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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이슈-귀향하는 中 농민공] 농촌 소비시장 잠재력은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농촌 소비시장은 연간 3조위안(약 620조원)의 거대하고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최소 7억 인구에, 2억 1000만가구가 넘는 중국내 최대 소비군이다. 중국 중앙정부가 올 초 제1호 문건을 통해 현대화 농업발전을 위한 ‘대시장, 대유통망’ 구축 계획을 세운 것은 농촌과 농민을 시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시도다.각급 기관은 농촌시장의 체계적인 건설을 위해 올 상반기까지 13억 6000만위안을 투자해 전국 2547개 기업을 지원,30만여개의 농촌 유통시설을 설치했다. 그러나 문제는 소비력이다.1979~1986년 농촌 최종소비증가의 GDP 공헌도가 37%에 달했으나 지금은 10% 이하로 떨어졌다.도농 간 소득격차는 3.3대1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도시지역의 보건과 사회보장 서비스 등을 포함한다면 실제 격차는 6대1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농가의 주요 소득은 농민들이 외지에서 ‘농민공’으로 일해 번 것이다.거의 대부분의 농촌에서 농사는 이제 부업에 불과하다.현지 언론에 보도된 산둥성의 한 농민 가정은 농사로 인한 소득이 연간 3000위안(약 62만원)에 불과하다.가족 가운데 2명이 외지에서 농민공으로 일해 얻는 소득이 연간 1만 6000위안으로 농사를 통한 소득의 5배 이상이다.30년 전 개혁개방 이래 중국 농가는 2,3차 산업 및 기타 소득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 순소득비중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 서민경제 한파…무직가구 비율 16%로 사상 최고

     서민경제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경기침체와 고용사정 악화로 가구주가 직장이 없는 무직가구의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16%를 돌파했고 물가 상승 및 소비심리 악화로 엥겔계수는 2004년 이후 4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들어오는 돈은 넉넉치 않은 가운데 대출금리는 고공 비행을 거듭하면서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그동안 억제돼왔던 공공요금도 택시요금 등을 필두로 들썩이고 있어 서민의 어려운 가계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무직가구 비율 16% 돌파…사상 최고  경기침체가 가속화하면서 올해 3분기 전국가구(2인 이상) 중 가구주가 뚜렷한 직업을 갖고 있지 않은 무직(無職)가구의 비율은 16.13%로 전년 같은 기간(15.57%)에 비해 0.5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고용사정이 그나마 나은 3분기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무직가구의 비율은 2003년 13.61%,2004년 13.74%,2005년 14.16%,2006년 14.69%,2007년 15.57%로 계속 상승해오다 올해 3분기에는 마침내 16%를 넘어섰다.  1인 가구가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총 가구수(7월1일 기준)가 지난해 1641만 7000가구,올해 1667만 3000 가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직가구의 수는 대략 지난해 3분기 255만 6000 가구에서 올해 3분기 268만 9000 가구로 1년새 13만 3000 가구 가량 증가한 셈이다.  2003년과 비교하면 210만 5000 가구에서 255만 6000 가구로 5년 새 약 45만 1000 가구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무직가구는 가구주가 직업이 없어 직접적으로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을 얻을 수 없는 상태이므로 배우자나 가구원이 생계에 보탬을 주거나 정부로부터의 공적인 보조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3분기 도시가구(2인 이상)의 무직가구 비율도 15.29%에 이르면서 역시 3분기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8년 이후 최고를 나타냈다.  이처럼 무직가구의 비율이 계속 높아지는 것은 경기침체로 고용사정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급속한 고령화,여성의 사회활동 증대라는 사회경제적 요인이 맞물려 나타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3분기 고용률은 올해 61.8%로 지난해 62.1%에 비해 0.3%포인트 하락한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같은 기간 28만 9000명 증가했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고용률이 계속 60%대에서 정체 상태를 보이는 사이 구직을 단념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무직가구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 하반기 들어 경기가 나빠진 점이 무직가구 비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먹고살기 힘들다’…엥겔계수 4년만에 상승  소득 정체,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3분기 전국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의 비중(엥겔계수)은 26.7%로 지난해 같은 기간(26.11%)에 비해 0.59%포인트 높아졌다.  엥겔계수(Engel‘s coefficient)는 19세기 독일의 통계학자 엥겔이 발견한 법칙으로 가계의 총지출액에서 차지하는 식료품비의 비중을 가리킨다.  식료품은 필수품이기 때문에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일정수준을 소비해야 되므로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엥겔계수는 하락하고 생활형편이 나빠지면 올라간다.  3분기 기준 전국가구의 엥겔계수는 2003년 27.98%에서 2004년 28.81%로 상승한 뒤 2005년 27.27%,2006년 26.27%,2007년 26.11%로 3년 연속 하락하다가 올해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소득 5분위별로 엥겔계수를 살펴보면 2분위를 제외한 모든 계층에서 엥겔계수가 상승했다.  3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엥겔계수는 31.40%로 지난해 동기(30.93%)에 비해 0.47%포인트 상승했고 3분위(27.40%→28.21%),4분위(26.09%→26.60%),5분위(22.65%→23.53%)의 엥겔계수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2분위의 엥겔계수는 지난해 3분기 29.05%에서 올해 3분기 28.49%로 소폭 낮아졌다.  엥겔계수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소득이 정체된 가운데 물가가 오르면서 가계가 소비를 줄였지만 필수품인 식료품비는 더 이상 줄이기 힘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3분기 전국가구의 소비지출을 항목별로 보면 가구가사(8.3%),주거비(5.9%),보건의료(5.5%),식료품(5.3%) 등 꼭 써야하는 의식주 관련 지출은 늘어난 반면 교양오락(-7.3%),의류신발(-1.5%),통신비(-1.8%) 등 문화생활이나 비 필수지출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가계가 식료품 등 필수지출 외에는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출이자 부담 점차 가중  실질소득이 정체되는 가운데 대출금리는 높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3분기 중 전국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46만 5000 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5.5% 증가했지만 물가 상승을 감안한 실질 기준으로는 증가율 0%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대출금리는 꾸준히 올라 서민들의 생계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예금은행의 대출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7.79%로 전월보다 0.35%포인트 급등했다.이는 2001년 6월의 7.89% 이후 최고치다.  올해 들어 예금은행의 대출 평균금리는 3월 6.90%,4월 6.91%,5월 6.96%,6월 7.02%,7월 7.12%,8월 7.31% 등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대출이자 등이 포함되는 기타 비소비지출은 3분기 기준 가구당 월 평균 18만4천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2% 증가했다.  가계가 쓸 수 있는 소득으로 금융부채를 갚는 능력을 나타내는 ’개인가처분소득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올해 6월 말 기준 1.53배로 2007년 말 1.48배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가계부채에 따른 이자부담도 늘어나 가계 가처분소득 대한 이자지급 비율은 작년 말 9.4%에서 올해 6월 말 9.8%로 상승했다.  소득에서 대출이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가처분소득보다 금융부채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는 의미다.  최근 들어 정부 당국의 노력으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내려가고 이는 곧 주택담보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대출금리는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또 은행들의 대출태도가 보수적인 방향으로 기울면서 신규대출은 물론이고 기존 대출에 대한 만기 연장도 어려워지는 등 가계를 더욱 옥죄고 있다.    ●공공요금도 속속 인상  최근 들어 그동안 인상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묶어뒀던 공공요금 역시 줄줄이 오르고 있다.  이들 공공요금은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필수재라는 점에서 해당 품목의 지출 증가로 직결되며 여타 품목의 2차적인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우선 이달 들어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인상됐다.  전기요금은 평균 4.5%,가스요금은 7.3% 각각 올랐다.다만 주택용(심야포함)과 일반용 갑(소규모 자영업),중소기업(산업용 갑),농사용 등 4개 전기요금은 동결됐다.  올 4월에 오른 연탄값도 이번 겨울부터 서민생활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정부는 연탄 소비자 가격(공장도 가격+배달료)을 서울시 평지 기준으로 장당 337원에서 403.25원으로 19.6% 올렸다.  택시요금도 공공요금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부산시는 지난달부터 3년만에 택시요금을 20.5%(중형 기준) 인상했다.  울산시와 대전시도 20% 가량 택시 요금을 인상했으며 이는 조만간 여타 시도 지자체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유가와 인건비 인상을 반영해 2006년 8월 이후 동결됐던 고속버스 및 시외버스 요금도 내년 2월까지 두차례에 걸쳐 각각 평균 12.1%,9.7% 오를 예정이다.  고속버스,시외버스(직행·일반) 운임은 이미 지난달 중순 각각 6.1%,4.2% 인상됐으며 나머지 인상분은 내년 2월에 오른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단독] 강원도 민통선 2.5㎞ 북상

    [단독] 강원도 민통선 2.5㎞ 북상

    금강산·개성관광이 중단되는 등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강원도와 지역주둔 군부대가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의 북상과 동해안 철책선 일부의 철거에 합의해 관심을 끌고 있다.어려운 지역경제를 감안한 결단으로 평가된다.  30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역 농가의 불편을 덜고 바다를 찾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새해부터 민통선을 2.5㎞ 북쪽으로 끌어 올리기로 했다.또 동해바다 해안선을 따라 설치된 군 철책선 길이 29.4㎞도 철거하기로 했다. ●민통선안 농지 90㏊ 자유 통행  김진선 강원도지사와 18개 시장·군수,김근태 육군 제1야전군 사령관과 예하 부대장 등은 지난 28일 강원도청에서 열린 ‘지역 군·관 협의회’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휴전선과 비무장지대(DMZ)의 남방한계선 아래인 민통선이 평균 2.5㎞ 북상한다. 이는 몇년 전부터 고성군 현내면 제진검문소를 북상시켜 통행에 불편을 덜어 달라는 고성군과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또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오작교 습지생태지구에 대한 연구와 안동철교~백암산 일대 평화생태특구의 원활한 사업 추진도 가능해졌다.  민통선 부근 주민들은 “민통선 안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여러 절차를 밟아 군 검문소를 통과하며 수십년 동안 불편을 겪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해 왔다.민통선을 통과하려면 입·출입 시간 등을 통제받아야 한다.  고성군도 “남북출입국관리소(CIQ) 등이 민통선 안쪽에 있어 금강산 관광객들은 법무부뿐만 아니라 군의 통제를 받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검문소 이전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군부대측은 ‘군사안보적 측면에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민통선을 현재의 제진검문소에서 2.5㎞ 북상시켜 CIQ 등의 북쪽 지점으로 옮기는 데 합의했다. 단 통일전망대는 여전히 민통선 안에 남았고,DMZ박물관에 대해서는 더 협의하기로 했다.고성지역 농민들은 민통선 안의 90㏊에 이르는 농지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됐다. ●사천,연곡,용촌천 등 명승지관광 기대  이와 함께 강원 동해안 바닷가를 따라 설치된 군부대 철책선도 내년에 29곳의 29.4㎞가 철거된다.관광지인 동해바다의 긴장된 이미지를 개선하고 바다를 찾은 외지인들이 해안을 자유롭게 거닐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특히 강릉시 사천·연곡 해수욕장과 고성군 용촌천 일대,속초 장사동 지역 등 주요 명승 관광지가 이번 철책선 철거 대상에 포함돼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올 여름에는 불경기 속에도 ‘가뭄에 단비’처럼 관광수입 증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구체적인 철거 지역과 시기는 해당 시·군과 단위 군부대가 실무 접촉을 가진 뒤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최동용 강원도 자치행정국장은 “5개월 가까이 금강산 관광길이 끊겨 민생경제가 어려운 때에 군부대가 주민과 관광객을 위해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면서 “민통선 안에는 명승지가 많아 동해안 관광이 되살아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쇼핑플러스]

    ●동서식품은 귀리와 통밀,쌀 등 곡물을 꿀이나 물엿으로 뭉친 뒤 구운 그래놀라30%와 아몬드,크랜베리 등을 첨가한 시리얼 포스트 아몬드 크랜베리 그래놀라를 판매한다.11가지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돼 있다.350g 3950원,570g 6350원.1588-2233. ●네덜란드 맥주 하이네켄이 연말을 맞아 12월 한달 동안 서울에서 저녁 모임이 끝난 고객들을 링컨 리무진으로 집까지 데려다주는 무료 리무진 서비스를 실시한다.다음달 12일까지 하이네켄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는다. ●한국 네슬레가 1923년 미국 시카고에서 탄생해 인기를 모아 온 땅콩초콜릿 버티핑거를 국내에 출시했다.미국 캘리포니아산 땅콩과 옥수수를 여러 겹의 얇은 버터 사탕처럼 만든 디저트용 간식으로 강한 단맛이 특징이다.개별포장으로 220g이 4950원,700g은 1만 1150원.080-730-5336. ●한국원양산업협회와 농림수산식품부는 12월의 웰빙수산물로 명태를 지정하고,다음달 1~7일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명태를 살 때 사용할 수 있는 10% 할인 쿠폰을 발행하는 등 이벤트 행사를 연다.원양산업협회(www.kosfa.org) 홈페이지에서 참여할 수 있다. ●앱솔루트 보드카 수입사인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3238개의 스팽글을 단 750㎖ 연말 선물용 한정판 앱솔루트 레드 스팽글을 선보이고,다음달 4일 소비자 1000여명을 초청해 서울 청담동 클럽 앤써에서 출시 기념 가면 파티를 연다.제품 홈페이지(www.absolut-red-spanglecokr)에서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3만 3900원.  ●사조대림이 물을 넣고 조리하는 집에서 엄마가 만들어주는 어묵 떡볶이를 판매한다.대림선어묵과 쌀떡,칠리시드 오일과 케첩이 함유된 고추장 소스로 구성된 냉장용 제품이다.2인분(465g)이 2500원. ●파스퇴르유업은 3년 이상 농약을 쓰지 않은 원료로 만든 95%의 유기농사료를 공급했을 때 발급되는 국제유기농인증(IFOAM)을 받은 내 곁에 목장 유기농우유 저지방을 내놓았다.유리병에 담았고 180㎖는 1500원,900㎖는 6900원. ●미샤의 한방화장품 라인 미사(美思)에서 영지버섯과 산삼 추출물,순금,녹용 등을 포함한 마사지 겸용 워시오프 타입의 미사 초보양 온양 기활 팩을 냈다.135㎖가 2만 1000원.
  • 매각 성사금 받은 정화삼 형제 성인오락실 투자… 뭉칫돈 돈세탁 했나

    매각 성사금 받은 정화삼 형제 성인오락실 투자… 뭉칫돈 돈세탁 했나

     검찰이 정화삼 전 제피로스 골프장 대표 형제가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 성사 사례금으로 받은 돈의 일부를 성인오락실 운영에 투자했다는 단서를 잡아 관심이 모아진다.이번 수사와 얽힌 여러 의혹에 있어서 ‘핵심 고리’격인 정대근 전 농협 회장 등의 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검찰은 우선 정 전 대표 형제가 거액을 받은 직후 성인오락실을 차렸다는 점을 눈여겨 보고 있다.상품권과 현금이 대량으로 오가는 성인오락실의 특성상 돈세탁 장소로 이용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세종증권을 인수했던 농협이 7억원가량의 근저당을 설정해 놓은 곳을 매입해 꾸린 오락실이라 더욱 공교롭다.  성인오락실 열풍이 불었던 2005∼06년 서울 대로변의 경우 성인오락실 하루 매출이 1억원,순이익이 1000만원을 웃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경남 김해의 번화가에 있었던 이 오락실도 개장 뒤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장사가 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농사를 짓고 있는 정 전 대표의 80대 노모가 업주로 처음 등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돈을 댄 사람이 누구인지,실제 소유주는 누구인지 등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정 前회장,건평씨 의혹 확인 열쇠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이 2006년 7월7일 이 부동산에 5억원짜리 담보를 설정한 점도 의미심장하다.오락실 허가를 받은 다음날이자 개장 전날이었다.세종캐피탈 쪽이 또 다른 금전 혜택을 줬거나 또는 ‘제3자’가 주인이기 때문에 함부로 팔지 못하게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근저당설정은 올해 3월 해지됐는데 검찰이 세종증권 매각 비리 첩보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내사에 착수한 시점이었다.  오락실 운영을 중단한 정 전 대표 형제가 성인용 오락기계를 넘기고 마련한 돈도 만만치 않은 액수일 것으로 보여 어떤 과정을 거쳐 어디까지 갔는지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건평씨의 금품수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  돈의 흐름을 쫓는 작업은 물론,정 전 회장에 대한 조사 결과도 이번 수사의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농협의 증권사 인수 과정의 최종결정권자이기 때문이다.우선 정 전 회장은 세종캐피탈 쪽 청탁을 받은 건평씨가 어디까지 개입했는지를 확인해 줄 인물이다.건평씨가 정 전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했는데,어떤 얘기들을 했는지,정 전 회장이 부담을 느꼈는지 등도 수사의 단초가 된다.또 그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세종증권 인수 정보를 흘렸다면 그의 진술에 따라 박 회장을 증권거래법상 미공개정보이용 혐의로 처벌할 수도 있다. ●50억 흐름따라 정치인 수사 확대  또 정 전 회장이 받은 50억원이 누구에게 흘러갔고 어떤 식으로 전달됐는지에 대한 진술에 따라 검찰의 수사방향과 정치인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도 있다.  정 전 회장은 이미 서울 양재동 사옥 매각과 관련해 현대차 쪽으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이 선고돼 복역 중이다.때문에 이번 거액 수수 혐의와 관련해 모르쇠로 일관하기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법조계 관계자는 “직무와 관련해 50억원을 받았다는 게 입증된다면 유기징역으로서는 최대인 15년이나 무기징역이 선고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최근 검찰은 의정부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정 전 회장을 성동구치소로 옮겼다.이는 검찰이 여러 의혹의 전말을 파악하기 위해 정 전 회장에게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홍지민 오이석기자 icarus@seoul.co.kr
  • 노건평씨 “어제 동생에게 세 번 전화… 연결안돼 섭섭”

    노건평씨 “어제 동생에게 세 번 전화… 연결안돼 섭섭”

     세종증권 비리사건과 관련해 의혹을 받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66)씨는 26일 기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나는 누구로부터 단돈 10원도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연루의혹을 거듭 강하게 부인했다.  건평씨는 이날도 김해시 진영읍봉하마을 자택을 비운 채 남해 해안에서 지인 1명과 낚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前대통령 형으로 사는 것 괴롭다”  그는 기자들과 간간이 연결되는 전화를 통해 “전직 대통령의 형으로 사는 것도 괴롭다.”면서 “검찰이 전직 대통령의 형이라는 이유로 괴롭히고 있는데 정보를 흘리지 말고 나를 빨리 불러 사실여부를 조사하면 될 것”이라고 결백을 주장했다.건평씨는 “언제든지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건평씨는 “2005년 5월에서 6월쯤 정화삼씨가 세 번인가 전화를 해왔고 정씨의 동생 광용씨도 봉하마을 동쪽 저수지로 찾아와 커피를 한잔하며 ‘홍기옥 사장을 정대근 농협중앙회장에게 소개시켜 달라.’고 했다.그래서 소개해줬으며 이것이 잘못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돈은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비서관이 전화걸지 말라고 해”  그는 “조용하게 농사만 짓고 있고 자식도 다 자라 돈이 필요 없으며 지금까지 번 돈으로 조용히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평씨는 “세상이 하도 시끄러워 어제 동생(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세 번 했더니 통화가 되지 않았고 비서관이 전화를 걸어와 전화하지 말라면서 끊어 섭섭했다.”고도 했다. 김해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이혜천, 요미우리 ‘공포의 좌타선’ 넘을까?

    이혜천, 요미우리 ‘공포의 좌타선’ 넘을까?

    이혜천이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2년간 최대 400만달러(옵션 포함)계약에 성공했다. 올시즌 믿고 쓸만한 좌완투수 부재로 힘들어 했던 타카다 시게루 감독의 고민이 해결된 것이다. 독특한 투구폼을 가진 이혜천이라면 일본에서도 충분히 통할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영입이다. 야쿠르트는 올시즌 66승 4무 74패로 리그 5위에 머물렀다. 유달리 1위팀 요미우리에게 약했던(6승 18패) 것이 한해농사를 망치게 한 가장 큰 원인이었던것. 이혜천의 영입이 확정되자 산케이 신문을 비롯한 일본의 주요언론들이 이혜천과 요미우리를 동시에 언급한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방이 있는 요미우리 좌타자들을 상대로 이혜천이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것인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야쿠르트가 요미우리에게 약했던 가장 큰 원인은 좌타자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크다. 특히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아베 신노스케-다카하시 요시노부는 야쿠르트 투수들을 가장 많이 괴롭힌 타자들이다. 올시즌 오가사와라(시즌 타율 .310 홈런 36 타점 96)는 대 야쿠르트전에서 타율 .375(80타수 30안타 5홈런 18타점), 아베(시즌 타율 .271 홈런 24 타점 67)는 타율 .274(62타수 17안타 6홈런 17타점), 허리부상으로 91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던 다카하시(시즌 타율 .236 홈런 17 타점 41)마저도 타율 .297(64타수 19안타 6홈런 10타점)를 기록했다. 오가사와라가 야쿠르트전에서 기록한 타율 .375는 올시즌 상대한 팀들중 가장 높은 것이며 아베의 6홈런과 17타점도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다카하시는 3할에 가까운 타율은 물론 올시즌 17개의 홈런중 6개를 야쿠르트전에서 터뜨렸다. 야쿠르트 투수진들도 요미우리만 만나면 초반부터 난타를 당하기 일쑤였다. 특히 좌완 에이스이자 올시즌 리그 평균자책점 1위(2.68)를 차지한 이시카와 마사노리(12승 10패)의 요미우리 상대전적은 처참할 정도다. 2경기를 선발로 등판해 1승1패(11.2이닝)를 기록하긴 했지만 자책점 6.17이 말해주듯 에이스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좌투수인데도 요미우리 좌타자들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그나마 우완 타테야마 쇼헤이(12승 3패)가 비록 단 한경기에 등판하긴 했지만 8이닝동안 2피안타(피홈런 1개)로 선방한것이 전부다. 이 두명의 10승투수들이 유독 요미우리전에 등판횟수가 적었던것도 승리의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투수 로테이션을 조정하면서까지 말이다. 타도 요미우리를 위해 이혜천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이혜천은 일본에서도 보기 힘든 왼손 사이드암 투수다. 공을 뿌리기전까지 독특한 투구폼을 가진 그의 활약이 기대가 되지만 보완해야할 점도 분명히 있다. 좌우 핀포인트를 이용하는 제구력이 부족하며 구종이 단조롭기 때문이다. 투구폼이 독특해도 타자의 눈에 적응이 되면 살아남기 힘들다. 그가 중간이나 마무리투수가 아니라는 점도 불안 요소중 하나다. 올겨울 반드시 체인지업성 변화구를 습득해야 하며 팔각도를 조금 더 올려 볼스피드 증가를 위해 힘써야 한다. 이혜천의 야쿠르트 입단으로 국내팬들에겐 볼꺼리가 하나더 늘어났다. 이승엽과 이병규와의 맞대결을 지켜볼수 있기 때문이다.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만 등판을 해야 하는 임창용과는 달리 선발투수인 이혜천은 이들과 대결할 기회가 그만큼 많을것이다. 과연 이혜천은 ‘타도 요미우리’의 선봉장으로 도쿄 라이벌 타선을 제압할수 있을까. 이번 타카다 감독의 결정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자못 기대가 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프로야구통신원 윤석구 rock7304@hanamil.net@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줌] 경북 청송 전통 메주쑤기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줌] 경북 청송 전통 메주쑤기

    가을걷이가 끝나고,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 지난 지도 어느덧 나흘이 됐다.  과거 농경사회 시절 24절기는 따로 헤아려볼 필요가 없는 우리네 ‘삶’ 자체였다. 요즘 사람들은 캘린더의 ‘공휴일’은 열심히 챙겨도 절기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인다. ‘부네야 네 할 일 메주 쑬 일 남았도다. 익게 삶고 매우 찧어 띄워서 재워 두소.´ 권농(勸農)을 주제로 매달 할 일을 노래한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의 11월(양력12월)령에 나오는 구절이다. ‘소설 추위는 빚내서라도 한다.´는 말이 있듯이 첫얼음이 얼며,첫눈이 내리는 소설 즈음에 옛 여인네들은 너나없이 메주를 쒔다.특히 메주 맛에 따라 그 해 반찬의 밑천인 장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길일을 택하고,금기사항을 엄격히 지키는 등 지극 정성을 기울였다. ●메주맛을 좌우 하는건 콩보다 물  “죽처럼 쑤는 것도 아닌데 왜 ‘메주쑤기’라고 할까?”하고 의아해 했던 어린 시절.이맘때면 온 식구가 들러붙어 메주 만드는 일을 했다. 어머니가 콩을 삶으면 아이들은 발로 밟고,아버지는 볏짚으로 묶어 매달았다.“메주가 단단해지게 구석구석 잘 밟으라.”는 어머니의 성화. 지금은 일반 가정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풍경이다. 한 해 동안 쓸 메주를 쑤는 일은 김장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월동준비였다.지난주 말 도시보다 일찍 겨울맞이를 하는 산골마을을 찾았다.  지명에서부터 맑은 기운이 뚝뚝 묻어날 것만 같은 경북 청송(靑松). 당나라에 반기를 든 주왕이 숨어들었다는 전설이 서려 있는 주왕산. 그리 높지는 않지만 거대한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선 산세로 유명하다. 겨울의 문턱을 넘어선 산기슭엔 어느 새 서리가 하얗게 내려 앉았다. 국립공원 입구에서 30여분쯤 산길을 들어가니 ‘하늘아래 첫 동네’ 간판이 나온다. 부동면 항리의 속칭 ‘얼음골’이다.이원식(65)씨는 1999년 암투병차 도시를 떠나 부인과 함께 이곳에 정착한 귀농인이다. “제대로 된 된장을 만들어 먹을 요량으로 콩농사를 시작했지요.” 그의 장 담그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아예 본격적인 ‘메주인생’을 살게 되었다.  해마다 11월 중순이면 햇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고,이듬해 정월에는 된장을 담근다.이씨는 “장은 어머니의 손맛과 사람냄새가 배어 있어야 한다.” 면서 전래의 메주 쑤는 방식을 고집한다.  이씨는 특히 메주 맛을 좌우하는 주 재료로 콩보다 물을 더 중시한다.한여름 물을 받으러 오는 이들이 줄을 선다는 청송 얼음골 생수가 그의 비기다.다음으로 깨끗이 씻은 국산 콩을 가마솥에 넣고 고온의 장작불로 짧은 시간에 익히는 게 중요하다. “손으로 비벼서 뭉그러질 때까지 충분히 익어야 진이 많이 뜹니다.” 삶은 콩은 물을 뺀 후 네모 모양으로 만든다.손으로 대충 만들면 ‘메주처럼 정말 못생긴 놈’이 나올까봐 나무로 만든 사각 틀에 넣고 모양을 낸다.  메주를 말릴 때는 짚을 깔아 서로 붙지 않게 한 뒤,곰팡이가 날 때까지 띄운다. 알맞게 뜨면 지붕이 있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짚으로 묶어서 매단다.여기까지 해야 메주쑤기가 비로소 끝이 난다.나일론 끈은 사절이다.구하기 어려워도 반드시 짚으로 묶어서 매단다.푸른곰팡이가 잘 퍼지게 하기 위해서다. ●전통방식 고집… ‘한결같은 맛´  옛날 조상들은 식약동원(食藥同原),즉 음식과 약의 뿌리가 같다고 여겨 밥상 위에 오르는 음식으로 건강을 챙겼다.메주는 인공첨가물이 없고 원료 그대로의 맛을 살린 전통의 웰빙식품이다.  이씨는 집 앞마당에 빽빽이 들어선 항아리 속의 된장이 모두 ‘한결같은 맛´이라고 자랑한다.콩을 비롯한 재료가 예나 지금이나 같고, 전통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기 때문이다. 세상이 아무리 변했어도 ‘팥으로 메주를 쑤는 법’이 없듯이 한결같은 ‘우리의 맛’을 지켜오고 있는 것이다.  청송은 ‘별들의 고장’으로 불릴 만큼 밤하늘이 온통 ‘별천지(星天地)’다.별무더기를 손으로 꼽다보니 자연 달력에 맞춰 농사짓고 하늘의 뜻을 살필 줄 알던 옛 선조들의 지혜가 느껴진다. jongwon@seoul.co.kr      
  • 쌀 직불금 전업농에만 지급 추진

     국회 쌀 직불금 국정조사 특위가 25일 행정안전부,농림수산식품부,한국농촌공사의 기관보고를 시작으로 본격 조사에 들어갔다.하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쌀 직불금 관련 지정기록물 공개 관련 발언을 놓고 법리 논쟁을 벌이는 등 조사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국조 특위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성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은) 재임 중 생산된 대통령기록물의 소유권이 생산자인 노 전 대통령 본인에게 계속 존재한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전직 대통령에게는 ‘열람권’만 허용될 뿐,해제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민주당 간사인 백원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 브리핑을 갖고 “국가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17조5항을 보면 전직 대통령이 지정기록물 중 보호조치를 해제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다면 언론에 공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명단 미제출에 대한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신경전을 벌였다. 한편 이날 기관보고에서 농식품부는 쌀 직불금 제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직불금 수령자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농식품부가 보고한 ‘쌀직불제 추진상황 및 제도개선방안’에 따르면 쌀 직불제 집행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수령자의 명단을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도록 ‘쌀소득 등의 보전에 관한 법률’에 근거 조항을 두는 방안이 추진된다.농식품부 박현출 농업정책국장은 “내년 시행을 목표로 국회에 제출한 관련 법률 개정안에 이 내용을 반영토록 국회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에 쌀직불금 지급 대상은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에 규정된 ‘농촌지역’에 살면서 농사를 짓는 사람으로 한정된다.다만 인근 도시에 거주하며 농업을 주업(전업 또는 직업)으로 삼는 경우 엄격한 심사를 거쳐 지급 대상으로 인정할 계획이다.이어 오는 2010년부터는 농가등록제에 참가하면서 농업경영 정보를 등록한 농업인에게만 쌀직불금을 지급할 방침이다.농가등록제는 농가의 주민정보,경영 및 농지이용 정보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관리하는 제도로 일본과 유럽연합(EU),미국 등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우리나라는 내년까지 전국 농가를 대상으로 농업경영체 일괄 등록 작업을 마칠 방침이다.이두걸 구동회기자 douzirl@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직접 농사지은 무공해 재료만 고집하는 카르멘 가족의 식당.이곳 별미는 도미니카 전통 음식인 통돼지 바비큐인데,영동대표로 요리대회에 나갈 만큼 최고의 손맛을 자랑하는 카르멘.한국에서 6년,도미니카에서 6년을 보내고 한국에 다시 돌아왔다는 이들.20년을 동고동락한 카르멘 가족을 만나본다. ●아침드라마 아내와 여자(KBS2 오전 9시) 희수와 종미는 연하와 가까워질 수 없다는 사실에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태환은 종미와 가까워하지 말라며 희수에게 충고하지만, 오히려 희수는 더 이상 걱정해주지 말라며 차갑게 응대한다.한편,여진으로 인해 병원을 들락거리는 자경.아름이를 창하에게 맡겨야 하는 것이 만중은 불만이다. ●그 분이 오신다(MBC 오후 7시45분) 자신의 취미가 뭔지 몰라 매일 저녁 술이나 마시던 문식은 ‘돌아이바’ 광고 속 영희를 이용해 만든 우스꽝스러운 합성물들을 보게 된다.한편,재용은 민지가 자리를 비우고 커피 프린세스에서 혼자 일하는 사이 매상이 떨어지자,만수와 진상의 4차원적인 도움을 받아가며 커피를 팔기 위해 애쓰는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30분) 태어나서 하루도 울지 않은 적이 없다는 새봄이.생글생글 ‘미소걸’이다가도 순식간 돌변,울음떼를 쏟아내는 못 말리는 새봄이.특기는 마트에서 오줌싸기,얼굴 쥐어뜯기는 취미.쑥스럼쟁이를 가장한 3살 꼬마의 두 얼굴.제멋대로 천하무적 떼쟁이 새봄이는 전문가의 도움으로 달라질 수 있을까? ●다큐 인(EBS 오후 10시40분)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도 잠시.김순경은 또 다시 출동이다.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는 바다.묵묵히 우직하게 기꺼이 바다의 파수꾼을 맡아준 사나이 김순경.가족들이 살고 있는 제주.제주 앞바다를 지키는 것이,그에게는 가족을 지키는 것도 같다.그는 오늘도 가족을 위해,바다를 지키기 위해 출동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천주교도가 전체 인구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스페인.스페인의 바달로나에는 아직도 많은 이슬람 교도가 살고 있는데,이슬람 교도의 수가 증가하면서 더 큰 규모의 모스크를 지으려 노력하고 있다.한 이슬람 성직자는 유럽국가들처럼,스페인에서도 이슬람교도에게 모스크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남부지방 저수지 준설 비지땀

    남부지방에서 저수지 준설작업이 한창이다. 유례 없는 가뭄으로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자 이번 기회에 담수용량을 늘리기 위한 대대적인 준설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농촌공사는 퇴적토가 많아 농업용수 공급에 영향을 주는 저수지에 대해 이달 중순부터 준설작업에 들어갔다.자치단체들도 자체 관리하는 중·소규모 저수지에 대해 지방비를 긴급 투입해 준설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남부지방은 심각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올 장마철에 비가 적게 내렸고 9월 이후에도 이렇다 할 비 가 내리지 않고 있다.이 때문에 소규모 저수지들은 바닥을 드러낸 곳이 많다.대형 다목적 댐들도 저수량이 예년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섬지역과 고지대는 식수마저 고갈돼 제한급수를 하고 있다. ●전북, 농업용 저수량 목표 39% 그쳐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북지역의 경우 올해 강수량은 828㎜로 예년 1244㎜보다 416㎜나 적다.도내 2276개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량도 2억 5800만t으로 계획 저수량 6억 5600만t의 39%에 머물고 있다.  전남지역도 올 강수량이 961㎜로 지난해 1615㎜보다 654㎜ 적다.저수율은 47%로 지난해 85%에 비해 38%나 낮은 실정이다.  영남도 사정은 비슷하다.  다행히 현재 담수된 저수량으로 내년 모내기까지는 어느 정도 용수 공급이 가능하지만 봄가뭄까지 겹칠 경우 내년 영농기에는 매우 심각한 물부족 현상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공사와 자치단체에서는 올 겨울을 가뭄으로 말라붙은 저수지를 준설해 물주머니를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이번 준설이 끝나면 담수량이 커져 앞으로 가뭄 해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자체·농촌공사 팔 걷어붙여  농촌공사는 현재 관리하고 있는 전국의 농업용 저수지 3300개 가운데 278곳을 선정해 800만㎥를 준설할 계획이다.긴급자금 600억원을 투입해 준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준설대상 저수지는 퇴적량,필요저수량,물부족 면적,준설 필요량,준설 가능량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선정됐다.  자치단체들도 시·군별로 준설공사와 함께 댐관리 사업을 추진한다.  가뭄이 가장 심각한 전남도는 도내 저수지 3229개 가운데 706개를 준설한다.시·군이 국비와 시·군비 등 183억원을 들여 489개,농촌공사가 국비 354억원으로 217개를 준설한다.설계를 마치는 대로 다음달 초 공사에 들어가 농사철 이전인 3월까지 마칠 예정이다.  전북지역은 올해 농촌공사 관리 저수지 35곳,시·군 관리 저수지 126곳 등 모두 161곳에 대해 준설공사를 추진 중이다.  경남도는 항구적 가뭄대책을 위해 143억원을 들여 도내 저수지 389곳을 준설한다.도는 관정개발 및 저수지 준설 사업을 내년 3월 말까지 모두 완료하기 위해 가뭄대책 지원상황실에서 사업계획 수립과 예산배정 등 행정사항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한다. ●고용 창출·홍수 예방·수질 개선 효과도  저수지 준설은 바닥에 쌓여 있는 토사를 파내 물주머니를 키우는 공사다.준설공사 후에는 저수량이 10~30% 증가한다.  준설공사는 담수용량 증가는 물론 장마철에는 물을 담아두는 양이 많아져 홍수조절 능력도 증대시킨다.또 바다에 쌓인 오염물질 제거로 수질개선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이밖에도 대부분의 토목공사가 중단되는 겨울철에 추진되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고용창출 효과도 크다,  전북도 관계자는 “가뭄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차원에서 저수지 준설공사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담수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등 많은 부가 효과가 큰 사업”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동티모르 여행기②] 커피 꽃은 희게 피고 열매는 붉게 익는다

    [동티모르 여행기②] 커피 꽃은 희게 피고 열매는 붉게 익는다

    정일근 《삶과꿈》기획위원과 안남용 사진작가는 지난여름 커피 시즌을 맞아 동티모르 커피생산지인 고산지역을 취재하고 왔습니다. 21세기 최초의 신생독립국가이며 우리에게 미지의 국가인 동티모르에 대한 생생한 현지 취재를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본지를 통해 3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동티모르(Timor-Leste)에 비가 내리지 않는 건기는 커피 열매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커피나무와 커피 열매를 본 적이 없는 나그네에게는 그 풍경이 신기하고 아름답기만 하다. 꼭두서닛과(科) 열대산 상록관목인 커피나무는 하얀 꽃을 피운다. 꽃이 지며 꽃 진 자리마다 푸른 열매가 맺히고 시간이 지나면 열매는 앵두처럼 빨갛게 익어간다. 동백나무와 비슷한 커피나무도 처음 보았고, 하얀 커피나무 꽃도 처음 보았다. 커피 열매가 빨갛게 익는다는 것과 빨간 열매 속에서 검은 커피가 나온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동티모르는 커피 대량생산국가는 아니지만 해발 1000m 이상의 산악지역에서 커피의 명품인 ‘아라비카種(종)’ 원두를 생산해 연간 7천~10만t 내외를 수출하고 있다. 2006년 동티모르 생두수출량은 8,877t이다. 동티모르 커피는 세계시장에서 인기가 좋다. 그것은 순종의 커피나무에서 야생 원두가 생산되기 때문이다. 이곳의 커피나무들은 동티모르가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인 200여 년 전에 심어진 커피나무로 거의 원종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차(茶)와 비교하자면 지리산에 자라는 야생차와 같다. 거름을 주고 비료를 주며 키우는 차가 아니라, 지리산 깊은 골짜기에 스스로 자생하는 차와 같다고 보면 된다. ‘커피 벨트’라는 말이 있다. 적도를 중심으로 남·북위 25도 사이에 커피나무가 자라는데 연 1,500mm 이상의 강수량을 가진 열대와 아열대 지역을 커피 벨트로 부른다. 그 중에서도 남회귀선과 북회귀선이 지나는 위도 23.5도 사이의 해발 1,000~3,000m 연평균 기온은 20~25도 수준일 때 좋은 커피가 생산된다. 커피 재배는 토양과 날씨도 중요하다. 마그마가 냉각, 응고되어 만들어진 화성암 풍화지역에서 커피나무가 잘 자르는데 그건 땅이 기름지고 물이 잘 빠지는 특성 때문이다. 또한 열매를 딸 때도, 열매 속의 원두를 말릴 때도 맑은 햇살과 좋은 바람에 말려야 하기에 ‘하늘의 도움’이 필요하다. 동티모르는 좋은 커피나무가 자라는 특성을 대부분 가졌다. 그런 특성에 플러스알파가 있는데 커피나무 생장에 좋은 자연적인 그늘을 만들어주는 셰이드 트리, 그림자 나무가 함께 생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백나무 곁에 차나무를 심어주면 동백나무가 잘 자라듯 셰이드 트리 아래서 자라는 커피나무는 더욱 싱싱해지고 수확량이 많다고 한다. 셰이드 나무가 무슨 종류의 나무인지는 알지 못했지만(물었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 수형은 우리의 자귀나무와 비슷하며 키가 크고 가지가 길고 가지에 많은 잎들이 달려 시원한 그림자를 만들어 준다. 그러나 세계의 커피 애호가들이 동티모르 커피에 주목하는 것은 이곳의 커피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하거나, 농약, 화학비료 등으로 재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차량 수송이 되지 않는 동티모르 고산지대에 아직까지 그런 투자를 하는 커피회사는 없다. 커피농사로 힘들게 1년을 먹고 사는 그 지역주민들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살 돈이 없을 정도로 가난하다. 그러기에 동티모르 커피는 야생과 원종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가난이 오히려 좋은 커피를 만들고 있다는 아이러니한 역설이 존재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커피회사인 스타벅스도 2003년 3,053t 의 동티모르産(산) 원두를 수매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동티모르 전체 생산량의 50% 이상을 구매해 가고 있다. 스타벅스가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것, 그것이 동티모르 커피의 품질이 세계인의 입을 감동시키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나그네가 방문한 커피 생산마을인 ‘로뚜뚜’는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서 121k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로 보자면 두어 시간 차를 타고 서너 시간 산을 오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나그네는 2박3일 만에 로뚜뚜에 도착했다. 산으로 산으로 이어지는 느린 도로를 1박2일을 달려 ‘사메’라는 지역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다시 1박을 하고 다음날 아침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 로뚜뚜란 마을을 만났다. 로뚜뚜가 속한 광역단위가 ‘마누파히’이며 시·군단위가 ‘사메’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마누파히道(도) 사메郡(군) 로뚜뚜面(면)이다. 그 로뚜뚜에는 6개의 里(리), 마을이 있다. 로뚜뚜는 동티모르에서 3번째 높은 산인 가브라키(해발 2,360m) 산자락에 부족단위로 모여 사는 산마을이다. 전기는 들어오지 않고 운동장을 가진 초등학교, 주민들의 치료를 위해 부정기적으로 약사가 오는 클리닉(우리의 보건소), 일요일 아침 9시에 문을 여는 작은 가톨릭 성소가 유일한 공공건물이다. 로뚜뚜 사람은 가브라키산 정상을 오르는 일을 부족 전체의 원로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자격이 없는 사람에겐 입산을 허락하지 않는다. 산이 노한다는 것이다. 로뚜뚜 사람들이 산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그 산에 커피나무가 자라기 때문이다. 산과 하늘의 해와 달과 별, 비와 바람이 전부인 로뚜뚜 마을에 커피나무가 자란다는 것은 가브라키 산의 축복이다. 로뚜뚜 마을 주민들이 숭배하는 산인 가브라키에는 산의 축복처럼 야생 아라비카종 커피나무가 자라고 있다. 산 속 여기저기 흩어져 자라는 커피나무들이지만 주인 없는 나무가 없다. 그래서 남의 커피 열매를 절대 따지 않는다. 그건 로뚜뚜 마을 사람들의 정직함과 순박함이며 또한 마을 공동체가 지켜나가는 불문율이다. 이 로뚜뚜 마을에 꿈이 생긴 것은 2005년이다. 당시 동티모르 대통령이었던, 사나나 구스마오 현 총리가 한국을 비공식 방문하고 한국 YMCA 중앙회(이하 한국Y)에 요청해 이 오지마을에 ‘커피가공공장’이 만들어졌다. 현재 한국Y는 로뚜뚜 마을과 ‘공정무역’(Fair Traed)을 체결하고 ‘피스 커피’란 브랜드를 생산하고 있다. ‘공정무역’은 세계NGO들이 가난한 국가의 저소득층 국민을 돕는 대표적인 무역정책이다. 가난하다고 무작정 돕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거래를 한다는 것이다. 공정한 거래를 하는 것이 그들에게 내일을 꿈꿀 수 있는 자생력으로 키워주는 일이다. 로뚜뚜 마을에 커피가공공장을 만든 한국Y는 2005년 10t, 2006년 20t, 2007년 24t의 품질 좋은 원두를 생산해 전량 한국으로 수출했으며 올해 생산량은 30t으로 잡고 있다. 한국Y의 공정무역은 동력기계를 철저하게 배제하고 햇빛과 바람과 물과 그리고 사람의 손을 이용해 친생태적인 커피를 만드는 것에 있다. 로뚜뚜 커피가공공장은 커피시즌엔 매주 월, 수, 금요일에 붉게 잘 익은 커피 열매(레드체리)를 수매하고 가공장은 주일인 일요일을 제외하고 24시간 가동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레드체리 kg당 25센트로 구입하다가 올해는 30센트로 올렸다. 물론 그 값은 한국Y가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 아니다. 6개 마을 대표와 로뚜뚜를 대표하는 원로 등 9인의 원로회의를 통해 결정이 된다. 동티모르의 대규모 커피상들은 커피 열매 수확량에 따라 레드체리의 가격을 올리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지만 한국Y의 공정거래는 한 번 결정된 가격은 커피 시즌이 끝날 때까지 변동이 없다. 또한 다국적 커피상들은 당일 대금을 지불하지만 한국Y는 주급제로 커피 열매의 값을 지급하고 있다. 산간지역에서 커피 열매 이외는 별 수익이 없는 이 지역주민들에게 커피 열매는 경제(달러)에 대한 관리감각을 익히게 하고 있다. 가격에 대한 이 2가지 원칙을 고수하는 조건으로 로뚜뚜 마을 주민들은 반드시 익은 레드체리만, 그것도 그날 딴 레드체리만을 가지고 온다. 커피 열매는 하루만 두면 酸化(산화)를 시작해 커피의 맛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어제 딴 커피 열매가 들어 있거나 익지 않은 푸른 열매가 들어 있으면 감독관인 원로회의에서 수매를 하지 않는다. 나그네는 그들의 공정거래를 지켜보면서 참 아름다운 거래가 가브라키 산자락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뭉클했다. 한국Y의 공정무역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커피 시즌에 1인당 월 120불의 급여를 지불하는, 연인원 6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올해만도 10만 불 이상의 현금이 로뚜뚜 지역에 공정무역에 대한 정당한 가격으로 지불될 예정이다. 로뚜뚜 주민들은 아침 일찍 산에 올라가 온 가족이 커피를 따서 저물 무렵 가공장 수매장으로 돌아올 때 행복한 미소를 감추지 않는다. 일주일마다 수매가격을 현금으로 받으며 그들은 다시 일주일을 꿈꾼다. 공정무역을 통해 그 꿈이 일 년 열두 달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한국Y의 꿈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로뚜뚜이지만 커피 시즌에는 가공공장에서 발전기를 돌려 몇 개의 알전구가 환하게 켜진다. 멀리서 별빛처럼 빛나는 그 불빛을 바라보는 로뚜뚜 사람들의 가슴에도 ‘메히’(꿈의 테툼어)란 알전구가 커피 시즌 막바지인 오늘도 켜지고 있다. 글 정일근 기획위원 / 사진 안남용 다큐멘터리 사진가          월간 <삶과꿈> 2008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열린세상] 수능을 잘 보지 못한 딸 아들에게/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

    [열린세상] 수능을 잘 보지 못한 딸 아들에게/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

    얘들아, 나도 고3 아들을 둔 학부형이구나. 평생 공부하란 소리를 한 번도 하지 않았고 본인도 이에 충실히 동조해(?) 집에 오면 늘 축구 게임과 경기 시청으로 소일하던 터라 담담할 줄 알았던 아들 녀석도 수능을 잘 보지 못하였다고 침울해 있단다. 그러니 열심히 공부하였고, 밤을 새우며 뒷바라지를 한 부모를 둔 너희들이야 그 얼마나 커다란 좌절과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 속에 있을지 몰라, 아들에게 쓰는 편지를 너희와 공유하련다. 아들·딸들아! 무엇보다도, 너희들이 단풍이 곱게 물든 산과 낙엽이 지는 거리를 보며 금세 가슴이 젖어와 얼마나 고운 시어들을 솔솔 풀어내는지, 공부는 못해도 지친 아빠를 위해 얼마나 빠르고 맛나게 라면을 끓여내고 페트병을 이용하여 얼마나 많은 물건들을 만들 수 있는지를 전혀 평가하지 못하는 이 땅의 입시 체제에 대해 지식인으로서 사과한다. 너희들이 경쟁하기보다 친구와 어깨동무를 하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고, 억지로 외우기보다 창조적으로 생각하고, 지식을 채우기보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기르고, 책상에 앉아 있기보다 자연의 생명과 벗하기를 더 좋아하는 교육을 시키지 못하여 이 나라의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사죄한다. 너희들이 그토록 많은 나날을 친구와 함께 즐거이 노는 것을 미루고, 보고 싶은 영화와 드라마와 담을 쌓으면서 공부를 했는데 단 한 번의 틀에 박힌 시험으로 너희들에게 평생 따라다닐 학벌의 족쇄를 채우게 하여 이 나라의 어른으로서 정중히 사과한다. 앞으로 교육제도와 입시체제를 창의적이고 인간적이며 생태적인 방향으로 바꾸고 나도 거기에 힘을 보태야 하지만, 오늘 너희들은 가채점을 한 결과에 많이 걱정하고 있겠지. 너희들의 아름다운 감성과 샘솟듯 풍부한 지혜, 진부하거나 옳지 않은 것에 말로, 손짓으로, 몸으로 반항하는 야성을 이번 수능은 전혀 평가하지 못하였으니, 점수가 잘 나오지 못하였다고 하여 자신에게 실망할 일은 전혀 아니다.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였어도, 너희들은 삶에서 마주치는 문제를 스스로 술술 풀어내고, 산이나 강에 가면 나무와 풀들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으며, 가난하고 약한 이나 죽어가는 생명들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일렁이고, 영화나 드라마·시를 대하고서 감동할 줄 아는 머리와 가슴이 있다. 이것 가운데 하나만 갖추었어도 그 사람은 ‘능력과 재능이 있는 인간’이며, 이 험한 세상에서도 스스로 자신만의 소우주를 만들고 거기서 누구보다 행복할 수 있단다. 너희들이 늘 말하듯,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다. 내 주변을 보아도, 고등학교 동창 중에 공부를 잘한 사람보다 못한 사람 중에 행복한 이들이 훨씬 더 많다. 연봉이 적어도 빈자를 위하여 봉사를 하며, 사랑하는 이들과 여행을 즐기며, 좋은 글을 쓰며, 성실하게 직장에 다니거나 농사를 지으며 행복한 이들이 너무도 많다. 그리고 인생을 길게 보면 고통은 비극의 동의어가 아니란다. 베토벤은 귀가 멀었기에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철학이 담긴 음악을 창작하였고, 스티븐 호킹은 기계의 도움 없이는 말도 잘 못하는 장애인이었어도 가장 우주의 비밀에 가까이 간 사람이 되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도 입시나 사업의 실패, 사랑하는 이와 이별 등의 고통을 통해 비로소 비범한 사람으로 거듭난다. 실패의 고통은 전에는 알 수 없었던 지혜를 알려주는 문이자 나를 전혀 다른 세상으로 비상시키는 도약대이다. 하늘이나 신께서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면 먼저 고통을 선사하는 법이란다. 아들·딸들아! 이제 모든 것을 잊고 이제 누구도 책임지지도, 간섭하지도 못하는 나만의 내 인생을 위해 멀리 내다보자. 그리고 방긋 웃으며 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보자꾸나. 어두울수록 별이 밝게 빛나듯, 고통이 클수록 깨달음은 깊어진다. 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
  • 이효리도 놀란 탑 키스?…MFMF가 밝힌 뒷이야기

    이효리도 놀란 탑 키스?…MFMF가 밝힌 뒷이야기

    이효리와 탑의 키스신부터 동방신기, 원더걸스, 빅뱅 등의 대한민국 대표 그룹의 대상 수상까지. 지난 11월 15일 해마다 국내 첫 연말 음악 시상식의 문을 열였던 MKMF가 10주년을 맞아 한ㆍ중ㆍ일 생중계까지 성공시키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숱한 화제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MKMF는 특히 올 해 연이은 음악 시상식의 폐지 속에 오히려 더 풍성해진 구성과 한 단계 진보한 퍼포먼스들을 대거 선보이며 음악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날 4시간 생방송을 위해 3달 전 꾸려진다는 MKMF 사무국은 오직 이 행사를 위해 10명의 메인 PD가 투입 “음악 쇼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주말 없이 철야 작업이 진행됐다. “1년 내내 MKMF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름 20’s Choice가 끝나자마자 본격적인 MKMF 준비에 돌입했다.”는 사무국 측은 “행사 당일에는 Mnet/KM 연출진은 물론 엠넷미디어 전 직원이 동원될 만큼 남다른 공을 들인다.”고 전했다. MKMF는 ‘Mnet/KM의 1년 농사’라 불릴 정도”라며 MKMF 의미를 밝혔다. 쏟은 정성만큼이나 표면에 드러난 숱한 화제거리 아래에는 더 다양하고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겨져 있는 MKMF! 이제는 말할 수 있다며 MKMF 측이 공개한 2008 MKMF 그 뒷이야기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옛말처럼 쇼를 보는 재미를 한층 더해줄 것이다. # MKMF 동원된 스텝만 1000여 명, 최대 방대한 스케일 자랑 일단 스케일부터 방대하다. 동원된 스텝만도 1000여 명 이상의 규모를 자랑하는 2008 MKMF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평균 500~700명 정도의 2배 가량 인원이 투입됐다. 이는한ㆍ중ㆍ일 생중계는 물론 국내에서 볼 수 없는 360도 원형 무대 때문이라고 하는데 올 해 유난히 대형 퍼포먼스를 동원하는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이들을 수용할 무대에도 역대 최고의 투자와 최신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스태프 수가 대거 증가됐다. “국내 어느 시상식에도 이 정도의 인원이 동원되는 곳은 없을 것”이라 자부한 사무국 측은 방송, 무대, 기술, 운영, 연출 등 곳곳에 배치된 스텝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티스트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일등공신이라 강조했다. # 이효리-탑 “무대 위 이효리 실제로 당황했을 것” 한편 최고의 화제를 낳은 빅뱅의 탑과 이효리의 무대는 “가장 자신 있고 멋있는 공연을 하고 싶다.”는 두 아티스트와 제작진의 합작품으로 탄생됐다. 입맞춤을 선보이자는 연출진의 제안에 모두 흔쾌히 찬성했지만 리허설 전까지 확실한 결정을 짓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 손이나 볼이 어떨까 제안하자 이효리와 빅뱅 멤버들이 너무 어려 보인다고 손사래를 쳐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는 연출진은 “동선 하나하나 치밀하게 계산된 공연, 입맞춤도 물론 사전에 짜여진 것이었다. 하지만 이효리에게는 최종적으로 입맞춤이 이마인지 입술인지 결정된 사항을 강조하지 않았다. 보다 깜짝 퍼포먼스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효리에게 만큼은 최종 결론을 열어둔 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 날 약간 놀라는 이효리의 표정 때문에 더 많은 논란이 일어났다. 제작진은 “무엇보다 주변을 맴돌며 최고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탑의 완벽한 퍼포먼스가 압권이었다. 무대 오르기 전에는 걱정하더니 역시 무대 체질의 프로였다.”고 감탄했다. # 김창완 “80명이 한 무대! 헤어밴드 덕분에 오빠 소리 들어” 선후배를 넘어 아티스트와 아티스트로서의 만남을 예고했던 김창완 밴드와 에픽하이의 무대는 시상식을 초월해 ‘음악 축제란 이런 것이다’를 몸소 보여줬던 감동의 무대였다. 고려대학교 관악부로 구성된 브라스 밴드 20 여명, 댄서, 서커스, 발레리나 등의 보조 출연자 20여 명, 두 밴드 인원 8명, 여기에 타블로의 제안에 즉석에서 무대로 뛰쳐나온 후배 가수들 30여 명 등 대략 80여 명의 대 인원이 어우려졌던 대형 무대는 하늘로 솟는 풍선과 공연장을 가득 채운 볼거리, 흥에 겨운 아티스트들의 음악으로 현장 분위기를 단숨에 돋구었다. 이 무대를 담당한 연출진은 “예상보다 너무 많은 인원이 올라와 깜짝 놀랐다. 개인적으로 짜여진 동선을 선호하는 타입이라 원했던 그림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많은 가수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은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파격적인 헤어밴드로 눈길을 끈 김창완을 두고 애초 스타일리스트는 헤어밴드를 거부하면 어떡하나 걱정이 컸다고 한다. 그러나 흔쾌히 헤어밴드를 머리에 두른 김창완은 추후 “이 헤어밴드 이후에 오빠라고 부르겠다는 후배들의 문자가 늘었다.”며 웃음을 지었다는 후문이다. # 브아걸 “퍼포먼스 강한 쥬얼리 때문에 긴장! 더 더 강하게!” 깜찍 발랄함의 대명사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파격 변신도 이번 MKMF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더욱이 흰옷에 토마토를 이용한 하드코어 퍼포먼스는 이슈를 넘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쥬얼리와 함께 락 버전의 변신을 시도한 브라운 아이드 걸스는 “퍼포먼스에 강한 쥬얼리와 함께 서는 무대라 부담감이 컸다. 무척 긴장했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더 강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까지 가졌다는 이들은 6시간 내내 진행된 음원 녹음은 물론 직접 토마토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등 열정을 보여주는 한편 처음으로 시도한 변신에 매우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무대 퍼포먼스라면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자우림 역시 김윤아가 직접 무대 의상을 주도하며 완벽한 여신 변신에 성공, 오히려 제작진을 깜짝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이 외에도 음악으로 승부하겠다고 예고한 MKMF는 아티스트 외 퍼포먼스를 최대한으로 지양, 순수하게 가수들을 위한 자리로 만드는 데 주력했다. 오프닝 무대의 이민기 역시 배우로서가 아닌 오래 전 음악인의 꿈을 키웠던 아티스트로 출연해 음악에 대한 소원을 무대에서 이뤄냈다. 또한 유명 MC 체제에 갇힌 기존 시상식의 틀에서 벗어나 음악과 MKMF에 관계된 사람들로 구성된 오픈 릴레이 진행 방식을 도입, 신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보다 스피디한 진행과 음악 자체에 대한 집중도를 높임으로써 더욱 다양한 공연 시간을 확보하고 집중력 높은 무대를 선보이는 데 큰 몫으로 작용했다. 서울신문NTN 서미연 기자 miyoun@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병자호란 다시읽기] (98) 인조, 백성에 사죄하다

    [병자호란 다시읽기] (98) 인조, 백성에 사죄하다

    전란은 끝났지만 인조 정권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었다. 당장 도성 안팎에 버려져 있는 시신들을 치우고, 하나 둘씩 모여드는 생존자들을 구휼(救恤)하는 문제가 시급했다. 또 전쟁을 불러오고, 임금으로 하여금 일찍이 없던 치욕을 겪게 만들었던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것도 현안으로 떠올랐다. 당장 척화신들의 ‘경거망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척화신들을 처벌하는 것만으로 흉흉한 민심을 달랠 수는 없었다. 백성들은 청군에게 죽고, 붙잡혀 끌려가고, 삶의 터전까지 잃어버렸다. 그들의 아픔과 분노를 다독이려면 결국 인조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 화약이 맺어지고 인조가 환궁한 직후 조정의 분위기는 미묘했다. 우선 무신들의 기세가 등등해졌다. 병조판서 신경진(申景 )은 회의석상에서 문관들을 매도했다.“쥐새끼 같은 자들이 나라를 이 지경에 이르게 했다.”며 목청을 높였다.‘쥐새끼 같은 자들’이란 문관들, 그 가운데서도 척화신들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구굉(具宏) 또한 척화신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인조의 인척이자 반정공신이기도 했던 그는 “윤황(尹煌)이 척화(斥和)를 주장하여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니 그의 목을 베어야만 한다”고 일갈했다. 일찍이 정묘호란 당시부터 후금(청)과의 화친 시도를 ‘적에게 항복하는 것’이라며 맹렬히 비난했던 윤황을 정조준했던 것이다. 나만갑은 ‘기세가 오른 무인들이 문신들을 종이나 하인들처럼 여기고, 남한산성에서 내려온 것이 마치 무슨 중흥의 계기나 된 것처럼 여긴다.’고 귀경 직후의 조정 분위기를 적었다. ●벼랑 끝으로 몰린 척화신들 호전될 기미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 사람들은 점차 답답한 현실에 짜증을 내게 되고 편안한 것을 찾기 마련이다. 더욱이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던 병사들을 이끌고 산성의 방어를 담당했던 무신들이 보기에 문신들, 그 가운데서도 척화신들은 목소리만 컸을 뿐, 성을 방어하거나 나라를 지키는 데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존재라고 생각할 만도 했다. 이미 1637년 1월, 지친 병사들 사이에서 ‘척화신을 묶어 보내라.’는 시위가 일어난 바 있었다. 추위와 기아에 시달리던 그들에게는 거창한 대의명분보다는 당장 따뜻한 밥 한 그릇과 편안한 잠자리가 더 절실했다. 그럼에도 ‘전원 옥쇄(玉碎)를 각오하고 결사 항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던 척화신들의 주장이야말로 비현실적이고 우활(迂闊)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항복이 다만 ‘시간 문제’가 되고, 청이 전쟁의 책임을 척화신들에게 돌리고 그들을 묶어 보내지 않으면 항복을 받아줄 수 없다고 주장하는 판에 척화신들의 결사 항전 주장은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인조가 항복했던 직후, 도성의 민심은 척화파에게 부정적이었다.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도성으로 돌아온 백성들 앞에 보이는 것은 시체가 나뒹굴고 모든 것이 불타버린 처참한 모습뿐이었다. 절망 속에 눈에 핏발이 설 수밖에 없었던 그들은 자신들을 유린한 청군에 대한 적개심과 아울러 대의명분을 앞세운 척화신들의 ‘경거망동’ 때문에 자신들의 삶이 망가졌다는 원망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2월19일 김류, 홍서봉, 이성구, 신경진, 최명길 등 대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나라를 그르친 사람들의 죄를 따지는’ 자리였다. 윤황, 이일상(李一相), 유황(兪榥), 홍전(洪 ), 조경(趙絅), 유계(兪棨) 등 척화신들의 ‘과오’가 도마 위에 올랐다. 논의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인조는 이들 모두의 관작을 삭탈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조경은 문외출송(門外黜送), 윤황·유황·홍전·유계 등은 유배, 이일상은 가장 무거운 절도(絶島) 정배의 명령을 받았다. 척화신 대부분을 조정에서 쫓아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바야흐로 척화신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었다. ●인조, 백성 원성에 위기감 척화신들을 처벌했지만 인조 또한 마음이 편할 수는 없었다.2월8일, 심양으로 끌려가는 소현세자를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인조는 한 노파의 원망 섞인 통곡 소리를 들었다.‘여러 해를 두고 강화도를 수리하여 백성들을 의지하게 했는데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더냐. 나라의 책임을 맡은 자들이 날마다 술 마시는 것을 일삼아 백성들을 모두 죽게 했으니 이것이 누구 탓인가? 자식 넷과 남편이 모두 죽고 다만 이 몸만 남았다. 하늘이여, 하늘이여. 어찌 이런 원통한 일이 있단 말인가.’ 가족을 모두 잃은 노파의 한탄은 사실 인조를 향한 것이었다. 그것은 또한 이번 전란 때문에 삶이 망가진 모든 백성들의 원망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했다. 인조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2월19일 인조는 내외의 군인과 백성들에게 내리는 교유문(敎諭文)을 발표했다. ‘덕이 부족한 내가 대위(大位)에 있은 지 15년에 오직 대의(大義)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뜻밖의 화를 만나 외로운 성에서 포위 당한 채 봄을 맞았다. 나는 지금 해진 갖옷을 입고 거친 밥을 먹는 것이 일반 천민과 다름이 없고, 자식을 사랑하고 돌보는 마음은 천성인데 나는 지금 두 아들과 두 며느리를 모두 북쪽으로 떠나보냈다. 돌아보건대 백성을 기르는 자리에 있으면서 나 한 사람의 죄 때문에 모든 백성에게 화를 끼쳤다. 군사들은 전장의 원혼(魂)이 되게 했고, 죄 없는 백성들은 모두 포로가 되게 하여, 아비는 자식을 보호하지 못하고 지아비는 지어미를 보호하지 못하게 하여 가슴을 치고 하늘에 호소하게 하였다. 백성의 부모가 되어 이 책임을 누구에게 돌릴 것인가. 이 때문에 고통과 괴로움을 머금고 오장이 에는 듯하여 뜬눈으로 밤을 새운다.’ 솔직하고 처절한 내용이다.‘나의 죄’ 운운하면서 전란 발생과 백성들의 고통이 모두 자신 때문에 빚어진 것임을 고백하고 있다. 이렇게 스스로를 낮추고 백성들에게 머리를 숙인 국왕은 일찍이 없었다. 인조는 그러면서 백성들에게 다짐했다.‘이제 묵은 폐단과 가혹한 정치를 모두 없애며, 사당(私黨)을 없애고 공도(公道)를 회복하며, 농사에 힘써 남은 백성들을 보전하려 한다. 그대 팔도의 신민들은 지난날의 잘못 때문에 나를 버리지 말고, 상하 합심하여 어려움을 널리 구제할지어다.’ 이제 잘 해보겠으니 도와달라는 당부이자 호소였다. ●의심받는 인조의 진정성 처절해 보이기까지 하는 ‘사과 성명’을 읽으면 인조는 분명 병자호란을 계기로 대오각성한 듯이 보인다. 하지만 성명 발표 전후 인조가 취한 조처들을 보면 그리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으로부터 강화도로 들어갈 수 있는 시간 여유를 빼앗고, 엄청난 수의 백성들을 죽거나 포로가 되게 했던 장수들에게 군율 적용을 기피하려 했던 태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1637년 2월 삼사 신료들은, 특히 죄가 무거운 김자점·김경징·장신 등에게 엄격한 군율을 적용하라고 촉구했다. 종사를 위태롭게 하고 수많은 생령들을 죽거나 끌려가게 만들었느니 복주(伏誅)해야만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인조는 김경징과 장신에게 극형을 내리는 것을 꺼려했다. 신료들의 채근에 ‘김경징이 거느린 군사는 매우 적었고, 장신은 조수(潮水) 때문에 배를 통제할 수 없었다.’며 두 사람을 비호했다. 강화도를 방어할 준비를 내팽개쳤고, 함께 싸우자는 부하들의 호소도 묵살하고 달아났던 두 사람의 실제 행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 인식이었다. 인조는,‘제대로 정죄(定罪)하지 않으면 종묘사직의 영혼을 위로할 수 없고 신인(神人)의 분노를 풀 수 없다.’는 신료들의 거듭된 요청에 밀려 마지못해 두 사람을 사형에 처했다. 하지만 김자점은 끝내 유배형에 그치고 말았다. 김경징과 김자점이 모두 인조를 왕위에 올려놓는 데 앞장섰던 공신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인조의 태도가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을 비호하려 했던 인조의 자세는 ‘사당을 없애고 공도를 회복하겠다.’던 교유문의 먹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나왔다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것이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목타는 농촌 ‘저수지 물 전쟁’

    ‘산불 진화용수를 확보하라.’‘농업용수를 지켜라.’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전국 곳곳의 저수지가 극심한 가뭄으로 말라 가고 있는 가운데 농민과 산림당국이 전례없이 산불 진화에 저수지의 물을 사용하는 문제를 놓고 ‘물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농민들은 심각한 가뭄으로 저수율이 평년치(30년 평균)에 크게 못 미쳐 내년 봄농사를 걱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반면 산림당국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농업용수로 급한 산불 진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가을 가뭄이 내년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마당에 휴일 등산객마저 부쩍 늘어 예년에 비해 산불 발생이 잦고, 진화에 농업용수 사용량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자칫 감정싸움이 우려된다. 18일 경북도와 시·군에 따르면 산림당국은 산림항공관리본부 및 임차 헬기 24대를 지역에 비상 대기시키고, 자치단체와 한국농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5500여곳 등을 산불 진화용 수원지로 이용할 계획을 세워 놓았다. 헬기는 1회에 최대 8000ℓ(한 드럼 200ℓ)의 저수지 물을 퍼담아 산불지역으로 날아갈 수 있다. 도내에서는 9월부터 이달 17일까지 구미 등 16곳에서 산불이 발생, 헬기가 저수지 물을 담아 진화에 나섰다. 이는 지난 5년 평균인 6곳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은 횟수다. 반면 농민들 사이에서는 산불 진화에 저수율이 낮은 저수지의 물까지 마구 퍼가면 내년 봄농사를 망칠 수 있다는 걱정이 태산이다. 농민들은 “공공재인 산림을 지키는 일이 아무리 중요해도 사람의 생존문제가 걸린 농사만 하겠느냐.”면서 “농업용수를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처지”라고 항변했다. 지난 12일 기준 도내 저수지의 저수율은 64.1%로, 지난 30년 평균인 78.6%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남과 전남·북은 경북에 비해 물 사정이 더욱 나쁜 상황이다. 지난 10일 경북 군위군 군위읍 상곡리 뒷산에서 산불이 발생, 소방헬기 두 대가 인근 상곡저수지의 물을 실어 나르자 농민들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토종 ‘칡소’ 명맥 잇기 10년째

    30대 축산인이 사라져가는 우리나라 토종소인 ‘칡소’의 명맥을 10여년째 이어가고 있다. 경남 고성군 회화면에서 우리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이창섭(38)씨는 토종한우인 ‘칡소’ 20여마리를 기르고 있다. 이씨가 키우고 있는 칡소는 16일 환경단체인 ‘풀꽃 세상을 위한 모임’이 자연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기 위해 매년 동식물을 비롯한 자연물에게 주는 풀꽃상을 받았다. 칡소의 명맥을 힘들게 지키고 있는 이씨도 함께 이 상을 받았다. 칡소는 머리와 온몸에 칡덩굴 같은 무늬가 새겨져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칡소는 화가 이중섭의 소 그림이나 시인 정지용의 ‘향수’에도 ‘얼룩빼기 황소’로 등장하는 등 우리 민족에게 친근한 토종소다. 이씨는 10여년 전 고성군의 한 축산농가에서 우연히 칡소의 모습을 본 뒤 이를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경남 창녕, 전남 여수, 경북 고령 등 칡소가 있다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한두 마리씩 사들이고 교배를 시켜 현재 20여마리까지 늘렸다. 축산공부를 해 딴 가축인공수정사 자격증도 도움이 됐다. 이씨는 황소 80여마리를 키우고 들농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칡소는 축산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칡소에 대한 인식이 낮아 도축장에 가더라도 잡종으로 분류돼 값이 터무니없이 싸기 때문이다. 이씨는 “돈도 안 되는 칡소를 이제 그만 키우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처음부터 돈을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 아니어서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칡소에 대한 애정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고성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한겨울의 고기 굽기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한겨울의 고기 굽기

    그림(1)은 성협의 ‘고기 굽기’다. 다섯 명의 사내가 숯불을 괄하게 피운 불판에 둘러앉아서 고기를 구워 먹고 있다. 맨 오른쪽의 사내는 술병을 앞에 두고 한 잔 쭉 들이켜는 참이고, 바로 그 오른쪽의 사내는 왼손에는 구울 고기를 담은 접시를 들고 있고, 오른손으로는 구운 고기를 젓가락으로 집어 입으로 가져가고 있다. 입술을 약간 내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익은 고기가 뜨거워 불고 있는 것이다. 다시 그 왼쪽의 젓가락을 들고 고기를 집으려는 사내는 털이 달린 남바위를 쓰고 있다. 또 술 마시는 사내 아래쪽에 있는 사내는 두터운 복건을 쓰고 있다. 아마도 쌀쌀한 날인 듯하다. ●좀 사는 집이라야 쇠고기 구워 먹어 재미있는 것은 흰 건을 쓴 사내다. 상주처럼 보이지만, 그림만으로는 확신이 가지 않는다. 왼손잡이인 듯 왼손에 젓가락을 들고, 오른손에 역시 구울 고기를 담은 접시를 들고 있다. 친구들과 모여서 고기를 굽고, 한 잔 쭉 들이켜는 재미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그림(2)는 작자 미상의 ‘고기 굽기’다. 그림 위쪽에 성가퀴가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서울 성곽 안팎의 어디쯤이다. 여자 둘이 끼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림(1)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역시 둥글게 둘러앉아서 고기를 구워 먹고 있는 것이다. 다만 고급스러운 자리를 깔고 거기에 털가죽 방석까지 깔았으니, 제법 호사스러운 자리인 것이다. 지금은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을 두고 드문 일로 치지 않는다. 하지만 30~40년 전만 해도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은 일상이 아니었다. 고기, 특히 쇠고기는 국을 끓여 먹었지 구워 먹는 것은 좀 사는 집이라야 가능한 일이었다. 필자의 선배 한 분은 쇠고기국조차 군대 가기 며칠 전에 처음 먹었다고 한다. 그렇다 해서 쇠고기 구이 요리가 발달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쇠고기 요리, 특히 굽는 요리는 대개 서울의 요리였지, 지방이나 시골의 요리법은 아니었다. 말이 난 김에 쇠고기의 역사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쇠고기를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 것은 소를 부려 농사를 짓고부터일 것이다. 한데 이게 또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1123년 고려에 사신으로 왔던 송나라 사람 서긍은 한 달을 머무르면서 고려에 대해 보고 들은 것을 정리해서 ‘고려도경’이란 책을 쓴다. 이 책을 보면, 고려 사람들은 불교를 믿기 때문에 고기를 먹지 않고, 또 소나 돼지의 도살에도 아주 서툴러 고려 사람들이 요리한 고기를 먹을 수가 없을 지경이라고 푸념을 한다.1392년 조선이 건국된 이후에는 불교의 자리에 유교가 들어섰으니, 종교적 이유로 쇠고기를 먹지 못할 것은 없었다. 한데, 소는 또 농우(農牛)다. 쇠고기를 많이 먹으면 결과적으로 농사지을 소가 모자라게 된다. 그래서 소를 도살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고, 어기는 사람은 처벌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고기를 먹고자 하는 욕망이 식을 리가 없다. 돈 있고 권세 있는 양반들은 쇠고기를 즐겨 먹었다. 성균관의 유생들은 원래 등록금도 내지 않고 기숙사비도 없고 식사도 공짜다. 그런 유생들의 반찬으로 쇠고기가 빠지지 않고 밥상에 올랐다. 쇠고기를 먹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지만, 그런 법이야 지키지 않아도 그만이었던 것이다. ●유생들의 식사에 쇠고기 빠지지 않아 보통 소를 잡는 사람을 백정이라 하지만, 그것은 서울을 제외한 곳에서 그렇다. 서울은 성균관의 노비들이 소를 잡아 쇠고기를 판매한다. 성균관의 주위 동네를 반촌이라 하고, 그 동네에 사는 사람을 반인이라 한다. 이들은 고려 때 안향이 성균관에 기증한 노비의 후손이라고 한다. 반인들은 성균관에 딸린 노비로서 다른 곳에 가서 살지 못하고 반촌에서 살며 성균관의 건물을 지키고 관리하는 일과, 성균관에 필요한 모든 육체노동을 담당한다. 이 노동에는 유생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도 포함된다. 유생들의 식사에 쇠고기가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반인들은 소를 잡아야만 하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뒷날 반인들은 소를 잡아 판매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반인들은 성균관에 소속된 노비이기 때문에 성균관에 노역을 제공하면, 당연히 성균관 재정에서 반인들의 먹고 살 물자나 방도를 마련해 주어야만 하였다. 임병양란 이후 성균관 재정이 어려워져 반인들이 먹고 살 길이 없게 되자, 조정에서는 반인들에게 소의 도살과 판매를 독점적으로 허락해 주었다. 반인은 일정한 세금을 바치고 쇠고기 가게를 열게 되었던 바, 그것을 현방(懸房)이라 한다. 현방은 고기를 달아매 놓고 파는 가게란 뜻이다. 현방은 시대에 따라 가게 수가 다른데, 많을 때는 48개, 적을 때는 22개였다. 서울 시내에 쇠고기를 파는 20곳이 넘었다는 것은, 쇠고기의 수요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또 음식 중에서 쇠고기 요리를 으뜸으로 쳤던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서민들이 즐겨 읽었던 ‘흥부전’을 보자. 흥부는 워낙 가난한 탓에 자식들에게 옷을 다 해 입힐 수 없다. 큰 자루를 만들어 자식들을 쓸어 담고 사람 머리만한 구멍을 뚫는다. 자식들이 머리를 내 놓을 구멍이다. 이러니 한 사람이 뒤가 마려우면 나머지도 모두 뒷간에 따라가야 한다. 한 놈이 일을 보는 동안 다른 놈들이 먹고 싶은 것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먹을 것이 없을수록, 먹지 못할 형편일수록 먹고 싶은 것은 더 많아지는 법이다. 한 놈이 “애고 어머니, 우리 열구자탕에 국수 말아 먹었으면….” 하자, 또 한 놈이 “애고 어머니, 우리 벙거짓골 먹었으면….” 하고, 거기에 또 한 놈이 “애고 어머니, 우리 개장국에 흰밥 조금 먹었으면….” 하고, 또 한 놈이 “애고 어머니, 대초찰떡 먹었으면….” 한다. 먹고 싶은 음식 랭킹 1,2,3위가 고기로 만든 것이다. 대추를 박아 넣은 대추찰떡은 4위에 불과하다. 영광의 1위 열구자탕과 2위 벙거짓골은 무엇인가?열구자탕은 입을 즐겁게 하는 탕이라는 뜻이다. 맛있는 줄은 알겠지만, 이것으로는 어떤 음식인지 알 수가 없다. 알고 보면 별것도 아니다. 열구자탕은 신선로에 채소와 고기를 넣고 끓인 탕이다. 곧 요즘의 신선로다. 벙거짓골은 전립투(氈笠套)라고도 한다. 벙거지가 곧 전립인 것인데, 곧 짐승의 털을 틀에 넣고 꽉 눌러서 만든 모자다. 벙거짓골은 음식을 익히는 그릇이 벙거지를 뒤집어 놓은 것처럼 생겨 붙은 이름이다. 요즘 전골을 먹으러 가면, 가운데가 움푹 파인 넓은 쟁반에다 여러 재료를 얹어 익혀 먹는데, 그것처럼 생겼다고 보면 된다. 유득공의 ‘경도잡지’란 책을 보면,“냄비 중에 전립투라는 것이 있다. 벙거지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채소는 가운데다 데치고, 가에서는 고기를 굽는다. 안주나 밥반찬에 모두 좋다.”고 하고 있으니, 바로 그림(1)과 (2)에서 보는 고기 굽는 그릇 바로 그것이다. ●먹고 싶은 음식 랭킹 1·2·3위가 고기 그림(1)과 (2)는 모두 벙거짓골로 고기를 구워 먹고 있는 장면이다. 박지원의 ‘만휴당기(晩休堂記)’란 글을 보면 벙거짓골로 고기를 구워 먹는 장면이 나온다. 예전에 눈 내리는 어느 날, 나는 작고한 대부 김술부(金述夫) 씨와 함께 화로를 놓고 고기를 구워 먹는 난로회(煖爐會)를 행한 적이 있다. 세속에서는 이것을 철립(鐵笠, 쇠벙거지)이라고 부른다. 온 방안이 연기로 그을고 비린내와 누린내가 사람에게 배어들자 김공은 먼저 일어나서 나를 데리고 북쪽 마루 아래로 나아갔다. 그는 부채를 부치며 말하기를, “이렇게 맑고 시원한 곳도 있네그려. 가히 신선도 부럽지 않으이.” 잠시 뒤에 밖을 내다 보니 여러 하인들이 심부름을 하느라고 처마 밑에 섰는데 너무 추워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고, 그 집의 자제들은 떠들다가 끓는 물을 엎질러서 손을 데었다고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 친구들과 어울려 벙거짓골로 고기를 구워 먹었던 추억을 떠올린 것이다. 그림(1)과 (2)는 모두 겨울철인 듯한데, 박지원 역시 겨울에 벙거짓골을 먹고 있으니, 벙거짓골은 원래 겨울의 시식(時食)이었나 보다. 하지만 어디 겨울에만 먹으랴? 친구들이 좋으면 무슨 음식이건 어떤 계절이건 좋지 않겠는가.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행복의 원천은 일용할 양식에 있다

    행복의 원천은 일용할 양식에 있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 평단리에 원경선 옹이 산다. 한국 나이 95세. 긴 세월을 농사 위주의 삶을 살아 왔고, 지금도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면 농부인가. 그렇다. 그런데, 씨앗 뿌리고 가꾸어 거두어들이는 일을 오랫동안 반복해 온 단순한 농부가 아니다. 원경선 옹은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 구절을 평생 동안 실천하며 살아왔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니, 사람으로 살면서 이 말씀을 실천하며 살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시골을 도는 시내버스를 세 번 갈아타고 어렵게 찾아간 원경선 옹의 농장 이름은 ‘평화원’. 이곳에 가면 원경선 옹과 함께 가족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이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곳곳에서 원경선 옹의 농장을 찾아들어 온 이들인데, 일하고 먹고 잠자는 아주 기본적이면서도 궁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얼굴은 평온하기 그지없다. 식당 예배당 회의실 작업장 사무실 응접실 등등 그때그때의 필요에 따라 다목적용으로 지은 지붕 높은 집에서 밥 때가 되면 식탁으로 사용하기도 하는 긴 탁자에 마주 앉아서 원경선 옹의 이야기를 듣는데, 정오가 조금 지나자 농장에서 일하다 점심을 먹으러 돌아온 이들이 한 둘씩 집안으로 들어선다. 농장의 총무로 일하는 젊은 부부는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당연히 목회자가 꿈이었는데, 농장에 와서 원경선 옹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는 함께 살기 시작했단다. 이들 부부는 원경선 옹에게서 참 신앙인의 모습을 발견했다. 종교를 삶에서 실천하며 사는 아주 드문 분. 이들 부부 외에 홀트 복지재단에서 데려온 두 사람은 그곳에서 적응하지 못한, 언어 소통에 다소 문제가 있는 이들이다. 그들을 ‘평화원’으로 데려올 때 한 사람은 누군가에게 맞아서 이가 세 대나 부러진 상태였다.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복지재단을 설립했던 홀트 씨는 원경선 옹의 가장 친한 미국인 친구였다. ‘평화원’은 홀트 씨의 정신과도 맥을 같이하는 원경선 옹의 의지가 만든 보금자리. 삶의 평화가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이 한 가족을 이루어 꾸려가고 있는. 일용할 양식 이들의 점심 메뉴는 간소하기 이를 데 없다. 김치와 콩나물 같은, 집에서 늘 먹는 서너 가지의 반찬과 현미로 지은 밥. 큰 그릇에 이 반찬들과 밥을 담아 놓고는 접시 하나에다 자신이 먹을 만큼씩 각자 덜어서 먹는다. 뷔페인 셈인데, 원경선 옹도 늘 이들과 함께 먹는다. 점심을 먹으면서 직전에 들었던 원경선 옹의 말이 내내 떠나지 않았다. “일용할 양식만 있으면 된다. 남기지 말고 축적하지 말아야 한다.” 원경선 옹의 고향은 북한이다. 11세까지 평안남도에서 자랐고 11세 이후 황해도로 이주했다. 거기서 원경선 옹은 종교와 만나게 되었다. 평생을 지배해 오고 있는 정신의 거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23세 때 어머니와 서울로 오게 되었는데, 출사 사진 찍는 일을 했던 이 청년은 신학을 공부하고 싶어 했다. 기독교 자유 전도자가 되려는 꿈을 갖고 있었는데, 꿈을 이루기에는 현실이 너무 어렵고 가혹했다. 먹고 살기 위해 중국으로 갔다가,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인 1946년에 귀국해 국내에서 돈벌이를 시작했다. 미군부대의 토목청부업을 해서 번 돈으로 경기도 부천에다 1만 평 농장을 마련했다. 원경선 옹의 실천하는 삶의 기초가 마련된 셈인데, 이 농장 경영을 바탕으로 원경선 옹은 자유 전도자로 농촌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 교육을 한다. 미군부대에서 일했던 인연으로 미군 군목들과 친교를 맺어 하우스 보이들에게 낮에는 성경을 공부시키고 하루의 반은 일을 하게 했다. 이 농장의 이름이 바로 ‘평화원’이다. 이곳에서 원경선 옹은 바른 먹거리 농사를 시작해서 유기농법으로 농작물을 재배했다. 이 유기농법을 바탕으로 올바른 농법을 지향하는 ‘정농회’를 창설하고 사유의 욕심을 버리고 더불어 사는 삶을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 ‘한삶회’도 설립했다. 공동체 정신 우리들이 마켓에서 만날 수 있는 ‘풀무원 식품’은 이 농장에서 유기농법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기업화 한 것. 일용 양식을 남기지 말고 축적하지 말고 함께 먹고 함께 사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평화원’의 근본정신을 일생을 통해 일관되게 실천해 오고 있다. 누구든 ‘평화원’에 와서 일하고 먹어라. 일용할 양식을 목표로 함께 일해라. 원경선 옹의 평생 지론이다. 평안한 마음과 큰 꿈, 인류를 위해 남을 도우면서 살아오려 했다고 자신의 일생을 스스로 정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먹을 게 있어야 평화도 이룰 수가 있는 거라고. 북한 고향에 다녀오신 적이 있느냐고 묻자 구호 관계로 두어 번 평양에 가본 적이 있고 고향 20여 리 근처까지도 갔었는데, 일행들이 있고 무엇보다 길이 없어져서 고향에 가보지 못했단다. 향수에 대한 회한을 가지고 있을 법도 한데 원경선 옹은 이런 개인적인 사정들에는 집착을 버리고 살아온 듯, 남들을 위해 무엇을 할까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원경선 옹을 만나보면 종파와 계파를 떠나 참 종교인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지상의 모든 경(經)들은 옳고 마땅한 말씀들로 채워져 있다. 단지 이를 삶에서 실천하며 살아가기가 어려울 뿐인 것. 원경선 옹은 삶에 대한, 종교에 대한 경건성을 갖게 한다. 누구나가 원하는 호의호식의 욕망으로부터 온전히 벗어나 있는 삶. 경의 말씀을 실천하는 기쁨으로 충만한 삶. ‘환경정의시민연대’를 창설한 환경운동가로 환경 노벨상으로 불리는 ‘글로벌500’상을 수상하고, ‘교보환경대상’도 받았지만 이는 당신의 이야기를 통해서가 아닌 관련 자료들을 통해서 알게 된 것.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자랑하지 않는 원경선 옹의 면모가 엿보인다. 공산주의도 자본주의도 개인적인 욕망 때문에 안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조곤조곤 말하는 원경선 옹이 방금 점심 식사를 했던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일간신문을 넘긴다. 거의 한 세기를 살아온 나이에도 안경 없이 신문을 볼 수 있을 정도의 건강과 행복이라니. 열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게 해주고 남을 위해 살아오게 해준 하나님께 늘 감사하는 오늘을 사는 원경선 옹의 모습이 잔잔한 가을 햇살처럼 평화롭다. 종교란 무엇이고 삶은 무엇인가. 남기지 말고 자신을 위해 쌓아두지 말고 다 베풀라는 ‘평화원’의 정신은 위기에 처해 있는 우리의 현실을 그 원인과 대책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참 평화와 참 행복은 어려운 데 있는 게 아니고 멀리 있는 것도 아니다. 원경선 옹을 만나면 그런 기쁜 확신을 갖게 된다. 글 최준 기획위원 월간 <삶과꿈> 2008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단독] 왕우렁이를 어떡해!

    [단독] 왕우렁이를 어떡해!

    ‘생태계 파괴의 새 주범이다.´ ‘친환경 농법의 공신이다.´ ‘외래종 왕우렁이´가 환경부와 농림수산식품부 사이에 끼여 느닷없이 ‘퇴출 위기´에 놓였다. 14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농림부에 “세계 100대 침입종의 하나인 왕우렁이 때문에 국내 생태계 파괴가 심각하다.”며 “내년 농사부터 왕우렁이를 이용한 벼 생산을 최대한 억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몸집이 토종 우렁이의 2배 정도인 왕우렁이가 논바닥에서 인근 하천 등으로 유입되면서 수초를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고 토종의 서식환경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왕우렁이가 ‘생태계 교란 야생동·식물´로 지정되면 법규에 따라 수입 및 방류 금지는 물론 즉시 퇴치에 나서야 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왕우렁이를 생태계 교란 야생 동식물로 지정, 관리하는 자체 방안을 마련해 놓고도 농림부의 요청에 따라 공표를 계속 연기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언제까지나 덮어둘 수만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왕우렁이를 활용한 벼 재배 면적이 날로 급증하고 있다는 점. 최근 5년간 왕우렁이를 이용한 벼 생산면적은 2004년 4649㏊에서 2005년 1만 3786㏊,2006년 2만 8774㏊,2007년 5만 1111㏊로 급증했다. 올해는 7만18㏊로 2004년에 견줘 15배나 증가했다. 친환경 벼농사가 어려운 농촌경제에 활력소가 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농림부와 지자체, 농민들은 “벼 친환경 농법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왕우렁이를 퇴출시키면 친환경 벼농사를 모두 망칠 수 있다.”며 환경부 요청을 거부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왕우렁이의 폐해가 환경부의 주장처럼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농림부는 ‘억울한 왕우렁이´의 입장을 대변해 정부와 연구기관, 농민단체가 공동 참여하는 실태조사를 제안했다. 열대지방이 원산지인 왕우렁이는 타이완에서는 벼농사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양식이 금지됐고, 일본은 1984년 검역해충으로 공식지정했다. 번식력이 워낙 강해 한달에 2000여개 알을 낳고,60일 만에 성체로 자란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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