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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십리 고미술상가,반짇고리·등잔에서 토기·민화까지...정겨운 옛날로 ‘문화여행’

    고미술 ‘도깨비시장’을 아시나요? 동대문구 답십리 고미술상가.종로구 인사동 예술거리가 호화로운 데다 값비싼 물건들을 다뤄 선뜻 다가서기 힘든 곳이라면,이곳은 고풍스러운 멋에다 아기자기한 맛까지 더한다.단돈 1000원짜리 반짇고리에서부터 옛날 등잔,떡살,항아리,문짝까지 생활용품들이 주류를 이룬다.‘타임머신’을 타고 우리네 옛 풍습을 엿보는 문화여행은 자녀 교육이나 색다른 집안 꾸미기에 두루 좋다. ‘전통소품 박물관’이라 할 수 있는 고미술상가에서 설명까지 곁들여 들으면 시간가는 줄도 모른다.집안,카페 인테리어를 하거나 전통 한식집을 꾸밀 때 필요한 물건과 연극·영화에 쓰이는 소품 등 없는 게 없다. ‘석물 백화점’도 일본 등 외국관광객에게 인기다.특히 집안에 정원을 꾸미는 데 쓰이는 물확이 많이 팔린다.물을 담아 떡잎식물인 부레옥잠을 키우거나,작은 물레방아나 인공분수를 곁들이고 금붕어를 넣어 기를 수 있다. 도자기류는 청자·백자 등 신라·가야·고구려·백제시대 토기까지 다양하다.고려인의 남녀 일상복,조선시대 혼례복,춤복,패랭이,왕이 별세했을 때 쓰는 백사모도 있다.바느질 그릇,반상기,관복함,제기접시 등 그야말로 ‘옛 문화 백화점’이다. 고서화 전문점도 흥미롭다.농사짓는 아낙과 일하는 농촌사람들을 그린 농경도,경치좋은 산과 들,호수를 그린 풍경화,풍속화….70∼80년 된 민화가 많으며 10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품도 있다.또 눈길을 끄는 가게는 만화·영화에 관한 것들을 총망라한 곳으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와 ‘자유부인’ 등 인기 영화와,‘로버트 태권 브이’ 시리즈와 ‘마루치 아라치’ 등 만화영화 필름을 비롯해 수천가지를 헤아린다. 가게 주인들 가운데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해 이제는 조상의 숨결을 못잊어 떠날 수 없게 된 경우가 많다.점포는 오전 9시∼오후 7시 문을 열고 일요일에는 대부분 쉰다. 고미술상가 옆에는 ‘철물거리’가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철물,전기재료,건축자재류,청소용품을 취급하는 110여개의 상점이 몰려 있고,물건 값은 시중가격의 절반 정도다. 1500여개의 점포가 밀집한 자동차부품상가도 이웃에 있다.소형 승용차에서 화물차,중장비에 이르기까지 모든 차량의 부품을 시중보다 30∼40%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실크로드를 가다] ② 우루무치.투루판

    |우루무치(중국) 임창용 특파원|우루무치는 3개의 실크로드 루트 중 톈산북로와 톈산남로가 갈리는 교통 요충지.인구 150만명으로 서역 최대의 공업도시다.과거 둔황에서 낙타를 타고 기나긴 사막을 헤쳐온 캐러밴들은 우루무치에서 한숨 돌리고,휴식을 취한 뒤 다시 서쪽을 향해 길을 재촉했다. 우루무치부터는 이슬람의 색채가 중국보다 강하다.바자르(시장)에 가니 대부분의 여성들은 머리에 얼굴만 나오도록 스카프를 두르고 있다.반면 남성들은 대부분 모자를 쓴다.그래선지 시장엔 스카프와 모자 전문점이 무척 많았다.모자와 스카프만 제대로 갖춰도 이곳에선 멋쟁이로 통한다. 우루무치의 대표적 명소로는 ‘톈츠’(天池)가 꼽힌다.시내에서 동쪽으로 약 100㎞ 가면 보거다산(5445m)이 나오고,해발 1980m 중턱에 남북 3400m,동서 1500m의 광활한 호수가 자리잡고 있다.만년설이 뒤덮인 봉우리들로 둘러싸인 호수.여름에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둘러보면 그 경치가 혼을 뺄 정도로 아름답다고 한다.아직 겨울이라서 호수가 꽁꽁 얼어 있다.호수 얼음 위로 들어서자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소수 민족 컬크즈족 몇 명이 다가와 말을 타라고 조른다.호수 한바퀴 도는 데 20위안(약 3000원). 우루무치에서 버스로 1시간30분쯤 동쪽으로 달리면 오아시스 도시 투루판(吐魯番)이다.이곳은 중국 최대의 포도 생산지.비가 연평균 20㎜밖에 오지 않아도 포도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은 2000년 역사의 지하수로(카레즈) 덕분이다. 투루판은 톈산산맥 중간의 분지 형태를 띠고 있는데,양쪽 산에서 만년설이 녹아 사막에 스며드는 물을 지하수로를 통해 끌어올려 포도를 키운다.길이가 5000㎞에 달하는 카레즈는 만리장성과 징항 대운하와 함께 중국 고대 3대 공사로 꼽히며,지금도 곳곳에서 수로를 파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 겨울이라서 황량하게 느껴지지만 한여름이면 사막을 파랗게 물들이는 포도덩굴과 열매가 장관을 이룬다고.카레즈 공사가 벌어지고 있는 포도밭 밀집지역에 내리니 인근 주민들이 좌판을 벌이고 건포도를 팔고 있다. 이곳은 워낙 건조해 포도를 그늘에 걸어 놓으면 며칠 안가 건포도가 된다.포도 종류에 따라색깔과 크기도 다양한데,값도 1㎏ 한 봉지에 10위안부터 150위안까지 천차만별이다. 투루판에서 하미 방향으로 1시간쯤 가니 소설 서유기의 무대 훠옌산(火焰山)이 앞을 가로막는다.불타오르는 산 때문에 손오공 일행이 우마왕으로부터 파초선을 빼앗아 불을 끈 뒤 가까스로 넘었다는 산이다.투루판 시내 서쪽 10㎞ 지점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가오창구청(高昌故城)이 있다.498년 세워져 200여년간 번성한 가오창국의 터전이다.높이 10m,둘레 4.5㎞의 성벽과 중앙 왕궁 등이 건설됐는데,아직도 그 규모와 보존상태가 놀라울 따름이다. 입구에서부터 마차를 타고 중앙으로 들어가니 마치 미국 서부를 달리는 듯한 느낌.온통 흙으로 된 벽과 건물 때문에 마치 ‘흙의 나라’에 온 듯하다.가오창구청 앞쪽 4㎞ 지점엔 당시 귀족들의 무덤인 지하분묘군인 ‘이스타나 고분’이 600기 정도 남아 있다.일부엔 꽃과 새가 그려진 벽화와 함께 건조한 기후에 썩지 않고 보존된 시신이 유리관 속에 전시돼 있다.입장료 20위안. sdargon@ ◈가이드 ●항공편 및 교통우루무치에 가려면 현재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베이징에서 1일 4편(3시간30분 소요),상하이에서 1일 1~2편(4시간20분 소요) 운항. ●먹거리 양고기 일색인 이곳에서 가장 흔하면서 여행객 입맛에도 맛는 음식이 ‘난(사진)’이란 빵.약하게 간을 한 밀가루 반죽을 납작하게 만들어 미리 달군 화덕 벽에 척척 붙여 구워낸다.처음엔 밋밋하던 맛이 씹을 수록 고소하다.값은 1위안 정도.빤미얀이란 비빔국수도 먹을 만하다.삶은 국수에 야채와 양고기,소스 등을 넣어 버무리며,모양과 맛이 스파게티와 비슷하다.양고기가 들어간 다른 음식보다는 냄새가 덜해 먹을 만하다.빤미얀이 유럽으로 건너가 스파게티로 발전했다는 설이 있다.시내 바자르에서 5위안이면 맛볼 수 있다. ●시차와 환율,숙박 베이징 표준시를 이용하기 때문에 한국보다 1시간 늦다.그러나 실제로는 3시간 늦어 밤 9시가 넘어야 어두워진다.환율은 1위안 155원.호텔은 시내 중심가의 4성 호텔 ‘신장자르댜주뎬’이 비교적 깨끗한 편.호텔 내에 전통 요리뿐만 아니라 쓰촨˙광둥 요리,서양식당까지 있어 입맛에 맛게 고를 수 있다.숙박료는 500위안 정도.국제전화는 1층 비즈니스센터에서만 할 수 있다.
  • 메트로 플러스/ 은평구,주말농장 1500평 내일부터 임대

    은평구(구청장 노재동)는 주민들의 여가활용과 농사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은평구 진관외동 60의 3일대 1500평에 주말농장을 마련,26일부터 28일까지 신청을 받는다.가구당 3∼5평까지 임대가 가능하다.평당 분양가는 1만원.문의는 구청 환경산업과(350-3447)나 서부농협 본점(350-0112)으로 하면 된다.
  • 부시의 전쟁/ 기아·공포의 도시 바그다드...미사일파편 박힌 어린이 ‘신음’

    미·영 연합군의 집중적 대규모 공습을 받고 있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모습은 한마디로 ‘기아와 공포’로 얼룩진 죽음의 도시다.바그다드 현지 표정을 보도하는 외신을 종합했을 때 내릴 수 있는 잠정 결론이다. 22일(현지시간)까지 약 350발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공격을 받은 바그다드 시내 곳곳은 무너진 건물과 부상자들로 넘쳐났다.미·영 연합군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1일 대규모 공습으로 바그다드 시내에서만 2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다.영국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이날 대공습으로 바그다드의 알 무스탄사니야 대학 병원에만 101명의 환자들이 온몸에 미사일 파편이 박힌 채 피를 흘리며 신음하고 있다고 23일 전했다.또 이들 부상자 중 군인은 16명뿐이며 대부분이 어린이와 여성 등 시민들이었다고 덧붙였다. 후세인 대통령 등 지도부만을 겨냥했던 첫날 공격과 달리 21일 새벽 융단 폭격이 쏟아지자 바그다드 시민들의 공포는 극에 달했다.시내 전체가 불길과 연기에 휩싸인 가운데 대부분의 공무원들과 시민들은 연기를막아줄 방독면도 없이 물에 적신 타월 등으로 얼굴을 감싼 채 파괴된 건물에서 구조작업을 벌였다.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폭발음이 계속되고 있지만 23일 이곳 주민들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다.시민들은 직장에 나가 일을 했고 상점과 식당들도 문을 열었다.시내버스 등의 차량 운행도 계속됐다.무너진 건물 사이에서 아이들은 공놀이를 하기도 했다. 전쟁에 익숙한 듯 겉으로는 평온한 모습이지만 이들은 사실 미사일 폭격보다 더한 두려움에 직면해 있다.바로 굶주림이다. 유프라테스강을 넘어 바그다드로 진격하는 미·영 연합군의 탱크는 이라크 농부들이 겨우내 경작한 농작물과 봄나물을 모두 짓밟고 있다.비축해 둔 식량은 겨울을 넘기면서 바닥이 났고 이제 씨를 뿌려 싹을 내고 있는 농작물과 수확철을 맞은 겨울 농산물은 탱크와 군화발에 짓밟혀 이라크 주민들은 최악의 식량난에 직면하게 됐다. 요르단 암만의 유엔 관계자는 23일 “3월 말은 이라크에서 겨울곡식을 수확하고 동시에 봄작물을 파종하는 시기지만 이라크 전역에서 이뤄지는 전투로농사가 지장을 받고 있다.”면서 “식량수급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유엔 산하 세계식량기구 관계자 역시 수확 및 파종기에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것은 식량공급에 있어 최악의 시기를 잡은 것이라며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더욱이 현재 바그다드에 남아 있는 시민들은 대부분 피란을 떠날 엄두조차 못내는 가난한 사람들로 폭탄뿐만 아니라 기아에도 맞서야 할 처지다.일하지 않으면 하루치 식량조차 구할 수 없는,남은 이들은 폭탄 세례 속에서도 생존을 위해 일을 하고 있다. 피란갈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재산을 챙겨 이라크 외곽으로 대피하거나 요르단,시리아 등 인접국가로 건너갔다.하지만 이라크 북부 역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약 50만여명의 피란민들이 북부 국경지대로 몰려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작은 동굴에 몸을 피하고 있는 난민들은 그야말로 처참한 모습이다.바그다드는 물론 이라크 전 지역의 주민들이 굶주림과 하루하루 업습해 오는 죽음의 공포로 고통받고 있다. 강혜승기자 외신 1fineday@
  • 청와대 특별감찰반 설치 “현 정부산하기관 임원 비리첩보 상당수 수집”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19일 청와대내에 설치된 특별감찰반 활동과 관련,“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에 대해 소문차원의 좋지 않은 정보가 있어서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문 수석은 청와대내에 공식적으로 설치된 특별감찰반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통령 친인척 중 단순히 농사를 짓는 경우에는 관찰을 가볍게 하겠지만 기업을 하고 있거나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는 경우에는 관찰을 주의깊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수석은 또 “정부산하기관의 임원에 대한 비리 첩보도 조사하고 있다.”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꽤 많은 비리 첩보들을 수집해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관련 수사기관에 넘긴 건수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배수문 닫혀 침수피해” 지자체 손해배상 판결

    서울고법 민사23부(부장 金敬鍾)는 19일 “홍수 때 배수문이 닫혀 빗물을 빼내지 못해 더덕농사를 망쳤다.”면서 김모씨 등 농부 3명이 경기도 연천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296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연천군이 배수문을 적시에 열지 않아 산과 하천으로 둘러싸인 원고들의 더덕밭이 침수피해를 입었다.”면서 “피고는 집중호우로 배수문에 접근하기도 어려웠다고 항변하지만 비상시 지역 주민들이 배수문을 작동하도록 사전 예방조치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 99년 홍수로 공동 경작하던 더덕밭이 물에 잠겨 수확을 못하자 소송을 냈다. 정은주기자 ejung@
  • [김광림의 플레이볼] 시범경기의 재미

    봄기운을 느끼며 땅 속에 있던 생물들이 ‘몸틀임’을 전하는 이 때,전지훈련을 통해 전력을 극대화한 프로야구 8개구단의 시범경기가 지난 15일부터 시작되었다. 정규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모든 팀과 선수들은 챔피언의 꿈을 안고 스타트 라인에 선다. 이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목표를 설계하고 그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든 훈련과정을 소화했으며 시범경기를 통해 최종 엔트리 입성이라는 1차 시험대에 오른다. 필자는 현역시절 시범경기 성적을 상당히 중요시한 편이었다.시범경기에서 타격감각을 잃었을 때에는 시즌 타율 .165의 저조한 성적으로 마감한 반면,시범경기에서 리딩히터가 된 해에는 정규시즌에서도 타격왕에 등극했다.1년 농사를 가늠할 수 있는 시범경기는 이처럼 중요한 것이다. 메이저리그도 지난 1일부터 시범경기를 시작했다.국내 팬들은 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특히 관심이 많을 것이다.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외에도 빅리그에서 시즌을 맞으려는 봉중근(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 최희섭(시카고 컵스) 서재응(뉴욕 메츠) 등이 연일 경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국내 거포 이승엽(삼성)과 심정수(현대)가 초청선수 자격으로 플로리다 말린스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렀기에 관심을 더했다. 승패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정규시즌에 반해 시범경기는 모든 선수들이 고루 참여해 주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승부욕과 새로운 선수들을 체크해보는 ‘실험 무대’라 할 수 있다.이런 점에서 볼 때 올 프로야구 시범경기는 다른 시즌과 달리 유독 눈여겨 볼 점들이 많다.유승안(한화) 조범현(SK) 등 ‘초년생 감독’의 경기 운영 능력을 비롯해 메이저리그 출신 조진호(SK),일본 프로야구에서 경험을 쌓은 정민태(현대),80년대 후반 이후 볼 수 없던 재일동포 선수,순수 일본인 선수 사토시 이리키(두산) 모리 가즈마(롯데)와 함께 마이클 쿨바 등 새로운 용병을 볼 수 있다. 이뿐이 아니다.즉시 전력감으로 꼽히는 신인투수 송은범(SK) 노경은(두산) 고우석(기아) 곽용섭(삼성) 역시 시범경기를 통해 감독의눈도장을 찍겠다는 각오다. 선배들의 높은 벽에 도전하는 겁없는 신인들의 파이팅을 지켜보는 것도 시범경기의 재미 가운데 하나다. 광주방송 해설위원 kkl33@hanmail.net
  • 무농약·무비료 청정面 떴다...강진군 옴천면 농업특구로

    남도 답사길에 청정 농산물 단지가 등장한다. ‘남도답사 1번지’인 전남 강진군이 관내 옴천면 전체를 ‘친환경 농업특구’로 지정해 13일 선포식을 가졌다.면 단위로 친환경 농법이 도입된 것은 처음이어서 큰 관심을 끈다. 올해는 우선 논 398㏊(119만여평) 가운데 33.7%인 134㏊를 무농약·무비료로 벼농사를 짓는다.나머지 264㏊는 황토를 넣어 땅심을 돋운 뒤 청정농법을 2005년까지 도입한다. 이처럼 파격적인 조치는 지난해 62㏊에서 무공해 농사를 시범적으로 지은 성과가 매우 좋았기 때문.비료 대신 퇴비더미를 충분히 넣어 우렁이를 논바닥에 풀어 잡초를 제거하는 식으로 농사에 성공했다.화학비료를 칠 때와 수확은 엇비슷했으나 가마당 7000원씩 값을 더 불러 결국 이익을 봤다.올해부터 이 청정미는 지역특산품인 토하의 이름을 따 ‘토하미’란 상표를 달고 전국의 소비자를 찾아간다. 무공해 농법을 도입하기 위해 옴천면은 지난해부터 논과 밭(128㏊)에 보리도 심지 않고 있다.보리를 갈려면 제초제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강진군에서도 오지인 옴천면은 주민이 464가구에 고작 963명에 불과하다.자연 벼농사에만 의존하다 보니 주민소득도 낮아 토하와 비육우 등 특작에 눈을 돌렸다.그래서 예부터 맑은 물에서만 사는 민물새우인 ‘옴천토하’는 궁중 진상품으로 유명했다.주민수보다 더 많이 사육되는 육우도 명물이다.절반 가량은 보리만을 먹여 키우는 맥우다.육질이 부드러워 서울 백화점에만 납품한다. 강진군은 옴천면에 토하를 비롯,맥우·야생녹차·표고버섯·불미나리·우렁이 등 특산물 생산단지 8곳을 만들어,‘남도답사’코스인 다산초당·영랑생가·청자도요지 등을 찾는 연간 126만명의 관광객을 겨냥한 새로운 농촌모델을 만들기로 했다.“옴천면장보다 강진읍내 목리이장이 낫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던 오지가 부촌으로 탈바꿈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강진 남기창기자kcnam@
  • ‘빠른 삶’ 접고 ‘느린 삶’ 으로...“경쟁 염증” 잘나가던 CEO등 귀농 자연품으로

    “처음엔 ‘나노(nano·10억분의 1)초를 다투는 첨단 테크놀로지 시대에 무슨 부질없는 행동인가.’라는 자괴감도 느꼈지만,이젠 ‘느리게 사는 삶’의 행복을 온몸으로 느낍니다.” 3년차 농사꾼 안병덕(49)씨는 서대문구 신촌동에서 나고 자란 서울 토박이다.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뒤 20년 남짓 쌍용그룹의 건설·정보통신 계열사에서 일했다.그는 3년전 정보통신 벤처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끝으로 서울생활을 접었다. ●49살 퇴물이 농촌선 청년 경기 고양시 벽제3동 산 1번지가 안씨의 일터다.매일 아침 일산의 아파트에서 이곳으로 ‘출근’해 보리와 콩,상추,고구마 등을 키운다.비 오는 날에는 고구마를 다듬고 콩을 깐다. “콩을 까다보면 지나온 일들이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지다가 마침내 내가 콩을 까는지 콩이 나를 까는지 모를 무념무상의 경지에 들어섭니다.” 농사가 생각보다 쉽진 않았지만,40줄이면 ‘퇴물’ 취급 당하는 IT업계의 생리에 익숙해 있던 안씨로선 신선한 충격이었다.첫해 안씨의 ‘소출’은 200만원.직장 다닐 때 연봉의수십분의 일에 불과했다. “땅 속 깊이 박힌 풀뿌리를 중간에 끊지 않고 뽑아내려면 당기는 힘과 버티는 힘이 균형을 이루는 순간을 포착해 비틀듯 돌려빼야 합니다.” 그는 농사를 “언어가 필요없는 자연과의 대화”라고 예찬한다.안씨는 고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졸업하는 대로 환경운동을 하는 아내와 함께 농촌에 완전히 뿌리를 내릴 작정이다. ●내가 콩을 까는지 콩이 나를 까는지 21세기 신판 러다이트(Luddite)운동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19세기 초 영국 산업혁명기에 실직위기에 처한 수공업자들이 전통적 삶의 양식을 무너뜨리는 기계 파괴운동을 벌였다면,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컴퓨터 문명과 급속한 사회발전 속에서 인간성을 되찾기 위한 생활실천운동이 번져가고 있다. ‘느림’과 ‘자연’이란 화두가 대도시 전문직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고,경쟁과 효율성,속도가 지배하는 각박한 도시생활 속에서 ‘귀농(歸農)’의 열망이 커지고 있다.농촌생활이 관심사로 떠오른 5∼6년전에는 외환위기로 일자리를 잃은 이농 1.5세대의 ‘생계형’ 귀농이 주류였다.반면 최근엔 농촌이란 공간에서 ‘대안적 삶’을 개척하려는 ‘대안형’이 새로운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은행에서만 23년을 일한 정통 ‘은행맨’ 함찬호(50)씨는 지난해 4월 부국장급 간부직을 내던지고 강원도 화천에 둥지를 틀었다.그는 “극심한 경쟁에서 비롯된 긴장과 피로감에 염증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연고도 없는 화천을 택한 것은 물이 맑고 겨울이 길기 때문이다.일거리가 없는 지난 겨울 그는 독서와 사색으로 30년만에 ‘느림 속의 자유’를 만끽했다. ●극심한 경쟁 피로감에 염증 서울에서 개인사업을 하다 2년전 경북 상주에 정착한 이찬배(44)씨는 밭갈이에 고추종자 키우는 일로 분주하다.산 자락에 있는 밭 1800평에 올해는 고추와 과일을 키울 작정이다.중학생인 두 딸과 함께 만든 인터넷 홈페이지에 농촌생활과 유기농법에 대한 글을 올리고 있다.그는 “4인 가족이 생활하는 최소단위의 농사모델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전국귀농운동본부는 “99년을 정점으로 줄어들던 귀농인구가 1,2년 전부터 고학력전문직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귀농은 단순히 거주지와 직업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과 가치관을 바꾸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세영 박지연기자 sylee@
  • 남과 여/허무한 마흔...40대男 80% 우울함 느껴 마음이 성장한다는 징표

    ●한 남자(48세) 대기업의 이사로 안정된 가정을 가진 그는 타고난 머리와 승부욕으로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치열하게 살았다.직위,경제력은 물론 쑥쑥 일류대학을 들어간 아이들로 자식농사도 성공했다.아내와도 별 문제없다.허리에 살이 붙었지만 아직 보기 나쁘지 않은 아내에게 불만없다.그런데 요즘 그가 살 맛이 없다.우울하고 헛살았다는 생각이 든다.별것도 아닌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다 눈물이 흘러 아내 몰래 얼른 닦았다.‘봄을 타나?’‘내가 늙었나?’ ●또 한 남자(42세) 며칠 전 15명 부원들과의 회식 중 그는 정면에 앉은 단 한 사람의 부원만이 자신의 말에 ‘어쩔 수 없이’ 귀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15년전 자신이 끔찍하게도 싫어했던 부장 앞에 앉은 자신,바로 그 모습이었다.“옛날에 말야,내가…” 별 실력도 없고 인정도 받지 못했던 부장의 물고 늘어지듯 이어지던 이야기는 정말 고문이었다.스스로 늙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맞춘 눈길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이야기를 늘어놓았던 자신이 더할 수 없이 비참해졌다.“아,내가 ‘꼰대’가 다 됐구나.” 아,옛날이여. ●또 다른 남자(51세) 아내가 차가워졌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린다.그전에는 토라진 아내를 며칠 무시했다가 외식이라도 하면서 풀어줬다.부부싸움중 “나는 당신과 아이들을 위해 죽도록 일했다.이만하면 됐지 뭐가 불만이야?”라고 소리칠 때만 해도 아내가 평소처럼 물러설 줄 알았다.그러나 놀랍게도 “그∼래.대단하게 남편노릇,애비노릇 잘했다.이젠 그만해도 돼!”라고 아내가 되받아치는 게 아닌가.직장에서도 ‘실세’라는 소리를 듣는 그가 “아내가 미워죽겠다.”라고 말하며 초라해진 자신의 변화에 스스로 놀라고 있다. 갖출 만큼 갖췄다는 잘 나가는 남자들이 허무를 배우고 있다.남자들이 ‘울고 싶다.’고 말한다.울고 싶은 남자,울게 하라.그것이 뭐 대순가. 그러나 문제는 울고 싶은 남자가 정작 입을 앙다물고 눈물을 참고 있다는 사실이다.스스로 ‘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음이다.태어날 때는 우렁찰수록 좋았다지만 더이상 남자는 울어서는 안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아니 그렇게 세뇌됐기때문이다.“사내자식이 울면 안돼.”“남자가 말야….”로 이어지던 부모님과 인생선배,직장선배들의 잔소리를 기준으로 ‘괜찮은 남자’ 축에 들었던 그가 마흔 중턱에서 그만 ‘형편없는 남자’로 전락할 수는 없지 않은가. ●40대,무의식 속에서 감성적인 성장이 시작된다 그러나 걱정할 것 없다.이는 남자 10명 가운데 8명에게서 나타나는 보편적 변화다.외형적 목표만을 향해 달렸던 남자들이 비로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기,40대는 성숙으로 가는 길목이다.‘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이라 시인은 노래했던가.이제는 돌아와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기를 맞은 40대의 남자,당신 자신을 향해 축배하라.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씨는 “그 흔들림,혼란에 당혹하지 말라.40대에 찾아든 회의는 외적 가치가 아니라 내면적인 가치에 더 비중을 두기 시작했다는 것,즉 다시 마음이 성장하기 시작했다는 징표다.축복이다.”라고 말하며 “이 시기에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자신을 위해 투자한 남자는 부드럽고,열려있는 매력적인 남자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처음 겪는 혼돈과 방황의 시기를 성찰의 시기로 삼은 사람만이 자신의 인생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강한 남성’을 좇을 것이 아니라 ‘사려 깊고 따뜻한 남성’이란 새로운 가치에 눈뜨고,파도를 타듯 그 변신에 올라탄다면 ‘나도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감정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고,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울고 싶으면 실컷 울어라,남자여.굳은 얼굴로 살아온 사람이 갑자기 속마음을 털어놓는다면,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달라진다면 이상하게 볼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그 속에 침잠(沈潛)하라.내적인 자각을 경험하지 못하고 단지 청년기의 목표,도전에만 매달린 채 인생을 끝낸다면 60대에는 허무의 나락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다. 지적 통찰력이 아니라 감정적인 통찰력을 찾아라.감정을 꼭꼭 눌러온 당신,40대 남자의 마음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개화(開花)를 기다리며. 허남주기자 yukyung@
  • 꽃동네 ‘오신부 사퇴 이후’ 르포 “후원금·자원봉사 뚝”

    설립자인 오웅진(59)신부가 공금횡령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충북 음성 ‘꽃동네’는 5일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꽃샘추위 속에 ‘가족’들이 리어카로 작업하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자원봉사자들과 산책하는 모습만 간간이 눈에 띄었다. 오 신부가 기부금과 국가보조금 등 10억여원을 가족들의 통장에 입금시키고 음성 일대 100만평의 부동산을 매입해 투기를 일삼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자원봉사자와 후원금마저 크게 줄고 있어 오 신부의 행보가 꽃동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꽃동네 회장직을 물러난 오 신부는 칩거하면서 “전부 내 잘못이다.”고만 말하고 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마을 어귀에 ‘희망의 땅 맹동면에 금광개발 웬말이냐’‘수박농사 다 망한다 태극광산 물러가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만 꽃동네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기자가 찾은 이날도 오 신부는 하루 종일 수도원으로 종적을 감춘 채 검찰의 소환조사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주민들은 꽃동네 회장직 사퇴가 ‘검찰수사 피하기’의 수순이 아니냐는 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꽃동네 수사와 수녀,직원들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꽃동네 수용자들도 대부분 이번 일을 모르는 듯했다. 오 신부의 대변인격인 박마태오 수사는 “꽃동네가 금광개발을 반대한데 대해 앙심을 품은 모 광산의 음해성 진정 때문에 이번 사건이 터졌다.”며 “오 신부의 횡령과 투기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적극 해명했다. 한 여직원은 “그분(오 신부)이 아니었으면 꽃동네가 있었겠느냐.”며 눈물을 떨구었지만 40대 자원봉사자는 “꽃동네는 오 신부 혼자 만든 게 아니다.”고 말했다. 맹동면 꽃동네 인근 마을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윤모(38)씨는 “꽃동네에서 운전을 하거나 식당에서 돈벌이를 하는 사람을 빼고 모두 꽃동네를 싫어한다.”며 “지역발전을 막는 꽃동네만 남고 대학 등 좋은 시설은 오 신부의 고향인 청원군 현도면으로 갔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다른 주민은 “오 신부가 선거마다 개입해 지역주민들의 민의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수사는 “새 회장이 선임되면 꽃동네가 크게 개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음성 이천열기자 sky@
  • 농사체험하고 가족사랑도 느껴보세요

    “참 재미있어요.올해도 해야죠.” 지난해 중랑구에서 마련한 먹골배 주말농장에 참가했던 최모(37·여)씨는 올해도 먹골배 주말농장 참가신청을 할 생각이다.농사체험을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지금도 온 가족이 즐거운 한 때를 보낸 기억이 선명하게 남기 때문이다. 꽃샘추위로 아직 봄은 멀게 느껴지지만 서울의 자치구들은 주민들에게 도시생활 틈틈이 온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농사체험을 할 수 있도록 ‘주말농장’을 마련,신청을 받기에 분주하다. 구청과 농가가 계약을 맺어 운영돼 적은 비용으로 짬짬이 농사를 체험할 수 있다.한 주일동안 찌든 도시생활의 스트레스를 깨끗이 씻어버리고 가족애도 느낄 수 있어 각광을 받아온 지 오래다.더구나 집 가까이 있는 데다,농장주인이 농기계를 빌려주고 거의 대부분 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특별한 농사기술이 없어도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먹골배 직접 가꾸세요 중랑구가 먹골배 주산지인 신내동의 배농장을 빌려 운영하는 먹골배 주말농장은 주민들에게 단연 인기다.지역특산물을 직접 가꾸고추석을 전후해 수확할 수 있어 신청자가 많이 몰리는 편.지난해엔 배나무 200주를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신청자가 몰려 350주나 나눠줬다.임대료 8만원을 내면 배나무 1그루를 1년간 분양받는다.그루당 2∼4박스 가량 배가 수확되고 수확하는 날 ‘배 빨리깎기,배 빨리먹기’ 등 다양한 이벤트도 열려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인공수분(4월),열매솎기(6월),봉지씌우기(8월),배수확(10월) 등 4차례만 방문하면 비료주기·농약치기·가지치기 등은 농장주가 해준다. ●어른과 어린이는 무료 민선 3기의 캐치프레이즈를 ‘어른공경 으뜸구 아이사랑 1등구’로 정한 서대문구는 주말농장을 2곳에 마련,차별화했다.일반인을 위해 고양시 덕양구 대장동 241일대 크로바농장 1000평을 빌려 가구당 4평씩 2만 5000원에 분양한다.인근 덕양구 대장동 424의 1 일대 대곡농장 700평을 경로당과 어린이집에 무료로 분양,캐치프레이즈를 실천하고 있다. 서울시도 경기도 남양주·양평·광주시 지역 농가들과 계약을 맺어 주말농장을 운영하기로 하고 참가 희망자의 신청을 받고 있다. 조덕현기자 hyoun@
  • 충청 몸살...부동산 값 뛰고 거래는 뚝… 행정수도 ‘명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내년 상반기까지 행정수도 후보지를 선정키로 한 충청권에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의 주민과 자치단체가 이를 크게 반기며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부동산 가격도 여전히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하지만 토지거래허가지역에 이어 최근에 주택투기지역으로 묶이자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32평아파트 4000만원 올라 “조만간 문을 닫는 부동산 중개업소가 속출할 겁니다.” 행정수도 후보지의 하나인 충남 공주시 장기면에 사는 이순기(55)씨는 “토지거래 허가지역으로 묶인 뒤 부동산 중개업소가 두곳이나 문을 닫았다.”며 “땅 보러오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대선 직후 대지든 임야든 가리지 않고 동이 났지만 지금은 모두 몸을 사리고 있다.세곳이던 이곳의 중개업소가 20여곳으로 늘었지만 현재는 파리만 날리고 있다.대선 직후 이 일대 땅값이 30% 정도 뛰면서 업소마다 월 3∼4건씩 거래가 이뤄지던 것과는 딴판이다.장기면,연기군 금남면,충북 청원 오송 등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들과 가깝고신도시 조성이 한창인 대전 유성구 노은 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W부동산의 김모(44·여)씨는 “지금 ‘아파트를 팔아도 괜찮냐.’고 문의전화만 올 뿐 거래는 없다.”고 말했다.이곳도 32평 아파트가 대선을 전후해 3000만∼4000만원 올랐다. ●행정수도 환영·거부 엇갈려 대전·충남 시민단체들이 최근 ‘행정수도이전 범국민연대’를 만들었다.충북지역도 같은날 ‘행정수도이전 충북범도민협의회’를 출범시켰다.충북 충주대,강원 상지대,경북 동양대,경기 한국관광대 등 20개대 총학장들은 ‘중부내륙권 대학 총·학장 협의회’를 구성하고 행정수도 유치 방안에 힘을 모으기로 하는 등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대전시장과 충남·북지사는 지난 1월 행정수도 유치를 위해 공동 협력키로 약속했으나 실제 공동노선을 취할 리는 만무하다는 게 현지의 분위기다. 정반대 분위기도 없지 않다.“노무현을 찍은 내 손가락이 원수다.” ID가 ‘아직도’인 네티즌이 대전시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그는 “두달새 아파트 값이 4000만원 정도 올라 집을 살 엄두를못내고 있다.”며 “행정수도 이전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시 홈페이지에는 ‘없는’ 사람들의 하소연이 가득하다.‘김미연’이란 주부는 “전세를 구하러 다니는데 며칠 사이에 전세값이 1000만원씩 쑥쑥 오르고 다가구 주택,단독주택 전세도 부르는 게 값”이라며 “나 같은 서민은 너무 서럽고 기가 막혀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청약예금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다. ●소작 준 땅 내놔 대전 유성구 죽동에서 논 800여평을 빌려 농사를 짓고 있는 이모(60)씨는 최근 토지 주인으로부터 “농사를 그만 지어라.”라는 일방통보를 받았다.3년간 논을 부쳐온 이씨는 갑작스러운 요구에 당황해하고 있다.행정수도가 옮겨오면 작물 보상을 노리고 직접 농사를 지으려는 농지 소유주들의 속셈이다. ●충남도청 후보지 선정도 미뤄 충남도는 도청 이전 후보지 선정을 행정수도 후보지가 결정된 뒤로 연기했다.도청 유치전은 무려 12개 시·군이 각축을 벌이며 극심한 지역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뜨거운 감자’인 도청 이전을 행정수도와 연계해 결정하겠다는 게 충남도의 속셈이다. 공주 이천열기자sky@
  • 독자의 소리/봄철 산불예방에 힘써야

    27년째 산림청 산하 국유림관리소에서 산을 지키며 나무 가꾸는 일을 하고 있다.농사짓듯 한평생을 숲 짓는 일에 매달린 셈이다. 1967년 산림청이 “산산산 나무나무나무”를 외친 지 36년.그 험난한 보릿고개 시절엔 조금만 비가 내려도 산에서 쏟아져 내리는 흙탕물이 논밭을 쓸어버려 주린 배를 더 주려야 했다.그런 시절에 우리 선배들은 피와 땀으로 나무를 심어 오늘의 산을 있게 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산은 난개발 앞에 무너져 제모습을 잃고 숲은 구석구석 쌓인 쓰레기로 오염돼가고 있다.그뿐인가.매년 봄이 되면 되풀이되는 산불로 녹색허파는 숭숭 구멍이 뚫려 가쁜 숨을 몰아쉬어야 한다.이렇게 훼손되어 가는 산과 숲을 지켜내기 위해서 제도를 고쳐보기도 하고 단속도 강화하지만 개선되는 것 같지 않다.그것은 아마도 산에 대한 예(禮)가 부족한 탓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봄이 오고 있다.산불 철,봄이 두렵다. 박승수
  • 이우연씨 학술대회 논문 “”산림 헐벗으면 백성 굶주린다””

    산의 나무가 무성하고,그렇지 않고가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의 질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결론은 ‘산림이 헐벗으면 백성이 굶주린다.’는 것이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이우연씨가 ‘18·19세기 산림황폐화와 농업생산성’이라는 글에서 밝힌 내용이다.산림이 황폐할수록 농업생산성은 떨어지고,백성들은 고초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18∼19세기 조선과 현재의 북한이 이를 증명한다. 인구가 늘어나고,산림자원의 수요도 따라서 늘어난 18세기 후반부터 조선의 산야는 헐벗기 시작했다.그럼에도 조선왕조는 산림과 하천·저수지는 백성 모두가 이용하는 것이라는 ‘산림천택여민공지’(山林川澤與民共之)의 이념 아래 산림의 사유화를 규제했다.무덤 주위 일정한 넓이에만 무덤 주인의 권리를 인정하는 정책에 머물렀다.그 결과 산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유지에서는 연료와 목재,농사지을 땅을 얻기 위한 남벌과 화전,산지개간 등 약탈적 산림이용이 크게 늘었다.사유화가 인정된 일부 산림에서는 법적 권리 다툼(山訟)이 끊이지 않았다.황폐한 산림은 ‘녹색댐’ 역할을 할 수 없다.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18세기 이후 홍수에 관한 기사가 가뭄에 관한 기사보다 갈수록 빈번하다.수확량이 줄어드는 등 농업생산성이 떨어지면서 19세기 후반 농업실질임금도 하락했다.농업생산성이 하락하면 농산물의 상대가격 또한 상승한다.백성들이 살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이씨의 논문은 낙성대경제연구소가 지난달 28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연 ‘한국의 장기경제통계(17∼20세기)’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서동철기자 dcsuh@
  • [씨줄날줄] 대통령의 형

    고 박정희 대통령은 5남2녀 형제 중 막내다.연만한 사람 중에는 아직도 맏형 박동희씨의 소박한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그는 평생 경북 구미의 고향마을을 지킨 전형적인 농사꾼이었다.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고향을 방문했을 때 칠순이 가까운 나이에도 흰 바지저고리에 지게를 메고 대통령을 맞이하는 모습이 영화관 대한뉴스에 비쳐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그때 일화 중 하나.당시만 해도 동희씨 집은 호롱불을 사용했다.답답하다고 느낀 박 대통령이 전기를 들이겠다고 하자 동희씨는 “야야,그만두거라.신문에 나면 우짤라고….”라며 손을 내저었다고 한다.맏형에게 영향을 받아서인지 박 전 대통령은 친인척 관리에 무척 엄격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어렵게 큰 사람들이 권력의 맛을 보면 이권과 청탁에 쉽게 말려든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우리사회에서 대통령의 친인척은 언제부터인가 보호보다는 감시의 대상이 됐다.친인척을 둘러싼 비리가 끊이지 않은 탓이다.정권마다 묘책을 동원했지만 신통한 효과는 보지 못했다.문민정부 출범초기 한 핵심측근 인사가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의 해외 체류를 건의했다가 눈밖에 나 곤욕을 치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현철씨가 국정농단 등의 시비 끝에 사법처리를 받은 후 한 고위관계자는 친인척에게 능력만 된다면 고위직을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폈다.자리가 높다 보니 스스로 조심하게 되고 바라보는 눈초리도 많기 때문에 비리에 말릴 소지가 적어진다는 것이다.대형비리 발생에 따른 피해를 감안하면 국가적으로도 이익이라는 논리다. 노무현 대통령의 작은 형인 건평씨가 국세청장 하마평에 오른 특정 인사를 호평하는 발언을 했다가 물의를 빚고 있다.그는 “장관 시켜달라는 사람에게서 받은 이력서 두 통이 있다.”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시쳇말로 너무 오버했다는 것이 그에 대한 비판의 요지다.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친인척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인사청탁을 하면 패가망신할 것이라고 경고까지 했다.그런데도 이력서를 들고 친인척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그 집요함이 놀랍다.해법은 친인척 스스로 조심하는 길밖에 없다고 본다.억울해도 참아야 한다.대통령의 친인척이기 때문이다. 김명서 논설위원 mouth@
  • ‘북학’의 완역본/조선후기 실용사상 다시 본다

    박제가(朴齊家·1750∼1805)의 ‘북학의’(北學議)를 두고 ‘청나라의 선진 문물을 배워야 한다는 단상의 나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제 더 이상 없다.그렇다고 ‘북학의’를 ‘18세기의 대표적인 사상가가 지은 최고의 사상서’로 떠받드는 것 또한 올바른 일은 아닐 것 같다. ‘북학의를 임금님께 올리며’같은 글에서 “나라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생은 농사를 망치는 요소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한 것”이라며 “유생을 도태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 같은 대목이 그를 혁신적이고 용기있는 사상가로 인상짓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양반의 수효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과거시험이 부정이 판치는 시장판처럼 되어버린 것을 한탄하는 분위기는 당시에도 뜻있는 이들 사이에서는 흔했다.게다가 서출이었던 그의 혁신적인 사상은 정조의 사랑을 받았지만,보수파 사대부에게는 신분적 한계에 좌절한 젊은이(책을 썼을 때 30살 안팎이었다.)의 항변 정도로 폄하되며 설득력을 갖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이 책이 가진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결코 아니다.‘북학’이란 ‘맹자’에 나오는 말로 당시 조선 사대부가 ‘되놈’이라고 욕한 청나라와 그 문물을 뜻한다고 한다.박제가는 이의 과감한 도입을 주창하며,상업과 유통을 중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기술과 기계의 도입,도량형의 표준화,사회 개방 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수레와 배를 이용하고,이를 위해 길을 닦아야 한다는 ‘물류체제의 정비’에 초점을 맞추었다.예를 들어 원산의 상인이 말에 미역과 명태를 싣고 서울로 왔을 때,사흘만에 팔면 조금 이득이 남고,닷새면 본전이고,열흘을 머물면 크게 손해를 본다고 했다.말을 먹이느라 든 비용 때문이다.그러나 대여섯 마리가 수레 한대를 끌면 그 말들이 각각 등에 짐을 싣는 것보다 여러 배의 이익이 있는데 백성이 잘 살게 되는 기본이라는 것이다.똥을 황금처럼 아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하루 한 사람이 배설하는 분뇨로 한 사람이 먹을 곡식을 자라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서울의 1만가구는 인분을 밖으로 운반할 수가 없다.수레가 없어 1만섬의 곡식을 버리는 셈이라는 것이다. 이 책이 진정으로 사상서적인 성격이 있다면 ‘자기’같은 작은 글들 때문일 것이다.조선의 그릇은 바닥에 모래가 붙어서 두둘두둘하고 밥상과 탁자 등속도 못쓰게 만든다.처음 장인이 부수어버려도 아깝지 않을 만큼 거칠게 만들어 놓으면,백성들은 깨어지든 말든 거칠게 다루고,익숙해질수록 마음도 거칠어지니 작은 물건 하나라도 소홀히 만들어선 안된다는 것이다.공자·맹자보다도 훨씬 더 현실감 있는 한국적 사상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북학의’를 안대회 영남대 한문교육과 교수가 다시 완역했다.안 교수는 “‘북학의’는 분노와 열정의 저서”라면서 “이 책을 읽고서 덤덤한 느낌이 든 독자라면 지난 역사에 대한 덤덤함이 아니라 처한 현실에 대한 무감각증을 의심해 볼 일”이라고 말했다.돌베개 펴냄.1만 2000원. 서동철기자 dcsuh@
  • 남산·용산·보라매·독립공원등 시내 주요공원 새 단장

    시민들이 즐겨 찾는 서울시내 주요 공원이 새롭게 단장된다.시민들의 이용을 돕기 위해 새로운 시설들이 들어서고 시민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된다. 서울시는 21일 1986년 시설투자 없이 개원한 이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 청소년 공원 12만 7215평에 2007년까지 384억원을 들여 다양한 시설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어린이들의 교통사고 예방 차원에서 어린이 교통공원을 조성하고,청소년회관과 전자도서관이 들어서 청소년들의 학습 및 휴식공간으로도 활용된다.유아·청소년 놀이공간,축구장,다목적운동장,농구장,피크닉장도 새로 들어서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탈바꿈된다. 강동구 길동에 있는 길동생태공원내 1655평에는 올해 말까지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생태문화센터를 지어 자연학습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종로구 견지동 39의 7 일대 옛 우정총국 주변 585평에는 소나무 등 각종 나무를 심고 편의시설 등을 갖춘 시민광장이 오는 5월까지 조성된다.시내 주요 공원에서 연간 시민 13만명이 참여할 수 있는프로그램을 5300여회 실시,공원운영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독립공원(서대문)과 용산공원,양재동 시민의 숲 등 11곳에서는 시설에 걸맞은 교육학습과정이 마련된다.월드컵공원·여의도공원·길동자연생태공원에서는 생태학습,농사체험,조류탐사 등의 자연학습과정이 개설된다.남산·월드컵·여의도·보라매공원 등에는 환경·문화프로그램이,용산공원에서는 동물체험과정이 개설된다. 낡은 시설도 정비된다.남산공원에는 차량 50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이 조성되고,남산식물원 1·4호관의 보온유리도 교체된다. 조덕현기자 hyoun@
  • [기고] 예정된 ‘도하’ 태풍 극복하려면…

    농촌에 ‘도하 라운드(DR)’라는 거대한 태풍이 눈앞에 닥쳐오고 있다.10년 전에 휩쓸고 지나갔던 ‘우루과이 라운드(UR)’보다 더 큰 메가톤급이다. UR가 농산물의 ‘포괄적 관세화’원칙 하에 고율관세를 인정하고 있는 데 반해,다음달까지 세부원칙이 결정될 예정인 DR에서는 고율관세가 2010년까지 대폭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또한 UR에서 예외적으로 인정되었던 우리나라 쌀의 관세화 유예라는 특별조치가 DR에서는 다른 형태로 지속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즉 우리 농업으로서 최악의 시나리오인 쌀이 저율관세로 개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충분히 예견되고 있었던 10년간 우리는 무얼 했는가?그간 농업구조개선사업으로 투자된 42조원과 15조원 농특세의 절반 이상이 들어간 우리 쌀 농업은 경쟁력이 제고되고 구조개선이 되었는가? 불행하게도 아니다.10년 전에 국제가격의 4.2배였던 쌀값이 지금은 6.3배로 격차가 오히려 벌어졌다. 쌀농가 가구당 경영면적은 10년 전의 2500평에서 현재는 3100평으로 답보상태여서쌀값이 높아도 농가부채는 늘어만 가는 현실이다. 왜 그랬는가? 그간의 쌀농업투자의 대부분이 간척,경지정리,수리시설과 미곡종합처리장 건설 등의 기반투자였고,농기계 반값 공급 등 생산요소 보조로 들어갔다.이는 농사를 편히 짓도록 하였고 생산성도 높인 반면,고령화 농가들이 계속 농업에 머물도록 작용했다.수매가격 인상,논농업직불제 등 모든 농가에게 고루 혜택을 주는 정책도 구조개선과 역행했다.즉 한편에서는 구조개선한다는 명목으로 기반조성에 돈 쓰고,다른 한편에서는 구조조정의 대상인 영세농,고령농의 탈농이나 은퇴를 막는 데 돈을 쓴 것이다.쌀 소비는 줄어드는 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수매량을 재고로 떠안으면서 가격을 지지해가며 증산을 유도하고,남아도는 재고를 대북지원하는 등 밑빠진 독에 물을 부어왔다.정치적으로 민감한 쌀문제를 들고 농민단체들은 해마다 시위를 벌였고,나누어주기식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누르다 보니 태풍 앞에서 정부는 중심을 못 잡고,비농업계의 따가운 눈총 앞에 농민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정부가 올해산 수매가격을 2% 내리겠다고 한 것은 늦었지만 너무나 당연한 경제논리이다.여야 정치권은 “인하는 안 된다.”는 구태의연한 말을 또 하고 있다.태풍 앞에서 참으로 한가롭기만 하다.지금은 수매가격 논쟁을 할 때가 아니다.쌀농사 경영자의 60%가 60세 이상의 고령층이며,70% 이상이 3000평 이하 소농이다. 쌀농사의 구조적 문제는 이들 고령농·영세농의 퇴로가 없는 데서 비롯된다.쌀산업의 경쟁력 제고,규모화를 위해서는 그간 실효성이 없었던 경영이양 직불제의 지급단가를 현실화하고,지급방법을 연금방식으로 전환하여 안정적인 퇴로를 만들어줌으로써 전업농의 규모화를 촉진해야 할 것이다. 쌀값은 시장원리에 따라 떨어지도록 정부의 인위적 시장개입을 줄여야 한다.가격하락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소득보전직불제의 수혜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전업농으로만 국한,복지정책과 산업정책의 수단과 대상을 명확히 분리해 구조조정이 분명히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내년에는 쌀관세화유예 연장협상이 기다리고 있다.농민단체들이 주장하는 대로 관세화유예 사수에만 목매달 일이 아니다.관세화건,관세화유예건 약간의 정도 차이지 수입량은 늘어나고 가격은 떨어지게 돼있다.2010년 쌀값이 지금의 절반이 되는 것을 목표로 전업농의 규모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남아돌게 될 농지에 대한 기반조성은 대폭 축소해야 할 것이며,대규모 기업농의 진입을 촉진하고 농지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농지소유규제도 완화해야 할 것이다. 김 명 환
  • [열린세상] 공손하게 삼켜라

    쌀밥을 먹자면,추석 명절이나 설날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었던 시절이 있었다.농촌에서 자라났어도 쌀 그 자체를 구경하기 힘들었던 시절이었다.제법 차리고 산다는 집에서도 저장해둔 쌀독을 찾아내기가 손쉽지 않았다.쌀독 한가지만은 으슥한 곳에 숨겨 두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기 때문이다.금붙이와 다름없이 소중한 것이 바로 쌀독이었다. 보릿고개로 들어가면,응당 아이들의 군것질거리도 덩달아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그래서 평소 노리고 있었던 쌀독의 쌀을 어머니 몰래 훔쳐냈다.쌀독 뚜껑을 열자마자,바지 주머니에 허겁지겁 퍼 담아 누가 뒤쫓아오지도 않는데 제풀에 가위가 질려 숭어뜀을 하며 숨을 곳을 찾아 줄행랑을 놓았다.드디어 몸을 은신하고 뛰는 가슴을 얼추 진정시킨 다음,쌀을 불룩하게 퍼담은 바지 주머니를 살펴본다.그 순간,주전부리거리로는 경황 중에 너무 많은 곡식을 훔쳐냈다는 것을 깨닫고,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그리고 어린아이가 저지르는 도둑질의 수준을 넘어서고 말았다는 공포심 때문에 덜컥 울음을 터뜨리면서,훔친 생쌀을콩죽같이 흐르는 눈물과 함께 해지도록 씹어 삼켜야 했었던 슬픈 기억이 있다. 그런데 올해 정부에서 사들이는 추곡수매 가격 책정이 작년대비 2%나 인하되었다고 한다.인하하지 않으면 안될 까닭은 뚜렷하다고 한다.또는 쌀 문제를 경제논리로만 접근할 수 없는 이유도 있다고 한다.이렇게 꿰어 맞추든 저렇게 꿰어 맞추든 쌀 생산을 줄여 나가거나 쌀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며,차제에 우리 농업의 체질 개선을 강화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그것을 이해는 하면서도 어쩐 셈인지,수매가격을 인하한 것이 정서적으로는 가슴이 아프다.가을의 소출을 위해 논농사를 지은 시골 노인네들의 고통을 생각하면,더욱 가슴 쓰리다.게다가 그 금쪽같은 쌀을 요사이 젊은 세대들은 원두한이 쓴 외 보듯 해서 도대체 거들떠보지 않는다.서양에서 들어온 못된 먹거리인 패스트 푸드인가 무언가해서 그런 것만 찾는다고 한다.생일날에나마 고봉밥 한 그릇 먹어보는 것이 꿈에도 소원이었던 지난날을 생각하면,회한조차 가슴 속에 서린다. 그런데 요사이 들어 어디선가,쌀이야말로 우리가 먹어야 할 곡식 중에서 첫 손에 꼽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을 읽은 기억이 난다.언제는 우유를 먹어야 한다고 강조하다가,언제는 밀과 보리를 먹으라고 하다가,언제는 쌀도 보리도 적게 먹으라고 해서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할 정도로 혼란스럽기만 했는데,한 바퀴 휙 돌아와서 쌀을 먹어야 한다는 얘기를 들으니까,어쩐 셈인지 뒤죽박죽이던 혼란스러움이 깨끗하게 가시고 가슴 속이 편안해졌다.논리적으로 따지기에는 어리석을 정도로 감정적인 반응이 분명하다.그런데 또한 그 감정적인 것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그럼으로써 우리의 농사와 그 농사에서 얻어낸 곡식에 대한 외경심이 나날이 퇴색되고 희석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임락경 목사가 살고 있는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시골교회에서 발간하고 있는 ‘시골집’이라는 소식지에 실려 있는 이현주님의 시 한 구절은 그래서 가슴속으로 촉촉하게 젖어 든다. ‘천천히 씹어서 공손히 삼켜라 봄부터여름 지나 가을까지 그 여러 날들을 비바람 땡볕 속에 익어온 쌀인데 그렇게 허겁지겁 먹어서야 어느 틈에 고마운 마음이 들겠느냐. 사람이 고마운 줄 모르면 그게 사람이 아닌 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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