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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94) 상주 용포리 느티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94) 상주 용포리 느티나무

    300년쯤 된 느티나무 한 그루의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 조경 전문가라면 나무의 생김새나 규모를 보고 금세 값을 계산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으로 나무의 가치를 가늠하는 게 가능할까. 오래된 나무에는 필경 긴 세월의 풍진을 이겨낸 생명의 애옥살이는 물론이고, 나무를 심고 가꾸어온 조상들의 정신과 나무에 기대어 살아온 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담겨 있게 마련이다. 사람들이 그동안 나무로부터 얻었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얻게 될 물리적 정신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당산나무, 정자나무 등으로 사람살이의 그늘이 되어, 오랫동안 마을을 지켜온 나무라면, 그 값은 쉽게 매길 수 없다. ●15가구가 3300만원 모으기까지 “느티나무가 있다고 해서 당장에 도움 되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나무가 해마다 풍년을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고, 또 나무에 치성을 드린다고 해서 당장 큰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경북 상주시 낙동면 용포리 평오마을의 이인희(54) 이장은 나무를 통해 큰 덕을 얻을 건 없다고 단언한다. 그 점에서 마을 사람들 모두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 사람들은 마을 어귀에 서 있는 한 쌍의 느티나무를 지키기 위해 가구당 200만원씩이라는 결코 작지 않은 돈을 선선히 내놓으면서까지 나무를 지켜냈다. 사건은 3년 전인 2009년 여름에 시작됐다. 마을 어귀에 다정하게 서 있는 한 쌍의 느티나무가 마을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나무 수집상에게 팔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나무가 서 있는 땅 주인이 나무의 값을 매겨 내놓은 것이다. 창졸간에 300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나무가 사라지게 됐다. 평오마을 사람들은 이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다. 마을에 들어서려면 반드시 나무를 지나쳐야 했기에 오랫동안 할배 할매처럼 친근하게 느껴온 생명체였다. 그를 그렇게 떠나보낼 수 없었다. 수심 속에 가을걷이를 끝낸 마을 사람들은 머리를 맞대고 나무를 지킬 방도를 궁리했다. 오랜 궁리 끝에 먼저 각계에 탄원서부터 내기로 했다. ‘나무 이식 반대에 관한 주민 동의서’를 작성해 전체 주민의 동의를 받아 상주시청과 상주경찰서에 탄원서를 냈다. 주민들은 ‘할배 할매나무’라 부르는 한 쌍의 느티나무를 마을 역사의 산 증거이자 상징이라 했으며, 마을의 길흉화복을 같이하는 동반자이며 수호신이라 했다. 마을 사람 모두가 자신의 분신처럼 아끼는 나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탄원서 보내고 나무 수집상 설득하고 탄원서를 받은 상주시에서는 나무와 마을 환경을 조사했다. 나무는 이미 1997년에 보존 대상의 노거수로 지정된 바 있지만, 보다 치밀한 조사가 필요했다. 상주시는 전문가들의 조사를 거쳐 2010년 4월 27일에 나무를 보호수 10-08-01로 지정했다. 보호수 지정 절차는 마쳤으나, 그렇다고 상황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었다. 나무 수집상은 이미 땅 임자에게 나무의 값, 1100만원을 치렀고, 나무 이식을 막는 주민들을 업무방해로 고소하고 손해배상까지 청구한 상태였다. 나무 수집상은 막무가내였다. 마을 사람들은 다시 머리를 맞대고 끝까지 나무를 지켜내기 위한 묘책을 강구했다. 나무 값을 치르더라도 나무만은 지키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리가 돈이 어디 있겠어요. 한푼 두푼 모은 것과 대처에 나가 사는 자식들에게 돈을 좀 달라 해서 모았지요. 저 할배 할매나무 없이 우리가 어찌 살겠어요. 나무 없는 우리 마을 풍경은 상상이 안 돼요.” 마을에서 오래 살아온 임기수(66)씨의 이야기다. 나무 수집상에게 나무를 옮겨가지 않는다는 온전한 합의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모두 3300만원이 필요했다. 모두 해야 15가구밖에 안 되는 마을에서 집집마다 200만원씩 내기로 했다. 농촌 마을에서 200만원이라면 결코 작은 돈이 아니지만, 마을의 상징이자 분신처럼 여기는 나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흔쾌히 내놓겠다고 모두가 동의했다. 나무를 잃는 건 자신들을 낳아 키운 조상들의 은혜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수굿이 돈을 모았다. 나무 수집상과의 합의는 마침내 2010년 7월, 한참 농사 일로 바쁜 철에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듬해인 지난 2011년 5월에는 경상북도에서 마을에 감사패를 수여했다. 각박한 현대 생활에서 한 그루의 나무를 지키기 위해 애쓴 마을 사람들의 노고를 두고두고 치하한다는 뜻에서였다. ●마을의 역사를 담고 서 있는 큰 나무 조선시대 때는 이 마을이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목이어서 마을에 관리들의 쉼터인 오리원과 마방을 세우기도 했다지만 지금은 흔적도 없다. 사라진 마을의 오랜 역사를 오롯이 간직한 건 한 쌍의 느티나무뿐이다. “우리 마을뿐 아니라, 인근에서도 유명한 나무예요. 옛날에는 영남 지역에서 한양으로 가는 나그네들의 중요한 쉼터이기도 했고, 요즘은 이 근방 사람들이 만날 약속을 하는 아주 중요한 자리가 바로 우리 나무이죠.” 평오마을로 귀농한 지 8년째인 박성하(57)씨는 나무를 지켜낸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나무는 그렇게 사람들에 의해 지켜졌다. 도저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나무의 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사람들은 결코 적지 않은 부담이었을 돈을 흔쾌히 내놓았다. 제 앞가림만으로도 허청대는 요즘 세상에서 평오마을 사람들이 느티나무를 지켜낸 일은 흔치 않게 기억해야 할 특별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한 쌍의 느티나무를 지켜내고자 싸웠지만 정작 사람들이 지켜낸 건, 바로 사람살이의 안녕이었고, 조상들의 삶과 철학이 담긴 마을의 역사였다. 느티나무 앞에서 가만히 머리를 숙이고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글 사진 상주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경북 상주시 낙동면 용포리 31. 중부내륙고속국도의 상주나들목으로 나가서 선산 방면으로 1.4㎞ 가면 헌신교차로가 나온다. 우회전해 1㎞쯤 간 뒤 오른쪽으로 난 성동리 방면 도로로 빠져나간다. 3㎞쯤에서 나오는 삼거리에서 화산리 방면으로 우회전해 2.2㎞ 직진하면 삼거리가 나온다. 우회전해 2㎞ 남짓 가면 지방도로 916호선과 만나는 삼거리가 나온다. 좌회전해 4㎞쯤 가면 왼편으로 낙동초등학교 용포분교가 나오고 그 옆에 낙동농협 용포지소가 있다. 나무는 농협지소 뒤편 마을 어귀에 있다.
  • 탄저병에 강한 고추

    탄저병에 강한 고추 품종이 세계 처음으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은 차세대바이오그린21사업 고추 연구팀이 탄저병에 저항성이 강한 품종을 육성했다고 5일 밝혔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많이 발생하는 탄저병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동남아 고추 재배농가의 가장 큰 골칫거리다. 전체 농가의 20~30%가 피해를 보고 있으며 피해액만 연간 1000억원이 넘는다. 이 때문에 몬산토·신젠타 같은 세계적인 종자회사들도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14년간의 연구 끝에 국내팀이 개발에 성공한 고추는 유전자를 조작하는 생명공학적 기법이 아닌 전통 교잡(交雜)방식으로 육성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고추를 연구한 끝에 남미의 한 토종 고추가 탄저병에 저항성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 국내 재배 고추와 교잡을 통해 품종 직전 상태인 200개 계통의 고추 육성에 성공했다. 경기 수원에서 시험 재배를 해 본 결과 90% 이상에서 ‘탄저’ 저항성이 확인됐다. 올해 우리나라 고추 종자시장 규모는 400억원 수준으로 외국계 기업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농진청은 탄저병 저항성 품종 육성으로 연간 고추 생산액의 10%인 1000억~2000억원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허건양 농진청 연구정책국장은 “탄저병 저항성 고추를 국내에 보급함은 물론 특허 출원을 통해 2013년까지 세계 종자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뉴스&분석] 지금 한국은 좌불安석

    [뉴스&분석] 지금 한국은 좌불安석

    범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50)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진짜 생각은 무엇일까. 안 원장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지지율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지만 출마 여부나 시기 등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의 최측근조차 최근 “솔직히 출마하지 않고 존경받는 인물로 남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는 말까지 했다. 안 원장 스스로는 향후 행보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말한다. 유민영 대변인도 “정해진 입장이 없다.”고 되풀이한다. 현재 안 원장은 생각을 다듬어가는 중인 것 같다. 강원, 전북, 충북 등의 지역을 찾아 민심을 듣고, 이메일이나 편지 등으로 국민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전·현직 의원들도 직간접으로 만나 자신의 생각을 내비치며 자문하고 있다. 최근 충남 홍성 농촌을 방문해 “대통령이 목표는 아니다. 아직 나이가 있으니까 이번이든 다음이든 기회가 닿을 수 있다. 한 번도 스스로 대선에 나가겠다고 말한 적이 없으며, 호출을 당한 케이스”라고 말했다고 한 누리꾼이 전하며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주형로 충남 친환경농업인 연합회장은 4일 “구체적인 대선 얘기는 없었고, 꼭 자신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안 나가겠다는 것은 아니었다.”면서 “결단을 곧 내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홍성 현장에 있었던 한 여성도 홍성여성농업인센터 카페에 올린 글에서 “지금까지 이르게 된 행보는 국민이 불러낸 것이기에, 그 요청에 자신이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 엄중히 검증하기 위해서 (현장 방문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곧 입장을 밝힐 시기가 다가올 것이다. 안철수님이 대선에 출마했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적었다. 정치권 인사들을 통해서도 그의 현재 생각을 추론할 수 있다. 안 원장은 지난 6월 민주통합당 김한길 최고위원에게 측근을 보내 “대선 국면에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의견을 구했다. 또 4·11총선 때 대구에서 출마했다 낙선한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을 8월 10일쯤 ‘시골의사’ 박경철씨와 같이 만나 의견을 들었다. 김 전 의원은 “아직 안 원장이 정치할 준비가 안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만약 결심하면 좌고우면해서는 안 된다. 파도가 밀려오거나 흑색선전당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진정성이 인정되면 하는 것이고, 안 되면 장렬히 전사하면 되는 것이라고 부추겼지만, 안 원장은 듣고만 있더라.”고 전했다. ‘안철수의 생각’은, 더 다듬어진 뒤 최종 모습을 드러낼 것 같다. 이춘규 선임기자·이현정기자 taein@seoul.co.kr
  • [농협 겉도는 ‘신·경 분리’ 6개월] (하) 안착하려면

    [농협 겉도는 ‘신·경 분리’ 6개월] (하) 안착하려면

    농협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신용(금융)사업과 경제(유통·판매)사업을 쪼개 서로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만 정했지, ‘어떻게’라는 구체적인 청사진이 없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의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농산물 유통과 생산체계를 근본적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황의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4일 “금융이나 경제 부문 모두 거대 은행이나 대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농협은 아직 준비가 덜 됐다.”면서 “금융은 외부 전문가의 과감한 영입과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제는 도매사업과 가공유통사업 강화 등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라고 주문했다. 기존의 비효율적인 조직으로는 뚜렷한 성과를 내놓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정주 건국대 명예교수도 “신·경 분리 과정에서 감시하는 사람만 많아지고 일할 조직은 별로 없는 ‘옥상옥’ 구조로 변질됐다.”면서 “비효율적인 체계를 바꾸지 않고는 농협의 성공적인 안착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저조한 금융 부문의 실적 향상을 위해서는 농협은행만의 ‘색깔’을 살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농협은행은 전국 곳곳의 농어촌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게 가장 큰 힘”이라면서 “일반 은행으로 경쟁하는 대신 지역별 맞춤형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등 차별성을 살리는 전략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농협 경제사업 평가협의회 위원인 이상영 농식품저온물류연구회장은 “판매와 생산은 바늘과 실”이라면서 “농협이 ‘농협’이라는 간판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친환경 농산물 중심으로 농민과 소비자를 끈끈하게 이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제사업의 경쟁력 강화는 농협 안에서도 고민이 많다. 이부영 농협중앙회 축산경제사업활성화팀장은 “농촌의 위기는 농협이 신용사업 위주로 하고 경제사업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면서 “농민은 생산에만 주력하고, 협동조합에서 판매를 전담하는 시스템을 통해 농민들에게 더 많은 이득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농협 경제부문이 유통뿐 아니라 농축산물 전반에 걸쳐 역할을 확대해야 ‘농협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생산과 소비 등에서의 영향력을 키워야 농촌의 장기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애그플레이션(곡물가격 상승이 주도하는 물가상승) 문제 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농협이 곡물 생산과 관련돼 하는 일이 거의 없다.”면서 “산지의 조직화와 규모화 등을 통해 공급자로서 농민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농협이 운영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길자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국장은 “농협이 단순한 유통 강화로 대형 마트들과 저가 경쟁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농협 주도하에 국민이 주로 소비하는 곡물이나 채소를 사들이거나 방출하는 기초농산물국가수매제를 실시, 도시민들의 물가 안정을 도모하고 농민들의 생계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당초 약속한 1조원의 출자 문제를 빨리 매듭짓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정부가 신·경분리를 서둘러 단행한 만큼 1조원 출자 문제를 해결해 줘야 농협 발전의 전제조건이 충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김양진기자 douzirl@seoul.co.kr
  • [농협 겉도는 ‘신·경 분리’ 6개월] ‘미완의 출범’ 농협경제

    [농협 겉도는 ‘신·경 분리’ 6개월] ‘미완의 출범’ 농협경제

    농협경제지주는 지난 3월 2일 남해화학, 농협목우촌 등 13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출범했다. 그렇다고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 전체가 넘어온 것은 아니다. 2017년까지 5년에 걸쳐 중앙회 사업이 넘어오며, 이 과정에서 어떤 분야를 어떻게 강화할지가 결정된다. 미완의 출범이다. 농협은 지난 1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농협경제활성화 계획 초안을 제출했다. 초안이기는 하지만 이렇다 할 내용이 없어 보인다는 게 농식품부 주변의 얘기다. 정부는 중복 투자 방지와 대형 유통센터 활성화 등에 중점을 두고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최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농협 경제사업평가협의회 위원인 성경일 강원대 동물생명시스템학과 교수는 “초안 단계 이전의 1~2차 농협 자료는 기존 사업을 묶고 규모를 키우는 정도로 돼 있었다.”면서 “농촌이나 농민의 미래에 대한 진단은 없고 농협만 비대화되는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농협경제지주는 농협중앙회에서 사업을 순차적으로 넘기는 구조라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셀 수밖에 없다. 또 농업경제대표와 축산경제대표 공동대표 체제다. 출범 초기 단계라 계열사의 관리감독 역량이나 조직도 미흡하다. 그동안 농협 계열사가 저질러 온 비리의 재연을 막아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올해 초 농협 계열사인 남해화학은 15년간 비료값을 담합한 혐의로 공정위에 적발됐다. 남해화학은 비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42.5%로 1위다. 공정위의 담합 조사가 시작되자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를 두 번째로 신청, 502억원의 과징금을 251억원으로 낮췄다. 담합은 시장점유율 1, 2위인 회사가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고는 유지되기가 힘들다. 지난달에는 역시 계열사인 영일케미컬이 8년간 농약 담합에 참여한 사실이 적발돼 2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비료와 농약은 농협중앙회가 일괄 납품받은 뒤 지역조합을 통해 농민들에게 전달한다. 농협중앙회의 입찰에 계열사가 가격 담합을 해 농민들로부터 폭리를 취한 것이다. 비료 담합으로 농민들이 더 지불한 돈은 1조 6000억원, 농약 담합으로는 4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농협 계열사의 담합으로 2조원을 농민들이 더 낸 셈이다. 담합이 가능한 입찰 형태를 유지한 것도 문제지만 계열사의 불법 행위를 몰랐다는 것은 농협중앙회의 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남해화학은 2011년 모판흙(상토) 담합에도 가담한 바 있다. 농협중앙회도 비리가 적발되기는 마찬가지다. 감사원의 2011년 농업정책자금 감사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산지유통활성화 자금의 일부인 1070억원을 회원조합에 빌려주고 이자를 받았다. 산지유통활성화자금은 과일값 안정과 산지유통 활성화 등을 위한 정책자금인데, 실제 필요한 지원금보다 더 받아서 남은 돈으로 이자 수익을 거둔 것이다. 이 같은 행태를 회원조합도 그대로 답습,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 단위농협이 대출금리 조작으로 검찰의 잇따른 조사를 받는 것도 이런 모럴 해저드를 걸러낼 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농협경제지주 출범으로 지역조합의 위상도 문제로 떠올랐다. 한민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농업정책연구소 팀장은 “농협은 지역조합과의 공동투자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단위조합 노조가 지난 1일 농협법 재개정을 외치며 시위를 벌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융지주 출범으로 자산의 일부는 금융지주로 넘어가는데 경제지주 출범에 따른 사업은 안갯속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팽배하다. 전경하·김양진기자 lark3@seoul.co.kr
  • 전북 시·군 1인당 지방세 최고 3배차

    전북도내 일선 시·군의 1인당 지방세 부담액이 지역별로 최고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14개 시·군이 거둬들인 주민 1인당 지방세 부담액은 완주군이 66만원으로 가장 많고 진안군이 20만 3000원으로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지방세 부담액은 지방소득세, 주민세, 재산세, 자동차세, 담배소비세 등을 합해 인구 수로 나눈 것이다. 지역별로는 전주시 35만 3000원, 군산시 48만 5000원, 익산시 33만 7000원, 정읍시 28만 1000원, 남원시 26만 8000원, 김제시 34만 8000원 등이다. 반면 순창군 21만 9000원, 고창군 22만 7000원, 부안군 24만 8000원, 장수군 22만원 등 농촌지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1인당 지방세 부담액이 많은 지역은 중견기업이 많고 인구 수는 상대적으로 적으며 부동산 거래가 활발한 시·군이다. 주민 1인당 채무액은 완주군이 100만원으로 가장 많고 익산시 71만원, 정읍시 58만원, 임실군 44만원, 고창군 42만원, 전주시 31만원 순이다. 반면 장수군은 채무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주군은 테크노밸리 신산업단지 조성과 신청사 건립 사업으로 채무가 늘었다. 전북도는 지방세 수입에는 주민과 법인이 내는 세금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인구에 비해 기업이 많은 시·군의 1인당 지방세 부담액이 높고 지방세 수입이 많은 시·군이 복지증진과 생활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재원이 풍부하며 재정 건전성도 좋다고 분석했다.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공무원들 국어 공부 ‘삼매경’

    공무원들 국어 공부 ‘삼매경’

    지난달 27~29일 경기도 수원시 지방행정연수원에서는 5~6급 공무원 52명이 모여 국어 공부를 했다. 이들 공무원은 공직자로서 갖추어야 할 바른 국어 사용으로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전문과정에 참여했다. 귀책사유(불이익 부과 요건), 봉입(물건을 넣고 봉함), 불비(갖추지 않음), 익일(다음 날) 등 일상생활에서 쓰지 않는 어려운 한자어와 외국어 대신 쉽고 정확한 언어로 국민과 소통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이번 교육의 목표였다. 국립국어원은 2009년부터 ‘공공언어지원단’을 꾸려 공무원의 국어사용능력 증진과 공문서 표현 개선을 위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황용주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는 지난달 31일 “새로 발령받은 모 부처 고위공무원이 장관 보고자료에 있는 외국어의 뜻을 알지 못해 곤경에 처한 적도 있다.”면서 쉽고 정확한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어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용어로 꼽은 것은 원소스멀티유스(OSMU) 킬러콘텐츠, 라이선싱 페어, 탄소 캐시백, 죄악세, 마이크로 크레디트, 잡 셰어링, 배드 뱅크, 개인 프리워크아웃(사전 채무조정), 자활인큐베이팅, 패스트 트랙, 뉴스타트 프로젝트, 바우처, 데이케어센터 등이다. 국어원에서는 정부 각 부처의 어려운 용어를 정리해 쉬운 정책용어 사용 협조공문을 보낸다. 올해는 교육과학기술부의 ‘농촌어메니티체험과정’ ‘도네이션 스쿨’ ‘브레인리턴500’과 여성가족부의 ‘레인보우스쿨’, 고용노동부의 ‘스토어365’, 외교통상부의 ‘해피플라이트’, 지식경제부의 ‘모바일-K오피스’ 등에 대해 쉬운 언어로 바꿔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교과부의 ‘필통톡’처럼 정체불명의 합성어도 있다. 미국에서는 의회에서 2010년 쉬운 글쓰기 법이 통과됐다. 이를 통해 민원이 줄어 퇴역군인청은 연간 4만 달러의 예산을 절약하고, 미국 애리조나 국세청은 공무원의 업무시간이 늘어 연간 3만건의 민원을 추가로 처리할 수 있었다. 공공언어지원단의 황용주 학예연구사는 “공무원들이 쉽고 정확한 국어를 쓰면 5년간 570억원의 예산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귀촌 - 지역공동체’ 6일 세미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이동필)은 오는 6일 오후 2시 충남 예산 리솜스파캐슬에서 지역발전위원회와 공동으로 ‘귀촌-지역공동체 정책 연계’ 세미나를 개최한다.
  • 서울·경기 최고 200㎜ 폭우 ‘초비상’

    서울·경기 최고 200㎜ 폭우 ‘초비상’

    매미와 루사를 능가하는 초특급 태풍 볼라벤이 서해안을 따라 북상해 28일 오후 2~3시쯤 수도권에 근접할 것으로 보여 큰 피해가 우려된다. 볼라벤은 우리나라를 지나는 동안 중심기압 최대 950~960헥토파스칼(h㎩), 초속 40m의 위력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강풍 반경도 400㎞를 넘어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전국이 볼라벤의 위력에 빠져들게 됐다. 특히 서·남해안에는 초속 50m 안팎의 강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만조가 겹쳐 해일 가능성도 높다. 기상청은 28일 오전 7~8시 전남 완도에 최대 114.6㎝, 진도에 79.8㎝ 높이의 해일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태풍이 지나간 뒤에도 내륙 쪽으로 서풍이 불면서 인천에 80.5㎝ 높이의 해일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 서울·경기·남부·중부 지역에도 50~20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서해안 일대의 일부 고속도로도 통제될 전망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상황에 따라 28일 서해안 고속도로의 서해대교 운행이 통제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서해대교 운행이 통제되면 목포 방향 서평택나들목, 서울 방향으로는 송악나들목 지점이 통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인천교통공사도 28일 출퇴근 시간대 시민 이동 편의를 위해 지하철 집중 배차 시간을 연장하고 열차 운행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출근 시간대를 기존 오전 7~9시에서 오전 7~10시로, 퇴근 시간대는 오후 5~8시에서 오후 5~9시로 각각 1시간씩 연장한다. 서해안 연안 바닷길은 27일부터 배편이 끊겼고 항공편 결항도 속출했다. 각 가정에서는 태풍에 대비해야 한다. 창문은 빈틈없이 닫아야 하며 유리창에 엑스(X)자 형태로 청테이프를 붙이거나 젖은 신문지를 전면에 부착하면 강풍에 의한 파손을 막을 수 있다. 대피할 때는 수도와 가스밸브를 잠그고 전기차단기를 반드시 내려야 하며 전신주나 가로등, 신호등과는 멀리 떨어지는 것이 좋다. 또 농촌에서는 시설 피해가 없도록 조치하고 선박은 단단히 결박해 파도에 밀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태풍 볼라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7일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1시간 동안 11만 4058명이 기상청 홈페이지에 접속해 사상 최고 접속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상청은 사재기를 부추기는 등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김동현·신진호·명희진기자 sayho@seoul.co.kr
  • 식탁물가 비상

    식탁물가 비상

    밥을 집에서 해먹기도, 나가서 사먹기도 겁이 난다. 음식점업의 임금 인상률은 이미 6%를 넘어섰다. 폭염·폭우로 이미 오른 농산물 값은 이번 주 태풍 ‘볼라벤’의 영향을 받으면 더욱 뛸 전망이다. 정부의 하반기 식탁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임금 인상분 음식가격에 반영될 듯 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숙박 및 음식점업의 임금협상(협약임금) 인상률은 6.6%를 기록했다. 협약임금이란 노사가 임금협상을 통해 합의한 금액으로 수당 등은 제외된다. 전체 업종의 협약임금 평균 인상률(5.1%)을 크게 웃돈다. 업종별 협약임금 인상률이 처음 집계된 2008년의 숙박 및 음식점업 인상률은 4.4%였다. 2009년 1.1%로 꺾이더니 2010년 3.8%, 2011년 5.7% 등으로 잇단 상승세다. 올해 전체 업종의 평균 인상률이 지난해 수준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상추값 1주일새 36% 껑충 문제는 식당 주인이 종업원의 임금 상승분을 음식가격에 반영할 공산이 높다는 데 있다. 식재료값도 폭등해 임금 상승분을 완충할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가락도매시장을 운영하는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이날 조선애호박(20개·중품) 값은 일주일 사이에 234.4%나 뛰었다. 적상추(4㎏·중품)는 121.9%, 배추얼갈이(4㎏·하품)는 102.7% 뛰었다. 소매값도 오름세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적상추 100g(중품)의 지난 24일 소매값은 800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36.5% 뛰었다. 시금치 소매값(1㎏ 중품·8357원)도 같은 기간 31.3% 올랐다. 도매값 상승세를 감안하면 소매값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적상추나 시금치 등 근채류는 저장성이 약해 기후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한다. ●태풍에 수확기 농산물 피해 예상 태풍 ‘볼라벤’은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입힌 ‘루사’(2002년)나 ‘매미’(2003년)에 못지않은 폭우를 동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일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장은 “이번 태풍은 대형급이어서 수확기에 있는 농작물과 농업시설물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경기 화성에서 포도농장을 12년째 운영 중인 A(62)씨는 “태풍 소식에 금요일부터 온 가족이 출동해서 수확에 나서고 있으나 역부족”이라며 “농사는 70%가 날씨에 좌우되는데 올해는 폭염에 폭우, 그리고 태풍까지 겹쳐 수확이 크게 줄어들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멀쩡한 듯한 도시인의 삶 속, 실직·이혼…도처에 상실감

    멀쩡한 듯한 도시인의 삶 속, 실직·이혼…도처에 상실감

    추락하는 비행기를 몰며 마이크에 대고 절망적으로 구조요청을 하는 환청, 흰 벽지에서 푸르스름한 얼룩을 발견하고 하루 종일 걸레로 닦아내야 하는 환각, 외계에서 이악스러운 지구인을 멸망시키기 위해 ‘분노의 폭풍’ 작전을 펼친다는 망상까지. 소설가 박성원(43)의 다섯 번째 소설집 ‘하루’(문학과지성사 펴냄)는 잿빛 하늘 아래 오갈 곳이라고는 집과 사무실밖에 없는 답답한 도시인들의 삶 7편을 널어놓았다. 빨래집게도 없이. 그래서 겉으로는 멀쩡하고 화려해 보이는 도시인의 삶에 가족 상실이라는 스트레스나 이혼, 해고, 실직이라는 예상치 못한 태풍이 불어닥치면 ‘그의 하루’가 어떤 수렁에 빠지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도시적 삶의 동력이라는 것이 그저 관성에 불과했던 것임을 깨닫는 순간이고, 한순간도 고려하지 않은 불시착이다. 불시착은 실패하는 게 다반사다.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한국의 현실 같다. 염세적이고 비극적인 소재에 쭉 빨려 들어간 소설가의 그럴 듯한 ‘구라’라고 하기에는 그의 소설은 현실적이다. 그러니 분노와 복종 속에서 갈등하지만 결국 분노를 억누르고 복종해 밥벌이하는 구차한 도시인의 삶에 환청이나 환각, 망상을 기본 옵션으로 장착하게 된다. 도시에서의 삶은 “벗어나면 죽음이고 진보하지 않으면 멸종이다.”(43쪽) 그래서 도시인들은 타인과의 인과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궤도를 지키고자 안간힘을 쓴다. 과연 무(無)인과는 가능할까. ●잠시 세워둔 차는 아이와 함께 견인되고… 표제작 ‘하루’는 인과의 무서움을 연말의 어떤 하루로 고정해 도미노처럼 전개한다. 인터넷 뱅킹을 할 줄 모르는 여자는 한겨울에 열이 나고 아픈 아이를 차에 태워 은행으로 간다. 연말 도로 정체를 간신히 뚫고 은행 영업시간 안에 간신히 도착했지만, 여자는 도로에 차를 불법주차해야 했다. 그 차 안에 아이가 있다. 여자의 차는 검게 코팅돼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 한참을 걸려 은행업무를 다 보고 나온 여자는 자신의 차가 실종됐음 알게 된다. 아이도 사라졌다. 그러나 여자의 차는 실종된 것이 아니었다. 견인됐지만, 견인 장면을 목격하고 견인고지서를 무심히 가져간 어떤 소년 탓에 알 수 없었을 뿐이다. 그 소년은 여자의 남편이 이날 점심 때 해고를 통보한 친한 후배의 아들이다. 여자의 남편은 후배에게 해고를 통보하면서 “나를 원망하지 말게. 나는 맡은 일을 했을 뿐이니.”라고 말했고, 아픈 아이가 있는 줄 모르고 차를 견인했던 기사는 “저는 그저 제가 맡은 일을 했을 뿐입니다.”라고 한다. 그렇다. “그저 우리의 일을 할 뿐”이라고 변명하기에는 서로 너무 많은 인과적 관계 안에 놓여 있다고 박성원은 말한다. “누군가의 하루를 이해한다면 그것은 세상을 모두 아는 것이다.”(10쪽)라고 서술하는 이유다. 남의 실직이나 이혼, 상실은 나의 실직이거나 이혼, 상실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아이 잃은 날을 남편 생일로 착각하기도” 어느 도시에서 시위대를 진압한 뒤 화가 나면 송전탑에 올라가는 군인출신 아버지를 둔 내가 도청 앞에서 있었던 시위에서 죽은 아버지를 둔 유빈을 만나 불륜에 빠지는 단편 ‘분노와 복종 사이에서 그녀를 찾아줘’나, 아이를 잃은 날을 남편 생일로 착각하고 남편의 직장동료를 불러다 생일파티를 연, 마흔이 되도록 밥벌이를 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여자가 어느 낯선 도시로 흘러들어가 일자리를 찾는 단편 ‘얼룩’ 등은 우리가 삶에서 실족해 ‘더 이상 과거처럼 잘살아지지 않는’ 어느 하루를 그렸다. ●“도시의 극단적 풍경은 신기루 같아” 박성원은 “대구에서 나고 자라 영남대 행정학과를 마치고 25살(1994년)에 등단했다. 동국대 대학원에서 문학을 전공하면서 서울에서 20여년째 살고 있는데, 도시의 극단적인 풍경은 화려하지만, 고립과 쓸쓸함이 가득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신기루 같은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불야성을 이루며 흥청거리는 홍대 앞에서 상대적 박탈감과 고독을 느끼기에 이런 소설을 쓰고 있다.”고 했다. 자연을 품은 농촌은 고즈넉하지만, 도시와 달리 고립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세련된 도시의 언어와 감성으로 소설을 쓰는 그이지만 대구 사투리가 여전하다. 올 가을학기부터 대구 계명대 문창과 교수로 자리를 옮기는 그의 소설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경북 ‘청년농업인 1만명 육성’ 헛발질?

    경북도가 대부분 농어업에 종사할 의사가 없는 농어업계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미래 농어업 인재 육성에 나선다는 계획을 마련해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는 23일 “내년부터 매년 400명씩 2037년까지 25년간 미래 경북 농어업을 이끌어갈 청년 리더 1만명을 양성할 프로젝트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도는 이를 위해 최근 농어촌공사와 농협, 도교육청, 농어업계 고등학교 관계자 등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 프로젝트에 따르면 입학 정원을 기준으로 한국생명과학고(150명), 김천생명과학고(180명), 한국산림과학고(50명) 등에서 매년 400명씩 정예 농어업 인력을 배출할 계획이다. 우선 도는 내년부터 이들 학교의 입학 요건을 강화해 시·군 농업기술센터소장의 추천을 받도록 했다. 영농 의지가 있는 중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차원이다. 맞춤식 현장 교육도 대폭 강화한다. 고교 3학년을 대상으로 농민사관학교와 연계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억대 부농을 일군 현직 농어업인과 일대일 멘토링을 맺어 앞선 현장 기술을 배울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졸업 후에는 창업 지원을 통해 조기 영농 정착을 유도한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지은행을 통해 10년간 무이자 농지 장기임대(1인당 최고 5㏊)를 해준다. 도는 영농기반 자금을 2억원까지 저리로 융자한다. 연 3%의 이자 중 2%를 도가 보전한다.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학생에 대해서는 1인당 연간 500만원씩 3년 동안 1500만원을 ‘밑거름 자금’으로 지원한다. 판로 확보에는 농협이 나선다. 일정 부분 매입하거나 유통 판매를 돕는 방식으로 안정적 판로를 제공한다. 학생이 졸업 후 3년 동안 영농에 종사하면 경북대 농산업학과(정원 30명) 특례 입학 자격을 부여한다. 대학 4년 동안 전액 장학금도 준다. 하지만 도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농어업계 고교 안팎에서는 “현실도 모르는 헛발질”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도는 이들 학교 학생 전원을 졸업과 동시에 곧바로 농촌에 정착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졸업생 절대다수가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하는 게 현실이다. 김천생명과학고의 경우 2010~2012년 3년간 졸업생 540명의 64.4%인 348명이 2년제 이상 대학에 진학했고 133명(24.6%)은 취업했다. 졸업생이 농촌에 바로 정착한 경우는 전체의 5%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농어업계 고교 진학 교사는 “아무리 좋은 계획도 현실성이 결여되면 장밋빛 청사진에 불과하고 행정 및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웅 도 농수산국장은 “9월부터 입학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미래 농어업 우수 인력 육성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농촌경제硏 ‘식량안보’ 심층토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이동필)은 오는 30일 오후 3시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식량안보의 개념부터 바꾸어 보자’라는 주제로 심층토론회를 연다.
  • [여행가방]

    ●한국관광공사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모집 한국관광공사(사장 이참)는 의료관광관련 전문 인력의 질적 향상을 위해 병원·병원에이전시·여행사 직원을 대상으로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제 11기 교육을 실시한다. 모집인원은 총 40명, 교육기간은 9월 15일부터 11월 24일까지다. 매주 토(7회), 일요일(3회) 10회, 57시간 과정으로 운영된다. 신청은 공사 홈페이지(kto.visitkorea.or.kr)에서 받는다. ●코레일관광개발, 여행바우처 협력 여행사 지정 코레일관광개발(대표 방태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주최한 ‘2012 여행바우처상품 공모전’에서 여행바우처 사업 협력 여행사로 지정됐다. 공모전에선 ‘정선으로 떠나는 외갓집 농촌체험 여행’ ‘숲길 따라 해안선따라 떠나는 생태탐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함께하는 영월 답사 기행’ ‘그린에코투어 바다열차와 레일바이크’ 등 총 4개 여행상품이 선정됐다. ●한화리조트 로얄새들 승마클럽 할인 이벤트 한화호텔&리조트의 로얄새들 승마클럽이 여성을 위한 특별 이벤트를 벌인다. 오는 9월 30일까지 매주 목요일을 ‘Lady’s Day’로 지정, 여성들에게 로얄새들 승마클럽 이용권을 5만원(정상가 6만 6000원)에 제공한다. 말을 타는 시간은 45분이다. 홈페이(www.hanwharesort.co.kr)에서 할인쿠폰을 출력해 가야 한다. ●독일 바이에른주 9월 8일 여행설명회 독일 바이에른주 관광청 한국사무소(www.bayern.kr)는 개별여행자들을 위한 여행설명회를 9월 8일 오후 2~5시 서울 역삼동 역삼1문화센터에서 연다. 독일 퓌센 고성(古城)호텔의 마케팅 이사 등이 최신 여행정보를 전달한다. 독일열차패스(3일권) 등 경품도 준비했다.
  • 중국 경제성장 비결과 숨겨진 맛 탐방

    중국 경제성장 비결과 숨겨진 맛 탐방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한 프로그램이 나란히 찾아온다. KBS는 중국 CCTV와 공동 기획한 3부작 다큐멘터리 ‘13억의 질주’를 오는 24일 오후 10시, 25~26일 오후 8시에 방영한다. 1993년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를 헌법에 명시한 중국은 그 뒤 20년간 고도성장에 매달려 이제는 세계 경제의 핵으로 떠올랐다. 프로그램은 이 성장 뒤에 숨겨진 3가지 핵심 키워드를 제시한다. 화교의 뿌리이자 ‘동양의 유대인’이라 불리는 ‘객가’(客家), 중국의 기층민인 ‘라오바이싱’(百姓), 중국의 해외 진출 전략인 ‘쩌우추취’(走出去)다. 1편 ‘화교의 첨병, 객가(客家)’에서는 중국의 세계화를 이끈 화교의 뿌리 객가와 그들의 1000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토루(土樓)를 집중 조명한다. 쑨원(타이완), 덩샤오핑(중국), 리콴유(싱가포르), 정스앤즈(홍콩)는 활동 시기와 무대가 전혀 다르지만 이들에게 한 가지 공통점을 뽑으라면 객가 출신이라는 것이다. 객가는 원래 중국 중원에서 활약하다 1000년 전 왕조 교체와 전란을 피해 중국 남쪽 광저우와 푸젠으로 이동한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오늘날 중국 남부와 동남아를 기반으로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화교의 뿌리가 됐다. 2편 ‘대륙의 젊은 개척자들’은 7억 농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중국 곳곳으로 파견된 젊은 지도가 촌관(村官)과 촌민(村民)들이 힘을 모아 새로운 농촌 건설을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다루고, 3편 ‘세계를 향한 도전’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중국 기업들을 통해 그들의 해외 진출 전략을 엿본다. MBC도 ‘혀 끝으로 만나는 중국’을 22일, 29일 오후 5시에 방영한다. 지난해 CCTV가 제작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이다. 중국 음식 하면 친숙할 것만 같은데도 이 프로그램은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중국 향토 음식을 본격적으로 다뤘다. 음식의 종류, 재료, 조리법은 물론 음식 뒤에 숨겨진 인간과 자연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 뒀다. 광활한 중국 대륙의 얘기인 만큼 재료, 채취법, 맛과 향이 그야말로 다채롭다. 또 이런 중국 음식이 중국인들의 식생활은 물론 의식과 도덕에 이어 공동체 시스템과 어떤 연관관계를 가졌는지도 조명한다. 22일 ‘자연의 선물’ 편은 윈난성의 자연산 송이버섯 채취 과정과 요리법, 저장성과 광시성의 다양한 죽순과 요리법, 후베이성의 연근 채취 과정과 요리법 등 4계절 동안 중국 주요 지역 식재료의 채집 과정과 조리 과정을 다루면서 자연의 맛을 살리기 위한 중국인들의 노력을 소개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CEO 칼럼] 다문화가정, 글로벌시대의 동반자/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CEO 칼럼] 다문화가정, 글로벌시대의 동반자/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어릴 때 추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는다면 어머니 손을 잡고 외갓집에 가는 일일 것이다. 시골 외갓집을 다니면서 소꿉놀이하던 것이 즐거워 외갓집 가는 것을 손꼽아 기다리곤 하였다. 그러나 외갓집을 자주 가기 어려운 사람도 많다. 특히 외국인을 어머니로 둔 자녀들은 외갓집을 자주 방문할 수 없어 이런 추억을 쌓기 어려울 것이다. 올해 한·베트남 수교 20주년을 맞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주 다문화가정의 친정이나 외가 방문을 지원하는 행사를 가졌다. 먼 이국땅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여성들이 친정을 방문하기가 쉽지 않다. 잠시나마 그리운 친정에 다녀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부모님과 정을 나누고, 어린 자녀들도 외가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40만명에 이른다. 우리나라로 온 결혼이민 여성의 숫자도 12만 5000명을 넘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남성의 약 38%가 외국여성과 혼인했고, 결혼이민 여성의 69%가 농어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민 여성이 늘면서 농촌의 출생률이 증가하고 인구 고령화가 늦춰지는 등 ‘젊은 농촌’으로 변화하는 효과도 있다. 2020년에는 전체 농가인구에서 이주여성 농업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3.2%에 이르고, 19세 미만 농가인구의 49%가 다문화 자녀로 구성될 전망이다. 그만큼 농어촌에서 이주여성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향후 결혼이민 여성을 중심으로 한 다문화 가정이 우리 농어촌의 중심세력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이주여성이나 다문화 가정에 대해 우리 국민이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생활 정착, 영농교육, 언어학습 등 많은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나름대로 성과를 내고 있다. 다문화 가정이 우리 농어촌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현 시점에서 다문화 가정 정책이나 제도의 재조명이 필요하다. 그동안의 다문화 정책은 언어, 음식, 관습, 농촌생활 등 여러 분야의 교육과 지원에 치중됐다. 결혼이민 여성들은 자신들에 대한 편견이나 냉대가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데 가장 견디기 어렵다고 한다. 본인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말이 서툰 어머니의 영향으로 언어 부진, 학습 부진을 겪기도 하고, 따돌림에 의한 정서불안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제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교육이나 지원을 넘어 정서적 일체감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문화 가정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 자녀육아, 교육, 의료, 문화 등 다양한 복지혜택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소속감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다문화 가정을 대하는 우리의 인식이 변해야 정서적 일체감을 가질 수 있다. 차이와 차별은 다르다. 다양성의 장점을 인정해야 한다. 한국 남편들이 결혼이민 여성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다가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같은 나라, 비슷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도 결혼 후 화목하게 살기가 쉽지 않다. 하물며 다문화 가정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필자가 농림부 농어촌복지담당 과장으로 재임할 때, 중국 옌볜 처녀와 한국 농촌총각의 결혼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양측 모두 호응이 매우 높았으나, 막상 옌볜 지역을 방문해 보니 현지 총각들의 불만이 매우 높은 것도 알게 됐다.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필리핀 등 결혼이민 여성이 많은 동남아 국가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남녀의 결혼은 단순하지 않고,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여러 문제가 걸려 있다. 다문화 가정의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이기도 하나 국가적 이슈가 될 수도 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정책은 포용과 배려의 자세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다문화 가정은 글로벌시대 우리 사회의 소중한 일원이자 우리 농어촌 발전을 이끌어갈 미래인력이다.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이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글로벌 시대 우리의 사명이기도 하다.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까지입술

    이름도 기억나지 않지만 국민학교(초등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었고, 같은 반이었지만 한번도 같이 어울리지 못한 것도 맞다. 여학생보다 체구가 작아 항상 맨 앞줄에 앉곤 했는데, 어쩌다 보면 입술이 질린 듯 새파랬다. 얼굴도 파리해 농촌에서 선머슴처럼 자란 다른 아이들과는 달랐다. 그러나 그를 특정할 가장 또렷한 기억은 아침 조회 때마다 혼자 화단 돌턱에 덩그마니 앉아 있거나 체육시간이면 늘 혼자 은단풍나무 밑에서 다른 아이들 노는 양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 아이가 ‘열외’인 것을 다른 아이들은 무슨 특권처럼 부러워하곤 했는데, 그럴 때면 선생님은 “몸이 아파서 그런다.”고만 할 뿐이었다. 바람이 제법 부드러웠으니 아마 4월쯤이었을 것이다. 토요일 학교를 마친 애들이 우르르 교문을 나서다 몇 놈이 한 덩어리로 넘어졌는데, 맨 밑에 그 아이가 깔렸다. 다들 툭툭 털고 일어났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는 맨땅에 얼굴을 댄 채 눈만 깜박이고 있었다. 가만 보니 이마에 식은땀이 배어 있고, 숨길도 가빠 보였다. 어디가 안 좋은지는 모르지만 그가 아프다는 건 다들 아는 일이어서 일으켜주려다 깜짝 놀랐다. 팔로 껴안은 몸통이 너무 왜소하기도 했지만 기력이 없어 마치 시든 파처럼 축 늘어지는 게 아닌가. 얼른 교무실로 쫓아가 선생님께 알렸고, 놀란 선생님은 슬리퍼 차림으로 그를 안아다 교무실 한 편에 눕혔다. 그 후 그 애를 다시 보지 못했다. 병을 고치려 가족이 대처로 이사 갔고, 그 애가 심장병을 가졌다고 들은 건 그 후의 일이었다. 언제나 입술이 새파래 아이들이 “입술이 까지(가지) 같다.”고 수군댔고 더러는 ‘까지입술’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것이 선천성 심장질환의 증상인 청색증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얼마 전이다. 요즘 같으면 그런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됐을 그 아이는 다 자라도록 홀로 고통을 감당하고 있었으니, ‘병은 안 걸리는 게 좋고, 걸리려면 나중에 걸려야 한다.’는 말이 새삼 와닿는다. 항상 시진하게 풀죽어 가던 그 아이는 어디서 살까. jeshim@seoul.co.kr
  • [대륙을 질주하는 한국기업] 삼성전자

    [대륙을 질주하는 한국기업]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중국 활동은 삼성 중국 사업의 핵심인 ‘중국삼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1985년 홍콩에 삼성그룹 중국총괄을 가동하며 중국 사업을 시작한 삼성은 1992년 한·중 수교를 전후해 동관전기와 혜주오디오, 천진코닝 등 생산법인이 진출하면서 본격화됐다. 삼성의 중국 본사는 1995년 출범했으며, 2012년 현재 삼성 내 23개 계열사에서 155개 거점에 진출해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약 10만 20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청두, 선양 등에 판매지사를 두고 있고, ▲톈진(TV, 휴대전화, 모니터, 카메라 등) ▲쑤저우(반도체, 노트북, 백색가전 등) ▲선전(휴대전화) ▲후이저우(휴대전화 등)에 생산법인을 설립했다. 베이징과 광저우, 톈진, 항저우, 쑤저우, 난징 등에는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에도 시안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기도 했다. 삼성의 전자 계열사로는 삼성SDI가 톈진과 선전에, 삼성디스플레이가 톈진과 둥관에, 삼성전기가 톈진과 쿤산, 둥관에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삼성전자 제품들은 ‘넘버1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중국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은 휴대전화와 모니터, 프린터복합기 등이다. 양문형 냉장고와 디지털카메라 등도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중국기업상표연구센터가 지난 2월 발표한 2012년 중국 브랜드 파워지수(CBPI)에서도 휴대전화와 모니터, TV 등 3개 제품이 최고 브랜드로 선정됐다. 중국기업상표연구센터 측은 “삼성 휴대전화의 경우 장기적인 시장 개척과 우수한 창의력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최강자들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미래 중국 사업을 위해 중국에서 인재를 발굴해 양성·교육하는 현지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인에게 사랑받고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을 목표로, 현지 특성을 십분 반영한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낸다는 판단이다. 중국삼성은 중국 내 유력 경제지인 경제관찰보와 베이징대학 관리사례 연구중심이 공동으로 주관해 발표하는 ‘2011~2012년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선정됐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진행된 심사에서는 1차로 학계와 컨설팅 기관 등 557명이 ‘창조혁신, 사회공헌, 성장발전’ 등 3개 분야에서 63개 업체를 선정했다. 베이징대·칭화대 교수들과 언론매체 편집장, 주요 기관 연구원 등 전문평가위원들의 투표를 통해 수상 기업 30개 업체가 최종 선발됐다. 올해로 여덟 번째인 ‘가장 존경받는 기업상’은 기업의 규모와 실적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책임, 환경보호, 준법경영 등 다방면에 걸쳐 심도 있게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삼성은 ‘창조혁신 분야’에서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한편 중국삼성은 중국에서 ▲교육지원 ▲사회복지 ▲농촌지원 ▲환경보호 등의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중국 농촌 지역에 교육시설을 지원하는 ‘희망소학교’는 삼성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으로 유명하다. 삼성은 이미 2010년까지 중국 전역에 100개교를 건립했고, 2015년까지 추가로 100곳을 더 건립할 계획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안 오른 게 없네”…생활물가 전방위 상승

    “안 오른 게 없네”…생활물가 전방위 상승

    채소, 생선, 음료, 가공식품 등이 전방위로 올라 오르지 않은 먹거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국제 곡물 가격의 폭등으로 연말이 다가올수록 식품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19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당 4천100원에 거래되던 시금치는 이달 17일 8천400원까지 뛰어올랐다. 다다기오이, 가시오이, 취청오이 등 오이류도 한 달 새 44~104% 급등했다. 100g당 680~700원이었던 상추류 가격은 900원가량으로 뛰었으며 열무와 깻잎도 각각 18%, 16% 뛰어올랐다. 포기당 2천700원에 못 미치던 배추 가격은 지금은 3천원에 육박한다. 이 밖에 애호박(30%), 양배추(20%), 생강(13%) 등의 식재료들도 한 달 새 많이 올랐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배추, 오이 등 고랭지 채소는 한 달간 가뭄과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가격이 뛰어올랐다”며 “불볕더위에 이어 폭우가 쏟아져 잎, 뿌리 등이 썩는 무름병이나 괴사 현상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식탁 물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생선 가격의 급등도 주부들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일년전 4㎏ 한 상자에 6만3천원이던 갈치 도매가격은 최근 11만원까지 올랐다. 명태 10㎏ 한 상자는 4만8천원에서 7만3천원으로 상승했다. 8천원이던 굴(2㎏) 가격은 1만1천원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일본 원전 사고 후 일본산 수산물이 자취를 감춘데다 치어(어린 고기)마저 마구 잡아들이는 어류 남획, 남해안 양식장의 적조 현상으로 인한 어류 집단폐사 등 여러 요인이 겹친 탓이다. 주부 김모(38)씨는 “마트에 나가 장을 보려고 하면 가격이 너무 올라 물건을 집어들기가 겁난다”며 “경기는 안 좋다는데 채소, 생선, 과일 등이 다 올랐으니 살기가 더 팍팍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채소, 생선뿐 아니라 가공식품과 음료 가격 등도 무더기로 오르고 있다. CJ제일제당이 햇반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오뚜기도 즉석밥 가격을 인상했다. 동원F&B는 참치, 롯데칠성과 한국코카콜라는 음료수, 삼양라면과 팔도는 라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맥주 가격을 인상하는 등 안 오른 제품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적극적인 물가관리로 가격 인상을 자제했으나, 국제 곡물가격 급등 등 원가 부담을 견디다 못한 업체들이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가격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미국, 러시아 등 세계 곳곳의 가뭄으로 옥수수, 밀, 콩의 국제 가격이 이달 들어 폭등했는데 수입 가격은 국내 물가에 4~7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연말이 되면 밀가루가 올해 2분기보다 27.5%, 옥수수가루는 13.9% 급등하고 식물성 유지와 사료도 각각 10.6%, 8.8%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밀가루와 옥수수가루는 자장면, 빵, 국수, 맥주 등 ‘식탁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음식재료다. 사료 가격의 급등은 소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 가격의 상승을 불러온다. 성명환 농촌경제연구원 곡물실장은 “우리나라는 곡물 자급률이 워낙 낮아 국제 가격의 변동에 그대로 영향을 받는다”며 “연말이 되면 식재료 가격은 다시 한번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 “KTX열차, 함안역에도 서게 해주오”

    “KTX열차, 함안역에도 서게 해주오”

    “함안군과 6만 7000여 군민의 미래가 KTX 열차 함안역 정차에 걸려 있습니다.” 경전선 마산~진주 복선전철 구간이 오는 12월 개통을 앞둔 가운데 경남 함안 지역 군민들과 단체 등이 함안역에 KTX 열차가 정차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함안군 주민협의회와 이통장협의회 등 함안군 51개 단체로 구성된 ‘경전선 KTX열차 함안역정차추진위원회’는 17일 KTX 열차의 함안역 정차를 관계 당국에 건의하기 위해 주민서명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지난 16일 함안군청에서 코레일에 KTX 열차의 함안역 정차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추진위는 성명에서 “마산~진주에 건설되는 역은 두 도시를 제외하면 중리, 함안, 군북, 반성 등 4곳이며 과거에 진주~서울 새마을호가 운행할 때도 유일하게 함안역에는 정차했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KTX가 함안역에 정차하지 않으면 마산에서 종점인 진주 사이 53.3㎞에 정차역이 없다.”면서 “경전선과 비교되는 전라선은 곡성, 구례 등 군 단위에도 정차역이 있다.”고 지적했다. 추진위는 “함안은 인접한 의령군, 고성군, 마산 진동 등의 주민들도 20여만명에 이르는 등 거점도시 역량을 갖고 있는 데다 창원 도심에 있는 군부대가 함안으로 이전하고 산업단지 가동도 꾸준히 늘어나는 등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우식 함안부군수는 “고속철도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세이의 법칙’이 적용되는 전형적인 공급 중심의 산업이어서 국토 균형개발과 농촌 지역 거점도시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함안역 정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은 함안역이 20량의 KTX 열차가 정차할 수 있는 시설로 설계·건립되고 있어 KTX 열차 정차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코레일 측은 “KTX 정차역은 국토해양부를 비롯해 관계 부처와 협의해 결정하게 되며 마산~진주 구간 KTX 정차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12월 개통 전에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랑진과 진주를 잇는 93.5㎞ 경전선 복선전철화 사업 가운데 삼랑진~마산 구간 42.2㎞는 2010년 12월 먼저 개통됐다. 이어 마산~진주 구간 53.3㎞는 12월 개통된다. 코레일 측은 마산~진주 구간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서울~진주 소요 시간이 현재 6시간 51분(무궁화호 기준)에서 3시간 20분으로 3시간 31분 단축된다고 밝혔다. 함안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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