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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플러스] 24개 초교 농촌체험 프로그램

    성북구(구청장 김영배)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오는 6~10월, 관내 24개 공립 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친환경농산물 재배수확체험, 자연생태체험, 친환경제품만들기 체험, 시골음식체험 등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첫 농촌체험 프로그램은 오는 6월 3일에 학부모와 함께 운영된다. 교육지원담당관 920-3039.
  • 괴산 유기농식품 산단조성 2500억 투입… 국내 최대

    충북 괴산에 국내 최대의 친환경 유기농식품 산업단지가 조성된다. 괴산군에 따르면 26일 칠성면 율원리 부지에서 iCOOP생협(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괴산유기농식품산업단지가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한다. 총 2500억원이 투입돼 62만 8497㎡규모로 조성된다. 이미 유기농식품 가공업체 30곳의 입주가 확정됐다.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받아 떡, 두유, 만두, 국수, 빵, 과자, 우유, 치즈 등을 생산하게 될 업체들은 20 12년 9월까지 입주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iCOOP생협은 산업단지 주변에 49만 5000㎡ 규모의 목장과 농장, 생태마을 등도 조성해 농촌체험 관광객도 유치하기로 했다. 1997년 출범한 경인지역생협연대가 모태가 된 iCOOP생협은 친환경 농산물 생산자, 소비자, 가공업체 관계자 등 총 10만여명으로 구성된 일종의 협력체다. 생산자가 재배한 친환경농산물을 가공업체가 제품화하면 소비자들이 이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생산자와 가공업체, 소비자가 연대해 서로 돕는 구조다. 소비자 조합원들은 한 달에 1만원의 회비를 내면 전국 100여개 매장에서 일반인보다 20% 내외의 저렴한 가격에 물품을 살수 있다. 괴산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노인 자살 위기서 구하는 ‘전화 한 통의 힘’

    “자식들 키워 놓으면 뭐해. 고생해서 키워도 결혼하면 그만인데. 혼자 사는 아버지 한번 돌아보기만 해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을 거야.” 경남의 한 농촌에서 생활하는 70대 노인 A씨는 최근 ‘조용한 죽음’을 생각해봤다며 이같이 털어놨다. 당뇨병과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한 데다 자식들이 돌보지 않아 외로움을 견디기 어려워서였다. 그는 “병든 몸으로 밥도 하고, 옷도 빨아 입으며 근근이 살고 있지만 사는 게 사는 것 같지가 않다.”고 호소했다. 의학계에 따르면 자살을 시도하는 노인의 상당수는 어떤 방식으로든 사전에 ‘자살 징후’를 드러내 보인다. 여전히 암울한 상황임에도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한다든가 “나 없으면 재산을 이렇게 처리해 달라.”고 부탁하는 사례 등이 한 예다. 따라서 노인의 자살을 미리 막으려면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남궁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범인은 반드시 증거를 남긴다’는 말처럼 ‘자살하는 사람은 반드시 자살 징후를 남긴다’는 말도 정신과에서는 불변의 진리로 통한다.”면서 “그만큼 독거노인은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보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번 자살을 시도해 본 사람은 다시 자살을 시도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자살 시도를 막지 못하면 다시 자살을 시도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자살을 시도하지 못하도록 따뜻하게 감싸 안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자살을 시도하다 처음 실패하면 다시 시도할 확률이 50%, 두 번째 실패하면 재시도 확률이 70%, 세 번째는 90%로 높아진다. 문제는 자살을 시도한 노인을 따뜻하게 감싸주기는커녕 오히려 차가운 눈길로 외면하는 사회 분위기다. 자살을 시도하면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데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바로 퇴원하는 사례도 많다. 남궁 교수는 “자살을 시도한 뒤에도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 곧바로 퇴원한다.”면서 “자살을 막으려고 하지 않고 사안을 덮어두려 하거나 문제를 회피하려는 태도는 비극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살을 이미 시도했거나 자살을 시도하기 직전에 제3자가 개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노인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면 타인이 개입할 여지가 크게 줄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살 위험을 낮추려는 예방적 노력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자살 충동을 느끼거나 심한 우울감에 빠져 있을 때 ‘전화 한 통’은 큰 힘을 발휘한다. 통화 내용도 중요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대화만 하더라도 자살 충동이 급격히 줄어든다고 조언한다. 남궁 교수는 “알코올 중독자가 매시간 술을 마시고 싶어 하지는 않는 것처럼 자살도 순간적인 충동을 억제하면 일정 기간 다시 시도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면서 “노인의 환경을 개선하는 적극적인 자살 예방법도 좋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한 번의 전화 통화로도 노인을 자살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1부) 벼랑 끝에 선 노인들 (11) 노인이 자살하는 사회

    [독거노인 사랑잇기] (1부) 벼랑 끝에 선 노인들 (11) 노인이 자살하는 사회

    사람마다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외로움과 질병, 빈곤이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노인은 이런 문제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례가 무수히 많다. 세계 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자화상 뒤에는 이런 노인 자살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노인 자살에 대한 문제의식은 여전히 수면 아래 잠복해 있다. 노인의 자살 문제를 공론화하는 논의 자체를 금기시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23일 통계청의 2009년 사망 통계 자료에 따르면 80세 이상 노인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127.7명으로 1999년(47.3명)과 비교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60대는 28.9명에서 51.8명으로, 70대는 38.8명에서 79명으로 급증했다. 10대(5.1→6.5명), 20대(13.1→25.4명), 30대(17.3→31.4명), 40대(21.3→32.8명), 50대(23.2→ 41.1명)보다 훨씬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10대 자살률과 80대 자살률을 비교하면 20배의 차이를 보인다. 전체 자살자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자살자 비중은 해마다 25~30%를 차지하고 그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자살자 수가 많았다. 실제로 80세 이상 남성 노인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무려 213.8명에 달했다. 80세 이상 여성 자살자 수는 92.7명으로 남성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노인 자살자가 많은 것은 노인의 자살 성공률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2006~2007년 6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 시도자를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 성공률은 31.8%로 다른 연령층의 자살 성공률보다 약 4배 높았다. 청년층은 주로 술을 마시고 우울감을 이기지 못해 자살하는 사례가 많지만 비교적 자살 충동성이 낮고 계획적인 자살을 하는 사례가 많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음주 상태에서 자살하는 비율은 24.7%로 20대(48.1%), 30대(53.9%), 40대(52.6%), 50대(47.4%)에 비해 크게 낮았다. 따라서 자살 시도 전에 징후를 확인하면 비극적인 상황을 막을 여지가 많다. 최근 황혼 이혼이 증가하고 독거노인이 급증하면서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자살하는 노인이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도 자살 시도자들은 자살 시도의 주요 이유로 질병(35%)과 우울증(19.6%), 자녀와의 갈등(9.8%) 등을 꼽았다. 노인은 주로 자녀와 친척의 지원에 의존하기 때문에 홀로 사는 노인은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도 높다. 외환위기 직후 노인 자살이 늘어난 것도 경제적인 문제와 연관돼 있다. 현재 노후 대비가 없는 65세 이상 노인이 60% 수준이어서 노인 자살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도시보다 농촌 노인들의 자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북 익산 노인종합복지관이 2009년 독거노인 11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42%(482명)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농촌 노인의 자살 위험은 통계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자살예방협회는 행정안전부의 인구 통계를 기초로 2008년 고령화 비율이 가장 높은 농촌 지역과 가장 낮은 도시 지역의 자살률을 비교했다. 고령화 비율이 30.4%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남 고흥군의 경우 자살률은 10만명당 20.4명, 고령화 비율이 30.2%인 경북 군위군은 자살률이 29.5명, 같은 고령화 비율을 보인 경북 의성군은 39.3명이었다. 반면 고령화 비율이 3.6%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울산 동구는 자살자 수가 13.6명에 불과했다. 고령화 비율이 4%인 울산 북구는 17.9명으로 역시 20명을 넘지 않는 수준이었다. 결국 농촌 노인에 대한 접촉을 늘리고 의료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상담방법을 개발하고 효과적인 자살 예방을 위해 의료기관, 경찰 등이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 노인복지관 등 노인관련 기관에서 자살 위험이 높은 노인에게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윤기 서울 북부노인병원 정신과 과장은 “실질적인 자살 예방 홍보와 교육은 물론 노인 전문가의 개입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상허대상’ 김형식씨·수의과학硏

    상허문화재단(이사장 김경희)은 22일 ‘제21회 상허대상’ 수상자로 학술·교육부문에 김형식 서울국제교육재단 이사장을, 농촌부문에 건국대 수의과학연구소(소장 이중복)를 선정했다. 김 이사장은 외국인 자녀를 위한 서울국제학교를 경영하는 등 교육발전을 위해 힘써온 공로를, 수의과학연구소는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지난해 11월 자원봉사단을 꾸려 축산농가에 파견, 구제역 차단과 예방활동을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26일 오전 11시 건국대 새천년관 우곡국제회의장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패와 상금 3000만원이 수여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메트’ 홀린 목소리 작은 거인 만난다

    ‘메트’ 홀린 목소리 작은 거인 만난다

    “덩치는 작지만, 거인처럼 노래하는 강한 존재감”(2011년 2월 17일 미국 뉴욕타임스) 오페라 가수의 중요한 덕목은 목소리일 테지만, 체격과 외모도 무시 못할 요인이다. 위엄과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역할인데 키가 170㎝ 안팎이라면 ‘그림’이 안 나올 수도 있다. 아시아 출신이 미국·유럽 오페라극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까닭이다. 하지만 예외는 있기 마련이다. 바그너(1813~1883)의 성지로 불리는 독일 바이로이트의 음악축제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매혹시킨 베이스 연광철(46) 서울대 음대 교수가 그렇다. 171㎝의 작은 키이지만, 깊이 있는 해석과 정확한 발성, 카리스마를 앞세워 신과 왕, 악마 등 배역의 폭을 넓혀왔다. 클래식계에서 보기 드문 이력이라 그의 성공은 더 놀랍다.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충북 청주의 농촌 출신으로 공고(충주공고)와 지방대(청주대)를 졸업했다. 개인 레슨은 언감생신, 독학으로 재능을 키워나간 셈. 학창시절 불가리아의 베이스 보리스 크리스토프의 음반을 듣고 단박에 반했다. 마침 동구권에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시대가 열리면서 불가리아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대체 출전자로 나선 제1회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성공의 기회를 잡았다. 1994년 독일 베를린 국립오페라 극장과 계약을 맺었고, 이때 만난 명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과는 뉴욕에서 인연을 이어갔다. 바렌보임의 지원 사격과 더불어 뉴욕을 사로잡은 연광철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2014년까지 계약했다. 지난해에는 서울대 교수로 부임해 후진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연 교수가 2년 만에 국내 팬들과 만난다. 오는 26·28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리사이틀을 갖는 것. 26일에는 슈만의 ‘시인의 사랑’ 외에 김순애의 ‘사월의 노래’, 윤이상의 ‘달무리’ 등 한국가곡을 부른다. 28일에는 베르디의 ‘돈 카를로’ 가운데 ‘그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네’ 등 이탈리아 오페라 아리아에 집중한다. 유럽과 미국의 일정이 빡빡한 탓에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는 좀처럼 그를 만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5만원. (02)751-9607.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멕시코에서 ‘마야 유적지’ 무더기 발견

    멕시코에서 ‘마야 유적지’ 무더기 발견

    멕시코에서 마야 유적지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발굴된 유물은 B.C 400년에서 A.C 200년 사이의 것으로 추정된다. 멕시코 남동부 유타칸 주의 북부지역에서 마야 유적지 7곳을 발견했다고 멕시코 국립역사인류학연구소가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유물, 무덤이 대거 발견된 곳은 주도 메리다로부터 약 5km 떨어진 시트파치라는 농촌마을 주변으로 유적지 면적은 7곳을 합쳐 약 1000헥타르에 이른다. 특히 유적지 가운데 옥스물이라고 불리는 곳에선 질그릇 등과 함께 무덤 75개가 줄줄이 발견돼 고고학계를 설레게 하고 있다. 한편 유타칸 북부지역에서 마야문명의 확실한 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마야역사는 부분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대해 멕시코 국립역사인류학연구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마야문명이 200-600년부터 유타칸 북부에 살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해 왔지만 이번 발견으로 기원전 400년부터 마야문명이 이곳서 생활했다는 게 증명됐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마을 흉물이었는데… 이젠 아이들 꿈 키워요”

    “마을 흉물이었는데… 이젠 아이들 꿈 키워요”

    폐교였던 금곡초등학교가 되살아났다. 1998년 문을 닫은 이래 12년간 창고로, 공장으로 쓰이던 ‘마을 흉물’에서 다시금 아이들이 소리 내 공부하고, 마음껏 뛰어노는 ‘배움터’로 변했다. 지난해 12월 이곳에 ‘금곡작은도서관’이 문을 열고 올 2월부터는 ‘공부방’이 생겼다. 현재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금곡리 학생’ 15명이 방과 후에 이 공부방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4시, 경기 파주시 법원읍 금곡2리 샛골마을의 ‘금곡작은도서관’에서 장근창(46) 도서관 대표를 만났다. 장 대표는 금곡초등학교 23회 졸업생(1979년 졸업)이기도 하다. 이날 그는 시끄럽게 뛰노는 아이들을 야단치면서도 그런 모습이 싫지 않은 듯 연방 웃음을 머금었다. 그가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고향을 떠났다가 건강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온 것은 2008년. 철문은 굳게 닫혔고, 쓰레기만 수북하게 쌓인 모교를 보면서 지나칠 때마다 마음이 아파 교육청에 민원을 넣기 시작했다. 그의 뜻이 알려지자 주민들도 뜻을 모아 ‘모교 살리기 운동’에 동참했다. “어릴 때 친구들과 함께 꿈을 키우던 곳이 요란한 굉음이 진동하는 공장지대로 변해 있더라고요. 교문은 녹슨 자물쇠로 잠겨 있고, 쓰레기만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삭막하기도 하고…. 학교 앞을 지날 때마다 정말 서글펐어요.” 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그뿐이 아니었어요. 밤에는 마을 아이들의 비행장소로 돌변하는 걸 보고 ‘이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장 대표와 주민들이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 학교는 1998년부터 창고 용도로 대여된 상태였고, 임차인은 10년 가까이 이곳을 사무용품을 만드는 공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교육청은 임대만 해줬을 뿐 그동안 전혀 관리를 하지 않아 말이 공장이지 폐허 같은 황무지였다. 주민들은 “10년 가까이 교육청에서 감독 한 번 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말했다. 관리가 어려웠는지 교육청은 2008년 11월 이 폐교를 매각하려고까지 했었다. 결국 장 대표와 주민들이 교육청에 탄원서를 제출해 매각을 막을 수 있었다. 이후 장 대표와 주민들은 협의 끝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파주시청에 도서관·공부방으로 이용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해 각각 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금곡작은도서관·공부방’이 만들어지게 됐다. “이름은 ‘작은’ 도서관이지만 프로그램은 도시의 학원보다 낫다.”고 장 대표는 말했다. 지역에 거주하는 예술인 및 주변 군부대 장병·주민 12명이 공부방 교사로 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로 서양화가인 임명숙(63·여)씨가 도서관장 및 미술교육을 맡고 있으며, 서예가 황숙자(65·여)씨가 서예를, 부산 동아대 강사인 강인구(38)씨가 설치미술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또 1포병여단 소속으로 멘사 회원인 임찬(22) 상병 등이 수학을 맡고 있고,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호성중(22·뉴욕시립대) 병장 등이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임 상병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군생활의 또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인생에서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결혼 이주여성도 강사진으로 활약하고 있다. 2003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주해영(33·한족)씨도 학생들에게 중국어 회화를 가르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도서관 개관이 주민 화합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장 대표는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미군부대가 있어 마을이 번화해 전파사만 다섯 곳이나 됐고, 방앗간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미군이 철수하면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 마을이 비면서 사람들이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 처음에 학교를 되찾자고 했을 때도 다들 ‘그런 일을 왜 해. 누가 우리 말을 들어준다고’라며 비관적이었다. 그때는 마을의 장래라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그랬던 마을이 바뀌었다. “지금은 어디에서 모이든지 마을 발전에 대해 의견도 내고, 적극적으로 얘기들을 한다. 많이 바뀌고 있다. 죽어 있던 동네가 이제야 움직인다.”며 웃었다. 금곡작은도서관은 앞으로 사회적 기업으로의 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장 대표는 “봉사·관광·학습, 이 세 가지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촌을 만들어 마을 주민들에게 좋은 일자리도 제공하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가족들이 텃밭을 가꾸는 들에서 농촌체험도 하고, 예술인들이 공방을 만들어 자기계발도 하며, 주변 장애인학교인 새얼학교에서 봉사도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얻는 보람이 무엇인지 묻자 장 대표는 아이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이들이 정말 달라졌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니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종교유적 관광상품 개발 바람

    종교유적 관광상품 개발 바람

    지방자치단체들이 종교문화 체험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농촌체험 등 생태와 녹색을 테마로 관광상품을 개발하던 지자체들이 종교로까지 눈을 돌린 것이다. ●충북, 종교체험관광지 충북도는 천주교와 손을 잡고 국비 등을 지원받아 진천군 백곡면 ‘배티 성지’와 음성군 감곡면 ‘매괴성당’을 종교체험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배티 성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학교 터와 천주교 순교자 무덤이 있는 도지정 문화재로, 한국 가톨릭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도는 내년부터 5년간 총 250억원을 투입해 이곳에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묵상과 침묵기도를 할 수 있는 피정센터, 순교박해박물관, 둘레길, 각종 편의시설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충북도 문화예술과 조경순씨는 “천주교가 자체적으로 배티 성지 활성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할 정도로 배티 성지는 종교적 가치가 높은 곳”이라며 “순례성지의 국제적인 명소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충북도는 또 2014년까지 30억원을 투입해 매괴성당 일원에 체류형 주거시설 12곳, 팔각정 등 휴게시설, 교육관 등을 건립하기로 했다. 매괴성당을 잠깐 보고 가는 곳에서 하루 이상을 묵었다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매괴성당은 1896년 설립돼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곳으로, 해마다 20만명 이상이 찾고 있다. ●충남, 템플스테이 플러스 원 충남도는 지난해 시작된 ‘템플스테이 플러스 원’을 대표 관광상품으로 키우기로 했다. 이 상품은 사찰 체험을 하면서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7300여명이 참여했다. 아울러 늘고 있는 전통사찰 체험객들을 잡기 위해 차별화된 템플스테이를 만들고 있다. 충남도는 올해 1억원을 투입, 도내 8개 사찰과 함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보강하고 관광명소와 연계된 상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도는 김대건 신부 탄생지인 솔뫼성지와 조선시대 말 천주교신자 3000여명이 처형된 서산 해미읍성, 1866년 병인박해 때 안토니오 주교 등이 순교한 보령 갈매못성지 등 주요 천주교유적지를 인근 관광지와 묶어 관광 코스로 개발 중이다. 논산시는 강경읍 소재 개신교 유적지 5곳과 천주교 유적지 1곳을 인근 문화유적지와 연계된 1박 2일 코스의 역사문화 탐방코스로 만들고 있다. ●관광자원 활용가치 커 지자체들이 종교자원에 관심을 갖는 것은 관광자원으로 활용가치가 있어서다. 외지인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는 종교 유적지에 시설을 확충하고 차별화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조금만 투자하면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부 종무2담당관실 안승섭 사무관은 “정부가 특정 종교 유적지의 관광상품화를 지시할 수는 없지만 지자체가 해당 종교와 협의해 수립한 계획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도심 속 시골정취 맛보세요

    도심 속 시골정취 맛보세요

    서울에 ‘생태 도시 만들기’가 대세다. 시골 정취를 자아내는 생태공원도 만들고 농사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하지만 주로 땅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외곽 지역에 국한될 뿐이었다. 고층 빌딩이 즐비한 용산구, 서울 자치구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송파구 도심 한가운데에서 펼쳐지는 ‘시골의 향연’들을 소개한다. ●한강로·반포로 등 360㎡ 규모 용산구 한강로, 한남로, 반포로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테마 화단과 특색 있는 가로화분, 걸이화분 등이 복잡한 도심을 수놓는다. 화사하고 쾌적한 가로환경 조성을 위해 구가 실시한 ‘사계절 꽃길 조성사업’ 덕분이다. 구는 이를 위해 다양한 원예소재를 도입했다. 지난달 수국, 애니시다, 만냥금 등 다양한 초화류를 활용, 360㎡에 이르는 테마화단과 20조의 특색 있는 화분을 설치했다. 이달 초에는 웨이브피튜니아, 한련화, 제라늄 등을 철제가로등에 부착했다. 주요 도로변에는 이팝나무, 수수꽃다리, 영산홍, 자산홍 등 봄꽃들로 이루어진 테마화단이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성장현 구청장은 “이런 경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급수작업 등 유지관리를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라면서 “계절에 적합한 초화류와 다양한 원예소재, 관상수목 등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석촌호수 부근 ‘솔이두렁길’ 조성 교통량이 많기로 유명한 지하철 2호선 잠실역 석촌호수 부근에는 상자텃밭 거리가 생긴다. 바로 ‘솔이두렁길’이다. 석촌호수 사거리 측 보도 98m 구간이다. 솔이두렁길 상자텃밭에는 감자와 고구마, 옥수수, 기장 등 다양한 작물들을 심을 수 있다. 또 토종벼를 심고 그 속에 논우렁이를 자라도록 해 청소년들에게 농촌 간접체험과 자연생태 관찰의 기회도 준다. 특히 텃밭 제작에는 인근 가락시장에서 버려지는 팰릿 폐목재를 재활용하기로 해 더욱 눈길을 끈다. 박춘희 구청장은 “도시농업은 경제·환경·교육 등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미래 농업형태”라며 “솔이두렁길은 갈수록 여유를 잃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시농업의 장점을 알리면서, 지방을 고향으로 둔 시민들에게 향수도 느끼게 하는 친환경도시 구축에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국책사업 좌절 지자체 대응책

    최근 국책사업 유치에 실패한 자치단체들이 후폭풍에 휘말리고 있다. 광주·전북·경북지역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유치 실패에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원전사업 반납과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북도와 도의회는 17일 과학벨트 선정 결과에 대한 항의 표시로 지역에 위치한 원자력발전소의 가동 중단 및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건설공사 중단을 정부에 요구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5일째 단식을 계속하고 있다. 경북지구JC(청년회의소)와 경북교통단체협의회, 쌀전업농 도연합회, 농촌지도자 경북연합회, 양계협회 대구경북회, 양돈협회 경북협의회, 한우협회 대구경북회 등 사회직능단체의 동조 단식도 이어졌다. 경북도의회는 오전에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2013년 설계수명이 다하는 경주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과 신규 원전 건설을 반대하기로 합의했다.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들은 집단탈당을 했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 지원이 방폐장 공정 수준인 70% 이상 이뤄질 때까지 방폐장 건설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광주지역 의원들은 대책회의를 열어 과학벨트 탈락에 대한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호남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김영진 의원은 “국회 차원의 과학벨트 예산 지원 중단은 물론 청문회와 국정조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도와 도의회는 국가 지방균형발전 책임 조항(헌법 제123조 2항)을 근거로 LH의 경남 일괄이전에 대한 헌법소원을 검토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의 성패를 좌우하는 LH가 분산배치 대신 경남에 일괄배치됨으로써 ‘국가는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는 헌법 조항을 위반했다는 논리다. 반면 자치단체와 정치권의 이 같은 반발이 어느 정도 이해될 수 있지만 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정치적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지역에서는 “통합된 공기업을 분산배치해 달라고 요구한 전북도의 유치 전략이 애초부터 정부 방침과 엇나간 것”이라며 “강공책으로 계속 밀고 나가는 것은 책임론을 물타기 위한 술수로 행정력과 혈세만 낭비하는 꼴”이라는 비판도 대두되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전국종합 shlim@seoul.co.kr
  • [과학벨트 대전 대덕 선정] 대전 신동지구 어떤 곳

    “그렇잖아도 대덕특구 2단계지구로 개발 중이었는데 나라에서 하는 큰 사업이 진행된다고 하니 금상첨화지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 지구로 결정된 대전 유성구 신동의 강석산(58) 통장은 16일 “그동안 액화천연가스(LNG)단지, 의료단지 등 갖가지 개발사업설이 떠돌면서 주민들을 흔들어 놓아 농사도 제대로 못 지었는데 이제는 마음이 후련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마을은 대전에 속하지만 여기저기 논밭과 비닐하우스가 즐비하고 봄이면 모내기를 하는 전형적 농촌이다. 행정동인 구즉동의 8개 법정동 가운데 한 곳으로 고작 169가구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곳은 대전도시공사가 2009년 7월 대덕특구 2단계지구로 지정했다. 2013년까지 첨단연구단지로 개발할 예정이었다. 현재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가 진행 중이다. 이 마을은 모두 그린벨트로 묶여 있다. 29개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카이스트 등 5개 대학, 1000여개의 기업 등 대형 연구시설과 장비가 집적된 대덕특구(연구단지)뿐만 아니라 세종시, 충북과도 인접해 있다. 그린벨트 해제와 주민보상이 끝나면 곧바로 과학벨트 조성이 가능하다.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가 들어설 이곳 거점 지구 면적은 169만 9000㎡이다. 충청권도 일제히 환영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이제는 한강의 기적에서 대덕의 기적으로 만들자.”면서 “대덕연구단지가 그래왔듯이 과학벨트가 국부(國富)를 창출하는 진원지가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요구대로 오송·오창산업단지가 기능지구로 선정되자 “과학벨트 사업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선정 과정에서 불신과 지역 갈등을 자초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 이천열·청주 남인우기자 sky@seoul.co.kr
  • 아프간 PRT 자문단장 박정동 교수에게 듣는다

    아프간 PRT 자문단장 박정동 교수에게 듣는다

    30년에 걸친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 아프가니스탄. 한국이 이 나라를 일으키기 위한 중장기 부흥재건계획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아프간 지방재건팀(PRT)을 뒤따라 들어간 자문단그룹 단장인 박정동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는 말하자면 아프간 재건의 설계도를 그리는 작업의 총 책임자이다. 그는 “수시로 포탄이 떨어지고 바로 옆에서도 지뢰가 터지는 곳”이라면서도 “부흥재건 계획이 성공하는 모습을 꼭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면서 눈을 반짝였다. 3주간 휴가를 맞아 일시 귀국한 박 교수를 지난 11일 만나 아프간 재건의 꿈에 대해 들어봤다. →어떻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나. -전공이 후진국의 개발경제학이다. 2001년 당시 재정경제부의 요청으로 캄보디아 훈센 총리실에 경제자문관으로 파견되기도 했다. 원래 작년부터 안식년인데 외교통상부에서 1년만 맡아달라고 해서 갔다. 식구들은 “군인도 외교관도 아니면서 꼭 아프간에 가야 하느냐.”고 반발이 많았다(웃음). →아프간 재건계획의 핵심은 무엇인가. -한국의 경제기획원 같은 정부기관이 경제개발정책 계획과 공공투자의 우선순위를 결정했다. 재건계획의 핵심은 기본적으로 ▲농촌개발 ▲인적자원 개발 ▲도시경제 개발 등 크게 세개의 축으로 경제를 이끌어가는 것이다. →계획을 짤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아프간은 국민의 70%가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국가다. 기본적으로 새마을 운동의 방식으로 정신개혁이 일어나야 하고, 거기서 생기는 유휴인력을 마산 수출가공지역 같은 도시로 보내는 것이다. 이들이 섬유·신발 업종에 취업해서 수출 경제를 끌고 가게 된다. 이 둘을 연결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인적자원개발도 필요하다. 정신교육뿐 아니라 농고·공고·상고를 통해 기술교육도 해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개발 계획과 많이 닮았다. -실제로 60년전 폐허의 한국 상황과 아프간이 너무 흡사하다. 우리는 3년 전쟁이지만 아프간은 30년 전쟁을 치렀다. 세계 어떤 경제개발 모델보다 한국의 경험이 가장 적합하다. 우리도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가 됐으니 국제사회에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 →아프간에서도 새마을 운동이 잘될까. -어떤 식의 인센티브를 주느냐에 따라 다르다. 우리가 그랬듯이 마을 간에 경쟁시스템을 도입해서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도록 하면 된다. 다리 하나를 짓더라도 현지 주민들이 소액이나마 돈을 내도록 해서 스스로 참여의식을 높이고 보상성과가 주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할 것이다. 이게 핵심이다. 100% 해외 원조는 실패한다. →이 모델이 잘되면 다른 후진국으로도 전파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사회에서는 박정희식 경제성장 모델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있지만 1960~70년대 경제개발 모델은 굉장히 유익하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에서 후진국에 개별적으로 농장이나 학교, 병원 등을 짓는 단기성 지원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로 민·군이 함께 들어가 개발 전략을 짠 것은 처음이다. →아프간 정부가 거는 기대가 크겠다. -파라완주의 경제국장, 국회의원 등 25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강의를 했다. 한국의 지난 60년동안의 발전상이 담긴 동영상을 보여줬더니 눈물을 펑펑 흘렸다. 자신들의 상황이 60년전 한국과 똑같다면서 “우리도 한국처럼 되고 싶다. 이렇게 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국내에서는 아프간 파병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이 많은데. -우리는 한·미동맹 테두리에서 자라왔다. 중국 속담에 “우물물을 마실 때는 우물 판 사람을 기억하라.”고 했다. 미국과 유엔의 도움으로 경제대국이 됐는데 이제는 돌려줄 때다. 경제규모에 비해 해외원조가 가장 인색한 나라가 한국이다.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줄 수 있는 나라가 된 것은 한국 뿐이다. 우리는 베풀 만한 재료를 가지고 있다. →왜 한국이 재건 계획을 세우게 됐나. -미군은 10년간 아프간에 주둔하면서도 전문인력이 없고 전쟁만 하느라 중장기 계획을 짜지 못했다. 성공적으로 압축성장을 이룬 한국의 경제개발 전문가가 계획을 짜달라고 부탁해 왔다. 처음에는 국유기업이 개발 초기를 이끌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이 성공한 모델이라고 설명하니 더이상 묻지 않았다. 다만 문제는 돈이다. 아프간도 한국도 여력이 없다. 결국 국제사회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주도가 돼 국제사회에 호소해서 건설비용을 충당해야 할 것이다. →오사마 빈라덴도 사망했고 지역 정세가 많이 불안할 것 같다. -귀국하기 전날에도 막사 주변을 순찰하던 미군 병사 2명이 지뢰가 터져서 다리가 잘려 나가는 사고가 있었다. 내가 묵고 있는 막사 담벼락이었다. 평소에도 부대 밖을 한 발짝이라도 나갈 때는 군인 동승하에 전차를 타고 나간다. 영외활동을 할 때는 20㎏짜리 방탄조끼를 입는다. 당분간은 매우 위험할 것 같다. →미군이 아프간 병력을 축소할 계획인데. -빈라덴이 없는 상황에서는 탈레반도 미국과 싸울 이유가 없다. 미국 정부와 화해를 모색할 것이고 아프간 정부도 화해 중재에 나설 의향이 있다. 미군의 전투병력이 빠지면 주한미군의 형태가 될 것이다. 아프간에 평화의 시기가 돌아오면 아프간도 본격적인 개발의 시기가 올 것으로 본다. 민·군 협력체제가 전개되면 한국 PRT의 역할이 보다 커질 것이다. →빈라덴 사망 이후 아프간 민심은 어떤가. -미국에 의해 아랍계 사람이 죽었다는 것에 대해 반미감정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전쟁의 명분이 없어졌으니까 전쟁이 끝나는 시점이 빨리 올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새벽이 오기 전에 가장 어둡다.’라는 표현이 지금의 아프간을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말인 것 같다. →앞으로 포부가 있다면. -개발모델링을 완료해서 지금보다 훨씬 더 체계적이고 세련된 모델을 만들어 궁극적으로 ‘박정희 스쿨’(가칭)을 만드는 게 꿈이다. 후진국의 지도자를 불러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체계적으로 전달하고 교육하고 싶다. 미국의 케네디스쿨처럼 왜 안 되나. 한국에서는 이 자산 가치에 코웃음을 치지만 소중한 자산이다. →아프간 모델을 통일 후 북한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당연하다. 북한은 바로 현재 상황을 타개해 줄 수 있는 한국이라는 스폰서가 있다. 약간의 수정이 필요하지만 가능하다. 한국도 북한인력의 저임금을 활용하기 위해 많은 기업이 노릴 것이다. 인센티브 제도만 잘 갖춰진다면 새마을 운동도 성공할 것이다. →얘기를 들어보니 아무래도 아프간에 더 체류할 것 같다. -지금까지는 1차적인 계획을 짠 것이고 실행과정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이 계획이 휴지통으로 갈 건지 조금씩이라도 땀흘리는 농부, 공인의 모습으로 나타날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빠르면 1년안에 소규모 프로젝트라도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그 작은 욕심 때문에 근무를 연장할 지 고민하고 있다. 식구들이 알면 큰일인데…(웃음).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프로필 ▲51세 ▲도쿄대 경제학 박사 ▲베이징대 연구교수 ▲하버드대 방문교수 ▲캄보디아왕국 경제자문관 ▲대통령자문 동북아경제중심 추진위 전문위원 ▲국회 한중포럼 자문위원
  • 군·관·민 합동 교육·보건·개발 지원… 韓 470명 파견

    이라크 자이툰 부대가 경비 작전부터 재건지원 활동을 모두 맡았던 것과 달리 아프가니스탄은 군·관·민으로 구성된 전문 지방재건팀(PRT)이 활동하고 있다. 14개 국가가 아프간 28개 지역에서 PRT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은 이 가운데서도 규모가 큰 편이다. 한국 PRT는 총 470여명 규모로 방호·경비를 맡고 있는 군인(오쉬노 부대) 350여명과 경찰 30여명, 민간이 80여명 등으로 구성됐다. 한국 PRT는 파르완주 차리카에 메인 기지가 있고 15㎞ 떨어진 바그람에 병원과 직업훈련원을 운영하고 있다. PRT는 교육, 보건·의료, 농촌개발, 거버넌스 등 4개 분야로 나눠 활동중이며, 자동차 정비 등 기술을 전수하는 한편 현지 경찰 훈련도 맡고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국제사회가 언제까지나 대신해 줄 수 없기 때문에 군·경을 양성해 아프간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만들어 군사 개입을 줄인다는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PRT의 활동 계획을 뒷받침해 주는 자문단은 보건·의료, 농업, 해외원조, 행정, 직업훈련, 여성문제 전문인력 9명으로 구성돼 있다. 국회의 동의안에 따라 파견된 PRT 팀은 2012년 12월 31일 이후 연장근무 여부를 국회에서 다시 논의하게 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조덕현 조사관 조정 사례

    [테마로 본 공직사회] 조덕현 조사관 조정 사례

    지난 12일 오후 3시.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노림1리 마을회관에 모여 있던 주민 20여명은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박수를 쳤다. 온 마을 주민들의 걱정거리가 곧 사라지게 될 것 같은 희망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은 최근 마을 안 주요 길이 경매에 부쳐지는 해괴한 일을 겪고 있다. 주택 22호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마을 안길은 여느 농촌과 달리 비교적 잘 정비가 된 상태다. 그런데 이런 마을 안길이 갑자기 농협중앙회 농신보 원주권역보증센터에 압류되고 경매에 부쳐지게 된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특이하게도 마을 안길이 주민 5명의 공동 명의로 등기된 데에 있었다. 이 마을은 1977년 당시 원성군이 5000여평의 택지를 매입해 취락구조개선사업을 펼치며 22호의 주택은 건축주 개인 명의로 등기했으나 마을 도로는 주민 5명의 공동명의로 등기를 했다. 30년 넘게 별일 없이 있다가 최근 공동명의자 가운데 1명이 농협으로부터 빌린 빚을 갚지 못하자 농협 측이 마을 길을 압류, 경매에 내놓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놀란 마을 주민들은 대책을 논의한 끝에 지난달 4일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 해결을 도와 달라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상황이 급박한지라 주민들은 자치단체가 아닌 정부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에 곧장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권익위의 담당 조사관인 조덕현 서기관은 한달여 동안 농협 측과 원주시, 주민 등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마을의 도로가 개인의 재산이 아닌 마을 공동의 재산임을 입증하는 데 주력해 왔다. 원성군과 원주시의 통합 등으로 당시의 관련 서류를 찾기가 어려워 입증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조 조사관은 그동안 끈질기게 농협 측을 설득하며 원만한 중재를 이끌어 내려 하고 있다. 이날 현장 조사에서 조 조사관은 농협 측이 일단 경매를 취하하되 해당 채무가 해결될 때까지 가압류를 설정하는 안까지 도출해 냈다. 특히 그는 앞으로 더 이상 이 같은 일이 없도록 마을 도로를 시유지로 하는 방안을 주민들과 원주시에 건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1주일 내로 문제를 해결해 주민들의 걱정을 없애도록 하겠다.”는 조 조사관의 강한 의지에 주민들은 안도하는 눈빛이었다. 글 사진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비단장사 왕서방’ 개인전 여는 임동식

    ‘비단장사 왕서방’ 개인전 여는 임동식

    동·서양의 대비를 강렬하게 느껴볼 수 있는 자리다. 무엇보다 간결하게 툭툭 치고 끊어 버리는 붓질이 시원스럽다. 오는 26일까지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열리는 임동식(66) 개인전 ‘비단 장사 왕서방’ 얘기다. 전시는 동양의 비단 포목점과 서양의 양복점을 대비시켰다. 화려한 문양의 비단 천이 가득한 가게에 있는 동양 ‘왕서방’과 곧추 선 손님의 치수를 재느라 마치 몇 배속으로 돌린 짐 캐리(미국 영화배우)처럼 움직이는 서양 ‘왕서방’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캔버스에 담았다. “사변적인 서양과 정감 있는 동양을 대조해 보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말이다. →왜 하필 비단 대 양복인가. -동양의 문양성에 집중해 보고 싶었다. 문양은 약간 민속 미술, 토속 미술 같은 취급을 받아왔다. 컨셉트를 중시하는 서양 미술 전통에서는 더더욱 퇴기 취급을 받았다. 그런 걸 한 번 전복해 보고 싶었다. 지적인 기반을 중시하는 서양 미술의 끝자락은 도대체 어디쯤인가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다른 이유도 많다. 색깔도 다르고, 지어 입는 방식도 다르고…. →안 그래도 색 느낌이 극히 대조적인데. -도시 문명이란 게 그렇다. 우리 농촌만 떠올려 봐도 알록달록 색동옷도 있고 그렇지 않나. 그런데 도시 문명은 워낙 번쩍대는 것들이 많으니 옷에 무거운 색을 많이들 쓴다. 특히 양복은 더 그렇다. 지하철 타 보면 남자들은 대부분 검은색 일색이다. 옷 색깔을 그렇게 무겁게 해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게 도시 문명의 특징인 것 같다. →왕서방을 키워드로 동·서양 대비를 끌어낸 게 재밌다. -독일에서는 이런 말을 한다(그는 독일 함부르크미술대 출신이다). 서양은 아벤트란트(Abendland), 동양은 모르겐란트(Morgenland). 밤의 나라, 아침의 나라라는 뜻이다. 필름 사진 시절에는 코닥과 후지가 달랐단다. (일본 필름인) 후지는 벚꽃을 찍어야 하니 화사한 톤에 맞췄고, (미국 필름인) 코닥은 어두운 서양 톤에 맞춘 거였다. 그래서 후지로 서양 찍고, 코닥으로 동양 찍으면 사진의 맛이 안 났다고 한다. 정일성 촬영감독 별명이 ‘소방수’인 거 알고 있나. 화사한 빛의 톤을 살리기 위해 촬영 전 현장에 미리 물을 뿌린단다. 그래야 햇볕이 번지면서 고명도의 빛감이 살아나니까. 동·서양의 그런 느낌 차이를 캔버스에 주려 했다. →그림 속 인물도 대조적이다. 동양 왕서방은 누드인데 서양 왕서방은 엄격히 치수를 재는 모습이다. -그런 부분도 마찬가지다. 치수 재는 행위는 굉장히 규격에 맞춘 구속적인 행위다. 서양 왕서방에게는 그걸 표현해 주고 싶었다. 그에 반해 비단은 그야말로 자연 아닌가. 비단 가게에 어울리는 형태는 누드라고 생각했다. 동양 왕서방에게는 스토리도 담겨 있다. 퇴락해 가는 전통 문화, 즉 왕서방은 대체 어디로 가고 그 유산은 누가 물려받는가 하는 문제다.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비단 포목점 유산을 어떻게, 누가 이어받을 것인가가 인물들의 동작에 다 들어 있다. 전시는 하지 않았지만 맨 마지막 작품은 할아버지 기저귀를 손자가 갈아 주는 장면으로 마무리했다. 거기에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고 보니 동양 왕서방은 비슷한 인물이 반복적으로 이어진다. 특정 모델이 있나. -그게 재밌다. 오완근씨라고, 공사 현장 인부다. ‘왕서방’이란 작업을 하는데 사진을 찍겠다고 했더니 그 사람 하는 얘기가 자신도 왕년에 이름 때문에 왕건, 왕서방으로 자주 불렸다며 흔쾌히 허락하더라. 그래도 초면에 옷 벗자고 할 수 없어서 사진은 옷 입고 찍되 그림 속에서는 누드로 할 거라고 했더니 어떻게 그림을 가짜로 그릴 수 있느냐며 함께 목욕탕에 가자더라. 덕분에 사실적으로 그릴 수 있었다(웃음). →홍익대 회화과 출신에 독일 유학까지 다녀왔다. 최신 유행은 다 해 봤을 거 같은데 왜 이런 작업으로 돌아섰나. -1970년대 홍대에 다녔는데 팝아트를 제일 먼저 한 게 우리들이었을 거다. 최신이란 거는 다 해 봤다. 그런데 서양 미술은 지나치게 사변적이다. 흰 캔버스를 앞에 두고 뭘 그릴까 한참 고민하다 아무것도 그리지 않기로 하면 그게 곧 예술이 되는 거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개구리를 안 보고 그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탐미적 탐닉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돌아선 거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LH 진주 일괄이전 사실상 확정… 3대 쟁점은

    LH 진주 일괄이전 사실상 확정… 3대 쟁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를 경남 진주로 일괄 이전하는 쪽으로 정부안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결정 이후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정치권과 정부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13일 국회 국토해양위에 LH 이전안을 정식 보고하기에 앞서 막판 조율작업을 벌였다. LH를 진주로 일괄 이전할 경우 진주 이전 예정인 국민연금공단 등 다른 공공기관을 보상 차원에서 얼마나 전주로 옮길지를 최종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주택토지실 간부들은 이날 밤에도 4~5차례에 걸쳐 정부안을 수정하는 등 다양한 ‘빅딜안’이 논의됐다. 정부안은 청와대와 일부 여당 핵심 관계자들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창수 차관은 “정부안은 12일 밤사이에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을 만큼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북도와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정부 과천청사를 방문, 절충안을 재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토부안이 국회에 보고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격돌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LH 이전안을 둘러싼 논란도 증폭되고 있다. 우선 참여정부 때 확정된 기능군별 배치 원칙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주의 경우 ‘토지·개발 기능군+농업식품 기능군+기타 기능군’으로 구성됐고, 진주는 ‘주택건설 기능군+중소기업지원 기능군+기타 기능군’으로 묶였다. 이 중 LH를 진주로 몰아주면 진주에는 4개 기능군이 모아지지만 전주는 2개 기능군만 들어서게 된다. 당시 경남(진주혁신도시)에는 국민연금공단, 중소기업진흥공단, 한국남동발전㈜ 등 12개 기관을, 전북(전주혁신도시)에는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국립식량과학원, 한국식품연구원 등 14개 기관을 각각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공룡‘ LH를 진주로 일괄 이전한다면 편중현상이 심화되는 셈이다. LH통합 전 옛 토지공사는 939명 직원과 연간 200억원의 지방세, 옛 주택공사는 1414명 직원과 연간 110억원의 지방세를 보유했다. 통합 뒤 LH에서 토공 몫을 직원 580명(39.9%)과 지방세 150억원(64.5%)으로 추산하더라도, 대체 이전기관으로 거론되는 국민연금공단의 직원 573명과 지방세 6억 7000만원은 세수 측면에선 균형이 맞지 않는다. 진주로 가기로 했던 국민연금공단 외에 두 기관 간 차이가 나는 세수보전 등 ‘+α’가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전북도는 반발한다. 두 지역으로 나뉘어 가기로 했던 LH가 한 곳으로 가면 그 시너지 효과는 엄청난 데 비해 국민연금공단+α만으로는 이를 메울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삼성그룹의 새만금 투자 등이 예상돼 있지만 10년 뒤에 투자가 예정돼 있을 뿐 아니라 민간기업의 약속이어서 정권이 바뀌거나 상황이 바뀌었을 때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이를 백지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청와대 앞 상경시위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의사결정기관인 지역발전위가 제대로 심의·의결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지역발전위는 태생적으로 심의와 자문위원회라는 이중성을 갖고 있어 그동안 정부정책에 들러리 역할을 수행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달 출범한 2기 지역발전위는 전체 위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이전안을 의결한다. 위원 중 기획재정부 장관 등 9명이 국무위원이고 민간출신이 19명이지만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역발전위의 중립성 논란 해소도 향후 과제 가운데 하나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경기 안성 호밀밭·복거마을

    경기 안성 호밀밭·복거마을

    들녘이 하루가 다르게 연둣빛으로 물들어 갑니다. 멀지 않은 거리에 근사한 봄 풍경이 펼쳐지는 곳을 찾는다면 경기도 안성이 좋은 대안이 됩니다. 특히 신록의 계절 5월에는 일부러라도 안성의 호밀밭을 찾을 만합니다. 도시에서는 쉬 보기 어려운 너른 초록의 대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안성에는 이 밖에도 의외의 볼거리들이 많습니다. 먹거리 또한 ‘안성맞춤’이어서 근교 여행지로 제격입니다. 초록의 바다가 일렁인다. 호밀밭이다. 보리와 비슷하지만, 그보다 초록이 짙고 키도 훤칠하게 크다. 봄바람은 먼저 언덕 위 미루나무를 흔들고, 뒤이어 호밀밭을 훑고 지나간다. 그때면 호밀밭은 일렁이는 파도와 영락없이 닮았다. 시인 이수영이 ‘풀’에서 읊조렸듯 ‘바람보다 빨리 눕지만 바람보다 먼저 일어서는’ 까닭이다. 호밀밭은 농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안성목장의 일부다. 올 9월께 농촌체험시설인 ‘안성팜랜드’로 공식 개장할 예정이다. 안성목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세워진 ‘한독 시범농장’이 모태다. 당시 서독의 낙농시설에 감탄한 박 대통령은 목장 건설에 힘썼고, 마침내 1969년 서독에서 차관과 낙농기술자들을 들여와 본격적인 낙농사업을 벌였다. # 30만평 너른 춤판 이달 말이면 사료로 사라져 이용하 안성팜랜드 과장에 따르면 128만 9000㎡(약 39만평) 목장 가운데 호밀밭은 30만평쯤 된다. 호밀은 대체로 사료, 혹은 자운영처럼 지력(地力)을 높이기 위한 천연 비료 등의 목적으로 쓰인다. 안성목장 호밀밭도 비슷하다. 5월 말, 늦어도 6월 초면 호밀을 수확해 가루로 만든 뒤 가축들의 사료로 쓴다. 이처럼 너른 풀밭과 마주할 기회도 5월 말이면 사라진다는 얘기다. 게다가 ‘안성팜랜드’가 공식 오픈한 이후에는 입장료를 받을 예정이라니, 무시로 드나들던 시골의 정취 또한 사실상 올해가 마지막인 셈이다. ‘호밀밭 파수꾼’은 대여섯 그루의 키 큰 미루나무들이 맡고 있다. 호밀밭 가장 높은 언덕 위에 선 미루나무는 사진가들은 물론 일반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만점의 피사체다. 호밀밭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보리밭과 비슷하다. 다만 호밀은 어른 가슴 높이까지 웃자라 잔바람에도 쉬 일렁인다. 호밀밭에 서면 청량하다. 크고 작은 초록빛 파도가 벌이는 싱그러운 춤판을 보자니 머리가 절로 상쾌해진다. 호밀이 베어진 자리엔 옥수수를 심는다. 한여름엔 드넓은 옥수수밭이 또 다른 볼거리가 될 터다. # 호랑이 담배피는 마을… 항아리 2500개 장관… 푸른 하늘과 맞닿은 목장 한편엔 승마 체험장도 마련돼 있다. 도심에서는 쉬 보기 어려운 암갈색 말들이 뛰논다. 건장한 말들을 보고만 있어도 약동하는 봄 기운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승마센터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승마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승마는 1만원(10분), 가족체험승마는 7만원(1시간, 3인 기준), 숙련자용 승마이용권은 5만원(50분)이다. 쿠폰 회원제도 운영하고 있다. 평일 기준 13장에 40만원(장당 50분, 주말은 50만원)이다. 금광면 신양복리 ‘복거마을’은 벽화와 조형물로 예쁘게 꾸민 ‘예술 마을’이다. 수령 400년을 헤아리는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120여가구, 300여명의 주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호랑이 마을’이라고도 불린다. 마을 전체를 호랑이 컨셉트로 꾸몄기 때문. 마을 뒷산이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형세라 ‘복호리’라 불린 옛 지명에서 착안했다. 지붕 위로 호랑이가 걸어다니고, 담벼락엔 호랑이가 담배 피우는 모습도 그려 넣었다. 전시된 작품은 모두 50여점이다. 쇠로 만든 ‘호랑이를 기다리며’를 비롯해 ‘옥상 위의 호랑이’,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등이 마을을 찾은 이방인의 입가에 잔잔한 웃음을 걸어준다. 마을회관 입구의 흙으로 만든 ‘마을지도’를 본 뒤 꼼꼼하게 둘러보길. 꼭 담장벽화나 조형물이 아니더라도 아담하고 소박한 마을의 정취를 한껏 엿볼 수 있다. 인근의 금광저수지도 돌아볼 만하다. 서일농원은 ‘장독대’로 유명하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장류를 연구하고 생산·판매하는 곳이다. 2500여개의 항아리가 줄지어 늘어서 장관을 펼친다. 볕이 잘 드는 장독대 입구엔 금줄이 매어 있다. ‘장독대는 마음을 정갈하게 해야 하는 신성한 곳이므로 출입을 금한다’는 경구도 적어 뒀다. 장류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만큼 재료에 쏟는 관심도 각별하다. 메주는 국산콩으로 만들고, 소금도 전남 영광의 광백사 천일염을 간수가 모두 빠져나갈 때까지 3년 동안 기다렸다가 사용한다. 물 또한 농원 안의 150m 암반을 뚫고 솟아오르는 청정수를 사용한다. 식당 겸 매점인 ‘솔리’에서 된장찌개, 청국장 정식 등을 맛볼 수 있다. 서일농원 안에 곧게 뻗은 소나무들은 전북 임실군의 수몰지구에서 가져온 것으로, 물에 잠길 운명에 처한 것들을 옮겨 심었다. 자그마한 연못 주변에는 황톳길이 조성돼 있어 산책을 즐기기 좋다. 글 사진 안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1)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안성나들목을 나와 안성 방향 38번 국도로 갈아탄다. 직진하다 평택충주고속도로 고가 교차지점 아래 레드페이스 의류점을 끼고 우회전, 302번 지방도를 타고 곧장 가면 농협 안성목장교육원이다. 여기서 좌회전한 뒤 첫 번째 갈림길에서 우회전하면 안성목장 호밀밭이다. 653-2033. 서일농원(673-3171)이나 호랑이마을(671-3022) 등을 먼저 둘러보려면 중부고속도로 일죽나들목을 이용하는 게 낫다. ▲맛집 안일옥(675-2486)은 80년 전통의 곰탕집이다. 곰탕 7000원, 한성맞춤우탕 1만 8000원. 고삼묵집(672-7026)은 아직도 아궁이에 불을 때 묵을 쑨다. 도토리묵밥 6000원. ▲주변 관광지 안성맞춤박물관은 안성유기 등 안성의 문화유산을 엿볼 수 있는 테마박물관이다. 관람료 500원. 676-4352~3. 안성은 조선 말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가 이끄는 남사당패의 본거지가 있던 곳. 올해부터는 남사당놀이 상설공연이 새로 지어진 남사당공연장에서 매주 토·일요일 열린다. 678-2518. 태평무전수관(676-0141)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무료 전통춤 공연이 펼쳐진다. 영화 ‘섬’(2000년) 촬영지인 고삼저수지도 둘러볼 만하다. 고삼면사무소 678-3981.
  • 나는 영국 시골에서 귀족처럼 쉰다

    영국만큼 과거를 부둥켜안고 사는 나라가 있을까? 옛것을 오롯이 간직하고 살며, 그 자부심으로 오늘을 사는 영국인들. 그들이 목숨을 걸고 보존하려는 것은 왕정 체제와 각국에서 강탈해 온 대영박물관의 유적들만은 아니다. 영국만큼 과거를 부둥켜안고 사는 나라가 있을까? 옛것을 오롯이 간직하고 살며, 그 자부심으로 오늘을 사는 영국인들. 그들이 목숨을 걸고 보존하려는 것은 왕정 체제와 각국에서 강탈해 온 대영박물관의 유적들은 아니다. 글 사진 = 최승표 기자 / tktt@traveltimes.co.kr 영국의 중세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코츠월드(Cotswolds) 지방에서는 사람과 자연과 낡은 건물이 공존하고 있다. 누구도 주인공이 아닌, 어울림의 멋을 간직한 풍경은 여행자에게 안식을 준다 나는 영국 시골에서 귀족처럼 쉰다 영국만큼 과거를 부둥켜안고 사는 나라가 있을까? 옛것을 오롯이 간직하고 살며, 그 자부심으로 오늘을 사는 영국인들. 그들이 목숨을 걸고 보존하려는 것은 왕정 체제와 각국에서 강탈해 온 대영박물관의 유적들만은 아니다. 시골 지역이야말로‘옛 영국’의 멋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그들의 자부심이다. 런던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보석 같은 마을을 찾아 떠났다.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가진 코츠월드(Cotswolds) 지방에 들러 동화같은 마을을 산책했고, 도자기마을 스토크온트렌트(Stoke-on-trent)에서는 중세 귀족들처럼 고급스러운 찻잔에 애프터눈티를 즐겼다. 21세기로 돌아오기 싫었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주한영국관광청 www.visitbritain.co.kr 1 코츠월드는 영국 중부와 남부에 걸친 구릉지대이다. 푸른 초지 위에서 풀을 뜯는 양떼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2, 3 버튼온더워터는‘영국의 작은 베니스’라는 애칭이 붙을 만큼물과 마을이 어우러진 풍경을 자랑한다. 코츠월드의 수많은 마을 중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곳이다 전원에 안겨 누리는 보편적 쉼 COTSWOLDS ‘영국식’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영국 고유의 문화들이란 런던 같은 대도시보다는 지방의 마을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영국식 정원, 영국식 휴가 문화, 영국식 아침식사, 심지어 영국식 영어발음까지. 하여 이번 여행에서는 런던을 비껴 북서쪽에 위치한 코츠월드(Cotswolds) 지방으로 향했다. 초록의 풍경 속을 거닐며 심신의 안식을 누렸고, 중세시대의 귀족처럼 500년 묵은 호텔에서 잘 먹고, 잘 쉬었다. 해리 포터를 탄생시킨 동화마을 런던을 출발해 옥스퍼드(Oxford)로 가는 기찻길,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이 어딘가 익숙하다. 완만한 구릉의 초지에는 소 떼, 양 떼가 뒹굴고 있고, 오래된 주택들에서는 장작을 때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유럽의 여느 시골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다. 허나 옥스퍼드역에서 차를 타고 서쪽으로 향해 가자 진한 벌꿀색의 낡은 주택들이 나타나면서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코츠월드의 동쪽 관문 위트니(Witney)에 접어든 것이다. 영국 중서부와 남부, 6개 주에 걸쳐 있는 구릉지대인 코츠월드는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들을 품고 있다. 미국의 여행작가 빌 브라이슨은 코츠월드를 여행하고 “영국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정교하게 꾸며진 전원 풍경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도 분통이 터지도록 그 사실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런데 빌 브라이슨의 지적은 조금 잘못됐다. 코츠월드는 중세시대 양모 산업의 중심지로 부유층이 몰려든 후로 지금까지 부호들의 휴양지로 명성이 자자하다. 런던에 사는 도시인들에게는 코츠월드에 별채를 소유하고, 주말마다 휴식을 취하는 게 로망이라고 한다. 브라이슨은 코츠월드의 상징인 석회석 돌담벽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분통이 터진다고 한 것이리라. 군데군데 남아 있는 야트막한 돌담벽과 목가적인 전원 풍경은 제주도와 어딘가 닮아 있다. 돌담과 가옥의 구성물이 현무암이라는 사실만이 눈에 띄게 다를 뿐이다. 그래서일까? 영국 국립 걷기 코스의 일부인 ‘코츠월드웨이(Cotswolds Way)’는 지난해 제주올레와 ‘우정의 길’ 협약을 맺었다. 코츠월드웨이는 남쪽의 배스(Bath)에서 북쪽의 치핑 캠든(Chipping Campden)에 이르는 160km의 도보여행 코스로 험난한 오르막길은 없고, 느릿느릿 걸으며 풍광을 즐기고 예쁜 마을들에서 농촌 사람들의 일상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올레길과 흡사하다. 코츠월드라는 지명보다 그 풍경이 우리에게 친숙한 것은 숱한 영화가 이곳을 배경으로 하는 까닭이다. <해리 포터>의 작가 J.K. 롤링은 코츠월드 지방의 예이트(Yate) 마을에서 나고 자랐으며, 영화 장면 중 일부를 코츠월드에서 촬영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섀도우랜드> 등도 코츠월드를 배경으로 했다. 코츠월드와 인연이 깊은 유명인들도 많다. 영화배우 케이트 윈슬렛은 촬영이 없을 때 북부 코츠월드에 있는 자신의 집에 머문다고 한다. 찰스 왕세자도 어릴 적 이곳에서 자랐고, 폴로를 배웠다고 한다. 차를 타고 목초지가 펼쳐진 길을 달리는데 왕가의 후손처럼 보이는 소년들이 폴로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6개 주에 걸쳐 있는 코츠월드에는 약 200개의 마을이 있다. 각각의 마을들은 가옥의 형태가 조금씩 달라 고유한 매력을 가졌으니 머무를 마을을 결정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숙제가 아니다. 돌담과 가옥을 구성하는 석회석은 북쪽 지역은 진한 노란색을 띠고, 남쪽으로 갈수록 검은 빛깔이 강해진다. 코츠월드의 마을 중에서 바이버리(Bibury)는 영국에서 가장 예쁜 마을로 손꼽힌다. 콜른(Coln) 강이 잔잔히 흐르고 송어가 평화로이 헤엄을 치고 있다. 동화 속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한 집들은 코츠월드의 어느 마을보다 동화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바이버리는 아트 & 크래프트 운동을 주도했던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가 가장 사랑했던 마을이기도 하다. 예술마저 대량생산되던 산업혁명의 시대에 반기를 들고 수공예를 활성화시킨 예술가의 눈에 가장 아름답게 보인 마을이라니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코츠월드에서 가장 대중적인 마을로는 버튼온더워터(Burton on the Water)가 꼽힌다. ‘영국의 작은 베니스’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 마을에는 청계천보다 얕은 냇물을 사이에 두고 아기자기한 앤티크 상점들이 줄지어 있고, 마을 곳곳에 볼거리를 간직하고 있다. 모터 뮤지엄에는 구식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이 전시되어 있고, 버튼온더워터 마을을 9분의 1 크기로 축소시켜 놓은 모델빌리지도 흥미롭다. Gardens & Gardeners 영국식 정원은 ‘상상력’이다 코츠월드의 예쁜 마을들은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원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지만 각 마을마다 인간의 상상력으로 빚어낸 신비한 정원을 곳곳에 품고 있다. 몸체 속에 작은 인형을 겹겹이 품고 있는 러시아 인형처럼 정원 속에는 작은 텃밭이 감춰져 있고 텃밭에 뿌리내린 각각의 식물들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머금고 있다. 영국은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나라 전체에 숱한 정원을 갖고 있다. 런던에 있는 하이드파크(Hyde Park)도 정원의 확장에 다름 아니다. 영국 시골 정원의 주인은 중세시대 지주들이었고, 런던 정원의 주인은 왕이었기에 권력의 크기만큼 정원의 크기가 차이가 날 뿐이다. 영국을 벗어나도 영국인들이 스쳐간 곳에는 어김없이 근사한 정원이 있게 마련이다. 미국과 영연방 제국에는 어김없이 보태닉 가든, 영국식 정원이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영국인들은 왜 이렇게 정원에 열광할까? 지금의 ‘영국식 정원’은 18세기를 거치면서 급속히 확대됐다고 한다. 당시 영국 귀족들은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절대 권력과 엄격한 이념에 대항해 자유로운 정신을 정원에 표현해냈다. 그러니까 영국식 정원이란 자연의 모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도의 속박에 대한 반동이었으며, 상상력의 표출 창구였던 것이다. 영국식 정원들은 정형화된 정원의 패턴을 과감히 거스른다. 독특한 형태의 나무들 사이를 걸으며, 진한 풀꽃향기를 맡으면 꿈에서나 보았던 ‘비밀의 화원’에 온 듯한 착각이 절로 든다. 코츠월드에는 영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아름다운 정원들이 많다. 영국 HHA(Historic Houses Association)에서는 매년 ‘올해의 정원’을 선정하고 있는데 코츠월드 지방에 있는 정원들이 단골로 이 상을 거머쥔다. 버튼온더힐(Burton on the Hill) 마을에 있는 버튼하우스가든을 찾았다. 3월의 정원은 초록의 단색만이 그득했다. 나무를 손질 중이던 백발의 정원사는 “4월에 접어들면 거짓말처럼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필 것입니다”라고 소년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2006년에 ‘올해의 정원상’을 받은 이 정원은 18세기 영주가 살았던 곳으로 코츠월드의 정원은 단지 풀과 꽃을 구경하는 공간만은 아니다. 이곳에서는 수시로 자선행사가 열리며, 사진전, 미술전도 열리고, 예식장으로도 사용된다. 다음으로 1988년 ‘올해의 정원’으로 선정된 반슬리하우스에 들렀다. 시런세스터(Cirencester)에 위치한 반슬리하우스도 화려한 정원을 가진 17세기 영주의 주택이었으나 2001년 럭셔리한 호텔로 재탄생했다. 수백년 된 건물의 내부를 모던한 분위기로 180도 변화시켰으며, 호화로운 스파까지 갖췄다. 24개 객실은 모두 다른 디자인으로 설계했으며, 독립된 별채는 동남아 풀빌라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랑한다. 투숙객들로 하여금 중세 귀족이 된 듯한 환상에 빠지도록 완벽하게 연출된 공간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2 영국인들은 정원 속에 그들의 상상력을 담는다. 중세 말, 유럽의 정세가 격변할 때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던 영국인들의 자유분방한 의식이‘영국식 정원’의 출발지점이다 3 중세 귀족들의 주택은 20세기를 거치면서 근사한 호텔로 변모했다. 반슬리하우스는 동남아 풀빌라를 무색케 하는 화려함을 갖췄다. 고풍스러운 외관에 모던한 실내는 영국이 아니고서는 경험할 수 없는 조화다 1 코츠월드는 시간마저 17세기에 멈춘 듯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2 테트버리(Tetbury)에는 7세기에 지어진 성모마리아 교회가 있다. 이 교회 또한 코츠월드산 석회석으로 지어져 벌꿀색을 띈다 3 코츠월드는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굳이 촬영을 위한 세팅이 필요 없어 보인다. 오래된 호텔에는 낡은 책들이 세월의 흔적을 안고 있다 4‘ 비교적’번화한 테트버리 중심가에는 앤티크 상점들이 줄지어 있다 5 봄을 기다리는 정원은 정원사들의 세심한 손길로 다듬어지고 있었다 6 코츠월드에는 작은 호수가 많고 호수에는 어김없이 백조가 있다. 호텔 이름 중‘스완(Swan)’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7 마을마다 자리한 교회의 한 켠에는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비석이 행렬을 이루고 있다. 묘지의 분위기는 스산하기보다 정겹다 Accomodation 영국 시골 여행을 위한 최선의 선택 영국 시골 여행의 정수는 호텔에서 누릴 수 있다. 코츠월드에서 ‘호텔=잠자는 곳’이라는 등식은 절대 성립되지 않는다. 근사한 정원을 갖추고 있으며,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해 중세 귀족들이 누린 호사로운 문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까닭이다. 호텔 안에 정원이 있다는 느낌보다는 정원 속에 호텔이 있다는 느낌이다. 이른 아침 지저귀는 새소리에 창을 열면 비밀의 화원에서 하룻밤을 난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코츠월드의 호텔들이 가진 미덕이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호텔이 20개 전후의 객실만을 갖고 있으며, 심지어 4개뿐인 곳도 있다. 체인 호텔이란 찾아보기 어렵고 , 어느 호텔을 막론하고 주변의 경관을 해치는 튀는 디자인도 없다. 가격은 런던의 호텔보다 훨씬 저렴하니 오래 머물기에도 좋다. 코츠월드의 호텔들은 한결같이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17세기풍’은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라 실제 17세기부터 시작된 호텔의 역사를 의미한다. 오래된 외관은 우리의 고택을 연상시킨다. 차이점이 있다면 뛰어난 보존정신과 현대 디자인의 요소를 적절히 수용했다는 데 있다. 위트니에 있는 올드스완(Old Swan) 호텔은 15세기 여관이 스파까지 갖춘 고급 호텔로 재탄생한 곳이다. 16개 객실은 최소한의 레노베이션으로 중세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며, 46개 객실은 외관은 그대로 두고, 실내만 모던한 분위기로 변화를 꾀했다. 낚시와 승마 등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고, 최근에는 스파 시설도 선보였다. 올드 스완은 <나니아 연대기>로 유명한 영문학자 C.S 루이스가 애용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바이버리에 있는 스완 호텔은 콜른 강을 앞에 두고 너른 정원을 간직하고 있어 코츠월드 내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다. 객실은 단 22개뿐이다. 코츠월드에는 호텔뿐 아니라 B&B(Bed & Breakfast), 게스트하우스도 많다. 가이드에게 “미국에서는 B&B란 통상 저렴한 숙소를 일컫는데 코츠월드 같은 부호들의 휴양지에 있다는 게 어색하다”고 말하자, 콧방귀로 답을 대신했다. 그리고는 “코츠월드의 B&B는 비싼 호텔을 가지 못한 여행객들이 가는 곳이 아니라 영국 농촌에서의 휴가를 누릴 수 있는 최선의 숙소 형태”라고 설명했다. 세대를 거듭하며, 정원을 다듬고, 몇 되지 않는 객실을 애정을 갖고 보존해 온 주인들의 시골 사람 인심을 체험하고 싶다면 호텔보다 B&B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호텔이든 B&B든, 예약은 서둘러야 한다는 것. 야생화가 만발하는 봄철에 코츠월드를 방문하려면 최소한 6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안전하다. 코츠월드관광청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다양한 숙소 정보와 유용한 여행 팁도 얻을 수 있다. www.cotswolds.com 1, 4 위트니에 위치한 올드스완 호텔은 6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레노베이션을 최소화한 객실에 머물면 중세시대로 돌아간 듯 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2 영국 시골 여행의 미덕은 영국인들이 애써 지켜온 그들의 휴가문화를 오롯이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17세기 영주들의 주택을 개조한 고급 호텔들은 실내를 모던한 디자인으로 꾸몄다. 햇볕 드는 밝은 객실은 아늑한 분위기를 극대화시켰다 food 미식가, 대식가를 만족시킨 영국의 맛 영국에 대한 가장 ‘억울한’ 편견 중 하나는 음식에 관한 것이다. ‘피쉬 앤 칩스를 제외하고는 먹을 게 없다’거나 ‘양은 많고 짜기만 하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3~4시간씩 수다를 떨며 와인과 함께 식사를 하는 비상식적인 사람들(프랑스)과 지중해의 축복으로 연중 식재료가 풍부한 아랫동네 허풍쟁이들(이탈리아) 때문에 저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영국인들은 항변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영국의 시골에서는 이 편견이 여지없이 깨지기 마련. 지방에서 재배한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 음식들은 충분히 우리의 미각을 만족시켜 준다. 코츠월드에서의 아침식사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라는 고유명사를 낳았을 정도로 영국의 아침 밥상은 특별하다. 풀 브렉퍼스트라고도 불리는 영국 조식은 이름처럼 양이 많다. 호텔에 따라 뷔페식으로 알아서 가져다 먹는 방식이 있지만 주문형으로 큼직한 접시에 음식을 꽉 채워서 정성스레 가져다 주는 경우는 양이 정말 많다. 소시지, 베이컨, 블랙푸딩(순대와 비슷한), 스크램블 에그, 칠리 콩, 구운 토마토, 삶은 버섯, 감자 튀김이 기본이다. 식성에 따라 보기만 해도 질릴 수 있다. 각종 빵과 과일, 시리얼까지 곁들여지면 위장이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다. 기자의 식성 탓일까? 어느 나라에서의 조식보다 영국식은 만족스러웠다. 단지 배만 부른 것이 아니었다. 어느 음식 하나 대충 만들어진 것이 없었다. 이에 비하면 시리얼과 빵 조각, 커피로 아침을 떼우는 콘티넨탈 조식은 요기만 면하는 수준이다. 영국에서 먹는 문화의 대표격은 ‘애프터눈 티’라 할 수 있다. 영국은 어디를 가나 호텔이나 찻집에서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지만 한 폭의 그림 같은 코츠월드의 절경과 함께하는 맛은 비교할 수 없다. 따뜻하게 구워낸 스콘과 함께하는 홍차 한잔은 오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특히 영국의 홍차 맛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차 때문에 전쟁까지 불사한 나라가 아니던가. 영국에서는 최근 음식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맛없는 음식의 나라’라는 불명예를 떨치기 위해 국가적으로 스타 요리사를 집중 육성시켜 음식관광의 활성화를 노리고 있을 정도다. 이와 별도로 10년 전 구제역으로 나라 전체가 홍역을 앓은 뒤, ‘믿을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가닉푸드(Organic Food)가 대두됐다. 코츠월드에는 유기농 을 ‘라이프 스타일’로 확장시킨 데일스포드(Daylesford)가 유명하다. 최근 한국 백화점에도 진출해 우리에게 익숙한 데일스포드는 직접 농장에서 재배한 유기농과 기른 가축을 판매하는 상점과 식당, 유기농 화장품으로 즐기는 스파 시설까지 갖추고 있으며, 영국인들은 물론 코츠월드를 찾는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www.daylesfordorganic.com 5 영국은 오가닉 푸드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유기농을 직접 생산해 다양한 제품으로 판매하는 데일스포드는 코츠월드에서도 명소로 꼽힌다 6 영국에서의 세 끼니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은 햇살 드는 창가에 앉아 조식을 먹을 때다. 잉글리시 풀 브렉퍼스트의 진수를 코츠월드의 호텔에서 누려볼 수 있다 7 홍차 한잔과 달콤한 스낵을 즐기는 오후의 여유는 영국 여행의 백미라 할 만하다. 근사한 애프터눈 티를 위해서라면 점심과 저녁을 희생할 만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부고]

    ●박명재(차의과학대학교 총장·전 행정자치부 장관)의재(에스엠프라자 홍콩지사)명순(대한생명 FP)명남(대구교대 사무관)숙희(서울대 규장각 팀장)씨 부친상 김수길(전 KT 과장)김영선(국가기록원 팀장)강종환(㈜미샤 무역부 이사)씨 장인상 박지훈(LG전자 차장)씨 조부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02)3410-6918 ●이준석(전 풍농비료·양주CC 회장)씨 별세 종철(풍농·양주CC 회장)씨 부친상 구자준(LIG손해보험 회장)장성윤(대창물산 〃)노덕우(박사)씨 장인상 오정미(오성통운 대표이사)씨 시부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10시 (02)3010-2230 ●윤옥(전 도시건축 대표)씨 별세 태영(자영업)세영(현대자동차연구소 책임연구원)성덕(자영업)씨 부친상 김동건(금융감독원 실장)씨 장인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낮 12시 (02)3010-2291 ●신효섭(전 문화일보 편집위원)범석(목사)진섭(사업)씨 모친상 이대영(전 국민일보 편집국장)씨 장모상 10일 경기 화성 봉담장례문화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31)278-0414 ●이주원(동양건설 부사장·전 조흥은행 부행장)주상(KT 유성지사장)씨 부친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02)3410-6903 ●윤정환(서울대의대 내과 교수)씨 부친상 박진영(영재소아과 원장)씨 시부상 9일 서울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5시 30분 (02)2072-2011 ●노병훈(송파경찰서 가락지구대 2팀장)성균(지식경제부 부산우편집중국 정기장)병운(OTIS 주임)병희(평택경찰서 경무과)씨 부친상 이준철(아산 둔포중 교사)씨 장인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2)3010-2292 ●김철우(한길안과병원 진료과장)양민(늘품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씨 부친상 김효림(여의도성모병원 영상의학과 조교수)씨 시부상 이매철(화영시스템지 부장)씨 장인상 10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2일 오전 5시 (02)2258-5971 ●박옥윤(전 진주산업대 교수)씨 별세 문호(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수(한국농어촌공사 차장)문용(경남농업기술원)씨 부친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후 1시 (02)3010-2293 ●이정균(전 현대자동차 상무이사)씨 별세 성윤(사업)씨 부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2)3010-2263●유재훈(CJ제일제당 부사장)재건(부산대 교수)씨 모친상 장환일(여주 세민병원장)이규철(희림건축 부사장)씨 장모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2)3410-6917 ●허신행(전 농림수산부 장관)종남(광진건설 사장)씨 모친상 조태영(목사)씨 장모상 9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3일 오전 6시 30분 (02)2258-5973 ●이상직(전 국립광릉수목원 수의관)씨 별세 선엽(TBWA 상무)씨 부친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2)3410-6920 ●이용신(한국투자공사 전무)용세(삼성화재 컨설턴트)씨 부친상 한갑희(사업)김택동(〃)송범식(고용노동부 사무관)씨 장인상 10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2일 오전 5시 30분 (02)2258-5969 ●김귀한(한국야구위원회 심판위원)씨 조부상 9일 광주 송정장례식장, 발인 11일 오전 8시 (062)941-7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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