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농사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보컬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2만명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법인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심리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296
  • 국악과 함께 즐기는 대보름

    새달 9일은 정월대보름이다. 국립극장과 국립국악당이 다양한 행사를 갖는다. 국립극장은 8일 사계절 축제 중 첫번째로 대보름축제인 ‘남산 위의 둥근 달’을 열고, 정월대보름에 즐겼던 다리밟기, 달집태우기, 길놀이 등 다양한 놀이를 즐기는 시간을 마련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달집태우기는 국립극장 야외행사의 멋진 볼거리로 자리잡았다. 문화광장 한가운데 설치된 9m 높이의 달집에는 누구나 한 해의 소망을 적은 소원지를 매달 수 있다. 축제 당일 저녁에 이 달집 앞에서 농사의 풍요를 바라는 ‘소 먹이놀이’와 풍물놀이 ‘판 굿’을 펼친다. (02)2280-4115~6. 국립국악원은 9일 오후 7시30분 서울 예악당과 앞뜰에서 ‘2009 산대희(山臺戱)’를 연다. 신라 진흥왕 때 시작된 산대희는 정월대보름 연등회와 함께 궁궐 마당에서 공연한 국가 행사로, ‘고려사’와 ‘연산군일기’에도 기록이 남아 있다. 국립국악원은 이를 토대로 물 위에 뜬 듯한 무대에서 공연하는 수희(水戱)를 재현한다. 1부에서는 실내에서 갖가지 동물의 탈을 쓴 연주자들이 음악을 들려주고 다양한 춤을 선보인다. 야외 광장에서 진행하는 2부에선 묵은 액을 풀고 복을 비는 비나리와 관객과 함께하는 강강술래 등이 펼쳐진다. (02)580-330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31일 TV 하이라이트]

    ●그것이 알고 싶다(SBS 오후 11시10분) 2009년 새해 벽두를 뒤흔든 용산 철거민 농성 사태.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을 포함, 6명이 사망한 참사가 대한민국에 던지는 화두는 무엇인가? 줄줄이 이어질 뉴타운과 재개발 바람. 제2, 제3의 용산 사태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의 참사를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인가? 용산 철거민 사망 참사의 원인과 배경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풀어본다. ●역사추적(KBS1 오후 8시10분) 2005년 6월 부산의 지하철 3호선 수안동역. 이곳은 과거 동래성 자리이다. 예리하게 잘려나간 두개골과 구멍 난 유골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차에 걸쳐 이뤄진 발굴에 따라 최하 81개체에서 최대 114개체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되었다. 400년 만에 나타난 유골들. 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스펀지 2.0(KBS2 오후 6시35분) 피부를 보호하고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화장품. 이 속에도 화학첨가물이 들어간다. 화장품 속 맹독성 화학물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사회공포증으로 벌어진 끔찍한 사건과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싶었던 우등생 아들의 방화로 엄마와 두 명의 동생이 목숨을 잃은 사건을 ‘범죄 스펀지’에서 만나본다. ●내인생의 황금기(MBC 오후 7시55분) 황이 아이를 가졌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희경은 결국 황을 만난다. 희경은 황이 가진 아이가 태일의 아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없다고 황에게 화를 내며 아이를 낳으면 친자확인을 하자고 으름장을 놓는다. 한편 금은 자신의 병이 만성에서 급성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어 이식을 받아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 놀란다. ●잘먹고 잘사는 법(SBS 오전 9시50분) 뚝배기처럼 깊은 맛이 우러나는 감초연기자 탤런트 한경선의 갤러리 하우스를 대공개한다. 화려한 싱글, 그러나 가족과 친구들이 있어 외롭지 않다는 한경선의 웰빙식도 소개한다. ‘양희은의 시골밥상’에서는 제주도에서도 아름답기로 소문난 대평리 마을의 ‘보말 수제비’를 소개한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4시10분) 한때는 단란했던 가족이었다. 슬하에 2남2녀를 두고,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던 행복했던 시간들. 당시 할아버지는 의처증이란 몹쓸 병에 걸려 배우자를 구타해 할머니와 자식들은 멀리 도망가버렸다. 30여년간 낡은 집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는 문영호 할아버지는 후회와 한숨으로 살아가고 있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나이가 들면서 날마다 찾아오는 어깨통증. 오십견이나 단순히 나이 탓으로 생각하기 일쑤다. 오십견부터 힘줄이 파열되는 회전근개파열, 어깨에 돌이 생기는 석회화건염까지 본인도 모르는 사이 어깨가 망가져 가고 있다. 어깨를 젊고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어깨질환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
  • 빈민촌 어린이에 희망 심는 마술사들

    빈민촌 어린이에 희망 심는 마술사들

    중미 엘살바도르의 좁은 시장 골목에서 할머니의 채소 장사를 도우며 살아가는 12살 소년 윌리엄 줌바. 4년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아버지마저 집을 나갔고, 사촌들을 비롯해 아홉 식구와 방 한 칸에서 부대끼며 살고 있다. 이처럼 고단하게 살아가던 줌바에게 삶의 의미를 일깨워 준 단체는 바로 ‘국경 없는 마술사’다. MBC TV 국제 시사 프로그램 ‘W’는 30일 오후 10시50분 마술 공연을 통해 빈민촌에 희망을 주는 이 단체의 활동을 조명한다. ‘국경 없는 마술사’는 1991년 마술사 부부 톰 베르너와 야네트 프레데릭스가 설립했으며, 코소보와 마케도니아의 수용소에서 싹을 틔웠다. 엘살바도르에서는 5년 전부터 1년에 한 번씩 마술캠프도 열고 있다. 시장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며 살아가던 아이들은 이 단체를 통해 새로운 삶에 도전하고 있다. 줌바도 마술캠프에 참가하고 있으며, 현재 12명의 어린이가 엘살바도르 곳곳을 누비며 마술사로 활동하고 있다. 줌바는 캠프를 마친 뒤 화산 폭발로 폐허가 된 마을을 찾아 주민 앞에서 마술을 선보였다. ‘꼬마 마술사’로 변신한 줌바가 마술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이겨내고 세상에 당당히 도전한 것이다. 또한 이날 방송에서는 주민의 힘으로 100% 에너지 자급자족을 이뤄낸 덴마크 삼소 섬의 이야기를 전한다. 평범한 농부였던 에릭손은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바이오연료 기계를 발명했고, 브라이언은 중고 풍차를 구입해 집에 풍력 발전기를 설치했다. 주민 대부분이 가축을 키우며 농사를 짓던 삼소섬은 덴마크에서 가장 낙후된 섬이었지만, 이제 매년 50만명이 이 섬을 배우기 위해 방문한다. 덴마크 삼소섬의 자립의 비밀을 알아본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성공의 조건은 재능·노력·환경

    머리가 좋고 영리하면 일단 성공으로 가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이다. 그러나 성공하는 데는 이런 천재성을 뛰어넘는 ‘결정적인 요소’가 있게 마련이다. ‘티핑포인트’로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 반열에 오른 말콤 글래드웰은 ‘아웃라이어’(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김영사 펴냄)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공에 대한 지식은 모두 틀린 것”이라며 성공의 조건를 다른 각도에서 풀어낸다. ‘아웃라이어’(outlier)는 사전적 의미로 ‘본체에서 분리되거나 따로 분류된 물건’이지만 글래드웰은 보통사람의 범위를 뛰어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이 아웃라이어들은 타고난 재능에 ‘노력’과 ‘환경’이 덧붙여져 탄생한다. ‘1만 시간의 연습’은 아웃라이어를 만드는 ‘매직넘버’다. 예컨대 1990년대 초 한 심리학자의 연구 결과 베를린의 음악아카데미 학생 중 수준급 연주자의 가능성을 가진 학생은 스무살이 될 무렵까지 1만 시간의 연습시간을 가졌다. ‘잘하는 수준’의 학생은 8000시간, 음악교사가 될 학생은 4000시간을 연습했다. 매직넘버는 매일 8시간씩 연습을 하며 성공을 거둔 비틀스, 1만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고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세운 빌 조이와 MS을 창업한 빌 게이츠에게도 적용된다. 두 번째 요인은 꾸준한 연습을 지원하는 ‘환경’이다. 어릴 적 천재로 평가받은 크리스 래건과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환경의 영향을 확실히 보여 준다. 래건은 어머니가 서류를 제출하지 않는 바람에 전액 장학금을 놓쳤고, 담당교수가 수업시간을 옮겨주지 않아 결국 자퇴했다. 반면 오펜하이머는 지도교수 독살을 시도했음에도 대학의 배려로 심리상담 처분을 받은 뒤 학업을 계속하며 제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글래드웰이 강조하는 것은 ‘역사적 요인과 문화적 유산’이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보장되는 벼농사를 주로 하는 아시아인들은 부지런하다. 가장 일찍 도서관에 들어가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부분 아시아권 출신이라는 게 이해가 된다. 아시아인이 수학을 더 잘하는 이유도 문화 유산의 결과다. 숫자를 세는 방법이 훨씬 간단하기 때문이다. ‘천재 만들기’에 혈안이 돼 있고, ‘1등’만을 강조하는 우리 사회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생각할 기회를 주는 책이다. 1만 3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안성 시골집 시골밥상

    안성 시골집 시골밥상

    언젠가부터 유행을 타기 시작한 시골밥상이란 아마도 한정식을 염두에 두고 지어진 이름일 것이다. 한정식이 기와집에서 맛보는 깔끔한 도회식 상차림에 만만치 않은 밥값을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조금은 부담스럽다면, 시골밥상은 소박한 흑벽의 초가집에서 수수하게 차려낸 시골 음식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이라도 선뜻 다가갈 수 있는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런데 시골밥상이라는 간판을 내건 밥집을 찾아보면 그 차림에는 공통점이 있다. 각종 나물과 장아찌 그리고 하나같이 내세우는 자랑거리가 된장찌개다. 가만히 살펴보면 그 밥상의 고향 시골은 전라도나 경상도 같은 남쪽지방이 아니라 경기도와 충청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요즘엔 그 경기도와 충청도에서도 제대로 된 시골밥상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살아서 진천, 죽어서 용인’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산하가 수려하고 살기 좋다는 뜻일 것이다. 경기 안성은 바로 충북 진천과 경기 용인 사이에 끼여 있다. 양쪽의 기운이 더도 말고 절반씩만 흘러들었다 해도 후손 길이 흐뭇할 고을이다. 실개천 하나를 두고 진천과 경계를 이루는 안성 땅에 깔끔하면서도 향토색 짙은 시골밥상을 차려 낸다는 집이 있어 다녀왔다. 1993년에 문을 열었으니 ‘시골집’은 벌써 16년의 공력이 쌓였다. 시골집의 시골밥상에는 아구탕, 된장찌개와 함께 열세 가지의 반찬이 오른다. 흑미밥과 보리를 약간 섞은 흰 쌀밥 등 두 종류의 밥이 제공된다. 당연히 진천쌀과 안성쌀로 밥을 짓는데, 그날 필요한 만큼만 쪄서 쓴다. 역시 이 집의 자랑인 된장찌개는 멸치와 다시마, 무로 국물을 내서 겨울엔 냉이, 여름엔 청양고추를 넣어 끓여 낸다. 직접 담근 토속 된장만 사용하면 맛이 짜서 개량 된장을 적당량 섞는다고 한다. 여기에 시골손두부와 호박 등을 송송 썰어 넣고 홍합을 넣는데, 칼칼하면서 입에 착 감긴다. 따라나오는 반찬은 겉보기에 그리 대단할 게 없지만, 재료를 모두 주인 부부가 직접 농사를 지었거나, 이웃 농민들로부터 사들인 것으로만 만들었다는 게 자랑이라면 자랑이다. 부지깽이나물이며 겨울철에만 밑반찬으로 등장하는 호박말랭이를 보고 있자니 입안에 침이 괸다.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것들이지만, 시골집 안주인이자 주방장인 정혜란(58)씨가 은근히 힘을 줘 자랑하는 반찬은 고추장아찌와 무장아찌, 배추겉절이다. 고추장아찌는 뒷마당에 심은 고추를 따 여름 장마가 오기 전 간장에 재어 둔 뒤, 수시로 간장을 바꿔 가며 만드는데, 간장 게장을 만들 때와 비슷하게 품이 든다. 무장아찌는 햇빛에 무를 널었다 걷기를 반복해 만든다. 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건조기에서 말린 것과는 천양지차다. 된장찌개와 이런저런 반찬을 입에 넣는다. 조금 텁텁하지만 은근하면서도 개운하다. 그런데 뭔가 빠진 듯하다. 뭘까. 아마도 인공조미료에 입맛이 길든 탓이 아닐까. 시골 음식이란 게 뭐 그리 대단할 게 있을까. 모든 재료를 깨끗하고 양심적으로 사용한다는 것, 그 정성이 고마울 따름이다. 글 사진 안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일죽 나들목을 나와 안성 방향 4㎞쯤에서 시작되는 일죽~진천 도로를 타고 다시 4㎞ 정도 달리면 안성골프장과 칠장사 입구에 닿는다. 그 길로 4.5㎞쯤 더 달리면 충북과 경계를 알리는 팻말과 함께 왼쪽으로 시골집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시골밥상 8000원. (031)672-7444. ●주변 볼거리 고려 초기 세워진 천년고찰 칠장사가 지척이다. 홍명희의 ‘임꺽정’을 읽었다면 친근하게 느껴질 절이다. 조선 말 중창한 대웅전과 석불입상, 안마당의 괘불대 등이 볼 만하다. 보개면 복평리 남사당전수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남사당놀이 상설공연이 열린다. (031)675-3925.
  • 호남 봄농사 지을 물도 없다

    호남 봄농사 지을 물도 없다

    호남지역 가뭄이 6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큰비가 내리지 않고 있는 호남지역은 식수난을 겪는 지역이 늘어가고 있다. 1월 하순 현재 전북도내 9개 시·군 2만여명의 주민들이 식수난을 겪고 있다. 이들은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급수차에 의존하거나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특히 농업용수로 쓸 물을 가두어 놓지 못해 올봄 농사부터 물 걱정이 대두되고 있다. 전북지역의 경우 지난해 강수량이 평년의 60% 선인 900㎜를 밑돌았다. 이 때문에 전북지역 4대 다목적 댐의 저수율이 20%대로 떨어졌다. 용담댐, 섬진댐, 부안댐, 동화댐 등 4대 광역상수원 댐의 총저수용량은 13억 6300만t에 이르지만 저수량은 겨우 23%인 3억 2300만t에 머물고 있다. 올 들어 간간이 눈이 내리긴 했지만 메마른 땅에 대부분 스며들어 중·소 규모 댐들은 상당수가 말라붙었다. 전북에서 가장 큰 다목적 댐인 용담댐(저수량 8억 1500만t)의 경우 28일 현재 저수율이 23% 선에 지나지 않는다. 가뭄이 계속되면 전주·군산·익산시와 완주군의 식수 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두 번째로 큰 섬진댐(저수량 4억 6600만t)은 저수율이 16%대로 떨어져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정읍·김제·부안 등 호남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섬진댐의 저수율이 너무 낮아 자치단체와 농촌공사 등이 비상 급수대책을 마련 중이다. 부안·고창에 식수를 공급하는 부안댐과 남원·장수·임실에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동화댐의 저수율도 각각 34%, 22%로 떨어졌다. 더구나 이 댐들에서는 3~4월부터 농업용수 공급을 시작해야 되지만 4월까지 큰비가 없을 것이라는 기상전망이어서 영농에 막대한 차질이 우려된다. 전남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도내 3229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47%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평균 강우량은 989.2㎜로 평년 1388㎜의 72% 수준이다. 이 때문에 광주·전남지역 4대 다목적 댐의 평균 저수율은 45%에 머물고 있다. 장성댐 46%, 담양댐 43%, 나주댐 43%, 광주댐 68% 등으로 평년대비 74% 수준이다. 다행히 4대댐 급수지역에서 논농사까지 마치는 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바닷가 등 상습 물 부족 지역은 봄철부터 물부족 현상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역들은 비가 정상적으로 오더라도 논농사가 문제 되던 곳이다. 한편 가뭄이 계속되자 일선 자치단체마다 가뭄대책에 나서고 있다. 전북도, 전남도, 농어촌공사 등은 특별교부세 등을 확보해 지하구 개발, 송수관로 정비, 논물 가두기 등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주 임송학·무안 남기창기자 shlim@seoul.co.kr
  • 민승규 농식품부 차관 ‘벤처형 개혁 드라이브’ 주목

    민승규 농식품부 차관 ‘벤처형 개혁 드라이브’ 주목

    비즈니스형 농업혁신의 전도사로 통하는 민승규 청와대 농수산식품비서관이 지난 22일 농림수산식품부 1차관에 임명되면서 앞으로 그가 몰고 올 변화의 바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장태평 장관이 농식품부 스스로의 반성과 개혁을 주창하며 변화의 기초 토양을 마련했다면 민 차관은 구체적인 정책들을 현실 농정에 접목시키는 역할을 맡게 된다. 민 차관은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창조적 정책’과 ‘처절한 노력’을 강조하며 그동안의 농식품부 정책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농민이 농사를 짓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대로 먹고 제대로 살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우리 농정 담당자들은 이 기본원칙을 소홀히 해 왔습니다. 농촌과 농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무신경했습니다. 창조적이지도 못했습니다. 좀더 처절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는 농정과 농촌 현장의 괴리를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현장의 목소리가 농정에 깊숙이 침투돼야 하는데 이게 부족합니다. 모든 정책이 획일적입니다. 이를테면 벼농사의 경우만 해도 종자, 비료, 농약, 농기계, 가공, 유통 등 수많은 단계별로 가치사슬이 형성되는데 거기에 모두 일률적인 기준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정작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지원이 안 되거나 불필요한 곳에 지원이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민 차관은 동국대 농업경제학과 출신으로 일본 도쿄(東京)대에서 농업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95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13년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농업문제 전문 연구원으로 있었다. 2001년에 한국벤처농업대학을 설립해 세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농식품부 안팎에서는 그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고 본다. 장 장관과는 벤처농업대학을 이끌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서로를 잘 이해한다. 그의 혁신작업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기대도 크다. 민 차관은 오래 전부터 주창해 온 ‘3P 혁신전략’을 현장에 접목해 볼 생각이다. 생산(프로덕트·Product), 과정(프로세스·Process), 사람(피플·People) 등 3가지를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농업은 먹는 게 전부라는 개념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고 관광, 엔터테인먼트, 예술, 자연 등과 융합·복합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발상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맛과 재미, 감동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민 차관은 “현재 우리 농업이 어려워진 이유는 시장이 작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모두 우리 농산물을 먹고 살았지만 지금은 중국산과 미국산이 들어오면서 시장이 절반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지요. 전자시계가 나오면서 위기에 몰리자 패션·럭셔리 산업으로 전환시켜 화려하게 부활한 스위스의 시계산업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민 차관은 농정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오히려 농민들보다 느리게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농정 자체는 물론이고 농식품부 내부의 혁신을 어떻게 이끌지도 관심사다. 김태균 이두걸기자 windsea@seoul.co.kr
  • [월드 이슈] 농지개척인가 新식민주의 부활인가

    [월드 이슈] 농지개척인가 新식민주의 부활인가

    지구촌 땅 쟁탈전이 뜨겁다. 최근 곡물가격이 폭등하면서 자본력을 앞세운 선진국의 기업들이 앞다퉈 빈국(貧國)의 땅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토지 임대권을 사들인 뒤 ‘원정 농사’를 지으려는 계산들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눈총이 따갑다. 기업들은 고소득 보장, 인프라 구축 등 장밋빛 전망을 약속하고 있지만 농민들의 생활터전을 박탈하는 폐단 등을 낳고 있어서다. ●곡물가격 상승… 부국들 원정 농사로 눈 돌려 세계 곡물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밀과 옥수수는 1년새 2배 올랐고 쌀은 3배 뛰었다. 지구온난화로 수확량이 감소한 데다 바이오 에너지의 원료로 곡물을 무분별하게 소비한 것 등이 주요 원인이다. 20억명분의 옥수수와 콩이 바이오 에너지에 사용됐다는 게 국제식량농업기구(FAO)의 통계다. 이에 세계 각국들은 식량 확보에 강력한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이집트, 인도, 베트남 등은 식량수출을 일시적으로 금지시키거나 수출세를 매기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도 자급자족을 선언하며 농업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일부 부자 나라들은 원정 농사로 눈을 돌렸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주요 표적이다. 일본 대기업 아사히와 미쓰비시 등은 아프리카를 비롯해 브라질, 중앙아시아 등에 120만㏊의 땅을 확보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월가의 큰손 필립 헤일버그도 수단에 40만㏊의 농지를 사들였으며, 한국의 대우 로지스틱스도 마다가스카르에 130만㏊의 땅을 99년간 임대했다고 보도했다. 4분의3은 옥수수를, 나머지는 팜오일을 재배할 계획이다. 이 회사들은 공통적으로 농지를 빌리는 대신 현지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 대우 로지스틱스는 마다가스카르에 향후 20년간 항구, 도로, 발전소 등을 위해 6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FAO가 밝혔다. 그러나 임대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정부패로 원주민들의 경작권이 탈취당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 ●미국·일본·한국 등 아프리카에 눈독 최근 아프리카 뉴스네트워크는 미국계 이스라엘 기업에 농지 임대권을 넘긴 에티오피아의 곡물재배지 월라이타 농민들은 현재 구호단체의 원조로 연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오 연료 생산을 위해 농지를 손에 넣은 기업은 농민들에게 고임금을 약속했지만, 유가하락으로 바이오 연료의 투자가치가 하락하자 일방적으로 사업을 중단한 것이다. 토지 임대권을 거래하는 과정에 부패 정치인들이 개입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FAO는 지적한다. 합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현지 정치인과 선진국 기업간의 비밀협상으로 불법매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농민들이 보호를 받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 유목민들의 사정은 특히 심각하다. 자기소유인 양 선진국에 땅을 팔아치우는 부패 정치인들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생존권을 박탈당하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 팩트북에 따르면 미국이 최근 땅을 사들인 수단에는 인구의 14%가 유목민이다. 이같은 상황을 ‘식민주의의 부활’이라고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다. 영국의 구호단체 옥스팜의 덩컨 그린 연구소장은 “협상이 공정하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최근 빚어지는 빈국의 땅 쟁탈전에서 정작 농민들은 철저히 소외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귀농은 경북으로 하세요”

    “귀농은 농도(農道) 경북으로 오세요.” 경북도와 시·군이 연초부터 다양한 귀농정책을 마련, 귀농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도는 귀농 농가의 안정적인 영농정착 등을 위해 올해 귀농 농가 150가구를 대상으로 가구당 최고 500만원(도 및 시·군비 80%, 자부담 20%)까지의 정착금을 지원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대상은 농업경영을 주 목적으로 경북도에 가족과 함께 전입한 지 3년 이내인 50대 이하의 주민이다. 대상 사업은 벼농사 및 채소, 과수 등 경종농업과 육우, 양계 등 축산 2개 분야이며, 지원신청은 2월10일까지 거주지 시·군 및 읍면동사무소에서 하면 된다.청송군은 지난해 ‘청송군 귀농자 지원 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올해부터 본격 지원에 들어간다. 귀농 농가당 정착금 500만원 지원과 ▲농지구입에 따른 각종 세제 감면(농가당 200만원) ▲농지구입에 따른 이자 지원(〃3년간 450만원) ▲주택수리비 지원(〃 300만원) ▲귀농학교 수강료 지원(〃 30만원) 등이다. 군은 또 귀농인들을 위한 농사법과 농촌 적응법에 관한 체계적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지난해 36가구의 귀농농가를 유치한 청송군은 올해 50여 농가 유치를 목표로 관련 예산 5억 3700만원을 확보한 상태다.영양군도 귀농농가에 농가당 농기계·농자재 구입비, 빈집 정비비 등 400만원씩 지원하고 자녀까지 전입시 장학금을 지급한다. 귀농학교도 개설해 귀농인들을 대상으로 영농기술 등을 지도키로 했다. 이밖에 성주군이 귀농정착자금(〃 400만원)을, 영덕군은 농업발전자금 융자(개인 3000만원, 법인 5000만원) 이자를, 봉화군이 귀농 이사 및 빈집 정비비 (〃100만·300만원)를 지원하는 등 모두 8개 시·군이 자체적으로 귀농인 지원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다.도 농업정책과 김정일 담당(5급)은 “올해는 경기침체 등으로 실직하거나 조기 퇴직한 40, 50대의 귀농인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수원비행장 인근 주민 80% 소음피해

    수원비행장 인근 주민 80% 소음피해

    경기 수원시 공군비행장 주변 주민의 80%가 소음피해를 겪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비행장 이전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수원시와 시의회, 시민단체들은 정부에 공군비행장 이전을 공식 요청한 상태다. 수원시는 22일 ‘수원비행장 관련 피해조사용역 중간보고회’를 열어 비행장 인근 서수원 주민 8만 6000여가구, 22만 6000여명이 비행장 소음으로 건강권, 학습권, 재산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울대 환경소음진동연구센터가 수원시 의뢰를 받아 수원 공군비행장 인근 주민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80% 이상이 여름철에 창문을 열지 못하는 등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60% 이상은 청력 저하, 심장 두근거림, 두통, 소화불량을 호소했으며, 일부는 소음성 난청이 의심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호초등학교 등 9개교 학생 및 교사 1144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학습 활동에 지장을 받고 있고 80웨클 이상 소음에 노출된 학생은 학습능률이 정상아 수준의 30%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센터는 교사와 학생들이 하루평균 항공기 소음에 노출되는 시간은 35~45분이지만 소음 지각 후 일정 시간까지 지속되는 ‘사후효과’를 고려할 때 실제 피해시간은 두 배 이상으로 추정했다. 김용서 수원시장은 “주민 피해의 심각성을 수치로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 결과”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비행장 이전과 보상 문제 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수원시는 최근 국방부 등에 ‘수원비행장 이전 검토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내 “비행장 소음으로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비행장 이전이나 건축물 높이제한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수원시의회도 “용역결과 비행장 인근 주민들이 심각한 소음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공청회와 서명운동을 통해 수원비행장 이전과 피해보상을 범시민운동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다산인권센터 등 경기지역 39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비행장 측이 군사시설을 확장한다면서 비행장 안 농지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을 내쫓고 있다.”며 이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고향마을이 사라졌다

    고향마을이 사라졌다

    마을이 사라진다. 우리네 마음의 고향이자 삶의 터전인 농어촌 마을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댐 건설과 지역 개발 등 인위적인 요인에 의해서뿐 아니라, 마을 주인인 주민들이 스스로 고향을 등짐으로써 마을 자연소멸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새 전입주민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고령화에 따른 주민들의 잇따른 사망은 마을 붕괴를 더욱 재촉하고 있다. 마을 소멸과 함께 설을 맞아 귀성할 곳을 잃은 사람들이 해마다 늘고 있으며, 고유의 문화와 풍습도 종적을 감추고 있다. 한국사회의 건강성을 일정 부분 담보했던 공동체 의식과 유교 정신, 나눔과 이웃사랑, 넉넉한 인심 등도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1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60년 13만 1936개에 달했던 농어촌 마을이 1980년 12만 4028개, 1995년 11만 6373개에 이어 2007년 10만 5377개로 급격히 감소했다. 총리실 산하 농촌경제연구원이 한국통계연감과 행정자치통계연보를 토대로 농어촌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47년 사이에 20여%인 2만 6559개 마을이 종적을 감췄다. 이 가운데 1995년 이후 12년 사이에 전체 소멸된 마을의 42%인 1만 996곳이 사라졌다.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40년 뒤면 농어촌 마을은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충남 금산군 남이면 대양리 자연마을 ‘입석’은 10년 전에 사라졌다. ‘도송골’이라고도 불린 이 마을은 1980년대 중반까지 50여가구가 살았다. 이 마을 출신인 금산우체국 집배원 한신(34)씨는 “주민들이 자녀교육 등을 위해 마을을 떠나니까 이들과 정이 든 이웃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따라 나갔다.”면서 “마을이 급격하게 무너졌지만 그래도 90년대 중반까지 5~6가구는 살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마을에는 주인이 떠난 빈 집터에 사찰이 들어섰고, 마을 입구에 ‘입석’이라고 새겨진 돌비석만 덩그러니 서 있다. 소멸되기 전 이 마을에서는 농사철마다 품앗이를 했고, 아이들은 쥐불놀이와 연날리기 등을 즐겼을 것이다. 농촌경제연구원 이동필 선임연구위원은 “마을의 소멸은 주민들의 심각한 고령화로 더욱 가속화되고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계청이 5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지난 2005년의 면(面)지역 65세 이상 고령화율은 39%에 달했다. 젊은이들이 제법 있는 면소재지를 제외할 경우 마을단위 고령화율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 환갑을 넘긴 노인이 ‘청년’으로 분류되는 마을이 부지기수이고 신생아가 ‘20년 만에 태어났네, 30년 만에 태어났네.’ 하는 마을은 셀 수 없이 많다. 아직 마을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의 상당수가 마을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강 교수는 “적자생존과 효율성만을 따지는 정부의 시장·경제 논리는 작은 농어촌 마을의 소멸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면서 “마을의 소멸로 인해 고유의 가치와 문화가 사라지면 소프트파워 측면에서의 국가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마을이 사라진다] (상) 경북 고령군 독점마을

    [마을이 사라진다] (상) 경북 고령군 독점마을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이다. 겨울 바람이 스산함을 더했다. 마을 여기저기에 허물어진 집들이 널려 있다. 폐가들은 앙상한 뼈대를 드러냈다. 빈 집터와 길가엔 바싹 마른 잡초가 숲을 이뤘다. 섬쩍지근한 생각마저 들었다. 지난 17일 오후 3시 경북 고령군 운수면 법리의 독점마을. 혹시나 하는 걱정에 큰 헛기침을 했다. 하얀 개가 마구 짖어댔다. 반가웠다. ‘이 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구나.’라는 안도감 때문이었다. 잠시 뒤, 마을 어귀의 한 집에서 할머니가 빗살 방문을 열고 마루로 모습을 드러냈다. 목도리로 머리와 목을 푹 감싼 채였다. 발걸음을 재촉해 대문 없는 할머니 집 앞에 멈춰 섰다. “아이구, 이 곳까지 어떻게 왔는교. 와 그기 섰는교. 어서 집안으로 들어 오지 않고.”라며 할머니는 연신 반갑게 맞았다. 사람이 무척 그리웠던 듯했다. 이 마을의 유일한 주민 박필금(78) 할머니였다. 박 할머니는 자꾸 안방으로 안내했다. 이를 겨우 뿌리치고 마루에 걸터 앉았다. 산골 마을에 혼자 사는 연유를 물었다. 할머니는 “딸·아들 5남매가 서울과 대구 등지로 나가 모두 성공했고, 하나 같이 효심이 지극하지만 그래도 나는 여기가 젤 마음 편하고 좋다.”면서도 “조상 대대로 살아온 마을을 내가 아니면 지킬 사람이 없다.”고 한숨지었다. 할머니는 60년 전 고령군 성산면 원당리에서 이 곳으로 시집왔다. 29년 전 남편과 사별했다. 자식과 마을 사람들이 모두 떠난 뒤에도 줄곧 마을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유일한 벗, 흰둥이와 함께. 할머니는 봄부터 가을까지 밭에서 도라지·콩·고추·메밀 등 갖가지 농사를 짓는다. 겨울이면 산자락에서 땔감도 구해 온다. 마을 역사는 200여년에 이른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전주 이씨, 밀양 박씨, 동래 정씨 후손 20여가구 100여명이 오순도순 살았다. 집집마다 살림살이는 넉넉하지 못했지만 자식들이 대 여섯씩이나 됐고, 3대가 함께 사는 다복한 집도 많았단다. 설을 앞둔 이맘 때면 마을은 온통 설맞이 준비로 시끌벅적했다. 주민들은 성씨를 가리지 않고 함께 모여 떡을 쳤다. 강정을 버무렸고, 약과와 정과를 다듬었다. 설빔과 떡 썰기에 몇날 밤을 지새웠다. 아이들은 세뱃돈과 새 옷, 새 신발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에 마냥 들떴다. 설날이면 출향인들로 마을이 넘쳐 났다. 70년대 대도시에 개발 바람이 불면서 독점마을도 급속히 쇠잔해졌다. 집집마다 자식들을 도시로 유학 보내거나 공장에 취직시키기 시작했다. 가난을 대물림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일부는 아예 도시로 떠났다. 나이 많은 노인들이 하나 둘씩 세상을 등지면서 마을은 더욱 비어 갔다. 80년대에는 5가구 주민 7명이 동네 식구 전부가 됐다. 이후 더욱 줄었다. 2003년 유일한 이웃 이모(68)씨 부부가 1.5㎞ 아랫마을 법리로 훌쩍 이사를 가버렸다. 이 때부터 박 할머니에겐 놀러갈 이웃도 이야기할 상대도 없어졌다. 할머니의 아들·딸들이 한달에 한두번씩 마을을 찾을 뿐이다. 출향인들의 발길은 끓긴 지 이미 오래다. 마을이 텅 비자 문전옥답과 길은 온통 풀과 잡목으로 뒤덮였다. 한때 동네 젊은이들이 애써 일궜던 곳이다. 요즘엔 마을 주변이 공동묘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것 때문에 박 할머니는 더욱 서글퍼진다. 4~5년전 생면부지의 외지인들이 마을 바로 앞 밭에 대규모 가족 공동묘지를 조성했다. 당시 10여기의 묘도 이장해 왔다. 요즘도 심심찮게 대구 등 외지인들이 마을 주변을 돌며 묘 터로 쓸 땅을 물색하고 있다. 몸이 편찮은 박 할머니는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우리 마을이 왜 이리 변했는지 모르겠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할머니는 “늙은 몸이고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이 마을의 끝자락이라도 잡고 있어야지.”라고 힘없이 말했다. 할머니 집 뒤 서산으로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글 사진 고령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동아도 풀지 못한 ‘K 미스터리’ ☞추억의 동춘서커스, 오늘도 곡예는 계속 ☞합법적 고스톱 ‘얼마면 돼? 얼마면 되냐구?’ ☞’우리 만수’ 다음 ‘윤 따거’는 ☞마이스터·자사·국제·외고…우리 애 어디로 ☞ “필리핀 원정토익 사기 조심하세요” ☞설 대목 재래시장 “손님 구경도 힘들어요” ☞교육계 ‘서남표식 개혁’ 신드롬
  • 고령화 정도는

    충남 청양군 운곡면 신대2리 자연마을 ‘사지미골’에는 권종성(76)씨 부부와 세살 많은 권씨의 누나가 살고 있다. 주민이 단 세명에 불과하지만 권씨는 이 마을 반장이다. 권씨는 “1970년대 중반 10여가구 50~60명이 살 때도 반장이었고 지금도 반장”이라면서 “자식들이 객지에 나가고 남은 부모는 나이들어 죽고, 그래서 마을이 쪼그라들었다.”고 희미하게 웃었다. 지리산 끝자락인 전남 구례군 산동면 하무 마을에는 모두 17가구 21명이 살고 있다. 산골 마을이라지만 1970~1980년대에는 60여가구 300여명이 농사에 종사했다. 30~40년이 흐른 지금은 전모(88)씨 등 80대 2명을 비롯해 70대 10명,60대 5명,가장 젊은층인 50대 4명이 산다.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75%에 이른다. 이 마을 이장 양재식(70)씨는 “주민 중 일부는 주민등록만 마을에 두고 도시의 자녀집을 오가는 등 상주 인구는 열명 남짓 된다.”며 “20여년이 지나면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곳으로 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통계청이 5년마다 조사하는 농·어촌 읍·면지역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지난 2005년에는 18.6%에 달했다. 이 가운데 면 지역만 따지면 고령화율이 39%나 됐다. 일선 면 직원들은 “오지나 시골 마을만 따로 떼어내 분석하면 이보다 고령화율이 두배 이상 높은 곳이 상당수에 이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새로운 인구유입 없이는 지금 살고 있는 노년층이 수명을 다하는 시점에 마을이 없어진다는 예측이다. 의학의 발달로 노인 수명연장은 어느 정도 가능해졌지만 80세를 전후해서는 생존율이 크게 떨어진다. 전남 진도군 임회면 중만리 소모(46)씨는 “40여가구가 사는 마을에 결혼 적령기의 청년은 단 한 명도 없다.”며 “현재 살고 있는 노인들이 세상을 뜨면 마을은 자연스레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농어촌 어느 지역이나 빈집이 늘고 있으며, 마을별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50~80%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칼바람보다 차가운 모국의 냉대

    법무부가 지난해 11월 합법 체류하던 중국 동포를 ‘여권 위조범’으로 착각해 강제 출국 명령하고 59일간 보호소에 구금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8일 법무부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 출신으로 평생 시골에서 농사만 짓던 조선족 김모(60)씨는 2007년 10월28일 방문 취업비자로 입국했다. 경기 화성시의 한 금속 공장에서 일하던 지난해 11월18일 오전 9시 서울출입국관리소 단속 공무원이 들이닥쳐 외국인등록증과 여권을 요구했다. 김씨는 회사 기숙사에 여권이 있다며 함께 가자고 했지만, 그들은 김씨를 무작정 차로 데려와 수갑을 채웠다. 공무원이 생년월일을 묻는데 생일은 8월4일인데 연도가 언뜻 떠오르지 않았다. 김씨가 초등학교 다닐 무렵 어머니가 그를 호적부에 올린 터라 1949년인지 1950년지 헷갈렸다. 다그침에 1950년이라고 말했더니 이번에는 “전산망에 없다.”며 여권을 위조했다고 몰아붙였다. 여권 생년월일은 1949년 8월4일생이었다. 당황한 김씨가 내뱉은 단어들을 합쳐 공무원은 “홍모씨에게 2000원(元·약 25만원)을 주고 여권을 위조했다.”라고 받아쓰라고 했다고 김씨는 말했다. 그렇게 진술서를 쓰자 김씨 손을 잡아당겨 지장을 찍게 했다. 김씨는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잘못한 게 없으니까 공무원이 시키는 대로 하면 다음날 풀려날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출입국관리소는 다음날, 강제출국을 명령하며 김씨를 가뒀다. 김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내고 1949년생이라 적힌 중국 신분증과 호적부를 중국에서 전달받아 제출했다. 아름다운재단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장서연 변호사가 12월24일, 김씨가 구금된 지 37일만에 찾아갔을 때 출입국관리소는 중국대사관에 김씨 신원조차 확인 요청하지 않고 있었다. 증거라곤 자술서가 전부였다. 장 변호사는 보호명령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법무부와 서울행정법원에 요청했다. 법원은 지난 13일 첫 심문기일을 열었고, 이틀 뒤 김씨는 전격적으로 풀려났다. 출입국관리소가 중국 주재 한국영사관을 통해 김씨 신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두 달간 돈을 못 번 데다 스트레스로 몸무게가 12㎏이나 줄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이 무서워졌다. 장 변호사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김씨가 처음부터 여권을 위조했다고 말했기에 그대로 진술서를 작성했고 이를 토대로 강제출국 명령했다.”면서 “중국에서 여권이 위조된 것이 아니라고 뒤늦게 확인해 풀어줬다.”고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열린세상] 친구에 대한 쉰 살의 단상/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친구에 대한 쉰 살의 단상/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작년 겨울 둘도 없는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 코흘리개 시절 온 동네를 밤늦도록 싸돌아다니며 개구쟁이 짓을 함께했던 죽마고우다. 작은 구멍가게를 했던 부모님 몰래 눈깔사탕을 집어다 주던 친구였고, 여드름투성이로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며 사춘기의 몸살을 함께 앓았던 흉허물 없는 벗이었다. 녀석은 오징어를 얼굴에 쓰고 익살스러운 함진아비 노릇을 하면서 필자의 결혼을 축하해 주었고, 오랜 세월 해외에 체류 중인 친구를 대신해 노부모님을 때마다 문안드리곤 했다. 세상을 작별하기 며칠 전 뜬금없이 전화하여 별말 없이 끊어버리던 그 무심함이 이제는 한없이 그립다. 공자는 쉰 살에 하늘의 뜻을 깨달았다지만 범부들에게는 ‘지천명’의 나이가 고약하기만 하다. 몸뚱어리가 하나 둘 고장이 나고 건강검진을 앞둘 때마다 공연히 마음이 떨떠름하다. 잊을 만하면 다시 찾아오는 명퇴나 정리해고의 바람을 생각하면 팔구십을 사는 것이 반갑지만은 않다. 효(孝)라는 전통적 이데올로기는 차마 외면할 수 없는데 자식들에게는 모든 것을 퍼주면서도 기대를 접으라니 은근히 부아가 난다. 등산이라도 갈라치면 어느덧 드세진 아내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게다가 청년의 열정도, 노년의 원숙함도 없다. 모더니스트 박인환이 읊은 것처럼 삶이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通俗)’하다는 것을 체감하는 세대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이런 맥락에서 연유하는 것인가 보다. 삶의 모양새가 탐탁지 않을 때 친구만이 줄 수 있는 독특한 편안함이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우정에 있어 쉰 살의 여건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새로운 친구를 만드는 일은 고사하고 오랜 친구와 인연을 유지하는 일마저 만만치 않다. 경제력과 학력 그리고 사회적 지위가 얄궂게도 사람을 갈라 놓는 나이가 되었고 그래서 우정에는 조건이 없다는 말이 도무지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다. 가까웠던 사이도 처지가 달라지면 멀어지게 되고, 주고받는 도움의 균형이 무너지면 서로가 부담을 느낀다. 동창 모임에서도 유사한 기류가 쉽사리 감지된다. 처음에는 학창시절 얘기로 웃음꽃을 피우며 모두 다 영원한 우정을 다짐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여지없이 사회적 우열이 엄습한다. 한 교실에서 같은 교복을 입고 그 또래의 비슷한 생각을 하던 시절로 되돌아가기에는 살아온 이력이 제각각이고 살아갈 앞날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굳이 감추려고 하지만 서로가 공감하는 바이다. 만남은 머지않아 시큰둥해지고 어릴 적 우정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에 심한 허탈감을 느낀다. 친구가 더없이 절실한 나이가 되었건만 속내를 드러낼 수 있는 상대는 오히려 줄어드니 세상이치가 참으로 못마땅하다. 이승을 떠난 그 친구와 함께했던 시간이 새삼 소중하게 다가온다. 형편의 차이를 극복한 우정을 서로 나눌 수 있었기에 더욱 그렇다. 그의 삶은 그다지 근사하지 않았다. 고등학교를 채 마치지 못했던 친구는 시골에서 외로이 농사를 지으며 이삼십 대를 보냈고 그 후 생을 마감하기까지 온갖 병마와 생활고에 시달렸다. 그러나 그는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사는 친구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고 애써 의연한 모습을 보여주곤 했고, 필자가 힘들 때마다 위로와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많은 것을 주고 갔다. 얼마 전 한 늦은 밤 그 친구의 부모님께서 별안간 학교로 찾아오셨다. 연구실로 모시겠다는 필자를 극구 만류하며 팔순의 노인들은 그림 한 점을 손에 쥐어주고 황급히 돌아가셨다. 세상을 떠난 아들이 그동안 많은 신세를 졌으니 성의를 받아달라는 것이었다. 정작 베푼 자는 당신들의 아들이었는데 말이다. 눈물을 감추려 했지만 감정이 말을 듣지 않았다. 북한산 자락 한 모퉁이에 잠든 그를 그리며 우정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친구에 대한 쉰 살의 단상이다. 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 [데스크 시각] 끼니 굶는 노인들… 심드렁한 대책/손성진 미래기획부장

    [데스크 시각] 끼니 굶는 노인들… 심드렁한 대책/손성진 미래기획부장

    어느 골프장에서 앞 팀의 진행이 더뎌 이유를 알아보니 4형제가 ‘부모 모시기’ 내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지는 사람이 부모를 모신다는 내기다. 실제 있었던 일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씁쓸한 조크다. 70대, 80대는 일제강점기와 전후 빈곤기를 살아온 세대다.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손이 부르트도록 일을 하며 자식들을 뒷바라지했다. 그러고도 버림받는 처지가 되었다. 그들의 박탈감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서울지하철에서 버린 신문지를 모아 팔아 하루에 3000원도 안 되는 돈을 벌어 연명하는 노인들이 수천명이나 된다고 한다. 지하철뿐만 아니라 동네 골목마다 폐지를 주우러 다니는 노인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노동할 여력이 있어도 마땅한 일감을 찾을 길이 없는 노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일뿐이다. 노인들이 힘든 여생을 보내고 있는 이유는 가족·사회와의 단절, 소득의 부족, 질병 등이다. 지속적인 핵가족화는 부모와 자식의 유대관계를 끊어 놓았다. 자녀나 형제, 자매가 있는데도 홀로 사는 독거 노인이 90%나 된다. 전통적인 봉양의 미덕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노인들은 자립 능력도 없이 독거 상태가 된다. 몇년 전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혼자 사는 노인이 17%가 넘는다. 도시보다 젊은이들이 모두 도시로 떠난 농어촌 지역에서 독거 노인의 비율은 더 높다. 독거 노인들의 수입은 한 달에 수십만원을 넘지 않는다. 평균 25만원가량이라는 통계도 있다. 정부에서 생활보조금을 받아야 하는데 부양하지 않는데도 부양능력이 있는 가족이 있으면 이마저도 받지 못한다. 노인들의 생활고는 농촌이라고 다를 것이 없다. 농사를 지어도 씨앗값을 건지기 어렵고 나이가 더 들면 거동마저 어려워져 논일, 밭일도 하기 힘들다. 넉넉지 않은 자식이 부모를 모시려고 해도 자식에게 부담을 주는 게 싫어 끙끙 앓는 게 요즘 노인들의 실상이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병에 시달리는 노인들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노인 5명 중 4명이 질병을 앓는다. 가난한 노인들에게 닥치는 병마는 치명적이다. 막다른 길에 이른 노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비극적인 죽음이다. 살 만큼 살았다고 생각하는 노인들의 자살은 젊은이들처럼 충동적이지도 않고 단호하다. 얼마 전 전남 장흥에서 75세 노인이 4년 동안 돌보던 병중의 아내를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8월 서울 용산의 쪽방촌에서는 폐지를 수집하며 살던 독거 노인이 목을 매 숨졌다. 하루에 만원을 벌지 못해 자주 끼니를 걸렀다고 한다. 고령화에 대한 갖가지 대책이 나왔지만 좀더 주도면밀한 방책이 나와야 한다. 연예인의 자살에만 사회적인 이목이 쏠릴 게 아니다. 노인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세심하게 짜야 한다. 연금제도를 개선해 은퇴 이후의 소득을 보장하고 간병 치료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무엇보다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젊은이들 일자리도 없는데 무슨 소리냐고 할지 모르지만 노인들의 실상을 알면 그렇게 따지지 못한다. 노인 문제를 바라보는 정치권이나 정부의 표정은 ‘심드렁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올 4월부터 지급되는 기초노령연금은 독거노인의 경우 월 8만 7000원에 불과하다. 언발에 오줌누기다. 지난해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돼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들을 국가가 돌봐주고 있지만 시설 부족 등 미흡한 점이 아직은 많다. ‘종일 장사해도 2만~3만원 번다.’며 대통령 앞에서 울음을 터뜨린 할머니의 모습을 벌써 잊은 듯하다. 노인에 대한 복지 정책의 우선 순위를 좀 더 앞으로 당길 필요가 있다. 노령연금이나 요양보험으로 첫발은 떼었지만 더 폭넓은 지원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손성진 미래기획부장 sonsj@seoul.co.kr
  • 전남 농어촌 뉴타운 후보지 실사

    정부가 지원하는 농어촌 뉴타운이 어디에 들어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거주지에는 30~40대 도시민이 집단이주해 농사를 짓도록 주거와 복지·교육시설이 마련된다. 14일 전남도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가 뉴타운을 신청한 강진과 진도군 등 도내 6개 지역에서 실사에 들어갔고 최종 후부지를 23일 발표한다.뉴타운은 전국에서 14개 지역이 신청했고, 이 가운데 5곳이 후보지로 확정된다.전남도 내 후보지는 여수시 소라면 사곡리, 화순군 도곡면 죽청리, 강진군 강진읍 송덕리, 함평군 해보면 오두마을, 장성군 삼서면 유평리, 진도군 군내면 나리 등이다.실사단은 입지여건과 접근성, 자치단체의 예산확보와 소득사업 연계방안 등을 따져 점수를 매긴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산너머 남촌에는(KBS1 오후 7시30분) 진석은 해별의 학원비라도 벌기 위해 하우스 농사를 시작한다. 마을 청년들은 하우스 농사는 안 하는 게 돈 버는 거라고 만류하지만, 진석은 착실하게 농사를 일구어 나가고, 자라나는 채소를 보며 진석의 가족들은 꿈에 부푼다. 어느 날 기온이 뚝 떨어지고, 설상가상으로 진석의 하우스에 기름 도둑이 든다. ●수목드라마 바람의 나라(KBS2 오후 9시55분) 괴유와 마로가 이끄는 별동대가 부여의 국경수비대를 장악하는 것으로 최후의 전쟁이 시작된다. 고구려군은 무휼의 지휘 아래 부여 땅 깊숙이 진격하여 진을 친다. 무휼에게 허를 찔린 도진과 배극은 반격을 노린다. 한편 전쟁이 발발하자 대소왕은 연과 호동을 부여궁으로 옮겨 보호하려 한다. ●일일시트콤 그분이 오신다(MB C 오후 7시45분) 전진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영희는 단답형 신비주의 남자와의 연애에 화가 난다. 전진은 마음 상한 영희를 달래기 위해 추억의 옛집으로 함께 떠난다. 한편, 무서운 여자들의 구박 앞에 한없이 작아져만 가던 남자들. 남자들이 발 뻗고 살 수 있는 세상, ‘남아조네스’를 이룩하는데…. ●한밤의 TV연예(SBS 오후 8시50분) 역사속에서 우리나라 여성 영웅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설화를 모티브로 한 드라마 ‘자명고’의 세 주인공 정려원, 박민영, 정경호를 만난다. 코믹영화로 돌아온 정준호를 조영구가 인터뷰한다. 또 애교가 철철 넘치는 한예슬을 CF 촬영장에서 만나 그녀의 매력을 전한다. ●세계테마기행(EBS 오후 8시50분) 에콰도르 남부, 빌카밤바. 이곳에도 잉카의 비밀스러운 숲이 숨겨져 있다. 윌코라는 나무들이 깨끗한 산소를 뿜어내고 만당고 계곡의 성스러운 기운이 흐르는 이곳은 잉카인들이 제례를 지냈던 신전이 남아 있는 곳이다. 그래서일까. 만당고 계곡아래 자리잡은 빌카밤바는 세계적인 장수촌으로 유명하다. ●클로즈업-김형오 국회의장(YTN 낮 12시35분) 입법전쟁이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충돌을 벌인 여야가 모처럼 정상을 되찾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직권상정을 거부하고 대화와 협상을 강하게 요구해온 김형오 국회의장이 있다. 과연 김형오 국회의장이 다음달 임시국회에서는 어떤 선택과 판단을 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EBS 02-526-2000 YTN 02-398-8000
  • [우리고장 특수사업] 나주시 주민밀착 행정

    [우리고장 특수사업] 나주시 주민밀착 행정

    ‘나주배’로 한 해 1500억원대를 벌어들이는 전남 나주시는 피부에 와닿는 행정으로 눈길을 끈다. 전국 처음으로 농번기 급식봉사 도우미제에 이어 공짜 마을택시제를 도입했다. 관련 조례 제정으로 지원근거를 마련해 특혜 논란 시비를 틀어막았다. 15일부터 시내버스가 들어가지 않은 관내 14개 읍·면·동 62개 마을에서 마을택시가 오간다. 이용자는 1800여가구에 3000여명이다. 주민들은 마을버스처럼 오전과 오후로 나눠 2~4차례씩 다니는 택시를 공짜로 탈 수 있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 병원 진료차 집을 나서는 시간대에 택시 운행이 집중된다. 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승강장에서 500m 이상 떨어져 있고 읍·면 소재지에서 택시요금이 3000원이상 나오는 마을을 우선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올해 3억 3000여만원을 택시요금으로 27개 개인이나 회사택시에 지원한다. 앞서 시는 2007년 농번기 급식봉사 도우미제를 도입,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시는 ‘부지깽이도 일어선다.’는 농번기에 마을회관으로 조리 도우미 1~2명을 파견해 주민들에게 점심을 지어 주도록 하고 있다. 이 도우미제는 가사노동과 농사일에 시달리는 여성들로부터 대환영을 받았다. 시에서 인건비를 주면 주민들이 쌀과 반찬 재료를 제공하는 형태다. 시는 인건비로 하루 3만 5000원씩 한 달에 최대 105만원을 지원한다. 이를 이용한 마을은 첫해 26개, 2008년 100개(1861가구·2273명)이고 올해도 시는 1억여원을 책정했다. 13개 읍·면에서 100개 마을이 신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응이 좋아 지난해 일부 마을에서는 점심은 물론 저녁까지 이런 식으로 해결했다. 이 안을 처음으로 나주시에 건의한 홍정순(70·여·다시면 동곡리)씨 등 이 마을 주민들은 “시골에서는 노인들이 농번기 때 일에 매여 점심을 거르기 일쑤여서 도우미 파견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나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김동주 두산에 남기로

    일본 무대를 적극 노크했던 김동주(33)가 결국 두산에 남게 됐다. 프로야구 두산은 11일 내야수 김동주와 지난해와 같은 연봉 7억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자유계약선수(FA)로서 연봉 7억원과 옵션 2억원 등 총 9억원에 1년 계약했던 김동주는 일본 진출을 추진하며 줄곧 계약을 미뤄 오다 이날 구단의 재계약 요청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였다. 홍성흔(롯데)에 이어 김동주의 이적으로 중심 타선에 큰 구멍이 생길 것을 우려한 김경문 두산 감독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올 농사 준비에 들어가게 됐다. 재계약 대상자 48명과 모두 계약을 마친 두산은 이날 오후 2시50분 일본 미야자키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3월5일까지 54일간 미야자키와 오이타현 쓰쿠미를 오가며 2001년 우승 이후 세 번이나 준우승에 그친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김동주는 구단을 통해 “그동안 일본 진출 추진과 관련해 선수단과 구단,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스러울 뿐이다. 여러 사정으로 일본 진출이 여의치 않았다. 이제 해외진출에 대한 미련은 없다.”고 밝혔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