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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통령 ‘국민과 대화’/ 질문·답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방청객들의 직접 질문 및 시민들이 인터넷으로 보낸 질문에 답했다. 김 대통령은 시종 웃음띤 얼굴로 여유있게 답변했다.구체적인 수치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게 어려운 질문을 하면 어떻게 해요”라고 조크를 던지기도 했다.또 2002년 월드컵 경기를 전망,“어떤 사람은 16강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하는 데저는 우리 선수들이 16강 아니라 8강,아니 우승까지 했으면좋겠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답변 도중 양복 상의 윗주머니에서 ‘메모수첩’을 꺼내 참조하는 등 ‘준비된 대통령’으서의 주도면밀함도 보여줬다. 김 대통령과 패널들이 가진 일문일답을 요약한다. ◆질문들이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해결돼야 할 과제로 지적된 내용과 별 다르지 않다.이런 결과를 예측했나. 제가 걱정한 거나 국민이 걱정한 거나 같다는 생각이다.과거 3년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면 외국에서는 IMF(국제통화기금)이나 IBRD(세계은행) 등 대체적으로 잘 했다고 평가하는 게 더 많다. 국민들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경제적 문제 외에도 4대 개혁이 좀더 빨리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평가도 있고,농촌문제·중소기업문제·교육문제에 대한 비판도있다.또 부정부패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지난해하반기부터 경기가 특히 나빠지고 있다.개혁을 좀더 신속하고 철저하게 하지 못한 데서 온 경쟁력 약화가 결국 여러 면에서 경기를 둔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정부는 이번 2월까지 일단 4대 개혁의 테두리를 잡았다.금융·기업·공공·노동부문 개혁의 테두리는 잡았다.앞으로 우리 경제는 경쟁력을 발휘하기 시작할 것이다.올 하반기부터는 이런 성과가나타날 것으로 본다. ◆올 1월과 2월 수출이 잘 되고 소비자심리가 풀리고 주가도괜찮아서 경기가 괜찮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경기가 풀린다는 근거가 공적자금을 50조원 투입하고 산업은행이부실기업 회사채를 인수하면서 20조원을 푸는 약효가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그 과정에서 경쟁력이 강화되지 않으면 내년에 다시 어려워질 것이다(金廣斗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김 교수 말처럼 공적자금이나 외부의 지원에만의존하면 안된다.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그것은금융·기업·공공·노동부문의 경쟁력을 세계 최고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앞으로 돈 버는 기업은 적극 지원하고 돈못버는 기업은 도태시킨 뒤 노·사·정이 협력,기업이 먼저살고 그래서 기업가와 노동자가 혜택을 보도록 해야 한다. ◆4대 개혁의 테두리를 잡았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많다.(김광두 교수) IMF는 4대 개혁을 90점으로 평가했다.IBRD 총재도 얼마 전 편지를 보내 성공적으로 평가했다.세계적신용평가회사인 피치IBCA도 성공적으로 평가한다. 4대 개혁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 경제를 바로잡는 토대를 세웠다는 것이다.경쟁력 없는 금융기관이 퇴출되고,회수 가능성 없는 부실대출을 정리해서 금융기관이 ‘클린 뱅크’가 됐다.기업들도 정부가 강력히 구조조정을 하고 재무제표,소액주주 권리,사외이사 영입을 통해 투명성을 제고했다.내부자거래도 막고,오너와 중역이 민·형사 책임을 지고 있다.아직 부족하지만경쟁력이 있다. 공공부문도 한국전력의 발전분야를분리 매각하려 하고 있고,담배인삼공사와 철도청도 민영화를 추진중이다.한국중공업은 이미 매각했고 한국통신의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다만 국제적으로 노동분야가 미흡하다는 평가가있다. ◆정부는 금융기관에 대해 수익성과 함께 공익성을 강조한다.공익성을 강조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금융에 협조하라는 메시지로 들린다.정부 정책에 협조하면 면책한다는 이야기도있다.기업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현재 전체의 26.7%가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못갚고 있다.그 26.7%는 총 790조에 이르는 기업부채 가운데 350조를 부담하는 기업들이다.이 기업들은 언제 위기에 처할지 모르는 ‘폭탄’이다.금융개혁의핵심이 과거로 회귀하는 느낌이 있다.또 기업 구조조정이 제대로 됐나 하는 의문이 든다.(김광두 교수) 정부가 과거처럼금융기관에 대해 어디는 대출하고 어디는 대출하지 말라 하지 않는다.다만 중소기업 등 특별히 지원하고 보호해야 할분야에는 대출을 꺼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하라고 요청하고있다.금융기관이 정당하게 평가해서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에게 대출한 뒤 문제가 생기면 참작하겠다는 것이다.금융기관은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하지 신용대출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부실기업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정치권력이 봐준다든가 적당히 끌고가는 것이 아니다.문제는 금융기관이 신진대사 기능을 제대로 하는가 하는 것이다. ◆기초생활보장법에 문제가 많다.아들과 함께 살던 한 할머니가 아들이 돈 벌러 지방에 내려가 연락이 끊어졌다.하지만할머니는 대상자로 선정되지 않았다. 아들이 부양의무자이기때문이다.법을 현실에 적용하는 데 허점이 많다.보완책을 말해 달라.(사회복지사) 문제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쪽방 거주자,노숙자 등은 주민등록이 없어 혜택을 못보고 있다.특별히기초생활을 보장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 어떤 사람도 굶주리거나, 자식을 교육시키지 못하거나,의료혜택을 못받는 일이없도록 하자는 취지 때문이다. ◆기초생활보장법 행정인프라에 문제가 있다.담당과장 1명,사무관 4명이 전담한다.전달되는 과정에 문제점이 있는지 체크할 여건이 못된다.또 지방자치단체는 사업을 이해하지 못해 협조가 안된다.생산적 복지의 핵심은 자활사업이다.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金淵明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인프라 부족에 동감한다.자활사업 일거리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앞으로 더 노력하겠다. 생산적 복지는 단순한 일거리 창출이 아니라 정보화,문화콘텐츠 등 양질의 노동력을 가진 사람을 재교육해서 더 많은소득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구직프로그램에 참여해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5개 이상취득했다.그러나 연령 제한 때문에 취업이 안된다.기업들은30세 이전을 필요로 한다.열심히 일해야 할 나이의 소외된 30대 실직자 대책이 있나.(30대 실직자)실업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정부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대졸자 2만명에게정보화교육을 시키고 있다.앞으로 2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30·40·50대 자영업 희망자는 5,000만∼1억원을 융자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예산을 짰다.정부는 기업이 실업자를 고용할 때 월급의 절반 또는 3분의 1을 지원하고 있다.실업자에게 재취업에 필요한 교육을 시키고 취업 알선에도 노력하고 있다.하지만 취업이 빨리 안되는 게 사실이다. ◆서민들은 너무나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1년 동안 가스요금이 25%나 올랐다.정부가 국민을 생각한다면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주부) 정부는 물가 안정에 최우선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지난해 물가를 3% 이내로 잡았다.그러나 체감물가는 더 올랐다.가스요금은 국제유가 폭등 때문이다.유가가내리면 가스값이 내리고 가스요금도 내릴 것이다.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국제적 환경 탓이다.올 상반기에는 공공요금을 동결해 물가를 억제할 방침이다.정부는 올해 물가도 3%이내로 억제할 것이다. ◆중소기업 정책을 많은 부처에서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이 때문에 정책이 중복돼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한 부처에서 인정을 받은 기술을 다른 부처에서는 소관 부처가 다르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여성이 운영하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제품을 우선 구입하는 정책에 감사드린다.그러나 하부구조에서는 제대로 실행이 안되는 문제점이있다. (여성기업인) 앞으로 시정하겠다.그런 문제는 서슴지말고 정부에 제의하고 시정을 요구하기 바란다.정 필요하면청와대에 말해도 좋다. ◆수입개방에 따른 농산물 값 하락과 부채 때문에 농촌이 어렵다.부채 상환기간을 연장하고 이자율을 낮추려는 노력이있었지만,그런 조치만으로는 부채를 얻어 부채를 갚아야 한다.스스로 벌어 스스로 빚을 갚을 수 있어야 한다.농가소득증대 방안을 제시해 달라.(농업인) 농가부채를 농민들이 벌어 갚도록 하는 것이 핵심적 해결책이다.농가소득을 증대시키려면 농산물을 수출해야 한다.일본은 세계 최대의 농산물시장이다.일본의 농산물 시장규모는 올해 100억달러에 이를전망이다.그런데 우리는 8억달러밖에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올 가을까지 구제역을 막으면 농촌에 큰 기회가 올 것으로기대된다.현재 중국·대만이 구제역 때문에 일본시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농민들이 제값을 받으려면 도시상공인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광고하고 고객과직거래해서 택배를 통해 보내야 한다. ◆우리 회사는 지난 1년간 인력의 40%에 해당하는 4,000여명이 노사 협의를 통해 직장을 떠났다.또 법적 보호장치의 사각지대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의 53%에 달한다.이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불안에 떨고 있다.(대우전자 노조위원장) 임시고용직 문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문제와 관련이있다.비정규직도 근로기준법·의료보험 혜택에서 정규직과차별이 없도록 하고 있다.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김우중(金宇中) 전 대우그룹 회장을 처벌할 생각은 없나. 성공한 분식회계와 성공한 비자금은 무죄인가. 분식회계는아는 것은 절대로 방치하지 않는다.알면서 봐주는 일은 없다.대우그룹의 최고위급 중역이 10명 가까이 구속됐다.모두 20∼30명이 기소될 것이다.결코 노동자만 희생시킨다든가 경영자만 봐주는 일은 없다.대우 회장은 국외에 도피 중이다.검찰이 외교통상부에 요청해 소재를 파악 중이다.묵과하거나적당히 넘어가지 않을 생각이다. ◆한국의 학교교육은 뭘 하고 있나.영어·수학·과학 전부학원에서 배워야 한다.나도 월 100만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하고 있다.주변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가면 세계적 수준의 인성·기술·지식을 자녀에게 교육시킬 수 있다고 한다.그래서이민을 결정하고 올해 중 밴쿠버로 이주할 예정이다.국내에같은 생각을 갖고 떠나려는 30·40대 가장이 많다.(40대 가장) 국민 대다수는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그런데 정부는 장관을 수시로 바꾸고 정책도 수시로 바꾼다.그래서 교육 일선에서는 혼란이 오고 있다.학생들은 수능을 준비하고봉사활동 점술 따느라 힘들다.선생님도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떠난 잡무가 많아 지치고 사기도 많이 떨어져 있다.교육을 개혁한다는데 무엇이 교육개혁인지 답답하다.(교사) ‘교육이민’이라는 말이 나오고 그런 말 들을 때마다 그 분들심정이 어떻겠느냐 하는 생각에 안타깝다.이래서야 나라의앞날이 문제가 아니냐는 걱정도 한다.우리나라에 초등학교는세계 일류이고 중등학교는 중류,대학교는 하류라는 말이 있다.가장 큰 원인은 교육이 산업화시대의 교육체제로부터 지식기반시대 교육체제로 바뀌지 못하는 데 있다.산업화시대에는 획일적 교육을 통해 평균적인간을 육성하는 게 필요했다.그러나 지식정보화시대에는 한 사람,한 사람의 머리에서 창의가 나와야 하고 모험도 해야 한다.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냉소와 무관심은 정치인 비리와 부정부패 때문이다.부정부패 척결을 위해서는 대통령 의지가중요하지만 강력한 법이 제정돼야 한다.부패방지법 제정이미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또 대통령의 법 제정 의지는 어떤가.(회사원) 반부패기본법과 돈세탁방지법을 반드시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요구조건이기도 하다.공무원윤리법을 개정하는 등 법적 제도를 확실히 세우고 부정부패를 과감하게 척결하겠다. ◆언론사 세무조사를 놓고 ‘언론 길들이기’ ‘정당한 조사’니 하는 말들이 많다.조사 결과를 공개할 의향은.(金周榮소설가) 여론조사에서 국민 90% 이상이 공표해야 한다고 나온 것에 정부는 곤혹스럽다.법과 여론이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언론 길들이기’ 이야기가 나왔는데 분명히 이야기하지만 임기가 2년 남았는데 ‘언론 길들이기’를 하지 않는다.우리 언론이 정부가 한다고 마음대로 될 언론이 아니다.세무조사를 하고 불공정거래행위를 조사하지만 얼마나 자유롭게 비판하는가.언론을 길들이려면 과거 어떤 정권이 하던 식으로 비밀리에 몇 군데만 조사하지 전 언론을 조사하겠는가. 언론사가 정당하게 세금을 내는가,언론이 공정한 경쟁을 하는가 하는 문제를 조사하는 것이다.이런 문제를 조사해야 한다는 것은 국민 80% 이상,언론종사자 90% 이상이 요구하고있다.언론을 장악하려는 생각을 갖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국민들이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그 과정에서 언론 본연의 기능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또현행 세법에는 지키기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조세행정도 잣대가 길었다 짧았다 한다.(김광두 교수) 세무당국과 공정거래위에 김 교수의 말을 전하겠다. ◆최근 진행되는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를 위한 조치들이 실제로 현장에 미치느냐 하는 것을 점검해야 한다.비정규직 노동자는 85%가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적용을 못받고 있다.또의약분업은 시행 전과 후 달라진 점이 없다.항생제·주사제사용량 통계를 보면 변화가 없다.(김연명 교수) 비정규직 노동자를 최대한 보호하도록 하겠다.의약분업은 인기가 없는일이다.의사는 의사대로,약사는 약사대로,환자는 환자대로불평한다.그러나 언젠가 누구인가 해야 할 일이다.의약분업은 자리를 잡아가면 항생제와 주사제 사용이 줄고 국민 건강과 경제에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국민에게 사과할 것은 의약분업을 시작하면서 사전에 준비를 제대로 못한 점이다. ◆대북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정일의 서울 답방이이루어져야 하나.국가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인터넷 질문)국민 90%가 김 위원장이 오는 것을 바란다.공산주의를지지하거나 김 위원장을 개인적으로 지지해서가 아니다.한반도의 전쟁 위협이 감소하고 평화 정착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추진한다는 견해가 있다.국민이 우려하는 것은 만일 북한이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갈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또 우리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데 퍼주는것 아닌가.(대학생) 현재 통일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20년,30년 후를 내다보고 있다.전쟁을 하지 않고 화해 협력하는 게현 단계의 목표다.북한에 퍼준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북한에 준 액수는 1억8,000만달러다.과거 정권 때 2억3,000만달러에 못미친다.그것도 국회에서 통과된 예산 범위에서 주고 있다. ◆월드컵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보는가.(이규원 아나운서) 어떤 사람은 16강이 좋겠다고 하는데 우리 선수들이 16강이 아니라 8강,나아가 우승까지 했으면 한다.국민들은우리 선수들이 선전해서 주최국의 체면을 세우고 좋은 성적을 올리도록 적극 성원해야 한다. ◆외국에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문화에 더 투자하는 국가가많다.혹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문화 창달을 위한 사업들이미진하고 소외될까 걱정이다.(김주영 소설가) 국민의 정부들어 처음으로 문화예산이 1%를 넘었다.문화는 이제 단순히정신적 풍요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문화콘텐츠는 세계적으로 수천억달러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면 우리는 크게 성공할 수 있다.경제적이익을 위해서도 문화는 적극 지원할 가치가 있다. ‘국민과의 대화’ 전체 내용은 청와대 홈페이지(www.cwd.go.kr)에 실렸음. 정리 진경호·박찬구·이지운기자 jade@
  • “種子산업법 현실맞게 개정을”

    종자(種子)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종자산업법이 현실을 무시한채 제정·시행돼 무허가 업체를 양산하고 있어 개정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종자산업법은 식물의 신품종에 대한 육성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종자(씨앗·종묘·종균)의 생산·보증·유통 등 전반적인 사항을 규정한 법이다. 법 가운데 종묘생산업체 등록요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지적이 많다.화훼의 경우 철재 하우스 330㎡와 육묘포장 3,000㎡ 이상,과수는 육묘포장 1만㎡,대목포장 5,000㎡ 이상의 면적을 임차나 소유해야 한다.국가 기술자격인 종자관리사도 둬야 한다. 하지만 이 규정은 60여년전부터 종묘생산을 하고 있는 소규모 영세업체들의 실정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전국 종묘생산량의 70%(연간 2,000만그루) 이상을 차지하는 경북 경산의 등록업체는 41개 업체에 불과하다.전국적으로는 170여개다.반면 무허가 업체는 800여곳에 달한다.영세업체들의 면적이 등록요건에 미달할 뿐 아니라 연간 2,000만∼3,000만원 정도의 종자관리사 인건비를 부담할 형편이 못돼서다.현재의 등록업체도 정부가 종자법 시행 전에 완화된 요건으로 허가를 내준 업체다. 이에 따라 무허가 업체가 난립하고 있다.이들 업체에 대한정부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등으로 인해 불량 종묘가 생산·유통될 수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농민들은 “아직까지 문제는 없었지만 보상문제가 발생할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경산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양성화될 수 있도록 법적등록요건을 완화하든가 아니면 생산자 조합 결성에 필요한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 관계자는 “무단 복제를 일삼는 무허가업체를 양성화하기 위한 법 개정은 기존 등록업체와의 형평성 문제와 신규 업체가 난립될 수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그러나 무등록 업체의 실태를 파악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
  • 광우병 공포…쇠고기 수요 ‘뚝’

    *소 유통시장 긴급 르포. 전국에 광우병 ‘광풍(狂風)’이 몰아치고 있다.국민들은 극도의 불안감과 함께 당국의 안이한 대처에 분노하고 있다. 전국의 축산도매시장과 우시장은 물론,갈비집 등 대중음식점,정육점등은 매출이 절반 이상 급감하는 등 된서리를 맞고 있다. 6일 오후 전국 축산물 유통량의 40%를 공급하는 서울 성동구 마장동축산물 도매시장. 4,000여개의 점포가 오밀조밀 모여있는 시장 입구부터 좌판에 천엽,간,내장 등을 쌓아놓고 다듬는 등 상인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으나 고기를 사러온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상인들은 “지난 62년 시장이 형성된 이후 가장 어렵다”며 울상을 지었다. 17년째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58·여)는 “정부가 아니라는데도 언론이 광우병에 열을 올리는 바람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고 푸념했다.곁에 있던 이모씨(53)도 “평소 매상의 3분의 1에도 못미친다”며 “정부가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할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상인연합회 김명근(金明根·46)사무국장은 “당국이 ‘이것은 믿을만하고 저것은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확실하게 선을 그어주지 않는다면 축산농가,상인 가릴 것 없이 모두 망하게 된다”며 당국의 대책을 촉구했다. 서울 중구 필동에서 20년째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태동씨(41)는“하루 20만원 정도 팔리던 소고기가 요즘 5만원 어치도 나가지 않는다”면서 “지난해 구제역 파동에 이어 올해 광우병 파동까지 겹쳐 아예 정육점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휴일인 지난 4일 오후 7시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B갈비집. 유명업소라 평소 15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자리를 잡을 수 있었으나 광우병 파동 탓인지 곳곳에 빈 자리가 눈에 띄었다. 업소 주인은 “손님이 30% 이상 줄었다”면서 “그나마 온 손님도 1인분에 1만8,000원인 수입갈비보다 6,000원이나 비싼 한우갈비만 찾는다”고 말했다. 전남 최대 가축시장인 나주시 영산포 가축시장.하루 평균 250여마리정도 팔리던 한우가 이날에는 120여 마리로 절반 가량 줄었다. 황소거래가격도 ㎏당 5,600원에서 5,200원으로 떨어졌다. 나주축협 박진철(朴鎭哲·35) 지도대리는 “소 사육농가에서 광우병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구제역에다 광우병,수입소 입식보급에 따른 전염병 등 골칫거리가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사는 주부 이경희(李慶熙·52)씨는 “무서워서 고기를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서 “정부는 무턱대고 괜찮다고하고 언론은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하는데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서울YMCA 서영경(徐瑩鏡) 간사는 “당국은 파장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데만 신경쓰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수입이나 검역·유통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원 김병철·나주 남기창 박록삼기자 youngtan@. *국내 전문가들 광우병 파동 상황 분석. “대비책은 철저히 세우되 공포에 떨 필요는 없다.타당한 근거 없이공포감만 확산돼 축산농가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광우병 파동을 지켜본 국내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을 ‘지나친 과민반응’이라고 진단했다.수의학자 등 학계 전문가들은 6일 최근 확산되고 있는 광우병 파동에 대해 “아직까지 국내에서 광우병이나 ‘인간광우병’(vCJD) 환자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지나치게 불안감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그러나 광우병이 국내에 침투할 가능성은 있는 만큼 철저한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영순(李榮純)서울대 수의대학장은 “쇠고기가 영국 등에서 들어온것이라면 공포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우리나라는 미국, 호주 등 광우병 비발생국에서만 들어오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그는 “음식찌꺼기의 95%는 사람이 이미 먹은 것으로 사람이 괜찮은데 왜 소에게 문제가 생기겠느냐”면서 “언론 등에서 이 문제를신중하게 다루지 않으면 국민들의 불안감만 가중된다”고 지적했다. 건국대 수의대 김순재(金順在)교수는 “사실 음식물쓰레기를 통해광우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프리온이 함께 들어갈 확률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프리온은 130도에서 30분 이상 가열해야 파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외국처럼 도축장에서 쓰는 기구를 철저하게고온 소독하고 검역을 강화하면서,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사슴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근식(朴根植)대한수의사협회 부회장은 “국내 음식물쓰레기에 프리온 등이 포함돼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오히려 영국에서 들어온 소 골분 등이 실제로 도자기 제조용으로만 쓰였는지 등에 대한철저한 추적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이번 기회에 축산물전반에 걸친 방역위생 체계를 철저히 점검해 과학적이고 선진적인 검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림대 의대 김용선(金龍善)교수는 “국민들의 불안감은 이해가 되지만 소골육분 등 동물사료를 소에 쓰면 곧바로 광우병에 걸리는 것으로 오해를 해서는 안된다”면서 “정부가 관련 대책을 제때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불신감이 더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축산농가 “구제역 악몽 생생한데…”. “구제역의 악몽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번엔 광우병의 광풍이 몰아치나”지난해 4월 구제역 파동으로 한우와 젖소 1,600여 마리를 잃었던 충남 홍성군의 축산농가들은 광우병의 공포에 너나없이 바짝 긴장했다. 이봉희(李鳳喜·56·홍성군 구항면 장항리)씨는 “지난해 생때같은소 29마리를 도살한 뒤 구제역의 재발가능성 때문에 본격적인 소 사육을 미루다 지난 5일에야 ‘길러도 괜찮다’는 군 직원 말을 듣고송아지 6마리를 사왔는데 광우병이라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에서 100여마리의 한우를 키우고 있는 김모씨(47)는 “음식물 사료를 먹인 쇠고기를 누구보다 많이 먹었으나 건강하다”면서 음식물 사료가 광우병 발병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는데대해 울분을 터뜨렸다. 김씨의 울분에는 이유가 있다.김씨는 97년 IMF 한파로 사료값이 급등하자 정부로부터 5,000만원을 지원받아 음식물쓰레기 사료화기계를도입했다. 이어 밥과 채소가 대부분인 인근 초등학교 잔반을 수거해사료로 활용하면서 40% 가량 사료비를 절감해 앞서가는 축산농가로선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광우병이 문제가 되면서 김씨와 자신이 납품한 소를 취급한 정육업체가 ‘광우병 파동 주범’이라는 원망을 받고있는 것이다. 김씨는 “이번 파동으로 쇠고기 시장개방으로 충격받은 축산농가에더 큰 타격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내린 폭설 피해에 이어 또다시 광우병 파동을 맞은 충남 천안시 직산면 모시리 이모씨(46)는 “소골분을 수입하지 않았다,수입은 했으나 도자기 재료로만 사용했다는 식의 말 바꾸기가 국민에게우리 축산물이 안전하다는 확신을 심어 주기보다 오히려 불신만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이같은 불신에 따른 모든 책임이 결국 농민에게돌아온다”고 주장했다. 홍성 이천열기자·연합 sky@
  • 올해 농정 이렇습니다/ 한갑수 농림부장관 특별인터뷰

    *“농산물 수급조절로 값안정 주력”. 한갑수(韓甲洙)농림부장관은 25일 “올해는 북측에서 남북농업협력사업과 관련한 구체적인 제안을 해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북한에종자,농약,비료,농기계와 영농기술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용의를 갖고있다”고 밝혔다. 한장관은 또 “앞으로는 증산일변도에서 벗어나 속도조절을 하면서 수급균형을 통한 농산물의 가격안정에 농정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본지 염주영(廉周英)경제팀장이 한장관을만나 올해 농정방향을 들어보았다. ◆올들어 날씨가 추워지고 눈이 많이 오면서 농가피해가 커질것으로우려됩니다. 해남 배추 등 일부 손상이 있을까 걱정이지만 눈이 많이 오면 보온효과가 있고 병충해도 적어져 보리농사 등에는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다만,기온이 떨어지면서 유리온실 농가들의 난방비가 더 들어가는등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실 농정방향은 어떤 겁니까. 올해부터는 증산일변도가 아니라 가격안정에 치중할 계획입니다.소득작목에 대한 증산지원을 줄이거나 억제하고,그재원을 가격안정 쪽으로 전환하겠습니다.무,배추값 지원을 위한 농산물가격안정기금을종전에는 투자에 60%,가격안정에 40%를 써왔는데 앞으로는 가격안정에 60%,투자에 40%로 바꿀 생각입니다. ◆다른 분야와 달리 농업분야는 남북협력 사업의 성과가 미진했다는지적도 있습니다. 지난해 6·15선언이후 민간분야에서는 옥수수재배 지원 등이 있었지만 정부차원에 협력이 별로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하지만,올해는 북쪽이 구체적인 제안을 해올 것으로 예상됩니다.농업기술 등의 노하우를 전수하고,특히 5∼10년을 내다보고 북한이 식량을 자급할수 있도록 도와주는게 목표입니다.다만,내각안에서 먼저 협의가 이뤄져야겠지요. ◆농가부채 지원대책에 대해 도시근로자 등과 비교할때 형평성 문제가 거론되고 있고,정부가 지나치게 끌려간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우리 농업은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경영이 더 악화되고,42조원의 농어촌구조개선투융자사업의 원리금 상환기일이 도래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여기에 구제역 파동,농산물 가격 하락까지겹쳐 그대로 두면 농촌경제는 파탄을 맞게되므로 부채대책을 마련한겁니다. 농민단체에 지나치게 끌려다녔다는 일부 지적에 관해서는 일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은 민주적인 정책결정 과정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제로 농사를 짓지 않는 농민들에게 경감혜택이 돌아가는 등의 부작용을 막을 방법이 있습니까. 옥석을 분명하게 가려서 지원할 계획입니다.농업을 주업으로 하지않거나,정책자금을 부당하게 쓴 사람,부채 상환능력이 충분한 사람등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됩니다.2,000cc급 이상인 자가용(디젤지프 제외)을 갖고 있는 사람,금융자산을 총부채액의 80%이상 가진 사람 등을 지원제외 대상으로 예시해놓고 있습니다.특히,1억원 이상 고액부채를 진 사람들에 대해서는 자금사용 용도 등을 엄격히 실사할 계획입니다. ◆농가부채의 근본적인 문제는 농가소득 안정에서 찾아야 된다고 봅니다. 농민 스스로 생산성을 높여 부채를 상환할 능력을 회복하는게 가장중요합니다.농산물 가격불안,자연재해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농가소득을 안정시키기 위해 생산이전 단계부터 농업관측을 내실화하고,생산자단체의 자율적 수급조절 역량을 강화할 방침입니다.채소 등의 계약재배를 활성화하고,과일에 대한 계약출하제,우유 등의 농가별생산할당제 등을 도입해 농축산물의 가격안정을 도모해 나가겠습니다. ◆마사회가 농림부로 이관되면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농민들의 숙원 사항인 마사회의 농림부 환원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마필 개량,사육단계에서부터의 체계적인 관리 등을 통해 경주마의 자급기반을 확충하고 경영혁신을 통해 축산발전 재원을 늘리는데 노력할 생각입니다.마사회 운영문제는 마사회와 농민들의 여론을충분히 수렴,건전한 경마산업 육성과 축산 발전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새만금사업을 조만간 추진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 같은데 어떻게준비하고 있습니까. 총리 주재 물관리정책조정위원회에서 곧 결론이 납니다.농림부는 누차 밝힌대로 농지조성 위주로 개발하면서 환경친화적으로 추진한다는것이 기본입장입니다. 만경강,동진강의 수질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환경기초시설 설치에 만전을 기하고, 상류하천의 수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입니다. ◆지난해 마늘협상때 드러났듯 다자간 무역협상때 부처간 마찰이 종종 문제가 되곤 합니다. 정부 입장을 정하기 위한 협의단계에서는 부처간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그러나 일단 정부입장이 확정된 뒤에는 범정부적으로 통일된입장을 갖고 협상에 임하고 있습니다.전체업무는 외교통상부가 총괄하되 농산물 분야는 농림부가 주도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1월초일본을 방문해 야쓰 요시오 농림수산대신을 만난 것이나,설연휴때 유럽을 방문,휘슬러 EU농업담당 집행위원,글리바니 프랑스농업장관을만나 공조방안을 협의한 것도 그런 맥락입니다. ◆지난해 통폐합된 농협의 개혁작업은 어떻게 돼갑니까.축협도 부실처리 문제 등이 남아 있는데. 축협의 부실은 지난 연말에 축산발전기금에서 상호금융 결손금 2,234억원을 전액 보전해줬습니다.중앙회 자체사업 결손으로 인한 회원축협 출자금 잠식액 870억원은관계부처와 공적자금 지원을 협의하고있고,옛 축협 중앙회의 부실 지원을 위해 5,000억원의 공적자금이 조성돼 있습니다. 일선 농축협 조합 부실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농협중앙회와 합동으로 209개 부실조합에 대한 경영실태 조사를 마쳤습니다.관계부처와 부실조합 정리방안을 조속히 마련, 일선조합이 농민들을 위한 유통·경제 사업에 전념하도록 하겠습니다. 대담 염주영 경제팀장 정리 김성수기자 sskim@
  • 獨 친환경 유기농 확대 논란

    [베를린 연합] 유럽 전역을 휩쓸고 있는 광우병 위기로 농업정책의근본적 개혁이 논의되는 가운데 독일 정부와 농민단체가 새 농업정책 도입을 둘러싸고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광우병 파동으로 인한 내각 일부 개편을 통해 농업부에 소비자보호 업무와 식품안전 업무를 관장토록 하는 한편 환경친화적인 농업 방식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녹색당 출신의 신임 레나테 퀴나스트 보건장관은 식품안전을 위해새로운 환경기준을 마련할 것이며 향후 5년간 환경친화적인 현재 2.6%인 유기농 농업의 비율을 10%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독일은 농업의 산업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대규모 기업농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농업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광우병 파동으로 대규모 기업농을 환경친화적인 소규모 유기농 방식으로 재편하는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모색하면서 기존 농민들의 이익과 충돌을 빚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게르트 존라이트너 농민협회 회장은 정부의 정책은 경제논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무리하게 새 정책을 추진하면 농업과 식품산업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광우병 공포로 축산업과 축산 유통업 전체가 붕괴 위기에 처하고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어 경제논리가 환경,생태 논리를 제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기존 기업농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 國政불안 正道로 풀어라

    “한국은 그동안 시장 메커니즘을 따르지 않고 임시방편책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경향을 보여왔습니다.비전이 없는 회사는 하루빨리정리, 우량기업에 지원돼야 할 자금이 부실 기업으로 자꾸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외교통상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공동 주최로 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화의 도전과 한국의 대응’이라는 세미나에서렌달 존스 OECD 경제총국 한국담당관은 “한국은 이제 질적 경쟁력향상을 위한 2차 구조조정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정부는 기업·금융 구조조정을 연말까지,공공부문 구조조정을 내년2월말까지 시한을 정한 바 있다.그러나 최근 구조조정 속도가 정치권의 비협조와 공세, 노조와의 갈등,사회여론 압력 등에 의해 마냥 늦춰지고 있다. 새해 예산안 처리도 마찬가지다.회계년도 시작 30일전(12월2일)까지국회가 다음 해 예산안을 의결하도록 된 헌법 54조 규정을 어기는 데도 ‘죄의식’을 가지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정부관리들 조차 과거 예를 들먹이며 ‘무감각’하다.여당 당직자들도 “정기국회 회기내(9일)에만 통과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예산안이 며칠 늦게 통과된다고 해서 나라가 반쪽날 일은 없다.‘준법의식’이 문제다.민경식(閔京植) 중앙대 법대 학장은 “법정시한내에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는 것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헌법을 어기는 것”이라며 ‘법치주의’실종을 개탄했다. 법과 원칙을 어겼던 일은 한두 건이 아니다.의약분업이 대표적으로꼽힌다.의사들의 파업에 밀려 의약분업 추진은 꼬여만 갔다.현대건설을 둘러싼 정부의 무원칙이 대외 신인도(信認度)를 떨어뜨렸다는 말도 나온다.대우자동차 처리도 매끄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정치권과 정부가 법과 원칙을 어기는 일이 많다보니 힘이나 억지를쓰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최근의 공기업 노동조합과 농민들의 시위가 대표적이다.어려울수록‘정도(正道)’로 가야 한다.이제부터라도 정부·여당을 비롯해 정치권과 국민 모두 법과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성균관대 이재웅(李在雄) 부총장은 “편의에 따라 법과원칙이 흔들리는 게 문제”라며 “법치주의는 법에 따른 지배이므로 사람을 바꾸는 것에 앞서 법과 원칙을 지키겠다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강력한 개혁만이 위기탈출 유일해법

    ‘이번이 마지막!’ 삼성경제연구소가 현 위기탈출의 해법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촉구하면서 “더 이상 실기(失機)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것은 그만큼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안좋기 때문이다. 이달들어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속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해졌다.의료계나 농민의 집단행동과 한전 등 대형 사업장의 노사분규는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있다. 이에 더해 주변국의 정치·경제불안 등 해외요인도 먹구름이다.미국은 10월 중순 이후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증시가 대통령선거 이후 급락세로 돌아선데다 플로리다주 재검표 등 정치적 불안정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일본도 주가하락과 엔화 약세 속에 모리정권에 대한 불신임안 등으로 정국불안이 계속되고 있다.대만도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으로 정권이 교체된 뒤 주가가 폭락하고 통화가치가 떨어지고 있다.총통의성 스캔들까지 터져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도 금융불안 등으로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처럼 안팎의 상황이 좋지 않지만 IMF 구제금융을 받을 때와 상황은 다르다.단기부채의 비율이 30%대로 떨어져 있고 외환보유고도 900억달러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기업 구조조정이 늦어지고 해외 악재들이 상호 증폭작용을 일으킬 경우 우리경제도 안심할 수 만은 없다.특히 국내경제는유가급등,반도체 가격하락으로 불안감이 커진데다 노·정 대립이 계속되고 있어 동남아와의 차별성이 크게 약화됐다.동남아국가의 통화위기가 우리나라로 파급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따라서 보고서는 “위기탈출을 위해서는 여론에 흔들리지 말고 개혁드라이브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임태순기자 stslim@
  • 대우차 노사 전문가들 苦言

    구조조정 부진과 노사대립으로 핵심부문의 구조조정이 흔들릴 경우대외 신인도(信認度)가 추락,외국인 투자자가 발길을 돌려 경제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얘기는 이제 일반론이 됐다.경영자,근로자 모두이를 몸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실천의 문제’가 남아 있을 뿐이다. 대우자동차 노사가 구조조정에 잠정합의한데 이어 공공부문의 핵심인 한국전력과 한국통신,철도청의 구조조정 향방이 빨리 결정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우리 경제의 장래와 관련,생각하기도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구조조정 실패→대외 신인도(信認度) 하락→외국인 자본 이탈→금융시장불안→기업 및 금융기관 부실 증가→대량실업→경제불안이다. 현 정부의 마지막 기회인 구조조정이 실패할 경우 경제구조 자체가부실해져서 일부 남미 국가처럼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늘고 있다.공멸하지 않고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상생(相生)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재웅(李在雄) 성균관대 부총장은 “구조조정을 하려면 정치적인리더십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또 “노조가 구조조정을반대하는 것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버티다가는 모두망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성린(羅城麟)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구조조정을 하면 단기적으로는 실업자가 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이렇게 하는 게 경제가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13개 정부투자기관의 경우 빚이 나라 전체와 비슷한 80조원이나 된다”면서 “민영화할 수 있는 공기업은 민영화해야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공기업을 제대로 개혁하지 않고 민간기업이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노조와 농민 등 각종 집단의 목소리가 지나칠 정도로 높아진 것에대해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고려대 이필상(李弼商) 경영대학장은 “정부는 구조조정을 무조건 밀어붙이려고 할 게 아니라 공적자금을 110조원이나 투입했지만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데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사설] ‘세일즈외교’ 발목잡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 한국·중국·일본 세 나라 정상이 참석하는 이른바 ‘아세안+3’ 정상회의가 24일 개막됐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4일 싱가포르에서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와 가진 3국 정상회동에서 경제·통상 등 비정치분야에서 3국간 협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합의했다.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23일 판 반 카이 베트남 총리와의 회담에서 메콩강 개발사업에 한국이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지난 주말 APEC 정상회의와 마찬가지로 연초에 일정이 잡힌 정상외교의 일환이다.하지만 대통령의 잦은 정상회의 행보에 대해 일부 국내 언론이나 정치권 일각에서 폄하하려는 시각이 있는 것같다.즉 “나라 경제가 이 지경인데 한가로이 외국 출장만 다니느냐”는 시비다. 그러나 우리는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에 대한 냉소적 자세는 옳지 않다고 본다.대국적 차원 뿐만 아니라 실리적 견지에서도 그렇다고 생각한다.사실 국내적으로 경제·사회 불안요인이 산적해 있는 게 현실이다.의약분업 파동의 불씨가아직 사그라지지 않고 있고,농민시위에 증시 불안과 원화 가치 하락 등 하나같이 해법이 수월하지 않은 과제들이다.그렇지만 외교는 어차피 지도자가 챙겨야 할 국정 중가장 큰 몫이다.세계화 시대에 우리는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 증진 속에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나아가 경제가 어려울수록 외국 정상과 만나 수출과 투자,자원 확보에 나서는 적극적 정상외교의 필요성은 오히려 절실하다.그럼에도 일부 언론이 이미 시동 걸린 정상외교 행보에 대해 뒷전에서 비아냥대는 것은 온당치 않은 일이다.야당이 이를 성원하지는 못할 망정 국내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며 김을 빼는 태도도 옹졸하게만 비춰진다.우리가 사는 공동체가 거덜난다면 2년 뒤의 정권 쟁취 경쟁이 국민의 처지에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더욱이 이번 정상회의는 아시아 국가들이 증시와 통화가치의 동반폭락이라는 공통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열리고 있다.이에 대한공동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데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이 과정에서 국가별 경제체질 개선 노력 못잖게 중요한 일이 국제 투기자본의 분탕질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안 모색이다.김대통령이 24일 동아시아 국가간 통화 스와프(교환) 협정 등의 조속한 체결을 제안한 취지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불황에 빠진 국내 건설업계의 메콩강 개발사업 참여등 아세안 지역 진출 기회를 넓히는 일도 중요하다.김대통령이 이번 다자간 정상회의와 역내 국가들과의 쌍무 회담을 통해서 성공적 세일즈외교를 펼치기를 우리는 기대한다.정상외교는 현재만 아니라 미래의 국익을 담보하는 투자이다.
  • 여권 “위기정국 풀어라” 총동원령

    여권전체가 현 시국을 ‘중요한 고비’로 인식하기 시작한 분위기다. 경제는 주가폭락과 환율 급등,소비심리 위축,고유가 등으로 3년전 IMF(국제통화기금) 위기가 다시 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설상가상으로 농가부채 탕감,한국전력 노조 파업 및 공기업 구조조정 반대 움직임 등 거대 이익집단들의 저항 목소리가 숨돌릴 틈없이 쏟아져 사회불안까지 겹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국회 파행으로 추가 공적자금 동의안이나 새해 예산안,시급한 개혁·민생법안의 적기 처리가 여의치 않아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여권핵심부는 우선 국회에서 추가 공적자금동의안 처리에 주력한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귀국하기전 범여권 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여권핵심부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처럼 청와대가 민감한 현안에 대해 깊숙히 개입,처리할 경우 문제들이 신속하게 해결될 수도 있으나현재는 민주적 절차를 중요시하다 보니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처럼보인다”면서 다각적인 민심수습책을 마련중임을 시사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폭력 시위나 불법적인 요구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하되 농민 등 민심을 추스르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권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역력하다.소수정권이라는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자민련과의 확실한공조복원을 꾀하고 있다.아울러 정국상황의 근본적인 개선책의 일환으로 정국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검토작업을 밀도있게 진행중이라고한다. 이춘규기자 taein@
  • [사설] 공적자금부터 처리하라

    우려했던 대로,검찰수뇌부 탄핵안 파동으로 비롯된 여야 대치 정국이 우리 사회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10여만 농민들이농가부채 해결을 요구하며 격렬 시위를 벌이고,기업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노동계의 반발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특히 국회 공전에 따라공적자금 조성안 처리가 늦어져 기업·금융구조조정이 제대로 되지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이 번지면서,주식값이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매우 심각한 사태가 아닐 수없다. 우리 경제의 사활이 걸린 구조조정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금융기관들이 당면하고 있는 자금난을 해소하자면 공적자금을서둘러 조성해야 한다.우리는 우리 경제가 처해 있는 현 상황의 위중함을 들어 공적자금 조성문제와 정치현안을 분리해서 공적자금 조성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할 것을 정치권에 촉구한 바 있다.이런 주장은전문가들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한결 같은 요구이기도 하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여당과의 접촉에 적극 나서라”고 총무단에 지시하고,소속 의원들에게도 국회 정상화에 대비해서 예산안 심의에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고 한다.그동안 탄핵안 파동에 대한 민주당의 사과와 검찰총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여권과의 대화 자체를 거부해오던 것에 비춰 보면,이 총재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국회정상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한걸음 다가선 것으로 해석된다.우리는 검찰수뇌부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는 사실만으로도한나라당은 당초 노렸던 성과를 상당부분 거두었다고 본다.그럼에도한나라당이 국정을 외면한 채 강경일변도의 대여 공세를 펴는 것은이 총재의 정치적 앞날에 반드시 득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그래서 우리는 이 총재의 태도 변화가 공적자금 처리 지연에 따른 야당의 ‘명분 쌓기’가 아닌 것으로 믿고 싶다. 한나라당이 국회정상화를 향해 한걸음 다가선 이상,이제는 민주당도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취해야 한다.단순히 “공적자금을 제때에 투입하지 않으면 국가경제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나라당을 압박하는 것만으로는 경색 정국의 돌파구는 뚫리지 않는다.민주당은 탄핵안의 상정을 실력으로 저지해서 결과적으로 의회주의를 짓밟은 사실에 책임을 지고 국민과 야당에 대해 ‘진솔한 사과’를 해야 옳다.정국을 경색으로 이끈 일차적인 책임은 집권 여당에 있기 때문이다. 굳이 전문가들의 주장을 빌리지 않더라도 공적자금 조성문제는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탄핵안 파동을 전면적으로 풀어가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면,여야는 공적자금 조성문제만이라도 정치현안과 분리해서 우선적으로 처리하기를 거듭 촉구한다.
  • [사설] ‘경제위기’ 누가 부추기나

    요즘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우리 경제가 ‘붕괴의과정’에 들어선 것 같다.부도,실업자 양산, 환율상승,노사갈등과 정치불안까지 분출한다는 지적이다.겹친 악재로 ‘제2경제위기’가 온다는 주장도 판쳐 국민을 떨게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경제가 어렵지만 ‘위기’는 아니며 위기를 조장하는 세력이 더욱 문제라고 본다.경제위기감이 실제 이상으로 확산된 것은 무엇보다 정쟁을 일삼고 경제의 어두운 면을 집중 부각시키는 일부 정치인들과 언론,그리고 제 밥그릇 챙기기에 바쁜 이익집단들 때문이다.한국노총은 구조조정을 반대하며 내달 8일 총파업을 결의했고 농민들은 정부의 농가부채 경감책에 반대해 21일 총 궐기대회를 가졌다.이들은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데다 비관적 인식을 확산시켜 소비위축 등으로 경제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문제에 대한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의 접근방식은 경제지표를 잘못 읽는 ‘무식’차원을 넘어 악의적으로 해석한다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올초 사상 최대 호황에서 요즘 다소 둔화된 미국의경제지표를 보자.무역적자는 지난해 3,310억 달러에서 올 연말 4,500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경신할 전망이다.연간 경제성장률은 5.3%,실업률은 3.9%이다. 우리나라의 무역흑자는 올해 100억∼130억달러로 작년보다는 줄었지만 2년째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올 성장률은 9.5%,실업률은 지난 9월 3.6%에서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느는 내년초 4.4%에 이를 전망이다.즉 우리의 무역수지와 성장률은 미국보다 좋거나 높다.내년초 한국의 실업률이 높아져도 호황인 미국 수준이다.그런데 ‘미국경제가 망했다’는 소리도 없고 미국 정부는 연착륙을 거론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는 경제위기설에 흠뻑 젖어있다. 물론 악재는 있다.또 국내 경기가 올초 정점을 친 후 내림세를 보이니 하강의 충격이 큰 것도 당연하다.그렇다고 건실한 공식지표를 무시한 채 ‘나쁜 체감경기’와 나쁜 지표에만 골몰하다가는 대세를 놓치는 실수를 저지른다.데이비드 코 국제통화기금(IMF)서울사무소장이 “어디를 봐도 1997년말과 같은 위기에 빠질 조그만 징후도 발견할수 없다”고 지적하는데도 이상하게 위기설이 풍미한다.비관론의 확산은 소비위축,생산감소 등으로 불황을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점에서 심각하다. 노조와 농민은 집단행동을 자제하고 구조조정의 고통을 나눠야 한다.정치인은 패싸움과 정쟁을 삼가야 할 것이다.정당과 언론은 경제를나쁜 면과 함께 긍정적인 면도 고려해 균형된 시각에서 봐야 한다.경제위기를 스스로 불러들이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된다.
  • 연말 ‘불법시위 강력 대응’ 선언

    정부가 15일 이한동(李漢東)총리주재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불법 집회에 대해 강력한 대응방침을 밝힌 것은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사회불안이 생기면 해외투자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총리가 “사회 안정없이는 구조조정도 없다”며 ‘법과 질서’를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불법·폭력시위 엄단 현재 노동계에서는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등을 요구하며 11∼12월중 대규모 집회및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다.농민단체협의회도 ‘농가부채특별법 제정’등을 요구하며 오는 21일 ‘전국 농민대회’를,전교조는 오는 22일 ‘투쟁’을 선언해 놓은 상태다. 이에 정부는 시위 신고단계부터 철저하게 관리,평화적 시위가 될 수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그러나 불법·폭력시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키로 했다.총리실최경수(崔慶洙)복지노동심의관은 “최근 민노총시위에서 처음으로 쇠파이프가 등장하는 등 과격 폭력양상이 나타났다”면서 “앞으로 경찰 대응과정에서 사라졌던 페퍼포그(최루탄)가 다시 등장할 수도 있을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과격 시위에서 80여명의 부상자가 속출하자 정부 공권력의 엄정집행을 건의하는 경찰 정보보고 등이 계속 올라왔다는 후문이다. ◆노사정대화체 구성 구조조정과정에서 노사정간의 ‘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기업별로 ‘노사정대화체’를 구성,노사간 공감대를 형성해나가기로 했다.또 농가부채 해결을 위해 연말까지시·도단위의 실무대책협의회를 구성,운영할 방침이다. ◆실업대책 지난 8월 78만명이던 실업자수가 연말 90만명(4.1%),내년2월 최고 96만명(4.4%)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노숙자수도 11월 현재 서울 3,560명을 비롯,전국적으로 5,240명에이르는 등 지난 8월말 전국 4,900명에 비해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고용보험의 고용유지지원제도,실직자에 대한 재취업,건설일용직·신규졸업자에 대한 취업지원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전국 150개 노숙자쉼터를 통한 자활창업지원 등도 해나갈 계획이다. 최광숙기자 bori@
  • 감자 은행 소액주주 보호 딜레마

    한빛·평화·광주·제주은행의 소액주주들이 좌불안석이다.정부가 이들 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기에 앞서 자본금 감자조치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특히 광주·제주 등 지방은행 소액주주들은 “투자목적이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순수한 애향심에서 증자에 참여했는데 감자조치는 말이 안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빛·평화·광주·제주은행의 소액주주들이 좌불안석이다. 정부가 이들 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기에 앞서 자본금 감자조치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제주 등 지방은행 소액주주들은 “투자목적이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순수한 애향심에서 증자에 참여했는데 감자조치는 말이 안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감자(減資)는 왜하나=감자는 자본금을 줄이는 것이다.증자의 반대개념이다.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추궁 차원에서 대주주의 지분을 줄이는 것이다.예를 들어 2대 1 비율로 감자하면 기존의 주식 2주를 새주식 1주로 바꿔준다.새주식 가격은 옛 주식의 2배가 된다. 정부는 감자이후 공적자금을투입,경영권을 장악하게 된다.정부로서는 액면가 이하로 떨어진 주가를 감자조치로 끌어올리지 않고서는 돈을 지원할 근거가 없다. ◆은행고객들 벌써 돈빼고 있다=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들 4개 은행은지난 8일 금융감독위원회의 경영평가 결과 발표 전부터 정기예금 만기자를 중심으로 눈에 띄게 예금인출 현상이 일어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들 은행에 파악해 본 결과,‘지주회사로 가면은행 문을 닫는 것이냐,내 통장은 어떻게 되는냐’며 불안해하는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폭주했다”면서 “지주회사에 대한 인식부족과 감자조치에 따른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소액주주=소액주주들은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이 없다”며 감자조치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제주상공회의소,탐라교통봉사대,제주도농민단체협의회 등 제주은행도민주주들은 “제주은행 유상증자때 도민주주들은 투자목적이 아니라 제주은행 살리기라는 애향심에서 증자에 참여했다”면서 “감자조치가 불가피하다면 도민주주들에 대해서는 배려를 해줘야 한다”고주장했다.이들은 정부에 차등감자를 요청한 상태다. 광주은행도 마찬가지다.전남·광주도민등 소액주주들이 대부분이어서 감자조치는 이들에게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이 은행 서울지점의 김형철팀장은 “83.76%가 소액주주들이며 이 가운데 우리사주조합,전남·광주도민들의 지분이 60% 이상으로 추정된다”면서 “차등감자 등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금융당국도 고민중=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증자에 참여한 소액주주들에게 과연 부실경영의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연말까지는 공적자금을 투입해야하기 때문에 늦어도 이달말쯤 감자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차등감자 가능하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는 차등감자가 가능하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대주주들이 보유주식을 포기하면 상대적으로소액주주들의 감자비율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논농업직불제’내년 첫 실시

    내년부터 농민들의 소득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논농업직불제’가처음으로 실시된다. 기획예산처는 5일 “식량자급 기반을 확충하고 농업인의 소득을 안정시키기 위해 논농업직불제와 농작물 재해보험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를 위해 신규로 편성된 예산은 모두 2,159억원이다. 논농업 직불제는 실제로 벼농사를 짓는 농민을 대상으로 비료,농약의 적정 사용 등 친환경적 농업을 실시하는 경우 손실분을 보전해주는 제도다.WTO체제에서 허용되며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시행하고 있다. 정부는 이 제도 실시로 1가구당 2㏊까지 농업진흥지역은 ㏊당 최고25만원,비진흥지역은 ㏊당 최고 20만원을 지급할 방침이다. 또 태풍,우박 등 자연재해로 인한 소득 불안정을 해결하기 위해 사과·배 주산지역 11∼12개 시·군에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성과가 있을 경우 확대하기로 했다.보험료의 30%와 운영비의 50%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10t 미만의 소형 영세어선에 대한 어선공제제도에 대해 공제료의 50%를 지원하기로 했다.10t 미만 소형어선은 전체 어선의 92.8%를 차지하면서도 어선공제제도 가입률은 고작 2.5%에 불과해 해난사고발생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예산처 이용걸(李庸傑) 농림해양예산과장은 “농어민의 생활안정은식량자급기반 확충과 경제안정의 첫단계다”면서 “친환경농업 유도의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세계화의 블록화](1)지역블록화, 세계화의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

    *‘국경없는 경제' 신국제질서 가속. 생산체제의 다원화와 국경없는 지구촌으로 표현되는 세계화의 진전속에서도 역내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지역 블록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자유무역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뒤섞여 무역전쟁이 치열히 전개되는가 하면 유럽과 아시아,아시아와 미주 등 블록간 연계를 통한 신국제질서의 주도권 싸움도 활발하다.20∼21일 열린 3차 서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계기로 세계화와 지역 블록화의 함수관계 및 현황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지구촌 곳곳이 높은 담벼락에 둘러싸여 있다.이웃간 벽은 계속 허물어지는데도 지역단위의 울타리는 건재하다. 유럽은 자기들만의 결속을 튼튼히 하며 하나의 유럽을 완성했다.미국과 캐나다는 멕시코의 값싼 노동력을 끌어들여 배타적인 생산체제를 구축했고 동남아시아는 단일상권을 만들었다.일본도 ‘엔화 블록’을 쌓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남미와 아프리카가 독자 목소리를 내지만 정치·경제적 후진성 때문에 블록의 역할은 못하고 있다. 지구촌의 편가름은 확연하다.물방울이 뭉치듯 이웃끼리 연합체를 형성,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그러나 냉전체제에서처럼 동서로 나눠 총부리를 들이대지는 않는다.오히려 경제적 이윤을 위해 블록간 연대하거나 블록을 묶으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유럽과 아시아는 반상회를 열듯 2년마다 모임을 갖고 있다(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미국과 유럽도 대서양을 마주보고 ‘공동주택’의 건설을 구상한다(범대서양 경제협의체).아시아와 북미는 태평양을 가로질러 10여년째 손을 맞잡고 있다(아·태 경제협력체-APEC).미국과 유럽연합(EU)은 남미와 동구권까지 그들의 영역을 넓히려 한다(미주자유무역지대 창설과 유럽연합의 확대). 그렇다면 지역 블록화는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디딤돌인가,아니면지구촌을 쪼개는 걸림돌인가. 지구촌 구성원 모두가 무역 자유화를 바란다는 것은 분명하다.물건을 값싸고 자유롭게 사고 팔도록 국경을 없애고 세금도 낮추자는 생각에 공감한다.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일반협정) 체제의 뒤를 이어 출범한 것도 이같은 세계화의 연장선상에있다. 그러나 내 물건만 더 싸게 팔아야 한다는 지역 이기주의 때문에 무역분쟁은 끊이지 않는다.미국은 ‘슈퍼 301조’라는 괴물을 부활시켜 역외국의 값싼 제품에 무차별적 제재를 가하려 한다.법적인 구속력을 갖춘 WTO가 규정 위반이라고 경고해도 미국은 ‘힘의 논리’로 밀어붙인다. 유럽과 아시아가 미국을 따돌리고 서울에서 3번째 ASEM을 열었다.그러나 회원국간 구속력이 없는데다 관심 분야마저 달라 일과성 ‘통합 반상회’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고급 빌라’에 사는 유럽으로선 ‘재래주택’이나 ‘신도시’에사는 아시아가 소란을 일으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마치 이웃이 자녀들을 마구 때리거나 부부싸움을 한다든가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 ‘잘사는 마을’의 교육환경이나 쾌적함이 망쳐지지 않기를 요구하는것과 같다.외교적 표현으론 인권탄압,지역분쟁,환경오염 등의 문제다. 아시아에서의 ‘평화와 안정’은 공감하지만 아시아의 일차적 관심은 경제회복이다.행상을 해서라도 유럽에 더 많은 물건을 팔고 유럽의 앞선 기술을 배우고 싶지만유럽은 인색하다. 89년 창설된 아·태경제협력체(APEC)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다양한모임이라는 측면에서 블록을 통합할 대안으로 관심을 모았다.유럽연합이나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가 역외국에 배타적인 것과 달리 APEC은 일체의 차별성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APEC이 경제협의체임에도 아시아에서 일본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아시아에서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중국 대 일본의 대립은 APEC을 정치적 실험장에 머물게 한다. 미국 중심의 NAFTA는 역외국에 빗장을 풀지 않고 있다.아시아가 값싼 노동력으로 파고들지만 미국은 벽을 높이며 제재를 가하고 있다. 오히려 북·남미를 하나로 묶어 미주 전체를 배타적 블록으로 키우려 한다. 그럼에도 지역 블록화는 역내 시장을이웃간으로 넓혀 국경의 의미를 없앤다는 측면에서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다.블록간 통합을 위해선정치·경제·문화적으로 블록의 평준화가 이뤄져야 한다.유럽이 통합을 이룬데는 역사·문화적 배경이 같을 뿐 아니라 경제력에서도 큰격차가 없기 때문이다.북미처럼 수직적 생산체제를 갖추거나 아프리카,중동,남아시아와 같이 민족·종교적 갈등을 겪는 지역에서의 블록화는 세계화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백문일기자 mip@. *블록화의 사각지대. 아프리카나 중동 등에도 지역 블록이 있을까.대답은 ‘예스’지만유럽이나 아시아,북미 만큼 활발하지는 못하다.회원국간 빈부 격차가 큰데다 쿠테타 등 정정불안으로 결속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서쪽의 해지는 나라’란 뜻의 마그레브연맹(AMU)이 결성된 것은 89년.모로코의 마라케시에서 북아프리카 5개 아랍국이 모여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의 협력체를 결의했다.모로코,알제리,튀니지,리비아,모리타니 등으로 회교 원리주의의 발흥에 공동대처키로 했다.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다른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공동방위조치 규정도 마련했다.그러나 경제적 불균형과 테러국으로 지정된 리바아와 다른 회원국간 알력으로 93년 이후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서부 아프리카 경제공동체(ECOWAS)는 75년 라고스협정에서 기인한다.나이지리아,감비아,가나,말리,세네갈 등 15개국 대표가 모여 90년지역경제통합체 창설에 합의했다. 그러나 경제력 차이로 인한 공동정책의 부재,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의 내전,역내의 또다른 블록 형성 등은 ECOWAS를 유명무실하게 했다. 80년 출범한 남부아프리카 개발공동체(SADC)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대한 경제의존도 축소를 기본목표로 삼은 점에서 특이하다.아직은 수자원 및 전력,도로망,통신시설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주력하는 단계다. 81년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카타르,아랍에미리트,카타르,바레인등 걸프만 연안 6개국은 경제통합을 기치로 걸프만 협력협의회(GCC)를 결성했다. 백문일기자. *‘지역블록’ 왜 생겼나. 92년 1월 싱가포르에선 4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담이열렸다.의제는 역내 무역활성화와 관세인하를 바탕으로 한 아세안 자유무역지대(AFTA)의 창설.그동안 반공(反共)을 기치로 정치적 연대를 추구해 온 ASEAN이 경제통합 쪽으로 방향을 틀며 블록을 형성했다. 한달 뒤 네델란드 마스트리히트에선 유럽공동체(EC) 12개 회원국이모였다.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추진해 온 유럽통합이 60년대 프랑스드골 대통령의 ‘국가 중심의 유럽’으로 좌초될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마스트리히트조약으로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조약은 경제·화폐통합을 넘어 외교·사법 분야의 협력조항까지 신설해 명실상부한 ‘하나의 유럽’을 그려냈다. 같은해 8월 미국은 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정으로 시작한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에 멕시코를 포함시켰다.미국과 캐나다의 자본·기술에 멕시코의 노동력을 접목,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을 이뤘다.역내에서는 관세를 낮추면서 역외국에는 배타적 관세를 적용,보호무역주의의 성격을 띄었다. 유럽,아시아,북미가 한결같이 92년에 지역 블록화를 추진한 이유는무엇일까.89년 동구권에 불어닥친 민주화의 열풍은 90년대 국제사회에 새로운 질서를 요구했으며 그 결과 동서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자본주의와 국익을 우선으로 한 실용적 외교노선이 주류를 이뤘다.이는 문화·역사적 배경이 같은 지역에서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블록화형성의 주요한 계기가 됐다. 특히 당시 세계 경제는 1947년에 맺어진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 따라 각종 수출입 장벽을 낮추는 무역교섭이 한창이었다.이른바 ‘우루과이 라운드’로 86년 남미 우루과이에 모여 관세인하,농산물 보조금 철폐,지적 재산권 보호 등을 놓고 다자간 협상을 벌였다. 미국,유럽공동체,일본을 위시한 아시아 개도국이 주축을 이뤘으나주도권은 미국 등 서방 선진국이 쥐고 있었고 개도국은 농업부문을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세계 자유무역의 확산을 목표로 했으나 밑바탕에는 선진국의 값싼 농산물과 경쟁력이 앞선 서비스 상품을개도국에 팔려는 일종의 무역전쟁이었다.개도국들은 자국 농민들의거센 반발에도 불구,미국 등 농산물 수출국 모임인 ‘케언즈 그룹’의 압력에 무방비 상태였다. 그 결과 2년 뒤 협상은 케언즈 그룹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 개도국은 농업부문에서 빗장을 열었다.그러나 개도국들은 협상 과정에서 경제통합체를 창설,향후 선진국의 무역개방 압력에 대비하며 지역 블록화를 선도했다. ASEAN이 먼저 깃발을 들었고 유럽은 2차 세계대전 이후미국에 대한 경제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통합의 끈을 한층 조였다.미국은 멕시코를 NAFTA에 끌어들여 유럽과 아시아의 블록화에 맞서 결국 세계경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유럽연합,일본을 위시한 아시아로 삼분됐다. 백문일기자
  • [사설] 정치권의 自害행위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 직전이다.최근 들어 유가급등에다 태풍피해,대우차 매각 실패 등이 겹쳐 국가경제와 민생이 위기국면으로 내몰리는 상황이지만 정치권은 오로지 당리당략적 힘겨루기에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18일만 하더라도 종합주가지수 600선이맥없이 무너지고 금리가 치솟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은 벼랑 끝으로몰리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그런데도 정치권은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정국주도권 다툼에 함몰된 채 문제점을 따지고 대책을 마련해야할 정기국회는 방치하고 있다.한나라당 지도부는 수재현장을 찾아가볏단을 일으켜세우며 피해농민들을 위로했고,민주당은 소속의원과 당직자들을 대상으로 수재의연금 모금에 나섰지만 국민들의 눈에는 곱게 보일 리가 없다.국민들의 요구는 정작 해야 할 일이나 제대로 하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오는 21일 부산에서 여권을 규탄하는 장외집회를 강행키로 했다.부산도 태풍 피해지역이다.상대적으로 피해규모가 적다고는 하지만 피해 당사자들이 겪는 고통은 다른 지역과다를바 없다.그들에게 한빛은행 불법대출 의혹 등 정치권의 쟁점은차후 문제이다.그들의 어려움은 내버려둔 채 정치투쟁에 동참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분별한 ‘오만’일 뿐이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18일 경의선 복원공사 기공식에 불참한 것도 제1당 총재로서는 적절치 못한 결정이다.경의선 복원은 55년 동안 끊겼던 민족의 혈맥을 다시 잇는 역사적 사건으로 온겨레가축하할 일이다.남북간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전시성’ 행사에 참석하기가 곤란하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불참 명분으로는 옹색하다는 느낌을 준다.한나라당국방위가 같은 이유에서 경의선 복원공사의 유보를 주장한 것도 국민들의 ‘평균정서’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본다. 민주당의 정국 대처능력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야당을 국회로 끌어들일 묘책은 제시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는 듯한 모습만 보인다는비판의 목소리가 높다.정국 정상화를 위한 일부 초·재선 의원들의주장이 ‘집단 항명’으로 비쳐져 파문을 일으키는 등 내부갈등도 겪었다.최근에는 개혁의지를 의심케하는 주장마저 내부에서 제기됐다. 의약분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일부 인사들의 발언이 대표적이다.이는 국민의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 온 일련의 개혁작업을 포기하자는 것과 다름 없다. 정치에서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결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대화를 통한 타협이 정도(正道)다.대화의 무대는 국회가 되어야한다.여야 지도부가 정치력을 발휘해서 하루 빨리 국회를 정상화시켜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를 거듭 촉구한다.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농민 없이는 나라 없다

    우루과이라운드(UR) 농산물협상으로 ‘농산물시장이 완전히 개방된다’고 온 국민이 불안해하면서 협상결과에 일희일비하던 것이 불과몇년 전의 일이다.그런데 이제는 그 아픈 기억들을 남김없이 모두 잊어버린 것같아 걱정이다. 올해부터 새로운 세계무역기구(WTO) 농산물협상이 시작되고 있다.WTO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이미 팽팽한 긴장이 감돌면서 농산물 수출국들은 수적인 우세를 바탕으로 다각적인 포위망을 구성하여 수입국들을 압박해 들어오고 있다. 수입국들은 이론적 무장을 갖추면서 수적인 열세를 상호 제휴를 통하여 수출국들의 우세한 전력에 맞서 싸우고 있는 것이다.만약 이번대결에서 수입국이 일방적으로 패배한다면 우리나라 농업은 회복할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 이런 중차대한 국가적인 과제에 과연 우리는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있는 것일까? UR 농산물협상 결과 참담한 고통을 벌써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옛 말씀에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했는데,우리는 과연 준비를 잘 하고 있는지? 모름지기전투에 이기려면 전 국민이 힘을 모아나가야 한다.그래야 전선에 있는 병사들의 사기도 오르고 전투력도 극대화되는 법이다.힘든 싸움을 하면서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가 없어 병사들의 사기마저 땅에 떨어진다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그래도 지난 UR 협상때는 비록 준비가 완벽하지는 못했지만 농업에대한 국민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농산물 수입개방’에 반대하는 심정적인 동조가 있었다.그러나 최근에 중국과의 마늘협상에서처럼 농산물을 무조건 비교우위의 논리로 보고,농업은 농민들만의 문제라는비판적인 시각이 확산되는 현실을 보면서 몹시 가슴이 아프다. 농산물 수출 세계2위,수입 세계4위로 농산물 수출 초과국인 프랑스가 농산물 무역자유화 요구에 대해 가장 앞장서서 반대하는 점에서우리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프랑스는 우리나라와 같이 ‘농민 없이나라 없다’라는 말로 농업의 중요성을 웅변한다.농업은 그 나라의문화와 전통을 보존하고 쾌적함과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는 다원적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장논리만 가지고 그 가치를 평가해서는안된다며 농산물 무역자유화 요구에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 UR 농산물협상은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새로운 협상이 엄연한 현실로 다가온 지금 우리는 UR 농산물협상의 경험과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지난 UR 농산물협상 때는 피아(彼我)의 구분이 모호했고 논의의 핵심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으며,정부만의 협상을 진행했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이를 거울삼아 새로운 WTO 농산물협상에서는 ‘생명산업’이자 ‘우리의 삶’ 그 자체인 농업과 농촌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韓甲洙 농림부장관
  • ‘고유가시위’ 유럽전역으로 확산

    프랑스에서 시작된 유가인상 항의시위가 영국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유럽 각국의 교통이 마비되는 등 교통대란이 빚어지고 있다.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가 12일 EU 긴급각료회의를 소집했으며 유럽 각 나라는 고유가에 항의하는 시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각료회담을 개최하는 등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13일에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유가인상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대규모시위행진이 벌어졌다.시위대는 98년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 취임이후 유가가 14차례나 인상된 것에 항의,유가안정과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고유가에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추정되는 아시아에서도 유가인상에 따른 시위사태가 빚어져 자칫하면 전세계가 고유가항의시위로 몸살을 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부르고 있다. 아시아에서 유럽과 같은 시위가 벌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더욱 우려되는 것은 고유가로 아시아 경제가 또다시 위기에 빠져 세계경제가휘청거리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한편 유럽에서의 시위 확산에 대해 전문가들은 프랑스 정부가 트럭운송업자 및 어민,농민,택시운전자들의 유류세 인하 요구 시위를 받아들여 15% 감세를 약속한데 고무받아 유럽 전지역 유류세 인하 시위가 기세를 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 1만3,000개 주유소 재고량의 절반이 고갈된 영국의 경우 연료를 사려는 사람들이 주유소마다 장사진을 치는 등 전국적인 석유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다.영국에서는 이미 전국적으로 3,000여개의 주유소가 문을 닫았으며 앞으로 48시간 내에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기름이떨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하고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소 ‘뒷다리 마비’ 괴질 확산

    충남·북을 비롯해 경기 강원 전북 등지에서 소의 뒷다리 발목이 안으로 굽으면서 마비돼 일어서지 못하는 괴질이 번지고 있으나 한 달이 지나도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축산농가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4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이같은 증상을 보이는 소가 처음 발견된 이후 지난 1일까지 충남도내 80개 축산농가에서 젖소 154마리,한우 10마리 등 모두 164마리가 비슷한 증상으로 신고됐다.이같은 증상을 보이는 소는 충남·북을 비롯,경기 강원 충북 전북 등 5개도에서도 동시 다발적으로 발견되고 있으나 구제역 파동을 겪은 축산농민들이 신고를 꺼리고 있어 피해 규모는 파악된 것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축산 농민들은 “괴질에 걸린 소는 뒷다리 통증으로 잘 걷지 못하다 결국 일어서지 못하는 증세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이에 따라 이들 소의 혈청과 가검물을 채취,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대전 이천열·청주 김동진기자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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