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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자 年400억 감소하지만 여전히 한국에 유리한 협상”

    “흑자 年400억 감소하지만 여전히 한국에 유리한 협상”

    지난해 12월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의 경제적 이익은 원협정과 비교해 발효 후 15년 동안 연간 최대 459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기획재정부는 22일 산업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 보건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발표한 ‘한·미 FTA 추가협상 영향 분석’ 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재정부는 내년 1월 1일 발효를 가정했을 경우 2016년까지 자동차 부문의 대미 흑자는 원협정 보다 연간 약 573억원(5300만 달러)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돼지고기의 국내 생산 감소액은 연간 70억원 줄고, 의약품의 매출 손실액은 연간 44억~97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과적으로 원협정 대비 발생 이익이 연간 406억~459억원 감소하게 된다. ●“비준 지연 땐 年15조 손실” 재정부는 “추가협상은 자동차 등 대기업의 이익 감소를 감수하면서 취약한 축산농가와 제약산업의 이익을 보호했다.”면서 “추가 협상을 반영하더라도 자동차 수출은 여전히 큰 폭으로 증가하고 무역수지 흑자도 연간 4억 8800만 달러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황문연 재정부 무역지원단장은 “경제적 영향력에 있어서 여전히 우리가 유리한 협상”이라고 평가했다. 또 재정부는 한·미 FTA 비준 지연시 연간 15조원의 기회 비용이 발생한다는 대한상공회의소의 추정치를 인용하면서 “추가협상의 경제적 효과 감소액은 한미 FTA 비준이 지연돼 발생하는 국가적 기회비용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번 분석 연구는 추가 협상에 포함된 분야 가운데 계량화가 가능한 ▲자동차(전기차·화물차 제외) ▲돼지고기 ▲의약품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황 단장은 “3개 부문이 경제적 영향을 분석할 때 필요한 대부분의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문의 경우 양국 모두 발효 4년 뒤 관세를 없애기로 함에 따라 대미 수출 증가액은 연간 6억 4100만 달러에서 5억 5900만 달러로, 수입 증가액은 연간 7300만 달러에서 7100만 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돼지고기·의약품 손실액 줄어 돼지고기는 2014년까지 균등 철폐키로 한 데서 시기를 2년 연장함에 따라 연간 생산 감소액이 1001억원에서 931억원으로 감소, 국내 생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줄어들게 된다. 의약품은 ‘허가-특허 연계 제도’ 이행을 3년간 유예키로 하면서 발효일을 내년 1월 1일로 현가화한 기대 매출손실액은 특허분쟁 발생 빈도가 높은 품목만을 따지면 연간 490억원, 모든 의약품을 대상으로 할 경우 연간 1070억원 규모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한국은 농업발전 교과서”

    “한국은 농업발전 교과서”

    “한국은 농업발전의 교과서로 불릴 만합니다.” 카나요 은완제(65)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총재는 22일 농림수산식품부 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은 G20 식량안보위원회의 공동의장국으로서 개발도상국이 배워야 하는 발전모델을 잘 보여줬다.”고 밝혔다. ●“세계 빈곤 해소에 다양한 역할을” 그는 이어 “한국은 공공개발기금의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첫번째 나라로서 기아와 빈곤을 단기간에 극복한 경험을 활용해 세계 빈곤해소에도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은완제 총재는 한국이 세계빈곤 해소를 위해 다양한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한국이 이미 공여금 등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바가 많지만, 앞으로 아프리카 지역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농촌진흥청이 현재 베트남과 다양한 교류협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이 개도국에 다양한 경험을 전수할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IFAD 한국직원 채용 약속 그는 또 IFAD에서 근무하고자 하는 한국직원들의 채용도 고려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IFAD에서 3년간 교육을 받으면 다른 국제기구 취업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한국 직원의 채용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은완제 총재는 오전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30분가량 면담을 갖고 한국과 IFAD 간의 협력강화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서 장관과 은완제 총재는 두 기관이 식량안보를 위해 상호 긴밀하게 협력하고, 개도국의 농촌발전을 위해 상호 교류를 늘려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탈리아 로마에 본부를 두고 있는 IFAD는 개발도상국의 농업개발·식량생산 증대를 촉진하고 장기저리 융자나 보조금을 지원하기 위해 1977년 설립된 유엔 산하 전문기구로서 회원국은 166개국이다. 한국은 IFAD 창설회원국으로서 1978년에 가입했으며, 2010년부터 3년간 600만 달러(약 69억원)를 공여하고 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구 의정 탐방] 성북구의회-區·의회 ‘찰떡 호흡’… 무상급식 선도

    [구 의정 탐방] 성북구의회-區·의회 ‘찰떡 호흡’… 무상급식 선도

    성북구의회의 최대 강점은 성북구청과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윤이순 의장이 한나라당 소속임에도, 지난해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 시범사업’에 비교적 협조적이었다. 2011년 무상급식 예산 10%를 올린 지난해 말에도 군말 없이 통과시켰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 구의장이 있는 일부 의회에서는 갈등이 일고, 한쪽에서는 관련 예산을 깎고 교육예산을 늘려주는 형식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예산을 편성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무상급식에 대한 성북구 주민들의 지지와 관심이 큰 것을 의회가 파악하고 더 적극적으로 활동한 덕분이기도 하다. ‘열린의회, 바른 의정!’을 기치로 출발한 제6대 성북구의회는 두 차례 정기회의를 포함해 총 9회의 일정을 소화하고, 7회에 걸친 현장방문, 농촌일손돕기 봉사활동 등도 벌였다. 민생 위주의 의원 발의와 정책대안 행정사무감사, 세밀한 예산심의 등으로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활동으로 눈길을 끈다. 주요 위원회별 안건을 보면 김춘례 운영복지위원장과 나영창 부위원장, 박순기·정형진·김태수·권영애·이윤희 위원은 ‘저소득주민 건강보험료 등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처리해 수급권자에 해당하지 않는 저소득 주민에 대한 국민건강보험료, 노인장기요양보험료를 지원하도록 했다. 박계선 도시건설위원장과 김일영 부위원장, 임태근·소정환·김원중·이감종·김대종 위원은 ‘공동주책 지원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처리해 공동체 활동화 사업을 지원했다. 이일준 행정기획위원장과 윤정자 부위원장, 신재균·목소영·민병웅·강정식·이인순 위원은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및 대규모 점포 등의 등록제한에 관한 조례안’을 처리해 전통시장과 중소 슈퍼마켓을 보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올해 의회의 자랑거리는 운영복지·도시건설·행정기획위 소속 7명의 의원이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에 해외연수를 다녀왔다는 것이다. 자매결연을 맺는 몽골에도 윤 의장을 포함해 7명이 다녀왔다. 해외 연수는 4년에 한번, 7명씩 묶어서 다녀오기로 계획을 세웠다. 행정안전부에서는 1년 동안 해외교류나 자매결연에 연간 1800만원(의원 1인당 90만원)의 예산을 배정해 놓았는데, 그것을 3년간 묶어 목돈을 만든 뒤 필요한 연수를 해결하는 것이다. “해외연수가 외유다, 낭비다.”라는 비판도 있지만, 선진국을 방문하고 나면 배워 오는 게 많다고 의원들은 설명한다. 출발에 앞서, 시찰할 지역과 목표를 결정하고, 해당 지역의 관련 공무원들과 직접 접촉하는 덕분이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스웨덴에서는 노인복지시설의 현황과 문제점 등을 깨우쳤다. 포르투갈에 가서는 청소도구가 매우 선진화된 것을 보고 전동차형 손수레를 도입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성북구처럼 좁은 골목이나 구릉지의 청소에 안성맞춤이어서다. “아쉽게도 비용 때문에 도입할 수 없었지만, 장기적 과제로 남겨놓을 수 있다.”고 의원들은 입을 모은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농촌진흥청 등 합동기공식 전북혁신도시 이전 본격화

    농촌진흥청 등 농업기능군 5개 기관이 21일 전북혁신도시 사업지구에서 합동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이전 사업에 돌입했다. 기공식을 한 기관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등이다. 농업과학 기초기술, 식량작물, 원예특용작물, 축산업에 대한 연구, 지도, 교육 중심기관이다. 이들은 올해부터 총사업비 1조 7893억원을 투자해 전북혁신도시 전체 부지의 64%인 625만㎡에 141개 동의 연구시설과 350만㎡의 시험연구포를 조성한다. 농업기능군이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면 박사급 연구원 830명을 포함한 정규직 1700여명과 3000여명의 연구보조원 등이 입주해 연구, 지도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또 관련 기업 유치, 벤처기업 육성으로 첨단 농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게 될 전망이다. 김종엽 전북혁신도시추진단장은 “이번에 착공된 농업생명연구단지 착공으로 생산 유발 효과 7200억원, 부가가치 3700억원, 고용 유발 7400명의 효과를 거두게 되고, 운영 단계에서도 연간 생산 유발 3700억원, 부가가치 2800억원, 고용 유발 4400여명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돼지 사료값 ‘불똥’ 삼겹살에 튈라

    돼지 사료값 ‘불똥’ 삼겹살에 튈라

    돼지고기 생산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배합사료 물가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원가상승은 곧 소비자가격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돼지고기 삼겹살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삼겹살발(發) 물가충격이 우려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1일 발표한 6월 곡물관측월보에 따르면 6월 배합사료 생산자 물가지수(2005년=100)는 201.6으로 전월(195.3) 대비 6.3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평균(175.1)보다 15.2% 상승한 수치로 사상 최고치다. 배합사료 생산자지수는 올해 1월 178.5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배합사료는 돼지고기 전체 생산비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배합사료가 한우 전체 생산비의 30% 수준을 차지하는 것에 비해 훨씬 많은 비중이다. 따라서 배합사료 가격이 올라갈 경우 구제역 사태로 돼지를 살처분한 농가들이 경영비 부담을 우려, 돼지 재입식을 늦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병모 대한양돈협회 회장은 “일본의 경우 국제 사료값이 너무 올라서 농가와 정부가 함께 사료안정기금을 만들어 완충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그런 장치가 없다.”며 돼지 농가들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미 돼지고기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돼지 사육농가들의 생산비 상승은 삼겹살 성수기를 맞아 소비자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21일 현재 돼지고기 삼겹살(중품·500g 기준) 소매가격은 1만 1692원으로 평년 8925원보다 31% 오른 상태다. 정부는 수입 냉장 삼겹살에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한편 민간 수입업체가 항공기로 냉장 삼겹살을 수입하면 항공비를 지원하는 등 다각적인 물가 안정대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배합사료 상승으로 인한 물가충격을 얼마나 완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배합사료 인상의 주요 원인은 국제 곡물가 상승이다. 201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제곡물값 상승으로 올 상반기 밀, 옥수수, 대두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각각 15%, 49%, 24% 올랐다. 꾸준한 상승 기조로 지난 6월 밀, 옥수수 수입단가 역시 ㎏당 각각 0.38달러, 0.33달러로 전월보다 1.6%, 6.2% 상승했다. 이달 들어 국제 곡물가가 다소 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나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여전히 가격은 불안하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폭염물가 “앗 뜨거”

    폭염물가 “앗 뜨거”

    평균 강수량의 3배에 달한 장마가 끝난 뒤 전국적으로 섭씨 30도를 넘는 폭염이 며칠째 이어지면서 농산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1일 서울 가락동 도매시장 거래자료를 인용한 농산물 일일거래동향을 인용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배추, 무, 풋고추 등 채소류와 수박, 참외, 토마토 등 과채류 가격이 두 자릿수의 오름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배추의 경우 10㎏ 특품 기준으로 장마가 끝난 직후인 지난 18일 가격이 8811원이었으나 19일엔 9682원으로 올랐다. 20일엔 1만 309원에 달했다. 이틀간 가격이 17.0% 상승한 것이다. 겉절이를 먹기 위해 배추 3포기를 사려면 7000원이 든다고 농협유통이 집계했다. 무(18㎏ 포대 특품 기준)도 18일엔 1만 3823원에서 20일 1만 4802원으로 7.1% 올랐다. 풋고추(10㎏ 특품 기준)는 18일 9만 521원에서 20일 12만 1904원으로 34.7% 뛰었다. 특히 장마 초기인 지난 11일(4만 8107원)과 비교하면 풋고추 가격은 열흘도 안 돼 2.5배 이상으로 올랐다. 수박은 8kg 특품 가격이 지난 18일 1만 6221원이었으나 폭염으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20일엔 1만 9864원에 거래되는 등 사흘간 22.5% 올랐다. 참외(10㎏ 특품 기준) 가격도 18일 2만 7073원에서 이틀 만에 4만 4000원으로 62.5% 올랐고, 토마토(10㎏ 특품 기준)도 같은 기간 1만 8737원에서 2만 496원으로 28.6% 상승했다. 하지만 수박과 참외를 제외한 여름 과일은 대체로 안정적인 가격으로 회복되는 추세다. 대표적인 여름 과일인 복숭아는 4.5㎏ 특품 기준으로 18일 2만 2232원에 거래됐으나 20일엔 2만 636원으로 7.2% 하락했다. 포도 가격(5㎏ 특품 기준)은 18일 4만 631원에 거래된 뒤 19일엔 4만 2771원으로 올랐다가 20일엔 다시 4만 2500원으로 하락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복지는 현장이다] 전북 완주군 삶과 복지 바꾼 ‘단체장의 의지’

    [복지는 현장이다] 전북 완주군 삶과 복지 바꾼 ‘단체장의 의지’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했다면 언제 내려올지 모를 정책이 지자체의 의지에 따라 곧바로 주민의 삶에 스며든다. 정부가 읍·면·동 복지 인력을 늘린 이유도 일선 현장의 유동성을 높이려는 조치다. 현장에 힘을 실어주는 또 다른 요인은 바로 단체장의 ‘의지’다. 최근 지자체별로 전개되고 있는 ‘풀뿌리 복지’ 현장은 단체장의 의지가 어떻게 지역을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지방의 작은 지자체 사례를 통해 단체장이 어떻게 지역민의 삶과 복지를 변화시키는지 살펴보자. 차로 10여 분을 가도 보이는 것은 산과 논, 개천뿐이었다. 마주치는 사람 가운데 젊은이는 10명 중 1명에 불과해 보였다. 인구라야 고작 8만 4000여명으로, 바로 인접한 전주시 인구(64만 6000여명)의 7분의1도 안 된다. 엄연히 이곳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도 ‘전주공장’이라고 하고, KIST분원도 ‘전주분원’이라고 한다. 외지 사람들이 여기 지명보다 전주를 더 많이 안다는 게 이유다. 그래서 전주의 ‘위성도시’라는 말까지 듣는 곳, 바로 전북 완주군이다. 그런데 이 시골 지자체의 기세가 요즘 하늘을 찌른다. 올해 예산이 5200억원이 넘는다고 자랑한다. 예산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려면 전주시와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인구는 7배 이상인 전주시 올해 예산은 9100여억원 정도다. 이런 변화는 민선4기 임정엽 완주군수가 부임하면서부터 나타났다. 이들의 자신감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수장 한 사람이 바뀌면서 공무원의 생각과 주민의 경제, 교육, 환경, 복지 등 모든 것이 함께 변했다는 사실이다. ●올 예산 5298억 5년새 2배늘어 “정부 공모사업에 응모하러 서울에 가다가 인근 지자체 공무원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 분이 저를 보더니 ‘공모사업 된다고 나한테 이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군수 때문에 힘들겠어요.’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 들으면서 같은 ‘공무원인데 이렇게 생각이 다를 수 있구나.’ 싶더군요. 단언컨대 공무원이 된 후 가장 신나게 일하는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지난 6일 완주군청에서 만난 지역일자리담당 유왕기 주무관의 말이다. 그는 올해 5건의 정부 공모사업을 신청해 3건을 확보했다. 완주군은 민선5기 1년 동안 공모사업과 신규 국가예산 사업 등을 신청해 모두 171개 사업 1997억원을 확보했다. 군 예산의 절반 가까이가 정부부처를 상대로 ‘세일즈’를 한 결과에서 나오는 셈이다. 군이 공모사업에 뛰어든 것은 임 군수가 취임한 민선 4기때부터다. 유 주무관은 “실패해도 좋으니 도전하라.” 임 군수의 말에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임 군수는 2006년 취임과 함께 군청을 확 바꿨다. 군의원을 통해 인사청탁을 한 직원은 ‘보기 좋게’ 한직으로 물러났다. 신임 군수에게 결재서류를 건네며 ‘봉투’를 슬쩍 넣어 준 직원에게는 “나를 거지로 아느냐.”는 불호령을 내렸다. ‘두뇌’로 통하는 직원은 매년 1명씩 “견문을 넓히라.”며 시민단체에 파견근무를 보냈다. 취임하자마자 그는 지역협력사업비를 연간 5000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농협이 관례적으로 맡아오던 군 금고 선정방식을 공개입찰로 바꿨다. 이에 반발한 농협 조합장들이 연일 시위를 벌였지만 임 군수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전북은행이 4년간 협력사업비 22억원을 주는 조건으로 군 금고로 선정됐다. 완주군이 생기고 군 금고가 바뀐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지난해 군 금고 공개입찰에서는 다시 농협이 선정됐다. 협력사업비 25억원을 주는 조건이었다. 그는 또 청사가 비좁아 별관을 지어야 한다는 직원의 말에 청사를 빌려쓰던 시민사회단체들을 청사 밖으로 내보냈다. 완주 상하수도사업소 건물을 쓰던 선거관리위원회도 “이 건물은 군민을 위해 쓸 공간”이라며 나가게 했다. “사회단체와 선관위의 심기를 건드리면 재선도 못한다.”는 주변의 조언도 듣지 않았다. 임 군수는 정부와도 싸웠다. 공공기관은 콘크리트로만 지어야 한다는 규정에도 그는 나무로 된 ‘목조보건소’를 짓겠다며 보건복지부와 2년 동안 밀고 당겼다. 전재희 당시 복지부 장관에게 탄원서를 보내고, 담당 공무원을 서울로 보내 중앙부처 공무원들을 설득했다. 그렇게 해서 생긴 것이 지난해 2월 개소한 전국 최초의 목조보건소 ‘동상면 보건지소’다. 임 군수가 취임한 2006년 예산은 2440억원이었지만 올해는 5298억원으로 217% 증가했다. 전북도내 군 단위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이다. 임 군수는 필요하지 않은 예산은 과감히 삭감했다. 취임 이후 소싸움축제, 딸기축제, 대둔산축제 등 지역축제를 모두 없애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업과 유사했던 저소득층 보호비 예산 등도 없앴다. 축제 보조금을 삭감하자 임 군수에게 소똥을 뿌리는 주민도 있었지만 뜻을 굽히지 않았다. 또 완주산업단지와 전북과학단지에 기업을 활발히 유치했다. 2006년부터 올해 6월말 현재까지 유치한 기업은 현대자동차와 솔라월드코리아(주) 등 174개로 투자액은 1조 7154억원 규모다. 지난해 지방세는 511억원으로 2006년에 비해 300억원가량이 늘었다. 오경택 완주군 지역경제과장은 “일부 기업은 3일만에 인허가를 내줄 정도로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복지시설 늘린다고 능사 아냐” 임 군수는 경쟁적으로 늘어나던 요양기관 등 노인복지시설 증축을 중단시켰다. 군내 노인복지시설은 16개로 이미 충분하고, 시설 신축은 업자들만 이득을 보는 공급자 중심의 복지라는 게 이유였다. 대신 재가노인복지시설을 9개로 늘렸다. 재가시설은 집에 있는 노인에게 방문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사무실 하나만 있으면 운영할 수 있다. 또 저소득층 대상 무료틀니, 보훈수당(3만원) 등을 지원하고 부식비를 추가해 경로당 운영비도 2배로 늘렸다. 이 같은 복지확대는 예산이 5년전 보다 2배나 늘었고 세출방향도 바꿨기 때문에 가능했다. 오 과장은 “현대차가 낸 세금을 경로당 난방비, 학교급식비 등에 쓴다고 보면 된다.”고 비유했다. 물론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복지가 늘어난다고 해도 농촌이라는 완주군의 근본적인 정체성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부족한 일자리, 고령화 문제 등 완주군이 당면한 문제는 여느 농촌 지자체와 다르지 않다. 완주군이 찾은 해결책은 바로 지역경제공동체였다. 임 군수는 2007년 읍·면·동의 마을지도자들을 모아 일본 연수를 보냈다. 선진국에서 어떻게 농촌경제를 살리는지 직접 보라는 뜻이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마을기업인 경천 원용복 두부마을, 장애인일자리기업인 떡메마을과 희망발전소, 노인일자리사업인 두레농장 등이 민선4기 때 만들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민선5기 주요 과제로 지역경제공동체인 ‘마을회사’를 100개까지 육성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7월 농촌활력과를 새로 만들고 기획, 예산 업무를 맡던 핵심인력에 업무를 맡겼다. 실례로 지역민들이 생산한 농식품을 포장 형태로 주1회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꾸러미 사업’은 월 매출액이 1억 2000만원으로,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본궤도에 올랐다. 꾸러미사업은 지난 3월 이명박 대통령 주재 정부고용정책회의에서 지자체 사업으로는 유일하게 회의 의제로 채택돼 보고되기도 했다. 정회정 완주군 기획담당 계장은 “공모사업이 뭔지도 모르고, 중앙정부에 다녀오라면 겁부터 먹던 직원들이 달라졌다.”면서 “복지와 경제성장을 모두 할 수 있다는 무형의 자신감은 민선 4기와 5기의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완주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도움 받은 책 바보군수의 희망보고서(권지희/푸른바다)
  • [독자의 소리] 피서지 서리는 절도죄 될수도/홍천경찰서 희망지구대 윤병억

    예전에 이웃이 심어 놓거나 기르는 과일이나 곡식, 가축 따위를 아이들이 훔쳐 먹는 일이 있었는데 이를 서리라고 했다. 아이들의 이런 짓은 말 그대로 장난으로 여겨져 주인에게 발각되면 약간의 꾸중을 듣고 넘어갔다. 피서철 피서객들이 인근의 논과 밭 또는 임야에 경작한 과일, 수박, 참외, 오이, 고추, 감자, 호박, 장뇌삼 등을 보고 옛 추억을 더듬어 한두개를 따거나 캐서 같이 놀러온 가족이나 동료들과 맛있게 나누어 먹는 일이 가끔 있다. 하지만 요즘은 서리가 형법상 절도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였으면 한다. 피서지에서 장난삼아 서리를 하는 사람이 자기 혼자뿐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여러 명이 같은 짓을 한다면 농작물을 경작한 주인의 피해는 생각보다 클 수 있다. 농촌의 산간계곡으로 피서를 가서 재미삼아 인근의 농작물을 주인의 허락을 얻지 않고 서리해 먹다가 즐거운 피서를 망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홍천경찰서 희망지구대 윤병억
  • 소방도로 주·정차 단속 확대 먹힐까

    소방도로 주·정차 단속 확대 먹힐까

    소방공무원들의 소방도로 불법 주정차 차량 단속 확대를 놓고 실효성 여부가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19일 소방방재청과 전국 지자체들에 따르면 새달 1일부터 소방도로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단속이 전국적으로 확대된다. 단속은 소방 공무원들이 한다. 특별시 및 광역시 등 대도시 소방 공무원에게만 주어졌던 단속 권한을 도 단위 소방 공무원까지 확대하는 도로교통법 시행령이 이날부터 발효되기 때문이다 단속 대상은 ▲화재 경보기로부터 3m 이내 주정차 ▲소방용 기계·기구 설치 지역 5m 이내 주정차 ▲소방도로 이중 주차 행위 ▲모퉁이길 주정차 행위 등이다. 단속 사항은 증거물과 함께 해당 시·군·구 단체장에게 통보되며, 해당 차량 소유주 등은 4만~5만원(승용차와 4t 이하 차량 4만원·승합차와 4t 초과 차량 5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하지만 도 단위 소방서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실효성이 의문시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선 소방서들이 홍보 부족으로 인한 민원 발생을 우려해 단속에 적극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단속 인력도 문제다. 경북지역의 경우 16개 소방서별 단속 인력(전체 720여명)은 10~70명에 불과한 데다 이마저도 업무 중복과 전문성 부족으로 단속에 한계가 있다. 더욱이 농촌지역은 도시지역에 견줘 시민의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노인과 부녀자 등 취약 계층이 많아 단속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주민들은 “지자체와 경찰이 이미 나선 마당에 2중, 3중으로 단속을 벌이겠다는 것은 행정력 낭비”라고 꼬집은 뒤 “굳이 단속을 하려면 먼저 부족한 도심 주차공간 확보와 철저한 홍보부터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자체 관계자들도 “해당 공무원들의 단속 경험 부족과 잦은 민원 등으로 실효를 거둘지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소방서 관계자들은 “제도 시행에 앞서 7개월 동안 계도 및 홍보활동, 단속 요원 교육 등을 실시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시민 모두가 ‘소방 출동로는 생명로’라는 인식을 갖고 불법 주정차 근절에 앞장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이젠 갑자기 진통 와도 마음 편안해요”

    “이젠 갑자기 진통 와도 마음 편안해요”

    지난 9일 충북 영동군 영동읍 설계리에 있는 영동병원 앞마당에서 성대한 잔치가 열렸다. 얼마나 기쁜 일이 있기에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이시종 충북지사와 이용희 국회의원, 정구복 영동군수까지 참석했다. 잔치에 참석한 주민 200여명은 국수와 떡을 실컷 먹고 선물로 우산까지 받아갔다. 행사는 영동병원 산부인과 개소식이다. 도시 사람들은 “산부인과 병원 하나 생기는데 저렇게 잔치까지 하느냐.”고 하겠지만 영동군민들에게 산부인과 개설은 꼭 풀어야 할 숙원사업 중 하나였다. 19일 충북도에 따르면 농촌 지역인 영동군은 유일하게 있던 산부인과 개인 병원이 경영 악화 등으로 문을 닫은 뒤 2년간 임신부들이 옥천과 대전, 김천으로 ‘원정 출산’을 가야 했다. 부유한 사람들이 외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 나가는 해외 원정 출산만 있는 게 아니었다. 불룩 나온 배를 안고 힘겹게 1시간 이상 차를 타고 가서 진료를 받다 보니 임신부들은 병원만 갔다 오면 녹초가 됐다. 직행버스를 타고 가서 택시를 이용하다 보면 교통비로만 3만원 정도가 나간다. 출산을 앞두고는 돌발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데, 주변에 산부인과 병원이 없다는 게 임신부들을 불안하게 했다. 일반 여성들도 산부인과 진료를 받으려면 인근 지역으로 가야 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 지원으로 영동병원에 산부인과가 생기면서 이들의 얼굴이 환해졌다. 서울과 대전에서 활동하던 산부인과 전문의 2명과 간호사 8명이 배치됐고 입원실, 진통실, 분만실, 신생아실, 처치실, 수유실, 초음파실 등이 마련됐다. 최신 의료장비 31종도 갖췄다. 물론 분만실은 24시간 운영된다. 산부인과가 없던 ‘분만 취약지’에서 한순간에 최첨단 시설을 갖춘 ‘분만 천국’이 된 셈이다. 시설비 10억원은 보건복지가족부와 충북도, 영동군이 분담했다. 정부는 해마다 인건비 5억원을 지원한다. 요즘 하루 환자가 30여명인데 이 가운데 6명 정도가 임신부라고 한다. 다음 달 출산할 예정인 이영하(35)씨는 “첫째를 옥천에 가서 낳느라 고생을 했는데 이번에는 동네에 산부인과가 생겨 기쁘다.”면서 “특히 갑자기 진통이 와도 바로 병원에 갈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영동병원은 산부인과 개설을 기념해 1호 출산 아기에게 40만원 상당의 유모차와 육아용품을 선물로 주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이르면 이달 말쯤 주인공이 탄생할 예정이다. 김하영 산부인과 간호팀장은 “없던 산부인과가 생기니까 가끔 남성분들이 불쑥 찾아와 ‘진짜 분만까지 하느냐’며 분만실 내부를 구경하고 간다.”면서 “지역의 출산율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정부 지원을 받아 경북 예천과 전남 강진에도 산부인과 병원이 생겼다. 예천은 산부인과 병원이 없어진 지 5년 만이다. 영동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열린세상] 원전만 없었더라면…/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열린세상] 원전만 없었더라면…/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지난 6월 10일 일본의 소마(相馬)라는 농촌에서 50대 낙농가가 자살했다. 방사능 유출사고를 낸 후쿠시마(福島)제1원자력발전소의 30㎞권역 밖이었다. 농촌 총각은 필리핀 아가씨와 결혼하여 두 자식을 두었다. 대출을 받아 축사도 다시 짓고 젖소 치는 일을 전부로 이제 살아보자고 하는 때였다. 그런 그에게 방사능이란 보이지 않는 비수가 폐부에 꽂혔다. 키우던 젖소의 우유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었다. 아내는 아이 둘을 데리고 필리핀으로 돌아갔다. 외로움과 경제적인 어려움, 심신의 피로는 농부의 기력을 잃게 했으며 죽음으로 몰고 갔다. 그가 할 수 있었던 저항이란 퇴비 곳간의 합판에 쓴 ‘원전만 없었더라면….’이란 절규 섞인 유서가 전부였다. 도쿄(東京)전력이 자살로 밀어버렸고 국가는 그의 자살에 싸늘했다. 3·11 동일본 대재해가 일어나자 AC재팬(구 공공광고기구)은 ‘모두 함께!’,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등의 문구로 TV방송을 도배했다. 그런 문구는 농촌 신랑의 파인 상처를 어루만질 수 없었다. 그의 주검이 원전 폐기 운동의 단초가 되나 싶었는데 사회는 아랑곳없었다. 싸늘한 사회를 덥히기에는 전력기업의 독점과 지역의 이기심이 너무 차가웠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사회 분위기에 젖다 보니 스스로 나서는 움직임은 무뎌졌다. 주체적 개인은 묻혀 버렸고 또 무력해졌다. 농촌 신랑의 절규는 항의데모 하나 유발하지 못한 채 죽은 씨앗으로 묻혀 버렸다. 시민혁명 없이 이뤄온 민주주의의 취약성이 정체를 드러냈다. 일본 관료와 정치가는 이런 개인의 속성을 잘 알고 있었다. 지역을 10개로 분할하고 10개 전력회사가 전력공급을 나눠 갖는 지역독점을 만들었다. 재해지역인 도쿄전력과 도호쿠(東北)전력은 전체 전력판매의 42.1%를 차지하는 공룡이었다. 지역 간 상호 송전도 인정하지 않았고, 원자력발전소 건설 입찰도 공개경쟁이 아닌 일본기업만의 제한입찰로 일관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이나 그 상위관청인 경제산업성은 도쿄전력과 한통속이었다. 도쿄전력이나 그 관련단체는 퇴임관료 낙하산 인사의 착지점이었다. 고양이한테 생선을 감시하라 맡긴 격이었다. 사회적 악영향을 끼치는 기업을 제재하는 국가지도자의 리더십도 발휘되지 못했다. 원전은 재정확보 수단이라는 지역이기심의 산물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자폭탄을 맞은 일본이었지만 원전이라는 빠르고 강력한 에너지원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원전 건설 자치단체에는 전원입지지역대책교부금, 전원개발촉진세, 핵연료세, 고정자산세 등의 사탕(재정 확보)을 제공했고, 자치단체는 그 사탕을 잘 받아 먹었다. 예컨대 사가현의 겐카이초(玄海町)는 원전 관련 재정수입이 마을 예산(57억엔)의 69.7%에 이를 정도이다. 막대한 원전관련 교부금의 약발이 떨어지면 몇 년 후 2호기 건설, 또 몇 년 후 3호기 건설을 용인하며 증설해 온 것이 일본의 원전이다. 후쿠시마 원전도 그렇게 6호기까지 건설되었다. 이런 경위로 건설한 원전은 전국에 54기에 이르렀고 원자력에너지 의존도도 3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 ‘원전사고만 없었더라면’ 일본은 대지진 피해복구나 부흥을 착실히 진행한다고 너나없이 경이로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을 것이다. 3·11 대재해는 동일본 지역 생산시설의 파괴로 공급제약을 가져왔다. 와세다대학의 노구치 유키오 교수는 해결책으로,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제조업의 상당부분을 간사이(關西)지방으로 이동시키고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서비스업의 상당부분을 간토(關東)지방으로 이동시킬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정해진 생활터전으로부터의 이동을 꺼려하는 일본인의 속성으로 보면 그렇게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원전사고만 없었더라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하였을까? 경제학은 돈으로 나타내지 못하는 심신의 피로나 기력의 쇠진으로 인한 괴로움을 담아내지 못한다. 마음의 불편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이 맹점이다. ‘원전사고만 없었더라면’ 버둥대며 살던 착한 농촌 신랑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경제학의 허구를 반성해 본다.
  •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일본어 교습·법률상담 제공… 주민들과의 벽 허물었다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일본어 교습·법률상담 제공… 주민들과의 벽 허물었다

    일본에서는 외국인들이 모여 사는 밀집 지역이 별로 없는 편이다. 한국인들의 상가가 밀집돼 있는 신주쿠 신오쿠보에 코리아타운이 형성돼 있지만 상업 지구다. 외국인의 주거지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신주쿠를 비롯해 도쿄 전역에 비교적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에도 아시아에서 제일 큰 차이나타운이 있지만 상업 시설 위주로 분포돼 있다. 도요타 자동차가 들어서 있는 아이치현 도요타시를 비롯해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 등 공장지대에 브라질 이주민들이 살고 있지만 대부분 일본계 브라질인들이어서 일본 사회에 동화된 측면이 강하다. 오히려 지난 1990년대부터 시작된 국제결혼으로 인해 농촌 지역에 외국인들이 일본인 남편들과 다수 거주하고 있다. 야마가타현이 외국인들의 이주 정책이 비교적 성공한 지역이다. 지난해 12월 현재 야마가타현에는 중국인 2872명을 비롯해 한국인 2032명, 필리핀 682명, 베트남 163명, 브라질 117명, 미국인 155명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도자와 무라는 20년 전부터 외국인 여성들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정책을 펴 효과를 거둔 모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대학교수를 매주 초빙해 외국인 신부들을 대상으로 일본어 교실을 열어 일본말을 배우게 했다. 외국인 신부가 임신을 하게 되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을 우려해 산부인과 의사는 물론 정신과 의사로부터 정기적인 진단도 받도록 배려했다. 외국인 여성이 이혼이나 재산상속, 가족 양육 문제 등과 관련해 법률지식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일본 법률상담 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을 어머니로 둔 자녀들이 원활하게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학교장과의 간담회’ ‘국제아동의 보육에 대한 의견 교환회’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도자와 무라 사무소의 마에다 고에는 “국제 결혼이 추진되면서 처음에는 외국인 주부들에게 언어, 자녀보육과 교육 문제 등이 발생했다.”면서 “하지만 지역주민들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추진하는 행정력을 펴면서 이런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990년 이곳에 시집온 이승호(49)씨는 “처음에는 주민들이 자주 조선적이라고 불러 상처를 받았다.”면서 “하지만 행정기관의 도움으로 주민들과 마음을 열면서 고려촌까지 세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글 사진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세종시 어떻게 돼가나] 공정률 58% 총리실 내년 말 이전… 9부2처 2㎞ 연결 ‘착착’

    [세종시 어떻게 돼가나] 공정률 58% 총리실 내년 말 이전… 9부2처 2㎞ 연결 ‘착착’

    17일 오전 11시쯤 충남 연기군 세종시 건설현장. 지난해 6월 원안으로 확정된 지 1년을 넘으면서 도시 모습이 조금씩 갖춰지고 있었다. 정부부처가 입주하는 중앙행정타운에 들어서자 거대한 6층짜리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총리실이다. 외벽은 아직 콘크리트 상태다. 건물 밖에는 주변 기반을 닦느라 덤프트럭이 흙을 끊임없이 실어날랐다. 내부 공사도 한창이다. 총리실은 내년 말에 이곳으로 이전한다. 김종진(47) 계룡건설 현장소장은 “총리실의 공정률은 58%”라면서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밤 9~10시까지 공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리실 옆에도 건물이 지어지고 있었다. 기획재정부다. 총리실과 같은 시기에 이전할 예정이다. ●4~6층 규모… 옥상엔 화단 조성 대형 타워크레인이 철골을 올린다. 철골이 빼곡히 솟아 있다. 공사 차량과 인부들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행정도시건설청 관계자는 “9부 2처가 입주하는 정부 청사를 전부 이어 붙이는 데 길이가 2㎞에 달한다.”면서 “이런 건물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자랑했다. 정부 청사는 부처에 따라 4~6층 규모로 옥상 높낮이가 다르고, 옥상에는 화단이 꾸며져 시민에게 개방한다. 이 때문에 기밀을 요하는 소방방재청과 국세청은 독립 건물로 지어진다. 세종시에는 내년부터 2014년까지 9부 2처 2청 공무원 1만여명이 내려온다. 정부 청사 앞에 일산호수공원보다 큰 61만㎡의 중앙호수가 만들어진다. 이 관계자는 “청사 건립계획 때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 등 풍수학자들이 ‘금강이 북동에서 남서로 흘러 청사와 대각선이 되면 살(煞)이 낀다’고 해 강과 평행하게 건물 방향을 약간 틀었다.”고 귀띔했다. 올해 말 입주하는 세종시 첫마을 1단계는 완공을 앞두고 있다. 2단계 아파트도 쑥쑥 올라가고 있다. 1,2단계 모두 성황리에 분양이 끝났다. 분양권 프리미엄이 벌써 5000만~7000만원 붙었다고 전해진다. 첫마을 앞에 금강을 건너는 금강1·2교는 교각이 거의 이어져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다. 그 사이에 건설된 금남보는 준공식만 남겨놓고 있다. 나중에 금강2교 위로 간선급행버스(BRT)가 지나간다. 첫마을은 모두 7000가구이다. 초등학교 2개, 중·고교 각각 1개씩 들어선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입주가 결정됐고, 고려대는 협의 중이다. 민간아파트도 9월 극동건설, 10월 포스코건설 등 분양이 잇따를 예정이다. 계약해지를 했던 7개 건설업체 가운데 3개 업체는 돌아올 예정이어서 세종시 부동산 붐과 청약 열풍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부동산 매물 ‘쏙’… 거래 한산 부동산은 주변 지역도 강세다. 세종시와 인접한 연기군 금남면 용포리 대평공인중개사 대표 임선묵(54)씨는 “원안 확정 후 3.3㎡(평)당 30만원짜리가 50만원으로, 100만원짜리는 120여만원으로 오르는 등 20% 이상 올랐다. 딱지(원주민 이주권)는 2000만~3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크게 뛰었다.”면서 “이 마을 아파트도 8000만~9000만원 하던 76㎡(23평)형이 1억원을 넘었고, 조치원읍 아파트도 미분양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가 세종시 인접지역으로 확정되면서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사람은 한 달에 100명 훨씬 넘게 오는데 매물이 없어 거래는 뜸하다.”고 덧붙엿다. 세종시 건설이 착착 진행될수록 고향을 떠나지 못한 주민들은 걱정이 늘어간다. 당초 예정지 3800가구 1만여명 중 1200가구 2500여명은 아직도 고향에 남아 있다. 연기군 남면 양화리 1구 마을회관에서 만난 류해재(88) 할머니는 “160가구 중 절반도 안 남았다. 이웃이 떠나 쓸쓸하고 인심도 각박해졌다.”면서 “고향 떠나면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마을은 주민이 줄어들면서 집들이 흉가처럼 변하고 있었다. 연기군 동면 합강리 4대강 사업장에서 공공근로사업으로 화단에서 잡초를 뽑던 최종수(79) 할머니는 “이왕에 시작한 일(세종시 건설)이니 잘 돼야쥬. 근데 나는 어디로 가나, 이곳에 옴팡집이라도 짓고 살아야 할지, 고향 떠나면 거지나 되는 건 아닌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연기 잔여지역과 균형발전 과제 2030년까지 인구 50만명이 목표인 세종시를 관할하는 시는 내년 7월 1일 출범한다. 초대 시장과 교육감은 내년 4월 총선 때 뽑는다. 둘 다 임기는 지방선거가 있는 2014년 6월 30일까지 2년간이다. 전 지역이 세종시로 편입된 연기군이 폐지되면서 군 의원은 선거 없이 시의원이 된다. 군 공무원도 시 공무원으로 바뀐다. 시·군·구는 없고 도시지역은 동, 농촌지역은 읍·면을 둔다. 시청과 시교육청은 중앙행정타운에서 1㎞ 넘게 떨어진 금강 남쪽 도시행정지역에 한창 건립 중이다. 충남 공무원은 세종시 전입에 필사적이다. 충남도청, 도교육청, 충남경찰청이 내년 말부터 내포신도시(홍성·예산)로 이전하기 때문이다. 세종시 공무원이 되면 오지를 전전하지 않고, 질 높은 자녀교육과 문화·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 거주지인 대전과 가깝기도 하다. 최민호 행정도시건설청장은 “내가 세종시에서 살다 죽고 싶을 정도로 전원도시처럼 사람 사는 도시로 만들고 싶다.”면서 “세종시가 충청의 문화와 행정까지 글로벌하게 바꾸겠지만 당초 연기군 잔여지역과의 불균형 발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가장 문제”라고 말했다. 글 사진 연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생태계 바꾼 ‘최장 장마’

    50년 만에 찾아온 긴 장마가 할킨 상처가 계속되고 있다. 일조량이 줄고 비가 많아 초여름에 한창 자라야 할 식물과 동물은 생장에 악영향을 받았다. 채소와 과일은 짓물렀고, 맹꽁이 등 양서류는 제대로 번식하지 못했다. 1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과실 작물과 채소는 집중호우로 인해 출하량이 줄어들고 가격이 올랐다. 수박의 경우 이달 1~15일 기준 반입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28% 감소했고, 2009년 같은 기간보다 5% 줄었다. 7월 과일 생산량 전망치는 사과가 작년 대비 5.1%, 평년 대비 6.1% 각각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포도 역시 지난해보다 6.3%, 평년 대비 13.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출하량이 적다 보니 자연스레 가격도 올랐다. 강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작물 중 하나인 고랭지 배추는 6월 하순 이후 계속된 집중호우로 출하량이 감소돼 이달 들어 가격이 크게 올랐다. 7월 상순 고랭지 배추의 도매가는 지난달 하순보다 52% 오른 10㎏당 3290원을 기록했다. 김봉환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 지도관은 “비가 자주 오고 햇빛이 부족하면 식물의 뿌리가 물에 잠겨 숨을 쉬지 못하기 때문에 약해진다.”면서 “특히 배추, 고추 등 노지 작물은 무름병이나 역병, 탄저병 등에 노출될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장마는 더위와 습도에 민감한 동물의 성장과 번식을 더디게 하고 개체 수에도 영향을 미친다. 성경일 강원대 동물생명시스템학과 교수는 “긴 장마로 습도도 높아져 동물들의 평소 생활에 불편함을 줄 수 있다.”면서 “동물도 습도가 높아 잠자리가 불편해지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 영향으로 평소 섭취량이 줄어들어 잘 자라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장마철에 주로 출현하는 개구리·맹꽁이 등 양서류는 개체 수가 줄어들 처지다. 박완희 한국양서류보존네트워크 국장은 “이번 장마처럼 비가 지나치게 많이 내릴 경우 개구리 등이 낳는 알이 떠내려가서 개체 수가 줄게 되고, 또 하천변에 있는 이들의 서식지가 쓸려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김진아기자 sam@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20여개 ‘마을기업’ 성공사례 모음집 펴낸 정기석씨

    [저자와 차 한 잔] 20여개 ‘마을기업’ 성공사례 모음집 펴낸 정기석씨

    “이제 농촌도 경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 경영의 중심에 사람과 공동체를 놓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작고 낮고 느린 삶의 방식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마을 기업’이란 말이 공공연한 명제가 됐다. 도시의 일반인들에겐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농촌을 비롯한 지방에선 나날이 번져 가는 대안적 삶의 방식. 지금 알게 모르게 지방의 경제와 사회를 깊숙이 파고드는 ‘마을 기업’이란 말이 생겨난 건 불과 4년 전인 2007년 한 일간지 기고문을 통해서였다. 최근 책 ‘마을을 먹여 살리는 마을기업’(이매진 펴냄)을 낸 ‘마을 연구소’ 대표 정기석(48)씨가 그 개념을 처음 세상에 표출한 주인공이다. ●4년 전 기고문 통해 처음 개념 소개 “따져 보면 마을 기업이 하루아침에 불쑥 생겨난 개념은 아닙니다. 누구나 당연히 생각하고 있는 지방 삶의 바람직한 모델을 제 나름대로 정의한 것일 뿐입니다. 이런저런 회의와 모임에서 드문드문 등장하더니 이젠 정부 기관에서도 보통명사처럼 사용할 정도가 됐습니다.” 그가 말하는 마을 기업의 정의는 의외로 간단하다. 지역 공동체의 자원을 활용해 주민이 주도하는 사업을 벌여 안정된 소득을 얻고 일자리도 만드는 마을 단위의 기업이다. “마을 기업은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파괴된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거나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팩트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지역 복지의 빈틈을 메우는 측면에서도 더할 나위 없는 큰 요인이지요.” 이번 책 ‘마을을’은 바로 그가 말한 팩트를 성공적으로 실현해 주목받고 있는 20여개의 성공 사례 모음집이다. 마을 기업을 일구고 우뚝 세운 주인공과 주민들을 일일이 발로 뛰어 만난 기록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토산물을 생산·가공·유통시키는 과정에서 특화해 유명해진 곳을 포함, 지역의 전통과 특성을 교육으로 연결해 각광받는 곳, 또 지역 문화재와 생태 자원을 삶의 큰 지렛대로 삼아 전국의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마을 기업들이 실감나게 소개된다. 고려대 지질학과와 대학원을 마쳐 번듯한 금융기관에서 직장생활을 했고 벤처기업에서도 활동했던 그가 하필이면 시골 변두리의 마을 기업에 천착하게 된 이유는 뭘까. “경제논리에 사로잡힌 각박한 도시의 삶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불쑥 들었지요. 허황된 말 같지만 농·어·산촌에서도 잘 먹고살 수 있는 자원과 요소들이 충분히 있다고 할 때 어떻게 그것들을 활용하고 생활 속으로 끌어들일 것인가라는 문제에 고민했다고 할까요.” ‘자발적인 유배’라는 말마따나 그는 불혹의 나이에 서울을 등지고 춘천, 진안, 산청, 칠곡, 부산, 진주 등지로 옮겨 다니면서 홀로, 혹은 뜻 맞는 이들과 ‘마을 기업’의 연구와 실천에 매달려 왔다. 올해 초 무주로 내려가 마을 연구소를 세워 같은 일을 계속하고 있고 농촌·귀농 컨설턴트를 겸하고 있다. ●“농촌도 이제 경영으로 돌아가야” “마을 기업으로 성공한 사례들의 공통점을 보면 도시에서 지방으로 내려간 전문가나 독지가가 주축이 돼 마을을 이끌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지역 주민이 마을 기업의 주체가 된다면 더 좋은 마을 기업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종전의 농촌 살리기 같은 지방살이 활성화 정책이 그저 마을을 단지화해 보여 주는 관광 차원에 머물러 아쉬웠다는 그가 거듭 주장하는 건 역시 지역 주민이 중심에 선 경영과 콘텐츠다. “이제 농촌도 경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 경영의 중심에 사람과 공동체를 놓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작고 낮고 느린 삶의 방식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글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미안해 여보, 냉장고가 텅 비었어”

    “미안해 여보, 냉장고가 텅 비었어”

    90% 이상 대부분의 가구가 구입하는 20개 품목을 나타내는 식탁체감물가의 지난달 상승률이 통계청의 신선식품물가 상승률보다 무려 61.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상의 물가와 주부들의 체감 물가가 얼마나 큰 괴리가 있는지 확인된 것이다. 단가가 비싸고 주부들이 많이 구입하는 돼지고기, 물오징어, 배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주원인이었다. 정부의 수입량 확대 정책에도 물가가 안정되지 않고 폭우로 과일 및 채소 가격 상승도 예상돼 당분간 높은 식탁체감물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서울신문이 우리나라 가구의 90% 이상이 구매하는 23개 품목 중 공인된 가격 정보가 있는 20개에 대해 지난 6월 식탁체감물가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6월보다 7.6% 올랐다. 통계청의 6월 신선식품물가 증가율(4.7%)보다 61.7%(2.9% 포인트) 높은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최근 발간한 ‘2010년 식품산업분야별 원료소비 실태조사’의 23개 품목을 바탕으로 실제 가구의 구입 빈도 등을 계산해 산출했다. 농산물 가격은 농수산물유통공사를 통해 조사했으며, 밀가루 및 천일염 등 가공식품 가격은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이용해 구입 빈도와 구입량을 고려한 식탁체감물가를 산출했다. 가구당 구매 경험비율은 우유가 99.5%로 가장 높았고 계란(99.4%), 돼지고기(99.1%), 동태(98.7%), 밀가루(98.7%), 물오징어(98,5%), 쇠고기(98.3%) 순이었다. 가구당 구매 횟수는 우유가 연 114회(회당 1ℓ)로 가장 많았고 돼지고기 18회(1.2㎏), 파 16회(800g), 계란 15회(1.6㎏), 무 13회(4.7㎏), 김 12회(200g) 순이었다. 지난달 20개 품목의 가구당 소비액은 돼지고기(삼겹살)가 평균 4만 3788원(1.8㎏)으로 지난해 6월 2만 9851원보다 1만 3937원(46.7%) 늘었다. 배는 지난해 6월 1만 1101원에서 지난달 1만 5794원(1.3㎏)으로 4693원(4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물오징어(냉동)도 4693원에서 8083원(530g)으로 3390원(72.3%)이 늘었고, 계란(2㎏) 지출액은 1497원(29.2%) 높아졌다. 반면 파(-54.4%), 양파(-37.2%), 동태(-36.1%), 무(-27.7%) 등은 값이 내렸다. 지난해 6월보다 가격이 오른 품목은 11개, 내린 품목은 9개로 비슷했지만 구매 비중과 단가가 높은 품목의 값이 크게 오르면서 식탁 사정이 더 팍팍해진 셈이다. 20개 품목의 가구당 지난달 총 구매액은 16만 7524원으로 지난해 6월(15만 5688원)보다 1만 1836원(7.6%) 늘었다. 이달(1~13일) 식탁체감물가는 지난해 7월에 비해 6.5% 증가해 6월 증가율에 비해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신선식품물가보다 높다. 특히 긴 장마로 채소 및 과일 가격이 치솟으면서 추석까지 상승세가 예상돼 체감물가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사과, 배는 평년보다 각각 5.1%, 17.1%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돼지고기도 올해 말까지 지난해보다 23%의 공급량이 줄어 가계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마라토너서 ‘댄싱 위드 더 스타’ 댄서로 변신한 이봉주

    [김문이 만난사람] 마라토너서 ‘댄싱 위드 더 스타’ 댄서로 변신한 이봉주

    불꺼진 무대, 남녀가 야릇하게 춤을 춘다. 남자는 야광옷에 야광봉을 흔들어댔다. 마치 클럽에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인은 원숙한 몸짓으로 남자를 리드한다. 둘은 ‘시대별 유행댄스를 접목하라’는 미션으로, 고난도의 테크토닉 춤을 추었다. 이어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서바이벌에서 살아남았다. 지난주 한 방송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에 나오는 장면이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남자의 변신이었다. 남자는 다름 아닌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41)였기 때문. 촌스럽고 순진하게 생긴 ‘봉달이’가 미모의 젊은 파트너인 최수정(아래 사진 오른쪽·26)씨와 호흡을 척척 맞추는 모습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길을 떼지 못하도록 압권을 연출했다. 이 경기에서 그는 과연 언제까지 살아남을까. 지난 11일 서울 양재동에서 이씨를 만났다. 그는 집이 수원이지만 요즘에는 양재동에 위치한 댄스 연습실에서 거의 살다시피 한다. 수염을 말끔히 깎고 모자를 썼다.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이었다. 봉달이 특유의 미소는 여전했다. 요즘 얼마나 바쁘냐고 했다. “하루에 5~6시간 (댄스)연습합니다. 오전 11시부터 양재동에 나와 파트너와 연습하고 쉬었다가 다시 저녁에 하고…, 다른 일은 거의 못하고 있습니다.” 이씨는 그러면서 조금은 멋쩍게 웃음을 짓는다. 마라토너가 댄서로 (물론 잠시겠지만)변한 자신을 생각해서이겠다. 그렇다면 왜 TV 예능 프로그램에 나갔을까. “5개월 전 이 프로그램 출연제의를 받고 처음에는 무척 망설였지요. 안 한다고 했습니다. 달리기만 해 온 사람이 스포츠 댄스를 한다는 것이 영 낯설고 두려움도 있었고요. 마라토너로 알려진 제가 혹시 잘못했다가 이미지가 바뀌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는 사람들을 통해서 계속 설득이 들어왔어요.” 결국 마음을 움직이게 한 계기는 무엇일까. “주변 사람이 그랬습니다. ‘마라톤도 스포츠고, 댄스도 스포츠다. 이것저것 떠나 무엇을 도전한다는 것은 인생의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니냐’고 말입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마음을 결정했지요. 만약에 (살아남아) 상금을 받는다면 마라톤 꿈나무에게 지원하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집사람도 많이 반대했는데 나중에 그런 얘기를 했더니 허락하는 눈치였습니다.” 부인 얘기가 나오자 약간 짓궂은 질문을 했다. 젊은 파트너하고 춤을 추는 장면을 보고 부부 싸움은 없었는지 말이다. 피식 웃으면서 대답을 한다. “연습하느라 늦은 시간에 집에 오면 사소한 문제가 연결되면서 여러번 트러블이 생겼지요. 한때는 후회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해를 많이 해 주는 편입니다. 연습 안 하는 날에는 집에서 함께 춤을 추는 일도 생겼습니다. 아내는 춤을 못 추기 때문에 동작은 안 되고 자세 정도 잡습니다.” 그는 마라톤과 스포츠 댄스를 비교하는 대목에서 “시간을 많이 뺏기고 고난도 연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마라톤은 평소 연습한 대로 이를 악물고 달리면 되지만 음악을 듣고 표정을 지어야 하는 연기가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 서바이벌에서 언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현재는 5등 안에 들어 있지만 이번 주에는 떨어질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의 실력이 워낙 쟁쟁해서 말입니다. 아무래도 한계점에 이른 것 같습니다. 저는 마라토너 이봉주잖아요.(웃음)” 그는 연습을 하면서 자신 있는 점 한 가지를 들었다. 매일 수십 ㎞를 뛰는 사람이어서 체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 다른 출연자들을 보면, 한두 시간 연습을 하면 매우 힘들어하는데 이씨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발연기와 유연성을 연습할 때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화제를 바꿔 요즘에도 달리기를 계속하는지 물었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집근처 둑방길 15㎞를 달립니다. 동호회도 있지만 거의 혼자서 달리지요. 버릇처럼 돼 있기 때문에 안 달릴 수가 없어요.” 그의 집은 수원과 화성의 경계에 있어 농촌마을 분위기가 나는 곳이다. 그는 달리면서 마음 같아서는 마라톤을 괜히 일찍 그만두었나 하는 생각도 했단다. 나이가 지금보다 한두 살만 젊었어도 멋지게 더 달릴 수 있을 것 같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현역과는 다를 터. 체중은 전성기 때보다 조금 늘었다고 했다. 날렵한 몸매라고 거들면서 슬쩍 몸무게를 물었더니 60㎏ 정도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씨에게는 아들 둘이 있다. 최근 인터넷에 아들 얼굴이 공개돼 ‘얼짱 아들’로 화제가 됐다. 아들의 마라톤 DNA는 어떨까. “지금 초등학생인데 소질이 없어요. 운동회 때 학교에 가 봤거든요. 6명이 달리는데 6등으로 골인했습니다.(웃음)” 이참에 달리기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물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걷든지 뛰든지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무리하지 않고 체력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같은 더운 여름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운동을 해야 합니다. 일반 물이나 스포츠 드링크 종류도 무난합니다.”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한 세계적인 선수에게 ‘원 포인트 레슨’ 차원에서 물었다.“단계적인 스케줄을 짜야 합니다. 짧은 거리에서 긴거리를 달리면서 서서히 호흡과 리듬을 채워줘야 합니다. 훈련량이 어느 정도 돼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무리하면 사고가 날 수도 있고요. 나이는 상관없지만 사전 훈련량은 꼭 필요합니다.” 다음 달 대구에서 벌어지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이씨는 이 대회에서 홍보이사를 맡고 있다. “우리나라 육상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저변확대를 기대하고 있지요. 중요한 것은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육상 꿈나무들에게도 좋은 볼거리와 훌륭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다시 마라톤 얘기로 넘어갔다.“지영준 선수가 현재 잘해 주고 있지만 뭐든지 대회를 앞두고는 훈련을 확실히 했느냐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승 여부를 떠나 이번 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같이 달리는 경험 또한 좋은 기회이지요. 지영준 선수가 잘 달릴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도 더운 날씨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충분한 훈련과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리면 달리는 데 부담이 줄고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마라톤 전망은 어떨까. 대답이 단호했다. “선수들이 없습니다. 저변이 약합니다. 기대할 만한 선수들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아마추어 마라톤 인구는 많은데 엘리트 마라토너의 계층이 취약합니다.” 마라톤 현실을 지적하는 이씨에게 마라톤 발전을 위한 계획이 없느냐고 반문했다. 잠시 생각하더니 올가을에는 모 실업팀 감독을 맡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몇 군데 제의가 왔고 지금 심사숙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달려온 만큼 후배들에게 달리는 방법을 잘 전수해 주겠다는 의욕을 피력했다. 지금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은 오늘내일 그만둘 것이고 진정코 하고 싶은 것은 후진양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마라톤 외에 영화를 자주 본다. 최근에는 아들 둘과 함께 ‘트랜스포머3’를 관람했다. 가족과 함께 달릴 수 있는 것은 아직은 영화인 것 같다며 멋쩍게 웃는다. 그에게 잠시 밖에서 사진촬영을 하자고 했다. 만나는 장소가 서초구민회관 안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비가 왔다. 우산을 쓰고 나오면서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대화내용을 얼핏 들어보니 아들인 것 같았다. 다정한 아빠의 목소리였다. 전화를 끊고 히죽 웃으며 나무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이씨에게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더니 “댄스 연습하러 가야지요. 파트너가 오라는 시간에는 무조건 달려갑니다. 아마도 이번주 (서바이벌에서)금요일이 고비인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고 헤어지면서도 내리는 비 사이로 봉달이 특유의 미소를 짓는다. 편집위원 km@seoul.co.kr ●이봉주는… 20년간 앞만 보고 달려온 ‘끈기의 마라토너’… 2009년 은퇴까지 풀코스 41회 완주 1970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농가의 3남 2녀 중 막내였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축구선수를 꿈꿨다. 중학교 때는 복싱과 태권도를 하고 싶었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상 꿈을 접어야 했다. 그래서 돈이 안 들어가는 육상을 택했다. 천안농고에 진학하면서 육상부에 들어갔지만 장학금을 주는 곳을 찾아다니느라 삽교고와 광천고로 옮겨 다녔다. 그가 육상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고 3때. 전국 체전 10㎞에서 3위에 입상하면서였다. 이후 서울시 육상팀에 입단한 뒤 야간인 서울시립대에 진학했다. 1990년 전국체전에서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 2시간 19분 15초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해 마라톤 선수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서울시립대를 졸업한 뒤 1993년 코오롱 마라톤팀에 들어갔고 이후 정봉수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본격적인 마라톤 레이스에 들어갔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 출전한 그는 은메달을 땄고 1998년 네덜란드 로테르담 마라톤에서 2위, 그해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9년 이른바 ‘코오롱 사태’ 때 팀을 떠나 무소속 선수가 됐으나 2000년 도쿄마라톤에서 2시간 7분 20초로 한국 최고기록을 세우면서 2위를 차지해 건재를 과시했다. 이후 삼성전자에 입단, 2001년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세계적인 육상 스타로 떠올랐다. 이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우승, 2007년 서울 국제마라톤대회 우승 등을 이끌었다. 2009년 은퇴할 때까지 그는 마라톤 풀코스를 41회 완주했다. 이는 세계 마라톤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대기록이다. 마라톤 인생 20년의 처음과 끝을 전국체전에서 장식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또 1등보다는 2등으로 레이스를 마친 경우가 많았지만 ‘은근’과 ‘끈기’로 대변되는 배달민족의 정서와 많이 닮아 더욱 사랑을 받았다. 소처럼 묵묵히 발을 내디디면서 기록과의 끝없는 싸움을 했다. 자신을 위협할 라이벌도, 무섭게 치고 올라올 후배도 없는 상황에서 고독하게 달렸다. 현재는 손기정기념재단 이사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 옛 문인 거닐던 ‘이백리 양반길’ 생긴다

    옛 문인 거닐던 ‘이백리 양반길’ 생긴다

    퇴계 이황과 우암 송시열, 송강 정철 등 옛 문인들의 발자취를 느끼며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명품길이 조성된다. 충북 괴산군은 내년까지 국비 10억여원을 지원받아 군자산 일원에 위치한 갈은·화양·선유·쌍곡 등 4개 계곡과 산막이옛길을 연결하는 총 80㎞의 친환경 명품 녹색길인 ‘이백리 양반길’을 조성, 트레킹 관광코스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현재 실시설계 중이며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양반길은 총 7개 코스로 나뉜다. 1코스는 이미 조성돼 있는 산막이옛길(8㎞)로, 괴산댐~산막이옛길~갈론마을, 2코스는 갈은구곡길(13㎞)로 갈론마을~갈은구곡~사기막마을, 3코스는 용추폭포길(7㎞)로 사기막마을~용추골~후영리이다. 4코스 화양구곡길(14㎞)은 후영리~화양구곡~송면, 5코스 선유구곡길(11㎞)은 송면~선유동~중관평, 6코스 절말길(12㎞)은 중관평~제수리재~절말, 7코스 쌍곡구곡길(15㎞)은 절말~쌍곡구곡~호롱소~다파리재~괴산댐 구간이다. 소요시간은 3코스가 3시간으로 가장 짧고, 나머지 6개 코스는 7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계곡마다 펜션들이 즐비하고 민박도 가능해 하루 이상을 묵으며 걸을 수도 있다. 양반길의 자랑거리는 선현들의 삶이 묻어나는 옛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 양반길을 걸으며 마주치게 되는 계곡들은 퇴계, 우암, 송강 등 많은 유학자와 문인들이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서 사색에 잠기기 위해 즐겨찾던 곳이다. 선유계곡과 화양계곡은 절경에 반한 퇴계와 우암이 직접 명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화양계곡 인근에는 우암의 뜻을 받들어 제자가 지은 만동묘라는 사당도 있다.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도와준 명나라 신종을 제사지내기 위해 1704년에 지어졌다. 군은 녹색농촌체험마을과 아토피문화생태마을 등 각종 체험시설과 연계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인근에 조선시대 재현마을도 조성하는 등 이곳을 관광명소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양반길 곳곳에 농산물판매장 설치도 계획하고 있다. 괴산군 현민호 관광담당은 “현대적인 시설물은 코스 안내판 정도만 설치할 방침.”이라면서 “양반길과 괴산의 명산인 군자산과 칠보산 등산길을 연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괴산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세종시 도심은 공원·외곽은 빌딩…亞 진출 노리는 외국대학들 관심”

    “세종시 도심은 공원·외곽은 빌딩…亞 진출 노리는 외국대학들 관심”

    “살고 싶은 것을 뛰어넘어 이 지역에 묻히고 싶을 정도입니다.” 최민호(55)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 청장은 14일 내년 말로 다가온 국무총리실 이전 준비 등 세종시 건설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이렇게 표현했다. 전날 취임 60일째를 맞은 최 청장은 “오는 12월 20일에 첫 아파트 입주자를 맞는 만큼 매일 카운트다운을 하면서 실무를 챙기고 있다.”며 “단순히 건물을 짓고 도로를 내는 데 머무르지 않고 공무원이나 일반인들이 ‘정말 이사오길 잘했구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소프트한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최 청장은 도시민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 입주자도 취득세를 면제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국가의 부름을 받아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삶의 터전을 옮기는 공무원에 국한해야 한다.”고 반대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두달째인데. -지금까지 도시 건설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내년 7월로 다가온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준비에 초점을 맞춘다. 12월 20일 입주가 시작되는데 지난 5일부터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예를 들어 내년 3월에 문을 여는 이곳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킬 때 아이나 학부모들이 행복감을 느끼고, 쾌적한 공기를 만끽하며, 쇼핑을 하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소프트한’ 측면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하고 있다. →세종시가 다른 도시와 다른 점은. -다른 도시는 도심에 상권과 고층 빌딩이 있고 근교에 녹지가 있는데 여기는 거꾸로 도심의 중앙이 공원, 숲, 녹지다. 상가나 빌딩군이 외곽에 배치되고 이것을 숲과 그린벨트가 다시 감싸기 때문에 굉장히 쾌적하다.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도 도시 같지 않고 전원 같은 느낌이 들어 도시의 익명성과 농촌의 전원성이 공존하게 된다. 건물들도 국내외 공모를 거쳐 엄선된 설계들이어서 대단히 아름답고 개성 있다. 도시 자체가 작품을 보는 느낌을 줄 것이다. →세종시에서 벌어지는 일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방향이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안·수정안 논란이 있었고 과학비즈니스 벨트 입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세종시를 적극 알리는 콘텐츠 잡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달라졌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동포나 외국인들도 많이 투자하고 입주할 수 있도록 적극 알릴 것이다. →연기군 등 이웃 지자체와의 협조는. -이제까지는 여러 기관들이 각자 업무에 충실했던 것 같다. 앞으로 세종시가 발족하고 이주민들이 오게 되면 연기군이다, 행복청이다 하는 기관의 구분은 의미 없게 된다. 공조하고 소통하면서 입주민들에게 최대한의 서비스를 하는 것이 소명이다. →세종시를 둘러싼 이슈를 정리한다면. -내년 12월 이주가 시작되는 공무원보다 올 12월에 들어오는 입주민에 대해 신경을 더 써야 한다. 내년 4월 치러지는 세종시장 선거는 정치적인 논리에 따라 진행하면 되고 우리가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본다. 누가 당선되든 세종시가 훌륭한 자치단체로 출범할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리고 대비하는 것이 임무다. 과학비즈니스 벨트 기능지구로 지정됨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와 충남도, 대전시 등과 협조해 성공적으로 기능하도록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도시의 미래는 얼마나 낙관하나. -세종시 인구는 2015년에 20만, 2020년에 30만, 2030년에 최종적으로 50만명이 된다. 2015년의 목표는 9부 2처 2청의 중앙행정기관, 국책 연구기관, 과학비즈니스 벨트 지정에 따라 올 수밖에 없는 인원과 가족, 그들의 생활을 책임지는 주변 인구 증가를 계산하면 분명하다. 여기에 연기군 인구 8만명을 더하면 도시 발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본다. 다만 2030년에 50만명이 될 것인지는 얼마나 매력 있는 도시를 만들고 세종자치시가 얼마나 많은 기업이나 시설을 유치하느냐에 달려 있다. →행정타운 바로 옆에 KAIST도 이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외국 대학 유치 가능성은. -아시아 진출을 노리는 여러 대학들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인구 유입을 책임지는 점은 대학들의 관심을 붙드는 매력이라고 본다. 글 사진 연기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인터뷰는 15일 오후 7시 30분 방송되는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 ‘TV 쏙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베이비부머 31% ‘비참한 노후’

    베이비부머 31% ‘비참한 노후’

    전문직에 종사하는 50대 초반의 K씨. 정년을 4~5년 남겨둔 그는 퇴직 이후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지끈지끈해진다. 특별히 배운 기술도 없어 사실상 노후를 국민연금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 지금 수준으로 60세까지 연금을 부어도 탈 수 있는 돈은 월 110만원 안팎이다. 물론 정년 후 몇 년간 국민연금을 붓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럴 경우 받는 연금은 월 100만원 밑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살고 있는 아파트를 줄일 수밖에 없지만 늦둥이가 마음에 걸린다. 베이비붐 세대를 일컫는 이른바 ‘베이비부머’ 위기론이 결코 허상이 아니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명 가운데 3명은 필요한 비용보다 수입이 적어 ‘비참한 노후’를 보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원장 김용하)이 지난 3월 국민연금연구원, 보험연구원 등과 함께 조사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베이비붐 세대 실태조사 및 정책 현황 분석’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부머의 31.4%가 노후생활 안정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수입을 얻지 못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노후생활을 보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전화조사는 전국 48~56세(1955~1963년생) 남녀 22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2015~2020년에 대부분 직장을 떠나 현직에서 은퇴하게 된다. 베이비부머들은 주로 노후에 필요한 수입을 월평균 200만원 내외로 예상했다. 하지만 베이비부머의 26.1%는 확보 가능한 수입액이 100만원 미만이라고 답해 극빈층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200만원이 44.2%였고, 200만~300만원이 20.7%, 300만원 이상이 9.0%였다. 게다가 노후의 ‘마지막 안전장치’로 분류되는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베이비부머 비율도 13.7%나 됐다. 개인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비율은 48.1%로 절반에 육박했다. 교육 수준과 현재 소득이 높은 관리자와 전문직, 사무·서비스직 종사자들이 비교적 노후 준비에 적극적인 반면 단순노무직·농림어업·기능원 및 조립종사자 등은 노후 준비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베이비부머 대다수가 달랑 집 한 채 갖고 있는 미래의 ‘하우스 푸어’라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서 베이비부머의 82.1%가 주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중 41.0%는 노후에 집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통계청의 지난해 ‘가계금융조사’ 결과 베이비부머의 평균 순자산 규모는 2억 8000만원이었으나 이 중 금융자산은 6000만원(21.4%)에 불과해 이들이 일정한 수입을 얻지 못하면 지출에 큰 제약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노후 거주지로는 도시·농촌 등 다양하게 나타났으며 고령자 전용 거주지를 희망하는 베이비부머도 36.0%나 됐다. 정경희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연금 상태인 베이비부머는 노후 소득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지금부터라도 공적연금과 개인연금에 가입시키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더불어 중·고령자의 취업 활성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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