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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명절선물세트의 정치학

    대통령 명절선물세트의 정치학

    청와대는 매년 추석과 설 명절에 국가 유공자 및 사회 배려 계층, 정·관계 주요 인사들에게 선물세트를 보낸다. 매년 대통령이 보내는 명절 선물은 주로 지역 특산물로 구성되는데, 청와대의 상징인 봉황이 찍힌 선물상자에는 ‘지역 안배, 사회 통합’ 등의 의미가 담기기 마련이고, 이를 통해 대통령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추론해 보기도 한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지역구 특산품이 대통령 선물세트에 포함된 것을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이번 추석 명절에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국가유공자와 사회적 배려계층 1만 4000여명에게 지역 특산물 4종으로 구성된 추석 선물을 보냈다. 충남 서천 소곡주, 부산 기장 미역, 전북 고창 땅콩, 강원도 정선 곤드레나물로 구성됐다. 청소년과 종교인에게는 술 대신 충북 제천 꿀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 내외는 함께 보낸 인사말에서 “둥근 달 아래서 송편을 빚으며 정을 나누고 소망을 비는 추석”이라며 “정성을 다해 살아온 하루하루가 쌓여 우리의 삶과 마음이 보름달처럼 커졌다”고 전했다. 이어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시대는 넉넉한 한가위에 휘영청 뜬 보름달처럼 올 것”이라며 “새로운 100년의 희망을 함께 빚겠다”고 밝혔다. 지난 설 선물은 경남 함양 솔송주, 강원 강릉 고시볼, 전남 담양 약과와 다식, 충북 보은 유과 등 5종으로 채워졌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직전에 열렸던 지난해 추석 선물은 제주도 오메기술과 울릉도 부지갱이, 완도 멸치, 남해도 섬고사리, 강화도 홍새우로 구성됐다. 특히 태풍, 폭염으로 농사가 어려웠던 지난해는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고 판로가 좁은 국내 도서지역 농산물을 홍보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한다. 당시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특별한 소외계층이나 국익에 기여한 분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회적으로 기여한 분들께 선물을 보내드린다”고 선정 기준을 밝혔다. 이에 따라 희귀난치성 환자, 치매센터 종사자 등도 포함됐다. 올해 추석선물은 헝가리 유람선 사고 현장 구조대원, 강원도 산불 진화 자원봉사자, 구제역·돼지열병 등 전염성 질병 방제활동 참여자, 장애인 활동도우미 등을 포함해 국가발전을 위해 헌신한 이들에게 두루 전달됐다. 역대 대통령들도 주로 지역 특산품을 명절 선물로 선호했다. 가평 잣, 이천 햅살, 남해 멸치 등은 정권에 관계없이 단골 선물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추석 선물로 잣, 유가 찹쌀, 육포 등 세 가지를 골랐다. 불교계에는 육포 대신 호두를, 소년소녀 가장에게는 외국어 공부에 도움을 주고자 어학 학습기를 보냈다. 설에는 보은 대추, 장흥 표고버섯, 통영 멸치 등을, 추석에는 경산 대추, 여주 햅쌀, 장흥 한우 육포 등 지역을 안배한 농축산물 세트를 보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명절 선물로 문배주, 국화주, 이강주 등 우리 민속주를 고르면서 우리 술 열풍이 불기도 했다.이명박 전 대통령은 참기름, 버섯, 햅쌀 등 전물 특산물을 지역 화합의 상징으로 골고루 넣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과, 녹차, 김을, 김영산 전 대통령은 고향 거제도 멸치를 활용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고가인 인삼을 봉황이 새겨진 나무 상자에 담아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고른 명절선물 목록에 지역 특산품이 포함된 국회의원은 이를 보도자료를 통해 홍보하기도 한다. 여권 관계자는 “그만큼 청와대와 정치인들이 고르는 명절 선물에는 사회적 분위기와 지역 안배 등 정치적 의미가 담겨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아마존 둘러싼 갈등 “모두 위해 브라질 패해야”

    아마존 둘러싼 갈등 “모두 위해 브라질 패해야”

    지구온난화로 이미 초원화 진행중발전 위해 다른 활로 모색해야FP “주민 고통 땐 외부 개입 가능”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이 국제 사회의 이슈로 떠오르자 ‘주권 침해’라며 버티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정부도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아직까지 그 효과가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인류의 자산인 아마존을 보존해야 한다는 서방세계의 압력은 어느정도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산불이 사그라지더라도 아마존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경제 발전을 위해 아마존을 일부 개발할 수밖에 없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인류의 자산이자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비판하는 선진국 간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보우소나루 “아마존은 우리 것” 올해 1월 취임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선 후보자 시절부터 아마존 열대우림의 상업적 개발을 허용하겠다고 공약했다. 아마존이 브라질의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아마존에 대한 그의 입장은 “아마존은 우리(브라질) 것이지 당신들 것이 아니다”라는 발언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겐 아마존 보전을 위해 활동하는 운동가들도 눈엣가시다. 그는 외신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마존에 대한 집착이 ‘환경 관련 정신병’의 일종이라며 환경운동가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급증한 아마존 산불에 대해서 ‘환경 관련 비영리기구(NGO)의 소행’이라며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을 낳았다. 이러한 대통령의 인식은 지난달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전후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G7 정상들이 아마존 산불 진화를 위한 지원금 지급에 합의하자 이를 거부하며 “본인들 나라나 신경쓰라”며 응수한 것이다. 어느 나라도 환경 파괴와 지구온난화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으면서 아마존에 대해서만 왈가왈부하는 형국을 비판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지원금은 받기로 했고 진화 작업에 군병력과 항공기 등을 투입하기로 했으나 아마존 개발 의지마저 꺾은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아마존, 그냥 둬도 초원으로 바뀐다 아마존이 브라질 외 국가들에게도 중요한 이유는 그 별명에서부터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지구 열대우림의 40%를 차지하는 아마존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아마존의 면적이 줄어드는만큼 지구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적어져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된다. 이런 아마존 문제에 있어 브라질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게 대두되는 건 전체 아마존 면적의 60%가 브라질 영토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1970년대부터 50여년간 본래 아마존 면적의 17%를 개발했다. 프랑스 영토보다도 넓은 아마존이 도로와 댐 건설, 삼림벌채, 광물 자원 채취, 콩 농사, 가축 사육을 이유로 사라졌다. 올해 1월 보우소나루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지금은 일주일에 맨해튼 두배 면적만큼 아마존 면적이 사라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아마존 개발을 지금 당장 멈추더라도 지구온난화가 지속한다면 초원화를 막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아마존 유역은 안데스 산맥을 넘지 못한 비구름 덕분에 충분한 습기를 유지하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한 가뭄으로 이미 일부 아마존에서 초원화가 진행 중이라는 보고도 있다. 보우소나루 정부의 개발 지원 정책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보다 더욱 가속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아마존 개발, 브라질에 좋기만 할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미 경제 개발을 어느정도 이룩한 서방 국가가 브라질을 열악한 경제 상태에 머물도록 하고자 아마존 개발을 만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마존을 개발이 곧장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환경 파괴를 일삼으며 경제 성장을 일궜던 나라들이 훗날 이를 복구하기 위해 들이는 돈과 노력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실제 최근 중국으로 수출량이 느는 콩과 소고기의 생산량은 2004년부터 2012년 사이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아마존 개간은 오히려 기존보다 80% 정도 둔화됐었다. 아마존의 면적이 줄어드는만큼 가뭄이 심화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도 농업이다. 2015년 브라질에 닥친 가뭄으로 중부 마토 그로쏘 지역의 옥수수 재배 농가의 수확량은 3분의1이나 줄어들었었다. 외국의 제재도 무시할 수 없다.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인 유럽연합(EU)은 지난 6월 브라질이 포함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와 자유무역협상(FTA)을 맺으면서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 조항을 포함했다. 브라질이 아마존 개발을 지속한다면 고유한 ‘영토 주권’을 고려하더라도 국제법 위반 등을 이유로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 폴린포리시는 보호 책무 조항에 따라 브라질 정부의 아마존 개발이 지역 주민의 삶을 파괴한다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의 개입도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이호준의 시간여행] 다랑논이 있던 풍경

    [이호준의 시간여행] 다랑논이 있던 풍경

    ‘산골짜기 비탈진 곳에 층층으로 되어 있는 좁고 긴 논.’ 다랑논에 대한 사전의 설명은 간단하다. 하지만 이름은 손가락이 모자랄 만큼 많다. 다락논, 다랭이, 다랑전, 다랑치, 논다랑이, 다랭이논, 다락배미, 삿갓배미…. 삿갓배미란 이름은 삿갓 하나로 덮을 정도로 작은 논이란 뜻일 게다. 이름만큼 사연도 많은 게 다랑논이다. 가난한 백성들이 눈물로 일군 논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가을 들녘에 서면 빛바랜 그림 하나가 그 위에 겹쳐진다. 내가 살던 마을에도 다랑논이 있었다. 바우영감이 마을을 찾아든 것은 내가 코흘리개를 겨우 면했을 무렵이었다. 초로의 사내가 보따리 두어 개 얹은 지게를 지고 앞장서고, 다리를 저는 젊은 아낙과 사내아이 하나가 종종걸음으로 따라 걸었다. 그 낯선 일가는 약속이라도 하고 온 듯 곧장 장부자네 집으로 향했다. 그날부터 그들은 장부자네 행랑채에서 살림을 차렸다. 사람들은 그를 바우 혹은 바우영감이라고 불렀다. 그는 듣지도 말을 하지도 못했고 젊은 아내는 다리를 심하게 절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그들이 쉬는 걸 보는 건 나무에서 물고기를 따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찔레 순처럼 여리게 생긴 아이도 꼴머슴 몫을 제법 해냈다. 딱히 바우영감 덕이라고 못 박기는 어렵겠지만 장부자네 논밭은 갈수록 늘어났다. 장죽을 물고 논둑을 걷는 장부자의 입은 늘 귀 밑에 걸려 있었다. 소문은 바우영감네 일가가 동네에 들어온 지 몇 년 뒤 시작됐다. 바우영감이 용골 들머리에 있는 장부자네 산자락을 파헤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용골은 나무꾼 외에는 잘 다니지 않는 외진 곳이었다. 소문은 곧 사실로 확인됐다. 바우영감이 파헤치는 곳은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산자락이었다. 산을 파헤친 뒤에는 돌로 둑을 쌓아 올렸다. 그러면 제법 널찍한 ‘계단’이 만들어졌다. 그 계단이 작은 논이라는 것을 알게 된 건 시간이 꽤 지난 뒤였다. 어른들은 그걸 다랭이논이라고 불렀다. 바우영감이 논을 만들게 된 뒷얘기도 입을 타고 전해졌다. 장부자 집에서 머슴살이를 시작하고 1년쯤 지났을 때 간곡하게 요청했다는 것이었다. 새경을 받지 않을 테니, 몇 년이 걸려도 땅값만큼만 되면 용골 산자락을 떼어 달라고. 어차피 버리다시피 한 땅이니 장부자로서는 손해 볼 게 없는 거래였다. 다랑논을 만드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위로 올라갈수록 난공사였다. 둑은 바윗덩이만큼 큰 것부터 작은 돌 순으로 쌓아 올라가는데, 얼마나 촘촘한지 그야말로 ‘물 샐 틈’ 하나 없어 보였다. 작업은 계절이 몇 번 바뀌어도 계속될 만큼 느리게 진행됐다. 제법 꼴을 갖춘 논들이 태어난 건 몇 해가 지난 뒤였다. 그 논에 첫 모를 내던 봄 바우영감네는 용골에 움막 같은 집을 짓고 이사를 했다. 그해 가을 벼가 고개를 숙인 어느 날, 동네 사람들은 낫을 하나씩 들고 용골로 갔다. 반은 벼를 베고 반은 논두렁에 앉아 놀았지만, 추수는 순식간에 끝났다. 막걸리 한 잔씩이 돌아갔을 무렵 바우영감은 끝내 볏단을 끌어안고 울음을 터트렸다. 그 소리 없는 통곡에 그의 아내도 울었고 아들도 울었고 동네 사람들도 울었다. 지금도 산촌을 돌아다니다 보면 곳곳에서 다랑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랑논은 산으로 돌아간 지 오래다. 풀과 잡목으로 뒤덮여 한때 논이었다는 사실조차 확인하기 어렵다. 농사지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기름졌던 들판의 논들도 묵정논으로 바뀌는 마당에 다랑논까지 챙길 겨를이 어디 있을까. 다랑논을 만들던 시절의 이야기는 아득한 전설이 된 지 오래다.
  • 태풍 피해 자매도시 돕기 팔 걷은 관악…고창·강진·평창·괴산 농산품 판매 지원

    태풍 피해 자매도시 돕기 팔 걷은 관악…고창·강진·평창·괴산 농산품 판매 지원

    서울 관악구가 제13호 태풍 ‘링링’으로 낙과 피해를 입은 자매도시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관악구는 정성껏 키운 과일 농사를 망쳐 낙담한 농가의 과일을 팔아 주고 직거래 장터를 열어 주는 등 특별 지원 대책을 편다고 10일 밝혔다. 구는 전국 9개 자매도시 가운데 피해가 크고 지원 요청을 해 온 전북 고창·강진, 강원 평창, 충북 괴산 4개 도시에 대해 우선 판매를 지원한다. 구는 지난 9일부터 구청 행정지원과와 21개 동 주민센터에 접수창구를 열었다. 각 직능단체와 직원들이 수요를 조사하고 일정 물량이 확보되면 직거래 배송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다음달 30~31일에는 구청 광장에서 가을 농산품 직거래장터도 열 예정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이번 태풍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자매도시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과일 팔아 주기’ 등의 판로 지원을 통해 실질적으로 피해 농가의 소득이 보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대구보건대 2년간 소방공무원 특채 50명 합격

    대구보건대(총장 남성희)는 2019년 상반기 소방공무원 특채시험에서 12명이 최종 합격했다고 10일 밝혔다.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는 2018년 상반기 25명·하반기 13명 등 38명의 합격자를 배출한데 이어 무려 2년 동안 50명의 소방관을 배출했다. 전국에서 소방 전공학과 남·녀 졸업생을 대상으로 232명을 선발하는 상반기 시험에는 4년제 대학 졸업자를 포함하여 모두 4110명의 소방 전공자들이 응시해 평균 17.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국에서 소방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은 64개 대학으로 학교당 평균 합격자는 3.6명 수준이다. 대구보건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는 소방 전공학과 특채시험이 시행 된 1995년부터 2017년까지 영남권 지역에서 2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대구·경북·부산·경남·울산 등 영남권 대학 중에서 소방 관련 학과가 개설된 대학은 모두 21개 대학이다. 그동안 특채와 일반 공채 시험을 통해 소방공무원이 된 대구보건대학교 졸업생은 모두 381명을 포함해 모두 2433명의 소방기술자를 배출하면서 소방분야 최고의 전문대학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경북소방본부에 최종 합격한 김빈(30)씨는 “대학생 때부터 본격적으로 소방설비산업기사, 위험물산업기사 등 4가지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소방학문 분야에 필요한 노하우를 습득했고, 졸업 후 대형백화점 방재실에서 소방시설 관리 업무를 담당하면서 틈틈이 시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충남소방본부에 합격한 엄호성(25)씨는 “어릴 때부터 소방공무원이 되고 싶어 농사일을 도우면서 체력을 키운 것이 도움이 됐다”며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린 행복한 마음을 이어 각종 위험과 어려움에 처한 시민의 생명를 구하고 부름에 귀 기울이는 믿음직한 소방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전흥균(54)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학과장은 “정성적인 지도와 119드림프로젝트를 통한 선배 공무원들의 멘토-멘티 교육, 전국최초로 도입한 자체 소방공무원 체력시험장 등 각종 공무원 합격 프로그램과 다양한 프로그램이 합격 비결이 됐다”면서 “하반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서도 많은 합격자를 배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남편을 스승처럼’… 빈곤과 싸우며 독립운동 헌신한 사대부 집 여인

    ‘남편을 스승처럼’… 빈곤과 싸우며 독립운동 헌신한 사대부 집 여인

    1920년대 초 심산(心山) 김창숙이 중국 베이징 우당(友堂) 이회영 집에 찾아갔더니 그의 얼굴이 매우 초췌해 보였다. 심산이 “공원에 나가서 바람이나 쐬자”고 했더니 우당은 거절했다. 우당의 아들 규학이 말했다. “이틀 동안 밥을 짓지 못하였고 의복도 모두 전당포에 잡혔습니다. 아버지께서 문밖에 나서지 않으려는 것은 입고 나갈 옷이 없기 때문입니다.” 요즘 가치로 600억원대의 전 재산을 독립운동에 바친 우당은 죽는 날까지 빈곤과 싸우며 고통 속에 살았다. 그런 우당을 평생 뒷바라지한 사람이 부인 이은숙 여사다.이은숙은 1889년 8월 8일 충남 공주에서 고려 말 충신 이색의 후손인 한산 이씨 진규공의 외동딸로 태어났다. 달성 서씨와 사별한 우당과 1908년 10월 상동예배당에서 혼례를 치렀다. 백사(白沙) 이항복의 10대손인 우당은 노비를 풀어주고 과부가 된 여동생들을 개가시키며 마흔 넘은 나이의 결혼식도 신식으로 치를 만큼 열린 사고의 소유자였다. “우리 형제가 당당한 호족의 명문으로서 차라리 대의가 있는 곳에 죽을지언정 왜적 치하에서 노예가 되어 생명을 구차하게 도모한다면 어찌 짐승과 다르겠는가.”(이관직, ‘우당 이회영 실기’)우당 6형제는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그해 1910년 12월 30일 모든 재산을 처분해 압록강을 건넜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선택한 고행의 시작이었다. 이은숙과 출가한 딸까지 일족이 마차 10여 대를 타고 만주 벌판을 달려 도착한 곳은 유하현 추지가였다. 우당 형제들은 먼저 동포들의 정착과 농업을 지도하기 위한 경학사를 조직했다. 1911년 5월에는 광복군 양성의 본산인 신흥무관학교를 세웠다. 몇 해 만에 그 많은 재산도 바닥이 드러났고 곤궁한 생활이 시작됐다. “농사는 강냉이와 좁쌀, 두태(콩팥)고 쌀은 2,3백 리나 나가 사오는데 제사에나 진미를 짓는다. 어찌 쌀이 귀한지 아이들이 이름 짓기를 ‘좋다밥’이라고 하더라.”(이은숙, ‘서간도 시종기’)독립운동의 터전을 다져 놓은 다음 우당은 1913년 조선으로 잠입했다. 자금 마련 말고도 우당은 고종 망명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만주에 남은 식구는 열셋이나 되었는데 양식은 강냉이밖에 없었다. “강냉이를 따서 3주가 되면 그걸 연자에 갈면 겨 나가고 쌀이 두 말도 못 되니 며칠이나 먹으리오.” 설상가상 마적 떼의 습격을 받았다. 이은숙도 왼쪽 어깨에 총탄을 맞았지만 죽을 고비를 넘기고 겨우 살아남았다. 우당이 조선에서 체포된 소식이 전해졌다. 이은숙은 전전긍긍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면서 혼자 몸으로 대식구의 생계를 보살피는 고난의 세월을 이어갔다. 와중에 홍역으로 우당의 형 이석영의 큰아들이 사망하고 이은숙까지 같은 병으로 죽을 고생을 하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지는 이중고, 삼중고를 당했다. 우당이 돌아오지 않자 1917년 이은숙은 아들, 딸을 데리고 국내로 들어왔다. 그것도 잠시, 고종이 승하하자 우당은 중국 베이징으로 두 번째 망명길에 올랐다. 이은숙도 곧이어 아이들을 데리고 따라갔다. 고난의 베이징 생활이 시작됐다. 우당의 집은 독립운동 본부이자 사랑방이었다. 우국 지사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좁은 집에 함께 지냈다. 어려운 살림의 책임은 이은숙에게 있었다. 적게는 10명 많게는 40여 명이 우당 집에서 먹고 자고 했으니 감당하기 어려웠다. 집세가 싼 집을 찾아 이사한 것도 1년에 수십 번이었다. 그러면서도 독립운동가 남편을 스승처럼 극진히 섬겼다. 1~2년은 동지들이 보내주는 돈으로 그럭저럭 견뎠지만, 그 후 지원이 끊겨 먹을 양식이 없었다. 신분을 숨기고 지내야 하는 처지였기에 돈을 벌 수도 없었다. “하루 잘해야 일중식(日中食)이나 하고 그렇지 않으면 절화(絶火·밥을 짓지 못함)하기를 한 달이면 반이 넘으니 생불여사로다.” 만석꾼이 적수공권(赤手空拳)으로 기아를 겪게 된 것이다. 이은숙은 굶주리는 남편을 보고는 창자가 끊어지는 듯 마음이 아팠다.우당은 그즈음 아나키즘(무정부주의)에 심취해 이을규 형제, 백정기, 정화암 등과 먹으며 굶으며 함께 생활했다. 단재 신채호 등 독립운동가들도 여전히 드나들었다. “짜도미라는 쌀은 사람이 먹는 곡식을 모두 한데 섞어 파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것은 가장 하층민이나 사다 먹는 것으로…그도 없으면 강냉이를 사다가 죽을 멀겋게 쑤어 그것으로 연명하니…” 사정을 잘 아는 정화암 등은 약간의 돈을 주면서 “선생님 진지는 쌀을 사다 해 드리고 우리는 짜도미 밥도 좋으니 그것을 먹겠소”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에 김달하 사건이 터졌다. 김달하는 겉으로는 애국지사인 양 행동했지만, 사실은 밀정이었다. 그런데 김창숙이 우당을 김달하와 한패인 것으로 잘못 알고 절교 편지를 보냈다. 이은숙은 칼을 품고 찾아가 사실이 아니라고 항의했다. 남편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버리겠다는 결기였다. 오해는 풀렸고 김달하는 항일 테러단체 다물단이 처단했다. 우당의 딸 규숙도 처단에 연루돼 근 1년 동안 중국 공안국에 구금당했다. 와중에 아들 규학의 딸 둘과 우당의 아들이 성홍열로 사망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언제나 굶는 극한의 빈곤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우당과 아들, 딸을 베이징에 남겨두고 이은숙은 궁여지책으로 돈을 마련하고자 귀국했다. 1925년 여름이었고 임신한 몸이었다. 그 길이 우당과 영영 이별하는 길이 될 줄은 몰랐다. 이은숙은 귀국하자마자 다소간의 돈을 변통해 우당에게 보내주었다. 출산한 작은아들 규동을 품에 안고 친척집을 떠돌며 베이징 가족의 생계부터 먼저 생각했다.우당은 만주에 재만조선민주주의자연맹을 결성했다. 또 톈진으로 가 아나키스트들과 파괴공작을 도모했다. 1926년 나석주 의사의 폭탄 투척 사건으로 일제의 추적이 심해지자 우당은 돈 한 푼 없이 걸어서 상하이로 갔다. 환갑이 지난 나이였다. 두 딸은 빈민구제원으로 보냈다. 그러나 도적을 만나 행장을 다 잃는 변을 당해 다시 톈진으로 돌아왔다. 우당은 딸 규숙의 옷까지 팔아 연명했지만, 끼니를 거르기는 다반사였다. 국내에 있던 이은숙도 사정을 모를 리 없었다. 고무공장에 취직해 다니고 삯바느질과, 심지어 사대부 집안 딸의 몸으로 유곽집 삯 빨래를 하며 자기 입에도 풀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돈을 버는 대로 우당에게 보냈다. 굶으면서도 우당은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상하이로 가 남화한인연맹을 결성하고 남화통신을 발행하는 한편, 흑색공포단을 조직했다. 이어서 만주로 다시 가서 지하공작망을 조직하고자 했다. 여러 사람이 말렸지만 듣지 않았다. 다롄에서 배를 타고 가려다 해상에서 일경에게 붙잡혔다. 일본영사관 감옥에서 우당은 심한 고문을 받은 끝에 사망했다. 65세 노인의 몸이었다. 일제는 자살이라고 했지만 12일간의 혹독한 심문을 받은 끝의 명백한 고문사였다. 딸 규숙이 우당의 신체를 봤는데 눈을 뜨고 있었고 안면에 선혈이 낭자했으며 중국식 의복에도 피가 많이 묻어 있었다고 한다. “일생의 몸을 광복운동에 바치시고 사람이 닿지 못하는 만고풍상을 무릅쓰고 다만 일편단심으로 ‘우리 조국, 우리 민족’ 하시고 지내시다가 반도 강산의 무궁화꽃 속에서 새 나라를 건설치 못하시고 중도에서 원통 억색히 운명이 되시니 슬프도다.” 비통한 심정을 이은숙은 축문에서 이렇게 썼다. 이은숙은 남편이 그토록 바라던 광복을 보고 1979년 12월 11일 90세에 서울에서 작고했다. 정부는 우당에게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이은숙에게 지난해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서울광장] 과유불급의 공정사회/박홍환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과유불급의 공정사회/박홍환 편집국 부국장

    경기 평택시 포승읍과 화성시 장안면 사이에는 담수호인 남양호가 있다. 발안천 등의 물이 흘러 서해로 빠져나가는 길목인데, 인근 농경지에 필요한 농업용수 조달과 염수(鹽水) 피해를 막기 위해 1973년 길이 2㎞의 방조제를 쌓아 인공호수를 만들었다. 대부분의 담수호가 그렇듯 붕어, 잉어, 장어 등 토종 민물 어류는 물론 배스 등 외래 어종까지 풍부해 낚시인들의 천국이 된 지 오래다. 주말이면 호수 양안에 낚시인들이 장사진을 치는데 평일에도 월척 붕어와 렁커급 배스의 꿈을 안고 적지 않은 낚시인들이 모여든다. 농한기 때야 농민들과의 마찰이 거의 없지만 문제는 농사철이다. 좁은 제방길에 주차된 차량과 트랙터 등 농기구가 얽혀 옴짝달싹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일쑤였다. 일부 낚시인들의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도 커다란 갈등 요인이 됐다. 과하면 탈이 날 수밖에 없다. 결국 화성시와 평택시는 2000년대 후반 호수 대부분을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호수 중간 장안대교를 기준으로 상하류 극히 일부만 낚시허용구역으로 한정했다. 금지구역에서 낚시하다 적발되면 3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그런데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진리가 비단 남양호와 낚시인, 낚시 영역에만 국한된 일이겠는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반발 여론 대부분은 조 후보자 일가의 과도한 기회 향유에서 비롯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조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 동년배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인턴 기회 등을 가진 데 대한 청년층의 의구심과 박탈감이 커졌고, 급기야 반대 여론 확산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이명박(MB) 정부도 고교생들의 인턴 참여를 권장했고, 불법은 아니었다는 조 후보자의 항변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금수저’와 ‘동수저’, ‘흙수저’ 구분 없이 공정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공정사회의 근간이라는 점에서 조 후보자는 ‘원죄적 부담’을 벗기 힘들다. 실제 자유한국당 등 야권 일각에서는 과거 발언까지 끄집어내 “청소년들에게는 붕어, 가재, 개구리로 살아도 좋다고 해놓고 본인 딸은 용으로 만들기 위해 발벗고 나서 ‘황제 스펙’을 만들어 줬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결국 조 후보자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청년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통상적 기준으로 나는 ‘금수저’가 맞다”며 ‘금수저’를 자인한 그는 또 “‘흙수저’ 청년들의 마음과 고통을 10분의1도 모른다는 게 한계”라고 자책했다. 딸에게 상대적으로 과도한 기회를 누리게 한 것이 조 후보자의 원죄이고, 결국 그것이 지금 자신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셈이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대형 건설사에 진입한 호반건설은 그런 측면에서 보면 오너 일가가 과도한 욕구를 억제하지 못해 스스로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든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호반건설그룹은 지난 10년간 ‘종잣돈-일감몰아주기-합병’이라는 재벌 세습의 3단계를 답습하며 후계 구도 완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사실이 서울신문 취재 결과 드러난 바 있다. 김상열(58)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31) 호반건설 부사장은 지난해 총 자산 규모가 8조 2000억원에 이르는 호반건설그룹의 사실상 오너가 됐다. 28살, 25살에 불과한 김 부사장의 두 동생도 각각 계열사의 1대 주주로 직접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이들 삼남매가 보유한 주식 가치만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들이 보유한 회사에 계열사들이 집중적으로 일감을 몰아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편법적인 부(富)의 축적이다. 대부분의 또래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은 언감생심인 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거리를 헤매고, 학자금 대출 상환을 정녕 생애에 마칠 수 있을지 근심 걱정 속에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을 때 이들 김 회장 삼남매는 벌써 천문학적인 재산을 가진 갑부 반열에 올랐다. 그 과정에서 정당하게 세금을 냈는지도 의문이다. 이처럼 편법적으로 오너 일가의 부를 축적, 세습해 온 호반건설그룹이 이제는 종합일간지까지 갖겠다며 주식 매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의도가 뭔지는 따로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이다. 차기 공정거래위원장은 호반건설그룹의 불공정 행위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인사청문회에서 밝혔다. 검찰은 4일 호반건설 특혜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과유불급의 공정사회를 생각하게 되는 요즈음이다. stinger@seoul.co.kr
  • 한반도 ‘치유의 길’… 세계인 평화 트레킹, 비무장 지대 속으로

    한반도 ‘치유의 길’… 세계인 평화 트레킹, 비무장 지대 속으로

    남북 냉전 분수령 된 평창 성공 밑거름 ‘평화포럼’으로 화해 무드 계속 이어가 2032년 서울·평양 하계 올림픽 ‘도전’ 평화본부 설치… 남북교류 ‘첨병‘ 역할‘한반도 평화시대는 강원도가 열어 간다.’ 강원도가 남북한 평화시대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북한과 마주하며 유일하게 남북으로 분단된 강원도의 숙명처럼 평화시대를 여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남북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강원도의 역할이 커졌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두세 차례씩 이어지면서 평화의 씨앗을 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강원도가 주목받고 있다. 내친김에 정부에서는 2032 서울·평양 하계올림픽까지 유치하겠다고 선언했다. 강원도가 유소년축구대회 등 북한과 스포츠 교류 등을 이어 오고, 올림픽 이후 노벨상 수상자들을 초청해 국제평화포럼 등을 열며 세계인들에게 한반도 평화시대를 호소하는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남북한 냉전의 분수령이 됐던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은 기적 같았다. 개막 직전까지 한반도의 분위기는 엄중했다. 북한은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북미 간 정상 간에는 험한 말들이 쏟아져 나오며 곧 한반도에 큰 위기가 닥칠 것만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세계 곳곳에서 올림픽 불참 소식까지 들려왔다. 세계인의 축제인 동계올림픽이 반쪽 올림픽으로 치러질까 노심초사했다. 하지만 북한 측이 올림픽 참가를 알려 오고, 미국이 응답하면서 평창올림픽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축제로 성공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이 이어지며 한반도에 평화분위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강원도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평화 전도사’를 자처하는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남다른 노력과 성공 올림픽을 꼭 이루겠다는 강원도의 열정이 한반도 화해 무드에 크게 일조한 것이다. 8년 전 최 지사가 취임한 이후 줄곧 “분단된 강원도의 희망은 남북한 교류에서 찾아야 한다”며 북한과 끈을 이어 온 게 결실을 봤다는 평이다. 올림픽 개막을 한 달 남짓 앞두고 냉랭하던 한반도 분위기 속에서도 중국 쿤밍에서 북한 측과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성사시킨 게 화해 분위기를 이끄는 도화선이 됐다. 당시 최 지사는 “축구 교류가 분단된 조국을 넘어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큰 공을 굴리는 작은 공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북한의 참여는 곧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북한 측 문웅 여명유소년축구단장을 설득했다. 성공 올림픽을 위한 강원도의 노력은 계속됐다. 개막을 앞두고 국제 분위기 전환을 위해 노벨평화상 수상단체들을 초청해 ‘평창 평화선언문’을 이끌어 냈다. 노벨상 수상단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과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IPPNW)는 선언문에서 “평화를 위해 남북한을 비롯한 미국, 일본, 러시아 지도자가 지속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면서 “남과 북이 함께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여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평화로운 지구촌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남북 화해를 응원했다.이는 올림픽 이후 ‘평창 평화포럼’으로 승화돼 해마다 열리는 비중 있는 국제행사로 자리잡았다. 평창올림픽의 평화정신을 잇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겠다는 강원도의 의지를 담아내는 행사가 됐다. 최삼경 홍보기획 주무관은 “스포츠를 통해 평화 구현을 실천하고 평창올림픽 유산을 이어 가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올 2월에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전 폴란드 대통령 레흐 바웬사를 비롯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세계적인 평화운동 단체, 시민들이 한데 모여 ‘평창에서 시작하는 세계평화’라는 주제로 열렸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국제포럼은 한반도 평화시대를 여는 데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평화의 씨앗은 벌써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 등에서는 2032 하계올림픽을 서울과 평양에서 공동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6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한반도 평화의 출발점이었다면 2032 서울·평양 하계올림픽은 평화의 종착점이 될 것”이라고 유치 의지를 보였다. 체육인들도 “2032년 올림픽은 감히 통일올림픽이라 주장하고 싶다”, “서울·평양 올림픽이 올림픽 르네상스의 전기가 될 수 있다. 분단국가에서 공동 개최하는 최초의 올림픽이라는 상징성은 다른 어떤 도시와도 비교가 안 된다”며 유치를 갈망하고 있다. 70년 이상 팽팽하게 대치해 오던 비무장지대(DMZ)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한이 DMZ 내 초소(GP) 일부를 철수한 데 이어 DMZ에 트레킹코스까지 만들어져 고성과 철원, 경기 파주 구간 3곳이 올 4월부터 순차적으로 일반인들에게 개방됐다. 치열했던 6·25전쟁 격전지 화살머리고지에서는 유해 발굴작업이 이뤄지는 등 숨가쁘게 남북이 해빙시대를 맞고 있다. 걷거나 차량으로 이동하며 휴전선 철책을 돌아볼 수 있는 ‘DMZ 평화의길’은 지난 4월 27일 고성 구간이 처음 개방했다. 통일전망대~금강통문~금강산전망대~통일전망대를 잇는 7.9㎞를 도보와 차량으로 번갈아 이동하는 A코스, 통일전망대~금강산전망대 7㎞를 차량으로 이동하는 B코스로 나뉜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개방돼 하루 200명씩 일반인들을 맞고 있다. 철원 구간은 지난 6월에 개방됐다. 화살머리고지~백마고지를 도보와 차량으로 15㎞를 이동하는 코스로 화·목요일을 제외한 주 5일간 개방된다. 하루 두 차례씩 40명의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다. 파주 구간도 지난달 10일부터 개방에 들어갔다. 도라전망대~일반전초(GOP) 통문~516 철거 GP 등 민통선 이북지역과 철거 GP를 넘나드는 20.6㎞ 길이를 둘러볼 수 있게 됐다. 남북분단의 상징이었던 DMZ를 평화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국민들의 발길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이처럼 평창동계올림픽이 남긴 평화 유산의 진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올림픽 이후 남북과 북미 정상 간의 만남이 이어지고 한반도 내 대결 국면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는 국제 비정부기관(NGO)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올림픽이 열리기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정세변화가 진행되면서 세계를 놀라게 한다”며 “강원도와 평창의 평화올림픽 성공 개최를 다시 조명하는 만큼 평화무드가 발전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평화시대를 바라는 강원도는 도청 조직에 ‘평화지역본부’를 새로 만들어 가동 중이다. 남북교류를 앞장서 준비하고 추진하겠다는 의지에서다. 성공 올림픽 개최 경험을 살려 수십년간 소외되고, 낙후된 강원 평화지역을 평화와 번영의 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뜻도 실렸다. 평화지역본부는 남북 공동영농사업, 송어양식장건립사업, 국제유소년축구대회 등 남북 강원도 교류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며 확대하고, DMZ 가치를 높여 관광명소화 추진과 군사시설 보호구역 축소 등의 업무도 추진한다. 김태훈 대변인은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올림픽을 계기로 강원도가 열었듯이 앞으로 평화시대도 분단된 강원도가 열어 가는 게 순리이다”며 “서둘지도 말고 그렇다고 끈을 놓지도 말고 일희일비하지 않는 자세로 진정한 남북 평화의 시대가 오는 그날까지 꿈을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10년 공들인 서울아레나 본궤도… ‘음악도시 도봉’ 울려퍼질 것”

    “10년 공들인 서울아레나 본궤도… ‘음악도시 도봉’ 울려퍼질 것”

    서울에서 향후 5년 안에 도시의 외형적 발전이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라면 단연 서울 도봉구를 꼽을 수 있다. 바위산인 도봉산이나 잠만 자던 베드타운 이미지가 강한 곳이었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도시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핵심은 2만석 규모의 전문 공연장인 서울아레나를 중심으로 하는 창동 신경제중심지 조성사업이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이 2010년 민선 5기를 시작으로 내리 3선을 달리면서 음악도시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결과다. 외형적 발전뿐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여성, 아동, 교육, 건강 등의 분야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23년 말 준공 예정인 서울아레나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플랫폼창동61’에서 지난달 30일 그를 만났다.-민선 5기 취임 이후 전문 공연장인 서울아레나 건립 구상을 이끌어 왔는데. “도봉구는 여건상 기업 유치가 어려운 지역이다. 그래서 지역의 발전전략으로 문화를 선택했다. 케이팝의 세계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대형 전문공연장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대중문화 전문 공연장인 서울아레나 건립을 제시했다. 실제로 국내 대형 콘서트는 주로 체육관에서 열린다. 잠실주경기장, 상암월드컵경기장, 고척스카이돔, 잠실체육관 등이다. 한 번 공연할 때마다 설비를 구축해야 하는 비전문 공연장이기에 소비자는 더 많은 비용을 치르면서도 더 낮은 품질의 음악상품을 구매하는 셈이다. 서울아레나는 국내 첫 전문 공연장이다. 관객이 중앙무대를 둘러싸는 원형 실내공연장 형태에 최첨단 음향시설과 무대장치를 갖췄다. 국내 대표 가수들은 물론 세계 톱클래스의 음악 예술인들도 도봉을 찾게 될 것이다. 2020년 9월 착공한다.” -서울아레나 사업을 이끌어 오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2010년 민선 5기 취임 이후 처음 아이디어를 제시했을 때 뜬구름 같은 이야기라는 평도 들었다. 일단 서울아레나 건립지가 서울시 부지이기 때문에 박원순 시장 취임 직후인 2011년 말부터 서울시를 설득했다. 2015년 2월 박 시장이 일본 도쿄 인근 도시 사이타마 방문 때 서울아레나 건립 계획을 발표했고,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되면서 속도가 붙었다. 지난 4월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하고 서울시의회 동의를 얻으면서 비로소 사업 추진이 궤도에 올랐다. 장장 10년이 걸렸다. 서울아레나가 운영되면 관련된 문화 기업들이 도봉으로 들어올 것이란 점에서 기업 유치 인프라 역할도 할 것이다.”-서울아레나와 창동 신경제중심지 조성사업은 어떤 관계인가. “서울아레나 조성 아이디어 추진이 확정되면서 창동 신경제중짐지 사업으로 구상이 확대된 것이다. 창동 신경제중심지 조성사업이란 베드타운인 도봉구에 경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창동 일대를 중심으로 2만석 규모의 전문 공연장인 서울아레나를 비롯해 동북권 세대융합형 복합시설, 창업 및 문화산업단지, 로봇과학관, 사진미술관, 창동역 복합환승센터 등을 단계적으로 조성하는 내용이다. 도봉구의 역점 사업이다.” -사업이 확대될 수 있었던 데는 서울시 역할도 컸다는 말씀인데 박 시장을 평가한다면. “정치적으로 서울시장을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전반적인 시정 개혁 측면에서 볼 때 서울시장은 박원순 전과 박원순 후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박 시장 취임 이후 정부부처에서 서울시 정책을 다수 채택했을 만큼 서울시가 시민을 위해 정책으로 승부했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도봉구의 외형적 변화에만 주목하는데. “지자체장이란 지역발전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좋은 가치를 지역에 뿌리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민선 7기 슬로건은 ‘사람을 향한 도시, 더 큰 도봉’이다. 서울아레나 등 지역발전이 ‘더 큰 도봉’으로 표현된다면 ‘사람을 향한 도시’는 사람 중심의 도시를 만들겠다는 지향을 담았다. 실제로 민선 5기 취임 이후 서울시 최초로 여성친화도시(2011년)로 지정받은 데 이어 평생학습도시(2013년), 문화예술혁신교육특구(2017년)가 됐다. 나아가 유니세프로부터 전국 최초로 완전한 아동친화도시(2016년)로 인증받았고, 유네스코 글로벌학습도시(2019년), 세계보건기구 고령친화도시(2018년) 등의 분야에서 우리 사회를 바른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발전 이외에 지방자치 차원의 발전을 위해 하는 일이 있다면. “이달부터 지속가능발전 지방정부협의회 회장 임기가 시작됐다. 도봉구는 지방정부 차원에서 지속가능발전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이행 계획을 자체적으로 수립해 유엔의 17개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구정 전반에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국 최초 사례다. 또 혁신교육지방정부협의회 회장도 맡고 있다. 우리는 지방과 교육이 분리됐는데 도봉은 아이들을 위한 지식교육뿐 아니라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이들이 음악시간에 성악을 배우고 실제로 한 편의 뮤지컬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학교 정규시간에 협력교사로 참여하는 마을교사를 보내주는 식으로 지원한다. 구가 지원하는 마을교사가 210명에 달한다. 이 외에 아동친화도시추진지방정부협의회 회장도 맡고 있다. 지자체장이 외적 성장에만 힘쓰는 사람은 아니다(웃음).” -남은 임기 3년간 꼭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창동민자역사 개발이 중단된 지 오래다.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지역사회에서는 중요하다.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관계 기관들과 협력해 나가겠다.” -내년에 총선이 있는데 향후 계획은. “남은 임기 3년은 서울아레나를 비롯해 민선 5기부터 추진해 오던 일들이 마무리되는 시점이다. 향후 3년간 계획했던 일들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구정에 전념하겠다.” 진행 주현진 부장 jhj@seoul.co.kr정리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이동진 구청장이 걸어온 길 민주화운동하면서 故김근태 전 의원과 인연… ‘휴머니즘 정치’ 힘쓰는 3선 이동진(59) 서울 도봉구청장은 민주화운동 출신 인사다. TV는 EBS 다큐멘터리, 음악은 가곡을 즐기며 운동 대신 바둑을 좋아한다. 10년이 넘게 걸리더라도 한번 마음먹은 일은 반드시 끝을 보는 성격이다. 전북 정읍 농촌에서 농사짓는 부모님의 8남매 중 다섯째 아들로 태어났다. 전주고를 나와 고려대 영어영문학과(80학번)에 합격했으나 입학 후 학생운동에 참여하면서 제적당했다. 대학 시절 신림동에서 야학교사를 했고, 인천주안공단에서 노동자로도 일했다. 노동운동을 한다는 이유로 구속돼 형무소에도 다녀왔다. 야학교사로 일하다 만난 여대생을 아내로 맞았다. 정치권 입문은 고문 후유증으로 별세한 민주화운동가 김근태(1947~2011) 전 의원을 만나면서 이뤄졌다. 1990년대 초반 재야 민주화운동 집합체로서 김 전 의원이 집행위원장을 맡던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에 들어가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김 전 의원과 인연을 맺었다. 이어 1996년 김 전 의원의 도봉구 총선 출마를 돕는 과정에서 도봉에 터를 잡았다. 1998년 5대 서울시의원에 당선된 것을 계기로 지방정치에 본격 참여했다. 이후 구청장 선거에서 두 번 낙선한 뒤 김 전 의원의 보좌관, 민주당 부대변인 등을 지내기도 했다. 2010년 민선 5기 구청장으로 당선돼 지금까지 3선을 연임하고 있다. 지난 민선 7기 선거 때 득표율은 66.9%였다. 인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람으로 언제나 김 전 의원을 꼽는다. 지자체장으로서 서울아레나를 중심으로 대변되는 지역발전 사업 이외에 사람 중심 도시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데에는 휴머니스트였던 김 전 의원의 맑은 정신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지방정치든 중앙정치든 정치의 바탕은 휴머니즘이어야 하며, 그런 면에서 사람을 중심에 놓는 휴머니즘은 영원히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아가야 할 위대한 유산이란 지론이다. ▲전북 정읍 출생(1960년) ▲전북 전주고, 고려대 영어영문과(80학번)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활동(1990~) ▲제5대 서울시의원(1998) ▲고 김근태 전 의원 보좌관(2003) ▲민선 5~6기 도봉구청장(2010~2018) ▲현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추진 지방정부협의회 4기 회장, 혁신교육지방정부협의회 2대 회장, 지속가능발전 지방정부협의회 3대 회장. 부인 김미경씨와 1남.
  • 고수 배낭여행자로 거듭난 ‘고구마 아줌마’의 실전 여행담

    고수 배낭여행자로 거듭난 ‘고구마 아줌마’의 실전 여행담

    고구마 아줌마 동남아 피한 배낭여행/김춘자 지음/여행마인드 펴냄/ 616쪽/2만 6000원 고구마 풀을 뽑다가 어느 날 장기 해외 배낭여행을 떠나게 된 ‘고구마 아줌마’(저자)의 실전 여행담을 담았다. 저자는 인생 나그네 여로를 거니는 인생 여행자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시계로 치면 자신의 나이는 오후 6시쯤에 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문득 ‘죽기 전까지 남은 황금 같은 6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잘 보내는 거지?’라고 곰곰이 생각하기에 이르렀다고. 그래서 가장 즐기고 싶었던, 항상 꿈만 꿨던 내 맘대로의 자유 배낭여행을 떠나보기로 작정한다. 저자는 인터넷도 사용할 줄 모르고 영어도 제대로 구사할 줄 모르는데도 남편과 함께 무작정 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엄마’로 육십 평생 넘게 살아왔으나 뒤늦게나마 자신만의 인생을 살고 싶었던 것. 저자는 매일 도서관과 각국 주한 대사관을 드나들며 자유 배낭여행을 준비했다. 패키지여행으로 가고자 하는 해외 가까운 곳에 가서 볼만한 곳과 먹어야 할 것들, 특산품이 무엇인지도 미리 공부했다. 현지에 가서도 남보다 일찍 일어나 호텔 주변을 둘러보았다. 점심시간에도 밥을 서둘러 먹고 남은 시간에 식당 주변을 돌아보았다. 저녁에는 숙소에 도착해 남들 씻고 쉴 때 다시 나와 그 일대를 돌아다니는 걸 즐겼다. 그렇게 저자 부부가 매년 떠난 장기 자유 배낭여행의 횟수가 2018년 말까지 다섯 번에 이르게 됐다. 2014년 이후 매해 고구마 농사 이익금으로 한 해도 빠짐없이 배낭여행을 가다 보니 동남아 태국·라오스·말레이시아·베트남·미얀마·인도네시아·인도·스리랑카·몰디브 등 여행한 나라도 9개국을 넘어섰다. 이런 시행착오를 통해 초보 배낭여행자에서 고수 배낭여행자의 반열에 오른 저자는 “우리 같은 60~70대분들이시여, 그동안 자녀 뒷바라지에 애쓰셨는데 이제 단 하루라도 자유여행을 해 보시라”고 용기를 북돋운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라디오스타’ 한태웅 18kg 감량 “비만으로 인한 빈혈→기절 사건”

    ‘라디오스타’ 한태웅 18kg 감량 “비만으로 인한 빈혈→기절 사건”

    ‘소년 농부’ 한태웅이 18Kg을 감량한 사실을 고백했다. 28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는 ‘떡잎부터 잘했군~잘했어!’ 특집으로 하춘화, 정태우, 오마이걸 승희, 한태웅이 출연했다. 이날 한태웅은 “최근 18kg를 감량했다”고 밝혔고, MC들은 “연예계에 꿈이 있어서 그런 거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한태웅은 “그게 아니라 작년에 두 번 하늘로 갈 뻔했다”고 답했다. 한태웅은 “한 번은 화장실 갔다가 나와서 기절하고, 한번은 고추 밭에서 고추 따다가 기절했다. 비만으로 인한 빈혈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때 몸무게가 거의 100㎏에 육박했다”면서 “줄넘기를 하루에 1000개씩 하고, 날이 뜨거울 때 살이 많이 빠지니까 일을 더 많이 했다”며 다이어트 비법을 전했다. 한편 한태웅은 2017년 KBS1 ‘인간극장-농사가 좋아요’에 출연하며 구수한 사투리로 주목 받았다. 이후 연예기획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tvN ‘풀 뜯어먹는 소리’에 출연 중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세시풍속 ‘풋굿’ 구경 오세요...29일 안동 하회마을에서 재현

    과거 농촌에서 여름 농한기에 길일을 택해 마을 주민들이 음식을 나눠먹으며 화합을 다졌던 ‘풋굿’ 세시풍속이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재현된다. 안동하회마을보존회는 29일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에서 우리 민족의 세시풍속인 풋굿 행사를 갖는다고 28일 밝혔다. 풋굿은 예로부터 조상들이 한 해 농사일 가운데 가장 힘든 ‘세벌 김매기’를 마치고 잠시 농사일이 조용한 기간 중 길일을 택해 그간의 고단함을 달래면서 술과 떡, 음식 등 먹을거리와 민속놀이(풍물 등)를 즐긴데서 비롯됐다. 푸굿·초연·머슴날·농부날이라고도 부른 ‘풋굿 먹는 날’에는 그동안 농사일에 사용해 왔던 호미와 낫 등을 깨끗이 씻어 잠시 보관해둔다는 의미에서 ‘호미씻이’라고도 불려진다. 이 날에는 두레농사를 결산하면서 땅 주인들은 농군들의 노고를 위로할 겸 돈을 내 술과 음식을 마련하고, 풍물꾼들은 집집마다 풍물을 치고 다니면서 무동을 태우고 하루를 즐겁게 놀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행사는 농사일이 기계화되면서 대부분 사라져 버린 전통 미풍양속을 되살리는 취지로 복원됐다. 하회마을 주민과 출향인, 관광객들이 한데 어우러져 마을 안길 풀베기 작업 등을 한 뒤 풍물놀이와 민속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류한욱 하회마을보존회 이사장은 “세계인들이 찾는 하회마을에서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 미풍양속을 되살리고, 민속놀이를 함께 즐기며 체험하는 자리는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세시풍속 ‘풋굿’ 구경오세요...29일 안동 하회마을에서 재현

    세시풍속 ‘풋굿’ 구경오세요...29일 안동 하회마을에서 재현

    과거 농촌에서 여름 농한기에 길일을 택해 마을 주민들이 음식을 나눠먹으며 화합을 다졌던 ‘풋굿’ 세시풍속이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재현된다. 안동하회마을보존회는 29일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에서 우리 민족의 세시풍속인 풋굿 행사를 갖는다고 28일 밝혔다. 풋굿은 예로부터 조상들이 한 해 농사일 가운데 가장 힘든 ‘세벌 김매기’를 마치고 잠시 농사일이 조용한 기간 중 길일을 택해 그간의 고단함을 달래면서 술과 떡, 음식 등 먹을거리와 민속놀이(풍물 등)를 즐긴데서 비롯됐다. 푸굿·초연·머슴날·농부날이라고도 부른 ‘풋굿 먹는 날’에는 그동안 농사일에 사용해 왔던 호미와 낫 등을 깨끗이 씻어 잠시 보관해둔다는 의미에서 ‘호미씻이’라고도 불려진다. 이 날에는 두레농사를 결산하면서 땅 주인들은 농군들의 노고를 위로할 겸 돈을 내 술과 음식을 마련하고, 풍물꾼들은 집집마다 풍물을 치고 다니면서 무동을 태우고 하루를 즐겁게 놀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행사는 농사일이 기계화되면서 대부분 사라져 버린 전통 미풍양속을 되살리는 취지로 복원됐다. 하회마을 주민과 출향인, 관광객들이 한데 어우러져 마을 안길 풀베기 작업 등을 한 뒤 풍물놀이와 민속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류한욱 하회마을보존회 이사장은 “세계인들이 찾는 하회마을에서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 미풍양속을 되살리고, 민속놀이를 함께 즐기며 체험하는 자리는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해마다 소리없이 불타는 페루의 아마존, 이유는?

    해마다 소리없이 불타는 페루의 아마존, 이유는?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아마존 영토를 가진 국가 페루에서 해마다 아마존 밀림의 면적이 줄고 있다고 에페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2001년부터 지금까지 페루 아마존 면적은 최소한 210만 헥타르 줄었다. 이웃국가 엘살바도르의 국토보다 큰 면적이 증발했다는 것이다. 빠르게 진행되는 밀림훼손이 원인으로 꼽힌다. 페루에서 가장 최근에 나온 공식 통계를 보면 페루 아마존은 해마다 평균 12만3500헥타르씩 줄고 있다. 2017년의 경우 페루 아마존의 면적은 15만6000헥타르 줄었다. 하지만 초대형 밀림 훼손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한 번에 50헥타르 이상 밀림이 훼손된 경우는 전체의 3%에 불과했다. 반면 훼손 면적이 5헥타르 미만인 '초미니 사건'은 전체의 78%였다. 범인은 농민들이다. 페루에선 해마다 수천 명 농민들이 나무를 베어내고 불을 놓는 식으로 아마존 농지를 개간한다. 농사를 지은 뒤엔 땅을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힘들게 개간한 농지를 버리는 건 토질이 훼손되기 때문. 당국자는 "불을 놓으면 토질이 훼손돼 농사를 지어도 큰 수확은 어렵다"면서 "농민들은 아마존의 다른 곳을 찾아 떠나기 일쑤"라고 말했다. 아마존을 훼손하고 농사를 짓는 건 페루 현지법이 금하고 있는 불법행위다. 그러나 워낙 작은 규모로 개간이 진행되다 보니 당국이 이를 일일이 단속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당국자는 "영세 농민들이 소규모로 밀림을 훼손하고 있지만 아마존 면적이 워낙 커 100% 단속은 어렵다"고 말했다. 페루 아마존의 면적은 6850만 헥타르, 전체 국토의 54%가 아마존 밀림이다. 농민들이 농지 개간을 위해 놓은 불이 초대형 화재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페루 아마존에선 농민이 놓은 불이 번지면서 아마존 3600헥타르가 잿더미가 됐다. 페루 밀림-자연보호서비스 국장 루이스 알베르토 곤살레스는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건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지구촌이 아마존 보호에 힘을 모아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괴산장터, 2019년산 ‘괴산청결건고추’ 판매 개시

    괴산장터, 2019년산 ‘괴산청결건고추’ 판매 개시

    괴산군청 공식쇼핑몰 ‘괴산장터’가 2019년 괴산청결건고추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괴산장터에서는 괴산군 내 모든 농산물과 가공품을 선별해 소비자가 농장 직거래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중개하고 있는 군청 운영 쇼핑몰이다. 소비자에게는 믿을 수 있는 신선한 먹거리를, 농가에는 안정적인 상품 판로를 제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괴산의 건고추는 암반수로 세척한 뒤 정성껏 건조시켜 매운맛과 단맛의 향기가 일품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홍고추 수확 후 지하 암반수로 깨끗하게 세척해 80% 건조기에 건조시킨 후 4일 정도 햇볕에 말린 화건으로 속까지 깨끗하게 건조됐다. 안광진 생산자의 유기농 옛날 건고추(친환경 유기인증 제 1-1-293호)는 40여년간의 고추농사 노하우의 산물이다. 개량종이 아닌 옛날고추를 농약과 제초제 없이 자연과 함께 건강히 키워냈다. 밭에서 수확할 때 꼭지를 제거하고 수질검사 받은 청정 지하암반수로 자동세척을 거쳐 하우스에서 햇볕에 바짝 건조시켰다. 수확과 세척, 선별, 건조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탓에 9월부터 순차 배송된다. 안광진 생산자의 유기농 옛날 건고추는 보통맛과 매운맛 가운데 택일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년 양파 재배 18.4% 감소 전망

    올해 대풍으로 가격이 폭락한 양파가 내년에는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전국 양파 재배면적이 올해 보다 18.4%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최근 전국 양파재배농가 1200가구를 대상으로 재배의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번 조사 결과 지역별로 11~28% 양파 재배가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감소율은 충청이 28.2%로 가장 많고 경기·강원 25%, 전남 21.3%, 경북 18.1%, 전북 16.8%, 제주 13.4%, 경남 11.6% 순이다. 이는 올해 가격 폭락으로 손해를 본 농민들이 내년에는 양파농사를 기피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올해는 양파 농사가 풍작을 이루었으나 가격이 떨어져 일부 농민들이 양파밭을 갈아엎기도 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화살머리고지 유해는 ‘남궁선 이등중사’

    화살머리고지 유해는 ‘남궁선 이등중사’

    국방부가 지난 5월 30일 강원도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완전 유해 형태로 발굴된 6·25 전사자는 남궁선 이등중사로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견된 유해 중 신원이 확인된 건 지난해 10월 박재권 이등중사에 이어 두 번째다. 또 이제껏 발굴된 전체 6·25 전사자 유해발굴 중에는 133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것이다. 남궁 이등중사의 신원 확인은 고인이 참전 당시 3세였던 아들 남궁왕우(69)씨가 2008년 등록했던 DNA 시료로 가능했다. 시료 등록 후 11년간 애타게 아버지의 유해발굴 소식을 기다린 왕우씨는 “지금, 이 순간 아버지를 찾았다는 생각에 떨려서 말을 하기 힘들다”고 했다. 1930년 강원 홍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농사일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온 고인은 23세에 입대해 1952년 국군 제2사단 32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휴가 한번 나오지 못하고 나라를 지키다 정전협정 체결 18일 전인 1953년 7월 9일, 중공군의 대대적인 공습으로 인한 교전 중 105㎜ 포탄 파편에 전사했다. 이에 따른 다발성 골절 때문인지 우측 팔 유해가 지난 4월 12일 화살머리고지 내 전투 현장에서 먼저 발견됐고, 이후 유해 발굴 확장작업을 통해 5월 30일 나머지 유해가 최종 수습됐다. 국방부는 전사 66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남궁 이등중사의 귀환 행사를 추석 전에 열 예정이다. 유해는 유가족과 협의 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현재까지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는 총 1488점이며, 유품은 4만 3155점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소리에 둘러싸인 시간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소리에 둘러싸인 시간

    꼼짝없이 습기에 잠기고 열기에 갇혀 있던 무더운 여름. 월화수목금금금인 양 끝이 보이지 않던 무더위가 입추를 보내고 말복 지나니 어느 순간 변했다. 에어컨으로 견디던 하루였는데 선풍기도 가끔 꺼도 될 정도로 선선한 바람이 낯선 손님처럼 찾아왔다. 어쩌다 간간이 들리던 풀벌레 소리였는데 어두워지니 어느새 광장을 채운 촛불처럼 웅성거리며 온 마당을 채우고 있다. 무수한 풀벌레 소리에 둘러싸여 어둠을 바라보고 있는 순간은 시골생활 하며 얻은 가장 큰 아름다움이다.도시에선 늘 이어폰으로 음악 들으며 사는 것이 일상이었다. 시골에 내려오니 함께 살아가는 그들이 많고, 보이지 않는 그들이 많다 보니 소리에 민감해져 간다. 말을 할 수 없는 그들이기에 그들이 들려주는 소리를 자칫 놓치게 되면 곤란한 상황을 만나게 된다. 함께 사는 고양이가 평소와 다른 목소리를 내어 돌아보니 쥐를 물어온 것이다. 평소와 다른 목소리를 내어 돌아보면 길냥이가 들어와서 경계하는 것이었고 또 돌아보면 울타리를 벗어나 집에 들어온 강아지 때문에 그런 경우도 있었다. “깍깍!” 유난스런 물까치 소리에 나가 보니 유혈목이가 둥지를 침입해서 두 마리 물까치가 뱀을 쫓아내느라 소리치는 것이었다. 비 오기 전의 개구리 울음소리, 봄이 왔음을 알려 주는 꾀꼬리와 여름 문턱에서 들려주는 뻐꾸기 소리로 계절이 오고감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그중 제일 맘을 사로잡는 것은 밤공기를 가르는 풀벌레 소리가 아닐까 싶다. 가을을 재촉하기도 하지만 눈을 감고 듣다 보면 소리가 보여 주는 너른 광장을 만나게 된다. 밤하늘을 채우는 무수한 별이 거리에 따라 우리에게 와서 빛나는 순간이 달라지듯. 풀벌레들이 들려주는 높고 낮은 소리를 듣다 보면 하염없이 넓어져 가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가까이 눈길만 돌리면 만날 듯한 귀뚜라미의 선명한 소리, 풀섶에 앉아 열심히 날개를 부비고 있을 여치와 베짱이들이 내는 협주, 서로 메아리인 양 주고받다가 그 사이에 희미하게 물 흐르듯 흐르는 소리들. 더 작은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마을 어귀까지 다다를 듯하다. 그 소리 사이로 부스스 깨어나신 엄마 소리가 들린다. 엊그제 농사짓는 이웃에게 고추 열 근 사고 참깨 한 말 구하셨는데 그 거 손질 하시나 보다. 바스락바스락 마른 수건으로 부비는 소리. 밤이 깊어가니 정겹기만 하다.
  • [단독] “농사하러 오세요” 불러놓고 나 몰라라… 공항에 갇힌 네팔인들

    [단독] “농사하러 오세요” 불러놓고 나 몰라라… 공항에 갇힌 네팔인들

    포천시, 농번기 대비 네팔서 노동자 모집 네팔 측 승인 거부… 입국 도중 비자 취소 노동자 5명 “일 원해” 8일째 공항서 생활 인력 기다리던 농가 자체적으로 구인 “포천시가 민간에 사업 맡기고 책임 전가”경기도 한 지방자치단체의 요청으로 농번기 일손을 보태러 한국에 온 네팔 노동자 10여명이 입국 도중 비자가 취소돼 인천공항에 갇히게 됐다. 이들 중 일부는 벌써 8일째 공항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자체의 미숙한 일 처리 탓에 농민들은 인력난에 처했고 외국인 노동자들도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20일 경기 포천시 등에 따르면 네팔 출신 노동자 13명은 당초 포천시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파견 프로그램’을 통해 C4 단기취업 비자를 받고 지난 4월 입국할 예정이었다. 포천시는 민간 브로커에게 실무를 맡겼고, 이 업자는 시와 우호협약 양해각서(MOU)를 맺은 네팔 판초부리시에서 노동자를 구했다. 이들은 시금치와 얼갈이 등을 기르는 포천의 비닐하우스에서 일하기로 했다. 그런데 네팔 당국이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노동자들의 출국 승인을 미루면서 일이 꼬였다. 출국이 늦춰지자 포천시는 지난 13일 비자를 취소했다. 시 관계자는 “네팔에서 왜 출국 승인을 미뤘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내부 지침에 따라 비자를 취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동자 13명은 뒤늦게 출국을 허가받아 비자 취소 사실을 모른 채 지난 13일 인천행 비행기에 올랐다. 우리 출입국관리 당국은 이들의 비자가 취소됐다는 사실을 확인해 입국을 불허했다. 한국에 온 외국인 노동자 중 8명은 영문을 모른 채 자비를 들여 네팔로 돌아갔지만 5명은 “애초 계약대로 일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며 공항 송환대기실에 머물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지자체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숙한 일 처리 탓에 외국인 노동자와 지역 농민들이 피해를 봤는데도 포천시 측은 공항에 있는 노동자들에게 “우선 돌아가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포천시 관계자는 “네팔 근로자가 본국 승인을 제때 못 받은 탓에 비자가 취소된 것이라 당장 재승인은 어렵다”면서 “일단 돌아가면 판초부리시와 다시 논의해 재입국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천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박혜옥 의원은 “시 친환경농업과가 민간 브로커에게 일을 맡긴 채 손을 놓고 있다가 이제 와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포천시 측은 “네팔 측에 공항 체류 노동자에 대한 입장을 공문으로 물어봤지만 아직 답을 받지 못했다”고만 밝히고 있다. 인력난을 겪게 된 포천시 시설 채소 농가는 현재 자체적으로 일손을 구해 농사일을 하고 있다. 공항에 체류 중인 노동자 5명은 21일까지 자진 출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설문조사로 ‘경제강국’ 키워드 …한복 입은 文 “할 수 있습니다”

    설문조사로 ‘경제강국’ 키워드 …한복 입은 文 “할 수 있습니다”

    독립군가 ‘여명의 노래’로 오프닝 공연 文, 김기림·심훈 시구절 인용 ‘자강’ 피력 광복회장 박수 유도에도 황교안 메모만 한국당 “대책 없는 낙관·北 짝사랑” 혹평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한 ‘책임 있는 경제강국’이라는 표현은 국민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경축사에 무엇을 담을지에 대해 민정·정무 비서관실에서 대국민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다수의 국민들이 경제적 독립을 다른 어떤 분야의 독립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이 드러나 경축사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일본 경제보복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상향식 광복절 경축사’를 만든 셈이다. 올해 경축사 작성의 실무작업은 준비기간만 한 달 반 정도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이후 15년 만에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이날 광복절 경축식에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나란히 전통 의상인 두루마기 차림으로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광복절 행사에서 한복을 입은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항일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오프닝 공연에는 독립군가 ‘여명의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나왔고, 충남 지역 독립유공자 후손과 가수 김동완씨가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송했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아베 정권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를 과소평가했다”며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는 문 대통령께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손뼉을 치며 호응했고, 문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 숙여 인사했다. 그러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박수를 치지 않았고 종이에 뭔가를 메모하는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 경축사에는 다양한 문학적 비유가 등장했다. 저항 시인 심훈의 ‘그날이 오면’, 모더니즘 시인 김기림의 ‘새 나라 송(頌)’, 남강 이승훈 선생 어록, 제헌헌법의 기초가 된 조소앙 선생의 ‘삼균주의’ 등이 인용됐다. 특히 “용광로에 불을 켜라 새나라의 심장에 철선을 뽑고 철근을 늘이고 철판을 펴자, 시멘트와 철과 희망 위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 나라 세워 가자”는 ‘새 나라 송’ 구절엔 자강 의지가 함축됐다는 평가다. 앞서 문 대통령은 ‘광복 직후 경제건설 의지를 담은 희망적 메시지를 찾아보라’고 지시했고, 참모진이 이 대목을 발췌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이 아무르 강가에서 남과 북, 러시아의 농부들과 콩농사를 짓고, 청년의 동생이 서산에서 형의 콩으로 소를 키우는 나라’라는 구절은 1998년 소떼를 몰고 방북했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향한 ‘오마주’로, 남북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상징한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었다. 문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의 현실 인식은 대책 없는 낙관과 자화자찬, 북한을 향한 여전한 짝사랑이었다”며 “말의 성찬으로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 수 없다”고 혹평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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