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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행정의 달인] “국민에 봉사·보람과 가치… 이만한 직업 있나요”

    [지방행정의 달인] “국민에 봉사·보람과 가치… 이만한 직업 있나요”

    2006년 1월 충청북도 도지사 3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4년여 동안 두문불출하던 이원종 전 충북지사를 끌어낸 것은 서울신문과 행정안전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지방행정의 달인’이었다.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에서 석좌교수로 강의를 하면서 책에 파묻혀 이곳저곳의 제의에 손사래를 쳤던 그였지만 ‘2010지방행정의 달인’ 심사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요청은 외면하지 못했다. 지방행정의 달인 심사가 끝나고 지난 20일 성대 연구실에서 만난 이 전 지사는 “눈에 안 띄는 지방 공무원들의 열정을 찾는 보람있는 사업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40년 넘게 지방행정을 해 온 그는 가슴 뭉클한 공무원들이 의외로 많은데도 공직에 대한 불신 때문에 제대접을 받지 못하는 게 늘 마음에 걸렸던 차에 행안부의 제의가 와 흔쾌히 수락했다는 것이다. 심사는 녹록지 않았다. 달인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이 우선 납득돼야 했다. 심사위원들이 뽑았지만 다른 전문가들도 동의할 만한 수준인가 끊임없이 되물었다. 조직의 성과냐, 그 공무원이 있어서 가능한 조직의 성과냐도 논란이었다. 그래서 심사 과정은 종종 열띤 토론장으로 변했다. 이 전 지사는 역사학자 토인비의 말처럼 “역사는 창조적 소수가 경쟁하면서 발전한다.”고 믿고 있다. 지방행정의 달인 선정 과정이 계속되면 경쟁의식이 생기고, 달인에 뽑힌 공무원을 보면서 자극을 받아 지방행정이 발전하는 선순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방행정의 수준이 올라가면 지역 주민, 나아가 국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달인’에는 사명감도 필요하지만 마니아적 정신도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니아가 돼 일을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논어 옹야편의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낙지자(知之者 不如 好之者, 好之者 不如之者)’처럼 아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기 때문이다. 난상 토론과 정밀심사를 거쳐 선출된 달인에게는 세가지 특징이 있다고 이 전 지사는 지적했다. 우선 5급 이하 실무자가 대부분이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계산적 문화가 팽배한 현실에서 달인들은 일 자체를 즐기고 좋아하며 확실한 가치관을 가졌다는 것. 마지막으로 달인들이 그동안 포기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전 지사는 “다시 태어나도 공직, 그중에서도 지방행정을 할 것”이라고 한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면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고, 국가와 국민에게 좋은 봉사를 하기 위해 노력하면 국가가 최소한의 삶의 필요를 해결해 주고, 본인 스스로 일의 보람과 가치를 느끼는 이만한 직업이 어디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 스스로도 공직에 이렇게 봉사하면서 후배들에게 많은 귀감을 보였다. 그가 충북 도지사에서 퇴임하던 날, 함께 일했던 공무원들이 몰래 준비해 헌정한 ‘우리는 벌써, 그가 그리워진다’가 이를 증명한다. 이 책에 자극받아 서울시장과 충북지사 시절 비서로 일했던 38명이 모여 ‘사람의 향기’를 펴냈다. 이 전 지사가 쓴 책으로는 본인이 유치한 오송 국제바이오 엑스포를 주제로 한 ‘생명 속의 생명’, 자신의 성공사례는 물론 실패사례를 담아 강의 교재로 쓰고 있는 ‘공공정책과 기업가형 리더십’이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심사위원 19명 명단 이원종 심사위원장(성균관대 석좌교수), 이종배 행정안전부 차관보, 최두영 행안부 지방행정국장, 문영훈 행안부 지방공무원단체지원과장, 박재범 서울신문 주필, 허남주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김성곤 서울신문 정책뉴스부장, 이석형 밀알중앙회 총재(전 함평군수),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김태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 이계희 경희대 관광학부 교수, 윤종영 한양대 디자인학부 교수, 최만진 경상대 건축학부 교수, 장재홍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윤순진 서울대 환경계획학과 교수, 이보환 행안부 지방세정책과장, 권태진 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 김원호 질병관리본부 연구관, 박태욱 기술표준원 연구관
  • 지방행정의 ‘달인’ 자랑스러운 29명

    지방행정의 ‘달인’ 자랑스러운 29명

    서울신문사와 행정안전부가 공동 주관하는 ‘2010 지방행정의 달인’ 본심사에서 29명이 최종 선발됐다. 행안부는 26일 농업분야에서 5명, 산업분야와 공간개선 분야에서 각각 4명씩을 비롯해 29명의 지방행정의 달인 명단을 발표했다. 직종별로 보면 행정 및 농촌지도가 각각 5명으로 가장 많았고 환경·간호·소방·녹지·농업·방송통신·세무·청원경찰 등에서 각각 1명씩 배출, 다양한 분야에서 지방공무원들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 달인에 뽑힌 사람 가운데 25명(86%)이 지방 공무원으로 평균 11년 이상 근무한 ‘공복’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전남이 각각 4명을 배출했고 경기·충남·경북이 각각 3명으로 뒤를 이었다. 지방행정의 달인 29명에게는 최고 1등급에서 최저 5등급까지 부여된다. 등급은 언론 보도, 이에 따른 여론 등을 반영해 내년 3월 최종 결정된다. 1등급을 제외한 달인은 지방행정의 달인에 재도전할 수 있다. 달인 선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이원종(전 충북도지사) 지방행정의 달인 심사위원장은 “본심에 올라온 후보자 모두가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공무원들”이라고 평가했다. 최두영 행안부 지방행정국장은 “심사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이 제시한 다양한 의견을 참고, 2011년에는 보다 체계화된 지원지침과 활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지방행정의 달인 추천 과정을 통해 각 지자체의 우수 사례를 중앙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검증, 발굴하는 기회를 마련하면서 지자체의 경쟁력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전경하·이재연·박성국기자 lark3@seoul.co.kr
  •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8·끝) 문학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8·끝) 문학

    엇갈린 칭찬, 모아진 눈초리.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해마다 수천권의 소설과 시집이 쏟아지는 현실 속에서 호불호(好不好)의 엇갈림은 자연스럽다. 지난해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서점가를 휩쓸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문학 작품들의 명멸이 반복됐다. 그 와중에도 황석영이 새로 내놓은 장편소설 ‘강남몽’에 대한 비판은 빠지지 않았다. 대가(大家)에 대한 높은 기대는 그만큼의 실망을 품고 있었다. 베스트와 워스트에는 많은 작품들이 다채롭게 꼽혔다. 평단의 시선과 대중의 시선에 어느 정도 간극이 있음을 새삼 확인시켜준 대목이었다. 폭발적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주목할 만한 작품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소설은 한강, 박민규… 시는 송경동, 정수복 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는 한강의 신작 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문학과지성 펴냄)에 대해 “추리소설적 기법으로 자신만의 언어와 문체로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를 밀도 있게 다뤘다.”고 호평했다. 고명철 광운대 국문과 교수는 이시백의 소설집 ‘갈보콩’(실천문학 펴냄)과 송경동의 시집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창비 펴냄)을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꼽았다. 고 교수는 “이시백의 소설집은 최근 한국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농촌을 중심 삼아 리얼리즘 방식으로 파헤치고 있고, 송경동의 시집 역시 노동 현장 속 서정성을 절묘하게 형상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괴짜 작가’ 박민규 베스트 이름 올려 눈길 문학평론가 고봉준은 박민규의 소설집 ‘더블’(창비 펴냄)을 주저 없이 올해의 베스트로 꼽았다. “이 한권의 소설로 한국 단편소설의 장르적 경계가 확장된 느낌”이라는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오봉옥의 시집 ‘노랑’(천년의시작 펴냄)과 은희경의 소설 ‘소년을 위로해줘’(문학동네 펴냄)를 주목했다. 권성우 숙명여대 국문과 교수는 정수복의 에세이집 ‘파리의 장소들’(문학과지성 펴냄)을 올해 최고의 저작으로 들었다. ●황석영, 작품성·정직성 모두 쓴맛 기대 이하의 작품을 꼽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황석영의 ‘강남몽’은 표절 시비가 붙으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강남몽’은 황석영이 십수년 동안 붙잡고 있었다는, 서울 강남 형성의 역사를 통해 한국 사회 건설 개발 시대의 문제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문단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드라마 ‘자이언트’와 맞물린 것도 화제를 키웠다. 하지만 출간 이후 “미학적 결핍”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급기야 한 언론 매체의 기사 내용을 표절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워스트의 불명예를 안았다. 권 교수는 “강남 형성사라는 대단히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좀 더 세밀한 공력과 철저한 자료 조사, 팽팽한 구성이 필요했다.”면서 “작품에 쏟는 공력과 구성의 묘미가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문 교수는 “인터넷에 연재된 탓인지 흥미 중심으로 전개됐다.”면서 “인물과 사건이 자연스럽게 용해되지 않는다.”고 평했다. ●조정래, 신경숙, 고은 ‘베스트셀러’도 평단 냉랭 또 다른 유명 작가들의 성과물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자본과 권력의 유착을 파헤치며 화제를 모았던 조정래의 장편소설 ‘허수아비춤’, 30권으로 완결된 고은의 연작 시집 ‘만인보’, 번민과 고뇌로 점철된 청춘의 기억을 되짚은 신경숙의 장편소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등은 불티나게 독자들의 손에 오르내렸음에도 일부 평자들은 그다지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이 작품들 역시 ‘태백산맥에서 보여주던 한국 현대사의 구조적 모순에 대한 총체적 인식을 읽을 수 없다.’(‘허수아비춤’), ‘상투적 센티멘털리즘으로 작품성을 훼손하고 있다.’(‘어디선가’), ‘대작을 완성했으나 정작 대중과의 교감 능력이 결여됐다.’(‘만인보’) 등과 같은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심사위원 고명철 광운대 교수 고봉준 문학평론가 권성우 숙명여대 교수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 유성호 한양대 교수
  • 유엔, 中 식량부족 경고

    세계 인구의 5분의1을 차지하는 중국이 식량 부족 사태를 겪을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유엔이 23일(현지시간) 펴낸 중국 식량안보 보고서를 통해 경고했다. 보고서는 1960년대 중국에서 수천만명이 굶어 죽는 유례없는 기근이 있은 뒤 지속돼온 식량 자급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생산량 감소로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량 생산량 감소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보고서가 지목한 것은 경작지와 농업 인구 감소, 지나친 비료 사용과 사막화로 인한 토질 악화 등이다. 가난한 서부 지역 농민들은 하루에 두끼로 연명하는 반면 부유한 동부 지역에선 비만 환자가 늘어나는 등 도농 간 격차가 심화된 결과, 농업 인구 감소와 도시화가 가속되면서 식량 부족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올리비에 드 슈테르 유엔 인권이사회 식량권 특별보좌관은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기후 변화 때문에 중국은 식량 생산량이 5~10% 줄어들고 가격 변동 폭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근 중국에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식료품 가격 상승을 지적하며 “어쩌다 한번 일어난 일이 아니라 구조적인 원인이 존재한다.”고 지적한 뒤 “중국 농촌의 대다수 영세 농민들에게 토지 이용권은 기본적인 사회 안전망이며, 그들이 경작지에서 쫓겨나면 식량안보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도시 93% vs 농어촌 51%… 하수도 보급률 격차 여전

    전국 공공 하수 처리시설 보급률이 90%에 달하지만 도시와 농촌의 보급률은 여전히 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환경부가 공공하수도 관리 주체인 165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9년 하수도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하수도 보급률은 89.4%로 2008년(88.6%)보다 0.8%포인트 높아졌다. 전체 인구 5064만 4000명 중 하수처리 서비스를 받는 국민은 4526만 4000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보급률은 시 이상 도시지역이 93.4%로 군 이하 농어촌 지역(51.5%)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농어촌 지역이 2.3%포인트로 도시지역 증가율(0.9%포인트)을 앞질렀다. 시·도별로는 서울이 100%로 가장 높았고, 부산 99.1%, 대구 98%, 광주 97.9%, 인천·대전 97.1% 순이었다. 강원(77%), 충남(63.5%), 전남(68.3%)의 보급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국 평균 하수도 요금은 t당 274원으로 처리 원가 715.6원의 38.3% 수준이었다. 요금 현실화율(생산원가 대비 요금비율)은 광주(80.9%)와 대전(75.2%)이 비교적 높았고, 전남(22.3%), 충남(23.2%), 제주(27.5%)는 낮았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부고]

    ●장우진(시티신문 전략사업팀장)씨 장모상 21일 하계동 을지병원, 발인 23일 오전 8시 010-3036-0001 ●이종현(미국 거주·사업)재균(해외건설협회 회장)종년(동서대 교수)씨 부친상 김신일(사업)윤봉태(GS칼텍스 상임고문)씨 장인상 21일 부산 좋은강안병원, 발인 24일 오전 8시 (051)610-9677 ●이문성(성균체육회 고문·삼원판지 회장)씨 모친상 21일 분당 재생병원, 발인 23일 오전 8시 (031)781-6722 ●오일영(현대증권 금융상품 법인1부 대리)씨 부친상 김장원(두산중공업 영국법인 차장)유영재(KBC 광주방송국 재무팀 과장)씨 장인상 21일 광주 봉선동성당, 발인 23일 오전 9시 010-3787-1830 ●김병환(전 대전일보 논설위원)성환(치과의원 원장)씨 모친상 홍근표(엘리트회원권 대표)씨 장모상 21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23일 오전 8시 (031)787-1508 ●변종윤(청원군의회 의장)씨 모친상 21일 청주 참사랑병원, 발인 23일 오전 8시 (043)286-9533 ●정태흥(농협 제천지부 팀장)씨 모친상 21일 충북 진천장례식장, 발인 24일 오전 8시 (043)532-4404 ●진인주(인하대 대외부총장)인기(진인기치과 원장)씨 모친상 21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4일 오전 8시 30분 (02)2227-7591 ●이선호(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촌정보문화센터 차장)영호(서흥금속 생산직 직장)철호(자영업)인호(〃)기호(〃)씨 부친상 21일 화순 전남대병원, 발인 23일 오전 7시 (061)379-7438 ●김동조(부산여대 음악과 명예교수)씨 별세 김현(KBS 시사제작국 시사제작 1부장)씨 장인상 21일 부산의료원, 발인 23일 오전 6시 30분 (051)607-2659 ●김수정(전 서통 부장)씨 별세 병호(세계태권도사범연수원 사무차장)병욱(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씨 부친상 21일 고양 명지병원, 발인 23일 오전 9시 30분 (031)810-5478
  • 지자체 ‘무늬만 특구’ 난립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가 인쇄된 충북 청주시는 지난 2007년 7월 운천동 고인쇄박물관 주변을 직지문화특구로 지정받았다.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지정된 특구는 처음이었다. 이후 시는 이곳에 직지문화의 거리(400m, 폭 15m)와 직지문화광장(5000㎡)을 만들어 직지를 상징하는 각종 조형물을 설치했다. 시는 고인쇄박물관 내에 금속활자전수관도 만들 계획이다. 총 예산은 130억원. 시는 기록문화 명소로 정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특별한 게 없는 특구’라고 꼬집고 있다. 이곳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프로그램 없이 겉치레에 그친 일상적인 도시 미관 정비라는 것이다. 전국에 지정된 특구 가운데 상당수가 이름만 특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데도 지자체의 특구지정 추진은 봇물을 이루고 있다. 2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전국 111개 지자체에 143곳의 특구가 지정돼 있다. 2004년 말 전북 순창군 장류특구로 시작된 이래 급속하게 늘고 있다. 특구로 지정되면 관련 사업을 추진할 때 규제완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제감면과 재정지원은 없지만 옥외광고물을 설치할 때 위치나 크기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 같은 혜택 때문에 지자체들은 특산물이나 특성을 키우기 위해 특구지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특별한 게 없는 특구가 적지 않다. 증평군이 2009년 10월 지정받은 에듀팜(EDUFARM) 특구도 그런 경우다. 에듀팜특구라면 농촌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설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농어촌공사가 1576억원을 들여 증평에 인재개발원과 휴양시설, 골프장 등을 건립한다는 게 특구사업의 전부다. 증평군이 에듀팜 특구에 걸맞은 사업을 따로 추진할 계획은 현재 없다. 농어촌공사가 건물을 짓는 데 각종 규제완화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특구로 지정받은 측면이 큰 셈이다. 2008년 감사원 감사에선 당시 97개 특구 가운데 16곳이 부실하게 운영되거나 특구로 지정될 만한 여건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2005년 9월 지정된 전북 완주 포도주산업 특구는 경쟁력이 없어 해제됐다. 특구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지만 지자체들의 특구지정 열풍은 여전히 뜨겁다. 충북 태양광산업특구, 충남 천안호두산업 특구, 경기 의왕 철도특구, 강원 인제 산채특구, 경기 오산 화장품산업 특구, 안산 시화호관광특구, 부산 금정구 산업인재교육특구 등이 현재 추진되고 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단체장들이 수익성, 지속성, 차별성을 따지지 않고 무리하게 특구지정을 추진한 데다, 지경부가 승인을 남발하면서 지금의 상황이 초래됐다.”면서 “정부가 특구지정 기준을 강화하거나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있는 특구를 과감히 지원하는 정책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국종합·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ODA 선진화계획] 평가결과로 본 ODA 문제점

    [ODA 선진화계획] 평가결과로 본 ODA 문제점

    21일 열린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는 ‘2010년 국제개발협력 소위평가 결과’도 확정됐다. 이는 올해 처음 도입된 국제개발협력(ODA) 유·무상 통합평가시스템에 따라 이뤄진 시범평가로, 원조기관 사이의 연계부족 및 사후관리체계 미흡 등 현재 이뤄지고 있는 ODA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평가소위원회에서는 캄보디아에 대한 ODA 추진체계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캄보디아에는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29개 부처 및 기관에서 1억 1900만 달러를 지원했다. 2010년 현재 10개 기관이 66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차별적인 지원방식으로 캄보디아 경제발전과 빈곤퇴치에 기여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특히 캄보디아는 바테이 지역의 농촌개발 시범사업을 모범사례로 꼽았다. 캄보디아 농촌개발부는 “농촌개발사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일하는 남성층이 늘어나고, 토지가 비옥해졌다. 농장비 개선 등을 통해 농가수익이 3배 이상 증가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부분 사업이 지역제한적인 단위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어서 전국적으로 사업효과를 전파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또 실제 추진과정에서 원조대상국이 직접 참여해 경험을 축적하거나 기술을 전수받는 시스템이 미흡했다. 대부분 사업수행기관이 기본적인 기술 보급을 위한 초청연수만 실시할 뿐이고,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기술 전수 시스템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업분절화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추진 중인 66개 사업들이 단편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농업분야에서 5개 기관이 8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연계성을 찾기 어려웠고, 기타 중점분야에서는 3년 동안 지원사업이 1~2개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ODA 선진화계획] 새마을운동 원조모델 어떻게

    국제개발협력(ODA)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기 시작된 1990년대 이후 새마을운동 ODA에 집행된 예산은 1756억원에 이른다. 초청연수를 제외하고 프로젝트와 기술협력, 컨설팅 등만 따져도 32개 국가에서 95개 사업이 시행됐다. 새마을운동은 우리나라의 성공한 발전 경험으로, ODA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사업 분절화와 중복 등 문제점도 있었다. 예를 들어 새마을운동 세계화사업(새마을운동중앙회·경상북도), 새마을운동 시범사업(한국국제협력단), 농촌시범마을 컨설팅사업(농림수산식품부) 등 유사한 사업을 여러 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다. 동일 국가에서 유사사업을 추진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정부가 새마을운동 원조모델을 만들기로 한 것 역시 기관 사이에 연계 없이 산발적으로 수행되는 새마을운동 ODA의 한계를 극복하자는 취지다. 우선 정부는 각 기관에서 이뤄지고 있는 새마을운동 ODA의 내용을 수집한 뒤 기관별 강점을 연계해 입체적으로 통합 매뉴얼을 설계할 계획이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지도자 양성에, 농촌진흥청은 농업기술협력분야에 강점이 있다. 기획재정부는 정책자문과 대규모 농업 인프라 지원이 특화돼 있다. 이렇게 마련된 가이드라인은 철저하게 원조대상국의 사정에 맞게 적용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원조 전에 현지조사도 거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몽골은 유목민이 대부분이라 논농사 기법을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고, 아프리카에는 다양한 부족이 존재하고 영농체계 역시 논농사·소작농·유목민·밭농사 등으로 다양한 데다 기후도 고려해야 한다. 총리실 개발협력정책관실 장지순 팀장은 “새마을운동 ODA의 핵심은 자립심을 키우는 것”이라면서 “기술과 자원을 원조해줄 수는 있어도 직접 작물을 재배해 농가소득을 올리는 것은 원조 받는 나라 국민들인 만큼 현지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경기 복지시설 지역편중 심해

    경기도내 사회복지시설이 일부 시·군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사회복지시설은 사회복지관과 장애인복지관, 사회복귀시설 등 이용시설 219곳, 아동 생활시설과 장애인 생활시설 등 생활시설 306곳 등 모두 525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3.7%인 177곳이 수원과 성남, 부천, 안양, 안산, 고양 등 6개 시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천군은 4곳, 과천시는 3곳, 구리시는 8곳에 불과했다. 특히 장애인이나 노인들이 평소 왕래하며 이용하는 이용시설의 경우 219곳 가운데 무려 47.0%인 103곳이 이 지역들에 편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시가 23곳, 부천시가 21곳, 고양시가 18곳인데 비해 연천군과 양주시는 각 1곳, 포천시와 과천시, 여주군은 각 2곳, 안성시와 하남시, 의왕시 등은 각 3곳에 그쳤다. 반면 장애인생활시설, 정신요양원, 부랑인 시설 등 생활시설은 포천시가 24곳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화성 21곳, 용인 20곳 등으로 이용시설 시·군별 분포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농촌지역 노인인구 및 장애인 등을 감안해 각종 사회복지 시설을 지역별로 적절히 분산 설치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시설 및 환경, 재정 및 조직운영, 프로그램 등을 토대로 도가 16개 시를 대상으로 벌인 사회복지관 시설 평가에서는 광명시가 93.77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안산시 91.64점, 안성시 91.61점 순이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내고장 인재 산실] 경남 하동고등학교

    [내고장 인재 산실] 경남 하동고등학교

    경남 하동고(교장 안명영)가 지역 명문고로 발돋움하고 있다. 하동고는 농촌지역 대부분의 고교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가정형편 등으로 대도시 고교로 진학할 수 없는 학생들이 찾는 공립고다. 하동고는 2007년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농산어촌 우수고로 지정된 데 이어 2008년 기숙형 공립고로 지정되면서 우수 학생들의 지원이 크게 늘어났다. 학년당 인문계 남학생 3개 반과 토목과 남녀공학 1개반씩을 운영하고 있다. 하동고는 1만 42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3선의 조유행 하동군수를 비롯해 지역 정·관계와 주요 기관 등 전국 곳곳에서 동문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하동고는 내년도 보통과(일반계) 신입생 원서 접수 결과 전남·경기·부산·진주 등 다른 지역 출신이 많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지원 학생들의 내신성적도 갈수로 높아지고 있다. 올해 진주에서 지원한 한 학생은 내신성적이 1.57%로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 전국의 우수 학생 선발권이 주어진 데다 군과 군민, 동문회 등의 전폭적인 장학금 지원, 기숙사를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0억원의 기금을 확보한 하동군 장학재단은 하동지역 고교생이 우수대에 합격하면 4년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중학교 10% 이내의 성적 우수생이 하동군에 있는 고교로 진학하면 연간 250만원씩 장학금을 준다. 하동고는 기숙형 공립고로 지정된 뒤 4층 규모의 51실을 갖춘 최신식 기숙사 ‘청운학사’를 건립해 올해 5월 문을 열었다. 청운학사는 남자 188명과 여자 16명 등 모두 204명을 수용할 수 있다. 전교생 336명 가운데 학교 가까이 거주하는 학생을 제외하면 원하는 학생 모두 기숙사에 입소할 수 있다. 군은 성적 우수 학생들을 위해 서울 유명학원 강사들을 초빙, 매주 토·일요일 주말 특강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강영선 군 평생학습담당은 “하동 학생들이 도시지역과 같은 수준 높은 학원 특강을 듣고 입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주말특강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동고는 올해 처음으로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하는 경사를 맞았다. 글 사진 하동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18C 연예계 톱스타 달문 최고의 개인기는 뭘까요

    18C 연예계 톱스타 달문 최고의 개인기는 뭘까요

    얼마 전부터 장금(드라마 ‘대장금)이나 동이(‘동이’), 김윤희(‘성균관 스캔들’) 같은 전문직 여성들이 등장하긴 했지만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TV 사극의 주인공은 주로 왕과 왕비였다. 그 시대의 대표적인 역사서인 ‘조선왕조실록’이 왕을 중심으로 한 기록이었던 데다 조선이 신분제 사회였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엮은 ‘조선 전문가의 일생’(글항아리 펴냄)은 가치 있는 책이다. 왕과 양반이 주도했던 시대에 사회의 양지와 음지에서 나머지 대다수 사람은 어떻게 살아갔는지, 우리의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역사적 실체를 보여준다. ‘조선 전문가의 일생’은 훈장, 역산가(曆算家), 의관, 광대, 승려, 음악가, 궁녀, 목장, 화원, 역관, 서적중개상, 금융업자 등 12가지의 전문직을 정순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등 12명의 연구자가 조명했다. 철저히 기록을 토대로 분석했다. 조선시대 연예계 톱스타(上色才人)였던 광대의 삶은 어떠했을까. 18세기 무렵 조선 팔도를 뒤흔든, 요즘으로 치면 가수 비와 맞먹는 인기를 누렸던 달문(達文·1707~?)의 삶은 거지와 다름없었다. 달문의 최고 개인기는 자신의 주먹을 쭉 찢어진 입에 넣었다 뺐다 하는 것이었다. 추남이었던 그는 장가도 들지 않고 노래와 춤으로 살았는데 “아침이면 시중에 들어가 노래를 부르며 다니다가 저녁이면 부잣집 문하에 들어가 잠자면 그만이지. 한양 성중이 8만호이니 매일 집을 바꾸어 자더라도 일생 동안 다 다니지 못할 것이다.”라고 호언장담하곤 했다. 달문은 인형놀이의 일종인 만석중놀이, 탈춤인 철괴무, 남사당놀이 가운데 땅재주 부리는 것과 유사한 팔풍무에 능했다. 18세기 시인 홍신유는 서사시 ‘달문가’에서 그의 춤에 대해 “몸을 뒤로 젖히면 머리가 발에 닿고 배꼽이 불쑥 하늘을 쳐다보네.” “온몸이 유연하여 뼈가 없는 듯 삽시간에 몸을 돌려 뒤집더니 어느새 휙 하고 바꾸어 꼿꼿이 섰다가 갑자기 넘어진다.”고 묘사했다. 말년에 억울하게 역모 혐의로 귀양을 갔던 달문은 어디론가 훌쩍 신선처럼 자취를 감추는 것으로 생을 마친다. 달문의 삶을 조명한 사진실 중앙대 음악극과 교수는 “천민 광대로서 몸은 청계천의 거지 패거리와 함께 지내지만 재상가를 드나들며 상층의 오락 유흥에 이바지했던 달문, 그 괴리를 통해서 중세적 질서와 차별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는 세상에 눈떠 반역을 꿈꾼 광대가 아니었을까?”라고 그의 삶에 의미를 부여했다.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에 반역의 정신을 지닌 광대 장생이 들어가도록 추천했던 사 교수는 “영화 주인공으로 제격인 달문의 이야기도 누군가가 찾아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해 주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책에 소개된 12가지의 직업 가운데 가장 덜 알려진 직업은 일수쟁이다. 규장각에 소장된 ‘순봉장책’ ‘순봉책’ ‘일봉책’은 일수쟁이의 장부다. 100년 전 일수쟁이들은 매일 남대문을 중심으로 반경 2㎞ 안에 있던 창내장, 칠패 등의 시장을 돌아다니며 상인과 서민들로부터 일수를 찍었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자율이 2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었다는 것. 영조 때 반포된 법인 ‘속대전’의 규율을 따른 것인데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적용됐다. 하지만 상환 기간에 따라 이자율은 현격히 달랐다. 평균을 내어 보면 농촌은 연 30~50%, 도시 전당포는 최대 60%까지 적용된 엄청난 고리였다. 흥미로운 점은 차입금을 제대로 갚지 못해 불량채권을 유발한 이에게 고리업자가 다시 대출을 해주거나 일부를 탕감하는 등 온정적인 모습이 있었다는 것이다. 조선의 일수쟁이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베니스의 상인’ 샤일록과 달리, 하층 상인을 동반자로서 끌어안아야 하는 존재로 인식했음을 알 수 있다. 2만 3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특파원 칼럼] 12·5 규획과 지니계수 0.5/박홍환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12·5 규획과 지니계수 0.5/박홍환 베이징 특파원

    중국은 내년부터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시작한다. 1956년부터 시작한 국가경제 및 사회발전 5개년 계획의 12번째 차례인 ‘12·5 규획’의 시작을 앞두고 지금 중국에서는 12·5 규획의 철학과 방향, 희망을 학습하는 대대적인 물결이 일고 있다. 중국 공산당원들은 중앙부터 하층까지 모두 빨간 표지로 인쇄된 12·5 규획 해설서를 들고 다니며 자구 하나하나 꼼꼼히 외워 나가고 있다. ‘민부’(民富), ‘포용적 성장’ 등 12·5 규획의 핵심철학은 그 자체가 구호가 됐다. 중국에서 ‘×·5 규획’은 단순한 경제발전 계획이 아니다. 그 속에는 국가의 총체적인 전략이 담긴다. 12·5 규획도 마찬가지다. 수출 위주에서 내수 중심으로 경제체질을 바꾸고, 산업구조를 신흥 전략산업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건 중요한 게 아니다. 내수 증진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주머니를 채워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소득분배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다시 말해 ‘민부’를 실현해야만 사회가 안정된다는 긴박한 인식이 담겨 있다. 내년부터 시작하는 12·5 규획은 중국의 향후 30년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된다는 점에서 이전의 5개년 계획과는 다른,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마오쩌둥 전 주석이 국가건설에 매진했던 30년, 덩샤오핑이 설계하고 독려한 개혁·개방 30년, 그리고 이제 새로운 30년이 시작된다. 그 문을 12·5 규획이 열어젖히는 것이다. 최근 만난 중국의 한 소장 정치학자는 이런 말을 했다. “중국의 미래는 사실 매우 불안하다.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은 잘했건, 못했건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국민들을 이끌어 나갔지만 현재 지도자들은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혼란 속에서 지도자들의 ‘입’을 주시하고 있지만 그들은 뚜렷한 답을 못 내놓고 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 중국의 현 최고지도부는 2002년 가을 출범 때부터 ‘허셰(和諧·조화)사회’라는 통치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균형 발전, 공동 부유를 이루는 게 중국 공산당의 지향점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개혁·개방으로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경제발전은 이뤄 나가고 있지만 자본주의의 최대 병폐인 빈부격차가 확대되면서 개혁·개방의 부메랑이 되고 있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후 주석 체제가 들어선 지 이제 8년, 중국은 과연 ‘조화사회’로 가고 있는가. 최근 관영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이 발간한 ‘2011 사회청서’는 심각한 경고음을 들려줬다. 청서는 사회불평등 지표인 지니계수가 이미 0.5 수준에 도달, 사회안정에 ‘빨간등’이 켜졌다고 경고했다. 개혁·개방 초기인 1984년 0.26에 불과했던 지니계수가 20여년 만에 배로 확대됐다. 빈부격차가 폭발 직전까지 왔다는 얘기다. 문제는 ‘조화사회’를 내세운 후 주석 집권 이후에도 사회불평등이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평생을 일해도 집을 살 수 없을 정도로 집값은 폭등하고, 한달 2000위안(약 34만원)도 못 받는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일용직 노동자)들이 2억명이 넘지만 1만 위안을 호가하는 호텔의 크리스마스 파티 예약권이 동나고 있는 게 지금의 중국 사회다. 중국 지도부가 12·5 규획에 지역·도농·계층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매진하겠다는 강력한 입장을 담은 까닭도 여기에 있다. 임계점에 도달한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중국 사회가 폭발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담겨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 10년 만에 ‘톈안먼 사태’라는 큰 위기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중국인들은 민주화 요구뿐 아니라 치솟는 물가로 인해 대거 거리로 뛰쳐나왔다. 개혁·개방의 성과를 일부 특정 계층만 향유한다는 불만이 축적돼 있었다. 지금 중국은 분배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후 주석 등 현 지도부의 역할은 2년 뒤까지만이다. 나머지는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으로 대표되는 5세대 지도자들의 몫이다. 12·5 규획의 첫해를 지니계수 0.5 상황에서 맞게 되는 중국의 현재·미래 지도자들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어 보인다. stinger@seoul.co.kr
  • 中 ‘소황제’ 길들이는 특수 학교

    中 ‘소황제’ 길들이는 특수 학교

    정책적으로 아이를 한명밖에 낳을 수 없는 중국. 자녀 한명이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다 보니 집에서는 황제 대접을 받는다고 해서 ‘소황제’란 말까지 등장할 정도다. 그런 가정의 아이들은 게으르고 불평, 불만이 많은 청소년으로 자라나 비행과 탈선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많다. 20~23일 오후 8시에 방송되는 EBS ‘세계의 교육현장’에서는 이런 문제아 길들이기에 완벽하게 성공한다고 자부하는 류샤오빙 훈련소를 비롯한 중국의 다양한 특수학교를 소개한다. ‘소황제’들을 길들이는 곳으로 유명한 류샤오빙 훈련소에서 문제 청소년들은 6개월~1년 정도 기숙 생활을 하며 생각과 행동을 교정하는 시간을 가진다. 학습과 식사, 수면 등 모든 것은 엄격하게 정해진 규칙을 따라야 한다. 집과 달리 쉽고 편한 것은 하나도 없는 기숙사 생활을 통해 아이들은 조금씩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기 시작한다. 류샤오빙 훈련소의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거쳐야 하는 700㎞가 넘는 행군은 이곳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 프로그램 중의 하나다. 발에 물집이 잡힌 채로 몇 날 며칠을 종일 걷고, 길에서 식사를 하고, 이동 차량에서 잠을 청하며 ‘행군’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동안 아이들은 성취감과 자신감을 갖게 된다. 충칭 실험학교는 부모와 함께 살 수 없는 농촌 소외 계층 어린이들에게 스스로 생활을 꾸리는 법을 가르친다. 대표적인 것이 요리 수업이다. 막 10살을 넘긴 학생들은 뜨거운 기름과 예리한 부엌칼 등 다루기 쉽지 않은 요리 도구들에 둘러싸여 스스로 밥을 해 먹는 연습을 한다. 베이징국제예술학교에는 서커스학과가 있다. 이곳 학생들은 강도 높은 연습과 끊임없는 체중 조절, 엄격한 기숙사 생활을 견디며 서커스 무대에 서는 것을 꿈꾼다. 이 밖에도 제작진은 신동 교육 사례로 100개의 숫자를 한번만 듣고 다시 정확하게 기억해 내는 기억력 신동 왕후청궁(8·여)과 그 아버지의 교육법을 소개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성북, 무상급식 예산 증액 통과

    초등학교 6학년에게 지난 7월부터 친환경 무상급식을 지원한 김영배 성북구청장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구의회에서 친환경 무상급식 관련 예산을 구청 예산안(30억 67만원)보다 600만원을 더 얹어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윤이순 의장이 한나라당 소속인데도 방망이는 ‘탕! 탕!’ 두들겨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과 관련해 ‘망국적인 복지포퓰리즘’이라며 반발한 상황에서 뜻을 이룬 것이다. 김 구청장은 15일 이에 대해 “개회 전 의장과 부의장, 각 상임위원장 등을 오찬이나 만찬에 초청해 설명하고,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에게도 모두 설명하는 등 충분한 스킨십을 했다.”면서 “임기 4년 중 1년차 예산통과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신경을 많이 썼는데 잘 됐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정무부문에서 활동한 경험을 잘 활용했던 것이다. 예산안 통과 후 골치 아픈(?) 일도 생겼다. 사립초등학교장 3명이 “우리도 세금 내는데 왜 빼느냐.”고 항의방문을 했기 때문이다. 애초 김 구청장과 친환경 무상급식위원회에서는 사립학교가 국가교육체계 밖에 있기 때문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막상 사립학교를 방문해 보니 공립보다 더 열악한 시설과 환경 탓에 고민했다. 김 구청장은 “사립학교까지 예산을 달라고 해 진땀 뺐지만, 곰곰이 생각하니 우리가 하는 일이 그만큼 좋다는 것이구나 하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구가 최근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관내 학부모 86.4%가 ‘초등학교 전 학년 무상급식’을 찬성했다. 이는 ‘공짜 밥보다 안전을 선택했다’는 시 조사와 다른 결과다. 김 구청장은 “여론조사라는 마법 탓이다. 학부모에게 안전과 무상급식 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이냐고 물어보면, 당연히 안전을 택한다.”면서 “그러나 무상급식이냐 토목공사냐고 물어보면 무상급식이라고 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상급식을 ‘망국적 복지포퓰리즘’이라고 하는데, 85%가 찬성한 성북구민들은 망국적인 시민인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50만명의 구민과 구의회의 뜻을 모아 전면 무상급식을 하려는 그는 “‘무상보육’이나 ‘3무 정책’은 구국적 복지정책이고 나머지 정책은 아니라는 식이라면 곤란하다.”고 했다. 김 구청장은 끝내 시에서 무상급식 관련 30%의 예산을 편성하지 않으면, 아쉬운 대로 3~6학년을 대상으로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 구청장끼리는 규모의 경제를 위해 ‘무상급식 추진위원회 연합회’를 구성하고 실무 추진단을 꾸려 급식지원센터를 세울 예정이다. “시내 초등학생 65만명에게 안전한 음식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찾다 보면,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어려워지는 농촌을 살릴 방안도 찾을 것”이라고 김 구청장은 덧붙였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제주 ‘굿놀이’ 내년 2월에

    제주의 민속 축제인 신묘년 새봄맞이 ‘탐라국 입춘굿놀이’가 2011년 2월 설 연휴 다음 주말에 열린다. 제주시는 내년 입춘이 설 연휴와 겹침에 따라 입춘굿놀이 축제를 2월 11∼12일 이틀간 제주시청과 제주목관아, 관덕정 광장에서 개최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제주도지회가 주관하는 이번 입춘굿놀이에는 ㈔한국농촌지도자 제주시연합회, 민속보존회, 풍물패와 도내 공연단체 등 약 40개 팀 700여명이 출연한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인사]

    ■농촌진흥청 △강원도농업기술원장 안중찬 ■한국농어촌공사 ◇1급 전보△경영관리실장 신현국<처장>△농어촌개발 이철오△인사복지 박재성△경영지원 박완진△새만금개발 김학원<본부장>△전북지역 서삼석△경북지역 김용수△기술 심좌근△경남지역 엄준호<사업단장>△화안 김성열△영산강 조규정 ■삼성화재 ◇지역단장 및 영업단장 <지역단장>△한양 유상준△강북 김진호△서울중앙 박경국△서초 안기경△강남 정운백△춘천 김승현△서울남부 박승규△서울남서 이두열△서울중부 박종국△서서울 박성진△평택 장석현△광주 조동균△전남 오철웅△대전 임상순△둔산 정헌△청주 홍대기△충주 박대규△동부산 차준호△서부산 김종명△진주 박희원△대구중앙 박복찬△경북 박민배<영업단장>△대경대리점 조영부△영남대리점 권영걸△FRC 장정원 ■대림그룹 <대림산업>△부사장 이병찬 박홍춘 김동수△전무 조용택 김윤섭 이철균 김호 유환용 박영도 안계환 김길수△상무 권재영 정하창 한인찬 김장용 강명구 송범 고창현 박희태 정일현 김형근△상무보 정윤식 유재호 강영철 임헌재 홍성덕 김대식 권순룡 이정섭 박희열 김기상 채동원 성백렬 이택희 조규영 문정동 윤기현 윤성도 홍재욱 이종일 김영환 한순식 이덕재 최삼섭<고려개발>△전무 최응수△상무 이강우△상무보 백원기 오국열 <삼호>△상무 박상신 김영곤 김기운 박우성<대림코퍼레이션>△전무 이상기△상무보 이진호 김승찬<대림씨엔에스>△전무 이병락△상무 박장배<오라관광>△상무 한순섭△상무보 박용남<대림자동차>△전무 황재학 유이철<대림아이앤에스>△상무 권영춘 이지학 나성균 ■태평양그룹 ◇승진 <부사장>△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강학희△〃 중국본부 유제천<전무> [아모레퍼시픽]△MC&S부문 김찬회△국제부문 김봉환<상무>△태평양전략경영실 고광용△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화장품연구소장 한상훈△〃 SCM부문 매스코스메틱사업장 김재성<사업부장> [아모레퍼시픽]△시판부문 온라인사업부 심재완△〃 Mart사업부 김석진△MC&S부문 Agent사업부 한재신△국제부문 I-사업추진담당 김영수△〃 아모레퍼시픽 재팬사 이석우△기획재경부문 재경담당 이상목△대구지역사업부 이우동△기획재경부문 법무담당 김정호△마케팅부문 IOPE BM 선보경△시판부문 유통본부 김회준[태평양제약]△MB사업부문 MB영업본부 오화종[에뛰드]△마케팅본부 정재원◇전보 <전무>△태평양제약 대표이사 안원준<상무>△태평양제약 MB사업부문 최백규[아모레퍼시픽]△마케팅부문 메이크업담당 이은임△방판부문 백화점사업부 이용협△기획재경부문 대외협력담당 최두완<사업부장> [아모레퍼시픽]△마케팅부문 라네즈BM 강병대△MC&S부문MC유통사업부 박상권△부산지역사업부 오세한[태평양제약]△MB사업부문 MB개발/마케팅본부 이장영△제약사업부문 제약영업본부 김연수 ■중앙대 ◇보직 임명 △대학원장 김영탁<대학원장>△사회개발 김연명△교육(사범대학장 겸임) 구희산△신문방송 성동규△건설 정영수△행정 이규환△의약식품(약학대학장 겸임) 김대경△예술 황인철△산업창업경영 김정인△국제 겸 글로벌인적자원개발 조성일△국악교육 최상화△첨단영상 이충직△법학전문(법과대학장 겸임) 이성덕△경영전문 오규택△의학전문(의과대학장 겸임) 박성준<대학장>△인문 유권종△자연과학 함승욱△공과 이재응△사회과학 장훈△경영경제 이종철△예술 정석길△체육 최재원△교양학부 조숙희<처장>△기획 박상규△입학 이찬규△대외교류 이정희△사회교육 허연△서울캠퍼스행정지원 이엽△안성캠퍼스〃 김영찬<센터장>△서울캠퍼스학생종합서비스 전선혜△안성캠퍼스〃 방재석△서울캠퍼스중앙미래인재개발 김석규△안성캠퍼스〃 김규환△전산정보 김병기<실·관장>△홍보실 이태현△중앙도서관 임장혁△서울캠퍼스생활관 이우송△안성캠퍼스〃 백효현<단장>△산학협력 윤기봉△신캠퍼스추진 이용재△건설사업 윤종선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⑫ 전북 김제 행촌리 느티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⑫ 전북 김제 행촌리 느티나무

    들녘의 사람들이 한해 농사를 무사히 마친 것처럼 나무도 낙엽을 마치고 한해를 마무리했다. 농사일로 분주했던 들녘이 적막하다. 한편에 홀로 남은 나무만이 겨우내 옅은 잠에 들었다가 찾아오는 나그네에게 지난날들의 이야기를 서리서리 풀어낼 것이다. 이야기만큼 즐거운 나이테가 나무 줄기 안쪽에 또 한겹 얹혀지리라. 천연기념물 제280호인 전북 김제 봉남면 행촌리 느티나무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하기야 오래 살아온 나무 치고 전설을 품지 않은 나무는 없다. 그러나 행촌리 느티나무가 제 몸 안에 담아둔 전설은 옛일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무 홀로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전설이어서 더 소중하다. ●농부들, 나무를 위해 땅을 내놓다 나무가 새로 지어가는 전설을 이야기하려면 나무 주변 풍경의 변화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이 나무를 처음 찾았던 10년 전만 해도 나무는 들판 가장자리의 옹색한 밭 둑 위에 서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신성하게 지켜온 나무이지만, 나무는 뿌리 주위로 한뼘의 여유도 없이 옹색하게 서 있었다. 풍경이 바뀐 건 8년 전이었다. 마을 사람들도 내심 나무가 서 있는 자리를 넓혀주고 싶었지만, 속내를 드러내는 사람은 없었다. 얄궂게도 나무 주위로 이어지는 땅에 일곱 명의 땅 주인이 얽혀 있었다. 혼자서라면 조금이라도 땅을 내놓아 나무가 편히 살도록 배려하고 싶었지만, 다른 여섯 명의 의중을 알 수가 없어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다. 땅을 내놓는다는 건 농부들에게 생명을 내놓는 것만큼 절박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에 문화재청으로부터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을 넓히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일곱 명의 땅 주인은 머뭇거리지 않고 흔쾌히 땅을 내놓았다.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결정은 매우 쉬웠다.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았지만, 속내는 모두 똑같았던 것이다. 일정한 대가를 받기야 했지만, 농촌 마을에서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행촌리 느티나무에게 더 넓은 보호구역이 절실했던 특별한 이유도 있다. 이 나무는 규모도 작고 생김새도 그다지 아름다운 건 아니다. 얼핏 봐서는 이 나무를 왜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나무의 중심 기둥이랄 수 있는 줄기가 오래 전에 부러져서 보는 방향에 따라서 불균형하기까지 하다. 아름다운 나무라고 할 수도 없다. 600살 정도 된 이 나무는 마을이 들어서기 전부터 이 자리에 서 있었다. 사람들은 나무를 중심으로 마을을 이루었고, 마을 사람들은 그 나무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삼았다. 나무 앞에서 당산제를 지내는 건 물론이었다. 오랜 세월을 자랐건만 나무의 키는 고작 15m에 불과하다. 천연기념물 느티나무 가운데 가장 작은 나무에 속한다. 그 두배가 넘는 34m의 담양 대치리 느티나무(천연기념물 제284호)를 생각하면, 행촌리 느티나무는 왜소한 크기의 나무다. 그러나 행촌리 느티나무는 여느 느티나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졌다. 8.5m나 되는 줄기 둘레는 물론이고, 줄기에서 뿌리로 이어지는 부분의 생김새가 그것이다. 뿌리 부근의 둘레는 무려 13m나 되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모든 느티나무를 통틀어도 가장 굵은 편에 속한다. 생김새도 무척 신비롭다. 괴상하리만큼 굵은 뿌리는 땅 위로 불쑥 솟아나왔는데, 마치 어마어마하게 큰 구렁이가 꿈틀거리며 살아 움직이는 듯한 독특한 모습이다. 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중요한 까닭이다. 그처럼 뿌리 쪽의 생김새에 특별한 가치를 가진 이 나무를 오래도록 잘 보호한다는 건 무엇보다 뿌리 부분을 잘 보호해야 한다는 이야기와 다름없다. 겉으로 드러나서 멀리까지 뻗은 뿌리를 아무런 보호 대책 없이 짓밟고 다니게 두어서는 오래 가지 못한다. 나아가 뿌리가 상하면, 나무는 서서히 생명을 잃게 된다. 이미 나무의 가치를 잘 알고 있던 행촌리 사람들은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었다. 나무 바로 옆의 밭으로 가려면 어쩔 수 없이 나무 곁을 지나쳐야 하지만, 나무의 뿌리만큼은 밟지 못하게 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나무 주위를 돌아서 밭으로 가곤 했다. 그런 불편함 속에서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나무에게 조금씩 땅을 나누어 줄 마음의 채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을 전체가 하나의 천연기념물 마침내 나무는 농부들의 생명인 땅을 물려받았다. 땅을 넓힌 뒤, 울타리 주위는 철쭉과 같은 낮은 키의 나무들로 예쁘게 단장했다. 당산제를 지낼 때 쓰던 낡은 제단도 깔끔한 제단으로 바꾸어 놓았고, 마을 사람들이 나무를 바라보며 편히 쉴 수 있도록 기와를 얹은 곱다란 정자도 한채 지었다. 사람보다 먼저 이곳에 자리잡고 사람살이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온 나무는 이제 사람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담은 새로운 이야기를 하나 더 가지게 됐다. 나무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 모두가 한마음으로 일치했던 이야기를 그의 나이테 위에 기쁘게 얹어놓을 수 있게 됐다. 나무의 전설은 나무가 홀로 지어내는 게 결코 아니다. 나무가 우리에게 정작 큰 의미로 다가오는 건, 그렇게 줄기 한가득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살아있는 전설로 끊임없이 덧쌓인다는 데에 있다. 수백년을 살아온 나무라면 예부터 전해오는 전설을 갖게 마련이지만, 행촌리 느티나무처럼 옛 전설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전설을 이뤄가는 나무는 흔치 않다. 알고 보니, 천연기념물은 행촌리 느티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행촌리 마을 전체였다. 글 사진 김제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전북 김제시 봉남면 행촌리 230-2:호남고속국도 금산사나들목에서 좌회전해 낙수동 로터리까지 간 다음 우회전해 1.7㎞ 가면 원평교차로가 나온다. 신태인 방면 오른쪽 길로 나가 736번 지방도로로 갈아탄다. 1.4㎞ 더 가면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감곡육교를 지난다. 600m쯤 뒤에 나오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마을로 들어선다. 700m쯤 가면 느티나무 안내판이 나온다. 여기부터 좁다란 골목길을 400m쯤 지나면 나무가 나온다.
  • [농어촌 청소년 대상 - 본상] 무의탁 노인 등 불우이웃 돌봐

    [농어촌 청소년 대상 - 본상] 무의탁 노인 등 불우이웃 돌봐

    ●농업 윤범진씨 충남 서산에서 해마다 4회 이상 농약 빈병과 폐비닐을 수거하고 폐농 기계를 수집하는 등 농촌 환경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소년소녀가장 10명과 무의탁 노인 15명 등 불우 이웃을 돌보고 있다. 학생 4-H 활성화를 위해 학교에 백일홍 5000본, 피튜니아 5000본 등을 육묘해 각 학교에 보급했다.
  • [농어촌 청소년 대상] 친환경 농법·과학적 어업… 농어촌 희망 찾다

    자유무역협정(FTA)과 농산물 시장 개방 등으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우리 농어업의 발전을 이끌어 갈 동량들에게 주어지는 제30회 농어촌청소년 대상(서울신문 주최)의 주인공들이 가려졌다. 농업부문에서는 경기 김포에서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주정민(34)씨가, 수산부문에서는 경북 영덕에서 청어 자망어업을 하는 남성수(30)씨가 나란히 대상(대통령 표창·상금 600만원)의 영광을 안았다. 농어촌청소년대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성수 서울대 교수)는 12일 제30회 농어촌청소년대상 수상자 20명을 선정, 발표했다. 대상 2명, 특별상(국무총리 표창·상금 300만원) 2명, 본상 14명(이하 상금 200만원), 공로상 2명이다. 농어촌청소년 대상은 농어촌 후계자 육성을 위해 서울신문사가 1980년 제정한 상으로 농어촌 정착의지가 강한 우수 청년 농어업인에게 수여된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수협중앙회가 후원한다. ●농업부문 ▲대상 주정민 ▲특별상 김재선(29·전남 장흥) ▲본상 정연삼(31·경북 포항) 이치훈(27·전북 정읍) 윤범진(31·충남 서산) 강원모(27·제주 제주) 배세환(31·충북 충주) 박재남(29·충남 당진) 이승현(25·대구 달성) 이민호(33·경남 하동) 엄성민(26·강원 홍천) ▲공로상 이병학(45·경남도 농업기술원) ●수산부문 ▲대상 남성수 ▲특별상 최현석(34·충남 보령) ▲본상 권광석(33·전남 해남) 임장군(31·전북 군산) 박형일(32·경남 남해) 박대현(33·충남 보령) 정일권(36·경남 통영) ▲공로상 오용대(51·울산시 항만수산과) 유영규·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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