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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 ◇부이사관 승진 △감사담당관 정병기 ■통일부 ◇고위공무원 전보 △통일교육원 교수부장 임병철 ■행정안전부 ◇일반직 고위공무원 전보 △대변인 박동훈△공무원노사협력관 전성수◇부이사관 전보△과천청사관리소장 직무지원 정정순△의정관실 상훈담당관 이완섭◇서기관 전보△지역발전정책국 지역녹색성장과장 박원석△지방행정체제개편지원단 파견 최명규△지방분권지원단 〃 정경택 ■농림수산식품부 ◇고위공무원 전보 △농업연수원장 나승렬△농촌진흥청 기술협력국장 김남수△녹색성장정책관 이준원△수산정책관 방기혁△어업자원관 정영훈△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장 손재학△외교안보연구원 파견 강준석△주제네바유엔사무처 및 국제기구대표부 공사참사관 이주명 ■지식경제부 △성과관리고객만족팀장 이원희△개발지원2〃 박인규<과장>△로봇산업 박정성△투자유치 유법민△생활제품안전 정의식△계량측정제도 김동호△중국협력기획 정석진△에너지절약협력 이승렬 ■국토해양부 ◇실장급 승진 △건설수자원정책실장 정내삼◇국장급 교육파견△중앙공무원교육원 서병규 송석준 ■기상청 ◇교육 파견 △중앙공무원교육원 고위정책과정 박관영<부이사관>△외교안보연구원 글로벌리더십과정 임병숙 ■서울시 ◇4급 승진내정 <행정직>△시민소통담당관 구종원△기획담당관 이동률△감사담당관 배형우△경제정책과 이원목△복지정책과 성은희△교통정책과 강석원△푸른도시정책과 윤기환△재무과 이선영△도로행정과 양현모△주택정책과 송호재△시의회사무처 의정담당관 성문식<기술·연구직>△기술심사담당관 강성구 형태경 이근배△도시기반시설본부 양사선△보행자전거과 임대성△도로계획과 이택근△시설계획과 남창우△상수도사업본부 문영출△중랑구 이재호△구로구 조정호△재정비2과 김재준△도시관리과 이진형△강서구 장경필△총무과 박응수△보건환경연구원 김무상 엄석원 ■금융위원회 ◇교육훈련 파견 △중앙공무원교육원 고위정책과정 이현철◇과장급△대변인실 정책홍보팀장 김진홍△기획조정관실 기획재정담당관 최준우<금융정책국>△금융정책과장 김태현△금융정책과 금융제도팀장 손주형△산업금융과장 윤창호<자본시장국>△자산운용과장 권대영△공정시장〃 김인 ■SH공사 ◇승진 <1급>△경영지원실장 김주영<2급>△판촉팀장 문경훈◇전보 <본부장·실장급>△보상본부장 곽인△마케팅실장 이은호△SH도시연구소장 문완식<처장급>△마곡사업단장 이달윤△세운사업〃 진선호[처장]△도시재생 한재천△홍보 이종언△개발계획 윤종한△건설사업 오준엽△재생공사 강석준△설계 이동건△주거복지 조경래 ■한국산업단지공단 △감사 조흔구 ■한국정보화진흥원 ◇단장 △미래정보화추진 금봉수△정보문화사업 신광우△국가정보화지원 강동석△정보자원기반 권영일△정보사회통합지원 최두진△글로벌협력 전종수◇검사역△송명원◇부장△정보화기획총괄 박정은△정보화전략연구 이연우△정보화성과평가 이현옥△미래정보화기획 이재호△신기술융합서비스 이재근△스마트워크지원 이혜정△정보문화기획홍보 오강탁△정보화역기능대응 한석안△미디어중독대응 고정현△정보화컨설팅 이민혜△네트워크기획 하상용△공공통신망지원 권웅기△정보자원기획 송석현△정보자원서비스 신신애△정보사회통합기획 류영달△글로벌사업 조정문△글로벌역량협력 류석상 ■KRA 한국마사회 ◇임원 △부회장(기획본부장 겸임) 배근석△경마본부장 김승평△사업〃 이중호◇처장급△부산경남경마장장 조정기△홍보실장 최원일◇부장급△기획관리팀장 박진국△홍보〃 박진우△비서〃 채영만 ■금융투자협회 ◇신규 선임 △파생상품서비스본부장보 정원동 ■해외건설협회 △정보기획실장 김태엽△운영지원〃 이용광 ■매일경제신문 △영남본부 취재본부장 정현권△편집국 스포츠레저부장직대 백순기 ■매일경제TV △편성본부장(매경종편TV 컨텐츠팀장 겸임) 장태연 ■경남대 △교학부총장 남영만△대외〃 전하성△대학원장 이종붕△경영대학원장 조기조△산업〃 임태윤△행정〃 정상윤<처장>△교무 최호성△학생 한미라△기획 송병주△입학 박재윤△취업지원 강재관<단·관·소장>△산학협력단 황용일△중앙도서관 김봉렬△박물관 조호연△경남지역문제연구소 노상환<국장>△언론출판 정원식<원장>△평생교육원 정효숙△과학영재교육원 김종규△청년작가아카데미 김정대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의학과장(학생부원장·보건진료소장 겸임) 김충효△강원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장 김영관 ■인하대 △평생교육원장 김광회 ■한국산업기술대 △기획실장 박철우 ■KB투자증권 ◇신임 <부서장>△Structured Finance2팀장(부장) 문성철◇승진 <부장>△온라인업무개발팀 이순정△Trading팀 이승훈 ■아주캐피탈 ◇전보 △경영지원담당 임원대행 고장현△감사실장 박노웅△AUTO 금융2팀장 김원민△경영기획팀장 박강△고객행복센터장 김효성△대전지점장 최영준△강남채권센터장 이동일
  •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황금똥의 추억

    기억이 생생합니다. 소싯적 얘깁니다. 궁핍한 농촌에서 겨울나기는 여간 힘겨운 일이 아닙니다. 입성은 허름하지, 날마다 군불 때 고래 덥혀야지…. 그중에서도 배를 채우는 일은 참 지난한 과제였습니다. 그렇다고 대책이 없는 건 아닙니다. 집집마다 안방, 건넌방에 수수깡 두대를 엮어 세워 살진 고구마를 그득 저장해 놓습니다. 겨우내 구워 먹고 삶아 먹을 ‘월동용 구호식량’입니다. 고구마를 얇게 썰어 짱짱한 볕에 바짝 말린 뺏때기(절간고구마)도 넉넉하게 마대에 담겨 있습니다. 그걸 줄창 먹어 댔습니다. 맞춤한 군것질거리가 없으니 도리없는 일이지요. 아랫목 설설 끓는 방에 두꺼운 솜이불 펴고 누울라치면 머리맡 소쿠리에선 삶은 고구마가 단내를 풍깁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아궁이에 묻어 둔 고구마가 노릇하게 익으면 겨울밤에 그만한 주전부리감이 어딨습니까. 그걸 끼니로도 삼고, 간식으로도 먹어 대니 배 속이 온통 고구마 판이지요. 아침에 푸세식 화장실에 궁둥이 까고 앉으면 뿌듯하게 밀고 나오던 그 당당한 고구마똥을 기억합니다. 용을 쓰지 않아도 마치 참기름이라도 바른 양 미끄덩하게 빠져나오는 쾌변의 쾌감이라니요. 군고구마 속살처럼 싯노랗게 숙성된 황금똥의 위세는 보기만 해도 뿌듯했지요. 고구마에는 위장, 소장, 대장과 찰떡궁합이라는 양질의 식이섬유가 많아 삼키는 순간부터 말끔하게 소화기 대청소가 시작되니, 이 판에 비만·변비·소화불량은 뭐며, 겁나다는 위암·대장암은 또 뭐겠습니까. 온 식구들이 퍼낸 노란 황금똥이 푸세식 화장실에 그득합니다. 그 눈부신 건강의 징표를 잊지 못합니다. 삶으면 어떻고 구우면 어떻습니까. 싸고 흔한 고구마 많이들 드세요. 아마 당신의 일상이 확 바뀌지 않을까요. jeshim@seoul.co.kr
  • [고전톡톡 다시읽기] (54) 이기영 ‘고향’

    [고전톡톡 다시읽기] (54) 이기영 ‘고향’

    1930년대 조선의 농촌은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를 맞는다. 하지만 대공장, 철도, 전신은 ‘농민’을 ‘개명(開明)’하게 한 것이 아니라, 소작농과 임노동자로 전락시킨다. 이러한 계급분화와 함께 일본에서 건너온 ‘사회주의’는 3·1운동 이후 식어 버린 혁명의 열기를 다시금 점화시키고 있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정점’이라 불리는 이기영의 ‘고향’(1933)은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탄생했다. ●계몽의 꿈은 스러지고 ‘원터’는 조선의 여느 마을과 다름없이 가난하다. 그곳의 농민들은 수백년간 대대로 부지런히 농사를 지어 왔지만, 술지게미로 보릿고개를 연명하고, 한낮의 볕조차 피할 수 없는 움막에 살고 있다. 그곳으로 도쿄 유학을 마친 ‘김희준’이라는 청년이 귀향한다. 그는 ‘금융조합 서기나 면서기와 같이 돈냥 깨나 되는’ 직업을 얻을 수도 있었지만, “고토(苦土)에 진리의 경종을 울린다.”는 거창한 ‘계몽의 꿈’을 안고 돌아온 것이다 희준은 곧장 기미년 이후 놀이터로 전락해 버린 청년회를 재건하고, 노동야학을 세워 농민들에게 한글과 산수를 가르친다. 혹자는 별 소득도 없는 일에 힘을 쓰는 그를 “식자의 우환”이라며 비웃지만, 매사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희준은 곧 마을의 구심점이 된다. 심지어 인동과 같은 젊은 농군들은 ‘실천을 동반한 그의 이론’에 감화받기까지 한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나날이 몰락해 가는 집안과 조혼(早婚)으로 인한 아내와의 불화가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고, 농민들은 여전히 ‘숙명적 인생관’이라는 묵은 사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그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 ‘임노동’의 확산으로 인해 굳건히 세워진 사람들 간의 ‘울타리’였다. 화폐 법칙이 지배함에 따라 두레, 쥐불놀이와 같은 공동체의 장은 사라져 갔고, 사람들은 자신의 잇속을 채우기에 급급했다. 콩 몇 포기에 생사를 오가는 싸움이 일어나고, 돈 몇 푼을 빌려 주지 않아 마을 사람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관계적 결핍’ 속에서 희준은 ‘계몽의 선각자’가 아니라 단지 ‘주의’가 다른 별난 사람이 되었고, 그의 행동은 ‘동정의 산물’로 치부되었다. 심지어 희준에게 가장 우호적이었던 김선달까지 청년회 일을 부잣집 자제들의 심심풀이라며 폄하해 버린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농민과의 거리를 실감하게 된 희준은 자신의 인텔리 근성을 자책함과 동시에 농민들의 무기력과 청년 회원들의 이기심을 탓하기 시작한다. 모든 사람의 행복을 위해 선택한 ‘계몽의 길’이었건만 그 길은 마침내 자신에게도, 타인들에게도 상처와 깊은 골만을 남긴 채 파국으로 치닫고 있었다. ●두레, ‘되라’에서 ‘되기’로 그 와중에 희준은 ‘두레’라는 재래의 풍속과 마주친다. 그동안 언제나 ‘제안하던’ 희준이 농번기로 인하여 청년회가 중단된 순간 거꾸로 두레를 ‘제안받은’ 것이다. 그러자 희준은 곧장 청년회와 야학 활동을 통해 형성된 인맥을 활용하여 두레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축제에 필요한 장구·징·꽹과리 등을 장만한다. 이 속에서 희준은 기존의 만남과는 전혀 다른 만남을 경험한다. 야학과 청년회에서 희준은 언제나 그 장을 주도하는 ‘선도자’였다. 하지만 두레에서 희준의 역할은 선도자가 아닌 만남을 조직하는 ‘매니저’가 되었다. 청춘남녀의 중신아비가 되어 주기도 하고, 숨은 재주꾼을 찾아내 두레라는 축제의 무대에 설 수 있게 해준 것이다. 그렇다고 대열을 이끄는 중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다쟁이에 불과했던 김선달은 상쇠잡이가 되어 신나게 풍물패를 이끌었고, 마을 최고의 얼뜨기 쇠득이는 신명 나는 춤으로 춤판을 주도한다. 악기를 든 이, 심지어 음식을 마련하는 이까지 앞을 다투어 두레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느닷없이 벌어진 흥겨운 축제는 삽시간에 서로의 울타리 속에 갇혀있던 이들을 화해하게 만든다. 희준 역시 그 속에서 ‘희생’과 ‘헌신’이라는 짐을 내려놓고, 사람들과 어울려 한바탕 춤을 춘다. “두레가 난 뒤로 마을 사람들의 기분은 한껏 통일된다.” 그 결과 마을 사람들과 ‘인텔리’ 희준의 관계는 삽시간에 좁혀지고, 희준은 비로소 그들에게 자신이 품었던 꿈과 이념을 자연스레 토로할 수 있었다. 그제야 원터 사람들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두레를 통하여 희준과 농민들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계몽의 ‘되라’에서, 변신의 ‘되기’로의 변화. 희준은 이제 농민을 이끄는 ‘지도자’가 아니라 농민들 속에서 그들과 어우러져 매순간 새롭게 변신하는 ‘살아 움직이는 인물’이 된다. ●일상, 축제, 그리고 혁명 두레를 통한 연대의 힘은 수해를 맞아 다시금 폭발한다. ‘소작료’를 두고 마름과 한판 ‘소작쟁의’가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굳건해 보였던 연대감은 먹을 것이 떨어지고, 변통할 돈이 사라지자 곧 깨어진다. 그러자 희준은 두레 때와 같이 인맥을 적극 활용하여 지주를 만나 소작료 협상에 나서는 한편 농민들과 마름을 설득하러 다닌다. 사심 없는 열정과 친화력에 촉발 받아서일까? 곧 소작쟁의를 포기할 듯 보였던 마을 사람들이 각자의 관계와 능력을 발휘하여 공동의 연합전선을 구축한다. 공장에 취업한 노동자들은 임금을 농민들에게 기꺼이 내놓고, 비교적 넉넉한 농민들은 분배받은 자신의 몫을 양보한다. 심지어 마름의 수족이었던 이까지 연락책이 되어 농민에게 힘을 보탠다. 결정적으로 지금은 어엿한 노동자가 된 마름 댁 딸 갑숙이가 철없는 시절 저지른 부적절한 ‘혼전 관계’를 희준에게 무기로 내놓는다. 이는 여전히 양반 행색을 하며 사는 자신의 아버지, 마름 안승학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이로써 길고 긴 소작쟁의는 농민들의 승리로 끝이 난다. 원터 사람들이 소작쟁의를 통해 얻은 것은 단지 소작료 감면만이 아니었다. 두레의 신명에 힘입어 소작쟁의에서 모든 사람들은 중심이자 배경이 되었다. 그 속에서 공동체적 유대감은 되살아났고, 서로가 서로를 변화시키는 경이로움을 체험한다. 일상과 축제, 그리고 투쟁이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 비로소 혁명은 이념도, 판타지도 아닌 ‘현실’이 된다. ‘고향’이 사회주의와 리얼리즘을 동시에 성취하는 혁명 소설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우준 수유+너머 연구원
  • [고전톡톡 다시읽기] 계몽을 둘러싼 사상적 대립

    1930년대 조선은 ‘브나로드(민중 속으로) 운동’의 열기에 휩싸인다. 19세기 말 러시아에서 시작된 계몽운동을 본뜬 이 운동은 동아일보를 중심으로 6000여명의 학생을 농촌으로 향하게 했고, 10만여 명의 농민이 교육을 받는 성과를 낸다. 이를 전후해 문학계에서는 농촌계몽 소설이 잇달아 발표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기영의 ‘고향’과 이광수의 ‘흙’이다. 지식인의 농촌 귀향과 실제 인물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에서 두 소설은 여러 모로 닮아 있다. 하지만 이 둘은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더 많다. 왜냐하면 두 소설 사이에는 계몽을 둘러싼 첨예한 사상적 대립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두 작가가 벌인 논쟁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광수는 당시 문단의 주축이었던 ‘공산주의’ 세력을 겨냥하여 주인공 ‘공산’의 무기력함과 혁명의 허망함을 묘사한 소설 ‘혁명가의 아내’를 발표한다. 이를 “문학예술의 사상성과 계급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이기영은 ‘민족’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 ‘변절자의 아내’를 발표하여, 이광수의 소설을 저열한 연애지상주의와 제국주의로 변질된 실력양성론이라 매도한다. 이러한 사상적 대립을 반영하듯 두 소설의 차이는 도입부부터 명백히 드러난다. ‘고향’이 ‘농촌 점경’이라는 소제목으로 농촌의 삶을 묘사하는 반면, ‘흙’은 주인공 ‘허숭’이 여인네를 두고 망상에 빠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는 소설 말미까지 이어져 농민들의 잠재력 및 지식인과 농민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고향’과 달리 ‘흙’은 농촌의 현실보다는 주인공 허숭과 그의 아내의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결국 농민과 어우러짐으로써 계몽의 구도에서 벗어나 변신을 거듭하는 ‘고향’의 희준과 달리 ‘흙’의 허숭은 농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수하는 계몽주의자의 시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에는 농민들의 무지에 지쳐 또 다른 곳으로 떠나고 만다.
  • 담양·장흥 ‘말 산업’ 팔 걷었다

    국회에 계류중인 ‘말(馬) 산업 육성법’ 통과에 대비한 각 지자체들의 행보가 편자 박은 말발굽처럼 요란하다. 송아지 한마리의 가격은 평균 200만원선. 그러나 제법 이름난 품종의 말은 최고 1억원에 육박할 만큼 말 산업은 고부가가치로 정평이 나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경마장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레저스포츠와 고부가 녹색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 ‘말 산업’에 잔뜩 공을 들이는 중이다. 특히 담양군과 장흥군의 각축전은 뜨겁다. 담양군은 ‘말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통해 2015년까지 총 2541억원을 들여 용도별 말 생산을 위한 목장과 승마장을 3곳씩 갖춘다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마구를 생산하는 대장간을 비롯해 분뇨를 활용한 신재생 에너지화 시설, 무료승마교실 등 14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역구 국회의원과 여당 최고위원, 교수, 기업인 등으로 구성된 ‘한국마사회 제5경마장 유치 추진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제5경마장은 금성면 부지 150만㎡에 2500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된다. 11억원을 투자해 경주용·승마용·식용 등 용도별 말 생산을 위한 목장 3곳도 육성할 계획이다. 레저산업까지 노린 포석이다. 장흥군도 말산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목표 아래 한국말산업학회와 ㈜시티홀스, 농업법인 달비채, 서라벌대 마사학과 등과 잇따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군은 승용마 보급 및 농촌형 승마장 운영, 재활승마치료센터 설립, 말 관련 농업 아카데미 운영 등을 구상중이다. 특히 군청내에 ‘말 산업계’라는 별도의 전문 부서까지 새로 만들었고, 승마를 기증받아 제주도에서 위탁 관리하는 중이다. 담양은 도로망이 좋아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주변에 대도시가 위치한 장점이 있으며, 장흥은 땅값이 저렴하고 평균기온이 12℃로 말 키우기에 적합한 기후조건을 갖추고 있다. 토양도 중성에 가까워 초지생육에 최적지로 손꼽힌다. 그러나 이들 2개 지역은 말에 얽힌 중복된 사업이 너무 많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와 함께 지역 경제 활성화로 연결시키기 위해선 지역별 장점을 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담양은 11억원을 투자해 경주용, 승마용, 식용 등 용도별 말 생산을 위한 목장 3곳을 육성할 계획이지만, 이는 장흥이 종마생산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과 흡사하다. 말 장구 생산업체 유치와 마필산업 육성, 마분(馬糞)을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 사업, 여기에 승마 트레킹 등 생활승마를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닮은꼴이다. 특히 사행성 논란은 가장 크게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때 경마장 유치를 검토했던 경북 구미시가 사행성과 가정파탄, 구미공단의 근로 분위기 저해를 우려하는 반대 여론 때문에 사업을 포기한 일도 있다. 전남도 안병선 축산정책과장은 “말 산업은 중복되는 분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지자체 간 협의회나 간담회를 통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담양은 경마장, 장흥은 말을 길러 소득을 올리는 종마장 위주로 육성해 서로 윈윈하는 정책을 펼것이다.”고 밝혔다. 무안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벌거벗은 당당함 덩달아… 훌렁 벗고 싶다

    벌거벗은 당당함 덩달아… 훌렁 벗고 싶다

    ‘참된 것’, ‘착한 것’, ‘아름다운 것’을 분리한 사람은 널리 알려졌듯 철학자 칸트다. 진/위, 선/악, 미/추의 판단영역은 서로 다른 범주라는 것. 참되고 착해야만 아름답다는 선입관을 버려야 인식론, 윤리학과는 별개의 영역인 미학이 탄생한다. 질문도 하나 던진다. 아름답기 위해 반드시 참되고 착하게 꾸며야 하는가. 위대하다는 철학자의 말씀이니 일단 고개를 주억거릴 수밖에 없긴 한데, 보기에 불편한 작품 앞에 직접 서게 되면 “아름답다.”는 말이 쉽게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무슨 말인지 궁금하다면 11일 개막해 다음 달 6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안창홍(58) 개인전 ‘불편한 진실’에 도전해 볼 만하다. 옛 사진관의 인물사진을 찢거나 구멍 내는 방식의 기괴한 인물 작품들을 선보여 왔던 작가는 이번엔 노골적인 누드화를 들이밀었다. 한껏 발기된 남자 성기에다 여자 성기의 벌건 속살까지 그렸다. 크기도 한껏 키워 그림 속 인물은 실제 인체 크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모델도 모두 주변의 일반인. 설득 끝에 모조리 벗겼다. 누드 인물의 주된 배경은 휴지통이 엎어져 있거나 심지어는 죽은 쥐가 나뒹구는 작업실이다. 인간 존재의 혼란스러움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벌거벗은 몸뚱이에는 파리를 붙이기도 하고 아예 해골 인간을 등장시키기도 한다. 이는 ‘메멘토 모리’, 즉 유한성을 잊지 말라는 경고다. 이렇듯 살벌한 풍경 속에 벌거벗긴 채 서 있음에도 인물들은 하나같이 당당하다. 눈빛도 뜨겁게 살아 있다. 혼란과 죽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간 존재를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는 강렬한 자의식의 발로다. 고졸 학력으로 기성 화단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작가 자신의 자존심이 투영됐다. 때문에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덩달아 훌렁 옷을 벗어 던져야만 할 것 같다. 그림이 주는 불편함의 진짜 정체는 바로 이것이다. “기존 누드화의 모델 포즈는 관람자가 바라보는 모습으로 구성됐다면, 내 누드화는 모델 스스로가 관람자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구성됐다. 그래서 전혀 에로틱하지 않다.” 전시장에서 만난 안 작가의 얘기다. 그와 좀 더 얘기를 나눠 봤다. →일반인을 벗기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그게 내 능력이다. 잘 꼬드기는(웃음). 누드화는 모델과의 공감이 제일 중요하다. 설득에 설득을 거듭하다 결국 친구가 된다. 부부 누드화의 남자 모델은 문신업자인데 처음엔 저항하더니 나중엔 재미 붙여 부인하고 같이 모델이 돼 줬다. 지금은 아이들까지 데려와서 가족 누드화를 그리고 있다. 스케치는 해 둔 상태고 다음 전시 때 보여주겠다. 할아버지 모델은 설득에만 10년이 걸렸다. 도시의 정신노동자가 갖고 있지 않은, 농촌의 오래된 육체노동자의 몸이 가진 숭고함을 그려내고 싶어서 오랜 기간 매달렸다. 그렇게 힘들게 모델이 되어 주셨는데 정작 할아버지는 완성된 그림에 별 관심이 없더라. 하하. →모델료는 두둑히 주나. -그냥 마음으로…. 흐흐. 거듭 말하지만 누드화는 공감이 제일 중요하다. 대가를 주고받는 것보다는 친구가 돼서 함께 하는 거다. →어렵게 일반인들을 섭외하는 이유는. -몸 자체가 정직하지 않나. 모델들은 신경 안 쓴다고 해도 관습적인 포즈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냥 길거리를 다니다가 저 몸을 한번 그리고 싶다, 그리고 싶어 미치겠다 싶으면 쫓아다니면서 설득한다. 그러다 보면 애초에 기대했던 매력이 안 나오는 몸도 있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매력이 뿜어져 나오는 몸도 있고 그렇다. →그로테스크한 느낌은 국내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데 마이너리티로 어렵지 않은가. -그게 전반적인 문화 수준이라고 본다. 예쁘고 고운 것만 찾다 보니 전반적으로 작품이 하향평준화되는 느낌이다. 예술이라기보다 그냥 공예품 같은 느낌…. 작품의 상업성엔 그리 신경쓰지 않는다. 나만의 철학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면 꼭 당대가 아니더라도 결국 평가받기 마련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예술가는 정신적 자유를 누리는 사람들 아닌가. 그런 혜택을 받았으니 생활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사회에 재산을 남긴다는 각오로 작품에 임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고 보니 부인 누드화가 없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설득해도 안 된다. 하하.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농업경제학회장 김용택씨

    한국농업경제학회는 10일 자로 김용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학회장으로, 권용대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를 부회장으로 각각 선임한다.
  • “농촌서 영어 가르치고 한국 배워요”

    조주연(29·여)씨는 8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사는 그는 하버드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의 아이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토크’(TaLK: Teach and Learn in Korea) 영어 봉사 장학생으로 선발됐기 때문이다. 조씨는 “한국 학교 교육에 직접 참여해 아이들의 꿈을 실현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토크’ 영어 봉사 장학생이다. 2008년 9월부터 시작된 토크 프로그램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의 재외동포 대학생 또는 외국인 대학생을 초청해 농·산·어촌 지역 초등학교의 방과 후 영어강사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9일 제6기 토크 영어 봉사 장학생 531명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95명은 기존 장학생들이고 236명이 새로 선발돼 한국에 입국했다. 신규 장학생 236명은 3월부터 학교 현장에 배치돼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까지 활동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알코올중독 치료 쌀 나온다

    알코올 중독 치료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쌀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은 9일 인공교배해 자체 개발한 ‘밀양 263호’(흑찰거대배아 쌀)가 알코올 중독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동물 실험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흑찰거대배아 쌀이란 검정색의 찹쌀로 씨눈이 매우 큰 쌀을 말한다. 농진청 신소재개발과 강항원 과장팀과 부산대 의과전문대학원 김성곤 교수팀이 알코올 중독에 걸린 생쥐 4개군(각 8마리씩)을 대상으로 1, 2차로 나눠 알코올 섭취량을 분석한 결과 밀양 263호를 먹인 생쥐에서 알코올 섭취량이 최대 6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사료를 먹인 생쥐는 실험 시작 10일 후 평균 알코올 섭취량이 11.0g/㎏으로 41% 늘어났지만, 밀양 263호를 먹인 생쥐는 3.8g/㎏으로 50% 감소했다. 발아시킨 밀양 263호를 먹인 생쥐는 10일 후 평균 알코올 섭취량이 2.4g/㎏으로 65%나 줄었다. 밀양 263호가 알코올 섭취 감소 효과를 보이는 이유는 혈압 조절과 신경 안정에 효능이 있는 ‘가바’(GABA) 성분이 일반 쌀보다 9배, 발아현미보다 22배나 많게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김성곤 교수는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한 바는 없지만, 2~3년 내로 적으면 40명에서 많게는 100명까지 인체 임상실험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홀몸노인 말벗서비스] ‘공동거주제’로 노후생활 도와요

    경남 하동군은 8일 혼자 사는 노인들을 마을 경로당에서 함께 거주하도록 하는 ‘홀몸노인 공동거주제’를 3월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농촌 지역 고령화로 갈수록 늘고 있는 홀몸노인들이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 등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즉각 대처하고 서로 의지하며 정서적으로 안정된 가운데 노후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동군은 먼저 하동읍 목도마을(공동 거주 신청 노인 8명)과 진교면 고외마을(6명), 옥종면 추동마을(8명) 등 3개 마을을 공동 거주 시범 마을로 정해 운영한다. 이에 따라 해당 마을 경로당 3곳에 1500만원씩 사업비를 들여 노인들이 함께 살 수 있는 시설로 고치는 공사를 이달 말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군은 노인들이 공동 거주하는 데 드는 공공요금과 냉·난방비, 식료품비, 운영비 등 공동 운영비도 연간 500만원씩 지원한다. 홀몸노인 공동 거주제 운영과 지원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이달 안에 관련 조례를 만들어 시행한다. 또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생활관리사 방문 진료와 안전지킴이 등 노인복지 서비스 사업을 연계해 운영한다. 올해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공동 거주지를 2014년까지는 13개 모든 읍·면마다 1곳씩 확대할 계획이다. 서영록 하동군 담당은 “홀몸노인 공동 거주제를 운영하면 노인의 ‘4고’(苦)인 고독·질병·무위·빈곤 해결과 함께 효율적인 안전망도 구축돼 더 편안하게 노후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말 기준 하동군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만 3361명이며, 이 가운데 혼자 사는 노인은 3735명(28%)이다. 하동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전북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잰걸음

    전북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잰걸음

    전주·완주 혁신도시에 이전할 공공기관들의 청사 신축이 잇따라 착공된다. 8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주·완주혁신도시에 이전할 12개 공공기관 가운데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7개 기관이 올해부터 내년 초 사이 청사 신축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대한지적공사가 첫 테이프를 끊는다. 공사는 완산구 중동 142-8번지 준주거지역 2만 9884㎡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8층, 연건평 1만 2855㎡ 규모의 청사를 건립하기 위해 전주시에 건축 허가서를 제출했다. 오는 4월 착공해 내년 연말 완공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346억원이다. 지방행정연수원도 924억원을 투입해 오는 6월 착공하고 내년 말 완공한다. 완주군 이서면에 들어서는 연수원은 전국 자치단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중장기 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한국농수산대학은 오는 8월 착공해 역시 내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전기안전공사가 434억원, 농수산대학이 795억원이다. 농촌진흥청과 농업과학원이 들어설 통합청사는 현재 설계 작업을 하고 있다. 총사업비 4373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올 연말 착공해 2014년 10월 준공할 계획이다.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사업비가 투입되는 식량·원예·축산과학원 신축 공사는 2012년 3월 착공된다. 모두 5117억원이 투입돼 2014년 11월 완공할 방침. 한국식품연구원도 1367억원을 들여 2012년 8월에 착공해 2013년 상반기 중 완공, 이전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들 공공기관 이전 공사가 잇따라 착공되면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도내 건설업계에도 일감이 늘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2012년 말부터 공공기관 입주가 본격화돼 혁신도시가 제 기능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드러난 ‘官災 구제역’] ‘백신접종’ 부산돼지 구제역 발생

    [드러난 ‘官災 구제역’] ‘백신접종’ 부산돼지 구제역 발생

    지난달 24일 경남 김해에서 구제역이 확인된 데 이어 7일 부산에도 구제역이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 6일 백신 접종 지역인 충남 천안시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에 이어 부산에서도 연이어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축산농가 사이에 퍼지고 있는 ‘백신 무용론’을 진화하고 나섰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부산 장림 1동의 돼지 사육 농가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돼 혈액을 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 농가는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5일까지 사육 중인 555마리의 돼지에게 예방 백신을 접종했지만 구제역 발병을 막지 못했다. 이에 대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백신 접종 지역에서 계속 발생하는 구제역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구제역에 대한 항체가 형성된 것이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한 100%의 대응 능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는 백신 접종 후 2주일이 경과되면 100% 항체가 형성되지만 돼지는 2주 경과 후 약 60%, 3주 경과 후 약 80%가 형성돼 이 과정에서 구제역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구제역으로 피해를 본 육류가공업체와 포장업체 등에 대해 오는 6월 말까지 신용보증기금의 보증한도, 보증비율, 보증료 등을 우대해 업체당 최대 1억원 한도로 지원한다. 보증비율은 85%에서 90%로 확대되고 보증료는 현행 0.5~3.0%에서 0.2%가 차감된다. 또 구제역 피해를 당한 농촌의 가공업체에 대해서는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의 보증 지원을 강화해 재해특례 보증 시 부분 보증비율을 6월 말까지 70%에서 85%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美, 레이건을 그리다

    존 F 케네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미국인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태어난 지 100주년을 맞은 6일(현지시간) 미국은 레이건에 대한 추억에 푹 빠졌다. 미국의 주요 신문과 방송은 지난 2004년 93세를 일기로 타계한 레이건 전 대통령의 특집 기사를 통해 미 현대사에서 가장 위대한 대통령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레이건의 삶을 소개하고 미국 사회에 남긴 유산을 집중 조명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태어난 일리노이 주의 농촌 마을 탐피코에서 그가 영면한 캘리포니아 주 시미밸리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에서 기념 행사가 열렸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0년대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옛 소련과의 경쟁에서 강력한 미국을 실현했던 지도자로, 특히 대중적 호소력과 친화력이 뛰어나 ‘강인함’과 ‘낙관’의 인물로 각인돼 있다. ●‘강인함·낙관의 인물’로 평가 특히 공화당이 오늘의 모습으로 거듭나게 하고 보수주의의 정의를 다시 내린 지도자로 평가되면서 공화당은 2012년 정권 재탈환을 목표로 레이건의 정치적 유산을 잡기 위한 ‘레이건 마케팅’에 열중했다. 공화당의 잠재 대선 후보군들은 국민적인 레이건 회고 붐을 겨냥해 경쟁적으로 레이건의 후계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인기가 많은 레이건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공화당원들이 많아 후보들도 레이건 정신을 추종하는 것 이외에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전했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지난 4일 캘리포니아 주 샌타바버라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레이건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레이건 전 대통령이 중시했던 가치들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초기에 영화배우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평가절하되고 비웃음의 대상이 됐던 점을 상기하며 주류 언론들과 관계가 썩 좋지 않은 자신의 처지를 떠올렸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레이건의 고향 마을에서 열리는 100주년 기념 행사에 연설자로 참석할 뿐 아니라 최근 레이건 화보집을 만들어 기록 영화까지 상영하며 레이건 정신 전파에 나서고 있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최근 연설에서 레이건을 자주 인용하고 있고, USA 투데이 기고문에서도 “레이건 정신은 살아 있다.”고 주장했다.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는 최근 펴낸 회고록에 레이건 정신이 자신의 정치철학에 영감을 줬다고 소개했다. 헤일리 바버 전 미시시피 주지사와 존 헌츠먼 주중대사는 레이건 대통령 당시 백악관에서 일했던 경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레이건 전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공화당 후보들의 태도는 오히려 이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무조건 추종 공화에게 부담 지적도 워싱턴포스트는 6일 레이건 전 대통령은 보수주의를 표방했지만 현실 정책을 추진하면서는 민주당과도 타협하는 ‘실용주의적’ 면모를 보였다면서 현재의 공화당을 지배하는 강경 보수 성향의 티파티류 정치 노선과는 구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학자들은 레이건이 공화당에 영감을 일으키는 원천이 될 수는 있지만, 1980년대와는 다른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레이건에 대한 향수는 공화당 후보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농산물가 급등에도 농가는 돈 못번다

    지난해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농가의 채산성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농가의 채산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농가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4분기 90.4로 전분기의 85.8보다 나아졌지만 2007년 2분기(96.0) 이후 15분기 연속 100을 밑돌았다.  농가교역조건지수는 농가판매가격지수를 농가구입가격지수로 나눈 값으로 100 아래로 내려가면 농산물 판매가격이 가계용품과 농업용품,임금,농기계이용료 등 농가가 농사를 지으려고 사들인 물품값보다 낮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2007년 1분기에 103.3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 96.0으로 떨어졌고 2008년 2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80대에 머물렀다.  농가판매가격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지난해 2분기에 -0.6%에서 3분기 5.1%,4분기 13.5% 등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농가판매가격지수의 상승세는 농산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는 못 미쳤다.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농산물 상승률은 지난해 2분기 5.7%,3분기 17.9%,4분기 30.8% 등이었다.  농가구입가격지수는 지난해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0.6% 상승에 그쳤으나 3분기 1.6%,4분기 3.2% 등으로 원가 부담이 늘었다.  농가구입가격지수 가운데 농업용품(종자,비료,사료,농기구 등)은 지난해 2분기 -3.6%,3분기 -1.7% 등으로 안정됐으나 4분기에 0.6%로 반등했고 농촌임료금도 2분기 -0.1%에서 3분기 1.6%,4분기 4.6% 등으로 오름폭을 키웠다.
  • 中, 한국면적 절반 타들어간다

    중국 중·동부 지역이 지난해 늦가을부터 시작된 60년 만의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면서 올 식량 생산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가뭄 피해지역은 산둥, 허난, 안후이, 장쑤, 허베이 등 9개 성에 이르며 우리나라 면적의 절반을 약간 상회하는 농경지 7740만무(畝·1무는 약 200평)가 피해를 입고 있다. 주민 257만명, 가축 279만 마리도 식수난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번 가뭄이 산둥, 허난성 등 밀 생산 지역을 강타하고 있다는 점이다. 100일 동안 비 한방울 오지 않아 100년 만의 대가뭄으로 기록되고 있는 산둥성의 경우, 중국 전체 가뭄 피해 농경지의 59%인 4584만무가 가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또 다른 밀 생산지인 허난성 역시 종자가 대부분 말라 죽어 올 밀 생산량이 최대 3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연일 가뭄 극복을 독려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모두 22억 위안(약 3740억원)의 재정을 풀어 피해 확산 방지와 피해 농가를 지원키로 했다고 1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보도했다. 피해농지 1무당 10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가뭄이 심한 6개 성, 600개 현(縣·우리의 읍, 면에 해당)에 현당 200만 위안씩의 관개 설비 및 자재구입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농촌지역의 수리시설 건설과 수자원 긴급 개발, 식량생산 확대를 위해 40억 위안을 투입하기로 했다. 농촌뿐만 아니라 대도시도 가뭄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 톈진 등에 100일 동안 눈이나 비가 전혀 오지 않아 수원지의 물이 고갈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앞으로도 한달여간 눈이나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있어 피해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4) 공간개선 분야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4) 공간개선 분야

    지방행정의 달인이 회가 거듭할수록 독자들의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달인은 공간개선분야 달인들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축구형 모형 화분디자인을 개발한 달인, 색깔있는 벼로 자기 고장을 알리는 농촌지도사, 주민들의 손길이 깃든 항아리 등으로 소공원을 꾸민 달인, 한라산 지킴이 등이다. 5회인 전기기계분야 달인은 2월 7일자에 소개한다. ■‘발상의 전환자’ 충북 괴산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최병열 씨 유색벼로 그린 논그림 찬사… 올 달나라 토끼 도전 “발상의 전환이 충북 괴산군을 전국에 알렸습니다.” 충북 괴산군 농업기술센터 최병열(46) 농촌지도사는 유색벼를 활용한 논그림으로 공간구조 개선분야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됐다. 최씨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세가지 유색벼(황색, 자주색, 녹색)를 활용해 논에 그림을 그린 것은 2008년 4월이다. 2200만원을 들여 감물면 이담뜰의 논 2.3ha를 임대해 가로 100m, 세로 150m 크기의 상모돌리기 그림을 연출했다. 바닥을 평탄하게 만든 논을 가로·세로 1m 간격으로 세분화해 석회로 밑그림을 그리고 20여명이 투입돼 모내기까지 하는 데 걸린 시간은 총 15일. 이런 과정을 거쳐 거대한 논그림이 완성되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괴산에 유색의 ‘미스터리 서클’이 나타났다며 국내 언론에서 앞다퉈 취재했고 일본 농업인 신문에도 보도됐다.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를 비롯해 ‘농경과 원예’, ‘그린매거진’, ‘청정 충북농업’, ‘새농사’ 등 각종 농업책자에도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논그림은 연간 3만 5000여명이 다녀가는 괴산의 관광명소가 됐다.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김민기 교수는 논그림의 홍보가치를 2200억원으로 평가했다. 군은 개청이래 최대 홍보효과를 가져왔다며 2009년 최씨에게 1호봉 특별승급 포상을 줬다. 논그림이 탄생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최씨의 집념이 있었기에 기발한 아이디어는 빛을 볼 수 있었다. 최씨는 2005년 일본 해외연수 도중 농업연구소에서 황색을 띠고 있는 유색벼를 보고 논그림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최씨는 유색벼 종자증식을 위해 재배와 연구를 반복했다. 2007년에 초기물량보다 100배나 증가한 유색벼를 확보했다. 색상은 황색, 자주색, 검붉은색, 흰색, 녹색 등 총 다섯 가지를 갖췄다. 2006년 괴산군 발전전략 과제로 ‘유색벼를 이용한 논그림’을 제안했지만 채택되지 않았고, 2007년에는 군에 예산을 요구했지만 또다시 외면 당했다. 그러나 최씨는 개인 돈으로 육묘상자와 못자리상토를 구해 볍씨를 파종하고 육묘를 하는 등 포기하지 않았다. 농업기술센터 내에 ‘농촌사랑’이라는 군정연구 동아리까지 만들었다. 이런 노력 끝에 탄생한 논그림은 ‘유색벼를 이용한 논그림 형성방법’이라는 이름으로 2008년 특허출원됐다. 경기도 시흥시는 최근 2000만원을 괴산군에 주고 기술이전을 해갔다. 최씨는 논그림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논그림과 주변관광지를 연계해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고, 논그림 주변에서 전국 사진촬영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도시 소비자들을 논그림 작업에 참여시키고 논그림 이름 붙이기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최씨는 “올해는 토끼의 해를 맞아 토끼가 달나라에서 떡방아를 찧는 모습을 연출할 계획”이라며 “농촌도 이제는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괴산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공공 조경연출 1인자’ 경기 수원시 녹지과 주무관 최재군 씨 평면 개념 화단 입체화… 지속 가능 생태녹지 조성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은 모두 훌륭한 조경 재료입니다.” 도시화단 조성의 달인으로 뽑힌 경기 수원시 녹지과 최재군(44·녹지7급)주무관의 꿈은 공공분야 화단연출의 1인자가 되는 것이다. 그는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1996년 임업직 공무원에 도전, 지금까지 15년째 지방 녹지 업무를 담당하며 수원시의 도시 환경을 획기적으로 변모시켰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그가 연출한 축구공 모형 화분은 국내외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평면 개념의 화단을 입체화한 첫 시도였다. 최 주무관은 “당시까지만 해도 공공 화단연출은 88 서울올림픽 때처럼 주요도로 곳곳에 단품종의 꽃을 심는 수준에 그쳐 도시 환경과 어울리지 않았고, 시민들의 눈길도 끌지 못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월드컵인 만큼 월드컵 열기를 높일 수 있는 소재로 축구공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최 주무관의 손길은 화단연출에서 그치지 않았다. 수원시민이 즐겨 찾는 수원천을 가꾸기 위해 2003년부터 심기 시작한 튤립이 수원천 일대를 가득 채우기 시작하면서 2007년 ‘수원천 튤립축제’로 발전했다. 별도의 사업 예산 없이 일반 조경 사업비를 활용해 개최한 튤립축제는 연인원 30만명이 찾는 대표적인 저예산 지방축제로 자리잡았다. 겨울철 시골 농수로 펌프는 최 주무관의 눈을 통해 얼음공원으로 재탄생 했다. 최 주무관은 “꽃이 살 수 없는 겨울에도 수원천 주변을 가꿔 1년 내내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싶었다.”면서 “농수로 펌프 끝에 물이 얼어 있는 것을 보고 얼음공원을 만들어 보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원천 얼음공원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기술을 배워가면서 주요 지자체 겨울 문화로 성장하고 있다. 공공화단 연출뿐만 아니라 상용 화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최 주무관은 매일 화분에 물을 주는 번거로움을 줄이는 방법으로 등잔(燈盞)을 주목, 심지 급수 화분을 개발했다. 심지 급수 화분은 화분 속에 물탱크와 부직포를 이용한 심지를 설치해 식물이 원하는 양의 물을 스스로 흡수하도록 한 화분이다. 그는 이제 화단 연출을 넘어 지속가능한 생태녹지(ESSG)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생태녹지란 녹지 내 생태계가 선순환하는 것으로 광교신도시와 호매실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들 도시에는 가로수와 조경 품종 등을 다양화해 병해충 발생을 줄이고, 토양오염 없는 천연의 숲을 조성할 방침이다. 최 주무관은 “녹지라고 해서 단순히 잔디공원만을 만드는 곳이 많다.”면서 “잔디는 관리를 위해 제초제를 많이 사용하게 되고, 과도한 제초제 사용으로 녹지가 토양을 오염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최 주무관은 “우리나라 조경의 발전과 생태도시 건설을 위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임업직 공무원의 직분을 다한 뒤에는 후배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마이더스 손’ 전남 진도군 환경미화원 전석환 씨 항아리·절구통 등으로 만든 15개 소공원 지역 명소로 전남 진도군에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전석환(45)씨는 ’진도의 마이더스 손’으로 불린다. 아무 쓸모 없는 폐기물도 그의 손을 거치면 예쁜 조형물이 되고, 관광명소가 되기 때문이다. 진도군은 잊혀져 가는 농촌의 애환을 되새기고 추억을 더듬는 시골 풍경을 묘사하기 위해 2007년 ‘아름다운 연도변 가꾸기’사업을 추진했다. 전씨는 이 사업을 위해 진도군의 관문인 국도 18호선을 따라 유휴지 및 버려진 땅을 골라 대나무와 항아리 등을 활용해 원두막, 마차, 장독대, 물레방아, 항아리 조형물 및 수세미 덕을 만드는 등 15개의 소공원을 조성했다. 소공원은 지역 명물 공원으로 발전돼 관광객들에게 사진 촬영과 스토리 텔링의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전문 예술가가 아니기에 전씨가 만든 조형물들은 엉성한 면도 있지만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소박하고 투박한 예술성을 감미했다며 이곳을 자주 들르고 있다. 조형물로 사용했던 절구통, 항아리들은 모두 관내 주민들이 기증한 것들이었으며, 창고에 방치된 먼지투성인 항아리가 전씨의 손을 거쳐 독특한 예술 작품이 되었고 이후 ‘마이다스 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 같은 사실이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항아리를 기증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17세에 섬마을에 시집 와 바깥 뭍 구경 한번 못하고 한 평생을 산 80세 할머니는 섬에서 살면서 자신의 혼이 담겨있는 절구통과 항아리 등의 소장품을 좋은 일에 사용하라고 선뜻 내놓아 직원 모두가 감명을 받기도 했다. 전씨는 기증한 항아리 등을 수집하러 갈 때마다 만나는 주민 모두 그 물건에 사연과 애정이 스며있단 걸 느꼈다. 이 점에 착안해 기증한 주민들의 애정을 담고자 ‘희로애락이 깃든 항아리 100인상’을 만들게 되었다. 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즐거운 우리네 삶의 다양한 모습을 주제로 항아리에 담아냈다. 친정어머니의 유품인 항아리를 기증한 주민은 고물장수에 팔려고 했었는데 멋진 조형물로 변모하게 돼 지나갈 때마다 어머니의 따뜻한 품이 생각난다며 오히려 감사하다는 말을 하곤 한다. 2009년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1만 5000㎡ 규모의 항아리 수생식물공원이 조성되었다. 전씨는 이곳에도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총 결집해 물레방아, 항아리탑, 춤추는 항아리, 통나무다리 등을 만들어 전시하게 되었다. 이후 항아리 수생식물공원은 개인 블로그와 입소문을 타고 현재 진도의 숨겨진 명소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전씨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도로변에 수천, 수억원을 들여 랜드마크나 야간 조명 시설 등 경관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비해 작은 비용으로, 또 주민들이 참여해 함께 만들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전씨는 “콘크리트 바닥으로 대변되는 청소년들과 원두막의 향수를 가진 세대들, 그리고 외지인들이 진도를 ‘전통미 넘치는 소박한 시골길’로 아로새겼으면 더할 나위 없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진도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35년 한라산 지킴이’ 제주 한라산 국립공원관리부 청원경찰 신용만 씨 고산식물·풍경 등 DB화… 세계자연유산 등재 힘써 “한라산은 저의 전부입니다. 우리나라, 나아가 세계인이 사랑하는 한라산을 만드는 게 저의 평생의 꿈입니다.” 해발 1950m 남한 최고봉 한라산을 매일같이 오르 내리는 신용만(59·한라산국립공원관리부 청원경찰)씨를 두고 제주사람들은 ‘한라산 지킴이’라 부른다. 35년간 한라산국립공원에서 청원경찰로 일하면서 아마도 3만번은 한라산을 올랐다는 신씨. 그가 한라산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1976년. 한라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한라산의 매력에 빠져 청원경찰로 한라산과 동거를 시작했다. 한라산은 전국의 청원경찰 근무지 가운데 기상 환경이 가장 혹독한 곳이다. 연평균 4도 이하 기온, 해발 1700m 이상 지역에서 매주 1회 이상 숙박하며 밀렵 등 불법행위를 단속하는 게 지난 35년간 신씨의 일상이었다. 신씨의 주 업무는 한라산을 훼손하는 불법행위 단속이다. 그는 매일 단속활동과 병행해 한라산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기록하기 시작했다. 훼손 실태를 고발하기위해 카메라도 자비로 구입했다. 신씨는 “훼손 실태를 정확히 알려야만 보호의식도 생기고 복구방안도 마련할 것 같아 틈틈이 한라산 훼손의 역사를 기록했습니다.”고 말한다. 신씨의 훼손지역 기록을 통해 한라산국립공원은 현재 70% 이상 훼손지 완전 복구가 추진 중이다. 한라산 자원 기록의 데이터베이스화는 신씨의 평생 역작이기도 하다. 신씨는 요즘도 매일 무거운 식물도감과 카메라를 짊어지고 한라산을 오른다. 1992년부터 노루, 고산지대 특산식물 등 2만여점의 한라산 식생자원을 혼자 정리했다. 이를 토대로 신씨는 2001년 식물분야 권위자인 고 이영노박사 함께 ’제주도 자생식물도감’으로 펴냈고 한국식물도감에도 자료를 제공했다. 계곡, 기암, 절벽, 사계절 풍광 등을 카메라에 담아 4만여점에 이르는 방대한 한라산 경관 자원도 정리했다. 한라산에서는 연평균 44명의 조난자가 발생한다. 이런 조난자를 구하는 것도 그의 일이다. 신씨는 수시로 조난자을 업고 험한 탐방로를 내려오는 바람에 관절이 좋지 않아 요즘도 병원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1988년 일본 NHK 취재 기자가 해발 1700m에서 쇼크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자 현장 부근에 있던 신씨가 인공호흡을 실시, 소생시키고 하산해 살렸다. 이후 NHK사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한라산을 찾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신씨는 한라산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에도 한몫했다. 유네스코의 제주 현지 조사시 한라산 전문 해설사 역할을 자처해 동행하며 성심껏 한라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렸다. 그는 2007년부터 사이버수사대를 조직해 인터넷 상에서 돌아다니는 한라산 불법 무단탐방 등을 조장하는 사진 등 게시물 등을 적발, 삭제를 요청하는 등 준법 산행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신씨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제주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될 수 있도록 한라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굳건히 지켜 나가겠습니다.”고 다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4)공간개선 분야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4)공간개선 분야

    지방행정의 달인이 회가 거듭할수록 독자들의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달인은 공간개선분야 달인들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축구형 모형 화분디자인을 개발한 달인, 색깔있는 벼로 자기 고장을 알리는 농촌지도사, 주민들의 손길이 깃든 항아리 등으로 소공원을 꾸민 달인, 한라산 지킴이 등이다. 5회인 전기기계분야 달인은 2월 7일자에 소개한다. ■ ‘공공 조경연출 1인자’ 경기 수원시 녹지과 주무관 최재군 씨 평면 개념 화단 입체화… 지속 가능 생태녹지 조성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은 모두 훌륭한 조경 재료입니다.” 도시화단 조성의 달인으로 뽑힌 경기 수원시 녹지과 최재군(44·녹지7급)주무관의 꿈은 공공분야 화단연출의 1인자가 되는 것이다. 그는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1996년 임업직 공무원에 도전, 지금까지 15년째 지방 녹지 업무를 담당하며 수원시의 도시 환경을 획기적으로 변모시켰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그가 연출한 축구공 모형 화분은 국내외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평면 개념의 화단을 입체화한 첫 시도였다. 최 주무관은 “당시까지만 해도 공공 화단연출은 88 서울올림픽 때처럼 주요도로 곳곳에 단품종의 꽃을 심는 수준에 그쳐 도시 환경과 어울리지 않았고, 시민들의 눈길도 끌지 못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월드컵인 만큼 월드컵 열기를 높일 수 있는 소재로 축구공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최 주무관의 손길은 화단연출에서 그치지 않았다. 수원시민이 즐겨 찾는 수원천을 가꾸기 위해 2003년부터 심기 시작한 튤립이 수원천 일대를 가득 채우기 시작하면서 2007년 ‘수원천 튤립축제’로 발전했다. 별도의 사업 예산 없이 일반 조경 사업비를 활용해 개최한 튤립축제는 연인원 30만명이 찾는 대표적인 저예산 지방축제로 자리잡았다. 겨울철 시골 농수로 펌프는 최 주무관의 눈을 통해 얼음공원으로 재탄생 했다. 최 주무관은 “꽃이 살 수 없는 겨울에도 수원천 주변을 가꿔 1년 내내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싶었다.”면서 “농수로 펌프 끝에 물이 얼어 있는 것을 보고 얼음공원을 만들어 보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원천 얼음공원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기술을 배워가면서 주요 지자체 겨울 문화로 성장하고 있다. 공공화단 연출뿐만 아니라 상용 화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최 주무관은 매일 화분에 물을 주는 번거로움을 줄이는 방법으로 등잔(燈盞)을 주목, 심지 급수 화분을 개발했다. 심지 급수 화분은 화분 속에 물탱크와 부직포를 이용한 심지를 설치해 식물이 원하는 양의 물을 스스로 흡수하도록 한 화분이다. 그는 이제 화단 연출을 넘어 지속가능한 생태녹지(ESSG)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생태녹지란 녹지 내 생태계가 선순환하는 것으로 광교신도시와 호매실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들 도시에는 가로수와 조경 품종 등을 다양화해 병해충 발생을 줄이고, 토양오염 없는 천연의 숲을 조성할 방침이다. 최 주무관은 “녹지라고 해서 단순히 잔디공원만을 만드는 곳이 많다.”면서 “잔디는 관리를 위해 제초제를 많이 사용하게 되고, 과도한 제초제 사용으로 녹지가 토양을 오염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최 주무관은 “우리나라 조경의 발전과 생태도시 건설을 위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임업직 공무원의 직분을 다한 뒤에는 후배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발상의 전환자’ 충북 괴산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최병열 씨 유색벼로 그린 논그림 찬사… 올 달나라 토끼 도전 “발상의 전환이 충북 괴산군을 전국에 알렸습니다.” 충북 괴산군 농업기술센터 최병열(46) 농촌지도사는 유색벼를 활용한 논그림으로 공간구조 개선분야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됐다. 최씨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세가지 유색벼(황색, 자주색, 녹색)를 활용해 논에 그림을 그린 것은 2008년 4월이다. 2200만원을 들여 감물면 이담뜰의 논 2.3ha를 임대해 가로 100m, 세로 150m 크기의 상모돌리기 그림을 연출했다. 바닥을 평탄하게 만든 논을 가로·세로 1m 간격으로 세분화해 석회로 밑그림을 그리고 20여명이 투입돼 모내기까지 하는 데 걸린 시간은 총 15일. 이런 과정을 거쳐 거대한 논그림이 완성되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괴산에 유색의 ‘미스터리 서클’이 나타났다며 국내 언론에서 앞다퉈 취재했고 일본 농업인 신문에도 보도됐다.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를 비롯해 ‘농경과 원예’, ‘그린매거진’, ‘청정 충북농업’, ‘새농사’ 등 각종 농업책자에도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논그림은 연간 3만 5000여명이 다녀가는 괴산의 관광명소가 됐다.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김민기 교수는 논그림의 홍보가치를 2200억원으로 평가했다. 군은 개청이래 최대 홍보효과를 가져왔다며 2009년 최씨에게 1호봉 특별승급 포상을 줬다. 논그림이 탄생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최씨의 집념이 있었기에 기발한 아이디어는 빛을 볼 수 있었다. 최씨는 2005년 일본 해외연수 도중 농업연구소에서 황색을 띠고 있는 유색벼를 보고 논그림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최씨는 유색벼 종자증식을 위해 재배와 연구를 반복했다. 2007년에 초기물량보다 100배나 증가한 유색벼를 확보했다. 색상은 황색, 자주색, 검붉은색, 흰색, 녹색 등 총 다섯 가지를 갖췄다. 2006년 괴산군 발전전략 과제로 ‘유색벼를 이용한 논그림’을 제안했지만 채택되지 않았고, 2007년에는 군에 예산을 요구했지만 또다시 외면 당했다. 그러나 최씨는 개인 돈으로 육묘상자와 못자리상토를 구해 볍씨를 파종하고 육묘를 하는 등 포기하지 않았다. 농업기술센터 내에 ‘농촌사랑’이라는 군정연구 동아리까지 만들었다. 이런 노력 끝에 탄생한 논그림은 ‘유색벼를 이용한 논그림 형성방법’이라는 이름으로 2008년 특허출원됐다. 경기도 시흥시는 최근 2000만원을 괴산군에 주고 기술이전을 해갔다. 최씨는 논그림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논그림과 주변관광지를 연계해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고, 논그림 주변에서 전국 사진촬영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도시 소비자들을 논그림 작업에 참여시키고 논그림 이름 붙이기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최씨는 “올해는 토끼의 해를 맞아 토끼가 달나라에서 떡방아를 찧는 모습을 연출할 계획”이라며 “농촌도 이제는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괴산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마이더스 손’ 전남 진도군 환경미화원 전석환 씨 항아리·절구통 등으로 만든 15개 소공원 지역 명소로 전남 진도군에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전석환(45)씨는 ’진도의 마이더스 손’으로 불린다. 아무 쓸모 없는 폐기물도 그의 손을 거치면 예쁜 조형물이 되고, 관광명소가 되기 때문이다. 진도군은 잊혀져 가는 농촌의 애환을 되새기고 추억을 더듬는 시골 풍경을 묘사하기 위해 2007년 ‘아름다운 연도변 가꾸기’사업을 추진했다. 전씨는 이 사업을 위해 진도군의 관문인 국도 18호선을 따라 유휴지 및 버려진 땅을 골라 대나무와 항아리 등을 활용해 원두막, 마차, 장독대, 물레방아, 항아리 조형물 및 수세미 덕을 만드는 등 15개의 소공원을 조성했다. 소공원은 지역 명물 공원으로 발전돼 관광객들에게 사진 촬영과 스토리 텔링의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전문 예술가가 아니기에 전씨가 만든 조형물들은 엉성한 면도 있지만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소박하고 투박한 예술성을 감미했다며 이곳을 자주 들르고 있다. 조형물로 사용했던 절구통, 항아리들은 모두 관내 주민들이 기증한 것들이었으며, 창고에 방치된 먼지투성인 항아리가 전씨의 손을 거쳐 독특한 예술 작품이 되었고 이후 ‘마이다스 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 같은 사실이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항아리를 기증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17세에 섬마을에 시집 와 바깥 뭍 구경 한번 못하고 한 평생을 산 80세 할머니는 섬에서 살면서 자신의 혼이 담겨있는 절구통과 항아리 등의 소장품을 좋은 일에 사용하라고 선뜻 내놓아 직원 모두가 감명을 받기도 했다. 전씨는 기증한 항아리 등을 수집하러 갈 때마다 만나는 주민 모두 그 물건에 사연과 애정이 스며있단 걸 느꼈다. 이 점에 착안해 기증한 주민들의 애정을 담고자 ‘희로애락이 깃든 항아리 100인상’을 만들게 되었다. 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즐거운 우리네 삶의 다양한 모습을 주제로 항아리에 담아냈다. 친정어머니의 유품인 항아리를 기증한 주민은 고물장수에 팔려고 했었는데 멋진 조형물로 변모하게 돼 지나갈 때마다 어머니의 따뜻한 품이 생각난다며 오히려 감사하다는 말을 하곤 한다. 2009년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의 하나로 1만 5000㎡ 규모의 항아리 수생식물공원이 조성되었다. 전씨는 이곳에도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총 결집해 물레방아, 항아리탑, 춤추는 항아리, 통나무다리 등을 만들어 전시하게 되었다. 이후 항아리 수생식물공원은 개인 블로그와 입소문을 타고 현재 진도의 숨겨진 명소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전씨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도로변에 수천만원이나, 수억원을 들여 랜드마크나 야간 조명 시설 등 경관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비해 작은 비용으로, 또 주민들이 참여해 함께 만들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전씨는 “콘크리트 바닥으로 대변되는 청소년들과 원두막의 향수를 가진 세대들, 그리고 외지인들이 진도를 ‘전통미 넘치는 소박한 시골길’로 아로새겼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고 말했다. 진도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35년 한라산 지킴이’ 제주 한라산 국립공원관리부 청원경찰 신용만 씨 고산식물·풍경 등 DB화… 세계자연유산 등재 힘써 “한라산은 저의 전부입니다. 우리나라, 나아가 세계인이 사랑하는 한라산을 만드는 게 저의 평생의 꿈입니다.” 해발 1950m 남한 최고봉 한라산을 매일같이 오르 내리는 신용만(59·한라산국립공원관리부 청원경찰)씨를 두고 제주사람들은 ‘한라산 지킴이’라 부른다. 35년간 한라산국립공원에서 청원경찰로 일하면서 아마도 3만번은 한라산을 올랐다는 신씨. 그가 한라산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1976년. 한라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한라산의 매력에 빠져 청원경찰로 한라산과 동거를 시작했다. 한라산은 전국의 청원경찰 근무지 가운데 기상 환경이 가장 혹독한 곳이다. 연평균 4도 이하 기온, 해발 1700m 이상 지역에서 매주 1회 이상 숙박하며 밀렵 등 불법행위를 단속하는 게 지난 35년간 신씨의 일상이었다. 신씨의 주 업무는 한라산을 훼손하는 불법행위 단속이다. 그는 매일 단속활동과 병행해 한라산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기록하기 시작했다. 훼손 실태를 고발하기위해 카메라도 자비로 구입했다. 신씨는 “훼손 실태를 정확히 알려야만 보호의식도 생기고 복구방안도 마련할 것 같아 틈틈이 한라산 훼손의 역사를 기록했다.”고 말한다. 신씨의 훼손지역 기록을 통해 한라산국립공원은 현재 70% 이상 훼손지 완전 복구가 추진 중이다. 한라산 자원 기록의 데이터베이스화는 신씨의 평생 역작이기도 하다. 신씨는 요즘도 매일 무거운 식물도감과 카메라를 짊어지고 한라산을 오른다. 1992년부터 노루, 고산지대 특산식물 등 2만여점의 한라산 식생자원을 혼자 정리했다. 이를 토대로 신씨는 2001년 식물분야 권위자인 고 이영노박사와 함께 ’제주도 자생식물도감’으로 펴냈고 한국식물도감에도 자료를 제공했다. 계곡, 기암, 절벽, 사계절 풍광 등을 카메라에 담아 4만여점에 이르는 방대한 한라산 경관 자원도 정리했다. 한라산에서는 연평균 44명의 조난자가 발생한다. 이런 조난자를 구하는 것도 그의 일이다. 신씨는 수시로 조난자를 업고 험한 탐방로를 내려오는 바람에 관절이 좋지 않아 요즘도 병원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1988년 일본 NHK 취재 기자가 해발 1700m에서 쇼크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자 현장 부근에 있던 신씨가 인공호흡을 실시, 소생시키고 하산해 살렸다. 이후 NHK사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한라산을 찾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신씨는 한라산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에도 한몫했다. 유네스코의 제주 현지 조사시 한라산 전문 해설사 역할을 자처해 동행하며 성심껏 한라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렸다. 그는 2007년부터 사이버수사대를 조직해 인터넷 상에서 한라산 불법 무단탐방을 조장하는 사진 등 게시물을 적발, 삭제를 요청하는 등 준법 산행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신씨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제주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될 수 있도록 한라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굳건히 지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이광재 강원지사 대법 판결전 본지 격정토로 “면직 슬픈게 아니라 현실이 눈물난다”

    이광재 강원지사 대법 판결전 본지 격정토로 “면직 슬픈게 아니라 현실이 눈물난다”

    <원고지 89장 분량 인터뷰 전문 수록> 이광재 강원도지사는 대법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확정 판결로 지사직을 잃은 27일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판 절차와 결과에 실망스럽다.”면서 “지사직을 잃어서 슬픈 것이 아니라 현실이 가슴 아프고, 도민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판결 바로 전날인 26일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 지사는 인터뷰에서 대법원 판결과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 정치 현안, 2012년 대통령 선거 등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이 지사는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제해 왔으며, 지난해 6월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뒤에도 도정과 관련한 인터뷰만 해 왔다. 정치 현안 전반에 대해 구체적으로 의견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인터뷰는 서교동에 자리잡은 강원도 서울사무소 5층 회의실에서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오전 11시부터 1시간 40분동안 이어졌다. ●대법 상고심 결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지금까지도 백척간두 위에서 한 걸음 더 내딛는 심정으로 살아왔다. 다 잘될 거라 본다. 불교 경전에 나오듯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정치적 탄압’이라고 말하고 싶나.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 가면서 선한 생각만 가져도 세상을 구제하지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져 들어왔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하게 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어떻게 되나.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나를 보고 근거 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이번 판결을 맡은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나. -없다. →박시환 대법관을 만난 적이 있나.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강원도지사 직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 사장이 당선될 것으로 보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 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성공했다고 보는 것은 어떤 부분인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또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를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었다는 점이다. 지지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과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했다. →실패한 절반은 무엇인가. -당시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그러다 보니 너무 큰 상처가 났다. 예를 들어 행정중심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국회로 왔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실제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작다. 국가의 5% 정도밖에는 바꿀 수 없다고 본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아… 그런 사람이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이다. 제3의 무엇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정치인은 진화해야 한다고 본다. →참여정부의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무엇이 잘됐고, 무엇이 잘못됐나.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러다 홍보수석, 인사수석, 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기존 것을 인정하고 잘할 수 있는 것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라고 본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가장 큰 이유가 뭘까. -내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와 같은 게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보통 사람들의 정서를 잘 이해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그런 사람이었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무엇이었다고 보나.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런 말도 있지 않나.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고…, 그러나 그걸 알면서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다 돌아섰다. 그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를 ‘경계인’이라 했다. 변호사로 기득권층에 진입했지만 사건을 맡기 어려워 직접 찾아가는 인권변호사가 됐고,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선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가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또다시… 정치가 좀 담백했으면 좋겠다.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참여했다. 그 당시 386들은 국가를 경영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보나.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들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 봐야 전체 수석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둘 정도였다. 19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그렇게 따지면 김종필 총재도 30대에 정권의 2인자가 아니었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의 전환기 당시 대통령은 루스벨트, 케네디,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이었다.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다. →386 정치인들에게 여전히 공통된 지향점이 남아 있나. -세대의 에너지라는 것이 있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이유가 뭔가. 그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를 겪었다. 그러니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386세대도 마찬가지다. 데모를 하고 안 하고를 떠나 80년대에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척박한 현실에서 몸으로 앞서 나가고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하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다. ●안희정, 유시민, 김두관, 문재인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가운데 60%는 노 대통령이,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씩 갖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한 말이다. 나는 오히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참여정부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와 안 지사, 김 지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문재인 전 비서실장 중에서 노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던 사람은 누구였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켰지.(웃음) →문 실장이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30초 넘게 고심을 하다가) 잘 모르겠지만, 문재인 실장이 손학규 대표와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했으면 좋겠다. 물론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했으면 좋겠지.(웃음)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이 없나. -그렇지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분이다. 다만 지금은 민주당이 아니니까. →다섯분 가운데 정치 지도자로서의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가장 낫나고 보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이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다. →안희정 지사와는 협력 관계인가, 경쟁 관계인가.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정치현안과 2012년 대선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개헌은 해야 하지만, 시점을 놓쳐 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가 아닌가. 어떤 개헌이 필요한 가는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으로 보나.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정치인,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의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특히 동북아 지역의 명운을 가르는 해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향후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몰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 개헌 문제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웃돈다. 이 지사는 몇점을 주겠나. -이미 대통령인데,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또 서민경제가 어렵다. 이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이 두 가지 문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 지사 본인에게는 몇점을 주고 싶나. -나는 지사 업무 수행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한 50점쯤 주겠다. 강원도에서 나의 지지율도 그 정도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아쉬운 것은 무엇인가. -포용과 통합이다. 국민통합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일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또 동북아 평화와 물류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박근혜 대세론’이 강하다.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경선 패배를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순간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앞으로 대통령의 비즈니스 역할이 커져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가, 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모르겠지만, 멋진 승부를 벌이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 없이 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한나라당에서는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예측가능한 정치를 해야 한다. →현재 박 전 대표와 1대1로 붙을 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누구라고 보나. -그걸 말할 수 있나. 나도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지지율 23%포인트까지 뒤졌다가 13%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결국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가진 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다. →정치권이 좌파와 우파로 나뉘었는데, 이데올로기가 없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만 봐도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정부 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어느 하나가 옳을 수 있나.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정치에서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할 때 각 부처 최고의 엘리트들과 일한 경험이 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 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불교신자다. 본인의 종교가 정치 활동에 영향을 미치나.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참여정부 때 실세여서 강원도에 예산을 많이 주도록 했다는데, 사실인가.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다만 나는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그때뿐이다.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과 일관성 있게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분들이 보수적인데 왜 작년에 민주당 후보인 이 지사를 선택했다고 보나. -첫째,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 둘째,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안다는 점. 셋째, 그래서 도지사 시켜 일하게 한 다음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로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강원도지사 선거 때 공언한 대로 10년 후 대통령 선거에 나올 건가.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 나와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전문 (200자 원고지 89장) 이광재 강원지사가 27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지사직을 잃었다. 2년만에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의 종착역에서 끝내 내리지 못한 채 “선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도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인터뷰는 선고 전날 진행됐다. 이 지사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많았던 취임 이후의 소회와 정치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2012년 대선 등 정치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서울 서교동 강원도민회관 4층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강원지사 강원지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받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 -강원도는 대륙 국가로 가는 전진기지다. 올해 23개국을 다룬 ‘세계 흥망사’라는 책을 내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결국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 문제, 중국·러시아의 자원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때 신성장 동력이 나온다. 서울 중심의 서쪽으로 기울어진 배가 동쪽으로 균형을 잡는 극동아시아 시대가 온다. 지금은 강원도의 역사가 부상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국가 및 강원도의 발전 전략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흔한 말로 ‘호남은 푸대접, 강원도는 무대접’이라고 한다. 현 정권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에 강원도 출신 없다. 도민들이 지역 차별을 느끼나.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만 해도 강원도 출신 장·차관들이 많았는데 현 정권에는 아무도 없어 안타까움이 많은 것 같다. 1년에 9000만여명이 강원도에 온다. 우리가 더 잘하면 그 분들이 강원도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상고심 27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잘 될거라 본다. 기본적으로 불교 경전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증거가 없고 , 궁박한 처지에 있는 한 사람 말에 따라 유·무죄 결정이 났는데 이미 그중에서도 절반 정도가 무죄가 난 상황이다. 여당 의원들은 무죄가 났고, 나는 절반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났다. 더 결정적으로는 재판정에 박연차 씨가 나와 진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재판장이 불러주지 않은 것도 문제다. 더군다나 한 차례가 아니고, 대여섯 차례에 걸쳐 돈을 10억원 넘게 거절한 건 내가 유일한 사람이다. 잘 될 거라 본다.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수용할 건가.  -백척간두 위에서 항상 진일보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잘 될 거라 본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털고 지사직에 전념할 건가, 아니면 ‘정치적 탄압’이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갈 건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불리한 상황이 극복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가는 건데 내가 선한 생각만 갖고 살아도 세상을 구제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정치인 이광재까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릴 거라 본다.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항상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날 보고 근거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유죄 파기환송될 경우) 시한부 임기인데 도정의 안정성을 해치는 건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죄를 확신한다. 취임 이후 직무가 정지되는 어려운 와중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도정이 안정됐고 변화됐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도정 업무는 훨씬 더 강화되고 추진 속도가 붙을 거라고 본다. 언론에서 박시환 대법관과 이 지사의 관계를 부각시키는데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나.  -모르겠다.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박시환 대법관과 만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열심히 지역을 돌고 있다는데 어떤가. 엄 사장이 당선가능성 있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구제역 판결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영향을 주게 되나. 아니면 동계올림픽 유치가 판결에 영향을 줄까.  -그건 모르겠다. 오는 7월 6일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돼야 한다. 연평도 사건도 그렇고 서민들의 생계도 어려워 국민들이 힘 빠져 있다. IMF 구제금융 당시 박세리 선수가 우승해 희망을 줬는데 이번에 평창이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이미 두 번이나 울었다. 이번에는 강원도 ‘감자바우’들이 하는 일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써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꼭 될 거라고 본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유치활동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줬나.  -IOC위원회에서 워낙 평이 좋으시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IOC내 존경받는 분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고심이 많은데 강원도 민심은 어떤가.  -구제역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건 이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할 단계에 왔다는 거다. 첫째, 앞으로 질병이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구제역 연구소조차 없다. 미국은 케네디대통령이 1961년에 만들었는데 우리는 백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영국에 연락해서 공급받고 백신 자체도 모자란다. 구제역 연구소를 국가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있고 전반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 셋째, 가축을 키울 때 근본적인 전환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보니 동물을 일정 기간 이상 가둬서 키우지 않았다. 초지에서 방목하고, 불가피하게 가둬놓고 키우면 철저히 관리한다.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구제역을 막는 것과 시장을 활성화 시켜 농민에게 도움을 주는 건 다른 문제다. 강원도는 빨리 출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다들 재래시장에 못 나와 물건을 못 파니까 어렵다. 어차피 제수 상품을 사야 하니까 도청 공무원 월급의 일정액을 떼서 대대적인 상품권 구매운동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직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새끼가 젖을 물면 1분 이내에 쓰러지는데 오랫동안 버티다 쓰러지는 소를 보며 또 한번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할 때가 왔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 사건이었다. ●참여정부와 고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절반의 성공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시키면서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 문제도 박수 받고 해결했다.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됐다. 모든 것은 자기 지지자들과 했던 싸움이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지 않고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진보라고 진보의 정책을 다 쓸 수 없고, 보수라고 보수의 정책을 다 쓸 수 없다. 대통령은 중간을 가게 돼 있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폐장 문제 다음 정권에 넘기자, 약체 정권인데 지지자들과 싸워서 별로 얻을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그럴 바에 왜 대통령을 하나. 내가 있을 때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돌파해야 나라가 진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것, 이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본다. 절반의 실패는 무엇인가.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또 너무 상처가 났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이번 국회로 오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치가보다 사상가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자신의 힘에 비해 너무 거대한 어젠다를 세웠다.하지만 행복도시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화두의 일부를 내보였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아, 그런 사람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다른 사람이다.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적통이라기 보다 제 3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결국 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참여정부가 만들었던 청와대와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잘했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참여정부가 했던 시스템을 현 정부가 다 반대하다가 다시 돌아갔다. 홍보수석 폐지했다가 다시 만들고, 인사수석·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존재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존재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다. 노 대통령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공직자와 수많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그런 시스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 체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런 문제 볼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나도 전임 도지사를 절대 비판하지 않고 다 안고 있다. 차차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하고 일은 혁신적으로 한다. 책을 쓰면서 23개국을 연구해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은 제조업이 강하고 기술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과 정보통신부가 없어지는 걸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결국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무한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앨빈 토플러가 ‘미국 대통령 되면 미국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5%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걸 못 바꾼다. 오히려 기존 것을 인정하고 내가 아주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다.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요즘 주말이면 봉하마을에 1만명이 온다고 한다. 놀랍다.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 서민 대통령.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 노 대통령은 어쨌든 법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법을 배워야 한다, 리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침 7시에 불러 헌법 공부를 시켰다. 집이 인천이라 국회 근처에 방을 잡고 밤새며 일을 했다. 청문회에서 대단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연설이나 글은 굉장히 쉽다. 어디서 이렇게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언어를 배웠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변호사들이 판·검사를 접대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걸 하지 말자고 했다. 그 뒤 사건이 안 들어와서 직접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인생이 말야, 남녀가 모든 걸 버리며 사랑하다가도 막상 헤어지고 나면 1만원짜리 하나 갖고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 듣고 확 와닿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 대정부 질의 원고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이 사람은 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면 대통령을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갖고 있다가 1992년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면서 호남 사람들 이 의원회관실로 울며 전화하더니 애를 더 낳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영남 사람이지만 이렇게 나라가 분열되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걸 말씀드렸고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가자고 하니 나가도 되겠냐고 되물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을 치르면서 최고위원 선거 준비했고 대선 나간다고 계획 세웠다. 1993년 12월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서 완전히 생각을 굳혔다. 갔다 와서 안희정 씨를 만나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처지라 현역 국회의원 대상으로 계보 만들기가 어려우니 지방자치 실무연구소를 만들고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했다.  노 대통령에게 가장 감동을 받은 건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이고 권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노 대통령은 계속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아마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런 농담이 있다.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는. 양면성이 있다. 분노는 사랑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에 노동자와 서민을 변호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노동자와 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냐고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랬더니 노 대통령이 ‘나도 대한민국 사법고시에서 50명 뽑을 때 된 사람이다. 판사도 됐고 기득권 세력이다. 그러나 국회라는 게 뭐냐, 나같은 사람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줘야 균형을 잡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뭐 쉬운 길을 가냐. 나는 뭐 좋냐. 내가 무슨 바보냐’고 했다. 항상 유대인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 공산주의자 나치가 공산주의자 선언할 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기에 가만 있었다, 그러나 나치가 나를 체포하러 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말을 강연에서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세분석 하지 말라고 했다. 참모들은 참아야 기회가 온다고 조언하는데 ‘내가 왜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하냐’고 따졌다. 이러면 참모들은 힘들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5대 총선 종로에서 떨어지고 정말 막막했다. 두 번 떨어지고 나서 내가 노 대통령에게 종로로 가자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이명박·이종찬 후보에게 다 지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 정치 1번지에서 의미있는 전사를 해도 정치인은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다. 천신만고 끝에 현역이 됐다. 그 뒤에 부산에 가겠다는 거다. 왜 거기로 가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사람은 무엇이 되는 걸 생각하는데 도구가 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는 사람을 사랑한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 분이 계속 어려우니까 떠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좋을 때 떠나지, 어려울 때 못 떠난다. 계속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세속적인 출세를 한 거다. 내가 큰 역량이 있어서가 아니다. 인터뷰하러 오면서 택시 기사가 하는 말이 ‘노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사람들이 다 돌아서더라.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 ‘경계인’이라고 했다. 변호사로서 대한민국 기득권에 진입했지만 인권변호사가 됐고, 경상도 사람으로 민주당에 소속돼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이런 얘기할 때 가슴 아팠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게 의리라고 생각한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서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좀 정치가 담백했으면 좋겠다. ●386과 486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정권에 참여했다. 국가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봐야 전체 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비서관 둘 빼면 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이 사람들이 주력 부대였다. 수석이 대체로 50대 중반, 노 대통령과 같거나 조금 많거나 적었다.  또 김종필 총재가 30대에 공화당 의장하지 않았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세 번 오는데 공황기, 동서 냉전기, 신자유주의 물결이 들어서기 직전이다. 한번은 루즈벨트, 한번은 케네디, 한번은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의 대통령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준비가 돼 있느냐,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정리하자면 너무 과하게 폄하하려 하는 의도 속에서 본질에 맞지 않는 비난이 있었고, 나이만으로 모든 걸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당시 나쁜 배합 아니었다. 386 정치인들은 현재 공통된 지향점이 있나.  -세대 에너지가 있다고 본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것은 그 당시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 전쟁을 치렀다. 석회석과 다이아몬드는 성분이 똑같다. 그런데 어떤 압축과 고열과정 겪느냐에 따라 석회석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6·25 전쟁과 8·15 해방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그 에너지가 있었기에 40대 기수론이 가능했고 살아가는 힘이 있었기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살아보자는 열망이 가능했다. 박정희라는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때문에 경제 발전도 가능했다.  데모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80년대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데모를 하든 안 하든 척박한 현실에 몸으로 앞서 나간 사람,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수백만이다. 학생운동 한 사람은 극히 소수다. 386으로 폄하될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해 나가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중에 학생 운동 한 사람들은 소수였다. 당시 70만명씩 대학갈 때다. 80년대 학번부터 87년까지 보면 490만명의 대졸자를 갖고 있다. 취직을 많이 못해서 문화운동을 이끈 사람들도 이 주류들이다. 강한 386에너지가 있다. 운동만 한 386이 아니고, 80년대라는 군사독재 시절을 살아간 강력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이제 486이라고 하는데 용어는 어떤가. 386 상징성 때문에 쓰는 게 낫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본다. 세대 에너지를 좀더 얘기하자면 68년도에 유럽의 학생운동을 이끈 6·8세대들이 다 유럽의 대통령이 됐다. 그만큼 세대 에너지가 강하다고 본다. 존중될 필요가 있다. 다만 나처럼 못난 사람이 정치하게 되면서 정치권에 대해 조금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부채 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386 세대는 충분히 의미있는 세대다. 40대가 우리 경제의 주류 아닌가. 회사의 과장, 부장으로 일하면서 사회와 경제를 끌고 가는 강력한 세대다. 내가 그 세대가 갖고 있는 에너지 만큼 못한 게 미안하다. 올해 70세 넘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영화제위원장을 강원도 문화예술제전 이사장으로 모셨다. 김 위원장은 1년 반을 해외에 있었다. 20대 청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세대간 벽을 두기보다 신구 조화를 강력히 꾀해야 할 때다. 중국이란 나라의 역동적 힘은 젊은 사람을 키워주고 권력자들은 전 정권 권력자들과 협력하고 타협하는 데서 나온다. 난 이것이 오늘날 중국의 강력한 동력이라 본다. ●친노세력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60%은 노 대통령에게,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하다. 내가 노 대통령과 가장 오래 있었고, 노 대통령의 가족과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참여정부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사람이 사는데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겠다고 생각했고 또 그건 변함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 안희정 지사, 김두관 지사, 유시민 전 장관, 문재인 비서실장 중에서노 대통령은 누구를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키지(웃음) 문 실장은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한참을 생각하다)잘 모르겠지만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변호사가 잘 경선했으면 좋겠다.(웃음)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 경선했으면 좋겠다. 김두관 지사 말을 들어보면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 없나.  -그렇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특별한 애정 가졌던 분이다. 지금 민주당은 아니니까. 지사 제외하고 나머지 분 중 정치적인 지도자로서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낫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에서 시작되는 거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본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5명 가운데 누가 대표 주자로 출마하면 좋을까. 문재인 실장인가.  -손 대표, 문 실장, 정동영 최고위원도 하겠지. 안희정 지사와는 경쟁 관계인가.  -둘다 의미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자리, 교육, 복지 세 가지 영역에 지사직을 걸었다.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정치가는 희망을 파는 상인인데 국민들은 너무 위대하고 똑똑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그래야 정치를 얘기할 수 있다. 난 분명히 그렇게 할 거다. ●정치 현안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이 지사의 생각은.  -도 지사가 그런 얘기도 해야 하나(웃음). 개헌은 해야 하지만 노 대통령이 개헌하자고 했을 때 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노 대통령이 하자고 했던 시기에 했으면 전체 대통령의 임기나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을텐데 시점을 놓쳐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다. 국회의원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 어떤 개헌 방향이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런데도 여당에서 개헌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 같나.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전 보면서 거대한 힘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진짜 대한민국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명운을 가르는 해다. 북한은 권력 교체기고 우리는 대통령 선거다. 중국 지도자가 바뀐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있다. 아시아 전반에도 남북 문제를 둘러싼 큰 틀의 변화가 오는 시기다. 남북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대한민국 명운을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장길도 계획이라는게, 나진선봉으로 바다로 나오는 것이다. 내년 10월되면 푸틴 대통령이 만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다. 얼마 전에는 몽골의 석탄을 한·중·러가 철도를 놔주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몽골 자원이 동해안으로 나오게 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캄차카 반도 위로 북극 항로가 100~120일 열린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 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한국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천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 투구하고 여야를 떠나 내년 10월 APEC 의제는 단연코 남북의 정세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관리할 거냐, 북한을 경유하는 철도는 어떻게 될 거냐, 몽골·북한의 엄청난 광물 자원 어떻게 가져갈 거냐, 북한 물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거냐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극동아시아의 변화에 여야를 떠나 모든 정파가 외교에 진력해야 한다. 130년 전 구한말 상황이 온 것이다. 강원도가 여기에 한 축이 있다. 지사직을 걸었다.  무상복지 논란을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복지 하면 무상이다. 그런데 성장 없는 복지가 어디 있고, 복지를 생각하지 않는 성장이 어디 있나. 지금처럼 주택 문제,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년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 동안 성장동력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서민들을 어떻게 할 건가를 놓고 머리 맞댈 일이지 지금 개헌으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50%를 웃돈다. 100점 만점에 몇점 정도 주겠나.  -글쎄. 난 통일보단 평화를 원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민경제 부분에 집중해줬으면 한다. 지금 서민들이 살기 너무 어렵다. 고용없는 성장과 거대한 눈부신 지표는 존재하는데 서민 삶은 거기에 없다. 임기 마지막에 두 가지를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어차피 대통령인데. 물론 국민 원성 사면 안 되지만 너무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를 역사와 승부하면서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게 중요하다.. 평화보다 통일 원하는 거 맞나.  -그럼, 당장의 통일보다는 평화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지지율 조사하면 어느 정도.  -한 50% 나올 거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잘못하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이야기에 로마의 번성 요인에 관한 글이 있는데 하나는 포용이다. 로마가 일어났던 건 이민족에 대한 포용, 로마인이 아닌데도 시민권을 주고 외부 사람도 황제가 될 수 있게 했다. 두번째 통합이다. 국민통합이란 건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그래야 이 나라가 잘 되고 서민경제가 잘 된다. 내년 10월 APEC 정상회담을 반드시 국가의 전 역량을 모아야 한다. 틀의 변화는 임기 후반기에 있다. ●민주당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주당의 3대 무상 정책에 찬성하나.  -일자리, 교육 문제를 통해 건강한 중산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국가 전체적으로 복지다. 이를 어떻게 끌고 갈 거냐의 문제와 또 하나는 진짜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의 문제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강원도는 이렇게 정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투자, 들어오는 기업에 특혜를 확실히 주겠다는 게 내 주장이다. 상장 회사 3개를 유치했다. 일자리 만드는 부분을 해 나가는 거다. 교육 분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와 중국어를, 강릉 영동지역은 영어와 러시아를 시범학교를 정해 집중할 생각이다. 연세대학교 초·중·고를 원주에 만든다든지 해서 교육 부분을 굉장히 강화하려 한다. 복지 예산은 늘었는데 많은 걸 못한다. 시범사업을 해보는 거다. 시범사업을 해서 내 가설이 맞으면 확대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2018년 돼야 연금시대 열린다. 2018년에 연금 받을 정도로 연세드신 분은 노후 준비가 안돼 있다. 경로당에 집중하자. 복지의 인프라라고 생각하면 경로당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소 한마리에 200만원, 키우면 한 달에 1만 5000원을 준다. 100마리를 키우면 150만원인데 이걸 경로당 짓는데 쓰자. 소가 새끼 낳으면 소 한마리 800만~1000만원 하는데 그 돈으로 경로당을 도와줄 수 있다. 3년 지나면 소를 팔고 송아지 한 마리가 생긴다. 증식의 모델을 만드는 거다. 농촌형 복지다. 이걸 시범사업으로 해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부모가 있으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그러지 말고 효도통장을 만들어 부모님에게 일정액을 자식 월급에서 10만원 떼 주자.  노인들 쓰레기 줍는거 말고 유럽처럼 꽃을 가꾸게 하고, 도시형 같은 경우 할아버지들이 도시의 쓰레기, 명함 등을 수거해오면 계산해서 주고 경로당 운영비를 주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논쟁할 때 서로 존중할 필요있다. 인간이 제도로 만들어낸 게 투표(정치)와 화폐(경제)다. 성장과 불평등은 쌍둥이 자식이다. 경제에서 성장은 미덕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걸 해소하려는 게 평등이고, 그게 정치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 닮으려고 한다. 이기적, 이타적 유전자가 큰 논란을 일으키는데 성장과 복지라는게 그런 측면이 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철학적인 답변이다.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리더십에 만족하나.  -내가 그것까지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은데.(웃음) 가급적 일에 몰두하는 편이고 강원도 일에 성과를 내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여의도와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보도 없다. ●2012년 대선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도정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동북아의 평화 정세와 물류 문제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극동아시아가 천연가스 50%를 갖고 있다. 북한도 그렇다. 철길, 뱃길로 어떻게 연결해서 해나갈 건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신성장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선호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세론이 강한데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좋은 분이다. 지난 번 경선에서 졌을 때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할 때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국민 마음 속에 섰다. 앞으로 점점 더 비즈니스 대통령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국민들은 예측가능한 미래와 예측가능한 대통령을 원하고 세계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미래의 좋은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안 나설지 모르겠지만) 두 분의 멋진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없이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박 전 대표와 일 대 일로 붙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그걸 말할 수 있나. 하지만 이런 것 같다. 내가 지지도 마이너스 23%였다가 플러스 13%로 이겼다. 박연차 게이트로 찜찜한 게 있으면 국회의원 안 나갔다. 내가 감옥갔을 때 강원도민들이 사랑으로 모든 걸 거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은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갖고 있는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거기서 에너지가 나온다. 선거를 예단할 수 없다. 내가 이길 거라고 누가 봤겠나. 노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이 다음 대선에서 공통된 표심을 가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누가 됐든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사람은 이젠 예측가능한 미래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난 항상 오류가 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치판이 온통 좌파 우파니 하는데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 발전만 봐도 갈라놓고 싸우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1950년대 소위 소련 체제가 경제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뤘다. 미국이 과학자 양성을 위해 수월성 학교교육으로 완전히 바꿨다. 70년대 들어 유럽형 복지모델이 얼마나 강력한 성장모델 됐나. 제 3세계 아시아의 용들은 독재국가라는 비판받으면서도 얼마나 성장했나. 미국 경제도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융성했나.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어려움을 겪지 않나. 경제 발전만 봐도 이렇듯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이것이 옳다고 하나. 역사가 말하지만 진보 보수 관점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경제사 이론을 보더라도 국가의 시장 개입이 진보였는데 한때는 개입하지 않는 게 진보였다가 지금은 또 개입하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상가들은 모르겠지만 정치로 얘기하면 진보 보수, 좌파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개인적으로 아주 공감한다. 언론관은 노 대통령과 같나.  -극도로 언론 노출을 피해왔다. 내가 노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었는데 모시는 사람은 자기 일이 없는 거다. 노 대통령 모실 때 문고리 잡고 인의 장막을 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했지만 내 스스로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청와대에서도 근무했는데 공무원과 사이는 어땠나.  -잘 지내는 편이다. 국정상황실장 할 때 부처 고시 성적 최고였던 분들과 일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유능하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일은 혁신적으로 하는데 사람을 너무 자주 바꾸는 건 옳지 않다.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아침 운동을 과장이랑 걷고, 국장이랑 밥을 먹고, 한 사람씩 알아가고 있다. 조직은 마음으로 일하는 거지 명령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나한테 충성하지 말고 강원도민에게 충성하라고 한다. 종교가 불교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나.  -잘 모르겠다.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다른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 프란체스카 수도사가 한 말이 너무 와닿는다. 5세기 때 쓴 책인가. ‘수도원의 역사’란 책에서 넌 왜 풀이나 바위와 나무에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인간만 영혼이 있다고 보냐. 나무에도 산에도 생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칭기스칸 아들은 신이 10가지 손가락을 준 이유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종교를 핍박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실세라 강원도 예산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동의하나.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국회 와서 처음한 게 내가 담당하는 산하기관을 전부 돈 것이다.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그래서 예산을 따는 거다. 물론 힘이 든다. 담당 사무관이 제일 중요하다. 수백대 일의 경쟁력을 뚫은 공직자를 설득해야 생명력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 있게 일관성 갖고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가 보수적인데 왜 이 지사를 유권자들이 선택했다고 보나.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과 또 하나는 청와대의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알고 그래서 도지사 시켜 강원도를 위해 일 시킨 다음에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내가 선거 때 마지막 연설에서 ‘청와대 국정경험, 국회의원 경험 살려서 10년이 지나면 대통령에 나가겠다’고 한 연설이 시청률 20%까지 올라갔다. 10분짜리 연설인데 나도 놀랐다. 인구는 적은데 적이 없는 데가 강원도다. 이광재를 키워 대통령까지 가보자는 열망이 컸던 거 같다. 10년 후 대통령 나올 건가.  -도 지사를 잘해야 한다.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그것 외에는 뭐. 대통령을 옆에서 많이 봤고 그 자리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지 안다. 자리를 탐할 일은 아니다. 지금은 강원도 일에 욕심을 내겠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도지사 선거 때 이광재 지사가 정말 연설을 잘하더라고 하더라. 얼마 전에도 차기 대선에서 이광재는 왜 안 되고 김두관은 왜 안되겠느냐고 하더라. 10년 약속이 5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나.  -나는 산에서 잘 잔다. 산에서 자면 바람소리가 들린다. 바람도 다 자기 가는 길이 있다. 큰 배가 가는 바다에도 길이 있다. 넓은 창공 같지만 두루미도 가는 길이 있다. 너무 삶에 애달복달 말고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살면서 그 길을 가는 거다. 내가 너무 노 대통령과 어렸을 적부터 큰 일을 하다보니 세상 사는 게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노 대통령 같은 사람 될까.  -왜 그러나. 강원도를 위해 일해야 한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나와서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사 일을 잘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이광재 강원지사가 27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지사직을 잃었다. 2년만에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의 종착역에서 끝내 내리지 못한 채 “선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도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인터뷰는 선고 전날 진행됐다. 이 지사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많았던 취임 이후의 소회와 정치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2012년 대선 등 정치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서울 서교동 강원도민회관 4층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강원지사 강원지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받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  -강원도는 대륙 국가로 가는 전진기지다. 올해 23개국을 다룬 ‘세계 흥망사’라는 책을 내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결국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 문제, 중국·러시아의 자원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때 신성장 동력이 나온다. 서울 중심의 서쪽으로 기울어진 배가 동쪽으로 균형을 잡는 극동아시아 시대가 온다. 지금은 강원도의 역사가 부상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국가 및 강원도의 발전 전략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흔한 말로 ‘호남은 푸대접, 강원도는 무대접’이라고 한다. 현 정권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에 강원도 출신 없다. 도민들이 지역 차별을 느끼나.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만 해도 강원도 출신 장·차관들이 많았는데 현 정권에는 아무도 없어 안타까움이 많은 것 같다. 1년에 9000만여명이 강원도에 온다. 우리가 더 잘하면 그 분들이 강원도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상고심 27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잘 될거라 본다. 기본적으로 불교 경전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증거가 없고 , 궁박한 처지에 있는 한 사람 말에 따라 유·무죄 결정이 났는데 이미 그중에서도 절반 정도가 무죄가 난 상황이다. 여당 의원들은 무죄가 났고, 나는 절반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났다. 더 결정적으로는 재판정에 박연차 씨가 나와 진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재판장이 불러주지 않은 것도 문제다. 더군다나 한 차례가 아니고, 대여섯 차례에 걸쳐 돈을 10억원 넘게 거절한 건 내가 유일한 사람이다. 잘 될 거라 본다.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수용할 건가.  -백척간두 위에서 항상 진일보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잘 될 거라 본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털고 지사직에 전념할 건가, 아니면 ‘정치적 탄압’이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갈 건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불리한 상황이 극복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가는 건데 내가 선한 생각만 갖고 살아도 세상을 구제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정치인 이광재까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릴 거라 본다.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항상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날 보고 근거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유죄 파기환송될 경우) 시한부 임기인데 도정의 안정성을 해치는 건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죄를 확신한다. 취임 이후 직무가 정지되는 어려운 와중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도정이 안정됐고 변화됐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도정 업무는 훨씬 더 강화되고 추진 속도가 붙을 거라고 본다. 언론에서 박시환 대법관과 이 지사의 관계를 부각시키는데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나.  -모르겠다.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박시환 대법관과 만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열심히 지역을 돌고 있다는데 어떤가. 엄 사장이 당선가능성 있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구제역 판결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영향을 주게 되나. 아니면 동계올림픽 유치가 판결에 영향을 줄까.  -그건 모르겠다. 오는 7월 6일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돼야 한다. 연평도 사건도 그렇고 서민들의 생계도 어려워 국민들이 힘 빠져 있다. IMF 구제금융 당시 박세리 선수가 우승해 희망을 줬는데 이번에 평창이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이미 두 번이나 울었다. 이번에는 강원도 ‘감자바우’들이 하는 일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써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꼭 될 거라고 본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유치활동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줬나.  -IOC위원회에서 워낙 평이 좋으시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IOC내 존경받는 분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고심이 많은데 강원도 민심은 어떤가.  -구제역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건 이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할 단계에 왔다는 거다. 첫째, 앞으로 질병이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구제역 연구소조차 없다. 미국은 케네디대통령이 1961년에 만들었는데 우리는 백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영국에 연락해서 공급받고 백신 자체도 모자란다. 구제역 연구소를 국가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있고 전반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 셋째, 가축을 키울 때 근본적인 전환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보니 동물을 일정 기간 이상 가둬서 키우지 않았다. 초지에서 방목하고, 불가피하게 가둬놓고 키우면 철저히 관리한다.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구제역을 막는 것과 시장을 활성화 시켜 농민에게 도움을 주는 건 다른 문제다. 강원도는 빨리 출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다들 재래시장에 못 나와 물건을 못 파니까 어렵다. 어차피 제수 상품을 사야 하니까 도청 공무원 월급의 일정액을 떼서 대대적인 상품권 구매운동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직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새끼가 젖을 물면 1분 이내에 쓰러지는데 오랫동안 버티다 쓰러지는 소를 보며 또 한번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할 때가 왔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 사건이었다. ●참여정부와 고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절반의 성공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시키면서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 문제도 박수 받고 해결했다.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됐다. 모든 것은 자기 지지자들과 했던 싸움이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지 않고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진보라고 진보의 정책을 다 쓸 수 없고, 보수라고 보수의 정책을 다 쓸 수 없다. 대통령은 중간을 가게 돼 있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폐장 문제 다음 정권에 넘기자, 약체 정권인데 지지자들과 싸워서 별로 얻을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그럴 바에 왜 대통령을 하나. 내가 있을 때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돌파해야 나라가 진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것, 이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본다. 절반의 실패는 무엇인가.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또 너무 상처가 났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이번 국회로 오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치가보다 사상가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자신의 힘에 비해 너무 거대한 어젠다를 세웠다.하지만 행복도시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화두의 일부를 내보였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아, 그런 사람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다른 사람이다.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적통이라기 보다 제 3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결국 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참여정부가 만들었던 청와대와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잘했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참여정부가 했던 시스템을 현 정부가 다 반대하다가 다시 돌아갔다. 홍보수석 폐지했다가 다시 만들고, 인사수석·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존재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존재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다. 노 대통령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공직자와 수많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그런 시스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 체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런 문제 볼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나도 전임 도지사를 절대 비판하지 않고 다 안고 있다. 차차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하고 일은 혁신적으로 한다. 책을 쓰면서 23개국을 연구해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은 제조업이 강하고 기술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과 정보통신부가 없어지는 걸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결국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무한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앨빈 토플러가 ‘미국 대통령 되면 미국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5%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걸 못 바꾼다. 오히려 기존 것을 인정하고 내가 아주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다.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요즘 주말이면 봉하마을에 1만명이 온다고 한다. 놀랍다.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 서민 대통령.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 노 대통령은 어쨌든 법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법을 배워야 한다, 리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침 7시에 불러 헌법 공부를 시켰다. 집이 인천이라 국회 근처에 방을 잡고 밤새며 일을 했다. 청문회에서 대단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연설이나 글은 굉장히 쉽다. 어디서 이렇게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언어를 배웠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변호사들이 판·검사를 접대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걸 하지 말자고 했다. 그 뒤 사건이 안 들어와서 직접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인생이 말야, 남녀가 모든 걸 버리며 사랑하다가도 막상 헤어지고 나면 1만원짜리 하나 갖고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 듣고 확 와닿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 대정부 질의 원고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이 사람은 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면 대통령을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갖고 있다가 1992년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면서 호남 사람들 이 의원회관실로 울며 전화하더니 애를 더 낳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영남 사람이지만 이렇게 나라가 분열되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걸 말씀드렸고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가자고 하니 나가도 되겠냐고 되물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을 치르면서 최고위원 선거 준비했고 대선 나간다고 계획 세웠다. 1993년 12월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서 완전히 생각을 굳혔다. 갔다 와서 안희정 씨를 만나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처지라 현역 국회의원 대상으로 계보 만들기가 어려우니 지방자치 실무연구소를 만들고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했다.  노 대통령에게 가장 감동을 받은 건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이고 권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노 대통령은 계속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아마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런 농담이 있다.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는. 양면성이 있다. 분노는 사랑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에 노동자와 서민을 변호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노동자와 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냐고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랬더니 노 대통령이 ‘나도 대한민국 사법고시에서 50명 뽑을 때 된 사람이다. 판사도 됐고 기득권 세력이다. 그러나 국회라는 게 뭐냐, 나같은 사람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줘야 균형을 잡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뭐 쉬운 길을 가냐. 나는 뭐 좋냐. 내가 무슨 바보냐’고 했다. 항상 유대인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 공산주의자 나치가 공산주의자 선언할 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기에 가만 있었다, 그러나 나치가 나를 체포하러 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말을 강연에서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세분석 하지 말라고 했다. 참모들은 참아야 기회가 온다고 조언하는데 ‘내가 왜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하냐’고 따졌다. 이러면 참모들은 힘들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5대 총선 종로에서 떨어지고 정말 막막했다. 두 번 떨어지고 나서 내가 노 대통령에게 종로로 가자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이명박·이종찬 후보에게 다 지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 정치 1번지에서 의미있는 전사를 해도 정치인은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다. 천신만고 끝에 현역이 됐다. 그 뒤에 부산에 가겠다는 거다. 왜 거기로 가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사람은 무엇이 되는 걸 생각하는데 도구가 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는 사람을 사랑한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 분이 계속 어려우니까 떠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좋을 때 떠나지, 어려울 때 못 떠난다. 계속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세속적인 출세를 한 거다. 내가 큰 역량이 있어서가 아니다. 인터뷰하러 오면서 택시 기사가 하는 말이 ‘노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사람들이 다 돌아서더라.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 ‘경계인’이라고 했다. 변호사로서 대한민국 기득권에 진입했지만 인권변호사가 됐고, 경상도 사람으로 민주당에 소속돼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이런 얘기할 때 가슴 아팠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게 의리라고 생각한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서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좀 정치가 담백했으면 좋겠다. ●386과 486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정권에 참여했다. 국가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봐야 전체 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비서관 둘 빼면 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이 사람들이 주력 부대였다. 수석이 대체로 50대 중반, 노 대통령과 같거나 조금 많거나 적었다.  또 김종필 총재가 30대에 공화당 의장하지 않았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세 번 오는데 공황기, 동서 냉전기, 신자유주의 물결이 들어서기 직전이다. 한번은 루즈벨트, 한번은 케네디, 한번은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의 대통령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준비가 돼 있느냐,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정리하자면 너무 과하게 폄하하려 하는 의도 속에서 본질에 맞지 않는 비난이 있었고, 나이만으로 모든 걸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당시 나쁜 배합 아니었다. 386 정치인들은 현재 공통된 지향점이 있나.  -세대 에너지가 있다고 본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것은 그 당시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 전쟁을 치렀다. 석회석과 다이아몬드는 성분이 똑같다. 그런데 어떤 압축과 고열과정 겪느냐에 따라 석회석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6·25 전쟁과 8·15 해방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그 에너지가 있었기에 40대 기수론이 가능했고 살아가는 힘이 있었기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살아보자는 열망이 가능했다. 박정희라는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때문에 경제 발전도 가능했다.  데모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80년대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데모를 하든 안 하든 척박한 현실에 몸으로 앞서 나간 사람,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수백만이다. 학생운동 한 사람은 극히 소수다. 386으로 폄하될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해 나가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중에 학생 운동 한 사람들은 소수였다. 당시 70만명씩 대학갈 때다. 80년대 학번부터 87년까지 보면 490만명의 대졸자를 갖고 있다. 취직을 많이 못해서 문화운동을 이끈 사람들도 이 주류들이다. 강한 386에너지가 있다. 운동만 한 386이 아니고, 80년대라는 군사독재 시절을 살아간 강력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이제 486이라고 하는데 용어는 어떤가. 386 상징성 때문에 쓰는 게 낫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본다. 세대 에너지를 좀더 얘기하자면 68년도에 유럽의 학생운동을 이끈 6·8세대들이 다 유럽의 대통령이 됐다. 그만큼 세대 에너지가 강하다고 본다. 존중될 필요가 있다. 다만 나처럼 못난 사람이 정치하게 되면서 정치권에 대해 조금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부채 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386 세대는 충분히 의미있는 세대다. 40대가 우리 경제의 주류 아닌가. 회사의 과장, 부장으로 일하면서 사회와 경제를 끌고 가는 강력한 세대다. 내가 그 세대가 갖고 있는 에너지 만큼 못한 게 미안하다. 올해 70세 넘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영화제위원장을 강원도 문화예술제전 이사장으로 모셨다. 김 위원장은 1년 반을 해외에 있었다. 20대 청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세대간 벽을 두기보다 신구 조화를 강력히 꾀해야 할 때다. 중국이란 나라의 역동적 힘은 젊은 사람을 키워주고 권력자들은 전 정권 권력자들과 협력하고 타협하는 데서 나온다. 난 이것이 오늘날 중국의 강력한 동력이라 본다. ●친노세력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60%은 노 대통령에게,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하다. 내가 노 대통령과 가장 오래 있었고, 노 대통령의 가족과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참여정부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사람이 사는데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겠다고 생각했고 또 그건 변함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 안희정 지사, 김두관 지사, 유시민 전 장관, 문재인 비서실장 중에서노 대통령은 누구를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키지(웃음) 문 실장은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한참을 생각하다)잘 모르겠지만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변호사가 잘 경선했으면 좋겠다.(웃음)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 경선했으면 좋겠다. 김두관 지사 말을 들어보면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 없나.  -그렇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특별한 애정 가졌던 분이다. 지금 민주당은 아니니까. 지사 제외하고 나머지 분 중 정치적인 지도자로서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낫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에서 시작되는 거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본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5명 가운데 누가 대표 주자로 출마하면 좋을까. 문재인 실장인가.  -손 대표, 문 실장, 정동영 최고위원도 하겠지. 안희정 지사와는 경쟁 관계인가.  -둘다 의미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자리, 교육, 복지 세 가지 영역에 지사직을 걸었다.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정치가는 희망을 파는 상인인데 국민들은 너무 위대하고 똑똑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그래야 정치를 얘기할 수 있다. 난 분명히 그렇게 할 거다. ●정치 현안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이 지사의 생각은.  -도 지사가 그런 얘기도 해야 하나(웃음). 개헌은 해야 하지만 노 대통령이 개헌하자고 했을 때 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노 대통령이 하자고 했던 시기에 했으면 전체 대통령의 임기나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을텐데 시점을 놓쳐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다. 국회의원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 어떤 개헌 방향이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런데도 여당에서 개헌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 같나.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전 보면서 거대한 힘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진짜 대한민국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명운을 가르는 해다. 북한은 권력 교체기고 우리는 대통령 선거다. 중국 지도자가 바뀐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있다. 아시아 전반에도 남북 문제를 둘러싼 큰 틀의 변화가 오는 시기다. 남북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대한민국 명운을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장길도 계획이라는게, 나진선봉으로 바다로 나오는 것이다. 내년 10월되면 푸틴 대통령이 만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다. 얼마 전에는 몽골의 석탄을 한·중·러가 철도를 놔주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몽골 자원이 동해안으로 나오게 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캄차카 반도 위로 북극 항로가 100~120일 열린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 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한국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천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 투구하고 여야를 떠나 내년 10월 APEC 의제는 단연코 남북의 정세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관리할 거냐, 북한을 경유하는 철도는 어떻게 될 거냐, 몽골·북한의 엄청난 광물 자원 어떻게 가져갈 거냐, 북한 물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거냐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극동아시아의 변화에 여야를 떠나 모든 정파가 외교에 진력해야 한다. 130년 전 구한말 상황이 온 것이다. 강원도가 여기에 한 축이 있다. 지사직을 걸었다.  무상복지 논란을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복지 하면 무상이다. 그런데 성장 없는 복지가 어디 있고, 복지를 생각하지 않는 성장이 어디 있나. 지금처럼 주택 문제,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년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 동안 성장동력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서민들을 어떻게 할 건가를 놓고 머리 맞댈 일이지 지금 개헌으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50%를 웃돈다. 100점 만점에 몇점 정도 주겠나.  -글쎄. 난 통일보단 평화를 원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민경제 부분에 집중해줬으면 한다. 지금 서민들이 살기 너무 어렵다. 고용없는 성장과 거대한 눈부신 지표는 존재하는데 서민 삶은 거기에 없다. 임기 마지막에 두 가지를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어차피 대통령인데. 물론 국민 원성 사면 안 되지만 너무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를 역사와 승부하면서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게 중요하다.. 평화보다 통일 원하는 거 맞나.  -그럼, 당장의 통일보다는 평화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지지율 조사하면 어느 정도.  -한 50% 나올 거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잘못하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이야기에 로마의 번성 요인에 관한 글이 있는데 하나는 포용이다. 로마가 일어났던 건 이민족에 대한 포용, 로마인이 아닌데도 시민권을 주고 외부 사람도 황제가 될 수 있게 했다. 두번째 통합이다. 국민통합이란 건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그래야 이 나라가 잘 되고 서민경제가 잘 된다. 내년 10월 APEC 정상회담을 반드시 국가의 전 역량을 모아야 한다. 틀의 변화는 임기 후반기에 있다. ●민주당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주당의 3대 무상 정책에 찬성하나.  -일자리, 교육 문제를 통해 건강한 중산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국가 전체적으로 복지다. 이를 어떻게 끌고 갈 거냐의 문제와 또 하나는 진짜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의 문제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강원도는 이렇게 정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투자, 들어오는 기업에 특혜를 확실히 주겠다는 게 내 주장이다. 상장 회사 3개를 유치했다. 일자리 만드는 부분을 해 나가는 거다. 교육 분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와 중국어를, 강릉 영동지역은 영어와 러시아를 시범학교를 정해 집중할 생각이다. 연세대학교 초·중·고를 원주에 만든다든지 해서 교육 부분을 굉장히 강화하려 한다. 복지 예산은 늘었는데 많은 걸 못한다. 시범사업을 해보는 거다. 시범사업을 해서 내 가설이 맞으면 확대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2018년 돼야 연금시대 열린다. 2018년에 연금 받을 정도로 연세드신 분은 노후 준비가 안돼 있다. 경로당에 집중하자. 복지의 인프라라고 생각하면 경로당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소 한마리에 200만원, 키우면 한 달에 1만 5000원을 준다. 100마리를 키우면 150만원인데 이걸 경로당 짓는데 쓰자. 소가 새끼 낳으면 소 한마리 800만~1000만원 하는데 그 돈으로 경로당을 도와줄 수 있다. 3년 지나면 소를 팔고 송아지 한 마리가 생긴다. 증식의 모델을 만드는 거다. 농촌형 복지다. 이걸 시범사업으로 해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부모가 있으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그러지 말고 효도통장을 만들어 부모님에게 일정액을 자식 월급에서 10만원 떼 주자.  노인들 쓰레기 줍는거 말고 유럽처럼 꽃을 가꾸게 하고, 도시형 같은 경우 할아버지들이 도시의 쓰레기, 명함 등을 수거해오면 계산해서 주고 경로당 운영비를 주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논쟁할 때 서로 존중할 필요있다. 인간이 제도로 만들어낸 게 투표(정치)와 화폐(경제)다. 성장과 불평등은 쌍둥이 자식이다. 경제에서 성장은 미덕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걸 해소하려는 게 평등이고, 그게 정치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 닮으려고 한다. 이기적, 이타적 유전자가 큰 논란을 일으키는데 성장과 복지라는게 그런 측면이 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철학적인 답변이다.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리더십에 만족하나.  -내가 그것까지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은데.(웃음) 가급적 일에 몰두하는 편이고 강원도 일에 성과를 내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여의도와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보도 없다. ●2012년 대선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도정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동북아의 평화 정세와 물류 문제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극동아시아가 천연가스 50%를 갖고 있다. 북한도 그렇다. 철길, 뱃길로 어떻게 연결해서 해나갈 건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신성장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선호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세론이 강한데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좋은 분이다. 지난 번 경선에서 졌을 때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할 때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국민 마음 속에 섰다. 앞으로 점점 더 비즈니스 대통령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국민들은 예측가능한 미래와 예측가능한 대통령을 원하고 세계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미래의 좋은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안 나설지 모르겠지만) 두 분의 멋진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없이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박 전 대표와 일 대 일로 붙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그걸 말할 수 있나. 하지만 이런 것 같다. 내가 지지도 마이너스 23%였다가 플러스 13%로 이겼다. 박연차 게이트로 찜찜한 게 있으면 국회의원 안 나갔다. 내가 감옥갔을 때 강원도민들이 사랑으로 모든 걸 거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은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갖고 있는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거기서 에너지가 나온다. 선거를 예단할 수 없다. 내가 이길 거라고 누가 봤겠나. 노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이 다음 대선에서 공통된 표심을 가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누가 됐든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사람은 이젠 예측가능한 미래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난 항상 오류가 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치판이 온통 좌파 우파니 하는데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 발전만 봐도 갈라놓고 싸우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1950년대 소위 소련 체제가 경제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뤘다. 미국이 과학자 양성을 위해 수월성 학교교육으로 완전히 바꿨다. 70년대 들어 유럽형 복지모델이 얼마나 강력한 성장모델 됐나. 제 3세계 아시아의 용들은 독재국가라는 비판받으면서도 얼마나 성장했나. 미국 경제도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융성했나.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어려움을 겪지 않나. 경제 발전만 봐도 이렇듯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이것이 옳다고 하나. 역사가 말하지만 진보 보수 관점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경제사 이론을 보더라도 국가의 시장 개입이 진보였는데 한때는 개입하지 않는 게 진보였다가 지금은 또 개입하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상가들은 모르겠지만 정치로 얘기하면 진보 보수, 좌파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개인적으로 아주 공감한다. 언론관은 노 대통령과 같나.  -극도로 언론 노출을 피해왔다. 내가 노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었는데 모시는 사람은 자기 일이 없는 거다. 노 대통령 모실 때 문고리 잡고 인의 장막을 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했지만 내 스스로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청와대에서도 근무했는데 공무원과 사이는 어땠나.  -잘 지내는 편이다. 국정상황실장 할 때 부처 고시 성적 최고였던 분들과 일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유능하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일은 혁신적으로 하는데 사람을 너무 자주 바꾸는 건 옳지 않다.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아침 운동을 과장이랑 걷고, 국장이랑 밥을 먹고, 한 사람씩 알아가고 있다. 조직은 마음으로 일하는 거지 명령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나한테 충성하지 말고 강원도민에게 충성하라고 한다. 종교가 불교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나.  -잘 모르겠다.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다른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 프란체스카 수도사가 한 말이 너무 와닿는다. 5세기 때 쓴 책인가. ‘수도원의 역사’란 책에서 넌 왜 풀이나 바위와 나무에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인간만 영혼이 있다고 보냐. 나무에도 산에도 생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칭기스칸 아들은 신이 10가지 손가락을 준 이유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종교를 핍박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실세라 강원도 예산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동의하나.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국회 와서 처음한 게 내가 담당하는 산하기관을 전부 돈 것이다.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그래서 예산을 따는 거다. 물론 힘이 든다. 담당 사무관이 제일 중요하다. 수백대 일의 경쟁력을 뚫은 공직자를 설득해야 생명력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 있게 일관성 갖고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가 보수적인데 왜 이 지사를 유권자들이 선택했다고 보나.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과 또 하나는 청와대의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알고 그래서 도지사 시켜 강원도를 위해 일 시킨 다음에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내가 선거 때 마지막 연설에서 ‘청와대 국정경험, 국회의원 경험 살려서 10년이 지나면 대통령에 나가겠다’고 한 연설이 시청률 20%까지 올라갔다. 10분짜리 연설인데 나도 놀랐다. 인구는 적은데 적이 없는 데가 강원도다. 이광재를 키워 대통령까지 가보자는 열망이 컸던 거 같다. 10년 후 대통령 나올 건가.  -도 지사를 잘해야 한다.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그것 외에는 뭐. 대통령을 옆에서 많이 봤고 그 자리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지 안다. 자리를 탐할 일은 아니다. 지금은 강원도 일에 욕심을 내겠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도지사 선거 때 이광재 지사가 정말 연설을 잘하더라고 하더라. 얼마 전에도 차기 대선에서 이광재는 왜 안 되고 김두관은 왜 안되겠느냐고 하더라. 10년 약속이 5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나.  -나는 산에서 잘 잔다. 산에서 자면 바람소리가 들린다. 바람도 다 자기 가는 길이 있다. 큰 배가 가는 바다에도 길이 있다. 넓은 창공 같지만 두루미도 가는 길이 있다. 너무 삶에 애달복달 말고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살면서 그 길을 가는 거다. 내가 너무 노 대통령과 어렸을 적부터 큰 일을 하다보니 세상 사는 게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노 대통령 같은 사람 될까.  -왜 그러나. 강원도를 위해 일해야 한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나와서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사 일을 잘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참여 기업·금융·단체장들 “독거노인 사랑잇기 운동 성공 기원합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 노령화 시대로 접어들고 외로운 처지에 계신 어르신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정성이 담긴 안부전화 한 통과 작은 관심이 혼자 계신 어르신에게는 큰 힘과 위로가 될 것입니다. 하나은행은 외로운 노인들에게 따뜻하고 진심어린 말벗이 되어 드려서 사회의 사랑과 온정을 나눠드리는데 마음을 다할 것입니다. ●신용길 교보생명 사장 이번 참여로 교보생명은 350여명의 콜센터 상담원 등이 독거노인과 1:1 결연을 맺고 매주 전화를 통해 안부를 확인하고 말벗이 되어드리는 활동을 펼칩니다. 작지만 진심 어린 마음을 담은 이번 나눔 실천이 외로운 독거노인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과 행복을 전해드리는 기회가 되길 기대합니다.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동부화재가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고독사를 방지하고 홀로 사시는 노인들의 정서적 고립을 줄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동부화재는 자매결연을 맺은 어르신과 말벗이 되어 드릴 뿐만 아니라 정신적 교감까지 주고 받는 사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최수종 ㈔좋은사회를위한100인이사회 이사장·탤런트 독거노인의 고독사 문제에 국민들이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대중문화 예술인들의 재능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 이사회의 작은 동참이 국민들이 이웃 어르신들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 전국적으로 102만명에 달하는 독거 어르신들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 분들을 위해 신한은행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우선 콜센터를 통해 안부전화 서비스와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 요령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또 도시락배달 등 자원봉사 활동도 전개할 계획입니다.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보건복지부의 나눔문화 확산에 동참하기 위해 사업에 함께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의 사회공헌 활동의 폭이 더욱 넓어지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번 사업을 통해 공단의 대국민 이미지가 더 좋아지기를 기대합니다.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대섭 삼성화재 사장 고령화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독거 노인의 정서적 고립 및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의미있는 사업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삼성화재는 임직원의 나눔 활동 참여를 유도하는 등 독거 노인 사랑잇기 사업을 정착시키고 독거 노인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김평우 대한변호사협회장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와 연계해 노인법률지원 변호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거노인의 법률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좀 더 보탬이 되고 싶어 보건복지부의 사업 제안을 수용했습니다. 적극적으로 동참할 방침입니다. 협회 소속 회원변호사 등이 노인들의 말벗이나 법률지원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 삼성생명은 서울, 부산, 광주 등 3곳에 상담원이 900여명에 이르는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부산 콜센터는 2005년부터 이미 독거노인 100여명에게 안부전화를 드리고 있어, 이번 사업에 적극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더 많은 분들이 동참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종휘 우리은행장 우리은행이 독거노인 고독사 예방과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콜센터를 활용한 ‘안부전화 서비스’ 등을 통해 ‘독거노인 사랑잇기’에 참여하는 것은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생각해 볼 때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은행은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우리 사회의 새로운 사회공헌 모델로 자리잡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 이번 보건복지부와의 협약을 통해 진행하는 ‘희망안심콜’을 통해 우리회사 콜센터에 근무하는 109명의 상담원들이 울산·대구지역에 거주하는 218명의 어르신과 관계를 맺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노인층이 살기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박인식 SK브로드밴드 사장 ‘독거노인 사랑잇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돼 영광입니다.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TV(IPTV) 실종아동·노인 찾기 캠페인과 IPTV 공부방 등 ‘해피IPTV’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SK브로드밴드 임직원들은 독거 어르신 등 소외된 이웃들과 ‘행복나눔 실천’을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홀로 사는 어르신의 안전과 건강, 정서적 지원을 위한 ‘독거노인 사랑잇기’ 캠페인에 참여하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SK텔레콤 임직원은 우리가 가진 자원과 역량을 사회와 나눌 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부터는 ‘독거노인 돌보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지난해 저소득층 장애가정 청소년의 꿈 실현과 자립기반을 지원한 데 이어 독거노인을 위한 ‘사랑잇는 전화’에 참여하게 돼 뜻깊게 생각합니다. 전국 LG유플러스 고객센터 직원들을 주축으로 친손자, 친손녀처럼 어르신들과 결연을 맺고 말벗이 돼 따뜻한 나눔활동을 펼치겠습니다. ●김태영 농협중앙회신용 대표 농협은 2008년부터 농촌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건강, 생활정보, 금융사기예방 등을 소재로 말벗이 되어드리는 ‘농촌 어르신 말벗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독거노인 사랑잇기’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해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래 드리고 효의 뜻 실천을 통한 사회봉사의 기회로 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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