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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東獨협동농장 농지 몰수 위법”유럽인권재판소 “원 소유주에게 보상” 판결

    |베를린 연합|유럽인권재판소는 22일 독일 정부가 통일 이후 옛 동독 농민으로부터 무상으로 토지를 몰수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통일 이후 협동농장의 농지와 산지 일부를 몰수당했던 약 7만명의 옛 동독지역 농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줄줄이 배상 소송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소는 “독일이 통일 이후 특수한 상황에 있었으며,통일 독일 의회는 옛 동독 의회가 제정한 법률을 폐기할 권리도 갖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공중의 이익과 개인 기본권리 보호간의 공정한 균형 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소는 이어 “독일 의회가 토지 몰수 관련법을 제정하더라도 소유주에게 보상은 해줬어야 했다.”면서 “따라서 독일의 관련 법률은 유럽인권협약의 사유재산 보호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결했다. 옛 동독 정부는 1945년 토지개혁을 실시해 농민들에게 농지를 분배했으나 이후 협동농장제도를 도입하면서 소유권을 사실상 박탈했다.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동독 최초로 민주선거를 통해 구성된 의회는 1990년 3월15일협동농장에 사실상 귀속돼 있던 원소유주에게 토지 소유권을 모두 되돌려 주는 일명 ‘모들로브’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1990년 10월3일 동독은 서독으로 흡수통일됐으며,1992년 통일 독일 의회는 협동농장 토지 원소유자들 가운데 모들로브법 제정 이전까지 그 땅에서 실제 농사를 지어온 사람이나 후손들에게만 소유권을 인정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다른 곳으로 이주해 살거나 다른 직업을 갖고 있던 원소유주 및 후손들의 소유권은 인정되지 않고 무상으로 몰수,주정부 소유가 됐다. 이에 반발한 동독지역 농민 5명은 소송을 제기했으나 2000년 독일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을 내리자 유럽인권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 독일은 유럽인권협약에 서명했기 때문에 유럽인권재판소가 이날 재판관 7명의 만장일치로 무상 몰수를 위법이라고 한 판결을 준수해야 한다. 협동농장 농토를 몰수당한 농민은 약 7만명이며,이번 판결에 따른 배상액은 최소 10억유로,많으면 수십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독일 정부가 이번 판결에 불복해 앞으로3개월 내에 17명으로 구성되는 유럽인권재판소 대배심에 항소할 수 있으나 전문가들은 판결이 번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한편 독일 정부는 이번 판결이 나자 옛 동독 공산정권이 몰수해 국유화했던 재산과 관련한 소송들의 귀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독일은 통일 후 약 500억유로 이상의 옛 동독 정부 소유 산업체와 금융기관 등을 해당 지역 주정부 소유로 돌렸으며,현재 대부분 민영화를 통한 매각작업이 끝난 상태다. 이에 대해 옛 동독 정권에 몰수되기 이전의 원소유주들은 부당한 몰수였다면서 재산권을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해 현재 진행 중이다.
  • 설특집 We/Let’s play

    “올 설에는 손자부터 할아버지까지 도란도란 둘러앉아 보드게임에 빠져봅시다.” 보드게임은 여러 사람이 모여 카드,주사위,말판 등을 이용해 진행하는 모든 게임을 가리킨다. ■ ‘고스톱 스톱’ 보드게임 스타트 ●보난자-콩농사 짓기 풋내기 농부가 된 당신.콩이 그려진 카드를 받아 콩을 키워 돈을 벌 수 있다.그렇지만 밭에 심은 콩과 다른 종류의 콩이 그려진 카드가 나오면 밭을 갈아엎거나 다른 사람에게 팔아야 한다.대인관계까지 총동원해 치열하게 협상을 벌이는 두뇌싸움이 흥미진진하다.2∼7인용이 2만원. ●젠가 방법도,규칙도 간단한 ‘젠가’는 어린이가 있는 가족에게 잘 어울린다.나무토막을 3개씩 묶어 가지런히 쌓아 탑을 올린 뒤 한 사람씩 탑에서 나무토막을 하나씩 뽑는다.도중에 탑을 무너지게 한 사람이 벌칙을 받게 된다.2∼8인용을 2만 25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할리 갈리 “세상에는 ‘할리 갈리’를 잘 하거나 못 하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보드게임 마니아 사이에 떠도는 말이다.딸기·사과 같은 과일이 그려진 카드를 차례로한장씩 펼친다.같은 과일카드에 적힌 숫자의 합이 5가 되면 테이블 가운데 있는 종을 친다.종을 빨리 친 사람이 카드를 갖게 되고,카드를 많이 모으면 이긴다.2∼6인용이 2만 2000원. ●부루마블 일단 종이돈을 나눠 갖는다.주사위를 던져 외국 도시이름이 죽 적혀있는 판을 돌아다니는 방식이다.돈이 있으면 땅을 사고,빌딩과 호텔을 지어둔다.다른 사람이 지나갈 때 통행료와 숙박비를 짭짤하게 챙길 수 있다.파산하면 게임이 끝나니까 조심해야 한다.2∼4인용이 2만 4500원. 김효섭기자 newworld@ ■ 원숭이 소재게임 인기만발 원숭이해를 맞아 원숭이를 소재로 삼은 게임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 30대라면 누구나 80년대 학교 근처 오락실에서 만나봤을 법한 친근한 캐릭터 ‘동키콩’이 휴대용 겜보이 속에서 부활했다.‘동키콩’은 지난 1983년 일본의 닌텐도사에서 출시,20년 남짓 게임 마니아들에게 사랑을 받은 원조 원숭이 캐릭터.게임에서 ‘슈퍼 동키콩’이 정글 속 모험을 펼치는 동안 부모와 아이는 시간의 벽을 넘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콘솔게임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가진 플레이스테이션2에도 원숭이 게임이 있다.‘사르겟츠’(원숭이를 잡아라-PS2)는 게임의 시작부터 끝까지 온통 원숭이 판이다.외계인의 조종을 받는 원숭이들이 지구를 정복하기 전에 이들을 그물로 잡아야 한다.일본에서 직수입된 게임CD가 중고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 블로그 사이트의 플래시 게임 속에도 원숭이 캐릭터가 자주 등장한다.‘원숭이 뺨때리기’,‘원숭이축구’,‘정글몽키즈’ 등이 대표적이다.‘원숭이 뺨때리기’는 마우스를 이용해 손을 살살 흔들다가 잽싸게 원숭이 인형을 때리는 게임.스트레스를 풀기에 그만이다.이 외에도 세가의 게임큐브용 ‘슈퍼 몽키볼2’ 등 기대되는 원숭이 게임들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원숭이 게임이 인기를 얻는 것에 대해 게임전문기자 지봉철(32)씨는 “원숭이가 친근감 있고 유머스러운 모습으로 거부감이 없는 데다 인간의 행동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모바일 게임 100배 즐기기 그리운 가족을 만나러 고향에 가는 길이지만 늘 그렇듯 고속도로는 주차장이 되기 일쑤다. 올해도 막히는 도로탓에 짜증 날 수밖에 없다면 손쉽게 도로위에서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에 도움을 요청해 보자. ●원숭이 띠는 2배 더 이쓰리넷의 ‘동전쌓기’는 2004년 갑신년을 맞아 SKT 유저를 대상으로 이벤트 ‘원숭이 띠는 3배를 가져라’를 실시한다.1위부터 100위까지의 이용자에게는 게임에서 쌓은 동전만큼 실제 현금으로 지급한다.특히 원숭이띠인 유저에게는 3배의 현금을 지급한다. ●‘바퀴벌레’ 터지는 맛 그만 매직하우스테크놀로지의 ‘바퀴바퀴대마왕’은 돌연변이 바퀴벌레들을 무찌르고 납치당한 여자친구를 되찾는 액션게임.2002년 당시 출시된 전작에 비해 바퀴벌레를 때리는 ‘손맛’ 부분에 중점을 두는 등 업그레이드됐다. ●모바일 맞고·맞포커 모바일 원커뮤니케이션의 ‘팡팡 맞고’는 1대1의 모바일 맞고 게임.상대방이 먹은 패,자신이 먹은 패,점수 등이 한 화면에 모두 표시돼 편리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특히 일반모드 외에 제공되는 팡팡모드를 선택하면 연승을 할수록 점당 고스톱 머니가 배로 증가해 손에 땀을 쥘 정도로 긴장감을 만끽할 수 있다. 모바일 포커 게임으로는 게임빌의 ‘스피드 맞포커’가 그럴듯하다.두명이 승부를 벌이는 1대1 모바일 포커게임인 점을 감안해 1인칭시점의 화면으로 실제 느낌을 강조했다.상대편을 ‘올인’시켜 승부를 확실히 결정지을 수 있는 ‘올인 시스템’도 게임에 재미를 더한다. ●무한거리? 무한대전 ‘삼국지 무한대전’은 서비스 시작 3주 만에 인기게임 순위에서 2주 연속 1위에 오른 화제의 게임.게임을 위해 무려 8개의 파일을 다운로드해야 하기 때문에 짧은 귀경길보다는 먼거리 여행에 적격이다.게이머는 촉의 관우와 조자룡,위의 하후돈과 전위,오의 주유와 육손 등 6명의 장수 중 하나를 골라 중국의 요새가 묘사된 지도에서 모험을 벌인다.잘 키운 장수를 다른 게이머의 장수와 맞대결시키는 것이 백미. 채수범기자 lokvid@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6)백제인의 사랑 질표율사(하)

    삼국시대 후반 백제는 신라와의 지루한 전쟁으로 몹시 불우한 시대를 이어갔다. 신라는 백제를 넘어서 당나라와의 보다 적극적인 외교를 통해 국력을 키우고 싶어했고,그러자면 백제는 신라에 가장 골치 아픈 장애물이 되었다.두 나라의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보였다.신라의 집요한 침략전쟁 속에서 백제는 좌절하지 않기 위해 미륵신앙을 껴안았다.단순한 전쟁 회피나 불안을 달래기 위한 방편으로 서가 아니라 신라의 군사 공격을 꺾어 응징하는 힘과 근원적으로 죽고 죽이는 살상전이 없는 세계에 태어나 살고 싶다는 구원을 향한 절절한 신앙이었다. 미륵신앙은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백제인들은 백제 땅이 미륵부처가 강림하실 약속의 땅으로 선택되기를 희망하면서 미륵사를 크게 짓고 미륵부처가 오시기를 기다렸다.미륵사가 삼국시대를 통하여 가장 규모가 큰 사찰이었음은 백제인들의 그같은 소망이 투영된 백제인의 마음으로 이룩한 신앙의 결정체였다. 미륵신앙은 100년이 넘도록 뜨겁게 달아올랐다.온 나라가 미륵신앙의 성지였다. 이같은백제의 미륵신앙을 유심히 살펴보던 신라가 뒤늦게야 슬며시 미륵사상을 배워가더니 백제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미륵신앙을 현실화시키기 시작했다. ●신라에 정복 뒤 좌절빠진 백제 유민 화랑도와 미륵사상을 연결시켜 현실적인 국력으로 바꿔낸 것이다.미륵신앙을 표방하는 사찰을 짓기도 했지만 미륵사상이 현실화된 화랑도를 통하여 군사력을 극대화시킨 신라는 그 힘을 바탕으로 삼아 백제를 정복해버렸다. 어이없게도 신라의 지배 아래로 떨어진 백제는 그들의 염원으로 이룩한 미륵성지들과 함께 소망의 땅에서 절망의 땅으로 쫓겨난 셈이 되고 말았다. 좌절감은 크고 깊었다.이제 백제인들은 백제 유민이란 말로 바뀌는 가혹한 운명에 놓였다.그 때부터 처절한 저항의 날들이 시작되고,원한 또한 깊어졌지만 한번 뒤바뀐 운명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신라는 아주 천천히 백제 땅과 사람을 신라의 제도 안으로 끌어들여 갔다.먼저 백제의 역사를 신라기년(新羅紀年)으로 고쳐 신라기(新羅紀)에 삽입시켰다.백제를 정복한 지 100년이 가까워진 757년(경덕왕 16) 진표가 태어나 자란 고향의 땅 이름을 원래 지명인 두내산현에서 만경(萬頃)으로 바꾸었다.이는 정복지 백제에 대한 신라의 완전한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했다.진표는 이제 만경들판에서도 그치지 않는 백제유민들의 원한과 저주의 나날들이 미륵신앙의 힘으로 해원되어 신라와의 상생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이같은 격변속에서 진표는 아버지와 진지한 의논 끝에 금산사(金山寺)의 숭제(崇濟)법사를 의지하여 출가하기로 결심했다. ●유민들 고난 해결위해 ‘망신참회법’ 수행 숭제법사 또한 백제 유민으로서 일찍 당나라 정토종을 이끌던 선도(善導·613∼681)화상 법맥을 이어온 스님이었다.이제 진표는 스님이 되어 숭제법사의 가르침을 받기 시작했다.숭제법사는 진표스님께 점찰선악업보경(占察善惡業報經)을 주면서 각별한 수행을 권했다.점찰경이라고 부르는 이 경전은 말법시대(末法時代)가 되면 불교를 신앙하는 이들이 많은 어려움과 장애에 부닥쳐 수행에 곤경을 겪게 되고,산란한 마음때문에 갈피를 잡지못할 경우가 많게 된다고 했다.이때 숙세의 선악업보가 현재의 고락길흉을 점찰하여 참회하고 반성하면서 마음의 안락을 얻도록 하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숭제법사는 진표스님에게 계법(戒法)을 지니고 미륵과 지장보살에게 참회하여 직접계법을 받아 세상에 널리 전할 것을 당부했다. 진표스님은 백제 유민들이 100년 가까이 겪고 있는 그 고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과 능력을 구하기 위해 17년 간의 긴 고행에 돌입했다.육신의 고통을 잊어버리는 수행법의 하나인 망신참회법(亡身懺悔法)을 선택했다.육신을 버리지 않고는 깨달아지지 않는 수행법이었다.백제 유민들이 한 세기토록 겪은 육신의 고통을 자신의 한 몸으로 다 받아내겠다는 각오였다. 참회의 참(懺)은 산스크리트 Ksama의 음역으로 용서를 비는 것,뉘우치는 것을 뜻한다.내가 범한 죄를 부처 앞에서 고백하는 것,회개한다는 것인데,원시불교에서 비구는 자기가 범한 죄를 석가세존 또는 장로비구에게 고백하여 심판받도록 되어 있었다.비구는 보름마다 모여서 우포자타(uposatha·포살·布薩)라는 의식을 행하고,계율의 조목을 읽힐 때 마다 죄가 있을 때는 스스로 말하고 일어서야 했다.이렇듯 대승불교에서는 자기의 죄를 인정한 자는 모든 부처 앞에 참회하고,온몸을 던져 진리에 귀의하는 맹세를 하며,부처의 자비심으로 모든 중생의 잘못을 거두어주는 은혜를 입음으로써 죄의 공포에서 해방된다고 했다. 이같은 의식의 궁극 목표는 죄의식이 전혀없어진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라 하였다. 진표스님이 이같은 망신참회법을 선택한 것은 직접 자신이 진리를 체험하여 확신하기 위해서였다.그런 뒤 백제 유민들에게 참회의 필요성을 말하고,참회를 통하여 진정한 해방을 누리고 자유를 숨쉬고 사는 삶을 권하려는 것이었다.육신의 고통을 극복하는 참회법은 일찍이 석가모니 시대부터 있어왔다.하루에 한 끼,이틀에 한 끼,사흘에 한 끼를 먹거나,나무 열매나 꽃으로 요기를 하거나,한 다리를 들고서 있거나,진흙 먼지 속에 누워있거나,가시덤불 위에 누워있거나,물과 불 위에 누워있거나,어깨쭉지의 살에 구멍을 뚫고 그 속으로 끈을 밀어 넣어 나무가지에다 묶어놓고 피를 흘리며 매달려 있는등의 육신을 고통속으로 몰아 넣어 그 고통을 잊어버림으로써 위대한 정신을 깨달으려는 수행법이었다. 진표스님의 망신참회법은 이들 전통적 수행법보다 훨씬 더 처절했다. 760년(경덕왕 19) 쌀 20말을 쪄서 말린 것을 가지고 변산의 부사의방(不思議房)에 들어가면서 백제 유민의 고통을 구원할 수 있는 깨달음을 구하지 않고는 살아서 그 방문을 걸어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했다. 미륵부처 앞에서 부지런히 계법을 구했다.대부분의 출가승려들이 해온 전통적 수행법에 따른 정진이었다.그러나 3년이 넘도록 미륵불은 아무런 대답도 주지 않았다.그때 진표스님은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경전에 쓰여있는 수행법에 따라 참회하는 것만으로 백제 유민들의 그 오래고 참혹한 고난이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신라가 백제를 정복한 것은 땅 위에 백제 한 나라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국가가 서로 경쟁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인정할 때는 피할 수 없는 약육강식의 세상 일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우주 모든 것의 상관성 깨달아 진표스님이 망신참회법 수행을 결심한 것은 신라의 백제 침공을 꾸짖고 회개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그보다는 백제인들이 한 세기가 넘도록 미륵신앙을 지니고 혼신껏 기도했지만 그에 대한 회답이 신라의 지배 아래서 굴욕적인 삶을 살도록 한 것이라면,왜 그래야 했는지를 알고 싶었으며,장차 백제유민들은 어떻게 살아야 원한과 저주의 불길속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그 해답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 진표스님은 자신의 고통이 모든 백제유민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으며,그 끈은 모든 신라 사람들에게까지 이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주에서 홀로 태어날 수 있는 것은 없고,태어나 홀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은 모든 것과 관계있다는 깨달음이 진표스님의 확신으로 차올랐다.백제인들의 고통이 소멸되지 않고는 자신이 결코 안락할 수 없는 이유를 깨닫게 된 것이다.이제 남은 문제는 백제인들의 고통을 없애줄 방법을 터득하는 일이었다.그 방법은 수행자 자신의 죄의식 없는 상태에 도달하는 참회법으로는 불가능한 차원에 닿아야만 깨달을 수 있음을 알고는 육신을 버리기로 했다.온 우주는 마음의 문제이지 육신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장한 결심으로 21일 동안 육신을 던져넣는 참회수행을 단행했다.바위 아래로 몸을 던졌다.푸른 옷을 입은 동자가 나타나 진표스님을 안아 바위 위에 올려 놓고 사라졌다.다시 절벽 아래로 몸을 던지는 수행을 강행했다.3일째 되자 팔과 다리가 부러져 일어서 걸을 수도,물건을 쥐기도 어려웠다.이제는 온몸을 굴려 언덕 아래로 떨어지는 참회수행을 계속했다.오직 마음으로 미륵을 불러 대답을 원했다.차츰 고통을 잊는 상태로 몰입했다.이제 온전한 것은 머리 뿐이었다.머리 마저 깨뜨려버림으로써 살고죽는 불편함마저 초월하고 싶었다.7일째 되던 날 밤 지장보살이 나타나 팔과 다리를 고쳐주고,가사와 발우를 전했다.수기(授記)가 내려진 것이다.그때부터 새로운 수행을 시작했다.21일을 다 채웠을 때 그토록 갈망했던 고통을 치유시키는 지혜가 터득되었다.금산사로 다시 돌아온 것은 29세 때였다.금산사에다 청동으로 빚은 미륵장육상을 모시고 그 아래서 외치기 시작했다.사자후(獅子吼)를 토한 것이다. ●신라 지도자들에도 참회 설파 만경들에서 농사짓던 이들이 미륵불을 기다렸지만 미륵불이 오지 않는 까닭을 말하면서 진정한 미륵을 만날 수 있는 비법을 설파했다.백제인의 마음속에는 신라를 향한 증오와 저주로 꽉 차있기 때문에 미륵의 소식이 와닿지 않는다고 했다.이미 미륵은 와 있는데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다고 했다.증오와 원한과 저주로 피흘리고 죽이는 일이 그치지 않는 한 미륵은 영원히 만날 수 없다고 설득했다.신라를 용서할 수 있는 것은 백제인들뿐이며,백제인의 용서를 통해서만 신라가 나라다울 수 있고,신라가 나라다워야만 백제인의 마음에서 증오와 저주가 사라질 수 있으며,그래야만 공존과 상생을 이룰 수 있다고 절규했다. 신라의 지도자들을 향해서도 외쳤다.백제인을 능멸하고,빼앗고,죽이는 통치법으로는 신라도 끝없는 고난속으로 빠져들 뿐이며,오만과 편견과 무력으로 이룬 한 때의 번영이 더 큰 재앙으로 변하는 것을 막으려면 참회하는 길뿐임을 설파했다. 신라인의 참회가 있어야만 백제인과 공존할 수 있음을 타일렀다.마침내 신라의 왕과 귀족,지도자들이 진표스님의 법문에 무릎을 꿇었다.진정한 통일신라는 그 때부터 시작되었다.진표스님의 온 몸을 던진 백제 사랑은 한 시대의 고난과 불행을 극복해 내는 위대한 지도자의 참모습이었다.
  • 수도권 농지가 떠오른다

    농지제도의 틀이 바뀌면서 수도권 주변 농지가 새 투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도권 주변 농지가 개발 가능한 생산관리지역으로 바뀌어 주말농장 등의 개발이 쉬워지기 때문이다.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비농업인의 농지소유 한도가 300평에서 900평으로 늘어나 외지인 투자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돈 되는 농지 따로 있다 모든 농지가 규제 대상에서 풀리는 것은 아니다. 도시지역과 붙어 있는 농업진흥지역 밖의 땅이 우선 규제 완화 대상이다.전국적으로 80만㏊에 이른다.그동안 도시 주변에 붙어 있는 농지는 농업 외의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었다.사실상 개발이 허용되지 않아 비닐하우스로 뒤덮이거나 불법 건축물이 들어서 있다.일부 개발이 허용되더라도 엄격한 절차와 심사를 거쳐야 했다. 지역특구 농지도 투자해볼 만하다.7월부터 도입되는 지역특구는 농지 거래가 자유로워지고 전용제한도 대폭 풀린다.포도특구(경북 영천),유기농업특구(전남 강진),사과특구(충남 예산) 등이다. 사방으로 개발 압력을 받아온 대도시와 주변 작은 도시 사이에있는 농지를 눈여겨 볼만하다.‘도시 속의 농촌마을’에 대해 농지 개발 규제와 소유 제한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건교부도 전체 농업진흥지역의 5%에 해당하는 도시(계획)지역의 농지는 적극적으로 개발을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외지인 투자 가능,수요 증가 300평으로 제한됐던 농지취득 제한이 대폭 완화된다.주말 영농이나 체험영농 등 농사에 직접 활용되는 땅은 외지인이 900평까지 살 수 있다.농지 수요가 늘어나고 도시인들의 농지구입이 그만큼 쉬워진다는 얘기다. 경기도 양평지역은 농지규제 완화 방침이 나온 뒤 도시인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오랫동안 쌓여 있던 매물이 처분되기 시작했다. 고복환 한국개발컨설팅 사장은 “농지 완화 방침 발표 이후 서울 투자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주택ㆍ공장 등을 짓기 위한 농지전용 면적제한도 폐지된다.주택사업이나 공장 건설이 가능해져 대규모 농지 거래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어느 곳이 괜찮나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양평군 일대가 투자 유망지역이다.강이 보이거나계곡을 끼고 있는 땅이라면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양평균 양서면 대십리 남한강 주변 농지는 평당 280만∼300만원을 호가한다.강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조망권이 좋으면 80만∼100만원을 줘야 살 수 있다.펜션,전원주택단지 개발이 한창인 서종면 문호리 일대는 양서면보다는 값이 싸다.강이 보이면 100만원,계곡 주변은 80만원에 거래된다. 다만 양평군이 조례로 가족 전원이 이사해 6개월 이상 거주해야 허가를 내주고,허가는 한 차례로 한정하고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과천,성남,용인 주변 농지도 투자 유망지역이다.대전·청주시 주변 농지도 입질이 늘고 있다. 류찬희기자 chani@
  • 노점상 자리 없나요?/불황에 실직자·농민까지 나서… 서울 2만5000개

    경기침체로 실직자,농민들까지 노점상으로 변신하면서 도심 거리마다 노점상들이 북적이고 있다.1997년 외환위기 직후보다 노점상들이 더 많아진 것으로 추정된다.특히 전형적인 포장마차 대신 차량을 이용한 이른바 ‘떴다방’이 사람들이 몰리는 번화가뿐만 아니라 주택가까지 번져나가는 추세다. ●노점상 늘고 수입은 절반 서울시는 현재 시내에 1만 8000개의 노점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하지만 전국노점상협회는 최소 2만 5000개가 있다고 주장한다.단속을 피하기 위해 급속히 늘고 있는 떴다방을 포함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노점상협회 홍웅식 조직국장은 “현재 노점상 수는 외환위기 직후 수준을 회복했다.”면서 “특히 지난 2001∼2002년 2만개를 밑돌던 노점상이 증가 추세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더욱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특히 사람들이 몰리는 이른바 ‘노른자위’ 자리는 기존의 노점상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떴다방은 주로 대규모 아파트단지 등 주택가에 자리잡는다.때문에 인근 상가 상인들과의 신경전도 만만치 않다. 최근 실직한 뒤 목동아파트 단지에 떴다방을 차린 김모(51)씨는 “밤샘영업을 하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노점상과 경기침체,강화된 단속 때문에 수입이 적어 다른 일을 찾아야 할 판”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부산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서면 롯데백화점 주변의 노점상 박모(44)씨는 “모자나 장갑 등 겨울용품조차 안 팔린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생계를 꾸려가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주택가 차량이용 ‘떴다방' 늘어 지방도시는 실직자뿐만 아니라,농업 실패로 농촌을 등진 농민들이 차린 노점상도 증가하고 있다. 1∼2년 전 4000여곳이던 광주지역 노점상 수는 현재 5000여곳에 이른다. 지난해 전남 나주에서 하우스 농사를 짓다 빚 때문에 광주로 이사한 이모(49)씨는 “처음에는 공사판을 전전하며 막노동으로 네 가족 생계를 꾸렸지만,이마저도 어려워 붕어빵 장사에 나섰다.”고 털어놨다. 홍 국장은 “노점상을 차리기 위한 문의전화가 외환위기 당시보다 2배 이상 많다.”면서 “본부의 경우 하루 평균 문의전화가 15∼20통이며,전국 70개 지역연합회를 포함하면 수백통에 이른다.”고 귀띔했다. 장세훈기자 shjang@
  • [농촌경제 비상구가 없다](5)악어와 악어새에서 반목과 불신의 관계로-농협대해부

    “농민이 잘 되면 농협이 잘 되지만,농협이 잘 된다고 농민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16일 농협중앙회 관계자가 농민과 농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에는 분명하지만,시·군 단위 지역조합(개별법인)과 농협중앙회의 이원적 조직운영 하에서 농협중앙회가 농민을 직접 도울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안타까움을 토로하면서 한 말이다.1997년,사회구조 전반에 폭풍을 몰고 오다시피했던 외환위기를 고비로 농민과 농협(이하 지역조합)의 ‘악어와 악어새’ 관계에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살인금리에 연체이자,논·밭 등 부동산과 농산물값 폭락,사회전반에 불어닥친 구조조정으로 부실채권에 대한 가압류와 경매가 쏟아지면서 둘 사이는 불신과 반목으로 치닫고 있다. 농민회원이나 농업인들은 내놓고 “농민들은 말라죽는데 조합 임원들은 돈만 챙긴다.”며 불만투성이다.농업인이 주인인 농협은 조합원들의 출자금과 대출이자,예금과 대출마진,판매(경제)사업 등으로 수익을 창출해 되돌려 준다는 게 설립 취지인데,결국 농민에게 돌려준 게 뭐냐는얘기다. ●“조합장 연봉 6천만~8천만원” 박모(46·경북 군위군 효령면)씨는 ‘농협 맨’이었지만 언제부턴가 농협 이야기만 나오면 알레르기 반응이다.논밭을 담보로 돈을 빌린 뒤 이자를 못갚아 애태우는데 ‘담보물을 경매처분하겠다.’는 독촉을 시도 때도 없이 보내기 때문이다. 청도군 금천면 농민 30여명은 지난해 말 금천농협 앞에서 집단시위를 벌였다.시위에 참여한 한 농업인은 “농민들은 부채에 깔려 죽을 판인데,농협 직원들과 조합장의 연봉이 6000만∼8000만원이나 된다니 말이나 되느냐.그것도 부족해 해마다 임금을 6∼10%씩 올리고 있다.”며 목청을 높였다. 구미 장천농협 대의원들은 조합개혁을 둘러싸고 농협과 한치 양보도 없이 맞서고 있다.대의원들은 최근 전체 조합원 1200여명 중 915명의 일괄 탈퇴서를 조합에 제출,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조합 해산까지 불사하겠다는 태도다.대의원들은 임원 구조조정,경영책임자 문책,인건비 하향,노조 해산 등을 요구하고 있다.특히 장천농협은 올 사업계획서에 임원 급여로 조합장 7100만원,전무 8100만원,상무(3명)6400만∼7800만원,부장(2명)6100만∼6200만원을 반영하고 있다. 전 직원 19명의 평균 연봉이 5700만원이라고 대의원협의회측은 밝혔다. 농업인들이 선호하는 정책자금 대출의 경우 조합원은 1년(일반자금은 6개월)마다,비조합원은 3개월,6개월 단위로 이자를 내야 한다.조합원이 가구당 1명꼴이니 남편이 대출한도를 넘어 집사람 앞으로 받으면 조합원 요건이 안 된다.농협 채권팀은 정해진 기간 안에 이자를 못내면 연체이자 독촉장이 나가고 3개월 동안 유예기간을 주면서 ‘이자에 대한 이자’를 받고,이 기한마저 넘기면 ‘원금에 대한 이자’까지 합쳐서 받는다.연체 이자율은 담보대출이 15%이고 신용대출은 18%나 된다. ●농협만 배불러서야 조합은 지역조합 1246개,품목조합(인삼조합) 89개 등 모두 1355개다.이 중 부실이 우려되는 곳이 농협 48개,축협 53개,인삼협 1개 등 102개(7.4%)로 집계된다. 외환위기 때부터 2000년 말까지 3년 동안 전국 지역조합의 부실채권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조합마다 부실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짧은 시간에 적립하다 보니 당기손실이 커졌다.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부실 우려가 있는 조합(169개)의 연체 채권액이 97년 말 3조 8657억원에서 2000년 말 5조 3829억원으로 39.2%나 증가했다.무수익 채권도 같은 기간 대비 59.7%(1조 2609억원)나 늘었다. 지난해 말 전남도내 196개 지역농협은 외관상으로는 흑자 결산했다.하지만 부채 연체율이 6∼20%를 넘고 있다.연체율은 도시권 소재 농협이 낮고 소득원이 없는 농촌으로 갈수록 높아져 곤궁한 농촌 실정을 보여준다. 충남도내에서도 지역조합 167개 가운데 경영부실 등으로 지난해 27개 조합이 문을 닫았다.9개는 통·폐합 위기다.충북도 87개 지역조합 중 2개 조합이 파산절차를 밟고 있다.1년여 만에 4개가 정리됐다. ●부실 원인은 조합장 그동안 농민회는 조합 직원의 체력단련비 등 급여성 경비를 없애라고 줄기차게 요구했다. 경영능력이 없는 인물이 조합장에 당선되면 조합 부실화율이 높다고도 경고했다.40대 농민은 “많게는 10억원 이상을 쓰고 조합장이 되는데,맘이 콩밭에 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아니냐.”고 반문했다. 한 농민회장은 “수백억원대의 농협 살림살이를 전문가도 아닌 대의원들이 예산·결산 총회를 하루 만에 끝내는 현실에서 어떻게 감시기능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맞서 농협측은 “3개월마다 분기별로 경영실태 등 결산서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분식회계 등은 꿈도 못꾼다.”고 말했다.이미 집행된 정책자금은 9조원에 이른다. 특별취재팀 대구 김상화 대전 이천열 광주 남기창기자 ■정책자금의 허와 실 문민정부는 1993년 출범 이후 농·어촌 구조개선을 외치며 무려 56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풀었다.정부는 보조를 구실로 은근히 정책자금을 쓰도록 권했고,이렇게 나간 돈은 몇해 지나자 새끼까지 쳐서 농가부채로 고스란히 옮겨졌다. 정책자금은 영세 농업인이 자금을 필요로 할 때 사업 타당성과 영농능력을 고려해 정부가 빌려주는 돈이다.용도별로 너무나 다양해 줄잡아도 100가지를 넘어 일원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연 이자율이 4.0%로 비교적 낮고 시설투자비의 경우 3년이나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이어서 농·어업인들에게는 단비와도 같다.농·어촌 구조개선자금,농·축산 경영자금,농기계 구입자금 등이 여기에 속한다.양파·마늘 농사를 짓는 박안수(44·전남 무안군 삼향면 평산1구)씨는 “2차례에 걸쳐 퇴비사와 대형 트랙터를 사느라 정책자금 2500만원을 빌려 해결했다.”고 말했다.하지만 이같은 자금은 통상 보조액수가 전체 사업비의 절반에도 못미친다.따라서 사업비의 30∼40%는 융자,10∼20%는 자부담이어서 농업인들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쓰려는 사람에 비해 자금이 달려 혜택범위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불평도 많다.게다가 농협창구를 통해 나간 정책자금의 경우,상환기간이 돌아오면 농협이 정부에 3.85% 이자를 쳐서 대신 갚아주고 10% 이상 연체이자를 농민에게 받는다. ●시설투자비만 대출… 운영비 빚으로 50대 한 농민은 “농어촌진흥자금(2400만원)으로 논을 샀는데 이자율(3%)이 싼 데 비해 상환기간(3년 거치,4년 상환)이 너무 짧아 원금과 이자 등 연말에 900만원가량을 갚다 보니 허리가 휜다.”며 짧은 상환기간 문제를 제기했다. 방울토마토 하우스를 하는 송모(47·전남 무안군 삼향면)씨는 “그동안 정책자금을 신청하면 행정기관에서 대출 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듬해에야 자금이 나오기 때문에 정작 돈되는 작물을 심을 기회를 놓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20년째 딸기농사에 매달린 최모(58·담양군 봉산면)씨는 “정책자금이라는 게 시설할 때 단 한 번에 그쳐 운영자금은 빚을 내는 식이고,1∼2년 값이라도 폭락하면 빚더미에 올라앉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방울토마토를 재배중인 유모(43·충북 옥천군 안남면)씨는 “정책자금을 빌려준 뒤 운영비 지원이라든가 생산량 파악 등 정부의 사후관리가 없어 아쉽다.”고 꼬집었다. ●생산량 파악등 사후관리도 했으면 그래서 2000년부터 이런 단점을 보완해서 연속성을 가진 ‘농업종합자금’이 나왔다.대출 주체도 행정기관이 아닌 농협이다.신청하면 농협이 심사해 한 달 안에 필요자금의 100%까지 대출해준다.시설자금은 물론 개·보수자금,운영자금까지 대출 가능하다. 농협 전남도지부 관계자는 “지금껏 농업종합자금을 쓴 농업인들 가운데 연체자는 단 한 명도 없다.”며 가능성을 강조했다.지난해 전남도내에서 농업종합자금으로 750억원을 대출했고 올해는 1000억원을 빌려준다. 특별취재팀 ■중앙회 어느 간부의 고백 “농민들이 그렇게 된 데는 우리의 책임도 크지요.하지만 하느라고 했는데도 농촌의 현실이 이렇게 되고 보니 정말 할 말이 없네요.” 농협중앙회의 한 간부는 16일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를 거치면서 지난 10여년간 수십조원을 농촌에 쓸어붓다시피했는데….”라며 말끝을 맺지 못했다.그는 농협중앙회로서는 시·군단위의 지역조합에 대해 인사권 등 특별한 통제력을 갖고 있지 않아 개별조합의 부실에 적극 개입할 수 없는 애로를 강조했다.농협중앙회가 지역조합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연간 1조 6000억원 정도를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것인데,개별조합에 돌아가는 혜택은 기껏해야 평균 6000만∼7000만원(전국 1300여개 조합이 연간 이자분 700억∼800억원을 나눠갖는 수준) 정도여서 큰 도움은 안 된다는 얘기였다.한마디로 주는 쪽은 ‘큰 돈’인데농민들로서는 도움을 받으나마나 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수십조원’이라는 정책자금도 농민들이 빌려쓰고 갚은 뒤,이 돈이 다시 투·융자로 쓰이면 이를 정책자금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실제 정책자금 규모는 드러난 것보다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더미 같은 농가부채에다 급격한 농촌 노령화·공동화,세계무역기구(WTO) 농업협상,자유무역협정(FTA) 등 국내외에서 사정없이 몰아치는 파고 앞에서 무력하게 무너져내리는 우리 농촌을 정부 못지않게 발을 동동 구르며 지켜보는 것은 농협일 것”이라며 “어렵다고 손을 놓을 것이 아니라 각종 사업 성과가 농가소득과 농업인들의 편익증진에 직결될 수 있도록 사업체계를 바꾸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조합육성을 위한 자금지원을 대폭 늘리고 농가소득 증대와 농산물 제값 받기를 위해 규모화된 산지 조합을 적극 육성하며,대량 수요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농촌의 어려움으로 농협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폄하하기보다는 농업인과 농협이 ‘윈·윈’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 주말엔 가족과 함께 농장으로/서울시, 年2만5000원에 임대

    가족단위의 실속파 나들이객이라면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주말농장에 신청해 봄직하다. 임대료가 민간에서 운영하는 주말농장의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고,농약이나 비료를 쓰지 않은 유기농산물을 추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팔당 상류지역에서 운영중인 ‘하이서울 친환경농장’을 올해부터 확대 운영키로 하고,참가신청을 받는다고 16일 밝혔다. 시가 2000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하이서울 친환경농장은 지난해 4100계좌(계좌당 5평)에서 올해는 경기 남양주·광주시와 양평군 등 11곳 5000계좌로 늘었다. 계좌당 임대료는 연간 2만 5000원으로 민간에서 운영하는 주말농장 임대료(평균 7만∼8만원)의 30% 수준이다.상추와 쑥갓,열무,배추,무 등의 종자와 유기질 퇴비를 무료로 지원하고,농사경험이 없는 시민에게는 영농방법을 알려준다. 특히 친환경농장은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인 팔당상수원의 수질보전을 위해 조성됐기 때문에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 무공해 농산물을 직접 가꿀 수 있다. 희망자는 시 홈페이지(www.seoul.go.kr)나 전화(02-3707-9385∼6)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장세훈기자
  • [사설] 농촌 살리는 농지제도 개혁을

    정부가 농지를 다른 용도로 쉽게 전용토록 하고 지자체에 전용 허가권을 대폭 넘기는 등 농지제도를 내년부터 획기적으로 바꾸기로 결정한 것은 사실 고육책(苦肉策)의 성격이 짙다. 국민들이 하루에 밥을 두 공기도 먹지 않을 정도로 쌀 소비는 줄어드는 데다 쌀 등 농산물의 개방 파고는 높아지는 추세이다.엊그제 농림부장관이 현재 114만㏊의 논 가운데 70%인 80만㏊만 있어도 쌀 자급이 가능하다고 공언할 정도로 농지는 남아돈다.더욱이 농민들의 3분의1은 0.5㏊(1500평) 이하의 영세농으로,농사를 지어서는 생계가 어렵다.이들의 거의 유일한 자산인 농지를 다른 용도로 쓰지 못하게 규제하는 것은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따라서 계속 농사를 지을 땅은 농업진흥지역으로 유지하되 경지정리도 되어 있지 않은 땅은 다른 용도로 전환시킨다는 정부의 구상은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고 할 수 있다.고령의 농민들이 파는 땅을 도시인들이 주말 농장 등으로 사도록 외지인의 보유 한도를 현재 300평에서 909평으로 늘려 도시자본의 농촌유입을 촉진해야 할 필요성도인정된다. 이제 농지를 단순히 농산물의 생산수단으로 보는 시각도 교정되어야 한다.농민들이 농지에 도시인을 상대로 한 숙박시설과 농원을 조성해서 농외소득을 늘려 잘 살도록 하면 바람직한 것이다.농민들이 원할 경우 논을 밭으로 돌려 꽃,채소를 심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쓸모없는 농지를 공장 등으로 활용, 농촌에 일자리를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다만 그렇지 않아도 땅 투기 요인이 적지 않은 터에 농지전용 대폭 허용 정책으로 일어날 농지 투기를 당국은 막아야 한다.농지값이 지나치게 오를 경우 농사의 채산성이 더욱 떨어져 농업붕괴가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 주말매거진 We/레저+α

    ●논산시청 논산 그린투어 농약 대신 천적을 이용한 농산물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는 ‘소비자가 참여하는 친환경농업’ 프로그램 참여 가족 회원을 모집한다.가족당 5만원의 회비를 내면,이 돈으로 구입한 천적을 이용해 딸기,포도,복숭아,토마토 등 농사를 지은 뒤 수확해 회원들에게 회비만큼 농산물로 되돌려 준다.농사 및 수확 체험에 초청돼 체험나들이도 할 수 있다.논산그린투어 홈페이지(www.greentour.net) (041)730-1385). ●서울랜드 겨울방학을 맞아 얼음썰매 등 다양한 겨울철 민속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학습장을 오는 2월 29일까지 오전10시부터 오후6시까지 운영한다.한국공예예술가협회 작가들의 지도로 우리 전통 공예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전통공예 체험장’,캔모델러 조원주씨와 함께 재활용 캔으로 로봇,사슴벌레,새 등을 만들어보는 ‘재활용 캔 모형 만들기 교실’ 등 다양한 체험 학습 코스들로 꾸며져 있다.재료비만 내면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02)504-0011. ●제주 한화리조트 지난 11일 테라피센터의 재개장을 기념해 이용고객들을 대상으로 31일까지 특별 사은 행사를 실시한다.추첨을 통해 당첨된 1등(2명)에게는 차량용 위성안테나를 설치(단,제세공과금,설치비,위성방송 가입비 본인 부담)해주며,2등(20명)에게는 설악워터피아 입장권을 제공한다.당첨자는 홈페이지를 통하여 발표하며,별도로 유선 또는 이메일로 알려준다.(064)725-9000(내선 1300) ●여행춘추 제 4회 금강산 마라톤대회를 2월7일 북항 금강산 일원에서 연다.이번 대회는 마라톤 마니아들을 위한 풀코스와 가족들을 위한 건강달리기(10km) 코스로 나뉘어 진행된다.남녀노소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달리거나 걸으면서 금강산의 정취를 만끽 할 수 있다.홈페이지(www.kg.4run.co.kr) 또는 전화(02-508-3933),팩스(02-508-3255)를 통해 참가신청을 할 수 있다. ●홍콩관광청 2월8일부터 3월7일까지 홍콩예술축제를 개최한다.국내외 36개 공연단이 홍콩 전역에서 110여 개의 다채롭고 화려한 공연을 펼칠 예정.이밖에도 전시,경극,영화 등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수준 높은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www.hk.artsfestival.org.
  • [농촌경제 비상구가 없다](4)일년내내 일해도 남는게 없어-어느 소득작목 농가의 눈물

    시쳇말로 ‘골병’이 든 마을이 있다.수십년씩 농사일에 매달린 농사꾼치고 신경통이 없을 리 만무지만,무릎 관절통에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유난히 많다.집안에는 몸에 붙이는 파스가 통째로 있고,머리 아플 때 먹는 항생제는 농가의 필수품이다. ●쥔 건 없고 몸만 망가져 전남 보성군 조성면 귀산리 수당·귀산마을.하우스(온상)를 가장 먼저 시작한 하우스 ‘원조마을’이라고 소문난 곳이다.주민들은 “아이고! 쥔 건 없고 몸뗑이만 망가졌지.다 하우스병이제,뭐.”라며 스스로를 진단했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30여 농가는 여전히 방울토마토가 주 소득원이다.마을에서는 1988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방울토마토를 재배했다는 자부심이 남다르다.당시 방울토마토를 이고 지고 서울이나 광주로 가서 팔 때면 “산에 맹감 가져 왔느냐,산딸기냐.”며 조롱당하기도 했다. 68년 대나무를 꽂고 볏짚으로 만든 거적을 덮던 시절부터 하우스에서 굵은 토마토를 수확했다는 김용래(63·수당마을)씨는 “낮에는 어지러워서 온상에 들어가지도 못한다.”고 했다.옆에서 술잔을 들이키던 박영수(64)씨는 “온상에서 일하다가 중간중간에 바깥 바람을 쐬러 나와야 가슴이 안정되지라우.”라고 거들었다. 이 집에 놀러온 옆집 할머니는 “젤로 뒷머리가 땡겨 진통제를 많이 묵은디.다 아는 병인께 아파도 약국에 가서 파스나 사다가 붙이고 말지 뭐.”라며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병으로 여겼다.동네 골목에서 만난 70대 할머니에게 “하우스 하시냐.”고 하자 “아이고 온상 일에 몸서리가 쳐 오래 전에 때려치웠다.”며 뒤도 안돌아보고 갔다. ●신경통등 일년 내내 잔병치레 하우스 일이라는 게 눈뜨면 나가고 해진 뒤 보온덮개로 갈무리를 해야 끝난다.담배도 안피우는 데 가래에다 잔기침으로 고생한다는 귀산마을 이장 임영수(48)씨는 “4월만 지나면 하우스 안은 30∼40℃로 올라가고 높은 습도로 후텁지근해 그야말로 찜통”이라며 “주민들 가운데 기관지가 안좋고 감기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잖다.”고 말했다. 옆마을인 수당마을 이장 임영모(47)씨는 “어머니(68)도 하우스에만 가면 얼굴이 벌게지고 몸에두드러기 같은 게 난 적이 있다.”면서 “작물 이랑 사이에서 왼종일 쪼그리고 앉아 일하다 보니 무릎 관절이나 팔다리가 쑤시고 아픈 게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하는 아주머니가 토마토 농사 ‘달인’이라고 치켜세운 오근호(57)씨는 “원래 내가 젊어서부터 밥을 많이 묵는 밥 호랭이였는디,아 요즘에는 하루에 한 공기도 못먹는당께.”라며 오히려 “그런 내가 어째서 달인이냐?”고 반문했다.마을에서 가장 젊은 정평오(38)씨는 “9년째 하우스를 하는데 빚만 1억원을 져 돌파구를 찾으려고 5년 전에 토마토에서 부지화(한라봉)로 작목을 바꿔 올해 첫 수확을 한다.”며 한 개를 따 맛보라고 권했다 특별취재팀 대구 김상화 대전 이천열 광주 남기창기자 ■연대보증 도미노 파산… 마을 쑥대밭 “그 사람이 호의호식하다 부도났으면 원망이라도 할 텐데….” 오이 작목반 동료의 보증을 섰다가 그의 빚까지 떠안은 충북 옥천군 청산면 지전리 김학도(45)씨는 하루에도 수십번 이렇게 탄식한다.그는 “소금을 안주삼아 소주를 마시던 사람이라 욕할 수도 없다.”며 “악하게 산 것도 없는데 웬 천벌이냐.”고 한탄했다. 김씨가 한모(53)씨에게 보증섰다가 떠안은 빚은 2000만원.한씨는 미안한 마음에 자신이 하던 2500평짜리 하우스 시설을 김씨에게 넘겼지만 4년째 놀리고 있다.자기 하우스 1500평을 운영하는 것조차 벅차기 때문이다.돈이 안되는 하우스를 물려받았을 뿐 땅은 남의 것이어서 매년 370여만원의 임대료만 물고 있다. 김씨 등이 오이 작목반을 구성한 것은 1996년.주민 8명이 작목반을 만들어 오이 재배에 나섰으나 IMF사태 후 어려움이 계속되다 2000년 한씨 등 회원 대부분이 동시다발로 무너졌다.외부인에게 보증 부탁이 어려워 서로 서준 게 탈이 났다.연대보증이 서로 얽히고 설켜 한 명이 무너지면 연쇄 붕괴되고,빚이 많다 보니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면 동시에 부도가 난다.김씨는 “개인당 빚이 1억원 안팎이면 계속 농사를 지어 갚아 보려고 애쓸 텐데 대부분 그 이상을 넘어 어쩔 수 없이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작목반은 ‘쑥대밭’이 됐다.유모(50)씨는 논밭을 다 팔아빚을 갚고 도시에서 야채장사를 한다.구모(44)씨는 도시로 가 막노동을 한다.어떤 회원은 저온창고 사무실에서 잠을 자면서 주변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한다. 김씨는 “쌀이 떨어져 굶고 있는 동료를 보면 같은 농민이지만 눈물이 난다.”고 울먹였다.한 회원은 병을 얻어 일찍 세상을 떴고 박모(44)씨는 다시 오이를 키우며 재기를 꿈꾸다 2002년 여름 태풍에 하우스가 날아간 뒤 고향을 등져 연락이 끊겼다.이 마을 최고 대농인 한 명은 그때 보증으로 물린 빚을 아직 갚지 못해 허덕이고 있다.명문대 농대 출신으로 젊음을 농촌에 바친 한씨는 현재 농협의 토양검정 용역을 받아 그 수입으로 농협 빚을 갚고 나머지로 사글세 집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 지난 14일 이 마을을 찾았더니 하우스라는 하우스는 대부분 비닐이 갈기갈기 찢겼고,하우스 안은 마른 풀로 가득했다.김씨는 일이 터진 뒤 토마토 하우스 재배로 바꿨다.하지만 그도 한씨의 보증 빚,마을 친구와 친척에게 보증을 섰다가 물린 빚,자신이 농사를 짓다 진 빚 등이 총 2억원 이상돼 마음은 늘 불안하다. 벼농사만 짓다 답답해 오이 재배에 손을 댄 그는 “일이 터진 뒤 몇 달은 술로 지냈다.”며 “일부는 지금도 서로 얼굴 보기를 꺼린다.”고 한숨을 내쉬었다.김씨가 다닐 때 한 학년에 400명이 넘던 청산초등학교는 인근 3개 학교를 통폐합해 면내 유일한 초등학교로 남아 있지만 40명이 채 안돼 이 마을의 쇠락을 대변해 주었다.김씨는 “자살하고 싶어도 처자식과 새싹이 돋는 작물이 생각나 못한다.”면서 “새벽 4시에 일어나 자정까지 일해도 빚 갚을 길이 막막해 힘이 안난다.”고 맥없이 말했다. 특별취재팀 sky@ ■결혼 11년만에 8억 빚진 부부 농사 100마지기에 하우스 1200평으로 부농(富農) 소리를 들을 만도 한데,아이들에게 변변한 옷 한 벌 못 사주는 기막힌 농촌가정이 있다.김태환(42·전남 장흥군 관산읍 남송리)·서선희(34)씨 부부는 암담한 현실 앞에서 눈물로 삶을 이어간다. ●잘못된 보증·영농비 상승 빚 눈덩이 1988년부터 농사를 지어온 김씨는 대농(大農)으로 선진농업인에 뽑히는 등 남부럽지 않은 부자였다. 결혼 11년째인 이들이진 빚은 김씨가 7억 700만원이고,부인 앞으로 대출받은 1억 6000만원 등 모두 8억 6700만원이다. 비극이 싹튼 것은 IMF사태 직후인 98년.94년 이웃에게 1억 5000만원 보증을 섰다가 농협으로부터 보증빚 상환 독촉을 받았다.적금을 깨고 2000만원을 빌려 7000만원을 갚았다.그해 트랙터와 콤바인을 사느라 자신도 1억원을 빚졌다. 하지만 15∼24%에 이르는 살인적인 이자로 원금 1억 8000만원이 2000년 3억 4700만원으로 불어났다. 이자를 내느라 이곳저곳에서 대출 횟수가 늘었다.2000년에 보증선 5000만원이 또 터졌다.그러다 보니 2001년에는 5억 2300만원,2002년 6억 2900만원,2003년 5억 3700만원으로 자고 나면 빚이 눈덩이처럼 늘었다. 지난해 김씨 부부는 이자로만 4300만원을 냈다.주위에서 생활비와 농사 경영비 등으로 진 빚 4000만원도 갚았다.이 과정에서 2500만원을 또 빌렸다.100마지기 농사 매출액은 5000만원이다. ●논 담보 설정돼 있어 팔지도 못해 김씨는 “논을 팔아서라도 채무를 정리하고 싶지만 농협 등에 설정이 돼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고 한숨을 지었다.“기가 막힌다.”는 부인은 “아이들(2남1녀) 유치원비와 학교 다니는 아이가 급식비 6만 400원을 제때 못내 칠판에 이름 적히고 선생님한테 핀잔까지 들었다는 말을 듣고 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며 눈물지었다. 특별취재팀 ■영농비·농산물값 등락비교 ‘농산물 값은 종종걸음,영농비는 뜀박질’ 농산물 값은 최근 8년간 별 차이가 없다.반면 영농비는 크게 올라 영농 압박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와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쌀값(연평균,중품,도매기준)은 정부의 쌀 수매가격 인상 덕을 봐 1994년 ㎏당 1550원에서 2002년 2263원으로 45% 올랐다..반면 양념·채소류인 건고추(태양초,중품,㎏당)는 7183원에서 7782원으로 8.3% 인상됐다.마늘(한지형,중품,접당)은 1만 2660원에서 1만 1497원으로 1163원 하락했다. 양파(〃 ㎏당)는 784원에서 342원으로 폭락했고,과일은 사과(후지,중품,㎏당)가 1534원에서 2758원으로 1224원 인상된 반면 배(신고,상품,10개당)는 2만 2169원에서 2만 648원으로 1521원이떨어졌다.품삯(성인 남자)은 3만 1313원에서 5만 3093원으로 70% 폭등했다.농기계(이앙기) 사용료도 2만 2220원에서 3만 2564원으로 46% 올랐다.농약값(가격지수 100기준)은 76.4에서 102.7(26.3%)로,비료값은 64.7에서 100.1(35.4%)로 뛰었다.배합 사료값(25㎏,육성돈용 포대당)은 2500원대에서 8400원대로 급등했다.농가당 부채는 788만원에서 1989만원으로 1201만원이나 늘어 이자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 특별취재팀
  • [농촌경제 비상구가 없다](3)노모와 이별하는 농촌가장-아기 울음 끊긴 농촌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 13일 새벽,대구의 한 재래시장.채소가게 한 모퉁이에 짐꾼 서너명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옷도 제대로 입지 못해 무척 추워 보이는 40대 후반의 한 남자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지난해 2월 인근 농촌에서 빚 때문에 이곳으로 피신해 온 김모(49)씨였다. “참,뭐라고 말할 수가 없죠.빚 때문에 가정이 산산조각났고,정든 고향 친구와 선후배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지요.돌아가신 어머니를 제 손으로 모시지도 못….” 김씨는 지난 2년여간의 처참했던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그의 짐꾼생활은 빚 독촉을 이기지 못해 야반도주한 뒤부터 시작됐다. “하늘이 캄캄했어요.당장 먹고 잘 곳이 있어야 말이죠.막무가내로 시장을 찾았지요.” 김씨는 2∼3년전만 해도 부자는 아니었지만,어머니를 모시고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며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다.인건비를 줄이려고 농협에서 영농자금을 빌려 거액의 농기계도 구입했다.그러나 태풍으로 농사를 연거푸 망친 데다 빚보증 때문에 전 재산을 날렸다.아내와다툼이 잦아졌고,술로 날을 지샜다.그렇게 보낸 허송세월이 1년.아내와 이혼도 했다.결국 빚 독촉을 이기지 못해 남몰래 고향을 등졌다.자신의 빚 5000여만원 전액을 보증서 준 고향 친구들에게 떠넘긴 채.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할머니와 함께 살던 고등학생 딸은 가출했다.아들은 구미에서 직장생활을 하지만 연락할 길이 없다.지난 여름에는 어머니가 숨졌으나,고향 사람들 뵐 면목이 없어 장례식에도 못갔다.“어느 날 한밤중에 어무이 산소를 찾아가 목놓아 울었어요.못난 자식이라 그 옆에 계신 아부지도 뵐 면목이 없었어요.”라며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하루 수입 3만∼4만원으로 끼니를 때우며,쪽방에서 근근이 산다는 김씨는 “제발 고향 사람들에게 내 소식을 전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특별취재팀 대구 김상화 대전 이천열 광주 남기창기자 ■한마을 46명중 44명 환갑넘어 농촌에서 희망과 미래를 뜻하는 갓난 아기 울음소리가 멎은 지 오래다.대신 상여꾼들의 구슬픈 소리는 더 높아만 간다. 농촌이 출산율 급감과 노령·사망률 증가로텅 비어가고 있다.적은 수나마 농촌을 지켜왔던 젊은이들도 폐농으로 정처없이 하나 둘 떠나고 있다.농촌은 이제 풍전등화다. ●26년째 아기 없어 27세가 막둥이 2002년 말 기준 주민 평균연령이 44.8세로 전국 최고령 지자체인 경북 의성군의 구천면 청산2리는 아기울음 소리가 사라진 지 벌써 26년이 넘었다.이 마을 박종하(55) 이장은 “우리 마을에서 태어난 막둥이가 올해로 27살이 됐다.”고 말했다. 군위군 산성면 무암리도 신생아 출생이 20여년 전의 까마득한 일이 됐다.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100여명이 넘던 주민이 해마다 줄어 지금은 46명만 남았다.그것도 노인들밖에 없다.50대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60대 이상이다. 지난해 말 현재 인구 2만 9762명인 군위군의 주민 사망자 수는 연간 411명으로,출생 143명을 3배 가까이 웃돈다.이런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박영언 군수는 “계속되는 농촌 인구 감소로 지자체의 존립 자체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농촌발전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축사·사육하던 소까지 경매 인구 감소에다 빚을 감당하지 못한 농촌 일꾼들이 고향을 떠나 도시 일용직 근로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그들은 막다른 골목에서 극단의 야반도주를 택한다. 의성군 점곡면 김모(50)씨는 빚으로 2개월 전 자신의 축사와 먹이던 소들이 몽땅 경매처분되자 가족과 함께 마을을 몰래 빠져 나가 지금은 도망자 신세로 살고 있다. 김씨는 한때 알부자였다.1995년 축협에서 5000만원을 대출받아 축사를 짓고 소도 들여왔다.빚을 추가로 내 소를 계속 불려 나갔다.소가 새끼를 낳으면서 금세 50여마리로 늘었다.남부러울 게 없었다.그러나 98년부터 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자유화되면서 소값이 하루가 다르게 폭락했다.결국 6억원의 빚더미에 깔려 신음하다 보따리를 싸고 말았다.군위군 효령면 박모(34)씨도 2년전 어느날 갑자기 도시로 사라졌다.1000여평에서 오이 시설농사를 짓던 그는 면내 지인들의 대출보증을 섰다 전재산을 날렸다.보증서준 사람들 중 상당수가 야반도주해 버렸기 때문이다.자신의 빚 5000여만원에다 이들의 빚 1억여원까지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농사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된 그는 정든 땅을 등질 수밖에 없었다.이런 이유로 지난 한해 동안 의성·군위·고령군에서만 고향을 등진 농민회원만도 20여명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충남 청양군 비봉면 한모(48)씨도 쌀농사와 돼지 등을 기르며 진 빚 2억원이 부도로 이어지자 연대보증을 서 함께 망가진 장인을 남겨둔 채 사라졌다.‘농촌의 보루’라는 영농후계자들도 속속 농촌을 떠나고 있다.80년대 중반 농민후계자로 선정됐던 이모(44·군위군 군위읍)씨는 2년 전부터 농사를 포기했다.의성군 금성면 김모(50)씨도 마늘 등 복합영농을 하면서 진 빚으로 전재산을 날리고 대구에서 막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MF때 귀농인 다시 도시로 IMF사태 이후 농촌으로 몰려 들었던 도시 실직자들도 다시 농촌을 떠나고 있다.경북도에 따르면 97년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도시근로자 1028가구가 농촌으로 돌아왔다.그러나 영농 경험부족에다 영농비 폭등,농산물 가격 하락 등 열악한 농촌환경을 극복하지 못한 이들이재이농 행렬을 이루고 있다. 4년 전 고향인 영양군 석보면으로 돌아와 부모와 함께 고추,배추,벼 등 복합영농을 하던 전모(47)씨는 지난해 가을 다시 대구로 돌아갔다.기상이변과 농산물값 하락으로 2년 연속 ‘쭉정이 농사’만 지었다.경북도 및 군 관계자들은 “도시 귀농인들이 정착에 실패,지난해 하반기부터 농촌을 떠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군위군의 한 관계자는 “비록 때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는 농민들이 삶의 터전인 농촌에 머물 수 있도록 희망을 심어주고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별취재팀 ■‘나홀로 농사' 팔순의 母情 “큰 아들이 도회지로 달아나다시피했지.제발 잘 살아 줬으면 해.여기 일은 하루빨리 잊고….” 경북 의성군 금성면에 사는 박분순(83) 할머니.돈 때문에 곁을 떠난 아들식구 생각에 자나깨나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그래서 언제부턴가 늘 염주를 손에 들고 다닌다.노령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거의 매일 절에도 간다.아들(50)이 잘 되게 해달라고 부처님께 빌고 또 빈다. 박 할머니의 기도생활은 1년 전부터 시작됐다.함께 살던 큰 아들 부부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을 감당하지 못해 대구로 도망치듯 떠난 뒤부터다.애지중지하던 손자·손녀도 ‘할머니,할머니…’라고 울먹이며 따라갔다. 할머니는 농사짓는 것 밖에 모르던 아들에게 빚이 그렇게 많아진 게 못내 답답할 따름이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농산물 개방이니,농가부채 탕감이니 하는 말은 잘 몰라.하지만 농사지으면 빚만 는다는 게 말이 되냐고….” 늘 재롱을 피우던 손자·손녀들이 아른거리는지,할머니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가득 고였다.할머니를 더 안타깝게 하는 건 연락이 뜸한 나머지 세 아들과 딸들.울산 사는 둘째 아들 내외도 지난 추석 때 잠깐 얼굴 본 게 마지막이다.구미에 사는 딸도 생활이 어려운지 좀처럼 기별이 오질 않는다.모두들 살기가 바빠 그런 줄 알지만,섭섭한 속마음은 헤아릴 수 없다. 할머니는 아들이 넷이나 돼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해 최소한의 생계비도 지원받지 못한다.살기가 고달플 땐 면사무소에 가서 기초생활수급자로지정해 달라고 떼도 써 보지만 ‘그저 알았다.’고 할 뿐 별 소식이 없다.매월 교통비로 나오는 8400원과 이웃들이 틈틈이 도와주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고 있다.손수 밥을 지어 먹는 일도 고달프기만 하다.병마와도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신경통,고혈압,위장병….병이란 병은 다 달고 다닌다.그래서 요즘엔 자신이 어찌될까봐 늘 불안하다. “이웃들 보고 매일 아침 우리 집에 와서 내가 죽었는지,살았는지 봐 달라고 하지….” 할머니는 추운 날씨 때문인지 최근 들어 부쩍 자식들보다 이웃들이 소중하다고 말한다.그래도 할머니는 큰 아들 내외,손자·손녀와 다시 오순도순 사는 게 소원이다.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어.하루빨리 농사꾼들이 잘 사는 세상이 돼 큰 아들이 돌아와 같이 사는 게 내 마지막 소원이야.” 특별취재팀
  • 非농업인 농지소유 한도 확대 300평서 1000평으로

    농촌에 도시자본 유입을 촉진시키기 위해 도시인 등 농사를 짓지 않는 비농업인의 농지소유 한도를 현행 300평에서 1000평으로 늘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수도권 등 도시계획지역의 농업진흥지역 내 농지가 개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생산관리지역 등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허상만 농림부 장관은 13일 국무회의에서 농지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농지제도 개편 방안을 보고했다고 조영동 국정홍보처장이 전했다. 허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도시자본의 농촌 유입 촉진을 위해 농사를 짓지 않는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 한도를 현행 300평에서 1000평으로 늘려야 하며,특히 농촌진흥지역 밖의 농지에 도시자본을 집중적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강동석 건교부 장관은 농지제도 개편과 관련,“도시(계획)지역에 있는 농촌진흥지역은 전체 진흥지역의 5%인데 이는 풀어주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농림부 관계자는 “큰 방향은 정해졌으나 앞으로 부처간 논의가 더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부와 건교부간실무협의에서는 특별한 이견은 없으나 구체적인 진흥지역 해제 규모나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 확대 범위 등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운기자 kkwoon@
  • 수도권 택지보상금 새 투자처 찾기 7조원 떠돈다

    올 상반기까지 수도권 택지개발지구에서 토지 보상금 7조원이 풀린다. 한꺼번에 풀린 보상금을 유치하기 위해 금융·증권·부동산업계는 보상금 유치 경쟁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일부 택지지구 주변에는 토지 브로커와 사기 도박단까지 몰려들고 있다. 13일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보상이 시작된 성남 판교지구를 비롯,수도권 13개 택지지구 보상금이 무려 4조 4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올 상반기 수도권에서 보상이 실시될 파주 운정지구 등 5개 택지지구 보상금 2조 2000억원이 추가로 쏟아질 계획이다.협의 보상 과정에서 보상금액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상반기까지 무려 7조원에 가까운 돈이 시중에 풀릴 전망이다. 엄청난 자금이 풀린 것과는 달리 주식·부동산 시장의 불황으로 땅주인들은 돈을 굴릴 만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보상금 대부분이 시중에 떠돌고 있다.이를 틈타 증권·금융·부동산업계는 부동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한 투자 유치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은행·증권사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잃은 땅주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수도권 지점에 본사 직원을 파견하는가 하면 원주민들의 정보를 캐내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증권사들은 경쟁적으로 수도권 지점을 돌며 투자설명회를 열고 있다.은행도 장기 투자상품을 내세워 고객잡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일용직을 고용하고,원주민이 사는 동네를 돌며 투자 안내 홍보 전단을 연일 돌리고 있다. 장우철 대신증권 분당지점장은 “한꺼번에 엄청난 돈이 풀린 것과 달리 보상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징후는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대토(代土)마련 종용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주변에 토지를 다시 사두는 것이 투자의 지름길이라며 땅주인들의 소매를 잡아당기고 있다.이들은 수도권 택지지구 보상비는 올해 수도권 토지시장을 흔들 수 있을 만큼 엄청난 규모라고 말한다. 보상금을 받은 원주민들은 대부분 다시 땅을 사는 경우가 많다.대부분 이 일대에서 농사를 짓던 사람이어서 장사를 하는 데는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원주민들 사이에서는 보상금을 다시 땅에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이 굳어져 있다.과거 신도시 건설 당시 보상받았던 원주민들 가운데 수도권에서 땅을 산 사람은 재산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식에 투자하거나 사업을 한 사람은 대부분 몰락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수도권에서 보상을 받은 사람 가운데 일부는 신도시 때 보상받은 돈으로 땅을 산 사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토지와 함께 분당이나 용인 등에 10억∼20억원의 상가 건물이나 업무용 빌딩을 매입한 사람도 많다. 그러나 보상을 받은 상당수는 아직 투자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보상액 한도에서 다른 지역에 땅을 살 경우 취득·등록세가 비과세되는 혜택이 1년간 유효한 데다 이미 주변의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보상금 노린 검은세력도 가세 보상금을 노리고 서울 등에서 사기도박단이 잠입했다는 소문도 나돈다.원주민들이 대부분 가까운 곳에서 땅을 다시 산다는 것을 노린 토지 브로커들도 활동 중이다. 판교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토지보상이 시작되자 외지에서 사기꾼들이 잡입했다는 소문이 지난주부터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사기도박단도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판교주민들의 상당수는 농민이어서 농한기에는 특별히 할 일이 없다.돈과 시간이 많은 이들을 도박단이 공략대상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 판교 일대 거주자로 이번에 밭 600여평을 수용당해 9억원 안팎의 보상금을 받게 된 이모(48)씨는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어디에 가면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나돈다.”면서 “대부분 현지인을 끼고 있어 의심없이 판에 끼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브로커들은 번듯한 이름의 컨설팅사나 대부업체 명함을 뿌리는 경우가 많다.이들은 ‘어디를 사두면 돈이 된다.’는 식의 얘기로 주민들을 유혹한다.그럴 듯한 도면이나 개발계획 등을 지니고 다니면서 투자를 권유한다. 용인 H부동산 K사장은 “판교 보상이 이뤄지면서 이 일대에만 10여명의 토지브로커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찬희 김성곤기자 chani@
  • 낮은 소리/부산 정관신도시 납골당 부지 선정 “주민여론 무시” 백지화 요구

    ‘내가 니 시다바리가.’ 부산시 기장군 정관면 월평리에서 조상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한광복(57)씨는 요즘 심사가 편치 않다.얼마전 인근에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농토가 헐값에 도시계획에 편입된 데다 최근에는 옆마을인 두명리 일대가 납골당 부지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그는 이 일대가 50여년 전 상수도 보호구역과 그린벨트 지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집 수리는 물론 방 한칸,헛간 한채 제대로 짓지 못하는 등 이중 삼중의 피해를 입어왔다고 말했다. ●50여년간 상수도구역 묶여 재산권 행사 못해 반세기 동안 부산시의 뒷수발을 들어왔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은 시가 마을 어귀에 납골당을 짓겠다고 발표하자 더 이상 앉아서 당할 수 없다며 납골당 설치 반대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한씨가 위원장을 맡아 주민결의대회를 갖고 시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반대 활동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10대째 살아오고 있다는 주민 송두복(53·농업)씨는 “인근 정관 신도시 기반시설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납골당부터 먼저 지으려고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가 어렵다.”며 “주민 모두가 납골당 들어오는 것에 대해 결사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가 기장군 정관면 두명리 산 79의6 일원 7만 5000여평을 납골 공원 부지로 확정한 것은 지난해 11월6일. 시는 현재 운영 중인 금정구 노포동 영락공원 내 납골당이 향후 2년 이내에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자 새 후보지 물색에 나섰다. 시는 공모 신청한 18개소에 대해 타당성 조사를 벌인 뒤 ‘납골공원 부지선정심사위원회’에서 두명리 일대를 최종 선정,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2006년 완공할 계획이다. 555억원을 투입할 새 납골공원에는 40만위를 안치할 수 있으며 향후 30년간 사용하게 된다. 또 공원 주변에는 산책로,자연학습장 등 시민휴식공간과 노인회관,상·하수도 시설,문화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주민들은 오랜기간 동안 개발 제한 및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여 재산권 침해를 받아왔는데 시가 주민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납골당을 지으려는 것은 주민들을 무시한 처사라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이미 두명리 인근에백운공원 묘지 등 3개의 묘지공원이 있는데 또다시 정관신도시 입구 길목에 납골공원이 들어서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는 것. ●부산시 “후보지 공모서 최종 선정됐다” 그러나 시는 시민공모를 통해 후보지를 선정한 뒤 지역주민 대표,전문가 등이 참여한 납골공원 부지선정심사위원회에서 결정된 만큼 백지화나 사업 철회는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라며 최대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석희윤 사회복지과장은 “주민들이 납골공원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지역주민에게 제공할 인센티브의 구체적인 내용을 주민들과 심도있게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농촌경제 비상구가 없다](2)배보다 배꼽이 더 큰 농가부채

    예고없이 터지는 자연재해,해마다 늘어나는 영농비용,수입산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폭락 등으로 농가마다 빚더미에 쌓여 아우성이다.신용불량자가 속출하고 막다른 길로 몰리면서 삶을 포기하는 농민들도 수두룩하다.아무리 노력해도 늘어만 가는 부채는 이제 농민에게 ‘시시포스’와 같은 ‘천형’(天刑)이 됐다. ●눈덩이처럼 커지는 부채 밭 1800평에서 멜론을 재배하는 충남 청양군 비봉면 신월리 이병익(52)씨는 빚이 1억원이 넘는다.5년 전부터 벼농사를 지었는데,자녀 교육비 등을 도저히 댈 수 없어 멜론 재배에 손을 댔다.그러나 태풍과 폭설 피해를 네번이나 겪어 하우스시설을 재설치하면서 몇 백만원이던 빚이 이렇게 늘었다. 이씨는 “멜론을 재배해도 원금과 이자는 물론 어머니 병원비 등을 대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라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빚을 얻어 수명이 6∼7년인 이앙기·트랙터·콤바인을 대당 2000만∼5000만원 들여 산 뒤,허덕이면서 갚다보면 농기계가 낡아 다시 거금을 들여 구입해야 해 농민들은 ‘빚의 악순환’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우스 1200평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 충북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 유원균(43)씨도 빚이 8000만원에 이른다.1996년 처음 오이를 재배하기 시작할 때만 해도 1000만원이던 빚이 이렇게 불어났다. 전남 강진군 칠량면 당월리 김변중(39)씨는 빚이 1억원이다.지난해 1800평 시설하우스에서 1억 2000여만원 매출을 올렸으나 기름값 4000여만원 등 인건비와 농약대 등을 빼면 이자갚기도 빠듯하다. 벼농사만 짓는 농촌의 사정도 마찬가지다.지난 12일 찾은 옥천군 안내면 인포리는 전체 40가구 가운데 폐가가 10가구를 넘었다 농가주택 사이사이로 주인이 떠나 문짝이 떨어지고 지붕이 내려앉은 폐가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마을회관에는 환갑이 넘은 노인 6∼7명이 모여앉아 얘기하고 있었다.주민 홍모(68·여)씨는 “빚을 진 이웃이 하나둘 떠나면서 이제는 초등학생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2년 기준 농가의 가구당 부채는 1989만원으로 이 가운데 농기계 구입 등 농사를 지으면서 발생한 생산성 부채는 1500만원선에 이른다.하지만 시설하우스를 하는 농민과 미래의 농촌을 짊어질 대부분의 청장년은 가구당 보통 5000만원,많게는 1억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다. ●신용불량자와 자살 속출 2000평의 시설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 중인 전남 장흥군 관산읍 옥당1리 위성춘(43)씨는 자신을 포함해 부인과 아버지·어머니 등 가족 모두가 빚쟁이로 내몰렸다.자신이 진 것과 보증으로 떠안은 것 등 빚이 2억원이었으나 연체이자에다 외환위기 때 ‘살인금리’가 붙으면서 5억원대로 증가했다.위씨는 이미 신용불량자가 됐다.연말이면 연체이자를 갚느라 아내와 부모 명의로 추가 대출을 받다 헤어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경북 군위군 H농협의 경우 지난해 말 1400여명의 조합원 중 30%인 420여명이 신용불량자다.한해 농사를 지어도 이자 등을 갚지 못하면서 전년보다 100여명 증가했다.이들 농가의 부채 규모는 가구당 5000만원에서 1억원 수준이다.군내 다른 농협의 농민 신용불량자도 100∼300여명에 이른다.막다른 길에 몰린 농민들은 자살이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청양군비봉면에 사는 조모(52)씨는 지난해 여름 제초제를 마시고 자살했다. 쌀과 담배농사를 짓다가 빚이 해마다 늘어 1억원이 넘으면서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결국 이 길을 택했다. 이모(55·옥천군 안남면)씨도 쌀·담배농사를 짓다가 빚이 1억원을 넘어 갚을 수 없게 되자 한달 전 농약을 마시고 목숨을 끊었다.면사무소 관계자는 “700여 농가가 있는 안남면에서 IMF사태 이후 빚 때문에 자살한 농민이 1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비상구가 없다 옥천군 유원균씨는 “농사를 지어도 생산비조차 안 나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농산물 가격은 변동이 심해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토마토의 경우 10㎏에 2만∼3만원을 호가하다 어떤 때는 2000∼3000원으로 떨어지는 등 10배 가까이 차이날 정도로 변동폭이 심하다. 청양군 이병익씨는 “배운 게 농사밖에 없고 이 나이에 뭘 하겠느냐.당장 농사를 그만두면 앉아 굶어죽는 수밖에 없어 빚이 늘어도 농사를 포기하지 못한다.”며 한숨만 내쉬었다. 특별취재팀 대구 김상화 대전 이천열 광주 남기창기자 ■장흥군 위원환씨의 대차대조표 지난 97년 고향에 정착해 1600평의 시설하우스에서 7년째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는 위원환(42·전남 장흥군 관산읍)씨는 벌기는커녕 되레 2억 2400만원의 빚이 있다. 그 해 여름,정부 보조·융자 각 40%,자부담 20%로 1억 4000만원을 들여 하우스 등 시설을 갖췄다.연리 6%에 3년 거치 7년 상환으로 융자금 5600만원이 그대로 빚이 됐다. ●기름값 인건비 상승… 방울토마토값 폭락 출발은 토마토 값이 좋아 산뜻했다.그 해 겨울 첫 수확에서 제반 비용을 떨고도 3000만원이 손에 들어왔다.5㎏짜리 7000상자(상자당 1만원)를 팔아 매출 7000만원에 난방비 1500만원,인건비 1000만원,포장상자 425만원,비료와 농약 600만원 등 4000만원이 들어갔다. 하지만 98년은 최악의 해였다.경유값이 드럼(200ℓ)당 12만원으로 치솟은 반면 토마토는 상자당 5000원 이하로 곤두박질했다.여름 수확(매출 2000만원)을 빼고 11월부터 나오는 겨울 토마토는 이듬해 5월까지 나온다.매출액이 3000만원에 그쳤다.기름값(2300만원)을 주고 나니 사실상 빈 손이었다.인건비와 종자대,농약값,경영비 등 3000만원이 고스란히 빚으로 돌아왔다. 99년 흙이 아닌 물 속에서 토마토를 기르는 수경재배로 돌아섰다.8000만원을 더 들여 양액 자동화 설비를 갖췄다.보조(40%)를 빼고 융자·자부담 등 다시 4800여만원의 빚을 졌다.값마저 낮아져 매출이 3000만원으로 떨어졌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체이자(18%)를 막기 위해 추가로 1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후 비교적 순조롭게 2000년 3000만원,2001년 2300만원,2002년 3000만원의 순익을 냈다. ●최저가격 보상제 실시 농민불안 없애야 다행히 올해 ‘토마토가 인체에 좋다.’는 언론홍보 덕에 토마토가 상자당 1만 5000∼2만원으로 높아져 위안이 되고 있다.올해 순익 5000만원을 내다본다.1년이면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만 해도 4000만원이다.쌀 농사도 없고 다른 사업을 한다거나 도박을 하는 것도 아니다.오로지 토마토에 매달린다.위씨는 “특용작물은 생산과잉이나 소비감소 등으로 폭락하기 일쑤다.돈이 된다면 우르르 심는 농민들의 태도도 문제지만 정부에서 최저가격 보장제를 제도화해 농민들의 불안을 없애는 일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농경지 경매 작년 의성서만 664건 농민들에게 잇단 ‘사형선고’가 내려지고 있다.돈가뭄으로 금융기관에서 논·밭을 담보로 얻어 쓴 빚을 갚지 못해 농경지가 경매처분돼 파산농이 속출하고 있어서다.담보로 집까지 날리게 될 농민은 가족과 함께 딱히 살 곳이 없어 한겨울에 거리로 나앉을 판이다.해마다 ‘뼈빠지게’ 농사를 지었지만 돌아오는 건 회한과 눈물 뿐이라며 허탈감에 빠져 있다. ●대출금 연체 논·밭·집까지 경매 5000여평의 농사를 짓는 이모(55·경북 군위군 효령면)씨는 5∼6년 전만 해도 부자는 아니었지만,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다.그러나 해마다 농산물 값은 하락한 반면 농자재·인건비 상승이 보태져 빚은 갈수록 쌓여만 갔다.결국 지난 연말 전 재산 2억원 정도를 법원경매에 넘기고 말았다. 의성군 단촌면 박모(43)씨는 IMF사태때 회사의 부도로 농촌에 돌아와 4년째 특용작물을 재배하고 있다.그러나 2년 연이은 자연재해로 은행빚만 5000만원으로 늘어났다.대구지법 의성지원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의성·군위·청송지역에서 나온 전체 경매건수는 664건(농경지가 90% 이상)이나 됐다.2001년 438건,2002년 558건에 비해 해마다 큰 폭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특히 지난해는 IMF사태로 부동산 경매가 절정을 이뤘던 1999년(752건) 수준에 육박했다. 충남 논산시와 부여군을 관할하는 대전지법 논산지원에도 연간 100여건의 경매물건이 접수되고 있다.이중 절반 정도가 농가 주택과 농경지라는 게 논산지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영농자금 상환기간 되는 1분기 더 심각 군위 H농협의 경우,올 들어서만도 30여건이 부채상환이 안 돼 경매처분됐다.의성군 D농협도 최근 농경지 등 20여건을 경매에 부쳤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올 1·4분기다.각종 영농자금 상환기한을 앞두고 있기 때문.농협 군위군지부 4개 농협은 3월말까지 38억 4000만원을 농가로부터 상환받을 계획이다. 특별취재팀
  • 여성농민 출산휴가 90일로

    앞으로 여성 농업인에게도 여성 근로자와 같은 출산휴가 3개월이 주어진다. 경북 안동시는 12일 출산,또는 임신한 여성 농업인을 대신해 농사일을 도와주는 ‘농가 도우미’ 사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동시는 올해 부터 여성농업인이 출산이나 임신으로 농사일을 그만둬야 할 때 도우미에게 품삯을 주고 일을 대신하도록 하는 기간을 근로기준법에 정한 산·전후휴가 90일과 같이 3개월로 늘리기로 했다. 그동안 농가도우미가 여성농업인을 대신해 일을 하는 기간은 1개월에 지나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출산휴가 동안 도우미에게 지급되는 하루 품삯은 3만원이며 이 가운데 80%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절반씩 지원하고 나머지 20%는 농가가 부담한다. 안동 한찬규기자 cghan@
  • [박진환의 덩크슛] 슈퍼루키 효과

    03∼04프로농구 4라운드가 한창인 요즘 이미 6강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사실상 가려진 느낌이다.상위권에서는 선두 TG삼보를 빼곤 혼전양상.특히 삼성,오리온스,LG,전자랜드 등 4개팀이 9일 현재 19승13패로 공동 3위를 이루고 있다.반면에 7위 KTF는 11승21패로 이들 팀과 무려 8경기차나 벌어져 대이변이 없는 한 6강 구도는 쉽게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더구나 이 구도가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감마저 든다.무엇 때문일까. 이러한 예감의 저변에는 2005시즌 신인 드래프트에 방성윤(연세대)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이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선 하위 4개팀에 포함돼야 지명 확률 25%를 확보할 수 있다.지난 00∼01시즌 때도 당시 초대형 센터로 손꼽히는 김주성(TG삼보)을 잡기 위해 하위 4개팀에 포함되기 위한 경쟁이 펼쳐져 정규리그가 맥빠지게 진행된 적이 있다. 당시 모팀 관계자는 공공연히 “어차피 챔피언에 오르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하위권으로 처져 김주성을 뽑는 25%의 가능성에 도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그는 “한 해 농사를 망치더라도 김주성을 잡으면 10년 풍작을 기약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당시 꼴찌 경쟁을 벌인 기아(현 모비스) 동양(현 오리온스) 골드뱅크(현 KTF) 가운데 TG와 오리온스는 김주성과 김승현 등 ‘슈퍼루키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정상권으로 탈바꿈한 반면,모비스와 KTF는 아직도 하위권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올 시즌엔 SBS와 SK가 새롭게 이 대열에 합류했다. 방성윤은 힘이 좋고 슈팅력이 뛰어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휘문고 재학시절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선수.연세대에 진학하자마자 성인 국가대표에 뽑혀 2002아시안게임 우승의 한몫을 차지했고,대구유니버시아드 체코전에선 무려 49점을 넣었다.더욱이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병역 면제의 혜택까지 받은 데다 팬들도 많아 프로선수로서 효용성이 엄청나다.프로팀들로선 당연히 한 시즌을 포기하고서라도 욕심을 낼 만한 선수다. 하지만 정규리그가 이처럼 맥빠지게 진행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월간 ‘점프볼’ 편집인 pjwk@jumpball.co.kr
  • 주말매거진 We/‘세찬’ 맛있게 먹고 복 많이 받으세요

    잘 먹고 잘 사는 일이 모든 사람의 소망이리라.새해를 맞이하는 신년 음식은 행복을 기원하고 힘겨움과 고난을 훌훌 털어낼 수 있는 마음의 치료약이 되면 좋겠다. 그래서일까? 신년을 맞는 각국의 음식들도 한해의 시작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정성이 묻어난 음식들이 눈에 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은 우리의 설날격.신년 아침에 먹는 생선은 ‘위(魚)’라 부르는데 더 부유한 생활을 소망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고 ‘녠가오'(설떡)나 ‘탕위안'(찹쌀떡)을 즐기며 건강과 복을 기원한다.일본의 신년 음식인 ‘오세치’는 풍요와 다산 그리고 길조를 기원하는 음식이다.일본식 떡국인 ‘오조니'는 액운을 털어내면서 새해의 희망을 담는다는 뜻으로 먹는다. 이탈리아의 경우 새해의 소망을 기원하는 의미의 ‘잠포네’(돼지족 요리) 요리가 대표적이고,태국의 ‘카텅파으’는 남자들이 한 해의 농사를 무사히 이루어준 조상님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찹쌀떡과 닭요리를 만들어 바친다. 달콤하기 그지없는 디저트 ‘스위트'를 즐기는 인도인,날 생선에 여러 야채들을 섞어 만든 ‘위쌍'을 즐기는 싱가포르 사람들….국적·문화·종교가 달라도 자신이 믿는 신에게 한 해의 복과 소망을 기원하며 감사의 마음을 음식에 담는 것은 모두 같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설날 음식을 ‘세찬’이라고 하는데 간단히 즐길수 있는 떡국상부터 고기적,조과,각색 과일 등등 조상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어른께 세배도 하고,덕담도 들으면서 한해를 시작하는데 있어 필요한 마음가짐까지 추슬러보는 상차림인 것이다. 한 해의 평안을 기원하는 흰떡국은 순백의 도화지에 새로운 그림을 그려 나가듯 처음부터 다시 새로운 마음과 열정으로 한해를 시작하라는 기원이 담겨져 있다.이렇듯 신년음식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두에게 희망을 기원하는 첫 음식인 것이다. 2004년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든든한 맛의 창고가 세워지면 좋겠다.살기 위해 먹는 것이든,먹기 위해 사는 것이든,우리에게 삶의 활력을 주고 즐거움을 주는 것은 바로 음식이다.자신이 소망하는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주고고난과 역경속에 지쳐있는 당신에게 위안과 용기를 전해줄 수 있는 것 또한 음식이 될 수 있다. 새로운 한해,신년 음식에 내가 바라는 것은 그 음식을 함께 나누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겨 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나눌수록 좋고,많을수록 좋은 ‘덕담’을 나누며 한해의 복을 기원하며 말이다.“여러분,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신우 푸드스타일리스트
  • 주말매거진 We/이집이 맛있데-부산 연산동 ‘낙원’

    직장인들은 끼니때가 되면 무엇을 먹어야할지 종종 고민에 빠진다. 대부분 영양가와 가격,거리 등을 감안해 이 식당 저 음식점을 기웃거린다.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시청사 인근 에 자리잡고 있는 ‘낙원’(주인 양미자·39)은 시청 공무원들에게 꽤알려진 식당이다. 이 집의 주된 메뉴는 영양돌솥밥,양곱창,등심 세가지. 이중 영양을 고려한 돌솥밥은 점심 식사로 제격이다. 전남 화순이 고향인 주인 양씨는 비교적 짧은 경력임에도 불구,새로운 맛 개발과 친절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밥 짓는 찹쌀과 쌀은 고향인 화순에서 농사를 짓는 어머니가 직접 보내준다. 인삼,대추,밤,은행,수수,속청(검은콩),양대(빨간콩),잣,해바라기씨,호박씨 등 총 10가지가 곁들여진 이 집 돌솥밥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차지며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감칠맛이 도는게 여느집의 돌솥밥과는 맛이 확연히 다르다.여기에는 이 집만의 밥짓는 비법이 있다. 생수로 밥을 지을 때 간수(소금물)로간을 맞추는데 이는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40여분 동안 물에 불린 쌀을 돌솥에 넣고 인삼 등 재료를 넣은 뒤 센불(가스불)로 끓이다 불을 낮추고 20여분 정도 다시 뜸을 들인다. 과정은 간단해 보이지만 불 조절과 간맛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귀띔한다.곁들여 나오는 밑반찬은 주군인 돌솥밥과 궁합이 잘 맞는다. 배추김치,파김치 여수갓김치,게장(바닷게),명란젓,조개젓갈(바지락),아가미젓,창난젓 등이 입맛을 돋운다. 시금치,도라지,톳나물,버섯류 등도 철따라 곁들여진다. 특히 고향에서 담가 가져오는 된장에다 질좋은 멸치와 파,양파,고추 등의 갖은 양념을 넣고 끓인 된장은 시골 옛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큼직한 조기구이도 상에 빠지지 않는다. 파인애플과 마늘을 넣고 참기름,후추,땅콩가루 등으로 양념한 양곱창과 숯불에 구워먹는 순수 한우 등심구이도 육질이 부드럽고 감칠맛이 일품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우리당 왜 만들었나”광주토론회 시민 쓴소리에 후보들 진땀

    “도대체 열린우리당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열린우리당 의장 경선에 출마한 8명의 후보들이 6일 오후 호남 민심의 한 복판 광주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시민들의 날카로운 질문을 받고 진땀을 흘렸다.광주MBC 주최로 생방송된 토론회에서 질문자로 나선 한 시민은 “열린우리당이 새로 생겼지만,민주당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로 빛이 바랬다.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우르르 세배 가는 모습을 보면서 민주당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동영 후보는 “정치개혁과 햇볕정책의 확실한 계승을 위해 현상타파에 나섰다는 점에서 민주당과 다르다.”고 강변했다.김정길 후보는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기득권을 포기했고,노 대통령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답변했다.그러나 이어 등장한 다른 시민은 “열린우리당이 영남에서 몇석을 얻으려고 호남을 희생시킨다는 우려가 든다.90년 3당 합당 때처럼 호남이 고립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이에 부산 출신의 이미경 후보는 “그동안 지역주의에 가장 큰 희생을 당한 지역이 이곳인데,그런 말을 하니 놀랍다.”고 말했다.전북 남원 태생의 신기남 후보는 “나와 정동영 후보,천정배 의원 등 신당을 주도한 사람들이 모두 호남 출신인데,호남을 소외시킬리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어 또다른 시민은 “요즘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연합공천 얘기가 나오는데,그러려면 뭐하러 분당을 했느냐.”고 따져물었다.이에 이부영 의원은 “내 지역구가 수도권인데 그런 얘기 한 적이 없다.”면서 “정치개혁 하자고 신당 만들었는데,연합공천한다면 정치인으로서 무덤으로 들어가는 격”이라고 답했다.이미경 의원도 “연합공천은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것으로 적절치 않다.”고 부정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시민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농민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서 후보들의 입장을 물었다.이에 유재건 후보는 “농업 대책을 철저히 한 뒤 FTA를 비준해야 한다.”고 답했다.장영달 의원은 “나의 8남매 가운데 3명만 대학을 가고,나머지는 모두 농사만 지었다.”면서 동질감을 강조했다.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저마다 민주당을 ‘한나라당과의 야합세력’으로 규정하면서 호남 민심 선점에 주력하는 한편,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구애(求愛)’성 발언을 쏟아냈다. 광주 김상연기자 carl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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