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농업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당락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예배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단원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동해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367
  • 김정은 국토관리사업 올인 왜

    북한이 당·정·군 고위간부들을 총동원해 위락시설과 주택 홍보에 나서고 있다. 북한 지도부 전체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국토관리사업에 ‘올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고위간부들이 평양 김일성종합대학 교육자 살림집(주택) 가정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최근 부인 이설주와 함께 이곳을 방문한 바 있다. 김 제1위원장이 참석하는 이른바 ‘1호 행사’에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동행하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지만, 김 제1위원장이 없는 일반 행사에 고위 지도부가 대거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이 추진 중인 위락시설과 주택 건설 등을 단순한 ‘치적쌓기용’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신축·보수 중이거나 이미 작업을 끝낸 위락시설은 평양시 문수 물놀이장과 강원도 문천시 마식령 스키장을 비롯해 평양과 강원도 일대에만 10군데에 이른다. 김일성대 교육자 살림집(1000가구)과 평성 살림집(1600가구)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 평양 시내가 온통 ‘공사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차산업인 농업이나 2차산업인 제조업은 성장이 더디고 빠른 효과를 보기 어렵지만, 위락시설 건설 등은 가시적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이런 사업들은 관광업 육성을 위한 기반시설 조성과도 긴밀히 연계돼 있다”고 말했다. 위락시설과 주택 건설을 통해 평양 주민들의 만족도를 일시적으로 높여 체제 불만을 희석시키고, 관광 사업의 기반을 구축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염두에 뒀을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 8월 외국 여행사를 초청, 평양에서 관광사업 투자설명회도 개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사용할 수 있는 외화가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동물의 왕국? 편견의 왕국! 있는 그대로의 아프리카를 보다

    동물의 왕국? 편견의 왕국! 있는 그대로의 아프리카를 보다

    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존 리더 지음/남경태 옮김/김광수 감수/휴머니스트/992쪽/5만 3000원 아프리카는 역동적이다. 대륙에 포함된 국가는 54개인데, 언어는 약 2030개다. 지구상에 통용되는 언어의 3분의 1쯤 되는 숫자다. 유전적 다양성도 풍부하다. 평균 신장이 가장 큰 마사이족과 가장 작은 피그미족이 공존하는 게 좋은 사례다. 게다가 인간을 포함해 얼마나 많은 종류의 동식물들이 아프리카에서 기원해 진화를 거듭해왔는지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하지만 아프리카에 대한 지식은 대체로 단편적이다. 아프리카 하면 황폐한 사막, 약육강식으로 점철된 ‘동물의 왕국’, 저개발과 야만이 판치는 땅이란 이미지가 퍼뜩 떠오른다. 그나마 알고 있는 지식마저 편향적이다. 우리가 여태 접해 온 아프리카의 역사가 다른 대륙, 예컨대 유럽과의 관계 속에서 설명됐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를 그럴싸하게 표현한 듯한 ‘검은 대륙’ 별칭 또한 따지고 보면 인간의 어둠이 존재하는 땅이라는 유럽 쪽의 낙인에 다름아니다. 진보적 사관의 아프리카 출신 학자들이 ‘아프리카의 눈’으로 역사를 보긴 하지만 이 또한 이데올로기의 그늘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이에 견줘 ‘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는 한결 균형 잡힌 시각에서 쓰여졌다. 작가이자 사진기자인 저자는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오랜 기간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살았다. 런던 유니버시티칼리지 인류학과 명예 연구교수로 재직할 정도로 이론적 기반도 탄탄하다. 무엇보다 기자 경력을 가진 만큼 아프리카를 대단히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번역자는 책을 ‘아프리카 평전’이라 했다. 대륙 자체에 인격을 부여하고, 출생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를 연대기 형식으로 정리했다는 뜻이다. 책은 아프리카의 자연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대륙의 탄생과정과 지리, 기후 등의 외양을 기술하는 데 책 앞부분의 4분의 1 정도를 할애하고 있다. 그 안에 깃들어 사는 사람의 이야기는 그 뒤에야 비로소 등장한다. 이는 저자가 일반적인 역사 서술 방식이 아닌, 폭넓은 문명사의 관점에서 아프리카를 기술하려는 의도를 가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책이 가진 미덕 가운데 하나는 학제 간 벽을 허물었다는 것이다. 기존의 정해진 방향이나 해석의 틀을 거부하려면 폭넓은 지적 토양이 필요할 터. 책은 지질학, 지리학, 고고학, 고생물학, 언어학, 인류학, 농업경제학, 기생충학 등 방대한 학문 영역을 종횡무진 오간다. 저자는 이처럼 각 학제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아프리카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견을 명료하게 짚어낸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한강(중)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한강(중)

    ■한강 잔혹사 무동·백마도 10여개 섬, 택지 조성 위해 훼손 ‘양화진의 절경’ 선유봉, 깎이고 깎여 ‘섬’ 신세로 한강에는 10여개의 크고 작은 섬(하중도)들이 명멸(明滅)했다. 한강 2000년사 속에서 실재했던 뭇 섬들은 불과 50년 전에 뭍으로 변하거나 사라졌다. 큰 섬을 꼽으라면 팔당 하류부터 당정섬(미사리 섬), 석도(무학도), 잠실도(잠실섬), 뚝섬, 저자도, 율도(밤섬), 여의도, 난지도를 들 수 있다. 부리도, 무동도, 반포도(서래섬), 노들섬(중지도), 백마도도 당당했다. 이 중 석도, 무동도, 부리도, 저자도, 백마도는 한강변을 메워 택지를 조성하는 모래로 쓰이면서 파괴됐다. 밤섬과 당정섬도 같은 운명이었지만 20여년 만에 되살아나고 있다. 잠실도와 뚝섬, 서래섬, 여의도, 난지도는 이름만 섬(도)일 뿐 육지가 됐다. 밤섬과 함께 ‘강의 기적’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당정섬은 경기 하남시 산곡천과 한강이 만나는 팔당대교 하류 미사리 조정경기장 옆에 있다. 석도는 고덕천과, 잠실도와 부리도는 성내천과 탄천이 한강에 합류하는 지점에 각각 형성됐다. 잠실도와 부리도는 별개의 섬이었지만 합쳐져 육지가 되었다. 무동도는 탄천이 흘러나오는 지금의 청담동쯤에 있었다. 반포 서래섬은 이름이나마 남았지만 무동도는 무자비한 채취에 흔적도 없다. 저자도는 청계천과 중랑천, 여의도와 밤섬은 만초천(욱천)과 봉원천, 난지도는 한강 이남의 안양천과 한강 이북의 홍제천과 불광천이 맞닿는 곳에 있었다. 노들섬은 1917년 한강인도교(한강대교) 건설 당시 이름이 없던 모래 언덕에 둑을 쌓으면서 만들어졌다. 노들이란 ‘백로(鷺)가 노닐던 징검돌(梁)’이라는 뜻이며 강 건너편 노들나루(노량진)의 이름을 딴 것이다.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키로 했으나 한강대교를 오가는 차량이 내는 소음과 예산문제로 백지화되고 나서 텃밭으로 쓰이고 있다. 난지도는 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보다 33배나 더 큰 거대한 쓰레기 산이 됐다. 난초와 지초 향기가 진동하던 섬이 쓰레기 침출수의 악취를 풍기는 인공산이 된 셈이니 비극이 따로 없다. 백마도는 김포대교 아래 모래섬이었지만 신곡수중보 공사로 가라앉았다. ‘한강 잔혹사’는 섬을 없애기도 했지만 새로운 섬을 생성시키기도 했다. 선유도와 세빛둥둥섬이 새롭게 태어난 인공 섬이다. 선유도는 본래 높이 40m의 선유봉이었다. 지금의 합정동 절두산(잠두봉)과 마주 보고 서 있었으며 18세기 겸재 정선의 실경산수화 ‘선유봉’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양화진의 절경이었다. 한강제방 축조와 여의도 윤중제 조성용 골재로 조금씩 깎여 나가기 시작해 결국 섬 신세가 됐다. 1390억 원을 들여 반포한강공원에 지어진 3채의 세빛둥둥섬은 세계최대의 인공 섬이다. 강물에 휩싸여 떠내려가지 않도록 쇠사슬로 고정한 유리성(琉璃城)이다. 인간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없앤 자연섬에게 바치는 레퀴엠(진혼곡)인지도 모른다. 자연을 훼손한 대가가 얼마나 비싼지 생각게 한다. ■뚝섬 과거사 경상·충청·강원도 연결하는 도성 동남쪽 관문 다리 건너고 배로 한강 넘어야 닿아 섬으로 인식 한강 제방이 생기기 전 한강 강폭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넓었다. 제2차 한강종합개발이 완료된 1987년 이후 한강의 강폭은 최대 900m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강제방이 없었던 1960년대 이전의 한강은 서울~원산 간 경원선(지금의 중앙선 구간) 철길이 경계선을 이뤘다. 홍수 때면 여의도, 이촌, 신사, 잠원, 반포, 압구정, 뚝섬, 잠실 등 한강 양안이 물바다가 되기 일쑤였다. 홍수기 한강의 넓이는 평균 1800~2000m였고, 잠실섬을 중심으로 현재의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석촌호수 남단까지를 측정했을 때 최대 3500m에 이르렀다. 갈수기에는 한강대교를 기준으로 노량진과 흑석동 쪽에 붙어 흐르는 50~100m의 가느다란 물줄기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백사장이었다. 옛사람들은 왜 뚝섬을 섬으로 여겼을까. 긴 다리를 건너고 배를 타야 닿을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뚝섬은 한양인 듯하지만 한양이 아니었다. 도성 밖 성저십리(城底十里)의 경계지점이자 도성의 동남쪽 관문이었다. 1751년에 제작된 도성삼군문분계지도(都城三軍門分界之圖)를 보면 뚝섬을 섬으로 그리지 않았다. 다만 살곶이다리를 건너 뚝섬, 광나루, 송파나루로 향하는 지점에다 ‘뚝섬’이라는 지명을 적어 놓았다. 중랑천을 건너서 다시 배를 타고 한강을 넘어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로 연결되는 뚝섬을 섬으로 여긴 까닭이다. 당시 강원도 가는 길은 경기도 광주를 거쳐 북한강을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충청도와 경상도를 가려면 남한강 줄기를 따라 내려갔다. 3도의 물산이 모이는 광나루와 송파나루가 흥청대기 마련이다. ‘광주 가는 나루’라고 해서 광나루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양도성을 나서면 광희문~왕십리를 거쳐 개천(청계천)과 중랑천이 한강본류와 만나는 살곶이다리(箭串橋)를 건너야 뚝섬에 닿았다. 함흥에서 도읍으로 돌아오던 태조가 왕자의 난을 일으켜 왕위에 오른 태종에게 화살을 날렸던 바로 그 장소이며 조선에서 가장 긴 돌다리였다. 중랑천을 따라 도봉천과 만나는 지점까지 이어지는 동부간선도로를 생각해 보면 옛사람들이 뚝섬을 섬으로 여길 만했다. 뚝섬(纛島)이라는 지명은 태조 때 왕을 상징하는 깃발인 독기(纛旗)가 떠내려온 장소라고 하여 생겼다. 처음에는 독도라고 부르다가 이후 둑섬, 둑도, 뚝도를 거쳐 뚝섬으로 굳어졌다. 장안평이나 전관평(살곶이벌)처럼 넓은 벌을 형성하는 비옥한 땅이어서 한성부의 배후 농업지대 역할을 했다. 마장동(馬場洞)이나 면목동(面牧洞)이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말을 키우고 사냥을 하던 드넓은 목장이었다. 이곳에 경마장과 골프장이 생겼다가 없어지고 현재의 서울숲이 조성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뽕밭 변천사 홍수방지 제방쌓기서 택지·도로 조성으로 변질 잠실섬·부리도 육지화… 금싸라기 땅으로 개발 한강의 섬은 어떻게 없어졌으며 강변 백사장은 어디로 다 사라졌을까. 물난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제방을 쌓는 것이 1960년대 제1차 한강 개발의 주목적이었지만 차츰 택지조성과 제방 둑에 도로를 개설하는 사업으로 목적이 변질됐다. 이름하여 공유수면 매립공사로 불린 한강 제방쌓기가 이권사업으로 등장한 탓이다. 1960~1970년대 동부이촌동, 흑석동, 서빙고, 반포, 압구정동, 구의, 잠실 등이 주 대상지역이었다. 국유하천인 한강을 막아 제방을 쌓고 택지를 조성했다. 모래와 골재는 한강에 지천으로 널린 모래섬과 강변 암벽을 폭파해 메웠다. 그 결과 섬은 사라졌고, 한강제방에는 강변도로와 올림픽대로가 생겼고, 한강변은 아파트 단지가 됐다. ‘땅 짚고 헤엄치기 식’ 공유수면 매립공사를 수주한 건설업체들은 재벌이 됐다. 잠실섬은 본래 광진구 자양동에 붙어 있던 땅덩어리가 ‘아득한 옛날’ 홍수 때 허리가 잘려나가 섬이 됐다고 한다. 이때 새로 흐르게 된 북쪽 물길이 신천(新川)이다. 또 잠실섬 서쪽에 부리도가 있었는데 갈수기에는 하나의 섬이었다가 강물이 불면 딴 섬이 되었다. 행정적으로 잠실섬은 고양군 뚝섬면, 부리도는 광주군 중대면으로 갈렸다. 잠실에는 16세기 무렵까지 뽕나무가 무성했지만 잦은 홍수로 피폐해졌다. 지금의 서초구 잠원동이 잠실의 역할을 대신했다. 1960년대 말까지 서울의 끝은 뚝섬과 광나루였다. 잠실섬의 존재를 거의 인식하지 못했다. 1969년 경기도 광주에 조성한 300만평 규모의 광주대단지(성남)에 집단이주한 주민 10만명의 교통불편 민원과 서울에서 소외됐다는 불만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강북의 기존 시가지와 광주대단지를 연결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잠실 공유수면 매립과 잠실섬의 육지화, 잠실대교의 개설이 최대 현안으로 부각됐다. 1971년 4월 한강 남쪽 본류인 삼개나루(삼전도) 쪽 흐름을 차단하는 물막이공사가 완료됐다. 잠실섬이 뭍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북쪽 지류인 신천 쪽을 막지 않고 남쪽 본류인 삼전도 쪽을 막은 것은 택지를 더 많이 조성하기 위해서다. 서울에서 유일한 호수인 석촌호수는 이때 막은 강물이다. 롯데는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대비한다는 명목 아래 이 땅에 동서 390m, 남북 265m, 바닥면적 합계 56만㎡의 엄청난 건물을 지었다. 이렇게 탄생한 잠실 롯데월드는 여의도 63빌딩이나 삼성동 코엑스보다 4배 가까이 큰 덩치를 자랑한다. 석촌호수를 가로지르는 송파대로 좌우 동호(東湖)와 서호(西湖) 중 서호를 20년 장기 대여해 실외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동호 남쪽에 이곳이 옛 송파나루터였음을 알리는 표지석이 서 있고, 서호 옆에는 1639년 병자호란 때 세운 삼전도비(大淸皇帝恭德碑)가 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뽕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 것을 이른다면 잠실의 변화는 ‘상전금지’(桑田地)란 신조어를 낳을만하다. 뽕밭이 금싸라기 땅(地)이 되었으니 말이다. 1972년 7월 잠실대교와 송파대로가 준공돼 서울과 성남시가 이어졌다. 1978년 잠실매립이 마무리되자 75만 평이 생겼다. 여기에 국유지와 시유지를 주축으로 대대적인 토지구획정리사업을 벌이자 무려 340만 평에 이르는 신생 도시 한 개가 생겼다. 이른바 잠실지구이며 올림픽유치의 꿈을 이룰 잠실 메인스타디움이 깃들 기회의 땅이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을 지낸 손정목 서울시립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매립 당시 토사가 부족하자 개발업체 측이 ‘몽촌토성 언덕을 헐어 사용하면 어떻겠느냐’라는 제안을 했으나 서울시가 수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성백제의 역사를 한순간에 허물어 버릴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joo@seoul.co.kr
  • 현직 부군수 친환경 농산물 인증 사기

    지방자치단체의 현직 부군수가 브로커, 인증기관과 짜고 친환경 농산물 인증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30억원대의 보조금을 빼돌린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서부지검 부정식품사범 합동단속반(반장 김한수)은 인증기관을 동원해 거짓 인증을 주도한 박모(59) 전남 장성군 부군수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공무원 선모(59)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거짓 인증으로 보조금을 가로챈 인증기관 운영자와 브로커 등 10명을 사기·사문서변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1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부군수는 전남도청이 친환경농산물 인증 면적을 인사 자료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정하자, 승진을 노리고 직원과 인증기관을 동원해 농가 375곳에 거짓 인증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직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위협해 농가가 작성해야 하는 영농일기와 생산계획서를 대신 작성하도록 했다. 또 농약을 사용하는 농가에도 친환경 인증을 신청하라고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부군수와 공모한 인증기관은 거짓 인증의 대가로 보조금 3억원을 챙겼다.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하반기 인증 실적의 86%에 이르는 8㎢를 거짓으로 채웠다. 이 때문에 장성군은 전남도에서 ‘친환경농업 우수상’을 수상하고 포상금 1억 5000만원을 받았다. 브로커와 인증기관이 결합해 거짓 인증을 주도하고 29개 지자체로부터 보조금 30억원을 받아 챙긴 사실도 드러났다. 농자재상 등 브로커 10명과 인증기관 7곳은 농자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며 전국 5700여개 농가를 끌어들여 63.8㎢에 대해 허위 인증서를 발급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글로벌 경제] FTA 세계대전

    [글로벌 경제] FTA 세계대전

    한국이 동남아 맹주(盟主)인 인도네시아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하기로 하면서 세계 경제 지도를 바꿀 지역무역협정(RTA)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WTO에 통보된 전세계 지역무역협정(RTA) 발효 건수는 351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가장 느슨한 형태의 통합인 자유무역협정(FTA)이 204건으로 가장 많다. RTA는 해마다 20~30건씩 꾸준히 발효되고 있다. WTO가 주도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상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그 대신 개별 국가들끼리 별도로 추진하는 RTA 체제가 퍼지고 있어서다. 미국의 경우 1994년 캐나다,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했지만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에는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수출을 늘려 경제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12개 나라가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EU와의 범대서양자유무역협정(TAFTA)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태평양 국가 중심인 TPP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8.6%를, 대서양 국가들로 이뤄진 TAFTA는 세계 GDP의 45.2%를 차지한다. 두 협정이 모두 타결되면 세계 무역 판도는 미국을 중심으로 새롭게 그려진다. 미국과 함께 G2(세계 2대 강국)를 이루는 중국 역시 미국, 일본, EU 등과는 FTA를 맺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이 TPP에서 의도적으로 중국을 배제하자, 아세안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한·중·일 FTA 추진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특히 미국이 주도하는 TPP(경제규모 27조 달러)와 중국이 이끄는 RCEP(20조 달러)는 참여국가나 성격 등에서 서로 겹쳐 미·중 간 충돌이 우려된다. 일본은 상품·서비스 중심의 FTA보다는 투자·인적교류 확대를 강조한 경제동반자협정(EPA) 추진을 중시하고 있다. 관세율이 낮다 보니 상대국에 추가적인 관세 인하 혜택을 제공하기 어려워서다. 최근 TPP 협상에 참여하기 위해 농업 개방 조건을 수용하기로 하는 등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어려워진 경제를 자유무역 확대로 이겨내려 하고 있다. EU는 전통적으로 북아프리카 및 중동 등 지중해권 국가와의 FTA를 중시했다. 하지만 2011년 한국과의 FTA 발효를 계기로 싱가포르, 인도 등 아시아 지역과의 FTA 추진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과의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하는 등 고삐를 죄고 있다. FTA에 가장 적극적인 칠레는 지금까지 51개국과 모두 17건의 FTA를 발효해 전 세계에서 가장 넓은 경제 영토(78.05%)를 갖고 있다. 한국도 경제 영토가 60%가 넘어 멕시코(61.14%)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하며 ‘동북아 FTA 허브’로 발돋움한 상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배움터’ 경로당

    예전 경로당 풍경을 떠올려보자. 노인 대부분이 TV를 보거나 잡담을 나누며 쉬는 모습이 일반적이다. 이제 경로당은 외국어나 요리를 배우는 공간이 됐다. 등산과 게이트볼을 즐길 수도 있다. 뜨개질을 익히고 텃밭을 가꾸기도 한다. 경로당이 즐겁게 변하고 있다. 금천구가 본격 고령화 시대를 맞아 단순한 사랑방 역할에 그치던 경로당을 건전한 여가복지시설로 업그레이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4일 구에 따르면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대한노인회 금천지회, 금천노인종합복지관, 보건소 등과 손잡고 노인 대상 전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각 기관에서 경로당에 강사 및 자원봉사자를 파견해 종이접기, 바둑 교실 등 10여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전체 67곳 가운데 60곳이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구는 이와함께 활성화 사업을 현장에서 지원할 전문코디네이터를 육성하는 한편, 유관기관과 협의체도 구성했다. 구는 특화 프로그램 8개 유형 가운데 각 경로당 특성에 맞게 3가지 이상을 골라 시행하고 있다. 프로그램 질을 높이기 위해 전담인력을 배치했다. 특화 프로그램 유형으로는 ▲한글교실·외국어교실·요리교육 등 학습형 ▲교통정리·동화교실·우산수리 등 사회봉사형 ▲등산·게이트볼촬영 등 동아리형 ▲조각보 만들기·뜨개질·한자공예 등 창작공방형 ▲종이봉투·전통식품 만들기 등 공동작업장형 ▲텃밭가꾸기·수경재배 등 도시농업형 ▲공동육아·독거노인 돌봄 등 돌봄제공형 ▲청소년 공부방·주민조직 회의실 제공 등 시설개방형이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강릉 왕산면 독도사랑캠페인회

    강릉 왕산면 독도사랑캠페인회

    14일 강원도 고랭지 농업단지 농민들로 구성된 강릉시 왕산면 독도사랑캠페인회(회장 김준태) 회원 18명이 독도를 방문, 발대식을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을 잠재우는 데 힘을 보태는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농협중앙회 제공
  • 조지아·앨라배마 수만명 고용 창출 주정부 직업훈련원 건립 전폭 지원

    현대·기아자동차의 미국 공장은 현지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했다. 공장이 자리 잡은 미국 남부의 조지아와 앨라배마는 과거 플랜테이션 농업이 발달한 곳이다. 땅콩이나 목화 농사를 짓거나 섬유산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대부분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3000명의 생산직 근로자를 현지에서 채용했다. 협력사까지 합치면 고용창출 효과가 4만명에 이른다. 조지아 웨스트포인트시의 경우 2006년 13%에 달하던 실업률이 기아차 공장이 생긴 뒤 현재 10%까지 줄었다. 주 정부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현대·기아차와 같은 대형 생산공장 유치에 힘쓸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취업교육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조지아주 교육부 산하 기술교육 지원기관인 퀵스타트는 웨스트포인트 기아차 공장에서 3분 정도 떨어진 곳에 7만 5000㎡ 부지를 확보하고 연수원을 지어 기아차에 제공했다. 한번에 900명을 교육할 수 있는 공간이다. 퀵스타트는 기아차가 생산직 근로자를 뽑을 때 채용과정을 지원하고, 뽑힌 신입 직원들의 직업기술 학습 및 훈련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생산공정에 맞게 로봇실습장, 전기전자실습실, 품질실습실 등 단계별로 장비가 갖춰져 있어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신입 직원 외에 현장 근로자, 팀장 등 직급별 재교육도 주 정부가 담당하고 있다. 벤 월턴 퀵스타트 프로젝트 매니저는 “기아차 공장은 3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드는 거대한 프로젝트였다”면서 “제조업 경험이 없는 지역 주민을 숙련된 생산직 근로자로 교육시키는 것은 기아차와 주 정부 모두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공장이 들어선 앨라배마도 공장 설립 당시 교육훈련 연수원인 HMMA 트레이닝센터를 제공하고 교육훈련 지원을 약속했다. 앨라배마 주 정부는 고용창출을 위한 채용광고비를 현대차 측에 지원하기도 했다. 웨스트포인트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美연준 재닛 옐런 새 의장 ‘2대 과제’ 어떻게 풀까

    美연준 재닛 옐런 새 의장 ‘2대 과제’ 어떻게 풀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 새 의장에 재닛 옐런(67) 현 부의장을 공식 지명하면서 미국의 ‘첫 여성 경제 대통령’ 시대가 열리게 됐다. 벤 버냉키 현 의장이 추진해 온 양적완화(QE)의 대표 지지자인 옐런 부의장이 내년 2월 임기가 시작되는 차기 의장으로 지명되자 주요국 증시가 상승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일제히 환영했다. 그러나 옐런호가 넘어야 할 산도 많아 어깨가 무겁다는 평가도 나온다. CNN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옐런 부의장을 차기 의장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옐런 후보자는 물가 안정과 고용 창출이라는 두 가지 정책 의무를 지닌 연준의 의장직을 넘겨받기에 강인하고 검증된 지도자”라고 소개했다. 옐런 후보자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리세션(경기 후퇴)에서 벗어나 경기 회복력을 강화하려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며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옐런 후보자의 가장 큰 과제는 현행 850억 달러(약 91조원)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를 점차 축소해 종료하는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어떻게 연착륙시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옐런 후보자가 양적완화 시행을 주도했기 때문에 연준의 현행 금융·통화 정책 기조에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이날 연준이 공개한 지난달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내 양적완화 출구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연준이 성급하게 출구 전략을 단행하면 채권시장에서 2조 3000억 달러가 증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국 연방정부 일시폐쇄(셧다운)와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 속에 옐런 후보자의 낙점으로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등 불확실성이 계속될 전망이다. 연준의 양대 정책 목표 가운데 물가보다 고용에 더 신경 쓰는 ‘비둘기파’로 알려진 옐런 후보자는 실업률 해결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지난 8월 실업률은 7.3%로, 전달보다 0.1% 포인트 하락했지만 비농업 부문의 새 일자리는 16만 9000개에 그치는 등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였다. 옐런 후보자는 이를 의식한 듯 이날 회견에서 “너무나 많은 국민이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해 생계를 어떻게 꾸려 나갈지 걱정하고 있다”며 “연준이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면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옐런 후보자에 대한 미 의회 인준은 민주당의 지지로 무난할 것으로 보이지만 양적완화 정책이 자산 버블(거품)에 인플레이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비판해 온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를 넘어야 하는 것이 숙제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2013 공직열전] 통일부 (하)주요 과장급 간부들

    [2013 공직열전] 통일부 (하)주요 과장급 간부들

    통일부는 통일 및 남북 교류, 대북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주무 부서이지만 북한 전문가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통일부의 핵심 인력인 각 부서의 과장급들 가운데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대(對)한반도 전략에 정통한 전문가들이 적지 않게 포진해 있다. 이들은 해당국에 남북 관계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재외 공관 통일관으로 일하거나 담당 국장을 도와 각 분야에서 통일부 업무의 외연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장급 못지않은 회담 경력을 가진 베테랑 ‘회담통’, 각 분야의 전문가급 과장들도 ‘작지만 강한 부처’ 통일부를 지탱하고 있다. 김영일 사회문화교류과장은 통일부 내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꼽힌다. 중국 국무원 직속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중국 전문가들과 함께 북핵 문제 및 동북아 평화 유지 방안 등에 대해 연구한 경력을 갖고 있다. 당시 맺은 인연으로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 인맥이 두텁다. 현재까지 활용되고 있는 이산가족 교류 시스템을 구축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창열 기획재정담당관도 중국사회과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주중 대사관 정무참사관으로 일했다. 통일정책실에서 경제분석과장과 정책기획과장을 지낸 정책통, 기획통이다. 현재는 박형일 주중 대사관 통일관이 중국 정부와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부내 ‘미국통’으로는 미국에서 한반도 문제 관련 분야의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거나 주미대사관 주재관 경험을 가진 최상철 회담운영부장, 최용석 교류협력과장, 오충석 출입총괄과장, 김시운 정책기획과장, 황승희 통일기반조성과장, 이종주 주미 대사관 통일관 등이 꼽힌다. 이 중 황 과장은 올해 새로 만들어진 통일기반조성과를 이끌며 주변 4강을 대상으로 통일 관련 정부 비전과 정책을 홍보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독일 전문가로는 두 차례 주독일 대사관 파견 근무 경험을 갖고 있는 이봉기 주독일 대사관 통일관이, 일본 전문가로는 추석용 주일본 대사관 통일관과 현재 국방대 연수 중인 배충남 과장이 꼽힌다. 검정고시를 거쳐 성균관대를 나온 이 통일관은 7급 공채로 통일부에 입부해 과장까지 고속 승진을 거듭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통역사보다 뛰어난 독일어 실력을 갖추고 있다. 통일부에서 손꼽히는 영어 실력자인 여상기 주러시아 대사관 통일관은 다방면에 관심이 많아 공모를 통해 주탄자니아 1등서기관으로 3년간 일하기도 했다. 통일부 업무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회담 분야에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 포진해 있다. 김기혁 회담 1과장은 지금까지 북한을 58회 방문한 정부 내 최다 방북 기록 보유자다. 개성공단 건설 초기 개성에 1년간 거주하며 건설 사업을 총괄했고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도 그의 손을 거쳤다. 배광복 회담기획부장은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대표, 남북해운협력 실무접촉 대표, 남북농업협력 실무접촉 대표로 직접 북한과의 협상에 참여한 경험이 많다. 차세대 일꾼으로 주목받는 30대 과장과 여성 과장들의 활동도 두드러진다. 39세의 홍진석 관리총괄과장은 통일부 내 소문난 정책통으로, 남북 교류가 활발했던 2007년 수많은 정책 보고서를 다듬어냈다. 여성 과장인 황정주 이산가족과장과 정소운 경제사회분석과장은 교류 협력과 정세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능통한 ‘하이브리드형’이자 ‘마당발’로 통한다. 황 과장은 2007~2009년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에 우리 측 대표로 여러 차례 참여했고, 정 과장은 회담 1과장 시절인 2010년 9월 천안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군사실무회담에 협상대표로 참석, 북측 관계자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따지면서 명쾌한 논리로 회담을 끌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각종 매뉴얼 작성 작업에 능통한 정준희 운영지원과장은 통일부의 인사 제도를 리모델링해 기틀을 세웠다. 전국공무원노조 통일부 지부로부터 ‘본받고 싶은 간부’ 상을 받기도 했다. 김병대 정책총괄과장은 설령 고위 간부들의 눈 밖에 나더라도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하는 정책은 소신 있게 반대하는 뚝심이 돋보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열린세상] DMZ세계평화공원-들어가지 않기, 나누지 않기/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열린세상] DMZ세계평화공원-들어가지 않기, 나누지 않기/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정전협정 60주기를 맞아 생명의 땅 비무장지대(DMZ)를 세계평화의 메카로 만들기 위한 논의가 한참이다.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의 뜻을 밝혔고, 8·15 경축사를 통해 이를 북측에 제의했다. 세계평화공원이 제시되자 경기도 및 강원도의 DMZ 인접 지자체들이 저마다 사업추진단을 구성하고 유치 경쟁에 나섰다. DMZ 인근에 평화산업단지 조성 주장에서부터 공원단지 내 국제기구 유치, 외국인 거주타운 조성, 동서평화고속도로 건설, 나아가 공원 내 독서시설 요청에 이르기까지 주장과 제안 또한 백출하고 있다. 종합계획이 나오기도 전에 개발이득을 염두에 둔 도(道) 및 지역 간의 신경전이 일고 있으며 분쟁의 조짐마저 보인다. 세계평화공원 조성에 참여할 당사자들이 공유해야 할 계획의 전제조건이 필요한 시점이다. 첫째, 모든 개발 프로젝트는 DMZ 역내로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독일의 경우 동·서독 접경지대는 민간 환경단체와 연방 주들 간의 협조로 지금까지도 그린벨트 조성이 진행 중이다. 그곳은 철저한 녹지보전지역인 ‘그뤼네스 반트‘(Grunes Band)로, 환경적 차원을 넘어 역사자원도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민간 자연환경보호단체인 분트(BUND)는 통일 직후부터 지금까지 토지 공유화를 위한 보상금 조달 시민모금, 시민교육, 농약사용 줄이기를 위한 홍보 등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 지자체와 연방정부의 협력으로 현재 그뤼네스 반트는 스칸디나비아부터 발칸을 거쳐 유럽대륙까지 확산되는 ‘대륙 생태 띠’를 만들었고 국제 환경운동의 거점으로 성장했다. 한국 DMZ보다 5.6배 더 긴 그뤼네스 반트는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별다른 인공시설물이나 대형 공원이 들어간 적이 없으며, 있는 그대로의 순수한 자연경관으로 가치를 발하고 있다. 자전거 길도 과거 동독의 국경 순찰차량 도로를 활용하고 있고, 생태교육장도 동·서독의 주 사이에 위치한 옛 군사시설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그뤼네스 반트의 운동가들은 접경지역 인근에 살면서 거주민들의 유기농 농업교육, 환경 모니터링 등 활동을 지속적으로 펴고 있다. 그들은 어떤 경우에도 그 안에 새로운 시설의 개발을 상정하지 않는다. 둘째, DMZ가 구획되거나 나누어지지 않아야 한다.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DMZ 인접 지자체마다 공원 및 시설들을 개발하여 DMZ의 전체 가치를 상실케 하는 것이다. 동서를 가로지르는 DMZ는 하나의 연결공간이다. 국토의 남북 축인 백두대간, 도서연안과 함께 한반도의 ‘핵심 생태 축’으로 분절된 공간이 아닌 연속된 생태 네트워크 공간이다. 따라서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도 부분이 아닌 전체 공간을 아우르는 종합보존 계획을 먼저 수립하고, 단일한 관리체계 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DMZ를 하나로 보는 통합장소 브랜드를 구축하고 지역 비교우위에 의해 개발의 수준과 범위를 조율하여 정부가 개발 과열을 잠재워야 한다. DMZ 내에 포장도로 및 인공시설의 개발을 억제하고, 접경지역 주민 보상 및 협의 방침도 적극적으로 마련해 ‘100년 처녀지 DMZ’로 지켜 나가자. 공원을 조성하기란 쉬운 일이다. 그러나 60여년 침묵의 청정지역이 그 자체로 공원이 되도록 하는 데는 고도의 디자인 역량이 필요하다. 또 인위적으로 장소를 만들기란 쉬운 일이다. 그러나 역사 및 생태자원이 널려 있고, 숱한 스토리가 켜켜이 쌓여 있는 그곳이 본디 가지고 있던 장소성을 회복하게 하는 일은 실로 어렵다. DMZ 세계평화공원은 쉬운 방법을 버리고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 155마일의 긴 공간 자체가 하나의 공원이다. 설계자는 조건만 부여하고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스스로 자라나게 하는 자생 디자인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DMZ의 경우, 신중한 개발이라도 개발은 하책이요, 지속가능한 보존의 디자인이 상책이다. 세계평화공원 논의와 함께 일고 있는 상업주의를 경계하고, 개발주의자들의 논리가 득세하지 못하도록 규율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지역주민이 개발의 욕망을 억제하고 국민이 감시하여 DMZ 전체가 세계적 역사문화생태공원이 되도록 지켜 나가자.
  •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고금리 저축·저금리 대출 상품 봇물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고금리 저축·저금리 대출 상품 봇물

    2%대 저금리로 돈 불리기가 쉽지 않은 서민들을 위한 은행들의 맞춤식 서민금융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이 팔고 있는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외에 자격 요건만 갖추면 높은 금리의 저축성 상품, 낮은 금리의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우리실업급여지킴이 통장’과 ‘우리희망지킴이 통장’을 팔고 있다. 우리실업급여지킴이 통장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실업급여를 받는 개인이 가입할 수 있으며 법원의 압류 등이 방지된다. 우리희망지킴이 통장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금을 받는 개인이 가입 대상이다. 역시 산재보상금 수급권을 보호하기 위해 압류 등이 방지된다. 또 우리은행은 지난달 2일부터 자체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 대출을 최초 14% 금리에 최장 10년 분할상환대출로 전환한 뒤 채무조정으로 전환받은 대출을 성실히 갚으면 6개월마다 0.5% 포인트씩 금리가 내린다. 최저 연 6%까지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지 금융권에서 운영하는 프리워크아웃 중 가장 낮은 수준의 금리”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도 ‘KB국민행복적금’ 등을 통해 서민들의 목돈 만들기를 돕고 있다. 2011년 11월에 나온 KB국민행복적금은 가입 대상과 월 납입한도를 늘리고 금리를 최고 연 7.5%로 올려 지난 3월 13일 새롭게 출시됐다. 기초생활수급자와 북한이탈주민, 결혼이민여성, 한부모가족지원대상자, 근로장려금수급자가 가입 대상으로 월 최고 50만원 범위 내에서 정액적립식 또는 자유적립식으로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IBK근로자생활안정자금’, ‘IBK청년·대학생고금리전환대출’, ‘IBK중금리신용대출’ 등을 갖고 있다. IBK청년·대학생 고금리전환대출은 신용회복위원회 보증으로 대학(원)생 및 저소득 청년층의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은행대출로 전환해 주는 상품이다. IBK중금리신용대출은 은행 대출을 이용하기 힘든 저신용등급 고객들이 최고 연 13% 금리로 최대 5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낮아 제2금융권의 20%대 고금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고객에게 낮은 금리로 은행 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청년드림대출’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예비창업자 또는 창업 후 3년 이내 기업 중 청년(만 39세 이하)이 대표자인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에 대해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보증서를 담보로 자금을 지원한다. 최고 1억원까지 대출 가능하며 연 5% 저리로 자금을 지원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현재 청년드림대출은 96개 계좌, 33억원을 대출받아 이용 중”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서민금융상품 외에 공익기금적립 금융상품을 통한 사회공헌도 하고 있다. ‘행복한 대한민국 통장’은 저소득층 및 기초생활수급자, 독도사랑기금 등에 판매금액의 0.1%를 지원한다. ‘법사랑통장’은 어린이 범죄피해자와 다문화가정, ‘NH희망채움통장’은 저소득 소외계층 지원에 쓰인다. ‘채움 다함께 미래로 예금’과 ‘더 나은 미래 통장’은 농업·농촌 환경 개선과 미래 꿈나무 육성을 위한 장학사업 등의 공익사업을 지원한다. 하나은행은 ‘자영업자 바꿔드림론’으로 영세 자영업자를 지원하고 있다. 이 상품은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을 갖고 있으며, 신용등급 6~10등급의 연소득 4500만원 이하 영세 자영업자가 가입 대상이다. 최장 6년까지 연 8~12.5%로 고금리 대출 원금 범위 내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 금리 전환이 가능하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KEB 1004 나눔적금’을 팔고 있다. 이 상품은 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 저소득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새터민이 가입할 수 있으며 지난 1일 현재 중도해지 없이 만기해지 시 최고 연 6%(3년제)의 높은 금리를 주고 있다. 또 긴급 생활자금이 필요해 중도 해지해야 할 경우에도 가입 당시 기본 이율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신한 새희망드림 대출’ 상품을 통해 제1금융권을 이용하기 어려운 서민 고객을 대상으로 소액 신용대출을 해주고 있다.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이거나 외부 신용평가사 신용등급이 5등급 이하로 연소득 4000만원 이하 고객이라면 최고 500만원 이내에서 연 14% 금리로 긴급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근로장려금수급자, 한부모가정, 다자녀가정, 만 60세 이상 부모 부양자 등은 각 0.2% 포인트씩 우대 금리가 제공되는 등 최대 1% 포인트까지 우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길섶에서] 아파트 태양초/정기홍 논설위원

    요즘 아파트단지에서 고추 말리는 정경을 종종 본다. 몇년 전만 해도 보기 힘들었던 생경한 모습이다. 아파트에 가을걷이 철이 왔음을 알려주는 전령사다. 가을 햇살에 수득수득 말라가는 고추를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은 어느새 시골집 안마당으로 달려간다. 고추, 아니 그 ‘아파트 태양초’는 지인의 농가에서 가져왔거나 주민이 직접 길러 수확한 것일 게다. 태양초처럼 도시와 농촌 간의 살가운 접점이 점점 커지고 있다. 고추나 상추, 깻잎을 심어 먹는 ‘베란다 농민’이 꽤 늘었다. 조그만 공간에서의 작물 재배는 키우는 보람과 함께 식탁에 행복을 가져다 주니 일석이조다. 우리나라에 ‘도시농민’이 8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최근 1~2년 새 두배 이상 늘었다. 세계 70억 인구 중 도시농민이 8억명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이들은 집안에서 상추나 깻잎을 기르고, 도시 인근의 작은 농작터를 활용한다. 작물 재배는 힐링(치유)의 힘을 키워준다. 고령화시대에 노인병 치유에 안성맞춤이다. 도시농민화 정책을 앞당겨야 하겠다. 사람을 치유하는 농업 말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전남 순천농협 ‘남도김치’

    [명인·명물을 찾아서] 전남 순천농협 ‘남도김치’

    전국 단위농협 중 최고 규모인 전남 순천농협에서 20년 노하우로 만든 남도김치는 국내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1993년 농산물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 증대로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첫발을 디딘 남도김치는 깨끗하고 맛있는 김치, 젓갈, 반찬 생산으로 전통 식품을 계승 발전시키며 국내외에서 한국의 맛을 알리고 있다. 남도김치는 정성스럽게 재배해 거둬들인 각종 채소와 양념을 원료로 위생적인 제조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김치 20개·젓갈 25개·반찬 50개 종류, 나물 등 100여가지 제품을 만든다. 100여명의 직원이 1일 평균 10t 이상을 출고할 정도로 꾸준하게 판매된다. 세계 연안습지로 유명한 순천만에서 불과 3㎞ 떨어진 남도김치 공장은 도시 근교 농업이 발달해 싱싱한 원료 조달이 쉬운 장점이 있다. 2010년 99억원, 2011년 88억원, 지난해 8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목표는 100억원이다. 자연 농업으로 생산된 원료로 제조, 국내 최초로 일본 그린코프 생활협동조합에 납품한 남도김치는 네츠후드, 한국 농협인터내셔널 등에 수출하는 등 일본시장을 공략한 지 오래됐다. 욘사마 김치(고시레김치)를 수출해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일본에서는 명성이 확고하다. 에어프랑스, 에어차이나, 캐세이퍼시픽 등 해외 항공사 기내식에 김치를 납품한다.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선수촌에 김치를 납품했으며,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공식 공급 김치로 지정되기도 했다. 1998년 농협 김치 중 처음으로 미국 시장을 뚫었고, 카타르, 리비아 등 중동에도 수출한다. 국내에서는 1995년 제2회 김치대축제와 농산물 가공산업 발전 분야에서 대통령상을 두 차례나 받았으며, 농협중앙회 주관 대회에서는 경영 대상, 최우수상, 금상 등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전통 식품 관리 우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았다. 공군과 육군 부대 등 군납으로 지정된 지도 18년 돼 군대 갔다 온 성인들 대부분이 남도김치를 먹으면서 군 생활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도김치는 각종 재료와 상태, 계절에 따라 염도 등을 달리해 절임을 하고, 젓갈·고춧가루 등을 조절한다. 배추 등을 절이는 염도도 가급적 낮춘다. 특히 농협의 명예를 걸고 채소부터 양념 하나하나, 소금까지 100% 국내산을 엄선해 사용한다. 무·배추 등을 봄, 가을에는 조합원들이 기른 것을, 여름에는 강원도 고랭지에서 생산된 제품을 이용한다. 겨울에는 따뜻한 해남, 진도의 월동 배추나 저온 저장한 것을 쓴다. 남도김치는 신선한 무·배추를 받았더라도 시간이 지나 조금이라도 싱싱하지 않으면 다시 새것으로 바꿔 사용할 정도로 까다롭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배추김치는 택배 요금 포함해 ㎏당 7000원이다. 3㎏ 포장은 2만 3000원, 묵은 김치는 3㎏ 2만 5000원이다. 매콤하면서 톡 쏴 입맛을 돋우는 갓 김치, 쌉쌀한 맛이 인삼을 씹는 듯한 고들빼기김치, 입맛이 개운한 백김치, 상큼한 향의 깻잎김치 등이 인기다. 특허를 받은 사골육수 배추김치도 주부들의 입맛을 당긴다. 이 제품은 2.5㎏가 2만 2000원으로 한우 사골을 우려낸 육수로 찹쌀죽을 쑤고 양념을 버무려 영양도 만점이다. 오는 11월에는 김장을 담그기 어려운 주부들과 맞벌이 부부, 젊은 세대들을 위해 절임 김치를 시장에 내놓아 우리 전통 음식을 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절임 김치는 김치에다 양념을 함께 판매해 소비자들이 간단하게 버무리기만 하면 되는 손쉬운 방법이다. 순천농협이 절임김치를 판매한 지 10년이 지났다. 순천농협 이광하 조합장은 “남도인의 손맛과 고향 어머니의 마음 같은 정성이 20년 노하우와 함께하다 보니 전국 최고라는 명성을 얻었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친환경 김치 생산과 판매 확대, 품질의 차별화를 통해 명실상부한 종합 식품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풍년의 역설’… 농민은 배 곯리고 유통업자는 배 불렸다

    ‘풍년의 역설’… 농민은 배 곯리고 유통업자는 배 불렸다

    4년 만에 여름 태풍이 찾아오지 않으면서 채소·과일 산지가격이 폭락했다. 반면 소매가격은 절반만 내리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유통업자만 배를 불리는 ‘풍년 기근’이라고 했다. 풍년으로 채소·과일의 출하가격이 내려 농민이 손해를 보고, 소비자는 충분히 가격이 내리지 않은 농산물을 구입해 손해라는 뜻이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일 29개 채소 및 과일의 도매가격은 지난해 10월 1일보다 평균 37.3% 내렸다. 반면 소매가격은 절반 수준인 18.7%만 하락했다. 특히 배추와 양파, 멜론은 도매가격은 폭락했는데 소매가격은 오르는 이례적인 가격변동을 보였다. 배추(상품) 도매가격은 1㎏당 1380원에서 800원으로 42% 내렸다. 반면 소매가격은 한 포기당 3868원에서 3903원으로 0.9% 올랐다. 양파 도매가격은 11.3% 내린 반면 소매가격은 17.6% 상승했다. 멜론 역시 도매가격은 33.6% 하락했고, 소매가격은 0.7% 올랐다. 29개 품목 중 도매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은 피망(75.1%), 풋고추(68.9%), 상추(68.5%), 애호박(54%), 깻잎(53.8%), 열무(53%) 등 6개였다. 반면 소매가격은 상추(52.8%), 애호박(50.1%) 등 2개 품목만이 절반 이하로 가격이 떨어졌다. 다만, 사과(홍로)와 시금치 등 2개 품목은 소매가격 하락률이 도매가격 하락률보다 컸다. 도매 가격의 폭락은 여름 태풍이 찾아오지 않으면서 과일·채소가 풍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른 추석으로 농익은 농산물이 많이 팔리지 않은 탓도 있다. 채소나 과일은 가격이 떨어진 만큼 사람들의 소비가 늘지 않는다. 유통업자는 가격 하락을 예상해 구입에 나서지 않는다. 가격은 더 급격히 떨어진다. 과일·채소의 가격이 오를 때 정부는 비축물량을 풀면서 가격인상을 억제해 유통업자의 이익을 줄인다. 반면 풍년에는 산지가격이 내리는 만큼 소비자가격을 내리기 위해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의 차이가 클수록 유통업자의 이익은 커지고, 소비자는 산지 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정부가 과일·채소를 사들여 가격 폭락을 막아 풍년에 겪는 농민의 손해를 줄여줄 수는 있지만 과일·채소는 저장성이 낮아 무작정 비축하기도 힘들다. 권용대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유통업자는 도·소매 가격차를 이용할 뿐 아니라 풍년을 예상하고 농산물 구입을 미룬 후 싼 가격에 사서 조금 비싸게 파는 방식으로도 이윤을 얻는다”면서 “미국과 같이 생산자와 유통업체의 협상력을 동등하게 만들기 위해 협동조합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北 3명 중 1명 영양실조”

    북한 주민 3명 중 1명이 영양실조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AFP통신이 1일 보도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이날 발표한 ‘2013 세계 식량불안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북한에서 영양실조를 겪은 인구는 전체의 31.0%인 760만명에 달했다. 이는 아시아 34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영양실조 비율이 30%를 넘는 국가는 북한을 제외하면 타지키스탄이 30.2%로 유일했다. 이 기간 전 세계의 기아 인구는 8억 4200만명으로 2010∼2012년 조사(8억 6800만명) 때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 인구의 12%에 달했다. 특히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기아퇴치 노력에도 대륙·지역별 격차는 심화하는 모습이다. 식량부족이 가장 심각한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의 경우 기아 인구가 일부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의 24.8%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었다. 남아시아와 북아프리카도 기아퇴치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서아시아는 오히려 지난 1990년 이후 영양실조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반면 중남미와 동아시아의 기아 인구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는 1990년 31.1%에 달하던 기아 인구가 최근 10.7%까지 큰 폭으로 감소했다. FAO는 “전 세계적으로 8명 중 1명가량이 만성적 기아로 고통받고 있으며 대륙별로는 아프리카가 인구 5명당 1명꼴로 영양실조 상황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대한민국 지역브랜드 대상] 1차 심사서 선정 지역브랜드 어떤 게 있나

    [대한민국 지역브랜드 대상] 1차 심사서 선정 지역브랜드 어떤 게 있나

    서울신문사와 연세대학교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대한민국 지역브랜드 대상’ 1차 심사에서 선정된 지역 브랜드 중에는 ‘스타급’들이 즐비하다. 축제, 특산물, 살고 싶은 지역 등 3개 부문에서 100개씩 모두 300개에 이르는 선정 품목을 꼼꼼히 살펴보면 세계적 명품이 될 경쟁력과 잠재력을 갖춘 게 한둘이 아니다. 이종수(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총괄위원장은 “최종적으로 대상과 부문별 5개씩 입상작이 선정되는데, 이들은 세계에서도 통할 만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축제] 각각의 축제에는 여러 색깔이 있다. 자기 고장 곳곳에 흐드러지게 있는 것을 축제화한 것이 먼저 눈에 띈다. 충남의 보령머드축제는 서해안에 지천인 갯벌을 상품화했다. 1996년부터 ‘머드’ 화장품을 만들었고, 2년 후 피서철에 축제도 열기 시작했다. 16회째인 올해 축제기간 10일 동안 317만명이 다녀갔다. 지역 경제효과는 634억원에 이른다고 보령시는 자랑했다. 내년에 스페인 토마토축제장에 머드체험장을 열어 수출에도 나선다. 횡성한우축제, 금산인삼축제, 영덕대게축제 등도 마찬가지다. 다른 곳에도 있는 특산물이지만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수를 친 것들이다. 낭만을 무기로 사람들 마음을 움직이는 축제도 적잖다. 전북 김제지평선축제도 그러하다. 드넓은 만경평야의 지평선을 상품화했고, 노을까지 어우러지면 장관이다. 올해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지정됐다. 이희춘 김제시 주무관은 “지난해 100만명이 다녀갔다. 올해는 코스모스 길이 100㎞에 달해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대관령 눈꽃축제와 순천만 갈대축제 등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경기 가평군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은 크게 중뿔난 것 없는 섬에 고급스러운(?) 재즈를 입혀 성공했다. 10회째인 올 페스티벌에는 세계적 재즈 디바 나윤선과 마들렌 페이루 등이 나설 예정이어서 축제를 기다려온 이들을 흥분케 하고 있다. 독특한 상상력이 낳은 축제도 있다. 전남 함평나비대축제가 대표적이다. 고수부지에서 유채꽃축제를 열려다가 “다른 곳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당시 이석형 군수의 전략적 상상력에서 나비로 바뀌면서 대박이 났다. 올봄 벌써 14회째 축제를 치렀다. 12일간 군 주민의 10배에 가까운 30만명이 몰렸다. 강원도 산천어축제도 같은 경우다. 화천군에 서식하지는 않지만 이제는 산천어 하면 화천을 떠올린다. 지역 브랜드화의 성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인구는 2만 5000명에 불과하지만 겨울에 축제가 열리면 따뜻한 동남아 등 국내외에서 100만명이 넘게 찾는다. 함평은 지난해, 화천은 올해 세계축제도시협회(IFEA)로부터 ‘세계축제도시’로 선정됐다. 강원 춘천마임축제는 불모지에서 유진규 전 예술감독이 25년간 키운 의지의 산물이다. 최근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세계 3대 마임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것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산물] 강원도 횡성한우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우 명품 브랜드로 평가위원들의 지지도 특별했다. 차별화 전략으로 20여년간 최고의 한우로 인정받고 있는 명성이 또 한번 입증된 셈이다. 풍부한 목초와 산야초, 청정환경 속에서 기르고 출생부터 사육, 도축, 가공, 판매 등 식탁에 오르기까지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는 소고기 생산이력 추적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엄격히 품질관리를 해온 노력이 결실을 봤다. 지난해부터는 양질의 전용 사료까지 사육농가에 공급돼 독자성을 높이고 있다. 품질인증 라벨까지 부착, 소비자 신뢰가 한층 더 쌓이고 있다. 경북의 안동간고등어는 내륙에서 바다 물고기의 명성을 높인 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짜지도 싱겁지도 않게 소금량을 조절하는 ‘황금비율’을 오랜 세월 유지한 것이 호평의 배경이다. 간고등어 생산은 안동에서 가까운 영덕에서 잡은 고등어를 달구지에 싣고 오면서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소금을 뿌려주는 과정에서 발달했다. ‘대왕님표 여주쌀’과 ‘임금님표 이천쌀’은 이웃사촌 간이지만 자존심 대결이 거세다. 평가위원들은 “비슷한 브랜드 이름이 혼란을 주기도 하지만 최고 쌀이라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윈윈하는 것도 괜찮아 1차 심사에서 모두 뽑았다”고 밝혔다. 여주·이천은 토양이 비옥하고 수질이 깨끗해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을 만큼 미질이 좋다. 차별화 전략으로 성공한 특산물도 많다. 사과의 고장 경북 청송군의 ‘껍찔째 먹는 청송솔사과’가 그렇다. 저농약 재배가 비법이다. 인천 강화군은 속이 노랗고 당도가 높은 고구마를 1998년 ‘강화속노랑고구마’라고 브랜드화해 사랑을 받고 있다. 복숭아 브랜드 ‘햇사레’는 이름 짓기에서 악평을 받았지만 두 자치단체가 공동 개발했다는 점이 호응을 얻었다. 충북 음성군과 경기 이천시는 경계인 감곡면과 장호원읍에서 복숭아를 많이 기르자 손을 잡고 브랜드화했다. ‘풍부한 햇살을 받고 탐스럽게 영글었다’는 뜻을 모호하게 담아 2003년 출발한 햇사레는 2009년 한국농업경제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브랜드 가치가 945억원으로 임금님표이천쌀 등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남조(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장) 특산물 분과장은 “품질이 뛰어난데도 1차에서 떨어진 것은 아직 브랜드화가 덜 됐기 때문”이라며 “이들은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게 하는 등 홍보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살고 싶은 지역] 바다를 낀 대도시 부산 해운대구는 여름철 내내 이름이 오르내린다. 해수욕장은 물론 온천과 동백섬 등 천혜의 관광자원을 지닌 휴양지다. 최근에는 해안에 고급 아파트단지가 개발돼 신흥 주거지로도 떠올랐다. 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 들어서 있고, 부산국제영화제도 열린다. 문화와 쇼핑까지 다양성과 고급화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빼어난 자연경관과 문화적 품격까지 누릴 수 있는 글로벌 명품도시 등극을 눈앞에 둔 것이다. 이런 터에 국내 최고의 부촌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서울 강남지역이 빠질 수는 없다. 강남·송파·서초 등 3개 구는 탄탄한 재정을 바탕으로 주민 복지 등 모든 부문에서 빼어난 주거환경을 갖춰놓고 있다. 수도권과 가깝고 자연환경이 깨끗한 곳도 인기다. 춘천, 원주, 홍천 등 강원지역 12개 시·군이 살고 싶은 지역으로 꼽혔다. 수도권 전철이 들어오고 부동산 업자들이 ‘서울시 천안구’로 띄우는 충남 천안시도 포함됐다. 미래 가치가 높이 평가된 곳도 있다.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은 행정구역 통합으로 도시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는 곳이다. 아직은 어수선하지만 국내 유일의 행정도시로 조성되고 있는 세종시가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복고풍이 온전히 살아 있는 고도(古都)들도 평가위원들은 외면하지 않았다. 신라의 수도로 1000년 번영을 누렸던 경북 경주시, 백제의 번영과 멸망을 동시에 경험했던 충남 부여군과 공주시가 이들이다. ‘관광1번지’들도 빼놓을 수 없다. 경남 통영시는 한산도를 비롯한 40여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뤄진 우리나라 제1의 해상관광지다. 전남 여수, 경남 남해, 충남 태안 등도 비슷하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두말할 필요도 없을 터. 국내를 뛰어넘어 국제관광도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강순주(건국대 주거환경과 교수) 장소 분과장은 “도시생활에 지친 삶을 치유할 수 있는 자연을 지닌 지역들이 살고 싶은 곳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국민수준이 높아지고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힐링과 여유가 키워드가 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멸종위기종 왕은점표범나비 서식 확인…화려한 자태 뽐내

    멸종위기종 왕은점표범나비 서식 확인…화려한 자태 뽐내

    경기도 연천 전곡리 구석기 유적지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왕은점표범나비의 서식이 확인됐다. 1일 경기도농업기술원은 경기도 연천 전곡리 유적지에 조성된 자생식물원에서 왕은점표범나비가 큰꿩의비름 등 자생꽃을 찾아다니며 꿀을 먹고, 애벌레 먹이식물인 제비꽃 주위에 알을 낳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 왕은점표범나비는 나비목 네발나비과에 속하며 우리나라 표범나비 중 크기가 큰 대형종으로 최근 개체수가 급속히 감소해 환경부에서 멸종위기곤충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지난 2009년 연천 차탄천 인근에서 왕은점표범나비 서식을 최초로 확인한 뒤 환경부로부터 연구허가를 받아 서식지 복원을 준비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나파밸리에서 농업 6차산업화를 배운다/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나파밸리에서 농업 6차산업화를 배운다/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6차 산업화란 1·2·3차 산업인 농수산업과 제조업 그리고 서비스업의 융복합화를 의미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6차산업화 박람회를 개최했고, 6차산업 육성을 위해 내년도 신규 예산 520억원을 편성하였으며, 2017년까지 창조적 6차 산업화 주체 1000개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6차 산업화를 통한 농업·농촌 경쟁력 증대는 1·2·3차 산업의 융복합을 통해 농업·농촌의 수요를 증대시키는 것이라 하겠다. 이제 농업은 생산자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소비자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농업·농촌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확대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과거 농업정책은 생산자 위주의 정책이 주를 이루었다면, 지금의 변화는 수요를 증대시켜 수급을 관리하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영국·프랑스·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농업정책을 보더라도 범위의 경제 개념을 정책에 도입, 농수산물 생산에서부터 가공 및 유통 그리고 소비에 이르는 식품공급체인(Food Supply Chain)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정책으로 농업정책의 범위를 넓게 하고 있다. 농축산물의 수요를 증대시켜 농업·농촌의 발전을 도모하려는 농업 6차 산업화는 농정의 바람직한 방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6차 산업화가 성공하려면, 과거 농정에서의 농촌관광사업·산지가공사업 등의 어려움을 충분히 분석해서 또다시 어려움이 되풀이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과거의 농촌관광사업과 산지가공사업 등은 수요자인 소비자를 생각하지 않고 공급자 입장에서 사업이 추진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융복합 트렌드에 부응하여 추진되더라도, 수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그 사업은 실패하고 말 것이다. 6차 산업화의 좋은 사례로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카운티에 위치한 포도와인클러스터인 나파밸리를 들 수 있다. 나파밸리는 미국 프리미엄 와인 생산의 메카가 되었고, 미국 와인이 세계적으로 발돋움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나파밸리는 프리미엄 와인 생산과 함께 와이너리 투어를 위한 관광객이 지난해 300만명에 이를 정도의 관광지로 유명하다. 바로 나파밸리가 농업 6차 산업화의 대표적인 사례인 것이다. 1·2·3차 산업인 포도 생산, 와인 생산, 그리고 와인판매와 와이너리 투어가 합쳐지면서 나파밸리 포도는 부가가치를 높이고, 지역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비지트 나파밸리’(Visit Napa Valley) 발표에 의하면 2012년 나파밸리를 방문한 300만 관광객에 의해 지출된 여행비가 1조 5000억원을 넘어서고, 이로 인한 일자리 창출효과가 1만 500명에 이르며, 관광객이 부담한 나파카운티의 조세수입이 57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포도·와인의 생산과 지역외 판매 및 수출을 더하면 경제적 효과는 훨씬 클 것이다. 나파밸리가 지금의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와인 생산자인 로버트 몬다비의 기여가 컸다. 나파밸리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했던 몬다비는 공연예술센터를 건립하고 또 280억원에 이르는 사재를 캘리포니아대(UC Davis)에 기부, 로버트 몬다비 와인연구소를 설립하여 와인 품질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결국 나파밸리가 유명한 관광지가 된 것은 몬다비 와이너리와 같은 유명한 와이너리들이 모여 있었고, 나파밸리 와인을 세계적으로 발전시키는 산학협력 연구와 와이너리 투어 등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가 관광객을 모으는 동력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나파밸리는 이제 와인에서 더 나아가 와인화장품을 생산하며 포도의 부가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결국, 농업 6차 산업화의 성공은 나파밸리와 같이 수요를 창출하고 증대시킬 수 있는 상품력과 마케팅력에 있다고 하겠다. 상품력은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의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산학협력이 될 것이고, 마케팅력은 질 높은 상품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로 소비자를 지역으로 이끌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6차 산업화를 위해서는 정부 정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로버트 몬다비와 같은 지역의 리더가 필요하고 지역 생산자, 주민들의 의지와 협력이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100억원 규모 농식품 R&D 전용 펀드 신설

    정부가 농어업 및 식품 산업에도 ‘창조경제’를 도입하기 위해 내년에 100억원 규모의 ‘농식품 연구개발(R&D) 전용 펀드’를 신설한다. 그동안 먹거리를 생산하는 산업으로만 여겨졌던 농업을 동물, 식물, 미생물 등 생명자원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생명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9일 이런 내용의 농식품 R&D 전용 펀드 신설 계획을 밝혔다. 농식품부는 펀드에 투자해 받는 배당 수익 전액을 다시 투자운용사에 양도하는 등 투자운영사의 수익을 높여 펀드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펀드 투자자들의 위험 부담도 줄여줄 방침이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센터)에서 ‘2013년 생명산업대전’을 개최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