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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end inside] 아시아 최초 세계유기농대회 열리는 남양주를 가다

    [Weekend inside] 아시아 최초 세계유기농대회 열리는 남양주를 가다

    주부는 물론 중년의 아저씨까지 경기 남양주시로 몰려들고 있다. 그 이유는 건강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30일 ‘유기농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제17차 2011세계유기농대회가 열리는 남양주 문화체육센터.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유기농 먹을거리와 제품들이 하루 2만여명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현장이다. 아이들의 먹을거리가 전시돼 있는 ‘G-푸드쇼’ 코너에는 유기농 콩간장으로 만든 솜사탕이 등장했다. 모두들 놀라는 눈치다. “아니 콩간장으로 솜사탕도 만들어요?”라는 질문에 “단맛을 높이고자 할 때 짠맛을 더하면 단맛이 더 나서 건강에 좋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자의 대답이 돌아온다. 20여개국 30개 업체가 참여한 G-푸드쇼에는 400여개 부스가 마련돼 신선농산물을 비롯해 유기농으로 생산한 가공식품, 화장품, 섬유, 장남감 등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주부 김정미(42·수원 매탄동)씨는 “유기농이 단지 농약이나 화학비료만 쓰지 않는 농산품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와 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식품들이 많다.”며 놀라워했다. 그 옆에서는 ‘약이 되는 음식’ 등 건강 프로그램과 유기농 재배법 강의가 진행 중이다. 귀농이나 주말농장 경영을 준비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중년 남성들이 몰려들어 열심히 메모를 하면서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외국인들도 밝은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두리번거린다. 이 코너에는 275개 응모작 중 선발된 30가지 본선 진출작이 맛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또 유기농 종자, 텃밭 가꾸기를 위한 농자재, 유기농산물 재배 기술 등도 배울 수 있다. 한쪽에서는 남양주시 농업기술센터, 환경농업단체 등에서 상담 코너도 운영하고 있다. ‘세계의 소멸위기음식 1000+1’은 각국에서 출품한 희귀한 음식을 직접 맛볼 수 있다. 국제슬로우푸드협회가 1000번째 위기 음식으로 선정한 아르메니아산 살구가 인기를 끌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된장과 고추장이 1001번째 위기 음식의 유력한 후보로 올라 국내 방문객들에게 묘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으니 반겨야 할지, 언제간 사라질 수 있다는 현실을 우려해야 할지 등 여러 생각 이 교차한다. 세계유기농대회는 3년마다 지구촌 대륙을 순회하며 열리는 대회다. 대회조직위원회는 1972년 프랑스에서 결성된 후 세계 108개국, 780여개 회원 단체를 확보했다. 유기농은 그동안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싸다는 약점 때문에 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 편견을 없앨 수 있다. 5일까지 열리는 세계유기농대회에서는 우리의 주식인 쌀의 다양한 변화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쌀 가공제품 품평회’에서는 총 30개의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42개의 제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대상의 ‘우리쌀 카레여왕’이 대상을 받았다. 누룽지칩, 몸에 좋은 구이떡, 즉석 쌀떡국, 검은콩 현미스낵 등이 소비자들과 처음 만난다. 사찰음식의 권위자로 알려진 선재 스님(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장)을 초청, 외국인들과 함께 백김치를 만드는 행사도 열리고 있다. ‘세계인의 건강한 식탁’이라는 주제로 사찰음식 한상차림 시연도 한다. 또 2009년 전국떡명장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경애 명장과 유치원 아이들이 함께 떡을 만드는 시간도 마련됐다. 남양주 세계유기농대회 준비기획추진단 이윤모 단장은 “선진국의 경우 유기농산물은 인증 기준을 엄격히 정해 잔류성이 강한 독성물질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면서 “스낵류부터 외출용 의복까지 인증을 받아야 슈퍼마켓과 백화점 등에서 ‘유기’라고 표시된 제품을 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풍년’ 농사 ‘흉년’ 농심

    올 벼농사가 풍작을 이루었지만 농심(農心)은 흉년이다. 호남평야를 끼고 있는 전북지역 농촌은 잦은 비와 태풍 피해에도 불구하고 4년 연속 풍년 농사를 일궈냈다. 도내 13만 696㏊에서 총 67만 4506t의 쌀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10a당 예상 생산량은 516㎏으로 지난해 515㎏을 약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8월 하순부터 날씨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생산비 작년보다 30% 올라” 그러나 풍년을 반겨야 할 농민들은 “쌀값이 떨어져 생산비도 건지기 어렵게 생겼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김제시와 익산시, 정읍시 등 호남평야 곳곳에서는 공공비축미 매입이 시작됐지만 농민들은 매입가가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우선지급금이 지난해와 같은 포대(40㎏)당 4만 7000원(벼 1등급 기준)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실제 매입가는 올 10~12월 산지 평균쌀값에 따라 내년 1월 확정된다. 농민들은 인건비와 농약대, 비료값, 유류비 등 생산비는 작년보다 20∼30% 치솟았지만 매입가는 제자리걸음이라며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산지 쌀값도 내림세를 보여 농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전북농협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 정곡 한 가마에 15만 2604원으로 평년보다 1.4% 낮다. 특히 올 6월 15만 4597원이던 쌀값은 7월 15만 4976원, 8월 15만 2869원, 9월 15만 2604원으로 내림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쌀값이 오를 기미도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물가상승에 따른 도시민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2009년 공공비축미를 저가로 대량 방출해 쌀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전북농민회는 “영농비는 계속 오르는데 산지 쌀값은 평년보다 오히려 낮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공공비축미의 저가 방출이 농가소득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쌀값을 더 하락시켜 농민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내 농민단체들은 올해도 오는 10월 25일부터 각 시·군청에서 벼 야적투쟁을 펼칠 계획이다. 농민회 도연맹은 “정부의 비합리적인 정책이 농민을 수렁에 빠뜨리고 있다.”며 “시가를 기준으로 매입가를 산정해 생산비조차 보전해 주지 못하는 공공비축미제도를 농민과 정부, 소비자가 협의를 통해 매입가를 결정하는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로 바꾸는 투쟁을 펼칠 계획이다.”고 말했다. ●“비축미 저가방출로 쌀값 하락” 이 때문에 벼농사를 둘러싸고 매년 반복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농업과 농촌에 대한 정부의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과 구조조정이 절실하다는 여론이 높다. 전북도의회 오은미 의원은 “정부의 땜질식 대책으로는 현재 쌀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국내에서 소비를 늘리는 것도 한계가 있는 만큼 쌀 수급과 국제적 흐름, 농촌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예측해 중장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유기농 우유 =‘바가지 우유’

    유기농 우유 =‘바가지 우유’

    유기농우유가 일반우유와 품질은 비슷한데도 가격은 최대 2.7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은 7일 시중에서 팔리는 유기농우유와 일반우유의 가격과 품질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소시모는 남양유업, 매일유업, 파스퇴르유업의 유기농우유를 같은 브랜드의 일반우유와 비교한 결과 유기농우유, 일반우유 모두 세균, 대장균군, 항생제, 잔류농약이 검출되지 않았고, 산도도 동일하거나 비슷했으며 칼슘과 유지방 함유량 면에서도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판매가격은 유기농우유가 일반우유의 1.8(남양유업·매일유업)∼2.7배(파스퇴르유업)에 달했다. 더욱이 유기농우유가 일반우유보다 용량이 적다는 점에서 일반우유와 같은 용량으로 환산하면 실제 가격 차는 남양유업 2.0배(4330원 대 2140원), 매일유업 2.4배(5200원 대 2180원), 파스퇴르유업 2.7배(7650원 대 2800원)로 벌어졌다. 우유업체들은 이 같은 가격 차에 대해 “유기농 사료값이 일반 사료보다 높아 유기농우유 원유값이 일반우유의 원유보다 비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소시모는 “이번 조사 결과를 관계당국에 통보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는 “프리미엄우유들이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아~ ‘苦秋’…고추값 평년 3배 폭등 ‘비상’

    아~ ‘苦秋’…고추값 평년 3배 폭등 ‘비상’

    고추 때문에 전국이 난리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주부 이모(63)씨는 2일 김치를 담그려고 집 근처 마트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배추값이 올랐다는 뉴스에 걱정했는데, 오히려 두배 이상 오른 고추값에 놀랐다. 이씨는 “보통 김장철에 물가가 오르면 금배추라고 했는데 올해는 금고추라는 소리가 나올 판”이라면서 “김장철을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8월 햇건고추(화건-건조기에 말리는 방식) 평균 도매가격(상품 600g)은 1만 4092원으로 평년의 5816원에 비해 3배나 폭등했다. 중품 600g 기준으로도 8월 평균 가격은 1만 3100원으로 평년의 5366원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고추 가격 폭등에 전국 재배면적의 17%를 차지하는 전남지역에는 도매상이 몰려들어 사재기 우려가 나온다. 산지 도매가는 화건 ㎏당 1만 5500원으로 1년 전 9267원, 평년가격 8717원에 비해서도 40% 이상 크게 올랐다. 금고추 값으로 올라가면서 경북의 산지에서는 고추 절도에 대비해 단속을 강화했다. 영양경찰서는 마을 순찰을 강화하는 한편 농가를 비울 때는 고추를 반드시 마을 창고나 개인 창고에 보관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고추값이 폭등한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라며 고추값 고공행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추석 때면 귀성객들은 고향에서 김장용 고추를 사는데, 이번에는 추석 때 품귀현상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추값 폭등 원인은 다양하다. 올 여름 잦은 비와 탄저병, 역병 등 병충해가 발생해 작황이 부진했던 것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 지난해 고추 생산량은 9만 5400t으로 평년(11만 9300여t)보다 20%가량 줄어들었다. 지난해에서 올해로 이월된 고추 재고 물량도 크게 감소했다. 경북 안동에서 고추를 재배하는 한 농민은 “가격이 올랐는데도 고추밭을 탄저병이 휩쓸어서 시장에 내다팔 물건이 없다.”고 푸념했다. 중간상인들 역시 고추값이 더 오를 것에 대비해 고추물량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수입물량 재고분 1632t을 지난달 31일부터 매주 400t씩 방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노력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산이 비싸다고 해서 중국산을 쓰는 소비자들은 극히 드물다는 것이 문제다. 현장에서는 이번 고추값 폭등이 예견된 사태라는 목소리가 많다. 한국고추연구회에 따르면 국내 고추의 연간 소비량은 약 21만t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11만t은 국내산이고 나머지 10만t은 중국산이다. 중국산이 이미 50% 이상 국내시장을 점령한 상태에서 농가들은 국내산 가격 하락을 우려해 재배를 기피하고 있다. 고추 재배면적은 1996년 9만 762㏊에서 꾸준히 감소해 올해는 4만 2574㏊를 기록했다. 15년여 만에 무려 50% 이상 줄어든 것이다. 게다가 고추는 다른 작물에 비해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작물이다. 통계청이 2010년 10a당 노동력투입시간을 비교해 보니 콩은 25.8시간, 참깨는 65.9시간에 불과했지만 고추는 167.6시간이나 걸렸다. 농촌인구의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등으로 인한 구조적인 농촌문제로도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재배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추를 일반 노지재배하는 방식에서 비가림 시설을 활용한 가공공장 주도형 시범단지로 바꾸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고추연구회 조상기(54) 부회장은 “올해와 같은 이상기후는 앞으로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비가림 시설을 설치해 안정적으로 재배한다면 고추에 농약을 거의 안 쳐도 돼 친환경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영양 김상화·서울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추석선물특집] 서울농수산물공사

    [추석선물특집] 서울농수산물공사

    서울시농수산물공사가 운영하는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이하 유통센터)는 추석을 맞아 국내 친환경 농축산물 중 150여개 제품을 엄선해 온라인 마켓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다. 유통센터는 서울시가 친환경 농축산물 유통 활성화와 우수한 식재료 공급을 위해 지난해 3월 설립했다. 유통센터는 현재 G마켓, 옥션, GS숍의 ‘올본 사이버 전용관’에 추석 장보기 코너를 마련해 애호박, 당근, 고사리, 도라지, 무항생제 한우산적, 국거리 등 국내산 친환경 농축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올본’은 ‘올바른 먹을거리의 근본’이라는 의미로 유통센터에서 직접 판매하는 친환경 농축산물 브랜드다. 유통센터는 과일, 한우 등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품목은 직접 생산지 수급 관리를 통해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고품질 제품만을 매입했다. 사과, 배 등은 농협이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농협 친환경 농산물 브랜드인 아침마루 과일세트를 준비했다. 올본 한우선물세트는 2010년 우수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에서 한우 부문 우수상을 받은 청풍명월 한우로 마련했다. 한우정육 실속세트는 명절에 꼭 필요한 불고기, 국거리, 산적용에 로스구이용 등심을 함께 구성해 저렴한 가격에 명품 한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유통센터는 ‘올본 사이버 전용관’에서 추석맞이 행사로 5만원 이상 구매 때 무농약 현미 1㎏ 증정, 10만원 이상 구매 때 유기농설탕 1㎏ 증정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충남 ‘농어업 살리기’ 4조3090억 투자

    충남 ‘농어업 살리기’ 4조3090억 투자

    충남의 전통 생업이던 농어업을 되살리기 위한 ‘3농 살리기 프로젝트’가 시행된다. 김종민 충남도 정무부지사는 30일 도청에서 올해부터 2014년까지 국·도비와 민간 투자비 등 총 4조 3090억원을 들여 11개 분야 347개 사업을 추진하는 ‘충남 농어업·농어촌 혁신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농어촌 주민의 소득 및 삶의 질 향상, 도시와 공생하는 농어촌 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친환경·지역순환 식품체계 수립 ▲농어촌의 지속적인 내발적 발전 ▲농어촌 주민 역량 강화 등 3대 추진 전략으로 이뤄졌다. 11개 분야 중에서 무농약 작물 재배지를 올해 1.7%에서 2014년 7%로 늘리고 610개 학교 농장을 조성하는 친환경 고품질 농업이 우선으로 꼽힌다. 축산업 부문에서는 축사 주변에 조경수를 키우고 아름다운 농장 300곳이 만들어진다. 청정수산 분야에는 보령 바지락 명품단지, 서산 갯벌 참굴 양식장, 태안 해삼 특화단지 등의 조성사업이 있다. 해삼을 요리에 많이 사용하는 중국시장을 겨냥해 해삼 특화단지가 현재 181㏊에서 375㏊로 확대된다. 학교급식지원센터 4곳을 설치하고 학교에 텃밭을 조성하는 지역순환 식품체계 구축 사업도 펼쳐진다. ‘농민장터’ 16곳을 운영하는 사업도 있다. 산촌생태마을 등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이 계속되고,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 농어촌의 열악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주거, 교통, 교육, 보건의료 등 서비스 인프라가 개선된다. 또 도농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농산어촌 체험마을을 167개에서 183개로 늘린다. 수도권과 가깝다는 이점을 살려 가족 나들이에 나선 도시민과 베이비붐 세대 귀농 인구를 유치하려는 의도다. 올해부터 2014년까지 귀농 유치 목표는 1600가구다. 충남에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227가구가 귀농했다. 충남도는 이들 사업을 효율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2014년까지 농어촌 리더 2400명을 양성하고, 자치단체와 주민 등으로 농수산혁신위원회를 만든 뒤 정기적으로 세미나와 회의를 열어 현안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도록 할 계획이다. 도는 지난 1월 충남농어업농어촌혁신위원회를 구성한 뒤 농어민 단체장 간담회와 전문가 워크숍 등을 수차례 열어 이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김 부지사는 “이 프로젝트는 수입 개방에 따른 가격 하락, 고령화, 정주환경 취약 등 국내 농어업과 농어촌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중장기 발전 방안을 담고 있다.”면서 “과거 기반시설 조성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자체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中 투먼市 량수이진 광동제약 옥수수농장을 가다

    中 투먼市 량수이진 광동제약 옥수수농장을 가다

    중국 옌볜 지역은 늦더위가 한창이었다. 옌지공항에서 차로 1시간 넘겨 달려 지린성 투먼 시내를 지나니 광활한 옥수수밭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총 3300만㎡ 규모로, 지평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너른 들판이었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과의 거리는 300여㎞로 그리 멀지 않았다. 그만큼 외지인들의 인적이 드물어 ‘청정 지역’으로 불린다. 옥수수들이 수확기를 코앞에 두고 한껏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이 이역만리 땅에서 국내 대표 차 음료인 광동제약 옥수수수염차의 원재료가 생산되고 있다. 광동제약 최수부 회장이 재중 동포인 남홍준 회장과 합작해 만든 연변광동제약유한회사가 이 중 460만㎡의 옥수수밭을 맡아 계약 재배 중이다. ●국내서 물량 부족해 中서 재배 광동제약은 국내 재배 옥수수의 40%를 사들여 차를 만들기 때문에 ‘큰손’으로 꼽힌다. 하지만 매년 늘어나는 옥수수수염차 수요를 감당하기 벅차 고민이 커졌다. 특히 국내의 경우 기후변화 영향과 재배 면적 축소 등으로 안정적인 원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 실제 2009년 442억 5800만원(9189만병)이었던 옥수수수염차 매출은 지난해 461억 5600만원(9595만병)으로 증가 추세인데 늘 원료 공급 불안에 시달려야 했던 것이다. 고민 끝에 광동제약은 중국에서 활로를 찾았다. 최 회장은 중국 투먼시에서 계약재배와 원료가공을 한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투먼시의 옥수수밭은 ‘중국산’이라는 수식어가 가진 왜곡된 고정관념을 불식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광동제약은 농약을 쓰지 않고 친환경 재배를 통해 원액을 만들고 이 원액을 엄격한 검사를 통해 들여와 완제품을 생산한다. 이런 노력 끝에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안전성을 공인받기도 했다. 투먼시와 시 산하 식품약품감독관리국이 최근 광동제약과 원료 안전성 확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것이다. 남 회장은 “식품이나 약품의 검열·검수를 책임지는 중국의 식품 당국까지 MOU에 참여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식약청 현지실사 통과 김현식 광동제약 부사장은 “옥수수를 무(無)농약으로 재배하는 현재 수준을 최고 단계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직접 파종하고 재배하는 99만㎡ 농지에 대해선 5년 안에 ‘유기농 인증’을 목표로 생산 등급을 상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투먼시 옥수수밭 바로 옆에 자리 잡은 현지 공장은 이미 2009년 한약재 부문 시설이 중국의 우수건강기능식품 제조기준(GMP) 허가를 통과했으며 지난 7월에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현지 방문 실사까지 받았다. 옥수수수염차에 대한 연구·개발(R&D)도 끊이지 않고 있다. 광동제약은 한국 농촌진흥청과 옥수수수염에 대한 공동 연구를 통해 항산화·항암성이 매우 강한 물질로 알려진 메이신 성분의 다량 추출법을 특허 출원한 바 있다. 광동제약은 중국을 내수 기지로도 활용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에서 옥수수수염차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홍규 연변광동제약 총경리는 “현지 슈퍼마켓에서도 옥수수수염차에 대한 인식과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전했다. 글 사진 박상렬기자 sang@seoul.co.kr
  • “친환경 배추·무 직접 가꿔보세요”

    올가을에는 손수 키운 친환경 배추와 무로 김장을 담가 보는 건 어떨까. 서울시민이라면 멀리까지 갈 필요 없이 27일 개장하는 ‘하이서울 친환경 가을농장’ 13곳에서 직접 김장 채소를 수확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이 농장은 서울시가 2000년부터 환경보호와 친환경농업 실천을 위해 서울시민의 식수원인 팔당호상수원보호구역 내에 조성했다. 무농약·무화학비료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데, 올해 봄농장에는 시민 2만 8000여명이 참여해 열무, 상추, 감자 등을 수확했다. 이번에 개장하는 가을농장은 남양주시 진중리, 송촌약수터, 삼봉리, 고개너머, 양평군 부용리, 교동, 문호리, 수능리, 광주시 삼성리, 귀여리, 도마리, 번천리, 지월리 등 3개 시·군 13곳으로 총 7000구획, 11만 5500㎡ 규모다. 특히 이 가운데 올해 시범운영하는 남양주 진중리 ‘내 품에 농장’에서는 다른 공동 밭갈이가 아니라 참여자가 직접 농기구로 밭을 갈고 이랑과 고랑을 만든다. 참여시민들은 1구획 당 배추 모종 40주, 무 씨앗 1봉지를 무료로 지급받을 수 있으며, 기호에 따라 총각무나 쪽파, 갓 등 양념류를 심을 수도 있다. 시는 또 톡톡이와 청벌레 등 해충을 막기 위해 유기농 병해충 방제제를 살포하고 웃거름도 지원한다. 박상영 생활경제과장은 “친환경 농산물로 가족 건강도 지키고 이웃 간 정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도시농업 실천을 위해 내실 있는 운영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안내는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이나 다산콜센터(120번), 서울시 생활경제과(02-6321-4072, 4088)에서 받을 수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농산물이 물가폭등 주범 몰려 억울… 비중 8.8%뿐인데”

    “농산물이 물가폭등 주범 몰려 억울… 비중 8.8%뿐인데”

    “농산물 가격의 폭등만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농산물 가격은 하루하루 변동성이 크고 전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8%로 적기 때문에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내린 품목도 있는데 오른 품목만 강조하는 바람에 농민들의 불만도 크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정부과천청사 집무실에서 만난 서 장관은 통계청에서 농산물 물가를 조사할 때 상(上)·중(中)·하(下)품에 대한 기준이 없는 점을 꼬집었다. 일반 국민들은 대부분 중품을 쓰기 때문에 통계청의 물가조사 기준도 이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이후 주말마다 농정 현장을 돌아다녔는데, 현장 건의에 대한 검토 사례는. -태풍·우박 등으로 보험 보장범위가 한정돼 있는 사과에 대한 재해보험을 모든 재해에 대해 보장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 달라는 건의가 있었다. 앞으로는 사과·배·단감 등 5개 품목에 대해 대부분의 재해를 보장하는 종합위험방식으로 시행령 개정작업이 진행 중이다. 저온 피해라든가 기습강우 등에 대한 재해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4.7%인데 주로 농산물 가격 상승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농산물 값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2% 올라 다른 품목보다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농산물이 전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8%다. 특히 상추값은 최근에 많이 떨어졌다. 농산물은 하루하루 변동폭이 크다. 물가를 상품 중심으로 잡는 경향이 있어 통계청에 농수산식품 분야 물가 통계 기준의 전면 재검토를 요청했다. 일반 소비자들은 상품보다 중품을 주로 쓰는데 통계청에는 그런 기준이 없다. 구체적인 물가지수 기준을 검토하기 위해 농촌경제연구원에서 소비자들의 농수산식품 소비행태를 조사 중이다. 중품을 기준으로 하면 공급량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물가는 덜 오르게 된다. 다음 주말쯤 결과가 나올 것이다. →산지 쌀값이 높아졌는데, 향후 쌀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대책은. -통계청에서 작년도 생산량을 429만t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도정수율(벼의 무게에 대한 도정된 백미의 백분율)이 평년에는 72%인데, 지난해에는 날씨가 좋지 않아 70%밖에 안 나왔다. 실제 쌀 생산량은 420만t 정도밖에 안 된 거고, 그래서 쌀값이 올라간 것이다. 유통구조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 →기획재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할당관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농식품부는 관련 산업을 살려야 된다며 종종 맞선다. 농민과 소비자에 대한 배려는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나. -생산자가 지속가능한 농업을 할 수 있는 선에서 적정선을 찾아야 한다. 또 우리 농산물 값이 외국산보다 월등하게 높으면 안 사먹는다. 소비자가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기 위해 농가에서 안전하고 위생적인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해야 한다. →유통구조를 선진화하기 위한 투자가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 -배춧값 중 유통마진이 우리나라는 70%이고, 일본은 85%다. 일본은 배추를 현장에서 다듬어 포장한 뒤 냉장차에 실어 배달하는 시스템이라 유통마진이 더 높다. 우리도 이런 방식으로 하면 유통마진이 더 늘어난다. 쌀 유통마진도 우리나라는 22.1%, 일본이 22.4%, 미국은 59.2%다. 정부는 민간이 취하는 유통마진을 농협을 통해 낮추도록 애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통마진이 정확하게 안 나타난다. -그래서 올해 유통량의 15%에 불과한 농협의 직거래 물량을 2015년까지 50%로 늘리고 농업인 정례 직거래 장터와 사이버거래소 거래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달 중 ‘농산물 소매유통 효율화 태스크포스’를 구성, 도매 이후의 유통경로 추적 및 비용 감축 방안을 연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농협과 현지 상인들이 충돌 없이 같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유럽연합(EU) FTA 타결로 농축산 분야에 피해가 우려되는데, 이에 대한 추가 대책은. -지난 5일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 분석을 재실시해 여·야·정 협의체에 보고했다. 앞으로 15년 동안 누계 피해규모가 2007년 분석 때의 10조 5000억원에서 12조 7000억원으로 2조 2000억원 늘어났다. 오는 19일에 열리는 여·야·정 협의체 회의 때 보완대책의 기본 방향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시설 현대화와 관련해 마늘과 양파는 기계화되면 10년 정도 후에 경쟁력이 있다고 하는데. -마늘과 양파의 파종·수확이 100% 기계화된다면 당장 내년에도 수출품목으로 개방할 수 있다. 논농사는 농약도 뿌려야 되고 제초제도 줘야 하지만, 마늘과 양파는 겨울 작물이라 해동기 때 농약 한번 뿌려주면 끝이다. 농촌진흥청에서 2017년까지 파종·수확을 70% 기계화하겠다고 해서 100% 기계화하도록 지시했다. 전경하·황비웅기자 lark3@seoul.co.kr ■ 서규용 장관은 ▲1948년 충북 청주 출생 ▲고려대 농학과 졸업 ▲기술고시 8회 ▲농림부 식량생산국장, 농림부 차관보, 농촌진흥청장(2001년 4월~2002년 2월), 농림부 차관(2002년 2~7월), 한국농어민신문 사장(2006년 7월~2008년 2월)
  •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인가, 이타적인 동물인가.’  이 질문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인간은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이기도 한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소한 현대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은 ‘순수하게’ 이기적인 동물이다. 1976년 영국에서 출간된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교수의 이 이론은 여전히 생물학계의 주류로 각광받고 있다. 도킨스의 이론은 결코 이해하기 쉬운 내용은 아니다. ‘인간은 유전자의 꼭두각시이자 기계’ 정도로 요약된다. 모든 생명체가 자기 보존의 원칙이라는 한 가지 목적만을 갖고 있으며 유전자는 이에 맞춰 프로그램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흔히 인간을 동물과 다르게 하는, 남을 위한 희생정신과 이타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타성은 수많은 학자들이 진화생물학을 반박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이번 주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 & What)에서는 ‘인간의 이타성’에 대한 공개재판을 열었다. 피고석에는 역사상 가장 ‘이타적인 과학자’로 꼽히는 러시아의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1887~1943)가 앉았다.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를 떠돌며 종자를 모았지만, 정작 본인은 감옥에서 굶어죽은 비극의 주인공이다. 인간의 근원에 대한 왕성한 탐구욕을 보여 온 영화 ‘혹성탈출’ 속 원숭이들의 영웅 시저가 검사로 나서 바빌로프의 이타적 유전자를 기소했다. 바빌로프의 변호는 그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녹색혁명의 아버지’ 노먼 빈센트 볼로그(1914~2009)가 맡았다. 시저 니콜라이 바빌로프. 1887년 모스크바 출생. 작물학자이자 식물유전학자, 수집가, 탐험가. 맞는가? 바빌로프그렇다. 시저법정에 섰는데도 전혀 낯설어하지 않는다. 보통 피고인석에 서게 되면 죄를 지은 사람이나 아닌 사람이나 모두 긴장한 모습이게 마련인데. 바빌로프 2년 정도 수용소와 법정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때보다는 오히려 분위기나 의자가 편하다. 시저당신이 왜 여기에 불려 왔는지 죄목을 알고 있나. 바빌로프잘 모르겠다. 시저당신은 유전자의 법칙을 거스른 혐의를 받고 있다. 현대 진화생물학의 핵심 토대인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따르면 유전자는 오로지 생존만을 생각한다. 그런데 당신의 일생은 이 이론으로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 자리의 배심원 앞에서 그걸 입증해 보이겠다. 당신의 집안은 꽤 부잣집이었다. 당신의 부모는 당신이 섬유공장을 물려받기를 원했는데 왜 따르지 않았나. 바빌로프우리 가족이 부유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난 세 명의 형제들을 어려서 병으로 잃었다. 그 때문에 나를 포함한 나머지 형제들은 당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던 과학과 의학을 통해 이 같은 불행을 없앨 수 있다고 믿었다. 누나 둘은 의사와 세균학자, 형은 물리학자, 난 식물학자가 됐다. 시저다른 형제들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런데 왜 당신은 식물학인가. 당시에는 식물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별 의미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바빌로프사실 의사가 될지 식물학자가 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학 입학 직전 러시아에 최악의 흉년이 닥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 시저당신 자신을 위해서였다면 분명 의사가 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니었나. 잘살고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식량을 걱정해서 식물학자가 됐다는 사실부터 아이러니하다. 과학적 발견으로 인류의 고통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자만에 빠져 있었던 것 아닌가. 바빌로프그게 나의 가장 큰 희망이었다. 난 새로운 발견을 할 때마다 ‘이 발견을 어떻게 농사에 활용할 수 있을까.’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또 작물의 질병과 전염병 때문에 생겨나는 기아, 사망, 이주, 사회불안을 막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시저그래서 결국 당신은 가족조차 버리고 먼 길을 떠났다. 1916년에 처음 파미르 고원으로 ‘페르시아 밀’을 찾아 떠난 이후 1933년까지 115차례나 소위 ‘종자찾기 여행’을 했다. 첫 여행을 떠날 때는 신혼이었고, 아들이 태어났는데 안아 줄 시간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게 말이 되나. 도대체 얼마나 숭고한 여행이었기에 가족도 팽개쳤던 건가. 바빌로프작물이 지닌 질병면역력을 찾기 위해 지구상에 어떤 식물이 오랫동안 살아남았는지를 알고자 했다. 농작물이 잘 자라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다. 날씨의 영향도 있고, 병충해가 생겨서 순식간에 초토화되는 일도 많다. 무엇보다 인간이 생산성이 높다거나 하는 이유로 한 가지 작물에만 집착하면 그 작물에 병충해가 생길 경우 모두 굶어 죽게 마련이다. 하지만 다양한 생물을 키울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더위에 강한 작물, 추위에 강한 작물, 생산성은 낮은 대신에 병충해에 강한 작물을 적절하게 섞어서 키운다면 어떤 경우에도 기아를 면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작물의 근원을 찾아야했다. 밀, 벼, 콩 등이 처음 태어난 곳을 찾는다면 그곳에서 가장 강하게 자란 품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시저그래서 도대체 품종을 얼마나 모은 것인가. 바빌로프정확하지는 않지만 5대륙을 모두 돌면서 나와 동료들이 모은 종자와 덩이줄기가 14만 8000개에서 17만 5000개 정도 될 거다. 당연히 모두 땅에 심는 순간 자랄 수 있는 발아 가능한 종자들이었다. 시저그동안에 당신은 이혼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인류를 구한다는 목표 아래 결국 가족을 잃은 건데, 만족하나. 바빌로프아내 에카테리나와 아들 올레그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종자여행을 위해서 말을 배울 시간도 부족했다. 시저전 세계를 돌아다녔는데, 몇 개 국어나 할 수 있나. 바빌로프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라틴어는 기본이고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라어나 페르시아어까지 배웠다. 땅과 씨앗의 진정한 주인은 농부들이고, 종자에 대해서는 그들이 가장 잘 안다. 그들의 말로 대화하는 것이 종자여행의 핵심이었다. 시저다시 말하자면 당신은 오로지 씨앗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떠돌았고, 그 결과 가족을 잃었다. 심지어 국가도 당신을 인정하지 않았다. 러시아에 식량이 부족해지자 스탈린 체제의 농업학자들은 당신이 지나치게 많은 종자를 가져와 방치했기 때문에 식량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면서 가뒀다. 재판에서 총살형을 선고받았고, 물론 다행히 집행되지는 않았지만 결국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식량을 모은 당신이 감옥에서 굶어 죽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졌잖은가. 당신은 뭘 위해 일한 건가.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면, 당신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것 아닌가. 심지어 당신의 제자들은 연구소의 종자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다가 세계대전 중에 봉쇄된 도시에서 굶어 죽었다. 이 또한 당신의 책임 아닌가. 바빌로프…. 볼로그바빌로프의 성과가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에 대해서는 그 뒤를 이었던 내가 좀 더 보충하고 싶다. 병충해에 강하고, 식량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것이 당신의 목표였다. 맞는가. 바빌로프그렇다. 그것만이 인류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볼로그현재 러시아의 경작지 80%에서 바빌로프가 세운 연구소의 종자에서 개발된 품종을 키우고 있다. 불과 80년이 지나지 않아 수천년을 내려온 농업의 뿌리를 바꾼 거다. 종류는 1000가지가 넘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생물다양성은 지금 이 순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화두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화학비료를 뿌리고, 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약을 살포한 덕분에 땅은 피폐해졌고 새로운 병충해에 인간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결국 식물학자와 농업학자들은 80년 전 바빌로프가 주장했던 생물다양성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시저바빌로프의 노력들이 실제로 인류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것인가. 볼로그나 역시 바빌로프의 여행에서 연구의 기본을 얻었다. 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결국 밀의 근원을 찾기 시작했고, 병충해에 강한 앉은뱅이 밀을 얻었다. 이 밀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을 기아에서 구했다. 시저그 덕분에 당신은 197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평생 아쉬움 없이 연구를 하고 영광을 누렸다. 그런데 바빌로프는 결국 아무것도 얻은 것 없이 희생만 한 것 아닌가. 여러 가지 정황상 바빌로프의 유전자는 유죄가 분명하다. 볼로그시저 당신은 ‘이기적 유전자’의 가장 큰 함정에 빠져 있다. 바빌로프가 이타적이냐 하는 질문에 당신은 ‘그렇다.’라고 대답하겠지만 실제로는 바빌로프야말로 가장 이기적인 유전자를 갖고 있다. 이기적인 유전자를 주장하는 유전자 설계론의 핵심은 유전자가 자신이 속한 종이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유전자를 위해 행동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이로운 행위를 하는 이타주의자들은 결국에는 생존을 위해 교묘하게 이타성으로 위장된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바빌로프는 자기 자신이나 가족의 이익을 위하는 대신 인류라는 종의 생존을 위해 철저하게 프로그램된 유전자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가족까지 버릴 수 있는 이타성이 바로 지독한 이기적 유전자의 증거다. 오히려 바빌로프야말로 ‘이기적 유전자’ 그 자체가 아닌가. 바빌로프이기적 유전자니 이타적 유전자니 하는 부분은 잘 모르겠다. 난 그냥 내 머리와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했다. 죽는 순간까지 내가 모은 종자들에 대해 걱정했는데, 그 덕분에 인류가 기아에서 조금이나마 해방됐다니 기쁘다는 생각뿐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지상의 모든 음식은 어디에서 오는가(게리 폴 나브한·강경이/아카이브)  이타적 유전자(매트 리들리·신좌섭/사이언스북스)  이타적 과학자(프란츠 부케티츠·도복선/서해문집)  기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스코트 킬맨·이순주/에이지21)  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이상임/을유문화사)  생각의 역사2(피터 왓슨·이광일/들녘)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러시아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가 밝힌 유전자의 비밀
  • [씨줄날줄] 로커보어( locavore) /최광숙 논설위원

    ‘로커보어’가 되고자 한 적이 있다. 몇년 전 미국 뉴욕에서 살 때다. 로커보어란 ‘지역’(local)과 ‘먹다’(vore)의 합성어로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가까운 거리에서 재배·사육된 먹거리를 즐기는 이들을 말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공부하던 컬럼비아대학 정문 앞 거리에 장이 선다는 얘기를 듣고 한번 가본 것이 계기가 됐다. 뉴욕 인근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각종 과일과 채소가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마트에 나온 인물 반반한 농산물이 아니었다. 벌레 먹거나 모양이 일그러진 사과, 당근들이 오히려 농약을 치지 않은 신선하고 건강한 식품임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맨해튼 도심 유니언 스퀘어에는 일주일에 몇번 그린 마켓이라는 장이 선다. 야채와 과일은 기본이고, 농부들이 직접 구운 빵과 쿠키·꿀·잼·치즈·와인 등 없는 것이 없다. 농가에서 기른 예쁜 꽃과 화분들도 있다. 이런 장터는 분명 뉴요커들과 로커보어의 삶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먼 거리에서 온 유기농 제품보다 근거리 식품을 더 선호하는 게 그들이다. 로커보어는 우리의 ‘신토불이’(身土不二)와 일본의,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지산지소’(地山地消)와 비슷하다. 그러나 지금 미국과 유럽의 대도시에서 유행하는 로커보어가 사전에 정식 등장한 것은 그리 먼 일이 아니다. 2007년 옥스퍼드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로커보어’라는 말을 등록하면서부터다. ‘로컬 푸드’(local food)를 먹는 것 외에 이 같은 소비 운동과 트렌드도 로커보어를 뜻한다. 로커보어는 단순히 신선한 식품을 먹자는 취지를 넘어 환경운동과도 직결된다. 즉, 식품의 이동거리가 짧을수록 수송용 연료 사용이 줄어들어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과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농산물이 생산지에서 각 가정의 식탁까지 옮겨지는 거리를 말하는 ‘푸드 마일리지’는 식품과 환경의 함수를 보여주는 환경지표인 셈이다. 2007년 우리나라 1인당 푸드 마일리지는 512㎞로 일본과 비슷하지만 미국, 영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2~6배나 된다고 한다. 그만큼 수입식품 의존도가 높다는 얘기다. 최근 뉴욕 도심 속 양봉이 증가한다는 외신 기사가 나왔다. “도심에 벌통 하나가 생기면 5만개의 꽃가루를 불러들인다.”며 점차 지구촌에서 사라지는 꿀벌을 살려 보겠다는 로커보어들의 호응 덕분이란다. 집에서 야채를 직접 길러 먹는 것도 로커보어다. 부지런만 하면 로커보어의 길이 멀지 않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사설] 초등학교 급식 무농약 재료 쓴다더니…

    서울 시내 초등학교의 급식 쌀에서 잔류 농약이 검출돼 논란이 되고 있다. 그제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에 공급되는 쌀 가운데 76개 표본을 조사한 결과 8개(11%)에서 잔류 농약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친환경 무농약 쌀로 밥을 짓는다던 서울시 교육청의 자랑이 무색하게 됐다. 시교육청이 나서 거래 중단 및 반품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지난 6월 인천에서도 똑같은 소동을 겪은 바 있어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일이 재발되지나 않을지 우려스럽기만 하다. 여건만 된다면 친환경 무상급식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안전하고 품질 좋은 음식을 먹이는 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문제는 이번처럼 친환경 식재료가 아닌데도 친환경으로 둔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재배 농가의 부주의나 수매와 유통을 담당하는 곳에서의 철저한 검증 및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이런 일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괜히 친환경 제품이라고 웃돈만 준다면 결국 막대한 예산 낭비를 초래할 것은 뻔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면 교육적인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약속과 달리 농약이 검출된 농산물로 식단이 차려진다면 학생들이 입게 될 마음의 상처가 학교나 기성 세대에 대한 신뢰와도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참에 전면적인 친환경 무상급식이 얼마나 현실과 거리가 있는 정책인가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친환경 제품은 만만찮은 가격 때문에 가정에서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어떻게 국가 재정을 생각하지 않고 친환경 식재료로만 아이들의 급식 식단을 꾸밀 수 있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상 기후로 인해 일반 농산물 수급도 종종 차질을 빚는데 엄청난 양의 친환경 식재료가 단체 급식용으로 공급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답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친환경 무상급식은 처음부터 거짓말이 될 수밖에 없다.
  • 서울시 무상급식 친환경 쌀에 농약이…

    서울시교육청은 7일 서울시내 각급학교에 공급되는 친환경 쌀 76건의 잔류농약 검사를 한 결과 미량의 잔류농약이 검출된 8건에 대해 거래 중단 및 반품토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지난 3월부터 공립초교 1~4학년을 대상으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강남, 서초, 송파, 중랑구는 3학년까지다. 지난달 현재 농산물의 60% 이상을 친환경 식재료로 쓰고 있지만 쌀은 농약을 치지 않은 친환경 쌀을 모든 초등학교에 공급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친환경 쌀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당 생산지인 광역자치단체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의뢰해 잔류농약 검사를 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중부 또 폭우] 홍수쓰레기에 댐·하천 몸살… 올해 처리비 250억 이를 듯

    [중부 또 폭우] 홍수쓰레기에 댐·하천 몸살… 올해 처리비 250억 이를 듯

    중부권에 쏟아진 국지성 호우가 국토에 아픈 생채기와 악취 나는 쓰레기 더미를 남겼다. 서울을 포함한 피해지역에서는 파이고 무너진 도심 도로와 산중의 골을 메우는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이보다 하천과 연근해, 댐 등에 어지럽게 널린 부유물들을 치우려면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와 서울시, 경기도가 한강 하류와 인천·강화 앞바다의 장마후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연간 66억원)을 놓고 신경전<서울신문 7월 22일 자 15면>을 벌이는 사이에 이번 사흘간의 물폭탄 세례가 설상가상으로 수백억원대의 처리 비용을 추가로 떠안기고 말았다. 31일 한강과 임진강 물이 동시에 서해로 흘러드는 강화도 앞바다. 폭우로 꺾인 나뭇가지부터 플라스틱, 스티로폼, 비닐, 생활용품 등 온갖 잡동사니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기름띠 속에서 시커먼 폐기물이 바다를 가득 메운 ‘해전의 현장’을 방불케 한다. 갯벌 여기저기에는 누런 포대가 쌓여 있다. 인근에 사는 강화 어민 박모(45)씨는 “쓰레기는 어족자원을 고갈시킬 뿐 아니라 바다 경관을 망쳐 횟집을 운영하는 상인들도 해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올해는 그 두세 배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바닷물이 서해로 흘러드는 길목에 차단막을 치고 기중기를 동원해 쓰레기를 퍼올리고 있다. 여기서 걸러지지 않은 쓰레기는 해양정화선이 바다 위를 돌아다니며 하나하나 수거해야 한다. 하루 80여t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쓰레기양이 워낙 많다 보니 역부족이다. 폭우가 몰아친 사흘 동안에 총 250t이 넘는 쓰레기를 건져 올렸지만 미처 수거하지 못해 바다로 흘러드는 것이 더 많다. 이것들이 덕적도, 여월도 등 먼바다로 떠내려가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먼바다 쓰레기는 조업 중인 어민들이 포대당 3000원씩 받고 수거하고 있지만 그 양은 빙산의 일각이다. 같은 시각 서울 도림천. 관악구 서울대 입구부터 물길이 시작돼 동작구와 구로구, 영등포구를 끼고 흘러 안양천과 합류하는 곳이다. 물이 빠진 하천변의 자전거길과 산책길, 체육시설 등에는 비닐과 옷가지, 나뭇가지 등이 흉물스럽게 널려 있었다. 환경부는 올해 댐과 하천·하구 쓰레기 정화사업으로 250여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하천·하구 쓰레기 수거·처리로 220억원(국고 76억원, 지방비 144억원), 댐 부유물 수거 30억원(K-water) 등이다. 정부는 매년 반복되는 홍수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5대강(한강·금강·영산강·섬진강·낙동강) 권역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2009년 5월 처리비용 분담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하천·하구의 쓰레기를 수거, 운반·처리하는 비용의 40~70%(광역시 40%, 시·군 70%)를 국고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또 K-water(한국수자원공사)는 다목점댐 등의 부유물을 제거·처리하는 비용을 독자적으로 부담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따라 보에 담수 후 부유 쓰레기로 인한 수질오염 예방 차원에서 지자체와 처리비용 분담 협약이 체결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의 부유 쓰레기 수거비용으로 연간 1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반영하면 내년엔 쓰레기 수거 지원금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환경부는 내년에 하천 쓰레기가 5만t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국고와 지방비를 합쳐 236억원(표 참조·댐 수거 비용 제외)을 책정해 놓았다. K-water 관계자는 29개 댐에 유입된 쓰레기가 매년 6만 4000㎥(약 2만 5000t) 발생했고, 이를 수거·처리하는 데만 연간 30억원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 6월 태풍 메아리에 이어 7월 집중 호우로 예년보다 많은 8만㎥의 부유물이 떠내려와 처리 비용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마가 끝나고 소양강과 대청댐을 제외한 모든 댐의 부유물 제거를 마쳤지만, 폭우로 재작업을 벌여야 한다며 한숨지었다. 댐 부유 쓰레기는 하천 상류와 농경지, 산림 등에서 생활쓰레기와 통나무, 나뭇가지 등이 빗물에 휩쓸려 댐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이를 수거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댐 부유물은 초목류가 70~9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생활쓰레기이다. 초목류의 경우 강풍과 집중 호우 때에 상류 하천변 갈대나 부러진 나뭇가지, 유역에 방치된 간벌목, 공사장 폐기물 등이 그대로 유입된다. 생활쓰레기는 불법 투기된 가전제품이나 비닐, 스티로폼 등과 심지어 쓰다 만 농약병까지 흘러들어 온다. 이처럼 흘러든 부유물은 심각한 수질오염을 유발한다. K-water는 부유물을 비가 그친 뒤 2주일 안에 처리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올해는 장마가 길었던 데다 집중폭우로 수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상·김학준기자 jsr@seoul.co.kr
  • [중부 또 폭우] 지자체, 수해 주민 돕기·방재시설 확충 잰걸음

    [중부 또 폭우] 지자체, 수해 주민 돕기·방재시설 확충 잰걸음

    서울시와 경기도가 수해 지역 주민을 위한 긴급 지원과 방재설비 확충에 나선다. 서울시는 지난 26~27일 기습 폭우에 따른 피해 주민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선지원 후정산 원칙’ 아래 총 193억원을 투입했다. 긴급지원금 160억원이 자치구를 통해 배정된 것이다. 이어 31일까지 추가 피해 현황을 확인한 뒤 1일 2차분이 집행된다. 시는 침수가옥 1만 2747가구와 소상공인 3230개 업체에 가구·업소당 100만원씩, 160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지난해 태풍 ‘곤파스’가 발생했을 때 지원한 규모와 같다. 가족이 사망한 가구주에게는 1000만원씩의 재난구호금을 지급하며 주택 파손 정도에 따라 최고 300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피해 소상공인에게는 중소기업육성기금 200억원을 저리로 융자해 주고 응급복구비 33억원도 지원한다. 주택, 자동차 등 재산 피해를 본 주민에게는 7월분 재산세 징수유예, 침수 차량 자동차세 감면, 피해 주민이 대체 취득하는 주택·차량에 대한 취득세·등록면허세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주택이 파손되거나 사라진 경우 신청이 없더라도 7월에 부과한 재산세를 구청장이 직권으로 징수유예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경기도는 주택이나 자동차가 호우로 파손된 피해지역 주민이 2년 안에 주택을 복구하거나 자동차·기계 등을 새로 사면 취득세와 등록면허세, 자동차세 등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피해 농가에는 농약대금으로 ㏊당 9만 9880원을 전액 국·도비로 지원할 계획이다. 피해 면적이 전체 경작지의 50%가 넘으면 양곡 80㎏들이 5가마에 해당하는 생계자금과 고등학생 자녀의 6개월분 수업료를 지원한다. 피해 농가의 농축산경영자금 상환을 피해율에 따라 1~2년간 연기하고 농업경영자금을 1년 거치 1.5% 상환조건으로 피해 농가당 6000만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수해방지시설도 확충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서초·관악·동작구를 중심으로 방재시설물에 대한 설계용역 입찰을 서두르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앞서 지난 28일 3개 지점 공사에 참여할 각 대상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냈으며, 3개 업체까지 공동도급도 가능하다. 사당역 주변에는 3만㎥ 규모의 빗물저류조 2개를 설치하고 사당천의 단면 폭을 16m에서 19m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용산구 한강로 일대에 빗물을 하수관으로 흘려보내는 시설인 관거를 총 1830m의 길이로 새로 만들며 빗물펌프장 2곳을 세운다. 특히 광화문광장 침수 방지를 위해 지하 40m 이상의 깊은 지하공간에 지름 3.5m 이상, 길이 2㎞의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설치하는 계획을 연말까지 조기에 확정하고 2013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우면산 산사태에 따른 서초구의 피해액이 95억원이 넘으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구는 이번 폭우로 17명이 숨지고 20명이 부상했으며 주택 2076가구를 포함해 5만㎡가 침수되는 등 1000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김병철·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경상북도 봉화-산골마을에 퍼지는 ‘워낭소리’

    경상북도 봉화-산골마을에 퍼지는 ‘워낭소리’

    경북 봉화는 ‘소’같다. 긴 속눈썹에 크고 깊은 눈망울, 무던하고 천진한 입매의 그 소를 닮았다. 봉화가 영화 <워낭소리>의 촬영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북 봉화는 ‘소’같다. 긴 속눈썹에 크고 깊은 눈망울, 무던하고 천진한 입매의 그 소를 닮았다. 봉화가 영화 <워낭소리>의 촬영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간의 채찍질에도 아랑곳없이 길가의 풀을 뜯는 소처럼, 봉화는 오지라 불러도 좋을 산골어귀에서 당신과 나의 고향인 듯 터를 잡고 있던 탓이다. 잠시 봉화라는 달구지에 몸을 실어 볼 것. 딸랑… 딸랑… 아련하고도 청량한 워낭소리가 산바람에 실려 환청인 듯 들려올 것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동철 취재협조 봉화군청 culture.bonghwa.go.kr 1 최 노인의 집은 누추하지만 정겨웠다. 마당 한 쪽에 걸려 있는 액자에는 영화 속 장면이 담겨 있어 <워낭소리>를 추억하게 한다 2 영화의 주요 장면과 줄거리가 새겨져 있는 마을 입구의 조형물 3 최 노인과 누렁이가 논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재현한 동상도 마을 입구에 서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누렁이, 여기 잠들다 차는 봉화 읍내를 지나 내성천을 건너고 다시 봉긋한 산들로 둘러싸인 마을에 들어선다. 여기 어디쯤이라는데, 여느 호젓한 시골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풍경에 영화 <워낭소리>의 흔적은 찾을 길이 없었다. 그러던 중 넓은 논 사이로 가지런히 난 흙길을 따라 터덜터덜 느릿한 걸음을 옮기는 소 한 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그 뒤엔 거짓말처럼 영화 속 주인공인 최 노인이 달구지에 실려 있다.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30년 넘게 반복되어 온 풍경이 그렇게 재현되고 있었다. 변한 것은 소 한 마리뿐이다. 영화에 나왔던 소는 죽어 땅에 묻혔고, 지금은 튼실해 보이는 젊은 소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푸석푸석했던 털은 윤기가 흐르고 할아버지처럼 바싹 말랐던 몸은 근육질을 자랑한다. 요 녀석의 나이는 일곱 살, 이 누렁이도 그전 누렁이처럼 마흔 살(사람으로 치면 120살쯤 된다고 한다)까지, 잘 살아 줄까? 그들이 걸어 나왔던 길을 되짚어 가니 누렁이와 할아버지의 일터가 나타났다. 논밭 주위로는 영화 속 대사가 적힌 벤치들이 수시로 발걸음을 붙잡는다. “말 못하는 짐승이라도 나한테는 이 소가 사람보다 나아요.” “농약 치면 소 먹고 죽어. 사료 먹이면 살쪄서 애 못 낳아!”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귓전을 울리듯 생생한데, 그중 한 대사에 코끝이 찡하다. “노인네들 겨울 잘 보내라고 나무를 이레 해놓고 떠났다 아입니꺼.” 그 옆엔 누렁이가 묻힌 무덤과 비석이 자리하고 있다. ‘누렁이(1967~2008)’ 할아버지 최고의 친구이자, 최신의 농기구, 최고급 자가용인 누렁이가 그렇게 잠들어 있었다. 이제는 코뚜레와 워낭을 내려놓고 편히 쉬고 있을는지. 일터에서 할아버지 댁까지는 약 1km 정도. 소처럼 느릿하게 걸어 봉화군 상운면 하눌리에 자리한 할아버지의 집에 들어서니 영화 속 정경이 그대로 펼쳐진다. 이른 새벽 허연 김을 뿜어내며 쇠죽을 끓이던 솥이며, 여기저기 쌓여 있는 나뭇짐 그리고 아담한 외양간 들이 묻혀 있던 기억을 속속 끄집어낸다. 외양간에는 아까 그 젊은 누렁이가 긴 혀로 여물을 먹고 있다. 가끔씩 녀석의 턱에 매달린 워낭이 딸그랑 소리를 냈다. 그 워낭소리가 산사의 풍경소리처럼 청아하게 마당에 울린다. 어쩌면 변한 것은 없는지도 몰랐다. 우직한 일소들은 하나같이 똑 닮아서 크고 깊은 눈망울에 덤덤하고 천진한 입매를 하고 있다. 그 믿음직한 얼굴과 몸짓이란. 할아버지를 부탁해! 1 거북바위와 연못 그리고 가지런한 돌다리가 환상적인 궁합을 이루는 청암정 2 충재 종택은 고향 할머니의 품처럼 넉넉하다. 소풍을 나온 아이들도 할머니 댁에라도 온 듯 마음껏 재잘거린다 3 계곡에 바짝 다가선 석천정사는 자연에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옛 사람들의 노력을 엿보게 한다 4 향기로운 전통차를 음미하며 청량산의 풍광까지 감상할 수 있는 안심당은 청량사의 명물이다 5 청량산의 하늘다리는 보는 것만으로 오금을 저리게 한다. 하지만 그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장쾌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금닭의 품속으로 걸어 들어가다 할아버지와 누렁이를 뒤로하고 찾아간 곳은 ‘석천정사石泉精舍’이다. 내성천의 지류인 석천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울울창창한 숲길을 지나 멋스러운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너르게 흐르던 물길은 좁아지며 콸콸콸 시원한 물소리를 내고, 그 물길만큼이나 수려한 석천정사가 자연 속에 폭 파묻힌 채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석천정사는 16세기 중반 충재 권벌의 장남인 청암 권동보가 고향으로 돌아와 지은 것이다. 정사를 정자와 구분할 때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의 유무를 따진다는데, 그래서인지 꽤 규모가 크다. 돌로 축대를 쌓아올리고 계곡에 바짝 붙어선 모습은 자연에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옛 사람들의 노력을 엿보게 한다. 정사에 올라서면 계곡과 바위와 숲이 온통 ‘내 것’인 듯 유유자적한 풍경이 펼쳐진다. 석천정사에서 더 상류로 올라가니 갑작스레 숲이 잦아들고 너른 평지가 나타났다. 그 너머로 기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충재 권벌이 조선시대 기묘사화로 관직에서 물러나 자리를 잡기 시작해 안동 권씨의 집성촌을 이룬 곳이다. 경주의 양동마을, 안동의 하회마을과 내앞마을 그리고 이곳 ‘닭실마을’까지를 영남의 4대 길지로 꼽는단다. 뒤로는 야트막한 산이 버티고 있고, 앞으로는 넉넉한 논과 밭이 이어지다간 깨끗한 물길이 마을을 감싸고 흘러간다. 마을 이름도 풍수지리적으로 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는 금계포란金鷄抱卵에서 따온 것이다. 세월을 살짝 비껴간 듯한 마을은 고향의 냄새로 가득하다. 명절 때면 5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닭실마을의 한과를 만드는 손길이 분주하고, 우뚝한 솟을대문을 자랑하는 충재 종택에는 안동 권씨의 일가친척들이 모여 전 부치는 냄새가 진동할 터이다. 가지런한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기억 속의 할머니가 버선발로 달려 나올 것처럼 정감 그득한 마을이다. 닭실마을 동쪽에 자리한 ‘청암정靑巖亭’은 마을 산책의 즐거움을 절정에 이르게 한다. 거북이 모양의 넓적하고 거대한 바위 위에 정자를 짓고, 그 주위를 둥글게 파서 연못을 만들었다. 정자를 등에 진 거북이가 연못 위를 노니는 형상이랄까. 연못을 건너 정자로 넘어가는 약 6m의 돌다리도 멋스럽기 그지없는데, 우리나라의 직선으로 된 돌다리 가운데 가장 긴 것이라고. 거북바위, 정자, 돌다리, 연못이 기막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어딘가 낯익다면 기억을 더듬어 보시라. 특히 청암정의 돌다리는 <동이>와 <바람의 화원>을 비롯해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인공들의 애틋한 장면이 연출되었으니 꼭 한 번 건너봐야 한다. 원수를 만나는 외나무다리가 아니라, 비껴갈 수 없는 사랑의 외돌다리(?)이니 운명적인 만남이 이뤄질지도 모를 일 아닌가. 닭실마을┃주소 경북 봉화군 봉화읍 유곡리 963 문의 054-674-0963 www.darsil.kr 열두 연꽃잎으로 감싸인 청량사 청량산(870m)으로 오르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일주문에서 시작된 가파른 길은 ‘청량사淸凉寺’까지 부단히도 이어지며 장딴지를 묵직하게 했다. 사찰의 경내로 진입해서도 마찬가지. 어찌 이런 지형에 사찰을 건립할 생각을 했던 것인지 경이로울 만큼 가람배치가 독특하다. 가파른 산의 경사면에 건물을 올리려니 높다란 석축을 만들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여느 산사들보다 더욱 입체적인 가람배치가 형성된 것이다. 이른 아침 산안개가 자욱하게 몰려드는 경내에 서 있자니 주위가 온통 봉우리들로 가득하다. 주봉인 장인봉을 비롯해서 선학봉, 자란봉, 자소봉, 탁필봉, 연화봉, 향로봉 등 12개 봉우리가 우뚝우뚝 솟아 있고, 청량사는 그 한가운데에 자리한 형국이다. 열두 연꽃잎에 감싸인 꽃술이 바로 청량사인 셈이다. 특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5층 석탑에 서면 청량산의 장쾌한 풍경이 펼쳐져 산행의 고단함을 단숨에 날려버린다. 원효대사가 663년 창건했다는 청량사에는 그 깊은 역사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들이 전해 오고 있다.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으로 피난을 왔다가 이곳 청량사에 들렀다고 한다. 약사여래를 모신 ‘유리보전琉璃寶殿’의 현판이 바로 공민왕의 친필이라고 하며, 사찰 오른편에 자리한 응진전에는 공민왕과 그의 부인인 노국공주의 영정이 걸려 있기도 하다. 또 통일신라 말기의 뛰어난 학자였던 최치원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고운대와 독서당, 명필 김생이 10년간 은거하며 글을 썼다는 김생굴, 퇴계 이황이 성리학을 집대성한 청량정사 등이 산 곳곳에서 여행객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듯하다. 청량사에서 숨을 돌리고 다시 산길을 더듬어 한 30분 정도 오르면 ‘하늘다리’이다. 해발 800m의 높이에 자란봉과 선학봉을 연결하고 있는 하늘다리는 보는 것만으로 아찔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가장 높은 현수교라는데, 발을 디딜 때마다 조금씩 출렁이는 것이 오금을 저리게 한다. 하지만 다리를 건너기 시작하면 좌우로 펼쳐지는 풍경이 장관이다. 태백산맥 끝자락에 걸린 봉화는 면적의 83%가 산이다. 산과 산들이 중첩을 이루며 하늘 끝으로 멀어져 가고, 그 사이사이 작은 마을들이 들어선 모양새는 아득하고 또 신비롭다. 청량사로 되돌아와서 산을 내려오려는데 어디선가 그윽한 차향이 흘러나온다. 시원한 통유리로 청량산의 정경을 감상하며 솔바람차, 오미자차, 작설차 등 전통차를 음미할 수 있는 찻집이다. 그 이름도 ‘안심당安心堂’이다. 차 한 잔을 시키고 창밖을 바라본다. 문득 영화 <워낭소리>가 떠올랐다. 누렁이가 세상을 떠나자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 가파른 산길을 올라와 5층 석탑 앞에서 소의 영혼을 위해 기원을 드렸다. 멀리서 들려오는 산새소리가 마치 워낭소리인 듯 ‘딸랑’ 귓전을 스치고 지나간다. 청량산도립공원┃주소 경북 봉화군 명호면 청량로 255 문의 054-679-6653 mt.bonghwa.go.kr Travel to Bonghwa ▶봉화 찾아가는 길 경상북도 봉화를 찾아가는 관문 도시는 영주, 안동, 영양, 울진, 태백 등지다. 사통발달 길이 통해 있지만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시내버스나 택시로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서울에서 영주까지 기차(무궁화호)로는 3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영주와 봉화를 오가는 버스는 하루 종일 5~1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봉화버스터미널 054-673-4400, 영주여객(시내버스) 054-633-0011 ▶봉화에서 가볼 만한 곳 재래시장의 질펀한 흥겨움‘봉화시장’ 봉화군청에서 철길을 건너면 왁자한 시장골목이 시작된다. 봉화시장은 예로부터 영월, 삼척, 울진, 안동, 예천 등지에서 장을 보러 올 만큼 사람들로 붐벼 ‘들락날락 봉화장’이라는 유행어까지 있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는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인 ‘문전성시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장보는 재미가 더욱 쏠쏠해졌다. 오일장(2, 7일)이 서는 날이면 각설이 공연에 민속품 경매까지 흔히 볼 수 없는 장터 풍경이 펼쳐지니 살 것이 없더라도 눈이 즐겁다. 시장문화사랑방 054-674-2008 이몽룡은 실존인물이다! ‘계서당’ 봉화 읍내에서 내성천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이몽룡의 생가로 알려진 계서당이 나온다. <춘향전> 연구의 대가로 알려진 연세대 설성경 교수가 오랜 연구 끝에 이몽룡이 실존 인물이었음을 밝혀낸 것. 이몽룡은 본래 봉화의 성이성이란 사람이었는데, 계서당은 그가 1610년 즈음 건립하여 후학을 가르치던 곳이라고 한다. 이중으로 기단을 올려 높다랗게 지은 사랑채와 오른쪽 끝에 만들어놓은 간이 화장실(?)이 볼거리이다. 주소 경북 봉화군 물야면 가평리 301 그 씁쓸하고 톡 쏘는 맛! ‘오전약수’ 봉화군에는 두내, 다덕, 오전 세 개의 약수터가 유명하다. 그중에서 물야면 오전리에 자리한 오전약수는 위장병과 피부병에 특효가 있기로 잘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전국 약수대회에서 1등 약수로 선정됐다고도 하니 그 명성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탄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톡 쏘는 맛이 강하고, 철도 많아 매우 씁쓸한 것이 특징이다. 강원도와 경상도를 넘나들던 보부상들이 발견했다고 하여 약수터 옆에는 보부상 조각이 서 있기도 하다. ▶봉화의 맛 3선 송이돌솥밥 봉화는 매년 9~10월 즈음에 ‘봉화송이축제’를 개최할 만큼 자연산 송이가 맛난 지역이다. 송이돌솥밥은 얇게 저민 송이를 밥 위에 살짝 얹고 쪄낸 것으로 향긋한 송이의 향이 입 안을 감도는 맛이 일품이다. 봉화읍내의 ‘솔봉이’ 식당이 송이돌솥밥으로 유명하다. 송이돌솥밥 1만5,000원, 송이전골 1만5,000원, 송이구이 4만원. 주소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232-11 문의 054-673-1090 봉성돼지숯불구이 봉화군 봉성면에는 ‘봉성돼지숯불단지’가 형성되어 있어 식사 때가 되면 돼지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예전에는 이곳에 시장이 있었는데, 암퇘지 고기를 소나무 숯불에 구워내는 남다른 향에 사람들이 장보는 것도 잊고 고기를 즐겼다고. ‘상봉숯불식당’도 봉성돼지숯불단지에 자리한 식당 가운데 하나이다. 돼지숯불구이 9,000원, 생삼겹살 1만원. 주소 경북 봉화군 봉성면 봉성리 363-1 문의 054-672-9783 봉화한약우 봉화는 산악지형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작약, 당귀 등 약초 재배가 활발하다. 이러한 한약재를 첨가한 사료를 먹여 키워낸 한우를 ‘봉화한약우’라 한다. 올레인산을 비롯한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기로 잘 알려져 있다. 봉화읍내에 자리한 ‘은하숯불회관’도 봉화한약우 전문식당이다. 육회 3만원, 생갈비살 2만원, 소고기버섯전골 1만원. 주소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352-2 문의 054-673-1303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서울신문 보도 그 후] “파워블로거 관리 못한 포털도 책임져야”

    [서울신문 보도 그 후] “파워블로거 관리 못한 포털도 책임져야”

    “농약·중금속 등을 모두 제거해준다.”는 파워블로거 H(47·여)씨의 광고만 믿고 ㈜로러스사의 오존 세척기를 샀다가 폐렴·피부병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H씨와 해당 업체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이들은 포털 사이트에 ‘베비로즈와 로러스에 환불요구와 정당한 피해보상을 요구합니다’라는 이름의 대책위원회 카페(이하 대책위)를 개설하고 법적 대응을 논의하는 등 본격 대응에 나섰다. 이 카페의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는 주부 강모(44)씨는 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파워블로거들의 광고와 공동구매 등 돈벌이 상술이 도를 넘어 피해를 입은 사람은 많지만 누구 하나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이 없다.”면서 “이들에게 파워블로거라는 지위를 주고 수익사업을 벌이는 행위에 대한 관리를 하지 않은 포털사이트도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강씨와의 일문일답. →소송을 진행하게 된 이유는. -로러스사의 오존세척기를 사용한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기관지 질환, 피부병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했다. 문제는 H씨가 이처럼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물건을 자신의 블로그에서 과대 홍보한 뒤 업체에서 커미션을 받고 판매한 것이다. 파워블로거들의 이런 행위에 대한 제재가 없는 상황에서는 또다시 같은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는 생각에 소송을 준비하게 됐다. →진행 상황은. -3일까지 모인 피해자들만 5000명이 넘는다. 대책위 자체 투표를 통해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됐다. 4일 녹색소비자연합과 함께 변호사를 만나 구체적인 법적 대응에 대해 상의하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소송이 진행되면 약 3000명 이상의 소송인단이 꾸려질 것으로 예상한다. → 구체적인 피해사례는. -일주일 만에 1400여건의 피해사례가 수집됐다. 공통적으로 기관지 이상과 녹색을 띠는 가래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또 아이들의 경우 급성폐렴이 나타난다고 한다. 진단서를 증거자료로 제출할 생각이다. →파워블로거 물건판매는 무엇이 문제인가. -정보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블로그인데 물건을 판매하면서 수익을 챙긴 것이 문제다. H씨는 공동구매를 진행하면서 결제를 위한 쇼핑몰까지 만들었다. 문제가 불거지자 이 쇼핑몰은 폐업신고를 했다고 한다. 정보를 공유하는 것처럼 하면서 철저히 수익을 챙겨왔다는 데 문제가 있다. → 파워블로거 선정 주체인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도 책임이 있다고 보나. -물론이다. 이번 H씨 사건을 계기로 다른 파워블로거들도 그동안 커미션을 받고 장사를 해온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직까지 파워블로거들의 이런 행위에 대한 법적 규제는 없지만, 이런 것은 포털 자체에서 걸렀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파워 블로거의 함정

    파워 블로거의 함정

    유용한 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해줘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받는 ‘파워블로거’들이 안전성과 품질이 입증되지 않은 제품을 공동판매·홍보하는 데 앞장서 소비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파워블로거들에게 사업자 등록을 의무화해 허위·과장 광고 피해가 발생했을 때 처벌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일 유명 포털사이트에서는 요리·살림 전문 파워블로거로 활동해온 H(47·여)씨가 공동구매를 통해 판매한 오존 세척기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다. H씨의 블로그를 통해 세척기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두통과 구토, 피부트러블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H씨의 허위·과장광고 때문에 피해를 봤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품홍보·판매수단으로 전락 H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자신의 블로그에 ㈜로러스 생활건강이 판매하는 야채·과일 세척기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하루 평균 15만명의 네티즌들이 방문하는 인기 블로그의 명성에 걸맞게 세척기는 36만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3000대가 팔려나갔다. “세척기에 과일 등을 넣고 씻으면 농약·세균·중금속 등이 모두 씻겨내려간다.”는 H씨의 사용 후기를 읽고 너도나도 구매를 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업체의 홍보글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H씨의 허위 광고는 객관적인 수치로도 증명됐다. 지난달 30일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로러스사 제품은 0.1~0.3 사이의 오존농도가 검출돼 자발적인 수거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오존 관련 전기제품의 안전기준은 통상 0.05 이하로 규정돼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로러스사는 1일 “인체 유해성은 불명확하다.”면서도 “소비자 안전을 고려해 오존 배출량 조절장치를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H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재검사를 해 같은 결과가 나오면 수수료 전부를 구매하신 분들께 나눠 드리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H씨와 로러스사에 대한 피해보상 소송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상에 개설된 ‘피해 보상 요구’ 카페에는 이날 현재 2900명이 넘는 피해자가 가입했다. 카페 운영자는 “로러스사에 허위·과장광고에 따른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H씨에게는 손해배상 민사소송은 물론 사기죄, 부당이득 취득 등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형사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또 H씨가 판매업체 측으로부터 거액의 수수료를 받아온 것에 대해 분개했다. 피해자 이모(33·여)씨는 “H씨의 블로그 개설 초기부터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어 신뢰가 생겼는데, 돈을 받고 홍보했다니 실망했다.”고 말했다. H씨는 “세척기 한 대당 7만원씩 모두 2억 1000만원의 수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파워블로거의 공동구매 제품에 대한 불만은 H씨의 사례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육아 전문 파워블로거가 판매한 유모차가 일반 쇼핑몰보다 비싸다는 사실이 알려져 환불소동이 일기도 했다. ●“사업자 등록 의무화 해야” 성경제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팀장은 “파워블로거의 경우 사업자가 아니고 직접 판매자도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보상책임은 없다.”면서도 “최근 돈을 받고 광고를 하는 행태들이 많아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유통플러스]

    한국인삼공사, 헛개홍삼수 출시 한국인삼공사가 3040으로 직장인 남성을 위한 차 음료 ‘헛개홍삼수’를 출시했다. 헛개홍삼수는 국내산 헛개나무 열매 추출액에 정관장의 6년근 홍삼 농축액을 혼합한 차 음료로, 숙취해소나 피로회복에 좋다. 회사 측은 국내에서 시판 중인 헛개 음료 중 헛개 열매 추출액이 9500㎎으로 가장 많이 함유돼 있다고 설명했다. 340㎖ 1300원. 신세계 충청점 24일 전면 리뉴얼 개장 신세계 충청점이 지난해 12월 A관을 연 데 이어 6개월간 B관 리뉴얼 공사를 끝내고 24일 쇼핑과 문화, 오락 시설을 갖춘 ‘원스톱 복합쇼핑·문화공간’으로 본격 영업을 시작한다. 이 지역 최초로 명품부터 초대형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화 의류) 브랜드까지 450여개 브랜드를 갖춘 고품격 백화점이라고 신세계는 설명했다. 충청점은 3만 4600㎡(1만 500평)로 화장품·남성·여성 정장 중심인 A관과 글로벌 SPA 브랜드·영캐주얼·스포츠 등으로 구성된 ‘영 토털 전문관’ 개념의 B관 2만 7400㎡(8300평)로 구성돼 있다. GS샵, 장애우가 만든 오미자 등 판매 GS샵은 24일 오후 3시 15분부터 30분간 다운증후군 장애인들이 만든 ‘해다미 오미자 원액 2병 세트’와 ‘해다미 복분자 원액 2병 세트’를 판매한다. 무농약 인증을 받은 경북 문경 오미자와 전북 고창 복분자만을 사용했다. 색소, 첨가물, 방부제가 전혀 들어 있지 않아 더운 여름철 가족을 위한 건강음료 및 선물용으로 손색이 없다. 각 세트 3만 7000원. ARS 자동주문 시 1000원 할인된다. 후부, 목선 변형 안되는 티셔츠 출시 제일모직 캐주얼 브랜드 후부(FUBU)는 잦은 세탁에도 목선이 늘어나지 않는 기능성 티셔츠 ‘이티’(ET)를 출시했다. ET는 목이 편해서(Easy) 매일(Everyday) 입어도 목선의 형태가 변형되지 않는(Everlasting) 다기능성 셔츠라는 뜻이다. 흰색·검정색·감색 등 세 가지 색상으로 가격은 각 2만 9000원이다. 물놀이 때나 운동 시 재활용 가능한 지퍼백에 담겨 판매돼 실용적이다.
  • 10세 소년, 농약마시고 자살… “숙제 안해서”

    중국의 한 소년이 숙제를 하지 않아 선생님께 혼날 것이 두려워 농약을 먹고 자살한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고 현지 언론인 시안완바오(西安晩报)가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새벽 샤오난(가명)이라는 10살 난 소년은 자신의 집에서 농사에 쓰이는 살충제 한 병을 모두 마신 뒤 쓰러진 채 발견됐다. 당시 샤오난의 곁에는 “학교에 가기 싫다. 숙제를 다 하지 못했다. 선생님께 혼날 것이 두렵다.”는 글이 남겨져 있었다. 샤오난의 부모는 방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생각해 아들 주위를 살핀 결과 거의 다 비워진 농약병을 발견했으며, 곧장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사망했다. 현지 언론의 조사에 따르면, 샤오난은 매일 노트 7~10페이지 분량의 숙제를 해 오다, 14일 밤 두 살 위의 형과 놀고 숙제를 하지 않은 탓에 심리적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샤오난의 어머니는 “아이가 놀고 싶어도 숙제양이 워낙 많아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면서 “학교 성적은 중간정도였지만, 생활이 어려워 아이에게 신경쓸 겨를이 많지 않았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샤오난의 가족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오랜 시간 뿔뿔이 흩어져 살아왔으며, 아이의 숙제 등 학업과 어린 아이의 심리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탓이라고 말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산시성 심리교육원 연구소 소장 송진 박사는 “숙제를 하지 못한 것도 아이를 극단적으로 내몬 이유 중 하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아이가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자라고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부모에게서 받지 못한 사랑을 선생님으로부터의 관심으로 충당하려 했지만, 숙제를 하지 못함으로서 이를 잃을까 두려웠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샤오난의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체벌은 없었다.”면서 “담당 선생님과 학급을 충분히 조사한 뒤 다시는 이런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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