소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서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과로나 과음, 흡연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65세 이상 노인과 같이 저항력이 약한 사람은 미리 폐렴과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예방접종은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 심질환자, 만성 폐질환자, 만성 간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당뇨 환자, 만성 신부전 환자, 혈액암 환자, 혈액투석 환자 등 폐구균에 감염될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주로 추천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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