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농장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 수단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 증평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 지식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593
  • 해가 떨어진다 노을을 품는다 얼굴 붉어진다

    해가 떨어진다 노을을 품는다 얼굴 붉어진다

    ‘봄여어어름갈겨어어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갈수록 길어지는 여름과 겨울에 비해 봄과 가을은 한없이 짧음을 단어의 장단(長短)으로 나타낸 것이지요. 가을은 찰나입니다. 높아진 하늘과 선선한 바람에 좋아하기도 잠시, 옷을 조금씩 껴입다 보면 가을은 서둘러 사라져 버립니다. 짧은 계절의 하루를 내어 충남 태안의 해변길 중 5코스인 노을길을 걸었습니다. 숲길부터 바닷길까지, 한낮의 가을 햇볕부터 어스름 질 무렵의 석양까지, 태안은 욕심 많은 여행자가 가을 여행에서 기대하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줍니다. 노을길을 걷다 보면 정신이 퍼뜩 듭니다. ‘내가 지금 가을을 가로지르고 있구나, 곧 석양이 지겠구나’ 알아차리는 순간이 옵니다. 여행은 현재를 사는 것, 지금의 계절에 빗대어 말하자면 ‘가을을 사는 것’이었습니다.●백사장항~꽃지해수욕장, 태안해변길 5코스서해를 옆구리에 끼고 남북으로 길게 펼쳐진 땅, 굽이치는 해안선이 아름다워 40여년 전에 태안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땅, 바다와 소나무 숲과 갯벌과 해안사구가 공존하는 땅, 충남 태안이다. 태안의 아름다움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7개 코스로 된 태안해변길을 걷는 것이다. 길은 북쪽 학암포에서 남쪽 영목항까지 서해를 따라 이어진다. 그중 백사장항과 꽃지해수욕장을 잇는 5코스, 노을길은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구간이다. 솔숲과 바다가 어우러지고 서해를 품을 수 있는 전망대가 곳곳에 있어 걷는 내내 지루함이 끼어들 틈이 없다. 꽃지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노을길의 클라이맥스다. 한낮의 파도에 파랗게 물들었던 마음이 석양에 붉게 물드는 길, 노을길을 걸으며 마음은 총천연색으로 물든다. 노을길은 12㎞, 걸어서 4시간이다. 백사장항에서 출발해 삼봉해수욕장을 지나 두여전망대에서 숨을 고르고 꽃지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여정이다. 출발 전, 시간을 거꾸로 계산해 보자. 일몰 시각이 점점 앞당겨지는 가을에는 이른 오후에 길에 올라야 꽃지해수욕장에서 일몰을 볼 수 있다. 길을 걸으며 만나는 눈부신 풍경은 덤이다. 해가 이울기 시작하는 오후 시간대에는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반짝대니 어딜 봐도 발길이 멈춰서는 풍경뿐이다. 길의 시작점은 백사장항, 안면도를 대표하는 어항이다. 백사장항은 이맘때 대하 잡이로 분주하다. 항구에 늘어선 횟집은 호객을 하느라, 서해의 맛을 즐기러 온 관광객은 먹느라 바쁘다. 장날처럼 붐비는 백사장항을 지나면 분위기가 몰라보게 달라진다. 소란스러움은 간데없고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삼봉해수욕장 뒤편, 600m 길에는 소나무가 숲을 이뤘다. 생각에 잠기기 좋다고 ‘사색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폭신폭신한 솔잎, 오독오독한 솔방울이 고루 밟혀 걷는 맛이 쏠쏠하다. 사색의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안쪽은 모래 깔린 숲길, 바깥쪽은 기지포해수욕장의 해안사구 위에 만들어진 나무 덱 길이다. 총 길이가 1004m여서 ‘천사길’로 불리는 길은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 등 보행약자도 걸을 수 있는 무장애탐방로 구간이다. 솔숲과 바다가 눈에 반반씩 걸리니 사진을 찍는 족족 작품이다.태안해안국립공원만의 특징, 해안사구를 잘 볼 수 있는 곳이 기지포해수욕장이다. 사구는 모래가 쌓인 언덕, 해안의 모래가 북서 계절풍에 쓸려 육지 쪽으로 이동하다가 오랜 기간 쌓여 만들어졌다. 사구에는 육지에서 볼 수 없는 갯방풍, 갯메꽃, 갯완두 등이 모래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란다. 기지포해수욕장은 만리포해수욕장이나 몽산포해수욕장 같은 태안의 유명 해수욕장보다 인지도가 낮지만, 풍경으로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해변을 훑은 파도는 땅에 금빛 이랑을 일구고 간다. 햇볕에 반짝이는 갯벌을 쉬엄쉬엄 걷는 동네 주민, 갯벌 구멍으로 숨어드는 게, 일렬로 바다를 향해 앉은 갈매기까지, 한갓진 풍경에 마음의 쉼표가 찍힌다. ●사색의 길·해안사구·일몰, 가을 무르익다 걸어온 길만큼 걸어갈 길이 남아 있는 지점, 두여전망대에서 바라본 경치는 ‘회색빛, 갯벌, 잔잔함’으로 압축되는 서해의 이미지를 깰 만큼 극적이다. 두여해수욕장의 끝자락에서 계단을 따라 15분 정도 산길을 오르면 두여전망대다. 바닷가 언덕에 자리한 전망대에서는 반달같이 어여쁜 해안선 너머 앞으로 걷게 될 밧개해수욕장까지 내다보인다. 눈길을 사로잡은 건 해안습곡이다. 대규모 지각운동으로 엿가락처럼 휜 검은 지층이 해안가에 드러나 있다. 해안에 융기한 습곡과 쉼 없이 밀려오는 파도에 세상의 끝에 온 듯 아득하다. 두여전망대에서 내려와 밧개해수욕장, 방포해수욕장, 방포항을 지나면 노을길의 종착지, 꽃지해수욕장이다. 말해 무엇하랴. 꽃지해수욕장은 서해안에서 제일가는 일몰 명소다. 할아비바위, 할미바위라 부르는 두 개의 돌섬 너머로 지는 해를 보려 사시사철 여행객이 줄을 잇는다. 썰물 땐 바위 사이로 모래톱이 드러나 섬까지 걸어갈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방포항 인근의 꽃다리 위나 꽃지해수욕장 주차장 맞은편의 꽃지일몰조망공원에 자리를 잡고 석양을 기다린다.태안은 점점 노을빛에 물든다. 일몰 10분 전, 주홍빛, 연분홍빛, 선홍빛으로 하늘의 색이 시시각각 바뀐다. 일몰 5분 전, 수평선에 해가 빠르게 내려앉는다. 사무실에 갇혀 보지 못했던 해, 스마트폰을 보느라 관심 줄 겨를이 없던 해가 어느덧 두 눈에 와락 안긴다. 저 홀로 빛을 내는 것도 모자라 하늘마저 붉게 만든다. 지는 해를 숨죽여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붉은 물이 든다. 대지를 덥히고 햇볕을 뿌리며 오늘 할 일을 끝마친 석양이 마지막 빛을 뿜어낸다. 내일의 해가 다시 떠오르기까지 우리 모두 안식의 밤을 갖자고 속삭인다. 노을길의 끝에서, 붉은 물이 든 태안의 모든 것 위로 가을이 무르익는다. 가을바람 분다 팜파스 춤춘다 마음 일렁인다●백제의 미소,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 ‘백제의 미소’로 알려진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국보 제84호)보다 100여년 전에 먼저 만들어진 마애삼존불이 태안에 있다. 백화산 중턱에 있는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국보 제307호)이다. 때는 백제, 조성 시기는 6세기로 추정되니 만들어진 지 1500여년은 된 셈이다. 당시 중국 석굴에 새겨진 불상과 닮아 서해를 따라 자리한 백제가 중국과 교류했음을 알 수 있단다.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을 보러 가는 길은 두 갈래다. 백화산 입구부터 40분가량 산을 타거나, 백화산 중턱에 있는 작은 암자, 태을암 앞에 차를 두고 올라가는 것. 태을암까지 도로가 닦여 있어 자동차로 가기에 편하다. 대웅전 옆의 돌계단을 몇 개만 오르면 보호각에 모셔진 마애삼존불이 나타난다. 배치가 흥미롭다. 대개의 마애불은 암벽 가운데에 불상을, 양옆에 보살상을 새긴다. 이와 달리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은 가운데에 보살상을, 양옆에 불상을 두었다. ‘1보살 2여래’라고 하는 파격적인 배치다. 불상의 크기 역시 특이하다. 왼쪽의 석가여래와 오른쪽의 약사여래불은 키가 2.88m에 달해 체격이 장대하다. 사람에 빗대면 기골이 장대한 씨름선수다. 얼굴은 1500년 세월 동안 비바람에 마모되어 세세히 알아보기 힘들지만, 가만히 바라보자니 하회탈마냥 너털웃음을 머금은 듯하다. 부처님 가슴팍 정도 되는 키의 보살은 두 분의 부처님 사이에서 세상 풍파를 피하는 듯 안락해 보인다.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에 새겨진 백제의 미소는 대번 드러나지 않는다.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긋이 보아야 마땅하다. 부처님의 널따란 품 안에서 쉬어가기 좋은 가을날이다.●은빛 팜파스가 물결치다, 청산수목원 태안의 연관 검색어로 ‘청산수목원 팜파스’가 뜬다. 최근, 이름도 생소한 외래종 식물의 인기가 뜨겁다. 팜파스는 서양 억새로, 남미의 초원과 뉴질랜드 등지에 자라는 볏과 식물이다. 우리가 아는 억새보다 키가 훌쩍 크다. 최대 3m까지 자라는 것도 있다. 꽃은 누런 강아지의 복슬복슬한 털인 듯, 동화 속 꼬마 마녀가 타는 빗자루인 듯 탐스럽다. 청산수목원 팜파스원에서 새파란 하늘 아래, 팜파스가 한들거리는 풍경은 완연한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팜파스에 둘러싸여 사진을 찍는 이들의 얼굴에도 꽃이 피었다. 가을바람에 순하게 휘는 팜파스를 보면 손을 대고 싶은 충동이 인다. 하지만 팜파스는 잎이 날카로우니 만지지 말고 가까이 갈 때도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청산수목원은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라는 구절로 유명한 ‘청산별곡’에서 이름을 따왔다. 수목원은 팜파스원 외에도 눈여겨볼 곳이 많다. 동물 농장 앞의 핑크뮬리 포토존, 화르르 붉게 핀 홍가시나무 포토존, 밀레, 반 고흐 등 유명 화가의 작품 속 배경을 나타낸 테마 정원까지 곳곳에서 발길이 멈춘다. 글 이수린(여행작가) 사진 장명확(사진작가) ■여행수첩 (지역번호 041) → 가는 길 :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지나 천수만로를 탄다. 의왕터널 진입 후,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를 따라가다 비봉교차로에서 313번 지방도로 들어간다. 서해대교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57㎞가량 이동하다 홍성IC에서 안면도, 홍성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갈산터널 진입 후 천수만로를 직진, 백사장사거리에서 삼봉해수욕장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백사장항이다. → 맛집 : 태안의 대표적인 밥도둑은 우럭젓국이다. 태안읍에 자리한 토담집(674-4561)은 꾸덕하게 말린 우럭으로 끓인 우럭젓국, 간장게장 등 태안의 토속음식을 낸다. 태안의 별미, 박속낙지탕 맛이 궁금하다면 원풍식당(672-5057)을 추천한다. 맑은 육수에 박속, 감자 등속, 산낙지 등을 넣은 박속낙지탕은 깔끔하고 담백하다. 해물칼국수와 만두전골을 파는 홍두깨칼국수(672-7379)는 태안버스터미널과 도보 5분 거리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여행자에게 접근성이 좋다. → 잘 곳 : 백사장항부터 꽃지해수욕장까지 노을길을 따라 펜션이 빼곡하다. 화이트샌드 펜션(672-5771)은 안면해수욕장, 두여해수욕장과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테라스에 바비큐장이 있어 바다를 마주하고 바비큐를 먹을 수 있다. 리솜오션캐슬(671-7000)은 스파와 꽃지해수욕장의 낙조를 더불어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안면도자연휴양림(674-5019)에선 수령 100년 남짓의 안면도 소나무에 둘러싸여 하룻밤 묵어가기 좋다. 홈페이지(www.anmyonhuyang.go.kr)에서 예약해야 한다.
  • ‘호갱 여행’ 탈출했더니…저가 패키지가 줄줄이 망했다

    일부 업체, 반값 내세운 뒤 바가지 쇼핑 여행 정보 많아져 쇼핑·옵션 거부 늘어 현지 커미션에 의존하던 업체들 직격탄 한 중견기업 임원인 허모(58)씨는 지난 9월 캄보디아 ‘패키지’ 여행에서 상황버섯 농장으로 끌려갔다. 현지 농장 관계자들은 “140년 된 상황버섯”이라며 온갖 효능을 소개했다. 허씨와 여행객들은 위암·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말에 솔깃했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판매원들은 1㎏에 1000달러를 불렀다. 원화로 110만~120만원 수준이었다. 슬쩍 스마트폰을 꺼내 상황버섯 가격을 검색한 허씨는 1㎏에 20만원 안팎이라는 사실을 알고선 구매를 포기했다. 이후 허씨는 상황버섯 농장에서 빈손으로 나왔다는 이유로 여행 내내 가이드의 핀잔에 시달렸다. 패키지 해외여행의 필수 ‘쇼핑 코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여행사는 여행상품 가격을 낮추는 대신 여행객 쇼핑을 알선한 대가로 업체로부터 받는 ‘뒷돈‘(커미션)으로 경비를 충당한다. 항공비, 숙박비, 교통비, 입장료, 가이드 팁 등 원가가 200만원을 훌쩍 넘는 여행 상품이 100만원대 저가로 판매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매년 해외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빚어진 여행사 간 출혈경쟁의 한 단면이다. 최근 더좋은여행, e온누리여행사, 싱글라이프투어 등 여행사 4곳이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문 닫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 여행객들이 일정에 끼워 넣는 쇼핑 코스에 대해 ‘바가지를 조심하라’는 경험담을 쏟아내면서 쇼핑 구매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라며 “여행사의 저가 패키지 출혈 경쟁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흐르면서 폐업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낮은 여행 단가를 만회하는 요소인 ‘옵션투어’ 시간에 자유여행을 즐기는 패키지 여행객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여행 마진’을 줄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인터넷에 여행 정보가 범람하면서 옵션투어가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옵션투어를 ‘바가지’로 인식하는 여행객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밖에 여행 상품 판매를 대행하는 홈쇼핑 회사에 내는 과도한 수수료도 여행사의 경영 악화를 부채질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홈쇼핑 방송 1회당 수수료가 평일 저녁은 5000만원, 주말 저녁은 최대 1억원에 달한다”고 털어놓았다. 1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폐업한 4개 여행사에 대한 소비자 불만 상담이 모두 773건 접수됐다. 대부분 여행비를 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폐업으로 여행사와 연락이 되지 않으면 해당 여행사가 영업보증보험에 가입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행사가 이 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한국여행업협회를 통해 보상청구를 할 수 있다. 아울러 “여행대금은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하고, 여행 계약서와 입금증 등 증빙서류를 반드시 보관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저가 패키지’ 여행사의 줄 폐업 이유 있었네!

    ‘저가 패키지’ 여행사의 줄 폐업 이유 있었네!

    패키지 여행 ‘쇼핑 코스’에 바가지 기승‘출혈 경쟁’ 심화로 경영 악화돼 줄도산 한 중견기업 임원인 허모(58)씨는 지난 9월 캄보디아 ‘패키지’ 여행에서 상황버섯 농장으로 끌려갔다. 현지 농장 관계자들은 “140년 된 상황버섯”이라며 온갖 효능을 소개했다. 허씨와 여행객들은 위암·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말에 솔깃했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판매원들은 1㎏에 1000달러를 불렀다. 원화로 110만~120만원 수준이었다. 슬쩍 스마트폰을 꺼내 상황버섯 가격을 검색한 허씨는 1㎏에 20만원 안팎이라는 사실을 알고선 구매를 포기했다. 이후 허씨는 상황버섯 농장에서 빈손으로 나왔다는 이유로 여행 내내 가이드의 핀잔에 시달렸다. 패키지 해외여행의 필수 ‘쇼핑 코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여행사는 여행상품 가격을 낮추는 대신 여행객 쇼핑을 알선한 대가로 업체로부터 받는 ‘뒷돈‘(커미션)으로 경비를 충당한다. 항공비, 숙박비, 교통비, 입장료, 가이드 팁 등 원가가 200만원을 훌쩍 넘는 여행 상품이 100만원대 저가로 판매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매년 해외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빚어진 여행사간 출혈경쟁의 한 단면이다.최근 더좋은여행, e온누리여행사, 싱글라이프투어 등 여행사 4곳이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문 닫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 여행객들이 일정에 끼워넣는 쇼핑 코스에 대해 ‘바가지를 조심하라’는 경험담을 쏟아내면서 쇼핑 구매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라며 “여행사의 저가 패키지 출혈 경쟁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흐르면서 폐업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낮은 여행 단가를 만회하는 요소인 ‘옵션투어’ 시간에 자유여행을 즐기는 패키지 여행객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여행 마진’을 줄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인터넷에 여행 정보가 범람하면서 옵션투어가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옵션투어를 ‘바가지’로 인식하는 여행객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밖에 여행 상품 판매를 대행하는 홈쇼핑 회사에 내는 과도한 수수료도 여행사의 경영 악화를 부채질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홈쇼핑 방송 1회당 수수료가 평일 저녁은 5000만원, 주말 저녁은 최대 1억원에 달한다”고 털어놓았다. 1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폐업한 4개 여행사에 대한 소비자 불만 상담이 모두 773건 접수됐다. 대부분 여행비를 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폐업으로 여행사와 연락이 되지 않으면 해당 여행사가 영업보증보험에 가입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행사가 이 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한국여행업협회를 통해 보상청구를 할 수 있다. 아울러 “여행대금은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하고, 여행 계약서와 입금증 등 증빙서류를 반드시 보관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가을이 웃는다

    가을이 웃는다

    지리산 자락에 자리한 경남 함양군 병곡면 월암리 꾸지뽕 농장에서 농민 부부가 열매를 수확하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꾸지뽕은 피로 회복, 혈액순환 개선, 신경통과 여성 냉증 등 여러 질병에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농가 소득에 한몫을 한다. 함양 연합뉴스
  • 경기도, 옥류관 분점 추진…평양냉면 맛볼까

    경기도, 옥류관 분점 추진…평양냉면 맛볼까

    “현지인·식재료 공수해 와서 냉면 만들 것” 北, 새달 남측 아·태 평화 학술대회 참가 농림사업 등 추진… 이재명 지사 연내 방북경기도가 북한의 대표적인 냉면 음식점인 옥류관 유치를 추진한다. 또 2010년 5·24조치 이후 중단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8년 만에 재개하고 경기도 후원으로 다음달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 북측이 대표단을 파견한다. 지난 4∼6일 평양에서 열린 10·4 정상선언 11주년 기념식 참석차 북한을 방문한 이화영 평화부지사는 7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도와 북측이 6개 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부지사는 “북한 옥류관 규모가 상당히 크다. 바닥면적이 10만평에 가깝다”며 “옥류관 분점 수준이 아닌 만큼 현지인과 현지 식재료가 와야 하고 숙박 문제도 있다. 북측이 생각하는 최고 입지는 경기도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합의에 따라 북측은 경기도 후원으로 다음달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개최 장소로는 고양 킨텍스가 거론된다. 남한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 북한이 참석하는 것은 최초라고 이 부지사는 설명했다. 아울러 체육·문화·관광 등 상호 협력사업에 대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이 부지사는 “내년에 북한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리는 국제프로복싱대회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참여하거나 개성·파주 평화마라톤대회 개최 등의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농림복합사업, 축산업, 양묘사업 등을 협의하고 필요한 기구 설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황해도지역의 1개 농장을 농림복합형(스마트팜) 시범농장으로 지정, 개선사업에 참여한다. 경기도가 북측의 대일 항쟁기 당시 강제동원 진상과 실태 규명에 공동참여하기로 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조류인플루엔자 등 초국경 전염병, 결핵 및 구충예방사업 등 보건위생 방역사업과 장애인 단체와의 협력사업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6개 합의사항의 구체적 실천 방안과 개별적 사안에 대한 서면합의 등을 위해 도지사와 도의회, 도내 시·군단체장이 방북하기로 했다. 이 부지사는 “11월 국제학술대회 북측 대표단 참석 이후 연내에 이재명 경기지사가 방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옥류관 남한 1호점’ 경기도에 문연다…이재명, 연내 방북

    ‘옥류관 남한 1호점’ 경기도에 문연다…이재명, 연내 방북

    경기도가 2010년 5·24조치 이후 중단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8년 만에 재개한다. 북한 옥류관의 경기지역 유치를 진행하고 황해도지역의 농림복합형 농장 운영에 경기도가 참여하는 등 경기도와 북측이 6개 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한다. 또 경기도 후원으로 다음 달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 북측이 대표단을 파견한다. 지난 4∼6일 평양에서 열린 10·4 정상선언 11주년 기념식 참석차 북한을 방문한 경기도 이화영 평화부지사는 7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측 고위관계자와 6개 교류협력사업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6개 합의사항을 보면 첫째,경기도와 북측은 도 후원으로 11월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북측이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국제대회 개최 장소로는 고양 킨텍스가 거론되고 있다. 남한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의 북한 참석은 최초가 될 것이라고 이 평화부지사는 밝혔다. 둘째, 체육·문화·관광 등 상호 협력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이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내년에 북한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리는 국제프로복싱대회에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참여하거나 개성-파주 평화마라톤대회 개최 등의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이 평화부지사는 설명했다. 경기도는 현재 파주 임진각 일원에서 진행 중인 평화통일마라톤대회의 코스를 개성공단으로 연장하고 이를 (가칭)평화국제마라톤대회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셋째 농립복합사업·축산업·양묘사업 등을 협의해 추진하고 필요한 기구 설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는 황해도지역의 1개 농장을 농림복합형(스마트팜) 시범농장으로 지정, 개선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넷째 북한의 옥류관을 경기도에 유치하기 위해 남북 관계자들의 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 부지사는 “북한 옥류관의 규모가 상당히 크다. 바닥면적이 10만평 가까이 차지한다”며 “옥류관 분점 수준이 아닌 만큼 현지인과 현지 식재료가 와야 하고 숙박문제도 있다. 북측이 생각하는 최고 입지는 경기도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다섯째 경기도가 북측의 대일 항쟁기 당시 강제동원 진상과 실태규명에 공동참여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메르스, 조류독감 등 초 국경 전염병, 결핵 및 구충예방사업 등 보건위생 방역사업과 장애인 단체와의 협력사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6개 합의사항의 구체적 실천방안과 개별적 사안에 대한 서면합의 등을 위해 필요한 시기에 도지사-도의회-도내 시군단체장이 방북하기로 했다. 11월 국제학술대회 북측 대표단 참석 이후 연내에 이재명 부지사가 방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평화부지사는 전했다. 이 평화부지사는 “이번 합의는 지자체 차원에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획기적으로 증진하고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경기지역에 北 옥류관 설치 추진

    경기도 후원으로 다음 달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 북측이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북한 옥류관의 경기지역 유치를 진행하고 황해도 지역의 농림복합형 농장 운영에 경기도가 참여하는 등 경기도와 북측이 6개 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4∼6일 평양에서 열린 10·4 정상선언 11주년 기념식 참석차 북한을 방문한 경기도 이화영 평화부지사는 7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측 고위관계자와 이같은 6개 교류협력사업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부지사에 따르면 경기도와 북측은 도 후원으로 다음 달 개최하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학술대회’에 북측이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학술대회 개최 장소는 고양 킨텍스가 유력하다. 또 체육·문화·관광 등 상호 협력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이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내년 북한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리는 국제프로복싱대회에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참여하거나 개성-파주 평화마라톤대회 개최 등의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이 평화부지사는 설명했다. 또 농림복합사업·축산업·양묘사업 등을 협의해 추진하고 필요한 기구 설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북한의 옥류관을 경기도에 유치하기 위해 남북 관계자들간 협의를 진행하고 경기도가 북측의 대일 항쟁기 당시 강제동원 진상과 실태규명에 공동참여하기로 했다. 메르스 조류독감 등 결핵 및 구충예방사업 등 보건위생 방역사업과 장애인 단체와의 협력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밖에 이 평화부지사는 6개 합의사항의 구체적 실천방안과 개별적 사안에 대한 서면합의 등을 위해 필요한 시기에 도지사-도의회-도내 시·군단체장이 방북하기로 했다. 이 평화부지사는 “이번 합의는 지자체 차원에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획기적으로 증진하고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수십 년 간 집 문 괴던 ‘검은 돌’ 알고보니 ‘고가 운석’

    수십 년 간 집 문 괴던 ‘검은 돌’ 알고보니 ‘고가 운석’

    집 문을 괴는 용도로 쓰던 돌이 알고보니 귀중한 운석으로 밝혀진 사연이 언론에 보도됐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N등 현지언론은 미시간 주의 한 가정집 문을 괴던 돌이 무려 10만 달러(약 1억 1300만원) 가치의 운석으로 판정됐다고 보도했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했던 황당한 사연의 주인공은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한 남성이다. 이 남성은 최근 자신의 집에 있던 10㎏짜리 돌을 들고 센트럴 미시건 대학의 모나 서베스쿠 지질학 교수를 찾아가 감정을 부탁했다. 이렇게 밝혀진 돌의 정체는 다름아닌 88.5%의 철과 11.5% 니켈로 이루어진 운석. 서베스쿠 교수는 "지난 18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돌을 들고 찾아와 운석인지 감정을 부탁했지만 지금까지 한결같은 대답은 '아니다'였다"면서 "이번 돌은 한 눈에 봐도 특별했으며 성분 분석결과 10만 달러 가치의 운석으로 드러났다"며 놀라워했다. 한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이 운석에 얽힌 과거다. 현 주인이 이 운석을 얻게된 것은 지난 1988년이다. 당시 그는 미시간 주 중북부에 위치한 에드모어의 한 농장 땅을 보러갔다가 문에 괴어진 이 운석을 처음봤다. 이에 그는 저 돌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이에 농장주는 운석이라고 태연히 대답했다. 1930년 대 어느날 하늘에서 농장으로 떨어져 문짝을 괴는 용도로 쓰고 있었다는 것. 이후 그는 농장을 인수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운석의 주인이 됐고 그 역시 지금까지 문을 괴는 용도로 사용했다. 전 주인, 현 주인 모두 운석을 이렇게 방치한 이유는 한마디로 그 값어치를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주인이 운석을 팔아 큰 돈을 벌었다는 한 주민의 사연을 접하면서 문을 괴던 돌은 한순간에 '황금'이 됐다. CNN은 "흥미롭게도 이 운석은 문을 괴는 용도는 물론 쇼앤드텔(show-and-tell·학교 수업으로 각자의 물건을 가져와 발표하는 것)로도 활용됐다"면서 "박물관에 전시되거나 운석 수집가에게 고가에 팔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네스프레소, ‘익스플로레이션즈 2018 컬렉션’ 청담 플래그십에서 선출시

    네스프레소, ‘익스플로레이션즈 2018 컬렉션’ 청담 플래그십에서 선출시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Nespresso)가 네스프레소 커피 전문가들이 선정한 4가지 올해의 가장 진귀한 커피 컬렉션 ‘익스플로레이션즈 2018 컬렉션(Explorations 2018 Collection)’을 10월 4일부터 2주간 청담 플래그십부티크에서 선출시하며, 공식 출시일인 10월 18일부터 네스프레소 전채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컬렉션은 4가지의 커피와 리빌 글라스마일드2잔 그리고 익스플로레이션즈 스토리북으로 구성되어 더욱 특별한 커피 경험이 가능하다. ‘익스플로레이션즈 2018’은 섬에서 재배된 2가지 아일랜드 커피 ‘갈라파고스 산타크루즈(Galapagos Santa Cruz)’, ‘리퍼블리카 도미니카나 바예 델 시바오(RepublicaDominicana Valle Del Cibao)’와 단일농장에서 생산된 커피 ‘인디아 밀레머니(India Mylemoney)’, ‘니카라과 라스마리아스(NICARAGUA LAS MARIAS)’ 2종으로 총 4가지로 구성돼 있으며,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원산지에서 매우 소량만 공급되는 익스클루시브 커피 컬렉션이자 기존에 경험해 보지 못한 진귀한 커피를 네스프레소만의 전문성으로 캡슐에 담아냈다. ‘갈라파고스 산타크루즈’는 일반적인 커피 원산지와는 달리 지대가 낮고, 적도 부근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절묘한 자연 기후로 인해 커피 재배에 적합한 자연 조건을 갖춘 산타크루즈섬에서 생산되며 화산 지대의 토양이 풍부한 영양분을 제공해주어, 쌉싸름한 카카오향과 로스팅향, 달콤한 곡물향과 비스킷향을 지닌 풍성한 바디감의 커피다. ‘리퍼블리카 도미니카나 바예 델 시바오’는 허리케인과 기후 변화가 잦은 카리브해 연안에 있으면서도 산맥 사이 계곡에 위치해 극심한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 섬나라 도미니카공화국의 시바오알투라 지역에서 재배되어 싱그러운 과일향과 견과류향의 미디움로스팅 에스프레소로 은은한 산미와 산뜻한 바디감을 지닌 커피다. ‘니카라과 라스마리아스’는 까다로운 가공 과정인 허니 프로세스와 성숙도 3단계 커피 체리만을 정확히 수확하는 꼼꼼함을 거친 라스마리아스 커피를 사용해 달콤한 곡물향과 과일향 뿐만 아니라 섬세한 산미와 균형 잡힌 부드럽고 달콤한 풍미를 느낄 수 있으며, 니카라과 최초로 열대우림동맹 인증을 받은 니카라과 고산지에 위치한 가족 농장에서 재배된 커피다. ‘인디아 밀레머니’는 적당한 고도와 비옥한 토양, 풍부한 그늘, 계절에 따라 내리는 적절한 비 등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춘 바바부단기리 산맥의 작은 단일 농장에서 재배된 원두로 만들졌으며, 오랜 시간 꼼꼼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최상급 커피를 개별 로스팅함으로써 곡물향과 토스트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커피다. ‘익스플로레이션즈 2018 컬렉션’은 4가지의 커피와 리빌 글라스마일드2잔, 익스플로레이션즈 스토리북으로 구성되어 있다. 리빌 글라스는 300년 역사의 명품 와인 글라스 브랜드 리델(RIEDEL) 사와 함께 제작한 커피 테이스팅 글라스로, 커피의 섬세한 아로마와 복합적인 풍미를 극대화해 준다. 또한 스토리북에는 4가지 커피의 탄생 배경과 원산지의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더욱 특별한 커피를 경험할 수 있다. 이번컬렉션은 10월 4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청담 네스프레소 플래그십부티크에서만 선출시하며, 공식출시일인 10월 18일부터는 전국 13개 네스프레소부티크와 네스프레소 공식홈페이지, 모바일앱, 네스프레소클럽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7일 경기 광주시 농촌체험 팜 페스티벌

    7일 경기 광주시 농촌체험 팜 페스티벌

    경기 광주시농업기술센터는 오는 7일 퇴촌면 율봄식물원에서 ‘광주시 농촌체험 팜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관내 초등학교와 유치원 관계자, 도시 소비자, 광주시초등학부모회 회원 등 1000 여명을 초청 ‘웰컴 투 농촌체험여행’을 주제로 열린다. 참가자들은 농촌에듀팜 농장들이 준비한 농산물을 활용한 음식 만들기, 곤충체험, 천연염색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농촌문화를 체험한다. 또한, 뮤지컬·댄스공연 및 사진 콘테스트 공모, 우리 집 가훈 써주기, 우리 쌀 소비촉진 쌀빵 나눔 등 무료 이벤트 행사와 경기꿈의학교 체험교육 프로그램과 농산물 직거래장터 운영으로 흥미와 볼거리를 더할 계획이다. 박수복 소장은 “농촌 팜 페스티벌을 통해 도시민들을 농장에 초대해 지역 농산물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 줄 것으로 기대되고, 특화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지속 개발해 경쟁력을 갖춘 농촌체험교육 농장을 육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애니멀구조대] 오늘은 ‘세계 동물의 날’…구조할 동물없는 세상 꿈꾸다

    [애니멀구조대] 오늘은 ‘세계 동물의 날’…구조할 동물없는 세상 꿈꾸다

    10월 4일은 ‘세계 동물의 날'(World Animals Day)이다. 동물 보호에 대한 의식을 고양하기 위해 1931년 이탈리아 생태학자대회에서 처음 제정됐다. 10월 4일은 가톨릭 성인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의 축일이기도 한데, 그는 평소 동물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가톨릭 문화권에서는 이 날 성당에서 동물 축복식 등을 열기도 한다. 신자들은 개, 고양이뿐만 아니라 뱀, 벌레 등 다양한 동물들을 데리고 와 동물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며 축복식에 참여한다. 성 프란치스코의 ‘동물 구조’ 일화가 하나 있다. 어느 날 장을 거닐던 프란치스코는 한 남성이 어깨에 개들을 둘러메고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 프란치스코는 그 남성에게 다가가 “이 어린 강아지들을 어디로 데려가는 것입니까?” 하고 물었다. 남성은 답했다. “돈이 필요해서 내다 팔려고 합니다.” 프란치스코가 “그럼 이 강아지들이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재차 물었고, 남성은 “이 개를 사간 사람이 잡아 먹겠죠”라 답했다. 프란치스코는 자신이 두르고 있던 망토를 쥐어주며, 이것을 대신 가져가고 강아지들을 넘겨달라고 남성을 설득했다고 한다. ‘동물들의 수호성인’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일화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2018년 현재까지 527마리의 동물을 구조했다. 동물단체의 구조동물 마릿수는 결코 자랑거리가 아니다. 동물학대가 만연한 어두운 현실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징표다. 산탄총에 저격 당한 임신중이었던 개 까뮈, 2층 베란다 밖으로 던져졌던 어린 강아지 ‘나나’, 죽음의 링 ‘투견장’에서 구출된 ‘태산’, ‘태호’, ‘태양’, 온 몸에 화상을 입은 채 화재 개농장에 방치됐던 개 ‘강건’…. 이렇게 각기 다른 학대 배경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폭력의 스펙트럼이 넓다. ‘세계 동물의 날’에 구조동물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있다. 낭만적인 ‘동물 사랑’ 이면에 자리한 동물학대의 현실을 마주하는 것이 ‘세계 동물의 날’의 의미를 진정으로 기리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민법 제98조는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한다.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 처벌로 그칠 수 있는 배경이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민법은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점을 명문화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케어와 협력해 동물을 제3의 객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민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황이다. 동물의 사회적, 법적 지위가 강화돼야 위태로운 생명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피조물을 사랑으로 돌보신다. 하느님께서 동물도 창조하시고 그들을 당신 섭리로 돌보고 보호하시기 때문에 사람이 동물을 보살피는 것은 당연하다. 동물을 사랑으로 대했던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나 필립보 네리 성인은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 모범을 제시한다.’ ㅡ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 「창조 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실천」 (2010), 제 30항 ‘피조물에 대한 사랑’. 동물권단체 케어 김태환PD taehwankim@fromcare.org
  • 신동헌 광주시장, 도척면에서 찾아가는 열린 시장실 운영

    신동헌 광주시장, 도척면에서 찾아가는 열린 시장실 운영

    경기 광주시는 신동헌 시장이 4일 지역 현안과 주요 민원에 대해 현장을 방문해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기 위한 ‘찾아가는 열린 시장실’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신 시장은 찾아가는 열린 시장실 첫 대상지인 도척면에서 홀몸어르신들을 찾아가 필요한 서비스와 불편사항을 물어보고 열악한 주거환경에 대한 지원 방안을 모색했다.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도척~곤지암간(국지도98호선)도로 확·포장 공사 현장, 양상추 재배농장 등 지역의 주요 현장을 방문해 지역주민 생활 개선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종합적인 지원방안 마련을 약속했다. 신 시장은 “찾아가는 열린 시장실을 통해 청취한 의견들을 모아 더 많이 고민하고 검토해 시민과 함께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비싼 아이더 다운, 조류와 인간이 공존하는 길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비싼 아이더 다운, 조류와 인간이 공존하는 길

    깃털이 들어간 누비이불 한 채 값이 1만 5000달러(약 1680만원)나 나간다.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따듯하며 비싼 다운 깃털을 모으려는 노르웨이인들의 가상한 노력이 2일(한국시간) 영국 BBC 트래블에 소개돼 눈길을 끈다. 북극을 둘러싼 아크틱 서클의 바로 아래 쪽, 노르웨이 북단 베가 열도의 6500여개 섬에는 매년 4월이 되면 겨울을 대처에서 난 주민들이 친구와 친척들을 일손으로 대동하고 돌아온다. 중심이 되는 섬 베가의 작고 비좁은 로난 평원에 세운 임시 거처에서 봄과 여름을 나며 세상에서 가장 귀한 깃털들을 모은다.마을 주민이라야 8~10명뿐. 약 40년 전까지 일년 내내 이 마을에서 살았던 선조들처럼 5월쯤 이곳을 찾는 큰바다오리 수백 마리의 둥지를 마련해준다. 큰바다오리는 커먼 아이더(common eider)라고도 불리는데 유럽과 북미, 러시아 북쪽에 서식하는 바다오리를 통칭한다. 신기하게도 전년에 찾은 둥지를 5월에 또다시 찾아 한달 남짓 지내고 다시 길을 떠난다. 주민들은 하루 두 차례 둥지를 찾아 잘 지내는지 들여다보고 말도 건다. 알을 훔쳐 먹는 갈매기떼가 근처에 오면 쫓는 역할도 한다. 주민들의 돌봄을 받아 교미도 하고 알도 낳아 부화한 바다오리들은 둥지를 떠나면서 풍성한 깃털을 남겨 은혜에 보답한다. 회색빛을 띠는 아이더 다운은 세계에서 가장 가볍고 따듯하며 비싼 다운 깃털로 손꼽힌다. 주민들은 정성껏 모아 깨끗이 닦은 뒤 수십 채의 누이이불을 짓는다. 잘 만든 한 채 값으로는 1만 5000달러 이상 부를 수 있다.조류와 인간의 특이한 공생 관계는 수백년을 이어온 지속가능한 아이더 다운 사육으로 조명되고 있다. 2004년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이유다. 남자들은 어업과 농장일을 하고, 여자들은 아이더 모으는 일을 하느라 따로 지내 ‘아이더 마누라’란 신조어가 생겼다. 아이더 다운은 침구계에선 최상의 제품으로 여겨진다. 사료를 먹여 키우는 거위나 오리 깃털이 성긴 것과 달리 아이더 다운은 서로 갈고리처럼 연결돼 있어 공기가 잘 통하면서도 보온 효과는 뛰어나며 거의 무게를 잴 수 없을 정도로 가볍다. 보통 이불은 수백 차례 눌리면 형태가 그대로 굳기 쉬운데 아이더 다운 이불은 늘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복원력을 자랑한다. 해서 여러 세대를 거쳐 사용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바이킹 시대 무덤에서도 아이더다운 유류품을 발견했다. 오죽하면 이런 말도 전해진다. 세상의 모든 아이더 다운 제품을 다 모아도 조그만 로리 하나에 다 넣을 수 있다. 아이슬란드가 1950년대부터 공정을 현대화해 대량 생산에 나선 반면, 이곳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다. 65개 둥지에서 수거한 깃털들을 3주 동안 씻어 겨우 1㎏를 얻는데 이불 한 채 지으면 끝나는 양이다. 새들이 모두 떠난 7월에는 주민들은 또다른 일을 한다. 바로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일이다. 아이더 다운 이불을 덮고 밤을 보낸 뒤 다음날 일대를 돌아보고 본토로 돌아가는 일박이일 일정도 있고 당일 치기 일정도 있어 아이더다운 박물관 등을 돌아보기도 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A4 용지보다 작은 공간서 사는 닭…동물도 살 권리”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동물의 권리를 보장하고 생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동물구조119 등 동물보호단체 7곳은 2일 ‘세계 농장동물의 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물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 닭, 돼지 등 농장동물의 권리를 지키는 미국의 동물단체 ‘팜’(FARM)은 1983년 마하트마 간디의 생일인 10월 2일을 ‘세계 농장동물의 날’로 정했다.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그 나라의 동물이 어떻게 다루어지는가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한 간디 정신을 기리기 위함이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인간의 식탁에 오르는 고기, 우유, 달걀 등을 생산하는 데 희생되는 농장동물은 한국에서 연 10억 마리 이상, 세계적으로 800억 마리에 달한다”면서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고자 도입한 공장식 축산과 감금 틀 사육이 동물을 잔인한 환경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 양계장에서 산란계는 A4 용지보다 작은 공간에서 날개도 펴지 못한 채 살아가고 돼지는 가로 60㎝, 세로 210㎝의 ‘스톨’이라는 틀에 갇혀 평생 강제 수정으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한다”고 말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측은 “농장동물의 고통을 나누고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2일 12시간 단식 실천을 약속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동물보호연합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야생동물 판매 허가제를 도입하고 온라인이 아닌 대면 판매만 허용하는 내용의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 동물보호법 시행령에 따르면 개, 고양이, 토끼, 기니피그, 햄스터, 페럿 등 6종은 ‘반려동물’로 규정돼 동물판매업자만 유통할 수 있지만 그 외에 다른 동물은 모두 야생동물로 분류돼 판매 이력이 남지 않고 유통 관리도 허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이불 한 채 값이 1680만원, 최고가 아이더 다운 어떻게 모을까

    이불 한 채 값이 1680만원, 최고가 아이더 다운 어떻게 모을까

    깃털이 들어간 누비이불 한 채 값이 1만 5000달러(약 1680만원)나 나간다.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따듯하며 비싼 다운 깃털을 모으려는 노르웨이인들의 가상한 노력이 2일(한국시간) 영국 BBC 트래블에 소개돼 눈길을 끈다. 북극을 둘러싼 아크틱 서클의 바로 아래 쪽, 노르웨이 북단 베가 열도의 6500여개 섬에는 매년 4월이 되면 겨울을 대처에서 난 주민들이 친구와 친척들을 일손으로 대동하고 돌아온다. 중심이 되는 섬 베가의 작고 비좁은 로난 평원에 세운 임시 거처에서 봄과 여름을 나며 세상에서 가장 귀한 깃털들을 모은다. 마을 주민이라야 8~10명뿐. 약 40년 전까지 일년 내내 이 마을에서 살았던 선조들처럼 5월쯤 이곳을 찾는 큰바다오리 수백 마리의 둥지를 마련해준다. 큰바다오리는 커먼 아이더(common eider)라고도 불리는데 유럽과 북미, 러시아 북쪽에 서식하는 바다오리를 통칭한다.주민들의 돌봄을 받아 교미도 하고 알도 낳아 부화한 바다오리들은 둥지를 떠나면서 풍성한 깃털을 남겨 은혜에 보답한다. 회색 빛을 띠는 아이더 다운은 세계에서 가장 가볍고 따듯하며 비싼 다운 깃털로 손꼽힌다. 주민들은 정성껏 모아 깨끗이 닦은 뒤 수십 채의 누이이불을 짓는다. 잘 만든 한 채 값으로는 1만 5000달러 이상 값을 부를 수 있다. 이처럼 독창적인 조류와 인간의 공생 관계는 몇백년을 이어온 지속가능한 아이더다운 사육으로 조명받고 있다. 2004년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이유다. 남자들은 어업과 농장 일을 하고, 여자들은 아이더 모으는 일을 하느라 떨어져 지내 ‘아이더 마누라’란 신조어도 생겼다. 아이더다운은 침구계에선 최상의 제품으로 여겨진다. 사료를 먹여 키우는 거위나 오리 깃털이 성긴 것과 달리 아이더다운은 서로 갈고리처럼 조직이 연결돼 있어 공기가 잘 통하면서도 보온 효과는 뛰어나며 거의 무게를 잴 수 없을 정도로 가볍다. 보통 이불은 수백 차례 눌리면 형태가 그대로 굳어지는데 아이더다운 이불은 늘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복원력을 자랑한다. 해서 여러 세대를 거쳐 사용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바이킹 시대 무덤에서도 아이더다운 유류품을 발견했다. 오죽하면 이런 말도 전해진다. ‘세상의 모든 아이더다운 제품을 다 모아도 조그만 로리 하나에 다 넣을 수 있다’고,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소월과 육사에 함께 취한 남북… 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소월과 육사에 함께 취한 남북… 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수행원, 그리고 기자단을 태운 공군 1호기는 ‘ㄷ’ 자의 서해 직항로 경로를 좌석 앞 모니터에 정확하게 펼쳐 보였다. 나는 비행기의 머리가 항로를 따라 시시각각 순조롭게 순항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서울공항에서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하는 데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2008년 봄에 평양 근교 역포구역에 어린이사과농장을 만들기 위해 다녀온 뒤로 10년 만의 방북이었다.평양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에 환영 나온 시민들이 어마어마한 사람의 파도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가도 가도 끝없이 늘어서서 손을 흔들고 깃발을 흔들고 발을 구르고 있었다. 10만명이 넘을 거라고 했다. 남녀가 따로 없었고 노소가 따로 없었다. 버스 안에서 차범근 감독이 유홍준 교수를 보며 말했다. “이상하네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려고 하죠?” 차 감독의 눈자위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눈물이 나야 정상이지. 울고 싶을 때는 실컷 울어 버려요. 아무 걱정 말고 울어 버려요.” 이렇게 말하면서 유 교수도 눈가를 훔쳤다.서로 대화 한번 나눈 적 없는 남과 북의 시민들이 버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함께 우는 것으로 만남은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는 울어 볼 일이 없는 세상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 밥을 버느라, 통장의 잔고를 늘리느라, 오로지 내 자식 뒷바라지하느라, 비즈니스를 위한 일에 매달리느라 울어 볼 날이 없었다. 고려호텔 2층 뷔페의 메뉴 중 하나로 나온 돌목어식해는 처음 먹어 보는 북쪽 음식이었다. 널리 알려진 가자미식해와 모양과 빛깔은 비슷했으나 식감이 완전히 달랐다. 돌목어는 도루묵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봤다. 북측 접대원에게 물어도 그는 도루묵을 모르고 나는 돌목어를 모르니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걸 입에 넣고 씹으면 비리지 않은 쫄깃한 생선회를 씹는 느낌이 났다.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퀴퀴하고 들척지근한 맛도 없었다. 부드럽고 몰캉한 생선 식해에다 흰 밥을 먹는 것으로 평양 일정은 시작됐다.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하는 김정숙 여사를 수행하는 일이었다. 유홍준 교수, 김형석 작곡가, 차범근·현정화 감독,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박종아 평창아이스하키남북단일팀 주장, 에일리·알리·지코 같은 가수들, 마술사 최현우는 소형버스 14호차를 함께 타고 다녔다. 우리 일행이 옥류아동병원에 도착한 직후 북측의 리설주 여사가 승용차에서 내렸다. 리설주 여사는 병원 관계자들과 30분 가까이 병원 입구에 꼿꼿이 서서 김정숙 여사를 기다렸다. 그녀는 한 번도 의자에 앉지 않았다. 남북 정상회담 일정 내내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깍듯하게 모시듯 환대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아동병원에 도착한 김정숙 여사는 리설주 여사에게 특별수행원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가까이에서 악수하면서 잡은 리설주 여사의 손은 연약하고 따뜻했다. 저녁에 평양대극장에서 ‘2018 평양 수뇌회담 환영공연’이 열렸다. 평양 시민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입장할 때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함께 ‘만세’ ‘만세’를 입 모아 외쳤다. 김 위원장이 손짓으로 제지를 해도 그 웅장한 소리는 끝이 없었다. 최고지도자를 향한 그 존경심의 표현은 머리끝이 곤두설 정도로 극적이었다. 공연은 우리도 잘 아는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북쪽 노래와 남쪽의 노래를 섞어 진행됐다. 남쪽 가요 중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아침이슬’ ‘흑산도 아가씨’와 같은 노래들이 들어 있었다. 모두 북한식 편곡과 연주로 우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던져 주었다. 공연에 등장한 배우들의 한복 디자인은 현재 남쪽의 한복 디자인과 거의 비슷했다. 공연의 절정 부분에 한돌이 작사하고 작곡한 ‘홀로아리랑’이 배치됐다. “백두산 두만강에서 배 타고 떠나라/ 한라산 제주에서 배 타고 간다/(…)/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쏟아졌다. 평화와 번영을 향해 가는 길이 순조롭고 반듯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남북을 가로막기도 하고 우리의 운행을 방해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듯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평양은 확실히 변화하고 있었다. 시내를 걸어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밝고 자신감이 넘쳤고, 여성들의 옷차림도 전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어떤 젊은 여성은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휴대폰(손전화)을 계속 들여다보며 거리를 걸어갔다. 저녁 환영만찬이 목란관에서 열렸다. 이 연회의 차림표를 여기 북한 표기대로 적는다. 백설기, 약밥,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생채, 상어날개야자탕, 백화대구찜, 자신소심옥구이, 송이버섯 편구이와 볶음, 흰 쌀밥, 송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록차김정숙 여사는 첫날 환영만찬에서 ‘동무생각’을 불러 왕년의 솜씨를 뽐냈다. 우리 14호차의 안내를 맡은 여성 두 사람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일하는 젊은 엄마들이었다. 탁아소에 아기들을 맡기고 나온 이들 중 한 사람은 조선어문학과를 졸업했다고 한다. 그녀는 소월과 육사의 시를 이야기했다. 나는 이들이 사용하는 핸드폰을 한번 들여다봤다. 뒷면에 ‘평양’이라고 적혀 있는 이 핸드폰의 앱에는 체계관리(설정), 조선대백과사전을 비롯해 류경바둑, 별찌까기와 같은 게임이 들어 있었다. 십여 년 전부터 북한에서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사용자가 5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평양 방문은 우리에게 휴대폰으로부터 해방된 여행이었다. 혹시나 진동이 울리나 싶어 무의식적으로 양복 안주머니 쪽으로 손이 간다는 분도 있었다. 9월 19일. 방북 이튿날 일정은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점심 때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장에 도착하자 남북 공동선언 합의문이 만들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큰 숙제를 끝낸 듯 표정이 밝아 보였다. 평양을 방문한 수행단보다 남쪽의 국민들이 더 빨리, 더 생생하게 뉴스를 접했을 것이다. 옥류관 오찬으로 나온 음식은 평양냉면뿐만이 아니었다. 잉어달래초장무침, 자라탕, 송이버섯볶음 등이 맛있었다. 나는 냉면을 한 그릇 먹고 나서 반 그릇을 더 먹었다. 평양에서 각 장르의 미술가들이 창작하고 그 창작물을 전시, 판매하는 만수대창작사를 들르는 일은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나는 ‘감자꽃 필 때’라는 제목의 유색판화 한 점을 구입했다. 큰 가격은 아니었지만 그림 값을 깎는 ‘가격투쟁’에는 실패했다. 대동강의 능라도에 있는 5·1경기장은 15만명의 평양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집단체조와 예술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가슴이 자꾸 두근거렸다. 카드섹션에 참여하는 경기장 반대편 ‘배경대’는 1만 7490명의 중학생들로 구성됐다고 했다. 남과 북의 양 정상들이 경기장에 막 도착했을 때 15만명이 하나의 목소리로 환호하는 소리를 상상해 보라. 대규모 평양 시민들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에 나섰다. 거의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집단체조 ‘아리랑’의 일부와 남북 정상회담을 축하하는 특별공연이 수만 명의 청년학생과 예술가들에 의해 펼쳐졌다. 공연은 북한식 집단주의가 역사적 경험과 만나면서 어떠한 예술적 영향력을 생산하는지 웅장하게 보여 주었다. 평양 방문단이 백두산을 간다는 소식이 들린 것은 19일 밤 9시쯤이었다. 백두산을 간다는 말에 우리는 들뜨기 시작했다. 방한복을 싣고 공군 2호기가 평양국제비행장에 온다는 말도 들렸다. 공군 1호기 조종사는 삼지연비행장의 활주로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미리 떠났다고도 했다. 젊은 가수들이 하나같이 말했다. “대박!” 새벽 1시쯤 잠이 든 나는 4시에 모닝콜을 받았다. 평양 거리는 불을 켠 곳이 별로 없었다. 5시 30분 비행장으로 가는 길은 어두웠다. 비도 추적추적 내렸다. 그때 버스 창문으로 우리를 환송하러 나온 평양 시민들이 보였다. 불빛 하나 없는 거리에서 그들은 손을 흔들면서 연도에 줄지어 서 있었다. 평양에 도착했을 때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환송 열기는 그에 못지않아 보였다. ‘뭉클하다’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일 것이다. 비행장에서는 남쪽에서 급히 공수해 온 방한복이 두 벌씩 지급됐다. 기자도, 그룹 총수도, 노동자도, 학생도, 성직자도, 교수도, 공무원도, 국회의원도 모두 하나같이 점퍼로 중무장을 마쳤다. 백두산으로 가는 비행기까지 따로 수속 과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좌석표도 없었다. 우리에게 배정된 고려항공에 탑승해 빈자리에 앉으면 그만이었다. 마치 수학여행을 가듯이 말이다. 7시 40분 평양에서 한 시간을 날아가 삼지연비행장에 도착했다. 2005년 남북작가대회 때 삼지연에 가본 이후 13년 만이었다. 해발 1300m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삼지연의 공기는 서늘한 가을이었다. 우리는 한두 달 앞당겨 가을 속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어디 보자기에도 싸갈 수 없는 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졌다. 삼지연에서 백두산까지의 길은 32㎞다. 모든 길의 양쪽 갓길에 이끼를 깔아 남과 북의 양 정상을 맞이하려는 노력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갔다. 백두산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난간의 테두리도 대리석으로 새로 단장했고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케이블카)도 운행을 멈추지 않았다. 장군봉 정상까지 SUV 차량으로 올라간 수행원들도 있었고, 두 정상과 함께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를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삭도를 타고 생전 처음 천지 물을 손에 적시는 행운을 누렸다. 꽃은 졌지만 잎이 푸르게 남아 있는 만병초 잎사귀 하나를 따서 수첩에 끼워 넣었다. 두메양귀비는 보이지 않았지만 구절초로 짐작되는 식물의 씨앗을 나는 은밀하게 봉투에 넣었다. 숲에서 발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손가락 길이만 한 가문비나무 어린 새싹을 살짝 뿌리째 뽑아 들었다. 아름드리나무가 내 수첩 속으로 들어왔다. 평양도 백두산도 이제 먼 길이 아니다.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수목원은 현대인에 치유죠···시간이 갈수록 가치 빛나”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수목원은 현대인에 치유죠···시간이 갈수록 가치 빛나”

    ‘월급쟁이 출신’ 성만기 원장이 말하는 수목원 40년“오늘 우리 한국 사람은 너무 바쁘게 급하게 삽니다. 오늘 일을 하면 내일 결과가 바로 나오기를 바랍니다. 3년이나 5년 계획을 ‘장기 계획’이라고 우깁니다. 조급증 환자같이 살다 보니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도 모른 채 살다가 죽습니다. 하지만 나무를 키우니, 수목원을 하다 보니 시간의 의미를 체험합니다. 수목원은 최소 100년, 어쩌면 한 300년쯤 지나야 제대로 된 멋과 품격을 풍깁니다.” 수목원 가는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 재벌도 기업가도 아닌 평범한 월급쟁이 출신이 수목원을 멋있게 가꾸고 산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3일 경남 고성군 동해면에 있는 소담수목원으로 차를 몰았다.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을 따라 향했지만 길가에 촘촘하게 선 전봇대와 얼기설기 걸린 전선이 눈에 거슬렸다. 수목원에 들어서 엔진을 끄자마자 성만기(73) 수목원장이 나왔다. 조성한 지 올해로 40년째인 이 수목원 앞에는 호수처럼 잔잔한 옥빛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이름 그대로 작고 아담했다. 그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숲을 걸었다.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나뭇잎은 여름 그대로였다. “저기 저 나무가 스트로보 잣나무입니다. 미국 코네티컷에서 이 나무를 보고 반했지. 나무 대신 씨앗을 가져와 심었는데 저렇게 자랐습니다. 한 40년 자랐을까, 대한민국에서 아마 유일할 겁니다. ‘이스턴 화이트’라고도 해” 설명을 듣고보니 경기도나 강원도에서 보던 잣나무보다는 흰색이 강했고, 가지들이 피라미드처럼 층을 이루며 자라고 있었다. “스트로보 잣나무가 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만큼 우리 생물자원이 풍부하다는 겁니다. 저건, 로보참나무야. 독일에선 ‘할아버지가 로보참나무를 심으면 손자가 벤츠를 탄다’는 말이 있지. 그만큼 목재 가치가 높거든.”국내 유일한 잣나무, 국내 최대 참나무 보유 언뜻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한 나무 앞에서 그가 걸음을 멈췄다. “이건 핀오크 참나무야. 국내에선 제일 클 겁니다. 손기정(1912~2002) 선생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마라톤 우승을 하면서 받은 월계관이 사실은 이 핀오크 참나무 가지로 만든 거야. 손기정 선생을 기념해 서울 양정고등학교에도 저런 핀오크 참나무가 자라고 있지.” 이 나무 높이가 25m쯤 돼 보였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나뭇잎이 다른 참나무와는 달리 단풍나무처럼 들쭉날쭉 길게 갈라져 있었다. 그는 핀오크를 대왕참나무로 부른다며 그 유래를 설명했다. “1990년 중반 핀오크 참나무를 조달청에 우리말로 등재하기 위해 고민하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국립수목원 조무연 박사와 의논했지요. 참나무 중에서 가장 으뜸이라는 생각에 대왕 참나무로 명명했습니다. 목재로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가을 단풍도 정말 아름답지요.” “대왕 참나무 이름도 지어···생물자원 풍요”그는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1973년 대한항공에 공채로 입사했다. 승무직으로 4년가량 일하다 그만두고 나와 건축업과 자동차 딜러 등 개인 사업을 했다. 갑자기 불어닥친 불황으로 1년여 만에 모두 ‘까먹고’ 1979년 대한항공에 재입사했다. 대한항공 재입사 1호다. 수석 사무장 15년과 객실이사(현재의 상무)를 지낸 그의 비행시간은 약 3만 시간에 이른다. 지구를 300바퀴쯤 돌았다. 전 세계 곳곳의 좋다는 곳은 다 가봤다. 2000년 퇴직하고 수목원을 가꾸고 있다. 왜 수목원을 할까. “두 발을 땅에 딛지 않고 하늘에서 승무원 생활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그만큼 깎아먹는 시간입니다. 제때 자고, 제때 일어나 일하는 나의 시간, 나의 ‘우주’를 갖자는 열망이 강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시간, 사색의 시간이 많아지면서 외국의 유명 식물원과 정원을 찾았습니다. 캐나다의 부차드가든, 영국의 큐식물원, 호주의 닐슨파크 등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지요. 그러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거리(소피스트 로드)’에서 영감을 얻고 수목원을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철학자의 거리를 자양분 삼은 문인과 철학자가 많이 나면서 독일의 지적 수준을 높였지만, 하이델베르크보다 더 풍광이 좋은 제 고향 이곳은 궁색한 시골이었습니다. 이를 바꿔보고 싶었거든요.”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거리’서 영감···고향 바꾸고 싶어서“수목원을 하는 데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에게서 태어나 자란 그의 개인적 특성도 작용했다. “씨앗을 지배해야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려 세계 곳곳에서 씨앗을 사 들였다. 소담수목원도 어린나무를 심는 게 아니라 씨앗을 발아시켜 성장시킨다. 수목원을 가꾸는데 시간도 훨씬 많이 걸린다. “요즘 길가 화단을 보면 꽃이 잘 핀 화초를 심는데 이건 1회용이예요. 1회용. 꽃이 시들면 파내 버리고 다른 화초로 갈아 끼우고···, 화초엔 인간의 이기심이랄까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도시의 욕망이 빚어낸 참사입니다.” 그의 비판이 신랄하다. “한번은 뉴욕 외곽의 종묘상에 갔는데 파산으로 ‘땡처리’를 하는 거예요. 평소 400달러 하던 씨앗을 40달러에 팔기에 무작정 종류대로 사들였지요. 한 1330여종이 됩니다. 국내엔 없는 희귀 종자들이 많이 있었지요. 종자를 사기는 했는데, 어떻게 발아시키는지 몰랐고, 당시엔 발아시킬 곳도 없어서 1976년 경기도 광릉임업시험장(현재 광릉수목원)에 그대로 기증했습니다. 당시 내가 가진 재산의 전부였죠.” 지금도 국립수목원 종자표본실에는 ‘기증자 성만기’의 이름이 내걸려 있다. 외국 수종실을 만든 이로 기록돼 있다. 희귀종자 등 외국 씨앗 1330여종 국가기증 성 원장은 오솔길의 호젓함을 달래주는 새소리를 따라 걸으며 계속 설명해줬다. “이건,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 평양 백화원초대소 앞에 심은 모감주나무”, “이건, 열매를 깨서 하천에 던지면 미꾸라지와 가재가 배를 뒤집고 뜬다는 때죽나무”, “이건, 밤에 잎이 오므라드는 자귀나무”, “이건, 6·25때 숲으로 피신한 사람들의 허기를 채워준 돌배나무” 등등 숲 해설사처럼 들려줬다. “저기 보이는 저 참나무, 줄기에 검은빛이 도는 나무가 루브라참나무고, 그 옆에 저 잣나무는 변종이야. 학계에서 아직 이름을 붙여주지 못하고 있어요.”그의 수목원 프로젝트는 아들이 태어나던 1978년 시작됐다. “처음엔 고향 아버지의 밭뙈기 한쪽에 나무 씨앗을 뿌렸지요. ‘쓰잘데 없는 일한다’고 핀잔도 많이 받았습니다.” 할아버지대부터 살던 이곳 3만 5000평을 샀다. 산도 있고 바다도 있어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외딴 오지여서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땅값이 말 그대로 ‘껌 값’이었다. “여기에 수목원 한다고 땅을 사니 가까운 사람들이 저보고 ‘돌았다’고 했습니다. 땅을 더 살 작정이었는데 그만 1995년쯤 마산 진전면에서 여기까지 다리를 놓는다는 계획이 덜컥 나오더라고요. 땅값이 너무 뛰어서 수목원을 더 확장할 수가 없어 안타깝습니다. 그때 다리(동진대교)만 놓지 않았더라도 이곳이 확 변했을 겁니다.” 고향 땅 사서 일궈···주말마다 나무 심어 주중에는 승무원으로 세계를 누비고 주말에는 스튜어디스였던 부인과 함께 내려와 종자를 뿌리고, 어린나무를 옮겨심고, 잡초도 맸다. 부부가 항공사 승무원이었으니 사천공항이나 김해공항을 통해 내려오기가 한결 수월했으리라 짐작된다. “가능하면 자연을 그대로 살리고자 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나무만 살리고 모두 베어낼 수는 없잖아요. 원래 이곳에 터를 잡았던 소나무, 밤나무, 물푸레나무, 칡덩굴 등등을 그대로 두었습니다. 4계절 다 아름다우면서도 주위 경관과도 조화를 이루는 그런 수목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봄에 벚꽃 하나만 피면 좀 유치해 보이잖아요. 현재도 수목원을 한창 만들어가는 과정이니 한 50~60년쯤 뒤에는 수목원다운 풍모를 보일 겁니다.” 현재 이 수목원에서 자라는 나무만 300여종이란다. 식물은 1000종 이상 심었다. “여기 수목원의 고성의 기후와 토양에 따라 어떤 식물이 가장 계절을 잘 나타내주느냐 그렇게 만드는 것이 사명이고 정체성입니다.” 성 원장은 산책길을 따라 심은 어린 핀오크 참나무를 만지며 “아까 그 핀오크의 씨앗이 발아한 2세예요. 이네들은 고성이 ‘네이티브’인 핀오크입니다. 돈이 급할 때 내다 팔려고 길가에 심었습니다만···. 어릴 때는 볼품 없지만 크면 클수록 똑바로 서서 자랍니다. 나무에 기품이 있지요.” 이 수목원에 성 원장 부부의 전 재산이 다 들어갔다. 그러나 수목원이 미완성이니 아직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국내 유일이거나 국내 최고의 나무가 있는 수목원이 한편으론 경남의 얼굴이고 고성의 작품이지만 모두 고개를 돌렸다. 자연적 문화공간에 정부 돈은 1원도 들어가지 않았다. 부인 이상숙씨가 카페를 운영하며, 그는 앞치마를 두르고 거든다. 수목원을 산책하다 카폐에서 마시는 차 한 잔에도 여유가 묻어났다.고향의 얼굴인데도 지원 없어···카페도 운영 “캐나다 부차드가든은 한 개인이 만들었지만 정부의 지원으로 전세계에서 관람객들이 옵니다. 반면 우리나라 천리포수목원은 전세계 목련을 모았고 세계적인 작품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돈달라는 것도 아닌데 국가에서 이런 자원을 이용해 국익을 위해 활용하느냐는 것입니다. 여기도 내가 죽고 나서가 아니라 살아있을 때 관심을 두고, 관리에 참여하면 지역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가 이 말을 하면서 목에 힘이 들어갔다. “형편상 사람을 데리고 쓸 수가 없어 제가 다 합니다. 요즘도 하루 평균 4~5시간 잡초를 속고, 씨앗을 거두고, 나무를 심고 합니다. 운동도 되고 좋습니다. 카페가 문 여는 오전 10시30분 이전에 다 마칩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그는 열정 이외는 식물과는 인연이 없다. “식물 공부, 책으로 혼자 했지요. 조경회사 만수원의 고 김명원씨, 천리포수목원을 세운 ‘미스터 밀러’(고 민병갈 원장), 충북 진천에 있는 영주농장 이영주 대표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카페 한쪽 구석에 자리한 창고에는 식물과 관련된 책으로 가득했다. 초창기엔 씨앗만 보고 어떤 특징을 지닌 나무인지 모르니 움이 트더라도 숱하게 죽었으리라. “멘토로 마틴 루서 킹 목사를 삼았습니다. 그 눈빛만 봐도 힘이 났습니다.” 그는 묻지도 않은 자신의 멘토를 이야기할 때 수목원을 조성하면서 느꼈을 벽, 고독과 고난 등이 묻어났다. 킹 목사가 멘토···“그 눈빛만 봐도 힘 솟아”성 원장은 산책 도중 중간에 칡덩굴 숲 옆에 서며 “아침이면 굴뚝새 수백 마리가 날아오릅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정글을 이룬 칡덩굴이 나무를 휘휘 감고 넘실거리고 있다. “이 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생태계로 작은 우주입니다.” 몇 걸음 더 가다 “이게 백화등이라고, 담쟁이처럼 나무를 감고 올라가 5월이면 아주 향기로운 하얀 꽃을 피웁니다. 어떤 향수보다 더 달콤하고 향긋합니다. 하루는 어떤 사람이 땀을 뻘뻘 흘리며 ‘선생님, 이게 나무를 휘감아 죽이는 것 같아 베어냈습니다’고 말해요. 몇 년 동안 정성 들여 팔뚝 굵기로 키웠는데, 너무나 안타깝지만, 기왕 베어낸 것, 제가 말을 못합니다. 들어와서 보는 것은 좋은데 제발 손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수목원의 가치요? ‘종자 전쟁’이나 ‘노아의 방주’ 프로젝트(지구에 재앙이 닥쳤을 때 씨앗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로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씨앗저장소가 대표적이다.)는 아니지만 수목원은 훼손된 자연의 복원과 치유입니다. 오늘 일하고 내일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조급한 세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수목원에서 조금이나마 치유가 될 것입니다. 수목원은 시간이 갈수록 진가가 발휘되죠. 그게 느리게 산다는 것, 여유롭다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 만족합니다.” 산책하던 성 원장이 엎드려 작은 루브라참나무 옆에 우거진 잡초를 손으로 뽑아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현대이지만 한 자리에 우뚝 서서 수백년을 지키는 거목같은 수목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고성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여기는 중국] ‘시멘트 자루’로 드레스 만든 女에 극찬 쏟아져

    많은 여성들의 환상 속 드레스의 개념을 완전히 뒤바꾼 새로운 형태의 드레스가 등장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간쑤성 룽난에 사는 28세 여성 탄 씨가 공개한 이 드레스는 부드러운 실크 대신 거칠고 투박한 포대(자루) 쓰레기로 만들어졌다. 드레스의 재료가 된 자루는 그녀의 집 인근에 버려져 있던 것으로, 대부분 시멘트 가루를 담았던 쓰레기였다. 평소 타고난 손재주를 자랑해 온 그녀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자신만의 드레스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루 쓰레기를 이용해 즉흥적으로 드레스와 모자를 제작했다.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18살에 학교를 중퇴하고 농장에서 일을 시작한 그녀는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 대신 가장의 역할까지 떠안아야 했다. 힘겨운 삶 속에서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 2012년 아들까지 출산했고, 낡은 집 곳곳을 수리할 때 종종 버려진 시멘트 자루를 사용해왔었다. 단 한 번도 디자인이라는 것을 배워본 적이 없었지만,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남달랐던 그녀는 웨딩드레스도 단번에 뚝딱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탄 씨가 자신이 직접 제작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찍은 영상은 현지 동영상 사이트에서 큰 화제가 됐고, 조회수 400만 뷰 이상을 기록하면서 언론에까지 소개됐다. 네티즌들은 그녀에게 “시멘트 퀸‘이라는 별칭까지 붙여주며 그녀의 남다를 재능을 칭찬했다. 그녀는 “내가 만든 드레스가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며 "언젠가는 씨앗과 풀, 꽃 등 역시 평범하지 않은 재료로 새로운 드레스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시멘트 포대 40개로 만든 웨딩드레스

    시멘트 포대 40개로 만든 웨딩드레스

    중국의 한 시골 여성이 세상에서 가장 독특한 웨딩드레스를 제작해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시멘트를 쓰고 남은 포대로 멋진 웨딩드레스를 손수 제작해 입은 중국 간쑤성의 28세 탄 릴리(Tan Lili)에 대해 소개했다. 룽난시의 한 마을에 사는 릴리는 집을 수리하고 남은 시멘트 포대 40개를 이용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가장 창의적인 웨딩드레스를 만들었다. 포대를 이어 붙여 제작한 드레스와 신부 모자가 제법 웨딩 분위기를 자아낸다. 패션 감각이 뛰어난 릴리의 직업은 농부. 그녀는 디자인 학교를 다닌 적도 없으며 단지 비 오는 날 드레스를 충동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4년 전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신 이후, 18세에 중학교를 중퇴하고 농장일을 시작한 그녀는 2012년 지금의 남편 양 밍페이(Yang Mingfei)를 만나 결혼했고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영상에는 시멘트 포대를 이용해 3시간 만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마당에서 런웨이를 펼치는 릴리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녀가 웨이보에 올린 영상은 현재 400만 여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 중이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을 접한 소셜 이용자들은 “시멘트 황후”, “지금까지 본 가장 예쁜 신부”, “매우 창의적이고 친환경적인 작품”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사진·영상= Wenhua Chanyi Weibo / 차이나 뉴스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경기도, 고속도로 휴게소 공공병원 설치

    버스 USB충전기 전 차량 확대 등 추진 경기도민의 ‘알짜’ 아이디어 7건이 도정에 반영된다. 경기도는 이재명 도지사직 인수위원회인 ‘새로운 경기 위원회’에 접수된 도민 제안 가운데 정책으로 추진할 부문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위원회는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24일까지 같은 이름의 홈페이지에 온라인 정책 제안 창구를 개설했다. 최종 채택된 7개 제안은 ▲고속도로 휴게소에 공공병원 운영 ▲일부 버스에만 있는 USB충전기를 전 차량으로 확대 ▲이면도로나 어린이보호구역에 센서를 설치해 차량 진입 때 음성 안내·불빛 등이 표출되는 교통안전 스마트 시스템 도입 ▲민방위 사이버 교육 실시 ▲노후 교량이나 건축물에 대한 무상 안전 점검 실시와 점검 결과 공개 등을 담은 재난안전 관련 종합대책 수립 ▲재난 상황 전파를 위한 전담 조직이나 인력을 보강하는 재난안전본부 홍보 전담 부서 신설 ▲국공유 유휴부지를 활용한 주말농장 확대다. 도는 아이디어별로 소관 부서를 지정하고, 각 부서에서 구체적인 추진 일정과 실시 방법을 수립해 추진한다. 채택된 제안엔 심사 점수에 따라 상금 30만~50만원을 지급하고, 본 심사에서 아쉽게 채택되지 않은 7개 제안에도 10만원 상당의 온누리 상품권을 지급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앞으로도 도민의 소중한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기회를 적극 마련해 도민 손으로 직접 만든 다양한 정책이 생활 속에 스며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채택된 제안 가운데 제안자의 실명과 연락처 정보가 없는 경우 상금을 지급하기 어렵다며 경기도 홈페이지 ‘제안자를 찾습니다’를 통해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미래전략담당관(031-8008-2576)으로 연락할 것을 당부했다. 정책 제안 60건에 대한 심사 결과는 ‘새로운 경기 위원회’ 홈페이지(newgg.org) 공지사항에 안내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