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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10)박경리-물질문명 시대, 생명의 가치 회복

    진영은 연기가 바람에 날려 없어지는 것을 언제까지나 쳐다보고 있었다.“내게는 다만 쓰라린 추억이 남아 있을 뿐이다.무참히 죽어버린 추억이 남아 있을 뿐이다!” 진영의 깎은 듯 고요한 얼굴 위에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겨울 하늘은 매몰스럽게도 맑다.잡나무 가지에 얹힌 눈이 바람을 타고 진영의 외투 깃에 날아내리고 있었다.“그렇지,내게는 아직 생명이 남아 있었다.항거할 수 있는 생명이!” 진영은 중얼거리며 잡나무를 휘여잡고 눈 쌓인 언덕을 내려오는 것이었다.-소설 ‘불신시대’중에서 혹시라도 선생을 그냥 찾아뵙는 것이 결례가 될 것 같아 근방에서 슈퍼마켓을 찾는데 퍽이나 외진 곳이라 그런지 갖추어 놓은 게 없다.선생은 당뇨가 있다고 했던가.단 것을 드시지 못한다니 무과당 음료수 박스를 사들고 결전의 준비라도 마친 양 용감하게 토지 문화관으로 들어섰다. 선생의 집 문턱이 높은 것은 어제 오늘 소문이 아닌데 미리 약속을 얻은 탓인지 선생은 무척 친절하게 일행을 받아주신다.감읍할 지경이다. ●생태계 문제가 오늘의 중심화두 “건강이 안 좋으시다고 들었는데 만나 주셔서 감사합니다.소설을 쓰시다 무리하신 것은 아닌지요.” “내가 ‘현대문학’ 잡지를 참 곤란하게 하고 있어요.‘나비야,청산 가자’ 연재를 시작해서 석 달,3회까지 연재했거든요.한 회 한 회 원고 분량이 많아서 3회까지 하니까 무척 힘들었어요.재작년에 넘어져서 다친 허리가,연재 시작하면서 더 안 좋았어요.절실하게 써보려 했는데.이걸 쓰면서 혈압이 200까지 올라갔어요.도저히 어떻게 해볼 수가 없어요.결국 쉬고 있어요.독자들에게 제일 죄송해요.” “…….” 나는 선생의 무릎 위에 앉은 고양이를 바라보면서 선생의 다음 말씀을 기다린다. “몸이 그러니까 의욕이 없어지고,그러면서 내 존재가 뭔가,굉장히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새삼스럽게 문학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도 들고.” 선생을 만나는 자리에서 우연히 새로운 문학지 ‘숨소리’를 편집하고 계신 연세대학교의 최유찬 교수를 만나뵙게 되었다.두 분에게 번갈아 시선을 옮기는 나로 인해 설명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하셨는지선생은 ‘숨소리’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신다. “문학이라는 것도 인류 전체를 위해서 하는 것이지만 생태계 없는 문학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지요.최유찬 선생에게 부탁 드려서 ‘숨소리’라는 책을 내는 까닭도 그런 데 있어요.지금 이 토지 문화관도 다른 분들은 다 문학관으로 오해하고 있어요.내가 문학을 하니까 문학관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나는 처음부터 그건 반대고 문화관으로 하자고 했어요. 생태계,환경이라는 말은 적당하지 않은 것 같아요.생태계 문제가 오늘의 중심이 되어야 해요.거기에서 문학도 있고 모든 게 있을 수 있는 거죠.작년 초엔가,‘자연과 시인’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했을 때 제가 이런 말을 했어요.시인 선생들이 환경 문제에 대해서 선도가를 불러 달라,그런 의식을 가져 주셨으면 한다고 내가 당부를 드렸어요.예술가들이 그렇게 해야 되지 않을까요? 무슨 정치적인 문제 같은 것은 사람들 임의에 따라서 참여도 하고 안 할 수도 있지만 환경문제라는 건 예외가 있을 수가 없잖아요. 모든 사람들과 관련이 되니까.하다못해벌레 한 마리나 풀 한 포기도 다 관련이 있잖아요.지구의 생명을 받은 것은 다 의무가 있는 거지요.” “예전에 손수 농사를 지으시는 걸 보았습니다.여기로 옮기고 나서도 계속하고 계신지요.” “물론이에요.여기는 농사가 더 많아요.밑에 밭뙈기가 상당히 있고 산 안에도 밭이 있어요.여기로 와서는 농사가 더 절실한 게,작가들 와서 묵는 창작실에 부식을 대야 하니까요.전부 다 댈 수는 없지만 대체로 야채는 내가 농사지어 대고 있어요.금년에는 부토를 했는데 흙이 잘 안 맞아서 농사가 좀 시원찮게 됐어요.여기 와서도 농약과 화학 비료는 절대 안 쓰고 작으면 작은 대로 땅 힘을 기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기왕이면 작가들도 공기 좋고 풍경 좋은 데서 먹거리도 무공해로 먹는 게 좋지 않겠어요. 감자와 옥수수를 많이 하는데 올해는 옥수수와 배추를 실패하고.그래서 토마토,고추,상추 이런 것 좀 더 대고 했어요.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대줄 수 있을 것 같아요.또 자연적으로 나는 것들이 있거든요.두릅이라든지.산에 도라지도 많이 심어놨어요.더덕,취나물,이름도 모르는 다른 나물들도 많아요.봄에는 냉이나 두릅 등 계속 농사지은 걸 먹죠.” 선생의 말씀에는 직접 농사를 짓는 사람이 아니고는 할 수 없는 리듬과 흥취가 있었다. 이 글을 쓰려니 며칠 전 멕시코의 칸쿤에서 농민운동가 이경해씨가 심장에 칼을 꽂고 자결하던 장면이 떠올라 가슴이 아프다.우리들은 모두 땅의 자식들인데 내가 무관심하던 사이에 농민들의 삶은 나날이 수척해지고 있었던 것이다.인터뷰를 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지만 선생의 말씀과 정신이 새삼스럽게 와 닿는다. ●배고플 때 다이아몬드나 화폐를 먹을 순 없어 “선생님께서 농사를 지으시는 것은 자연과 접촉을 유지하기 위한 작가적 방법이라고 할 수도 있을 듯한데요.” “그게 우리 삶의 본질 아니겠어요? 땅에서 가꿔서 우리가 존재한다는.농부를 찬양하는 말이 될지도 모르지만 도시에서 살아가는 것은 근본적으로 보면 생산성이 아니고 전부 소비성이거든요.땅을 가꾼다는 것은 규모가 손바닥만 하더라도 거기에는 생산이 있어요.그건 뭐냐면,생산하지 않으면 살수 없는 땅의 본질적인 속성 때문이에요.지난번에 내가 여기 중·고등학교 캠프에 갔었어요.사실은 내가 어디 나가서 얘기를 잘 못해요.어지러워서.그래도 애들이니까 한마디 필요하겠다 싶어서 나가서 이야기를 했어요.첫마디는 예절에 대한 것이었어요.예절이라는 것은 휴머니즘이다,상대방을 배려하는 거다,그것은 오랜 세월동안 정제된 데서 나오는 아름다움이다.그리고 또 하나가 이것이에요.옛날 농부들이 말하기로 내 자식 목에 젖 넘어가는 소리하고 내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가 제일 좋다고 했는데,그것은 땅도 내 자식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땅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겁니다.땅을 사랑하고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기본이고 본질적인 거예요.지금 지구 온난화 현상도 있고 지구가 사막화되는 현상도 나타나는데,앞으로 곡식이 참 귀하게 되면 배고플 때 다이아몬드나 화폐를 먹고 배를 불리겠어요? 한줌의 쌀이 있어야만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거죠.그런데도 없어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옛날 말로 사람들이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한다고,많은 분들이 그저 설마 설마하면서 남은 죽어도 나는 살아남겠지,내 당대에는 괜찮을 거야,하는 식으로 생각하고 계신데,하지만 우리 자손들이 있잖아요. 프랑스에서는 이례적인 폭염으로 사람들이 죽고 스위스에서는 만년설이 몇년도에 가면 다 녹는다고 그래요.이거 다 녹으면 노아의 홍수 일어나는 거 아니겠어요? 그런데도 그런 소식을 들으면서 남의 일 같이 생각들 하신단 말이에요.들으면 그때뿐이고 돌아서면 잊어버린단 말이에요.일반 대중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지도자들부터 인식을 해야 되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끌고 나가야 할 지도자들이 일반 대중들보다 더 못해요.대중들은 절실히 인식하는데 지도자들은 표밭만 생각하니까.사람이 먹고 사는,곡식 나는 밭 생각은 안 하고 표밭만 생각하거든요.그렇게 생존하고 관계 없는 일이 앞서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생존해야 할 일은 뒷전에 밀리고 어떤 때는 그런 일이 아무 것도 아닌 무관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거든요.” 나는 연방 머리를 끄덕일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단적으로 얘기하자면 우리가 시장을 가봅시다.둘러보면 직접 생존하는 데 필요한 물건보다도 없어도 되는 게 더 많아요.없어도 되는 게 더 많다는 것은 말도 못할 낭비예요.낭비하면 쓰레기가 나와요.낭비와 쓰레기 이중적인 문제지요.쓰레기는 뭡니까.숨통을 막는 거예요.새만금이나 시화호,이런 문제는 그렇게 야만적일 수 없는 일이에요.나 혼자서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해요.몇 사람의 이득,화폐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생명을 학살하는 겁니까.그렇게 많은 생명을 학살하고 그것을 영구히 없애버리면 다시 재생을 할 수도 없는 거잖아요. 대한민국이 얼마나 야만국인가를 입증하는 것이죠.지금 있는 농지도 농사 안 짓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면서 새만금,그걸 죽여서 농지를 만든다는 이런 모순이 어디 있어요.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어요.내가 살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또 사람만 살자는 이야기도 아니에요.지구에 있는 모든 생명이 다 살아야 해요.”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면 세상 일을 소상히 알고 계신데요.어떻게 이렇게 먼 곳 원주에서 세상 돌아가는 일을 다 듣고 보시는지요?” “서울이 시골보다 더 좁아요.직장이라든지 아파트라든지 하는 공간은 넓어도 좁아요.나는 공간이 없으니까 산 보고 하늘 보고,그러니 알죠.” “옛날에는 물질이 없어서 고통을 겪었다면 요즘에는 오히려 물질이 더 많아져서 고통인 것 같습니다.우리들이 살아가는 방식에서 뭔가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생명이란 가두지 않고 풀어주는 것 “그렇죠.모든 생명이라는 것은 하나의 순환이거든요.순환이라는 것은,먹이사슬도 하나의 순환이지만 우리 한 개인으로 보아도 일을 하고 또 그렇게 해서 먹고 하면 이게 순환이거든요.그럼 일은 뭐냐? 이렇게 물을 수 있는데,증권 주식 한다고 앉아서 하루 종일 컴퓨터 보고 있는 것,그것도 일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그것은 엄격히 말해서 죽어 있는 일이지 살아있는 일이 아니에요.살아 있는 생명을 다스리는 일,그것이 일이에요.예술가도 생명이 주예요,사실은.문장 하나,상황 하나,인물 성격 하나,이게 살아 있어야 하거든요.정치라는 것도 살아있는 게 보장되는 방향으로 나가야지 죽음의 방향으로 가면 안 되죠.이 시대엔 전쟁과 핵무기가 있어요.이건 죽음으로 몰고 가는 것이에요. 대한민국만 보더라도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모든 게 죽음으로 몰려가고 있어요.모두 다 잘 살려고 한다는데 과연 그게 잘 사는 건지 모르겠어요.농약 주고 화학비료 주고 해서 질적으로 망가진 음식을 먹는 게 잘 사는 건지……모든 걸 가둬 놓는 것…… 생명이라는 건 가두는 게 아니라 풀어주는 거예요.이런 제도 속에서 사람들이 생존한다는 게 정상일 수가 없죠. 농촌에도 얼마나 이상한 병들이 많은지 몰라요.농약 때문에 그러는지.지금 이런 상황의 먹거리가 절대 좋은 게 아니거든요.그런데도 잘 산다는 게 이게 전부 양(量)으로 말하는 거죠.사람이 원래 추구해야 하는 것은 양이 아니라 질이거든요.행복의 축이라는 것은 양이 아니라 질이에요.그런데 지금 질은 점점 나빠지고 마치 옛날의 그 질을 옆으로 펴다 보니까 얇아져서 그게 양이 된 거예요.어떤 면에서 보면 더 생겨나는 건 없어요.있는 것에서 얇아지면양이 늘어나는 거고 양이 좁아지면 질이 좋아지는 걸 보여주는 거고.” 나는 사투리 억양이 강한 선생의 말씀을 교정하는 지금의 내 행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선생의 말씀을 들을 때 그것은 앞으로 나갔다 뒤로 가고 중복되거나 건너 뛰면서도 살아 있는 생생한 감동이 있었다. “선생님 옛날의 초기 작품을 읽어보았습니다.창작집 ‘불신시대’,장편소설 ‘시장과 전장’…… 그런 작품들을 읽다 보면 선생님 작품의 여주인공이 아주 결백한 성격을 갖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그것은 마치 선생님의 자화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는데요.”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기는 싫어요.결백하다기보다는 자유롭고 싶은 거죠.얽매이기 싫고.” 이하의 내 물음과 선생의 말씀은 생략이다.안타깝게도.그러나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그렇게 많이 서운해하지 않으셔도 된다.내가 여쭈어 본 것은 더 내밀한 선생의 과거며 인생살이 같은 것이었으니까.선생의 사상에 관한 것이 아니니까.그러나 나는 선생의 사상만큼이나 선생의 인생을사랑하는 것 같다.그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다 듣고 기록하고 싶은 것은 나의 감상벽인지? 탐구벽인지?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작각 박경림 ●가혹한 운명 딛고 선 문학사 거봉 박경리는 1920년대가 낳은 가장 대표적인 한국의 작가이자 광복 후 한국문학사에서 가장 높게 빛나는 설봉(雪峰)이다. 1927년 통영에서 출생,진주고녀를 졸업하고 잠시 후 결혼,황해도 연안에서 교사로 재직하기도 하였으며 1950년에 ‘계산’이라는 작품으로 데뷔했다. 박경리를 오늘의 박경리로 만든 하나는 선생의 작중 인물만큼이나 결벽하고 의지적인 선생의 성품이며 다른 하나는 가혹한 운명이다.한국전쟁의 와중에서 남편을 잃고 이후 아들을 잃고 다시 생명의 위기를 넘기면서 여성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 문학의 길을 걸어왔다.가혹한 고통은 선생 문학의 산실이다. 창작집 ‘불신시대’(1963)와 장편소설 ‘표류도’(1959),‘김약국의 딸들’(1962)‘시장과 전장’(1964),‘성녀와 마녀’(1967),‘파시’(1967) 등으로 이어지는 선생의 초기 소설은피폐하고 불순한 현실을 배경으로 결벽성 있고 의지가 강한 여성 주인공의 삶을 그려나가면서 운명과 맞서는 삶의 가능성을 펼쳐 보인다. 1969년에 집필하기 시작하여 1995년에 이르기까지 5부작으로 완성을 본 대하소설 ‘토지’는 누구나 인정하는 선생의 대표작이자 한국소설의 한계를 시험하는 의지의 극점이다.세대를 누적하면서 생을 이어가고 새로운 생을 모색하는 ‘토지’의 인물들은 삶의 만화경이자 인간의 끈질긴 생명력을 다 보여주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반영한다. 생명은 어디서 오는 것이며 어디로 가는 것인가 같은 질문에 대해 인간은 속수무책의 존재이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피안의 진실을 향해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박경리의 근본적인 사상은 모든 살아 있는 것의 근원인 우주를 향해 열려 있는 구경적 세계관이다.그것은 종교가 아니되 감히 종교와 ‘맞먹는’ 힘을 갖는다. ●시집에 담긴 또렷한 이미지 박경리 선생 댁은 몇 년 전에 찾아 뵈었을 때는 허허벌판 가운데 있었는데 이번에는 토지문화관 바로 옆에 있어 한결 찾기가 쉬웠다.그때 허허벌판 가운데 약간 둔덕진 곳에 덩그러니 서 있는 선생의 자택을 찾아갔을 때 나는 그것이 평생 외로운 삶을 살아온 선생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었다. 보통 사람들은 선생을 소설가로 생각하고 또 인정하지만 내 마음 속에는 시인으로서의 선생의 이미지가 또렷하다.나는 선생의 시의 애독자여서 몇 권 안 되는 선생의 시집을 새책방,헌책방에서 다 사보았고,그 간결한 어휘,담담한 어조,비약의 미(美),삶의 태도를 절절한 심정으로 내 것으로 만들었다.사상가이자 소설가인 박경리가 아니라 인간 박경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선생의 시집을 읽어야 하리라. 몇 년 만에 뵙는 선생은 무척 힘들어 하셨지만 연세에 비해 정정하시다.예전보다 따뜻해 보이는 실내가 나로 하여금 안도감을 갖게 한다.나는 선생의 마음 속에 들어 있는 의지적이고 결벽성이 있으면서도 외로움을 타는 한 여인을 사랑하는가 보다.
  • 오늘의 국감

    ●법사 서울고·지법,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인천지법·수원지법·춘천지법(10시,서울고법)●정무 국가보훈처·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88관광개발㈜(10시,국회)●재경 한국증권거래소 현황청취(10시,한국증권거래소 회의실),선물거래소 현황청취(14시,한국증권거래소 회의실)●통외통 주멕시코대사관(10시,멕시코)주러시아대사관(10시,러시아)●국방 해군본부·해병대사령부·해군군수사령부·해군교육사령부·해군복지근무지원단(10시,해군본부)공군본부·공군군수사령부·공군교육사령부·공군복지근무지원단(14시,공군본부)●행자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한국소방검정공사·한국지방재정공제회(10시,국회)●과기정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한국과학문화재단(10시,국회)●문광 문화재청(본부)(10시,국회)●농해수 농촌진흥청(10시,농촌진흥청)●산자 한국수력원자력㈜(10시,국회) ●보건복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10시,심평원)●환노 서울지방노동청·부산지방노동청·대구지방노동청·경인지방노동청·광주지방노동청·대전지방노동청(10시,국회)●건교 한국수자원공사(10시,한국수자원공사)
  • 국토·도시학회, 신행정수도 세가지 조건 제시/수용인구 50만 분당 3.5배 크기 독립형 신도시

    신행정수도는 2000만평 규모(분당 신도시의 3.5배)의 ‘원거리 독립형 신도시’로 개발될 전망이다.수용 인구는 50만명에 시가지 인구밀도는 ㏊당 350명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건설교통부 신행정수도건설추진지원단의 용역을 받은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는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행정수도의 규모와 도시형태’ 세미나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행정수도의 성격과 규모 가이드라인이 처음으로 제시됨에 따라 공주 장기지구와 청원 오송지구가 유력 후보지로 가장 주목받고 있다. 세미나에서 김현수(대진대) 교수는 “인구분산 효과와 도시체계,이전 및 자족기능,기반시설(용수),재원조달 등의 여건을 감안할 때 50만명 규모가 적합하다.”고 밝혔다. 안건혁(서울대) 교수는 “도시형태는 기존 대도시와 상당히 떨어진 지역에 건설하는 ‘원거리 독립형 신도시’가 적합하다.”고 말했다.원거리 독립형이어야 상징성을 확보하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허재완(중앙대) 교수는 “중앙부처와 일부 소속기관 공무원 1만 7000여명이 충청권으로 이전하면 2030년까지 충청권 인구는 48만명 늘고 수도권 인구는 38만명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행정수도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 가운데 ▲공주 장기지구 ▲충북 오송지구가 부상하고 있는 반면 ▲논산·대전 서남권지구 ▲연기 금남지구는 후보지에서 다소 밀리는 형국이다. ●공주 장기지구 충남 공주시 장기면 평기리·신기리 일대.박정희 전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 계획(백지계획)을 세우면서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았던 곳.차령산맥 바로 아래로 풍수지리적으로 입지가 빼어나다.땅 모양새가 새 또는 나비가 날아와 사뿐히 앉는 듯하다. 지형지세가 서울과 매우 닮았다.뒤로는 국사봉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앞에는 장군봉이 서 있다.마치 서울의 북쪽 북한산과 남쪽 남산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서울의 남산 밑으로 한강이 흐르고 있다면 이 곳에는 장군봉 아래로 금강이 서해로 흐른다.천안∼논산고속도로 개통으로 수도권 연계도 뛰어나다.지구 남쪽을 지나는 당진∼대전고속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청원 오송지구 충북 청원군 강외면 오송지구는 산과 평야,물이 어우러진 근교 농촌.대전·청주·조치원이 가까워 3개 시·군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입지를 지녔다.남쪽으로 흐르는 미호천이 금강과 만나 서해로 향한다.현재 바이오 산업단지가 조성 중이다. 교통의 요지로 한반도의 동맥인 경부선과 경부고속도로가 지난다.경부고속철,충북선도 이 곳을 지난다.근처에 청주 국제공항도 있다.대청댐이 가까워 용수 확보가 쉽다.기간시설 설치비용이 적게 든다. ●논산·대전 서남권지구 조선 태조 이성계가 도읍을 정하려 했던 계룡시와 대전 유성구 일대를 말한다.정부 대전청사와 3군본부가 가깝다. 산세가 험한 것이 단점.기존 도시인 대전 연계가 쉽다.대전 서남부권은 시가화조정구역으로 묶여 대규모 택지개발이 계획돼 있다. ●연기 금남지구 공주 장기지구와 승용차로 10여분 거리.대전 도심에서 25㎞ 정도 떨어졌으며 박 대통령 시절 장기지구와 함께 행정수도 후보지로 거론됐다.금강이 붙어 있는 평야지대로 신탄진∼공주 고속도로가 통과할 예정이다.대전과 가깝고 용수확보가 쉽다.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땅값이 상대적으로 싸다.용지보상비가 적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류찬희기자 chani@
  • ‘온난화’ 열받은 한반도… 생태 변화/과일 특산지 달라졌다

    고운 색깔과 새콤달콤한 맛이 빼어난 ‘대구능금’이 사라지고 있다.능금의 주산지가 대구에서 경북쪽으로 이동한 탓이다.대신 앞으로 ‘서산사과’나 ‘예산사과’가 대구능금의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경남 단감’도 명성을 잃을 전망이다.단감 주산지가 역시 경북쪽으로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과일의 주산지가 크게 바뀌고 있다.이는 지구 온난화에 따라 한반도의 온도가 올라가는 데 따른 현상이다.특히 과일 중 온도에 크게 영향을 받는 단감,바나나 등의 주산지는 모두 바뀔 것 같다.제주에서 시설을 갖춰야만 재배되는 바나나도 아열대지역처럼 시설 없이 재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전문가들은 한반도의 평균 기온이 2도만 상승해도 과수재배지도를 모두 새로 그려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라지는 대구능금 대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과산지이다.그러나 최근 대구 인근의 사과농원은 점차 문을 닫는 추세다.경북 북부와 기온이 서늘한 충남 서산·예산 등 서해안지역에 산지가 늘고 있다. 대구가 도시화과정을 거치면서 재배면적이 줄었고,무엇보다 기온이 상승해 사과 작황이 예년과 같지 않다.대구의 평균기온은 현재 13.2도를 기록하고 있다.그러나 사과는 연 평균기온이 13.5도 이하인 지역에서만 자란다.평균기온이 0.3도만 상승해도 재배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기상청은 “50년이면 평균 기온이 2도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따라서 대구 일대에서는 이보다 훨씬 앞서 사과 재배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배·복숭아,동백은 전국으로 확산 임업연구원 신준환 과장은 최근 열린 ‘기후변화포럼’에서 “한반도 평균 기온이 2도만 상승해도 현재 남부해안가를 중심으로 고도가 낮은 지역에서 자라는 동백나무가 한반도의 절반 가까이에 뿌리를 내릴 것”이라면서 “3만 1000㎢에 불과하던 재배지역도 6만 3000㎢로 크게 증가하겠다.”고 내다봤다.농촌진흥청 서형호 원예연구사는 “기온이 상승하면 배,포도,복숭아의 산지도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감의 재배지역은 따뜻한 정도를 나타내는 ‘온량지수’와 ‘평균기온’,일평균기온이 5도를 넘는 ‘식물기간’에 의해 결정된다.때문에 현재 경남에 한정된 단감 재배지도 앞으로는 경북지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재배되는 ‘참다래’를 남부 해안가에서도 쉽게 키우게 된다. ●지구온난화의 영향 유엔 산하 ‘정부간 기후변화패널’(IPCC)이 지난 2001년 출간한 자료에 따르면 20세기 지구의 평균기온은 0.6도 상승했다.심각한 것은 향후 100년 동안 기온이 1.4∼5.8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이다.이는 지난 1만년 동안의 기후 변화폭보다 높은 수치다.시간이 갈수록 기온 상승속도가 빨라진다는 증거다.기온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산업혁명 이전인 1750년에 280 수준이었지만 2000년에는 31%나 증가한 368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지나치게 속도가 빠르면 생태계에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기상연구소 권원태 기후연구실장은 “서울에서 봄이 시작되는 시기는 1920년대에 비해 20일 가까이 앞당겨졌다.”면서“겨울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져 기후변화가 뚜렷하기 때문에 농작물 파종시기와 계절상품 출하 시기 등도 급격하게 변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전문가들은 “사과·배 등 과일나무는 한번 심으면 10년 이상 열매를 맺는 등 제자리에서 재배되는 만큼 품종과 과종을 선택할 때 기후변화를 예측해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연기자 anne02@
  • “배고픈 사람들은 언제나 제 이웃”/원주 밥상공동체 운영하는 허기복 목사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움츠러든 노숙자들의 모습이 더욱 안쓰러워 보인다.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들은 언제나 제 이웃입니다.”‘쌍다리밑 작은 예수’로 통하는 강원도 원주시 허기복(許基福·48)목사.한끼 식사조차 해결 못하고 바닥의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그는 희망의 등불이다.그가 운영하는 원주시 원동의 ‘밥상공동체’를 찾으면 언제나 허기와 한뎃잠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라하지만 아름다운 이 곳에는 요즘도 하루 평균 150여명이 찾아 배고픔을 해결한다.허 목사는 공동체가 꽤 알려져 독지가의 도움이 끊이지 않지만,이 곳을 찾아야만 하는 소외된 사람들이 줄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한다.그래서 그는 요즘 ‘0.5%나눔’운동에 동참할 사람들을 모으느라 동분서주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가난한 시절의 꿈 목사가 되어 경기도 부천의 어려운 농촌지역에서 태어난 허 목사는 늘 외상 쌀을 내 먹던 시절을 잊지 못한다.소작농이던 아버지는 술과 노름을 좋아해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다.다행스럽게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고교를 졸업하고 뒷날 신학대학에 진학,어려서부터 꿈꾸던 목사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서울 망우동을 거쳐 원주시 변두리 교회에 정착하면서 가난한 사람과의 삶이 시작됐다.독일 폰 헤퍼 목사의 ‘고난 받는 사람을 위해 사는 것도 순교’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가슴에 새기던 시절이다. IMF이후 허 목사는 거리에서 ‘밥한끼 얻어 먹게 해달라’며 매달리던 한 부랑자를 만나면서 지금의 밥상공동체를 만들게 됐다.허 목사는 “갈곳없이 거리를 방황하며 구걸하는 사람들이 모두 내 탓인것만 같아 견딜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들을 도울 방안을 궁리한 끝에 ‘원주 밥상공동체’를 만들기로 했다.다행히 원주지역에서 학교 급식업소를 운영하는 한 독지가를 만났다.학교급식에서 남는 음식을 불우한 이웃에게 전달하겠다는 뜻이 허 목사의 뜻과 맞아 떨어진 것이다. 꽃샘 추위가 매섭던 98년 이른 봄 바람막이도 탁자도 없이 천막 하나에 의지한 원주천 쌍다리밑 ‘원주 밥상공동체’가 그렇게 문을 열었다. 이웃한 봉산동에 밥을 굶는 어려운 이들이 많고,근처에 불우한 사람들로 북적이는 재래시장이 있어 이 곳을 택했다.쌍다리를 지붕삼아 따뜻한 밥한끼 해결할 수 있는 노천 무료 급식소가 생겨난 셈이다.초기에는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얼마후 주위의 관심이 커지면서 상지대 한방병원과 원주보건소가 무료 건강검진까지 챙겨 주었다. ●쌍다리밑 둔치의 무료급식소 허 목사는 자연스레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역할까지 떠맡게 됐다.밥을 먹고 기운을 차린 부랑자 20∼30명씩을 데리고 공사장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일 자리를 찾아줬다.공사장에서도 젊은 목사의 헌신적인 양심을 믿어 이들을 일꾼으로 받아줬다. 그러나 출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쌍다리밑이 지역 불량배들의 본거지였던 까닭에 시비도 잦았고 싸움끝에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주변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뒷돈을 챙기기 위한 바람잡이가 아니냐.”“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니냐.”“언제까지 예수인척 하나보자.”는 비아냥도 샀다. 98년 말에는 현재의 ‘원주 밥상공동체’인 원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어려운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시내 중심지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1000원씩의 모금 운동인 ‘천사운동’을 펼쳐 모은 돈 2000만원으로 부지를 매입해 가능했다. 허 목사는 이때부터 ‘사회선교 목사’활동에 전념했다.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한끼 밥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저녁을 못먹는 사람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고,갈곳 없는 사람들을 위해 태장동에는 잠자리까지 마련해주는 별도의 ‘노숙인 쉼터’를 만들었다.항상 15명 내외의 노숙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보다 나은 공동체 마련이 꿈 이후 원주역 앞에는 ‘제2급식소’를 차리고 치악산 밑의 개인땅 800여평을 지원받아 ‘농사모(농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만들었다.한겨울 땔감이 없는 사람을 위해 ‘연탄은행’1·2호점을 열고,중고서적을 무료 대여하는 ‘보물과 책마을’,부랑인·노숙자 귀향지원을 위한 ‘귀향안내소’등도 열었다. 최근의 허 목사는 빈곤층사람들이 좀더 나은 의료와 목욕시설 등을 손쉽게 이용하게 될 ‘그들이 주인되는 공동체’를 만들고 ‘0.5%나눔’에 동참할 독지가들을 모으는데 동분서주하고 있다.허 목사는 “가진것 없이 밑바닥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도 사랑과 웃음이 넘치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고 활짝 웃었다. 그의 연락처는 (033)766-4933.(www.babsang.or.kr)이다. 글·사진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
  • 힘있는 기관 “못밝힐 정보많다”

    국세청과 대검찰청·감사원 등 이른바 힘있고 권력있는 정부 기관일수록 행정정보 공개를 꺼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국무조정실이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에게 제출한 ‘정부부처 정보공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모두 10만 8147건의 정보공개가 청구됐으나,이중 5.3%인 5781건이 비공개돼 지난 2001년의 9%보다는 다소 줄었다. 그러나 국세청과 대검찰청·감사원 등의 경우 비공개 건수가 40%를 웃돌았다. 부처별 비공개 비율은 청구된 1473건중 684건을 비공개한 국세청이 46.4%로 가장 높았으며,감사원 40.8%,대검찰청 40.3%,정보통신부 35.4%,법무부 28.2%,교육부 19.5%,재정경제부 16.7%,경찰청 11.7%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비공개율이 74.8%로 정부부처 가운데 가장 높았던 국방부는 지난해 28.3%로 크게 낮아졌지만 여전히 비공개율이 높았다.반면 기획예산처와 기상청·농촌진흥청 등은 청구된 내용을 모두 공개했고,정보공개청구 건수가 4만 3079건으로 가장 많았던 행정자치부는 1.9%인 84건만을 비공개했다. 국무총리비서실은 청구된 3건 모두 공개했으나,대통령비서실은 6건중 1건만을 공개해 대조를 이뤘다. 비공개 사유를 보면 부존재 정보 등 특별한 사유없이 공개를 하지 않은 기타가 2170건으로 가장 많았다.이어 ▲사생활 침해 1149건 ▲법령상 비밀 876건 ▲공정한 직무수행 지장 396건 ▲법인 등 영업상 비밀 침해 394건 ▲특정인의 이익·불이익 308건 ▲재판관련 정보 305건 ▲국민의 생명 등 공익침해 129건 ▲국방 등 국익침해 41건의 순이었다. 또 현행 정보공개법상 정보공개여부 결정 기한을 15일 이내로 규정해 놓고 있으나 공개 기한을 넘은 것도 3669건에 이르렀다.기한별로는 즉시 공개가 5만 595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3일이내 1만 2980건 ▲7일이내 1만 2844건 ▲15일 이내 1만 6787건 등이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01년 11월 추상적인 정보공개법 개정을 위해 비공개 요건을 의사결정의 중립성이 부당하게 손상될 우려가 있는 정보,국민에게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정보,다수인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정보 등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국회에 제출했으나 2년째 처리되지 않고 있다. 조현석기자
  • 메트로 플러스 / 초등생 가을맞이 농장체험 행사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홍사립)는 23일 초등생 40명과 학부모 등 80명을 대상으로 가을맞이 농장체험 행사를 갖는다.참가비는 없고 점심식사가 제공된다.경기도 이천시 청암농장을 찾아가 고구마 캐기,미꾸라지 잡기 등을 통해 수확의 기쁨과 농촌 현실을 느낄 기회가 주어진다.
  • 부고 / 신용호 前교보생명 명예회장

    보험업계의 산증인으로 교보생명을 창립한 대산(大山) 신용호(愼鏞虎·사진) 전 교보생명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6시 서울대학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86세. 고 신 회장은 지난 1958년 대한교육보험을 창업,세계 최초로 교육보험을 개발하는 등 한국 보험업 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교보생명이 보험 외길을 걸으면서 국내 보험업계의 빅3로 입지를 다진 것은 고인의 ‘맨손으로 생나무를 뚫는다.’는 도전정신과 부단한 자기계발을 통한 창의력이 밑바탕이 됐다.고인은 1980년 서울 광화문 1번지에 사옥을 완공한 뒤 지하아케이드에 수익성 높은 상가를 유치할 것이라는 예상을 뛰어넘어 단일 면적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교보문고를 설립,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고인은 또 건축과 디자인에도 정통해 스위스의 세계적인 건축가인 마리오 보타가 설계,최근 준공한 교보생명 서초동 사옥 설계도를 17번이나 거절했다.결국 마음에 드는 설계도를 얻고,외벽 타일은 수백번의 시험을 거쳐 ‘곰삭은 붉은색’ 타일을 탄생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특히 우리문학의세계화와 문화창달을 위해 대산문화재단을 설립하고,농촌 발전을 위해 대산농촌문화재단을 만드는 등 공익지원사업에도 앞장섰다.이같은 공로로 1996년 정부로부터 금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유순이씨와 교보생명 회장인 장남 창재씨,차남 문재씨,장녀 영애·경애씨가 있다.장지는 선영인 충남 아산군 덕산면 대치리 산 48의 3이며,빈소는 서울대병원 영안실에 마련됐다.영결식은 교보생명 회사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23일 오전 6시30분.상주는 장남 창재씨,호상은 유태영 대산농촌문화재단 이사장이 맡았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시론] WTO결렬이후 농업의 과제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결국 파국으로 막을 내렸다.인도와 말레이시아 등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자국 시장의 잠식을 우려,‘싱가포르 이슈’에 반대했기 때문이다.싱가포르 이슈는 경쟁정책,투자,정부조달의 투명성,무역촉진 등 새로운 4개 분야에 대해 WTO가 협상을 개시하자고 제안된 의제다. 농업분야의 협상에서도 개도국과 선진국의 이해가 충돌했다.개도국들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지불하고 있는 3000억달러에 이르는 보조 수준을 대폭 감축하라고 주장했다.아프리카 개도국들은 미국이 자국의 면화 생산자 2만 5000명에게 37억달러의 보조금을 줌으로써 1000만명의 아프리카 농민들이 생계 위협을 받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협상구도의 측면에서도 중대한 변화가 나타났다.우루과이라운드(UR) 때와 달리 21개 개도국으로 구성된 그룹(G-21)이 협상의 중심 세력으로 등장한 것이다.지금까지는 최대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과 최대 수입국인 유럽연합이 농업협상을 좌지우지해 왔다.그러나 개도국의 대표격인 인도와수출 개도국이면서 케언스그룹의 일원인 브라질,최근에 WTO에 가입한 중국 등이 참여한 G-21이 두 강대국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각료회의의 결렬은 우리 농업에 두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첫째는 관세나 보조 감축의 구체적인 방식,곧 세부원칙(modalities)이 제시되지 않은 채 내년에 쌀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이에 따라 2004년에 시작될 쌀 재협상은 주요 무역상대국과 양자협상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세부원칙이 없는 상태에서 협상하는 것이므로 지금과 같이 국내소비량의 일정부분(현재 4%)만 수입하는 최소시장접근(MMA) 방식의 연장이든,관세화든 시장개방 확대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게 되었다.물론 우리나라는 더 큰 폭의 시장개방을 감당해야 하는 형국이지만,협상력에 따라 좀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농업협상이 WTO 일반이사회 산하의 농업위원회로 다시 부쳐져 논의될 것이란 점이다.각료 발표문에서 각료들은 WTO 일반이사회와 사무국이 긴밀한 협조체제 아래 작업하면서 올해 12월15일 안에 고위급 일반이사회 회의를 소집할 것을 요구하고,이를 통해 기한내 협상의 성공적인 타결에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도록 위임했다.문제는 각료회의에 상정되었던 초안대로 협상이 진행될 경우 우리나라에 상당히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초안에는 비록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NTC)과 결합된 제한된 품목에 대한 추가 신축성 허용,개도국에 대한 특별품목(SP) 인정을 통한 관세감축의 최소화 등이 명시되었으나,높은 관세에 대해 큰 폭의 감축을 요구하는 스위스 공식이 제시되었고,가격이나 생산에 연계된 보조 수준도 큰 폭으로 줄이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00% 이상의 관세 부과 농산물이 141개 품목으로,스위스 공식이 채택된다면 시장개방 폭이 클 것이다. 우리나라는 WTO 농업협상과 내년의 쌀 재협상에서 개도국들의 칸쿤 공조 대응이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을 교훈으로 삼아,우리나라가 속한 수입국 9개국(G-9)의 공조체제를 더욱 잘 활용하면서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또한 NTC의 반영 여지가 남아있는 만큼 식량안보나 소규모 가족농에 관한 정책적 신축성 인정 등을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쌀 재협상과 관련해서는 양자협상의 특성상 총체적인 외교력 발휘가 중요한 만큼 농업부문에 국한될 것이 아니라 국가경제 전반의 차원에서 양자협상에 임하면서 우리 농업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임 송 수 한국농촌경제연구硏 부연구원
  • [中서부 대개발 현장을 가다](8) 서부 인프라 大役事

    중국 정부는 동부에 비해 낙후된 서부지역을 대상으로 50년 장기발전계획을 세우고 지난 2000년부터 서부대개발이란 대장정(大長征)에 올랐다. 초기단계인 2000∼2005년은 경제발전의 도약판인 사회기초시설(인프라) 건설에 주력하고 2006∼2015년 본격적인 개발 및 도시화를 거쳐 2016∼2050년에 이르러 산업화를 마무리한다는 장기 발전 전략이다. 현재 초기 단계에 속하는 인프라 건설은 워낙 광활한 지역(중국 12개 성·시 자치구)과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어 전체적인 윤곽을 그리는 것은 어렵지만 2단계가 종료되는 2015년 경에는 완전히 새로워진 중국 대륙의 ‘인프라 지도’가 선보일 예정이다. |타림 이창 시안 오일만특파원|서부대개발은 4개의 핵심 프로젝트로 이뤄져 있다.서부의 천연가스를 동부로 수송하는 서기동수(西氣東輸)와 서부의 석탄과 수자원을 활용해 전기를 보내는 서전동송(西電東送),남부의 수자원을 북쪽으로 끌어오는 남수북조(南水北調),그리고 전국토를 격자형 철도·도로 교통망으로 이어가는 팔종팔횡(八縱八橫) 사업이다.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구도인 우루무치에서 잿빛 모래와 주먹만한 자갈들이 뒤섞인 불모지를 뚫고 ‘우루무치∼상하이’에 이르는 왕복 2차선 국도를 따라 7시간을 달리면 타림분지의 바인궈렁유전이 나온다. 북쪽으로 톈산산맥의 만년설이 희미하게 보이는 이곳 바인궈렁유전에는 굴삭기와 크레인들의 굉음이 요란하다.대형 파이프를 실은 트럭들의 끊임없는 행진은 실로 장관이었다. 40도를 넘나드는 분지 특유의 여름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노란 작업모를 쓴 인부들은 지름 1m 남짓의 대형 파이프를 땅 속에 매설하는데 여념이 없다. 바로 서부대개발의 대표적인 인프라 프로젝트로 꼽히는 서기동수의 현장이다.서부대개발의 종착역 신장에서 동부경제 중심지인 상하이까지 서울∼부산간 거리의 9배가 넘는 파이프 라인(4200㎞)을 통해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대륙횡단 사업이다. 이 파이프 라인은 간쑤와 산시(陝西),허난(河南),안후이(安徽) 등 7개 성·자치구를 거친 현대판 ‘대장정’이다.톈산산맥과 쿤룬산맥 사이 타림분지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8조3900억㎥로 중국이 40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중국 당국은 2005년 120억㎥,2007년 166억㎥의 가스를 동부에 공급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전체 에너지 소비 가운데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율을 3%에서 23%로 끌어올리고 석탄 의존도를 줄여 연간 27만t의 매연 먼지 발생을 감소시키는 환경보호 효과도 노리고 있다. 파이프라인 구축작업은 신장 룬난,중간기지인 산시성의 옌촨,장쑤성 우시 및 최종 도착지인 상하이 바이허전에서 동시에 진행,2007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기공식부터 서기동수 사업에 참여했다는 노동자 장중허(江忠和·36)는 “단순한 모래가 아니라 각종 암석이 뒤섞여 있어 파이프 매설 작업이 쉽지만은 않지만 국가사업이라는 보람으로 일을 하고 있다.”며 구슬땀을 훔치며 환하게 웃는다. ●싼샤댐은 전력 생산의 중심지 매년 국내총생산(GDP) 8%대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국의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전력난이다.고도성장과 함께 인민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전력 소비도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다.경제발전의 동력인 서부의전기를 동부로 보내는 서전동송 프로젝트에 중국이 사활을 건 이유다. 서전동송은 현재 발전소 건설 및 송전망 구축 단계이며 송전망은 남부,중부,북부의 3개 라인이 기본이다.지난 6월 2기 공정이 끝난 싼샤(三峽)댐의 수력발전소가 중부 송전망의 핵심이다. 싼샤의 관문격인 이창(宜昌)에서 26㎞의 싼샤도로를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 안개와 운무에 가려진 싼샤댐의 장중한 모습이 드러난다. 지난 93년 착공,10년만인 지난 지난 6월 2기 공정(물채우기)을 마치고 7월부터 발전기의 시험가동에 들어갔다.오는 2009년 3기 공정 완공시 70만㎾ 용량의 터빈 발전기 26기에서 연간 847억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싼샤댐 전력은 구축중인 송전망 860㎞(싼샤?후베이 우후(蕪湖)?안후이?장쑤)를 따라 송전된다.싼샤댐 발전소 발전기 1기가 가동되면 바로 송전할 예정으로 송전량은 300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상해 전력사용량의 30%에 달한다. 이성배(李聖培) 우한(武漢) 코트라 관장은 “2009년 싼샤댐 공사가 완공되어 본격적으로 발전이 시작되면 싼샤댐의전력은 상하이와 저장,장쑤,안후이의 화둥(華東) 지역과 화중(華中),남부 경제핵심인 광둥으로 각각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미줄처럼 연결되는 교통 인프라 서부지역의 대도시와 중소도시간의 교통망을 2005년까지 전부 연결(라싸,우르무치 제외)하는 작업이다.여기에 대외 수출입망을 위한 해상연결로 확보 등도 병행 중이다. 국무원 서부대개발소조 판공처 탕밍룽(唐明龍) 부처장은 “서부대개발의 주요 목적 중의 하나는 낙후된 농촌의 도시화”라며 “점으로 이뤄진 도시들을 계속 확대 발전시키면서 이들 도시를 선(도로·철도)으로 연결,경제발전을 진행시키면서 마지막 단계에는 농촌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청두에서 동부 베이하이까지 뻗은 1709㎞의 왕복 4차선 고속도로(3분의 2 구간이 고속도로,나머지는 일반도로)도 중서부와 해안을 가깝게 만들었다. 이러한 인프라 건설 덕에 2002년 말 현재 서부지역의 자동차 통행이 가능한 도로 길이는 총연장 69만 9000㎞(고속도로는 약 4500㎞)에 달했다.1998∼2002년 4년간 중국의도로 증가 속도를 보면 동부 지역 18.5%,중부지역 32.2%인데 반해 서부 지역은 50.9%이다.엄청난 발전 속도가 느껴진다. ●근간은 철도망 중국철도부는 2001∼2005년 5년간 서부(西部)철도 건설에 1270억위안(약 19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서남부 지역에만 절반이 넘는 660억위안을 투입하고 있다. 코트라 곽복선(郭福禪) 청두 관장은 “철도 건설은 중국의 10차 5개년 경제사회발전계획(2001∼2005)의 중점 대상”이라며 “서부지역의 철도망은 2만 5200㎞가 완비되고 서남부지역의 철도 중 46%가 전기화되어 전기화 수준으로는 전국 평균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철도 건설 중점지역인 칭하이성 시닝∼시장(西藏) 라사의 각 구간 공사들이 진행 중이며 추이닝(邃寧)∼충칭(重慶),융저우∼위린 구간은 계획에 착수했다. 현재 베이징?시안?청두?판즈화?쿤밍을 잇는 철로가 서부지역 남북 물자 운송의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한국과 일본,미주 지역으로 가는 물량은 청두∼톈진과 우루무치∼상하이 철도 라인이 이용되고 있다. 서부대개발이 본궤도에 오를경우 윈난성 쿤밍-하노이(베트남)-호치민(베트남)-프놈펜(캄보디아)-방콕(타이)-콸라룸푸르(말레이시아)-싱가포르간 5500㎞의 ‘범아시아 철도’가 예정대로 10년 뒤 완공된다.마침내 중국 경제가 동남아까지 외연이 확대되는 것이다. oilman@ ■곽복선 코트라 청두관장 |청두(쓰촨성) 오일만특파원|진시황의 만리장성 축조에 버금간다는 서부대개발의 대형 인프라 건설은 한국으로는 어쩌면 새로운 기회일지도 모른다. 2050년까지 계속될 서부대개발의 인프라 건설은 상당수가 진행되고 있고 새로운 프로젝트도 속속 계획·입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부의 경제중심지 쓰촨(四川)성 청두에서 서부대개발을 지켜본 곽복선(43) 코트라 청두관장은 “엄청난 자본이 투자되는 거대 프로젝트에 단독으로 참여하기보다 다국적기업과 합작 또는 공동진출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대형 인프라 건설에 진출하려면. -서부대개발과 관련된 인프라공사는 관련 부문이 중앙정부,지방정부 및 그 산하 기구,국영기업 등 상당히 다양한 주체가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 일괄적인 접근이 어렵다.관련시장 진출을 위한 보다 체계적이고 세부적인 조사와 노력이 절실하다. 중국 정부가 선호하는 인프라 참여 방식은. -중국 정부는 자본조달의 원활성을 위하여 외국기업이 투자-건설-운영하는 합작방식이나 BOT(건설-운영-소유권이전) 방식의 참여를 권유하고 있는 실정이다.이때문에 중소규모의 기업은 물론 웬만한 대기업도 거대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입찰은 물론 직접적인 공사 참여 자체도 어렵고 힘든 실정이다.중국 정부에서 느끼는 한국 기업에 대한 평가가 그리 높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특히 그러하다. 한국 기업이 참여할 방법은 없는가. -우리기업으로서는 현지에 인프라 공사를 참여해본 경험이 있는 현지 중국 또는 외국 기업들과 연합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이들과의 관계망 구축을 통해 하청자 또는 제품 공급자로서 참여하는 방식이 보다 가능성이 높다. 이들 원청자 또는 하청업체로 중국 인프라 공사를 담당했던 중국기업들에 대한 조사와 접촉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시장 진출을 개척하는방안을 보다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우리 농업은 살 길이 없나

    멕시코 칸쿤에서 열렸던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각료 선언문 합의에 실패한 채 폐막됐다.회담 합의에 실패한 것은 농업시장 개방 분야가 아닌 역외투자 등 ‘싱가포르 이슈’ 때문이다.농업분야는 앞으로도 개방압력이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이 분명하다. 농업은 우리 역사의 뿌리이고 문화의 기반이며 생명의 수단이다.농업을 상업적 거래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무역장벽을 제거하자는 것은 신자유주의를 내세우는 선진국의 힘의 논리이다.우리나라의 경우 농업을 완전개방할 경우 우선 400만 농민들의 삶의 터전이 폐허로 바뀔 수 있다.또 민족의 정체성이 근간을 잃고 혼돈에 빠질 수 있다. 심한 경우 강대국이 식량을 무기로 하면 실로 상상하기 어려운 대가를 치를 수 있다.칸쿤에서 이경해 전 한농연 회장이 자살했는데 개방압력으로 붕괴하게 될 농업을 지키기 위해 최후의 저항수단인 죽음을 택한 것이었다. 과거 우리 농민은 두번이나 가슴아픈 일을 겪었다.첫번째 아픔은 고도성장 논리에 의한 농촌파괴이다.지난 40여년간 우리 경제는 무조건 성장이라는 기치하에 고속의 산업화를 추진했다.이 과정에서 농촌경제는 방치되고 젊은이들은 이농을 서둘렀다.전국에 걸쳐 개발제한구역을 설정하자 농민들은 재산권까지 동결당했다.또 문제는 농민들이 정부정책의 희생자가 된 것이다.정부는 고도성장을 위해 방대한 팽창정책을 펴며 기업들에 대한 금융과 세제지원을 강화했다.그러나 물가가 상승한다는 이유로 농산물가격은 저가정책을 폈다.농민들은 정부 지원은 커녕 정당한 소득조차 보상받지 못했다.이렇게 되자 농촌경제는 급속도로 붕괴하고 농가마다 빚더미 위에 올라앉았다. 두번째 아픔은 90년대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 본격화한 농업개방정책이다.정부는 농산물시장 개방불허 입장을 고수하며 대비책 마련을 소홀히 했다.그러다가 압력에 굴복,시장을 대폭 내주는 어리석음을 범했다.현재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40%에 불과하다.60%를 외국농산물에 의존한다는 뜻이다.식량의 대외의존도는 계속 높아지고 농촌은 빠른 속도로 황폐화하고 있다. 정부는 농촌을 살리기 위해 지난 10년간 50조원의 자금을 투입했다.그러나 농업발전에 대한 구체적 대안이 없어 정책은 실패로 끝났다.청사진이 없는 상태에서 무모한 투자를 유도한 것은 물론 자금의 관리 소홀로 대규모자원을 낭비했다. 칸쿤 각료회의의 흐름을 되짚어 보면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 지위 유지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우리는 2005년부터 선진국으로 분류되어 완전한 농업개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우선 농산물 수입관세를 철폐하거나 대폭 인하하여야 한다.그러면 중국 농산물 등 저가 품목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또한 추곡수매 등 정부의 지원이 금지되어 아무리 농업이 무너져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우리나라는 교역규모로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다.이런 나라가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앞으로 쌍무협상 과정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선진국의 부당한 힘의 논리를 지적하고 유사한 입장에 처한 나라들과 연대하여 관세상한 도입저지 등 농업보호제도 유지에 혼신의노력을 해야 한다.그리하여 무슨 일이 있어도 개방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확보해야 한다.물론 정부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공산품 개방에서는 선진국 편에 서야 하고 농산물 개방에서는 개발도상국 편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그러나 공산품의 교역논리와 농업의 생존논리를 구분하여 우리 입장을 관철하는 데 모든 지혜와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 다음 정부는 농촌 경제를 살리는 근원적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참여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을 우선적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이에 입각하여 나라발전의 미래를 결정하는 생명공학,환경,문화,정보통신 등의 산업이 도시와 농촌 구분없이 균형적으로 발전하는 신산업지도를 그려야 한다.이어 대규모 투자를 실행에 옮겨 농촌경제발전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농민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돈보다는 희망이다. 이 필 상 고려대 교수 경영학
  • 흉작… 태풍… 이경해씨 자살… 이달말 FTA안 상정…/성난 농심 ‘폭풍 전야’

    농심(農心)이 이상기류를 보이고 있다. 잦은 비와 태풍으로 ‘최악의 흉년’이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무역기구(WTO)의 농산물 수입 개방 논의와 이에 항의하던 농민의 자살,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이 겹치면서 농심이 심상치 않은 기색을 보이고 있다.경찰은 올 가을 격렬한 농민 시위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농사를 그만두고 싶다.” 지난 7월부터 이어진 비로 일조량이 크게 부족한 데다 탄저병 등 전염병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쌀,고추,깨 등 대부분의 작물이 흉작을 면치 못하고 있다.게다가 태풍 ‘매미’는 농촌을 강타했다.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들은 쌀은 20% 이상,고추는 30% 이상,사과·배 등 과일류는 30∼40% 정도 평년보다 수확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이경해 전 회장의 자살은 정부의 농업정책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을 크게 자극하고 있다.전농 이종화 정책실장은 “자살 사건 이후 농민들의 불만과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한농연 김관배 대리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이후 쌓인 농민의 분노가 폭발 일보직전”이라면서 “영농을 포기하겠다는 농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18일 이씨 시신 인도 기점 추모집회 잇따라 오는 18일 이 전 회장의 시신이 국내로 들어오는 것을 기점으로 농민단체들은 추모행사와 집회를 잇달아 가질 계획이다.WTO 회의에서 선언문은 채택되지 않았지만 초안 내용이 우리나라 농민에게 불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농민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전농은 15일 성명을 내고 “WTO는 농업을 협상에서 제외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정부에 응당한 책임을 묻는 강력한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달 말 한·칠레 FTA 비준안이 정기국회에 상정되면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농민 시위가 대대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이어 오는 11월13일 전농이 ‘WTO 반대 농민대회’를 열고,11월19일 농민단체들이 서울 여의도와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농민 10만명이 참가하는 ‘농민생존권수호 범국민대회’를 개최하면서 농민 시위가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경찰은 바짝 긴장 화물연대 파업,부안 핵폐기장 관련 시위 등으로 올들어 유난히 바쁜 나날을 보낸 경찰은 또다시 한숨을 내쉬고 있다. 농민들은 생계와 직접 연관돼 있어 시위의 강도가 높고,국민 정서를 감안하면 무작정 강경대응을 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또 부안지역 등에 경찰병력이 대거 배치돼 있어 농민들이 동시다발 시위를 벌이면 경찰력이 부족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우리 모두 농민의 자식’이라는 국민의 정서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섣불리 강경진압에 나섰다가는 엄청난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다.”면서 “불법 집단행동에 엄격하게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하는 것 말고는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장택동 이두걸기자 taecks@
  • [대한포럼] 그래도 다시 일어서야

    태풍 ‘매미’가 북상한다는 소식에 서둘러 귀경하던 날의 발걸음은 한없이 무거웠다.아들 가족이 탄 승용차가 골목길을 빠져나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구부러진 몸으로 손을 흔들어 주시던 팔순 노모의 진한 모정이야 어제오늘 모습은 아니었는데 그 날 따라 왜 그렇게 눈에서 지워지지 않던지.초속 60m의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북상중이라면 홀로 계신 어머님과 함께 있어야 했건만 “태풍 오기 전에 어서 가라.” 하시는 어머님의 강권으로 추석 연휴의 절반도 곁에서 보내지 않고 떠나던 우리의 모습은 초라했다. 추석 당일 오후부터 전국의 고속도로는 태풍을 피해 미리 고향을 떠나는 이 땅의 아들·딸들로 가득했다.마음 한 구석 고향걱정이야 왜 없었을까 마는 행동은 위험이 곧 닥칠 그 곳을 떠나고 있었다.1959년,그 해에도 추석을 전후해 들이닥친 사라호 태풍의 위력을 아는 터에 그보다 ‘더 무서운 녀석’이 닥칠 것이라고 하는 데도 우리는 각자 제 처자식을 챙겨 도망쳤다. 제14호 태풍 ‘매미’가 할퀴고 간 우리의 고향은 만신창이가 됐다.지난해‘루사’가 휩쓴 지역을 또 덮치기도 했다.밟고 또 짓밟아 일어설 수 없게 했다.그 피해 규모는 상상을 훨씬 뛰어 넘는다.15일 현재 우리의 부모·형제 117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으며,주택 등 건물 1731채가 파손되고,3237채가 침수되는 등 1조 3000여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이재민은 모두 3323가구 8938명에 이르러 학교나 마을회관 등에서 피눈물을 쏟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잦은 비와 냉해로 시름하던 우리의 농촌에 닥친 ‘매미’는 무자비했다.물에 잠긴 농토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 들어간다.수확을 앞둔 논밭 3만 258㏊가 물에 잠겼으며 작물이 쓰러진 지역도 4만 5907㏊에 이르러 8년만의 대흉년을 예고하고 있다.그런 가운데 멕시코 칸쿤에서 날아든 우리 농민대표의 자살사건 비보는 지난 6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반대시위 이후 잠잠하던 농민운동의 새로운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최종 각료 선언문 도출에는 실패했지만 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의 초안에는 사실상 국내 농업시장의 완전개방을 담고 있었다.농민들은 바로이 대목에서 정부의 협상력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개방시대에 농민들이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영농교육 등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하겠다. 이 엄청난 재해와 변화 앞에서 우리는 한없이 무력하고 작기만 하다.도저히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만 같은 무력감과 좌절감에 빠져 있다.그러나 우리는 다시 일어서야 한다.그 것이 순리다.이번 재난은 어쩔 수 없었던 측면도 있지만 미리 대비하지 않은 인재(人災)적인 측면이 더 크다.태풍의 경로와 예상 상륙시간,지점까지 예고됐는데도 무방비로 기다리다 당했다.12명의 인명피해가 난 마산 해피프라자상가의 경우가 대표적이다.행정당국의 무신경에 시민들의 안전불감증까지 더해 화를 키웠다.감사원의 ‘보강조치’요구에도 꿈쩍도 하지 않다 넘어진 송전탑이며 중단돼선 안 될 원자력발전소 5곳이 멈춰섰다.우리보다 더 큰 위력의 태풍을 맞고도 피해가 적었던 일본과 대조적이다. 태풍이 예고됐을 땐 철저히 대비해야 하지만 지금은 재난을 극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함이 살아가는 이치다.벌써 수많은 경찰관과소방대원,군인들 외에 자원봉사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고 있지 않은가.정치권도 모처럼 태풍 피해 복구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다행이다.우리의 안이함과 이기심으로 화를 키웠다면 복구작업은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신속·정확하게 피해조사가 이뤄지고 예산이나 장비가 제때 지원돼야 마땅하다.폐허가 된 삶의 터전에서 울부짖고 있는 저 이웃들은 바로 “태풍 오기 전에 어서 가라.”며 우리를 쫓다시피 했던 우리의 부모요 형제며 자매들이다. 최 홍 운 논설위원실장 hwc77017@
  • 편집자에게/ “이제 농산물도 경쟁력으로 승부할때”

    -‘농산물 관세 대폭인하’기사(대한매일 9월15일자 1면)를 읽고 대도시에 사는 30대 직장인이다.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농업협상을 보면서 우리나라 농업시장 개방도 멀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우리 농촌의 현실을 생각하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언제까지 높은 관세를 매기며 수입농산물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더구나 지금은 글로벌 시대이고,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부족해 거의 전적으로 수출을 통해 경제를 운용하고 있다. 우리 농촌에 젊은이들이 없다는 말은 이제 새로운 얘기도 아니다.귀농을 원하는 젊은이들도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농촌은 바뀌어야 한다.품질 좋은 특산품을 만들면 국내 시장은 물론 수출에서도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네덜란드는 튤립을 비행기로 공수하면서 전세계에 값비싸게 팔아도 부유하게 살고 있다.몇해전 뉴욕에서 근무할 때 호텔 만찬장에 장식된 장미꽃이 아침에 네덜란드에서 실려온 꽃이라는 말을 듣고 놀란 적이 있다.그러나 최근 제주 감귤이 재배농가의 이해가 엇갈려 품질이 떨어지고 가격이 하락하더니,결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말을 듣고 속이 상했다. 농업시장 개방을 앞두고 정부의 강력한 농업정책과 농민들의 자각이 필요하다.소비자들은 우리 농산물에 무한한 신뢰를 보낼 것으로 확신한다. 심완주 서울 도봉구 창동 346번지
  • “수재민 돕자” 인터넷 자원봉사 밀물

    태풍 ‘매미’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수재민을 돕기 위한 인터넷 자원봉사자 사이트가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인터넷 다음포털 사이트에는 지난 13일 ‘매미(14호 태풍)-태풍피해 공유하고 봉사하는 모임(cafe.daum.net///a14)’이 문을 열었다.아직 회원수는 많지 않지만 독립된 코너를 마련,자원봉사 희망자를 모집하고 있다.농촌지역 자원봉사 모임인 ‘Funny Farm(cafe.daum.net///Funny Farm)’도 지난 13일부터 “다시 한번 우리의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 복구에 참가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5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이 사이트에는 14일 하루에만 자원봉사를 희망한다는 글이 수십개 올랐다. 자원봉사를 신청한 박정철(18·서울 상계고 3년)군은 “수업이 없는 주말마다 경상도로 내려가 수해복구에 힘을 보탤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2004총선 출마예상 단체장 분석/얼마나 도전하나

    설문조사는 231명의 기초자치단체장(선거법위반 직무정지 1명 제외)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189명이 설문에 응했다.설문지 답변과 조사원의 직접 대화방식을 병행했다.설문에 응한 단체장들은 대부분 예민한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을 꺼렸다. ●설문 기초장 157명 “출마안해” 총선 출마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설문에 응한 단체장 189명이 모두 대답했다.이 가운데 83.1%인 157명이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출마 뜻을 분명히 밝힌 응답자는 3명으로 서울의 김충환 강동구청장,대구 임대윤 동구청장,전남 민화식 해남군수다.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24명,밝히고 싶지 않다는 대답은 5명이었다.이들은 최소한 출마의향이 있는 단체장으로 분류해야 할 것 같다.지역별로는 서울 4명,부산 3명,대전 3명 등 대도시 단체장들이 이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았다.이들이 관망하는 것은 아직 시기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총선 출마를 위한 사퇴시한은 다음달 18일까지여서 한달 이상 남아있다.민감한 문제에 대해 섣불리 의사를 밝혀 불씨를 남기고 싶지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 내년 총선에 대비해 정치권이 아직 정비되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이다.단체장들로선 자신들의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따라서 출마의 뜻을 밝히면 자칫 경쟁자로 비쳐져 견제나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선거구 분구 등의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신당 뜨면 후보 난립 가능성 출마의사가 있는 32명 외에도 많은 단체장들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최근 불고 있는 신당바람을 고려하면 단체장의 총선 효용가치는 더욱 높아진다.대한매일이 설문지 답변 이외에 조사자들의 면담과 지역정가와 주변 사람들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단체장은 줄잡아 45∼50명 선.신당이 생기면 후보자 수요는 많아질 수밖에 없다.단체장들로선 입지가 넓어지는 셈이다.이 경우 서울 최대 6∼8명,경기 5명,부산 3명 등 지역별로 줄곧 거론되어 왔던 인물을 중심으로 출마 도미노 현상도 예상된다. ●대도시선 “현 근무지서 나갈것” ‘만약 총선에 출마한다면’이라는 전제 아래 총선 출마지를 물은 결과 응답자 93명중 47명이 고향,45명이 현 근무지를 꼽아 연고지에 대한 선호도는 비슷했다.기타지역을 꼽은 사람은 1명이었다. 그러나 지역별로는 도시와 농촌지역이 뚜렷이 대비됐다.출마 희망지역으로는 서울 응답자 15명중 12명이,부산은 응답자 10명 모두가 현재 몸담고 있는 자치단체를 꼽았다.반면 경남(21명),전북(13명),경북(7명) 등 도지역에서는 모두 고향을 선호했다. ●한나라당 선호 압도적 ‘만약 총선에 나선다면 어느 당을 택할 것인가.’라고 물은 결과,102명의 응답자중 70명이 한나라당,20명이 민주당,4명이 자민련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무소속은 7명이었으며 개혁신당은 경북에서 1명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당 공천을 받지 못했을 경우’를 물은 결과 대부분이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무소속으로 나서겠다는 단체장이 7명,출마를 포기하겠다는 단체장이 19명이었다.지역 지지기반이 탄탄한 정당의 공천이 있을 경우 대거 출마의향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대목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열린세상] 복지는 큰 그림 그려야

    옛날 우리나라의 전래동화에 할머니와 호랑이 이야기가 있다.할머니가 머리에 떡을 이고 산고개를 넘을 때 호랑이가 나타나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고 하자 떡을 한 개씩 주다보니 떡이 다 떨어지고 종국에는 목숨까지 잃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요즘 보건복지부가 바로 이 할머니의 모습 같아서 안타깝다.지금 복지업무는 하나씩 각 부처로 분산되는 모습이다.원래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던 노동업무가 떨어져 나가 노동부로 발전했다.노동부에서는 노사간 발생하는 업무가 주이지만,실업자에 대한 구제 등의 복지업무도 많이 수행하고 있다.특히 IMF관리 체제 이후에는 실업자와 장애인들의 고용업무 등 많은 복지업무를 시행하고 있다. 행정자치부에서도 복지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내무부에서 행정자치부로 부처가 전환될 때 행정자치부에서는 전국적인 행정조직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국의 국민을 자원봉사자화하기에 유리하다는 이유를 들어 복지부로부터 자원봉사 업무를 이관 받았다.현재 자원봉사협의회를 발족시켜 더욱 복지업무를 확장하고 있는중이다. 올 들어서는 여성부에서 보육업무를 보건복지부로부터 이관 받아 실시하겠다고 나서고 있다.해당 보육시설과 사회복지관련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성부에서는 우리부처는 할 일이 적어 보건복지부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등 여러 가지 명분을 내세우며 ‘한 번 주겠다고 한 보육업무를 왜 빨리 주지 않느냐.’고 독촉하고 있다. 보육업무의 여성부 이관 논의가 제기되자마자 교육부에서도 아동의 보육 문제는 교육부의 문제라고 주장하며 유아교육법 등을 만들어 아동보육 문제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이런 실정으로 볼 때 교육부에서도 보육업무 이외에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복지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농촌지역에서는 노인복지 문제가 시급한 현안이 되고 있다.이에 보건복지부에서는 농어촌노인들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농촌지역의 노인들을 위한 복지사업을 전개하려고 하자 농림부에서는 농촌일은 농림부 소관이므로 농림부에서 맡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국무총리실에서도 복지업무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보건복지부의 반대에도 불구,국민연금의 연금기금 관리를 국무총리실이 맡기로 했다. 정부는 복지업무를 부처 이기주이에 따라 나눠먹기식으로 나눠 줄 것인가.이렇게 나아간다면 보건복지부에 남아있을 업무는 없을 것 같다. 복지업무가 이렇듯 각 부처로 이관·분산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복지행정에 대한 큰 그림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사회적 혼란만을 야기시키고 있을 뿐이다.정부는 하루빨리 복지행정의 큰 그림을 제시해야 한다. 그 방안은 크게 두가지이다.첫째,보건복지부의 기능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이다.지금 외국에서는 복지부에 노동업무를 덧붙여서 복지업무를 강화하는 형태로 나가고 있다.영국에서는 복지부와 노동부를 합쳐서 노동연금부로 하였으며 일본에서도 후생성과 노동성을 합쳐서 후생노동성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우리도 외국의 경우처럼 복지관련 부처를 통합하여 강력한 복지부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기왕에 복지업무가 전부처로 분산되기 시작한 만큼 모든 부처가 복지업무를 담당토록 하고 복지부 장관을 부총리로 승격해부처간의 업무를 조정토록 하는 방안이다.이 경우 복지부는 각 부처에서 담당할 수 없는 특수대상자들 즉 노인,장애인,여성,아동 등을 묶어서 담당하는 독일형 복지 체제를 갖추면 된다.사회복지 업무의 부처간 업무 협조를 위한 복지위원회를 두고 위원장에 부총리인 보건복지부 장관이 수행토록 한다면 효과적인 복지정책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무쪼록 국가는 팽창하는 국민의 복지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복지행정의 큰 그림을 하루빨리 제시하길 기대한다. 김 성 이 이화여대 교수 사회복지학
  • [길섶에서] 펜션 유감

    주변 경관이 그럴듯한 언덕이나 한적한 계곡마다 그림 같은 집들이 들어서고 있다.제법 산이 높고 골이 깊어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 고향에 어쩌다 들르면 그때마다 새로 지은 이국풍의 건물 몇채가 가는 길을 막아선다.이른바 ‘펜션 광풍’이다. 별장형 건물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면서 옛 농가들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 마냥 옹색해 보이고,마을 전체에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느껴진다.“동네가 멋있게 바뀌네요.”라고 친지 어른에게 말을 건네자 “그런 말 말라.”며 손사래를 친다.종전 여름철 피서객들에게 방도 빌려주고 밥도 해주며 얼마쯤 가욋돈을 만졌으나,외지인들이 펜션영업을 하면서 옛말이 되고 말았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게다가 너나 없이 농사일에 매달리는 농번기에 외지인들이 한가로이 주말을 지내는 모습을 보면 맥이 빠진다고 하소연한다.그뿐 아니다.펜션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양 마구 생겨나고 있는데 얼마 안가 소·돼지파동처럼 공급과잉에 따른 ‘펜션파동’이 불어 공연히 농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김인철 논설위원
  • 추석연휴 건강관리 요령 / 장거리 운전땐 딱딱한 방석을

    민족의 큰 명절 추석은 단조로운 일상의 전환기이기도 하다.추석을 전후해 여름에서 가을로 절기가 바뀔 뿐 아니라 많은 차례 음식과 지루한 장거리 여행도 경험하게 된다.당연히 스트레스가 쌓이고 몸도 이런저런 부작용을 겪기 쉽다.들뜬 마음에 자칫 소홀하기 쉬운 추석 건강관리 방법을 전문가의 조언으로 들어본다. ●귀성길 창문을 닫고 오래 운전하다 보면 산소가 부족해 하품과 함께 졸음이 쏟아지기 일쑤다.운전은 단순한 작업이어서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때문에 운전 중이라도 2시간마다 차를 세우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거나 간단한 체조와 심호흡을 하는 것이 좋다. 운전중에는 서있을 때보다 두배 이상의 하중이 가해져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방석은 푹신한 것 보다 약간 딱딱한 감이 오는 것을 택한다.장거리 운전때 등받이를 뒤로 너무 젖히는 것은 나쁜 습관.등받이는 100∼110도 정도로 세우고 엉덩이를 뒤로 바짝 붙여서 앉는다.지나친 커피도 금물.각성 효과가 있어 일시적으로 잠을 쫓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피로를 가중시킨다.끝없는 교통체증에 끼어들기,갓길 주행같은 얌체 운전족들의 횡포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도 운전자에게는 부담이 된다.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은 많은 시간이 걸리는 귀성길에 낭패를 보지 않도록 약을 챙기는 등 응급상황에 대비해 사전에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현명하다. ●음식은 적당하게 추석을 전후한 가을에는 세균성 이질이나 장티푸스,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은 물론 식중독 등이 문제가 된다.특히 수해지역에서는 물과 음식을 모두 끓이고 익혀 먹어야 하며,야채도 수돗물에 잘 씻어 먹어야 한다.열이 나거나 복통,구토,설사 등 장염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수액주사와 항생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식중독의 원인균인 포도상구균의 독소는 끓여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미심쩍은 음식은 버리는 게 상책.식기나 도마,행주 등 주방기구도 끓는 물로 소독해 사용하도록 한다.다른 증상없이 1∼2일 정도 계속되는 설사는 특별한 치료없이 보리차 등 수분만 충분히 섭취하는 것으로도 증세가 좋아지지만 고열을 동반하거나 설사가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전염병 들쥐의 대소변에서 나온 균이 피부에 난 상처를 통해 감염되는 렙토스피라는 특히 올해처럼 비가 잦은 해에 집중적으로 발병하므로 조심해야 한다.일단 균에 감염되면 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증세가 나타나는데,초기에는 두통,근육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다 심해지면 황달과 신장기능 장애가 발생한다.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치사율이 무려 20%에 이른다. 유행성출혈열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들쥐의 오줌이나 타액 등에 의해 호흡기를 따라 전염된다.보통 10∼12월 사이에 주로 농촌 지역에서 발생하는데 2주 정도의 잠복기를 지나 전신 쇠약감,두통,근육통,발열 등 감기와 비슷한 초기증세가 나타난다.예방을 위해 벼베기나 성묘때 긴 옷을 입어 피부를 보호하고,함부로 풀밭에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쓰쓰가무시 병은 야생 진드기에 물려 전염된다.1∼3주의 잠복기를 거쳐 갑자기 오한과 발열,두통 증세가 나타나며,어린이는 심한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아직 예방백신이 없으므로 야산에 갈 때 긴 옷을 입는등 예방이 최선이며,증세가 나타나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안전사고 칼에 베었을 때는 깨끗한 물로 상처 부위를 씻고 지혈한 뒤 응급처치를 하되 만약 손가락 등이 절단됐다면 당황하지 말고 잘린 부분을 깨끗한 천에 싸 비닐봉지에 넣은 후 얼음 속에 담아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뜨거운 물이나 튀김용 기름에 화상을 입었을 때는 상처를 10분쯤 찬물로 식힌 뒤 물집을 터뜨리지 말고 병원으로 간다.상처 부위에 된장이나 담뱃가루를 바르는 것은 금물.치료를 어렵게 할 뿐 아니라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벌초용 예초기 날이나 밤가시에 찔려 시력을 잃는 경우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밤가시 등에 각막을 다치면 가시를 뽑아내더라도 얼마간 시력장애가 빚어지며 가시가 깊이 박힌 경우에는 외상성 백내장,포도막염,홍채 이상 등과 함께 세균침입에 따른 각막염,안내염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벌에 쏘였을 때는 벌침을 제거한 뒤 암모니아수를 바른다.쏘인 부위가 여러 곳이면 쇼크 상태가 올 수 있으므로 병원으로 옮긴다.독사에게 물린경우에는 심장쪽을 가볍게 묶고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해 입안에 상처가 없는 사람더러 물린 부위를 수차례 빨아내게 한 뒤 병원으로 옮긴다. ■도움말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윤종률 한강성심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유병연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
  • 정겨운 한가위/소년가장 방문·무료 도배등 자치구마다 이웃돕기 행사

    한가위를 앞두고 서울 자치구들이 자매결연 농촌과,생활이 어려운 이웃돕기에 나서 소외감을 느끼기 쉬운 이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구청장 이유택)는 최근 자원재활용 사업으로 적잖은 혈세를 절약하고 농촌도 돕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구는 불법 광고물을 정비하면서 거둬들인 현수막 2만 5000여개를 자매결연 자치단체인 경기도 여주시 북내면 농민들에게 나눠줬다.3t트럭 한 대 분이다.거리에 내걸었다가 못 쓰게 된 현수막에 있는 천과 막대는 고추·수박·참외 등 야채재배에 재활용품으로 거듭났다.덕분에 농가들도 모두 2000만∼3000만원의 비용을 줄였다. 동대문구(구청장 홍사립)는 오는 8∼9일 이틀간 1300여명의 전 직원이 참가하는 ‘1대 1 사랑의 자매결연’ 프로그램을 실시한다.홀로 사는 노인과 중증장애인,소년·소녀가장 등 관내 저소득층 930여가구를 방문한다. 동작구(구청장 김우중)는 이달부터 저소득 주민들에게 무료로 방 도배,장판 깔아주기 봉사를 실시 중이다.80가구를 선정,자원봉사센터 파견자 320명이 4명씩짝을 이뤄 각 가정을 방문한다. 종로구(구청장 김충용) 관내에서는 화장품 회사인 ‘메리케이코리아’가 지난 3일 종로사회복지관에서 생활하는 무의탁 노인 및 쪽방 거주자들을 위해 5000만원 상당의 쌀과 화장품을 기증해 훈훈한 이웃의 정을 나눴다. 송한수 류길상기자 ukel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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