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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여정, 韓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윤여정, 韓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배우 윤여정(74)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윤여정은 25일(현지시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국 독립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 ‘맹크’의 어맨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친 결과다. 수상자 호명은 ‘미나리’의 제작사인 A24를 설립한 배우 브래드 피트가 직접 나섰다.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삭 정(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고 연출한 영화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다. 윤여정은 딸 모니카(한예리)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간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윤여정은 아카데미에서 연기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이자,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아시아 여성 배우가 됐다. 한편 ‘오스카상’으로도 불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관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올해 시상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두달 가량 늦은 이날 개최됐다. 이번 시상식에서 ‘미나리’는 여우조연상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스타트업

    [임정욱의 혁신경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스타트업

    최근 동네 마트에 가서 흙대파 한 단을 구입할 일이 있었다. 예전에 불과 3000~4000원 하던 것을 거의 7000원을 주고 구입했다. “대파가 금파가 됐다”는 얘기를 얼핏 듣기는 했지만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싶어 이유를 찾아봤다. 그리고 대파 가격 상승 원인 중 하나가 지구온난화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지난여름 길었던 장마와 겨울 한파, 폭설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 부진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후변화 문제가 이제는 우리의 밥상까지 위협하게 됐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 나부터도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뭔가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주말에 기후변화 문제와 그에 따른 산업의 변화에 대한 좌담회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이 토론의 중심 주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 있어 ‘넷제로’의 중요성이었다. 넷제로는 지구의 기후에 변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이고 흡수를 늘려 순배출을 제로화하는 것이다. ‘탄소중립’과도 비슷한 개념이다. 기후변화는 영국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나 신경쓰는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환경부와 기상청이 지난해 내놓은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한국의 기온 증가율이 세계 평균보다 1.9~2.6배 높다고 한다. 예를 들어 1968~2016년 49년 동안 한국의 주변 해표면 수온은 1.23도 오른 데 비해 세계 평균은 0.47도로 한국의 상승 속도가 2.6배 빠르다. 한국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대파 가격 상승이 아니라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우리 정부도 물론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은 2050년까지 한국이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또 최근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탄소배출량 저감에 무관심했던 국내 대기업들도 태도를 바꾸고 있다. 그런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플레이어가 있다. 바로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은 기본적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문제에서 사업 기회를 발견해 해결책을 만들어 내고 성장하는 기업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도 ‘문제해결사’ 스타트업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기후변화 대응 회사들을 요즘에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럼 구체적으로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은 어떤 분야에 있는가. 우선 에너지 분야다. 청정에너지,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는 기업이나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공급자와 소비자가 효율적으로 연결돼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스마트그리드 개발 회사 등이 기후테크 스타트업이다. 그다음으로는 식품이나 농업 분야다. 음식물 낭비나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는 회사,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축산업을 대신할 대체육을 개발하는 회사가 꼽힌다. 또 부족한 농장, 농작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스마트팜 회사들이다. 특히 대체육 회사로 미국의 비욘드미트, 임파서블푸드 등은 조 단위 가치를 지닌 유니콘으로 성장했고, 한국에서도 지구인컴퍼니 같은 스타트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 등 내연기관을 대체할 친환경 이동수단을 개발하는 자동차 회사들이나 공유 이동 플랫폼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회사들도 기후테크 기업이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것은 화석연료를 태우는 자동차, 항공기, 기차, 선박 등이기 때문이다. 주택이나 빌딩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들도 중요하다. 빌딩 건설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단열재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 빌딩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줄이고 대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난방 등에 활용해 넷제로를 실현하는 것이다. 또 흥미로운 영역은 일상생활에서 탄소배출량을 줄여 기후변화에 대응하도록 도와주는 스타트업들이다. 독일 베를린의 체인저스라는 회사는 게임을 하는 방식으로 매일매일 개인의 탄소배출량을 줄이도록 도와주고 목표를 달성하면 쌓인 포인트를 기부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한국에서도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해 더 큰 관심과 조명이 필요하다.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전문적으로 키우는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나 투자자가 있어야 한다. 이들이 만든 기술과 제품을 정부와 대기업이 적극 구매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선 필자부터 열심히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찾아볼 생각이다.
  • 결승선 없는 미친 마라톤, 한 명 남을 때까지 무한 되풀이

    결승선 없는 미친 마라톤, 한 명 남을 때까지 무한 되풀이

    누구나 한 시간에 6.7㎞를 달릴 수는 있다. 그래, 백보 양보해 두어 번은 더 달릴 수 있다. 하지만 결승선이란 게 없고 경쟁자들이 모두 포기해 단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이틀이고 사흘이고 계속 달려야 한다면? 뭐 이런 미친 대회가 있나 싶을 것이다. 벨기에 치과의사가 75시간 동안 502㎞를 달린 것이 대회 기록으로 남아 있는 미국 테네시주의 빅 독 울트라 마라톤 대회다. 개리 캔트렐(43)과 부인 산드라의 벨 버클 농장 일대 코스를 무한정 돌아야 한다. 대회 이름은 달림이들이 밤낮 없이 달리는 내내 집의 현관에서 꼼짝 않고 자는 일이 전부인 불독의 이름에서 따왔다. 별난 달림이들은 ‘피니시(결승선)가 없는 대회’라고 부른다. 캔트렐은 최근 영국 BBC와의 줌 인터뷰를 통해 “어렵지 않다. 조금 힘들 뿐이다. 하지만 여러분은 되풀이, 되풀이해야 한다. 한 대 안 맞으려면 꽁무니를 빼야 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2017년 우승자인 프랑스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기욤 칼미테스(37)는 59시간 동안 349㎞를 달렸는데 “고통스럽다. 한데 좋은 방향으로 고통스럽다”고 여유를 부렸다. 2019년 미국인 매기 구털(40)은 402㎞를 처음으로 돌파한 여성으로 기록됐는데 “대다수 울트라 달림이들은 휴식을 취하려고 스파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잠시 텐트에 들어가 눈을 붙이거나 캠핑 스토브 옆에서 몸을 녹이는 게 고작이다. 아니면 아이스박스 위에 발을 올린 채 다리의 피로를 푸는 게 전부다. 2019년 대회 3위를 차지한 데이브 프록터(40·캐나다)는 경찰이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해 “우리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해 하더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의 티셔츠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다. ‘달려라 먹어라 잠자라 되풀이하라’ 처음에야 응원단이 나와 열렬히 환호하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대회에 지쳐 떨어져 마지막 날에는 쓸쓸히 달림이들만 즐긴다. 프록터는 “화장실 갔다가 밑도 안 닦고 나오는 이들도 있다. 헛소리처럼 들리겠지만 뇌 기능이 딱 멈춰버린다”고 말했다. 구털은 60시간을 달린 뒤 제정신이 돌아오지 않아 귀가 항공편을 거의 놓칠 뻔했다. 당연히 이런 질문이 나온다. 왜 뛰는데? 최근 3년 연속 대회에 참가한 그녀는 “레이스라고 느껴지지가 않는다. 엄청 재미있다”고 답했다. 스웨덴 IT 기업 최고경영자(CEO) 조핸 스틴은 2018년 대회에 출전해 68시간 동안 455㎞를 달렸는데 “환상적인 규칙들이 망라된 특별한 게임”이라고 했다.스틴의 뒤를 이은 준우승자 코트니 다우월터(36)는 “즐거운 정신적 도전”이라고 돌아봤다. 과학 교사였던 그녀는 2017년 유타주 모하비 사막 240마일(386㎞)을 달리는 모하비 240 대회에서 남자 우승자를 10시간 차이로 따돌리는 기염을 토했다. 코트니는 이 대회가 “우승하고 싶어하는 대회가 아니라 차라리 어떤 일이 가능한지 알아가는 과정이다.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든 일어나는 아주 멋진 대회”라고 말했다. 친구이자 훈련 파트너인 구털도 “이 레이스에선 원하는 만큼 많은 장벽을 부숴버릴 수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2011년부터 이 대회를 연 캔트렐은 악명 높은 바클리 마라톤 대회도 창설한 인물이다. 버스에 참가자들을 태워 달리다 350마일(563㎞) 떨어진 곳에서 이쯤 됐다 싶으면 내려주고 열흘 안에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게 하는 대회다. 돌아오는 사람은 1%에 그친다. 오죽했으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가 지상에서 가장 실패 확률이 높은 대회로 손꼽았다. 캔트렐은 2018년에 126일 만에 미국 대륙 5149㎞를 횡단할 정도로 달리기를 좋아한다. 엄청난 칼로리를 소비할텐데 참가자들이 먹는 것은 부실하기 이를 데 없다. 그저 위가 음식물을 받아들이는 것을 감지덕지할 따름이다. 스파게티와 감자칩, 벌꿀이 들어간 그리스식 요거트, 폴란드식 만두, 으깬 감자, 파이 등이 고작이다. 몇년 굶은 것처럼 보이는 2019년 준우승자 윌 헤이워드(뉴질랜드)는 설사 증세를 보인 끝에 구털에게 우승을 양보했다. 자는 시간을 최대한 깊게, 짧게 즐기는 게 관건이다. 스틴은 옆 사람과 재잘거리다가도 금세 잠이 깊게 들어 업어가도 모를 정도인데 또 금방 깨어나 달린다. 달리면서 나무와 관목이 공룡과 거인으로 보이는 환각도 경험한다고 다들 입을 모았다. 스틴의 조언은 너무 간단하다. “고통을 받아들여라. 두려워하지 말라.”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美, 4월의 폭설

    美, 4월의 폭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카운티 지라드타운십에 위치한 복숭아 농장에 21일(현지시간) 눈이 내려 연분홍색 복사꽃과 흰 눈이 어우러지는 이색 풍경이 연출됐다. 최근 북극발 찬 공기가 미국 동부 지역까지 침투, 섭씨 20도였던 일대의 기온이 하룻밤 새 눈 오는 날씨로 바뀌는 이상기후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최근 뉴욕주 북동부인 버펄로에선 4월 적설량으로는 관측 이후 최고치인 5㎝ 눈이 내리기도 했다. 이리카운티 AP 연합뉴스
  • 커피명가, 롯데백화점 본점 팝업스토어 오픈

    커피명가, 롯데백화점 본점 팝업스토어 오픈

    커피명가가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에서 5월 2일까지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팝업스토어에서는 당일 아침 수확한 딸기로 당일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수제 딸기케이크’를 조각, 1호 홀케이크로 판매한다. 3호 홀케이크는 온라인 예약을 통해 주문 가능하다.커피명가 수제 딸기케이크는 매해 산청 일대에서 가장 맛있는 딸기가 열릴 때 당일 아침에 수확한 딸기를 층층이 쌓아 만드는 케이크다. 과거 KBS 주말 예능 1박2일 시청자가 선정한 대구 먹거리 Best5로 포함될 만큼 특별한 케이크이다. 커피명가라는 브랜드 네임에 걸맞게 명품 커피도 만나볼 수 있다. 커피명가에서는 오랜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세계 1등 농장, 과테말라 엘인헤르또의 2021 CROP 올해 수확된 커피를 항공 배송 받아 가장 빨리 만나볼 수 있다. 옥션그레이드 커피의 경우, 파카마라, 게이샤, 100% 버번을 원두와 드립커피로 만나볼 수 있다. 간편하게 즐기는 콜드브루(게이샤 싱글오리진 콜드브루 캔, 1회분량이 팩으로 된 느린고양이) 또한 준비되어 있어 다양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신의 커피로 불리는 게이샤 품종으로 내린 RTD 콜드브루캔은 팝업스토어 기념 20%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펠로우, 타임모어, 네루코 등 커피 드립 기구까지 준비되어 있어 다양한 홈카페 용품들 또한 만날 수 있다. 커피명가와 함께하는 사랑 나눔 행사에도 동참할 수 있다. 커피 농장을 주제로 한 과테말라 페인팅 작품 구매 시 수익금 전액 ‘행복한커피’ 기금에 전달한다. ‘행복한커피’를 선택하면 수익금 전액이 과테말라 엘인헤르또와 엘살바도르 카페 파카스 커피농장에 어린이 놀이터를 지어주는 데 쓰인다. 이는 2009년부터 커피 산지 어린이를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전개해온 캠페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장부호까지 그대로… 고전 번역의 진화

    문장부호까지 그대로… 고전 번역의 진화

    세대를 불문하고 꾸준히 읽히는 해외 고전들이 새롭게 번역 출간되고 있다. 원작에 최대한 충실하게 번역하는 작업은 번역가들에겐 도전의 영역이자, 높아진 독자의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이기도 하다.도서출판 삼인은 최근 프랑스 소설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①를 고종석 작가의 번역으로 출간했다. 1943년 프랑스 갈리마르사에서 첫 출간한 ‘어린 왕자’는 사막에 불시착한 조종사가 소행성의 주인인 소년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풍자적 소설이다. 저널리스트이자 언어학자인 고 작가는 “독자들에게 프랑스어의 흐름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고 작가는 원작이 채택한 문장부호를 그대로 살렸다. 예컨대 “-다들 너무 잊고 있는 거지, 여우가 말했다. 그건《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101쪽)에서 보듯 대화와 지문을 한 문장 안에서 분리하지 않고 프랑스식 표기를 존중한 것이다. ‘강들과 바다들’처럼 어색한 복수어도 일부러 프랑스어처럼 번역했다. 주인공 어린 왕자는 ‘그’라고 부르는 기존 번역서와 달리 ‘그 아이’라고 표현했다. 세상의 모든 어린이를 대변한다고 봤기 때문이다.새움 출판사는 영국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② 직역판을 이정서 번역가의 번역으로 내놓았다. 오웰이 1945년 공산주의를 비판하려고 지은 이 책은 동물을 의인화한 풍자 소설이다. 평소 직역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역자는 원작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 기존 번역본에서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라고 했던 ‘I had no intention of doing that’을 “난 그럴 의도가 없었는데”로, “내가 고의로 죽인 건 아냐”였던 ‘Who will believe that I did not do this on purpose’는 “이게 고의가 아니었다는 걸 누가 믿을까?”(53쪽)로 직역해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각색 없이 부각시켰다. “캐릭터의 성격을 잘 보여 주기 위한” 의도다.문학세계사는 최인자·신현철 평론가가 번역한 ‘어른을 위한 이솝 우화 전집’③을 펴냈다. 1998년 미국 로버트 템플 부부가 주해한 책을 원문에 충실하게 완역했다. 기원전 6세기 그리스 노예 이솝이 쓴 것으로 알려진 ‘이솝 우화’는 원래 어른을 위한 처세술이 담긴 책이었다. 어린이들이 읽기에 부적합한 150여편을 삭제하면서 어린이를 위한 교훈집으로 알려졌다. 역자들은 동성연애자의 사랑을 다룬 ‘제우스와 수치심’(32쪽)이나, 교훈보다 삶의 냉혹함만 느낄 수 있는 ‘굶주린 개’(251쪽)와 같은 이야기 등을 엮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번역자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당대 사회와 문화에 맞게 번역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원전에 충실한 번역은 당연하게 추구해야 하며 이제는 학문적 깊이와 새로운 연구 경향도 반영하는 번역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원작의 맛’ 최대한 살리자…고전 해외 문학 번역 출간 잇따라

    ‘원작의 맛’ 최대한 살리자…고전 해외 문학 번역 출간 잇따라

    세대를 불문하고 꾸준히 읽히는 해외 고전들이 새롭게 번역 출간되고 있다. 원작에 최대한 충실하게 번역하는 작업은 번역가들에겐 도전의 영역이자, 높아진 독자의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도서출판 삼인은 최근 프랑스 소설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고종석 작가의 번역으로 출간했다. 1943년 프랑스 갈리마르사에서 첫 출간한 ‘어린 왕자’는 사막에 불시착한 조종사가 소행성의 주인인 소년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풍자적 소설이다. 저널리스트이자 언어학자인 고 작가는 “독자들에게 프랑스어의 흐름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고 작가는 원작이 채택한 문장부호를 그대로 살렸다. 예컨대 “-다들 너무 잊고 있는 거지, 여우가 말했다. 그건《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101쪽)에서 보듯 대화와 지문을 한 문장 안에서 분리하지 않고 프랑스식 표기를 존중한 것이다. ‘강들과 바다들’처럼 어색한 복수어도 일부러 프랑스어처럼 번역했다. 주인공 어린 왕자는 ‘그’라고 부르는 기존 번역서와 달리 ‘그 아이’라고 표현했다. 세상의 모든 어린이를 대변한다고 봤기 때문이다.새움 출판사는 영국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직역판을 이정서 번역가의 번역으로 내놓았다. 오웰이 1945년 공산주의를 비판하려고 지은 이 책은 동물을 의인화한 풍자 소설이다. 평소 직역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역자는 원작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 기존 번역본에서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라고 했던 ‘I had no intention of doing that’을 “난 그럴 의도가 없었는데”로, “내가 고의로 죽인 건 아냐”였던 ‘Who will believe that I did not do this on purpose’는 “이게 고의가 아니었다는 걸 누가 믿을까?”(53쪽)로 직역해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각색 없이 부각시켰다. “캐릭터의 성격을 잘 보여 주기 위한” 의도다.문학세계사는 최인자·신현철 평론가가 번역한 ‘어른을 위한 이솝 우화 전집’ 무삭제 완역본을 펴냈다. 1998년 미국 로버트 템플 부부가 주해한 책을 원문에 충실하게 완역했다. 기원전 6세기 그리스 노예 이솝이 쓴 것으로 알려진 ‘이솝 우화’는 원래 어른을 위한 처세술이 담긴 책이었다. 어린이들이 읽기에 부적합한 150여편을 삭제하면서 어린이를 위한 교훈집으로 알려졌다. 역자들은 동성연애자의 사랑을 다룬 ‘제우스와 수치심’(32쪽)이나, 교훈보다 삶의 냉혹함만 느낄 수 있는 ‘굶주린 개’(251쪽)와 같은 이야기 등을 포함해 엮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번역자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당대 사회와 문화에 맞게 번역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원전에 충실한 번역은 당연하게 추구해야 하며 이제는 학문적 깊이와 새로운 연구 경향도 반영하는 번역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최초의 성공한 혁명, 미국 독립전쟁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최초의 성공한 혁명, 미국 독립전쟁

    1789년 2월 조지 워싱턴은 선거인단에 의해 미합중국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4월 16일 워싱턴은 대통령에 취임하기 위해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신의 농장 마운트버넌을 출발했다. 당시 수도였던 뉴욕까지 가는 데 열흘이 넘게 걸렸다. 도중에 워싱턴은 뉴저지주 트렌턴에 들렀다. 이 그림은 4월 21일 트렌턴에 당도한 워싱턴이 환영받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백마를 탄 워싱턴이 수행원들을 거느리고 월계수로 뒤덮인 개선문을 지나고 있다. 소녀들은 꽃을 뿌리고 워싱턴은 삼각모를 치켜들어 답례한다. 화면에 넘치는 푸른색, 눈 부신 빛 한가운데 있는 워싱턴은 미국의 출범과 미래를 상징한다. 트렌턴은 작은 도시지만, 미국 역사에서 의미 있는 장소다. 1776년 이곳에서 미국 독립전쟁의 향방을 결정한 전투가 벌어졌다. 12월 26일 아침 대륙군 총사령관 워싱턴은 부하들을 이끌고 얼음이 둥둥 떠다니는 델라웨어강을 건너 트렌턴에 주둔한 독일 용병 부대를 공격했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벌이고 늦잠을 자던 독일 용병은 대륙군의 기습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영국군에 연달아 패해 사기가 땅에 떨어졌던 대륙군은 이 승리로 용기백배했다. 전쟁을 꼭 해야 하는지 반신반의하던 후방의 사람들도 독립을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6년의 전쟁 끝에 영국군은 항복했고, 1783년 미국은 독립을 인정받았다. 대통령이 돼 트렌턴을 다시 찾은 워싱턴은 감개무량했을 것이다. 워싱턴이 임기를 시작한 1789년은 프랑스 대혁명이 발발한 해다. ‘자유, 평등, 형제애’라는 대혁명의 구호는 가슴을 뛰게 하지만, 프랑스에 진정한 공화정이 된 것은 수십 년 후의 일이었다. 미국 독립전쟁이야말로 최초의 성공한 반란이었다. 미국 독립전쟁은 프랑스 대혁명처럼 계급 갈등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었으나 기존 질서를 뿌리부터 뒤흔들어 놓았다. 유럽과 전혀 다르고 새로운 체제를 탄생시켰으며 여성, 노예까지 자유와 해방이라는 개념에 물들게 한 대사건이었다. 미술평론가
  • “시흥시는 권역별 분산된 다핵도시 개념… 권역별 개발 중점둬야 할 것”

    “시흥시는 권역별 분산된 다핵도시 개념… 권역별 개발 중점둬야 할 것”

    경기 시흥시의회 김태경·김창수 의원은 시흥시가 향후 70만에 걸맞은 도시기반 시설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일 열린 제287회 임시회 도시환경위원회 도시정책과를 상대로 시흥도시관리계획을 위한 시의회 이견 및 제시의건에 대한 질의에서 김태경 의원은 시민운농장 건립 규모가 당초 20만㎡에서 11만 8135㎡로 절반가량 축소된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도시정책과장은 인근 안산에 큰 운동장이 있고 규모가 크면 시설관리비용 등 부담으로 현 상황에 맞게 축소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도시기반시설에 대한 시정책 방안이 매번 이런 식으로 현실에만 맞춘 정책을 펴다 보니 인구 57만의 시흥시가 향후 60만 이상 규모에 대비한 정책이 없어 이모양 이꼴”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앞으로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에 발맞춰 시민운동장 등 기반시설을 조성할 때 미래를 내다보는 넓은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질의에 나선 김창수 의원은 “도시정책과는 앞으로 시흥시가 발전할 개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는 부서다. 현재 57만명에 걸맞은 규모의 기반시설 조성 방안이 필요한데 어떻게 된 건지 현 상황에만 안주하는 기반시설이 늘어나고 있어 안타깝다”며, “시흥시 개발이 권역별로 분산돼 있는 게 특징인데 다핵도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권역별 개발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시청일대를 중심으로 개발한다면 시청에 접근성을 늘리는 기반시설 개발방안을 마련하든지, 아니면 향후 권역별로 대응하는 다핵도시 개념으로, 70만 도시에 걸맞은 도시조성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시정책과장은 “현재 2030기본계획을 변경 수립 중”이라며, “기존 4개권역 개발계획에서 3개권역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일부 시의원은 포동 운동장 진입로가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포동 일대 11만 8495㎡ 부지에 총사업비 1100억원을 투입해 올해 10월부터 2022년 8월까지 건축 현상설계 및 기반시설 실시설계를 실시한다. 이후 2022년 10월 착공해 2024년 말 준공될 예정이다. 글·사진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죽거나 굶거나… 철창 안 슬픈 눈 [김유민의 노견일기]

    죽거나 굶거나… 철창 안 슬픈 눈 [김유민의 노견일기]

    용인의 한 식용견 농장에서 안락사 위기에 있던 개 50여 마리가 구조됐다. 농장주 4명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철거명령이 내려지자 시설을 방치하고 떠났고, 먹이도 물도 없이 뜬장에 갇혀 있던 개들은 동물단체들의 도움으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됐다. HSI, 라이프, 용인시동물보호협회, KoreanK9Rescue는 최근까지 용인시와 협조해 이 농장의 개들을 구조하는 작업을 벌였다. 식용견 농장 안에는 도살장이 함께 있었다. 도살되는 개들을 보거나 그 소리를 들은 개들은 잔뜩 겁에 질려 웅크려 있었다. 치료되지 않은 상처와 마른 몸으로 사람의 손길이 닿는 것을 두려워했다. HSI의 김나라 캠페인 매니저는 19일 “끔찍한 환경에서 살고 있던 개들은 마르고 겁에 질려 있었다. 식용견 산업이 빨리 종식 될수록 이 산업 안에서 야기되는 동물의 고통이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곳에는 진도믹스나 마스티프 종, 농장주가 반려견으로 기르던 테리어종 ‘팀’이 있었다. 모든 개들은 현재 안전한 곳으로 이동되어 적절한 처치 및 예방접종 중이며, 향후 입양을 위해 미국 및 캐나다 내 현지 보호소로 이동할 계획이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의 심인섭 대표는 “한국에서 동물보호법이 제정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동물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식용견 산업을 금지하는 정책을 만들고 시행해야 한다. 이런 참혹함을 더 이상 후손들에게 전가시켜선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KoreanK9Rescue의 김현유 대표는 “모든 개들이 식용으로 도살당하거나 안락사당하는 대신에 새 삶을 살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라면서 “그러나 여전히 식용으로 사육되며 고통받는 개들이 많은 만큼 개식용 금지법안 마련과 농장견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용인시동물보호협회의 기미연 대표는 “도살의 위기를 면했지만, 또 다른 죽음인 안락사의 위기에서 극적으로 삶의 기회를 찾은 50마리의 생명 구조 활동에 벅찬 감동을 느낀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생명을 구하기 위한 노력은 동물단체의 소명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용인시 동물보호과의 조양진 과장은 “용인시에서도 안쓰러운 농장의 개들에게 새삶의 기회가 마련되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여러 단체들에서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미래를 선사했다는 것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아직도 수많은 식용견 농장이 있다. 개식용 산업은 국내에서 합법도, 불법도 아닌 회색지대에 속해있다. 잔인한 방법으로 도축하거나 공공장소 혹은 같은 종의 동물 앞에서 도축하는 것은 동물보호법에 위반됨에도 대부분의 개들은 다른 개들이 보는 앞에서 도살되고, 도축 방법 역시 잔인하다. 아시아에서는 주로 한국과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서 매년 약 3000만 마리의 개들이 잔인하게 도살되고, 식용으로 쓰이고 있다. 반면 홍콩, 필리핀, 대만,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는 개고기를 금지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동물의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진심을 다해 쓰겠습니다.
  • 하수도·농장 노동자 ‘질식재해’ 잔인한 봄

    하수도·농장 노동자 ‘질식재해’ 잔인한 봄

    ‘2020년 6월 빗물받이 맨홀에 추락한 작업자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2명이 황화수소에 중독돼 사망.’ ‘2018년 4월 양돈농장에서 돈분 배출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중간집수조에 추락해 황화수소 질식으로 사망.’ 최근 10년간 일어난 질식재해 사고 10건 중 3건이 봄철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누군가에겐 나들이 가기 좋은 날이지만 하수도·맨홀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는 위험한 시간이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10년(2011~2020년)간 발생한 질식재해는 총 195건으로, 316명이 재해를 입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168명(53.2%)이 사망했다. 일반적인 사고성 재해의 사망자 발생 비율이 1.1%인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계절별로는 봄철(61건·31.3%)에 질식재해가 가장 많았고 여름(49건·25.1%), 겨울(47건·24.1%), 가을(38건·19.5%) 순이었다. 고용부는 “봄철에 질식재해가 빈발하는 것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미생물이 활발히 번식해 작업공간 내 산소 결핍 상황을 만들거나 고농도 황화수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화수소는 공기보다 약간 무거워 환기가 잘 안 되는 장소에서는 아래에 쌓이는 경향이 있다. 지독한 달걀 썩는 냄새가 나서 바로 알 수는 있으나 후각 피로로 냄새에 금방 적응돼 위험 수준에 이를 때까지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봄과 여름철에 오폐수처리·정화조, 하수도·맨홀, 축사분뇨 처리시설 등에서 질식재해가 많이 발생한다. 고용부는 6월까지를 ‘질식재해 예방 집중 지도점검 기간’으로 정하고 위험 시설을 점검하기로 했다. 김규석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밀폐공간에서는 한 번의 호흡만으로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질식으로 사망할 수 있다”며 “작업 전에 산소 농도나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작업 중 반드시 환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어차피 아플거” 그 미용학원은 제보자를 고소했다[김유민의 노견일기]

    “어차피 아플거” 그 미용학원은 제보자를 고소했다[김유민의 노견일기]

    새끼를 낳자마자 미용학원에 끌려가 찬물에 목욕을 하고, 서툰 가위질에 신체 일부가 잘려나가는 아픔을 견뎌야 하는 개들이 있다. 지난해 모 애견미용학원에 다닌 A씨는 인간의 실습을 이유로 다치고 아픈 개들의 고통을 더 이상 마주할 수가 없어 수강을 그만뒀다. 그는 “어떤 걸 배울까가 아니라 더 불쌍한 아이를 만날까 두려운 곳이 미용학원”이라며 참혹한 실상을 알렸다. 보도 이후 미용학원은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A씨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불쌍한 아이들을 방치하고 더 아프게 하는 것이 최선이었나. 미용업의 몰락이 아닌 보다 윤리적으로 개선되기 위함에서 제보한 것”이라며 “특정 직업을 탓하기 위한 것이 아닌, 번식견을 이용하는 학원의 수업방식과 특정학원의 번식견을 대하는 태도에 분노한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오전 기준 애견미용학원의 동물학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 예방 및 관리감독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7523)은 2만2187명이 동의했다.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개농장에서 반복된 번식을 당하며 성한 곳이 없는 개들은 번식을 안하는 기간에는 미용학원으로 와 서툰 가위질에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는 일이 많았다. 제왕절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술자국이 채 아물지 않았음에도 한겨울 추위에 찬물로 목욕을 해야 했다. 말 그대로 죽어서야 벗어날 수 있는 곳이었다. 오랜 시간 인간의 미용 연습을 이유로 서 있다가 힘이 풀려 앉으려고 하면 윽박지르는 소리에 바들바들 떨었다. 귀털 뽑는 수업에는 ‘어차피 아플 거 한꺼번에 다 뽑는 게 낫다’라는 강사의 말에 털을 뽑았지만 개는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처절한 울음소리를 냈다. 동물단체 ‘유기동물의엄마아빠’가 올린 영상에는 실습견이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담겼다. 갇혀있던 창살에 발가락 사이가 찢어지고, 턱이 으스러져 혀가 밖으로 흘러내렸지만 약을 발라주는 최소한의 치료도 없었다. 유엄빠는 “고통의 사슬이 끊어질 수 있도록 펫숍에서 강아지를 구입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미용학원 하나의 문제가 아니었다. 애견미용을 전공하거나 수강했던 다른 이들도 제보를 통해 모유수유하는 아이 젖을 잘라놓거나 배설이 귀찮아 밥을 먹이지 않는 학대가 여러 미용학원에서 행해지고 있고, 시험을 이유로 묵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동물 미용업자는 동물의 건강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설 및 설비를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지만 미용학원은 사업장이 아닌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동물 미용업에 포함되지 않는다. 미용학원에 대한 규정을 마련해 조속히 동물학대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습과 시험 과정에서 살아있는 생명이 아닌 모형으로 시험을 보게끔 법을 마련해야 이 끔찍한 비극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학대의 근원지가 개농장인만큼 그 곳에서 태어난 생명을 펫숍에서 사지 않고 보호소에서 입양하는 것이야말로 동물학대를 막고, 생명을 사랑하는 가장 확실한 실천임을 기억해야 한다.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동물의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진심을 다해 쓰겠습니다.
  • 커피 멸종 막으려면 캡슐 대신 스페셜티 커피

    커피 멸종 막으려면 캡슐 대신 스페셜티 커피

    1인당 커피 소비 세계 1위인 핀란드의 커피 애호가들이 세계 1위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을 돌아본 뒤 펴낸 커피문화 비평서다. 기후변화로 재배 면적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멸종 위기에 놓인 커피를 구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일러 주고 있다. 커피는 ‘커피벨트’라 불리는 지역에서만 자란다. 연중 20도 이상의 기온과 일조량, 강우량이 균형을 이룬 적도 지역에 커피벨트가 형성돼 있다. 한데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폭우 탓에 브라질, 베트남 등의 커피 수확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로부스타와 함께 양대 커피 종을 이루는 아라비카의 경우 2050년 재배 가능 면적은 현재의 절반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저자들은 미래에도 커피를 마시려면 지금 당장 우리와 커피의 관계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키워드는 둘이다.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커피 생산과 적은 양의 좋은 커피 소비다. 우선 커피 생산 방식이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지속가능한 형태로 전환돼야 한다. 거대 기업이 커피 유통 시스템을 장악하면 생산자에게 정당한 대가가 돌아가지 않고, 이들이 커피 농장을 떠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들이 떠난 자리를 차지한 기업들은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토양을 훼손하고, 이는 다시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열악한 노동환경 역시 커피 산업을 좀먹는 요인 중 하나다. 저자들에게 캡슐 커피는 카페인을 즐기는 가장 비윤리적인 방식이다. 캡슐 커피는 플라스틱 용기 등 엄청난 탄소발자국을 남긴다. 저자들이 권하는 건 ‘스페셜티 커피’다. 국제 심사에서 84점 이상 점수를 얻은, 결점이 적은 고급 원두인 ‘스페셜티 커피’는 생산자에게 노동의 대가를 돌려주고, 농가들이 유기농 생산 시스템으로 복귀할 힘이 되어 준다. 본질은 결국 소비자들이 일정 부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모든 환경 운동과 맥이 닿는 말이기도 하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코로나로 유튜브하는 탈북민 증가…수입은 아직 미미

    코로나로 유튜브하는 탈북민 증가…수입은 아직 미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3일 최근 유튜브를 통해 탈북민들이 명성과 이득을 얻는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북한 에미나이’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석현주씨(33)는 “어렸을 때 너무너무 배가 고팠다”면서 북한에서 겪은 시련에 대해 고백한다. 그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9000명이 넘는다. 석씨는 17살 때 두만강을 건너 문맹인 중국인 남성에 신부로 팔려가야만 했다. 지난 4월 운영하던 당구장의 문을 닫고, 풀타임 유튜버로 변신했다. 유튜브 방송 중에 중국산 심 카드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전화를 건, 북한에 사는 남동생의 전화를 받기도 한다. 그가 한 달에 유튜브로 버는 돈은 400~450달러(약 41만~46만원)다. 지난 20여 년 동안 북한에서 탈출한 이들은 북한에 남은 가족들을 염려해 대부분 공개적으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석씨처럼 유튜브를 통해 공개 활동에 나서는 탈북민들이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증가했다. 코로나로 그동안 강연 등으로 얻던 수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유튜브를 하는 탈북민은 1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현재 미국에 살고 있으며 ‘보이스 오브 노스 코리아’란 영어 유튜브 방송을 하는 박연미씨의 구독자 숫자는 48만명에 이른다. 2008년에 탈북해 10만 5000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강은정씨(34)는 “유튜브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며 “사람들은 파워 엘리트 계층보다 북한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은정 텔레비전’이란 강씨의 유튜브 방송 내용은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남북의 삶을 비교하는 것이다. 그녀의 방송 가운데 100만명 이상이 본 가장 인기있는 영상은 아버지와 함께 남한의 농장을 방문해 자동화된 남한의 농법과 노동력 집약적인 북한을 비교한 것이었다. 장정혁씨(23)는 ‘탈북파이터TV’란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는데 코로나로 경기가 취소되자 남는 시간에 유튜브를 제작했다. 어머니와 함께 남산타워, 롯데타워 등을 다니며 “자본주의 먹방”을 선보이기도 한다. 그가 유튜브로 번 수익은 400달러(약 41만원)으로 아직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최금영씨(39)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살고 있다. 최씨는 유튜브를 통해 남한과 북한이 언젠가 통일이 된다면 남한이 북한을 안아야 한다는 반응을 듣는다. 아버지가 십 년 이상 강제 노동을 해야만 했던 아오지 탄광에서 이름을 빌려 ‘아오지 언니’란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가끔 북한으로 돌아가라거나 조국을 팔아 돈을 번다는 비난을 듣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녀가 잘되기를 바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자유와 방랑, 그 사이를 오가는 방황

    자유와 방랑, 그 사이를 오가는 방황

    자동차를 집 삼아 떠도는 한 여자가 있다. 그는 갈 곳을 정하지 않은 채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 이런 삶을 ‘자유’라 해야 할까, ‘방랑’이라 해야 할까. 아니면 그저 ‘방황’인 것일까. 15일 개봉하는 영화 ‘노매드랜드’는 광산 도시인 미국 네바다 엠파이어가 경제적으로 붕괴하고 남편마저 잃은 여성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이 홀로 밴을 몰고 떠도는 모습을 그린다. 펀의 삶이 얼핏 낭만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영화는 그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자유와 방랑, 방황 사이를 오간다. 영화는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골든 글로브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감독상 등 전 세계 주요 영화상을 휩쓸고, 오는 25일 예정된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화제작이다. 화려한 이력에 비해 영화 줄거리는 소박하다 못해 심심하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펀의 삶에는 뚜렷한 목표가 없고,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버거울 지경이다. 아마존 물류센터, 사탕수수 농장, 관광 명소의 식당, 국립공원 내 캠프 인솔자 등 시간제 일자리를 찾아 근근이 일하면서, 밤이면 차를 댈 주차장을 전전한다. 차 안에서 용변을 처리하고, 공중 화장실에서 씻기도 한다. “노숙자”라는 말에 “집이 없을 뿐”이라고 대꾸해보지만, 애처롭긴 매한가지다. 펀이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노마드’들도 처지가 비슷하다. 저마다 사연이 있지만, 사실은 사회에서 튕겨 나온 이들이 대부분이다. 펀이 퍽퍽한 일상에서 벗어나 광활한 협곡, 거대한 숲으로 향할 땐 가슴이 탁 트인다. 아무도 없는 호수에서 알몸으로 수영을 즐길 때는 자유가 묻어난다. 다만 이런 아름다운 장면은 인간의 존재를 오히려 작게 만든다. 거대한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택배 물품을 분류하는 장면이라든가, 거대한 나무가 들어찬 대자연 속에 점처럼 보이는 펀의 모습은 기계 문명과 대자연 속 인간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일깨운다. 영화는 펀의 일상을 차곡차곡 보여 준 뒤 클라이맥스 지점에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언니의 삶을 보다 못한 동생, 그리고 술집에서 만났던 남자가 펀에게 정착을 제안할 즈음이다. 그는 어떤 선택을 할까. 감독은 “영화에서 저마다 원하는 메시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펀의 삶을 지켜보면, 인간은 어차피 외로운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밋밋한 스토리에도 불구,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파고드는 맛이 있다. 이 심심한 영화에 전 세계가 엄지를 치켜든 이유일 것이다. 108분. 12세 관람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지구촌 750만 한인 어떻게 살고 있나”… 민족·세계시민 긍지 눈뜨다

    “지구촌 750만 한인 어떻게 살고 있나”… 민족·세계시민 긍지 눈뜨다

    中국제학교서 동포 도움 받은 교장 추진80명 수강… 징용·차별 등 수난사 돌이켜한류·예술가·기업인 등 활약도 함께 다뤄‘미나리’ 열풍·역사 왜곡 등 현재 이슈 연계“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이 혐한(嫌韓) 시위를 규제하는 조례를 만들고 있습니다. 재일 한인들이 끊임없는 노력 끝에 이뤄낸 변화입니다.”(이성대 서울 구암고등학교 교사) 재일 한인 3세이자 인권운동가인 신숙옥씨가 한 토론 프로그램에서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는 모습을 화면으로 보는 학생들의 눈이 반짝였다. 지난 6일 서울 관악구 구암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이 교사는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와 이를 바로잡기 위해 맞서는 재일 한인들의 노력을 주제로 수업을 이어 갔다. 이 교사는 “재일 한인들은 극우 세력들로부터의 인권 침해를 겪고 있지만, 일본의 시민사회와 손잡고 목소리를 내며 영향력을 높여 가고 있다”고 말했다.구암고는 전국 학교 중 유일하게 ‘세계 한인 정치·경제사’ 교과서를 채택해 수업을 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살고 있는 750만 한인들의 역사와 현재를 다루는 교과서다. 2019년 5월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수립한 ‘부처협업 교과서 개발계획’에 따라 외교부가 지원하고 전북교육청이 주관해 개발됐다. 새로운 교과서가 탄생하더라도 일선 학교에서 활용되려면 대상 학교를 선정하고 시도교육청의 인정도서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대상 학교 선정 과정에서 김대인 구암고 교장이 선뜻 나섰다. 김 교장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 선양 한국국제학교 교장으로 부임했던 경험이 발판이 됐다. 당시 학교에는 중국 동포 기업인들이 십시일반 보내온 장학금이 모여들었다. 학교가 행정적인 문제에 부딪힐 때 동포들이 나서서 해결해 주는 일도 다반사였다. 김 교장은 “우리 학생들도 해외로 나가서 생활할 기회가 많을 텐데, 정착해 있는 한인들로부터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학생들에게 세계 곳곳에 뻗어 있는 한인들과 연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 전례가 없는 과목을 가르치는 ‘맨땅에 헤딩’에 역사 교과를 가르치는 이 교사가 손을 들었다. 한국사와 세계사, 국제학 등에 관심 있는 3학년 학생 80여명이 ‘세계 한인 정치·경제사’ 과목을 선택했다. 수업은 조선 후기 간도와 연해주, 대한제국 시기 하와이와 멕시코의 농장으로의 이주를 시작으로 한인의 역사를 되짚는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의 강제징용과 중앙아시아로의 강제 이주 등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도 돌이킨다. 이 교사는 “한인의 역사를 접하다 보면 핍박받는 한인의 이미지만 떠올리기 쉽지만, 학생들은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며 존경받는 한인들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 유한양행의 설립자인 유일한 등 위대한 업적을 남긴 한인들의 이야기도 접한다. 한인들이 각국에서 우리 문화를 지키고 알리며 한국의 발전에 기여하는 모습도 배운다.‘세계 한인 정치·경제사’ 교과서가 처음 보급된 올해는 공교롭게도 여러 이슈와 사건들이 맞물려 국내에서도 해외동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쿠바 한인 이주 100주년, 영화 ‘미나리’ 열풍,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시아계 혐오 범죄 등 일련의 사건들은 수업 시간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슈들이다. 지난 8일부터는 재미 한인에 대한 수업이 시작됐다. 재미 한인의 역사와 현재는 물론 인종 차별과 혐오 범죄에 맞서는 모습 또한 정면으로 다룰 계획이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당시 일본으로 건너갔다 다시 돌아오지 못한 ‘자이니치’에 대해 배우면서 이 과목의 존재 의미를 떠올렸어요. 우리나라에서든 해외에 나가서든 ‘민족’이라는 의식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3학년 박수빈양) 학생들은 ‘한민족’이라는 정체성을 떠올리는 동시에 ‘세계시민’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눈을 뜨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3학년 강예빈양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한인들을 배우면서 ‘한국인’, ‘한반도’를 넘어 시각을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한인들이 해외에서 겪었던 고난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들에게도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게 된다”면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문제나 우리 사회의 다문화 현상, 인권 문제 등 세계시민으로서의 고민을 넓혀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에 맞서 재미 한인들은 학교 교과서에서 한인의 역사를 다루도록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육위원회가 ‘한인 이민사’를 담은 인종학 수업 지도안을 승인하면서 캘리포니아주의 초·중·고교는 한인의 역사와 한류 열풍에 대해 배우게 된다. 우리나라 교육 과정에서 한인의 역사는 한국사 교과서의 일부분에서 소개된다. 김 교장은 “세계 각국에서 한민족의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750만 한인들의 이야기는 학생들에게도 의미가 클 것”이라면서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한인들을 통해 학생들도 세계시민으로서의 넓은 시야와 진취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윌스미스 “조지아에선 더이상 영화 못 찍어” 선언

    윌스미스 “조지아에선 더이상 영화 못 찍어” 선언

    유색인종 겨냥한 투표권 제한 입법이 원인‘해방’ 영화 내용도 노예제 반대 이야기MLB도 올스타전 장소 애틀랜타서 변경 100여개 기업, 반대전략 위해 온라인회의헐리우드의 유명 영화배우인 윌 스미스가 12일(현지시간) 조지아주의 ‘투표권 제한 입법’에 반대하는 뜻에서 신작 촬영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CNN 등에 따르면 영화 ‘해방’(Emancipation) 주연배우인 윌 스미스와 감독인 앤트완 퓨콰는 공동성명을 내고 “유감스럽지만 영화 제작 장소를 조지아주에서 다른 주로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투표권 제한하려 ‘퇴행적인 투표법’을 제정하는 주 정부에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지아주는 그간 세금 혜택까지 주면서 영화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해당 영화는 남부 노예 집단농장에서 도망쳐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는 북부군에 입대했던 실존 인물을 그린다. 조지아주의 투표권 제한 입법이 흑인 등 유색 인종의 투표자 수를 줄이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조지아주의 투표권 제한 입법은 신분 증명 강화, 부재자투표 신청 기한 축소, 드롭박스(이동식 투표함) 설치 제한 등을 담았고 이는 보수와 진보 사이 간에 소위 ‘문화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프로야구(MLB)가 올스타전 개최지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변경키로 했고 트위터, 언더아머, 리바이스 등 200여개 기업들은 정치권에 투표권 보장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와 별도로 스타벅스, 델타항공 등 100여개 기업들은 지난 10일 투표권 제한 입법을 반대하기 위한 공동 전략을 논의하려 온라인 회의를 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우편투표 확대로 지난해 대선에서 졌다고 보는 공화당은 47개 주 의회에 투표권 규제 법안을 발의했다. 이중 조지아주는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이었지만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대선은 물론 상원 2석 모두 민주당을 택했다는 점에서 가장 치열한 전장이 됐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프리뷰]우리가 가야 할 곳은 어디일까…영화 ‘노매드랜드’가 던지는 질문

    [프리뷰]우리가 가야 할 곳은 어디일까…영화 ‘노매드랜드’가 던지는 질문

    자동차를 집 삼아 떠도는 한 여자가 있다. 그는 어디로든 떠날 수 있지만, 따로 갈 곳을 정하진 않았다. 이런 삶을 ‘자유’라 해야 할까, ‘방랑’이라 해야 할까. 아니면 그저 ‘방황’인 것일까. 15일 개봉하는 영화 ‘노매드랜드’는 광산 도시인 미국 네바다 엠파이어가 경제적으로 붕괴하고 남편마저 잃은 여성 ‘펀’(프랜시스 맥도맨드 분)이 홀로 밴 차량을 몰고 떠도는 모습을 그린다. 펀의 삶이 얼핏 낭만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영화는 그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자유와 방랑, 방황 사이를 오간다.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골든 글로브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감독상 등 전 세계 주요 영화상을 휩쓸고, 오는 25일 예정된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화제작이다. 그러나 극적인 사건이 이어지고 굉장한 반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펀의 삶에는 뚜렷한 목표가 없다.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버겁다. 아마존 물류센터, 사탕수수 농장, 관광 명소의 식당, 국립공원 내 캠프 인솔자 등 시간제 일자리를 찾아 근근이 일하면서, 밤이면 차를 댈 주차장 등을 전전한다. 차 안에서 용변을 처리하고, 공중 화장실에서 씻기도 한다. “노숙자”라는 말에 “집이 없는 홈리스”라고 대꾸해보지만, 애처롭긴 매한가지다.차에 붙인 이름은 ‘뱅가드‘(선봉)지만, 고쳐 타기보다 새 차로 바꾸는 게 훨씬 나을 정도다. 그가 남은 물건을 정리하고 차에 챙겨온 물건이라곤 선물로 받은 접시 세트 정도인데, 그나마 그것도 깨져버린다.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해 안타까워하고, 차가 고장 나면서 결국 동생에게 손을 빌릴 처지에 놓인다. 펀이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노마드’들도 처지가 비슷하다. 저마다 사연이 있지만, 사실은 사회에서 튕겨 나온 이가 대부분이다. 펀이 퍽퍽한 일상에서 벗어나 광활한 협곡, 거대한 숲으로 향할 땐 가슴이 트인다. 아무도 없는 호수에서 알몸으로 수영을 즐기는 펀의 모습에서는 자유가 묻어난다. 다만, 이런 아름다운 장면은 주인공 펀의 존재를 오히려 작게 만든다. 거대한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택배를 분류하는 장면이라든가, 거대한 나무가 들어찬 대자연 속에 점처럼 보이는 그의 모습은 기계 문명과 대자연 속의 인간이란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일깨운다. 미국 저널리스트 제시카 브루더가 3년간 취재한 논픽션 ‘노마드랜드’에서 사회 비판적인 시각을 많이 걷어내고, 펀의 내면을 좀 더 파헤치는 쪽으로 변주했다. 밋밋한 줄거리지만 노마드들의 적절한 이야기를 붙이고, 여러 장면을 감성적인 톤으로 그려낸 클로이 자오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여기에 ‘파고’, ‘쓰리 빌보드’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두 번이나 받은 주연 배우 프란시스 맥도맨드의 연기가 무게감을 얹는다.화려한 이력에 비해 영화 줄거리는 소박하다 못해 심심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지경이다. 그러나 영화는 펀의 일상을 차곡차곡 보여준 뒤 클라이맥스 지점에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언니의 삶을 보다 못한 동생, 그리고 술집에서 만났던 남자가 펀에게 정착을 제안할 즈음이다. 인간의 본질적인 외로움을 펀은 감내할 수 있을까. 그는 어떤 선택을 할까. 감독은 “영화에서 저마다 원하는 메시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밋밋한 스토리에도 불구,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성찰하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 이 심심한 영화에 전 세계가 엄지를 치켜든 이유일 것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땅투기 의혹 경찰 내사‘ 성남시의회 전 의장 의원직 돌연 사퇴

    ‘땅투기 의혹 경찰 내사‘ 성남시의회 전 의장 의원직 돌연 사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경찰 내사를 받고있는 경기 성남시의회 전 의장인 박문석(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이 12일 의원직을 돌연 사퇴했다. 윤창근 시의회의장은 “박 의원이 ‘지병 문제’로 사직원을 제출해 수리했다”고 밝혔다. 시의원이 회기 중에 사직원을 내면 본회의에서 처리하지만, 회기일이 아닐 경우 의장이 결재하게 된다. 5선인 박 의원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14일까지 자가격리 중이며 지난해 4월 폐암 수술을 한 뒤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밝혔다고 시의회는 전했다. 박 의원은 경찰의 공직자 땅 투기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돼, 의원직 사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분당경찰서 관계자는 “박 의원의 혐의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며 “다만 자세한 혐의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분당구 서현동과 율동 일대에 3개 필지의 임야와 밭을 배우자와 공동 보유하고 있다. 박 의원이 시의회 의장이던 지난해 5월 서현동 임야 621㎡를 배우자 A씨와 6억원에 공동 매입했는데 해당 임야는 서현공공주택지구와 인접해 있다. 앞서 2017년 1월에는 서현동의 밭 619㎡을 배우자 A씨 이름으로 6억2500만원에 매입했다. 이 땅은 지난해에만 공시지가가 10% 가까이 올랐다. 특히 분당구 율동의 밭 177㎡ 경우 배우자 A씨 명의로 2015년 8월 6000만원에 매입해 올해 2월 5억622만원에 성남시에 판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의 부인 A씨는 2015년 분당구 율동 도로 177㎡ 일부를 6000만원에 사들였다. 이후 해당 필지는 2017년 율동이 지적재조사 지구에 포함되면서 2018년 도로에서 밭으로 지목 변경을 거쳐 공시지가가 크게 뛰었다고 한다. 땅을 샀던 2015년 해당 필지의 개별공시지가는 ㎡당 6만원대였으나 5년 뒤인 2020년엔 66만원으로 10배 이상으로 올랐다. 지난 2월 성남시는 공원일몰제에 따라 공공용지의 협의 취득 목적으로 A씨 땅을 사들였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율동의 밭은 주말농장을 겸하며 닭과 개를 키우는 용도로 샀다가 공원일몰제로 팔았다”며 “서현동 밭은 전원주택을 지으려고 샀는데 조례가 바뀌며 주택을 지을 수 없게 됐고 땅 공유자와 처리를 놓고 이견이 있어 아직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또 “서현공공주택지구와 인접한 임야 역시 전원주택을 지으려고 임야치고는 비싼 값에 산 것이며 공공주택 개발사업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박 의원 땅이 율동공원 내에 있었고 공원일몰제에 따라 매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순천시 서면 젖소농장, 축산분뇨 악취에 골치

    순천시 서면 젖소농장, 축산분뇨 악취에 골치

    순천의 한 대규모 축산농가가 인접 하천으로 축산분뇨를 무단 방류하는가 하면 악취를 유발하고 있어 해당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일부 축사 건물은 불법건축 건으로 사법당국에 고발까지 당했지만 버젓이 존치돼 있어 순천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12일 순천시에 따르면 서면 지본리에 위치한 6611㎡ 규모의 기업형 축사는 지난 2015년부터 젖소 480여마리를 사육 중이다. 무허가로 젖소를 사육하고 있는 농장으로 수년 동안 고질적인 악취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철이면 주변 300m 넘는 지역까지 역겨움을 느낄 정도다. 김모(65)씨는 “주민들이 오래 전부터 악취와 폐수 민원을 제기했는데 주인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수질 오염과 분뇨냄새로 도저히 살 수 없을 지경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이곳에서 발생한 축산분뇨 오·폐수가 인접 하천을 거쳐 순천시를 가로지르는 동천으로까지 무단 방류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시는 지난 2월 불법으로 분뇨를 유출한 현장을 적발,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 목장은 무허가 건축물(퇴비사)를 지어 축사로 이용하면서도 분뇨처리장을 갖추지 않는데 이어 콘크리트 포장과 외부 옹벽을 설치하는 등 불법형질변경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시에서는 지난해 10월 불법건축물에 대해 사법당국에 고발과 이행강제금 1007만원을 부과하고 자진철거를 유도하고 있지만 목장주는 아직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 농장은 악취 등으로 오랫동안 지역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장소다”면서 “경찰 수사 결과와는 별도로 불법 건축물 철거 이행이 되지 않으면 더 강력한 행정처분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주민들은 조만간 순천시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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