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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흥군·군의회 “광주 군공항 이전 후보지 즉각 철회해야”

    고흥군·군의회 “광주 군공항 이전 후보지 즉각 철회해야”

    고흥군민들이 국방부가 광주 군공항 이전 후보지로 고흥을 유력한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발끈하고 나섰다. 고흥군과 군의회 등은 고흥의 미래를 죽이는 행위로 간주하고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흥만 간척지는 지역의 미래를 새롭게 열어 나가기 위해 스마트팜 혁신밸리, 드론특화지식산업센터, 드론특화 산업단지가 추진 중에 있다. 고흥만 간척지 바로 옆에는 고흥지역 최초의 리조트와 대규모 관광단지가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고흥만간척지 일대는 고흥의 비전을 견인하고 고흥발전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지역이다. 이때문에 군민들은 “군공항이 들어서면 고흥만 간척지 주요사업들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해 고흥의 미래가 없어진다”며 “510만평의 대규모 농경지가 일시에 사라져 농민들의 삶의 터전과 희망을 송두리째 앗아가게 된다”고 반발했다. 군과 군의회는 “날벼락 같은 군공항 고흥 이전 검토 소식에 크게 분노한다”며 “느닷없이 군공항 유력후보지로 거론하는 것은 군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다”고 강경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광주 군공항 후보지로 철회하지 않는다면 고흥지역 모든 기관·사회단체를 비롯한 6만 5000군민과 전국의 70만 고흥출신 향우가 총 궐기해 결사적으로 반대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송귀근 군수는 “청정 고흥에 소음 피해와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군 공항을 이전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다”며 “이전 검토를 즉각 철회하지 않으면 단계별 대응계획을 수립해 전 군민과 함께 총력 저지해 나갈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고흥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WTO “美, 중국산 제품 관세 부과는 무역규칙 위반”

    WTO “美, 중국산 제품 관세 부과는 무역규칙 위반”

    中 “결정 존중… 실질적인 조처 필요” 美 “전적으로 부적절하다” 즉각 반발1심 판결로 美 상소 땐 최종심 불투명세계무역기구(WTO)가 15일(현지시간) 미중 무역 전쟁에서 중국의 손을 들어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중국 관세 부과에 대해 사실상 위법 행위로 판단한 것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다만 이는 1심 판결로, 미국이 상소할 경우 최종심 절차가 제대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AP와 dpa통신에 따르면 WTO의 1심 재판부 격인 분쟁해결기구(DSB) 전문가 패널은 이날 미국이 2340억 달러(약 276조 1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가 무역 규칙 위반이라고 결정했다. 미국의 조처가 중국 제품에만 적용됐기 때문에 오랜 국제 무역 규칙을 위반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미국이 표적으로 삼은 중국산 수입품이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전적으로 부적절하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WTO 판단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미국은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스스로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WTO를 활용해 미국 노동자와 기업, 농민, 목장주 등을 이용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앞서 미국은 중국의 부당한 정부 보조금 지급과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자국의 무역법 제301조에 따라 2018년 추가 관세 조치를 취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 추가 관세에 반발해 WTO 분쟁 해결기구에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부여 조치가 WTO 회원국들에 대한 최혜국 대우 조항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나라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 전 WTO에 먼저 조정을 요청하도록 한 핵심 분쟁조정 규정도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AP는 이번 판결이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나라 상품에 부과한 일련의 관세에 대한 WTO의 첫 판정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WTO가 미국을 부당하게 대우했다며 비판해왔다. 미국은 이번 판정에 불복할 경우 향후 60일 내에 상소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WTO에서 최종심 역할을 하는 상소 기구는 미국의 보이콧으로 지난해부터 기능이 정지된 상태여서 WTO의 최종 판단이 제대로 내려질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판결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이 WTO 규정을 위반했다는 중국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WTO의 결정을 존중하고 다자무역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처를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진도군, 진도에서 숨진 동학군 지도자 유골 반환소송 패소

    전남 진도군이 진도에서 효수당한 동학농민혁명 지도자의 유골을 되돌려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31일 진도군에 따르면 최근 전주시와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를 상대로 제기한 ‘유골 인도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심대로 원고 패소했다. 진도군은 126년 전 진도에서 효수당한 무명의 동학농민혁명군 지도자의 유골을 전주에 안장하려는 전주시 계획에 반발, 지난해 연고를 들어 유골을 반환해 달라는 소송을 냈었다. ‘진도에서 출생하고 진도에서 사망한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의 유골’이라며 유골의 신원을 밝혀주고 유가족에게 관리, 안장에 관한 권리를 넘겨주는 데 있어 전주시나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보다 적절한 위치에 있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이 유골은 동학농민혁명 당시인 1894년 진도에서 일본군에 의해 목숨을 잃은 농민군 지도자의 머리뼈로 추정되는데, 1906년 목포면화시험장 기사였던 일본인 사토 마사지로에 의해 일본으로 반출됐고 90년이 지난 뒤인 1995년 7월 25일 북해도대 문학부 인류학교실 창고에서 발견되면서 그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유골 표면 및 첨부된 문서에는 ‘전라남도 진도 동학당 수괴자’라고 적혀있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이후 일본측과 협의를 거쳐 1996년 유골을 반환받았지만 유전자 감식 기술로도 후손을 밝혀내지 못한데다, 안장할 곳을 찾지 못하면서 정읍 황토재기념관을 거쳐 2002년께 전주 역사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해왔다. 기념사업회는 또 지난 2014년 12월 전주시와 협의, 전주 완산전투지에 안장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진도군의 반대로 유골 화장 및 봉안식이 이뤄지지 않았다. 유골은 지난해 전주 완산공원 내 추모공간(녹두관)에 안장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같이 기념사업회 손을 들어줬다. 장사법에 따라 ‘사망하기 전 치료·보호 또는 관리하고 있던 행정기관 또는 치료·보호기관 장으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람’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연고자로서 권한이 있다’는 진도군 주장은 ‘이유없다’고 판단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시진핑에 “재선 도와달라” 부탁한 트럼프… 농산물 수출·인권유린 ‘맞딜’ 시도

    트럼프 재선 노리며 중국에 농산물 수출 요청위구르 수용캠프 건설에는 “옳은 일” 맞장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국의 농산물 수출 및 중국의 소수민족 수용캠프 운영을 맞교환하려 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신의 회고록에서 폭로했다. 겉으로는 인권 등 민주적 가치를 옹호하며 중국을 ‘때리면서‘ 뒤로는 재선용 농산물 협상과 인권 유린 의혹을 맞바꾸는 이중적 자세를 취했다는 비판이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들이 전한 볼턴 전 보좌관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의 발췌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당시 미중 양자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재선을 도와달라’고 간곡히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농민(들의 표심)이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대두·밀 등 농산물 수입을 해달라”고 직접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에 시 주석이 이런 내용의 협상재개에 동의한 직후, 반대급부로 ‘위구르 지역 중국 캠프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자, 트럼프 역시 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캠프 건설을 밀고 나가야 한다, 그것은 정확히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는 것이 볼턴의 주장이다. 시 주석이 언급한 위구르 ‘재교육 캠프’는 미 국무부 및 국제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사실상 강제수용소로, 이슬람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비롯, 카자흐족, 키르키즈족 등 100만명 이상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권단체들은 이곳에서 각종 고문, 성착취, 강제노동, 자녀분리 등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종교적 신념·관행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고, 정부가 종교를 창조하거나 찬성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미국 대통령 발언으로서는 놀라운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홍콩 시위 당시에도 “난 개입하고 싶지 않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인권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게 볼턴의 주장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 법’에 서명했다. 이슬람 소수민족 인권 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 당국자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한 법안으로, 즉각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대북 전단 살포 찬반의견 팽팽

    대북 전단 살포 찬반의견 팽팽

    “北 실상 알릴 유일 수단” 25일 한국전쟁 70주년 맞아 대북 전단 100만장 살포 강행 박정오·이민복 탈북민 관련단체 대표 대북 전단(삐라)을 놓고 북측의 대남 비난이 계속되자 통일부는 지난 11일 전단을 살포하는 탈북민 단체를 수사해 달라고 경찰에 의뢰했다. 경기도는 접경지역 삐라 살포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정부의 강경한 대응에도 일부 탈북민 단체는 오는 25일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전단 100만장을 살포하는 등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신문은 경찰 조사를 앞둔 박정오(51) 큰샘 대표와 풍선에 전단을 매다는 기술을 처음 개발한 이민복(63) 대북풍선단장을 지난 11일 서울과 경기 포천에서 직접 만났다. 박 대표의 형으로, 또 다른 수사 대상인 박상학(52)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현재 언론 접촉을 끊은 상태다. 남북 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는데도 이들이 전단 살포를 강행하는 이유는 북한 주민들에게 실상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박정오 대표는 페트병에 쌀을 담아 보내고, 형은 전단을 풍선에 실어 날린다. 박 대표는 “북한 주민들은 ‘독재자’ 김씨 3대에게 속고 있다. 외부 소식을 들을 수 있는 경로가 아예 없다”며 “우리가 탈북해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적어 보내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5년 남한에 온 뒤 20년 가까이 대북 전단을 풍선에 매달아 보낸 이 단장은 남에서 온 전단을 본 뒤 탈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전단을 통해 6·25가 북침이 아닌 남침이라는 걸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나도 한국전쟁의 진실과 남한의 생활상 전반에 대한 글을 써서 보낸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1년에 1000~1500개의 대형 풍선을 띄운다고 했다. 1000개만 보내도 연간 살포되는 전단이 3억장이다. 그는 “아무리 남북 정상이 만나 합의한다고 해도 북한 주민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북의 독재 체제는 바뀔 수 없다”면서 “전단에 전자우편(이메일) 주소, 손전화(휴대전화) 연락처를 적는데, 가끔 ‘잘 봤다’는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북 전단이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위협이 된다는 주장에 대해 박 대표는 “남한 주민 중에도 우리가 ‘좋은 일 한다’며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측의 대남 비난이 격해지자 정부가 대북 전단을 강력히 규제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이 단장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것인데 그러려면 헌법을 뜯어고쳐야 한다”며 “정부는 대북 전단이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이라고 하는데 수령인을 특정하지 않은 전단을 불법 반출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北 도발 꼬투리만 잡혀” 표현의 자유 아니다… 남북 관계 악화 땐 접경지 주민만 피해 이길연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 의장 “북한이 도발하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건 접경지역 주민들입니다. 삐라(대북 전단)를 날리는 단체는 아무 책임도 지지 않아요.” 이길연(63)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의장은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북한 주민에게 실상을 알린다는) 입장도 이해는 한다. 하지만 북한이 강경하게 대응할 꼬투리를 준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대북 전단 살포를 놓고 접경지역 주민들과 진보 성향 시민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북한의 도발 위험이 큰 만큼 전단을 단순히 표현의 자유로 용납하는 대신 강력하게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대북 전단이야말로 ‘실존하는 위협’이라고 주장한다. 2014년 10월 탈북민 단체들이 경기 연천에서 날린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해 북한군이 고사포(14.5㎜ 기관총)를 10여발 발사했고, 그 탄두가 연천에 떨어져 주민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했다. 최병종(66) 김포시농민회장은 “북한 주민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전단을 뿌린다고 하는데, 이는 오히려 북한과의 관계가 좋을 때 효과가 있다”며 “북한이 싫으면 정치행위로 항의해야지, 약 올리듯 삐라를 뿌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탈북민 사이에서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북한 보위사령부 직파 간첩사건 피해자인 홍강철(47)씨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과 그의 동생 박영학은 박정오로 개명해 큰샘 단체를 만들어 삐라 장사를 해먹고 있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북에서는 삐라 때문에 탈북자를 성토하는 대회가 열렸는데, 그 집회를 본 가족들은 큰 수치감에 젖어 있을 것”이라면서 “저의 딸과 친척들이 얼굴을 들지 못할 걸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과 파주 지역 시민사회단체도 반대 뜻을 밝혔다. 고양시민회, 겨레하나 파주지회, 파주환경운동연합 등은 지난 11일 낸 성명서에서 “접경지역 주민들은 평화가 곧 삶이다. 삶을 뿌리째 흔드는 일체의 적대행위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전단의 실익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2014년과 2018년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날린 대북 전단이 북으로 가지 않고 경기 포천과 강원 철원 경계에서 발견됐다며 “대북 전단이 아닌 대남 전단”이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대북 풍선에 위성항법장치(GPS)를 매달아 북한에 도달하는지 입증하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이에 응한 단체는 없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유산 다툼’ 어색한 아들들(종합)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유산 다툼’ 어색한 아들들(종합)

    10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여성 운동가 이희호 여사의 1주기 추도식이 10일 국립현충원 묘역에서 열렸다.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삼남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이 유족 자격으로 참석했다. 김 이사장과 김 당선인은 이복형제 사이다. 김 이사장, 맏형인 고(故) 김홍일 전 국회의원은 김 전 대통령과 첫째 부인 차용애 여사 사이에서 태어났다. 김 의원은 차 여사가 세상을 떠난 뒤 김 전 대통령이 이 여사와 재혼해 낳은 자식이다. 민법에 따르면 부친이 사망할 경우 전처 출생자와 의붓어머니 사이의 친족 관계는 소멸한다. 김 이사장과 김 의원은 32억 상당의 서울 동교동 사저와 남은 노벨평화상금 8억원을 두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김 이사장은 지난 1월 법원에 김 의원 명의로 된 사저에 대한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김 의원 측은 이에 반발해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김 의원이 찾아간 노벨평화상금에 대해서는 김대중기념사업회(김대중재단)에서 ‘재단으로 돌려달라’며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이사장은 이 여사 별세 후 김 의원이 사저 소유권을 상의 없이 자신의 명의로 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2년 전 유언에 따라 사저와 상금을 재단에 유증하기로 3형제가 동의하고 한자리에 모여 합의서에 인감도 찍었다. 재단에 갈 재산을 가로챘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김 의원은 유언장이 무효이고, 자신이 유일한 법적상속인이라고 맞섰다. 이날 추도식에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권노갑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 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추도사를 했다. 이외에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임채정·김원기 전 국회의장, 한명숙·장상 전 총리, 한광옥 박지원 전 의원 등 정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당권경쟁’ 이낙연·김부겸 등 범여권 인사 한 자리에 최근 당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도 나란히 추도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참여 인원이 제한되면서 김부겸 전 의원은 행사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행사를 모니터로 지켜봐야 했다. 주최 측은 “이낙연 의원은 미리 참여 신청을 했고 김 전 의원은 참여 신청을 하지 않았다. 전 의원이라 행사장 입장을 막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세균 총리는 이날 추도사를 통해 “이희호 여사께서 제가 정치를 시작할 때 국민이 필요한 곳에 있어 달라고 당부하셨다. 정치권에 몸담으면서 그 가르침을 잊은 적이 없다”면서 “이 여사의 헌신적인 내조가 있었기에 김대중 대통령의 성공이 가능했다. 강건하며 온유하셨던 여사님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또 정 총리는 “여사님 영전 앞에서 다짐한다. 김대중 대통령과 이 여사님의 뜻을 잊지 않겠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다. 여사님께서 꿈꾸셨던 평화통일 위해 담대하게 나가겠다”고 했다. 권노갑 이사장은 “이 여사님은 평생 가난하고 어려운 청소년, 농민, 장애인을 위해 헌신하셨다”며 “보수 인사들도 그런 이 여사님을 존경한다. 여사님의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어둑한 근대사에 돋보기…행간 속 민족을 사색하다

    어둑한 근대사에 돋보기…행간 속 민족을 사색하다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이자 원로 비평가인 임헌영(79) 선생의 이미지는 불가피하게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 선명하게 각인된다. 이른바 ‘남민전 사건’으로 인한 투옥과 시련 그리고 민족문제연구소로 상징되는 사회운동에의 투신이 한 축의 면모라면, 다른 한 축은 치밀한 자료 섭렵을 통해 한국 근현대문학의 실증적·사상적 연구를 축적해 온 면모로 귀납된다. 그 가운데 연구소에서 오랜 열정과 공력을 다해 펴낸 ‘친일인명사전’(2009)의 성과는 우리 근대사의 어둑한 순간들을 현재로 소환해 반성적 자료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세 권 분량에 4300여명을 수록한 이 책의 성과는 두고두고 임헌영 선생의 생애를 집약하는 표지가 돼 줄 것이다.●알리고 밝히고 세워 가야 할 역사 친일 행적을 밝히는 게 쉬울 리 없다. 당시 작업에 대한 폄하와 공격도 상당했다. 선생이 연구자들에게 강조한 점은 이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당신 조상 다루듯 하라.’ “많이 넣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저히 뺄 수 없을 경우에만 넣도록 하자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창의적 교육관이 아니라 단순히 수동적 집행에 머물렀던 교육자 같은 이들은 모두 빠졌죠.” 민족사적 관점에서 반성적 자료가 되기에 족한 이들, 제국주의 협력의 자의식을 가진 이들만 추린 모종의 정예화 결과인 셈이다. 반발이 만만치 않았지만, 한쪽에서는 당사자인데도 이러한 과정을 흔연하게 받아들인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분들이 준 힘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파인 김동환의 자제 김영식 선생은 전집에 아버지가 쓴 친일 문건을 다 실었어요. 아버지가 사죄할 기회가 없었는데 자신이 대신 사죄한다면서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데 큰 힘을 줬습니다.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어쨌든 인명사전 출간 후 친일 청산에 대한 긍정적 지지자는 많이 늘어났고, 다수 여론조사에서 친일 청산 여론이 70%가 넘는다고 했다. “우리 연구소는 시민단체 가운데 가장 역사의식이 투철한 구성원들로 이뤄진 것 같아요. 이제 저희 과제는 오늘도 여전히 일본이 옳았다고 하면서 학문이나 예술이나 경제 논리로 포장하는 이들과의 싸움에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도 일본의 새로운 파시스트들과의 싸움이 중요하지요.” 최근 연구소는 각고의 노력으로 서울 청파동에 새 건물을 마련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스튜디오를 만들어 팟캐스트를 찍고 그걸 유튜브에 공개해 일반 시민들과 연구소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일본 파시즘 지지 세력과 우리 쪽 일부 세력이 보여 주는 정치적 화음에 주목할 때 아직도 연구소가 알리고 밝히고 세워 가야 할 역사의 흐름이 만만치 않은 듯했다. 물론 일본에도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와 우경화 반대를 외치는 이들이 있고, 우리 쪽에도 민족 경험을 훼손하려는 이들이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현재형을 돌파해 제대로 된 민족사를 쓰기 위해 선생의 헌신과 노력은 지속될 것이다.친일 문제 연구에 평생을 바친 임종국 선생의 유지를 이어 1991년 설립된 연구소가 펼치는 한국 근현대사 연구와 과거사 청산 작업 역시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국내외를 망라한 작가들의 정치의식 탐색 사실 인터뷰를 촉발한 직접적 계기는 선생이 오랜만에 두 권의 역저를 잇달아 낸 데 있었다. ‘임헌영의 유럽문학기행’(역사비평사, 2019), ‘한국소설, 정치를 통매하다’(소명출판, 2020)가 그것이다. 두 책은 대조적 속성을 띠고 있다. 앞의 것이 광폭의 발품과 해박한 독서력을 기반으로 해외에 눈을 돌렸다면, 뒤의 것은 한국소설의 맹장들에 대한 정치적 관점에서의 독법이 담겼다. 먼저 유럽문학 기행은 어떤 의미였을까? “감옥에서 나와 여행을 못 다닌 게 원통했어요. 문화센터 같은 데서 강의하다가 외국 문인들의 박물관 방문 프로그램을 계획했는데 모집이 잘돼 제 뜻대로 계획도 짜고 진행도 했어요. 성공적이었지요. 이 책에서 다룬 분들은 모두 평화, 반전, 반제국주의의 작가들이에요. 민중적 정치의식을 가진 분들의 문학을 테마로 한 결과이지요.” 책은 영독불러의 황금분할을 이루고 있다. 푸시킨, 톨스토이, 고리키, 스탕달, 위고, 괴테, 횔덜린, 헤세, 바이런, 로런스 등이 선생의 열정적인 답파(踏破)와 재구성에 의해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에세이풍으로 써 가는 선생의 친절하고도 에두름 없는 문장들이 책의 가독성을 한결 높여 준다. 위대한 작가들의 사생활, 특별히 외도 경험 같은 어둑 한 측면까지 훤칠하게 재현했다. ‘한국소설, 정치를 통매하다’는 어떠할까? “우리가 위대한 시민혁명을 했는데도 여전히 발전된 정치의식이 빈곤하다는 것을 최근 절감했어요. 늘 흔들리고 위태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소설가들을 통해 역사를 올바로 보는 눈, 정치를 제대로 하는 힘을 빌리자고 생각했지요. 이왕이면 독자가 많은 작가들을 골랐어요. 되도록 각주를 빼고 연애소설 읽듯이 쉽게 풀어 갔습니다.” 책에는 장용학, 이호철, 최인훈, 박완서, 이병주, 남정현, 황석영, 손석춘, 조정래, 박화성, 한무숙 등이 담겼는데, 문학에 친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이병주가 다가올 것 같고, 문학의 자의식이 큰 분들에게는 최인훈과 남정현이 매우 유의미하게 다가올 것 같다. “정치사 비판의 현장 중계는 이병주 선생이 최고봉이에요. 어떤 정치평론가도 못 따라가요. 최인훈 선생은 우리 문단의 고질병인 파벌을 넘어선 범례로 다루면 좋겠고요. 그 지성의 날카로움과 처연함이 단연 빛나지요.” 아직도 우리에게는 ‘정치’라는 말을 향한 기대와 혐오의 엇갈림이 있다. 그러나 정치야말로 가장 첨예한 예술이 아니던가. 책 서문에 인용된 나폴레옹의 말처럼 모든 공동체에서는 “정치가 운명”이 아니겠는가. 그 점에서 이 책은 선생의 사회적 실천의 연장선상에서, ‘비평가 임헌영’의 두께를 한 뼘 늘려 줄 것이다.●고단하고도 외로운 길 선생은 1966년 ‘현대문학’을 통해 비평가로 등단했다. 그 후 카프(KAPF)나 해방기에 대한 자료를 누구보다도 선구적으로 모았고 자료집을 냈으며 그 논리와 역사를 재구성하는 데 진력했다. 선생은 1980년대 이후 우리 지성사의 한 축을 담당했던 ‘해방 전후사의 인식’ 시리즈에서도 단골 필자였다. 이쪽을 연구하는 사람이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등단하기 전부터 카프에 대한 애정을 가졌어요. 해금 전부터 납월북 작가에게 관심이 많았고요. 그때는 대학 도서관에서 자료를 카메라로 직접 찍었어요. 해독이 잘 안 되면 살아 계신 분들께 전화로 직접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당시로서는 최첨단을 걸었지요.” 임헌영 비평은 참여문학, 민족문학, 리얼리즘, 민중문학에 이르는 패러다임을 모두 품고 있다. 안으로는 동학농민혁명, 4·19혁명, 광주민중항쟁, 6월항쟁과 관련한 문학에 대해 꾸준한 비평을 해 왔고, 밖으로는 글로벌 시대의 해외동포문학에 대한 탐구도 줄기차게 수행함으로써 한국문학의 외연을 넓혀 갔다. 이처럼 선생은 근현대 민족 수난사와 함께하면서 디아스포라 문제에도 눈을 떴다. 물론 선생은 서정적이고 예술적인 언어도 세상에 많이 내놓았다. 이 점, 선생을 설명하는 데 퍽 중요한 균형추가 아닐 수 없다. 마침 연구소 곁 숙명여대에서 재직하는 권성우 교수가 동석을 해 줬는데, 권 교수가 선생께 ‘앞으로 어떤 책을 내고 싶으냐’는 질문을 던졌다. “북한문학 한번 정리해야 하고요. 해외동포문학도 중요합니다. 해외동포 쪽은 제가 제일 먼저 손대지 않았나 싶어요. 문학사회사, 특별히 필화사에 애정이 가요. 아마도 필화사가 제일 먼저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이후로 두 분의 치열한 대화가 오갔다. 재일조선인문학, 특히 김석범과 김시종과 서경식에 대한 경험적 대화는, 비록 즉각적이었지만 임헌영 선생의 경험과 사유가 어디까지 뻗어 나가 있는지를 실물적으로 알려 줬다. “젊은 작가들의 세계를 평하기에는 이제 제 비평의 틀이 안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변해도 문학의 원칙은 그대로라고 생각해요. 그걸 훼손하면 안 됩니다. 원래 문학은 문학 하는 이들의 전유물이 아니었어요. 교양의 정점에서 문사철을 모두 이끌어 갔습니다. 손끝으로 하는 문학 말고 가슴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문학을 지금도 옹호하고 또 대망하고자 합니다.” 굵직한 의제들을 버리고 쇄말주의에 빠진 우리 문학에 대한 원로다운 문제 제기인 셈이다. 선생의 말씀처럼 근본적 문학의 위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변하되 변하지 않을 문학을 위해, 여전히 현재형 의제인 민족사 복원을 위해, 선생이 걷는 고단하고도 외로운 길은 아직도 가파르게만 보였다. 하지만 그 길은 누군가는 걸어 우리에게 비춰야 했던 오랜 지남(指南)으로 남을 것이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트럼프 “그린카드 발급 일단 60일 중단, 미국인 보호 최우선”

    트럼프 “그린카드 발급 일단 60일 중단, 미국인 보호 최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카드(영주권) 신규 발급을 일단 60일간만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많은 이들이 우려한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 중단과 같은 극단적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브리핑을 통해 기한 연장 여부는 추후 결정하겠다면서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이민 관련 조치를 추가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30일 더, 또는 그 이상도 코로나19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해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가 전진함에 따라 더욱더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이민 중단은 미국 시민의 중대한 의료 자원을 보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밤 트윗을 통해 미국 이민을 금지하고 미국의 일자리를 보호하겠다고 모호하게 밝히면서 대대적인 이민 금지 정책이 발표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일단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재 백악관 변호사들이 행정명령 문안을 작성 중이며 본인이 22일 서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영주권 확보를 목적으로 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이민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추진한다고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 외국인이 미국에서 임시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H1B 비자처럼 외국인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제한은 별도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간 뉴욕 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영주권 발급 정지에 관련한 것으로서, 이주 노동자 프로그램을 중단할 계획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또 영주권 발급에 있어서도 미국 시민이 자녀와 배우자를 미국으로 데려오는 행위는 여전히 허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영주권 소지자의 친척, 취업 제의를 근거로 영주권 획득을 추진하는 이들을 포함해 다른 대부분의 영주권 취득 경로는 막힐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수만명의 외국인이 미국으로 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당국자의 예상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을 유지하기로 한 것은 재계와 농민들의 반발을 감안한 것이라고 NYT는 해석했다. 이들을 막으면 계절 농장 노무자부터 첨단기술 인력까지 미국 취업이 제한되는 바람에 기업이나 농장주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점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통상 한 해 동안 미국의 그린카드는 100만장 정도 신규 발급되며 2018년 상원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중 70%는 미국에 거주하는 이의 친척들에게 발급되며 체용에 근거해 발급되는 그린카드의 80%는 이미 미국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발급된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후쿠시마 쌀 방사능 검사 종료 “가격 더 하락” 日 농민들 반발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면서 도호쿠 지방이라는 가뜩이나 낙후된 이미지에 더해 ‘방사능 위험지역’이란 멍에까지 쓰게 된 일본 후쿠시마현. 니가타현, 야마가타현 등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곡창지대였지만 지금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쌀은 일본 국민들 중에도 외면하는 사람이 많다. 아이즈, 하마도리 등지의 ‘고시히카리’ 품종 쌀은 해마다 전국 최고인 ‘특A등급’ 평가를 받지만 후쿠시마 농민들은 그에 걸맞은 가격을 받아내지 못하고 있다. 6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후쿠시마현은 원전 폭발 사고의 여파로 그동안 59개 시·정·촌(기초단체)에서 실시해 온 쌀 전수검사를 올해 수확분부터 대부분 지역에서 표본추출 검사로 전환한다. 후쿠시마현은 원전 폭발이 일어난 그해 생산된 쌀에서 방사성물질인 세슘 농도가 기준치(1㎏당 100베크렐)를 최대 5배 이상 넘어서는 것으로 측정되자 2012년산부터 지역 내 모든 쌀에 대한 전수검사를 시작했다. 기준치 초과가 2012년산 71건, 2013년산 28건, 2014년산 2건 등으로 줄다가 2015년산부터 한 건도 나오지 않자 후쿠시마현은 연간 60억엔(약 640억원)에 가까운 막대한 검사 비용 절감을 위해 올해 생산분부터 표본검사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지역 농민들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나마 전수검사라는 이유로 후쿠시마산 쌀을 사 먹던 사람들이 앞으로는 안전성에 대한 의심이 더 커져 구입을 더욱 기피하고 덩달아 쌀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한 농민은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안전하냐’고 물으면 ‘100% 검사한 것이니 문제없다’고 말해 왔는데 앞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도 없게 됐다”고 도쿄신문에 하소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中강력 반발에도 홍콩 시위대 편 든 트럼프… 무역협상 다시 냉각

    中강력 반발에도 홍콩 시위대 편 든 트럼프… 무역협상 다시 냉각

    “시진핑은 내 친구” 즉답 피했던 트럼프 초당적 만장일치 법안, 거부권 명분 없어 “탄핵 국면서 홀로 거부 땐 정치적 타격” 연내 1단계 무역협상 타결 불투명 관측 힘 받은 시위대 “다시 3파 투쟁” 제안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에 서명하면서 이 법안에 미온적이던 그가 왜 태도를 바꿔 발효에 동참했는지 관심이 쏠린다. 이 법안이 사실상 상하원 만장일치로 통과돼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과 실리가 모두 사라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당분간 미국과 중국 간 냉각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9일 미 상원은 홍콩인권법안을 수정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다음날 하원도 상원이 수정한 법안을 찬성 417표, 반대 1표로 가결했다.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공을 들여 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직후만 해도 이에 서명할 것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내 친구”라며 즉답을 피했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파행으로 끝나면 전통적 공화당 지지층인 중서부 농민들의 표를 잃게 될 수 있어서다. 지난달 11일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를 발표하며 “농가를 위한 위대한 합의”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중국과의 무역합의가 누구보다 간절한 그가 스스로 ‘다 된 밥에 재를 뿌린’ 것은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가 서명을 거부하더라도 상하원이 다시 한 번 의결해 3분의 2이상 동의하면 이 법안은 자동으로 제정된다. AFP통신은 “야당인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상하원이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법안을 홀로 거부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연내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불투명해졌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중 무역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법안에 서명한 것”이라면서 “아직 몇 가지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를 끝내지 못한 미중 1단계 협상이 올해 안에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중국 모두 무역협상과 홍콩 이슈를 분리하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로 미중 협상이 근본적으로 틀어질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은 “홍콩인권법안에 따라 홍콩이 특별지위를 잃게 되면 미국이 받게 될 경제적 타격도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인권법안 발효 소식이 전해지자 홍콩 정부는 28일 “우리는 이 법안을 강력하게 반대하며 극도의 유감을 표한다”며 “홍콩 내부 문제에 간섭하는 것으로 아무 필요도 없고 아무런 근거도 없다”고 비난했다. 반면 홍콩 시위대는 온라인 토론방(‘LIHKG’)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 의회 의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며 “다른 나라들도 미국을 본받아 이러한 법을 제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홍콩인권법안 통과를 계기로 다음달 9일부터 3파 투쟁(노동자 파업과 수업 거부, 상점 휴업)을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법원 “백남기 농민 주치의 백선하 교수, 유족에 배상하라”

    법원 “백남기 농민 주치의 백선하 교수, 유족에 배상하라”

    고 백남기 농민의 주치의가 백씨 유족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이에 백씨의 주치의였던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측은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심재남 부장판사)는 26일 백씨 유족들이 백선하 교수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백 교수가 4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백남기씨는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고 중태에 빠져 이듬해 9월 25일 숨졌다. 서울대병원 측은 백남기씨 사망진단서에 사인을 외부 충격에 따른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기재해 논란을 일으켰다. 병원 측은 2017년 6월에야 백남기씨 사인을 ‘외인사’로 공식 변경했다. 이 같은 백씨 유족은 이로 인해 고통을 겪었다며 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지난달 서울대병원과 백 교수가 유족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화해 권고 결정을 냈다. 서울대병원은 결정을 받아들였으나 백 교수는 불복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백 교수만 분리해 선고를 내렸다. 재판부는 “백 교수의 불법행위로 인한 책임을 인정했던 화해 권고 내용과 동일한 책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입원 경위나 치료 내용, 사망 경과 등을 살펴보면 백 교수가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기재한 행위는 의사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백 교수 측은 불복하면서 의학적으로 다퉈보겠다는 취지로 변론을 재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충북형 농가 기본소득보장제에 농민들 강력 반발

    충북형 농가 기본소득보장제에 농민들 강력 반발

    충북도가 영세농가만 지원하는 충북형 농가 기본소득보장제를 도입키로 하자 농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농민들은 전체 농가를 일률적으로 지원하는 농민수당을 요구하고 있다. 도는 19일 충북형 농가 기본소득보장제를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농가경영체에 등록된 농가 가운데 재배면적 0.5㏊미만에 연간 소득이 500만원이 안되는 저소득 농가에게 연간 최저 50만원에서 최대 120만원까지 주는 자체시책이다. 수혜농가는 4500여곳 정도로 예상된다. 전체 농가 7만800여가구의 6.4%다. 도는 사업비로 도비 10억여원, 시군비 24억여원 등 총 34억9000만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도 이강명 농업정책과장은 “모든 농민에게 주는 다른 지역 농민수당과 차별화 된 것”이라며 “재정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부농까지 지원할 수 없어 영세농가만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는 내년 9월까지 농가 신청 및 대상자를 확정한 뒤 11월쯤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농민들은 농민수당 주민발의를 추진하고 있는데 도가 이런 결정을 내려 황당하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도연맹 김도경 의장은 “주민발의 서명서 제출을 앞둔 상황에서 이뤄진 도의 발표는 주민발의를 무력화시키고 농민들을 이간질 시키려는 것”이라며 “농민들과 싸워보자는 것으로 해석할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농 충북도연맹 등 15개 단체로 구성된 충북 농민수당 주민발의 추진위원회는 현재 3만명에 가까운 서명을 받은 상태다. 주민발의 요건인 도내 유권자 1%(1만3289명) 서명은 이미 충족됐다. 이들은 모든 농가에 매달 10만원을 지급하는 농민수당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이럴 경우 80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추진위는 계획대로 주민발의를 통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면서 도에 맞서 연대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농민수당 도입을 지지하고 있는 이상정 도의원은 “안전한 먹거리 창출, 경관조성, 미세먼지 저감 등 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크다”며 “이 때문에 차별없는 농민수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 예산을 삭감하는 등 충북형 농가 기본소득보장제를 저지하겠다”며 “현재 전북도와 전남도 등은 매달 5만원의 농민수당을 추진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美 자동차 관세에 대응, 쌀시장·농민 보호 과제”…WTO 개도국 지위 포기 득실(종합)

    “美 자동차 관세에 대응, 쌀시장·농민 보호 과제”…WTO 개도국 지위 포기 득실(종합)

    정부가 25일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25년만에 포기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한국을 개도국이라고 주장할 명분이 떨어져서다. 우리나라가 국내총생산(GDP) 세계 12위, 수출 세계 6위, 국민소득 3만 달러 등의 우수한 경제 성적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개도국 특혜를 계속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판단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은 물론 다른 개도국들까지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이 여전히 개도국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앞으로 있을 미국과의 자동차 관세 협상과 방위비 협상 등에서 WTO 개도국 지위 포기를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미국은 물론 주요 선진국들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개도국 특혜를 계속 받으려고 무리하기보다는 내줄 것은 내주고 더 많은 실익을 챙기겠다는 판단이다. 특히 미국의 자동차 관세 조치 결정 시한이 다음 달 13일로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개도국 지위를 고집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 시점에서 개도국 특혜에 관한 결정을 미룬다고 하더라도 향후 WTO 협상에서 한국에 개도국 혜택을 인정해줄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결정이 늦어질수록 대외적 명분과 협상력 모두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의 영향으로 한국이 미국의 자동차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이번 개도국 지위 포기 결정으로 자동차 관세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우리 정부의 주장에 더 힘이 실릴 수 있다. 정부는 현재 농업과 기후변화 분야에서 받고 있는 개도국 특혜가 당장 사라지지 않는 점도 감안했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다고 선언해도 바로 수입산 농산물이 국내 시장에 물밀듯 들어오진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이 받았던 농업 분야 혜택을 없애려면 다자간 협상이 먼저 타결돼야 하는데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은 2008년 결렬된 뒤 10년 넘게 중단된 상태다. 앞으로 언제 재개될지도 불확실하다. DDA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한국이 누리고 있는 농업 분야 혜택은 계속 유지된다. 하지만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 만큼 그동안 높은 관세로 보호를 받았던 쌀을 비롯한 민감 농산물 품목의 시장을 언젠가는 추가 개방해야 한다. 국내 농업은 물론 고령층이 대부분인 농민들에게 상당한 타격이 예상돼 당장 농민들의 거센 반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는 앞으로 쌀 등 민감 품목을 최대한 보호하고 피해 보전 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농업 경쟁력 제고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책의 실효성이 중요하게 됐다.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미래에 WTO 협상이 전개되는 경우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이번 결정을 내리는데 3가지 요인을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1995년 WTO 가입 이후 선진국 반열에 오를 정도로 한국 경제가 발전했다는 것이 이유다. WTO 164개 회원국 중 세계 주요 20개국(G20)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을 모두 충족하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에 9개국 밖에 없다. 정부는 “이런 경제적 위상을 감안하면 국제사회에서 개도국으로 더 이상 인정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WTO 내에서 개도국 특혜에 문제를 제기하는 가운데 한국과 경제 규모와 위상이 비슷하거나 낮은 싱가포르, 브라질, 대만, 아랍에미리트(UAE)가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을 한 점도 반영됐다. 특히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한 11개국을 지목하면서 90일 안에 결정하지 않으면 개도국 대우 중단이나 OECD 가입 반대 등 독자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예고한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미국은 G20 회원국, OECD 회원국, 세계은행이 분류한 고소득 국가, 세계 상품교역의 0.5%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라는 4개 요건 중 하나만 해당돼도 개도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은 이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유일한 국가다.정부는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해도 당장 농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없고, 향후 협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영향에 대비할 시간과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이에 정부의 이번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준성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WTO에서 다자간 협상을 통해 농산물 관세, 보조금 감축 이슈가 있을 때 개도국에 있으면 이 부분이 유연하지만 일반 회원국에 해당하는 관세와 보조금 감축을 적용받기 때문에 특별 대우가 사라진다”면서도 “중요한 점은 WTO에서 다자간 협상으로 타결되고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당장 이번 결정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연구위원은 “만약 한국이 개도국 지위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면 미국이 중국을 타깃으로 한 WTO 개혁에 한국이 걸림돌이 돼 (미국으로부터) 더 큰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정부가 앞으로 있을 미국 정부와의 자동차 관세 협상과 방위비 협상에 지렛대로 사용하기 위해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이 한국의 이번 결정과 별개로 향후 협상에서 통상 압박을 더 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할 경우 자동차 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으로 미국과 패키지 딜을 하지 않았다면 미국과의 여러 협상을 앞두고 너무 쉽게 카드를 써버린 것”이라며 “미국이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라고 한 나라들 중에는 미국의 말을 듣지 않는 중국과 인도, 터키 등이 있다. 미국으로서는 이번 한국의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으로 이들 국가를 더 압박하는 효과도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이미 개도국 지위를 내놓은 한국에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상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예단할 수 없지만 미국과의 양자 협상에서 이와 같은 통상 압박이 있을 수 있다”며 “미국의 통상 압박이 무엇이 될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대응 방향도 발표했다. 정부는 앞으로 WTO 협상이 전개될 때 쌀 등 국내 농업의 민감 분야를 최대한 보호하고, 협상 결과 농업 분야에 피해가 발생하면 피해 보전대책도 반드시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을 국내 농업의 경쟁력을 높일 기회로 삼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농민들의 소득 안정을 위해 WTO에서 규제하는 보조금에 해당하지 않는 공익형 직불제를 빠른 시일 안에 도입할 방침이다. 재해를 입은 농업인의 경영 안정을 위해 농업재해보험 품목도 확대한다. 지역 농산물 소비를 늘리기 위한 로컬푸드 소비 기반 확대 대책을 만들고 주요 채소류에 대한 가격안정제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청년 및 후계농 육성도 추진한다. 다만 정부가 앞으로 있을 WTO 협상에서 쌀을 비롯한 민감품목을 보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 연구위원은 “쌀 시장 보호는 말 그대로 협상력에 좌우되는 문제다. 앞으로 협상에서 각 국의 이익은 공산품과 농산품에서 갈리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농업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도의 원론적 차원에서 목표를 제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WTO 개도국 지위 포기에 농민들 “농업 포기” 반발

    WTO 개도국 지위 포기에 농민들 “농업 포기” 반발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내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하기로 하자 이해당사자인 농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공익형 직불금제 도입과 농업 예산 확대 등 농업경쟁력 확대방안에도 농민들이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정부의 추가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 33개 단체로 구성된 ‘WTO개도국지위 유지 관철을 위한 농민공동행동’은 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다는 것은 한국 농업을 미국의 손아귀에 갖다 바치겠다는 것”이라며 정부에 입장 철회를 촉구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농민단체 대표 등 30여명은 성명서에서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 감축대상보조금(AMS)을 지금보다 절반이나 삭감해야 하고 미국은 농산물 추가 개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이로 인한 피해는 마른 들판에 떨어진 불씨처럼 미친 듯이 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통상 주권과 식량 주권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기어코 농민의 애원을 무시하고 WTO 개도국 지위 포기를 선언한다면 농민들은 강력한 투쟁으로 응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행덕 전농 의장은 “농민은 더이상 밀려날 곳도 없는 최후의 장소에 밀려나 있다”며 “정부가 농민의 절절한 마음을 100분의 1이라도 알았다면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방침을 세우진 못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여태껏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을 진행하며 농민에게 약속한 게 하나라도 지켜진 게 있느냐”며 성토했다. 전날에도 박 의장은 “농업소득은 역대 최저치이고, 부재지주가 직불금을 부당수령하고, 식량자급률이 21%인 나라가 과연 농업선진국인가”라며 “개도국 지위 포기는 곧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이고 식량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정부에 확고한 반대입장을 전했다. 농민단체들은 이날 오전 8시 시작하는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의견을 전하겠다며 외교부 청사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WTO 개도국 지위 포기하고 美자동차 관세 협상서 우위…“쌀시장·농민 보호 과제”

    WTO 개도국 지위 포기하고 美자동차 관세 협상서 우위…“쌀시장·농민 보호 과제”

    정부가 25일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25년만에 포기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한국을 개도국이라고 주장할 명분이 떨어져서다. 우리나라가 국내총생산(GDP) 세계 12위, 수출 세계 6위, 국민소득 3만 달러 등의 우수한 경제 성적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개도국 특혜를 계속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판단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은 물론 다른 개도국들까지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이 여전히 개도국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앞으로 있을 미국과의 자동차 관세 협상과 방위비 협상 등에서 WTO 개도국 지위 포기를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미국은 물론 주요 선진국들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개도국 특혜를 계속 받으려고 무리하기보다는 내줄 것은 내주고 더 많은 실익을 챙기겠다는 판단이다. 특히 미국의 자동차 관세 조치 결정 시한이 다음 달 13일로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개도국 지위를 고집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 시점에서 개도국 특혜에 관한 결정을 미룬다고 하더라도 향후 WTO 협상에서 한국에 개도국 혜택을 인정해줄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결정이 늦어질수록 대외적 명분과 협상력 모두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의 영향으로 한국이 미국의 자동차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이번 개도국 지위 포기 결정으로 자동차 관세에서 제외해달라는 우리 정부의 주장에 더 힘이 실리게 됐다. 정부는 현재 농업과 기후변화 분야에서 받고 있는 개도국 특혜가 당장 사라지지 않는 점도 감안했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다고 선언해도 바로 수입산 농산물이 국내 시장에 물밀듯 들어오진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이 받았던 농업 분야 혜택을 없애려면 다자간 협상이 먼저 타결돼야 하는데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은 2008년 결렬된 뒤 10년 넘게 중단된 상태고 앞으로 재개될지도 불확실하다. DDA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한국이 누리고 있는 농업 분야 혜택은 계속 유지된다. 하지만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 만큼 그동안 높은 관세로 보호를 받았던 쌀을 비롯한 민감 농산물 품목의 시장을 언젠가는 추가 개방해야 한다. 국내 농업은 물론 고령층이 대부분인 농민들에게 상당한 타격이 예상돼 당장 농민들의 거센 반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는 앞으로 쌀 등 민감 품목을 최대한 보호하고 피해 보전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농업 경쟁력 제고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책의 실효성이 중요하게 됐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미래에 WTO 협상이 전개되는 경우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이번 결정을 내리는데 3가지 요인을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1995년 WTO 가입 이후 선진국 반열에 오를 정도로 한국 경제가 발전했다는 것이 이유다. WTO 164개 회원국 중 세계 주요 20개국(G20)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을 모두 충족하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에 9개국 밖에 없다. 정부는 “이런 경제적 위상을 감안하면 국제사회에서 개도국으로 더 이상 인정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WTO 내에서 개도국 특혜에 문제를 제기하는 가운데 한국과 경제 규모와 위상이 비슷하거나 낮은 싱가포르, 브라질, 대만, 아랍에미리트(UAE)도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을 한 점도 반영됐다. 특히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한 11개국을 지목하면서 90일 안에 결정하지 않으면 개도국 대우 중단이나 OECD 가입 반대 등 독자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예고한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미국은 G20 회원국, OECD 회원국, 세계은행이 분류한 고소득 국가, 세계 상품교역의 0.5%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라는 4개 요건 중 하나만 해당돼도 개도국이 아니라는 입장인데 한국은 이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유일한 국가다.정부는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해도 당장 농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없고, 향후 협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영향에 대비할 시간과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전문가들도 같은 이유로 정부의 이번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고준성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WTO에서 다자간 협상을 통해 농산물 관세, 보조금 감축 이슈가 있을 때 개도국에 있으면 이 부분이 유연하지만 일반 회원국에 해당하는 관세와 보조금 감축을 적용받기 때문에 특별 대우가 사라진다”면서도 “중요한 점은 WTO에서 다자간 협상으로 타결되고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당장 이번 결정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한국이 개도국 지위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면 미국이 중국을 타깃으로 한 WTO 개혁에 한국이 걸림돌이 돼 (미국으로부터) 더 큰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대응 방향도 발표했다. 정부는 앞으로 WTO 협상이 전개될 때 쌀 등 국내 농업의 민감 분야를 최대한 보호하고, 협상 결과 농업 분야에 피해가 발생하면 피해 보전대책도 반드시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을 국내 농업의 경쟁력을 높일 기회로 삼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정부는 농민들의 소득 안정을 위해 WTO에서 규제하는 보조금에 해당하지 않는 공익형 직불제를 빠른 시일 안에 도입할 방침이다. 재해를 입은 농업인의 경영 안정을 위해 농업재해보험 품목도 확대한다. 지역 농산물 소비를 늘리기 위한 로컬푸드 소비 기반 확대 대책을 만들고 주요 채소류에 대한 가격안정제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청년 및 후계농 육성도 추진한다. 다만 정부가 앞으로 WTO 협상에서 쌀을 비롯한 민감품목을 얼마나 보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 연구위원은 “쌀 시장 보호는 말 그대로 협상력에 좌우되는 문제다. 앞으로 협상에서 각 국의 이익은 농산품과 공산품에서 갈리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농업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도의 원론적 차원에서 목표를 제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1995년 WTO 출범 이후 농민들 삶은 나아진 게 없다

    1995년 WTO 출범 이후 농민들 삶은 나아진 게 없다

    연간 농업소득 1047만원서 1292만원으로 23년간 물가상승률 감안하면 되레 줄어 작년 농가 총소득, 도시 가구의 65% 수준 농민들 “농업 홀대하면서 또 희생양 삼나” 정부 내일 개도국 지위 포기 공식화할 듯 홍남기 “포기 안 하면 상응조치 감내해야”25일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 지위 포기 발표를 앞두고 농업계가 거세게 반발하는 까닭은 ‘밥그릇 챙기기’가 아니라 농가 희생에 대한 트라우마가 자리잡고 있다. 국가 산업 전체의 파급 효과를 고려해 정부 약속을 믿고 자유무역협정(FTA) 때마다 양보를 거듭해 왔지만 농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WTO가 출범한 1995년 ‘농업소득’(순수하게 농업을 통해 얻은 소득)은 1047만원에서 지난해 1292만원으로 2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23년간 물가가 1.9배 오른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인 셈이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은 3배 가까이 성장했다. 한국농축산연합회 관계자는 23일 “수입 농산물 개방으로 농가 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개도국 지위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농가의 가구당 연평균 소득은 1995년 2180만원에서 지난해 4206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농민들이 겸업 등을 통해 얻은 농업외소득은 1995년 693만원에서 지난해 1695만원으로 2.4배 증가했다. 정부 보조금이 포함된 이전소득도 440만원에서 989만원으로 2.2배 늘었다. 그럼에도 지난해 전체 농가 평균 소득(4206만원)은 도시근로자 가구 평균 소득(6482만원)의 65% 수준이다. 이 중 순수한 농업소득(1292만원)은 전체 농가 소득의 31%에 그친다. 1995년 485만명이던 농업 인구도 고령화와 도시화로 인해 지난해 231만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5%에 불과한 것도 ‘농업 홀대’ 논란이 이어지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찬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근본적으로 농가가 비료, 농약, 농기계 등 투입재를 비싸게 사는 반면 농산물은 싸게 파는 구조라 소득이 늘어나기 힘들다”면서 “쌀을 비롯한 농산물의 1인당 소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가 생산량을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낮아지고 소득이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 어떤 작목이 괜찮았다고 하면 이듬해 해당 작목을 많이 심어 공급 과잉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농업전문연구기관 ‘GS&J 인스티튜트’의 이정환 이사장은 “농산물 수입 증가에 대응해 정부가 농가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지만 물가와 비교한 농산물의 실질가격은 하락했다”면서 “이러한 농가의 경험이 트라우마로 작용해 개도국 지위를 마지막 버팀목으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정부가 개도국 졸업 선언을 하더라도 중요 농산물의 기준 가격을 정하고 가격이 떨어지면 차액의 일부를 보전해 주는 가격 리스크 완충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25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WTO 개도국 지위 포기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측에서 생각하는 것과 다른 의견이 나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도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지 않으면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22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로버트 라이트하우저 미 무역대표부(USRT) 대표 등을 면담한 뒤 “미국에 우리나라 농업의 민감성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기재부와 농업계는 지난 22일 파행으로 끝난 민관 합동 간담회를 24일 재개한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WTO 개도국 간담회 파행…농민단체 강력 반발 퇴장

    WTO 개도국 간담회 파행…농민단체 강력 반발 퇴장

    정부가 22일 세계무역기구(WTO) 농업 분야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문제와 관련해 농민단체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었지만 회의 공개 여부를 놓고 양측이 설전을 벌인 끝에 파행했다. 정부는 이날 서울 대한상의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민관합동 농업계 간담회를 열고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문제와 관련해 “미래에 전개될 WTO 협상에서도 개도국 특혜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며 의견 수렴에 나섰다. 간담회에는 정부 측에서 기재부·산업통상자원부·농림수산식품부 담당 국·과장들이, 농민단체에서 한국농축산협회·한국농업인단체연합·축산관련단체협의회·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한국낙농육우협회·한국토종닭협회 회장·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당초 정부 당국자와 농업인단체 대표 간 비공개로 열릴 예정이었지만, 농민단체 측이 공개 진행을 요구하면서 고성이 오가는 등 마찰을 빚었다. 이어 정부 측 요구대로 비공개로 진행되는 듯 했지만 일부 농민단체 대표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회의가 중단됐다. 김 차관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계기로 농업 분야에서만 예외적으로 개도국 특혜를 인정받아왔으나, 지금은 1996년 당시에 비해 우리 경제 위상이 크게 높아졌고 WTO 내에서도 이 이슈가 본격 논의됨에 따라 미래에 전개될 WTO 협상에서도 개도국 특혜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개도국 특혜는 향후 국내 농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으로, 정부는 (농민단체) 의견을 충분히 듣고 최대한 고려해 신중하게 정부 입장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정부가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할 우리 농업의 현실이 어떤지, 향후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어떠한 정부의 정책과 지원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고견을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농민단체들은 “그동안 산업부가 농민단체를 데리고 너무 장난을 치고 거짓말만 했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해도 농업에 아무런 피해가 없다’는 말만 했다”, “정부와 농민단체 간 신뢰가 이미 깨졌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일부 농민단체는 간담회에 앞서 ‘WTO 개도국 포기 방침 철회’라고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종이 피켓을 든 채 항의 시위를 하기도 했다. 격론이 벌어지자 김 차관이 “정부 회의가 공개로 진행되면 자유롭게 토론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득했지만 일부 농민단체 대표들은 비공개 진행에 반발해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결국 3명을 제외한 나머지 농민단체 대표들이 간담회장에 돌아오지 않아 회의는 종료됐다. 김 차관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6개 항으로 (농업인단체 측이) 요구사업을 정리해왔고 그에 대해 정부 입장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밝혀달라고 했는데, 단기간에 확정적으로 정부 입장을 바로 말하기엔 내부적으로 부처 간 의견조율과 논의가 필요한 사항들”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WTO 개도국 지위 포기 결정 시점에 대해서는 “오늘 부총리 간부 회의 메시지를 보면 ‘논의를 마무리할 시점’이라는 표현이 있다. 빨리 결론을 내야죠”라고 말해 결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등 ‘가장 부유한 나라’들이 WTO에서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며 “90일 시한 내 조처가 없다면 해당 국가를 개도국으로 대우하지 않겠다” 밝혔다. 이에 정부가 이르면 25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여부를 확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전국 최초 농민수당 전북도-농민단체 충돌

    전북도가 전국에서 최초로 농민수당 제도를 도입했으나 농민단체 등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북 농업·농촌 공익적 가치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지난달 말 전북도의회를 통과했다. 이 조례는 전북에 주소를 두고 영농활동을 하는 도내 10만 2000여 농가에 월 5만원씩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농민과 시민단체들은 이 조례안에 반발해 주민청구 조례안을 제출하는 등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핵심 쟁점은 지급 대상과 지급액이다. 전북지역 30여개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농민공익수당 주민발의 전북운동본부’ 회원들은 14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을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7일 전체 유권자 1% 이상이 서명하면 조례를 제·개정, 또는 폐지할 수 있는 주민참여조례 청구제도를 이용해 ‘전북 농민수당 주민청구 조례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2만 72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이 조례안은 도내 22여만명의 농민 개인에게 월 10만원씩의 공익수당을 지원하자는 게 골자다. 회원들은 ”전북도가 제정한 조례안은 이미 시행된 기초지자체 농민수당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숟가락만 얹어 답습하고 있다“며 ”도의회는 주민청구안의 핵심내용을 받아들여 조례를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도의회를 통과한 조례안대로 수당이 지급되면 연간 613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전북도가 40%, 나머지 60%는 시·군이 부담한다. 현금 50%와 지역 화폐 50%로 연 1회 지급한다. 하지만 농민수당 주민 조례안으로 개별 농민에게 월 10만원을 지급하면 4배 많은 2628억원이 필요하다. 이에대해 농민단체 회원들은 1300억원대의 예산이면 모든 농민에게 혜택이 돌아간다고 분석했다. 오은미 전 전북도의원은 ”농민 공익수당은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농민에게 안정적인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라며 ”농민과 전북도, 도의회가 대화와 소통을 통해 공익수당 문제의 합일점을 찾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한국, WTO 개도국 지위 포기에 ‘무게’

    공익형 직불금제 도입 등 대책 고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한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마감 시한(10월 23일)이 임박하면서 우리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는 결정에 무게 중심이 쏠린 가운데, 농업계의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안이 함께 제시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은 현재 농업 분야에서만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면서 관세와 보조금에서 특혜를 누리고 있다. 1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번 주 열리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WTO 개도국 지위 유지 여부를 놓고 논의가 진행된다. 지난달 20일 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WTO에서 한국의 특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향후에도 개도국 특혜를 유지할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다음달 회의에서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한국이 농업 분야 개도국 지위를 유지할 경우 미국과의 갈등이 불 보듯 뻔한 만큼 ‘포기’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주요 20개국(G20), 고소득 국가, 세계 무역비중 0.5% 이상 등 미국이 제시한 4가지 ‘WTO 개도국 제외’ 분류 기준에 모두 부합하는 유일한 나라다. 여기에 대만,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개도국 지위를 더이상 주장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일 국정감사에서 “국제적 위치와 역할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관건은 ‘농심’(農心)이다. 한국이 선진국이 되면 쌀을 비롯해 민감품목에 부과하는 513% 관세율을 393%로 낮춰야 하고 1조 4900억원 규모의 농업보조금도 8195억원 수준으로 한도가 크게 낮아진다. 농협 농정통상위원회 조합장들이 지난 7일 성명에서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 안 된다”고 요구한 것도 농업에 대한 보호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공익형 직불금제 도입을 대책 중 하나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감축 보조의 상한이 대폭 축소될 것에 대비해 쌀 등 가격과 연계된 농산물 직불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사설] WTO 개도국 지위 졸업, 능동적으로 대처하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제 우리나라의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와 관련해 “향후 개도국 특혜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 굼繭箚� 밝혔다. 개도국 지위 문제가 정부의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공식 안건으로 논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도국 지위 유지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정부는 다음달 열리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방침을 확정할 계획이다. 특히 홍 부총리는 “다른 개도국들이 우리나라의 개도국 특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비교적 발전된 국가가 WTO에서 개도국 지위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라”는 내용의 행정각서를 무역대표부(USTR)에 전달했다. 당시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됐으나 행정각서에 우리나라도 거론됐다. 국제사회 분위기나 우리나라의 경제적 위상을 고려할 때 개도국 지위 졸업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더욱이 경제적 위상만 놓고 보면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및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인 데다 올해부터 이른바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에 가입한 7개 국가 중 하나다. 국제사회에서 개도국 지위 유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를 내는 게 쉽지 않다면 아예 졸업 문제를 주도적, 능동적으로 끌고 나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4년 우루과이 라운드(UR) 농업 협상에서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은 뒤 1996년 OECD 가입 당시에는 농업 분야 외에는 개도국 지위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공산품과 서비스 분야는 선진국, 농업 분야는 개도국 신분인 셈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개도국 지위를 졸업한다면 농업 분야 타격이 예상된다. 농민단체들은 당장 “통상 주권을 포기하고, 농업을 포기한다는 선언”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식량 자급률이 24%에 불과한 데다 개도국 지위를 내놓으면 관세 인하와 보조금 축소와 같은 후폭풍도 우려되는 만큼 농민단체들의 우려는 타당한 측면도 있다. 정부가 개도국 지위 유지 여부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한 이상 농민과의 협의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협의에 앞서 정부는 식량 주권을 지키고 농업을 발전시킬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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