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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와의 전쟁」 이기는 길을 찾는다(질서있는 사회로:8)

    ◎“공적1호” 마약… 잔혹한 「환각범죄」 유발/10대ㆍ주부까지도 상습복용 “충격”/공급로 차단 통해 “백색공포” 추방 지난 9월 남미 콜롬비아의 현지인이 낀 국제적 코카인밀매조직이 코카인 1㎏을 국내에 들여와 팔려다 적발돼 전국에 「코카인비상」이 걸렸었다. 히로뽕만으로도 골머리를 앓아온 우리나라의 마약문제가 70년대의 대마초,80년대의 히로뽕에 이어 이제 90년대에 이르러 코카인이라는 제3세대 강력 환각제 문제에 부딪치는 심각한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특히 코카인 대량적발사건은 국제적으로 악명높은 콜롬비아의 카르텔과 연계돼 있을 가능성이 크며 우리나라가 미국ㆍ유럽ㆍ일본에 이어 이들의 다음 공략대상지로 꼽힌 것으로 보여 수사당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마약은 현재 쾌락의 수단뿐만 아니라 범죄를 잔혹화하고 정신적ㆍ육체적 건강마저 송두리째 파괴해 「공적1호」로 지목돼 세계 각국에서 전면전을 치르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ㆍ부산 등지의 유흥업소가 몰려있는 지역에서는 하룻밤에도 히로뽕투약에 사용된 피묻은 1회용 주사기가 수십개씩 발견되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던 히로뽕사범이 대형 밀매ㆍ밀조조직의 검거로 금년들어 약간 주춤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대마ㆍ마약사범의 증가로 전체적인 마약류 사범은 여전히 증가추세에 있으며 마약류의 상용계층이 10대ㆍ20대로,주부ㆍ운전기사ㆍ농부등에로까지 전계층으로 퍼지고 있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올들어서만도 지난 1월9일 유명패션모델 겸 노량진청과시장 부사장 노충량씨(30)와 유명모델 김모씨(25ㆍ여)등 5명이 쾌락의 도구로 히로뽕을 상습적으로 복용해오다 검찰에 구속됐다. 지난 5월까지 재벌2세ㆍ연예인 등 소위 「유명인」들이 마약류를 상습복용해 적발된 것만도 모두 4건 32명에 이르며 이들은 감수성과 호기심이 강한 청소년들을 마약에로 유혹하거나 모방심리를 불러 일으키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9월 인천 S고교생 29명은 학교 숲속과 화장실 등지에 모여 대마초를 돌려가며 피우다 적발돼 무더기로 징계를 당하기도 했다.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대중교통 운전자들의 마약복용 실태 또한 80년대 중반 1∼2명에 불과하던 것이 88년 93명,89년 1백18명 등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학교도,도로도 더이상 「마약의 안전지대」가 아닌 것이다. 대검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전국에서 검거된 각종 마약류 사범은 모두 3천1백8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 났으며 이 가운데 히로뽕 등 향정신성의약품 사범이 23.2% 줄어든 반면 대마ㆍ마약사범은 26.3%와 43.5%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도 히로뽕사범 가운데 10∼30대가 75.6%를 차지하고 대마의 경우 10∼20대 청소년층이 45.8%로 절반가량 돼 젊은층이 모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피해가려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어 사회의식전반을 나약하게 만든다는 우려가 높다. 이와 함께 히로뽕의 확산은 인질극ㆍ폭행ㆍ강간 등 이른바 「환각범죄」를 불러오고 있다. 의약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독자가 되면 뇌신경이 손상돼 환각ㆍ환청ㆍ환시현상에 시달리고 극도의 피해망상증과 편집증 증세를 보여 자해행위는 물론 대담한 범행을 서슴없이 저지르게 된다』고 마약폐해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마약문제가 이런 상황에까지 이르자 사회일각에서는 손을 쓸 수 있을때 뿌리 뽑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서울신문사는 지난 6월24일 범국민마약추방운동을 벌이기 시작,지금은 전국적인 시민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검찰은 검찰대로 주요 밀조ㆍ밀매관련자 10여명을 전국에 수배하고 마약공급선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마약상용자를 적발하기 위해 시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일상생활에서 오는 가중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마약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건전한 놀이문화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며 마약류에 관한 계몽영화 같은 것을 보급하는 일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현재 정부가 마산에 지을 계획인 마약사범들을 수용하기 위한 전문치료병원의 신축이 지역주민들의 심한 반대에 부딪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히고 『마약복용자들을 문제자로만 보는 시각에서 탈피해 이들도 피해자 또는 환자라는 인식을 갖고 치료를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등의 도와주는 풍토가 빨리 조성돼야 이들이 다시 마약에 빠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도 마약공급을 차단하기 위해 마약관련사범들의 명단을 전산입력시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들에 대한 재산이동상황과 출입국 상황등을 세밀히 추적해야 하며 허가를 받아 마약류를 취급하고 있는 제약회사ㆍ병원등에 대해서도 부정하게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추후관리를 철저히 해 나가야 할 것이다.
  • 한가위 맞는 두가족의 명과 암

    전국이 한가위 명절분위기에 들뜨고 있다. 올해는 닷새동안의 황금연휴인데다 홍수가 들긴 했지만 풍년이 들어 추석기분이 한껏 높은 가운데 근반세기만에 고향에 돌아온 사할린 귀국교포들의 감회가 더 없이 깊은가 하면 65년만의 대홍수로 삶의 터전을 잃은 수재민들의 가슴은 아프기만 한다. 추석을 맞는 명과 암을 찾아봤다. ◎46년만에 가족과 명절잔치/사할린서 영주귀국한 밀양 정희찬옹/25살 일제때 징용… 7순 백발노인으로/조카ㆍ손자등 30명모여 웃음꽃 한마당 『사할린에 뜬 한가위달을 보면 어머니와 아내의 얼굴로만 보여 추석때마다 눈물이 났지』 2차대전 말기인 지난44년 일제의 징용으로 사할린에 끌려간뒤 46년만인 올해 영주 귀국한 정희찬할아버지(71ㆍ경남 밀양군 초동면 덕산리)는 추석을 사흘 앞둔 30일 반백년만에 다시 만난 아내 최분순할머니(70)에게 『고향의 추석이 진짜추석』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한집에 사는 동생 희판씨(62)도 덩달아 『아이들이 언제 도착한다고 했느냐』고 몇번씩 부인에게 되묻다 『멀리서 오는 아이들의 요기거리를 준비하라』고 다시 재촉하는 등 온집안이 명절분위기에 넘쳤다. 4살박이이던 큰딸 종수씨(50)가 한창 재롱을 부리고 작은딸 옥이씨(46)가 아직 아내의 뱃속에 있을때 정씨는 탄광부로 사할린에 끌려갔다. 혼인한지 7년만이었다. 그로부터 한 많은 세월이 흐른뒤 지난 3월13일 남편을 다시 만날때의 기억을 최할머니는 『쇠약해 보이는데다 보청기까지 낀 백발의 남편이었지만 다시보는 순간 지나간 세월의 고통이 모두 잊혀지더라』고 회상했다. 정할아버지는 사할린생활 1년만에 해방을 맞았다. 그러나 소련 당국에 의해 귀국이 금지돼 기다림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최할머니에게도 해방은 엄청난 기다림의 시작을 의미했다. 시아버지(지난80년 사망)와 시어머니(지난85년 사망)를 모시고 시동생과 시누이 세명의 뒷바라지를 해야하는 육체적 고통은 소식조차 알수 없는 남편을 끝없이 기다리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기다림에 지친 가족들은 지난83년 정할아버지의 사망신고까지 했다. 장손이면서도 아들이 없는 정할아버지의 대를 잇기위해 희판씨의 아들 종목씨(34)를 아들로 입적시키기도 했다. 어머니 조씨는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이미죽은」 큰아들이 살아돌아오게 해달라며 매일밤 정화수를 떠놓고 큰며느리 최할머니와 함께 빌었다. 사할린에 발이 묶인 정할아버지는 55세에 정년퇴직을 하고 쓸쓸히 지내다 어느날 하루 희미해진 기억을 더듬어 고향집에 편지를 띄웠다. 그리고는 배달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부치고 또 부쳤다. 지난86년 마침내 소련땅에서 부친 편지 한통이 고향집에 날아들었고 최할머니는 평생 처음으로 펑펑 울고말았다. 그뒤로 어렵게 어렵게 서신연락이 이어졌고 지난 겨울 소련당국에서 초청장이 있는 한국인의 귀국을 허용하자 정할아버지는 가장 먼저 귀국신청을 낸끝에 이번 추석을 고향에서 맞게됐다. 소백산맥 줄기에 둘러싸여 요즘에도 하오5시도 못돼 해가 지는 장송마을 정할아버지 집은 추석날이 되면 두형제의 8자녀와 손자 등 30여명이 북적이는 한바탕 잔치가 벌어질 것이다. 이날하오 부산에서 올 아들과 창원에서 올 작은딸을 아침부터기다리던 정할아버지는 『좋은날일수록 더욱 죄스럽다』면서 낫을 들고 부모님의 산소가 있는 뒷동산으로 올라갔다. ◎“제사상도 못차리게 됐어요”/수해로 시름에 젖은 고양 최웅렬씨/물빠진 집 허물어져 학교강당서 생활/“노부모ㆍ자녀 추석선물은 꿈도 못꿔요” 경기도 고양군 지도읍 신평리 수재민 최웅렬씨(43)의 일곱가족에게는 올 추석처럼 괴로운 명절이 없다. 65년만의 대홍수로 한강둑이 무너지면서 보금자리인 집은 물론 삶의 터전인 논밭마저 모두 물에 잠긴 빈털털이가 돼 명절을 바로 쇨수가 없기 때문이다. 부모노릇은 커녕 자식구실도 제대로 하지 못해 가족들을 바라볼때마다 가슴이 미어져 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맘때엔 풍성한 수확과 함께 노부모 최돌성(69)ㆍ박필순씨(65)에게는 속옷을 사드리고 어린아들 은철군(15ㆍ능곡중 2년)과 딸 은숙양(10ㆍ능곡국교 4년)에게도 예쁜 추석빔을 마련해주는 기쁨에 넘쳤었다. 딸 은숙양도 이같은 어른들의 아픔을 벌써 알아챘는지 추석에 대한 얘기는 한마디도 않고 오히려 가족들의 시름을 달래주려는 듯 재롱을 떨다가는 혼자 풀이 죽곤한다. 남들은 닷새씩이나 되는 추석연휴로 고향을 찾거나 가족여행을 떠난다는 등 명절 분위기에 들떠 있지만 최씨의 가족들은 오히려 「이산가족」 신세이기까지 하다. 최씨와 동생 웅석씨(35)는 곧 닥쳐올 겨울동안 지낼 비닐하우스를 짓느라 마을앞 둑기슭에 2인용 텐트를 치고 지내고 있다. 나머지 가족들은 이곳에서 3㎞쯤 떨어진 능곡국민학교의 대피소에서 추위에 떨며 새우잠을 자며 밤을 보내고 있다. 물에 잠겼던 집은 기둥이 뽑혀져나가고 벽도 헐어버려 도저히 살수가 없게 돼버린 때문이다. 부인 김정희씨(41)만 낮이면 집에 돌아와 남편 최씨의 일을 돕고 밤에는 노부모와 어린 남매들을 돌보기 위해 대피소로 돌아가고 있을 뿐 일곱식구가 함께 모인지는 벌써 보름이 지났다. 어려울 때일수록 함께 지내고 싶지만 학교의 대피소가 좁은데다 텐트속에 놔둔 쌀 20㎏짜리 2부대,조그만 장롱 1개,밥솥 1개,그릇 3∼4개 등 남아있는 가재도구라도 지켜야 하기에 이같은 이산가족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씨는 동생과 함께 자기 논 5마지기와 남의 논 18마지기를 빌려 농사를 지어왔다. 비록 지난해 보다는 못하지만 그런대로 풍년인 셈이어서 한마지기에 8∼9가마는 능히 수확해내 1천2백만원의 수입을 올릴수 있으리라고 자신했었다. 이 돈으로 농촌출신이라는 이유로 이태껏 결혼을 못한 노총각인 동생 웅석씨를 올해에는 무슨일이 있어도 결혼시키겠다고 마음먹었었다. 이웃 벽제에서 5대째 농사만 지어오다 27년전 이곳으로 옮겨 정착한 최씨로서는 이같은 소박한 꿈들이 모두 깨어진 마당에 가슴이 저며오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이곳이 일산신도시에 편입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더더욱 불안하다. 좌절을 이기고 내년에 다시 농사를 지어야 하는 그는 농사외에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토박이 농부이다. 『해마다 명절이면 벽제에 있는 친척들을 만나뵙고 선산의 묘소에 벌초도 해왔으나 올해는 그마저 못하게 됐다』는 최씨는 『조상님들도 후손들의 아픔을 이해해 주실 것』이라며 한숨지었다.
  • 이라크 식량부족 비상/전 농토 80%에 밀파종 지시

    【바그다드 AP 연합】 이라크는 유엔의 금수조치에 따른 식량부족 사태를 완화시키기 위해 전 농토의 80%에 밀(소맥)을 파종하라고 농부들에게 지시했다. 이라크 농업부는 이같은 명령을 위반하는 농부들에게는 예상 수확량의 두배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압둘 사타르 농업부 차관은 집권 바트당 기관지 알 타우라와의 인터뷰에서 각 주에 이같은 계획의 실행을 감독하고 농부들이 그 실행 과정에서 파생되는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주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전담 위원회가 구성됐다고 밝혔다.
  • 몸에 밴 안일… 삐꺽거리는 「개혁」

    ◎송복교수 소ㆍ동구 학술 기행 특별기고/대부분 공장 주 40시간 가동에 불과/“힘든일 왜 하나”… 농부도 주말엔 휴무/뇌물 없인 일처리 안돼… 사회기강 급속 붕괴/지식인 푸대접 심해… 청소부 봉급이 신문사 사장보다 많아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성공할 것인가. 페레스트로이카의 운명은 세계의 향방은 물론 아시아 한반도의 운명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다음은 최근 2주간 소ㆍ동유럽을 방문,페레스트로이카의 현장을 살펴보고 돌아온 본사 논평위원 송복교수(연세대ㆍ사회학)의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한 사회학적 진단 특별기고문이다. 근래에 많은 사람들이 소련을 다녀왔고 또 동구 여러 나라들을 보고 왔다. 이 다녀 오신 분들의 사회주의 사회의 실상에 대한 사실적인 표현이나 느낌도 거개가 일치해 있다. 평소 사회주의 사회나 그 이데올로기에 대해 어떤 태도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었건 그 사실에 대한 인식에는 대차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세상은 있는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보는 대로 있다」라는 미국 초기 사회학자 윌리엄 토머스의 명구가 있다. 사람들은 자기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어서 그것을 세상의 실체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사회에 대해서도 처음 부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은 부정적 사실만 보고 왔을 것이고 반대로 긍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은 긍정적인 사실만 보고 왔을 것이다. 그런데 소련이나 동구사회에 관한한 보고 싶은 것만 보았건,보기 싫은 것은 애시당초 보지 않았건 관계없이 대체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그것은 첫째로 소비재가 아주 귀하다는 것,그래서 일상생활이 힘들다는 것. 둘째로 사회관계에 부드러운 기가 없고 윤기가 없고 활기를 그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 셋째로 사람들이 너무 느리다는 것,바쁜 것도 없고 안달하는 것도 없고 그리고 성취동기가 전혀 부여되어 있지 않다는 것. 넷째로 너무 관료주의화해 있다는 것,그 어느 사회보다 관료주의의 병리가 골수에까지 깊이 박혀져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 다섯째로 그러면서 너무 부패해 있다는 것,도덕적 기강이 관료사회에서나 일반 시민사회에서나 다같이 급속히 무너져 가고 있다는 강한 인상을 던져준다는 것,대개 이런 것들이라 할 수 있다. 총체적으로 흔히 말하는 「소비에트 엑스페리먼트」(Soviet Experiment)가 실패한 것이라는 결론을 어느 시각에 입각해 있는 사람들이든 다 같이 내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1917년 볼셰비키혁명이 일어난 이후 70수년간 인류사회 최초로 소련이 시도한 공산주의사회의 실험은 그 실험 3세대가 지난 오늘날의 결과에서 보면 그것이 하나의 결과이든 조짐이든 어쨌든 실패했다는 결론을 다같이 도출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살아 있는 공산주의 최고 이론가로 자타가 공인하는 어니스트 만델(Ernest Mandel)의 최근 저서 「페레스트로이카를 넘어서(Beyond Perestroika)」에서도 꼭 같이 지적되고 있다. 누가 보든 궁금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은 도대체 그동안 뭘 「어떻게 했길래」 저러고 있느냐는 것이다.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들의 맥도널드 빵을 사먹기 위해 1㎞ 이상의 줄을 서 있어야 하고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의 말보로담배가 자기네 돈(루블)값보다 오히려 더 귀하고 더 태환성이 높아 보이고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들의 TV 프로가 텔레비전에 비치기만 해도 하던 일을 멈추고 저렇게 넋이 빠져 보고 있는냐는 것이다. 담배를 사기 위해서,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서,감자나 과일을 사기 위해서 옷을 사기 위해서,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저렇게 긴 줄을 서 있어야 하고 누구나 비닐백을 한 둘씩 상시로 들고 다니면서 줄만 보이면 뭘 사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없이 저렇게 무작정 긴 행렬에 끼어서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그런 생활의 연속이 일과의 시작이며 끝이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한 통계에 의하면 소련 전가정주부들이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서 줄서 있는 시간은 연 3백억 시간이나 된다고 밝히고 있다. 대개의 가정주부들은 하루 2시간 이상을 꼬박 줄서는데 바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그 3백억 시간의 생산손실이 얼마나 될 것인가. 그러나 그것을 계산하지도 않고 계산할 필요도없고 더구나 생산과 연관해서 계산하는 개념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이 나라의 생활습성처럼 보인다. 건물 도로 전철로 공원시설 등 사회간접자본도 모두 마찬가지다. 지을 때는 거창하고 웅장하기 더할 데 없이 지었을 것이다. 과연 큰 나라답게 웅대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모두 지어져 있다. 아마도 국가예산으로 국가가 관장해서 짓기 때문에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거대하기는 해도 위용이 없고 오래된 것 같기는 한데 고풍스러움을 찾기가 어렵고 공사기간이 결코 짧았던 것 같지는 않은데 날림으로 보인다. ○관료주의 병리 극심 더구나 안을 들여다 보면 속빈 강정처럼 건물 관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1∼2㎞에 이르는 거대한 상가를 지어 놓고도 안은 텅텅 비어 있고 거기에 부서진 것 허물어진 것 망가진 것은 일체 손대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다. 호텔시설도,그것도 외국손님들로차 있는 손꼽히는 호텔도 변기통이 새어도 그냥 내버려 두고 문이 부서져 있어도 그냥 내버려 두고 있다. 국가는 예산이 없고 개인은 그것이 어디 내것이냐는생각에서 일 것이다. 참으로 「만인의 것은 누구의 것도 아닌 것」인가. 이 사회는 마치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증명하기 위해서 존속하는 사회로 느껴진다. 이 증명은 농촌에서도 그대로 입증되고 있다. 호텔내에서의 식사나 호텔 밖에서의 식사나 이 광활한 농업지대에서 생산되는 채소라는 것을 식탁에서 구경할 수가 없다. 그 이유를 캤더니 지금 소련 농장에서 채소의 60%가 출하되지 않고 밭에 심어진채 그대로 썩고 있다는 것이고,곡물은 10%가 그런 상태라는 것이다. 국가는 운송시설 냉동시설이 모두 부실해서 손 쓸 여력이 없고 농부는 그것이 「내 것도 네 것도 아닌데」 무엇하러 따가운 햇살에 수고로움을 끼칠까 보냐이다. 자본주의사회의 농부들처럼 기를 쓸 이유도 없고 안달할 필요도 없다. 고추값이 떨어진다고 고추를 자동차에 싣고 여의도 광장에서 농성하는 한국의 농사꾼은 이나라 농부들의 눈으로 보면 실성한 사람들이나 하나도 진배가 없다. 왜 그렇게 살 것인가이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농사를 짓고 무엇하려고 그렇게한푼의 값을 더 올려 받으려고 애를 쓰는냐이다. 더구나 토ㆍ일요일의 이나라 농부들은 밭에서 절대로 일하지 않는다. 모스크바 근교의 어느 농촌마을을 돌아다녀도 토ㆍ일요일 이틀동안 들판에 나와 일하는 농부는 그 어느 한 사람도 그림자조차 구경할 길이 없다. 이는 불가리아의 그 넓은 농업지대에서도,유고의 그 많은 농촌마을에서도 조금도 다르지 않다. 농사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때(시)라는 것이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없는 것인지 해당이 안되는 것인지 어쨌든 토ㆍ일요일은 어디든 일하지 않는다. 정말로 마르크스의 이상대로 「능력껏 일하고 필요에 따라 갖는 것」인지,고전 경제학파들의 주장대로 「능력에 따라 일은 하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가지려고만 하는 것」인지,자본주의 사회와는 너무나 다른 풍습도를 볼셰비키혁명 70수년동안이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어제가 아니고 또 오늘도 아니고 내일이다. 글라스노스트는 「개방」하자는 것이고 페레스트로이카는 「개편」하자는 것이다. 어디를 향해서 개방하고 어떤 문제를 새로이 개편ㆍ개혁하자는 것인가. 지금까지 소련ㆍ동구에서 시도해 온 교환방식은 시장메커니즘으로,소유는 사소유로,관리는 기업경영체계로,생산은 소비재 위주로 되어 있다. 그것은 바로 서구사회를 준거로 해서 모든 것을 서구식으로 바꾸어 보자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러나 그 길은 너무나 길고도 험난한,그러면서 성공이 전혀 보장이 되지 않는 길이라는 것을 그 누가 이 사회를 얼핏 보든 선뜻 짐작할 수 있는 길이다. 첫째로 이 사회는 개방하면 더빨리 부패할 것이라는 것이다.지금도 도덕적 위기를 어디서든 맞고 있다. 개방하면 그 위기는 일로상승할 것이다. 지금까지 전체주의적 사회주의의 안정은 도덕적 안정감에서 왔다. 그 누가 그 얼마나 부패해 있든 정보통제로 사람들은 부패의 종류를 잘 인식치 못했고 그 수준을 제대로 측량치 못했다. 그러나 개방은 남의 부패를 가장 먼저 인식시키고 그 수준을 실제보다 수배로 과장해서 측량시킨다. 그래서 어떤 사회든 개방과 동시에 정보흐름이 자유화되면서 예외없이 부패가 역상승으로 가속화했다. 이 부패의 속도도 문을 닿아놓은 기간과 정도에 비례했다. ○빵등 소비재난 최악 더구나 이 전체주의적 사회주의의 폐쇄사회에 자본주의의 물결이 홍수져가면서 가장 먼저 들어간 것은 자본주의의 장점이 아니라 가장 타기되어야 할 결점들이다. 애들이 밖에서 다른 애들과 섞여 놀때 부모가 아무리 사회화시켜도 못된 것을 먼저 배워 온다.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카트를 쓰려해도 말보로 담배 한값을 먼저 내야 쓸 수 있고,호텔 청소부도 담배나 스타킹을 미리 테이블 위해 얹어 놓아야 청소를 제대로 해준다. 이것이 어디 밑바닥에서 일하는 그들에게만 한정된 것이랴. 저변에서 상층에 이르기까지,교육수준이 낮은데서 높은데를 가릴 것 없이,무슨 안개처럼 덮여 있는 듯하다. 어디를 가나 뇌물을 주어야 하고 어디로 가든 암달러상이 있다. 둘째로 노는데 모두 이력이 나 있다는 것이다. 공장은 1주 30시간에서 40시간 일하는 것이 보통이고,일거리가 많아도 40시간 이상 일하는 곳은 찾아 보기 어렵다. 그것도 농촌에서와 마찬가지로 토ㆍ일요일은 반드시 논다. 그리고 1일 6시간 일하든 8시간 일하든 5일 일하는 중에도 정작 일하는 시간은 2시간 뿐이고 나머지 시간들은 대부분 잡담으로 채워진다고 한 관리자는 말한다. 이 관리자는 잡담도 노동의 하나라고 조크인지 진실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덧붙였다. 그리고 이 노동하는 주중에도 담배를 사기 위해서,감자나 과일을 사기 위해서 길가의 긴행렬에 가담해 줄 서 있다면 결근하는 것도 허용된다는 것이다. 하긴 줄서는 것도 고된 노동임엔 틀림없다. 아마도 한국사람의 경우 줄서는 것은 그 어떤 고된 노동보다 고된 행동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줄서기 위해서 결근하는 것도 합리화될 수 있을지 모른다. 어쨌든 줄서기 위해선 결근해도 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선 상상을 불허하는 극히 희귀한 노동현상이 이 나라의 노동관행이다. 고르바초프의 말대로 「아무리 피리를 불어도 춤을 추지 않는 사회」­열심히 일해서 더 많이 벌고,더 많은 업적을 내서 더 많은 냉산성을 올리자는 성취동기는 이 나라에선 이미 사라진지 오래인 것 같다. 소유에 대한 욕망도여느사회와는 판이하게 달라져 있다. 현재 사는 아파트를 싼 값으로 사서(2백50달러 미만) 개인소유화하라고 해도,그것을 왜 사냐고 반문한다. 지금 이대로 살아도 죽을 때까지 이 아파트에서 살 수 있고,더구나 국가에서 수리비까지 부담하는데 왜 그것을 사서 그 돈을 쓰고 그 고생을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어쩌면 에덴동산이 그런 것인지,어떻게 보면 낙원에 사는 사람들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참으로 순박하고 순진하고 그리고 착해 보인다. 저런 사람들에게 한국에서 보는 그 악마구리 같은 경쟁문화­비단 한국사회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사회에서 보아지는 경쟁문화가 심어지고,경쟁행위가 주도적 행위로 등장했을때 이 사회가 어떻게 요동칠 것인가. 미상불 대혼돈과 고통이 말할 수 없이 따르는 소용돌이가 전국 각지에서 넘쳐 흐르게 될 것이다. 셋째로 지식인의 푸대접이다. 교수나 의사 기자가 노동자보다 월급이 훨씬 적다. 보통 공부많이한 지식인은 한달 2백50루블이고 노동자는 3백50루블,당관료는 4백루블이 되어 있다. 불가리아에서는 신문사 사장이 5백레바를 받는데(8레바가 1달러),청소부가 7백레바를 받는다고 했다. ○암달러상 거리활개 불가리아 칼 마르크스 대학의 손체브(Rasdoslav Tsonchev)교수에게 그 차이의 합리성을 따졌더니 노동자가 주도세력이 돼 있는 나라의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그러나 노동자의 생산성은 아무리 올라도 3배가 오르기 어려운데 새로운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는 지식인의 경우 그 생산성은 열배 백배 심지어는 무한대로 확대해 볼 수도 있지 않은가. 그들에게 아무런 인센티브 없이 어떻게 발전을 가속화하려 하는가. 그러나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리고는 손으로 마르크스 석상을 가리켰다. 칼 마르크스대학의 높이 세운 마프크스 석상의 큰 마르크스 이름에 학생들이 페인트로 곱표(×)를 크게 치고 무어라고 불가리아어로 갈긴 낙서를 보라는 신호이다. 그것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우리는 마르크스를 싫어한다」는 말이라고 했다. 모스크바대학 교수들도 요사이 모스크바 대학생들도 한결같이 비판적이되어 간다고 조심어린 어조로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인ㆍ학생들의 부르짖음이 노동자들의 분노를 얼마나 야기시키고 있는가. 루마니아에서의 광산노동자들의 데모학생 살해수가 그것을 밑받침하고 있다. 지식인들의 인센티브는 좀체 유발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산업화를 촉진해 갈 것인가. 소련에서의 개방화와 개혁화는 모스크바 까마귀를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 것만큼 어려울지도 모른다. 모스크바 까마귀는 도시에서 관광객이 던져주는 빵조각을 먹고 혹은 쓰레기통이나 뒤지며 쉽게 쉽게 살고 있다. 우리네 갈가마귀처럼 멀리 하늘을 높이 높이 비상하지도 않고 먹이를 찾아 끼옥끼옥 울며 아귀다툼을 벌이지도 않는다. 색깔도 우리 까마귀와는 달리 목과 배ㆍ등 일부가 오히려 회색으로 보인다. 주둥이와 우는 소리는 까마귀 그대로이다. 그러나 그 까마귀는 야성이 없고 사람을 두려워할 줄도 모른다. 배가 고프면 고픈대로,부르면 부른대로 게으르게 살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본성을 되찾을 것인가. 정녕 되찾게 할 필요가 있을것인가.
  • 전국에 렙토스피라 경보/수해복구 농민들 주의 당부

    보사부는 17일 전국에 렙토스피라경보를 발표하고 예방 및 방역활동을 철저히 펴도록 각 시도에 지시했다. 이날 주의보가 경보로 대치된 것은 홍수로 인해 들쥐 등 야생동물의 배설물이 씻겨내려와 논밭에서 피해복구작업이나 추수를 하는 농부들이 이 병에 감염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때문이다. 렙토스피라증은 초기에는 고열ㆍ두통ㆍ근육통 등 감기몸살 증상으로 시작되어 심하면 폐출혈을 일으켜 목숨을 잃게 되는 계절병이다.
  • 수마가 앗아간 농부의 꿈/박대출 사회부기자(현장)

    ◎“빚갚고 아들전세금 보태주려 했는데…” 『올해는 농사가 잘돼 빚도 갚고 큰아들에게 전셋돈도 보태주려고 했는데…』 「보통농민」정동숙씨(56)는 이번 홍수로 벼르고 별러오던 소중한 꿈을 잃고 말았다. 살던집은 물론 삶의 터전인 논과 밭이 모두 물에 잠겨버렸기 때문이다. 경기도 고양군 일산읍 백서5리에서 논 3천여평과 밭1천5백평으로 3대째 농사만 지어온 정씨는 지난12일 새벽황망중에 몸만 간신히 빠져나와 능곡중학교에 대피해 있다가 13일 『물이 빠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집으로 달려갔으나 진흙탕 범벅이 된 집안을 보고는 넋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진흙탕벌에 뒤덮인 집안에 있던 TV며 냉장고ㆍ장롱ㆍ옷가지ㆍ이불 등 가재도구는 하나도 쓸 수 없게 돼 버렸다. 지원나온 전경들의 도움으로 겨우 그릇 몇개만을 건져냈을 뿐이었다. 올해는 이번 날벼락이 있기전까지는 날씨가 순조로워 지난해보다는 조금 못하지만 그래도 한마지기에 7가마는 수확이 예상될만큼 풍년이어서 1천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농사였다. 게다가 폭우 전까지는 한창 햇빛을 받으면서 벼가 익고 있어 다음달 10일쯤에는 추수를 해야겠다고 벼르던 참이었다. 또 지난달 농협의 권유에 따라 무 17만여포기를 군부대에 김장용으로 납품하기 위해 심어놓아서 최소한 3백만원이상의 소득을 올릴 수 있고 참깨 등 특용작물을 심어 모두 1천5백여만원의 소득이 기대됐다. 오로지 농사에서 번 돈으로 큰아들 영주씨(30)를 키워 분가시켰고 군에 간 막내아들 영재군(23)이 제대하면 장사밑천이라도 대주기를 고대하며 부인 이정희씨(53)와 단둘이서 「농사꾼」외길인생을 살아왔다. 올해 추수한 돈으로 농협에서 영농자금으로 꾼 빚 2백만원을 갚고 직장에 다니고 있는 큰아들의 오른 전세금도 조금 보태줄 생각이었다. 『올해는 특히 비가 많이 내려 밭농사보다 몇배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비닐하우스 재배도 하지 않았다』는 정씨는 『허물어져버린 집을 새로 지으려면 평당 1백50만원씩 모두 4천여만원이 필요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단 한푼도 마련할 방도가 없다』고 애를 태웠다.
  • “대붕괴위기”…구조적원인 어디에(“탈진증시”… 희망은 없는가:중)

    ◎수요 무시,과잉공급… 「침체의 늪」속에/불황불구,작년 한해 물량 17억주 늘어/실명제 여파등 시장외적 요인도 큰 몫/금융업체,직접금융 조달 68% 독식… 자금흐름 왜곡 지난 86년부터 3년동안 주식투자는 말그대로 「황금알을 낳아주는 거위」였다. 그런 신통력의 거위가 지난해 4월부터 보통도 못되는 병든 거위로 전락했다. 황금알 거위는 왜 병들었는가. 성급한 욕심에 눈이 먼 주인농부가 한달치 분량을 하루 먹이로 거위입에다 억지로 집어넣었던 탓인데 증권당국의 무분별한 물량공급이 농부의 이같은 못난 짓에 빗대어 비판받고 있다. 증시 유통시장의 수요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무턱대고 새 주식을 무더기로 발행해 수급 불균형을 몰고와 침체에 빠지게 했다는 것이다. 종합지수는 지난해 4월1일 1천7에서 21일 현재 6백10까지 추락했고 17개월전 25억주의 합계였던 시가총액 69조원이 현재는 47억주의 총계 노릇을 하고 있다. 지수의 추락과 주가평균의 폭락이 대뜸 눈에 들어오지만 1년반이 못되는 사이에 총상장주식수가 88%나 늘어난 사실에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같은 주식수의 팽창은 수요의 크기를 생각하기 이전부터 정도에서 벗어난 것으로 지적되는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80년만해도 5억주 규모였고 6년이 지나서야 곱절로 늘어났었다. 그러다가 기간으로는 그 절반에 불과한 86∼88년 활황을 거쳐 25억주까지 불어났으며 이같은 증시확장은 주가상승률과 궤를 같이한다. 80년 1월4일 1백이었던 종합지수는 6년이 지난 85년말 1백50수준에 머물렀다. 활황 개시와 함께 86년 4월 2백에 올라섰던 주가는 88년 11월 4배인 지수 8백에 도달했고 89년 4월에는 1천까지 솟구쳤던 것이다. 활황 3년동안 투자수익을 가늠하는 종합지수 상승률이 연평균 75%를 기록했으며 이처럼 은행예금의 5배정도의 수익이 주어지는 이 기간에는 주식발행이 이를 웃돌아도 별탈이 없었다. 상장주식 증가는 곧 주식발행을 통한 기업 직접 금융조달의 확대를 뜻해 85년 2천9백억원이었던 이 부문 실적이 86년 8천4백억원,87년 1조9천억원,88년 7조7천억원으로 급증했다. 주식투자자들에게는 생각지도 않던 재산증식의기름진 터전을 마련해 주고 기업에게는 양질의 직접 금융을 풍부하게 모아줌에 따라 정부의 증시확장 정책은 나무랄 데 없어 보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같은 공전의 활황을 선사한 숨은 진정한 주역인 국제적 3저현상(저유가ㆍ저달러ㆍ저국제금리)이 88년후반부터 사라질 조짐을 보였건만 당국은 89년에도 거의 맹목적으로 증시볼륨 키우기에 나섰다는 데 있다. 연 12%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구가하던 호황국면은 3년째인 88년을 끝으로 사라졌다. 증시규모를 88년말 수준으로 동결시켰다 하더라도 89년의 주가는 불안하게 움직였을 터인데 당국은 이에 개의하거나 괘념치 않고 막무가내로 신규주식을 들여보냈다. 연초 25억주였던 주식수는 연말에 42억주까지 증가했는데 경제성장률이 전년의 반으로 줄어듦과 함께 증시에서는 마이너스 수익률이 기록된 것이다. 89년의 이와 같은 무모한 주식공급에서 의미있는 항목을 추리자면 주식발행으로 전년도의 배에 해당하는 14조원의 기업직접금융이 조달된 점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증시 유통시장에서 일반투자자들이 치러야하는 대가는 너무도 컸고 14조원의 직접금융 내용 또한 잘못된 점들이 수두룩하게 지적되는 것이다. 3억주에 달하는 국민주 2호(한전)의 발행이 시의에 합당했느냐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그보다 주식발행중 11조원에 이르는 유상증자 직접금융에서 제조업이 아닌 금융업이 68%나 차지했다는 점은 두고두고 비난을 받고 있다. 게다가 이같은 주식발행 가운데 대주주가 어느 때라도 팔아치워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는 무의결권 우선주가 전체 유상증자의 36%에 달하고 있다. 또 기업공개에 있어서 자산재평가 차익을 자본금에 무상전입하는 방식을 비롯한 공개전 「물타기」증자가 창업이득이란 이름하에 대주주들 사이에 88년보다 3배의 크기로 자행되었다. 지난해 물타기증자는 98.3%를 기록하고 있지만 공개 1년전과 비교할 때 대주주들은 최소한 3배로 늘어난 주식수를 보유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주주들은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내다팔아 주가하락을 가속화 시켰다. 이들은 88년부터 올상반기까지 4조7천억원어치를 매각한 것으로 집계되는데 차명ㆍ가명계좌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훨씬 늘어난다. 대주주들의 무차별한 보유주식 매각은 특히 지난해말 12ㆍ12부양조치로 투신사들이 2조8천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입했을 때 러시를 이뤄 부양책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된 원인으로 짚어지고 있다. 증시가 완연한 침체양상을 드러내자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20차례에 가까운 부양조치를 내렸고 직접적인 자금지원만도 6조원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자금의 대부분이 대주주들의 보유주식 매각대금으로 변했고 그 대금은 증시에 다시 돌아오는 대신 증시를 완전히 떠나버린 실상을 노출했다. 일반투자자들의 고객예탁금에서도 1조원이상이 증시를 이탈한 것으로 추정돼 유통물량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과는 반대로 주식매입력은 대폭적으로 축소,주식시세가 폭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침체가 시작됐고 침체의 원인제공에 큰 몫을 차지했던 지난해는 평균 종합지수 9백18을 유지했지만 침체 2년째인 올들어 현재까지 29차례나 연중최저치를 경신해 오고 있다. 수출이나 실물경기가 지난해보다 나아진다고는 하나 증시기조 자체의 문제를 커버할 정도가 못되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투기의 진정도 그렇다. 그러나 지난해의 주가하락이 구조적인 잘못에서 나온데 비해 올해 한층 심해진 시세폭락은 정치ㆍ사회의 불안정에 따른 장외적ㆍ심리적 성격을 띠고 있다. 금융실명제가 유보되어 시중자금의 유입이 기대되었지만 사정한파가 몰아쳐 그 효과를 상쇄시켜 버리고 말았다. 수급이나 실물경기 다음으로 중요한 요건인 재료출현에서도 북방관련의 호재는 소리만 컸을 뿐 실속있는 후속조치가 뒤따르지 못했으며 반면 악재인 중동사태는 점점 나빠지는 길을 걸어 증시를 강타하고 있다.
  • 한국어 능숙… 「열하일기」 읽는 지한파/주한 소영사처장 예레멘코

    ◎한반도문제 정통… 한ㆍ소관계 중요역할 기대 당초 예정일보다 5개월 늦게 지난 17일 서울에 지각 부임한 로엔그림 예피모비치 예레멘코 초대 주한소련영사처장은 35년동안의 외교관생활을 대부분 한반도 관계분야에서 근무해와 소련 외무부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지한파이자 한국통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60세인 예레멘코처장은 특히 지난 53년 모스크바대학 동양학부 조선어학과를 졸업한 후 잠시 중앙공산주의 청년동맹 조선어 통역원으로 근무한 것을 제외하고는 55년 평양 주재 소련대사관의 3등서기관으로 첫 외교관 임지 발령을 받을 때까지 3년동안 동양학연구소에서 조선후기의 대표적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선생의 「열하일기」 연구에 몰두할 정도로 한국을 잘 알기 위해 꽤나 노력한 인물. 이같은 배경을 가진 까닭에 55년을 필두로 64년에서 67년까지,69년에서 71년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10여년간 평양에 근무하면서 깨우치기가 어렵다는 한국어의 구어체와 문어체를 거의 완벽하게 통달했다는 후문. 이는 그가 김포공항 기자회견에서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해 우리 외무부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데서도 잘 나타난다. 물론 그가 사용하는 한국어는 전부 북한말씨로 여러 곳에서 표현상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어 45년 넘게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남북간의 문화적 이질감을 단적으로 보여주기도. 예레멘코처장은 평양대사관에서 3등서기관,2등서기관,1등서기관과 참사관으로 계속 승진했으며 외무부본부에 근무할 때도 조선과장,조선ㆍ몽고부부장,조선부부장,조선ㆍ한국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 그가 처장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맡았던 조선ㆍ한국부장의 지위는 외무부과장과 부국장 사이의 직책으로 알려져 차관급인 공노명 주소영사처장의 격과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렇더라도 한국문제에 정통하면서도 학구적인 그의 면모로 볼 때 그가 현직급이상의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란 게 외교소식통들의 대체적인 분석. 그는 또한 외교관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지난 60년 언어학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가 외교관으로서의 실무,즉 해외순환근무보다는 본부 근무를 통한 학문연구에 치중한 것으로 보이는 측면도 따지고 보면 이 때문이다. 비교적 마른 체격에 수더분한 인상을 갖고 있어서인지 시골 농부를 연상시키지만 한소수교및 경협문제등 양국간의 예민한 현안에 대해서는 노련한 직업외교관답게 「외교적 수사」로 문제의 핵심을 피해나가는 솜씨를 보였다. 그는 특히 모스크바 주재 우리 외교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마다 이들에게 각별한 신경을 써주는 자상한 일면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레멘코처장은 부인과의 사이에 출가한 무남독녀를 두고 있으며 근무가 끝난 뒤에는 외손주들과 어울려 노는 것이 커다란 즐거움이었다고.
  • 공사장 인부ㆍ제초작업 농부등 더위먹고 3명 숨져

    29일 하오2시40분쯤 경남 산청군 금서면 매촌리 309 밤나무밭에서 가족 3명과 함께 제초작업을 하던 주민 임봉원씨(46)가 더위에 쓰러져 가족들의 부축을 받고 집으로 돌아온뒤 하오8시40분쯤 숨졌으며 같은날 하오4시쯤에도 경남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634 감자밭에서 감자를 캐던 홍동열씨(69)가 더위를 견디다 못해 귀가하다 마을입구에서 1백여m떨어진 농로에 쓰러져 숨졌다. 또 이날 하오2시40분쯤 충북 청원군 북일면 마산리 진흥아파트 상가 공장에서 철판운반작업을 하던 인부 김운영씨(42ㆍ괴산군 증평읍 대3동)가 목이 마르다며 냉수를 마신뒤 갑자기 탈진,입에 거품을 문채 공사장바닥에 쓰러져 그자리에서 숨졌다.
  • 렙토스피라증 환자 장흥서 올해 첫 발생

    【광주】 광주ㆍ전남지역에서 올들어 처음으로 렙토스피라 증세의 환자가 발생했다. 육군 모부대소속 방위병 문희권일병(25ㆍ전남 장흥군 장평면 용강리)이 지난29일 하오5시쯤 렙토스피라 증세를 보여 인근 장흥병원에서 1차진료를 받은 뒤 곧 전남대병원으로 옮겨 입원했다. 병원측은 『문씨의 상태로 보아 렙토스피라 증세로 보이나 정확한 병명은 객담검사를 거쳐야만 알수 있다』고 밝혔다. 렙토스피라는 들쥐배설물 등을 통해 피부로 감염되는 전염병으로 5∼6월부터 발생하기 시작,추수기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주로 농부들이 들일을 하는 과정에서 감염돼 왔다.
  • 「선언적의미」에 그친 대소 경협/G7 정상회담 무얼 남겼나

    ◎군축등 전제조건 내세워 공동경원 불발/「대중제재 완화」관철로 일 위상 크게 높여 서방 7개선진국(G­7)정상회담은 대소관계의 역사적 전환이라는 국제관계의 새장을 열고 11일 그 막을 내렸다. G­7정상들은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경제개혁을 지지하고 악화되고 있는 소련경제를 지원하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함으로써 지난주 나토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대소전략의 기본적인 개념전환과 함께 소련을 적이 아닌 하나의 파트너로 보는 철학의 대전환을 이룩했다. 소련도 휴스턴 G­7정상회담 결과를 환영한다고 밝혀 서방국가들과 협력할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소련을 완전히 신뢰할만한 이웃으로 생각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부시미대통령은 『소련은 민주화를 위해 더 많은 변화를 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수많은 소련미사일이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앙금처럼 남아있는 소련에 대한 불신은 이번 회담의 최대 이슈였던 대소 경제원조 문제에도 잘 나타났다. G­7 지도자들은 소련경제에 대해즉각적인 기술지원 제공에는 쉽게 합의했으나 직접적인 금융지원에는 이견을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부시대통령은 『소련에 대해 개별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그 나라의 자유』라고 밝혀 서독등의 대소차관제공등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G­7정상들은 국제통화기금(IMF)으로 하여금 6개월간 소련경제를 진단한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대소지원 문제를 최종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G­7정상들은 또 하나의 주요 의제였던 농업보조금문제에 대해서도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다. 지난 4년이상 미국과 유럽공동체(EC)간에 심각한 마찰을 빚어왔던 농업보조금 삭감원칙에 극적으로 합의한 것이다. EC국가들은 삭감대상에 수출지원,국내가격 및 수입장벽 등 3개 부문이 모두 포함돼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수용했다. 이는 농업보조금 철폐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진 우루과이라운드(세계무역자유화를 위한 다국간협상)의 연내 타결 전망을 밝게 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보조금삭감의 원칙에만 합의했을 뿐 구체적인 방법에는 아직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실무협상에서 또다시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유럽국가들은 특히 보조금을 철폐할 경우 수천명의 농부가 실업자로 전락할 것을 우려,이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G­7정상들은 환경문제에 대해 삼림지역의 보호,오존층 파괴물질의 사용제한 등 원칙적인 대전제에만 합의했을 뿐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핵안전문제를 환경보존 차원에서 논의했다. 이번 회담에서 대소경제지원 만큼이나 주요 의제가 됐던 것이 중국에 대한 경제제재조치 해제문제였다. G­7정상들은 경제제재를 해제하지는 않았지만 완화할 의사를 밝히고 세계은행의 대중국 차관 증대방안을 모색키로 합의했다. 이는 일본의 강력한 요구에 의한 것으로 G­7회담에서 일본의 위상이 크게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은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이면서도 G­7회담에서는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 있었으나 이번에는 그 위상을 크게 신장시켰다. 가이후(해부)일본 총리는 특히 G­7회담이 세계적인 회담이 되기 위해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일본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은 이제 세계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하나의 경제권으로가는 시대에 접어 들었음을 보여주는 역할을 해냈다고 할수 있다. ◎폐막성명 요지 ▲소련경제에 대해 기술적인 지원을 즉각 제공한다. ▲추가적인 대소경원을 위한 제1단계 조치로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소련경제에 관한 연구를 금년말까지 완료토록 한다. ▲우루과이 라운드 국제무역협상의 모든 분야에서 농산물ㆍ서비스교역의 자유화,특허권ㆍ저작권 등과 같은 지적 소유권의 보호 등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이룩토록 한다. ▲모든 형태의 농업보조금에 대한 근본적ㆍ점진적 감축 ▲무역회담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정치적 지도자 역할을 수행할 것임을 G­7정상들은 약속한다. ▲유엔의 후원하에 대기온도 상승문제를 다룰 기초회의 개최를 지지한다.
  • 알바니아,경제자유화 조치 단행/상인·농부 소규모 자영 허용

    ◎강성 내무장관 경질등 당정 개편/피신 5천여명 출국 임박 【빈 AP 연합】 티라나 주재 서방국가 대사관에 피신중인 5천여명의 알바니아인들은 외국의 보호하에 알바니아를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티라나에 머물고 있는 외교관들이 7일 밝혔다. 미할리 코르디데즈 헝가리대사는 난민들에 대한 이민 절차가 아직 끝난 상태는 아니지만 알바니아 외무부 관리들로부터 여행허가서류의 발급을 인정하고 난민들을 새로운 정착지로 데려갈 수 있다는 입장을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들이 정부의 정책에 불만을 품고 외국대사관들에 피신하는 사태가 발생하는등 난국에 처한 알바니아 집권 공산당은 7일 고위당직및 정부 요직의 개편을 단행했다. 관영 ATA 통신은 이번 당정개편에서 헤쿠란 이사이당 중앙위 비서가 신임 내무장관으로 임명됐으며 강경파의 시몬 스테파니 내무장관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이밖에도 당 중앙위는 신임 정치국원및 정치국원후보를 각각 1명씩 임명하는 한편 중앙위 서기 2명도 새로 임명했다. 중앙위는또 소규모 상인들과 농부들에 대해 제한적으로 개인사업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경제자유화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 박보장기판에 9백만원 날린 농부/“강도 당했다” 허위신고

    【대구】 농민납치 9백만원 강도사건은 피해자인 박순교씨(39ㆍ농업ㆍ충북 보은군 산외면 구치리 50)가 박보장기꾼에게 사기를 당해 현금을 사기 당한뒤 가족들에게 변명할 길이 없어 경찰에 허위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박씨를 데리고,강도를 당했다는 현장을 확인하던중 박씨의 진술이 엇갈리는 점을 수상히 여기고 추궁끝에 허위강도신고 사실을 자백받고 박보장기로 박씨의 현금 9백만원을 사기친 상습 박보장기꾼인 김모씨(54ㆍ대구시 중구 남산동) 등 4명을 사기혐의로 수배했다. 박씨에 따르면 3일 상오10시쯤 대구시 중구 대신동 동산병원앞 육교에서 50대 남자가 벌여놓은 박보장기판을 구경하던중 40대남자 2명이 나타나 수가 뻔하기때문에 금방 이길수 있다는 말을 믿고 고향집에 연락,현금 1천만원을 자신의 우체국온라인통장으로 보내도록 한뒤 이날 낮 병원인근 남산4동 우체국에서 이중 1백만원을 인출,40대 남자 2명이 주는 2백만원과 함께 3백만원을 걸고 장기를 두었으나 져 1백만원을 날려버렸다는 것. 이어 바람잡이격인 40대남자 2명이 『경남 마산에 가면 자신들도 돈을 구할수 있으니 마산으로 가 큰 판에서 한판해 돈을 따자』는 말을 듣고 박씨는 이들 3명과 같이 마산에 내려가 또 다른 40대 장기꾼 1명과 합류,1천2백만원짜리 장기판을 두기로하고 이날 하오4시쯤 마산중앙우체국에서 현금 8백만원을 인출,인근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하던중 40대 바람잡이 2명이 박씨의 현금을 갖고 달아나고 이어 장기꾼 2명도 박씨를 따돌리고 달아났다는 것이다.
  • 도로파괴ㆍ악천후로 구조대 접근못해/이란대지진… 아비규환의 현장

    ◎“살려달라”절규에 장비없어 속수무책/생존주민들 여진 두려워 집에도 못가/“신이내린 시련”… 영국ㆍ이라크 등 각국서 원조나서 ○…21일 이란 북부를 폐허화한 강진으로 1만∼2만5천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란의 정신적인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짤막한 성명을 통해 이번 지진은 「신의 시련」이라고 지적하고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에게 『인내와 협력을 통해 긍지를 갖고 이 시련을 극복하자』고 촉구. 하셰미 라프산자니 이란대통령도 3일간을 공식 추도기간으로 선포하고 이란국민들에게 구조작업을 돕도록 당부. ○…이란정부는 각료회의를 소집한 뒤 IRNA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슬프고 고통스러우며 무시무시한 비극으로 지금까지 2만7천여명이 사망하고 2만9천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히고 이란의 모든 정부기관은 「전면적인 비상태세」에 돌입했으며 생존자들에 대한 공중구조를 명령했다고 말했다. 이란관영 IRNA통신은 또 하메네이와 라프산자니대통령이 구조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지진피해지역을 방문했다고 밝히고 구조활동의 협조를 위해 대통령직속 특별대책반이 구성됐다고 말했다. ○일선 의료진등 급파 ○…이란 정부는 이번 지진을 「끔찍한 비극」이라고 설명하고 남아프리카와 이스라엘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에게 지진피해 복구를 위한 긴급 원조를 요청. 이란 당국은 특히 전주민들에게 금요일 기도회에서 헌혈을 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지진으로 인해 부상한 사람들을 위해 혈액을 공급해줄 것을 호소. 한편 일본ㆍ프랑스ㆍ스위스ㆍ영국ㆍ호주도 앞서 미국에 이어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이란에 긴급원조를 제공하겠다고 제의. 일외무성은 이날 이란과 일본간의 우호적인 관계와 인도적인 측면을 감안,이란정부의 구호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말하고 이에 따라 정부는 적십자사를 통해 1백만달러를 기부할 것이며 53만9천달러 상당의 구호물자 및 의료품을 공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정부는 또한 12명의 구조대와 10명의 의료팀이 외무성 관리 2명 등과 함께 이날 저녁 이란으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봅 호크 호주총리도 호주정부는 이란의 구호활동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영국 민간 자선단체소속 자원봉사대 17명도 이란 지진피해 구호활동을 위해 현지로 향할 준비를 갖추었다고 이 단체 관계자가 말했다. ○“관계개선 호기”분석 영외무부도 21일 이란정부의 구호 요청에 즉각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고 영국 적십자사도 우선 지진피해자들을 위한 담요ㆍ의약품ㆍ식료품등 구입 자금으로 1만파운드(1만7천2백달러)를 제공하겠다고 제의. ○…이란의 정치 분석가들은 이번 지진으로 미국 및 서방동맹국들이 이란측에 우호적인 태도와 관계개선을 위한 의사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설명. ○EC,1백만불 제공 ○…유엔은 주제네바 구호조직을 통한 즉각적인 지원활동에 들어갔으며 유럽공동체(EC)도 1백만 ECU(유럽통화단위ㆍ1백20만달러)의 구호금을 전달했다. ○…이란 제1의 적인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21일 새벽 북서부 이란을 강타한 지진과 관련,알리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이란대통령에게 위로의 전문을 보냈다. 이라크 관영 INA통신은 후세인대통령이 수만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재난에 「심심한 유감」을 표시하는 내용의 전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중상자 테헤란 이송 ○…희생자들이 몇t씩이나 되는 자갈과 파괴된 건물속에 파묻혀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구조요원들이 사고현장으로 몰려가고 있으나 지진으로 인한 도로파괴와 악천후로 현장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IRNA통신은 사고현장으로 통하는 주요도로가 지진으로 대부분 파괴돼 육로를 통해 현장에 접근할 수없어 도로가 복구되길 기다리고 있으며 악천후로 공중수송도 용이하지 않은 상태라고 보도. 또한 중상자들의 대부분은 현장치료가 불가능해 테헤란으로 이송되고 있다. ○…구조대가 겪고 있는 또다른 어려움은 정전. 지진으로 송전시설이 모두 파괴되는 바람에 피해지역 도시와 마을사람들은 칠흑같은 어둠에 싸여있어 조명장비 없이 투입된 구조대원들은 벽돌더미에 깔린채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부상자들의 비명을 듣고도 속수무책인 채로 발만 동동. ○한마을 4백명 사망 ○…전화로 접촉한카스피해 인근 라시트마을의 한 주민은 자기 마을에서만 4백명이 죽은 것 같다고 말하면서 살아남은 주민들도 여진이 두려워 집에 돌아갈 생각을 못하고 길거리에서 서성대고 있다고 울먹. ◎지진지역은 가장 비옥한 차생산지/대부분이 세라믹 벽돌집… 피해 극심 ○…21일 발생한 지진으로 폐허화된 이란 서북지역은 이 나라의 가장 비옥한 토지를 비롯,부유한 마을,경치가 수려한 산들로 이루어진 곳. 이란 관영 매체들은 이번 지진으로 총면적 5만㎢,주민수 4백만명으로 추산되는 길란 및 잔잔주에서만 1천9백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는데 소련 아제르바이잔공화국과의 국경으로부터 테헤란 북쪽 해안휴양지에 이르는 카스피해 해안을 품고 있는 길란주는 주로 건조한 기후의 이란에서 가장 강수량이 많은 지역이다. 길란주 농부들의 주업은 담배경작. 남쪽으로 잔잔주까지 뻗어있는 고원지대에서는 이란이 생산하고 있는 다작물 거의 대부분이 생산되고 있다. ○…이번 이란의 지진이 엄청난 피해를 부른 것은 이지역 지각을 이루는 2개의 판상이 유동적이며 죄는 형태로 산악지대를 형성,진동을 가져왔기 때문이라는 게 지진전문가들의 진단. 게다가 피해지역의 많은 가옥들이 홍수가 잦은 침전된 평야위에 지어진데다 건축자재가 콘크리트 보강재를 사용하지 않은 세라믹 벽돌이어서 외부충격에 쉽게 무너져 내렸다는 것. ○대수롭지 않게 보도 ○…이란 언론들은 21일 2만5천여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북부이란의 대지진에 대해 별다른 감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이채. 니코시아에서 수신된 이란 언론매체는 지진 보도에 신속성을 보여 이란통신의 경우 지진발생 30분만에 수도 테헤란에서 진동이 감지됐다고 타전. 그러나 그뒤의 후속 보도들은 잔잔과 길란지방에서 많은 사상자가 우려된다고 짤막하게 언급했을 뿐 주로 농작물에 피해가 났을 것이라고만 전했다. 게다가 이란관영 IRNA통신의 최초 보도들은 재앙의 정도를 극적으로 과소평가하기도. 이 통신이 이날 늦게 사망자수를 1만명으로 보도한 사이 유엔주재 이란대사는 2만5천명이 죽고 수만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이란 라디오방송은 6시간30분 뒤에야 지진보도를 했으며 TV는 한술 더떠 12시간이 지난후에야 아무런 논평없이 북부의 지진현장 장면을 반영. 하셰미 라프산자니대통령이 지진희생자들을 위한 3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음에도 TV는 아동용 만화와 교육프로를 내보내고 이집트와 영국간의 월드컵축구를 생중계하고 있었다. □세계 10대 지진 ▲1556. 1.24 중국 산서 83만명 ▲1737.10.11 인도캘커타 30만명 ▲1526. 5.20 시리아 안티오크 25만명 ▲1976. 7.28 중국 당산 24만2천명 ▲1927. 5.22 중국 난산 20만명 ▲1923. 9. 1 일본 도쿄 14만명 ▲1730.12.30 일본 북해도 13만7천명 ▲1920.12.16 중국 감숙 10만명 ▲1290. 9.29 중국 치흘리 10만명 ▲1201. 3 에게해 10만명
  • 소,보혁대결 재연 조짐/리가초프,고르비 비난… 투쟁 선언

    ◎소연방 개편안 공개적 반대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소련의 강경파 정치국원인 예고르 리가초프(68)는 크렘린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소연방 개편과 관련된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지도 노선에 공개적으로 도전,그가 국가를 분열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에 맞서 정치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리가초프는 한 농업관리들의 모임에서 행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연설원고에서 『현 국가지도노선은 우리 연방정부의 몰락을 초래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자신은 『이같은 위험한 시점에서 당과 국가를 위해 끝까지 정치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가 14일 보도했다. 새 공화국 연합체제와 관련,크렘린 지도부에서 나온 최초의 공개도전으로 간주된 이 연설에서 리가초프는 『우리는 매우 위험한 시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즈베스티야는 그가 정치투쟁을 추구하기 위해 인민대회에 구성될 농부연합의장직 제의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 징용희생자 명부/일 민간인이 보존

    【도쿄연합】 일본 후쿠시마(복도)현 이와키시에 사는 한 농부가 2차대전중 일제에 의해 강제로 끌려와 구조반(상반)탄광에서 노예처럼 혹사당하다 영양실조와 낙반사고 등으로 죽어간 한국인 희생자명부를 독자적으로 만들어 보존해온 사실이 1일 처음으로 밝혀졌다. 교도(공동)통신에 따르면 이와키시에 사는 오츠카 가즈지(대총일이ㆍ57ㆍ농업)씨가 작성한 이 명부에는 징용자의 이름과 출신지 생년월일 사인 등이 10개항목에 걸쳐 상세히 기술돼 있어 정부의 공식문서가 드문 당시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전후 전범재판과 점령군 사령부의 추궁을 피하기 위해 강제징용 관련서류의 대부분을 소각하거나 폐기처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스승의 날이 우리가족 잔칫날”

    ◎「교육가족상」받은 이호현교장 일가/아들과 딸ㆍ사위등 8명이 사도걸어/온식구 교직생활 합치면 모두78년/“청소년탈선 늘어나는 요즘세태 가슴아파” 9번째 스승의 날인 15일은 이호현씨(58ㆍ경남 창원 양곡국민학교 교장) 가족에게는 더없이 뜻깊은 날이다. 이씨를 비롯해 둘째딸 현옥(31ㆍ경남 마산무학국민교 교사) 셋째딸 성희(29ㆍ〃석전국민교 교사) 넷째딸 선정(27ㆍ〃진해동진여중 교사) 둘째아들 순관씨(25ㆍ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 연구원)등 4자녀를 비롯해 둘째사위 김만수(32ㆍ경남 마산제일여고 교사) 셋째사위 전용오(36ㆍ〃북성국민교 교사) 넷째사위 정현수씨(30ㆍ〃김해 진영여상고 교사)등 8가족이 모두 교직자이기 때문에 이날이 가족전체의 가장 큰 잔칫날이다. 더욱이 가족들의 교직근무연수를 모두 합치면 78년이나 되는 이씨 가족은 이날 스승의날 기념식에서 교육가족상을 받게됐다. 지난 49년도부터 교편을 잡은 이씨는 올해가 교직경력 39년째다. 어릴때부터 『일제치하에서 우리국민이 잘살 수 있는 길은 올바른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선친의 말에따라 교사의 꿈을 키워 다른 길은 마다한채 오로지 교직에 몸담아 오면서 이제는 교사인 자녀들과 손을 잡고 외롭지 않은 스승의 길을 걷고 있다. 지독히도 어려웠던 시골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일제치하에서 우리가 잘 살수 있는 길은 오직 교육을 통해서만이다』라는 선친의 말에 따라 한국학생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던 진주사범학교에 입학,교사로서의 꿈을 키웠다. 관비장학금을 받던 그는 해방이 되면서 장학금이 중단돼,도저히 학업을 계속할 수 없는 시련이 찾아왔다. 그러나 교사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경남초등교원양성소와 국교교사 자격검정고시를 독학으로 합격,마침내 교단에 서게됐다. 교사초년시절 박봉에 스승의 길을 포기하는 동료가 많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는 이교장의 눈앞에는 탈없이 자라 같은 길을 걷는 교사자녀들이 자랑스럽게 서 있다. 둘째딸 현옥씨는 『아버님의 맑은 생활태도와 아이들을 가르치시는 성실한 모습이 바로 저희들 삶의 지표가 됐으며 이 때문에 저를 비롯한 동생들도 그길을 자연스레 걷게됐고결혼상대자도 교사 가운데서 택하게 되었습니다』라며 부친의 손을 꼭 잡았다. 경남에서만 줄곧 재직해온 이교장은 가장 보람된 시절을 지난 77년부터 80년까지 장애자재활학교인 경남혜림학교 근무시절이라고 말했다. 『보통아이들은 교사가 길을 가리키면 스스로 걸어가지만 장애자들은 교사가 손을 잡고 같이 걸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는 이교장은 『그러나 그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없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교장은 이때부터 장애자 재활협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특수학교운영에 관한 논문도 몇편 썼다. 또 장애인들 결혼에 앞장서 지금까지 모두 9쌍을 결혼시키고 자신이 직접 주례를 서기도 했다. 『삶의 자세에서도 오히려 장애인들이 더욱 진지한 경우가 많다』는 이교장은 『최근 청소년들의 탈선이나 범죄율이 늘어가며 갈수록 난폭ㆍ흉악해진다는 보도가 나올때마다 가장 슬프다』고 안타까워 했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이교장은 평소 학생들에게 『남을 손가락질하거나 손가락질 받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자신을 가꾸라』고 당부해 왔다. 이교장의 남은 꿈은 막내인 순관군을 자신이 하지 못한 교육학자로 키우는 것이다. 『혹시나 내가 소홀했거나 내가 빠뜨린 일을 내 자식들이 뒤를 이어 해주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 든든하다』는 이교장은 『내가 재직하면서 받은 많은 상 가운데 오늘 받는 교육가족상은 더없이 가슴뿌듯하게 해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 통독뒤 경제여건 악화 우려 동독서 수만명 시위

    【동베를린 AP 연합】 동독 교사,섬유노동자ㆍ농부 등 수만여명은 10일 통독과 함께 도입될 자유시장경제체제내에서 자신들의 경제여건 악화를 우려,직업보장과 기득권 보호 등을 요구하며 전국 각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벌였다. 의회에서 통독방법론과 열악한 동독경제여건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과 때맞춰 수시간여 동안 계속된 이날 시위로 10여개 주요 도시의 학교,공장들이 상오 한때 문을 닫았으며 농부들은 트랙터로 동ㆍ서독을 잇는 주요 간선도로를 차단하기도 했다. 동독관영 ADN통신은 동베를린 교사 2천여명이 의사당앞까지 가두행진을 벌인 것을 비롯,프랑크푸르트,마그데부르크,노이브란덴부르크 등 주요 도시의 초ㆍ중ㆍ고교사 수천여명이 직업 및 기존혜택 보장을 요구하며 상오중 2∼4시간동안 파업과 함께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라이프치히,드레스덴,쳄니츠 등 주요 산업도시 피혁ㆍ섬유 노동자 수천여명도 서독수입품 쇄도로 인한 실업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대책을 요구하는 항의 파업을 벌였으며 농부들도 국영농장의 자영화가 초래할 실업문제에 대한 대책요구시위를 벌였다. 한편 대서독 통독협상을 이끌고 있는 동독국회사무총장 귄터 클라우제는 현재 동독이 연간 3백66억달러의 재정적자와 함께 급속한 인플레 현상을 보이고 있다.
  • 고정가격제 폐지/시장경제 가속화/불가리아

    【소피아 AFP 연합】 불가리아 정부는 자유화조치의 일환으로 고정가격제의 폐지를 포함,농업에도 자유시장 경제 원칙을 적용키로 하는 법령을 채택했다고 관영 BTA통신이 23일 보도했다. 22일 채택된 이 법령에 따르면 농부에게 부과되던 세금이 기존의 20%에서 10%로 반감되며 이는 협동농장이나 개인농장에 똑같이 적용된다. 정부는 또한 소규모 상점들과 공장ㆍ카페ㆍ간이식당들도 사유화하여 이 분야의 고정가격제도 폐지할 방침이지만 빵ㆍ우유ㆍ육류ㆍ설탕ㆍ석유 그리고 유아식품의 가격은 계속 규제키로 했다.
  • 「근로자의 날」 훈장받는 “다림질 아줌마”박옥분씨

    ◎노사 「불신의 주름살」편다/남편 사별뒤 20여년간 봉제공으로 일해/후배­회사 애로 전달 창구,화합의 감초역 20년을 한결같이 다림질만해온 50대 봉제공 아주머니가 훈장을 탄다. 근로자의 날인 10일 평범한 근로자로는 최고의 영예인 동탑산업훈장을 받게된 평안섬유 서울공장 봉제공 박옥분씨(55). 1백50여명의 이 공장 생산직 근로자들은 9일 상오 박씨의 서훈소식이 전해지자 『코뿔소아줌마 만세!』를 외쳐댔다. 「코뿔소아줌마」란 박씨의 억척스런 생활자세는 물론 코뿔소를 상표로 하고 있는 평안섬유의 대표근로자란 뜻을 지닌 자랑스런 별명이다. 박씨는 그만큼 기구하도록 어려운 역경을 헤쳐냈고 거의 모두 딸같은 동료근로자들의 훌륭한 언니로서의 역할을 해온 것이다. 박씨가 이 회사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지난70년,나이 서른다섯살 때였다. 경기도 강화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난 박씨는 25살때 결혼했으나 남편은 오랜 투병끝에 결혼 5년만에 어린남매와 빚더미만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당장 어린 남매를 키우려니 앞이 캄캄했다. 그렇다고 국민학교 밖에 나오지 못한 박씨에게 마땅한 일자리가 주어질리도 없었다. 할수없이 얼마동안 떠돌이 보따리장사로 연명했다. 그러다보니 어린자식들을 위해 어디든 취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그래서 취직한 것이 평안섬유의 하루 2백20원짜리 다리미공 자리였다. 쌀 한가마에 6천원하던때라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었지만 일정한 직장을 구했다는 것만 해도 기적같은 일이었다. 30도이상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철이면 1백도가 넘는 다리미의 열기에 온몸이 녹아 들것 같았지만 박씨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다리미에서 프레스로 기계가 바뀐 이 일을 천직이라 여기며 계속하고 있다. 지금 박씨의 일당은 8천3백원. 보너스에 수당까지 다합쳐 40만원이 조금 넘는 액수지만 「2백20원짜리 시절」의 암담함을 생각하면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난다고 했다. 두 남매에게 쏟은 박씨의 정성또한 헛되지 않아 코흘리개였던 아들(30)은 공고를 졸업하고 의정부에서 배터리가게를,딸(28)은 여상을 졸업한 뒤 을지로에서 오프셋인쇄사무소를 하고있다. 『남매에게 대학공부를 시켜주지 못한 것이 가슴에 맺히지만 그애들도 지금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어엿한 사장님』이라며 박씨는 활짝 웃었다. 박씨는 특히 미혼여성근로자가 90%에 가까운 공장에서 딸같기만한 근로자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직접 돌보거나 회사측에 건의해 대책을 마련하는 등 상담역을 자청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이성교제나 결혼문제에서 부터 회사에 대한 불만사항 등에 이르기까지 허심탄회한 의논상대가 된다. 지난80년 회사가 부도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을때 박씨는 『회사가 살아야 우리가 산다』면서 두달동안 밀린 임금을 받지못해 동요하는 어린근로자들을 달래며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한몫을 톡톡히 하기도 했다. 『최근 수년사이 유행병처럼 번졌던 노사분규를 우리회사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것도 박씨의 숨은 공로』라는 것이 문봉영사장(58)의 말이었다. 그만큼 서로 화합하고 돕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앞장섰던 것이다. 이 회사 노조위원장 김옥희씨(49)도 『코뿔소아줌마의 존재는 우리 근로자들에겐 눈에 안보이는 정신적 지주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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