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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골드 스탠더드 원칙 각국에 선별적으로 적용돼야”

    정부 “골드 스탠더드 원칙 각국에 선별적으로 적용돼야”

    한국과 미국 양국이 현재 진행 중인 원자력협정 개정 실무 협의에서 미 정부가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를 금지하는 ‘골드 스탠더드’(황금기준)를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 관계자는 29일 “현재 양국 간 실무 협의에서는 골드 스탠더드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으며 미 정부가 구체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골드 스탠더드를 주장하지 않은 상황인 데다 본격 협상을 앞두고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밝히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내년 3월 만료되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의 핵심은 핵연료 제조를 위한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 문제다. 골드 스탠더드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미국과의 원자력협정 체결 과정에서 농축 및 재처리 권리를 포기한 것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미 의회가 외국과의 원자력협정에서 골드 스탠더드 원칙을 일괄 적용할 것을 주장하며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폐기됐고, 미 행정부도 공식 정책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골드 스탠더드가 각국에 따라 선별 적용돼야 하고, 개별 국가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양국 실무 협의에서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의 경우 파이로 프로세싱(건식처리) 공동연구 결과를 협정에 반영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밥 코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한·미원자력협정이 한국에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확대할 수 있게 선진적으로 개정될 수 있도록 미국 의회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고 김행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한·미 간 심도 있는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 입장과 전략은 드러내지 않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이날 코커 의원을 만나 양국 원자력협정과 관련한 미 의회의 이해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원자력 협정 반드시 고쳐 한·미동맹 다질 때

    북한의 핵위협이 날로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5월에 개최될 한·미 정상회담의 상징적 의미는 실로 크다. 한반도 정세가 엄중하거니와 박근혜 정부와 오바마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정상 간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양국관계 설정의 분기점이 되리라고 여겨진다. 북핵 공동대응, 상호교역 증대, 방위비 분담 등의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그중에서도 원자력협정 개정은 시급성을 다투는 핵심 이슈다. 원자력협정이 어떻게 개정되느냐에 앞으로 양국 관계 5년이 달려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체결된 지 39년이 지난 한·미 원자력협정은 시대 여건에 뒤처져도 한참 뒤처져 있다. 체결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를 건설 중인 걸음마 수준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우리는 무려 원전 23기를 운영하는 세계 5위 원전 강국이자 수출국이다. 그런데도 저농축우라늄 생산과 재처리 권한을 갖지 못한 처지에 놓여 있다. 진작에 이런 불균형을 고쳤어야 했지만 내년 3월 협정 시한 종료를 앞두고 부랴부랴 개정 작업에 나서야 하는 현실이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용후핵연료의 저장용량은 2016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른다. 매년 700t씩 쏟아져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할 공간이 사라지면 원전을 세워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새로 원전을 건설하는 일은 꿈도 꾸지 못하고 우리의 전기사정은 한계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핵연료를 공급하려면 우라늄을 농축하는 권한도 반드시 필요하다. 핵무기 원료로 전용될 가능성이 적은 저농축우라늄을 생산하고 재처리 권한을 갖도록 협정을 시급히 고쳐야 하는 이유다. 우리에겐 재처리 권한을 갖도록 협정을 개정하는 일이 발등의 불이지만 미국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원자력협정을 개정할 때 농축과 재처리 권한을 포기하는 ‘골드 스탠더드’(황금기준)가 명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금 운용 중인 원자력협정보다 한참 후퇴하는 셈이다. 미국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재처리를 핵무장과 동일시하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원자력 협정은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 국제 현실과 원자력 산업을 감안하면 저농축우라늄 생산과 재처리는 당연한 권리라고 할 것이다. 우리 정부가 절충안으로 제시한 파이로 프로세싱(건식처리공법)을 검증되지 않았다고 폄하할 일은 아니다. 일본에는 재처리를 허용하고, 유엔이 이란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동 운영하자고 제안한 점에 비춰 우리에게만 골드 스탠더드를 요구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 미국은 원자력협정 개정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기 바란다. 협정을 시대 추세에 맞게 고쳐 올해로 6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 관계를 발전시키는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
  • 英 IISS “北, 연내 한국 공격 가능성 높다” 경고

    북한이 올해 안에 대남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14일(현지시간) ‘군사 균형 2013’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 하에서도 여전히 ‘선군 정치’ 노선을 강력히 유지하고 있다”며 연내 도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IISS 비확산·군축 담당 국장은 AFP통신에 “북한이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핵무기는 보유하고 있다”면서 “평양발 미사일이 한국과 일본을 직접 타격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강대국들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현재 한·미 합동으로 ‘키 리졸브’ 연습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북한이 수 주 안에 도발을 감행하기는 어렵겠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연내에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런 긴장감은 한국이 신뢰할 만한 억지력을 구축할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에 심각하다”며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면 한국도 맞대응할 게 확실하며, 그럴 경우 상황이 어떻게 진전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다만 북한은 한·미동맹이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에 있는 만큼 체제 붕괴로 이어질 것이 분명한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며 “중국도 그런 상황으로 발전되는 것을 막으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ISS는 북한이 현재 핵무기 4~12개를 제조할 만한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고, 연간 1~2개의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분열 물질을 만들 수 있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등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한·미원자력협정 1~2년 연장론 ‘솔솔’

    한·미원자력협정 1~2년 연장론 ‘솔솔’

    정부가 내년 3월 만료되는 한·미 원자력협정의 시한을 1~2년 이상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부가 40년 만의 개정 협상을 사실상 올해 상반기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촉박한 상황에다 양측 의견 차가 커 협상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0일 “새 정부 들어서 아직 한·미 간 첫 협의도 하지 못했다”며 “급하게 서둘러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건 안 되며 좀 더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개정 만료를 앞둔 원자력협정의 시한 연장 방안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원자력협정은 내년 3월 19일 만료되지만 양국 비준 일정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에는 협상이 완료돼야 한다. 한국 측은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권 및 저농축 우라늄 생산을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 측은 핵 비확산 정책에 따라 재처리와 농축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양국 간 의견 차의 조율 필요성 때문에 시한 연장론이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다. 정부 내에서는 북핵 문제와 올 상반기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회담 일정도 변수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한·미 원자력협정 시한을 연장하는 방안은 검토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현재 양국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며 새 장관 취임 후 관계 부처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종합적인 협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中 고강도 北제재 합의… “말·행동 따로 이전과는 다를 것”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中 고강도 北제재 합의… “말·행동 따로 이전과는 다를 것”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2094호 채택을 전후해 중국의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북한 3차 핵실험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표명했던 중국이 고강도 제재안에 전격 합의했고, ‘이행 액션’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궁커위(?克瑜) 부주임은 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안보리 대북 제재는 중국이 미국과 충분한 협상을 거친 뒤 내놓은 것인 데다 대북정책 조정을 놓고 중국 내 논란도 심해 전처럼 ‘말 따로 행동 따로’의 행태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제재 이행뿐만 아니라 대북 원조 자체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랴오닝 사회과학연구원 남북한연구센터 뤼차오(呂超) 소장은 “국제사회의 반대와 중국 인민들의 안전 우려를 무시하고 핵실험을 실시한 데 대해 중국 정부는 분개하고 있다”며 “그동안 중국 중앙 정부나 지방 정부가 별도로 실시해 오던 대북 경제 원조가 감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식량, 에너지 등 생존에 필요한 분야의 교역과 원조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94호의 제도적 실효성이 한층 커진 만큼 중국의 행동이 더해지면 북한의 핵·미사일 확산이 상당폭 저지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번 제재에서는 구체적 조치가 적시된 37개 항목 중 해상·항공 검색, 금융제재와 관련된 19개 항목이 유엔 193개 회원국이 준수해야 하는 의무 조항으로 규정됐다. 또 면책 특권이 인정되는 북한 외교관의 불법 행위에 대한 글로벌 감시가 촉구되는 등 촘촘한 ‘그물망 제재’의 모습을 갖췄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에 대한 규탄이 처음으로 명시됐고, 우라늄 농축 활동을 저지하는 품목의 수출입 금지 조치와 북한에 대한 해외금융서비스 중단이 연계되는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확산 채널을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또 김정은 정권의 지도층을 겨냥한 요트, 경주용 자동차, 고가 보석, 고급 자동차 등 금수대상 사치품 종류도 처음으로 구체화했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이나 장거리로켓 발사 시 추가적으로 ‘더욱 중대한 조치’를 자동적으로 취할 수 있는 트리거 조항도 다시 포함됐다. 이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유엔이 무조건적인 제재와 처벌 강도를 높여간다는 의미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해 채택된 안보리 결의 2087호를 엄격히 집행하라는 내용의 ‘통지’(지시)를 교통, 세관, 금융, 변방 부대(국경 수비대) 등에 하달한 바 있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회원국들이 90일 이내에 이행 보고서를 제출하고 추가적인 양자 제재가 덧붙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면책특권’ 외교관 감시… 금지 사치품목 명시

    ‘면책특권’ 외교관 감시… 금지 사치품목 명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르면 7일(현지시간) 채택할 대북 제재 결의안의 내용은 북한 정권 입장에서 아주 ‘아플 만한’ 새로운 조항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알려진 결의안 초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밀수·밀매 등 불법행위를 하는 북한 외교관들을 감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는 국제사회가 북한 외교관 전체를 범죄인 취급하는 격이어서 북한으로서는 ‘치욕’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북한 외교관들이 ‘본업’을 제쳐 두고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서 밀수·밀매를 일삼고 있다는 것은 외교가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는데, 이제 이 같은 행위를 문제시하겠다는 게 안보리의 의지다. 결의안에는 또 북한 고위층을 겨냥한 사치품 밀반입 금지 조치와 관련해 요트와 경주용차, 특정 보석, 고급 승용차 등으로 구체적인 품목이 명시될 전망이다. 지금도 북한에 대한 사치품 수출이 금지돼 있으나 구체적인 품목이 명시되지 않아 사실상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사치품 반입이 어려워지면 부하들에게 사치품을 하사함으로써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해 온 북한 최고위층의 통치 권위에도 상당한 손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권고 수준에 머물렀던 선박 검색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주목된다. 결의안 초안에는 ‘각국은 공급·판매·거래·수출이 금지된 품목의 화물을 실은 것으로 합리적 의심이 드는 정보가 있을 경우 자국 영토에 있거나 통과하는 모든 북한 관련 화물을 검색해야 할 것’이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 이에 따라 중국도 유엔 회원국으로서 반드시 북한의 의심 화물에 대해서는 검색할 의무를 지니게 된다. 이를 어기면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 의심스러운 화물이 실린 것으로 추정되는 항공기의 이착륙과 영공 통과를 불허하도록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항공기’를 특정한 것은 처음이다. 초안은 또 자산동결과 여행금지가 적용되는 대상에 개인 3명과 법인 2개를 추가했다. 이와 함께 무기 등의 불법거래 과정에서 동원되는 금융 방식인 ‘벌크 캐시’(Bulk Cash·현금 다발)를 단속하고, 운반책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도록 명시한 점도 눈에 띈다. 대북 금수품목 리스트에 ‘우라늄 농축 활동에 필요한 특수 윤활유와 밸브’ 등이 처음으로 포함돼 주목된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원자력 협정’ 韓·美정상회담 변수… 연장론 제기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가 악영향을 끼칠까 한국 정부가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협정을 수년간 잠정 연장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정부는 늦어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9월 이전에, 가능하면 상반기 중에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추진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마침 이 시기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시한과 맞물려 있어 양국이 해결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자칫 박 대통령의 방미 시점에 ‘원자력협정 개정에서 한국이 핵심 조항을 양보했다’는 식의 논란이 일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직후 한국 내에서 소고기 수입과 관련한 ‘굴욕 협상’ 논란이 일면서 정권 초반부터 큰 위기에 처했던 것처럼 역풍에 휘말릴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식통은 “민감한 원자력협정과 정상회담을 분리해서 다루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한국 정부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체결한 지 40년이 된 한·미 원자력협정은 내년 3월 만료되지만 미 의회 보고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올해 상반기에는 양국 정부가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은 미국의 허가 없이는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 연료(핵연료봉) 재처리를 금지하고 있다. 한국의 입장은 협정을 개정해 핵연료봉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권리를 달라는 것이다. 현재 고리원자력발전소 등에서 나온 핵연료봉을 원전 근처에 보관하고 있는데 2016년이면 포화 상태에 이르기 때문에 부득이 재처리가 필요하다는 게 한국 측 입장이다. 미국이 일본에 대해서는 1988년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 권리를 인정해 준 점을 들어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핵무기 개발에 근접하게 되는 재처리를 허용할 경우 북핵 폐기 전략 등 한반도 비핵화에 위배되는 만큼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내부적으로 재처리를 허용할 경우 북핵에 대응해 한국이 핵무장을 추구하지 않을까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국 측이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파이로프로세싱 재처리’에 대해서도 기술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파이로프로세싱은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생성을 피할 수 있는 재처리 기술이라고 일각에선 주장한다. 만일 한·미 원자력협정이 개정 협상에 실패한 채 내년 3월 만료될 경우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우라늄 등의 핵물질과 원자로 부품 등을 수입할 수 없게 돼 당장 원전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 한국 내 일각에서는 이참에 협정 파기를 선언하고 독자적으로 재처리 기술 확보에 나서자는 극단론도 제기되지만 이는 미국으로부터의 경제·외교적 보복과 함께 한·미 동맹 파기까지 감수해야 하는 만큼 비현실적인 대안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양국의 입장 차가 현저한 상황에서 협상 시한이 촉박한 만큼 협정 개정을 2~3년 뒤로 미루고 기존 협정을 잠정 연장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얘기가 나돌기 시작했다. 소식통은 “미국 측이 먼저 연장 제안을 했으며 한국 정부도 그 제안을 대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정 없는 연장’ 역시 미국 측에 유리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여론의 향배를 저울질하며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중국 외교관과 패널은 안건마다 북한 두둔하며 제재위 논의도 방해했다

    “유엔 북한제재위원회에서 중국 외교관과 중국 패널은 모든 안건마다 북한을 두둔하며 실질적인 논의 진행을 방해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과정을 지켜본 우리 외교관의 눈에 비친 중국의 모습이다. 2011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유엔 안보리 북한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위원을 맡아 대북제재 논의에 참여했던 문덕호 외교통상부 아프리카중동국장과 주유엔대표부에서 대북 제재를 담당했던 임갑수 국제기구국 팀장이 28일 공동으로 펴낸 ‘유엔 안보리 제재의 국제정치학’에 언급된 내용이다. 저서에 따르면 유엔 전문가 패널은 그동안 북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관여한 개인 및 단체를 조사한 보고서를 내고 수차례 추가 제재 지정을 촉구했지만 중국 패널의 반대로 매번 무산됐다. 전문가 패널에서 다수결로 합의된 2010년 북한 핵활동 보고서도 중국 패널이 반대해 최종보고서 자체가 비공개됐다. 당시 중국을 제외한 모든 패널이, 방북한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의 우라늄농축 관련 보고서를 인정하며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중국 패널이 헤커 보고서를 인정하지 않고 최종 서명을 거부해 보고서는 채택되지 못했다. 문 국장과 임 팀장은 “중국은 북한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 활동 자체를 통제하기를 원했다”며 “안보리에 제출되는 보고서도 반드시 사전에 점검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자국에서 이뤄진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관련된 특수 물질과 부품 운송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일관되게 부인하며 현지 조사를 거부했다. 문 국장은 “2009년 9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출신과 한국·일본 측 인사가 참여한 북한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설치 후 중국 현지조사를 요청했지만 중국은 단 한 차례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라늄 농축 부품을 조달하는 북한 남천강 무역회사와 무기수출업체인 조선광업개발무역(KOMID)은 2009년 안보리 제재 대상에 등재된 이후에도 여러 개의 위장 이름을 쓰며 중국 내 중개상과 협력사를 동원해 제재를 회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들은 북한의 WMD 금융거래에 베이징, 홍콩, 마카오의 중국계 은행과 위장 기업이 연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대북제재 기피증에는 자국의 피(被)제재국 경험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은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현재까지도 미국과 유럽연합(EU)한테 무기금수 조치 제재를 받고 있다. 문 국장은 “중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중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대북제재가 북한 핵능력 구축을 방해하는 효과가 분명히 있는 만큼 북한 최고위급을 타깃으로 한 스마트 제재가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이란, 핵무기 플랜B 가동…플루토늄으로도 核 개발”

    “이란, 핵무기 플랜B 가동…플루토늄으로도 核 개발”

    이란이 농축우라늄뿐 아니라 플루토늄도 재처리해 핵무기화하는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6일(현지시간) 이란이 아라크 지역의 중수시설을 가동했음을 보여주는 위성사진을 입수해 공개했다. 신문은 이란이 농축우라늄 외에 플루토늄 재처리를 통한 핵무기 개발 ‘플랜 B’를 가동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상업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지난 9일 촬영한 사진은 아라크 중수시설 냉각기에서 증기가 방출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을 분석한 메켄지인텔리전스의 스튜어트 레이는 “방출된 증기는 중수시설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시설 주변에 수많은 대공 방어무기가 배치된 것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신문은 시설 주변에 대공 미사일과 대공포가 배치된 사진도 공개하면서, 이란 내 다른 핵시설보다 배치된 무기 수가 훨씬 많고 대부분 서쪽을 향하고 있어 이스라엘 공습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란이 플루토늄 무기화를 위해 재처리 기술을 갖춘 북한과 연계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서방(P5+1)과 이란은 27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핵협상을 마치면서 오는 3월 17~18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전문가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다음 추가 핵협상은 오는 4월 5~6일 알마티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란 측 수석대표인 사이드 잘릴리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은 서방이 새로 내놓은 제안이 과거보다 훨씬 현실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신뢰 구축 조치의 일환으로 “일부 제재 완화 조치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서방은 전날 협상에서 금과 일부 귀금속 거래 재개 등을 포함한 대이란 제재의 일부 완화 조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신은 이번 제안에 국제 금융 거래와 석유 수출 허용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고 보도했으나 미국의 한 관리는 이를 부인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서방국·이란, 8개월만에 핵협상 재개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로 구성된 ‘P5+1’그룹이 26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이란과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재개했다. 지난해 6월 러시아 모스크바 협상 이후 8개월여 만이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정책 고위 대표 대변인은 이란 핵 프로그램 재협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25일 “더 진전된 ‘좋은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해당 안들이) 건설적인 협상을 위한 균형 잡히고 타당한 근거가 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제안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본질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담은 것이자 이란의 주장에 대한 반응이기도 하다”면서 “이란이 신뢰 구축 행보에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겠다는 성의와 유연성을 가지고 대화에 나와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27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협상에서 P5+1그룹은 이란에 대해 “20% 농축 우라늄 생산 중단과 포르도 핵 농축공장 폐쇄, 이미 제조된 20% 농축 우라늄 국외 반출 등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고 협상에 정통한 서방 소식통이 전했다. 또 다른 서방 소식통은 “이란의 명확한 양보를 받아내는 대가로 이란에 대해 제재 철회를 논의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이란과의 협상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면 추가 경제 제재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란 소식통은 27일 “이란은 몇 가지 다른 버전의 제안을 준비했다”면서 “(협상 향방은) 서방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모든 국제 제재를 풀면 농도 20% 수준의 우라늄 농축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알마티 협상에서) 도약도, 어떤 종합적 해법이나 이변적 결과도 없을 것”이라며 협상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21일 보고서를 통해 이란의 신형 원심분리기 설치 사실을 확인하고 이란의 20% 농축 우라늄이 지난해 11월 232㎏에서 280㎏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20% 농축 우라늄 175~250㎏이면 핵폭탄 1개를 제조할 수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IAEA “이란, 신형 원심분리기 설치”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더 빨리 만들 수 있는 신형 원심분리기들을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A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1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신형 IR-2m 원심분리기를 설치하는 움직임을 지난 6일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형 원심분리기는 기존 IR-1 장치보다 3∼5배 정도 빠르게 우라늄을 농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IAEA는 이란이 현재 1만 2500개의 구형 원심분리기가 설치된 나탄즈 핵시설에 신형 분리기 3000개를 더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IAEA는 또 이란이 농축률 20%인 우라늄의 생산량을 종전 232.8㎏(2012년 11월)에서 280㎏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20%로 농축된 우라늄 175~250㎏이면 핵폭탄 1개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이란이 20%대로 농축된 우라늄을 본격 생산할 수 있는 포르도 핵시설은 아직 가동하지 않고 있으며, 나탄즈 핵시설에서는 원료 우라늄을 5% 정도로 농축할 수 있다고 IAEA는 덧붙였다. IAEA의 보고서가 발표되자 미국과 이스라엘은 일제히 비난 목소리를 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이 핵개발 레드라인(한계선)에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음을 입증해준 것”이라면서 “이란은 핵무기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농축 물질 획득에 아주 근접하고 있다”고 경계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란의 신형 원심분리기 설치를 ‘도발적 단계’라고 비판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이란 간의 국가 단위 거래를 차단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北, 곧 核실험·미사일 동시도발 가능성”

    “北, 곧 核실험·미사일 동시도발 가능성”

    북한이 올해 한두 차례 더 핵실험을 하겠다고 중국에 통보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선임 연구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북한이 곧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결합한 형태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북한을 7차례 이상 방문해 핵시설을 직접 참관하는 등 미국에서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진 학자로 평가받는 헤커 박사는 15일(현지시간) CISAC 홈페이지에 올린 북한의 3차 핵실험 관련 문답식 자료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이번 3차 핵실험은 2009년 2차 핵실험 당시의 2배가량 위력인 것으로 추정되며, 성공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헤커 박사는 ‘북한이 3차 핵실험 이후 단기간 내에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북한은 기술적으로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서쪽 갱도와 남쪽 갱도 둘 중 한 곳에서 3차 핵실험을 했다면 추가(4차) 핵실험을 할 갱도가 아직 하나 더 남아있는 셈”이라면서 “북한이 곧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하나의 정치적 효과를 위해 두 번의 실험을 하는 격”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지난 12일 “미국이 끝까지 적대적으로 나온다면 보다 강도 높은 2차, 3차 대응으로 연속조치들을 취해나가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해커 박사는 “아마도 추가적인 핵실험을 한다거나, 아니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결합한 형태의 도발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헤커 박사는 “핵실험을 할 때마다 북한이 가하는 위협이 크게 신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는 데 한발짝 더 다가서는 것을 의미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핵무기라는 것은 다른 나라를 위협할 수는 있어도 실제 사용은 (북한)정권이 붕괴에 직면했을 때만 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북한이 이번 3차 핵실험의 노하우를 이란에 파는 것”이라면서 “만약 이란이 북한으로부터 고농축우라늄(HEU) 방식의 핵무기 생산 노하우를 얻는다면 국제사회에 들키지 않고 은밀하게 핵무기를 보유하는 단계에 가까이 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통치자금 묶고 해상봉쇄… 개성공단 제외될 듯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지난 20년 동안 반복된 북한의 ‘핵도박’을 실질적으로 억지할 수 있는 고강도 제재 카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으로 1차 북핵 위기가 발생한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가 제재 조치를 가했지만 북한의 핵무장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안보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신속하고도 강력한 대북 제재 방안 논의에 착수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월 순회 의장국인 한국을 대표해 발표한 안보리 언론 성명에서 “안보리는 중대 조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결의 채택 논의에 즉각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한국 정부가 목표로 하는 제재 수위가 있다”고 덧붙였다. 3차 핵실험에 따른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의 수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는 지난해 12월 12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결의 2087호를 채택하며 추가 도발 시 ‘중대 조치’ 이행을 사전 경고했다.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대사는 이날 “모든 형태의 제재가 논의될 수 있다”고 답했다. 한·미 양국 고위급의 ‘한국 정부가 목표로 하는 제재 수위’와 ‘모든 형태의 제재’는 북한에 대한 고강도 ‘고립 정책’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의 대북 제재 구상에는 이미 북한의 대량 현금을 규제하는 ‘벌크 캐시’ 단속 조치에 덧붙여 북한 자금과 관련된 해외 계좌를 동결하는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식의 포괄적 금융 제재가 더해질 수 있다. 북한 기업 및 금융기관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금융기관까지 제재하는 ‘2차 보이콧’이 추가되면 북한의 통치자금 흐름에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위협적인 카드가 된다. 또 북한을 오가는 선박의 타국 기항을 제한하는 해운 제재가 현실화되면 김정은 체제의 대외 무역이 상당 폭 위축될 수 있다. 북한의 핵실험이 고농축우라늄(HEU) 방식으로 확인될 경우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에 필요한 장비와 물자 차단을 위해 2087호에 적용된 수출입 통제 조치인 ‘캐치올’(cacth All) 조항을 직접 제재로 원용할 수도 있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도 제기되지만 미지수다. 미 하원은 13일 ‘북한 제재 및 외교적 비승인 법안’을 발의했다. 앞서 미 의회 매파들은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과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태 당시 테러 지원국 재지정을 추진한 바 있다. 한편 우리 정부는 북측의 천안함 폭침 후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교류협력을 전면 중단시킨 기존 5·24조치를 유지하면서 독자적 제재를 모색하는 기류다. 그러나 개성공단은 제재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개성공단이 생산활동을 원만히 계속하는 데 어떤 지장을 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복원을 대비한 최후의 보루로 남겨 뒀던 개성공단만큼은 유지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도 개성공단은 제재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3차 핵실험 강행] TNT 7000t 파괴력… 국정원 “무기화 실패”

    국정원은 12일 감행된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해 “북한이 핵무기화에 성공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이날 핵실험에서 보인 파괴력이 6~7㏏으로 추정된 것에 대해 “예상했던 수준은 아니다”라며 깎아내렸다. 이날 핵실험으로 발생한 인공지진의 규모는 4.9로 조사됐다. 이를 핵폭탄 실험으로 환산했을 때 파괴력은 6~7㏏에 해당한다. 2006년 1차 실험 때(1㏏·규모 3.9)와 2009년 2차 실험 때(2~6㏏·규모 4.5)보다 향상된 수치다. 진도가 0.2 커질 때마다, 발생하는 에너지의 크기가 2배로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날 핵실험 폭발력은 2차 때보다 4배 강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이 가진 핵의 위력이 높아졌고 북한의 핵 기술 역시 발전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그러나 국방부와 국정원은 이날 북한의 3차 핵실험의 파괴력이 당초 예측했던 15㏏ 수준에 이르지 못하자 그 규모와 수위를 낮게 평가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원자탄을 성공시켰다는 북한의 발표는 과장 광고”라면서 “북핵 능력에 대해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본 기상청은 이날 인공지진 규모를 5.2,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5.1로 분석했다. 때문에 이번 인공지진의 폭발력이 16㏏ 안팎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핵폭탄(16㏏)의 파괴력과 맞먹는 수준이다.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 폭발력은 21㏏이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은 이날 ‘다종화된 핵억제력’을 언급하며 고농축우라늄(HEU)을 이용한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핵무기의 안정적 공급 기반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군 당국은 향후 미국 등과의 공조를 통해 북한이 이번 핵실험에서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했는지 아니면 기존과 같은 플루토늄을 이용했는지를 판별할 계획이다. 핵실험에 사용된 재료는 무인정찰기 등을 통해 크세톤(Xe135), 크립톤(Kr85), 세슘(Cs137) 등 방출된 방사성물질을 채집해 그 비율을 측정하면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北 3차 핵실험… 파괴력 히로시마 핵폭탄의 절반

    北 3차 핵실험… 파괴력 히로시마 핵폭탄의 절반

    북한이 그동안 공언해 왔던 3차 핵실험을 12일 전격 강행했다. 3차 핵실험의 파괴력은 6~7㏏(킬로톤)으로 추정됐다. 이는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핵폭탄 위력(16㏏)의 절반 수준이지만 북한의 1, 2차 핵실험 때와 비교해서는 파괴력이 향상됐다. ㏏은 핵무기의 위력을 계산하는 단위로, 1㏏은 TNT 1000t을 터뜨렸을 때의 폭발력을 의미한다. 특히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날 핵실험이 미국에 대한 자위적 조치라면서 미국이 적대적으로 정세를 복잡하게 하면 2, 3차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오늘 오전 11시 57분쯤 북한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규모 4.9로 추정되는 지진이 관측됐다”면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평가한 인공지진 규모가 4.9이고, 이를 핵폭탄 폭발 규모로 환산하면 6~7㏏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006년 1차 핵실험 때는 규모 3.9에 파괴력은 1㏏, 2009년 2차 핵실험 때는 규모 4.5에 파괴력은 2~6㏏으로 추정됐다. 김 대변인은 “파괴력이 10㏏ 이상 나와야 정상적인 폭발인데 6~7㏏이면 파괴력이 조금 작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이 정도 파괴력이면 수소폭탄의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평가했다. 북한도 이날 오후 2시 43분쯤 3차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전과 달리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해 높은 수준에서 안전하고 완벽하게 진행된 이번 핵시험은 주위 생태환경에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핵무기의 소형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원자탄의 작용 특성들과 폭발위력 등 모든 측정 결과들이 설계값과 완전히 일치됨으로써 다종화된 우리 핵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됐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언급한 ‘다종화된 핵 억제력’은 1, 2차 핵실험 때 사용했던 플루토늄 대신 고농축우라늄을 이용한 핵실험이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현재까지 핵실험은 한 차례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핵실험의 성공 여부와 플루토늄탄인지 고농축우라늄(HEU)탄인지 판별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향후 유엔 안보리 제재 논의를 구실로 추가 핵실험 등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천 수석은 “정부는 개발 중인, 북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미사일을 조기 배치하는 등 군사적 역량 확충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3차 핵실험 강행] 北, 사실상 핵보유국 수순… 정부 ‘군사 대응’ 이례적 공개 언급

    [北 3차 핵실험 강행] 北, 사실상 핵보유국 수순… 정부 ‘군사 대응’ 이례적 공개 언급

    북한이 지난달 23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실험을 예고한 지 20일, 지난해 12월 12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지 두 달 만에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전면적인 ‘핵 도박’에 나섰다. 북한의 12일 3차 핵실험은 인도, 파키스탄과 같은 ‘사실상(de facto) 핵 보유국’ 수순을 밟으며 자국의 핵무장 능력을 공식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농축우라늄(HEU) 핵실험으로 최종 판명될 경우 핵무기 대량 생산 및 핵탄두 소형화로 이어지면서 동북아의 핵 불안정 강도는 대폭 커지게 된다. 핵연료 재처리를 해야 하는 제한적인 플루토늄 탄두와는 그 의미와 파장이 달라지는 셈이다. 당장 미·일 미사일 방어 체계(MD) 구축이 가속화될 경우 한·미·중·일 간 핵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 정부는 외교적 대응뿐 아니라 처음으로 군사적 조치를 공식 천명하며 군의 무장 능력 강화 기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국제사회와 공조해 제재 수위를 높이겠다던 기존 노선을 수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현재 개발 중인, 북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미사일을 조기에 배치하는 등 군사적 역량을 확충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성명을 통해 군사적 대응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것으로, 이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을 본격화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추가적인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요격하는 군사적 타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경고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3차 핵실험에 대한 정부 성명에서는 도발보다 한 차원 수위가 높은 ‘정면도전’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이 이날 청와대에서 북핵 협의에 나선 것도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신구 정권의 공동 인식을 보여 주며 단호한 대처를 상정한 것으로 여겨진다. 기존 통일부 장관이나 외교통상부 장관이 발표했던 정부 성명을 천 수석이 직접 한 건 통수권자의 경고를 북한에 직접 전달하려는 의도다. 천 수석은 “핵을 갖고 있는 것과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향후에도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결코 인정하지 않겠다는 ‘북핵 마지노선’을 분명히 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날 밤 9시(현지시간) 대외정책 기조인 연두교서를 발표하기 직전에 북한 핵실험이 이뤄졌다는 점은 대미 양자 협상을 압박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에게 핵실험을 꼭 해야 할 필요도, 계획도 없었다”며 “핵실험의 주된 목적은 미국의 적대행위에 대한 우리의 분노를 보여 주고 나라의 자주권을 지키려는 선군조선 의지와 능력을 과시하는 데 있다”고 3차 핵실험의 책임을 미국에 전가했다. 북한은 2006년 1차, 2009년 2차 핵실험 때도 장거리 로켓 발사→유엔 대북제재 결의→핵실험→유엔 대북제재 강화→북·미 대화 재개로 벼랑 끝 외교전을 펼치며 핵의 ‘지렛대 효과’를 극대화했다. 세습 권력의 지도자인 김정은 시대의 첫 핵실험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과거 패턴을 그대로 승계한 모습이다. 임기 13일을 남긴 이명박 정부에서 핵실험을 했다는 점에서 차기 박근혜 정부와는 차별화했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한반도 안보는 요동치게 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우라늄탄 1~2개 보유 추정

    세계적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을 이용한 핵무기를 1~2개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함에 따라 북한의 우라늄탄 보유 수준에 관심이 쏠린다. 동북아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헤커 박사는 지난 5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은 숨겨 놓은 시설이 있어 HEU를 생산할 능력이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핵 억지력을 질량적으로 늘리겠다고 했는데 생산이 한정된 플루토늄을 더는 만들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에 따라 우라늄을 더 만들게 될 것이고 소수의 폭탄은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HEU를 생산할 능력이 있다는 말은 천연 우라늄을 핵무기로 사용하기 위해 농축시킬 수 있는 기술력과 시설이 있다는 것이다. 2010년 북한을 방문했던 그는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은 매우 정교하고 현대적이었다”고 회고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에 대해 헤커 박사는 “인공위성 발사 자체에는 성공했으나 ICBM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필요하고 수차례 발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5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추산했다. 군 관계자는 6일 “북한의 우라늄탄 등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추정하고는 있으나 농축시설 규모나 시설 등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아 보유 개수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다만 북한이 양질의 우라늄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은 약 2600만t으로 플루토늄과 달리 충분한 자원 확보가 가능하다. 북한이 2010년 2000대 이상의 원심분리기를 설치, 가동하고 있다고 주장한 만큼 이에 근거해 연간 40㎏의 HEU를 생산할 수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우라늄탄 한 개를 만드는 데 HEU 15~20㎏이 필요한 만큼 산술적으로 1~2개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플루토늄탄의 경우 북한이 지난 두 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6~7개를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軍 “北 증폭핵분열탄 실험 가능성” 첫 제기

    軍 “北 증폭핵분열탄 실험 가능성” 첫 제기

    정부가 6일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 실험일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북한이 언급한 “높은 수준의 핵실험”이 바로 이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증폭핵분열탄은 수소폭탄은 아니며 핵분열을 보다 더 많이 일어나게 해 일반 원자폭탄보다 3~4배 높은 위력을 가진다”면서 “일종의 원자폭탄으로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의 중간단계”라고 설명했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진 현안보고에서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완전한 수소폭탄이라면 핵융합 폭탄을 의미하는데,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소폭탄에 이르기 전 단계로 위력이 증강된 탄이라고 불리는 부스티드 웨펀(증폭핵분열탄) 단계가 있다”면서 “북한이 이를 시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플루토늄으로 두 차례 한 것을 볼 때 이번에는 위력이 더 높은 것으로 하지 않겠느냐”면서 “고농축우라늄으로 할 수도 있도 그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에 대비해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정부는 북한이 핵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해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소형화 기술을 일부 갖췄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 의장은 “북한은 2006년 1차, 2009년 2차 핵실험을 했고 지금이 2013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핵무기 소형화 수준이 상당 부분 진전됐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이는 한·미 양국 정보당국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핵무기의 소형화는 무게 1000㎏ 이하, 직경 90㎝ 이하의 미사일에 탑재해 발사할 수 있는 기술력을 말한다. 정 의장은 현 한반도 상황에 대해 “핵실험은 지하에서 이뤄질 것인데, 5분 뒤면 진동을 감지할 수 있고 30분 뒤면 자연지진인지 인공지진인지 파악해 핵실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은 북한이 이달 중에는 핵 실험을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을 사용한다는 임박한 징후가 있으면 선제타격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돈줄 죄고 배 뒤진다… 더 센 대북제재안 검토

    돈줄 죄고 배 뒤진다… 더 센 대북제재안 검토

    한·미·중 3국이 북한 3차 핵실험 강행에 대비해 물밑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강도 높은 대북 대응 조치를, 중국은 우리 정부 측에 “중국도 북한 핵실험에 반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는 등 핵실험 저지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5일 유엔 차원의 대북 조치와 관련해 “우방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채택된 대북 결의안 2087호에 ‘중대한 조치’가 사전 경고돼 있고, 추가 도발에 대한 자동 개입을 명시한 ‘트리거 조항’이 강화된 만큼 전면적인 금융·해운 제재의 강제화 방안을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장즈쥔 외교부 상무(수석) 부부장을 만나고 이날 귀국한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한반도의 비핵화가 유지되고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해선 안 된다는 데 양국의 인식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북 추가 제재 논의 여부에 대해 “여러 상황을 염두에 두고 중국과 협의했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미는 새로운 제재 방안을 포함한 여러 제재안을 교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방식의 핵실험에 나설 경우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진전을 억제하는 제재안이 포함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2087호에 적용된 ‘캐치올’(catch-All) 조항에 따라 UEP와 연관된 장비 및 물자 반입을 차단하는 북한 관련 해상 검색이 전면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2005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계좌 동결과 같은 포괄적인 금융제재 조치도 검토될 수 있다. 북한은 대북 제재와 선제타격론이 불거지자 강력한 대응을 공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라는 거수기를 발동해 반공화국 ‘제재결의’를 조작했다”며 “오늘의 대조선 적대행위가 국제사회의 보편적 이해와 규범의 한계를 완전히 벗어난 것만큼 그에 대응하는 우리(북한)의 선택도 적대세력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미국 정부와의 대화 창구를 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김정은의 행동이 중요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2010년 북한 영변 핵시설을 방문해 우라늄농축 시설을 처음 확인한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북한이 이번 핵실험에서 20~50킬로톤(㏏) 수준의 폭발력을 실험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 번 실험할 때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을 기반으로 수소폭탄(핵융합) 실험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20~50㏏은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원자폭탄 위력인 15㏏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그는 북한의 핵능력 수준에 대해 “북한이 위협적 언사를 늘어놓지만 아직은 초보적 단계”라고 평가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핵실험 임박 긴박한 한반도] 北 동시다발 실험… 핵탄두 소형화 시기 단축?

    정부가 북한이 예고한 3차 핵실험이 1, 2차 실험 당시와 달리 핵무기의 실전 배치를 앞둔 마지막 단계라고 판단함에 따라 이번 핵실험의 목적과 수준에 관심이 쏠린다. 군 당국은 특히 북한이 이번 실험으로 자체 보유한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정도의 소형화 기술을 확보할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군은 북한이 풍계리 핵 실험장 서쪽과 남쪽 갱도에서 동시에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당초 서쪽 갱도에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으나 남쪽 갱도에서도 물자와 사람의 분주한 활동이 파악되는 등 핵실험 준비가 마무리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높은 수준의 핵실험”을 공언한 만큼 이 두 곳에서 실험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해 핵무기 소형화 시기를 단축 시킬 가능성에 유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핵무기 개발 단계는 플루토늄, 우라늄 등의 핵물질 획득 및 고폭장치 개발→핵무기 제조→핵실험→소형화 및 전력화 등의 4단계로 이뤄진다. 2차례에 걸친 핵실험 단계까지 마친 북한이 핵무기를 전력화시키려면 이를 운반체계인 사거리 1만㎞ 이상의 미사일에 탑재해야 하고, 이를 위해 중량 500㎏, 직경 90㎝ 이하의 소형화한 탄두를 제작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는 미국을 겨냥할 경우를 상정한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 파키스탄은 1998년 단기간에 필요한 데이터를 모두 얻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이틀 동안 8회에 걸쳐 핵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함형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4일 “실험 횟수를 늘려 최적화에 필요한 노력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만큼 단일 핵실험보다는 연속 실험이나 동시다발적 실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두 차례의 플루토늄 핵실험을 했던 북한이 이번에는 고농축 우라늄(HEU)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현재 40㎏ 정도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으나 영변의 원자로와 재처리시설이 가동되지 않고 있어 더 이상의 플루토늄 추출은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북한이 소규모 시설에서 제조, 은닉이 가능한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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